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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새 면모 보여주지 못한 개각

    노무현 대통령이 2일 과학기술부 등 4개 부처 개각을 단행했다. 그동안 예고돼왔던 만큼 시간 끌지 않고 비교적 빠른 시일 안에 단행함으로써 이른바 ‘개각 후유증’을 최소화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집권 4년차를 맞아 안정적 국정운영을 도모하려는 ‘의욕’도 눈에 띈다. 하지만 이번 개각 역시 우리가 누차 지적했던 ‘코드 인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점은 아쉽다.‘그 인물이 그 인물’이라는 시중의 평가 속에 참여정부의 얕은 인재풀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셈이다. 몇몇 신임 장관 내정자는 보상 차원으로 해석하기에 충분하다. 또 참여정부 핵심인사들끼리만 요직을 차지하는 탓에 ‘회전문 개각’이란 지적도 나온다. 올 초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3년간 노 대통령의 장관 및 청와대 비서진 인사에 대해 65%가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장관감으로 누가 적절하냐는 질문에는 전문관료 출신(65%)이 정치인(11%)이나 학자(6.9%)보다 훨씬 높았다. 올 한해 국민에게 보다 다가가겠다고 다짐했던 노 대통령이다. 이같은 국민정서를 수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훌륭한 업적과 경륜을 지닌 인물을 입각시킨다면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지지율도 올라가지 않겠는가. 내달에 이뤄질 개각에서라도 단순한 지방선거용에 그치지 않고 이런 점들을 감안한 개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유시민 의원의 복지부 장관 기용은 여당의 반발 기류나 국민정서를 감안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국회 인사청문회다. 인사청문회법은 정부가 국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한 뒤 20일 이내에 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할 경우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송부를 재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정부가 즉시 국회에 요청을 하더라도 한달 이상은 족히 걸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는 지금 한나라당의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으로 파행운영 중이다. 결국 물러나게 될 장관과 후임 장관 내정자가 한달 이상 업무를 같이 보게 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질 것이다. 일부 부처의 경우 장관 대행체제가 길어지게 돼 새해 업무에 차질이 예상된다. 인사청문회 제도의 손질이 필요한 대목이다.
  • “부시, 내년엔 욕심 줄이세요”

    ‘부시 대통령, 내년에는 작게 생각하세요.’올해 초 과다한 국정목표를 내걸어 적전분열은 물론 지지율 하락이라는 수렁에 빠졌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은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 깨닫기 시작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올 초 신성불가침이나 다름없던 사회복지 제도를 완전히 뜯어고치는 동시에 감세 확대, 이라크 안정화, 대테러 전쟁을 위한 사법권 강화 등 네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2006년에는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다.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 정권은 ‘안전 운행이 제일’이라는 선거의 해 속설을 좇아 야심찬 목표 대신 이뤄낼 수 있는 과제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이 신문은 꼬집었다. 백악관과 함께 사회복지제도 개선 방안을 연구했던 케이토 연구소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태너는 “부시 정부는 탈진 상태”라며 “국정 주도권을 추스르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못박았다. 지난 주 기자회견에서 ‘내년에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부시 대통령은 “평화와 민주주의를 진작시키고 고용을 창출하고 뉴올리언스를 재건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는 연초에 제시했던 분명하고도 ‘편을 가르는’ 국정목표들과는 확실히 거리를 두고 있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백악관은 현재 국정 어젠다 선정에 열중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서울광장] 대통령님, 올 초 약속 지키셨나요/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통령님, 올 초 약속 지키셨나요/진경호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님, 기억하십니까. 올해를 여는 대통령의 모습은 그 전 어느 해보다 따뜻하고 활력이 넘쳤습니다. 탄핵을 딛고 일어서 선진한국을 기치로 우리 사회의 희망을 얘기했습니다.“민주주의의 핵심은 화해와 포용”이라며 통합과 관용을 강조했습니다.“많이 배웠고, 더 넓어지려 한다.”는 말로 집권 3년차 대통령의 성숙함을 내보였습니다. 보수언론들조차 “대통령 코드가 바뀌었다.”고 반겼습니다. 의욕도 넘쳤습니다. 경제활력 회복과 양극화 해소, 정부 혁신, 투명사회 건설 등 사회 구석구석에 눈길과 손길을 건넸습니다. 올 한해 많은 걸 이뤘습니다. 균형발전을 위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지방혁신도시 건설, 공공기관 이전 작업이 궤도에 올랐습니다.19년을 떠돈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이 주민 뜻에 따라 경주에 자리하게 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잡겠다던 집값, 땅값은 8·31대책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국방개혁의 틀도 세웠고, 사법개혁도 착실히 준비돼 가고 있습니다. 고위공무원단제 도입 등 정부혁신 또한 숨가쁠 정도로 발빠릅니다. 어느 정부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물론 이루지 못한 것도 많습니다. 먼저 양극화 해소입니다.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청년실업률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백약을 무색케 합니다. 경기가 나아진다지만 서민들은 여전히 이 겨울이 춥습니다. 북핵 문제도 좀처럼 풀리질 않습니다. 미국과의 동맹은 불안불안하고, 일본과는 수교 40년만에 최악의 관계입니다. 최대의 사회협약인 노사정위원회는 기능이 정지됐습니다. 문제는 잃은 것입니다. 민심입니다. 화해와 통합입니다. 지금의 사학법 갈등은 물론 강정구 교수 논란, 맥아더 동상 철거 논란 등 해묵은 정체성 논쟁으로 서로가 등을 돌렸습니다. 얼마전 대학교수들이 올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상화하택(上火下澤)을 꼽았습니다. 물과 불이 따로 논, 분열과 반목의 한해였다는 것입니다.2003년 참여정부 첫 해의 사자성어가 우왕좌왕이었고, 지난해는 당동벌이(黨同伐異)였습니다. 갈팡질팡하다 패를 갈라 싸우더니, 이마저도 지쳤는지 등 돌리고 앉은 형국이라는 게 이들이 매긴 참여정부 3년의 자화상입니다. 고약합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많은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이니 말입니다.27전27패의 재·보선 성적표와 20%대의 낮은 지지율이 달리 뭘 뜻하겠습니까. 그런데도 여권에선 지금 “우리는 잘하고 있다.”는 당찬 목소리가 나옵니다. 엊그제 열린우리당 대선 3주년 기념 워크숍에서도 자화자찬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몇몇 고위인사는 틈만 나면 언론 탓, 보수 탓 하기 바쁩니다. 유신독재시대에 머문 국민의식을 꾸짖는 간 큰 공직자도 있습니다. 자찬과 남탓은 문 걸고 하는 것입니다. 황우석 교수 파문의 한 쪽에서 국민들은 또 다른 좌절을 맛보고 있습니다.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이 정부의 비겁함 말입니다. 재기의 희망마저 잃는 듯해 몸이 떨립니다. 대통령께서 조만간 미래국정구상이라는 거대 담론을 내놓을 것이라 합니다. 연정론으로 한번 어리둥절했던 터라 기대보다 걱정이 앞섭니다. 혹여라도 내년 지방선거나 후년 대통령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기를, 말 그대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틀이기를 바랍니다. 대통령께서 너무 높이, 너무 멀리 가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윗불이 뜨거울수록 아랫물은 차갑습니다. 반발짝 앞선 대통령의 열정이 국민과 사회를 따뜻하게 덥히는 상택하화의 새해를 기대해 봅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우리는 충분히 다이내믹합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되돌아본 정치권 2005 말… 말… 말…

    되돌아본 정치권 2005 말… 말… 말…

    임종 직전에라도 마이크만 들이대면 눈을 반짝이며 말을 한다는 정치인의 속성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정치권은 2005년 한해에도 풍성한 말잔치를 벌였다. 한마디 ‘말씀’은 정국 흐름을 확 바꾸기도 했지만, 때에 따라서는 황당무계한 주장으로 실소를 사기도, 거침없는 독설로 상대의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했다.‘혀’를 잘못 놀렸다가 도리어 화를 입는 ‘설화(舌禍)’도 허다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말의 달인’답게 ‘후끈한’ 발언으로 뉴스를 주도했다.“정부와 여당이 비상한 사태를 맞고 있다.”며 시작한 ‘연정(聯政·연립정부)’ 관련 발언이 그랬다. 그 강도는 갈수록 거세져 “대통령이 가진 권한의 절반 이상을 내놓을 용의도 있다.(7월 6일)”“권력을 통째로 내놓으라면 검토하겠다.”“2선 후퇴나 임기단축을 시작할 수 있다.(8월30일)”며 점차 진화해 나갔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스토커”라고 반박했고, 당사자로 거론된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대표가 펄쩍 뛰며 제안을 거부했다. 여당에서도 문학진 의원 등이 “대통령이 신(神)이냐.”“예스맨은 더 이상 못해먹겠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대한민국 걱정 두 가지는 태풍과 대통령” 대통령의 직선 화법도 여전했다.9월초 외국 순방 길에서는 “대한민국에 두 가지 걱정거리가 있는데, 하나는 태풍이고 하나는 대통령”이라면서 “대통령이 비행기 타고 외국에 나가니 열흘은 조용할 것”이라고 ‘자해’했다. 유전의혹 등 측근 비리가 불거졌을 때는 “밥을 먹어도 힘이 안 난다.”고 고백했다. 부인 명의로 된 대부도 땅 문제로 집중 포화를 맞은 이해찬 국무총리는 5월20일 기자간담회에서 “손학규 경기지사는 정치적으로 나보다 한참 하수”라고 말해 구설에 휘말렸다.10월2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는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과 2004년에 이어 ‘2라운드’로 맞붙어 “쓰나미 피해 지원을 했던 다른 나라 국회의원이 (방청석에)와서 보고 계신데 (그런)질문에 답변드리는 게 창피스럽다.”고 냉소했다. 다음날 한나라당 이방호 의원에겐 “의원들이 품위있고 사리에 맞게 질문해야지, 답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해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김영삼 정부의 불법도청팀 ‘미림팀´과 ‘X파일´ 논란도 정국 흐름을 좌우했다. 국민의 정부 때도 일부 불법 도·감청이 있었다는 국정원의 ‘양심고백’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병원신세를 졌고,‘병상정치’라는 말도 나왔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는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있고, 별일이 다 있다.”고 토로했다.‘삼성 킬러’인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불법으로 도굴돼도 문화재는 문화재”라며 테이프 내용을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두 차례 재보선에서 완패해 무력감을 드러냈다. 당에서는 ‘27대 빵’이라는 자조섞인 푸념이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헌태 소장은 5월말 당 워크숍에서 “대중에게 비쳐진 여당 이미지는 ‘무능 태만 혼란’”이라고 일침을 놨다. 여당 의원들도 이에 공감했지만, 지지율은 갈수록 추락해 20%대로 곤두박칠쳤다.“태풍이 올 때는 납작 엎드려 있는 게 최선이다. 까불다가는 쓰나미에 다 휩쓸려간다.”고 몸을 사렸던 문희상 의장은 10월 재보선이 끝난 직후 ‘유구무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폭탄주 안 마셨지만 맥주잔 속 양주 마셨다” 한나라당은 연거푸 터져나온 술자리, 욕설 추태로 곤혹을 치렀다. 곽성문 의원은 골프장에서 맥주병을 던졌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국감 기간에 피감기관과 술을 마신 데다 술집 여사장에게 성희롱이 담긴 욕설을 퍼부었다고 논란이 일었던 주성영 의원은 “폭탄주는 마시지 않았지만 맥주잔 속에 든 양주잔을 빼내 마신 사실은 있다.”고 해명하는 촌극을 빚었다. 박계동 의원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송파구지역협의회 출범식에서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게 축사기회를 안 준다며 맥주를 끼얹어 국회 윤리위에 제소당했다. 최근에는 임인배 의원이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며 국회의장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다 여직원에게 “싸가지 없는 X” 등 욕설을 퍼부었다. 열린우리당은 “역시 많이 먹고 많이 마시는 돈 많은 정당”이라고 비아냥거렸고, 한나라당에서는 “미꾸라지 몇 마리가 연못 물 다 흐린다.”고 탄식했다. 비뚤어진 음주 문화를 바로잡겠다며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만든 ‘폭소클럽(폭탄주 소탕 클럽)’은 이후 회원들이 한두 잔씩 폭탄주를 다시 먹는 바람에 회원이 자연 감소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도 취임 직후 “신고식 하느라 폭탄주를 다섯 잔이나 먹어 박진 회장에게 죄송하다.”고 고해성사했다. 와중에 ‘조용히 폭탄주 마시는 모임’인 ‘조폭클럽’도 생겨났다. 국회 행자위원회 의원들이 국감을 끝내고 저녁을 먹다가 발족했다. 엉터리 자료로 망신을 산 의원도 있다.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은 충청북도 국감에 앞서 ‘이원종 충북지사가 안기부 도청 X파일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의 질의자료를 배포했다가 부랴부랴 자료를 회수했다. 이 지사를 김영삼 대통령 때의 이원종 정무수석과 혼동한 해프닝을 벌인 홍 의원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으니 제발 잊어달라.”고 읍소했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10월초 ‘이해찬 국무총리가 1가구 2주택자’라고 밝혔지만, 이 총리는 이미 한 채 팔아버린 뒤였다. 총리는 발끈했고, 이 의원은 “집계상 실수였다.”고 사과해야 했다. 단식도 유독 많았다.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원내대표실에서 단식에 들어가 13일을 굶었다. 뒤늦게 심재철 의원이 5일 동안 단식했고, 안상수 의원은 “의원이 돌아가며 1일씩 단식하자.”며 숟가락을 얹었다. 쌀 협상 비준동의안 처리를 앞두고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무려 29일 동안 44㎏이나 살이 빠지면서도 일체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는 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농촌을 살리자.”며 눈물을 보였다. 행정중심도시법에 대한 위헌심판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임박해지자, 해당 지역구인 무소속 정진석 의원은 “합헌 결정이 나기 전에는 햇볕을 볼 수 없다.”며 의원회관 사무실에 들어앉아 열흘간 곡기를 끊었다. 여당의 선병렬·양승조 의원도 9일 동안 회관 1층 로비에서 ‘노숙’하며 단식했다. 한나라당 최장수 대변인 기록을 세운 전여옥 의원은 “차기 대통령은 대졸자여야 한다.”고 말했다가 집중 포화를 맞았다. 열린우리당의 전병헌 대변인은 취재진에 e메일을 보내 “(헷갈릴 수 있으니)‘전 대변인’ 약칭 대신 양쪽 대변인 이름을 모두 표기해달라.”고 잽싸게 요청했다. 차기 대권후보군의 말도 화제를 모았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영화배우 이은주의 자살을 접한 뒤 미니홈피에 추모글을 올려 “호스피스의 홍보대사였던 그가 막상 자신의 스트레스와 좌절감, 외로움을 들어줄 친구를 찾지 못했나보다.”고 안타까워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모친을 여읜 직후 어버이날을 맞아 미니홈피에 애절한 사모곡을 올렸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공주’라는 별칭을 붙인 것을 가리켜 “전자공학 전공한 공주 본 적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동안 박 대표를 ‘수첩공주’라고 말해온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봤다. 일본에는 전자공학 전공한 공주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솔직히 노무현과 이회창을 놓고 인간적으로 누가 더 맘에 드느냐 하면 노무현”이라고 말했다가 발끈한 ‘창(昌)’에게 공개 사과했다. 손학규 경기지사는 “‘경포대’라는 신조어는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가, 강원도의 거센 반발과 함께 열린우리당으로부터 “경기도가 포기한 대통령 후보”라는 핀잔을 들었다. ●“국회의장 모가지 뽑아놓든지…” 발언 면박당해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일부 언론인과 학자가 친미파”라는 ‘독특한’ 해석을 내놓아 한바탕 소동을 치렀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국회의장 모가지를 잡아 뽑아놓든지….”라고 했다가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에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달라.”고 면박당했다. 열린우리당 조일현 의원은 한마디 말로 단연 스타가 됐다. 쌀 협상 비준안을 처리할 때 본회의장에서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몸으로 막자,“제 자신이 닭보다 더 험한 발을 가진 농부의 아들”이라며 마이크도 없이 찬성토론을 벌여 비준안 처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당 ‘구원투수’ 정세균 의장은 최근 당·정·청 워크숍에서 “수구 우파가 다음에 집권한다면 역사의 후퇴이며 재앙”이라고 말했다가 한나라당의 역공을 맞았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정치권도 ‘雪戰’

    호남지역 폭설피해로 정치권의 등원 신경전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한나라당 공세에 청와대가 가세하자, 한나라당은 이를 일축하며 정부 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청와대 이병완 비서실장은 22일 청와대 일일 상황점검회의에서 “제1야당인 한나라당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폭설 피해 대책뿐 아니라 내년 예산과 부동산 관련법 등 민생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고질적 색깔론을 들고 나와 국회를 열흘이나 파행시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의 사학법 투쟁을 청와대가 공식으로 문제삼은 것은 처음이다. 임시국회 정상화와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당·청이 역할 분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실장은 “한나라당이 ‘대북 퍼주기인 금강산 관광비용으로 피해 지역을 지원하자.’고 하는 것은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우리당 지도부도 “더이상 한나라당만 바라볼 수 없다.”(정세균 당의장),“폭설은 하늘이 한나라당의 등원을 강력 요구하는 것”(원혜영 정책위의장)이라며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또 오는 28∼30일 사흘동안 본회의를 소집토록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요청했다. 청와대의 공세에 한나라당은 ‘볼썽사나운 정치개입’이라며 반발했다.이계진 대변인은 “대통령 지지율이 낮고 국민신뢰도 잃은 마당에 청와대 비서실장이 야당에 충고하는 등 정치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본분을 벗어난 일”이라고 논평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청와대 비서실장이 소총수로 나선 것은 가소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강두 최고위원은 “금강산 국비관광 64억원을 즉각 피해지역에 지원하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정부가 농민의 고통을 덜기 위해 특별재해지역을 선포하는 융통성을 보여야 한다.”며 정부를 몰아세웠다. 이계진 대변인은 “모든 예비비와 장비, 인력을 호남지역에 즉각 투입할 것을 요구하며, 대책 과정에 청와대든 총리실 각 부처든 늑장 대응 사례가 나오면 국민의 이름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폭설피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행자위·건교위 등 관련 상임위에 제한적으로 등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날 폭설피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행자위 전체회의에 한나라당이 불참한 것도 폭설피해를 ‘나몰라라’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어 부담이다. 당 지도부가 원희룡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호남폭설 피해대책 위원회를 운영키로 한 것도 이같은 고민을 보여준다.이와 관련, 우리당 고위당직자는 “한나라당이 폭설피해에도 불구하고 새해 예산안 통과를 새해로 넘겨 준예산을 운용하려 한다는 움직임을 감지하고 있다.”고 언급해 주목된다.박찬구 구혜영기자 ckpark@seoul.co.kr
  • “탄핵안 가결” 보고에 노대통령 “응” 짧게 대답만

    “탄핵안 가결” 보고에 노대통령 “응” 짧게 대답만

    “2004년 3월12일. 헌정사 초유의 탄핵안 국회 표결이 초읽기에 들어간 이날 오전 노무현 대통령은 경남 창원에서 고속철도 차량 생산라인을 둘러보는 중이었다. 수행비서로부터 ‘탄핵안이 193대2로 가결되었습니다.’라는 보고를 받은 대통령은 ‘응’하고 짧게 반응했다. 이어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참석 일정은 그대로 진행하게, 괜찮네.’라고 말했다. 대통령 직무정지 효력은 국회에서 보낸 통지서를 수령한 직후에 발생하는 것이었다. 아직 시간은 남아 있었다.” 전 청와대 행정관 이진(여)씨가 11일 펴낸 책 ‘참여정부, 절반의 비망록’(개마고원 펴냄)의 한 구절이다. 이씨는 참여정부 초기부터 올해 초까지 2년 동안 청와대 제1부속실 등에서 근무한 인사다. 잡지사 기자출신. 이씨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지난 대선 직후 측근비리 및 정치자금 의혹의 전모를 밝히기로 하고,2003년 4월 국회 국정연설에서 이를 공개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가 참모들의 만류로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노 대통령은 대선 이틀 후인 12월21일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가면서 측근인 안희정, 이광재 씨도 불러 “국민 앞에 털어야 할 것이 있다면 미리 다 털고 가자.”며 대국민 고해성사를 제안했다는 것. 이에 따라 안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자금의 전모를 밝힌 뒤 검찰에 자진 출두한다는 계획을 정했으나 ‘386 동지들’의 반대로 회견 이틀 전에 결심을 접었다고 한다. 이씨는 국정운영의 막전·막후에서 노 대통령의 ‘생각과 판단’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구술받고 현장을 취재해 책을 썼다고 주장한다. 국정 전반에 걸쳐 노 대통령의 말이 파문을 일으킨 것과 관련, 대통령의 반응을 다룬 비화가 그 사례다. 즉 “참모들이 품위를 유지하라는 말을 많이 해요, 나는 진실보다 더 큰 품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어록이 그것이다. 이씨는 “역대 대통령 임기 중 최악의 지지율을 얻고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의 실제와 이미지, 결과물들 사이에 간극은 없을까.”라는 의문으로 책을 펴낸 동기의 일부를 내비쳤다. 그는 “노 대통령은 가끔 자신을 ‘고립된 섬’이라고 표현했다.”면서 “대통령이라는 섬과 국민이라는 ‘육지’ 사이에 다리를 놓아봄으로써 섬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책은 2004년 5월 대통령 탄핵이 헌법재판소의 기각결정으로 끝나는 시점까지만 다루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서울광장] 파벌 조장하는 리더들/ 이상일 논설위원

    [서울광장] 파벌 조장하는 리더들/ 이상일 논설위원

    고최종현 SK회장은 생존때 늘 챙기는 친지 K씨가 있었다. 나이와 봉급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단순한 업무를 처리하는 K씨를 배려하자고 부회장과 사장들이 최 회장에게 공동 진언했다.“K씨에게 그럴듯한 직책을 맡겨 체면도 살려주고 보람도 갖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어느 원로는 아예 계열사의 경영을 맡기자고 주장했다. 그를 측은히 여긴 탓도 있지만 다분히 아부 섞인 발언이었다고 최 회장의 전 비서실장은 전했다. 최 회장은 말을 잘랐다.“K씨가 친지에다 선량하다는 이유만으로 중책에 기용할 순 없어요…. 차라리 실력에 맞는 일거리를 맡기고 그에 상응하는 봉급을 주는 게 낫지요. 경영부실과 적자 누적, 투자자들의 손실을 각오한다면 몰라도….” 올 들어 정부가 부산·경남 출신의 이른바 PK인사들로 요직을 채운다고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다 부산상고 출신은 국방부 장관, 관세청장 등 10여명에 이른다. 청와대 인사수석은 “비슷한 시기에 인사가 교체된 것뿐이며 우연의 연속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얼마 전 대법원장, 국정원장, 대통령비서실장과 법무장관 등에 전남출신이 임명되자 ‘호남 편중인사’라고 언론이 비판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사실 PK인사만 문제는 아니다. 부산상고 인맥에 더해 특정 고교나 대학 학벌들도 득세한다고 공무원들은 지적한다. 정권 후반기에는 정실 인사 의혹이 늘 제기돼 새롭지 않다. 굳이 ‘우연’을 강조한 게 어색할 뿐이다.‘지역주의의 희생자’요, 명문고·명문대 출신이 아닌 노무현 대통령에게 지역주의와 학교파벌 개혁을 기대한 국민은 배신감을 느끼지만 특정 인사를 봐줘야 할 저간의 사정을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의구심이 드는 것은 SK처럼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 넣어 대접해도 될 텐데 표가 나게 봐줘 그렇지 않아도 낮은 지지율을 더욱 떨어뜨리고 인심을 잃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인사는 해당 부처의 여론과 상식을 존중하면 무리는 없다. 그렇지 않기에 잡음이 난다.SK 가신처럼 웃사람과 친한 인사를 봐주자고 아부하는 가신이 있는지, 아니면 지역과 학벌의 대부가 자신의 선후배와 동창을 사적으로 챙기는 것인지 궁금하다. 과거에는 사적 파벌의 리더들도 관가에 적지 않았다. 모 총리와 장관급 인사는 각각 자신의 A고교 후배를 챙겼고 모 부총리는 B교를 챙겼다.S법대와 상대간의 인맥 싸움도 있었다. 대통령 비서실장에 따라 특정 대학 출신의 고위직 부침이 심했다는 설도 파다하다. 끗발 있는 자리에 간 인사가 기회가 생기면 자기 학교출신을 챙기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그 명분은 “워낙 특정대학과 특정 고교의 독과점이 세다 보니, 대항하기 위해서….”다. 한 공무원은 “정말 파워있는 학교를 나오지 않으면 승진이 어렵다.”고 토로할 정도다. 지금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도 기존 정치인이나 공직자 성향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이런저런 커넥션에 웬 학교 선·후배가 그리 많은가. 한 기업 임원은 “전 직장에서 대학 후배만을 집중적으로 챙겨 문제된 사람은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고 소리를 높였다. 이런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한 앞으로도 학벌과 지역파벌 개선은 쉽지 않을 듯하다. 그저 파벌과 학벌 인맥이, 자리를 잡은 정부와 공기업을 거덜내지 않고 세금을 덜 축내길 바랄 뿐이다. 앞으로 선거에서는 먼저 파벌의 대부들을 찍지 않고 배제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면 싶다. 누구나 능력은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 [서울광장] 전세기 오른 이 총리와 개각/ 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전세기 오른 이 총리와 개각/ 진경호 논설위원

    이해찬 국무총리의 중동 순방이 회자되고 있다.8억원짜리 전세기를 이용하고, 그 전세기에서 개각을 논했다는 것이다. 기업인 40여명을 포함해 100여명에 이르는 순방단 규모도 예사롭지 않은 모양이다. 모두가 지난 시절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서나 볼 법한 행보인 까닭이다. 사실 총리가 전세기를 쓴 예는 아주 드물다. 대부분 일반 여객기를 탔다. 문민정부 시절 이영덕 총리는 일반 승객 사이에 앉기도 했다. 개각 발언도 총리에겐 금기에 가까웠다. 알아도 모른 척 입단속부터 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으로서 대통령에 대한 예우이기도 했고, 그래야 자리도 지켰다. 전세기가 아니더라도 분명 이 총리의 힘은 막강하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주어진 국정의 상당 부분을 나눠 쥐고 있다. 그가 주재하는 굵직한 회의만 하루 5∼8개에 이른다.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총리실 간부는 “이 총리가 온 뒤로 청와대의 정책조정 기능이 몽땅 넘어왔다.”고 전했다. 지난 9월에는 노 대통령이 실질적인 각료 임명권까지 넘기려 했다니 그의 위상이 짐작되고도 남는다. 이 총리는 또 정말 열심히 일한다. 총리실을 출입하면서 지켜본 일과는 가히 철인에 가깝다. 하루 15시간을 국정에 쏟아붓는다.‘워크홀릭’이 따로 없다. 그는 능력도 갖췄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찌감치 당 정책위원장과 교육부 장관에 앉혔고, 숱한 총리를 경험한 총리실 간부들도 일에 관한 한 그를 ‘넘버원’으로 꼽는다. 그런데 참 이상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왜 이처럼 실력 있고, 힘 있는 인물이 총리를 맡은 참여정부의 인기가 날로 추락하느냐는 말이다. 언론이 왜곡을 일삼아서인가. 국민들이 무지몽매하고 반개혁적이어서인가. 이 총리가 취임한 지난해 6월 참여정부의 지지율은 40%대를 웃돌았다. 그러나 1년 반이 흐른 지금 반토막이 됐다. 반면 20%선의 한나라당은 40%를 돌파해 50%대를 넘본다. 두 차례의 재·보선에서도 여당은 27전27패했다. “그게 어찌 다 내 책임이냐.”고 총리는 항변할지 모른다. 하긴 이달 초 작성된 열린우리당 조사보고서에서도 지지율 하락의 첫째 원인이 ‘대통령’이라고 나왔지, 총리 이름은 없다. 하나 어쩌겠나. 권력을 나눴으니 책임도 나눠야 하지 않겠는가. 총리의 책임이 없다고도 하기 어렵다. 대선후보 선호도가 말해 준다. 이 총리는 3%선이다. 야권 주자들에 한참 못 미친다.“출마한다고 한 적 없다.”고 할지 모르나 다른 주자들도 한 적 없다. 노 대통령에겐 몰라도 국민들에겐 인기가 없는 것이다. 억울하지 않나. 일을 열심히, 잘하는데 말이다. 퇴임 후 뚜렷하게 하는 일도 없는(?) 고건 전 총리는 여전히 선두를 달리는데 말이다. 원인은 여럿 있겠으나 이제 개선책을 찾아 차근차근 그 센 힘을 쓸 때가 됐다고 본다. 첫 무대는 연말연시로 잡힌 개각이다. 벌써 어느 장관을 빼서 지방선거에 내보내고, 빈자리를 여당의원들로 채워 넣는다는 말이 나돈다. 이래선 안 된다. 내각은 집권세력의 전리품도, 정치인 연수원도 아니다. 경력 쌓기라면 정동영·김근태 장관으로 충분하다. 인재풀을 한껏 넓히고 밖에서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부여된 각료제청권을 최대한 행사해야 한다. 이 총리는 노 대통령과 마주 앉아 인선을 논하는 유일한 인물이다. 야당에 하듯 대통령에게도 소신발언을 하길 바란다. 제대로 된 개각이라야 총리가 살고, 정부가 살고, 대통령이 산다. 국민이 산다. 덜 싫은 정당을 가리는 여론조사가 국민들은 지겹다. 일만큼 민심도 즐기는 총리가 됐으면 한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서울광장] 정권홍보, 방법이 문제다/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권홍보, 방법이 문제다/이목희 논설위원

    논설위원에 앞서 정치부장을 하면서 국정홍보의 어려움을 역지사지(易地思之)한 적이 있었다. 정치부 출고기사에 대해 기자협회보, 미디어오늘에 비판보도가 실리면 기분이 크게 상했다. 신문사 내부에서는 심의팀과 노조 산하 공정보도위의 비판이 마음을 할퀴었다. 이따금 따끔한 지적이 있었지만 “억울하다. 반론을 제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비난이 더 많았던 듯싶다. 특히 연세 지긋한 심의팀이 요구하는 논조를 상대적으로 젊은 공보위는 가차없이 공격했다. 당장 전화를 들어 양쪽 모두에 “어쩌란 말이냐.”고 항의하고 싶은 충동이 일곤 했다. 그래도 한 선배의 경험담 때문에 꾹 참을 수 있었다. 신문 판매를 담당하면서 조사했는데 “권력자를 잘 써준 기사로는 독자를 끌 수 없다.”는 게 분명히 보이더라는 얘기였다. 현직 대통령이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미화하는 보도는 가독성이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열렬한 지지계층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비판을 함으로써 존재의미가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이다. 신문기사 심의·감시가 그런 영역에 속한다고 인정해 버리니까 마음이 편해졌다. 국정홍보처 존폐를 놓고 여야가 세게 붙었다. 청와대 홍보수석의 언행이 함께 구설에 오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참여정부가 언론과의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데 이의를 달지 않으려 한다. 정책홍보만 하고, 구별이 쉽지 않은 정권홍보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도 공허하다. 청와대와 국정홍보처에 하고 싶은 말은 “정권홍보를 하려면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언론을 친노(親盧)·반노(反盧)로 나눈다. 위험한 발상이다. 권력을 비판하지 않는 언론은 존재이유를 갖지 못한다. 국정홍보는 이런 언론의 속성을 수용하는 기반 위에 이뤄져야 한다.‘용비어천가’는 당국자가 하더라도 듣기 역겹다. 과거 정권에서 정권적 차원의 체제홍보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주도했다. 지금 돌아보면 버려야 할 구태(舊態)가 많았다. 홍보조정, 정부투자 언론기관 임원인사 개입 등이었다. 그래도 계승할 게 있다면 ‘정교함을 위한 노력’이다. 그만큼 정권홍보는 뛰어난 감각이 요구되는 분야인 것이다. 거부감 없이 언론과 국민에 다가가는 홍보로 정권이 안정되어야 국가에도 도움이 된다. 세 가지를 제안하겠다. 첫째, 일부 언론과 대립구도가 지나치지 않았으면 한다. 당국자 인터뷰나 기고 금지 조치가 상식적이라고 보는가. 특정신문과 각을 세워야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대통령선거 때는 유효할지 몰라도 집권 후는 다르다. 둘째, 무게중심을 사전홍보 쪽으로 옮겨야 한다. 기사가 잘못 나간 뒤 항의하고, 언론중재해봐야 국민과는 관계 없는 일이다. 사전홍보와 사후대응 비중을 8대2 정도로 역전시켜야 한다. 김치파동에서 보듯 외교부문까지 고려해야 할 사안을 식약청 차원에서 발표토록 해선 안된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지지율을 올린 청계천 홍보를 탐구해보길 바란다. 문제가 많은 복원이었지만 치밀한 ‘이명박식 사전홍보’로 극복했다고 본다. 셋째, 사회적 의제 주도와 관련, 권력·정치자금은 정보·명분으로 대체가 가능하다고 본다. 비판과 함께 정보가 곳곳에 담긴 언론이 독자의 주목을 받는다. 정보의 적절한 배분이야말로 집권측이 가진 최대 수단이며, 명분이 같이 할 때 그 힘은 증폭된다. 대연정론은 대통령이 제기함으로써 어젠다로 부각되긴 했으나, 명분이 약해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명분있는 정치·정책 이슈를 골라내어, 치밀한 사전계획에 의해 추진하도록 홍보체계 전반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민심 외면한 여당의 갈팡질팡 행보

    민심을 정말 모른다고밖에 달리 할 말이 없을 듯하다. 열린우리당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과연 이 당이 민심과 민생을 안중에 두고 있기나 한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재·보선에서 잇따라 패한 끝에 비상체제를 꾸린 열린우리당이 활로의 하나로 민주당과의 통합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당 일각의 주장에 불과하다지만 내년 5·31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 일정과 당내 분위기를 감안할 때 통합론은 상당기간 이어질 모양새다. 우리는 열린우리당의 이런 움직임이 자신들에게 27전27패의 재·보선 성적표를 안겨준 민의로부터 동떨어진 것임을 밝혀두고자 한다. 설령 열린우리당의 민주세력 통합론이 어느 정도 명분을 갖추고 있다 해도 지금은 집권여당으로서 정기국회의 민생현안에 주력해야지, 섣부른 통합론으로 우왕좌왕할 때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내일로 창당 2주년을 맞는 열린우리당의 현실은 참담하다. 정치개혁과 지역구도 타파를 내세워 ‘지역당의 기득권 세력’과 결별한 여당은 한때 지지율이 50%에 육박했고, 지난해 총선에서는 원내 과반인 152석의 압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런 여당이 불과 1년 반 만에 지지율 10%대의 연전연패 정당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어제 ‘국민과의 대화’에서 터져나왔던 것처럼 국정운영의 미숙함과 정체성 혼란, 당·정·청 부조화, 당 지도력 부재 등 원인 진단은 엇갈린다. 다만 분명한 것은 민주당과의 결별이 지금 지지도 추락의 직접적 이유는 아니라는 점이다. 열린우리당의 해법도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심 이반을 초래한 내부요인을 찾아 하나씩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 열린우리당의 과제는 정기국회의 민생입법과 예산안 처리에 주력하는 일일 것이다.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추진하다 여의치 않자 선거제도 개편에 나서고, 그러다 돌연 민주당과의 통합에 고개를 돌리는, 이런 식의 갈팡질팡 행태는 그만해야 한다. 민주당과 통합하든 말든 열린우리당이 선택할 문제이겠으나, 국민들은 좌고우면하는 여당의 모습이 그저 불안하기만 하다.
  • [이경형칼럼] ‘妙手’는 없다

    [이경형칼럼] ‘妙手’는 없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관계가 당정 분리 원칙으로 정리된 가운데 대통령의 내년초 ‘진로’발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10·26 재선거에서 완패한 열린우리당의 28일 중앙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가 대통령의 정치 불관여 요구 등 원색적인 불만을 쏟아낸 데 대해 노 대통령이 29일의 청와대 여권 수뇌부 만찬에 이은 30일 북악산 산행에서도 이 같은 당정, 더 좁게는 당·청 분리 원칙을 다짐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출범이래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의 분리 원칙을 천명해왔고, 스스로도 당내 지위를 평당원(수석 당원)으로 규정해왔다. 역대 대통령들이 집권 여당의 총재를 겸함으로써 초래되었던 ‘제왕적 당 총재’의 상의하달식 비민주적 정당문화를 혁파해보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그동안 당·청 관계를 보면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당의 주도적인 정국 운영보다는 늘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편입되어 청와대의 구심력에 따라 행동해 왔다. 노 대통령이 연정을 외치고 있을 때, 여당 지도부는 청와대에 대고 “그것은 아니 됩니다.”하고 간언하지 못한 데서도 알 수 있다. 노 대통령도 한때는 당 중심의 정치를 강조하는 것 같았으나, 여당의 4·30 재·보선 참패 이후 지역주의 극복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른바 대연정을 제창하면서 이런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여당 내부의 의견 수렴은커녕 일방적으로 당을 끌고 갔다. 당정 분리란 말처럼 쉽지도 않고, 그 영역을 구분하기도 어렵다. 특히 대통령중심제의 권력구조 아래서 대통령과 여당과의 관계는 아무리 역할을 분리한다 해도, 국정 수행에 따른 정책 고리만은 떼려야 뗄 수도 없는 것이다. 선거제도 개혁 등 정치관계 입법, 권력구조 변경을 포함한 개헌 문제 등은 당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면, 행정 각 부처를 중심으로 한 정책 집행 등 국정운영 일반은 대통령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당·청 관계는 당의 원심력보다 항상 청와대의 구심력이 더 강했다. 지난해 1월 열린우리당이 출범한 이후 1년 10개월 동안 당의장이 5명이나 사퇴해 평균 재임기간이 4개월여에 불과한 것은 대통령에 비해 여당의 위상이 그만큼 취약한 것을 방증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내년 5월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지금과 같은 낮은 여당의 지지율로써는 지난번 재선거 참패의 재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물론 남은 임기의 국정 운영도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노 대통령은 이런 점을 모두 고려,‘사회적 의사 결정 구조를 포함한 국가 미래를 위한 제안’을 내년초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노 대통령이 구사할 카드는 현재로서는 불분명하나 획기적인 정치지형의 변경을 노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특히 정치적 위기에서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져 이를 돌파해온 노 대통령의 과거 정치 역정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렇다. 이러한 카드 가운데는 탈당 후 거국 내각 구성, 권력 이양 또는 국민투표를 통한 사회적 합의시스템 구축 등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묘수’의 유혹은 떨쳐버려야 한다. 많은 카드들이 대연정 무산과 함께 물건너 갔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 스스로도 밝혔듯이 당·청 분리를 더욱 철저하게 실천, 정치적 진로 문제는 당에 맡기고, 대통령은 민생 경제, 사회적 갈등 해소, 외교·안보를 챙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나가야 한다.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청와대를 향해 외친 ‘쓴소리’가운데는 분명 위기 극복의 묘약 성분이 들어 있다. 본사 고문 khlee@seoul.co.kr
  • [사설] 여당, 무기력증에서 벗어나야

    10·26 재선거에서 참패한 열린우리당의 무기력증이 심각해 보인다. 면모일신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대안부재를 내세워 당분간 그대로 가자는 주장이 많은 편이다. 문희상 의장 등이 당장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으나 청와대의 뜻도 현상유지 쪽이다. 지도부를 개편한다고 지지도가 바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위기 쇄신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당 내부 사정은 꼬여 있다. 원인을 밝혀내 풀어주지 못하면 무기력증은 내년 지방선거, 내후년 대선까지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집권여당이 주관을 갖지 못한 점이 당지지율 하락의 주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말로는 여당과 청와대를 분리한다고 하면서 대통령에게 기대는 관행이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연정론을 제기하자 따라가기에 급급했다. 정책에서도 노 대통령의 한마디에 왔다갔다 하면서 스스로 개혁적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재선거가 청와대와 내각까지 포함한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라고 하지만 선거는 당이 중심이 되어 치르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평소 정국운영을 주도했다면 이번처럼 완패는 당하지 않았으리라고 본다. 노 대통령은 재선거 결과를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여권의 국정 행태로 볼 때 대통령이 총체적 책임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당지도부의 잘못이 덮어지지 않는다. 또다시 청와대의 처분과 해법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정기국회를 감안, 지금 당개편이 어렵다면 그 일정이라도 제시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내각에 가있는 대권주자들의 복귀를 노 대통령에게 공식요구해야 한다. 여당이 여권 권력운용의 핵심이라는 인식을 줘야 야당과 대화가 원활해지고, 정국이 안정을 찾을 수 있다.
  • [사설] 대연정 논란 이젠 없던 일로 하자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이 어제 “연정 얘기는 끝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이 아직 대연정에 미련을 갖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집권여당 의장이 연정론을 확실하게 정리한 것은 잘한 일이다. 정책·지향점이 다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 연정을 추진하는 자체가 국정을 혼란스럽게 할 우려가 있었다. 문 의장은 이번 발언을 식언(食言)으로 만들지 말기를 바란다. 노 대통령은 올 정기국회가 끝나는 연말까지 대연정 등 정치적 사안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언급했었다. 이는 한시 조치로 여겨졌으며, 적절한 기회에 연정을 재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주 청와대는 대연정 논의 진행상황이 포함된 ‘독일총선 전후 정치분석 보고서’를 여야 국회의원 등 각계 인사 3만여명에게 이메일로 보냈다.“연정 재론 의도는 없으며, 독일 사례를 고민하자는 것”이라는 해명에도 불구, 연정론의 군불을 지핀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 의장의 연정론 종료선언 이후에는 이런 오해를 부를 언행이 없어야 한다. 특히 문 의장의 언급이 10·26 재선거 득표를 위한 일회용이어선 안 된다. 문 의장은 “(여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대통령의 연정 발언 때문이라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연정론 종료선언에는 열린우리당의 기존 지지층을 다시 결집시키기 위한 속내가 깔려 있음을 털어놓은 셈이다. 대다수 국민이 바라지 않는 연정론으로 급격히 떨어진 여당 지지율을 만회해보려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재선거가 끝난 뒤 약속을 뒤집는다면 국민으로부터 더욱 외면받게 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문 의장 발언과 관련,“현실적으로 대연정 추진이 어려워진 점을 말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어 “사전협의는 없었다.”고 밝혔으나 노 대통령과 문 의장간 이심전심이 있었기를 기대한다. 내년 이후에도 대연정 논란이 재연되어서는 안 되며, 대통령 임기단축 등 충격 조치도 당연히 없어야 한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비롯한 각 정당은 스스로의 정체성에 맞는 정책을 제시,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게 떳떳하다.
  • 與, 조기전대 불가피론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조기 전당대회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듯하다. 대부분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당 지지율과 10월 재선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조기 전대는 힘을 얻고 있다. 이인영 의원은 지난 29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조기 전대가 주는 활력이 분명히 있다.”면서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이것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근태 복지부 장관 등 당내 대권 주자들의 복귀를 전제로 한 것이다. 이 의원은 지난 4·30 재보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직후에도 ‘장수 복귀론’을 주장한 바 있다. 현 지도부에 대한 불신도 조기 전대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지난 25일 전·현직 지도부 만찬회동에서 현 지도부에 힘을 실어 주는 쪽으로 결론이 났지만, 밑바닥 정서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한 초선 의원은 “문희상 의장이 지금까지 한 게 뭐가 있느냐.”면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의장의 최근 행보도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마음을 비우기라도 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국정감사가 시작된 직후 중국을 방문한데 이어 오는 5일부터는 일본을 방문한다. 중요 현안들이 쏟아지는 국감 기간에 이뤄진 외국 순방에 대해 당내 일각에선 의아해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분수령은 10월 재선거로 보인다.4곳에서 치러지는 재선거에서 여당이 또다시 참패할 경우 조기 전대와 대권 주자들의 조기 복귀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예상된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사설] ‘권력 통째로 내놓을 수도’ 다음은 뭔가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국민을 원망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노 대통령은 엊그제 ‘국민과의 대화’ 방송프로그램에 출연, 국정운영 지지도가 낮음을 한탄했다.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은 21세기에 가 계시고, 국민들은 아직 독재시대의 문화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반환점을 맞아 대통령이 야당·언론과 반목하는 것을 넘어 국민과 유리된다면 큰 일이다. 난국 타개를 위해 노 대통령이 좀더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최종 목표가 선거법 개정이라면 대통령직을 걸겠다는 언급은 자제해야 한다. 야당을 선거법 협상과 연정에 끌어들이기 위해 ‘대통령 권한의 절반을 내놓겠다.’,‘내각제 수준으로 대통령 권한을 이양하겠다.’,‘권력을 통째로 내놓으라면 검토하겠다.’는 식으로 발언수위를 높여왔는데 또 어떤 극단적 화법이 등장할지 걱정된다.“지역주의 극복의 강조어법인데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본다.”는 반박은 설득력이 없으며, 대통령의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이 대통령 하야를 거론한 일은 잘못됐지만, 노 대통령이 촉발한 측면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만약 노 대통령이 선거법 개정을 넘어 권력구조 개편까지 상정하고 있다면 떳떳이 밝히는 편이 낫다. 대통령의 권력이양 발언을 뜯어보면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에서 가능한 얘기들이다. 임기 5년이 보장된 대통령중심제에서 하야 외에는 임기 중 권력을 통째로 내놓을 방법이 없다. 지금 경제가 어렵고, 북핵문제가 기로에 서 있다. 개헌논쟁을 본격화할 시점은 아니다. 그렇지만 노 대통령이 현행 헌법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언급을 자꾸 함으로써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보다는 개헌을 검토해 보자고 나서는 게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수시로 변하는 게 대통령 지지도이다.29% 지지율이 대통령 태도에 따라 금방 올라갈 수도 있다.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독재시대 문화에 빠진 사람’으로 폄하하지 말고, 주위의 비판을 겸허하게 듣고 고쳐나간다는 자세를 가다듬기 바란다.
  • 여 ‘광주찬가’…싸늘한 민심

    여 ‘광주찬가’…싸늘한 민심

    “광주가 없었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도 없었다. 공동 운명체다.”(문희상 의장),“노 대통령이 갑자기 연정을 말했는데, 상당히 거부감이 있다.”(광주 시민)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2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광주를 찾아 ‘광주찬가’를 불렀지만, 도리어 쓴소리를 들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이 화두였다. 국정원의 ‘양심 고백’ 이후 김 전 대통령이 병원 신세를 지는 바람에 험악해진 민심도 한몫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노무현 정권이 어떻게 ‘80년 광주’를 딛고 일어선 한나라당과의 연정을 얘기할 수 있느냐.”면서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민의를 챙기기보다는 너무 청와대만 쳐다본다.”고 덧붙였다.50대인 한 당원은 “내년 지방선거에는 민주당과 싸워야 하는데, 왜 자꾸 ‘한 뿌리’하면서 민주당과 어울리느냐.”면서 “그럴 거면 아예 오지도 말라.”고 핀잔을 줬다. 연정론에 대해서 김재균 광주시당위원장도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대연정 발언 이후 지역에서 (당)지지율이 급락하고 있어 고민”이라면서 “국민의 정부뿐만 아니라 참여정부의 모태가 됐던 광주의 정신과 시민 뜻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이고 연이은 선거에서도 전국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 “광주 도심이 극도로 피폐화·공동화된 것에 대해 현 정권 책임론도 맞물려 불안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문 의장은 “광주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 고향”,“정치개혁과 남북관계 발전은 모두 김대중 대통령 덕에 가능했다.”는 식으로 광주를 잔뜩 치켜세웠다. 문 의장은 특히 연정론에 대해서는 “한나라당과 뿌리가 다르고 우여곡절이 있는데 어떻게 곧바로 연정할 수 있겠느냐.”고 연정에 애착을 보이고 있는 노 대통령과는 ‘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민주당·민주노동당과의 연대이며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는 또 “입법부와 사법부 수장은 물론이고 국정원장, 감사원장,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싸그리 호남몫인데 호남이 괄시받는다고 하면 할 말이 없고 열불만 난다.”고 말했다. 광주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참여정부 반환점] ‘후반기 국정운영’ 각계 제언

    우리 사회의 전문가와 여론주도층 인사들 다수가 25일 임기 후반기를 맞는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에게 무엇보다 ‘통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국정 운용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과 서울신문과의 특별 인터뷰에서 ‘정치 과잉’에 대한 우려도 집중 제기됐으며, 적극적으로 전문가 기용을 주문하는 의견도 많았다. 국회 정치개혁협의회 위원장을 지낸 김광웅 서울대 교수는 23일 “대통령 임기를 10으로 보면 과거사 정리에는 5만 채우고 나머지 5는 미래를 조망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임기 절반까지는 과거에만 집착하느라 미래를 잃은 것 같다.”면서 “이런 면에서 지금까지 각 부처가 제시한 로드맵은 잘 모르고 만든 측면이 있는 만큼 제대로 다시 만들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름다운 재단’의 박원순 변호사는 “정치 영역의 갈등이 되풀이되고 사회 양극화 현상이 증폭되는 등 대통령이 우리 시대의 큰 비전을 세우지 못한 것 같다.”면서 “이제부터라도 대통령은 통합 노력을 경주하고 화합의 정치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왕좌왕했던 부동산정책이 보여주듯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을 내놓거나 부처간에 조정이 안된 상태에서 정책을 발표해 혼선을 빚었는데, 이같은 ‘정책 콘텐츠 빈약’을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성린 한양대 교수는 “정부가 지난 일을 바꾸려는 데 너무 치중하다 보니 갈등만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이런 가운데 기업의 투자심리 약화, 경제침체를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능력있는 사람을 배제하는 인사를 하다 보니 능력있는 인사들의 조력을 받지 못했고 ‘아마추어’라는 비판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나 교수는 “현재의 잘못된 분위기는 정치 쪽에 너무 갈등을 일으켜 생긴 것”이라며 ‘정치 과잉’을 거론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 역시 “국민들은 경제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데 대통령은 너무 정치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어 경제가 정치에 압도당하는 형국”이라며 정치 과잉을 우려했다. 박 전 의장은 “후반기에는 어느 정권이나 대통령 친정체제로 흐르기 쉽다.”면서 “무엇보다 인사정책에 신경을 써서 ‘회전(문) 인사’,‘코드 인사’를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그동안 추진해온 개혁과제를 하나씩 정리하는 쪽으로 국정을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손 총장은 동시에 “개혁과제 수행 과정에서 분열된 민심을 통합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말고, 이제는 경제 살리는 일에 매진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중권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흐트러진 민심이 지금 20% 안팎의 정권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국민적 불신이 깊은 상황인 만큼 민심 수습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걱정했다. 이어 “참여 정부인 만큼 전문가를 기용하는 데 주저하지 말라.”고 조언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여의도in] 野 “대연정·재신임정국 닮은꼴”

    “대연정은 2003년 재신임 정국과 닮은 꼴이다.”한나라당 김무성 사무총장이 2일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 대해 이런 해석을 내놓았다. 김 사무총장은 당직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을 “고도의 정치술수”라고 못박은 뒤 ‘대연정’과 ‘재신임’ 정국의 닮은꼴 여덟 가지를 예로 들었다. 두가지 모두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악일 때 제안됐다는 점이 첫번째 닮은꼴이다. 이어 ▲총체적인 국정 난맥상황 ▲정치 승부수를 띄운 뒤 공론화 유도 ▲헌법학자들의 등장 ▲국론 분열 심각 ▲특유의 정치수법인 ‘편지’ 등장 ▲전국 단위 큰 선거가 이어지는 점 ▲정세가 우세해지면 본 취지 대신 이슈만 확산되는 점 등이다.연정은 ‘노무현 학습효과’에 기인한 상황일 뿐 고뇌에 찬 결단이 아니라는 그의 주장은 전날 1일 박근혜 대표가 단호하게 밝힌 ‘연정 불가’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서울신문·KSDC 공동 국민 여론조사] “北 포용·한미동맹 강화” 이중적

    [서울신문·KSDC 공동 국민 여론조사] “北 포용·한미동맹 강화” 이중적

    대다수의 국민들은 북한을 타도의 대상이 아니라 포용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한·미동맹은 유지되거나 오히려 더 강화돼야 한다는 생각이 더 많았다. 대북 지원에는 다수의 국민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북한 핵문제에 대해선 시급한 해결을 원했다. 북한 인권문제에도 매우 조심스럽다.‘퍼주기식’ 경제협력이 아니라 북한 인권의 개선과 연계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북지원, 경제협력 등은 ‘협력 발전’의 방향에서 접근했다. 북핵문제와 한·미동맹 관계 등은 ‘상호 견제’의 방향에서 바라보았다. 전자는 ‘한민족’이라는 친밀감을, 후자는 ‘신뢰할 수 없는 대상’이라는 적대감을 반영한다. 서울신문이 창간 101주년을 맞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이처럼 ‘북한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와 다소 ‘혼란스러운 안보 의식’을 드러냈다. 지난 1∼2일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먼저 ‘미국과 북한의 전쟁시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47.8%)이 ‘중립을 취해야 한다.’고 답해, 동맹관계 유지보다는 싸움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생존 본능을 보였다.‘북·미간 전쟁시 북한이 남한에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보는가.’란 질문에 ‘필요에 따라 다를 것’이란 응답이 45.5%로 제일 높게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립을 취한다면 북한이 우리한테 해코지하지 않을 것이란 절박한 기대 심리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인식의 바탕에는 대미관(觀)의 변화도 작용한다. 북·미간 전쟁시 ‘미국 편에 서야 한다.’(23.4%)와 ‘북한 편에 서야 한다.’(21.3%)는 응답이 팽팽하게 맞섰다. 한·미동맹 수준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41.6%)이 다수였다. 그러면서도 ‘현재 상태면 충분하다.’거나 ‘필요성이 약화돼 가고 있다.’는 두 가지 의견을 합산(49.5%)한 의견이 이보다 더 많아 탈(脫)미국적 방향성을 반영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10.8%로 곤두박칠쳤다.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역시 수직하강(11.4%)했다. 한나라당이 20.1%로 1위로 나타났고, 민주노동당 5.7%, 민주당 1.0% 순이었다. 예비 대선후보 선호도에서는 고건 전 국무총리가 선두(20%)를 지켰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15.1%), 이명박 서울시장(12.7%)이 뒤를 쫓고 있다. 반면 정동영 통일부장관(5.4%)이 4위였으나, 이해찬 국무총리(1.8%),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1.0%) 등 여권 후보들의 지지는 바닥세를 면치 못했다. 응답자의 63.3%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경제발전’을 꼽아 경기 침체가 여권의 지지율을 총체적으로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국민 무서워했다면 어찌 골프를…”

    이해찬 국무총리의 지난 2일 ‘제주 골프’가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다산연구소측이 5일 고건 전 총리의 ‘골프일화’를 들어 이 총리를 따끔하게 꼬집었다. 고 전 총리는 이 연구소의 고문으로 있다. 단국대 이사장인 박석무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다산연구소 김용정 대표는 ‘다산포럼’에 실은 글을 통해 “이번 제주도 골프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무분별하고 무책임하고 오만방자하기까지 한 행태로 비춰진다.”면서 “정말로 국민을 무서워하고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어려워했다면 재해 비상상황에서의 골프는 자제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 전 총리가 전남지사로 있던 시절의 일화를 들었다. 휴일을 맞아 오래 전에 약속한 지역 기관장 등과의 골프회동을 위해 비좁은 시골길을 달리다 양수기를 싣고 가던 농민과 택시기사의 실랑이를 목격했고, 그 순간 고씨는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나.’ 싶어 티업만 지켜본 뒤 도청으로 되돌아와 ‘가뭄 비상령’을 내리고 20여일간 철야근무를 했다는 것이다. 고 전 총리가 그 뒤 골프를 끊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김 대표는 “목민관의 자세는 모름지기 그와 같아야 하지 않느냐.”면서 “자타가 인정하는 실세 총리로서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까지 떨어진 마당에 이 총리는 근신하는 자세로 국정과 민생과제를 보다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에 대해 이 총리의 측근은 “총리는 라운딩조차 주요정책을 협의하는 기회로 삼을 정도의 일 중독자로, 비상연락 체계가 갖춰져 있어 돌발사태가 발생하더라도 대책을 지시할 수 있던 상황”이라며 “다만 총리로서 국민들의 정서까지 아울러야 한다는 점에서 비난여론이 곤혹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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