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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폭락보다 무서운건 ‘부동산 불패’

    집값폭락보다 무서운건 ‘부동산 불패’

    지난해 9월15일 미국의 4대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가 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뒤로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7000선을 뚫고 추락할 듯 위태위태하더니 어느 결엔가 9300선까지 회복했다. 국내 코스피지수도 1000선으로 떨어지더니 이제는 1600선을 상향 돌파하고 있다. 미국의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인한 세계 경제위기는 끝난 것일까? ●美 경제학자의 서브프라임 해법 로버트 쉴러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버블 경제학(원제:서브프라임 솔루션· Subprime Solution, 랜덤하우스 펴냄)’이란 책을 통해 “서브프라임 문제가 곧 끝날 단막극으로 생각하고 싶겠지만, 비극적이고 복잡한 장막극의 1장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그의 예측은 빗나간 것일까? 전문가들은 경제위기 종료 여부는 아직 두고봐야 한다고 한다. 쉴러 교수는 미국의 권위 있는 주택가격지수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케이스-쉴러 지수’의 창안자로, 주택값이 절정에 달해 일반인이 앞다퉈 투자에 뛰어든 2005년에도 집값에 거품이 끼었으니 곧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던 학자다. 일반인이나 경제학자나 하나같이 서브프라임 위기의 원인을 ‘지나치게 공격적인 모기지 대출업체들, 관대한 신용평가기관들, 안일한 대출자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앨런 그린스펀의 합작품’으로 지적한다. 하지만 쉴러 교수는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 2005년 개정판을 낸 ‘비이성적 과열’에서 지적했듯이 부동산 버블과 주식시장의 버블이라고 누차 강조한다. 이것을 절실히 깨달아야 주택 및 금융시장을 제도적으로 재구성하는 근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쉴러 교수는 경제학자나 정부 등에서 주택가격이 명목가격을 유지해주길 희망하고 있지만, 실제로 주택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가격이 떨어지면 적은 지출로 질좋은 주택에서 살 수도 있고, 여유가 생긴다면 가격이 하락한 주택을 한 채 더 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는 ‘부동산 불패’와 같은 신화가 생길수록 우리 삶의 질은 떨어지고 미래 후손들의 희생을 강요한다고 지적한다. ●금융시장 변화 이끌 기회 될 수도 저자는 마구잡이식 대출관행에 대한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는 수백만명의 저소득자들에게 주택을 보유할 기회를 효과적으로 제공했다고 평가한다. 1997년에서 2005년 사이 미국의 주택보급률은 65.7%에서 68.9%로 3.2%포인트 증가했다. 35세 이하인 사람들과 소득이 중간이하인 사람들, 라틴계 미국인들, 아프리카 미국인들의 주택보급률이 서구 역사상 가장 크게 증가했다. 때문에 어찌 보면 1990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출현은 원시적인 형태의 금융 민주주의의 도래라고 볼 수도 있다고 쉴러 교수는 주장한다. 다만 복잡해지고 있는 금융기구들을 지원할 리스크 관리 제도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았던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쉴러 교수는 1925~1933년까지 발생한 대공황을 치유하기 위해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뉴딜 정책 등 각종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 21세기까지 유지된 것에 주목한다. 이를테면 1930년대 미국정부는 우선 연방주택대출은행제도를 출범시키고, 1933년 연방예금보험공사, 1934년 증권거래위원회, 1938년 연방저당공사(일명 패니메이)를 발족하는 등 대공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던 것이다. ●국민 재무리스크 관리제도 필요성 제시 즉 쉴러 교수는 모든 위기는 변화의 씨앗을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의 경제위기도 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는 금융활동의 제도적 토대를 고치고, 국부를 다시 증대시켜, 우수한 금융혁신 모델을 강화해 위기가 닥치지 않았더라면 건설하지 못했을 더 나은 사회, 금융민주주의가 일반화되는 사회를 건설할 때라고 지적한다. 위기가 진행되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번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통해 금융선진화가 아니라, 금융민주화를 위해 각국 정부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정부는 주택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애쓰기보다 국민의 재무관리를 도와주고, 시장 심리가 투기로 흐르지 않도록 제어하는 것, 소비자를 위한 금융감시기구를 만들고, 주식시장의 공시 시스템을 강화하고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통합 금융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저소득층을 위한 지속적인 워크아웃형 모기지를 내놓으라고 말한다. 그러면 경제위기에 모기지 탓에 집열쇠를 내놓아야 하는 주택구매자뿐만 아니라 비주택 소유자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리먼 사태로 혼란스러운 경제상황에서 2008년 가을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가 영문판을 먼저 읽고 출입기자들에게 권한 책이다. 올해 삼성경제연구소가 전문경영인(CEO)이 읽어야 할 책으로 선정했다. 1만 3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민주화 시기 국정운영 평가’ 포럼

    한국행정학회(회장 이대희 광운대 교수)는 27일 오전 9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본관 3층에서 ‘민주화 시기 국정운영 평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연다. 포럼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로 이어지는 지난 10여년 간 우리나라의 민주화 성과를 평가하는 한편,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에서 나타난 혼란과 부조화 현상을 짚어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 김희정 KISA 원장, 25일 ‘정보보호응용 워크샵’ 참가

    김희정 KISA 원장, 25일 ‘정보보호응용 워크샵’ 참가

    김희정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은 25일 부산 해운대 한화리조트에서 한국정보보학회 주최로 열리는 ‘제 10회 국제 정보보호 응용 워크샵(WISA 2009)’에 참석한다.김 원장은 국내·외 정보보호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이번 행사의 개회식에서 ‘7·7 DDoS 침해사고’ 등과 같은 사회적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우수한 정보보호 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국내·외적인 정보보호 연구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 [정책진단] 외국인 공무원 임용 왜 부진한가

    [정책진단] 외국인 공무원 임용 왜 부진한가

    외국인에 대한 공직개방 정책이 겉돌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2월 국가안보 기밀유지 분야를 제외한 정책결정·공권력행사 등 전 영역에서 외국인을 계약직이나 별정·정무직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채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했다. 우수한 외국 전문인력 충원으로 해외투자유치, 경제통상·산업, 복지·도시계획 등의 국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였다. 당초 공직사회 안팎에서는 45개 중앙행정기관과 24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한 명씩만 뽑아도 그 수가 대단할 것으로 예상돼 외국인 임용을 경계하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왔다. 하지만 법이 개정된 지 1년 반이 지나도록 외국인공무원의 유입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외국인공무원 수는 국립대 교수 등 교원 29명을 제외하면 국가직 3명, 지방직 20명에 불과하다.<서울신문 8월4일자 25면> 전문가들은 외국인에게 폐쇄적인 한국 공직사회와 소극적인 홍보, 유능한 외국인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는 후진적 근무여건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우선 외국인 채용에 대한 공직사회 내의 이중성이 지적된다. 제도는 마련해 놓았지만 정작 외국인을 받아들일 자세가 안 돼 있다는 것이다.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9일 “외국인이 한국 공직사회에 잘 적응할지, 기밀을 빼내는 건 아닌지 등 공무원들 사이에 불신과 거부감이 있다.”면서 “부처마다 외국인 임용을 경계하는 분위기에서 먼저 벗어날 생각은 않고, 어떻게 진행되나 눈치만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선우 한국방송대 행정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진짜 뽑을 의향이 있다면 지자체 사이트가 아닌 국내 외국대사관(주한 미대사관 등), 국외 한국대사관, 각국 노동청,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인재발굴회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고를 내고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소극적이다.”라고 비판했다. 실제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8월 각급 행정기관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외국인 채용을 위한 인사업무매뉴얼’에는 소속 장관이 사전에 채용직위와 구체적인 직무수행요건 등을 정해 국내·외 홈페이지 및 일간신문 등에 10일 이상 공고토록 명시하고 있다. 매뉴얼에는 모집공고를 올릴 수 있는 각종 외국인터넷 사이트를 올려놨지만 이용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인재 DB ‘콘택트 코리아’ 몰라 특히 지난해 말 우수 외국인력을 쉽게 추천, 의뢰받을 수 있도록 코트라가 법무부·노동부 등과 함께 구축한 외국인재 데이터베이스인 ‘콘택트 코리아(Contact Korea)’ 등은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해당 외국인재 DB에는 29개국 40개 무역관과 외국인 채용박람회를 통해 선발된 한국 근무를 희망하는 우수 외국인력 3000여명이 등록돼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몇번 문의가 있긴 했는데 채용된 적은 한번도 없다.”면서 “공무원 채용은 법상 채용시작 시점에 의뢰하지 않으면 도와줄 수가 없어 정부기관 채용이 특히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능한 외국인을 공직으로 유도하기 위해 ▲신속한 직위 발굴 ▲직업공무원으로서의 신분보장 ▲융통성 있는 보수 운영 등 제도를 대폭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순영 한국행정연구원 인적자원연구단장은 “보수 등을 부처별로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도록 성과급 및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직위와 업무성격을 명확히 규정해 지원과정에 혼란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천오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외국인들이 성과를 낼 수 있는 자리를 개방형 자리로 지정해주고 특별채용 등 제한경쟁을 통해 업무성과가 우수할 경우 계약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부처들이 보안 등을 이유로 외국인 채용을 기피하지만 실제 부처 내 외국인들의 노하우를 활용할 분야는 매우 넓고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노사관계전문가 영입 거론 가령 최근 시국선언 등으로 극단으로 치닫는 공무원 노사관계의 경우 우리보다 훨씬 앞서 1960년대 제도를 도입한 미국의 노사관계 전문가나, 국정홍보처 폐지 등 우왕좌왕했던 국가홍보, 경찰청의 외국 첨단 수사기법이나 보안시스템 관련 전문가 영입 등이 주로 거론된다. 특히 환경부의 녹색성장 관련 전기자동차, 친환경 에너지 등에 기여한 외국인의 기술전수와 보건복지가족부의 연령별 맞춤형 복지전문가 영입 등은 정책결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서 위원은 “국방부도 군 조직의 슬림화에 성공한 선진국 전문가를 고용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 “외교통상부·지식경제부 등 외국과의 접점이 많은 부처일수록 보안만을 내세우지 말고 개방된 자세로 우수 외국인을 적극 채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최근 추진중인 기상청의 미국 전문가 영입 등이 시민들의 불만을 외국인에게 돌리는 데 악용되거나 ‘전시성’ 인사가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씨줄날줄] 죽산 조봉암/김종면 논설위원

    1950년대 극심한 사회 혼란 속에 자유당 이승만은 반공의 기치를 높이 들고 북진통일론을 외쳤다. 이에 맞서 진보당 당수 죽산(竹山) 조봉암은 평화통일을 부르짖었다. 항일독립운동가로 제헌의원과 초대 농림부 장관을 지낸 그는 1952년 직접선거로 이뤄진 제2대 대통령에 출마하지만 차점으로 떨어진다. 모두가 명철보신하며 제 살 길을 찾고 있을 때 감연히 이승만 독재에 도전한 것이다. 1956년 제3대 대통령에 출마하지만 다시 낙선한다. 박헌영의 공산당과 결별, 진보당을 만들어 위원장으로 정당활동을 하던 죽산은 1958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돼 다음해 처형된다. 혹자는 죽산을 미국 건국의 아버지 토머스 제퍼슨에 견주기도 한다. 대한민국 헌법제정에 참여하는 등 건국의 주춧돌을 놓은 인물이고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죽산의 행적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대목은 1950년대 극우반동시대 평화통일·사회민주주의 강령을 내세운 진보당을 창당, 진보정치운동의 씨앗을 뿌렸다는 점이다. 6·25전쟁 이후 부패 특권경제 아래 신음하던 서민들에게 진보당의 사회민주주의적 정책은 큰 호응을 얻었다. 전후 농지개혁과 관련된 죽산의 역할과 사상은 농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절대적이던 ‘농업국가’ 한국의 기초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늘날 죽산은 몽양 여운형과 함께 진보정치세력이 따라 배워야 할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꼽히기도 한다. 죽산의 진보당이 뿌리내렸더라면 우리나라도 유럽처럼 사회민주주의가 국정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죽산은 지난 50년간 북한의 공작금을 받았다는 죄목으로 사형돼 ‘간첩’ 대접을 받아 왔다. 정치보복에 따른 ‘사법살인’의 희생자라는 사실은 애써 외면돼 온 것이다. 해방정국의 대표적인 진보정치인. 그는 과연 우리에게 잊혀진, 아니 잊혀져도 좋은 인물인가. 엊그제 여야의원과 사회원로들이 죽산 50주기를 맞아 선생의 명예회복을 청원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도 지적했듯 진실과 정의, 인권의 문제는 이념을 떠나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할 보편적 가치다. 법원의 신속한 재심이 있어야겠다. 역사의 진실 규명에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사설] 정국 파행 여야 모두가 가해자다

    국회가 또다시 난장판이 돼 버렸다. 미디어법을 강행 처리하려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 의원 및 보좌진들은 어제 국회 본회의장 앞 중앙홀에서 수백명이 뒤엉킨 육탄전을 벌였고, 여러 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 갔다. 쇠망치와 분말소화기만 동원되지 않았을 뿐 의원과 당직자들의 찢긴 셔츠와 주먹다짐, 욕설은 지난 겨울 국민 모두의 얼굴에 먹칠을 한 폭력국회를 연상케 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제 아무리 국회의 추태에 이골이 난 국민들이건만 다시 한번 절로 고개가 돌아가는 목불인견의 막장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너 죽고 나 죽고 식의 이런 악다구니 앞에서 무슨 민주주의를 논하고, 국격(國格)을 따질 수 있겠는가.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에 힘 입어 신문법 등 미디어 관련 3개 법안이 어제 국회를 통과했으나 미디어법 논란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당장 민주당은 미디어법 처리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의원직 총사퇴와 정권퇴진운동 등 대여투쟁에 나섰다. 미디어법에 반대해 온 언론노조와 시민단체들까지 가세한 터여서 정국 혼란이 대체 어디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국민들에게 지금 여야는 민생을 팽개치고 정국의 안녕을 해친 가해자일 뿐이다. 한나라당은 미디어법을 살렸을지 모르나 정국 안정과 민생 도모라는 집권세력의 책무는 내던졌다. 미디어법 하나를 건지려 비정규직법안과 재래시장육성특별법 등 민생법안 수십건을 포기했다. 집권세력으로서의 국정 운영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민주당의 비타협적 외곬 행태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들의 주장만 되풀이할 뿐 타협의 여지를 남겨 두지 않은 행태는 미디어법 저지의 목적이 대여투쟁을 위한 빌미 확보가 아니었는지 의심케 한다. 저잣거리 싸움패들의 행태를 반복하는 이들에게 국정을 맡긴 국민이 그저 안쓰럽기만 하다.
  • [시론] 무늬만 남은 한국의 대의민주주의/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무늬만 남은 한국의 대의민주주의/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민주주의 이상적 모델인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민주주의 산실은 아고라(Agora)였다. 시민들은 그들의 시장인 아고라에 모여 민회를 열고 국가 중대사를 투표로 결정했다. 광장에서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할 정도로 인구가 적은 시대적 상황과 경제·군사적 면에서 효율성이 담보되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뀌고 소통의 방법이 바뀐 오늘날의 민주주의 방식은 ‘광장의 정치’가 최선의 방식이었던 고대국가와는 천양지차다. 그래서 대의민주주의로 대표되는 간접민주주의가 출현했다. 오늘날 대의민주제의 가장 상징적인 기구가 민주주의 위기를 걱정하며 우리가 마음 졸이며 보고 있는 국회다. 그러나 21세기 민주주의 산실인 대한민국 국회는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며 장내가 아닌 장외정치만을 고집하며 당리당략의 음모와 선동, 불신만이 판치는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이른바 7·7대란이라고 일컫는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의 국가주요기관, 기업 사이트에 대한 공격으로 우리 사회는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국가 정보통신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우왕좌왕하며 대책도 중구난방으로 혼선이 극에 달했다. 이 와중에도 정치권은 당파적인 이익을 내세우며 정쟁에 여념이 없었다. 국가기관인 국가정보원은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국회 정보위 소속 의원들 앞에서 ‘사이버테러의 배후’가 북한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사이버 북풍논란은 한국정치의 고질병의 단면을 보여줬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북풍을 일으킨다고 가능하겠으며, 그것을 믿을 국민들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럼에도 사이버 북풍을 이슈화해 정치권뿐 아니라 국민들을 자극하는 야당의 속셈은 과거 권위주의정권하에서 자행된 북풍공작정치의 향수를 그리는 것에 불과한 3류정치 수법이다. 북풍 운운하며 정치논쟁으로 확대시켜 가는 모습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할 정치의 구태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정치라는 것이 무엇인가? 서로 발전적인 논의를 통해 위기의 해법을 논의해 가는 과정이 아닌가. 정상적인 국가기구의 대응을 방해하는 행위보다는 향후 유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사이버위기관리법’, ‘테러방지법’ 등의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도록 여야가 함께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금 우리 국회는 민생마저 외면한 채 최대 쟁점인 미디어관계법 등을 비롯한 쟁점법안을 놓고 여야가 극한 대립을 하고 있는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여당과 야당이 동시에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사상초유의 코미디 같은 사태도 빚어졌다. 민주주의 보루라는 국민의 대표기관에서 또다시 지난 연말의 폭력·막장 국회가 재연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서로의 의견에 대해 충분한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살리되 합의가 안 되면 다수결의 원리에 따르는 승복의 정치문화가 민주주의 요체다. 민주주의 의사결정 구조인 다수결의 원리는 소수파의 횡포를 합리화시켜주는, 대중을 이용한 ‘포퓰리즘적 다수결의 효과’와는 차원이 다르다. 국가적 위기라는 중차대한 문제에서조차 국민의 선택을 외면하고 당리당략적 장외 정쟁에 몰두하는 행태는 청산돼야 한다. 차제에 정치권은 음모적 논쟁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국가적 낭비와 소모적 탁상행정을 바로잡을 수 있는 대안 마련에 힘을 합쳐 절차적 민주주의에 충실하는 게 주권자인 국민을 위한 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천성관 사퇴 이후] “조직은 돌아가겠지만 신뢰는…” 검사들 자괴감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사퇴로 지휘부 공백사태를 맞은 검찰은 15일 ‘대행체제’를 곧바로 가동해 혼란 수습에 나섰다. 긴박한 회의가 이어졌고, 운영방안 등이 논의됐지만 동요하는 모습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한명관 대행체제 가동… 혼란 수습 총장·차장·중수부장이 없는 대검은 총장 직무대행인 한명관 기획조정부장이 이날 오전 10시 예정에 없던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소집했다. 검사장급 부장과 국장, 기획관, 과장, 검찰연구관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과도체제’ 운영방안 등이 집중 논의됐다. 회의 직후 조은석 대검 대변인은 “(총장 후보자 사퇴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검찰 조직이 흔들림 없이 평소와 같이 운용되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검의 한 인사는 “침통한 분위기”라면서 “검찰이 생긴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점에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인사는 “조직이란 점에서 기계처럼 돌아가겠지만 땅에 떨어진 신뢰는 돌이킬 수 없게 됐다.”며 허탈해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젊은 검사는 “정치적이다 어떻다 하는 이야기는 많이 나와도 도덕성과 청렴성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었는데,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면서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 구겨졌다.”고 말했다. 특수와 공안 쪽은 40일째 이어지고 있는 총장 공백으로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다. 이들 부서의 사건은 대부분 총장의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임 총장을 새로 물색하고,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감안하면 빨라야 8월 말이나 돼야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해명도 못하고 KO패” 자조 목소리 자조적인 목소리도 여전하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 검사는 “전직 총장들은 청문회나 국정감사에서 ‘배지’들과 언성도 높이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 줬는데 이번에는 변변찮은 해명도 못해 보고 케이오당했다.”며 “이래서 뭘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부장 검사는 “사실상 총장, 지검장의 결심을 필요로 하는 묵직한 사건은 새로 하기 힘들어졌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천 후보자의 낙마 원인이 다름 아닌 도덕성 상실이라는 점에서 내부의 고민은 크다. 다른 부장 검사는 “앞으로 정치인, 대기업 등이 엮인 대형 사건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金법무 “나머지 인사라도 하겠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의 입김은 더욱 세질 전망이다. 지휘부가 모두 공석인 상태에서 김 장관의 인사권 행사가 더욱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검찰 인사는 장관과 총장이 협의하는 게 관행이었다. 하지만 총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김 장관의 인사권 단독 행사가 가능해졌다. 김 장관은 이날 총장 인선은 제쳐두고라도 조직안정을 위해 나머지 인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검찰 내부의 우려 목소리도 있다. 한 고위 검사는 “총장이 결정되면 하는 게 맞다.”며 자칫 ‘힘 빠진 총장’을 경계했다. 오이석 유지혜 장형우기자 hot@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트위터 창업자 “연아 가입에 우리도 흥분” “10명씩 본회의장에” 여아 초유의 합의 사흘에 80억원 흘려버린 합창대회 퇴직 예정자에 36억어치 상품권 ‘통큰’ 한전 음료수 같은 술에 입맛 적셔볼까 적가리골 정상 올라서면 설악 서북주름이…
  • KISA 보안직원들의 피말린 ‘디도스 대란’ 77시간

    KISA 보안직원들의 피말린 ‘디도스 대란’ 77시간

     지난 7일 시작된 ‘디도스(DDoS) 공습’이 1주일간의 혼란 끝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정부는 14일 이번 인터넷 침해사고의 ‘주의’ 경보를 ‘관심’ 등급으로 한단계 낮췄다.이번 DDoS 사태는 ‘대란’이란 단어를 사용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이미 알려진 고전적인 인터넷 공격 수법이었다.1차 피해는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PC 사용자들이 백신을 패치해 두고 곧바로 치료했더라면 피해를 많이 줄였을 것이란 지적이다.  누가 잘하고 잘못한 것일까.언론은 연일 국가기관이 허둥댔다고 하지만 이곳을 탓할 일이 아니다.공격시기와 대상을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민간 보안업체들만의 공치사도 아니다.보안업체들은 언제나 치료약인 백신을 연구·개발하고 파는 기업이다.정부와 기업은 대처하는 방식이 엄연히 다르다.이번 사태의 중심에 섰던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직원들을 통해 ‘디도스 공격 3일의 순간’을 점검해 본다.   ●발생 첫날  DDoS 공습이 처음 시작된 시간은 지난 7일 오후 6시44분.  KISA의 인터넷침해사고 대응지원센터 상황실에 유해 트래픽을 수반하는 ‘분산서비스 거부공격(DDoS)’이 시작된 정황이 포착됐다.곧바로 청와대 등 국내 주요 사이트에는 인터넷 접속이 지연되거나 접속이 되지 않았다.  KISA가 지난 해 20억원을 들여 시범적으로 구축한 DDoS 대응체계 시스템이 이를 먼저 탐지했다.불행 중 다행이었다.KISA내의 다른 시스템은 ‘1·25 대란’ 직후인 2003년 구축돼 다소 낙후됐지만 이 시스템 덕분에 보다 일찍 DDoS 공격의 감지가 가능했다.  보안요원들은 곧바로 악성코드에 감염된 중간PC인 ‘좀비 PC’를 확보하기 위해 KT 등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들과의 교신을 시작했다.DDoS 공격은 특정 웹 사이트의 접속만을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인터넷 접속 자체를 불가능하게 했던 ‘1·25 대란’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그렇지만 보안요원들이 직감한 전개 상황은 심상치 않았다. 그동안 이와 비슷한 DDoS 공격이 수십차례 있었지만 이번만은 그 강도가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KISA는 곧바로 인터넷 침해사고 대응인력 40여명 전원을 긴급 소집했다. “오랜만에 일찍 퇴근해 9시쯤 집에 도착할 즈음이었습니다.상황실로 나오라는 전화를 받은 뒤 지금까지 집에 못들어 갔어요.” 박성우 연구원의 말이다.그는 1주일간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며 해킹과 싸워왔다.  이어 2시간여가 지난 오후 9시쯤,보안요원들은 ‘좀비PC’를 통해 원격으로 악성 행위와 연관된 파일을 확보, 백신업체에 전달하고 또다른 분석에 들어갔다.DDoS 공격의 추이와 변화를 살폈고, 악성코드를 분석해 이후 움직임을 주시하고 백신업체들과 공조 체제를 유지해 나갔다.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가 커져 긴장감은 더했다. 수년전 ‘1·25 대란’을 겪은 베테랑들도 대책 마련에 고심을 거듭했다.인터넷 홈페이지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이 이로 인해 매출에 직격탄을 받게 되면 비난의 화살은 정부 기관으로 올 게 뻔하기 때문이다.   ●발생 이틀째  8일 오전 2시40분,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었다. 공격을 받은 국내 12개 사이트 중 일부 민간 사이트는 트래픽 분산에 성공해 홈페이지 접속이 가능했지만, 공공기관 사이트는 트래픽이 점차 증가해 홈페이지 접속이 어려웠다.DDoS에 대한 모니터링은 물론 대응을 해오던 KISA는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 후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정보보호 알림이서비스 문자와 ‘네이트온’ 팝업 창에 주의 사항을 공지했다.  하지만 하루종일 주요 인터넷의 마비사태는 지속됐다.청와대·국가정보원 사이트,언론사 홈페이지에서도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이날은 피말리는 사투를 치렀다.  저녁 무렵.전날 저녁에 시작된 주요 정부기관, 언론사 등에서 발생한 1차 DDoS 공격은 하루를 넘기면서 끝나는 듯했다. 해당 사이트의 트래픽이 현저히 감소된 것도 확인됐다. 피해 사이트도 대부분 복구됐다.  그러나 안심하는 순간,또다른 ‘변종 악성코드’를 통한 움직임이 포착됐다.모니터를 바라보던 보안요원들의 얼굴엔 또다시 긴장감이 엄습했다.DDoS 공격 형태가 계속 바뀌고 악성코드는 새로 생겨나고···. 막는 것보단 상황에 따라 조치를 취하는 수밖에 없었다.  저녁 6시쯤 드디어 알려진대로 16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2차 공격이 감행됐다. KISA는 곧바로 이 사실을 고지했다.도시락을 먹으며 이어진 밤샘 작업 이틀째. 9일 새벽을 지나 아침까지 눈코 뜰새 없는 숨막힌 대응 체계의 가동은 계속됐다.   ●발생 3일째  9일 오전 10시쯤. 방통위와 KISA는 KT 등 ISP들의 대응조치 강화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ISP 등에서 파악하고 있는 DDoS 공격 유발 PC가 인터넷에 접속하려는 경우 먼저 DDoS 백신을 실행한 이후에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ISP가 제공토록 요청했다. 오후 2시 30분에는 ‘주요 ISP 임원급 회의’도 가졌다.  이날 저녁, 3차 공격에 대한 예상이 있었지만 트래픽의 큰 이상 징후는 없이 지나갔다.  이 분위기도 잠시. 밤 11시40분쯤 KISA는 ‘좀비 PC’가 스스로 하드디스크를 삭제할 가능성이 있다며 PC사용자들이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긴급 발표했다. 상황은 더 긴박해졌다. 대응센터의 상황실내 TV 화면에 ‘좀비 PC속 시한폭탄’ 속보가 계속 뜨는 가운데, 이 날 자정을 지나 0시 20분 첫 신고가 들어왔다. “PC 작업하다가 먹통, 마우스 및 키보드 작동 불능=>재부팅 하였으나 부팅 안됨”.  이같은 내용은 10일 새벽 1시까지 3건 접수됐다. 다행히 아침 9시까지 시간대별 접수 건수는 낮았다. PC이용자가 사무실에 출근해 PC를 켜는 오전 9시부터 신고는 증가했지만 우려할 만한 상황은 피해갔다.   ●‘공습’은 끝났건만···.  1주일간의 대응 기간에 KISA로선 아쉬운 대목이 많다.지난 5일 미국 사이트에 대한 한국 인터넷주소(IP)의 DDoS 공격을 차단한 미국의 웹 호스팅 업체에 국내 공격자 PC의 접속 기록을 요청했으나 해당 업체가 협조를 안하는 바람에 초기 대응시기를 놓쳤다.  KISA는 DDoS 공격이 시작된 7일 오후 9시쯤에야 ‘좀비 PC’로부터 샘플을 채취해 보안업체들에 전달했다.미국측의 협조가 있었다면 1∼2일 빨리 대응해 이번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짐작이다. 6개 백신업체는 8일 낮 12시쯤 백신 업데이트를 끝냈지만 사태는 커진 뒤였다.  이번 사태를 직접 겪은 KISA의 보안요원들은 “DDoS 공습처럼 전문 기관만으로는 인터넷 공격 피해를 줄이기 힘든 만큼 이 기회에 예산이 듬뿍 확보되고,개인이든 중소기업이든 보안의식이 높았으면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주문했다.보안 선진국의 경우 정부 IT 예산의 5∼12%를 보안분야에 쓰지만 우리는 1%도 안되는 것이 현실이다.  보안직원들은 민간의 대응이 빨랐다는 지적에는 서운한 감을 가졌다.정부기관과 업체는 기본적으로 대응 전략이 많이 다르다고 했다. 또한 KISA나 국가정보원, 검·경찰은 큰 그림을 컨트롤 하고,이 단계에서 관련 업체도 참여해 의견을 나누면서 대응 방안을 내놓았다. 안철수연구소측도 13일 “악성코드 분석때 키워드를 찾기 어려웠는데, KISA·국정원의 도움으로 몇 가지 키워드를 잡았고, 샘플도 몇 개 받았다.”면서 “하드 손상파일 분석도 시간적인 분석에 대한 검증이 어려웠는데, 국정원에서 0시에 작동하는 것 같다고 해 확신을 가졌다.”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사이버 보안 이렇게 하자] (상) 전문인력 태부족

    [사이버 보안 이렇게 하자] (상) 전문인력 태부족

    사이버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분산서비스거부(DDoS) 테러가 잦아들면서 13일은 별다른 혼란 없이 인터넷 접속과 PC 사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언제 공격할지 모르는 변종 악성코드가 도사리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기회에 보안 관련 사람·제도·환경을 확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이버 보안체계 확립 방향을 3회에 걸쳐 싣는다. “블랙 해커와 화이트 해커는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컴퓨팅 기술을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범죄자가 될 수도 있고, 보안 전문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안철수연구소에서 주임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이번 사태 해결에 큰 역할을 한 조주봉(30)씨는 국내 최고 화이트 해커(보안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지난 4월 지식경제부가 후원한 국제 해커대회 ‘코드게이트2009’ 결선에서 우승했다. 결승전에서 맞붙은 팀은 세계 최대 해커대회 ‘데프콘’에서 2년 연속 우승했던 미국 해커팀 ‘I@stplace’였다. 조씨는 “해킹은 선과 악으로 명백히 구분된다.”면서 “선의의 목적으로 자신의 기술을 이용할 기회가 없으면 자연스럽게 악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게 바로 해킹의 세계”라고 말했다. ‘7·7 디도스(DDoS·서비스분산거부) 대란’은 한국의 허약한 인터넷보안 체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컨트롤타워 없는 정부의 대응은 우왕좌왕했고, 국민의 의식도 빈약했다. 무엇보다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했다. 정부는 마냥 민간 보안업체만 바라봤다. 방송통신위원회 황철증 네트워크국장은 “결국 사람의 문제”라고 했다. 제 아무리 복잡한 해킹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그걸 막는 것 또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바빴던 이들은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소속 보안 전문가들이다. 공격의 방법을 규명하는 것도, 악성코드에 감염된 ‘좀비 PC’를 찾아내 분석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었다. 하지만 KISA에는 칭찬보다 비난이 쏟아졌다. 대응이 늦었고, 해결책 제시도 민간업체에 매달렸다는 것이다. KISA 관계자는 “보안 업무 담당자 40명에게 모든 것을 요구하는 게 오히려 비정상적”이라고 한탄했다. 한국 젊은이들의 해킹 실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달 말 미국에서 열리는 ‘데프콘’ 결선 진출 10개팀 중 3개가 한국팀이다. 대학의 보안동아리 활동도 꽤 활발하다. 하지만 이들을 보안 전문가로 양성하는 정부 기관은 없다. 매년 해킹대회 1~2개를 주최하는 게 고작이다. 행정안전부가 올 초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 695곳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들 기관에서 정보보호 업무를 전담하는 직원은 기관당 평균 0.7명이었다. 전문인력이 한 명도 없는 기관은 67.5%였다. 정부가 보안에 신경을 안 쓰니 전문가들은 기업에 눈을 돌리고, 이마저 여의치 않자 블랙해커의 길을 가는 것이다. 한국정보보호학회 김광조(KAIST 교수) 회장은 “정부, 기업, 대학 모두 보안전문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만 사이버 전쟁에서 승리할 길이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어 클릭] ●화이트 해커 악의로 인터넷 시스템을 파괴하는 해커(블랙 해커·크래커)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선의의 해커다. 네트워크에 침입하지만 취약한 보안 시스템을 발견해 관리자에게 제보함으로써 블랙해커의 공격을 예방하거나 퇴치한다. 요즘은 민·관에서 활동하는 보안 전문가들을 통칭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휴대전화마다 충전기 제각각

    박모(32)씨는 최근 출장 중 휴대전화를 충전하려다가 애를 먹었다. 충전기와 휴대전화를 연결하는 ‘젠더’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같은 회사의 제품은 물론 같은 시리즈의 젠더조차 맞지 않았다. 이래저래 고생만 한 박씨는 “휴대전화 충전기가 언제부터인지 다시 여러 종류가 사용되고 있다.”면서 “휴대전화 충전기는 같은 규격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박씨처럼 휴대전화 충전문제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제도상으로는 휴대전화 충전단자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정한 20핀과 24핀이 표준안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20핀 표준단자를 지원하는 충전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24핀 충전기에 젠더를 꼽아 사용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젠더가 없으면 무용지물인 셈이다. 게다가 최근엔 18핀이나 마이크로USB 방식을 사용하는 외국산 단말기도 늘어났다. 결국 휴대전화 충전단자는 표준인 20핀·24핀에다가 18핀·마이크로USB 등 4종류에 달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관계자는 1일 “20핀 규격이 통일되기 전에 기획된 휴대전화가 나오고 있어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충전기 방식만 세계에서 고립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U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마이크로USB 방식으로 휴대전화 충전기를 표준화하는 방안에 삼성전자·LG전자·노키아·소니에릭슨·애플 등 10개 주요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내년부터 유럽 소비자들은 마이크로 USB 표준 충전방식을 따른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앞서 지난 2월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협회인 GSM협회도 2012년부터 충전규격을 마이크로USB방식으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이미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업체들이 해외로 수출하는 상당제품은 마이크로USB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TTA 측은 마이크로 USB 표준적용에 대해 “시장의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미 충전표준이 7~8년 진행된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 USB를 적용한 휴대전화가 늘어날수록 국내 독자표준은 부담”이라며 “우리만의 표준이라도 잘 지키면 소비자들이 편하겠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아 소비자들만 고생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李 대통령, 풀스윙할 때다 /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 교수

    [열린세상] 李 대통령, 풀스윙할 때다 /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 교수

    지난주 내내 이명박 대통령에게서 눈을 떼기 어려웠다. 21일의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파격 인사, 2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의 ‘중도 강화론’, 25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의 ‘친(親) 서민정부론’ 천명과 재래시장 탐방 등 일련의 행보 때문이다. 이 대통령에게서 보이는 변화의 기미(幾微)를 다음과 같은 점에서 환영한다. 첫째, 국정기조 전환의 의지가 엿보인다는 점. 둘째, 촛불정국·추모정국 이후 국민 통합의 첫 시도라는 점. 셋째, 대통령이 그 동안 외면해 왔던 ‘정치’ 복귀의 의도가 읽힌다는 점에서 그렇다. 시기도 적절하다. 내외적으로 취임 후 지금까지의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될 객관적 조건이 차올랐다. 우선, 북핵 사태의 와중에 국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론 분열과 정국 혼란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또 무엇보다도 경제위기 여파로 서민의 고통이 극심해지고 있다. 하위계층의 소득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임시·일용직의 실직과 영세 자영업자의 파산이 이어지고 있다. 거시경제 특성상 경기선행지표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서민생활과 직접 연관되는 후행지표가 회복되려면 한참 멀었다. 이런 때에 민심(民心)과 민생(民生)을 동시에 추스르지 않는다면 남은 통치기간 국가경영을 원활하게 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이 정부의 아이덴티티 변화를 우려하는 보수층 일부의 볼멘소리에도 불구하고 국정의 근본적 쇄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우선, 변화 의지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기왕에 결심했다면 그것을 국민에게 보다 강하고 더 적절하게 전달할 일이다.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중도 강화론’을 피력한 것은 그 마음이야 이해할 수 있지만 방법론상으로는 충분하지 못했다고 본다. 조금씩 꺼내놓을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소회와 국정구상을 한꺼번에 종합적으로 천명하는 기회를 빠른 시일 내에 가지는 것이 좋다. 광장 한가운데서 직접 국민과 대화하는 절절한 심정으로 호소해야 한다. 실기(失機)해서는 안 된다. 고시연기, 추가협상, 대국민 사과까지 꺼내놓았지만 결국 민심은 떠나가고 상처만 남았던 ‘촛불정국’을 상기해야 한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봇물 터지듯 따라 나와야 한다. 말만 꺼내놓고 신속한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다. 만약 이번 기획이 실패한다면 그 역풍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중간지대에 있던 선량한 다수 시민을 대통령과 정부로부터 아주 등 돌리게 만들 것이다. 대선 공약집 속에 잠자고 있는 진보적·중도적 정책들을 썩히지 말고 끄집어내야 한다. ‘국민통합’ ‘섬기는 정치’는 이 대통령 자신이 당선기자회견에서부터 강조한 바가 아니었던가. 국민이 국정 기조 변화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실천요강의 첫 순서는 인사(人事)다. 인사가 바로 정치다. 대통령의 인사는 국정을 대하는 철학, 의지, 태도를 집약한 시그널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 정부의 인사가 던진 메시지는 실용도 통합도 아닌 연고(緣故)와 배제(排除)로 받아들여졌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검찰총장·국세청장 인사는 하나의 전진이다. 내정자들의 개인적인 소양에 대해서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적어도 인사시스템의 내용적 변화란 면에서 진일보했다고 본다. 생업에 바쁜 일반국민들은 이번 인사의 의미를 헤아리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정치를 늘 관찰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이번 인사가 이 정부의 인사시스템 자체를 근본부터 개조하는 첫 신호탄이 되기를 원한다. 이 대통령은 지금 크게 지고 있는 야구경기의 타석에 선 타자와도 같다. 민심의 풍향계가 가리키는 방향을 향하여 일단 제대로 섰다. 다음 기회는 없다. 방망이를 짧게 잡아서는 안 된다. 번트를 툭툭 대다가 자칫 삼진 아웃이다. 숨을 가다듬고 민심의 펜스를 향해 힘껏 풀스윙 하라. 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 교수
  • 공직에 번진 ‘시국선언’ 급제동

    교육과학기술부가 26일 시국선언에 가담한 전교조 회원들에 대해 강력 징계 수순에 들어간 것은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교육정책 추진 등 국정운영 전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에 이어 일반직 공무원 노조와 법원공무원 노조에서도 비슷한 시국선언을 할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대규모 ‘중징계 카드’를 내보이지 않을 경우 자율성을 추구하는 교육정책 실현은 물론 국정운영 전반에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1999년 합법화된 전교조는 참여정부 시절 정부와의 갈등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노동자가 아닌 사용자 중심의 경제정책 운용이 가시화되면서 노조와 정부측 갈등이 재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자율화를 기치로 내건 교육분야에 있어서 교육당국은 전교조와 마찰이 적지 않았다. 자율형 사립고 전환추진과 사교육비 경감대책, 교원평가 추진 등 주요 교육정책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교과부가 88명에 대한 중징계 카드를 내세운 것은 그만큼 정부의 위기의식이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교과부 장기원 기획조정실장은 “신성한 교육현장이 정치 이념으로 물들도록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원평가제 저지를 위한 전교조의 연가투쟁으로 시끄러웠던 2006년 당시 교육부는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중징계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6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파동에서 전교조 교사 9000여명 등 교원과 공무원들이 발표했던 ‘검역주권 회복 및 국민주권 사수를 위한 공무원 교원 시국선언’ 때는 징계가 없었다. 이번 중징계 카드가 그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징계권을 갖고 있는 정진후 위원장 등 경기도 교육청 소속 15명이 대표적인 경우다. 김 교육감은 진보성향으로 전교조의 측면지원을 받아 당선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교육감이 교과부로부터 정 위원장 등을 해임하라는 요청을 받고 실제 해임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전교조로서는 징계와 별도로 공공의 안녕을 중시하는 검찰에 고발까지 당한 만큼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전교조가 이날 오후 2차 시국선언 방침 및 안병만 교과부장관과 시·도교육감 고발카드를 꺼낸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靑 한마디에 與 ‘중도’ 급선회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강화’ 발언 이후 여의도에서는 상반된 기류가 흐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재빨리 ‘중도’를 향한 행동에 나서고 있다. 반면 야권에서는 “이명박 정권이 여전히 민심과 괴리돼 있다.”(민주당 김유정 대변인), “근원적 쇄신책이라면 방향이 잘못됐다.”(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며 비판을 쏟아냈다. ●한나라, 특위 구성하고 토론회 개최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부자 정당’ 이미지를 지우고 서민 정책을 부각해 이반된 민심을 되찾겠다며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박희태 대표는 24일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우리가 ‘부자를 위한 정당’이 아니라 ‘서민을 부자로 만드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깊게 퍼지게 하는 게 좀 더 국민 편에 다가가고 사랑받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MB 서민정책’이라고 이름 짓든지, 어떻게든 서민정책에 몰두하고 있구나, 서민을 위해 같이 눈물 흘리고 있구나 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이날 회의에서는 당 정책위원회 산하에 ‘빈곤 없는 나라 만들기 특별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또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26일 ‘중산층과 서민 경제를 위협하는 사교육과의 전쟁, 어떻게 이길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중도’에 대한 개념 정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된 정책과 대안이 나오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책위 관계자는 “대선공약에선 실용주의를 중심으로 언급했는데 갑자기 ‘중도’라는 말을 붙여버리니까 개념 정리가 안 된다.”면서 “정책으로 연결하기는 시기상조”라고 꼬집었다. ●민주 “與, 청와대와 청기백기 놀이” 야권에서는 날선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단독국회를 소집하며 중도실용을 말하는 것은 결국 이명박 정권이 내 갈길을 가겠다는 선언”이라면서 “청와대가 청기 올리라면 올리고 백기 내리라면 내리는 ‘청기백기’ 놀이에 한나라당이 날밤 새우는 동안 야당과 국민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국정혼란의 원인은 대통령이 설득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지금 대통령이 중도에 있지 않고 우에 와 있기 때문이 아니다.”고 밝혔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검찰·국세청 조직에 변화줘야”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내정 인사와 관련, “조직의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인사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검찰은 법치를 확고히 지켜나가야 하고 기존의 수사관행에 무엇이 문제가 있었는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일부에서 검찰의 수사관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하는 것과 관련, 개선할 점이 있는지를 찾아봐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 “국세청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이른바 국세행정의 개편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서 제대로 된 개혁이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 외부 출신인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국세청장으로 낙점됐기 때문에 국세청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제대로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3월 국세행정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국세청 개혁을 준비해 왔다. 개혁안에는 ▲외부 감독위원회 신설 ▲지방국세청 폐지를 통해 조직 구조를 본청-세무서 2단계로 축소 ▲납세자와 직접 접촉을 줄이는 ‘비대면 세무행정’ 확대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중도 강화론’을 새롭게 내세웠다. 최근 우리사회의 이념 갈등 양상에 대해 “사회 전체가 건강해지려면 중도가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하며 “지나치게 좌·우, 진보·보수라고 하는 이념적 구분을 하는 것이 아니냐. 사회적 통합은 구호로만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취임 초부터 내세웠던 ‘중도 실용’을 앞으로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집중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의 정국혼란이 지나친 이념 갈등과 과잉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고 보고, 중도 실용주의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이념 문제를 우회하겠다는 구상으로 여겨진다. 보수 진영을 다독이고, 소통복원을 내세워 진보진영도 끌어안는 중도 실용주의를 국정운영의 철학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MBC 경영진 사퇴’ 정치권 논란 확산

     검찰의 ‘PD수첩’ 수사발표 이후 MBC 경영진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청와대가 경영진 사퇴를 우회적으로 주장한데 이어 한나라당 의원들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며 강하게 압박했다.  김영우 조해진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 40명은 23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 해 온 국민을 광우병 공포에 몰아넣고 사회적 대혼란을 야기한 PD수첩은 객관적 사실이 아닌 왜곡과 과장이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MBC 최고경영진은 PD수첩 사태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왜곡과 과장으로 온 나라를 광분시키고, 광우병 촛불시위로 국정을 마비시켜 놓은 PD수첩 제작진은 이제와서 ‘언론의 자유’를 들먹이며 정치적 탄압을 주장하지만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는 정치적인 선동과 조작까지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은 PD수첩 제작진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면서 “PD수첩의 취재와 보도과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자체 정화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MBC의 제작 책임자와 최고경영자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이어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균형을 추구할 수 있는 ‘게이트 키핑’ 제도의 확립과 운영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광우병 파동 당시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광우병국민대책회의를 향해서도, “PD수첩에 편승,촛불시위를 주도하고 국민들을 현혹시켰다.”면서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성명에는 강명순 강석호 강성천 강승규 권택기 김금래 김성회 김소남 김영우 김용태 김태원 김효재 박보환 박준선 배은희 백성운 손숙미 신지호 안형환 안효대 원희목 유일호 유정현 이두아 이범래 이애주 이은재 이정선 이종혁 이철우 이춘식 이한성 임동규 장제원 정미경 정양석 정해걸 조전혁 조진래 조해진 의원 등이 참여했다.이들 대부분은 친이계로 분류된 초선 의원들로 친박계는 정해걸 의원이 유일하다.  앞서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19일 ‘PD수첩’ 수사결과를 언급하면서 “외국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경영진이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총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포문을 열었다.이날 이 대변인은 평소와 다르게 실명으로 MBC 경영진을 강하게 비판했는데,권력 핵심부가 사실상 공영방송 사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기자회견을 주도한 김영우 의원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이 있었는가’란 질문에 “우리의 기자회견은 이 대변인의 발언과 전혀 별개”라면서 “우리는 이 대변인이 그런 입장을 밝히기 전부터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고 오히려 이 대변인이 엄 사장 진퇴 여부를 말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답했다.   이 같은 여권의 압박과 관련,MBC 엄기영 사장은 “부적절하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엄 사장은 22일 임원회의에서 “권력의 핵심에 있는 사람이 언론사 사장 퇴진을 어떻게 말하나.”라며 진퇴 여부는 자신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그는 또 “PD수첩 사건의 요체는 명예훼손 여부인데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검찰이) 정치적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미디어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수순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엄 사장 사퇴 공개 요구는 여야가 미디어법 처리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상황과 맞물려 언론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Healthy Life] (29) 조루증

    [Healthy Life] (29) 조루증

    최근 대한남성과학회는 한국 남성 중 27.5%가 스스로 조루라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말도 못하고 끙끙대던 많은 조루증 환자들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하며 안도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게 여기기엔 조루증의 폐해가 너무 심각하다. 심각한 스트레스는 물론 남성의 자존감을 훼손하며, 이로 인해 성관계 횟수가 줄어 여성의 성기능 장애를 유발하는가 하면 부부 간에 불신과 불만이 쌓여 이혼에 이르는 사례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내놓고 말하지 못해 이 질환에 대한 정보 수준은 낮다 못해 허황하기까지 하다. 숱한 남성들이 고개를 꺾게 하는 조루증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대한남성과학회 연구이사) 교수를 통해 듣는다. ●조루증이란 성관계 중 사정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짧아 자신과 배우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태를 조루증이라 한다. 즉, 사정에 이르는 시간이 심각하게 짧거나, 사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이런 문제가 심한 스트레스로 작용하면 조루증으로 진단한다. ●질병이 아닌 신체적 특징인가 조루증은 명백한 질병이다. 과거에는 조루증을 성적인 무능력으로 여기는 경향이 지배적이었고, 그래서 치료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성의학회(ESSM), 미국비뇨기학회(AUA), 미국정신과학회(APA), 세계성의학회(ISSM) 등이 한결같이 조루증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삶의 가치를 훼손하는 의료적 문제이며, 의학적 해결책이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은 말초부위 즉 성기의 감각이 매우 예민해서 정상인보다 자극에 민감한 경우와, 사정에 관여하는 중추신경이 사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로 나누는데 학계에서는 중추신경의 이상을 주된 원인으로 본다. 뇌의 사정중추에서 혈관 수축작용을 하는 세로토닌이 정상인보다 빨리 고갈돼 사정이 빨라지게 된다는 견해다. ●국내 유병률은 얼마나 되나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발기부전과 달리 조루증은 모든 연령 대에서 비슷한 유병률을 보인다. 미국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발기부전은 29살까지 7%에 불과했다가 50대에 18%까지 증가하지만 조루증은 20∼50대에서 28∼31%의 유병률을 보인다. 즉 발기부전은 노화와 함께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조루증은 그렇지 않다. 단, 다른 비뇨기계 질환이나 심리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2차적인 조루증은 나이와 관련이 있다. 고환염이나 전립선 비대증, 발기부전 환자의 경우 조루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우울증이나 심한 스트레스,수면장애가 조루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는 성적자극에 반응하는 중추신경 체계의 혼란 때문이다. ●조루와 발기부전은 어떻게 다른가 조루와 발기부전은 동반되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원인에 의해 생기는, 다른 질환이다. 발기부전은 나이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하지만 조루는 모든 연령대에서 유사한 발병률을 보인다. 또 발기부전은 혈관 등 말초 부위의 문제가 주된 원인이지만, 조루증은 중추신경계의 문제가 주요 원인이다. ●조루증은 어떻게 진단하는가 진단은 ▲삽입에서 사정에 이르는 시간 ▲사정 조절능력 ▲조루로 인한 스트레스의 강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그러나 환자들과 대화할 때 일반적으로 사정에 이르는 시간은 부풀려지는 경향이 있어 이를 진단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지는 않는다. 이보다는 사정 조절능력과 조루로 인한 부정적 영향, 스트레스 등이 더 중요한 진단의 조건이 된다. 부부의 성생활은 주관적·개인적이며,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진단의 상당 부분을 환자의 자발적 보고에 의존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정상적인 성관계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사정 시간은 개인에 따라 편차가 크다. 중요한 것은 조루가 단지 사정 시간만으로 진단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정 조절능력과 조루로 인한 스트레스도 진단의 중요한 조건이다. 국제성의학학회(ISSM)는 삽입 후 사정에 이르는 시간이 1분 이하일 때를 조루로 규정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사정 조절능력과 스트레스의 강도이므로 성관계 시간을 기준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행동요법과 국소마취제, 콘돔 그리고 수술 등이 종래의 치료법이었다. 가장 흔한 치료법인 행동요법은 스스로 흥분을 조절하는 방법인데, 효과가 제한적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행동요법으로 해결책을 찾고 싶어하지만 효과나 만족도가 매우 낮다. 국소마취제는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지만 자칫 성기의 감각 이상을 초래할 수 있고, 사용할수록 만족도가 떨어지며, 삽입 전에 약제를 완전히 세척하지 않으면 2차적으로 여성이 마취되기도 한다. 또 임상실험 등 과학적 근거에 따라 마취제의 종류나 농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어서 효과도 확신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최초의 경구용 조루증 치료제가 개발돼 핀란드·스웨덴 등 유럽에서는 시판에 들어갔으며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보급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시험 결과, 용량에 따라 사정에 이르는 시간이 평균 3∼3.5배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치료의 효과와 부작용은 성기의 일부 신경을 차단해 감각을 둔화시키는 것이 수술치료의 요체이다. 수술치료는 수술 6개월 후 만족도가 60% 정도 된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러나 성기의 신경을 끊는 수술이 장기적으로 성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수술법의 표준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앞서 언급한 경구용 치료제가 국내에서 발매되면 수술 사례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약으로 충분한 치료효과를 얻지 못한 환자들만이 제한적으로 수술을 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묻지마 헤드헌팅’ 주의보 검찰총장 국세청장 ‘깜짝인사’ 왜 MB정부 이후 양극화 심해진 과학기술정책 신형 아반떼냐?새 포르테냐? 노사관계가 공공기관장 운명 갈랐다?
  • 긴박한 6·10정국…거리로 나선 민주 시민단체도 연대

    긴박한 6·10정국…거리로 나선 민주 시민단체도 연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6월항쟁 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를 하루 앞둔 9일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 집결했다. 정부의 서울광장 사용 불허 방침에 따라 미리 “서울광장을 지키겠다.”는 취지에서다. 당 지도부는 ‘1박2일’ 장외투쟁을 위해 이날 오후부터 의원단 전체에 소집령을 내렸다. 오후 4시쯤부터 서울광장에 속속 모여든 민주당 의원들은 광장 내부에 천막을 설치해 6·10 범국민대회 불허 관련 의원단 대책회의를 열고 현 시국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마라톤 회의를 가졌다. 조별로 돌아가며 철야로 천막을 지켰다. 민주당은 10일 서울광장에서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범국민대회를 갖고 이명박 정권의 국정기조 전환과 미디어관련법 등 쟁점법안의 강행처리 포기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앞서 정세균 대표는 긴급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행사 불허 방침 철회와 서울광장 상시개방을 요구했다. 정 대표는 “소수당이 거대 여당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평소에 하지 않던 일도 해야 한다.”면서 “평시라고 생각해 대충 대응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외에서 정부 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일 것을 예고한 것이다. 이날 민주당은 서울광장을 ‘확보’하기 위해 하루종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전에는 이석현 의원을 비롯해 원내부대표단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한승수 국무총리를 항의방문했다. 같은 시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대정부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발언들이 쏟아졌다. 최영희 의원은 “경찰 버스에 맞서 드러누울 각오로 서울광장 봉쇄를 막자.”고 주장했다. 안민석 의원은 “(범국민대회 시작 시간인) 10일 오후 7시까지 서울광장에 베이스캠프를 치자.”고 말했다.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연대 움직임도 가시화됐다. 야4당 대표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등 사회 원로들과 이날 오전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만나 “국민 화합을 위해서는 우선 이명박 정부의 국정기조가 전환돼야 한다.”는 요지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소통을 위한 연석회의’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만남에서 참석자들은 “소통부재와 일방적인 국정운영 방식을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 반성하고 바꾸지 않으면 국가적 어려움과 사회 혼란이 계속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적 권리의 회복, 악법 시비로 사회적 논란이 많은 법안들의 강행 처리 포기, 공안탄압과 외면을 반복하는 배제의 정치 청산 등을 요구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과외 끊기니 애인도… ‘취집’이라도 해야하나 여의도 금융가 불안에 떨게 하는 이것 나경원 의원 패션모델로 전업? 홍석현 회장 법정 서는 이유 유시민 “가해자가 헌화하는 가면무도회” 유인촌 1인시위 학부모에 “세뇌되신 거예요”
  • 경찰 “서울광장 원천봉쇄 검토”

    경찰이 6·10 범국민대회의 서울광장 개최를 불허한 가운데 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범국민대회측이 서울광장에서 행사를 강행하겠다고 밝혀 양측간의 마찰이 우려된다.참여연대는 9일 “서울시의 서울광장 사용불허와 경찰청의 집회 금지 조치로 시민의 권리가 침해됐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조치를 신청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도 집회금지통보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범국민대회 주최측은 10일 낮부터 성공회 대성당 등에서 6·10범국민대회 기념식을 갖고 오후 7시 서울광장에 모여 정당·시민단체 대표자들의 시국선언,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문화제 등을 열 계획이다. 그러나 공안당국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은 10일 하루 동안 전·의경 150개 중대를 서울광장 주변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한편 집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한편 경희대, 이화여대, 동국대, 부산대, 충남대 교수 등은 이날 현 정부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국정운영의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불교계 108인도 이날 조계사 앞에서 이명박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진보 성향의 한국작가회의 소속 문인 514명도 시국선언문을 냈다.반면 보수진영 시민사회단체와 지식인들은 진보 진영 교수들의 시국선언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하면서 맞불로 대응했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 등 ‘대한민국 미래를 생각하는 교수들’ 소속 50여명은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 없는 릴레이 시국선언이 정국을 오히려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범보수진영을 망라한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날 ‘안보·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한편 이장무 서울대 총장은 이날 “서울대 교수 124명의 시국선언이 학교 구성원 전체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이재연 유대근기자 oscal@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각계 인사 제언

    [노 前대통령 국민장] 각계 인사 제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충격에 빠진 대한민국은 전국 분향소에서 뜨거운 눈물로 슬픔을 달랬다. 우리의 무심함을 반성하고 그에 대한 그리움을 전하며 차츰 그가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행진을 다짐했다. 노 전 대통령을 보내며 각계 인사와 시민들이 전하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의 의미와 우리에게 남은 과제를 정리한다. ●이만섭 前 국회의장 - 이젠 원망 말고 미워 말자 고인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용서와 화해다. 생전 진실하고 솔직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남긴 말은 ‘원망하지 마라. 모든 게 운명이다.’였다. 그런 만큼 이제는 서로 원망하고 미워하지 말자.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이나 사회 각계각층이 서로 용서하고 화합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 타파나 권위주의 해소를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 지역주의나 권위주의는 다 정치인들이 만들어 낸 것들이다. 여당도 야당을 포용하고 야당도 여당과 함께 국정을 의논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촛불시위 때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 각별한 체육 사랑 기억할것 평소 스포츠에 각별한 사랑을 보여 주셨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한데 이제는 다시 뵐 수 없다는 사실이 매우 애통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재임시 태릉선수촌을 손수 찾아와 선수들을 격려하시고, 지난 2007년에는 과테말라까지 오셔서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애쓰셨던 그 모습을 떠올리며, 우리 체육인들은 고인께서 미처 이루지 못한 올림픽 유치에 온 힘을 쏟겠다. 평소 작은 곳에도 사랑을 쏟았던 노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우리나라가 진정한 스포츠 선진국으로 발돋움하여 고인께서 꿈꾼 건강한 나라, 하나가 되는 사회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또한 그곳 하늘에서도 힘을 실어 주시길 빈다. ●권영준 경희대교수 - 용서와 화해 정신 되새겨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서에서도 밝혔다시피 보수·진보를 뛰어넘는 사회 통합과 지역 갈등의 극복, 용납과 화해 등의 정신을 살려야 한다. 이런 과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할 것이냐에 대해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참여정부가 추진한 정책 가운데 방향은 옳았지만 미완성으로 끝난 과제들에 대해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제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여전히 민의를 충분히 수렴하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서민들의 삶은 팍팍하고, 중소기업은 쓰러지고 있다. 국민들의 지지가 뒷받침되지 않는 밀어붙이기식 국정관리는 위험하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 국민의 분노·슬픔 직시해야 국민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현 정권의 정치보복과 강압통치가 낳은 비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출범과 동시에 촛불·미네르바·용산으로 이어졌던 현 정권의 폭압적 통치는 결국 전직 대통령을 벼랑 끝에서 밀었다. 현 정권은 국민들의 분노와 슬픔을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일방통행식 통치를 중단하고 고인이 평생을 바쳐 이룩하고자 했던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 특히 검찰과 경찰을 동원해 양심적 비판세력에 재갈을 물리고, 민주세력을 탄압하는 폭압적 통치를 중단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것이 고인의 삶이었고, 뜻이고, 그를 편히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정윤철 영화감독 - 이제 고인과 소통하는 법 찾아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인 배형진군을 청와대에 초대했을 때 대통령은 점심으로 자장면을 함께했다. 배군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자장면이라는 걸 미리 챙길 만큼 따뜻한 분이었다. 재임 때 스크린쿼터를 축소해 대통령을 많이 원망했다. 되돌아보니 진보와 보수를 끌어안고 싶었던 한 이상주의자의 발버둥이었구나 싶다. 이제서야 대통령과의 소통 방법을 찾은 듯하다. 그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겨 주었다. 자신의 존재를 걸고 싸우지 않으면, 일상에서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뀔 수 없다는 것. 투표로 충분하다며 나머지는 정치 지도자가 할 일이라며 맡겨 놓았고, 책임 없는 비난만 했던 것을 후회하고 있다. ●정장식 공무원교육원장 - 고인 고귀한 뜻 승화시켜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고인의 뜻에 따라 우리 모두 서로 사랑하고, 통합하고, 마음을 비우고, 용서해야 한다. 특히 공직자들은 시대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어려운 때일수록 자기를 희생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난관에 봉착하거나 국민이 도움을 요청해 올 때 뒤에서 뒷짐지지 말고 내 한 몸 던지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지금은 남북간 첨예한 대립 속에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경제적으로도 여전히 높은 실업률 등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런 때일수록 공직자들이 고인의 뜻을 기려 힘들고 낮은 곳에 있는 국민들을 섬기고 보살피며,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앞장서야 한다. ●오탁번 시인협회장 - 질서있는 애도는 민족의 힘 서거 후 1주일, 또 국민장 행사 동안 우리 국민들은 단합되고 질서 있게 슬픔을 표현했다. 이런 것이 우리 민족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국가적 비극을 계기로 이제 나를 떠나서 사회와 민족을 위해 내가 얼마나 올바른 행동을 했느냐를 고민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앞으로 목전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서로를 배타적으로 대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정당들 역시 자신의 이익이 아닌 국민들의 이익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또 비극적 사건에 대한 이런 반응과 다짐들은 단순히 사회적 이슈로 잊고 넘어갈 게 아니라 가정과 지역 문제에까지도 향후 이어져 마음의 진정성을 보여줬으면 한다. ●김현 서울변호사회회장 - 슬픔 정치적 이용은 안돼 애도의 물결과 추모의 열기는 변화와 개혁의 상징이었던 지도자를 잃은 슬픔과 그리움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근거없는 음모론이 떠돌고 현 정권에 책임을 추궁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서는 안 된다. 화합과 공존을 강조하던 고인의 유지(遺志)를 저버리는 일이다.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는 도중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검찰의 수사진행 방식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검찰이 수사진행 상황을 언론에 연일 브리핑해 ‘여론몰이’를 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피의자나 피고인의 인권은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 ●김인국 정의구현사제단 신부 - ‘사람사는 세상’ 큰뜻 이루자 비보를 들으며 주님승천대축일을 맞이한 우리는 예수님께서 하늘에 ‘올라가신’ 승천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라 참 난감하고 괴로웠다. 하지만 부활 승천의 감격은 아픔 후에 벌어진 하느님의 역사였다. 이레째 복잡한 도심이나 고요한 산골을 가리지 않고 잠시도 쉼 없이 도도하게 이어지는 500만명의 추모 물결과 이 땅 구석구석 높이높이 피어오르는 분향의 향기는 부활승천의 저 장엄했던 장면을 상상하게 해준다. 우리는 오늘 국민들의 뜨거운 눈물 속에서 희망의 싹을 발견했다. 노 전 대통령이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은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를 꼭 닮았다. 임의 간절했던 소망을 향하여 공손히 경배 드린다. ●오영호 무역협회 부회장 - 국민 화합으로 경제난 극복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온 나라를 충격과 비통함에 휩싸이게 한 슬픈 일이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고인의 유지를 헤아려 우리 사회에 혼란과 무질서가 초래되지 않도록 국민적 화합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는 어두운 터널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한다. 세계 교역 위축이 우리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는 가운데 환율과 유가도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에 따라 남북간의 긴장관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고인에 대한 추모로 결집된 열정을 모아 경제 살리기에 힘써야 한다. 그것이 고인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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