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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효숙 헌재소장 지명 철회

    전효숙 헌재소장 지명 철회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끝내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의 임명동의안을 전격 철회했다. 지난 8월16일 헌재 소장으로 지명된 이래 3개월 11일 동안 정치적 상흔만 남긴 채 ‘전효숙 카드’를 접은 셈이다. 따라서 지난 1988년 헌재 출범 이래 첫 여성이자 최연소 소장을 꿈꿨던 전 소장 후보는 정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만신창이가 돼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노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첫 지명철회라는 기록을 남겼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7시 긴급 브리핑을 통해 “노 대통령은 오늘 오후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로부터 지명철회 요청을 받고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방적 지명철회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 소장 후보의 요청에 따른 지명철회’의 수순을 밟은 것이다. 전 소장 후보의 지명철회는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 등 노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 소장 후보는 이날 오후 노 대통령에게 ‘국정운영 부담을 덜고 헌법재판th의 조속한 정상화를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 전 소장 후보는 또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라는 글을 통해 “이유가 어떠하든, 더 이상 헌법재판소장 공백상태가 지속되면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헌법수호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의 업무에 막대한 지장이 생기므로 제가 후보 수락의사를 철회함으로써 이번 사태가 종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과 사시 동기(17회)인 전 소장 후보의 지명은 처음부터 ‘코드인사’ 논란을 일으켰다. 이어 지명 과정에서의 청와대 개입 논란과, ‘헌재소장은 재판관 중에서 임명한다.’는 헌법재판소법의 위배 여부 등 법적 하자 문제로 번지면서 한나라당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이후 한나라당의 국회의장 단상점거로 두차례에 걸친 국회 본회의의 임명동의안 상정은 무산됐다. 지루한 정치적 공방이 계속되다 결국 노 대통령이 아닌 전 소장 후보의 결단으로 사태의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이에 대해 “국정혼란을 피하고 파행국회를 정상화시키겠다는 결정”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나라당은 “만시지탄이지만 당연한 일”이라고 논평했다. 민주당은 “코드에만 집착한 인사관행을 과감히 탈피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민주노동당은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 청와대가 나름대로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시론] 고건 전 총리가 가야 할 길/김영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시론] 고건 전 총리가 가야 할 길/김영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차기 대선 경쟁에서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후보들 중에서 고건 전 총리는 가장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런 경험 때문에 고 전 총리는 국가의 정체성이 크게 흔들리는 시점에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는 후보로 다가오고 있다. 고 전 총리는 총리와 대통령직이 다르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총리는 임명되는 것이지만 대통령은 비전을 갖고 국민을 설득해 스스로 권력을 창출해 나가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고 전 총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관리형 리더십’에서 ‘개척형 리더십’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에 쏠려 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건국, 산업화, 민주화 과정을 거쳐 왔다. 이런 역사전개 과정에서 고 전 총리는 드물게 산업화 세력은 물론 민주화 세력과도 국정을 운영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 점은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고 전 총리만의 중요한 자산이다. 그는 이런 자산을 국민통합을 통해 선진화를 추진하는 새로운 ‘개척형 리더십’의 기반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지역감정에 기대어 집권하려는 발상은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국가의 미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 전 총리는 국가정체성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진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남남갈등과 북핵위기로 인해 국가정체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우리 사회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이념적 확신을 갖고 있는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그릇에 자유주의란 내용물이 담겨져 있는 정치체제이다. 민주화가 달성된 시점에서 당연히 21세기형 한국의 국가 비전은 자유주의의 재발견과 내실화에서 찾아야 한다. 이런 이념에 기초한 정책만이 지속성을 갖고 한국의 선진화를 이룩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가 이념적 혼란을 겪고 뚜렷한 좌표 없이 크게 흔들리는 이유는 이러한 이념과 철학의 빈곤에서 비롯되고 있다. 고 전 총리는 과거지향적 역사인식에 빠져 있는 기존 집권세력과 자신을 어떻게 차별화할지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지도자상을 보여줘야 한다. 지도자의 영감에 의해 일깨워진 젊은 에너지의 결집을 통해 우리 사회는 비로소 선진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은 이제 남탓만 하는 리더십에 신물이 났다. 미래 국가 비전에 대한 확신과 살신성인의 자세를 갖고 앞에서 국민을 이끌고 나가는 리더십이 절실히 요청되는 때이다. 고 전 총리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미간의 신뢰 기반은 급격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한·미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상징적이고 실질적 조치들이 취해져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노무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은 북한 정권의 비위나 맞추는 유화정책임이 분명해졌다. 포용정책을 지지했던 대다수 국민들조차 일방적 퍼주기는 더 이상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고 전 총리는 변화된 민심을 읽고 상호주의에 기초한 구체적 대북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차기 대선은 대한민국호가 주저앉느냐 아니면 선진국으로 진입하느냐를 가름하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이다. 선진화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 사회는 차기 대선에서 국가 당면 과제에 대한 구체적 비전을 갖고 국민을 이끌어 나가는 지도자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 “靑비서진 전면개편” 與 공세

    “靑비서진 전면개편” 與 공세

    16일 열린 대통령 비서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의 국정감사에서는 참여정부의 중구난방식 부동산정책과 청와대 비서진의 경솔한 언행 및 기강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청와대 비서실을 전면 개편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은 박남춘 인사수석과 전해철 민정수석에 대해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로 인한 국회 파행과 헌재소장 공백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요구해 당·청 갈등의 깊이를 보여줬다. 열리우리당 장경수 의원은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실패했고 이는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과 시장의 믿음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승용 의원은 “이제는 입을 닫고 정책의 실천으로 말해야 할 때인 만큼 (청와대는) 제 역할을 못한 채 국정혼란만 야기한 시끄러운 입 ‘청와대 브리핑’을 중지하고 신뢰회복을 위해 강남지역에 사는 비서관들은 집을 팔고 이사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술 더 떠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와 이병완 비서실장, 김병준 정책기획위원장, 김수현 사회정책비서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주호영 의원은 “어설픈 철학으로 부동산 대란을 일으킨 총책임자인 노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세금폭탄 발언의 김병준 위원장, 절묘한 시기에 강남 아파트를 소유한 이 비서실장,8·31 대책 실무책임자인 김수현 비서관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군현 의원은 “청와대 1급 이상 재산공개 대상자 36명 중 17명이 본인이나 배우자 명의로 ‘버블세븐’ 지역에 아파트 20채를 소유하고 있으며 국민은행 아파트 공시가격 기준으로는 241억원에 달했다.”며 “대통령이 ‘강남 필패’를 이야기할 때 참모들은 입으로만 강남 필패 정책을 만드는 시늉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병완 비서실장은 청와대의 비서진 전면개편 요청과 관련,“필요하면 어느 때라도 그럴 생각을 가지고 있고, 제가 앞서서 그렇게 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대답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부동산 정책라인 교체] 민심 수용 메시지로 ‘집값 민란’ 불끄기

    [부동산 정책라인 교체] 민심 수용 메시지로 ‘집값 민란’ 불끄기

    청와대는 결국 바닥을 기는 부동산정책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인적 쇄신’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정부에 대한 믿음이 없이는 15일 발표될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마저 무력화될 우려를 감안한 ‘고육책’인 셈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인책보다 부동산 대책이 우선’이라며 정치권의 거센 인책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청와대가 ‘(부동산) 사령탑 물갈이’에 비견되는 전면교체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민심이반을 막고 국면전환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여겨진다. 특히 추병직 건교부장관은 내각에서 부동산 정책과 실무행정을 총괄해 왔고,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노 대통령의 ‘경제교사’로서 8·31,3·30 대책을 마련한 브레인으로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기조를 대변해 왔다. 때문에 청와대는 이들의 교체는 곧 정책의 변화로 비칠 가능성이 큰 탓에 적잖게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걷잡을 수 없이 멀어진 민심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상징적 인물들’의 동반 퇴진을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자칫 임기말 국정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반영된 듯하다. 물론 추 장관과 정 보좌관,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은 형식상 사의 표명의 절차를 밟았다. 노 대통령의 인사 관행처럼 ‘내치기’가 아닌 ‘끌어안기’의 모양새를 취하기 위해서다. 노 대통령은 온정주의의 비판을 들을망정 여론에 떼밀린 인사를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실제 이들은 사퇴의 변에서 “국정에 부담을 드리지 않기 위해서”라며 최근 부동산값 폭등 및 논란에 따른 책임 부분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추 장관이나 정 보좌관, 이 수석의 최근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행보는 불이 난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었다. 여야 정치권뿐만 아니라 민심으로부터 매몰찬 질타를 받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1년 7개월 동안 부동산 정책을 도맡은 추 장관은 지난달 23일 부처 조율도 거치지 않은 채 불쑥 ‘신도시 개발 계획’을 언급,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한층 가열시켰다. 정 보좌관은 지난해 1월부터 청와대 핵심 참모로 8·31,3·30 대책 등 부동산 정책 입안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으면서도 지난달 30일 국정감사에서 “나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다.”라고 선언, 관료로서의 책임감과 함께 부동산 정책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 수석은 부동산 정책라인은 아니지만, 지난 10일 청와대 브리핑에 15일 발표될 부동산 대책을 강조하기 위한 “지금 집을 사면 낭패”라는 글을 올려 서민들의 정서를 전혀 헤아리지 못한 경솔한 처사라는 비난을 샀다. 또 분양받은 고급 아파트에 대한 분양금 납부 과정의 ‘미심쩍은’ 대출 문제도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청와대가 정치권, 특히 여당의 의견과 여론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방식을 갖춤에 따라 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과 국정운영 방식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되고 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사설] 집값과 경기부양 사이에 춤추는 금리

    최근 집값 상승세의 주범이 과잉 유동성이라는 한국은행과 삼성경제연구소, 그리고 국정브리핑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지난 6일 정책역량을 총집중해서라도 부동산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천명한 노무현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과 맞물려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해석된 까닭이다. 하지만 검단신도시 파문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정부와 여당은 한은에 대해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했다. 경기 둔화국면에 북핵사태까지 겹치면서 올 하반기부터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전망되자 재정의 조기 집행 외에 통화정책도 경기 부양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기수를 돌릴 것을 요구한 것이다. 불과 1주일여만에 금리 인하 압력을 힘겹게 방어하던 한은의 논리에 갑자기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경기부양론보다 집값 폭등세가 더 절박한 과제로 부상한 탓이다. 우리는 경기부양론자들이 금리 인하를 요구했을 때 한국경제는 경기순환적인 하강기에 접어든 것이 아니라 성장잠재력 위축이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보다 심각하다며 신중한 접근을 촉구한 바 있다. 지난 2003년과 2004년 경기부양을 위해 모두 4차례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경기를 부추기기는커녕, 집값 상승만 부채질한 부작용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와 정치권의 압력에 굴복해 금리를 내린 통화당국은 부동산시장 혼란의 ‘공범’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통화당국은 물가 외에도 경기와 집값 등 우리의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그럼에도 한면만 보고 금리를 올려라, 내려라 강요한다면 국가경제에 더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금리의 파급효과는 그만큼 무차별적인 탓이다. 따라서 통화당국이 고도의 전문적인 판단에 따라 금리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치권 등은 압력성 발언을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 “與 개헌빌미 정계개편 정당화 의도”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가 7일 공식 제기한 ‘개헌론’에 한나라당이 발끈했다. 또다른 화두로 던진 ‘통합신당론’은 노무현 대통령 배제 논란과 맞물려 당내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정파탄에 대한 참회와 반성은커녕 책임 미루기에 급급했다.”고 김 원내대표의 연설내용을 총체적으로 비판하면서 개헌론 반대를 분명히 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에서 정계개편론도 모자라 개헌론까지 들고 나오고 있다.”며 “현정권 내에서 개헌 논의는 안된다.”고 쐐기를 박았다. 개헌론 반대 이유로는 “첫째, 개헌을 빌미로 정계개편을 정당화하려는 순수하지 못한 의도가 있다. 둘째, 안보불안이 고조된 상황에서 국론을 양분시켜 개헌논의 자체가 국가적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권력을 내놓기 싫은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야욕을 드러내는 것은 여당의 책임자로서 격이 없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여당이 정권연장 음모를 포기하지 않고 국민기만용 선거법 개정을 강행하면 총력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여당은 통절한 반성 위에서 야당에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은 “진솔한 사과와 반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노웅래 공보담당 부대표는 “고비용 정치를 중단하자는 정치개혁의 차원에서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인위적인 정계개편과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성 원내 전략담당 부대표는 “자성의 차원에서 집권여당의 책임감을 무게감있게 강조했다.”고 평가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백성학대표 의혹’ 폭로 신현덕 대표 해임키로

    경인방송㈜은 3일 이사회를 열고,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백성학 공동대표이사(영안모자 회장)의 국가정보 유출 의혹을 폭로한 신현덕 공동대표이사에 대한 해임안과 함께 임시 대표이사 선임안을 8일 열릴 제3차 이사회에서 동시에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인방송 이사회는 이날 “신 대표는 폭로 내용의 진위 여부를 떠나 회사 내부기구인 이사회에 우선 보고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적합한 해사 행위를 한 만큼 이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신 대표의 자진 사임을 요청했다. 그러나 신 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익을 위한 행동이었고, 명예훼손 소송이 제기되면 검찰에 추가 자료를 제출하겠다.”면서 이사회 권고에 대해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경인방송은 8일 이사회에서 신 대표 해임안을 공식 상정, 의결키로 했다. 또 백 공동대표는 이날 이사회에서 “정보 유출 등 각종 의혹은 절차를 거쳐 밝히겠다.”면서 “그러나 허가추천 행정절차의 원활한 진행과 당초 약속한 내년 5월 개국 일정 추진을 위해 경인방송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한편 지난달 16∼31일 진행된 대표이사 재공모에는 6명이 지원했으며, 이면합의설·폭로 등 혼란으로 인해 재공모 기간을 이달 7일까지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8일 결정되는 임시 대표는 이달 말쯤 대표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대표직을 맡게 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혼란스러운 여권발 정계개편

    열린우리당이 어제 의원총회를 열고 정계개편 방향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였으나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 정기국회 이후 결론을 내리자며 어정쩡하게 봉합했다. 이를 좋게 해석해 여당 의원들이 정기국회의 남은 기간 동안 민생법안과 내년 예산안 처리에 주력한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의총장에서 나오면서도 의원들은 정계개편 얘기에 몰두했다.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는 것이다. 여권에서 시작된 정계개편 논란을 부채질하는 언급이 또 있었다. 고건 전 총리는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께 국민대통합신당 창당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내부가 `헤쳐모여식 통합신당’과 ‘재창당’으로 갈라진 가운데 고 전 총리가 통합신당파들과 함께 독자신당을 추진할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는 특히 열린우리당을 고수하려는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내 친노(親盧) 세력과는 거리를 두겠다고 공언했다. 열린우리당이 중심이 되는 오픈프라이머리에도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여권 내부 분열만 해도 국민들은 염증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 고 전 총리까지 끼어듦으로써 여권발 정계개편 논란은 더욱 혼탁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이제부터라도 중심을 잡아야 한다. 정기국회 운영을 정상화하고 안보·경제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여당 역할을 다해야 한다. 내년 대통령선거, 내후년 국회의원 총선 등 득표 유·불리에 집착하다가는 국정 난맥을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민심에서 더 멀어진다. 정계개편 문제는 명분과 구체적 방법을 차분히 논의해도 된다. 여당 의총에서는 현 지도부인 비상대책위가 중심이 되어 정계개편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계파간 헐뜯기와 힘겨루기를 자제하고 비대위를 통해 국리민복에 도움이 되는 여당의 진로를 도출해 내길 바란다.
  • ‘송민순 원톱’ 체제 유력

    ‘송민순 원톱’ 체제 유력

    참여정부 출범 이래 최대 규모인 외교안보라인 개편 작업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달 2일쯤 사의를 표명한 외교·통일·국방부장관, 국정원장의 후임을 내정하는 등 정부 외교안보팀의 전면 개편을 단행할 방침인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현재 해당 장관별로 후보를 2∼3배수까지 압축, 검증작업이 한창이다. 외교안보팀의 ‘최종 조합’이 어떤 식으로 귀결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북핵실험 이후 진행 중인 대북정책의 ‘부분 조정’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참여정부 ‘대북 정책 아이콘’이었던 이종석 통일장관이 후보군에서 빠진 점이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단 후보군에는 참여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큰 틀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전문성을 갖춘 관료 출신들을 대거 포진시켰다는 분석이다. 특히 후임 외교부장관에는 송민순(외시 9회) 청와대 안보실장이 유력하게 거명된다. 무엇보다 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 아래 북핵실험 이후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하다시피하는 송 실장이 외교장관으로 옮겨갈 경우,‘송민순 원톱’의 외교안보체제가 구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외교부장관 송 실장 이외에 국민의 정부 때 청와대 의전 비서관과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김하중 주중대사(외시 7회)와 유명환 외교부 1차관(〃 7회)이 꾸준히 후보군에 올라 있다. 김 대사는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의전 비서관 때 당시 해양수산부장관이었던 노 대통령과 상당한 친분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차관은 북미국장·주미공사를 지낸 ‘미국통’이며, 유엔 사무총장 선거로 인한 반기문 장관의 부재 때 ‘장관 대행’으로 안정적으로 조직을 관리했다. ●통일부장관 외교관과 정치인 출신이 경합 중이다. 외교장관으로도 거론되는 김하중 대사는 대북 정책 조율에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북한 관련 정보를 외교부를 거치지 않고 청와대에 직접 보고할 정도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 때 유세본부장을 맡았던 이재정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2002년 대선자금 사건으로 구속기소됐던 전력이 있다. 때문에 노 대통령이 이 수석부의장에게 마음의 ‘빚’이 있는 셈이다. ●국방부장관 현·전직 군 출신에다 정치인까지 후보군에 들어 있다.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육사 27기)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거치면서 미군 수뇌부와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군내 신망을 바탕으로 육군 개혁을 무리없이 진두지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 총장이 장관에 기용될 경우, 처음으로 현역에서 장관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는 데다 군 수뇌부의 연쇄 인사가 예상된다. 배양일 전 공군참모차장은 현재 열린우리당 안보특별위원장을 지냈다. 현 윤광웅 장관이 해군 출신인 점을 고려하면 공군에 대한 배려로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문민 국방부장관’ 기용을 염두에 두고 검토된 카드가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이다. 장 의원은 전 국회 국방위원장이다.‘문민 장관’ 발탁 여부는 미지수다. ●국정원장 김만복 국정원 1차장은 32년간 국가정보를 다룬 정통 국정원 출신이다. 지금껏 국정원 출신의 원장은 기용된 적이 없었다. 사의를 밝힌 윤광웅 국방장관이 다시 국정원장에 기용될 경우, 대북 정책의 연속성을 기한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윤 장관은 북핵실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이종백 서울고검장은 사시 17회로 노 대통령의 사시모임인 ‘8인회’의 멤버로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청와대 안보실장 송 실장이 자리를 옮기면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지낸 문정인(55·제주도) 연세대 교수와 이수혁(57·외시 9회·전북) 주 독일대사 등이 후임 물망에 오른다. 서주석(48·경남) 청와대 안보수석의 승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노 대통령은 추가 신도시 건설 계획을 ‘불쑥’ 발표해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가져와 인책론이 제기되는 추병직 건교부장관에 대해 외교안보라인 개편을 계기로 한 부분개각 때 포함시키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기 김수정기자 hkpark@seoul.co.kr
  • [사설] 스스로 창당 실패 거론하는 우리당

    창당 3주년을 앞두고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들이 창당 실패를 자인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100년 동안 집권 가능한 정당을 만들자.”며 창당을 주도했던 정동영 전 의장은 최근 “우리당 창당은 시대 정신을 담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창당 당시 원내대표를 맡았던 김근태 의장도 “민주당의 분당이 여당 비극의 씨앗이 됐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언급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열린우리당이 100년은커녕 3년도 못돼 실패론에 휩싸이는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다. 정치인들의 솔직한 반성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국정을 이끌어 온 여당의 자신감을 잃은 태도가 향후 국정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 통합의 깃발을 내걸고 창당한 열린우리당이 국민에게 외면당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너무 무력했고, 반성 또한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는 질책을 받아도 마땅할 것이다. 실패 자인론이 평가를 받으려면 좀더 진솔하고 깊이가 더해져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정치공학적 ‘고해성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정당정치 발전을 위해서라도 미래의 국정 비전과 긴밀하게 연계된 정당의 새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 실패 원인을 철저하게 진단해야 한다. 지역 통합을 내걸었지만 새로운 분열을 자초하지는 않았는지, 국정의 혼란과 난맥상에 당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깊이 있게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아울러 창당 실패 자인론이 국정 혼란의 책임을 청와대에 떠넘기고 자신들의 책임은 희석시키려는 식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스스로 책임을 지는 모습과 함께 새로운 모색을 할 때에야 비로소 국민의 마음이 열리게 될 것이다.
  • 與 ‘개성춤 내홍’ 진정 국면

    ‘춤 파문’으로 촉발됐던 열린우리당의 ‘내부 총격전’이 24일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당내 일각에서 김근태 의장의 거취를 두고 진행되던 논란도 수면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23일 김 의장의 사과발언이 계기가 됐다.10·25 재보선의 결과에 따라서 비상대책위(비대위) 체제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수그러들고 있다.●이제 자제하자 지난 23일 “김 의장은 국민과 당원에게 공개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지라.”며 성명서를 통해 공개적으로 ‘책임론’을 제기했던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은 입장을 바꿨다. 안개모 소속의 한 의원은 은 “안개모가 김 의장에게 책임 질 것을 요구한 것은 물리적으로 사퇴하라는 것이 아니라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숙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역시 의장의 개성행을 반대했던 중도보수 성향의 정장선 비대위 상임위원은 “김 의장이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춤 파문’은 마무리지어야 한다.”면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을 옳지 않고, 이 문제가 확대되면 당만 시끄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전자게시판에 ‘춤 파문’을 격렬하게 비판했던 ‘국민참여1219’를 주도하고 있는 정청래 의원도 “춤은 부적절했지만 비본질적인 것”이라며 “당내외의 공격은 비겁하고 유치한 것”이라고 물러섰다. 한나라당의 강공에 대한 반발도 있다.‘춤 파문’을 계기로 한나라당에서 김 의장과 원혜영 사무총장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나서자 여당의 위기감이 급속히 확산됐기 때문이다.●재보선 결과로 당 의장 거취 논란 곤란 열린우리당에서 선거는 지도부의 ‘무덤’이 되곤 했다. 때문에 ‘100전 100패’하는 재보선 결과를 두고 김 의장 거취와 연결지으려는 행위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정장선 의원은 “재보선에서 한두 번 패배하는 것도 아닌데, 이 시점에서 당의장을 바꾼다고 될 일이 뭐냐.”고 반문했다. 정동영 전 의장측에서는 “일부에서 춤파문과 재보선을 연결해서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하는 모양인데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잘라 말했다. 내년 2월 전당대회까지는 김 의장이 이끄는 비대위체제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다.●대안도 없고, 정계개편도 눈앞에 여당의 가장 큰 고민은 김 의장이 물러날 경우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당내 중진급 의원들은 이미 의장직을 거쳐 갔다. 국정감사 이후 정계개편이라는 정치 일정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구심축도 필요하다. 또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나 이라크추가 파병,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여부 등 여당의 내부 갈등과 분열을 보여줄 정책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김 의장의 사퇴가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지금은 좌우를 돌아보기보다는 ‘정면돌파’할 수밖에 없다.”고 각오를 다진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대북 경협 엇박자부터 풀어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 대북 경협사업을 둘러싼 엇박자가 심각하다. 여야와 한·미 사이의 견해차가 클 뿐 아니라 정부내에서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국민들은 혼란에 빠졌고, 관련 기업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우선 정부·여당부터 목소리를 일치시킨 뒤 한·미 당국간 조율작업을 벌여야 한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안 채택 후에도 남북 경협을 둘러싼 논란이 그치지 않는 것은 유권해석이 다른 탓이다. 한나라당과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경협 중단이나 대폭 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반면 통일부는 경협을 지속해도 결의안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북 교류 일시중단 등의 내용이 담긴 국정원 보고서가 나와 파문이 일었다. 도대체 배가 산으로 갈지, 바다로 갈지 가늠하기 힘들게 하고 있다. 한국은 안보리가 결의한 대북 제재 내용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그러나 제재결의안을 확대해석하는 일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결의안대로라면 당장 개성공단과 금강산사업을 접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민간경협까지 전면 중단한다면 한국 기업이 입을 피해를 누가 보상하겠는가. 남북경협의 끈을 유지시켜 놓는 게 대화국면 전환 유도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다만 경협 사업에서 북한이 얻은 현금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용으로 전용되지 않도록 추가장치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지불 방법을 개선하고, 남북 상거래에서 청산결제 방식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 남북 경협과 함께 조율이 시급한 현안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문제다. 이 역시 한국이 일정부분 참여해야겠지만, 그로 인한 남북 무력충돌 가능성은 낮춰야 한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중심을 잡고 대북 정책을 빨리 정리하길 바란다.
  • “아리랑위성 北核촬영 왜 안했나”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우리 정부의 북한 핵실험 탐지 능력을 집중적으로 따졌다.의원들은 북한 핵실험의 진위 여부와 2663억원짜리 다목적 인공위성인 아리랑2호가 북한의 핵실험을 전후해 북한지역에 대한 위성 촬영이 한 차례도 없었던 이유를 추궁하며 정부의 ‘늑장 대응’과 ‘무능력’을 질타했다. 포문은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업무보고의 ‘북한 핵실험으로 추정되는’이라는 문구를 거론하며 “미국에선 이미 인공 방사능 물질을 감지했다는 보고가 나왔는데 우리 정부는 아직 그 실체에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만 취하고 있다.”면서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장관은 먼저 이 사안에 대해 명확하게 확인해 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더욱이 핵실험 추정 위치를 세 차례나 공식 수정해 정확도 논란을 불러온 지질자원연구원이 처음엔 동해바다를 추정 실험지로 통보했다고 폭로했다. 같은 당 전여옥 의원도 “핵실험 성공 여부를 말해줘야 하는데 과기부는 자체적으로 검증할 장비와 시설조차 없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스스로 무능을 인정하는 상황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총리는 “추가 자료들을 수집해야 하며 지금은 과기부 원자력국의 데이터만 갖고 (핵실험 여부를) 말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답했다.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비판하는 소리도 높았다.열린우리당 강성종 의원은 “지난 7월 발사한 아리랑2호가 북한의 핵실험 방침이 발표된 3일부터 핵실험 발표가 있던 9일까지 북한지역에 대해 한 차례의 위성촬영도 하지 않았다가 11일에야 실험 추정지 사진을 찍었다.”면서 “9일 이전까지 한번이라도 후보지를 촬영했다면 핵실험 여부를 놓고 이렇게 혼란스럽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과기부의 안이한 상황인식을 비판했다.강 의원은 “아리랑2호가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발표한 9일 오전 10시35분 직후인 11시쯤 한반도를 통과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남한쪽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과기부는 구체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다. 과기부 관계자는 “아리랑2호는 올해까지 시험운행 단계라 전남 고흥의 위성카메라 정정표식을 촬영하는 상황”이라면서 “고흥을 찍더라도 북한지역까지 찍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북한을 찍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아리랑2호가 9일 오전 11시쯤 한반도를 통과한 건 사실이나 입력해 놓은 경로를 바꿔 실험 추정지를 촬영하는 건 기술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인사위, 9급 공채 나이 제한 ‘딜레마’

    인사위, 9급 공채 나이 제한 ‘딜레마’

    ‘9급 공무원 시험의 나이 제한 어떻게 해야 하나.’요즘 중앙인사위원회 간부들은 추석 직후에 시작될 국정감사를 준비하면서도 한 가지 걱정거리가 떠나지 않는다. 지난 11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공무원 9급 공개채용시험의 나이제한을 철폐하라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속내는 나이제한 철폐에 아직은 부정적이다. 하위직의 고령화를 반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인권위 결정을 외면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따라서 나이제한을 둘러싼 고심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9급 공채의 응시 연령은 만 28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군복무를 마친 수험생은 31∼32세까지 연장된다. 1798명이 최종 합격한 2004년 공채에서 30세 이상의 합격자는 모두 197명.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하다.24∼29세 사이에 70% 이상이 몰려 있다. 인사위 관계자들은 연령제한 철폐에 말을 아끼고 있다. 아직 인권위로부터 공문이 도착하지 않았고, 국감 준비에 바빠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하지 못했다. 그러나 연령제한 철폐는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응시 연령이 높아지면 공직 사회의 고령화가 촉진되고, 응시생들이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지는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9급 고시낭인’이 대거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사위 관계자는 “연령 제한은 공직 사회를 바람직스럽게 운영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항”이라면서 “현실적으로 나이 때문에 9급 공무원이 되지 못하는 수험생도 소수”라고 주장했다. 인권위 권고가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그러나 인권위 권고의 정부 부처 수용률은 90%에 육박한다. 인사위로서는 같은 대통령 직속 기관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는 것도 부담스럽다. 인사위는 국감이 끝나는 즉시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 나간다는 방침이다. 수험생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인권위 결정에 따라 새롭게 시험을 준비하려는 늦깎이 예비 수험생들은 인사위의 결정을 목놓아 기다리고 있다. 양모(31)씨는 “올해 필기 시험에서 떨어진 뒤 시험 준비를 접으려 했지만 인권위 결정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면서 “인사위가 어떤 방향으로든 빨리 결정을 내리는 것이 혼란을 막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美 “한국정계 요지경”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한국의 대통령이 왔다 가자마자 곧바로 한국의 야당 의원들이 몰려와서 다른 얘기를 해댄다. 솔직히 혼란스럽다.” 미 정부 및 의회 인사들과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0일부터 21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한 한나라당 의원들을 면담했던 미 정치인의 보좌관이 조심스럽게 ‘쓴 소리’를 건넸다. 이 보좌관은 “지난 14일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끝난 뒤 일주일 만에 한국의 야당 의원들이 미 의원들과의 면담을 요청했다.”면서 “만나자고 하니 만나기는 했지만 불과 며칠 만에 상황이 달라진 것이 없어 미 의원들은 특별히 할 말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나라당 의원단은 전시작전권 이양의 주무 부서인 국방부 관계자들을 면담하려 했으나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은 팔을 다쳤다며, 리처드 롤리스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은 디스크 수술 후 요양 중이라는 이유를 내세우며 난색을 표시했다고 한다. 특히 피터 로드먼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는 “얼마 전에 워싱턴을 방문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을 만나서 얘기를 다 했기 때문에 더이상 할 말이 없다.”며 면담을 거절했다고 한다. 이 보좌관은 “미국도 여당인 공화당과 야당인 민주당간에 정책의 차이가 크고 다툼도 심하지만 의원들이 외국에 나가서는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한국 야당 의원들의 이번 워싱턴 방문이 과연 성숙한 외교활동이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좌관은 이어 “솔직히 공화당 의원들의 경우는 한국의 현 정부보다 한나라당과 정책이 더 잘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그렇지만 그런 문제를 떠나 한국 전체를 보면 외교를 수행하는 방식에 염려를 느낀다.”고 말했다.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다른 나라도 야당 의원들이 직접 미국 정부를 상대로 외교활동을 벌이는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서 “그러나 야당 의원들도 의원 외교에 나설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 의원들도 이따금씩 한국을 방문할 때 미 정부를 비판하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대통령을 과도하게 비방하거나 하는 식의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의원단도 이번 방미 활동의 적확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현장의 분위기를 감지한 것으로 보인다. 의원단이 이날 저녁 뉴욕으로 출발하기 앞서 이태식 주미대사가 마련한 만찬 자리에서도 이 문제가 화제로 올랐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dawn@seoul.co.kr
  • 泰 국왕 쿠데타 승인…군부 “새달초 과도정부 구성”

    泰 국왕 쿠데타 승인…군부 “새달초 과도정부 구성”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이 20일 밤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군부 쿠데타를 승인한다고 발표하고 모든 국민은 군 지휘부를 따르라고 지시했다. 이로써 전날 밤 손티 분야랏글린 육군 총사령관이 주도해 시작된 쿠데타는 성공적으로 완결됐다. 이제 관건은 탁신 치나왓 총리를 배제한 상태에서 정치·경제개혁을 단행해 얼마나 빨리 정치 안정을 이루고 국가 분열을 치유할 수 있을지로 모아지고 있다. 이번 쿠데타는 1992년 이후 14년 4개월만에 재발한 것이다. ‘민주개혁평의회’를 구성한 군부는 계엄령을 선포, 상·하원을 해산하고 헌법 효력 중지를 발표했다. 손티 총사령관은 이날 “국정 개혁을 단행한 뒤 총선을 통해 민간정부로 권력을 이양할 것”이라며 “총선은 내년 10월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음달 초까지 임시헌법 초안을 마련하고 의회 구성과 총리 임명 등 과도 정부 구성도 마칠 예정”이라고 정치 일정을 밝혔다. 탁신의 귀국 여부와 관련해선 “재임기간의 부정으로 처벌될 수 있으며 부정축재로 모은 재산은 법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며 강경 처리 입장을 밝혔다. 영국 정부는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에 머무르던 탁신 총리가 ‘개인 자격’으로 20일 밤 런던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혀 망명 여부가 주목된다. 태국은 올 1월 탁신 일가의 거액 탈세 사실이 밝혀지면서 대규모 시위 및 야당의 등원거부와 이에 맞선 탁신 지지세력의 충돌로 정치적 혼란을 겪어왔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전효숙 인준안’ 돌파구 묘연

    전효숙 헌법재판관 겸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문제를 둘러싼 여야간 극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등 여권은 민주·민주노동·국민중심당 등 소야(小野) 3당의 중재안을 수용하며 해법 모색에 나섰지만 한나라당은 ‘자진사퇴’ 또는 ‘지명철회’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윤영철 현 헌재소장이 퇴임하는 14일 국회 본회의에 임명동의안을 상정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야3당이 “19일까지는 여야 합의로 처리돼야 한다.”고 13일 합의함에 따라 19일 본회의 전까지는 헌재소장 공백이 불가피할 것 같다. 헌재소장 공백 사태는 1988년 헌재 출범 이후 처음이다. 청와대는 13일 전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 이병완 비서실장 명의로 유감을 표명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열린우리당이 전날 법사위 인사청문회를 수용한 데 이어, 임명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의 직접 사과는 아니지만 청와대도 소야 3당의 중재안을 수용한 셈이다. 열린우리당 핵심관계자는 “김한길 원내대표와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12일 저녁 회동을 갖고 전 헌재소장 후보자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 자리에서 김 원내대표가 ‘이 실장이 나서서 사과를 해달라.’고 ‘건의’했고, 청와대가 전격 수용, 오늘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권으로서는 임채정 국회의장의 사과만 이어지면 소야 3당이 제시한 중재안을 모두 이행하게 되는 셈이다. 임 의장은 사과 여부와 관련,“현실적으로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면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는 문제”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동시에 ‘동의안 처리를 전제하지 않은 사과’는 하지 않겠다는 단호함도 내비쳤다. 임 의장은 또 임명동의안의 14일 본회의 직권상정 여부와 관련,“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경환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국회의장이 나서는 건 최후의 결단이어야 하는데 먼저 나서게 되면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할 영역이 좁아진다.”며 “일단 오늘이라는 시간이 있으니까 여야가 타협하기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자진 사퇴’ 또는 ‘지명 철회’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기존 입장에서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며 “가장 좋은 해결책은 전 후보자가 스스로 자격 미달임을 인정하고 사퇴하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야3당의 중재안을 수용하고 야3당도 법사위 청문회 수용 압박을 가해오면서 입지가 좁아지고는 있지만 일단은 ‘할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버티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 후보자 지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것도 강경기류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고립되더라도 여론을 등에 업은 만큼 무서울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안상수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 대통령이 사과한다고 해서 절차적 하자가 보정되는 것도 아니며, 법적으로 위헌인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해 법사위에서 청문회를 여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며 법사위 청문회를 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강경 일변도로 나갈 경우 초유의 헌재소장 공백 사태와 국정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막판 타협’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전광삼 황장석기자 hisam@seoul.co.kr
  • [사설] 야3당의 ‘전효숙 해법’ 받아들여라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 등 야3당이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안을 제시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임채정 국회의장의 사과를 전제로, 전 후보에 대한 국회 법사위 차원의 인사청문회를 개최해 재판관 지위에 관한 절차를 밟자는 것이다. 그동안 야당은 전 후보가 재판관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데도, 먼저 소장 청문회를 끝마쳐 재판관 중에서 소장을 뽑도록 한 헌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해 왔다. 열린우리당은 절차의 하자를 보정하는 것으로 보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따라서 이제 한나라당이 절충에 나서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장을 공석으로 만들어 헌법기관의 공백 상태가 장기간 방치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이로 인해 국정 혼란이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나라당은 전효숙 후보에 대해 코드 인사 등을 이유로 부적격자라고 주장할 수는 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든가, 전 후보가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든가 하는 주장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 한나라당은 이미 전 소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참석했으므로 원인을 제공한 책임이 있다. 재판관과 소장에 대해 각각 청문회를 열도록 규정한 국회법도 개정해야 한다. 사과 요구는 유연해야 한다. 절차상의 잘못을 저지른 것은 실무자라고 봐야 한다. 대통령이 아니라 비서실장 등의 사과로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정기국회는 할 일이 많다. 한나라당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 [사설] 한·미 FTA협상이 위헌소송 대상인가

    여야 국회의원 23명이 어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과정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법적 측면에서 억지스러운 문제 제기이며, 정치적으로도 무리한 행위다.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국제협상이 위헌적이라는 주장에 여당 의원 13명이 동참했고, 인식을 같이하는 이들이 꽤 된다고 한다. 당정의 엇박자로 국가정책이 널뛰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 헌법은 조약의 체결·비준권이 대통령에게 속하며, 국회는 그 동의권을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조약 체결 전의 협상과정을 국회와 협의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도 이를 위헌이라고 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정치공세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의회가 통상교섭 수정 권한을 가진 미국의 경우도 패스트트랙(Fast Track) 제도를 통해 대통령이 통상교섭권을 일괄해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 국회가 FTA 협상 과정에 법적으로 간여하려면 사전·중간 협의를 의무화하는 통상절차법을 만들면 된다. 통상절차법이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위헌을 주장하는 것은 선동에 가깝다. 한·미 FTA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무시해선 안 된다. 정부가 사전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협상을 서두르는 인상도 준다. 하지만 반대를 하려면 논리를 갖고 해야 한다. 정부가 FTA 득실을 제대로 짚었는지 활발한 토론이 필요하다. 여당 의원이라면 당정 협의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한·미 간 벌써 3차 본협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여당 의원이 앞장서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게 정치 도의상 맞다고 보는가. 열린우리당은 한·미 FTA와 관련한 입장을 더욱 명확히 해야 한다. 당론 따로, 의원 행동 따로 식은 국정 혼란만 부추긴다. 한·미 FTA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협상 내용에서 국익에 해가 되는 부분은 없는지를 감시하는 게 여당이 해야 할 몫이다.
  • [데스크시각] 북한은 핵실험을 하고야 만다/ 박정현 정치부 차장

    북한 핵은 늘 그런 식이다. 위기가 닥쳤다고 생각하면 어느새 타협이 이뤄졌고, 느닷없이 위기는 엄습해오곤 했다.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13년동안 북한 핵문제는 위기와 타협, 그리고 위기를 되풀이해 왔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조짐으로 위기의 먹구름이 또다시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은 그저께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50 대 50’이라고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결단만 내리면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는 말은 핵실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하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북핵문제를 논의한 걸 봐도 그렇다. 핵실험 위기도 늘상 그래왔듯 드라마틱하게 타협국면으로 급반전될 수도 있다.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이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테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깜짝’ 정상회담을 갖고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는 일이 상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타협과 위기를 오가더라도 북한 핵문제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북한은 언젠가 핵무기를 손에 넣으려고 할 것이다. 핵실험을 강행해서 핵무기 보유선언을 입증하려 들 것으로 본다. 북한 핵은 위기와 타협을 되풀이하면서 진화와 성장을 거듭해 왔다.1990년대에 영변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했느냐를 놓고 국제사회와 북한이 실랑이를 벌였으나, 북한이 확보한 플루토늄의 양이 40∼50㎏이라고 국정원이 밝혔다. 논란은 시간이 지나면 사실로 입증돼 왔다. 북한에 남은 것은 핵실험밖에 없다. 도박판으로 비유하자면 핵실험의 판돈이 가장 크다. 플루토늄 추출이나 미사일시험 발사는 판돈 키우기에 불과하다. 판돈을 키울 대로 키워놓고 북한이 핵실험을 포기할 리가 없다. 북한 핵이 협상용이라도 그렇고, 자위 수단이라도 마찬가지다. 핵무기를 갖겠다는 나라는 무슨 수를 써서 핵무기를 손에 넣고야 만다는 게 세계사의 교훈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그랬고, 이란도 미국과 유럽국가의 압력과 위협을 무릅쓰고 핵개발을 추진중이다. 약소국에서 강대국으로 도약케 하는 핵무기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려울 거다. 설령 못다 핀 ‘무궁화 꽃’이 되더라도 말이다. 김 위원장은 핵실험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듯하다. 김승규 원장은 “김 위원장의 결단만 있으면 실험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했다. 우려하던 핵실험이 현실로 나타나면 엄청난 후폭풍이 불어닥치게 된다. 미사일 발사의 위력이 폭풍이라면 핵실험은 쓰나미에 해당되는 파괴력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지형을 바꿀 것이다. 일본과 타이완이 핵무장을 하려는 핵 도미노 현상은 불보듯 뻔하다. 국제사회는 미사일 발사 이후 채택한 유엔의 안보리 결의에 비하기 어려운 정도의 대북 제재와 압박 방안을 쏟아낼 게다. 군사적 행동 방안도 거론될 것이고, 불안감을 느낀 국제자본이 외환위기 때처럼 썰물처럼 빠져나갈지도 모른다. 이런 후폭풍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겪을 홍역이다. 우리도 북한 핵에 대응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올 수 있다. 이른바 핵주권이다.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포기했던 핵주권의 회복이 이슈로 부상하는 일을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최신 저서 ‘부의 미래’에서 지적했듯 북의 핵무기를 ‘예물’로 바라보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통일시대에는 남한의 경제력과, 북한의 핵무기가 서로 보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논란과정에서 불거진 보수-진보의 논쟁과는 비교도 안 되는 논란과 혼란이 가장 무서운 후폭풍이다. 박정현 정치부 차장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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