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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출마 선언한 박근혜에 대한 기대와 우려

    새누리당의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어제 제18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제외한 여야의 주요 대통령 예비후보들이 대부분 공식 출마 선언을 마치고 12월 19일 대선을 향한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가게 됐다. 박 전 위원장은 현재 대선에 뛰어든 예비후보들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높다. 국민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박 전 위원장의 정책이나 인사, 정치적 스타일 등에 대해 크고 작은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큰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큰 것이다. 박 전 위원장에 대한 기대는 무엇보다 그가 이번 대선에 나온 예비후보들 가운데 가장 오래 준비한 후보라는 점에서 나온다. 그는 지난 5년간 꾸준하게 두번째 대권 도전을 준비해 왔다. 당선되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의 근거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는 행보를 해왔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보다는 장래의 이익에 주목하는, 다분히 전략적인 선택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이 당선되면 우리나라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는 점도 또 하나의 기대일 것이다. 그는 “21세기에 그런 것(성별)을 따지는 사람이 있느냐.”고 말하지만, 남녀 차별이나 구별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현실이자 벽이다. 박 전 위원장에 대한 여러 우려는 ‘불통’이라는 말로 대표된다. 본인은 불통과 소신을 구분해 달라고 주문하지만, 당내 경선 룰 갈등에서 보듯 소신으로만 보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정치적 행태를 보여온 것 또한 사실이다. 또 박 전 위원장은 국가의 미래를 얘기하지만, 그의 주위에는 구시대 인물들이 즐비한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인재 풀의 한계를 드러낸 것은 물론 ‘과거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우려를 갖게 만드는 대목이다. 역사인식이 빈곤하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남북관계와 경제민주화, 사회통합 등 실타래처럼 얽힌 국정 현안들을 풀어가려면 장기적인 국가경영 안목과 함께 열린 사고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다른 대권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박 전 위원장 역시 앞으로의 선거운동에서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면서 우려를 불식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냉철한 검증과 선택은 국민의 몫이다.
  • 김두관 테마株 굴욕

    김두관 테마株 굴욕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관련 테마주들이 전날 공식 대선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9일 줄하락세를 기록하는 ‘굴욕’을 당했다. 김 전 지사에 앞서 대선 출사표를 던진 문재인 상임고문과 손학규 상임고문 관련주는 출마 선언 직후 주요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었다. 김 전 지사의 대선 출마 소식이 전해진 증시에는 차익 매물을 실현하려는 매도주가 쏟아졌다. 김 전 지사의 테마주로 꼽히는 대성파인텍의 주가는 전일 대비 14.6% 하락한 9350원을 기록했다. 넥센테크(5190원)와 아즈텍WB(4160원)도 각각 14.9%가 빠지는 등 가격제한 폭까지 내려갔다. 한라IMS는 13.1% 하락한 65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글로스텍(-5.3%), 세우글로벌(-4.6%), 한국정밀기계(-3.8%) 등도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2%대에 머물러 있는 김 전 지사의 낮은 지지율이 투자 심리를 악화시킨 결정적인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대성파인텍, 넥센테크, 한라IMS는 김 전 지사가 졸업한 동아대 인맥으로 알려져 있으며 글로스텍은 김 전 지사의 측근인 송인배 전 대통령비서실 사회조정2비서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면서 테마주로 편입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전 지사가 지난 8일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의원멘토단 등 주최 측 추산 6000여명이 참석하는 대선 출정식을 가지며 세를 과시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당내 경쟁상대인 문재인 고문과 손학규 고문의 테마주는 출정식 직후 비교적 주가들이 올라 김 전 지사의 테마주와 대조를 이뤘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될 수 없는 5가지 이유”

    “문재인 대통령 될 수 없는 5가지 이유”

    대권 출마를 선언한 조경태(3선·부산 사하을) 민주통합당 의원이 28일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에 대해 ‘대통령이 될 수 없는 5가지 이유’를 제시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조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고문의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 부족, 경쟁력 부재, 기회주의, 패권주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책임을 지적하며 ‘문재인 불가론’을 강조했다. 조 의원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책임과 관련, “노 전 대통령 비극의 출발은 친인척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 있다. 당시 친인척 관리 책임은 민정라인에 있었고 책임자는 문 고문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기회주의를 언급하며 “노 전 대통령이 문 고문에게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부탁했지만 거절했다. 조경태는 부산 지역주의에 맞서 2번 떨어지고 3번째 도전해 벽을 넘었지만 문 고문은 그 뒤로 여건이 좋아지자 부산에서 제일 편하다는 사상구에 나와 당선됐다.”면서 “여건이 좋지 않을 때는 피하다가 좋을 때 과실을 탐내는 게 기회주의 아닌가. 노 전 대통령이 가장 경멸한 게 기회주의”라고 비난했다. 특히 친노 패권주의를 지적하며 “부산 공천은 모두 전략공천, ‘묻지마 공천’이었으며 ‘정치 대학살’이었다. 부산 친노 패권주의적 공천의 중심에 문 고문이 있었다고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부산 총선은 사실상 문재인 대 박근혜의 대결이었지만 문 고문의 패배했다. 공천·전략에서 다 졌다.”며 경쟁력 부재를 꼬집었다. 자질에 대해서도 “문 고문의 국정운영 경험은 청와대 근무밖에 없다. 대통령 후보로서 최소한의 자질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문 고문 측 핵심 관계자는 “정권교체라는 공동 목표가 있고 새누리당보다 지지율이 약한 데 힘을 모아야 한다.”며 맞대응을 삼갔다. 당내주자 지지율 선두인 상황에서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문재인 민주 상임고문 “종북세력 있다면 정치권서 배제돼야”

    문재인 민주 상임고문 “종북세력 있다면 정치권서 배제돼야”

    야권의 유력 대통령 선거 후보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 참석해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교체, 정치 교체, 시대 교체라는 3대 교체를 이룰 수 있다.”며 대선 승리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토론에서 문 고문은 달변은 아니었지만 시종 특유의 차분한 어조로 말해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이 나왔다.문 고문은 현안별로 정리된 구상을 풀어놨다. 종북주의 논란에 대해서는 “만일 종북세력이 있다면 정치권에서 배제돼야 마땅하지만 마녀 사냥식으로 단정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이 북한을 압도하기 때문에 종북세력의 토양이 약해졌고 있다 해도 문제가 안 될 정도의 극소수일 것으로 봤다. 문 고문은 당내 경선 승리를 자신하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이 이뤄질 경우 “당내 지지 기반이 무엇보다 큰 강점이므로 질 수가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국정 경험도 없고 정당 지지 기반이 없어 취약하다는 약점도 지적했다. 지지율이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크게 못 미치는 것에 대해 그는 “저는 이제 막 시작했고 우리는 후보들이 분산돼 있다.”면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는 순간 그분 지지를 넘어서 압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격도 퍼부었다. 그는 “5·16을 구국의 결단이라고 하는 등 역사 인식이 너무 퇴행적”이라고 지적했다. 통합진보당과의 대선 야권 연대 문제에 대해 문 고문은 1997년, 2002년 대선 때 야권 연대 없이 승리했었다고 강조하고 “야권 연대가 국민 지지를 얻는 데 도움이 되면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안 하는 것”이라면서 “진보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느냐에 달렸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종북 논란에 휘말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해서는 “비례대표 후보 선출 과정의 부정이 확인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원 자격이 문제 될 수 있다. 그분이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라고 했다든지 하는 이야기를 보면 대중 정치인으로서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두관 경남지사에 대해 그는 “같은 지지 기반을 놓고 경쟁하니까 가장 부담이 되는 경쟁자가 될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쟁이 훨씬 재밌고 역동적으로 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사직을 유지하며 경선에 나서는 방안을 제시했다. 자신이 친노(친노무현) 주자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친노가 확실하고 친노라는 딱지를 떼고 싶지도 않다.”면서도 “그러나 친노·비노, 호남·비호남으로 구분하는 프레임은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허구의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13억원을 수사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치적 의도를 경계했다. 최근 분위기는 문 고문에게 우호적이다. 리얼미터 등 상당수 여론조사에서 문 고문의 대선 후보 지지율이 조금씩 상승하면서 당내 다른 후보들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과의 양자 대결에서는 차이를 좁히고 있다. 그러나 28일부터 2박 3일간 부산과 거제 등지서 경청투어를 할 문 고문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토론에서도 문 고문이 노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때 민정수석과 비서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친·인척 관리 등을 제대로 못 해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동반 책임론이 제기됐다. 문 고문이 적극 해명했지만 시원스러운 답변은 내놓지 못했다. 당내 경선과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면 문 고문의 책임론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내 대선 후보 출마를 선언한 조경태 의원은 이날 “문 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님 서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으로서 제대로만 역할을 했으면 친·인척 비리가 없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춘규 선임기자·이범수기자 taein@seoul.co.kr
  • 안철수 겨냥… “자질 좋다고 좋은 결정 하나”

    안철수 겨냥… “자질 좋다고 좋은 결정 하나”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마 의지를 확고히 했다. 정 고문은 “18대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숙명이고 의무”라면서 “이제 한번 결심했기 때문에 좌고우면할 시간 없고 앞으로만 전진할 것이다.”라고 말해 경선 완주 의지를 나타냈다. 정치권 일각의 ‘호남 후보 필패론’에 대해서는 “능력만 있고 나라만 잘 이끌면 독도 출신이면 어떠냐.”고 반문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국정 운영 능력과 관련해서는 “일반론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좋은 대통령은 경험, 경륜, 지식도 있고 국정 전반에 대해 통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신의 국정 경험을 강조하는 동시에 이런 경험이 전무한 안 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그는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안 원장에게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지 간접적으로 의사를 타진해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답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 고문은 안 원장의 출마 선언 시점에 대해서는 “지금 (대선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국민에게) 검증할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 원장이) 민주당에 들어와서 함께 원샷경선을 하는 게 좋겠다.”면서 “당에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해 민주당의 태도 변화 역시 촉구했다. 오는 26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정 고문은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평가도 더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이 어떻게 그렇게 지지율이 높은지 신기하다.”면서 “어떻게 보면 쉬운 상대일 수도 있다. 장점과 약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안철수, 2년전 서울시장 출마하라고 했을 때는…

    안철수, 2년전 서울시장 출마하라고 했을 때는…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21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대선이 6개월밖에 남지 않은 만큼 국민에게 충분히 검증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조속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정 고문은 이날 오찬 간담회를 통해 “안 원장이 우리 진영의 대선후보가 됐을 때 국민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사전 노력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안 원장의 국정운영 능력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은 국정 전반에 대한 최종 결정권자로 경험과 지식, 그리고 경륜이 있어야 한다. 정치도 잘 해야 하고 국정도 알아야 하며, 소통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안 원장에게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지 간접적으로 의사를 타진해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답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장점과 약점이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쉬운 상대일 수도 있다.”며 “어떻게 그분 지지율이 그렇게 높은지 참 신기하다.”고 했다. 자신의 강점에 대해서는 “경제를 알고 정치를 아는 내가 적임자”라면서 “나의 진정성이 국민에게 전달된다면 지지율이 급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호남후보 필패론’에 대해서는 “15년 묵은 얘기인데 그런 주장과는 단호하게 싸울 것이며, 능력 있고 나라를 잘 이끌어갈 수 있으면 독도 출신이면 어떻겠는가.”라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野 주자들에 선전포고… 정색한 安

    野 주자들에 선전포고… 정색한 安

    안철수(얼굴)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의 ‘안철수 때리기’에 적극 대응하고 나선 것은 수위를 넘는 비난을 자제하라는 경고인 동시에 대선 주자로서의 이미지 관리를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안 원장의 대변인 격인 유민영 한림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근래 민주당 일부 인사들의 발언은 안 원장에 대한 상처내기”라고 비판했다. 자신에 대한 어떤 정치적 발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신비주의’를 유지해 온 안 원장이 정치권의 ‘도발’에 대해 직접적인 불쾌감을 표시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 대선후보들과의 기싸움에서 더 이상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위협하던 자신의 지지율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보이는 등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도 안 원장을 조바심나게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갤럽의 6월 셋째주 대선주자 다자간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38%, 안 원장은 20%,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10%를 기록했다. 올해 초 같은 조사에서 안 원장은 31%의 지지율을 얻어 박 전 비대위원장(33%)을 불과 2% 포인트 차로 추격했었다. 출마를 해도 승산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지율을 깎아먹는 정치권의 공격을 묵과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에 비춰 볼 때 안 원장이 조만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안 원장이 민주당 대선 후보 ‘원샷경선’에 뛰어든다고 해도 민주당과 안 원장의 관계는 이전과 다른 긴장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대선 후보를 확정하는 경선까지는 협력관계보다 긴장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대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긴장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안 원장에 대한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발언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지난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 개인이 아무리 탁월해도 국정을 잘 이끌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가장 먼저 안 원장 견제론을 폈다. 손학규 상임고문도 지난 18일 “안 원장은 우리 사회의 백신 같은 존재이지만 (정치적으로)검증된 적은 없다.”고 공격했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 원장에게 공동정부 구성까지 제안했던 문재인 상임고문도 지난 12일 정치개혁모임에서 태도를 바꿔 “민주당이 힘을 모아 한명의 후보를 선출한다면 막연한 상태의 지지와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안 원장에게 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안 원장에게 당을 고스란히 내줄 수 없다는 불안감에 대선 판의 역동성이 커지면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더해지면서 안 원장의 ‘경고’에도 견제론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송수연기자 hjlee@seoul.co.kr
  • “애민·민생·통합의 대통령 될 것”… 세종대왕 동상앞 출정식

    “애민·민생·통합의 대통령 될 것”… 세종대왕 동상앞 출정식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자리를 둘러싼 야권 대선주자 간 혈투가 시작됐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민주당 대선 주자 ‘빅3’ 가운데 처음으로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애민·민생·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마 선언을 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오는 17일, 정세균 상임고문은 24일, 김영환 의원은 7월 5일, 김두관 경남지사는 7월 중순쯤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어서 이달 말부터 야권의 본격적인 대선정국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손 고문은 출마선언식에서 “오늘 나는 역사와 정면으로 부딪치며 살아온 나의 삶과 국정경험을 바탕으로 내 인생의 가장 원대한 꿈에 도전하고자 한다.”며 “사회통합, 남북통합, 정치통합으로 ‘3통의 대한민국’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 혈관 속에는 민주·민생·통합의 피가 흐르고 있다. 나는 늘 시대정신을 행동으로 실천하며 살아왔다.”면서 자신이 ‘3통의 대한민국’을 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완전고용 국가 실현과 진보적 성장을 통한 공동체 시장경제, 보편적 복지를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연설은 30여분간 이어졌다. 이낙연·김동철·김우남·신학용·양승조·오제세·조정식·이찬열·이춘석·최원식 의원과 김영춘·서종표·송민순·이성남·전혜숙·홍재형 전 의원 등 손학규계 전·현 의원들이 모두 참석했다. 또 한명숙 전 대표와 문희상·이미경·원혜영·유인태·신장용·유대운 의원과 천정배 전 의원도 나와 손 상임고문을 축하했다. 손 고문은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국가의 상으로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제시했다. “세종대왕이야말로 백성들의 삶을 챙기는 데서 국정을 시작하고, 만 백성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서 국정을 마무리한 성군이셨다.”며 자신과 세종대왕을 연결 짓기도 했다. 출마선언식에는 손 고문이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만난 각계의 ‘보통사람’ 100여명이 초청돼 자리를 함께했다. 손 고문이 도지사로 있었던 경기도의 취업준비생, 태풍 ‘매미’ 수해복구 지원사업에 나갔다가 만난 이장, 민생투어 때 배를 태워준 선주, 40년간 자신의 머리를 깎아준 이발사, 충남에서 돼지를 키우는 축산인 등이 이 자리의 두 번째 주인공이었다. 손 지사는 이들과 자신의 인연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민생 밀착형’ 대선주자로서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손 고문은 당초 다음 달 초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었지만 “빨리 나서는 게 좋다.”는 측근들의 조언에 출마 선언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라이벌인 문 상임고문은 네티즌들과 함께 출마선언문을 만들고 있고, 김 경남지사의 지지자들은 잇달아 출마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나와라, 김두관”을 외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한때 10% 후반대의 지지율을 달리다 몇 달째 3% 안팎에 머물러 있는 손 고문으로서는 그만큼 행보를 서둘러야 할 상황에 놓인 것이다. 손 고문은 대선출마 선언에 이어 곧바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경기 화성의 농촌을 찾는 것으로 민생 행보를 시작했다. 손 고문은 화성시 송림동 일대의 갈라진 논바닥을 둘러보고 “안타깝다. 우리 농업은 경제수단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정신이기도 한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손 고문은 “서울에서 물이 마르면 난리가 났을 텐데 이런 농촌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아 땅도 타고 농민들 마음도 탄다. 앞으로 이런 현장을 자주 찾아 소외된 지역에도 국민의 관심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대선주자 인터뷰] (1) 새누리당 이재오·추영례 부부

    [대선주자 인터뷰] (1) 새누리당 이재오·추영례 부부

    거두절미하고 물었다. ‘왜 당신 남편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느냐.’고. 부인에게 가장 존경받는 남편의 직업은 정치인이라고 했던가. 손님 대접을 준비하던 부인 추영례(63)씨를 서둘러 앉히니, 이내 그 이유가 쏟아진다. 민망해서일까.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멍하니 종종 천장을 응시하곤 했다. 지난 20일 서울 은평구 단독주택의 작은 정원에는 벌써 여름이 가득 찼다. 은행에 담보로 잡힌 채. 이 부부는 기탁금 등 대선 경선 자금을 마련하느라 30년 거처를 맡겨 놓은 터였다. →언젠가 “우리 남편은 대통령 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한 게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추영례) 잘나고 똑똑해서가 아니었다. 살아온 길 때문이었다. 자신보다는 대의, 가족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한 게 한결같았다. 내 남편은 대통령을 할 정도의 양심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차기 대통령의 덕목 중 가장 필요한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 -청렴, 그리고 국민들과의 소통이 아닐까. →이 의원이 소통을 잘한다는 근거가 있나. -(이재오) 소통을 잘하니까 서울에서 5선(選) 하지 않았을까. 은평은 강북인 데다 야성이 강한 곳이다. 소통만큼은 잘하니까 당선됐을 거다. 아니면 주민들이 바꾸지 않았을까. →그럼, 한번 낙선한 것은 소통이 안 돼서인가. -(이) 내적 요인보다 외적 요인이 많았다고 본다. 대통령 취임하고 두 달도 안 된 시기라 야당 공세도 있었고 4대강 반대하는 사람들이 다 몰려왔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지역에 소홀했기 때문일 거다. 대통령 당선됐으니 나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제 권력이 있으니까 주민들도 힘을 실어 주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정치하는 동안 남편은 뭐가 변했나. -(추) 많이 편안해졌다. 지난 보궐 선거부터 바뀌기 시작했고 이번 선거에 많이 바뀌었다. 인상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다. 요즘은 남의 말도 잘 듣고, 누가 무슨 말을 해도 편안하게 답한다. 안사람이 제일 빨리 느끼지 않겠나. →남편이 정말 대통령이 되기 위한 준비가 됐다고 보나. -(추) 내가 아는 한 남편은 정말 투철한 자기 무장 속에 살아왔다. 매순간 나라 생각이었다. 은평에서 43년 살았다. 흐트러질 수도, 바뀔 수도 있는데 남편은 그런 적이 없었다. 가족을 잘 먹여살리고 좋은 집으로 이사가겠다는 등 일신을 생각하는 것을 못 봤다. 눈만 뜨면 하는 생각들은 국가, 정의와 연결돼 있다. 얼마나 살다 죽는다고 저런 것만 생각하나, 여자로서 답답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일관됐다. 국가를 운영하려는 생각을 갖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남편이 공부는 많이 하던가. -(추) 뭐든 열심히 쓰고 본다. 유난히 역사책이나 고전을 많이 보는 것 같다. -(이) 특히 논어 같은 고전 서적을 많이 본다. 감옥에 있을 때 많이 봤는데 언제나 정치의 고전으로 삼는다. →요즘엔 성경도 많이 인용하던데. -(이) 처음에는 표가 된다고 해서 교회에 나갔다(웃음). 그래도 18대 총선에서 떨어졌는데, 떨어져도 나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려고 나갔다. 그러다 보니 신앙이 생기더라. 7·28 재·보선 때 정말, 정말 어려웠다. 한번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나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이 인간 의지만 갖고 할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신앙의 힘 아니었나 생각한다. →‘의지의 화신’으로 불리는데, 신앙의 힘을 언급할 만큼 힘들었나. -(이) 그저 힘든 정도가 아니었다. 떨어지면 정치 접고 시골로 내려가려고 했었다. 사실 이번에도 5선이 안 됐으면 낙향하려고 했다. 주민들이 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역할은 없다고 생각했다. 당선되고, 내가 더 할 일이 무얼까를 생각했다. →남편이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다는 걸 언제부터 알았나. -(추) 평소에는 정치 얘기 잘 안 하니까 잘 모른다. 내 느낌이지만 한 번 낙선을 하고 본인을 성찰하면서부터인 것 같다. 워싱턴에 있을 때 ‘대통령을 만드는 것으로는 안되고, 정권을 잡아야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할 때 막연히 느꼈다. 2010년 재·보선(18대)에 이어 이번에 또 당선되면서 주변에서 출마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는 립서비스로 받아들였는데…. →생각이 있었으면 진작 출마하지 왜 이렇게 늦어졌나. 저울질이나 근본적인 회의가 있었나. -(이) 지난봄 지방 16개 시·도를 돌고 와서 나름의 확신은 있었지만 바닥 민심도 살펴보고 사람들이 이재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견도 듣고 싶었다. 전국 40여개 시·군·구를 돌고 대학생 토론도 하고 1000여명의 지역구 지지자들 얘기도 듣다 보니 출마가 늦어졌다. →(부인에게)반대 안 했나. -(추) 남편 일에 반대한 적이 없다. -(이) 아, 생활 가운데는 많이 있지. 왜 없어. →어떤 게 불만인가. -(추) 정치가 스케일이 커 보이지만 집안에서는 다르다. (공기청정기를 가리키며) 언젠가 저걸 끄더라. 전기 아깝다고. 뭘 버리는 일이 없다. 집안 일에 의외로 세세하다. →대통령 후보로 무엇이 강점이라고 보나. -(이) 돌아다니다 보니 사람들이 추진력 얘기를 많이 한다. ‘이재오라면 할 수 있을 거다’라는 믿음이 있는 것 같다. ‘권력 잡고 나면 부패 척결이 쉽지 않아도 이재오라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공감대는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당내 강력한 후보가 있지 않나. 그 벽을 뚫기가 쉽지 않을 텐데. -(추)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맞다. 그러나 남편이 내놓은 공약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다는 게 인식되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일이다. 이명박(MB) 정권 때에는 시대 정신이 경제였다. 그러나 지금은 비리가 너무 많아 청렴이 화두라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서 남편은 지금의 시대 정신에 맞는 사람이다. 다만 시대 정신은 계속 바뀌는데, 이번에 만일 안 된다고 다음 대선 때 또 나가는 대통령병에는 안 걸렸으면 좋겠다. →지지율이 낮다. MB 정권의 과오가 투영된 건가. -(이) 정치적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MB 정권을 만든 사람이니 결별할 수는 없다. 공과를 안고 가겠다. 하지만 사람들이 MB 권력의 실세 중 비리 사건에 오르내리지 않은 사람은 이재오밖에 없다고들 한다. →정권의 잘못에 경종을 못 울린 것 아닌가. -(이) 중요한 고비마다 민심의 향방은 직접적으로 다 전달했다. 인사 문제도 국민의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은 다 전했다. 그러나 인사권에 개입하거나 대통령 권한을 넘어서는 얘기는 못 한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훈수두기가 실제로는 말처럼 쉽지 않다. 특임장관, 국민권익위원장 등 맡은 일에서는 권한대로 일을 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책임진 자리를 간섭하기는 어렵다. 논어에 ‘부재기위 불모기정’(不在其位 不謨其政),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정사를 논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지 않나. →소극적으로 들릴 수 있다. -(이) 권력형 비리나 부패는 초기에 생기고 말기에 터진다. 집권 2년 차까지 나는 (미국에 쫓겨나) 권력과 상관없는 자리에 있었다. → 완전국민경선제 관련해 중대 사태 시 결단하겠다고 한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이) 와전됐다. 완전국민경선제가 안 되면 중도 표가 포섭되지 않고 표의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본선에서 이길 수 없는, 중대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얘기였다. →청렴과 추진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는데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겹치는 면이 있지 않나. -(이) 내면의 스토리가 다르지 않나. 서로 다른 스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미지가 겹친다고 해서 같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박 전 위원장은 어려서부터 18년간 권력을 누리고 행사하며 살았다. 이재오를 두고 가난한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박 전 위원장에게 그럴 수는 없는 이치 아닌가. →경쟁자가 미울 때도 있지 않나. -(추) 우리 남편이 저랬으면 좋겠다는 것은 있다. 그런데 시대적 배경이 어떤 사람을 만들었다고 해서 그를 미워한다면 정치인의 안사람으로서의 덕목이 아닐 것이다. -(이) 상대 후보들에게 인간적으로 밉다거나 서운하다는 생각은 안 해 봤다. 그러나 저들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생각은 계속 한다. →예를 들면. -(이) 사람을 거론할 수는 없고…,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은 마음 속에 복잡한 생각을 갖고 있는데 절대 얼굴에 나타나지 않는다. 절대 화를 내지 않고, 언성을 높이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런 지도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사람은 ‘난 저러면 안 되지’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인사하는데도 앉아서 고개만 돌리거나 못 본 척하는 사람이 있다. 또 친한 사이인데도 자리가 바뀌면 태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가장 부러운 덕목은. -(이) 자기 속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속이 드러나서 좋을 것이 없더라. 노력은 많이 하는데 그런다고 되는 일이 아니더라. 한정된 시간에 내 전부를 걸어볼 것이다. 이지운·최지숙기자 jj@seoul.co.kr
  • [박재범 칼럼] 박근혜 비대위원장 뜯어보기

    [박재범 칼럼] 박근혜 비대위원장 뜯어보기

    19대 국회의원 공식선거운동이 29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선거에서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활동상이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닉네임에 걸맞은 표몰이를 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박 위원장은 수년째 대권 주자 가운데 가장 앞서는 지지율을 자랑한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박근혜라는 인물을 되짚어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선 개인적 품성을 볼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서 1974년 모친 피격 사망 이후 영부인으로서 행동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 중 대표적인 것은 1979년 10·26 직후 부친의 피격 사망소식에 ‘휴전선은요?’라고 물었다는 대목이다. 엉엉 울어야 할 어린 나이임에도 국가의 안위를 앞세웠다는 점에서 개인과 국가의 삶을 동일시하는 독특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그러나 일반적인 정치인과 출발선이 다르다는 점에서 ‘공주’라는 폄하도 있다. 다음으로 정치인 박 위원장을 해독하려면 정치적 주장과 결정, 행동에 담긴 지향점을 읽어봐야 한다. 개인적 품성보다 훨씬 중요한 부분이다. 그가 자신을 드러낸 사건은 크게 두 차례다. 하나는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이 재벌로부터 차떼기로 수백억원을 받은 게 들통나 몰락 직전에 놓인 것을 회생시킨 일이다. 두번째는 2009년 현 정권이 세종시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리려 하자 대립각을 세운 점이다. 우호적으로 보는 이들은 한나라당을 천막당사로 옮겨 국면을 돌파한 점을 들어 위기관리에 강한 수완가라고 평가한다. 또 세종시 때를 보면 국가와 국민 간의 ‘약속’과 ‘원칙’을 중시하는 인물임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반대편에서는 그의 지지자들은 고령자가 많아 세월이 갈수록 영향력이 급감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표의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시에 대해서는 생각을 쉽게 고치지 않는 고집을 드러낸 것이라는 반론이 있다. 현 정권과 사사건건 부딪친 데 대해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참고해야 할 사례는 대처 전 영국 총리이다. 대처는 고집불통의 성격으로 경원시됐지만, 공적 평가에서는 불타협의 정신으로 만성적인 영국병을 치유한 인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정치인의 고집은 결과에 따라 공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인생 역정과 중요한 모멘텀에서 내린 결정에 비춰볼 때 나라를 이끌 리더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국민들은 앞으로 어떤 측면에 눈길을 둬야 할까. 첫째, 온 국민을 갈기갈기 찢은 분열과 갈등을 줄일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보아야 할 것이다. 심각해지는 양극화, 즉 지니계수의 악화를 완화시키기 위해 박 위원장으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들어봐야 한다. 다시 말해 국민의 자존심을 살리되 배고픔과 배아픔을 동시에 달램으로써 한국의 내적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지 대안을 들어야 할 것이다. 박 위원장은 또 북한에 대해 명료한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중국의 급부상에 따른 아태시대의 본격적인 전개를 맞아 국제관계의 복잡한 함수를 읽으며 변화를 선점하는 역량을 보여 줘야 한다. 이미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어 버렸지만, 세종시 역시 친환경 등의 대안을 강구해 온전한 자족도시로 정착시키는 일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현재처럼 공무원만 모여 사는 곳이라면 음식점이나 술집밖에 생겨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새로운 정치환경에 맞게 소통을 중시함으로써 국민에게 매력을 발산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행정부나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일해본 적이 없어 국정의 실행능력이 미지수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답을 들어봐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은 쉽게 말해 빨간 사인펜을 들고 까만 볼펜이 한 것을 이리저리 그어대는 일이므로 실무적 집행능력을 갖췄는지를 간파하기 어렵다. 이런 점을 종합할 때 박근혜 인물론은 아직 완결에 이른 것이 아니다. 앞으로 밟아 나갈 궤적이 궁금하다. jaebum@seoul.co.kr
  •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러 대선D-4 모스크바는 지금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러 대선D-4 모스크바는 지금

    “푸틴이 만든 지금 러시아는 꼭 ‘포템킨 마을’ 같다.”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의 아르바트 거리. 서울 인사동과 닮은 전통 거리에서 만난 30대 후반의 세르게이(가명)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공과(功過)를 역사에 빗대 설명했다. 포템킨 마을. 러시아 여제였던 예카테리나 2세가 1787년 새로 병합한 크림반도 시찰을 뱃길로 나서자 이 지역을 담당하던 그레고리 포템킨 장군이 빈곤한 마을 풍경을 감추려고 강변을 따라 잘 정돈된 ‘가짜 마을’을 꾸몄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빛 좋은 개살구’라는 얘기다. 대선을 닷새 앞둔 수도 모스크바는 차분해 보였다. 이틀 전 푸틴의 대통령 3선에 반대하는 야권 지지자 3만여명(경찰 추산 1만 1000명)이 시내 한복판에서 벌였던 ‘인간띠 시위’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시위대가 서 있던 곳에는 겨울을 보내기 아쉬운 듯 진눈깨비가 내렸고 전통 털모자인 ‘샤프카’를 쓴 시민들만 걸음을 재촉했다. 기껏해야 집권 정의러시아당 후보인 푸틴 총리와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출신인 미하일 프로호로프의 지지를 호소하는 광고판만 대선이 코앞에 다가왔음을 상기해줄 뿐이다. 평일인 이유도 있을 테다. 싸늘한 듯 보이는 모스코비치(모스크바 시민)들의 표정. 그러나 그 뒤에는 대통령 복귀를 앞둔 ‘차르’(황제) 푸틴에 대한 희망과 분노의 이중주가 흐르고 있었다. ●“3선 반대” 시위대 자리엔 진눈깨비만 푸틴식 정치를 마뜩잖게 여기는 목소리는 분명히 감지됐다. 핵심세력은 모스크바 등 대도시의 ‘창조적 중산층’인데, 예술인·대학교수와 연구원·교사·의사·언론인 등 전문직 종사자들은 물론 일부 사무직 근로자까지 반(反)크렘린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극동의 프리모르예 주의 푸틴 지지율이 20~30%대로 특히 저조하다. 때문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8일 그 책임을 물어 주지사를 전격 교체했다. 하지만 이들도 ‘푸티노믹스’(Putinomics·‘푸틴’과 ‘경제학’의 합성어) 덕에 러시아 경제가 부흥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다만, 푸틴이 언론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등 권위주의 통치를 한 탓에 민주주의의 근본가치가 훼손됐다고 비판한다. ‘러시아의 겉은 근사한데 속은 상했다.’는 비판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어느새 일상이 돼 버린 수만명이 참가하는 주말 반푸틴 시위와 푸틴 반대 현수막 등에 대해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4~5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에는 여전히 ‘변화’보다 ‘안정’을 바라는 목소리가 많다. 66%에 이르는 푸틴의 지지율(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첸트르가 24일 공개한 수치)에 러시아인의 속마음이 드러난다. 벌써 4~5번째 출마하는 야권 후보들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모스크바에서 사무직 직장에 다니는 빅토리아(여·29)는 “시대가 바뀌었는데 계속 출마하는 후보들은 공약이 한결같다. 또, 프로호로프는 국정을 사업가적 시각에서 봐 (만약 그가 집권하면) 어떤 상황이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푸틴을 선호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 “재벌출신에 국정 맡기는 것도 불안” 푸틴 집권 이전인 1998년, 러시아는 국제투기자본의 유출 탓에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었다. 2000년 이후 푸틴의 강력한 리더십과 고유가 등이 맞물려 ‘집단적 수모’를 당했던 러시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준 기억은 러시아인들의 뇌리에 뚜렷이 박혀 있다. 반발 속에서도 푸틴의 권위주의적 리더십을 받아들이는 러시아인의 태도를 역사적 원인으로 설명하는 시각도 있다. 사방이 뚫린 대초원에 위치해 외세 침입이 잦았던 데다 추운 날씨 탓에 생존 자체가 급했다. 이 때문에 안팎의 위험으로부터 방어막이 돼줄 절대권력에 맞서기보다 받아들이는 삶을 택해 왔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말한다. 러시아 전문가인 기연수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수난과 단절의 역사 속에서 민족의 생존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한곳으로 모아 끌고 가는 것이 역대 러시아 통치자들의 숙명적 과제”라고 평가했다. 푸틴에 대해 찬반을 달리하는 모스코비치들이지만 한 가지 동의하는 사실이 있다. 푸틴이 다시 크렘린궁(대통령 집무실)에 복귀해 향후 6년간 러시아를 이끌 것이 확실해졌다는 점이다. dynamic@seoul.co.kr
  • [이명박 대통령 취임 4년] ‘게이트’에 고개 숙이고 탈당… MB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4년] ‘게이트’에 고개 숙이고 탈당… MB는?

    임기 5년차를 맞는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모습은 판박이처럼 닮아 있다. 집권 초반 드높였던 개혁의 목소리는 국정 운영 실패에 따른 사과의 목소리로 어김없이 바뀌었다. 사실상 ‘공식’에 가깝다. 이러한 임기 말 대통령의 암울한 초상이 올해도 반복될지 주목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인 1997년 2월 25일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국민 앞에 머리부터 숙여야 했다. 1996년 12월 노동관계법 날치기 처리라는 무리수를 뒀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은 데다, 차남 현철씨가 연루된 ‘한보 게이트’가 터져 ‘발등의 불’이 됐기 때문이다. 문민정부 출범이라는 국민들의 환호와 갈채는 흔적 없이 사라지고 국정 난맥상에 대한 의혹과 분노의 소리만 높았다. 취임 초 90%대를 웃돌던 지지율은 한 자릿수대로 곤두박질쳤다. 하나회 해체로 상장되는 국방 개혁과 금융실명제 도입 등의 성과는 경제 파탄과 편중 인사 등에 대한 국민적 질타에 희석됐다. 김대중 대통령 역시 취임 4주년을 우울하게 맞았다. 4주년인 2002년 2월 25일 공교롭게도 김 대통령의 측근인 이수동 아태재단 전 상임이사가 ‘이용호 게이트’ 특별검사팀에 소환되는 등 각종 게이트 파문이 대통령을 압박했다. 공공부문 노조도 파업했다. 때문에 김 대통령이 4주년 전날 출입기자들과 갖기로 했던 오찬 간담회도 취소되고 말았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라는 과제를 안고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환란 극복과 남북 화해의 기반 구축이라는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인사 난맥상과 개혁 혼선, 친·인척과 측근 비리, 여소야대 정국 등으로 궁지에 몰렸다. 김 대통령은 취임 4주년에 즈음해 “앞으로 1년 남은 임기 동안 특별히 큰 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고 밝힐 정도로 위상은 급격히 축소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표정도 밝지 않았다. 취임 초기 90%를 넘나들던 지지율은 10%대까지 급락했다. ‘러시아 유전 게이트’와 ‘행담도 의혹’ 등으로 권력누수현상(레임덕)이 심화됐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는 유행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민심 이반이 심화됐다. 취임 4주년을 사흘 앞둔 2007년 2월 22일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당적을 정리했다. 형식은 ‘탈당’이었지만, 내용은 ‘출당’에 가까웠다. 노 대통령은 탈당은 안 된다며 버텼지만, 여당 의원들이 집단 탈당 사태가 빚어지면서 주장을 꺾을 수밖에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양극화 등 민생 위기에 친·인척과 측근 비리 등 도덕성 위기까지 겹치고 있다. 집권 초·중반 50%를 넘나들던 지지율도 30%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역대 대통령들의 5년차 모습과 닮아가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은 임기 5년차를 맞아 권력형 비리가 분출되고, 레임덕이 가속화됐고, 이는 결국 탈당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탈당하지 않는 첫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탈당이라는 ‘확률 100%’의 전철을 밟아나갈지, 당적 유지라는 새로운 기록을 남길지 주목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부자증세’ 상징 버핏 女비서 초청…美언론 “재선 겨냥한 영리한 연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행한 연두 국정연설은 선거를 겨냥한 대통령 연설의 전범(典範)으로 남아도 좋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재선을 앞두고 낮은 지지율로 부심하고 있는 오바마는 연설에서 자신의 치적을 극적으로 부각시키는 한편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만 골라 배치하는 등 연설문을 매우 정교하게 구성했다는 느낌을 줬다. CNN 등 대다수 언론과 정치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영리한 연설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바마는 1시간 5분에 걸친 현 임기 중 마지막 국정연설의 시작과 끝을 자신의 최대 치적인 9·11테러 배후인 알카에다 테러범 오사마 빈라덴 사살에 대한 언급으로 구성했다. 그러면서도 오바마는 경제난으로 신음하는 국민들이 대외정책에 대해 오래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듯 나머지 연설의 대부분을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문제에 할애했다. ●화두는 ‘공정’… 중산층 껴안기 오바마는 특히 ‘공정’(fairness)이라는 단어를 꺼냄으로써 올해 선거구도를 ‘1% 대 99%’로 몰아가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그는 “한 해 100만 달러 이상 버는 고소득자는 최소 30%를 세금으로 내야 하고, 한 해 소득이 25만 달러 미만인 98%에 해당하는 가구에 대한 세금은 올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계급투쟁 선동”이라는 공화당의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공화당의 아픈 부분을 직공한 것이다. 이날 방청석에 ‘버핏세’를 주장했던 억만장자 워런 버핏의 여비서 데비 보사네크를 초청한 것도 주도면밀한 ‘전략’이다. 보사네크는 지난해 9월 오바마가 “버핏의 비서에게 주인보다 더 많은 소득세율을 물릴 수는 없다.”고 말한 이후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오바마는 또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부인 로런 파월 잡스와 함께 노스캐롤라이나 등 대선 때 캐스팅보트 지역 주요 인사들을 방청석에 대거 초청함으로써 이날 연설을 선거용으로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오바마는 연설 말미에 자신을 오늘의 자리에 있게 한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때의 명연설 문구 “흑인이든, 백인이든, 아시아계든, 히스패닉계든…”의 표현을 삽입함으로써 ‘옛 영광’을 재현하려는 의도도 내비쳤다. 그는 또 빈라덴 사살작전 때 모두가 정파를 떠나 하나가 된 점을 강조함으로써 통합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 과정에서 “당시 상황실에는 나와 대선 후보를 놓고 경쟁했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있었지만 (국익 앞에서) 그런 사실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고 말해 의원석에 앉아 있던 힐러리가 멋쩍게 웃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 부인 등 초청 눈길 이날 연설에서는 민주당 의원 주도로 70여 차례의 기립 박수가 나왔다. 연설 직전 지난해 초 총격 사건으로 중상을 입고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의원직 사퇴를 발표한 가브리엘 기퍼즈(민주·여) 의원이 등장하자 모든 의원이 기립 박수를 보내는 감동적인 장면이 펼쳐지기도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日노다 총리 ‘진퇴양난’

    9일 일본의 방위상과 소비자상 등 각료 2명에 대한 참의원의 문책 결의안이 가결돼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일본 참의원(상원)은 이날 자민당과 공명당이 제출한 이치카와 야스오 방위상과 야마오카 겐지 소비자상에 대한 문책 결의안을 가결했다. 참의원의 문책 결의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야권은 해당 각료들이 사임하지 않을 경우 내년 초 시작되는 정기국회에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노다 총리가 국정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이치카와 방위상에 대해 업무 수행의 자질이 의심되는 데다 최근 발생한 방위성 국장의 오키나와 비하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또 야마오카 소비자상에 대해서는 다단계 업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을 문제 삼았다. 노다 총리는 야권의 요구에 응해 이들을 해임할 수도, 해임하지 않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이들은 모두 민주당 내 최대 계파인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의 측근이어서 경질할 경우 오자와 그룹의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 정권내 구심력 저하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노다 총리는 당내 다수파를 점하고 있는 오자와계의 지지를 얻기 위해 야권의 해임 요구에도 “해임할 정도로 잘못한 것이 없다.”며 버텨 왔다. 그렇다고 이들을 교체하지 않으면 야권의 반발로 국회가 공전하면서 국정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노다 총리는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한 소비세 인상과 제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협상 참여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야권의 협조 없이는 어느 것 하나 실행하기 어렵다. 더욱이 노다 내각 지지율이 출범 당시 60%에서 3개월 만에 30%대로 추락해 이번 문책 결의안 통과를 계기로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한나라당 쇄신 방향·신당론 감흥이 없다

    최근 한나라당에서 흘러나오는 갖가지 쇄신 방안은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기보다는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다. 쇄신의 방향도, 방법도, 선후도 국민이 바라는 쇄신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이른바 신당론들은 국민을 헷갈리게 만든다. 신당론이라는 것들이 새로운 이념이나 가치, 정책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가 다른 기존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에 불과한 수준이다. 한나라당 안팎에서 사실상 반(反)박근혜 신당 설립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이 과연 현 시점에서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고, 새로운 정책을 개발해, 국민 다수의 뜻을 모아나갈 수 있는 인물들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더 많다. 당내에서 거론되는 이른바 박근혜 신당론도 감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대표하는 대권주자라면 당과 보수 진영을 한데 묶어 내년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지 난데없는 신당 창당론은 또 무엇인가. 한나라당은 또 젊은 세대와 소통한다며 김난도 서울대교수,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 연예인 강호동씨 등을 영입하겠다고 한다. 한나라당에 새 인물을 수혈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당이 변화하지 않은 채 영입에만 몰두하는 것은 세불리기로 인식될 뿐이다. 현재의 한나라당 상태로는 영입 대상자들이 응할지도 불투명하지만, 젊은 세대에 인기있는 명망가 몇 명을 데려온다고 당 지지율이 크게 오르는 것도 아닐 것이다.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에 반발해 309일간 크레인 농성을 벌이다 내려온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에 대해 검찰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한나라당 지도부가 비난한 것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다. 검찰은 여당의 정치적인 유·불리를 떠나 법을 집행할 의무가 있는데 여권이 나서 ‘정치 검찰’을 만든 셈이다. 국민이 여당인 한나라당에 요구하는 것은 국정의 중심을 바로잡고, 팍팍한 민생을 챙기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국가 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게 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에 당력을 기울이라는 것이다. 이런 국민의 바람과는 관계없이 엉뚱한 쇄신 방안들만 쏟아낸다면 한나라당의 미래는 계속 불투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뉴스&분석] 1년 앞으로 다가온 美 대선

    미국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하는 미국 국민이 찬성하는 국민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선 1년 전 지지율이 실제 대선 결과와 일치하지 않았던 전례가 많아 재선 전망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7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0%는 ‘오바마가 재선될 자격이 없다’고 답한 반면 ‘4년 더 대통령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대답은 40%에 그쳤다. 나머지 10%는 뚜렷한 의견이 없거나 대답을 거부했다. 특히 캐스팅보트를 쥔 무당파 유권자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오바마의 재선에 찬성한다는 무당파는 35%인 반면 반대한다는 응답은 56%나 됐다. 여론조사 회사 테크노메트리카의 랙해번 마이어 사장은 “무당파는 오바마의 재선을 좌우할 핵심 세력”이라며 “무당파에서 지지가 빠져나가는 것이야말로 정말 우려할 만한 대목”이라고 했다. 하지만 역대 대선을 돌이켜 보면 오바마가 성급하게 좌절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현재 오바마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절반에 못 미치는 47% 안팎이지만, 과거 빌 클린턴 대통령의 지지율도 재선을 1년 앞둔 시점에 49.3%,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 44.4%에 불과했다. 그랬지만 두 전직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했다. 반면 조지 H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대선 1년 전 지지율이 73.6%에 달했지만 재선에 실패했다. 1년은 민심이 요동치기에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인 것이다. 물론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대선 1년 전 지지율이 31%로 극히 저조했고 이것을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재선에 실패했다. 1949년 대선에서 재선에 가까스로 성공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경우를 오바마와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당시 갤럽 조사에 따르면 대선 6개월 전 트루먼의 지지율은 36%에 불과했다. 현재의 오바마처럼 트루먼도 그때 경기침체와 여소야대로 고생하고 있었다. H W 브랜즈 텍사스주립대 역사학 교수는 “트루먼 전 대통령이 현재 오바마의 처지와 가장 유사하다.”면서 “오바마는 결국 트루먼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오바마의 ‘운명’을 속단하지 않는 쪽은 공화당 후보 가운데 변변한 인물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브랜즈 교수는 “대선을 걱정해야 하는 건 오바마뿐만 아니라 공화당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공화당이 중도성향 유권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면 현재의 경기침체 국면은 오바마에게 패배를 안길 만하지만, 지금까지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보수적인 성향으로 일관했다.”며 “이런 입장은 당내 경선에서는 유리할지 몰라도 본선에서는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얻기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오바마의 재선 가능성은 반반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與 “10일 넘기면 한·미FTA 무산” 강경기류

    與 “10일 넘기면 한·미FTA 무산” 강경기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의 분수령이 될 10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한나라당 지도부에 강경 기류가 고조되고 있다. 국회 의사 일정상 오는 24일에도 본회의가 열리지만 10일 본회의에서 비준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사실상 비준안 처리의 동력을 잃게 되고 여권 전체가 무기력감 속에 일대 혼란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는 각각 강행 처리와 물리적 저지의 명분을 쌓기 위해 지난 주말부터 전방위 여론몰이에 나섰다. 야권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은 물론이고 장외 홍보전까지 불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은 연일 강행 처리의 불가피성을 알리는 동시에 야권의 장외 홍보전을 ‘총선을 겨냥한 정략’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0일까지 정국은 긴장 국면을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6일까지도 합의 처리에 비중을 두고 이번 주초까지 대야(對野) 설득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조기 처리 요구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개인 성명을 내고 “당 내부에서 개인적 이유로 비준안 처리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의원들이 있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비준안 처리에 미온적인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원내 지도부도 대야 협상이 더 이상 진전을 보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 기류의 배경에는 여론 지지율 변화도 적잖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당 관계자는 “야권의 비준안 반대 홍보전이 본격화된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미 FTA 비준안을 찬성하는 지지율은 55~60%로, 지난달 말보다 5% 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더 이상 물러설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변인을 지낸 안형환 의원은 “국정을 책임진 여당으로서 FTA 비준 책무를 다하고 장렬히 전사하는 창조적 자멸의 길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당내에선 강행 처리 불가론도 만만치 않다. 아예 12월로 넘겨 새해 예산안과 동시에 처리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이 같은 고민을 역이용하며 장기전으로 밀어붙일 태세다. 민주당 내에서 한·미 FTA 비준안을 찬성하는 기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야권 통합 논의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 진영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FTA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ISD 독소 조항이 들어있는 현 상태의 비준안 처리에는 반대한다.”면서 “양국 행정부가 ISD에 대해 지체 없이 협의한다고 약속하거나 ISD 대신 투자국이 투자 유치국을 소송하는 ‘국가국가소송제도’(SSD)로 바꾸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광삼·이현정기자 hisam@seoul.co.kr
  • [특파원 칼럼] 임기말 지지율 올리는 법/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임기말 지지율 올리는 법/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자기 부하가 자기보다 인기가 높거나, 심지어는 자기를 대신해 그 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을 때 그 상사는 얼마나 일할 맛이 떨어질까. 지난 8월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심정이 딱 이랬을 것 같다. 재정적자 감축을 둘러싼 벼랑끝 협상에서 “공화당에 지나치게 소심한 모습을 보였다.”는 민주당 지지층의 비판과 함께 오바마의 지지율은 급전직하했다. 그러면서 나온 것이 ‘힐러리 대안론’이다. ‘오바마 카드’로는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에 대권을 헌납할 우려가 있으니 차라리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내보내는 게 낫다는 여론이 저잣거리의 구시렁거림을 넘어 언론에까지 보도됐다. 이렇게 불쾌하기 짝이 없는 여론을 접한 오바마는 어떻게 했을까. 신경질적으로 반응했을까. 아니다. ‘2008년의 민주당 대선 후보 오바마’로 돌아가는 쪽을 택했다. 그는 양복 저고리를 벗어던지고 셔츠 소매를 걷어올린 차림으로 버스를 타고 전국을 누볐다. 경호상의 위험성도 아랑곳없이 연일 타운홀 미팅을 통해 유권자들과 만나고 정제되지 않은 거친 질문에 답했다. 개인적으로, 처음엔 오바마의 셔츠 차림 민생탐방을 보면서 ‘저렇게 한다고 지지율이 올라갈까.’라고 냉소했었다.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지지율 회복을 위한 ‘쇼’라고밖에 할 수 없는, 식상한 전략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거의 매일 오바마가 국민들과 부대끼며 뭔가를 설파하는 것을 자꾸 듣다 보니 그의 말이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경제가 아주 안 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우리는 할 수 있다.”라고 주문처럼 영감을 불어넣으니 완전히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생각, 그리고 공화당의 잘못이 더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을 일종의 세뇌현상이라고 일컬어도 좋은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마침내 눈을 비비고 볼 만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 2일 퀴니피액 대학 여론조사 결과 한때 41%까지 떨어졌던 오바마의 지지율이 47%까지 오른 것이다. 오바마가 갑자기 국민한테 예쁘게 보일 만한 가시적 ‘호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일 발표를 보면, 살림살이는 더 나빠졌다. 성장률 전망치는 더 낮아졌고, 실업률 전망치는 더 올라갔다. 미국이 별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도 않은 리비아 내전이 종료됐다고 해서 먹고살기 팍팍한 미국 국민들이 돌연 오바마 지지로 돌아섰을 것 같지도 않다. 결국 오바마가 국민들한테 겉으로라도 열심히 하는 성의를 보인 게 지지율을 끌어올린 근인이 아닐까. 오바마는 지난 몇달간 고고한 현직 대통령이 아니라 겸손한 대선 후보로 변신했다. 시골 마을 식당에 불쑥 들어가 손님들을 놀라게 하는가 하면 농촌 고등학교를 방문해 신세대 질문에 답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현직 대통령의 카리스마가 훼손될 우려가 있는 심야 코미디 토크쇼에도 나가 서슴없이 망가졌다. 단임제인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재선에 출마할 일이 없기 때문에 이런 모습을 보기 힘들다. 한국의 대통령들은 임기 말이 되면 국정의 대단원을 정리하거나 외교적 치적에 상대적으로 열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단임제는 나름대로 장점이 많다. ‘포퓰리즘’에 영합하지 않고 나라의 비전을 멀리 내다보며 소신 있게 임기를 마무리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대통령의 지지율이 너무 떨어지면 우선 본인 스스로가 일할 맛이 안 날 테고, 이건 결과적으로 국가적 손해다. 또 대통령의 지지율은 영원히 역사에 남는다. 임기말의 대통령이 높은 보료 위에서 내려와 마치 내일 선거를 앞둔 후보처럼 절박하게 국민들에게 손을 내민다면 어떤 기적이 일어날까. 오바마는 2일 셔츠 차림으로 포토맥강의 냄새나는 다리 밑에 서서 “경제회복”을 역설했고, 워싱턴DC 시민들은 그런 대통령의 모습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느라 바빴다. carlos@seoul.co.kr
  • “결국 문제는 청와대” 與 쇄신론 흐지부지

    “결국 문제는 청와대” 與 쇄신론 흐지부지

    한나라당 쇄신론이 동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문제로 의원들이 쇄신론에 집중하지 못하고,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돌파구를 찾겠다던 홍준표 대표는 ‘막말’ 파문에 시달리고 있다. 당내 최대 세력인 친박(친박근혜)계도 “인적 쇄신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발 물러선 형국이다. 다수를 차지하는 영남권 의원들은 수도권 의원들과 달리 위기감이 그리 크지 않다. ●FTA·홍준표 막말파문에 묻혀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3일 “다음 주 중에 최고위원회에 쇄신 방안을 보고할 것”이라면서 “내년 총선에서 엄격한 공천 기준을 적용하고, 정책을 혁신하는 게 주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쇄신론의 핵심인 지도부 교체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FTA 처리 문제만 논의됐을 뿐 쇄신을 언급한 이는 없었다. 소장파들의 공세도 무디다. 당 혁신보다는 비판의 화살을 청와대로 돌리고 있다.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은 이날 쇄신 방안을 청와대에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모임 간사인 김세연 의원은 “반성의 자세를 강조하고 실제로 시정 노력에 대한 실행 의지를 요구하는 문안을 정리해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장파의 한 의원은 “지금 당에서 누가 누구를 공격할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결국 문제는 청와대”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탈당해 잘된 사례가 없어서 섣불리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지만, 당내 여론은 탈당 요구 언저리까지 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친박계도 당 지도부 교체보다는 청와대의 국정운영 기조 변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친박계 최다선(6선)인 홍사덕 의원은 “대표를 바꾼다고 특별히 달라지는 게 없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변화”라면서 “서민정책에 대한 의지가 굳은 홍 대표가 대통령에게 강하게 정책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 “중요한 것은 정책 변화” 그러나 홍 대표가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울지는 미지수다. 그는 전날 밤 케이블방송 TVN의 ‘백지연의 끝장토론’에 출연해 “대통령이 임기를 잘 마무리해 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임기 말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등을 지는 것은 배신의 정치이고 그런 것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이 ‘폭풍 전야’라는 의견도 있다. 당초 원희룡 최고위원만 주장했던 대표 사퇴 요구에 의원들이 속속 동참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서울지역의 한 초선의원은 “FTA가 마무리되는 대로 지도부 교체를 공개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선 지도부교체 요구 움직임 부산지역의 한 의원도 “홍 대표의 막말 파문을 지켜보며 지금 지도부를 내세워 민심을 수습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수도권 의원들과 친이(친이명박)계가 힘을 합쳐 지도부 교체 등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고, 이 과정에서 친박계와의 주도권 다툼이 다시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시론] 정당들 ‘노점정치’로 방향 전환을/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정당들 ‘노점정치’로 방향 전환을/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0·26재·보선이 남긴 최대의 화두는 ‘안철수 현상’이다.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고서도 지지율 5%대였던 박원순 후보를 너끈히 당선시켰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그간 대세였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앞서고 있다. 이 심상치 않은 바람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할 것인가가 지금의 한국정치 앞에 놓인 당면과제이다. 우리 사회가 무엇을 원하고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안철수 현상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안철수 대학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번 선거의 승자라면 패자는 당연히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다. 민주당이 비록 야권연합에 한 발을 담그기는 했으나 제1야당으로 서울시장 후보조차 내지 못했으니 결코 승자라 할 수 없다. 선거 결과를 볼 때 민심이 이명박 정부에 등을 돌린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에 손을 내민 것도 아니다.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에서만 승리를 거뒀을 뿐 그간 강세를 보였던 충청과 강원에서 모두 졌다. 결국 여당과 야당 모두 패배자이다. 정당에 대한 불신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으나, 그래도 유권자들은 덜 미운 정당을 선택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니었다. 박원순이라는 비정당 후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이 정당을 외면하면서 비정치권 인사의 선거 출마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면 정당은 이번 재·보선처럼 이들과 예비경선을 치르든지, 아니면 본선거에서 상대 정당이 아닌 시민사회와 싸움을 해야 한다. 안철수 현상에서 읽어야 할 첫 번째 포인트는 정치의 틀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의 정치에서는 잘하든 못하든 정당이 중심이었다. 이들 중 누가 권력을 잡을 것인지 선거를 통해 경쟁하고 유권자들은 그중 하나를 선택하는 소극적 시민에 만족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권력 경쟁에 직접 뛰어들었고 승리했다. 시민들도 덜 미운 정당을 선택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후보를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는 정당 제도 자체의 위기를 의미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단순히 산술적으로 이해할 상황이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것은 정당이 더 이상 대표와 매개 기능을 독점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유권자들이 그간 정당에 위임하였던 대표 기능을 이제는 회수하여 스스로 정치적 의사를 결집하고 표출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리고 트위터와 같은 SNS 매체가 이를 매우 효과적으로 돕고 있다. 시민들은 더 이상 정당이 정치 참여의 유일한 통로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현재 우리 정당이 처한 위기의 핵심이다. 유권자의 선택이 정당으로 제한된 상황에서는 상대방을 죽이는 정쟁에 골몰하는 것만으로도 반사이익을 취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정당 제도를 아예 외면해 버릴 것이다. 이미 미래정치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정당의 소멸을 전망하고 있기도 하다. 이제 정당은 점포정치에서 노점정치로 방향을 전환하여야 한다. 점포 모양새만 번지르르하게 갖추거나 경쟁 점포를 비방하면서 손님을 끌던 시대는 지났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갖고 그들 속으로 뛰어 들어가야 한다. 그걸 갖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로 직접 가서 홍보하고 판매해야 한다. 그러자면 정당이 몰두해야 할 것은 선거정치가 아닌 생활정치이다. 선거정치는 이미 유권자들로부터 ‘그들만의 리그’로 외면받은 지 한참이다. 이번 재·보선은 시민단체와 유권자들에게도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 현실정치로 직접 뛰어든 이상 그 역할도 더 이상 비판자나 구경꾼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기성 정치권에 대해 조롱하고 이죽거리는 것만으로는 새로운 정치의 주체가 될 수 없다. 몸은 이미 정치권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생각은 여전히 국외자로 남아 있다면 우리 정치를 더욱 불행하게 만들 것이다. 이제는 정치의 당사자로서 책임과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정치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장으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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