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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함 침몰 이후] 국정원 “北군부 혼자 못할 일”…강경파 감행설 차단

    [천안함 침몰 이후] 국정원 “北군부 혼자 못할 일”…강경파 감행설 차단

    원세훈 국정원장이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 6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의 특이동향이 없다고 밝히면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북한 개입 가능성이 상당 부분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군(軍)도 그동안 북한이 개입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말했지만,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의미의 원론적인 입장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북한군의 교신 내용 등 대북 정보를 직접 수집하는 국정원이 이런 판단을 내린 것이라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정보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은 “원 원장의 보고는 북한이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면 교신 횟수가 늘어나는 등의 움직임이 포착됐을 텐데 그런 동향이 없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특히 원 원장이 천안함 침몰사건을 실제로 북한이 일으킨 것이라고 가정하더라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지시 없이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은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 원장은 “북한 체제상 이런 사건은 해군 차원에서, 정찰국장 등의 차원에서 일어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정보위 소속 한 여당 의원이 밝혔다. 현재 북한은 화폐 개혁으로 인한 혼란이 아직 수습되지 않은 데다 후계자 문제까지 겹쳐 정치·경제적으로 불안한 시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김 국방위원장 본인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식이 계속 전해지고 있고, 최근에는 방중(訪中)이 임박했다는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서해상에서는 한·미 독수리훈련이 진행돼 북한군 역시 극도의 긴장 상태였다. 북한 정세와 원 원장의 발언을 종합해 볼 때 김 국방위원장이 전시상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공격을 감행할 조건이 아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일부 강경파 군 간부의 단독 공격 감행설도 힘을 잃는다. 하지만 군은 여전히 어뢰에 의한 공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사건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보위 회의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 수준과 잠수정의 종류가 무엇이고, 우리 군의 북한 무기 탐지 수준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를 캐물었다. 또 속초함이 새떼를 북한 잠수정으로 오인해 발포했다는 것과 관련해 당시 북한 개입 가능성에 대한 국정원의 판단은 무엇이었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관련 사항을 어떻게 보고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나 원 원장은 “군 내부의 정보는 국정원 소관이 아니다.”라는 대답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야당 의원은 “원 원장이 받은 첫 보고가 ‘원인미상으로 침몰 중’으로 1차 안보관계장관 회의 때까지도 상황 파악이 제대로 안 됐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정보를 총괄하는 국정원에서 이 정도 보고밖에 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숨기거나 안보 체계에 커다란 구멍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지혜 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천안함 침몰에서 정략 유혹 끊어라

    [김형준 정치비평] 천안함 침몰에서 정략 유혹 끊어라

    지난 주말 해군의 초계함 천안함이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 사고로 침몰했다. 군 당국이 빠른 물살과 수압, 시야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힘겨운 구조작업을 펼쳤지만 초기 대응에 미흡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천안함 실종자 대부분이 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를 군이 아니라 어선이 발견한 것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참으로 비통하고 안타깝지만 우리는 침몰 사고의 위기를 통해 강하게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 첫째, 침몰 원인과 의혹에 대해 사소한 사실 관계라도 숨기지 말고 낱낱이 밝혀야 한다. 물론 핵심은 침몰이 기뢰나 어뢰 등 외부 공격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내부 폭발에 의한 것인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문제는 진상 규명이 생각만큼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함선이 두 동강 났다는 것은 외부의 강력한 충격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북한에 의한 공격으로 단정 짓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북한의 의도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사고에 의한 것인지를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부가 섣불리 판단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둘째, 정략적 관점이 아니라 초당적인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민주당의 핵심 당직자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 외부 공격이었다면 완벽해야 할 군의 대비태세에 구멍이 있는 것이고, 내부의 안전사고라면 군의 기강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민주당은 국회에서 이 사건이 왜 일어나고 우리 군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철저하게 따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벌써부터 야당은 사고 원인에 대해 어떤 결과가 나오든 현 정부를 공격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힌 셈이다. 그런 차원에서 민주당은 천안함 침몰 사고의 진상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해 당내 ‘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 같다. 야당은 지방선거를 의식해 이번 사건과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연결시키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전문성과 정확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발표는 혼란과 의혹만을 증폭시킬 수 있다. 따라서 야당은 군이 민간인을 포함한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조사하고 있는 만큼 시간을 갖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여당도 군 당국의 조사가 미흡할 경우, 야당과 함께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군이 잘못한 점이 발견되면 야당과 함께 정부를 질타하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셋째, 지방선거와의 분리원칙이다. 선거를 두 달 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이번 사건으로 후보들의 공약 발표, 출마선언 등 모든 정치 일정이 취소되었다.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한 지역의 대표를 뽑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고가 지방선거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이번 침몰 사고가 어떤 형태로든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만약, 침몰 원인이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 그야말로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칠 것이다. 이런 북풍 변수는 야당보다는 여당에 유리할 것이다. 반대로 내부 폭발이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야당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것이다. 하지만 현명한 유권자는 선거와 침몰 사고를 분리해서 대응하는 성숙한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2006년 지방선거 직후 한국선거학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62.2%가 우리나라 선거가 실제로 유권자의 의견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더구나 국민 2명 중 1명 (47.9%) 정도는 지지할 후보나 정당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이 투표에 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묻지마식 감성투표가 존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나쁜 상황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 유권자는 특정 사건이나 선동에 의한 감성적 투표에서 벗어나 후보의 공약을 철저히 검증하고 자신이 던진 표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때만이 질 높은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유권자는 특정 사건이나 선동에 의한 감성적 투표에서 벗어나 후보의 공약을 철저히 검증하고 자신이 던진 표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 [천안함 침몰 이후] “구조한다 말만 말고 사람 살려라” 절규

    [천안함 침몰 이후] “구조한다 말만 말고 사람 살려라” 절규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의 피끓는 아우성은 29일 극에 달했다. 군 추정 최대 ‘생존가능 시간’으로 알려진 오후 7시를 넘기면서 가족들은 “해군이 너무 늦게 대응에 나섰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해군 해난구조대(SSU)의 실종자 탐색 구조작업이 생존여부 확인 없이 이날 오후 10시30분쯤 종료되자 희망을 갖고 기다리던 가족들은 허탈감과 안타까움에 발만 동동 굴렀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실종자 가족으로 가장한 정보원을 투입했다가 가족들에게 붙잡히는 소란도 빚어졌다.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는 오후 1시30분 부대내 동원예비군 훈련장 강당에서 실종자 가족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구조상황 설명회를 가졌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의 빗발치는 야유에 밀려 간부들이 퇴장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설명회에서 우동은 대령이 “현재 구조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자 화가 난 실종자 가족들은 “똑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다. 끌어내라.”며 반발했다. 김태석 중사의 누나 효순(52)씨는 “구조작업하고 있다는 말만 하지 말고 사람 먼저 살려내라.”고 외치며 실신하기도 했다. 해군본부 전력참모부장 손정목 소장이 직접 설득에 나섰지만 가족들의 분노를 달래지 못했다. 손 소장은 “미군과 우리 지휘부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가족들은 “언제까지 회의만 할 거냐.”며 오열했다. 격분한 실종자 가족 100여명은 2함대 중앙에 위치한 사령부로 달려가 “사령관을 내보내라.”며 문을 밀치는 등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김동식 2함대 사령관이 나서 “조류, 파도 때문에 현실적으로 상황이 어렵다.”고 말하자 일부는 바닥에 주저앉으며 통곡하는 등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빨리 장병을 배에서 꺼내 달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주장에 해군 관계자는 “수압이 높아 선체 외벽을 잘못 잘라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평택경찰서 소속 신모 경감 등 3명이 등산복 차림으로 3일 동안이나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한 것으로 드러나 거센 비난을 샀다. 실종자 가족들은 신 경감이 경찰관과 통화하며 “대장님”이라고 말하는 소리를 엿듣고는 고함을 치며 항의하는 등 현장은 일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한 실종자 가족은 “‘국민의 지팡이’라면서 실종자 가족들 속에서 정보나 염탐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붙잡힌 이들은 “실종자도 못 찾는 상황에서 여기 들어온 것이 잘못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중앙정부에 정보를 올리는 것이 국정원과 우리가 할 일”이라고 해명해 가족들로부터 또다시 거센 비난을 받았다. 정현용 김양진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 [사설] 총리 3不완화 신중히 접근해야

    정운찬 국무총리가 연일 3불(不) 정책 수정을 주장하고 있다. 말이 완화이지 속내는 폐지 쪽에 가까운 듯하다. 정 총리는 그제 제4차 공교육 경쟁력 강화 민·관협의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고교등급제 금지는 현실적으로 무너진 제도”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대학 입시는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했고,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국·공립대는 안 된다.”고 말해 사립대에 대해서는 허용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바 있다. 대입 본고사 금지, 고교등급제 금지, 기여입학제 금지를 뜻하는 3불 정책은 고교 평준화 및 수학능력시험 등과 함께 고교 교육과 대학입시제도의 핵심이 돼 온 원칙이다. 그런 3불 정책에 대해 총리가 불과 닷새만에 모두 손 볼 뜻을 밝힌 셈이다. 정 총리는 서울대 총장 시절 3불정책 폐지를 강도 높게 주장한 바 있다. 그의 소신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한 대학 총장과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총괄하는 국무총리의 자리는 엄연히 다르다. 개인 소신이라 해서 함부로 완화나 폐지를 말할 사안도 아닐뿐더러 그리 말할 자리도 아니다. 더욱이 고교등급제는 36년째 이어져 온 고교 평준화 정책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안이다. 고교 선지원 후배정 원칙이 적용되는 현실에서 전국 2200여개 고등학교를 성적에 따라 한 줄로 세운 뒤 대입 내신반영 비율에 학교 간 격차를 적용한다면 어느 학생과 학부모가 성적이 낮은 학교 배정을 따르겠는가. 대입 본고사 역시 입시 과열과 사교육 열풍의 폐해 때문에 폐지한 제도다. 입시에서의 대학 자율도 중요하겠으나 지금처럼 사교육이 공교육을 압도하는 현실에서 무턱대고 본고사를 부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정 총리의 발언은 교육 당국의 입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교육과학기술부 안병만 장관과 이주호 차관 등은 최근까지도 “3불 정책은 당연히 유지해야 한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인 자율과 경쟁을 통한 공교육 강화를 3불 정책 폐지와 연결지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정 총리는 3불 정책 언급에 신중하기 바란다. 관계 전문가와 국민 다수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교육당국과의 엇박자로 국민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없어야 한다.
  • [뉴스&분석] 세종시 ‘마침표 찍기’ 나섰나

    [뉴스&분석] 세종시 ‘마침표 찍기’ 나섰나

    1일 정치권에서는 세종시와 관련한 전날 청와대의 ‘중대 결단’과 ‘절차적 추진’ 발언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세종시 수정 문제를 두고 대치하고 있는 한나라당내 친이계와 친박계는 제각각 해석을 달리하며 복잡한 셈법에 들어갔다. 두 계파 간 공통된 해석은 ‘이명박 대통령이 결론을 짓기 위한 수순밟기에 나섰다.’는 정도다. 세종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주에 가동될 중진협의체의 논의 과정에서 계파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 절차적 해법의 필요성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점에도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친이계는 중진협의체에서도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내 자율 조정 능력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오고, 그때가 되면 ‘대통령의 결단’이 명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친이계 진수희 의원은 “중진협의체에서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들 말하지만, 그래도 논의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3월 중진협의체 논의 지지부진→4월 청와대 결단’이란 시나리오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이는 역으로 중진협의체에서 두 계파가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는 중재안이 나온다면,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만남으로 극적인 돌파구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다만 중진협의체 논의 이후 세종시 국민투표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친이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국민투표가 정권에 대한 중간심판이나 반(反)MB 투쟁 연대로 비화할 수 있고, 국론이 분열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친이계 김영우 의원은 “청와대는 차기 대선에서 세종시 문제가 더 이상 공약화될 수 없도록 문제를 종결짓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지금의 정치권이 세종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란 시각에서 국민투표를 생각했을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친박계는 청와대의 기류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인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와해시키려는 정치공학적 의도를 담고 있다고 본다. 국민투표론이 세종시 출구전략인 동시에 ‘박근혜 죽이기’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얘기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청와대는 세종시에서 개헌으로 이미 말을 갈아탄 상황”이라면서 “국민투표는 수정안 철회를 극적으로 선언하기 위한 성동격서 차원의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친박 성향의 중립파인 이한구 의원은 “수정안은 정부가 국민투표 운운하며 밀어붙일 성격이 아닌데도 무리하게 추진하려 들기 때문에 ‘음모론’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는 국민투표의 현실화 가능성에도 대비해 미리 쐐기를 박고 있다. 유정복 의원은 홈페이지에서 “‘절차적 추진’이 국민투표를 시사하는 것이라면 정부가 국정혼란과 국론분열을 일으키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나라가 거덜날 수도 있는 판단 오류”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남경필 의원은 “국토균형발전의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행정부처는 물론 청와대·국회·대법원까지 모두 옮기는 수도이전을 연계한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MB 3년차 ‘더 큰 나라’ 향한 리더십 보여야

    이명박 대통령이 내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해 촛불 시위로 지지율이 20%대까지 추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최고경영자(CEO)형 중도실용 리더십을 발휘, 취임 때와 비슷한 51.1%까지 지지율을 반등시키는 데 성공했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기간 한 번 추락한 지지율을 반등시키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야권이 사분오열돼 국정 견제세력 역할을 못하는 상황은 이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세종시 논란이 가열되고 있지만 국정장악력이나 여당 통제권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쉴 새 없는 세일즈외교로 G20 정상회의를 유치했고, 기업가적 뚝심으로 두바이 원전 수주를 성공시켰다. 선제적이고 강력한 재정집행을 통해 지난 2년간 세계 경제성장률의 1.26배 성장률을 달성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같은 기간 세계 경제성장률의 0.81배와 0.87배 성장에 머문 것에 비교할 때 평가할 만하다. 외환보유액도 1월 말 사상 최대인 2736억 90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경제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 이를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지나쳐 경쟁국들의 경각심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물론 과제도 적지 않다. 세종시 혼란은 정치권과의 소통 부족의 결과라는 지적이 있다.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경제회복을 이뤄냈지만 수혜자는 대기업과 부유층에 한정된 채 서민들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민, 노인 등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복지정책이 뒤로 밀렸기 때문이다. 양극화는 심화됐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한계도 노정했다. 이 대통령도 어제 국무회의에서 선진일류국가 진입을 역설하면서도 “미래를 향해 나아가지 않으면 지금의 기회 또한 위기가 될 것”이라는 위기 의식을 강조했다. 우리는 집권 3년차를 맞는 이 대통령에게 타협이 실종된 후진국형 정치에서 탈피하는 정치선진화를 이끌 것을 주문한다. 고용 있는 성장으로 서민경제를 살려 계층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특히 반대세력도 껴안아 국민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는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세계 속의 ‘더 큰 나라 대한민국’으로 향해 갈 수 있다. 기여외교를 확충하며 G20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 세계로 더 뻗어나가야 한다.
  • [지방선거 D-100] 권역별 이슈·전망

    6·2 지방선거의 승패는 ‘중원’에 달렸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21일 서울·경기·인천·대전·충남·충북 등 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당이 승리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본선보다 경선이 더 치열한 영·호남 선거에는 각 당 지도부의 앞날이 걸려 있다. ●수도권 민심의 결집지인 수도권은 이명박 정부 중간평가로 매김되는 지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지역이다. 호남을 빼고 거의 모든 지방정부를 장악한 한나라당은 수도권을 지키지 못하면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세종시 논란으로 영남 말고는 승리를 쉽사리 확신할 곳이 없기 때문에 더 절실하다. 수도권 세 곳 가운데 한 곳 이상에서 패하면 정권에 대한 심판이 이뤄졌다고 평가될 수 있고, 친이·친박 간 갈등도 악화일로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전승을 거둔다면 정국 장악력이 높아지고 국정 운영도 탄력을 받게 된다.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승리해야 2012년 정권교체를 내다볼 수 있다. 유력한 대선 주자가 없는 민주당이 야권 후보 단일화 실패로 수도권에서 한 곳도 건지지 못한다면 당의 존립을 걱정해야 할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충청권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고전할 공산이 크다. 정부가 수정안 홍보에 온힘을 쏟고 있지만 충청권 민심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틈새를 뚫고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미래희망연대(친박연대)가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현재까지 여론조사를 보면 대전·충남·충북에서 모두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세종시 이슈는 다른 지역의 표심(票心)에도 영향을 미칠 중대 변수다. 한나라당 친이계의 ‘수도분할 불가’ 논리가 먹히면 수도권에서는 한나라당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세종시 특혜론으로 인한 기업·혁신도시 예정지의 민심도 출렁일 전망이다. ●영남 한나라당의 내전이 예상된다. 대구와 경남에서 친이·친박 대결은 이 지역은 물론 전체 지방선거 지형을 가름할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지역 패권을 통해 여권 내 힘의 구도가 정리되고, 2012년 대선의 흐름을 가늠하는 상징적 무대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텃밭인 대구에 이어 지난 총선에서 ‘친박 학살 공천’의 주역으로 지목된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출사표를 던진 경남에까지 ‘친박 벨트’가 형성될지 주목된다. ●호남 민주당은 호남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전체 선거판을 주도할 수 있다고 본다. 전국적인 야권 연대를 성사시키기 위해선 우선 민주당이 호남에서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정세균 대표가 내놓은 시민공천배심원제가 광주시장 등 호남 단체장 경선에 적용되면 세대교체 바람이 불 수도 있다. 지역 여론은 배심원제를 선호하는 쪽이지만, 호남 지역 의원들과 단체장들이 부정적이어서 도입이 불투명하다. 정 대표와 정동영 의원이 지원하는 후보가 달라 호남민심이 당내 경선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도 관심사다. 이창구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친이, 당론변경 ‘113석 확보’ 결론

    다음주 초로 예상되는 한나라당의 ‘세종시 의원총회’에서는 토론 과정부터 표결까지 당내 갈등이 극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계에서 당론변경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는 데다 수정안이 당론으로 확정되더라도 상임위와 본회의 등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친이계가 당론 변경에 속도를 내는 것은 ‘손해볼 것이 없다.’는 계산을 마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적으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더라도 여러 면에서 친박계를 압박할 수 있다는 노림수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목표가 당론변경까지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당 지도부를 비롯해 친이 쪽에서 줄곧 끝장토론을 주장하는 것도 일단은 당론 변경까지의 과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수정안이 당론으로 확정되려면 전체 의원 169명 가운데 113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친이 쪽에서는 이미 ‘안전선’을 확보했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 소장파인 원희룡 의원은 1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수정안 지지가 당내에서 3분의2 가까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현 시점에서 표결에 부친다면 수정안이 당론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3~5개 부처 이전’의 절충안을 내놓았던 원 의원은 “원안과 수정안 가운데 표결을 해야 한다면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결국 정치적 책임을 (박근혜 전 대표에게)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4월 임시국회까지 세종시 문제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당내 공감대 형성, 세종시 이슈에서 점점 멀어지는 민심 등을 고려해 토론에 속도를 내다 보면, 20명 남짓한 중립지대 의원들이 수정안 찬성이냐 반대냐의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고, 찬성 쪽에 좀더 기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세종시 수정안이 당론으로 확정되면 친이계로서는 끝장토론과 표결이라는 민주적인 절차를 모두 거쳐 당론을 정했다는 명분이 생긴다. 우여곡절 끝에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올라가면 부결될 공산이 크지만, 친이계는 친박계와의 첨예한 정치적 힘겨루기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표결 결과를 통해 친박계의 세를 실제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당내 친박계 의원이 50~6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표결했을 때 수정안에 반대하는 친박계는, 개개인의 소신을 감안할 때 40명 안팎에 그칠 것으로 친이 쪽에서는 계산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중도성향의 황우여 의원 쪽이 ‘친박 최경환 정책위의장’ 카드로 친박계와 중도 세력의 표심을 결집시킬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전체 159표 가운데 47표를 얻는 데 그쳤다. 친이계는 “40여명 때문에 국정이 혼란을 겪었다.”는 비판의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설날 볼거리] 극장가, 가족·감동·문화·중국 있다

    [설날 볼거리] 극장가, 가족·감동·문화·중국 있다

    설 연휴가 주말에 밸런타인데이까지 끌어안으며 ‘3일천하’에 그치게 됐다. 이에 올 설날 극장가는 명절 효과와 주말 관객, 밸런타인데이의 연인 효과 등을 공유하게 됐다. 또 연휴 직전인 12일 개막하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탓에 극장가는 더욱 울상이다. 이에 올해는 설 연휴에 딱 맞춰 개봉하는 최신 한국영화는 물론, 명절 영화의 정석이었던 ‘조폭+코미디’의 공식을 따르는 국내 영화가 한 편도 없다. 설과 1~2주 정도 개봉일이 차이나는 ‘의형제’와 ‘하모니’, ‘식객: 김치전쟁’ 등은 기존의 명절 영화 공식을 버리고 지난해부터 시작된 새로운 공감대에 따를 예정이다. 바로 가족과 감동, 문화, 중국이다. ◇ 가족: 과속스캔들 vs 의형제 지난 2009년 구정 연휴의 최대 수혜자는 차태현과 박보영 주연의 가족 코미디 ‘과속스캔들’이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설 연휴까지 꾸준히 관객을 모은 ‘과속스캔들’은 구정 특수를 통해 700만 관객을 훌쩍 넘어섰다. 미혼모 가정을 사랑스럽게 들춘 ‘과속스캔들’은 차태현과 박보영의 연기 앙상블, 아역배우 왕석현의 깜찍함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겼다. 올해는 송강호와 강동원 주연의 ‘의형제’가 또 다시 가족의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각자의 임무 실패로 국가 조직에서 버림받고 가족과 헤어진 국정원 요원과 남파 공작원이 6년 뒤에 다시 만나면서 의형제라는 새로운 가족으로 엮인다. 남북문제의 소재와 송강호라는 배우로 2000년작 ‘공동경비구역 JSA’와 비교되지만, 진지한 주제를 코믹하고 감동적으로 풀어낸 ‘의형제’는 기존 영화들과 차별화된다. ◇ 감동: 워낭소리 vs 하모니 ‘워낭소리’는 지난해 300만 명에 달하는 관객을 모으며 다큐멘터리 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 30년을 동고동락한 소와 할아버지의 평범하지만 감동적인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아낸 ‘워낭소리’는 흥행을 기약하기 어려운 국산 독립영화였다. 하지만 시골에 계신 부모님의 이야기를 연상시킨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작품성과 감동, 명절 효과 등이 맞물려 폭발적인 효과를 얻었다. ‘워낭소리’의 벅찬 감동은 ‘하모니’가 잇는다. 김윤진을 비롯, 나문희, 강예원 등 여배우들이 주축이 된 여성영화 ‘하모니’는 음악과 모성이 어우러진 감동의 하모니로 관객들을 눈시울을 적신다. 아픈 사연을 하나씩 간직한 여성교도소에 합창단이 결성되고, 여성 수감자들은 저마다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혼신을 담은 노래를 부른다. ◇ 전통문화: 쌍화점 vs 식객2 2009년 새해 첫 포문을 연 사극 영화 ‘쌍화점’은 한반도 역사상 가장 자유분방하고 국제적이었던 고려시대의 화려한 왕실 문화를 스크린에 옮겼다. 공민왕과 미소년 친위부대 건룡위에 얽힌 은밀한 야사를 토대로 한 ‘쌍화점’은 주연배우 조인성과 주진모의 동성애 연기는 물론, 조인성과 송지효와의 파격적이고 격정적인 멜로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쌍화점’과 같은 사극영화는 아니지만 김정은과 진구가 주연한 ‘식객: 김치전쟁’(이하 식객2)은 설 명절과 가장 어울리는 영화다. 한국의 식문화를 대표하는 다양한 김치들로 구미를 자극하는 ‘식객2’는 “대한민국 오감을 사로잡은 맛있는 국민영화”라는 슬로건으로 홍보 중이다. 진구가 김강우, 김래원에 이은 3대 ‘성찬’으로 등장하며 천재 요리사 김정은이 맞수가 된다. ◇ 중국의 바람: 적벽대전2 vs 공자 지난해 설날 연휴 최고의 흥행작은 세계적인 감독 오우삼이 연출한 영화 ‘적벽대전2: 최후의 결전’(이하 적벽대전2)이었다. ‘적벽대전2’는 동양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전투로 기록된 중국 삼국시대 적벽대전을 배경으로 주유와 제갈량, 조조의 지략 싸움을 다뤘다.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거느린 양조위, 금성무, 조미 등을 총출동해 좋은 흥행 성적을 거뒀다. 올해 설 연휴에도 한 편의 중국 대작 영화가 국내에 선을 보인다. 연휴 직전인 11일 개봉하는 ‘공자: 춘추전국시대’(이하 공자)는 혼란의 춘추전국시대, 지식으로 천하를 평정한 공자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주윤발이 주연을 맡은 ‘공자’는 중국 현지에서 이미 위력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설 연휴 중국영화 ‘적벽대전2’가 국내 극장가를 장악했다는 사실은 ‘공자’의 흥행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사진 = 각 영화 스틸이미지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문화계 왜 이러나

    문화계 왜 이러나

    ■예술위 - 한 지붕 두 수장 2008년 해임된 김정헌(64)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 위원장이 법원의 해임처분 취소 판결에 따라 1일 출근을 강행, ‘한 지붕 두 수장’이라는 웃지 못할 상황이 빚어졌다. 김 위원장이 앞으로 계속 정상출근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혀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도 무리한 기관장 해임으로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오전 8시55분쯤 서울 대학로 예술위에 도착해 “법원의 취소 판결과 해임 효력 집행 정지 결정에 따라 오늘부터 위원장 업무를 수행해나가겠다.”고 말문을 연 뒤 “책임은 사태를 초래한 문화부에 있다. 문화부가 이 사태를 빨리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예술위 건물 앞에서 김 위원장을 맞은 윤정국 사무처장이 “무슨 일로 오셨는가. 문화부에서 항고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결론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한 차례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예술위가 본관 옆에 별도로 마련한 사무실로 들어가, 오광수 현 위원장과 마주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두 수장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면서 예술위는 매우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업무 차질이 예상되지만 해결 수단이 없어 문화부의 조속한 ‘처분’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현 예술위원들이 이날 오후 “김 위원장이 계속 출근하는 것은 위원회의 앞날과 예술계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 자명하다. 김 전 위원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는 ‘압박성’ 성명서를 내면서 혼란은 더해가고 있다. 심장섭 문화부 대변인은 “위원장 업무는 위원회에서 판단해 업무를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문화부가 해임 처분 효력정지 결정에 대해 지난달 26일 고등법원에 항고한 상태이기 때문에 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는 두 위원장 체제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교수직을 맡고 있는 공주대학교도 입장이 난처해졌다. 공주대 교무처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휴직계를 내긴 했지만, 신중하게 검토하느라 처리되지 않았다. 언제 휴직 결정이 날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 위해서는 겸직을 금지하고 있는 예술위 규정에 따라 교수 휴직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임기가 올해 9월까지였던 김 전 위원장은 2008년 12월 문화예술진흥기금 운용 규정 등의 위반으로 해임되자 곧바로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2월16일 해임처분을 취소했고, 1월26일 해임 효력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영진위 - 사업자 선정 ‘시끌’ 한국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도 잡음에 휩싸였다.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사업자 선정 등과 관련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영진위 측은 1일 서울 세종로 영상미디어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조희문 영진위원장은 “그동안 특정단체를 위탁 지정해왔으나 이 문제가 국정감사 때마다 지적돼 개선책의 일환으로 공모 방식을 도입했다.”며 “구성원 전문성과 사업계획 등을 놓고 전문가 5인이 공정히 심사했고, 영진위 9인 위원회가 최종 의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1차 심사에서 70점 이상을 받은 3개 단체 가운데 2차 토론을 통해 최종 사업자를 뽑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탈락업체인 미디액트 측은 “영진위가 보수단체에게 사업을 맡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존 사업자인 미디액트를)탈락시켰다.”며 “이는 정부의 보수단체 지원 바람에 편승한 결과”라고 반발했다. 온라인 국제 탄원서도 준비 중이다. ‘한국의 미디어와 민주주의 : 미디액트를 구해주세요’라는 탄원서에는 이날 현재 28개 국 540여명이 서명했다. 미디액트 측은 “존 다우닝(미국), 디디 할렉(미국), 엘리 레니(호주), 가비 하들(일본) 등 저명한 미디어 전문가들과 교육자들도 동참했으며 네티즌들의 자발적 참여로 일본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고 있다.”면서 “세계 각국의 미디어 및 인권 단체들도 영진위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1~7일을 ‘미디액트 지지를 위한 국제행동 주간’으로 선포,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관련 단체들이 현지 한국대사관 항의방문을 추진 중이다. 미디액트 수강생들로 구성된 ‘영상미디어센터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모임’은 공모 참여 단체들의 명단과 응모서류, 회의록 등을 공개할 것을 영진위 측에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영진위가 독립영화전용관과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의 새 운영자로 한국다양성영화발전협의회(한다협)와 시민영상문화기구(시영)를 각각 선정하면서 불거졌다. 지난해까지 두 곳은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영진위 위탁을 받아 인디스페이스와 미디액트라는 이름으로 운영해왔다. 앞서 인권운동사랑방은 지난달 28일 “촛불집회 참석 등을 문제삼아 영화단체 사업지원에서 배제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영진위를 상대로 인권영화제 지원 거부에 대한 취소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인디포럼작가회의도 이르면 다음주 중 같은 소송을 낼 예정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與 vs 與·與 vs 野… 갈수록 셈법 복잡한 세종시 정국

    與 vs 與·與 vs 野… 갈수록 셈법 복잡한 세종시 정국

    ■ 박근혜 - 정몽준 2차 충돌 ‘토론 막는 것은 비(非)민주주의’ VS ‘당론 뒤집기 위한 토론은 안 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정몽준 대표가 세종시 당론 변경을 위한 당내 토론 문제를 놓고 20일 충돌했다. 세종시 수정 추진을 놓고 친이·친박 간 갈등이 폭발 직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당론 변경 여부를 위한 여권 주류의 토론회 필요성 주장과 관련, “이미 어떻게 결정하겠다는 것을 밝히고 토론한다는 것은 토론이 아니다.”라면서 “정부 수정안을 당론으로 결정하기 위한 투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재경(在京) 대구·경북 시도민회 신년행사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보도를 보니 수정안 확정을 위한 토론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여권 주류가 최근 세종시 당론 변경을 위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조성하는 데 대한 쐐기를 박으려는 뜻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8일에도 정 대표의 세종시 수정 추진에 대해 “소신이나 생각이 변했다면 판단력의 오류”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당론 변경 요구의 부당성 문제도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당 대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선거 때마다 ‘우리의 세종시 당론은 원안’이라고 모든 사람들에게 몇 년을 말하고 다녔다.”고 강조했다. 국민에게 수도 없이 원안을 약속해 의석도 얻고 정권도 얻었는데 이제 와서 뒤집는 게 어떻게 단순한 당론 변경이냐는 것이다. ‘박 전 대표가 토론을 막고 있다는 친이계의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제가) 토론을 막고 말고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면서 “(저쪽에서) 토론을 하자고 한 적도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반면 정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세종시 수정안 검토를 위한 토론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원안과 수정안을 비교하는 토론회라도 여는 게 민주주의’라는 논리를 내세워 친박계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설혹 당론을 바꿀 수 없다 하더라도, 토론을 거부하는 친박계에 세종시로 촉발된 당내 갈등의 책임을 전가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서울 양재동 서초구민회관에서 열린 서울 국정보고대회에서 “기존의 당론이 있고 정부 대안 발표 후 논의를 하자는 의견도 있으니 당내에서 논의를 하는 게 집권당으로서 책무를 수행하는 일”이라면서 “당론은 가장 큰 공감대를 얻을 안을 함께 찾아가자는 것으로, 민주적 절차와 방식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은 원안이냐 정부안이냐를 선택하기에 앞서 한나라당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을 거쳐 당의 입장을 정할 수 있느냐에 관심을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민주당 양면전략 구사 민주당이 세종시 수정안 저지를 위해 ‘양면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수정안 설득에 집중하고 있는 틈을 타, 민생 현안을 전면에 부각시키는 한편 전국 각지를 돌며 원안 추진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20일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등록금’을 화두로 던졌다. 정 대표는 “민주당이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처리에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도 받았는데, 정부가 가져온 법은 등록금 인상률을 나 몰라라 한 데다 저소득층의 장학금을 폐지하는 등 큰 문제점이 있었다.”면서 “무상 장학금을 되살리고 인상률을 직전 3개연도 물가상승률의 1.5배 이하로 제한하는 등록금 상한제로 이 문제를 고치려다 보니 오해를 받으면서도 시간이 좀 걸렸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또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반값 등록금’을 공약해 놓고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발뺌한다.”면서 “국민과 야당의 힘을 합쳐 등록금의 액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등록금 문제를 세종시와 연관시키기도 했다. “행복도시엔 반드시 행정부처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등록금 상한제와 취업후 상환제는 반드시 같이 가야 한다.”, “행복도시 백지화처럼 괜한 정책 혼란을 일으켜 발생하는 비용 등을 줄여 5조원만 만들면 등록금을 반으로 낮출 수 있다.”는 표현을 썼다. 물밑으로는 혁신도시 등을 순회하며 장외 투쟁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17일 대구시당에서 당직자 등을 격려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대전에서 열린 ‘행복도시 수정안 거부 및 이명박 정권 규탄대회’에 참석했다. 21일에는 경북 김천 혁신도시를 방문할 계획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국회 본회의 세종시 공방

    한나라당이 ‘세종시 수정안’을 홍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일부 시·도당 위원장의 반발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던 국정보고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내들며 여권을 압박했다. ●“의제·진행방식 자율에 맡겨”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보고대회는 세종시 논란 이전에 이미 연례적 행사로 연초에 해온 행사”라면서 “향후 당의 활동 및 국정운영에 대해 보고하고,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당원들의 단합을 기하는 다목적 공식행사”라고 강조했다. 장 사무총장은 전날 16명의 시·도당 위원장들과 직접 통화해 이같은 취지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괜한 논란을 없애기 위해 국정보고대회의 의제와 진행방식은 시·도당협의회 자율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19일 대전시당과 20일 서울시당 및 경남도당의 국정보고대회는 당초 예정대로 진행된다. 하지만 친박계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구와 경북, 부산, 인천 등에서는 여전히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어 세종시 관련 안건을 생략한 채 보고대회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주당은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정세균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행복도시를 백지화하려는 수정안을 막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 혼란을 유발한 세력에 대해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겠다.”면서 “정운찬 총리를 비롯해 이 소동에 책임있는 사람들에 대해 확실하게 법적·정치적·도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국정조사도 해야 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한편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ICL)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열린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세종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이 “미래 국제사회에 필요한 도시는 과학, 경제, 녹색, 글로벌 분야가 서로 융합돼 생산성을 높이는 창의적 도시로 행정이 다른 부분을 선도하는 근대형 도시와는 구별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강 의원은 “행정부처 이전 만이 균형발전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더 좋은 방안이 있다면 후손을 위해 과감히 잘못을 고백하고 바로잡는 것이 신뢰를 얻는 길”이라고 말했다. ●“수정안은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 이어 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으로, 삭발 투쟁을 벌이고 있는 양승조 의원이 “균형발전정책을 포기하고 대기업에만 특혜를 주는 수정안은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반격했다. 양 의원은 “수정안은 남-남(南-南)분열의 결정판으로 발표 직후부터 광주, 부산, 경기, 대구 등 각지에서 난리가 났다.”면서 “정 총리는 원안이 추진되면 대혼란이 올 것이라며 국민을 괜히 협박하지 말고 믿을 만한 근거를 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은 “모든 경제력과 권력이 수도에 너무 집중돼 국가적 효율을 기할 수 없다.”면서 “때문에 행복도시에 행정부처를 옮겨 국토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전진캠프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지혜 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日재계 디플레 대책 요구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재계의 총수들은 신년 인사에서 한결같이 더블딥(이중침체)을 우려했다. 또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경제동우회, 상공회의소 등 일본 3대 경제단체장은 5일 새해 공동기자회견에서 ‘디플레이션으로부터의 탈피’를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성장전략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게이단렌의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은 회견에서 “불행하게도 일본의 경제 회생은 아직 지속적이지 못하다.”면서 “디플레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 상반기도 심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성장전략을 실천에 옮기는 조치밖에 없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또 기업 활성화를 위해 세제개정 및 규제개혁, 아시아 각국과의 연대강화 등을 주문했다. 상공회의소의 오카무라 다다시 회장도 “하반기에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면서 “올라운드보다는 기술집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환경에 비중을 둔 녹색공공사업의 추진을 제언했다. 경제동우회의 사쿠라이 마사미쓰 대표는 “정부의 재정지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독자적인 노력이 중요하다.”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3대 단체장들은 올해 평균 주가를 8000∼1만 2000, 엔화가치를 달러당 85∼100엔으로 예측했다. 한편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6일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후지이 히로히사(77) 재무상의 후임에 간 나오토(63) 부총리 겸 국가전략담당상을 기용했다. 또 국가전략담당상은 센고쿠 요시토(63) 행정쇄신상이 겸임토록 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오는 18일부터 열리는 정기국회에서의 예산 심의와 함께 인선이 늦어질 경우 국정 혼란 및 비판 여론을 우려해 인사를 서둘렀다. 후지이 재무상은 지난해 9월 출범한 하토야마 정권에서 사임한 첫 각료로 기록됐다. hkpark@seoul.co.kr
  • [2010 행정포커스] 행정구역 개편

    [2010 행정포커스] 행정구역 개편

    지난해 하반기 전국을 달궜던 ‘행정구역 자율통합’은 올해도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 경기 성남·하남·광주시의 경우 하남과 광주시의회가 이미 통합을 의결하고 성남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4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자율통합에 나선 지방자치단체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이슈를 재점화했다. 행정안전부나 정치권도 통합 성사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성남 등 관련 지자체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대 논란 지역인 충북 청주시·청원군은 정부가 어떻게든 통합을 이끌어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정치권에서도 청원군의회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성남은 의결해도 일정 촉박 성남시의회는 오는 20~22일 임시회를 열고 자율통합 안건을 의결한다. 성남시의회 35명의 의원은 한나라당이 20명, 민주당과 민노당 등 야당이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찬성’으로 당론을 정하면 안건이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행안부는 성남시의회가 찬성 의결을 하더라도 후속 절차 진행에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우려하고 있다. 의결을 하면 ‘경기도 성남하남광주시 설치에 관한 특별법’(가칭)과 같은 법률을 만들어 국회(2월 임시국회)에 제출해야 하는데 입법예고 등의 기간을 거치면 최소 20일 이상 걸린다. 또 통합도시 명칭을 놓고 갈등이 불거지면 임시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성남·하남·광주는 오는 6월2일 있을 지방선거 일정과 맞물려 큰 혼란이 일게 된다. 우선 3월21일부터 지방선거 후보자 예비등록이 시작되는데 통합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3곳이 각각 등록을 받게 된다. 통합이 결정됐지만 단체장이 3명이 선출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성남시의회가 최대한 서둘러 의결을 해줘야 자율통합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화성·오산은 통합 어려울 듯 청주시와 청원군은 행안부가 꼭 통합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곳이다. 이 지역은 청원군이 청주시를 둘러싸는 형태를 이루고 있고 주민들도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청원군의회가 격렬히 반대하고 있지만 계속 설득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최근에는 정치권에서도 청원군의회를 압박하고 있어 의원들이 극적으로 통합으로 선회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미 통합을 결정한 창원·마산·진해는 조만간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통합준비위원회’를 설치하고 새 도시 명칭 결정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행안부는 창·마·진이 이달 중순까지만 명칭을 결정해 주면 향후 일정을 진행하는 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자율통합 대상지역인 수원·화성·오산은 화성과 오산의 반대가 극심해 사실상 통합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행 지방행정구역은 불균형이 심해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행안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행정구역 자율통합’은 일부 지역만 성사되는 ‘절반의 성공’으로 그치고, 올해 하반기부터는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로 ‘공’이 넘어갈 전망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새해 정국 시계제로

    새해 정국 시계제로

    2010년 벽두부터 정치권에 전운(戰雲)이 감돈다. 당장 4일부터 2009년의 ‘잔여 전투’가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말 예산안과 노동 관련법이 단독 처리된 과정을 정치쟁점화하려 하고 있다.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계획이다. 예산안을 예산부수법안보다 먼저 통과시킨 점, 예결위 회의장을 여야 합의 없이 바꾼 점, 법사위 산회 후 하루가 지나지 않았는데도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점 등을 국회법 위반으로 보고 있다. 정국의 뇌관은 오는 11일 발표될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다. 여야가 사활을 건 승부를 다짐하고 있다. 여당은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세종시법)의 개정에 실패한다면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대혼란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조기전당대회 불가피론이 불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지 않아도 ‘민본21’을 비롯한 당내 소장그룹이 조만간 조기 전대론을 재론할 태세다. 후반기 국정운영의 앞날을 가를 지방선거의 필승을 위해 지도부를 일신해야 한다는 명분이다. 여권 일각에서 “정부가 수정안을 발표하더라도, 세종시법 개정안은 6월 지방선거 이후에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여권 내부의 균열을 노려, 세종시법 개정안을 무산시키는 데 총력을 다짐하고 있다. 그러고 나서야 이명박 대통령에 맞서는 ‘MB 대 반(反)MB’ 전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후 야권 후보 단일화로 지방선거 승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단일대오’로 지방선거를 치르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4대강 예산과 노동관련법 처리 과정에서 무력감을 보였다는 자평이 늘고 있다. 당내 비주류 쪽은 3일 “지난해 말 이낙연·추미애 두 중진의원이 당론과 다른 방향으로 상임위를 이끈 것은 지도력 부재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지방선거 전에 강력한 리더십이 완성돼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조기전대론이 제기되고 있다. 무소속 정동영 의원의 복당 문제는 지방선거 공천권을 둘러싼 지분 싸움으로 확대될 개연성이 크다. 몇 차례 고비를 넘기더라도 정치 지형을 뒤흔들 요소는 곳곳에 숨어 있다. 개헌 등 정치개혁 과제도 그 하나다. 한나라당 출신인 김형오 국회의장이 오는 5월 임기를 마치기 전에 성과를 내기 위해 개헌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여권 일각에서도 힘을 보태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파병 동의안과 관련해 2월 임시국회 처리를 주장하는 한나라당과 이에 반대하는 야당과의 공방도 첨예해지면서 정국의 불안정성을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결국 6월 지방선거로 수렴된다. 올해 정치일정의 하이라이트인 셈이다. 차기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 개개인의 생존에 관한 문제이며, 차기 대선의 향배를 가늠할 예비전이기 때문이다. 분위기는 벌써 달아오르고 있다. 일부 야당 의원이 “여당의 독선적 국정운영을 견제하기 위해 반드시 지방권력을 교체해야 한다.”는 신년 음성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보냈을 정도다. 이지운 이창구기자 jj@seoul.co.kr
  • 키워드로 본 2009 한국정치

    2009년은 용산참사와 함께 시작했다. 한 해가 지나도록 피해자의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 용산의 아픔처럼 올해 한국 정치도 상처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2009년을 관통한 ‘키워드’를 통해 한국 정치를 돌아본다. ●죽음 - 친노·동교동 다시 주목 한국 현대사는 2009년을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이 서거한 해로 기록할 것이다. 퇴임 이후 ‘시민 권력’을 꿈꾸던 노 전 대통령은 5월23일 봉하마을 뒷산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는 유서를 남기고 몸을 던졌다. “내 몸의 절반이 무너져 내렸다.”던 김 전 대통령은 이후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 8월18일 급성호흡곤란 증후군으로 서거했다. 이들의 서거는 국민에게 민주주의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무한경쟁 시대를 살면서 귀찮고, 비효율적이라며 무시해 왔던 민주주의가 우리 시대에서 진정 실현되고 있는가를 묻게 됐다. 친노(親)와 동교동계가 다시 주목받는 계기도 됐다. 민주당사 대표실에 나란히 걸린 두 사람의 초상화는 살아 있을 때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웅변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마지막 순간까지 바랐던 민주세력 대연합은 요원하기만 하다. ●변경 - 세종시 수정 정국 달궈 “대선 때 약속한 것을 바꿔 갈등과 혼란을 가져온 것은 죄송하다.” 11월27일 많은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를 곱씹었다.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이 대통령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건설하려던 세종시 계획의 수정을 공식화했다. 여론은 찬반으로 나뉘었고, 정치권도 출렁댔다. 세종시 논란은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충돌을 불러왔다. 박 전 대표는 원안 고수를 강조하며 충청권 민심을 자신의 쪽으로 돌리고 있다. 친이(親李)계와 친박(親朴)계가 새해 벽두 정부의 수정안 발표 이후 어떤 동선을 보일지 주목된다. ●치수 - 4대강 예산국회 변수 이 대통령의 대운하 공약에서 수정돼 나온 4대강 사업은 연말 예산국회를 파행으로 몰았다. 수자원공사로 사업 이전, 교육·복지·지방재정 등의 예산삭감 등을 놓고 여야는 팽팽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1993년 이후 처음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상징’이다. 야당은 “대운하를 위한 속임수”라고 공격하는 반면 여당은 “제2의 청계천 신화를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친다. ●미디어법 - 미디어법 현재진행형 미디어법 논쟁은 직권상정, 회의장 점거, 경호권 발동, 의원 사직서 제출, 재투표·대리투표, 헌법재판소 심판 청구 등 역대 국회에서 보기 드문 기록을 남겼다.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는 내용이 핵심인 미디어법을 두고 여당은 “미디어 산업 발전”, 야당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언론장악”이라며 대치하고 있다. 권력과 언론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국민은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7월22일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 직후 야 3당이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가처분 및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10월29일 헌재는 의원들의 심의 권한이 침해됐음을 인정하면서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하는 애매한 판정을 내렸다. 미디어법 논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이창구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뉴스&분석] 北화폐개혁 기득권층 힘빼기?

    [뉴스&분석] 北화폐개혁 기득권층 힘빼기?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서울 유지혜 김정은기자│북한 사회가 패닉상태에 빠졌다. 북한 당국이 반세기만에 옛날 돈과 새 돈을 100대1로 교환하는 화폐개혁(redenomination)을 30일 전격 단행한 여파다. 북한은 1992년과 1979년에도 화폐개혁을 했으나, 그것은 1대1 교환에 불과했다. 이번 조치는 6·25 직후인 1959년에 있었던 100대1 교환의 성격이어서 주민들의 충격이 엄청난 것으로 알려졌다. 손에 들려 있는 100원짜리가 1원으로 둔갑하는 것은 물론 가구당 10만~15만원까지만 새 돈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15만원이 넘는 돈은 있으나 마나 한 휴지조각으로 전락했다는 얘기다. ● “北, 주민들에 스피커로 발표” 현금을 많이 쥐고 있는 상인들이 당국에 불만을 표출하며 눈물바다를 이뤘다거나 전화량 폭주로 전화교환기 작동이 마비됐다는 풍문도 들린다. 이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예전처럼 노동신문으로 공표하는 방법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원세훈 국정원장은 1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었고 주민들에게 스피커로 발표한 것 같다.”면서 “주민들이 앞다퉈 북한 돈을 중국 위안화와 바꾸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고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의원이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평양발 보도에서 화폐개혁 사실을 확인하면서 화폐 교환 기간은 지난 30일부터 오는 6일까지라고 밝혔다. 또 현재 평양시내 상점들은 새 가격표가 하달되지 않아 판매를 중단한 상태이며, 1주일쯤 후에야 정상영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각 지역 당, 인민위원회 간부들을 총 동원해 화폐교환의 필요성을 선전하는 등 혼란 수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의 불만을 감안, 화폐교환 한도를 당초 가구당 10만원에서 15만원까지로 확대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 시장경제 진입 베트남 닮나 이번 조치는 인플레를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2년 일부 시장경제적 요소를 담은 ‘7·1 경제개선조치’를 도입한 이후 개인의 장사를 허용하면서 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또 가구당 교환 가능 액수를 제한했다는 점에서 부정축재자에게 일격을 가하는 동시에 3남 김정은의 후계작업을 앞두고 기득권층의 힘을 빼려는 속셈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번 개혁은 빈곤층에게는 지지를 받을 수도 있지만, 이제 막 자본주의의 맛을 본 현금 보유자들은 극도의 불만을 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에서는 북한 당국의 정책을 믿지 못하게 된 주민들이 중국 위안화나 미 달러화 보유에 나서면서 장기적으로 북한 경제 자체가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베트남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는 관측도 있다. 베트남은 과거 북한의 7·1조치와 비슷한 조치를 취한 뒤 인플레이션이 이어지자 10대1로 화폐개혁을 단행했고, 그래도 물가가 잡히지 않자 가격의 완전 자유화를 선언하면서 시장경제로 진입했다. 북한 당국이 체제 붕괴라는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그런 방향으로 향할지는 미지수지만, 만약 그 길을 간다면 한반도 정세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줄 것이다.  한편 통일부와 국정원 등 우리 정부 당국이 화폐개혁 사실을 제때 포착하지 못한 것을 두고 대북 정보 부재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imje@seoul.co.kr
  • [서울광장]‘해봤어?’와 ‘생각대로’/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해봤어?’와 ‘생각대로’/박대출 논설위원

    1993년 김영삼 정권 첫해다. 지지율은 87%까지 치솟았다. 강삼재가 교육개혁 전도사가 됐다. 한번은 교육부 장관을 불렀다. 집무실을 잠그고 다그쳤다. 욕설 섞인 거친 표현도 내뱉었다. 열정이자 몸부림이었다. 김대중 정권 때는 이해찬이 나섰다. 모두 현실의 벽을 뚫지 못했다. 의욕이 앞섰다. 이명박 정부가 재도전에 나섰다. 교육만 아니다. 세종시, 4대 강, 개헌, 행정구역 개편,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줄줄이다. ‘해봤어?’가 도전의 원천이다. ‘해봤어?’는 정주영이 원조다. 이 대통령은 평생 체득했다. 청계천 신화는 그 산물이다. A가 세종시 계약을 맺었다. B가 승계했다. A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다. 대리인 자격이다. 원주인은 충청인이고 국민이다. B는 이 대통령이다. 뒤늦게 계약 수정을 원한다. 이유는 이렇다. “계약이 잘못됐다. 행정중심복합도시는 국정 비효율이다. 바로잡아야 한다.” 백년대계를 놓고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 논쟁으론 혼란만 배가된다. 본질은 세종시 해결이다. 세종플루란 말도 나온다. ‘심각단계’다. 여야와 보수·진보 대결에서 여여 분열, 충청과 비충청도 갈등이다. 정운찬 총리가 계약 수정을 외쳤다. 계약 당사자도 아니다. A가 받아들일 리 없다. 원주인의 양해 과정이 생략됐다. 계약이 잘못됐다며 수정 내용만 두서없이 내놨다. 계약 반대는 B의 소신이라고 한다. 하나 이행 약속은 열번도 넘는다. 반대는 그때 무효화됐다. 세종시 정국은 제로섬게임 양상이다. 비충청의 아랫돌 빼서 충청의 윗돌 괸다는 의심이 나온다. 정부는 그럴 일 없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의심은 여전하다. “준비 과정을 내부적으로 하고, 대통령께서 국민들께 진솔하게 이해를 구했다면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남경필 의원의 분석이 와닿는다. 정 총리는 “보완 개선안을 내놓았을 때 국민이, 또 충청인이 하자고 하면 원안대로 하겠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대리인이어서 맘대로 고칠 권한이 없다. 원주인이 양해하면 따를 뿐이다.그래서 원주인의 양해부터 구하라고 했다. 무조건 원안 고수가 아니다. 보완 개선안을 내놓고 국민이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그 반대라면 계약대로 하면 된다. 위험스러운 ‘찬반의 2분법’으로 풀 일이 아니다. 처음부터 B가 나섰어야 했다. 결자가 해지하는 게 옳다. 정 총리는 결자가 아니다. 그에게 맡겼다가 혼란을 더 키웠다. 이 대통령은 95일만에 나섰다. 어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늦었지만 빠른 길이다. 어젠다 홍수를 걱정하기도 한다. 도대체 백년대계가 몇 개냐는 푸념도 들린다. 그러나 그 또한 MB스럽다. ‘해봤어?’의 도전 정신이 깔려 있다. 국민들은 역대 최대의 표차로 이 대통령을 당선시켰다. ‘해봤어?’를 ‘생각대로’ 실현시키라는 주문이자 바람이었다. 정주영은 직원들을 이끌고 현대왕국을 건설했다. 관료나 정치인들과 함께 했다면 성공했을까. 정치에는 생산적인 부분도, 비생산적인 부분도 있다. 정치의 모든 비용을 고려해야 하는 게 국정이다. 무너지는 두바이는 비용이 너무 들었다. 의욕만으론 부족하다. 세종시엔 복잡한 셈법이 깔려 있다. 진솔한 사과는 출발점이다. 충청과 비충청이 ‘윈-윈’하는 알파(α)가 필요하다. 과정에서는 ‘내 생각대로’를 최대화해야 한다. ‘내 생각대로’가 늘면 백년대계는 성공한다. ‘네 생각대로’가 많으면 ‘3년 소계’에 그친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사설] 세종시 정부 대안 차분히 지켜볼 때

    이명박 대통령이 어젯밤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세종시 계획 수정 의사를 천명했다. “사회 갈등과 혼란을 가져와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그러나 욕을 먹고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세종시 계획 수정은)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선후보 시절 차질없는 세종시 건설을 다짐했던 이 대통령이 세종시 계획 수정 의사를 밝힌 것은 정치의 신의라는 기본가치에 어긋나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당장 욕을 먹더라도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갈 수는 없다고 판단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고뇌와 충정 또한 헤아려볼 여지가 있다고 본다.세종시의 미래와 나라의 장래에 대해 온 나라가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대통령의 말 바꾸기 논란에 파묻혀 있을 계제가 아니다. 정부부처를 세종시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니면 정부 구상대로 교육과학중심도시 등 다른 대안을 선택할 여지가 있는지를 고심하면서 다음달 정부가 내놓을 대안을 지켜보는 것이 성숙한 자세일 것이다. 세종시의 앞날을 놓고 정치적 득실을 따지는 행위를 배격해야 한다. 당리당략에 나라의 장래를 맡길 수 없다. 야당은 세종시 문제를 정파 싸움으로 몰고가려는 유혹을 떨쳐내기 바란다. ‘제2의 촛불’ 운운하며 국론 분열을 재촉할 일이 아니다. 세종시 문제는 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일 사안이 아니다. 야당이 거리로 뛰쳐나가거나 몸으로 국회를 봉쇄하는 등 극한투쟁에 나설 까닭이 없는 사안이다. 정부 운영의 효율성, 국토의 균형발전, 세종시의 자족기능 이 세 가지 핵심요소를 기준으로 차분하게 세종시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고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와 여당의 설득 노력 또한 못지 않게 중요하다. 세종시 계획을 바꾸겠다면 원안을 능가하는 자족기능 확보 방안을 마련해 지역민들을 설득하고, 세종시를 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이끌겠다는 확고한 비전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 [대통령과의 대화] “대선때 한 말 부끄럽고 후회… 역사적 소명 갖고 추진”

    [대통령과의 대화] “대선때 한 말 부끄럽고 후회… 역사적 소명 갖고 추진”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정치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그간 물밑에 잠복해 있던 세종시 수정론을 수면위로 끌어올리며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특히 지난 9월 초 정운찬 국무총리가 내정된 이후 지속됐던 세종시 논란에 대해 3개월 만에 침묵을 깨고 입장을 밝혔다. 원안을 번복하게 된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수정론을 관철하겠다는 뜻은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전선(戰線)에 뛰어든 것은 국론분열에 마침표를 찍고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음달 중순쯤으로 예정된 수정안이 나오기 전에 국정 최고 책임자가 먼저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TV 생방송에 출연,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충청도민을 비롯한 국민의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고해성사를 했다. “부끄럽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하다.”,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직설적인 사과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충청도민 입장에서 생각하면 제 자신을 포함해서 정치권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작은 정치적 판단에 의해서 수도를 옮기겠다고 했다가 헌법에 위반되니까 수도분할하는 것을 하게 됐다.”면서 “지금 그 안을 바꿔서 새 안으로 하겠다고 하면 벌써 두세번 바꾼 것이 되는데, 충청도민 입장에서 보면 바라는 것도 아닌데, 혼란스럽고 속이 상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 하나가 좀 불편하고 욕먹고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이것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세종시를 옮겨서 나에게 도움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세종시를 수정하려고 하는 진심을 알아달라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많은 점에서 불리하지만 역사적 소명을 갖고 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각자의 이해타산에 의해 세종시 문제를 다루는 정치권에 대해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판단’과 ‘국가적 차원에서의 고민’을 촉구했다. 특히 친이·친박의 의견이 엇갈리는 여권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에는 주류, 비주류가 없다.”면서 최근의 내부 불협화음에 대한 우회적인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지금이 최적의 시기인지에 대한 논란은 남겠지만, 이제 이 대통령이 전장(戰場)의 한복판에 뛰어든 만큼 향후 정국은 세종시 수정과 관련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수정론의 성패는 결국 국민 여론의 향방에 달려 있다. 이 대통령의 설득작업이 어느 정도의 공감을 이끌어 낼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원안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득세한다면 청와대와 여권이 바라는 대로 ‘12월 중순 수정안 발표→여론 수렴→내년 2월 수정법률안 국회 통과’ 절차를 무난히 밟게 된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정장악력을 강화할 수 있는 확실한 추동력을 얻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사과에 이은 설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안고수론’이 힘을 얻고 세종시 논란이 지속된다면 집권 중반기에 접어드는 이명박 대통령은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 야당의 반대가 거센 4대강 사업과 내년도 예산안 등 다른 국정 현안과 맞물리게 되면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성수 강주리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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