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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김정일 北 어디로 가나] ② 권력체제 향배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발표 직전 전군에 “훈련을 중지하고 소속 부대로 복귀하라.”는 내용의 ‘김정은 대장 명령 1호’를 하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상 김정은이 군권을 장악했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 전반을 지휘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행위가 즉각 이뤄진 것이다. 37년간 북한의 절대 권력자로 군림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급사했건만 북한 권력의 핵심부가 비현실적으로 고요하기만 한 것은 이 같은 김정은의 권력기반이 바탕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김 위원장 사망에 앞서 북한 내부에서 그를 지도자로 추인하는 절차가 비밀리에 진행돼 왔음을 뜻하는 증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 위원장 사망 직후 북한 방송들은 후계자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영도자’, ‘존경하는 대장동지’라고 호칭하며 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군정치’로 몸집을 불려온 군부도 김정은 지도체계를 위협할 만한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이 생전에 후계자를 위해 만들어 놓았던 권력 안전장치들이 가동되면서 김정은을 중심으로 권력구도가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 사후 북한 체제 시나리오로 ▲김정은 유일지도체제 ▲중국식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 ▲군부의 쿠데타 등 권력투쟁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상황을 볼 땐 김정은 절대권력 체제가 일단 유력해 보인다. 김정일 사망 이틀 만에 새 지도자를 뜻하는 ‘영도자’란 표현이 나왔다는 건 핵심 실세들을 중심으로 이미 내부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유일지도체제가 확립되는 과정에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측근 그룹은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집단보좌체제’를 이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장성택과 고모인 김경희 당 경공업 부장, 리영호 총참모장, 최룡해 당 비서가 ‘자문단’으로 활동하며 체제가 안착될 수 있도록 보좌하는 시스템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우리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비슷한 구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김정은의 권력 장악력이 변수를 만나 약화된다면 ‘집단보좌체제’가 ‘중국식 집단지도체제’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김정은은 권력 1선에서 물러나고 권력은 분립된다. 수령제의 유일지도체제를 유지해 오던 북한의 정치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이다. 권력의 속성상 근간이 무너지면 중국의 도움이 있더라도 대혼란을 막기 어렵게 된다. 미약한 지도자와 함께 갈지언정 위험 부담을 안고서까지 집단지도체제를 도모할 실세가 있는지도 미지수다. 장성택의 힘이 커지고 있지만 리영호, 최룡해가 이를 견제하고 있다. 장성택과 리영호, 최룡해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실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고지도자가 될 수 없는 이상 북한의 실세로서 인정받는 쪽을 택할 것”이라며 “정치적 생명에 위협을 느끼지 않는 한 모반을 꾀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군부의 쿠데타도 당장은 어렵다. 이미 군부 인사는 국가장의위원회 서열에서도 당 중앙위원회 위원들에게도 밀려났다. 김 위원장이 힘의 균형을 위해 당대표자회 등을 열고 당의 권위를 회복시키면서 군은 상대적으로 위축된 모양새다. 김정은의 측근 리영호 외에 쿠데타를 일으킬 만한 힘을 가진 인사도 눈에 띄지 않는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를 이룰 만한 불만 세력은 없다고 본다.”며 “앞으로 김정은의 능력과 핵심 측근들의 보좌 능력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김정은의 리더십이 확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은 당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국 상무위원에 우선 진입한 뒤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인사권을 쥔 조직비서를 겸하며 측근 세력을 늘리고, 새 지도체제를 이뤄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김총리 “의연하게 일해 달라”

    김황식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내각이 의연하면서도 비상한 각오로 국정운영에 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관련, 김 총리는 “이런 상황에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의연한 모습으로 적극 대처해 국민의 불안을 덜어주고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밝혔다. 군(軍)에는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경계 근무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고, 모든 공직자들이 신중한 자세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것을 지시했다. 또 “북한의 동향 파악, 대응방안 마련 과정에서 국민에게 혼란을 주거나 갈등을 야기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김 총리는 내년도 예산의 조속한 통과와 재정 조기집행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또 전력 수급과 관련, 발전설비 고장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탄력적인 절전 규제 적용 등도 주문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 스톡데일 역설과 새로운 정치탐색/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스톡데일 역설과 새로운 정치탐색/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스톡데일 역설(Stockdale Paradox)이 있다. 스톡데일 제독은 미군 중에서 가장 계급이 높았던 베트남 전쟁포로였다. 혹독한 포로생활 8년 중에 20차례 이상 고문을 받았다. 죽을 고생을 했다. 참혹한 포로생활을 끝내고 살아 돌아온 스톡데일 제독에게 어느 날 베스트셀러 작가가 한 가지 질문을 했다. “어떤 사람이 고통스러운 포로생활을 견뎌내지 못하던가요?” 예기치 못한 대답이 나왔다. 이른 시일 내에 석방될 것이라고 믿었던, 지나친 낙관주의자들이 포로기간이 조금씩 길어지자 오히려 쉽게 지치고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현실감 없는 막연한 희망이 약이 아닌 독이 된 셈이다. 희망을 뜨겁게 간직하되 현실은 냉정하게 보라는 얘기다. “힘들다.”, “혼란스럽다.” 그리고 “화가 난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내뱉는 현실의 언어이자 몸부림이다. 최근 짜증 나는 뉴스를 피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졌다. 정치는 난기류에 휩싸여 혼란스럽다. 기성정치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친 것도 모자라 땅으로 꺼질 지경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건실한 경제지표가 제시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고용불안과 어려운 체감경기로 인해 경제기상도가 흐리다. 양극화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은 다양한 공간에서 전염병처럼 퍼진다. 자기 대신 화를 내고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에게 박수 치는 이도 많아졌다. 따뜻한 추임새보다는 차가운 냉소가 대세다. 정치권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정치가 질서를 만들어내기는커녕 오히려 혼란을 초래했다. 정치인이 하나님보다 앞서 존재했다는 농담에 날이 서 있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기 전에 혼돈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으니 정치인이 먼저라는 게다. 쇄신과 재창당을 주장하는 여당이나, 통합을 위해 몸부림치는 야당이나 미덥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여당은 재·보선 선거를 치르면서 확인된 민심에 놀랐고 안철수 신드롬에 넋이 나갔다. 더욱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 사건이 터지고 친인척 비리에 대한 연기가 새어 나오자 여권은 극심한 풍랑에 휩싸였다. 하나 둘 배를 버리고 바다로 뛰어들 판이다. 선장을 급하게 바꾸고 뱃머리를 돌리려 안간힘을 쓰지만 쉽게 헤쳐갈 수 있는 풍랑이 아니다. 쇄신하려면 조금이라도 여력이 있을 때 명분을 가지고 했어야 했다. 궁지에 몰려서 탈출구를 찾는 것은 궁여지책으로 보인다. 권력의 주기표를 보면 예견된 일이었으나 미리 대처하질 못했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통합의 명분과 함께 큰 걸음을 내딛고 싶으나 이해관계에 따라 방향이 다르다. 전략적 교두보 확보에는 우세하나 국민에게 진정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멀리 보면서 두었던 자유무역협정(FTA) 포석을 무시하고 어깃장을 놓으려 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두 대통령을 모시고 이념과 현실의 간극을 고민하며 국정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었다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다. 수권정당으로서 건강한 내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무책임하고 기회주의적인 모습은 앞으로 극복해야 할 숙제이다. 일방적인 비판보다는 희망과 현실을 동시에 투사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기존의 정치질서에 금이 가면서 여야 모두 혼란에 빠졌다. 마치 개미굴을 호미로 파헤치면 어쩔 줄 모르고 뛰쳐나오는 개미처럼 말이다. 정치인들이 우왕좌왕하니 국민이 편할 리가 없다. 말로만 국민의 행복과 정의를 외치는 기성 정치인의 입에 재갈이라도 물리고 싶은 국민이 많아졌다. 국민의 안위를 살펴야 할 정치인들이 오히려 국민을 불안케 하니 투표한 손이 부끄럽다고도 한다. 정치를 혐오하는 혐정증(嫌政症)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앞으로 1년간 정치권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발견하고 이를 반영하는 정치질서를 만들어 가야 한다. 기성정치에 대한 반발이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막연한 희망으로 부풀어 오른 메시아적 정치현상도 눈여겨 볼 일이다. 혹, 지나친 희망이 오히려 독이 될까? 스톡데일 역설은 새로운 정치를 탐색하는 우리 사회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스톡데일 제독은 바로 1992년 독립적으로 대통령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로스 페로의 러닝메이트였다.
  • [갈팡질팡 국정 ①] 내신 절대평가로… 춤추는 교육

    [갈팡질팡 국정 ①] 내신 절대평가로… 춤추는 교육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이 고교에 들어가는 2014학년도부터 일반계 고교의 내신성적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뀐다. 석차를 표시하지 않고 원점수와 과목 평균을 비교하는 절대평가 방식이다. 지난 2006년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전환했다가 8년 만에 절대평가로 되돌리는 조치다. 중학교와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고는 내년부터 절대평가를 도입할 방침이다. 교육적으로는 경쟁을 부추기는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가 바람직하다. 그러나 문제는 당시 상대평가로 갈 수밖에 없었던 ‘성적 부풀리기’라는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느냐 하는 점이다. 또 교사나 학부모, 학생 등 교육의 주체들이 절대평가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을 정도로 바뀌었느냐 하는 문제다. 벌써 절대평가는 외국어고·과학고 등 특목고, 자율형 공·사립고에 유리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때문에 교육과학기술부의 ‘왔다갔다’ 정책은 또 다른 혼란을 불러오고 있다. 교과부는 13일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일반계 고교의 절대평가는 내년 시범운영을 거쳐 2014학년도에 전면 실시하기로 했다.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는 실습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 내년 1학기부터 곧바로 도입할 계획이다.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현재 9등급으로 나누는 내신평가를 A~F 6단계의 절대평가로 전환하기로 했다. 교과목별 성취기준 및 평가기준에 따른 절대평가방식에서는 학년별 석차와 과목별 석차를 매기지 않는다. 최하위 점수인 F를 받으면 해당 과목을 다시 이수하도록 하는 ‘재이수제’는 2013학년도에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결과를 바탕으로 2014학년도 전면 시행에 맞춰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설동근 교과부 제1차관은 “성취평가제는 적성과 소질에 따라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교육과정에 맞춰 개발된 기준에 따라 성취수준을 평가받는 것으로 학교교육의 질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과부는 절대평가제와 관련, ‘내신성적 부풀리기’를 방지하기 위해 성취도별 학생분포 비율을 정보 공시하도록 했다. 또 관리 실태도 점검할 방침이다. 2011학년도부터 대학입학사정관제 지원사업을 평가할 때 반영한 지역·소득·고교유형 등 ‘신입생 구성의 다양성’ 지표를 지속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교과부가 사실상 고교 평준화의 근간을 흔들 뿐만 아니라 학교 서열화를 고착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당장 교원·학부모단체 등은 학생 간 무한경쟁을 요구하는 상대평가에 비해 절대평가가 교육적으로 옳은 방향이지만 입시 중심의 현 고교 체제에서 학교 서열화가 고착화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효섭·박건형기자 newworld@seoul.co.kr
  • [갈팡질팡 국정-교육정책] 도돌이표 고교내신

    우리 대입제도에서 내신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81년부터다. 이전까지는 지금의 대입 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예비고사와 대학별 본고사로만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다 예비고사가 학력고사로 바뀌면서 고교 내신을 30% 이상 반영하도록 했다. 처음 등장한 내신은 상대평가 방식이었다. 학년마다 문과·이과 계열과 전체 석차에 따라 15등급을 차등 부과하는 방식이었다. 1997년부터는 절대평가에 상대평가 요소가 더해졌다. 수·우·미·양·가의 과목별 성취도와 과목별 석차가 병행돼 사용됐다. 반면 전체 석차는 없어졌다. 하지만 더 많은 학생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쉬운 문제를 내고, 동석차를 양산하는 이른바 ‘성적 부풀리기’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대학들은 내신성적을 믿을 수 없다면서 입학전형에서 내신 반영률을 줄이는 등 일대 혼란이 일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8년부터 9등급의 상대평가가 도입됐다. 과목별 석차에 따라 9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이었다. 과목별 평균과 표준점수 등 원점수 표기도 병행했다. 하지만 상대평가제도에서도 내신이 문제가 됐다. 이른바 학교등급제 논란이 그것이다. 서울 강남의 고교에서 1등 하는 학생과 시골 고교의 1등에게 대입에서 같은 내신 점수를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고려대 등 일부 대학이 입시에서 교과 성적을 과목평균과 표준편차 등을 사용한 변환점수를 적용해 고교 등급제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갈팡질팡 국정-교육정책] 특목고 신중…일반고 불만

    특목고는 내신성적의 절대평가 전환과 관련, 일반적인 주장과는 달리 크게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서울의 한 외국어고 관계자는 “수시모집과 입학사정관제 등이 확대되면서 대학입시에서 내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내신 평가방식이 바뀐다고 해서 일희일비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고의 반응은 엇갈렸다. 서울 강서구의 한 고교 관계자는 “절대평가로 바뀌면 학교마다 내신 부풀리기가 심화돼 A, B등급을 받는 학생들이 늘어난다.”면서 “특목고나 자사고의 경우 A, B등급을 받은 학생들이 많아도 대학 측에서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지만, 일반고의 경우 대학 측에서 이상하게 여겨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환일고 관계자는 “현재의 9등급제는 한 교과를 수강하는 인원이 많아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기 어려운데, 6등급제로 바뀌면 다양한 과목을 수준별로 개설해 수업할 수 있어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교육 및 학부모단체는 취지는 옳지만 성적 부풀리기와 학교서열화 등 부작용도 만만찮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육단체총연합회는 “부작용이 많았던 상대평가체제를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향은 옳지만 내신의 객관성 확보가 제도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성적 부풀리기가 없도록 엄정한 내신관리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대학에서는 고교별 교과가 다양하므로 표준편차를 반영하기 쉽지 않아 결국 A-B-C-D-E만 사용할 텐데 그렇게 되면 특목고, 자사고 등 입시명문 고교가 유리해지고 상당한 특혜를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와 학생은 환영 반, 우려 반이다. 헷갈리는 상황이다. 학부모 장모(43·여)씨는 “상대평가로 경쟁이 심한 아이들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 것 같지만 평가방식이 뒤죽박죽이라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김소라·김진아기자 sora@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7) 질풍노도의 아이콘 ‘괴테’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7) 질풍노도의 아이콘 ‘괴테’

    18세기의 끝자락, 독일의 청년들은 자신의 영혼이 세상과 불화한다고 느꼈다. 종교전쟁과 30년전쟁 등 장장 2세기에 걸친 소란 상태를 접고 독일은 간만에 평화를 맞이했지만 청년들은 도리어 미칠 지경이었다. 여전히 구시대의 귀족이 지배하는 강력한 신분제 사회에서 그들은 갈 길을 잃었다. 부모 세대들은 출세를 강요했고, 귀족과 법률가들은 궁정생활에 몰두할 뿐 어떤 비전도 제시하지 못했다. 새로운 삶, 자유와 독립의 길은 어디 있는가. 당시 청년들은 ‘망령을 본 것도 아니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아야 할 것도 아닌데’ 하나같이 햄릿의 독백을 암송했고, 망령에 찬 분위기와 망한 영웅들의 이야기, 비극적 로맨스에 탐닉했다. 말 그대로 ‘질풍노도’의 시대. 괴테가 24세에 발표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바로 이 거대한 폭풍우의 한가운데 선 청년의 이야기다. ●질풍노도에서 부르는 노래 베르테르는 낯선 고장을 떠돌던 중 로테라는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약혼한 상태. 좌절한 베르테르는 새로운 삶을 시도해 보지만 허례허식으로 가득 찬 사회에 더욱 절망한다. 당시 독일의 청년들은 베르테르를 자신의 대변자로 느꼈다. 마음만이 “모든 행복과 불행의 원천”이라는 베르테르의 목소리는 계몽주의적 이성에 반발하고 자연과 순수한 마음으로의 회귀를 외치던 독일 젊은이들의 목소리였다. 그들은 베르테르와 함께 절망했다. 그들 모두 베르테르와 같은 병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이 병은 한편으로는 위선과 가식으로 점철된 구세대가 만든 것이었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열정을 쏟아낼 어떤 출로도 만들어 내지 못한 베르테르 자신이 만든 것이었다. 베르테르는 로테에게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지만, 그녀는 어떤 출구도 찾지 못한 베르테르의 열정이 도달한 막다른 골목이었다. 외부와 교감하지 못하는 열정은 결국 내파하여 베르테르를 죽음으로 몰아갔다. 당시의 괴테 역시 그랬다. 그는 아버지로 대표되는 구세대에 대한 반항심으로 넘쳤고, 두 번에 걸쳐 배반당한 사랑에 절망한 상태였다. 그러니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절망에 빠진 자신의 문제를 바라보기 위해 괴테 스스로가 시도한 가상 여행이자 저 자신에게, 아니 길을 잃고 주저앉은 세상 모든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작은 선물, 깊은 공감의 노래다. 베르테르는 자살하지만 괴테는 살아간다. 1776년, 아우구스트 대공의 초청으로 신흥 공국 바이마르의 추밀외교관으로 일하게 된 괴테에게 온갖 업무들이 쏟아졌다. 그는 엄밀한 규칙과 질서가 작동하는 세계에 적응해 질풍노도기의 자기중심적 태도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그러나 1786년, 그는 돌연 10년간 머물렀던 바이마르를 빠져나와 이탈리아로 떠난다. 갇혀 있던 열정이 그를 어린 시절부터 꿈꾸었던 고전의 세계로 이끌었던 것이리라. 괴테는 다짐한다. 나 자신을 기만하지 말자. 부지런히 배우면서 나 자신을 수양시키자. 지중해의 자연은 괴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폐허가 된 폼페이 유적, 팔라디오의 건축물, 미켈란젤로와 라파엘의 그림들은 그를 울렸다. 편협한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대로 사물을 포착하기를 멈추고 사물을 있는 모습 그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괴테의 마음에 풀 한 포기, 돌 조각 하나, 무엇보다 무너진 과거의 잔해들이 어떤 ‘전체’로서 새롭게 들어왔다. 낡은 것과 새로운 것, 위대한 것과 하찮은 것, 자연과 예술이 빚어내는 질서와 조화의 세계. 이탈리아는 괴테에게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선물했다. 약 2년 뒤 바이마르로 돌아온 괴테는 한층 단단해져 있었다. 그는 바이마르 국정에 참여하여 광산사업과 문화 예술 업무에 집중했다. 그러다 천한 신분 출신인 크리스티아네와 동거해 아이를 낳았고, 고전적이면서도 관능적 사랑으로 충만한 ‘로마의 비가’를 발표했다. 사람들은 괴테가 타락했다고 비난했다. 베르테르의 음울함을 벗어 버리고 시대적 습속을 무시한 이 중년의 사내를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괴테는 흔들리지 않고, 그에게 새로운 빛을 보여 주었던 예술 및 자연과학 연구에 힘을 쏟기 시작한다. 이 무렵에 일어난 프랑스 혁명이 독일 청년들을 뒤흔들 때도 정작 괴테는 담담했다. 전체의 조화와 사물의 유기적 변화, 발전을 믿었던 그에게는 오히려 혁명에 수반되는 폭력과 유혈사태가 저주스럽기만 했다. 바스티유의 파괴와 루이 16세 처형에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괴테는 당부한다. 스스로의 삶에 충실하라. 1792년, 프랑스 혁명군이 독일을 침공하자 바이마르의 공무원이었던 괴테 역시 출정에 동참해야 했지만, 그는 전장에서도 관찰자로서의 태도를 견지하면서 이렇게 질문한다. 폭력 없는 혁명, 평화로운 변화란 진정 불가능한가. 이런 문제의식은 실러와의 만남으로 심화된다. 실러 역시 혁명을 회의하며 ‘미적 교육’을 통한 인간 성장의 길을 모색하고 있었던 것. 두 사람은 공히 고대에서 그 길을 찾고자 했다. 그들은 1000통이 넘는 편지를 교환했고, ‘크세니엔’을 비롯한 공동작업에 착수한다. 특히 자연 전체의 고려 속에서 개별적인 것을 해명하려는 괴테의 비전에 끌렸던 실러는 그것이 작품으로 형상화될 수 있도록 괴테를 도왔다. 실러가 죽자 괴테가 “내 존재의 절반을 잃었다.”고 했을 만큼 실러는 또 다른 괴테였다. 실러와의 교류 속에서 탄생한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1796)에서 괴테는 인간의 삶이란 결국 ‘수업’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 삶에 무엇이 닥쳐올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것들의 상호작용 가운데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나듯 인간 역시 온갖 사건과 관계들 속에서 성장한다는 것이다. ‘인류’니 ‘자유’니 하는 사명들은 내려놓고 오직 내적 충동에 몸을 맡긴 채 당당히 세상 속으로 향하라. 모든 것은 “오직 모든 사람을 합해서만”, “모든 힘을 통합함으로써만” 성장한다. 주인공 빌헬름이 그의 연극체험과 ‘탑의 결사’라는 공동체와의 만남을 통해 성장했듯이 괴테는 실러와 헤르더, 셰익스피어, 호메로스, 그리고 이탈리아의 무수한 사물,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성장했다. 중년의 괴테는 그렇게 모든 만남이 그를 성장시키는 위대한 사건일 수 있음을 깨닫는다. ●“순간이여, 너는 참으로 아름답다” 세상은 여전히 소용돌이쳤다. 1806년, 프랑스 황제로 등극한 나폴레옹은 전 유럽을 압박했고, 라인동맹 가입을 거부하는 프로이센을 공격했다. 괴테는 홀로 남아 피난민들과 약탈자들로 혼란한 바이마르를 지켜보았다. 사람들은 그가 나폴레옹의 총애를 받으며 프랑스에 대해 침묵하고 있음을 비난했다. 하지만 “증오심이 없는데 어떻게 무기를 들 수 있겠나.”라며 전체와의 관계 속에서 삶을 바라보았던 괴테는 민족적 편견이 만들어내는 선악 시비에 동요하지 않았다. 조국을 사랑하는 방법은 오히려 그러한 편견들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묵묵히 바이마르 예술극장을 꾸렸고 예술과 고전, 자연의 탐구를 멈추지 않았다. 60살이 넘어 출간한 ‘색채론’과 ‘동물의 변형’에는 노년의 괴테가 깨우친 자연의 비밀이 담겨 있다. 그리고 ‘파우스트’. 사람들은 신과 같이 자연을 향유하고자 하였던 파우스트 박사가 인간의 한계에 절망하여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꼬임에 빠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파우스트는 악마와 계약하여 “자유로이 자연의 혈관 속을 흐르며 창조적으로 신의 삶을 향유”할 수 있었다. 오류와 시도, 성공과 실패, 선과 악은 약동하는 생명의 에너지가 매순간 만들어 내고 또 무너뜨리는 한 가지 형태일 뿐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이 순간적인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지속시키고자 하는 열망이다. 그러한 열망 너머 자연의 힘에 몸을 맡긴 자, 영원히 푸른 소나무로 살리라. 괴테는 오래 살았다. “사랑했고 증오했고 무관심했던 사람들과 왕국들, 수도들”보다도, “젊을 때 씨뿌리고 심은 숲의 나무들”보다도. 그는 그 모든 것들의 삶과 죽음을 지켜보아야 했다. 때로는 아팠고, 분노하고 절망한 날들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깨닫는다. “순간이여, 너는 참으로 아름답구나!” 부패는 생명의 한 과정이며 죽음은 탄생이다. 가장 천한 것, 가장 혼란하고 절망스러운 것 속에는 언제나 아름다운 것들이 함께 있으니, 이 혼돈 속을 첨벙거리며 계속 가는 것, 그 자체가 우리들의 숙명이며 또한 참된 기쁨이다. 그러니 부디 살아가기를, 천천히, 하지만 멈춤 없이 길을 나서기를. 우리, 세상 모든 베르테르들에게 주는 괴테의 가르침이다. 박수영 남산강학원 연구원
  •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 사퇴… 홍준표 유지 ‘일단 봉합’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 사퇴… 홍준표 유지 ‘일단 봉합’

    한나라당 유승민·남경필·원희룡 최고위원이 7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에 이어 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최구식 의원 비서의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공격 연루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이로 인해 한나라당은 극도의 혼란에 빠졌고, 향후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랑에 휩쓸릴 전망이다. 이들 3명의 사퇴는 홍준표 대표를 중심으로 한 현 지도부가 사실상 붕괴됐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향후 한나라당의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낼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여권 지도부의 동반 사퇴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총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민주당 등 야당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 최고위원 등 3명은 홍 대표의 동반 사퇴도 요구했으나 홍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당분간 홍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홍 대표는 의총에서 “169명 의원이 모두 한 말씀씩 해 달라. 그 의견에 따르겠다. 소수 의원이 당 대표를 흔드는 것은 옳지 않고 만약 다수 의원이 그런 의견이라면 따르겠다.”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쇄신연찬회에서도 “대다수가 원한다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승부수를 던져 재신임을 받은 바 있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친박근혜) 진영과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현 지도부 유지’ 주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홍 대표의 ‘계산된 승부수’였다. 그의 승부수는 이번에도 통했다. 의총에서는 홍 대표 즉각 사퇴에 부정적 의견이 더 많았다. 김기현 대변인은 의총 직후 “홍 대표가 이 시점에서 사퇴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대표가 쇄신안을 책임지고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최소한 12월 예산국회가 끝날 때까지는 홍 대표가 정책 쇄신과 정치 쇄신을 주도할 수도 있게 됐다. 하지만 이날 사퇴한 최고위원 3명을 비롯한 쇄신파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고, 변화를 거부하는 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현 체제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상황에 따라서는 당 해체 요구가 더 커지고, 탈당 의원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전면 등장을 거부하고 홍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박근혜 전 대표 역시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한편 김정권 사무총장은 당의 향후 진로와 관련, 홍 대표가 ‘재창당 로드맵과 대안을 갖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해산을 해서 재창당하는 수도 있고 재창당 수준의 쇄신으로 갈 수도 있다.”면서 “늦어도 2월 중에는 끝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수 대통합보다는) 중도 대통합이 핵심”이라며 “보수세력은 물론 중도세력까지 아우를 수 있는 형태의 재창당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종편은 결국 저널리즘 상실 가져올 것”

    “종편은 결국 저널리즘 상실 가져올 것”

    “종합편성채널(종편) 출범은 언론계 위기가 될 것입니다. ‘거대언론’의 정보 독점이 결국 저널리즘의 상실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여정부 시절 언론정책을 담당했던 김창호(55) 전 국정홍보처장은 6일 종편과 관련된 우려를 이처럼 강조했다. 2007년 5월 기자실을 합동 브리핑센터로 전환하는 ‘취재지원선진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국내 언론계는 일대 혼란을 빚었다. 소수에 편중되던 정보전달 체계를 제대로 바꾸자는 취지였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반발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김 전 처장은 당시와 지금 상황을 비교하면서 “종편 출범으로 인한 지금의 미디어 빅뱅에 비하면 기자실 통합은 찻잔 속 소용돌이에 불과했다.”면서 “종편의 폐해는 정파적 편중과 상업주의의 기승, 이로 인한 저널리즘 상실”이라고 규정했다. 또 일부 언론의 정치적 편향성이 짙어지고, 미디어 시장은 광고를 중심으로 한 상업주의에 심각하게 오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처장은 “시장논리에 의해 문을 닫는 언론도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김 전 처장은 오는 10일 참여정부 시절의 일화를 담은 ‘공감의 정치를 꿈꾸는 남자’의 출판기념회를 열고 내년 4월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중앙무대 넘보는 日 지역정당

    민주당과 자민당 등 기성 정당들이 장악해온 일본 지방의회 선거에서 새로 결성된 지역정당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오사카 유신회’를 이끄는 하시모토 도루(42) 전 오사카부 지사가 지난 27일 오사카시장 선거에서 승리하고, 그의 최측근인 마쓰이 이치로(47) 오사카부 의회 전 의원이 오사카부 지사에 당선됨으로써 지역정당 돌풍이 몰아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에 치러진 나고야 시장 선거에서 지방신당 ‘감세 일본’ 후보로 나선 가와무라 다카시(62) 시장이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민당이 함께 추천한 후보를 제치고 압승했다. 민주당 출신인 가와무라 시장은 시민세 10% 감세, 시의원 보수 절반 삭감 등을 추진했으나 시의회의 반대로 무산되자 임기를 2년 남겨둔 상태에서 사직한 뒤 시의회 해산 운동을 주도했다. 동시에 치러진 아이치현 지사 선거에서도 가와무라 시장과 연계한 지역정당 ‘일본 제일 아이치회’ 소속의 오무라 히데아키(50) 후보가 당선됐다. 전 자민당 중의원 출신인 오무라 지사는 아이치현과 인접한 나고야시를 합쳐 ‘주쿄도’(中京都)를 추진 중이다. 지역 정당은 지방의원 등 풀뿌리 정치인들이 모여 만든 정당들로 후보자 결정 및 정책까지 주민들과 함께하는 ‘지역 맞춤형 정책’을 내세워 기성 정당과의 차별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테현에서 지난해 6월 결성된 ‘지역정당 이와테’에는 이와테 현의회 다카하시 히로유키(36) 의원을 비롯한 현의원 5명과 시의원 1명 등 지방의원 2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주민조직 확충과 지역의료·교육기관의 충실화 등을 기본정책으로 내걸고 있다. 교토당은 전 교토 도의회 의원 무라야마 쇼에이(32) 등이 지난해 8월 말 창당했다. 주민 설문조사와 의견 공모를 통해 당의 정책을 다듬어 나간다는 점에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 정당의 부상은 기존 정당에 대한 염증과 정치권의 이전투구에 따른 국정 혼란, 중앙정치에서 소외된 지역의 반발, 하는 일 없이 높은 보수를 챙기는 지자체 의회에 대한 주민의 반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대중영합적인 공약을 내세운 지역 정당의 득세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냐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하시모토 시장과 오무라 지사가 내세우고 있는 ‘오사카도’나 ‘주쿄도’는 지방정부의 권한으로는 실현하기가 힘든 사안이다. 시·부의회와 현 의회의 찬성을 얻어야 하며, 부와 현 주민들의 주민투표를 거쳐 지방자치법 개정을 해야 한다. 결국 중앙정부와 중앙 정치권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데 기존 정당들이 지역정당의 약진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커 중앙정부와의 적잖은 마찰이 우려된다. 특히 가와무라 나고야 시장이 내건 시의원들의 보수를 절반으로 삭감해 ‘시민세 10% 감세’에 따른 세수 부족에 충당하겠다는 공약은 지역정당의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서민정책 與 선점에 떨떠름한 野

    한나라당이 소득세 최고세율을 신설하는 이른바 ‘버핏세’ 도입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전격 추진하자 민주당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에 대비, 친서민 정책을 내세워 진보 진영 이슈를 선점해 가는 데 반해 민주당은 야권의 부유세 신설 등 각종 부자 증세에 난색을 표하며 진보 정책의 선명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지도부가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 등 잇따라 부자 증세를 언급하자, “기존 부자 감세나 제대로 철회하고 난 뒤에 세목을 신설하라.”고 비판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정부·여당은 4년간 고소득자·대기업 등에 퍼주었던 부자 감세 조치를 확실하게 철회하고 국정 혼란에 대해 사과부터 하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큰소리는 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민주노동당이 주장한 부유세에 대해 당론 반대를 결정한 바 있다. 당내 정동영 최고위원이 순자산 30억원 이상 개인, 1조원 이상 법인에 순자산액의 1%를 부유세로 걷자고 제안했을 때도 조세 저항 등의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소득세 최고구간과 최고세율 신설, 증권 및 이자 소득 등을 모두 합산해 세금을 부과하자는 방안은 정 최고위원, 이정희 민노당 대표의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구간 신설안, 조승수 전 진보신당 대표의 ‘사회복지세’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때문에 야권 대통합을 주도하며 정책연대를 해 나가야 하는 민주당은 한나라당보다 ‘덜 진보적’이라는 평가 속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은 급한 대로 개인소득자의 연 1억 5000만원 초과 과세소득에 40% 세율, 법인의 100억원 초과 과세소득에 25%의 특별세율을 적용하는 세법을 연내 추진키로 발표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시위 전국 확산하자 실탄 진압설까지… 혼돈의 이집트

    지난 주말 보안군과 ‘피의 충돌’을 빚었던 이집트 시위대가 시위 나흘째인 21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의 민주화 성지 타흐리르 광장을 ‘재탈환’했다.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으나 시위대는 군부의 즉각 퇴진, 민간으로의 권력 이양이 이뤄지지 않으면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혀 정국 혼란은 ‘제2의 혁명’으로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무장경찰과 보안군의 무차별 고무탄·최루탄 발사로 33명이 숨지고 1750명이 부상하는 등 사상자가 2000여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군부 지배 종식을 촉구하는 시위의 물결은 타흐리르 광장을 포함, 이집트 제2도시 알렉산드리아, 운하도시 수에즈, 중부 도시 키나, 아시유트 등 이집트 전역으로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부상자와 사망자 대부분이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오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일부 시위 참석자들은 보안군이 실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타흐리르 광장에 세워진 임시병원 의사 타렉 살라마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실탄에 맞은 환자 두 명을 봤다.”면서 “많은 부상자들이 고무탄이나 새 사냥용 산탄에 총상을 입었다.”고 진술했다. 군부의 폭력진압에 반발해 에마드 아부 가지 이집트 문화장관은 전격 사임을 결정했다고 이집트 관영통신 메나가 이날 보도했다. 여기에 이집트 일부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잇따라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퇴진 이후 처음 치러지는 총선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오는 28일 처음 실시되는 총선은 다음 달 결선을 거쳐 내년 1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무슬림형제단의 득세로 이슬람주의 정당 소속 의원들이 전체 의석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지난 5월 자유와정의당을 창당했다. 올봄 민주화 시위의 주역인 ‘4월6일 청년운동’은 국영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4월까지 대선을 실시할 것을 포함,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타흐리르 광장은 물론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새 거국정부 구성, 이번 폭력사태의 주도자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 및 재판 등도 요구하고 있다. 2013년 초까지 대선을 미루겠다는 군부의 결정은 시위대를 더욱 분노케 했다. 군부의 권력 장악을 우려하는 시위대는 민간으로의 신속한 권력 이양을 요구하고 있다. 한 시위 참석자는 “군부는 6개월 내에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했으나 벌써 10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시위대의 타깃은 군사최고위원회 위원장인 무함마드 후세인 탄타위 사령관이다. 무바라크 정권에서 20년간 국방장관을 지낸 그는 ‘무바라크 정권의 연장선’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간 국민들의 퇴진 요구가 거셌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방통위, 방송시장 들끓는데 ‘종편 띄우기’ 혈안

    방통위, 방송시장 들끓는데 ‘종편 띄우기’ 혈안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입법 파행, 종합편성 채널의 번호 배정, 케이블TV 지상파 재송신 등의 문제로 방송·미디어 시장이 들끓고 있다. 그러나 공익성·공공성 보장을 위해 중재 또는 심판 역할을 해야 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편 채널을 옆에 끼고 도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팔짱만 끼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 ‘방송통신’이 아닌 ‘종편통신’으로 위원회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한다는 비아냥이 나온다. TV조선, jTBC, 채널A, MBN 등 종편 채널 4사는 이미 직접 광고 영업에 뛰어들었다. 지상파들도 뒤질세라 팔을 걷어붙였다. 이에 따라 방송 자체는 물론이고 전체 미디어 광고 시장이 혼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 대행 독점 체제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3년 가까이 시장 질서를 규율할 대체 입법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부작용이다. 그러나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미디어렙 입법을 국회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다. 최근에는 “지상파들이 광고를 직접 판매한다고 해서 반드시 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것으로 단정하지 않는다. 2년 이상 (입법이) 방치된 상태에서 코바코 체제에 협조해 준 것만도 상당히 협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업계의 과당 출혈 경쟁을 용인하겠다는 것으로, 특히 종편의 직접 광고영업에 힘을 싣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케이블 TV의 지상파 실시간 재송신 관련 분쟁에서도 방통위는 뒷북을 치고 있다. 2008년부터 불협화음이 있었고 이듬해 법정 공방이 시작됐으나, 방통위는 대응에 소극적이었다. 지난 8월에야 재전송 대가 산정 실무협의회를 꾸려 중재 모양새를 갖췄다. 하지만 지난달 말 지상파 손을 들어주는 법원의 간접강제 결정이 나온 뒤 분쟁이 격화됐다. 방통위는 재전송 중단 사태로 인한 시청자 피해가 가시화되자 10일 긴급 간담회를 열어 23일까지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라고 권고했다. 느닷없는 권고는 ‘면피용’일 뿐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존에 운영하던 보도채널 MBN의 폐업을 전제로 종편 승인을 받은 매일방송이 새로운 경제정보 채널을 만들겠다고 신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규정상으로는 하자가 없지만 연합뉴스TV 등 보도 채널 사업자와 머니투데이방송, 서울경제TV 등 경제정보 채널 사업자는 유사 보도채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9월 30일이었던 MBN 폐업 시한도 올 연말까지 연장해준 방통위는 이와 관련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 방통위는 종편 채널 문제에 있어서만은 유독 다른 모습이다. 새달 개국 예정인 종편 채널들은 지상파 번호대와 인접한 ‘황금 채널’을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배정해 달라고 케이블TV 사업자(SO) 측에 요구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주요 케이블TV사업자(MSO) 대표들과 만나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위원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방통위의 협조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일하겠다.”며 개입을 시사하기도 했다. 방통위의 감독을 받아야 하는 SO 입장에서는 압력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래서인지 채널 배정 협상은 종편 채널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한 MSO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여러 가지 방안 가운데 20번대 이하 번호를 주는 안으로 압축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전국 동일 번호 부여는 지역별 사업자인 SO에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공정해야 할 방통위가 너무나 정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요즘 방통위의 모습을 보면 간판을 종편통신위원회로 바꿔 달아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재선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피플 인 포커스] 재선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올해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인 엘런 존슨설리프(72)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대선 결선투표에 단독 출마해 재선이 확정됐다. 존슨설리프는 지난 2005년 14년간의 내전 끝에 치른 선거에서 아프리카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된 바 있다. 하지만 존슨설리프의 재선은 선거 부정과 폭력 시비, 야당 후보 및 지지자들의 투표 불참 속에 빛이 바랬다고 영국 BBC 등 외신들은 전했다. 존슨설리프 대통령이 새로운 6년의 임기를 맞게 됐지만, 부정 선거 시비로 인한 정국 혼란과 국정 장악력 약화 등 후유증이 불가피해 보인다. ●野 “투표거부”… 유혈충돌로 2명 사망 이날 결선투표에서는 당초 지난 10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못 미친 존슨설리프 대통령과 2위를 차지한 최대 야당 민주변화회의(CDC) 윈스턴 툽먼(70) 후보가 경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툽먼 후보는 1차 투표 당시 광범위한 선거 부정이 자행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결선투표 불참을 선언하고 지지자들에게 투표 거부를 촉구했다. 특히 투표 전날인 7일에는 수도 몬로비아에서 시위를 벌이던 툽먼의 지지자 수백명이 경찰과 충돌해 지지자 가운데 적어도 2명이 숨졌다. 이에 유엔 평화유지군과 현지 경찰이 추가 폭력 사태에 대비해 몬로비아 진입로에서 차량을 검색했고, 유엔 소속 헬기가 상공을 맴돌았으며, 주요 전략 지역에 탱크가 배치되기도 했다. ●투표율 30% 그쳐… 국정장악력 타격 로이터 통신 등은 유권자들이 폭력 사태를 우려한 데다 야당 지지자들이 투표 거부에 동참하면서 투표율이 극히 저조했다고 전했다. BBC는 결선투표의 유일한 후보인 존슨설리프의 당선이 확실해지면서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무의미하게 여겼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날 투표율은 30%를 웃도는 데 그쳐 1차 투표율 71%의 절반에 그쳤다. 전체 유권자는 180만명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與 “10일 넘기면 한·미FTA 무산” 강경기류

    與 “10일 넘기면 한·미FTA 무산” 강경기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의 분수령이 될 10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한나라당 지도부에 강경 기류가 고조되고 있다. 국회 의사 일정상 오는 24일에도 본회의가 열리지만 10일 본회의에서 비준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사실상 비준안 처리의 동력을 잃게 되고 여권 전체가 무기력감 속에 일대 혼란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는 각각 강행 처리와 물리적 저지의 명분을 쌓기 위해 지난 주말부터 전방위 여론몰이에 나섰다. 야권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은 물론이고 장외 홍보전까지 불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은 연일 강행 처리의 불가피성을 알리는 동시에 야권의 장외 홍보전을 ‘총선을 겨냥한 정략’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0일까지 정국은 긴장 국면을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6일까지도 합의 처리에 비중을 두고 이번 주초까지 대야(對野) 설득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조기 처리 요구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개인 성명을 내고 “당 내부에서 개인적 이유로 비준안 처리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의원들이 있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비준안 처리에 미온적인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원내 지도부도 대야 협상이 더 이상 진전을 보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 기류의 배경에는 여론 지지율 변화도 적잖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당 관계자는 “야권의 비준안 반대 홍보전이 본격화된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미 FTA 비준안을 찬성하는 지지율은 55~60%로, 지난달 말보다 5% 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더 이상 물러설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변인을 지낸 안형환 의원은 “국정을 책임진 여당으로서 FTA 비준 책무를 다하고 장렬히 전사하는 창조적 자멸의 길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당내에선 강행 처리 불가론도 만만치 않다. 아예 12월로 넘겨 새해 예산안과 동시에 처리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이 같은 고민을 역이용하며 장기전으로 밀어붙일 태세다. 민주당 내에서 한·미 FTA 비준안을 찬성하는 기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야권 통합 논의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 진영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FTA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ISD 독소 조항이 들어있는 현 상태의 비준안 처리에는 반대한다.”면서 “양국 행정부가 ISD에 대해 지체 없이 협의한다고 약속하거나 ISD 대신 투자국이 투자 유치국을 소송하는 ‘국가국가소송제도’(SSD)로 바꾸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광삼·이현정기자 hisam@seoul.co.kr
  • 정권 내주고 디폴트 막아 명예는 지켜… 그리스 총리 ‘국민투표 백지화’의 득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3일(현지시간) 제1야당인 신민당이 2차 구제 금융안에 동의한다면 국민투표는 필요없다며 사실상 국민투표를 철회했다. 국민투표 카드를 던진 지 사흘 만이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국민투표를 철회하는 대신 신민당과의 공동정부 구성과 구제금융안 지지 협상을 벌일 것을 지시했다. ●기습 제안에 2차 구제안 반대하던 야당 첫 지지 국민투표 철회와 야당의 2차 구제금융안 지지 선회로 일단 그리스 등 유럽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되찾았다. 이번 국민투표 사태로 파판드레우 총리는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입지에 더 큰 상처를 입었다. 집권 사회당 일부 의원들까지 신중하지 못하다는 비판 대열에 합류하면서 단독 과반 의석 정당 대표라는 정치력도 위태로워졌다. 제1야당과 공동 정부 구성과 조기 총선에 사실상 합의함으로써 총리직을 내주게 됐다. 하지만 이번 일로 잃기만 한 건 아니다. 그동안 사사건건 2차 구제금융안에 반대해 왔던 야당의 지지를 처음으로 이끌어냄으로써 그리스를 당장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로부터 구해낼 수 있게 됐다. 야당뿐 아니라 사회당 내부의 지지를 통해 재신임을 얻을 가능성이 커짐으로써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됐다고 뉴욕타임스와 로이터통신 등은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총리가 4일 투표에서 사회당의 전폭적인 지지로 재신임될 경우 사회당을 위해 물러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용퇴” 거론해 되레 재신임될 듯… 명예퇴장 가능 앞서 파판드레우 총리는 3일 국민투표 철회 용의를 발표하면서 “총리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판드레우 총리와 정부는 혹독한 긴축재정으로 국민 여론이 싸늘해져 내년에 예정대로 총선을 치르더라도 정권 재창출을 기대하긴 힘들었다. 한 정치 분석가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정파와 미디어가 정부를 비판하는 상황에서 파판드레우 총리는 그들에게 책임감 있는 태도를 요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과 유로존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 동시에 역으로 유로존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앞으로 그리스는 정치 혼란 가중될 듯 관심은 앞으로 그리스의 향배다. 파판드레우 총리가 밝힌 대로 야당인 신민당과 연정을 구성하거나 조기 총선을 통해 신민당이 정권을 잡는다고 해서 꼬인 문제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긴 힘들다. 오히려 정권 교체로 인한 정치적 혼란만 길어질 뿐이란 전망이 많다. 사회당 정권과 차별화되는 대안을 갖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신민당은 그런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집권하면서 방만한 국정 운영으로 그리스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파판드레우 총리와 사마라스 당수가 대화를 통해 정치권 내부의 합의를 이뤄낸다 해도 가혹한 긴축과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노동계를 포함한 국민 대다수의 동의를 얻는 것은 또 다른 과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국립공원공단 “또 이사장 공모 고민되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이사장 공모 노이로제에 걸렸다. 어청수 이사장이 2개월 남짓 재임하다 청와대 경호처장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또다시 구설수에 오른 공모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들도 국정감사와 맞물려 신임 이사장에게 업무 브리핑까지 하느라 힘들었는데 공염불이 돼버려 허탈감에 빠졌다. 어 이사장이 공단 수장으로 발탁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당시 이사장 공모에 16명의 후보가 지원해 어느 때보다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심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어청수 내정설’이 불거지면서 지원자들은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것에 강한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정부는 소문을 확인시키기라도 하듯 어청수 전 경찰청장을 이사장으로 발령했다. 무엇보다 수장이 없는 공단 직원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31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11월 중순경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되고 공모절차 등을 진행하게 되는데 12월 초나 돼야 후임 이사장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공단의 한 간부는 “애써 업무보고를 끝내고 이제 안정기로 접어들 시점에서 선장없는 난파선이 된 기분이라 혼란스럽다.”면서 “한동안 대행체제가 불가피한데 각종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내일 재보선] 보선 결과 따라 메가톤급 파장 예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누가 이기고 지든 관계없이 정치권에 메가톤급 파장을 예고해 놓고 있다. 사상 유례없이 기성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정면 충돌한 데다 내년 총선·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선거 이후 정치권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여야 대선주자들의 입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승자가 누구냐에 따라 파장의 강도는 다소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승리하면, 여권은 정국 주도권을 잡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 등으로 촉발된 위기를 수습하고, 내년 총선·대선에 임할 수 있게 된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은 더욱 힘을 얻게 될 것 같다. 나 후보의 정치적 위상도 범여권의 차차기 대선주자로 뛰어오르게 된다. 반면 범야권은 대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당 후보를 내지 못한 민주당은 단기적으로 크나큰 위기를 맞게 된다.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손학규 체제는 막을 내리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올 하반기 기성 정치권을 강타한 ‘안풍’(안철수 바람)이 잦아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범야권의 무게중심이 다시 민주당으로 쏠리게 된다.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야권 통합 논의도 민주당을 중심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범야권 박원순 후보가 이긴다면 한나라당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 등 야당까지 존립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 비록 야권이 합심해 박 후보를 밀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여야 기성 정치권 모두가 시민세력에 무릎을 꿇은 셈이기 때문이다. 안풍은 확실한 ‘실체’로 자리잡게 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 제3세력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여권은 공황상태에 직면할 것 같다. 국정 장악력을 잃게 되고, 총선과 대선가도에도 비상이 걸리게 된다. 지도부 책임론에 휩싸여 자중지란에 빠질 공산이 크다. 변화와 쇄신 요구가 쏟아질 것 같다. 한나라당 내에선 일부 인사들의 탈당 러시나 분당(分黨) 사태를 우려하는 얘기까지 나온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기고] 카다피의 종말과 김정일의 미래/한기범 통일연구원 초청연구위원·전 국정원 3차장

    [기고] 카다피의 종말과 김정일의 미래/한기범 통일연구원 초청연구위원·전 국정원 3차장

    무아마르 카다피가 리비아 국민의 저항 끝에 자신의 고향 시르테에서 사살되었다. 카다피의 처참한 종말을 지켜본 김정일은 내부의 위험요소를 차단하느라 더욱 바빠지게 되었다. 올해 초부터 시행해 온 재외 북한인과 주북 외국인 감시, 국경 경비, 정보기술(IT)기기 통제 강도를 높이고 핵 보유의 정당성 선전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러한 민감 반응은 통치 행태가 유사한 카다피 정권의 말로가 자신들의 미래일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김정일과 카다피의 지배에는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한 세대를 넘는 기간 장기 독재체제를 유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정일은 1974년 2월에 후계자로 내정된 이래 사실상 37년간 북한을 통치해 왔다. 카다피는 1969년 9월 무혈 쿠데타를 주도하여 정권을 장악한 이래 42년간 절대 권력을 유지해 왔다. 장기 독재를 위해 현대 국가에서는 찾기 어려운 기형적 정치체제를 구축하면서, 부자세습을 추진해 왔다는 점도 같다. 김정일은 김일성의 주체사상에 자신의 공포통치를 정당화하고자 선군사상을 가미했다. 카다피는 자신의 지배체제를 ‘대중의 국가’를 의미하는 ‘자마히리야’라고 부르며, 이슬람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국민에 의한 직접 민주주의와 석유회사 국유화 등 경제적 사회주의를 표방했다. 김정일이 2009년 1월 3남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하고 후계 안착에 안간힘을 써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카다피 또한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을 유력한 후계자로 점찍고 권력 이양을 준비해 왔다. 절대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 보니 두 사람 모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책무를 철저히 유기한 점도 공통점이다. 김정일은 매년 수십 회의 공개처형을 하고, 6곳의 정치범수용소에 15만여명을 구금하며 인권을 짓밟아 왔다. 카다피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전투기까지 동원하여 수천 명에 이르는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했다. 참담한 실정의 국민과 달리 독재자의 아들들은 호화 사치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도 닮았다. 후계자인 정은은 자신의 호화 집무실 신축에만 200만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끝으로 반인륜적인 테러를 자행한 점도 유사하다. 김정일은 서울올림픽 방해를 목적으로 1987년 11월 KAL기를 인도양 상공에서 폭파하여 우리 승무원을 포함한 탑승객 115명을 희생시켰다. 카다피는 1986년 4월 미 공군의 트리폴리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1988년 12월 팬암기를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공중 폭파시켜 승객 전원과 지역주민을 합쳐 270명을 죽게 했다. 꺼림칙했던지 항공기 테러 주모자인 두 사람 모두 항공기 탑승을 꺼려 왔다. 물론, 북한은 리비아와는 달리 종족 간 갈등이 없고, 리비아보다 물리적 통제력이 발달되어 있어 쉽게 민간봉기로 붕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 시점이 문제일 뿐 세계적인 민주화 흐름에 북한도 예외일 수는 없다. 우리는 북한에서 리비아와 같은 혼란이 발생하기보다는 개혁·개방 정권으로 연착륙하기를 기대한다. 북한은 리비아 사태에서 핵 보유의 정당성이 아니라, 인권·민생 향상으로의 정책전환을 교훈으로 찾아야 한다.
  • “중소상인 고려” 만원이하 카드결제 거부 허용 추진

    “중소상인 고려” 만원이하 카드결제 거부 허용 추진

    금융위원회가 10일 1만원 이하 상품을 구매할 때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소상인의 가맹수수료를 낮춰 준다는 취지인데 당장 국회와 시민단체들의 반박이 이어졌다. 소비자 편익을 고려치 않아 혼란을 가중시키는 데다 이러한 편법으로는 중소상인이 얻는 이득도 크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인 수수료 인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금융위는 신용카드 가맹점이 카드결제를 거부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한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19조 1항을 고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액결제의 (신용카드) 의무수납을 폐지 또는 완화하는 것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위는 대신 가맹점이 1만원 이하 카드결제를 거부해도 현금영수증은 발급하도록 해 세금 탈루를 예방할 계획이다. 법안 개정안은 내년 2월 임시국회에 제출된다. 하지만 지난 7월 신용카드 승인실적 6억 9000만건 가운데 1만원 이하 카드결제가 약 2억건(29.2%)에 달한다. 소비자들의 편익이 크게 침해되는 셈이다. 정무위원회 의원들 대부분도 총선을 앞두고 이 부분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어 개정안 통과는 불투명하다. 신용카드 소비자가 결제 거부 가맹점을 이용하지 않고 다른 업소로 가는 역선택을 해 중소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이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6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이 2조 7243억원으로 2009년 대비 46.1%(8600억원) 증가한 것을 들며 카드사가 중소상인의 수수료를 할인해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액 결제는 카드사의 이윤이 마지노선이고 지난해 수익을 냈던 카드론 등도 올해는 줄이도록 했기 때문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소액 카드결제 거부와 맞물려 카드·현금 이중가격제를 허용하는 문제는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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