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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 극한투쟁 경고’ 반응/민주당 “국가적인 불행” 우리당 “대국민 난동극” 자민련 “국면전환 의도”

    민주당·열린우리당·자민련은 23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측근비리 특검법 거부시 극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힌 데 대해 ‘구태정치’‘대국민 난동극’‘국면전환용’ 등의 거친 표현을 쓰면서 일제히 비난했다.그러나 민주당은 자민련이나 우리당과는 달리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된 특검법을 거부하는 것은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양면작전을 구사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길거리 정치와 폭로정치,무한투쟁은 정치박물관에 보관해야 할 구태정치”라며 “내년도 예산심의를 비롯해 산적한 현안을 팽개친 채 무한 투쟁을 벌이는 것은 국가적 불행일 뿐 아니라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민주당도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시 대응책을 놓고 고심하는 빛이 역력하다.한나라당과 함께 찬성 당론으로 특검법안을 처리한 데 대한 책임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민주당은 특검법 재의시 찬성 당론을 정하지 않더라도 소속의원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천 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는 물론이고 지난번 당론 결정과정에서 반대했던 추미애·김영환 의원 등도 이번에는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이미 밝힌 상태다.따라서 재의결 대신 극한 투쟁을 선언한 한나라당의 저의를 의심하는 분위기다. ‘헌법질서 파괴행위’‘정권찬탈투쟁’‘대국민 난동극’ 등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정동채 홍보위원장은 “법의 테두리를 벗어던지고 바로 ‘정권찬탈투쟁’에 들어가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나라와 경제가 어찌 되어가든 국정혼란을 일으키겠다는 후안무치한 의도”라고 비판했다.그는 한나라당의 재의 거부 배경에 대해 “신행정수도 특위 구성안이 무산되면서 내분이 일고,민주당의 협조를 구하지 못하는 현실을 이렇게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총무위원장도 ‘재의 부결을 우려한 정치적 술수’라고 규정하면서 “대통령에게 부여된 헌법적 권한을 무시하는 헌법질서 파괴행위”라고 반박했다. 유운영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대통령과 전면투쟁을 선언한 것은 자신들의 불법 대선자금으로 직면한위기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터무니없는 발상”이라고 일침을 놓았다.그러면서 “한나라당은 대통령과 전면투쟁을 선언하기 전에 자신들의 불법 대선자금 규모와 사용처를 밝히고 검찰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기고/ 부처간 권한갈등 국정혼란 초래

    모두가 알듯이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법치국가에서는 국민의 권리와 의무뿐만 아니라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국가기관과 그 권한까지 법으로 정한다.그렇기에 법치국가에서 특정 국가기관의 권한을 둘러싸고 기관간에 갈등이 빚어지는 현상은 참된 법치주의가 실현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주택시장안정종합대책을 발표했다.그와 관련하여 당초에는 재정경제부와 서울시에서 서울 강북 뉴타운지역에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밝혀졌다.그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와 서울시교육청은 강하게 반대했다.한편 서울대 총장은 고교평준화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정부의 주택시장안정종합대책 발표 후에 서울시장은 느닷없이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 대해 출신까지 거론하며 비난했다. ●국가기관 행위의 적법성 판단 부동산대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터져 나온,고교평준화제도에 관한 국가기관 사이의 대립된 견해를 접하면서 국민은 도대체 무엇이 옳은가에 대해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법치국가에서 어느 국가기관의 행위에 관한 정당성을 판단할 때는 우선 법에 따른 외형적인 적법성 여부를 살피고,그후에 사안의 타당성을 살펴 보도록 해야 한다.그렇기 때문에 고교평준화제도에 관한 국가기관들의 견해에 대해서도 일단 소관사항의 적격성부터 살펴야 할 것이다. 교육과 관련해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한 헌법 제31조 제4항에 기초하여 교육기본법 제2조는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교육의 의미를 규정하고 있으며,같은 법 제5조 제1항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교육의 자주성 및 전문성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한편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5호에 ‘학교 기타의 교육기관의 설치에 관한 사무’는 교육감이 관장하도록정했으므로,서울에서의 고교설치 문제는 서울시교육감의 소관사항인 것이 분명하다.따라서 서울시교육감의 소관사항인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국가기관에서 특목고 등을 설치하는 문제에 관여하고자 하는 것은,소관에 따른 적격성에서 헌법과 교육기본법 및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의 관련규정 취지에 위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고교평준화제도를 벗어난 고교설치가 교육감 소관사항이라고 할지라도 일반 국민이 정책 제시 혹은 아이디어 제공차원에서 현재의 제도를 보완하는 의견들을 제시할 수는 있을 것이다.다른 국가기관일지라도 현재의 교육제도가 여러 사회문제의 원흉이라고 본다면,현재의 고교평준화제도를 넘어서는 차원의 교육방안 제시는 가능할 것이다.예컨대 독일의 경우처럼 모든 대학을 평준화하여 대입자격시험을 통과한 학생들이 자유롭게 대학입학을 하게 하는 방법이다. ●새로운 교육제도 제안은 가능 새 교육제도 제안은 현재의 교육감 소관사항을 넘어서는 것을 도입하자는 것이므로 다른 국가기관에서 주장할지라도 현 관련법에 위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기도 하다.그러나 다른 국가기관이 현재의 교육감 소관사항에 관여하는 것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을 무시한 내용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 타당성에 있어서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는 국가기관의 소관사항을 법으로 정할 뿐만 아니라,어느 국가기관이 다른 국가기관의 권한을 침해할 경우에는 헌법 제111조 제1항에 따라 국가기관 상호간의 권한쟁의에 관한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도록 했다.그러므로 어느 기관이 특정 기관의 소관사항에 간섭하여 구체적인 행위까지 한다면 그것은 위법·부당한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설령 그 정도까지는 아닐지라도 다른 기관의 소관사항에 관여해 불필요한 권한갈등을 빚는 것은 해당기관의 명예를 실추할 우려가 크고,국정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피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제열 국민고충처리위 전문위원 법학박사
  • ‘국적회복’ 나선 中 동포/(하)中현지 조선족 4명 좌담회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조선족들에게 불법 체류는 ‘코리안 드림’을 실현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중국에서보다 한달에 20배 가까이 돈을 버는 ‘한국행’은 중국 조선족들에게 어떠한 모험도 마다하지 않게 만드는 엄청난 ‘유혹’이다. 중국 소수민족으로 갖은 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조선족들의 한국행 배경에는 한국에서 ‘목돈’을 만들어 중국에서 인간답게 살겠다는 목표가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극소수 산업연수생 이외에 취업비자가 원천적으로 봉쇄된 상황에서 중국 조선족들은 중국 근로자의 10년치 봉급과 맞먹는 7만(1050만원)∼8만위안(1200만원)의 거액을 들여서라도 불법적인 한국행을 선택한다. 대한매일은 불법체류를 통해 한국에서 일을 했던 중국 조선족들과 긴급 좌담을 갖고 조선족들이 갖고 있는 ‘코리아 드림’의 전모를 살펴봤다. 참석자는 조선족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지린(吉林)성 출신의 김영도(金永道·54),송동해(宋東海),이형식(李炯植·51),김선광(金善光·50)씨 등이다.이들은 자신들이 불법체류 경험이 있거나 가족들이 불법체류 상태로 있다. 최근 조선족들이 집단으로 국적 회복에 나서고 있는데. ●김영도 중국 국적을 버리면 중국에 있는 토지가 몰수되고 자식들도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된다.아마 국적 회복을 신청한 사람들의 90%는 진정으로 한국에 살기보다 자유롭게 돈을 벌고 싶다는 이유일 것이다.지금은 불법체류자들을 강제로 추방하고 단속하니까 열을 받아서 그럴 것이다.한국 정부가 조선족들에게 경제활동의 문호를 보다 확대해주기를 기대한다. ●송동해 한국 정부는 불법체류를 이유로 중국 내 한족(漢族)보다도 못한 대우를 하고 있다.굳이 ‘한 핏줄’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중국에서 한족들에게 치이고 마음의 조국이라는 한국에서도 왜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가. ●김선광 조선족들은 심지어 북한 사람만도 못하다.북한 사람이 한국에 가면 정착금으로 3000만원이나 받고 대우도 좋은데 우리 조선족들은 불법체류라는 약점이 잡혀 참으로 말할 수 없이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 한국에서 불법체류를 한 보람은 있는가. ●김영도 91년부터 97년 IMF사태 직전까지 만 6년간을 한국에서 불법체류를 통해 돈을 벌었다.나는 공사판을 전전하고 아내는 주로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 한푼두푼 저축했다.97년 중국에 돌아올 때 100만위안(1억 5000만원)을 손에 쥐었다.이를 밑천삼아 베이징에서 식당을 차려 지금은 집이 세 채가 됐다. ●송 99년부터 2003년까지 4년 정도 아내와 불법체류를 하면서 40만위안(6000만원) 정도를 손에 쥐었다.지금은 한 10개월 정도 사업을 모색하면서 쉬고 있다.아내는 월 80만원 정도 벌었고 나는 150만원 선이다.지금은 베이징에서 식당을 하려고 물색 중이다. ●이형식 2년반 전에 아내가 가서 지금 불법체류를 하고 있다.진황도 복장회사에 근무하던 아내가 산업시찰로 가서 그곳에 눌러앉았다.식당에서 130만원 정도 벌고 있는데 초기에 두 달 정도 아파서 3만위안(450만원)을 썼다.2년 정도 지나 본전을 뽑은 상태다. 불법체류자들을 알선하는 브로커 조직은 어떤지. ●김영도 옌볜지역이나 베이징 등 조선족들이 사는 곳에는 브로커들과의 연계망을 갖고 있다.조선족 1명이한국에 가려면 대략적으로 7만(1050만원)∼8만위안(1200만원)이 든다.전문 브로커들의 도움이 없으면 한국행은 불가능하다. 중국 시골에서는 한달 임금이 500위안 안팎이다.브로커들에게 주는 돈은 중국 근로자들의 10년치 월급과 비슷하다.한국에서 일하는 조선족 근로자의 99%가 이런 거액의 돈을 주고 한국에 간다. ●이 전문적으로 분업화돼 있다.내 고향의 한 사람은 2년 전에 한국에 갔는데 브로커에게 8만위안을 줬다.한국에 연계망을 갖고 있는 브로커가 5만위안을 챙기고 비행기 삯이나 부대비용 등 경비가 2만위안 정도 든다.중간에서 조선족을 소개한 사람은 1만위안 정도를 챙긴다.보통 1년3∼4개월을 꼬박 일해야 브로커들에게 준 돈을 갚을 수 있다.돈을 벌러 간 조선족들이 불법체류를 해서라도 돈을 벌려는 것은 이해를 해야 한다. 그런 거액의 돈은 어떻게 조달하는가. ●송 조선족들의 80∼90%는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린다.이자가 싼 은행돈은 생각도 못한다.보통 같은 마을의 한족(漢族)들에게 연리 30∼40%로 돈을 빌린다.‘재주는 조선족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한족)이 챙긴다.’는 말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7만위안을 빌리면 1년 이자만 해도 2만∼3만위안이다.한국에서 불법체류자로 쫓겨나면 다시는 못오기 때문에 죽자살자 도망다니면서 돈을 벌 수밖에 없는 구조다.친척들에게 돈을 빌려서 나갔다가 1년 안에 붙잡혀 오면 하늘이 노랗게 된다. 불법체류 때문에 조선족 사회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는데. ●김영도 한국에 갔다가 1년도 안돼 단속에 걸려 중국으로 쫓겨나면 그 집안은 거의 망한다고 봐야 한다.원금은 고사하고 30∼40%의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이런 사람들은 십중팔구 또 빚을 내서 불법체류의 길을 찾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빌려준 돈을 되찾기 위해서 또 돈을 빌려준다. ●송 보통 부인이 한국에서 돈을 벌며 조선족 남자는 술과 도박으로 벌어온 돈을 탕진하는 사례가 숱하다.한국에 한번 가면 5년은 기본으로 있기 때문에 사실상 가정은 깨진 상태가 된다.한국에 1년 이상 있으면 사실상 이혼상태가 된다.남자,여자 모두 딴 살림을 차리고 자식들은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해 중국에서 조선족들의 위치는 날로 떨어질 것이다. ●김선광 일부 불법체류를 하고 있는 조선족 젊은이들은 경마에 빠져 있거나 술로 돈을 탕진하는 사례를 많이 봤다.월급날만 되면 근처 술집아가씨들이 기다렸다가 월급을 가져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oilman@ ■정인갑 칭화大교수 인터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한국정부의 조선족 정책은 불법체류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중간 브로커들의 배만 불리고 있을 뿐입니다.” 칭화(淸華)대 객원교수이자 베이징시 삼강학교 교장인 정인갑(鄭仁甲·사진)교수는 일부 조선족들의 국적 회복 운동에 대해 “조선족들은 한국에서 근로활동의 자유를 원하는 것이지 결코 한국에서 살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인 근로자들의 10년치 봉급에 육박하는 7만(1050만원)∼8만위안(1200만원)을 브로커들에게 빼앗기기 때문에 조선족들의 불법체류 시간이 더욱 길어진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일부 조선족들의 국적 회복 움직임에 대해서 중국 내 조선족들은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가. -조선족의 본질과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중국 조선족들은 냉전체제의 희생자들이다.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만 없어도 3분의2는 고향으로 돌아갔을 사람들이다. 옌볜 조선족자치구 성립과 동시에 조선족 대부분은 중국인이 됐다.당시 중국 정부는 귀화 신청서를 강제로 쓰게 했고 이에 반대했던 조선족들은 모두 숙청됐거나 탄광으로 쫓겨갔다.본인들의 희망과 상관없이 중국인이 됐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조선족들이 원하면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조선족들이 정말로 대한민국 국적을 원한다고 생각하는가. -지금의 사태는 불법체류자 강제 추방 문제와 복잡하게 얽혀 있다.중국 조선족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한국에서 자유롭게 돈을 벌어 중국에 돌아와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것이다.중국의 조선족들은 기질 상 상당히 중국화됐다.지금은 돈을 벌 수 있는 한국이 좋다고 하지만 5년이나 10년후 중국이 살기 좋아지면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고 있는 한국에 가라고 해도 안갈 것이다. 물가와 생활비,학비 등 생활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중국이 한국보다 더 편안하다고 생각한다.나도 강연을 통해 중국 조선족들이 한국에 대해 쓸데없는 ‘기대감’을 갖고 갈팡질팡하면 한국 사람들도 조선족들을 얕잡아 보고 중국에서는 의붓자식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선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감정적 접근보다는 한국과 조선족 모두가 이익을 얻는 경제적 접근이 필요하다.지금은 입출국이 너무 어려워 한번 한국 땅을 밟으면 ‘목돈’을 쥐기 전에는 절대 중국에 안 온다. 하지만 한국에 다시 간다는 보장만 있다면 당장 5만명 정도는 중국에 있는 자식과 부모 형제를 보기 위해서라도 귀국할 것이다. 조선족들에게 문호가 개방되면 당장의 혼란은 불가피하겠지만 인력 공급이 급증해 한달 평균 1만위안(150만원) 안팎의 임금은 절반 가까이 떨어지게 된다.불법 체류자들이 모진 고통을 겪으며 버틸 만한 경제적 이익이 없어지는 셈이다. 인간은 10배의 이익만 보여도 단두대에 오르는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했다.지금처럼 조선족들에게 20배의 이익이 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아무리 막아도 불법체류 문제는 절대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인간의 본성을 통찰할 필요가 있다. 조선족 신세대들의 의식 변화는. -구한말과 일제시대에 만주로 넘어온 1세들이나 직계 자손인 2∼3세들은 중국에서 손해를 보면서 한국에 미련을 갖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요즘의 4세대들은 미련을 갖지 않고 있다.조선족들도 세대교체의 시기가 온 것이다.이제 중국에 발을 붙이고 뿌리를 박고 이 나라에서 신용을 얻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조선족들의 입출국을 개방하면 당장 혼란이 클텐데.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도 절대 손해가 아니다.조선족들도 7만∼8만위안의 거액을 브로커들에게 빼앗기지 않아 한국 체류 시간을 단축할 것이고 한국 정부에 대해 감사의 마음도 갖게 된다. 경제적으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료는 물론 선물로 사가는 한국 제품 구입 비용으로 한국 경제도 좋아질 것이다.조선족들은 브로커 비용을 뽑기 위해 한국에서 평균 1년3개월을 일해야 한다.브로커들의 활동 여지를 없애야 한다.60년대 중국에서도 암시장에거 거래됐던 쌀값이 양성화되자 20분의 1로 가격이 떨어진 전례가 있다.
  • 기고/“나라사랑 정신 되새기자”

    태평양 깊은 곳 차디찬 바다 속에 ‘푸른 길잡이’란 물고기가 살고 있다고 한다. 이 물고기는 눈이 퇴화돼 앞을 볼 수가 없음에도,자신의 몸에서 발하는 푸른 빛으로 주위를 밝혀 주어,다른 물고기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는 일화가 있다. 17일은 64돌째 맞는 순국 선열의 날이다. 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하고 비운을 겪고 있을 때,선열들은 오직 대한민국의 자주 독립을 위해 형극의 길을 걷는 고통 속에서도,우리 민족에게 희망의 푸른 빛을 비춰 겨레의 등불이 되었고,‘광복’이란 감격의 빛을 찾게 했다. 순국선열의 날은,일제에 항거하다 희생된 선열들의 위훈을 기리는 정부기념일로 193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제정한 순국선열 공동기념일이 모태가 된다. 이처럼 당시 선열들은,이국 땅에서 천신만고의 고난 속에 독립운동을 전개하면서도,먼저 가신 순국선열들을 추모하고 위훈을 기리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 이러한 불굴의 의지로 마침내 독립을 쟁취하였으며,세계 독립투쟁사에 유례가 없는 청사에 길이 빛날 발자취를 남겼다.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한 목숨을 조국과 민족을 위해 아낌없이 바치는 일은,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행동 중에 최고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칭송되어 왔다. 일본에 맞서 항일투쟁의 대열에서 산화한 선열들의 순국정신이야말로,시대를 초월한 위대한 정신이며,불멸의 가치를 지닌 참다운 시대정신으로 민족혼으로 승화돼 고난의 세월 속에서도 우리나라를 지켜낸 원동력이 됐다. 우리 선열들은 무릎 꿇고 노예처럼 사느니,차라리 주인으로서 당당하게 죽기를 택했던 것이며,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죽음을 불사했던 것이다. 안중근 의사가 여순감옥에서 사형되기 직전,‘나는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라고 남긴 유언의 당당함은 죽음을 초월한 사생취의(捨生取義)의 교훈으로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옛말,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급격한 세계 변화의 물결 속에 살고 있다. 국제 정세의 혼돈과 무질서,경제의 치열한 경쟁 속에 있으며,국내적으로는 지역간의 분열,세대·계층간의 갈등으로 가치관의 혼란이란 사회 병폐 속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이러한 때,국민 모두가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본받아 올바른 국민정신을 형성하고,힘과 지혜를 모아 나가야겠다. 경제력만이 국력의 전부는 아니다.선진국일수록 나라를 이끌고 가는 정신적 가치를 중시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의로운 삶을 살고 간 분들을 예우함으로써,타인과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가를 터득하고,의로운 삶이 정의로 사회에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여기에 보훈의 참뜻이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올 한 해 보훈업무 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틀을 마련했다.호국보훈정책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으며,국가보훈기본법을 제정해 미래지향적인 보훈체계를 재정립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국가 유공자의 위국헌신 정신을 나라사랑 국민정신으로 승화시켜, 사회통합과 국가발전의 정신적 토대가 되도록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순국 선열의 날을 맞아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고,자신의 이익보다는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거룩한 살신성인의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거룩한 응달이 된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국민화합을 통해 국가번영의 길을 열어 갈 것을 다짐해야겠다. 안주섭 보훈처장
  • [열린세상] 정당들 거듭나야 미래있다

    열린우리당 중앙당이 창당되었다.새로운 정당의 창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착찹하다.항상 새로운 정당이 신선한 화두를 던지면서 화려하게 창당되었으나,한국정당정치를 발전시키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으로 몰고 간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민주화 이후의 한국정당의 평균수명이 2년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95년에 창당된 자민련이 제일 오래된 정당인 데서 보듯이 한국정당의 영속성은 지극히 짧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보면 열린우리당의 창당을 보는 국민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은 것 같다.대통령을 배출한 민주당은 야당이 되고 신생정당이 여당이 되는 이러한 정당정치는 세계사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열린우리당 창당을 바라보면서 몇가지 의문을 제기해 본다.왜 정치개혁은 민주당내에서는 할 수 없었다는 말인가? 열린우리당의 창당 자체가 민주당을 지역정당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탈지역주의라는 것의 정체가 민주당을 전라도당,한나라당을 경상도당,자민련을 충청도당으로 각인시켜 놓고열린우리당만 탈지역주의정당이라고 자랑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가?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한·중·일 3개국 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 결과 ‘국내 정치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한국 4.7%,일본 10.5% 중국 47.6%로 나타났다고 한다.한국 대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낮다는 것이다.이러한 정치불신은 한국 사회에서 오직 젊은층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왜 한국정치가 이처럼 국민들로부터 불신받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민주정치의 근간이 되어야 할 정당이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 주된 요인일 것이다.국내정치의 중심인 정당정치가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당이 비생산성의 껍데기를 깨고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한국정치의 미래는 없다.대선자금비리,대통령측근비리 등이 온 사회를 비탄에 빠지게 하고 있음도 한국정당정치의 파행성과 결코 무관한 것이 아니다.비생산적이며 퇴행적인 정당정치를 생산적인 정당정치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이를 위한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각 정당은 자발적으로 당비를 내는 당원에 의해 운영되는 진성당원체제를 확립해야 한다.이를 위해 그동안 허수당원만을 양산하는 데 주력해 왔던 지구당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현행 지구당제도는 자발적 국민참여보다는 피동적인 국민참여를 강요함에 의해 민주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어 가고 있다.지구당을 폐지하는 대신 선거 때마다 운영위원회를 통해 선거관리 및 운동을 하는 제도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지구당 폐지시 예상되는 개인 사조직의 불법선거운동 문제는 선거공영제의 확대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원내 중심 정책정당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지구당 폐지와 함께 중앙당을 대폭 축소하고 정당조직의 상당부분을 국회로 흡수해야 한다.이와 함께 정당국고 보조금의 대부분을 원내정당의 정책개발비로 전환해야 한다.현행 정치자금법에 국고보조금의 20%를 정책개발에 사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제대로 지키는 정당이 없다. 따라서 정책개발비사용에 대한 항목을 세부적으로 명확하게 하고 그 구체적인 내역을 공개토록 해야 한다.차제에 국고보조금 사용내역에 대해서도 중앙선관위와 감사원의 철저한 검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원외정당 대표직을 폐지하고 원내대표가 명실공히 정당을 포괄적으로 대표함으로써 정당의 중심이 국회로 옮겨져야 한다.그래야만 정당의 정책활동이 직접 의정활동과 연결될 수 있다.원외의 비대한 중앙당이 국회의원을 지배하는 현행 정당제도는 결과적으로 입법부의 위상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아니된다. 열린우리당의 창당이 정당 개혁으로 연결되어 정당정치가 국민의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그래야만 정당정치가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국민의 참여와 사랑속에서 국민을 위해 기능하는 한국정당정치를 기대해 본다. 이 남 영 숙명여대 교수 정치학
  • 한나라 중진들 총선前 추진설/‘분권형 개헌’ 정치권 새 화두로

    총선 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지난 12일 서청원·강재섭·김덕룡 의원 등과 이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최 대표는 13일 “지금은 그럴 시점이 아니다.”라고 일단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도리어 여지를 남겨놓은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서 의원은 이날 “네 사람이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문제를 제기해 공감했고,최 대표도 동의했으나 시기와 당내 여론 수렴,다른 당과의 제휴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자기에게 좀 맡겨달라고 했다.”고 전날 상황을 설명했다. ●한나라 갑론을박… 민주·자민련 “환영” 최 대표는 오전 상임운영위에서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에 대해 얘기한 것은 사실이지만,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며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이어 “정략적이라는 오해를 살 우려가 있을 때는 그런 얘기를 하지 않는 게 좋다.지금 상황에서 (개헌론을) 거론하는 것은 자칫 정치개혁과는 별도로 정략적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면서 논의 확산을 제지하려 했다. 이재오 사무총장도 “우리 당론은 총선 전 개헌 불가”라며 “149명의 한나라당 의원 가운데 4명의 의견에 불과한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일축했다.그는 “개헌을 하려면 총선공약으로 해야 하며,총선공약으로 내걸고 18대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자민련은 환영하는 기색을 보였다.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절대적 대통령제가 국정혼란을 만들어냈다.”면서 “부패없고 안정된 국정을 위해서도 권력을 분산시키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호응했다.자민련 유운영 대변인은 “한나라당 중진들이 총선 전 개헌에 뜻을 모은 것을 환영하며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김원기 의장은 “한나라당 범죄에 대한 국민들의 분개 여론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는 의도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했다.청와대는 “국면 전환을 위한 불순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윤태영 대변인은 “밀실에서 나눈 밀어(密語)라서 청와대가 말하기 어렵다.”고 비꼬았다. ●청와대·우리당 “국면전환 불순 의도” 개헌논의가 새삼 이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최근 특검법 표결에서 개헌 가결의석인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표가 결집할 수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또한 노무현 대통령도 총선 후 책임총리제를 언급해왔고,내년 총선에서 중·대선거구제 실시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전격적인 타협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이들도 많다. 다만 시한이 촉박하고 국민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는 등 현실적 문제로 실현 여부는 낙관적이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진원지인 한나라당 비대위도 현재 빠른 속도로 개헌 반대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지운기자 jj@
  • [사설] 美, 한국의 이라크 결정 존중해야

    한국과 미국이 워싱턴에서 이라크 추가 파병문제를 협의하는 동안 또다시 파병 규모와 성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정부는 비전투병 위주의 3000여명 파병 방침을 미국에 전했다고 6일 보도됐다.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도 모르는 파병 내용을 언론이 어떻게 알았는지 유감이다.”라고 말했다.대통령의 지적처럼 파병을 둘러싼 논란이 되풀이되는 것은 유감이다.정부 관계자들은 더 이상의 혼란이 없도록 최종 결정되기까지 언론 플레이를 해서는 안 된다.특히 국론이 분열되는 국가적 이슈에는 책임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라크 파병은 윤영관 외교부 장관의 말처럼 ‘국민안위’가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그런데 이라크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미군의 철저한 경계가 이루어지는 바그다드 중심의 ‘그린 존(green zone)’도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다.바그다드 주재 한국 대사관도 안전을 위해 개인 집으로 옮겼다.위치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정부는 이같은 불안한 상황을 고려하여 파병문제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한국군의 생명이 위협받는다면 파병 자체를 재고할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정부는 파병문제를 미국과 협의하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미국보다 한국인들의 생각이 더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많은 한국 국민들은 비전투병 파병을 원하거나 파병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반면 미국은 전투병 파견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부는 한·미관계를 중시할 수밖에 없는 입장임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미국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는 것만이 한·미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정부는 이라크 파병을 자주적 판단에 따라 독자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미국도 여러번 밝힌 대로 한국정부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 [데스크 시각] 집값 확실하게 잡으려면

    온 나라가 집값 때문에 떠들썩하다.하루가 다르게 치솟기만 한 강남의 부동산 값을 잡느냐,못 잡느냐가 북한 핵문제에 못지않은 참여정부의 국정 과제로 떠오른 느낌이다. 북한 핵문제는 대외 요인,특히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대외정책이 큰 영향을 끼친다.아직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중국의 중재를 지렛대 삼은 6자회담을 통해 실마리가 풀릴 것이란 기대감을 주고 있다. 강남의 집값 폭등은 어떤가.각자의 이해관계나 성향에 따라 해법이 판이하다.해법을 둘러싸고 ‘사회주의’ 운운하는 색깔론까지 들먹여지고 있다.민심의 한 바로미터인 네티즌들은 정부의 ‘9·27 부동산대책’ 발표 직후부터 김진표 경제부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증권가에는 강남에 거주하는 고위관리들의 리스트가 나돌기도 했다.“강남에 집 두채 이상 갖고 있는 관리들이 집 팔 시간을 벌기 위해 솜방망이 대책을 세운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반면 정치권 일각에서는 부동산 보유세 강화에 반대하고 나서는 등 여간 혼란스럽지 않다.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 묵은 부동산전문 월간지의 시세표를 다시 펴봤다.지금의 강남 집값은 불과 2∼3년전과 견줄 수도 없을 만큼 치솟았다.올라도 너무 올랐다.투기의 ‘온상’역할을 한 재건축아파트는 5배가량 오른 곳이 수두룩하다. 주부들이 강남의 아파트를 ‘잘 디자인된 금융상품’쯤으로 여기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종목을 잘못 선택하면 깡통계좌를 피할 수 없는 주식투자보다 안전하면서,언제든지 팔 수 있어 환금성까지 갖췄으니 말이다. 강남의 아파트가 삼성전자 주식을 무색케 하는 ‘우량주’가 돼버렸으니 투기심리가 불길처럼 번진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닌가. 부동산 문제의 뿌리를 캐 보면 역대정권의 냉·온탕식 대책이 남긴 유산임을 쉽게 알 수 있다.김영삼 정부는 “부동산 가진 사람들이 고통을 느끼게 해주겠다.”고 큰소리 쳤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뒤를 이은 김대중 정부는 ‘IMF 위기’ 탈출을 위해 경기 부양책을 썼다.부동산 투기를 진화하기 위해 물을 뿌리다 느닷없이 부채질을 한 격이다. 이를 넘겨받은 참여정부의 김진표 경제팀도 서툴렀다.최근까지 무려 27차례나 대책을 내놓았지만 번번이 시장에서 판정패당한 셈이다.‘투기꾼 훈련대책’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물론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투기판을 앞장서 이끈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거품이 급격히 걷히고 있는 것은 매우 시사적이다.산이 높았던 만큼 부동산 가격하락의 골도 깊을 경우 빚을 내 집 산 사람들의 가계파산이 걱정될 정도다. 문제는 그나마 방향을 잘 잡은 ‘9·27대책’을 흔들림없이 실천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다.특히 투기를 차단할 수 있는 ‘정보 인프라’를 서둘러 갖추는 것이 집을 여러채 가진 사람들을 실질적으로 압박하는 요체라고 본다.먼저 주택거래신고제를 통해 실거래가도 노출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 누가 부동산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부동산 대책을 놓고 벌이는 실속없는 약발논쟁이나,소나기식 대책보다는 투기꾼을 분명하게 가려낼 수 있는 제도부터 정착시켜야 한다.부동산 종합전산망 구축과 주택거래신고제의 실질적인 시행이 마지막 해법이 됐으면 한다. 조 명 환 산업부장
  • “사회갈등·혼란 불교적 해법 찾자”‘불교 지식인연대’ 내일 출범

    “언쟁과 다툼,편가르기가 만연한 혼돈 속에서 논쟁의 질서를 되찾기 위해 불교적 시각과 철학을 함께 하는 지식인들이 뜻을 모았습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각계의 불교 지식인들이 혼탁한 정치와 사회 갈등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공통된 인식 아래 원칙과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모였다. 7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창립식을 갖고 출범하는 불교지식인연대.각계 인사 80여명이 뜻을 보탰으며 성기태 충주대 총장,김규칠 불교방송 사장,이각범 한국정보통신대학원 교수,박세일 서울대 교수,성태용 건국대 교수,양형진 고려대 교수도 들어있다. 이들은 첨예하게 불거지고 있는 현안들에 즉흥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불교의 대승적인 차원에서 우리 사회와 세계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긴 안목으로 진단하고 처방해 바른 길을 찾는다는 계획.이를 위해 매년 1∼2차례 토론광장을 열면서 각종 세미나와 경연회,청소년을 위한 캠페인을 벌인다. 김규칠 불교방송 사장은 모임과 관련,“꽉 막혀 있는 우리 사회의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불교의 원융(圓融)사상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생태위기,생명복제,장기이식,사형제도 등 현대사회의 윤리적 난제들에 대해 중장기적인 불교적 대안을 연구,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불교지식인연대는 이와 관련한 첫 행사로 7일 프레스센터에서 ‘혼돈과 해체의 시대,정(正)쟁(諍)화(和)의 의미’를 주제로 불교사회사상 토론광장을 연다. 김성호기자 kimus@
  • 美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 분석/“김정일 암살로 실각 가능 결국 한국으로 흡수통일”

    김정일 유고시 북한 사회는 무정부 상태를 거쳐 결국 한국으로 흡수통일 될 것이라고 미 국방연구소의 오공단 동아시아 책임연구원과 랠프 해시그 메릴랜드대 교수가 미국의 격월간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 최근호 공동 기고문에서 주장했다. 이들은 김정일의 유고 가능성과 관련,내부 통제가 워낙 확고하기 때문에 북한내 세력에 의한 정변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제하고 유고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외국 군대의 개입에 의한 암살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이 실각하면 북한은 권력을 장악할 세력이 없어 장기간 무정부 상태에 빠져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후 과도기를 거쳐 궁극적으로 북한은 한국으로 흡수통일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체제 아래서 온갖 특혜를 누리고 있는 정치 엘리트 계층,경제 관료,군부가 김정일 정권 붕괴 이후 북한에서 국가와 주민을 선도할 중추세력이 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北군부·경제관료 국정 능력 없어 이들은 김정일 이후가 50년이 넘는 전제 지배와 외국에 대한 배타적 국수주의에 길들여진 북한 주민들이 21세기 시민으로 변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북한 주민은 세계에서 가장 고통스런 변혁기를 체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에 따르면 100만∼200만명으로 추산되는 북한 엘리트 계층은 김정일의 비위를 맞춰 식량 및 주택 배급,의료시설 이용에 있어서 특권을 누려왔다.이들은 부정부패에 능숙하기 때문에 김정일이 실각하면 국부 차지에만 신경을 쓸 것이다. 소수의 경제 관료들 또한 김정일의 비전문적이고 왜곡된 경제논리를 거스를까 두려워 자신들의 역량을 키우지 못했다.때문에 이들은 국가와 경제를 운영할 능력이 없고 군부도 국정을 수행할 능력과 의지가 없다고 기고문은 진단했다. 혼란기를 거쳐 결국 북한은 한국으로 흡수통일될 것이며 남북한간 경제 격차로 진정한 통일을 이루는데는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들은 특히 북한 주민들이 갖고 있는 한국 정부에 대한 반감이 통일 작업을 더욱 요원하고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들은 김정일 이후 대규모 난민 탈출이 예상된다며 수백만명의 굶주린 북한 주민이 한국을 비롯한 중국,러시아,일본 등 이웃 국가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이들 나라들은 이에 대책을 수립중에 있으며,탈북 러시를 막기 위해 한국 주도 아래 이들 국가가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 지원과 더불어 경제 인프라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국들 파장 우려 체제유지 희망 그러나 북한의 경제 상황이 워낙 안좋아 경제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수년이 걸릴 것이며 북한 주민의 악화된 건강 상태 또한 경제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이들은 이처럼 김정일 정권 붕괴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변국들은 김정일 정권을 혐오하면서도 은근히 북한 체제가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
  • 복당 회견에 민주 발칵/ 김민석 ‘민주당의 계륵’ 되나

    마흔 살도 안 돼 전국적 화제인물로 떠올랐던 김민석(39) 전 의원이 다시 회오리 바람을 몰고 왔다.김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17일 민주당을 탈당,국민통합21 정몽준 의원을 지지하면서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꺼져 가던 ’노풍(盧風)’을 재점화시켰던 인물이다. 김 전 의원이 4일 오후 민주당 내 들끓는 반대를 무릅쓰고 복당 기자회견을 강행하자 일부 의원과 당직자들은 탈당하겠다고 하는 등 엄청난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실제 박상천 대표는 복당회견 강행에 역정을 냈으며,당 안팎은 온통 어수선했다. 그는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기 위해 복당하겠다고 했지만 역시 1년 전과 유사하게 당직자 상당수가 탈당해버리겠다고 난리법석이다.하지만 그는 고향(경남 사천)이 아닌 정치적 고향인 서울 영등포을에서 재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당직자 탈당설등 반대기류 거세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복당회견을 강행하려다,당개혁안을 확정키 위한 당무회의가 열린다는 핑계로 오후로 미뤘다.박 대표가 이날 새벽까지 그에게 전화를 걸어 복당을 만류했을 정도로 분위기는 험악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오후 1시 55분쯤 대부분 무명인 복당·입당자 50여명과 함께 우르르 민주당사 기자실을 찾았다.회견장 사용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의식해 그는 어색한 표정으로 보도진과 악수를 했고,민주당 참여선언문은 다른 사람이 낭독케 했다. 별도의 복당 선언문을 통해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새출발의 발걸음을 넉넉하게 이해하시고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30대로서 감내하기엔 너무 외로웠다는 분위기를 풍겼다. ●“설렘과 두려움 교차” 회견 강행 하지만 일단 기자간담회장으로 옮겨서는 당당해졌다.그는 “내가 아니면 후보단일화란 악역을 맡을 사람이 없어 탈당했었다.”고 말해 반성보다는 탈당시 불가피성을 강조했다.대선승리를 위한 단일화를 주장했고,단일화에 성공해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기 때문에 탈당은 최소한도의 당위성을 얻었다는 논리도 몇 차례 폈다. 복당 반대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양해는 돼 있다고 들었다.”고 주장하고 “떠나는 순간부터 민주당과 함께 해야 한다고생각했고,당헌·당규상 복당절차가 간소해진 탈당 1년이 지난 10월 중순 이후 집중적으로 복당을 생각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추미애 의원 등이 복당에 부정적이라고 하자 “어떤 게 한국정치의 통합을 위한 노선인지 원칙과 사실관계를 짚어보고 본격 토론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오는 28일 전당대회 당 지도부 선거엔 나가지 않겠지만 비호남인물 영입을 추진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특히 노 대통령에 대해선 “정치하면서 늘 노 대통령과 생각이 달랐고,지금도 많이 다르다.”면서도 “그러나 대선 때 찍었기 때문에 나라 위해 잘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영등포을 지구당·네티즌 “철새” 비난 졸지에 야당 신세로 전락한 민주당으로서는 김 전 의원의 존재가 계륵과 같다.그러잖아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사이에서 역할 찾기가 모호하고,야당이라고 하지만 지지자들이 우리당과 겹치는 애매한 민주당에 그의 복당은 ‘사쿠라’‘철새’ 논쟁이란 악재로 작용할 공산도 크다.반대로 그의 주장대로 보탬이 될 수도있고,총선 출마를 통해 힘을 보탤 수도 있다. 이와 관련,박 대표는 그의 복당 승인 여부에 대해 “당헌·당규에 따라서 처리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7일 이내에 심의가 이루어져,20일 내에 복당 통지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법률적인 절차와는 별개로 복당을 둘러싼 논쟁도 뜨겁다.그의 지역구였던 영등포을 출마를 노리고 있는 박금자 당무위원은 오전 그의 복당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신랄하게 비난했다.네티즌들도 복당 반대가 훨씬 많은 편이다. 한나라당은 “철새정치인 복귀”라고 비아냥대고 있으며,우리당은 김 전 의원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반발에 어부지리를 기대했다. 동정과 연민,안타깝다는 반응도 혼재한다.한동안 잠잠했던 ‘김민새 바람’이 어느쪽에 유·불리하게 정리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춘규기자 taein@
  • 盧대통령 ‘정치자금’ 간담 / 각당 반응

    2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간담회와 관련,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혼란스러울 뿐”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데 반해 열린우리당은 환영했다. ●한나라당 이재오 사무총장은 “국정혼란의 중심은 노 대통령 자신”이라며 “시국에 대해 사죄하는 기자간담회가 돼야지 변호사도,의원도 아닌 대통령이 대선자금 수사와 특검법 등에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이어 “국회에서 조속히 여야 합의로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면서 “대통령은 그때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면 된다.”고 쏘아댔다. 이 총장은 노 대통령이 특검법에 한나라당 수사를 뺀 점을 지적한 것과 관련,“현재 대검 중수부가 해도 좋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박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측근비리 특검을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입장은 뒤늦게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그러나 “관계자 진술,녹취록 등 측근비리 정황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는데도 대통령이 터무니없는 풍문이며 무엇을 수사할지 혼란스럽다고 한 것은 어처구니없다.”면서 “진정 혼란스러운 것은 실정과 비리로 얼룩진 노 대통령 자신”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정치자금 전모 밝혀야.”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과 신당은 대선자금 비리에 있어 큰집·작은집 관계”라며 “두 당이 동시에 모금 내역과 사용내역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유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입으로만 검찰 수사 협조를 말하고 행동이 없다면 진실성이 없는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을 숨기면서 검찰수사 협조를 말하는 것은 국민 기만”이라고 비난했다.또 “재신임 유효하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위헌이므로 빨리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민영삼 부대변인도 “대선자금 수사와 별개로 대통령의 측근 비리에 대한 수사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당 정동채 홍보기획단장은 “대통령이 측근에 대한 특검까지 수용한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정치자금 개혁을 하려는 뜻”이라며 “이제 각 정당은 대선자금이든 총선자금이든 경선자금이든 정당자금이든 모든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고 스스로 검찰에 나가 정치자금의 전모가 국민 앞에 낱낱이 드러나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대선자금 관련 자료가 모두 민주당에 있는 만큼 민주당이 먼저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전광삼 박정경기자 hisam@
  • 제주 4·3사건 盧대통령 사과/ 정부차원 첫 공식표명

    노무현 대통령은 31일 4·3사건과 관련,“저는 ‘4·3사건 진상규명 위원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정부에서 4·3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기사 4면 노 대통령은 이날 제주시 라마다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주지역 인사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무고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하며 삼가 명목을 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당초 내년 4·3 기념식 때 입장을 표명하려고 했지만,앞당겨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이와 관련,노 대통령은 “제주도민들의 마음도 급하고 그때는 선거(4·15총선)가 임박한 시점이어서 적절치 않은 듯싶어 오늘 정부의 입장을 공식 표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정부는 4·3평화공원 조성,신속한 명예회복 등 위원회의 건의사항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10월15일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4·3사건 진상규명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의 최종 보고서를 채택했으나,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간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4·3사건이란 8·15광복 직후 혼란기였던 1948년 4월3일 발생한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를 말한다.1954년 9월21일까지 있었던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양민들이 군과 경찰 등 공권력에 의해 희생당했다. 그동안에는‘반란을 일으킨 좌익을 소탕하기 위한 정당한 공권력 행사’라는 해석이 많았지만 양민학살 부분에 대해서는 김대중 정부 시절 특별법을 만들어 위원회를 구성했다.보수진영에서는 폭동이나 반란으로 규정할 것을 주장했고,진보진영에서는 민주항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는 ‘무장봉기’로 교통정리했다. 곽태헌기자 tiger@ 4면으로 ⇒
  • [사설] 청와대 회동, 정치개혁 동력돼야

    노무현 대통령이 이틀동안 연쇄적으로 가진 4당 대표와 개별회동은 정국이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뤄짐으로써 국민적 관심이 모아졌다.원래 대통령과 4당 대표가 함께 모이는 5자회동으로 계획했다가 ‘허심탄회한 대화’를 이유로 개별회동으로 바뀐 터여서,국정혼란을 해소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아울러 갖게 했다. 예측대로 노 대통령과 4당 대표들은 재신임 국민투표와 SK비자금 수사,이라크 파병문제,정치개혁 및 민생안정,내각과 청와대 개편 등에 관해 서로의 생각과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고,상대방의 입장을 확인했다.특히 노 대통령과 4당 대표가 SK 비자금 등 대선자금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정치개혁을 서두르기로 사실상 합의한 것은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된다.또 이라크 파병은 물론 재신임 국민투표에 대해서도 ‘철회는 내가 할 수 없다.’며 정치적 해결을 시도할 뜻임을 비친 것도 다행스럽다. 그러나 어렵게 만난 것에 비교할 때 당장 가시적인 정치적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국정혼란을 걱정하고,대화정치를 복원한 것도 큰 성과이지만,나라사정이 급박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다.무엇보다 정치개혁과 민생경제를 위한 공동 노력 외에는 여전히 ‘4당 4색’으로 갈려있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정치권은 SK 비자금 검찰수사에 개의치 말고 즉각 재신임 국민투표와 대선자금 특검 문제에 관한 협의에 착수하길 바란다.특히 재신임에 관한 정치권의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 한,정국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아울러 대선자금 특검 논의와 별개로 국회 정치개혁 특위를 가동해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는 개혁방안을 제시하고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다.섣불리 정치권에서 먼저 나서 대선자금 사면을 논하면 국민적 저항은 불을 보듯 뻔하다.4당이 청와대 회동에 따른 후속조치를 협의할 실무기구 구성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청와대 회동이 제 갈길로 가는 결과로 끝나선 안 된다.
  • [인터넷 스코프] 파병논란속의 ‘경계인’

    상큼한 가을바람이 을지로를 휘감는다.북한산 대남문 쪽에서 내려온 바람이 청계천을 사뿐하게 넘나드는 즐거움에 취해 을지로를 몇 바퀴씩 빙빙 도는 것만 같다.청계고가,삼일고가 밑을 지나노라면 괜스레 마주치는 행인들까지 먼지를 뒤집어쓴 인상으로 비쳐지던 게 엊그제 같다.그런데 어느덧 고가가 철거된 자리에 다시 솟아난 고색창연한 남대문세무서가 산뜻하게만 느껴진다. ‘보이는 것만 믿으세요.’이 멋진 카피처럼 이명박 서울시장의 청계천 복원사업의 외견적 성과는 꽤 훌륭하며 믿음이 간다.설령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정치인이 출마시 발표한 소신과 공약을 당선 후에 뚝심있게 실천하는 모습은 감동적이다.정치적 반대자 입장에서도 아름답게 보인다.나는 청계천 복원사업을 반대했던 후보를 지지했지만 그렇다고 이 시장의 추진력을 조금도 깎아내릴 수 없다.을지로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고가 철거의 혜택을 가장 먼저 받는 바람에 약간 계면쩍을 뿐이다. 최근 이라크 추가파병이 결정되었다.그러나 여전히 논의는 혼란스럽다.파병의 규모및 성격에 대해서 정부의 입장은 아직 명쾌하게 알려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포털사이트 다음이 추가 파병이 결정된 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만 6753명이 참여한 22일 오전 현재 전투병 추가 파병 찬성에 38.5%(비전투병 파병찬성 30.7%),파병반대 30.8%였다.1만 2161명이 참여한 중앙일보 인터넷 설문조사에서는 이라크 추가파병을 잘된 결정이라고 답한 비율이 80.1%를 기록했다.반면 회원 4298명이 참여한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설문조사에서는 파병반대가 72%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층이 대부분 전투병 파병 반대쪽에 서 있고 노무현 대통령의 반대파가 파병 찬성 쪽에 서 있는 모습 역시 정상이 아니다.한국정치의 근본적인 문제인 노선과 정치철학의 부재 때문에 빚어지는 혼란이겠다.하지만 노선과 정치철학이 확고하다면 지지층과 유리된 정책결정이라든지 의외의 정치적 선택이 있을 수 없고 모든 정책이 선거 이전에 투명하게 노출될 것이다. 따라서 정치개혁의 출발점은 유권자의 투명한 선택을 위하여 “모든 정치인은 분명한노선과 확고한 정치철학을 갖자.”에 있다고 생각한다.‘선거승리’라는 미명하에 정치공학적 합종연횡이 난무하는 정치풍토에서는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정치인은 극한적인 어려움 앞에서 정계은퇴를 선언할지언정 노선과 정치철학을 바꿀 방법이 없는 정치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지금 절실한 것은 정치권의 강력한 추진력이다.일반 국민은 쟁점마다 경계에 서서 저울질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그러나 정치인은 이러한 권리가 없다.정치인은 정치소신과 공약 그리고 추진력이 있을 뿐이다.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국가존망이 걸린 현안일수록 온갖 어려움을 뚫고 자신의 정치소신을 관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자리에 따라 국익을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지만 아무튼 국익에 대한 판단이 바뀌었을 때 그 판단이라도 관철하는 것이 하지상이요,국민 일반여론의 풍향을 좇고 셈하여 대세에 따라가는 것은 말 그대로 하지하가 아닐까. 정보가 부족하고 전문적 판단력이 떨어진 일반 국민들은 경계인(境界人),더나아가 이쪽도 기웃,저쪽도 기웃거리는 양서인(兩棲人)을 자처할 수도 있다.하지만 핵심정보를 독점하고 국익을 판단해야 하는 정치인은 소신과 책임을 다하여 결론을 내리고 그 결론이 상지상이 아닐지라도 국민여론을 적극 선도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단 대규모 파병으로 결정되었다면 하루속히 청사진을 발표하는 것이 옳다. 김 동 업 인터파크 사업지원본부장
  • 高총리 중심잡기? 靑에 불만?/ 잇단 강성발언 해석 분분

    고건 국무총리가 평소 스타일과 달리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잇단 강성 발언을 쏟아내자 공직사회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 8개월 동안 힘겹게 ‘안정총리’의 역할을 해오면서 느낀 복잡한 심경을 압축해서 표현했다는 것이다.고 총리를 가까이서 지켜본 공직자들의 분석이다.아울러 고 총리가 그동안 주요 정책결정과정에서 배제된 탓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불만도 일부 포함돼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뒷수습에 지친 총리 고 총리가 국정혼란의 책임에 대해 ‘대통령과 측근,정부가 잘못했다.’고 말한 것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공전하는 대형국책사업과 화물연대 파업사태 등의 책임 문제를 표명했다는 지적이다.또 대통령의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묻는 질문에 ‘나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 것도 그동안 대통령의 잇단 돌출 발언을 뒷수습해온 총리의 복잡한 심경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제부처의 한 간부는 이에 대해 “고 총리가 연말 개각을 앞두고 미적지근하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킬 마지막 기회라고판단한 것 같다.”면서 “고 총리가 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큰 일에 대한)욕심도 없지 않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행정자치부 고위관계자는 “재신임 투표 등 최근의 불안정한 정국에 대한 책임이 국민이 아닌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에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차원에서 고 총리의 발언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조직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 만큼 (총리 발언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그러나 “총리가 표류하는 국책사업과 갈등현안 해결을 위해 총리 산하에 각종 위원회는 물론 매주 두 차례의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청와대의 간섭으로 총리 의지가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특히 지난달 19일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가 열릴 당시 오전까지 3대 국책사업을 ‘정부 방침대로 추진’으로 결론이 났는데 청와대의 공론조사 지시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사패산 터널공사는 여전히 공론조사를 시작도 못한 상태로 연말까지 공사 재개 자체가 불투명하다. ●중요 결정에는 ‘왕따’? 지난 10일 재신임 전격 발표 당시에도 노 대통령은 총리에게 사전에 어떠한 언질도 하지 않았다.총리로서는 자질구레한 일만 떠안고 중요한 일에는 번번이 제외돼 왔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토지공개념 도입과 관련해 상의가 있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고 총리는 “부동산 문제를 걱정하는 자리가 여러번 있었다.”고만 답해 사전논의가 없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총리실 관계자는 “솔직히 ‘책임총리’라는 이름만 있었지 중요한 사안의 결정에서는 총리와의 사전 상의가 거의 없었고,이러한 일련의 문제들이 총리를 불편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민들에 대한 겸허한 반성의 뜻으로 받아들였다.”면서 “대통령도 ‘내 탓이다.’고 했기 때문에 대통령을 언급한 것을 문제삼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 [사설] 청와대 참모도 장관도 제멋대로

    청와대 참모들과 장관들까지 국정혼선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특히 대통령 보좌진인 청와대 박주현 국민참여수석이 전투병 파병에 자신의 거취를 연결짓는 태도는 이만저만 볼썽사나운 모습이 아니다.그러니 고건 총리의 “대통령·측근·정부에 국정혼란 책임이 있다.”고 한 국회 답변에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 아닌가 한다. 청와대 비서관들도 언론 인터뷰와 강연 등을 통해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개혁의지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이해를 구하는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참모들의 언행은 대통령의 이미지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참여정부 들어 오히려 소홀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정도이다.이라크 파병결정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함구령을 어겼다는 차원을 넘어,박 수석의 비판은 결국 노 대통령의 파병결정이 졸속이었다는 뜻이 아니고 무엇인가. ‘비서는 입이 없다.’ 전통적인 참모관을 들먹이고 싶은 생각은 없다.다만 대통령 비서들이 국론분열을 부추기고 있으니,앞으로 국민을 어떻게 설득해 나갈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이러니 여권 내부에서조차 청와대 참모진들에 대한 인적쇄신을 거론하는 것 아닌가 싶다. 청와대 참모들이 이 지경이니,장관들이라고 별반 다를 게 뭐 있겠는가.김화중 복지부장관이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합의된 정책에 제동을 거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다.어떤 정책이 최종 결정되기전 활발한 토론을 전개하고 당위성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작업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토론을 거쳐 결정된 정책을 두고 장관이 딴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이러면 정부 정책에 신뢰가 생길 수 없고,영이 제대로 서지 않는 법이다.조속한 인적쇄신이 필요한 이유이다.
  • ‘호주제 폐지’ 閣議부터 진통

    여성계와 유림이 강하게 맞서고 있는 호주제 폐지 민법 개정안이 국무회의 심의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민법 개정안은 22일 국무회의에 상정됐으나 일부 국무위원들의 이의제기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심의를 다음 국무회의로 연기했다. 국무위원들은 호주제 폐지안에 대체로 동의했으나,국민생활의 기본법인 민법에서의 가족 개념 삭제와 이로 인해 여러 개별법이 제각각 가족 범위를 규정해야 하는 법적인 혼란을 집중 거론했다. 논쟁의 핵심은 삭제대상인 민법 779조로 호주의 배우자,혈족 등으로 규정된 가족의 범위 조항.정상명 법무차관이 개정안을 보고하자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민법은 각 개별법의 일반법인데 가족의 범위를 삭제하면 400여개 개별법에서 가족범위를 다시 정의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혼란이 있을 것”이라면서 “호주제가 없어지는 데 대한 보완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도 “여성부와 복지부의 소관에서 각각 가족의 범위가 달라진다면 문제가 있다.”면서 “민법 어딘가에는 가족의 개념을 포괄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지은희 여성부 장관이 “가족이 혈족,혼인 등의 개념으로 대체돼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방어에 나섰으나,고건 총리는 “가족 개념과 혈족,혼인 개념은 별개 문제”라고 반론쪽을 거들면서 “가족개념을 민법에서 삭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 장관이 가족개념을 없앤 일본 민법 등 선진국의 입법사례와 함께 민법에 포괄적으로 가족개념을 규정하는 게 실익이 없다는 내용의 국내 전문가 연구결과를 소개했으나 분위기를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결국 고 총리가 “중요한 법안이니만큼 다음 국무회의 때 시간을 갖고 충분히 검토한 후 결정하자”고 정리,논란을 마무리했다. 한편 국무회의 브리핑에서 조영동 국정홍보처장이 장관들의 발언을 제대로 소개하지 않은 ‘축소 브리핑’을 해 상당한 빈축을 샀다. 조 처장은 호주제 폐지 민법 개정안에 대해 “국무위원들이 시간적 여유가 없어 다음주 국무회의로 심의를 연기했다.”고 밝혔다.이견이 없었느냐는 질문이 쏟아지자 “총리와 여성부장관 외에 다른 장관들은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면서 “장관들도 시간이 없어 이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았고,총리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토의해보자며 간단하게 마무리했다.”고 얼버무렸다. 그러나 이날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 장관들간에 격론이 벌어진 사실이 확인되자 조 처장의 브리핑 내용을 그대로 송고한 일부 방송,통신사의 항의가 잇따랐다. 언론시민단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 처장의 이같은 언행은 가감없는 브리핑을 통해 국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정부의 ‘브리핑룸제’ 시행 취지를 무색케 했다.”고 비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마당] 대학생들이여 책 좀 읽자

    중국 한나라 말기인 후한(後漢)시대가 있었다.환관의 전횡이 계속되고 지식인들은 정치·경제적 자립을 확보하지 못한 채,정권을 장악한 환관들의 무고를 당하여 두 차례에 걸쳐 수천 명씩 금고(禁錮)의 형을 받은 수난의 시기였다. 이 시대는 중국 역사상 가장 혼란의 시기 중의 하나였고,위·촉·오의 삼국정립을 예고하는 분열의 조짐도 있었다. 후한의 헌제(獻帝)때 동우(董遇)라는 유학자 있었다.그는 이런 혼란한 세태에 아랑곳하지 않고 유달리 고전을 좋아하여 어느 곳을 가든지 항상 책을 곁에 끼고 다니면서 읽었다.그의 이러한 모습은 어느새 헌제의 귀에까지 전해지게 되었다.헌제 역시 학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으므로 동우의 학자다운 면모에 반하여 그를 황문시랑(黃門侍郞)으로 임명하고 경서(經書)를 가르치도록 했다. 동우의 명성이 서서히 알려지면서,세간에는 그의 밑으로 들어와 제자가 되기를 열망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그러나 동우는 제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해서 아무나 제자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그는 항상 이렇게 말했다.“먼저 책을 백 번 읽어라.백 번 읽으면 그 의미를 저절로 알게 된다.” 그렇지만 어떤 이는 동우의 말을 이해하면서도 볼멘소리를 했다.“책을 백 번이나 읽을 만한 여유는 없습니다.” 그러자 동우가 말했다.“세 가지 여분을 갖고 해라.” “세 가지 여분이 무엇입니까?” “세 가지 여분이란 겨울,밤,비오는 때를 말한다.겨울은 한 해의 여분이고,밤은 한 날의 여분이며,비오는 때는 한 때의 여분이다.그러니 이 여분을 이용하여 독서에 정진하면 된다.” 지난날 우리가 중·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기본적인 고전은 어떻게 해서든 읽는 것이 필수였다.대체로 한자가 좀 많고 활자는 깨알 같고 누렇게 바랜 두툼한 책이 대부분이었고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읽는 것은 기본이었다.그런데 요즘 세태에선 수준있는 책을 읽으려 하지 않고 무조건 재미있고 쉬운 책만 읽으려 한다. 대학 입시준비에 찌들 대로 찌들어 중고교 시절을 보내고 나니 독서습관이 몸에 배지 않아 시간이 비교적 많은 대학생이 되어서도 몇몇 전공서적을 제외하면 도무지 책을 읽으려 들지않는다는 것이다.심지어 전국의 주요 대학 도서관의 도서대출 순위를 매겨보아도 대학생 수준의 지적 고뇌가 요구되는 고전(古典)보다는 실용서이거나 머리를 식히기 위한 심심풀이용 책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니 대학생들의 지적 수준이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하기야 요즘 웬만한 대학도 강의하기가 보통 일이 아니다.대학생들의 수준이 너무 떨어져 전공 학생들이 교수들의 강의에 별 반응도 없고,전공 관련 독서량이 턱없이 부족하여 교수의 강의수준을 따라가지 못해 담당 교수들은 힘겹게 강의를 하거나 강의 수준을 낮춰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심지어 전공 기본과목조차도 어렵다는 인식하에 폐강되는 일이 적지 않다. 대학생들이여,모두들 자신이 읽고 있는 책의 수준을 좀 높여 보자.한두번 읽어보고 책장에 꼽아두는 그런 책보다는 여러 번 읽어도 무엇인가 남는 그런 책,정녕 시공을 뛰어넘어 우리의 영혼을 울리는 고전을 읽어보기로 하자. 김 원 중 건양대교수 중문과
  • 高총리 靑에 모진소리 대권 꿈?

    고건 국무총리의 언행이 심상치 않다.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도 과거와는 딴판으로 강성발언을 잇따라 구사,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고 총리는 21일 한나라당 박종근 의원이 “지금의 국정혼란이 국회나 야당,언론의 책임이라고 보느냐.”고 묻자,“대통령과 측근,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대뜸 노무현 대통령과 측근들을 거론했다.평소 스타일대로 “아니다.정부 책임도 있다.”는 정도로 피해가겠거니 짐작했던 기자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특히 며칠 전부터 통합신당이 노 대통령 측근들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는 민감한 시점이어서 파장은 더욱 컸다. 고 총리는 또 박 의원이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좌파적이다.”고 지적하자,언성을 높이며 “뭐가 좌파적이냐.인정할 수 없다.”고 역공을 취했다.이 역시 ‘고건답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과거 그는 의원들의 질문공세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원론적 답변으로 일관,“역시 행정가 출신답다.”는 평과 함께 “재미없다.”는 소리까지 들었었다.대통령에 대한 의원들의 비난을 감수하며 이해를 구하는 모습에선 전형적인 ‘순종형 총리’의 인상을 풍기기도 했다.그런데 지난 17일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이후로는 단호하게 소신을 밝히는가 하면,결과적으로 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만한 언급도 주저하지 않았다. 고 총리는 이날 한나라당 김동욱 의원이 “대통령이 토지공개념 발표 전에 총리와 상의했나.”라고 묻자,“(부동산 문제를)걱정하는 자리가 여러 번 있었다.”고만 말해 사전논의가 없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이에 김 의원이 “(대통령이) 책임총리제를 한다면서 총리와 상의도 없이 발표한 것이냐.”고 다그쳤고,고 총리는 “지금 책임총리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헌법에 있는 총리로서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책임총리 대접을 제대로 못받고 있다는 의미로 들리기에 충분했다. 앞서 고 총리는 20일 “내각 조기개편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용의가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고,17일에는 “나라에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되면,여러분(의원들)이 원하시면 언제든 물러나겠다.”고 단호하게 답변했다.노 대통령의 언론관련 발언에 대해 “나라면 그런 표현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고 총리의 이같은 ‘변화’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과의 결별을 각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대권주자를 꿈꾸는 고 총리가 김영삼 정권 때 소신 총리로 인기를 얻었던 이회창씨 케이스를 염두에 두고 승부수를 던졌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총리가 이번 대정부질문 전부터 직원들에게 ‘답변서를 피해가는 식으로 만들지 말라.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자신있게 답하라.’고 지시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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