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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여권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여권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언행에 뒤통수를 맞은 느낌을 경험한 이가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노 대통령과 정치분석가 사이의 갭이 왜 이렇듯 생길까.‘5·31’ 지방선거 이후의 정국은 제대로 예측할 수 있을까. 상당한 식견을 가진 분과 함께 고민해 봤다. 노 대통령의 지역주의 타파 집념을 간과하면 이번에도 그의 정치행위를 정확히 전망하기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노 대통령과 가끔 만나는 인사는 “대통령이 퇴임 후 부산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생각해보겠다는 얘기를 해서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바보 노무현’이란 말을 들어가며 지역주의에 대항해왔다. 그를 바탕으로 대통령에 올랐다. 지역주의를 깬 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되기 위해서는 체면과 상식에 연연하지 않는다. 지역주의 타파의 당위성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노력 또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과도한 집착이 국정과 정치를 왜곡시킨다면 속도와 방법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지역주의 타파에서 노 대통령은 일관성이 있을지 모른다. 그것이 열린우리·민주당 분당 등 뺄셈정치로 갔다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제안으로 선회하는 등 무리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게 문제다. 여권 내부가 흔들리고 지지율이 정체되는 부작용이 심각하다. 그 결과 지역주의 타파는커녕 정권의 힘만 약화시키고 개혁 전반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참여정부가 좌측 깜빡이를 켠 채 우측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근본원인이 된다. 보수파는 좌측 깜빡이를 보고 노무현 정권을 비난한다. 진보파는 우측으로 가는 정책을 보고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방선거가 임박하자 열린우리당 인사들은 호남표를 크게 의식하고 있다. 영남에서는 지역감정 타파를 외치며, 호남에서는 지역주의에 편승하려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체성 혼란이 가중될 뿐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당의 지방선거 성적표는 초라할 것 같다. 선거 패배는 자초한 측면이 크므로 어쩔 수 없다고 치자. 지방선거 이후가 관건이다. 노 대통령이 고집을 누그러뜨리지 않는다면 나라가 다시 회오리에 휩싸이게 된다. 지방선거 후 노 대통령이 정계개편을 시도할 것이라는데 정치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임기단축을 내세운 개헌이나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판흔들기 관측이 나온다. 어떤 형식이든 지역주의 타파라는 분석요소의 가중치는 여전히 높다고 봐야 한다. 노 대통령을 둘러싼 일부 영남권 참모들은 ‘영남정권 재창출론’을 펴고 있다. 그래야 지역주의가 타파된다고 주장한다. 호남출신인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대권획득은 정권재창출 의미가 약하다고 여긴다. 비슷한 맥락에서 고건 전 총리 영입에 소극적이다. 유시민 복지부 장관과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는 배경이 된다. 한명숙 총리, 김근태 의원 등 비호남권 출신도 검토대상에 올려 놓았다. 반면 여당의 상당수 중진들은 민주당과의 재결합을 추진할 뜻을 굳혔다고 한다. 지방선거 후 여권이 또 분열할 위기에 처한 셈이다. 노 대통령과 핵심참모들은 지나온 3년을 반추해 보길 바란다. 이제부터는 지역주의 타파라는 명제에 너무 집착해 국정 전체를 왜곡시키거나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일거에 지역주의를 깨겠다는 것은 과욕이다. 초석을 까는 심정으로 접근할 때 오히려 결과가 좋아질 수 있다. 상식과 순리, 그리고 개혁의 마무리가 집권 후반의 좌표가 되어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중동판 ‘햇볕 정책’

    팔레스타인에 대한 서방의 원조가 재개된다. 미국과 유엔, 유럽연합(EU), 러시아는 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중동평화 당사자 회담을 열고 최근 서방의 원조중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에 의약품과 의료시설 등 ‘인도적 지원’을 재개키로 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1월 무장조직 하마스가 총선에서 승리한 직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모든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지 4개월 만이다.●EU·러 압박에 美 입장선회? 무엇보다 미국의 태도변화가 눈에 띈다. 그동안 미국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인정을 거부하고 폭력노선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든 지원을 중단하면서 하마스 내각의 숨통을 죄어 왔다. 하지만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회담을 마친 뒤 “하마스의 과격한 정책과 행동 때문에 팔레스타인인들의 생존이 위협받아선 안 된다.”면서 “미국이 1000만달러 상당의 의약품과 의료시설을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아랍연맹 국가들이 2월 하마스 지원을 결의하고 러시아가 지난 6일 1000만달러를 팔레스타인에 긴급 지원한 데 이어 EU 역시 지원대열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EU와 러시아가 이날 회담을 앞두고 미국정부에 팔레스타인에 대한 입장의 재고를 강하게 요구했다.”면서 “미국의 변화는 이같은 국제사회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하마스 길들이기는 계속 미국은 그러나 이번 결정이 하마스에 대한 기존 입장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지원품이 하마스의 손에 전용되는 것을 막고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400만달러는 현지 지원단체를 통해, 나머지 600만달러는 유엔아동기금을 통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직접 지원한다는 구체안까지 세웠다. 라이스 장관은 “다른 국가들도 하마스가 주도하는 정부에 직접적인 현금지원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재정난으로 존립이 위태로워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붕괴를 막기 위한 ‘잠정적 국제 메커니즘’ 마련을 위해 EU가 주도적으로 나선다는 데에는 양해를 했다.하마스 정권에 대한 봉쇄가 자칫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붕괴로 이어져 이 지역에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세계은행 “봉쇄 계속되면 팔 자치정부 붕괴” 실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처한 상황은 서방측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은행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는 “16만 5000명에 이르는 공무원 임금이 체불되고 이스라엘을 통한 소비재 반입이 중단되면서 팔레스타인은 경제적으로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통치불가능 상태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앞서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도 4자회담 당사국들에 서한을 보내 “봉급을 지불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정치·안보적 불안정이 심화될 것”이라며 신속한 지원을 호소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날치기공방등 ‘혹한정국’ 예고

    사학법 재개정을 둘러싼 여야 강경대치 상황은 당초 예상과 달리 싱겁게 끝났다. 열린우리당은 민주당·민주노동당 등 군소정당과 손잡고 6개 법안을 큰 어려움없이 처리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재오 원내대표까지 팔을 걷어붙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향후 여야관계는 다시 한번 혹한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날치기’ 공방은 지방선거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사학법 재개정을 둘러싼 첨예한 논쟁도 계속될 것 같다. 2일 여야간 득실 계산도 복잡하다. 우선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양보 권고’에도 불구하고 사학법 재개정 요구를 거부함으로써 당의 정체성을 유지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체성 혼란을 야기할 경우,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현실적 우려가 컸던 것 같다. 다소 볼썽사나운 모양새를 연출하긴 했지만 책임지고 국정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나름의 소득이었다고 당 지도부는 자평했다. 그러나 민노당을 끌어들이기 위해 4월 임시국회 주요 쟁점이던 비정규직 관련 법안을 포기하고, 공청회는 물론 법사위도 거치지 않은 ‘주민소환제’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면서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또 노 대통령의 ‘양보 권고’를 정면 거부한 것도 향후 당·청 관계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아무 것도 얻은 것 없이 열린우리당의 일방통행에 너무도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나마 위안거리라면 노 대통령의 ‘사학법 양보 권고’를 얻어낸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사학법 재개정의 명분을 축적했다는 이유에서다. 4월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의 최대 목표는 ‘사학법 재개정’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 연말부터 올 2월까지 계속했던 장외투쟁까지 접었던 터다. 본회의 직후 원내대표단에 대한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민주당의 본회의 참석을 미리 알아차리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원내대표단의 책임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재오 원내대표로서는 최대 위기를 맞게 된 셈이다. 이번 일이 당내 역학구도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여야간 경색 국면으로 ‘5월 임시국회 소집’ 가능성은 옅어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에게 “김원기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법안은 5월 임시국회로 넘긴다.”는 등 4개항의 제안을 했던 사실을 공개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이 결국 원내대표간 타결을 거부하고 법안 처리를 강행하자 이 원내대표는 “5월 국회 제안도 없어졌다.6월 국회로 넘어갈 것”이라고 천명했다.“폭도 열린우리당”이라고 거친 표현을 쏟아냈듯이 감정의 앙금이 쉽게 가시지 않을 분위기다.전광삼 황장석기자 hisam@seoul.co.kr
  • [데스크시각] 한국외교의 현주소/박정현 정치부 차장

    군사력뿐 아니라 외교에 의해서 나라의 흥망이 결정되기도 한다. 중국의 송나라와 요나라가 맺은 ‘단연지맹’은 실패 외교의 본보기로 꼽힌다. 송의 진종은 1004년 요나라의 침입을 받자 직접 정벌에 나서지만 요나라가 화평을 요구하자 무기를 내려놓고 덜컥 동맹을 맺는다. 오랑캐라면서 얕보던 요나라를 형제의 나라로 부르고, 매년 비단과 은을 상납한다. 이런 단연지맹이 나온 뒤 금나라는 요나라와 송을 차례로 멸망시킨다. 청나라는 초기에는 나라의 문을 걸어잠그는 쇄국정책을 펴다가 나중에는 “이적이 될지언정 집안의 노예는 되지 말자.”는 극단적인 외교정책을 폈다. 유연하지 못한 외교는 결국 망국으로 이어졌다. 단연지맹에 11년 앞서 고려가 보여준 외교는 성공 외교의 대표적 사례다. 거란은 낙타 50필을 사신과 함께 보내 친선을 요구하지만, 고려는 오히려 낙타를 굶겨죽인다. 발끈한 거란 장수 소손녕은 80만 대군을 이끌고 압록강을 넘지만, 넓은 대지에서 펼쳐지는 전투에 익숙한 거란의 기마병은 산악에서 맥을 추지 못한다. 그래서 고려와 거란은 협상을 맺게 되고, 서희는 거란에 조공을 하려 해도 여진이 가로막고 있어 갈 수 없었다는 논리로 설득한다. 고려는 거란에 조공을 더 많이 하는 대신에 청천강에서 압록강까지의 땅을 받는다. 이른바 서희의 담판외교다. 담판외교가 성공한 데는 뛰어난 화술도 작용했겠지만, 거란의 고려 침공 목적이 송을 견제하려는 데서 비롯됐다고 본 서희의 탁월한 국제정세 판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독도대응 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고 주권수호 차원에서 정면 대응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25일 특별담화는 사실상 선전포고에 가깝다. 경제적 이해관계와 문화 교류까지 거론한 것은 경제적·문화적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배수진으로 받아들여진다. 한·일관계는 수교 41년 사상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 같다. 수교 이후 최대의 사건은 이미 지난주에 일본이 저질렀다. 일본은 그동안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역사를 왜곡하면서 우리와 입싸움을 그치지 않아 왔다. 시마네현의 독도 조례 제정도 중앙정부의 묵인 아래 진행된 지방정부의 ‘행위’쯤으로 치자. 해상보안청의 탐사선이 도쿄항을 떠나 독도를 코앞에 둔 사카이 항에 정박한 일은 일본의 말이 처음으로 ‘행동’으로 나타났다는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독도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를 놓고 일본의 연말 선거용이라는 등의 관측이 분분하다. 하지만 최근의 동북아 정세를 살펴보면 단순한 국내 정치용이란 해석에는 의문을 가져볼 법하다. 담화를 보는 국민들은 속이 후련하다고 느끼겠지만, 감성적으로 접근하기에는 동북아 정세는 요동치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러시아와도 영토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과는 댜오위타이(센카쿠 열도)섬, 러시아와는 북방 4개섬을 놓고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은 100여년전 구한 말 열강이 각축을 벌이던 혼란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어떤 이는 일본의 중국 견제를 놓고 ‘제2의 청일전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일본과 미국은 올해 초 자위대와 미 해병대의 연합상륙작전을 벌이면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테면 해양세력의 연대요, 강화다.21세기 세계질서의 최대 관심은 해양세력인 미국과 대륙세력인 중국의 충돌이라고들 한다. 시카고대학의 존 미어샤이머 교수는 솟아오르는 중국이 아시아에서 미국을 밀어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리라고 예고한다. 옛 소련에 했던 것처럼. 중국이 북한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신밀월관계는 14년전 우리나라와 중국이 수교할 당시와 분명 다른 기류다. 우리는 이런 틈바구니에 서 있고, 한·미 동맹에 금이 가 있다는 얘기는 새롭지 않다. 얽히고설킨 동북아의 역학 구도에서 대한민국의 위치를 냉정하게 둘러봐야 할 시점이다. 단연지맹의 우를 되풀이할지, 서희의 지혜를 본받을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박정현 정치부 차장 jhpark@seoul.co.kr
  • 미군기지 환경오염 ‘이중잣대’ 빈축

    미군기지 환경오염 ‘이중잣대’ 빈축

    주한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치유 협상이 양국간 이견으로 1년여 제자리를 맴도는 가운데 미 당국의 ‘이중 잣대’가 빈축을 사고 있다. 미국 정부가 본토내 폐쇄·재정비 대상 군기지의 57%에 이르는 면적을 환경오염지로 인정,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정화작업을 벌이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반면 주한미군기지의 사정은 딴판이다. 반환예정 기지면적의 2∼5%만 오염됐음에도 불구하고,“국내기준에 따라 미군이 치유해야 한다.”는 우리측 요구는 철저히 묵살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한미군기지 2%는 ‘죽은 땅’ 이런 사실은 25일 본지가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실과 공동으로 입수한 미국 정부의 ‘군환경복원프로그램(DERP) 1994년도 연차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이듬해 봄, 미 의회에 제출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폐쇄·재정비 대상 육·해·공군 기지 105곳을 대상으로 환경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부지의 43%만 ‘환경적으로 적합(environmentally suitable)’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 참조) 미 정부는 나머지 57%의 오염부지에 대해선 정밀조사와 오염원 제거 등 치유작업을 거쳐 해당 주 정부 등에 순차적으로 이양하고 있는 중이다.2004년도 DERP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의 폐쇄·재정비 대상 기지는 모두 5150곳으로, 이 가운데 3958개 기지에 대한 오염치유 작업이 완료된 상태다. 그 동안 미국정부가 군 환경복원에 투입한 돈은 모두 30조원이며, 오는 2032년까지 35조원이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주한미군기지의 오염 비율은 이와는 사뭇 다르게 나타났다. 오는 2011년까지 반환될 62개 주한미군기지 가운데 환경오염 조사가 끝났거나 진행되고 있는 곳은 모두 27개 기지. 이 가운데 경기 파주시 캠프 하우즈를 비롯한 15개 기지·사격장은 오염조사가 끝난 상태다. 본지가 ‘반환예정 미군기지 환경오염조사 후속 쟁점사항 및 향후 대책(2005년 10월 환경부 작성)’ 문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들 15개 기지 면적145만평 가운데 5%인 7만여평이 각종 기름과 유해화학물질, 중금속 등으로 오염됐다. 논밭이나 공원·체육용지, 학교부지 등으로 쓸 수 없는 땅이다. 특히 15개 기지 면적의 2%에 해당하는 2만 2000여평은 도로를 놓을 수도, 공장을 지을 수도 없을 만큼 심각하게 오염돼 사실상 ‘죽은 땅’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하수는 OK, 토양오염은 NO” ‘미국 내 군기지는 57% 오염, 주한미군기지는 2∼5%’라는 차이는 양국간 서로 다른 환경오염 기준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토양오염기준을 별도 설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100개 이상 항목을 인체유해 오염물질로 규정한 뒤 이들 오염물질의 인체 위해성을 일일이 적용해 환경복원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 규제하고 있는 항목은 17개에 불과하다. 앞으로 반환될 주한미군기지에 대해 환경오염 조사를 하더라도 나머지 80여개 오염물질로 인한 피해는 실상조차 파악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황상일 박사는 “다이옥신 같은 발암물질이나 농약류 등이 국내 토양오염기준 항목으로 포함돼 있지 않은 상태”라면서 “추후 이런 오염물질로 인해 인체 위해가 발생하는 사태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주한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치유협상은 미국의 이중적인 잣대로 1년여 겉돌고 있다. 환경부가 주축이 된 우리 정부의 요구는 ‘국내 환경기준에 따른 치유 및 반환’으로 요약된다. 미 정부가 자국 내에 적용하는 기준보다 크게 미흡한 요구지만 미 당국은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는 중이다. 주둔군지위협정(SOFA) 및 관련 합의서에 따라 ▲반환지의 오염치유 책임이 미군에게 있으며 ▲한국정부의 환경법령과 기준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확인하면서도,‘인체에 해로울 정도의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일 경우에만 오염치유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테면 오염된 지하수는 인체 위해성이 있으므로 지하저장유류탱크 제거 등 조치를 취할 용의는 있지만, 지하수 오염의 원인이 되는 토양오염은 당장 급박한 위험이 아니므로 책임질 수 없다는 논리를 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오염부지의 치유 범위와 수준에 대한 이견으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주한미군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하수는 몰라도 토양오염은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한미군의 주장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토양오염이 장·단기적으로 지하수 오염으로 연결돼 결국엔 인체에 해를 끼친다는 ‘상식’마저 인정하지 않은 주장이기 때문이다. 국내 환경단체들이 “결국 환경오염 치유책임을 떠넘기려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원부처 압박으로 환경부는 궁지 우리 정부 부처간 이견도 주한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협상의 또다른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협상기간 동안 환경부는 ‘국내환경기준 준수’라는 원칙적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협상의 지원부서인 외교통상부·국방부 등은 “국내기준보다 완화한 기준을 제시하라.”며 오히려 환경부를 압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실상은 지난해 10월 환경부가 작성한 ‘반환예정 미군기지 환경오염조사 후속 쟁점사항 및 향후 대책’ 문서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환경부는 “협상 관계부처의 기준완화 요구로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 환경부가 협상을 주관하고 국방부·외교통상부는 지원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상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사정은 더 나빠진 상태다. 윤광웅 국방부장관이 나서 아예 환경부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섰을 정도다. 윤 장관은 지난 20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환경문제에 대해 최상의 성의를 보이고 있는데, 환경부만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고 공박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열린 ‘한·미동맹 안보정책구상(SPI)’ 제 7차 회의는 환경오염 치유에 대한 양국간 이견이 거듭 확인되면서 구체적인 성과없이 막을 내렸다. 오는 5월 미국에서 열리는 8차 회의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정부 당국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한나라 “좌파정부 본색 드러낸것”

    야권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냉담했다. 특히 ‘좌파 신자유주의’ 발언에 정체성 시비를 제기했다. 한나라당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참여정부가 좌파정부라는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며 “좌파정부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하기 위해 신자유주의라는 형용사를 붙인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계진 대변인은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국민의 체감과는 거리가 멀다.”고 혹평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국정혼란과 인사혼란에 이어 정체성 혼란마저 온 것 같다.”고 혹평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보다는 참여정부 정책을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인터넷 강좌’를 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사설] 분권형 유지하려면 제도 보완해야

    후임 총리 인선과 관련, 열린우리당 지도부 인사들이 밝히는 요구사항은 두갈래로 요약된다. 첫째는 5월 지방선거 이후로 총리 인선을 연기해달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분권형 책임총리제를 재검토한 뒤, 계속하려면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자는 옳지 않은 주장이지만 후자는 노무현 대통령이 경청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참여정부는 시스템에 의한 국정운영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실제는 인치(人治) 양상이 이전 정권 못지않다. 당초 분권형 책임총리제는 원내 제1당에 총리직을 준다는 구상에서 시작했다. 야당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청와대는 외교·국방과 장기 국정과제에 전념하고, 총리실은 일상 행정을 주도하는 것으로 책임총리제가 변질되었다. 또 이해찬 전 총리가 노 대통령의 신임과 여당의 뒷받침으로 힘을 가지면서 마치 실세총리가 책임총리를 일컫는 듯 혼란스러워졌다. 이 전 총리가 물러나자 책임총리제 존폐 논란까지 일게 되었다. 노 대통령은 책임총리제 골격을 유지할 뜻을 밝혔다. 이제는 성격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사람에 시스템을 맞춰나가는 식은 곤란하다. 정동영·김근태씨 등 이른바 실세가 내각을 떠나자 책임장관제가 공중에 떠버린 전철을 다시 밟아서는 안 된다. 정당과 관계없이 행정실무를 책임지우는 총리제를 선택한다면 분권형을 강조하지 않는 쪽이 낫다. 반대로 명실상부한 책임총리제를 유지하려면 그에 걸맞은 시스템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 힘이 집중됐던 이 전 총리는 일에 치였고, 집중적인 로비대상이 되었다. 책임총리의 업무와 인사권의 범위를 법이 아니더라도 각종 규정으로 정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대통령 주변 관리처럼 총리도 친인척과 측근을 관리해주는 제도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후임 총리로 화합형만을 강조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정쟁을 일으키지 않아야 함은 기본이다. 국정과제를 마무리지으려면 친화력과 개혁성, 업무추진력을 겸비해야 한다. 여성장관이 1명뿐인 상황을 감안,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이 제안한 여성 총리도 하나의 대안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 “책임감 강한 女지도자 배출”

    “고향에 온 것처럼 편안합니다.” 참여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지은희(59) 덕성여대 신임 총장은 13일 “사회를 이끌어 나갈 여성 지도자를 키워내야 하는 막중한 자리에 서게 됐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14대1의 경쟁률을 뚫고 총장에 선임된 지 총장은 “덕성여대는 탄탄한 재단과 정신적 지주, 훌륭한 교수 등 미래가 필요로 하는 여성인력을 길러내는 데 걸맞은 저력을 갖고 있는 대학”이라고 말했다. 지 총장은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등을 지낸 개혁 성향의 여성·사회 운동가 출신으로 1981년부터 10년간 덕성여대 강단에 서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노동문제, 남북교류 등 여러 방면에서 여성계를 대표해 활동해왔고 96∼2001년 진보진영 최대 여성단체인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지내면서 이미경, 한명숙씨의 뒤를 잇는 여성운동가로 자리매김했다. 지 총장은 “학교가 민주화 과정을 겪으면서 다소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내부의 힘을 하나로 결집시켜야 할 때”라면서 “민족적 의식과 실천을 바탕으로 설립된 학교인 만큼 설립 취지에 맞게 진취적이고 책임감 강한 여성 지도자를 키우는 데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가 더욱 발전하려면 고학력 여성의 사회 참여도를 현재 57%에서 최소 10% 이상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구성원과의 원탁회의를 통해 대학을 유능하고 재능있는 여성지도자를 길러내는 요람으로 만들겠다. 사회는 여성에게 열려진 공간이 많고 유능한 여성들이 그런 공간에서 활동하도록 하려면 여자대학도 필요하다.”고 말해 남녀공학 전환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참여정부에 대해서는 “정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다소 미숙함이 있었을지 몰라도 국정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많은 부분에서 변화의 새 바람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공식 취임은 16일이다.연합뉴스
  • 이총리 거취 ‘안개속’

    이해찬 총리의 거취 문제가 ‘안개’ 속에 휩싸인 형국이다. 지난 5일 이 총리의 대국민 사과 발표 이후 당내에서는 ‘총리 교체론’과 ‘유임론’이 뒤엉켜 흐르는 기류가 확연했다.5·31 지방선거에 초점을 맞추는 당 일각의 목소리와 국정 운영의 커다란 틀에 집착하는 청와대와의 시각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 총리의 거취 표명 직후 “이대론 지방 선거를 치르지 못한다.”는 교체론이 세를 얻어갔다. 대선의 전초전인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총리 골프 파문이라는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앞세웠다. 하지만 지난 7일 청와대측 고위 관계자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총리 교체론’에 쐐기를 박으면서 사태는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김근태 의원계와 ‘친노파’ 등도 “감성보다 이성을 근거로 이 총리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며 무분별한 교체론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 총리 거취문제가 이처럼 당내 계파별, 당·청 갈등으로 번져가자 정동영 의장이 8일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앞세워 전면적인 당내 혼란 해소를 시작했다. 정 의장은 이날 확대 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대통령이 귀국 후에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실 것”이라며 “그때까지 개인적인 의견 표명을 극력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사실상의 ‘함구령’을 내렸다. 그는 “상황이 어려울수록 단일 대오를 유지해야 하고 단합하는 여당의 모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당 차원의 함구령 이면에는 당내 분열과 당·청간 갈등을 해소하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두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자칫 이 총리 거취문제가 ‘계파별 파워게임’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도 차단하려는 의중도 포함돼 있다.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노 대통령의 귀국 시점인 14일쯤이면 이 총리 거취와 관련된 여론이 가닥이 잡힐 것이고 노 대통령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핀 뒤의 ‘결단’이 가능할 것이란 추론이다. 김한길 원내대표가 이날 “총리의 거취와 관련해 다른 당내 목소리는 결코 정국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든 대목과 맥이 닿는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열린세상] 참여정부의 교육정책 3년,그리고 2년/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참여정부 3년을 맞아 국정평가 토론회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잘했다는 평가는 없고 2년차의 평점보다 낮아졌다는 평가까지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교육 분야는 2년째 평가 때보다 평점이 올라갔다. 대입제도의 혼란 속에서도 부적격교사 퇴출제와 교원평가제 도입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평균을 밑돌기는 마찬가진데 이는 정부가 특정이념 세력과의 애매한 관계설정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을 국민의 정부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직전 정부이자 지지 세력, 국정 방향이 역대 정부들 중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 교육정책은 문민정부의 ‘5·31교육개혁’ 정책의 방향과 틀을 계승했다. 최초의 여·야 정권교체로 탄생한 국민의 정부지만 교육정책은 백년대계로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국민의 정부는 IMF로 인한 예산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학교 과정을 의무교육에 포함시켰고 교육여건을 개선하고자 교실당 학생 수를 30여명 수준으로 낮췄다. 고교평준화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문민정부 때 제안된 자립형 사립고의 시범운영을 확정했고, 교육청 반대로 시행하지는 못했지만 서울지역의 자립형 사립고 설립도 적극 권고했다. 반면 대선 공약과 출범 당시의 국정과제에서도 밝혔듯이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기조와 방향은 ‘자율성과 다양성’이다. 정부 개입을 최소로 줄이고, 학교 현장의 교육주체들이 각각의 의무와 권리 범주 내에서 상호 협력과 견제를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소질과 적성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 ‘자율성과 다양성’은 후퇴했거나 역행했고 평등이념이 지나치게 강조됐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거기에 정부와 교원단체들 간의 정책협의 체제가 강화되면서 정책수립 과정에서 정부와 교원단체들 간의 담합은 더욱 견고해졌고 대표성 없는 일부 학부모단체의 ‘들러리 놀음’으로 일반 학부모들의 권리와 목소리는 더욱 방치되고 소외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평등 이념을 내세운 단체·집단이 정치적 압력이나 물리적 투쟁으로 정부를 몰아세웠고 교육에 대한 다양한 욕구, 수월성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기득권·몰염치로 매도하면서 갈등과 대립을 심화했다. 남보다 뛰어나려는 노력이나 욕구가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적대감의 표적이 되고 학벌타파라는 이름으로 억압되는 현상을 정부가 부추기지 않았던가? 교육에서 평등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수월성 또한 중요하다. 교육기회의 균등이 확보된 시점에는 책무성이 강조되는 수월성 추구가 세계적 추세이자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다. 정부의 역할은 평등성과 수월성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일이다. 교육 기회·조건에서는 평등성이 보장되고 교육결과에서는 수월성이 강조돼야 한다. 정부는 올해를 ‘교육격차 해소 원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는 계층·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교육적 욕구를 소홀히 하거나 억압한다면 정부의 의도가 특정 계층이나 특정 이념을 근간으로 한 하향평준화에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일반 학부모들의 권리 침해는 물론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해야 할 일이 또 있다. 학교 급에 따라 평등성과 수월성의 비중을 달리하는 것이다. 초ㆍ중학교에서는 교육내용의 균등성과 교육기회 평등성이 강조되고, 고교ㆍ대학에서는 다양한 학교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수월성이 강조돼야 한다. 교육개혁은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는 정책적 지원에서 시작되고 완성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만 더 하자. 진정 평등교육이념을 실현코자 한다면 교육 격차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유아교육을 의무교육 체제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한다. 유아교육비 지원만으로는 안 된다. 유치원 1년만이라도 의무교육체제로 편입해 교육기회는 물론 교육의 질을 정부가 관리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가 중학교를 의무교육화했다면 참여정부는 ‘유치원 의무교육화’로 역사에 기록되는 일이 당연한 순서일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자. 남은 시간은 이제 2년이다. 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 “철지난 이념 집착… 정체성 훼손”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지방정부 교체론’에 대해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무능론’으로 맞서며 이틀째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나라당은 20일 ‘노무현 정부 3년 국정파탄 국민대보고회’를 개최했다. 당 정책위원회와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정치·안보·경제·사회 등 분야별 실정에 대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박근혜 대표는 축사에서 참여정부 3년에 대해 “철 지난 이념에 집착하면서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를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근본 가치를 흔들어 정체성을 훼손하는 데에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했다.”고 비판했다.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는 발제에서 “북한에 대한 어떤 압박도 반대하느라 6자회담이 교착됐고 한·미관계도 악화됐다.”며 “기득권 타파 등 국내정치에 몰입하느라 4강외교는 현안 따라가기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참여한 ‘현장보고’에서는 거친 발언이 이어졌다. 탈북자 김태산씨는 “노 대통령은 김대중과 김정일의 각본에 의해 정권에 올라앉은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원색 비난했다. 뉴라이트교사연합 두영택 상임대표는 “개정 사학법과 3불정책으로 대변되는 노 정권의 교육정책과 전교조 교육 때문에 우리 교육이 질곡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다.”고 주장했다. 주부 김효선씨는 “노 대통령과 이해찬 국무총리는 가짜배기 불량서민”이라며 “태풍 ‘매미’가 와도 오페라 구경에 넋을 잃고 부부가 나란히 드러누워 눈꺼풀 수술에만 신경을 쓰는 ‘서민 대통령 노무현’에게 서민들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라고 외친다.”고 힐난했다.경북대 학생 김경욱(4학년)씨는 “지금 대통령은 대학생들의 미래를 뺏고 있다.”며 “청년이 꿈과 도전을 가지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노 대통령의 부분개각 방침에 대해 “그 자체로 관권선거이자 국정파탄”이라고 비난했다.이규택 최고위원은 “정동영 의장이 당선 다음날 대통령 후보라도 된 듯 대구로 내려가 정국을 혼란·분열의 골로 몰아가며 야당·국민을 죽이는 ‘살생정치’를 하고 있다.”고 가세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리니지 파문’ 게임산업 긴급진단

    ‘리니지 파문’ 게임산업 긴급진단

    수만명의 개인정보가 게임 사이트 등록에 버젓이 사용되는 좀처럼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포털 사이트 등 인터넷게시판에는 연일 분노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제2, 제3의 리니지 사태’가 생기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누가 어떻게’ 명의를 도용했느냐를 밝히는 문제도 중요하지만,‘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게임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 연간 수백억∼수천억원의 세금을 쓰는 한국에서 개인정보 침해, 게임 중독 등 폐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이유를 진단해 본다. ‘이 지경이 되도록 놔두다니….’ 온라인게임 ‘리니지’ 명의 도용 피해자가 급속히 늘어나자 ‘게임강국 만들기’에만 급급해 부작용 예방에 소홀했던 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부작용 예방 예산이 정보통신산업 진흥 예산의 10%도 안 되는 데다, 게임 중독자 수, 아이템 거래 현황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만 정보화 세계1위 정보통신부가 2006년 게임·영상·모바일 산업 등 디지털 콘텐츠산업 육성에 편성한 예산은 1309억원. 그러나 인터넷중독 예방에 편성한 예산은 9억 40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문화관광부도 최근 올 게임산업 진흥에 135억원을 쓴다고 했지만 건전 게임문화 조성 예산은 10억원 정도다. 개인정보 보호분야에 대한 투자도 미미하다. 국가정보원이 지난해 발간한 ‘2005년 국가정보보호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보화 예산 2조 707억원 중 대략 5%가 정보보호분야에 투입됐다. 정보화 순위는 1위인데도 정보보호 분야에 8∼10%를 투자하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매년 ‘게임 산업을 키우겠다.’며 수백억∼수천억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중독자 예방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한 노력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이다. ●부작용 대책도 중구난방 그나마 적은 예산은 기관별로 제각기 쓰이고 있다. 정보통신부, 문화관광부, 민간단체 등이 따로따로 부작용 예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게임 중독자 수, 게임으로 인해 발생하는 범죄 등 부작용 개선을 위한 기본적인 사항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위원회, 한국정보문화진흥원 등이 중독자 비율 등을 내놓고 있지만,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작게는 2∼3%부터 30∼40%까지 내놓는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관계자는 “게임 중독이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 못지않게 심각한 병폐임에도 ‘게임 중독’의 개념조차 아직까지 명확하게 세우지 못한 게 사실”이라면서 “문제되고 있는 ‘아이템 거래 현황’도 주요 업체의 매출과 개인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 대략적으로만 파악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사람이 죽는데도 큰일 터져야 대책” 문화관광부에서는 게임 문제 해결을 전담할 종합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뒷북행정’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리니지에 빠져 직장까지 그만뒀다는 김모(27·여)씨는 “스스로 제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했지만 믿고 털어놓을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다.”면서 “정신과를 찾은 친구들도 있지만 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혼란만 가중됐다.”고 털어놨다. 직장인 민태중(27)씨는 “게임에 빠져 파탄난 가정을 주변에서 숱하게 봤다.”면서 “몇해 전부터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큰 문제가 발생한 뒤에야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법으로 게임의 역기능을 막아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정부는 지난 13일 젊은이들의 온라인 게임중독을 막기 위해 일정 시간 이상 게임을 할 경우 이를 규제하는 법규를 도입할 계획임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업계 보안실태 훔친 주민등록번호로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던 게임업체도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9월 ‘리니지’에 5만명 이상의 명의가 도용된 사건이 적발됐음에도 주민등록번호 도용에 대한 적극적인 방지 노력은 없었다. 이번 사건이 터진 뒤에야 ‘휴대전화 인증제’의 부분 도입이 결정됐다. ●큰 사건 터져야 막는 것은 매한가지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측은 “전자 인증제를 검토하는 단계였으며, 지난해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계정 도용을 막는 시스템을 올해부터 가동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번과 같은 ‘즉각적인 반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 가입이 ‘실명확인’만 거치면 손쉽게 이뤄지는 반면 탈퇴 절차는 훨씬 까다로운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가입 때는 나몰라라 하던 주민등록증 확인을 탈퇴 시에는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원하지도 않은 가입인데 탈퇴가 어렵다.”는 항의가 빗발치자 탈퇴 절차를 간소화시켜 홈페이지에서 바로 가능토록 변경했다. 더욱이 ‘리니지’와 같은 방식으로 계정을 등록할 수 있도록 한 업체들이 상당수 있어 제2, 제3의 리니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제2, 제3의 ‘리니지 사태’ 가능성 커 넥슨이 새로 서비스를 시작한 ‘제라’의 경우 실명 확인 뒤 등록하는 절차가 리니지와 매우 흡사하다. 지난 15일 출시 당일 최고 동시 접속자수가 4만명을 돌파한 이 게임의 등록에는 아직 새로운 도용 검증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았다. 넥슨 관계자는 “아직 과금 제도가 결정되지 않아 계정 개설에 관한 대책을 세우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게임업계가 보안 관련 인력 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직원수가 700∼800명인 한 게임업체의 보안 전담요원은 5∼8명 수준이다. 많은 포털업체들이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요원을 수백명씩 두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게임문화진흥팀장 김진석 과장은 “여러 가지 안전 시스템을 갖추기도 전에 회원수가 급격히 늘어나 생긴 부작용”이라면서 “개별 게임업체의 노력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며 정부와 게임업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역기능 해소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중독자 대책은 없나 국내 게임산업은 ‘차세대 핵심 문화’와 ‘역기능 산업’이라는 양면성을 동시에 띠고 있다.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은 최근 들어 연평균 10% 내외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게임 중독자라고 할 수 있는 과몰입자는 100명당 3명꼴에 이른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자료에 따르면 2004년 현재 게임이용자 중 과몰입자는 2.9%로 나타났다. 하루 2시간 이상의 게임이용자 중에는 조절능력 상실 등 병리적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정보문화원은 인터넷을 많이 이용해 온 N세대가 20대 후반이 되면서 성인중독자도 상승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처럼 담배나 마약과 같은 중독성을 지닌 게임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와 같은 타율적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임업체의 자율적인 규제, 교육, 시민·사회단체의 참여 등이 휠씬 더 중요하다. 문화관광부 김정훈 서기관은 “건전한 게임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 및 홍보가 필요하다.”며 “‘게임에 중독되면 큰일 난다.’거나 ‘무조건 안 된다.’는 식의 일방적인 교육과 홍보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이 체험을 통해 스스로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화부는 청소년 등 각 연령층에 맞는 게임문화 교육교재 개발·보급에 나섰다. 만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준비된 프로그램 체험을 통해 게임의 유해성을 스스로 알 수 있도록 했다. 또 올해 게임 중독 전문클리닉을 3∼5개 정도 시범적으로 지정, 운영할 계획이다. 대학, 시민단체, 게임업계 등과 연계해 상담 및 치료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산업발전과 건전한 게임 이용을 저해하는 아이템 현금거래 및 관련 불법행위 등에 대한 규제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런 장치와 별개로 게임업체의 자정노력을 주문했다. YMCA 시민중계실 김희경 간사는 “업체 스스로 필터링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성인인증을 철저히 하고 게임의 중독·유해성 등을 사전에 경고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아이템 현금거래 막아야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대량 명의도용 사태가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아이템을 온·오프라인에서 현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게임을 좀 더 즐기기 위한 수준이라면 다른 사람의 주민번호를 도용해가며 대규모로 계정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게임 아이템 시장 규모는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아이템 시장은 2002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한 뒤 2003년 4000억원,2004년 7000억원 등으로 매년 급신장하고 있다. 아이템 거래사이트 관계자는 “거래되는 게임 아이템의 80% 이상이 리니지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매출은 1000억원 미만이다. 이처럼 게임 아이템이 돈이 되자 200개가 넘는 아이템 거래사이트가 성행중이다. 회원이 200만명이 넘는다는 I사는 리니지 아이템만 하루 1만건 이상(10억원) 거래된다고 밝혔다. 중국이나 국내에 전문 게이머들을 고용, 리니지 아이템을 대량으로 획득, 판매하는 이른바 ‘리니지공장’도 성행하고 있다. 게임에서 획득한 아이템을 사고 파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게임상에서 아이템을 현금으로 거래하거나 외부에서 구매한 아이템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계정을 압류하고 있다. 하지만 밖에서 이뤄지는 현금 거래를 막을 권한이 없을 뿐더러 동시접속자가 최대 18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모든 사용자들의 아이템을 점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엔씨소프트측은 2002년부터 아이템 현금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해 달라는 ‘입법청원’을 벌여왔다고 밝혔지만 게임업체들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리니지 이용자들은 “리니지 이용자의 상당부분은 획득한 아이템을 팔기 위해 ‘노가다’를 하고 있다.”면서 “아이템 현금거래가 사라지면 리니지 인기도 시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화관광부가 뒤늦게나마 아이템 현금거래 등 온라인 게임 역기능에 대한 종합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아이템 현금화 금지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일부 게임업체와 국회에서는 차제에 아이템 거래를 양성화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 관계자는 “아이템 거래는 네티즌들이 게임에 투자한 노력과 시간을 상호 거래하는 권리금의 개념”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행자부 전자민원 부실 자체감사로 3명 경고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전자정부 인터넷 민원서비스(G4C)로 발급하는 각종 민원서류의 위·변조가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감사 결과를 7일 공개하고, 관련 공무원 3명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등록등·초본 등 민원서류 발급이 전면중단되는 혼란을 초래하고 40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부실하게 운영한 데 따른 처벌치고는 너무 가볍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나아가 장·차관에게 보고도 이루어지지 않는 등 구멍난 보고 체제에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여론 무마용 감사’가 아니냐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행자부는 민원서류 발급이 중단된 지난해 9월부터 12월 말까지 자체 감사를 실시한 데 이어 정보통신부와 합동감사를 벌인 뒤 감사원의 확인 검토를 거쳤다. 감사에서는 ▲시스템을 구축할 때 민원서류 발급 과정에서 위·변조 가능성에 대한 기술검토를 소홀히 했고 ▲보안전문가들이 제기한 위·변조 위험성에 보완조치가 부족했으며 ▲한국전산원의 시스템 구축 사업 감리가 소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업에는 지금까지 384억원이 투입됐고, 올해도 25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을 부실하게 추진했다고 자인하면서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셈이다. 그러나 인터넷 민원서비스의 부실한 보안성은 2003년에 이미 제기된 것으로 감사 결과 밝혀졌다. 담당과 팀장, 전자정부본부장이 모두 알고 있었지만 장·차관에게는 보고가 올라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실무진에서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착각해 보고를 빠뜨린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사회생물학적으로 본 한국정치/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소위 민주정치를 한다는 국가 중에서 한국만큼 그 사회와 정치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국가는 찾기 어렵다. 지난 40여년간의 급속한 경제발전을 토대로 현재 한국사회는 각 분야에서 변화와 개혁을 시도하고 있으며, 특히 정치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한국정치가 현재 경험하는 변화의 속도는 너무 빨라 때로는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그 변화의 소용돌이 안에 있는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언론 및 전문가 집단에서도 한국 정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은 것은 이러한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당사자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조금 더 객관적이고 장기적인 입장에서 한국정치를 바라본다면, 많은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된다. 사실 해외의 정치학자들은 대부분 한국이 그동안 이룩한 여러 정치발전의 성과를 보고 놀라며 부러워하고 있다. 민주화, 평화적 정권교체, 분권화와 같은 커다란 성과는 물론이고 경선제 도입을 통한 정당 민주화의 진척, 선거법 개정을 통한 1인2표제 도입, 개선되고 있는 정치 및 선거문화 등은 대표적인 부러움의 대상이다. 물론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아도 한국정치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개선되어야 할 점은 많다.TV에서 보이는 의원들의 욕설과 몸싸움을 보고 치를 떨어보지 않은 국민은 드물 것이다. 타협보다는 극한 대결로 치닫는 노사 관계, 여야 관계 및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는 한국적인 대결주의 문화의 표출이다. 또 특정한 개인을 중심으로 뭉치는 정치인들의 행태와 그에 따른 정당 제도화의 어려움 등은 한국인 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파벌주의와 연고주의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거시적으로 사회생물학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한국정치가 나타내는 이러한 문제점도 상당 부분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을 비롯하여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사회생물학의 관점에서 보면, 개체들의 사회적 행동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생태환경적 요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구 밀도는 이 개체들의 공격성향에 영향을 미치며, 음식이 부족한 정도는 개체의 사회적 네트워킹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땅은 좁고 사람은 많은 우리나라에서 정치적 대결과 갈등이 상대적으로 격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오랫동안 먹을 것이 부족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연고주의가 발달한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빈 공간도 많고 경제적으로 풍부한 스웨덴에서 발견되는 정치 스타일(노사간 혹은 여야간 정치적 타협, 개인적 연고에 바탕하지 않은 깨끗한 정치)을 한국에서 바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다행히도 현재 한국사회 및 정치는 사회생물학적으로 볼 때 긍적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구증가율이 줄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중요하게는 그간의 경제발전과 기술 발전 덕분에 경제적인 여유가 대폭 증가하였다. 물론 이러한 생태학적 환경 변화가 의식 및 행동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그러나 조금만 장기적인 시각으로 한국정치를 관찰한다면, 이러한 변화는 이미 감지할 수 있다. 요즘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되있는 탈(脫)물질주의적 가치관의 부상과 확산은 좋은 예이다.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경제적 환경에서 자란 이들은 기성세대와는 매우 다른 형태의 정치문화와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설이 지나고, 이제 명실상부한 새해이다. 새해에는 보다 많은 국민이 한국 정치에 자부심을 가지고, 그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 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 [사설] 짜맞추기 급급한 조세정책 안 된다

    세금은 납세자인 국민에게 민감한 문제다. 그런데도 정부의 조세정책을 보면 발표형식은 물론이고 내용에서 공감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정책을 불쑥불쑥 내놓질 않나, 우선 순위에 대한 고려없이 재원(財源) 짜맞추기에만 매달려 허둥지둥한다는 느낌이다. 엊그제 재정경제부 김용민 세제실장은 맞벌이 부부 등의 추가소득공제 폐지를 언급했다. 그런데 어제 여당의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시나리오에 불과하다.”고 얼버무렸다. 정책의 윤곽을 꺼냈다가 반응이 시원찮으면 비공식 발표라며 발을 빼는 모습은 실망스럽다. 국정의 중심을 잡고 책임을 다해야 할 집권당과 정부의 행태가 이래서는 안 된다. 모름지기 제대로 된 정책이라면 통합적이고 체계적이며, 수용 가능한 안으로 정리해 내놓고 국민의 의향을 진지하게 묻는 게 정도일 것이다. 설익은 정책이나 방향의 남발은 혼란과 소모적 논쟁만 가중시킬 뿐이다. 정부가 검토 중인 ‘1∼2인 가구 추가소득공제’ 폐지 발언도 성급했다는 판단이다. 조세정책의 우선 순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저출산·고령화사회 및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려면 예산에 이미 반영한 20조원 외에 2010년까지 10조원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이 재원을 증세 없이 확보하려면 비과세 혜택의 점진적 정비는 불가피하다. 그렇더라도 세출의 구조조정과 자영업자의 소득파악 현실화를 먼저 거론하는 것이 순서다. 그래야 국민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맞벌이 근로자의 공제혜택 없애기부터 나선다면 행정편의적이며 공평과세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자영업자의 경우 근로소득자 못지않게 소비지출을 하면서 연간소득을 면세점인 508만원 이하로 신고한 사람이 절반(206만여명)이라고 한다. 자영업이 경기에 영향받고 비용개념이 다르다고 하나, 이는 분명 잘못됐다. 소득을 성실하게 신고하는 자영업자도 많겠으나, 그러지 않다면 정부가 추진 중인 소득파악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먼저 국민이 투명해야 조세형평이 가능하며, 양극화 해소 등의 재원 마련도 용이할 것이다.
  • [사설] 여야 앙금 털고 국정에 머리 맞대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2월 임시국회를 정상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 요구를 받아들여 사학법 재개정을 논의하기로 하고, 한나라당이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에 등원하기로 한발씩 양보한 결과다. 지난해 말 정기국회가 파행으로 끝난 데 이어 2월 임시국회마저 반쪽 운영이 우려되던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새 원내대표들을 앞세워 여야가 모처럼 양보와 타협의 자세를 보였다는 점도 환영할 일이다. 사실 지난 50여일간의 정국 파행은 서로 밀릴 수 없다는 식의 소모적 기싸움의 성격이 적지 않았다. 사학법 개정 절차를 문제삼아 장외로 뛰쳐 나간 한나라당이나 한 줄 한 자도 고칠 수 없다며 맞선 열린우리당이나 국민들을 답답하게 만들기는 매한가지였다. 뒤늦게나마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그간의 국정 공백으로 국민들은 직·간접적 피해를 봐야 했다. 사상 처음 정부 예산안이 제1야당의 심의 없이 확정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 점에서 여야는 국회 정상화에 앞서 깊이 반성해야 한다. 지금 정국에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할 현안들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1·2개각에 따른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일 것이다. 국회 청문절차가 지연되면서 보건복지부 등 5개 부처가 ‘한 지붕 두 장관’의 기형적 운영과 인사 지연에 시달리고 있다. 여야는 서둘러 청문회 일정을 마련, 국정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지난해 처리하지 못한 비정규직 관련법안을 정비하는 일 또한 시급하다.2월 국회에서 이를 처리하지 못하면 정부가 계획한 노사관계 로드맵 역시 차질이 불가피하고, 노동시장이 가파른 대치와 혼란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북한 위폐논란을 둘러싸고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기대한다. 여야가 비록 사학법 재개정 논의에 합의했다고 하나 어떤 경우에도 비리 근절에 장애가 초래되는 쪽으로 재개정이 이뤄져선 안 될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사학의 자율성 보호 못지않게 더이상 사학재단의 비리에 학교 교육이 얼룩져서는 안 된다는 국민들의 여망을 십분 헤아리기 바란다.
  • ‘먹튀’ 서두르는 론스타

    ‘먹튀’ 서두르는 론스타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론스타가 국내의 혼란스러운 정세를 틈타 외환은행을 재빨리 매각해 큰 차익을 남기고 떠나려는 전략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론스타는 최근 외환은행 매각을 위한 인수참여의향서(CA·컨피덴셜 어그리먼트)를 국내외 금융회사들에 무차별적으로 배포했다. 복수의 금융권 고위 관계자들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는 물론 우리은행 등 대부분의 시중은행에 CA를 발송했다.”면서 “특히 씨티그룹과 HSBC,SC제일 등 외국계 은행과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에까지 CA를 보냈다.”고 확인했다.CA는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매각 주간사가 선정된 이후 매각 주체가 유력한 인수희망자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각서다. M&A에 정통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매도자가 매수 희망자와 물밑 협상을 한 뒤 선별적으로 CA를 보내는 게 관례”라면서 “무차별적으로 보낸 것은 전혀 의외”라고 말했다. 론스타의 행보를 놓고 금융권은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좀더 비싼 가격에 외환은행을 팔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인수에 별 관심이 없는 금융사에까지 일단 CA를 보내 놓고 향후 인수전 참여자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론스타는 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근거한 오일달러 펀드와 계속 접촉하며 외환은행 인수 의사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의 새 주인이 국민은행이나 하나금융지주가 아닌 또 다른 사모펀드나 외국계 은행이 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인수 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의 문제점을 지적할 만한 유일한 기관은 국회”라면서 “론스타가 현재 국회가 열리지 않는다는 점,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수선하다는 점 등을 이용해 가급적 빨리 팔고 한국을 떠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권에서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 시비조차 아직 가려지지 않은데다 탈세 의혹에 대한 사법당국의 판단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매각 작업을 서두르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세청이 지적한 법인세 탈세 혐의가 입증되면 외환은행 대주주로서의 지위를 상실할 수도 있다.”면서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이 매각 작업을 지켜보고만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 문제점을 지적한 열린우리당 이상경 의원 등은 곧 소위원회를 구성, 론스타 문제를 집중 부각시킬 예정이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빨리 매각한다고 하더라도 매각차익에 대한 과세를 놓고 또 한차례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현재 외환은행의 시가총액은 9조원 이상이다. 이 상태에서 팔린다고 가정할 때 1조 3800억원으로 지분 50.53%를 매입했던 론스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4조원 이상의 차익을 얻게 된다. 사모펀드는 매각차익을 해당 투자자들에게 분배한 뒤 해체하는 성격이어서 과세 대상이 불분명한데다 한·미 조세조약상 주식 양도차익은 한국에서 과세할 수 없다. 그러나 당국이 론스타를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운영하는 법인으로 보거나, 외환은행을 매입한 투자자금이 조세회피지역 등 제3국에서 온 것으로 확인되면 과세할 수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재계, 인권위案 강력 반발 정부 “일부 걸러 수용할것”

    재계가 국가인권위원회의 비전문성과 이념적 편향성, 법위에 군림하는 초법적 행위 등을 일일이 열거하며 인권위의 권고안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또 인권위의 역할과 구성원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내며 사실상 인권위 해산과 재구성을 요구했다.인권위와 정면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재계의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향후 인권위의 권고안을 받아들일 경우 재계의 타깃이 인권위가 아닌 정부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재철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5단체장은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인권위가 인권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사항조차 ‘인권’이라는 일률적인 잣대를 내세워 기존 경제·사회 질서를 무너뜨리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며 “특히 경제적 현상마저 이념적 영역의 문제로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5단체장은 이날 채택한 ‘NAP 권고안에 대한 경제계 입장’이라는 성명서에서 “인권위 권고안은 국가 차원의 인권정책을 제시한 것이라기보다 우리 사회의 일부 진보세력의 주장만을 반영한 것”이라며 “실정법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조차 무시하고 있어 그대로 정책에 반영될 경우 큰 사회적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이어 “인권위의 권고안대로 시행한다면 우리 경제와 사회는 총체적인 혼란으로 엄청난 부담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인권위 권고안을 거부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경제5단체장은 또 “노사 갈등을 줄여나가기 위해선 인권위가 더 이상 노사문제에 간섭해선 안 된다.”면서 “차기 인권위엔 균형된 시각을 갖고 사회적 덕망을 쌓은 인사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밝혀 차기 인권위 인사에 대한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 중앙청사에서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안 내용을 일부 거른 뒤 수용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이 밝혔다.김 처장은 “정부는 인권위의 권고사항 가운데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조만간 관계 장관 회의를 열기로 했다.”면서 “관계 장관 회의에서 수용 여부를 논의한 뒤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김경두 장세훈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당·청 개각갈등 이제 끝내라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어제 청와대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1·2개각 갈등 수습방안을 논의했다. 새해 국정운영의 방향을 논해야 할 자리에서 한 집안인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인사 문제로 머리를 맞댄 현실이 우선 안타깝다. 그나마 노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이날 만찬을 계기로 개각과정에서 빚어진 갈등과 앙금을 풀기로 하고, 바람직한 당·정·청 관계를 연구할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다. 청와대 만찬을 계기로 당·청간 개각 갈등은 이제 끝내야 한다. 노 대통령이 여당의 뜻을 묵살하는 자세를 보인 것이나 소장파들의 반발이 다분히 정서적 거부감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점은 모두 유감스러운 일이다. 노 대통령이 “상호 이해와 존중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듯 개각과정에서 불거진 분란은 그동안 대통령과 당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서로를 상처내며 불협화음을 계속하는 것은 국정혼란을 키울 뿐이며 국민 불안만 가중시킬 뿐이다. 노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결속을 다짐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려스러운 대목이 없지 않다. 개각 갈등이 당내 당권·대권 경쟁과 맞물려 돌아간다는 점이다. 개각 반발이 특정계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과 청와대가 유 내정자 지명 의미를 차세대 지도자 육성이라고 천명한 것, 당내 ‘친노’의원들이 독자적인 당권 도전 움직임을 보이는 것 등 징후는 여럿이다. 그러잖아도 국민들은 임기 5년의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집권 4년차의 권력 흐름을 익히 목도해 왔다. 차기주자들의 경쟁 가열과 대통령에 대한 ‘도전’, 이에 따른 레임덕 가속화가 상례였다. 당내 소장파가 지금까지처럼 대통령에 대해 집단항명의 자세를 보인다면 이는 대통령 권력 누수와 더불어 국정 난맥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국민을 먼저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특히 여당의 대권주자들은 지금 나라보다 당, 당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있지 않은지 반문해야 한다. 노 대통령 또한 당내 권력다툼의 한 축으로 내려앉기보다 좀 더 큰 틀에서 국정과 차기를 생각하기를 당부한다.
  • 盧대통령 “작년 대연정논란때 탈당 고려했었다” 공개 파문

    盧대통령 “작년 대연정논란때 탈당 고려했었다” 공개 파문

    노무현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가진 열린우리당 새 지도부와의 새해 만찬에서 지난해 탈당문제를 거론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대연정 논란 당시) 탈당을 당 지도부에 꺼낸 적이 있었다.”면서 “탈당 문제를 꺼냈지만 당 지도부가 심하게 반대하고 당에 피해를 주는 것 같아 (탈당 문제를) 당시 끝냈다.”고 밝혔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이미 대연정 논란 이후의 일이었지 현재의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측 참석자들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노 대통령을 정면 비판하는 목소리가 또다시 거세질 경우 탈당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이면서 극도로 긴장하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석자는 “노 대통령의 그(탈당) 말씀을 듣고 참석자들은 ‘충격’과 ‘침통’ 그 자체였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하반기 대연정 논란으로 당의 지지도가 내려갔을 때 당에 미안해 떠날 생각했다. 몇 사람에게 얘기했는데 만류했다.”고 말했다고 이 참석자는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역대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후반기에 당을 떠날 수 있다. 뭐가 이상하냐. 하지만 만류하는 사람들은 전당대회, 지방선거 앞두고 당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하더라. 하지만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이 참석자는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탈당 관련 얘기는 오늘 만찬 이전에 참모들이 나보고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내가 얘기 하는 것이다. 이런 심정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참석자는 특히 ‘노 대통령이 과거에 탈당한다고 했으니 개각 파문 이후 지금도 그럴 수 있느냐는 뉘앙스 였냐.’는 질문에 “그랬다.”면서 “(노 대통령은)당에서 간섭하는 게 싫다고 했다. 내 국정철학이 있어서 하는 것인데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여러 명이 “탈당 얘기는 거둬들여 달라고 얘기했다.”고 이 참석자는 덧붙였다. 노 대통령이 탈당이라는 ‘과거지사’를 새삼스레 공개한 데 대해 당측 참석자 대부분은 언급을 회피하는 등 극도로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탈당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는 걸로 안다.”면서 “정대철 전 의원이 대통령을 만나고 와서 그런 얘기가 돌았다. 심정은 그랬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병헌 대변인은 “대통령이 지난 번에 대연정 때 여러 차례 판단 실수도 많이 해서 당 지지도에 상당히 마이너스가 됐기 때문에 그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혼자 고민도 많이 했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박홍기 박지연기자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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