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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으로 주목받는 장관 때문에 난감해요”[세종 B컷]

    “입으로 주목받는 장관 때문에 난감해요”[세종 B컷]

    정치적 발언에 부처 현안 묻혀 국회 협상 과정서 걸림돌 우려 “이런 민감한 시기에 장관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 걱정이에요. 또 말실수한 건 없나, 언론에서 어떻게 볼까 수시로 체크하고 있어요.” 고용노동부 공무원 A씨의 하소연입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말을 아끼는 다른 국무위원들과 달리 거침없이 소신을 밝히는 김문수 고용부 장관 때문인데요. 정년 연장을 비롯해 가뜩이나 시급한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장관이 하는 정치적 발언들 위주로 기사화되며 ‘오해’를 낳는 것을 막기 위해 대변인실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김 장관은 지난 6일 새해 인사차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 들렀을 때도 직원들을 당황하게 했습니다. 이전부터 고용부에선 “(장관이) 기자실에 가더라도 인사만 하고 밖으로 나와야 한다”는 말이 나왔던 터입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이날 “현직 대통령에게 기본적인 예우는 갖춰야 한다. 영장 발부엔 문제 있다” “기소도 안 됐는데 죄인 취급한다. 민심이 뒤집히고 있다” “대통령 대행의 대행은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 냈습니다. 고용부 공무원 B씨는 9일 “계엄이나 탄핵과 관련해선 장관이 말을 아끼면 좋겠다. 이런 논란이 쌓여서 앞으로 국회 협상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진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김 장관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와 다른 국무위원들이 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할 때 혼자만 고개를 숙이지 않아 ‘꼿꼿 김문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탄핵 정국에 마음고생하는 건 법제처도 만만치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이완규 법제처장 때문입니다. 이 처장이 비상계엄 이튿날 ‘안가 회동’의 멤버였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언쟁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입니다. 법제처 공무원 C씨는 “기사가 나올 때마다 국회의 자료 요청이나 기자들 전화가 쏟아진다.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로 그동안 힘을 쏟았던 국정과제 동력이 소멸되면서 세종 관가에서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조직 수장의 설화는 관료들을 더 힘 빠지게 합니다. ‘그들’을 제외한 모두에게 가혹한 겨울입니다.
  • “박정훈은 무죄”…재판부가 본 ‘결정적 이유’는

    “박정훈은 무죄”…재판부가 본 ‘결정적 이유’는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재판부가 9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애초에 정당한 명령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군형법상 항명죄가 성립되려면 정당한 명령에 불응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당시 상부의 이첩 보류 명령이 분명하지 않았고 이첩 중단 명령은 근거가 없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군 검사의 제출 증거만으로는 해병대 사령관이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를 것인지에 관해 회의 내지 토의를 한 것을 넘어 피고인에 대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기록이첩보류 명령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명확한 이첩 보류 명령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 전 단장이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의 이첩 중단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군사법원의 재판권이 없는 범죄의 경우 수사단은 경찰 등에 지체 없이 사건을 이첩해야 할 의무가 있을 뿐 사령관이 이를 중단하라고 지시할 수는 없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상관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고의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 전 단장이 사건과 관련해 언론 인터뷰를 진행한 것을 명예훼손이 아닌 적극적인 방어권 행사의 일환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전 단장의 일관된 발언이 이 전 장관을 비롯한 다른 참고인들의 발언보다는 신빙성이 높다고 보면서 “피고인의 발언 자체만으로는 가치중립적인 표현에 해당한다”고 했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고의를 가지고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데 충분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할 것이 요구되는데 박 전 단장의 발언에는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날 재판부는 공판 과정 내내 주목을 받았던 이른바 ‘VIP(대통령) 격노’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이첩 보류 및 중단 명령에 대한 판단만 했을 뿐 그 같은 명령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은 것이다. VIP 격노설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사건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격노했다는 의혹이다. 박 전 단장 측은 이 때문에 항명 수사 등이 시작됐다고 주장해 왔다. 공판 과정에서 대통령경호처 전화번호 ‘02-800-7070’으로 이 전 장관 등과 통화한 기록 등이 알려졌지만 실체는 파악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통령실에 이와 관련한 사실조회 요청도 했지만 대통령실은 보안 등을 이유로 구체적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관련 의혹이 향후 국정조사에서 밝혀질지 주목된다. 비상계엄 사태로 순연됐던 채 상병 국정조사는 이날 선고로 동력을 얻게 됐다. 채 상병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의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내란 국정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채 상병 국정조사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그리고 특검을 반드시 관철해 내란 수괴가 어떻게 한 군인의 삶을 파괴했는지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채 상병 국정조사 특위와 관련해 “전혀 (진행되는 것이) 없다”며 “(야당에서)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위주로 협의 요청이 왔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단장 측은 국방부에 항소를 포기하라고 요구했지만 군검찰은 이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고등군사법원이 2022년 7월 해체됨에 따라 군검찰이 항소하면 2심 재판은 민간법원에서 진행된다.
  • 새 ‘정책 컨트롤타워’ 꾸린 최상목… 여야정, 국정협의회 발족

    새 ‘정책 컨트롤타워’ 꾸린 최상목… 여야정, 국정협의회 발족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새로운 ‘정책 컨트롤타워’를 꾸렸다. 회의체 이름은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다. 최 대행은 “경제는 물론 사회·외교·안보·치안 등 국정 모든 분야를 관계부처 장관들과 함께 빈틈없이 점검하고, 당분간 회의도 매주 개최하겠다”면서 “국정과 경제의 조기 안정에 모든 정책 역량을 결집하고 모든 부처와 국무위원이 원팀이 돼 협업체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 특별법, 전력망 특별법 등 경제 입법도 ‘여야정 국정협의체’ 등을 통해 신속히 추진하고,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한 사안은 1~2월 중으로 마무리 짓겠다”며 동력이 떨어진 정책 입법에 다시 속력을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와 여야는 이날 국회에서 실무협의를 열고 최 대행,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여하는 4인 체제 ‘국정협의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각 주체가 요구하는 정책 의제와 민생 법안을 내놓고 서로 협의해 이견을 좁힌 다음 합의된 내용에 대해 입법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 업무보고 받는 최상목 대행… “국정 공백 최소화”

    업무보고 받는 최상목 대행… “국정 공백 최소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 부처로부터 신년 업무보고를 받는다. 3일 기재부에 따르면 8개 부처와 5개 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국민권익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최 대행에게 업무보고를 한다. 최 대행은 이번 업무보고를 어려운 여건 속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국민 생활 안정에 만전을 기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앞서 2017년 초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안 의결로 직무가 정지됐을 때도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았다. 8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4개 기관이 경제 리스크 관리와 경제 활력을 주제로 업무보고를 한다. 9일에는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가보훈부가 북핵 대응·미국 신정부 출범 등 외교·안보 이슈를 중심으로 보고한다. 10일에는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 6개 기관이 사회부문 보고를 진행한다. 13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5개 기관이 민생 안정과 성장 동력 강화 방안을 보고한다. 14일에는 법무부,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 4개 기관이 안전 사회와 지방시대를 주제로 보고한다.
  • [사설] 2025년, 그래도 우리는 다시 걷습니다

    [사설] 2025년, 그래도 우리는 다시 걷습니다

    2025년이 밝았다. 새해 아침에 새출발의 설렘보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우리는 서 있다. 179명의 귀한 생명을 앗아간 무안 제주항공 참사는 수습과 사고원인 규명에 갈 길이 멀다. 12·3 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와 국정공백 위기 속에 여야는 극한 갈등을 이어 간다. 정국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 경제 상황도 당장 발아래가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둡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밀어닥칠 관세폭탄과 고환율, 중국의 저가공세 속에 1%대 저성장, 내수침체 장기화가 예고돼 있다.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84.6으로 얼어붙었다. 기업의 53%가 올해 노사관계가 더 불안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의 한미 방위비 협정 개정, 북러 군사밀착,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도발 위협 등 안보 환경도 악화될 조짐이다. 무엇 하나 녹록한 것이 없는 현실이다. 올해 을사년(乙巳年)은 나라의 외교권이 박탈된 을사조약 체결 120년, 광복 80년, 한일국교정상화 60년이 되는 해다. 세계의 변화에 눈감고 집안싸움으로 지새우다 나라를 빼앗기는 시련을 우리는 겪었다. 그러나 해방 이후 전란의 폐허 속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하며 기적의 역사를 썼던 유전자(DNA)를 우리는 갖고 있다. 시련을 딛고 극복할 수 있는 근력을 지녔다. 해야 할 일이 많고 갈 길이 그래서 더 바쁘다. 당리당략을 앞세워 나라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극단의 목소리를 배격해야 한다. 법치와 상식이 지배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국가안정을 위해 시대정신을 새롭게 반영한 헌법으로 대수술도 해야 할 시점이다. 국가혁신의 동력이 되는 일이라면 어렵고 힘들어도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역대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등 원로들이 “여야 정치권은 국가 장래만을 생각하는 자세로 서로 자제·양보·타협해 달라”고 어제 한 목소리를 냈다. 국가적 위기수습에 여야 없이 힘을 보태야 한다는 국민의 여망을 대변한 목소리인 것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제 첫 회동을 했다. 민생현안 논의를 위한 국정협의체의 조속 가동에 합의한 것도 국민의 바람을 반영한 결과일 것이다. 기업들의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간절히 기대한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등을 일으킨 창업세대의 정신을 다시 추슬러 일으키기를 고대한다. 정치와 행정은 규제완화와 경제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연구 인력에 주 52시간 예외를 허용하는 반도체특별법, 전력망특별법 등 경제법안은 새해 1호 법안으로 통과시켜야 한다. 여야가 새 마음으로 의기투합하길 바라 마지않는다. 정치리스크가 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무안 참사로 미뤄진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정부는 늦지 않게 발표하길 바란다. 경제 불확실성을 걷어 급전직하한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회복하는 데 온 힘을 모아야 할 순간이다. 발뒤꿈치에 단단히 힘을 주고 우리는 다시 똑바로 걸어야 한다.
  • 8년 전 朴탄핵집회 주도, 사회인 된 총학생회장들 “목소리 멈추지 말아야”

    8년 전 朴탄핵집회 주도, 사회인 된 총학생회장들 “목소리 멈추지 말아야”

    김보미 “집회 진입장벽 낮아져”교사 안드레 “비극 반복에 황망”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 정국까지 8년 만에 다시 겪는 대통령 탄핵과 그에 따른 혼란에 유독 비통함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거리 집회를 주도했던 대학 총학생회장들이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어느덧 30대 사회인으로 자리잡은 이들은 “우리가 목소리 내는 것을 멈추지 않아야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에서 사회학 전공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보미(32)씨는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한동안 잊고 지냈던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떠올랐다.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맡고 있었던 김씨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누구보다 먼저 광장으로 나섰던 대학생 중 한 명이었다. 김씨는 “2016년 10월부터 3개월을 광장과 거리에서 보냈다”며 “국정농단 때보다 더 충격적인 일이라 비상계엄 소식을 한동안 믿지 못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는 2016년 10월 최순실 게이트가 보도된 이후 본격화했다. 그해 10월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첫 촛불집회가 열렸고, 29일부터는 매주 토요일 수많은 시민이 모였다. 당시 대학생들은 총학생회, 동아리를 중심으로 퇴진 촉구 집회에 참여했고 김씨도 그 한가운데 있었다. 미국에서 뉴스로 한국 상황을 접한 김씨는 시민들의 결집이 새삼 남다르게 느껴졌다고 했다. 김씨는 “8년 전과 차이가 있다면, 총학생회 등 단체 중심이 아니라 개개인이 지금의 상황에 분노해 거리로 나오는 것”이라며 “집회는 특정한 성향이나 목소리를 가진 이들만 참여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깨진 것 같아 의미가 더 크다”고 했다. 이어 김씨는 “2016년에는 시민 촛불의 동력이 대통령 선출 후 멈춰 섰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는 탄핵 이후 시민들이 원하는 정치·사회 변화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8년 전 동국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안드레(33)씨도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으로 향했던 대학생 중 하나였다. 안씨는 “선출된 권력이 국민을 배반하는 행위가 또 반복돼 황망하다”며 “이제 탄핵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이 국민을 존중하고 두려워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안씨는 “어른으로서 제자들에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그때 우리가 더 크게 목소리를 냈다면 계엄 선포나 탄핵 같은 일을 제자들이 겪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 토로했다. 안씨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로 진입하는 군인을 시민들이 막아서고, 매일 밤 국회 앞이 응원봉으로 가득 메워지는 것을 보며 울컥했다”며 “국민들이 힘을 모아 외치면 더 나은 변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희망도 생겼다”고 했다.
  • ‘박근혜 탄핵’ 때도 거리 나선 총학생회장들…“목소리 내야 비극 멈춘다”

    ‘박근혜 탄핵’ 때도 거리 나선 총학생회장들…“목소리 내야 비극 멈춘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 정국까지 8년 만에 다시 겪는 대통령 탄핵과 그에 따른 혼란에 유독 비통함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거리 집회를 주도했던 대학 총학생회장들이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어느덧 30대 사회인으로 자리잡은 이들은 “우리가 목소리 내는 것을 멈추지 않아야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에서 사회학 전공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보미(32)씨는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한동안 잊고 지냈던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떠올랐다.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맡고 있었던 김씨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누구보다 먼저 광장으로 나섰던 대학생 중 한 명이었다. 김씨는 “2016년 10월부터 3개월을 광장과 거리에서 보냈다”며 “국정농단 때보다 더 충격적인 일이라 비상계엄 소식을 한동안 믿지 못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는 2016년 10월 최순실 게이트가 보도된 이후 본격화했다. 그해 10월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첫 촛불집회가 열렸고, 29일부터는 매주 토요일 수많은 시민이 모였다. 당시 대학생들은 총학생회, 동아리를 중심으로 퇴진 촉구 집회에 참여했고 김씨도 그 한가운데 있었다. 미국에서 뉴스로 한국 상황을 접한 김씨는 시민들의 결집이 새삼 남다르게 느껴졌다고 했다. 김씨는 “8년 전과 차이가 있다면, 총학생회 등 단체 중심이 아니라 개개인이 지금의 상황에 분노해 거리로 나오는 것”이라며 “집회는 특정한 성향이나 목소리를 가진 이들만 참여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깨진 것 같아 의미가 더 크다”고 했다. 이어 김씨는 “2016년에는 시민 촛불의 동력이 대통령 선출 후 멈춰 섰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는 탄핵 이후 시민들이 원하는 정치·사회 변화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8년 전 동국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안드레(33)씨도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으로 향했던 대학생 중 하나였다. 안씨는 “선출된 권력이 국민을 배반하는 행위가 또 반복돼 황망하다”며 “이제 탄핵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이 국민을 존중하고 두려워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안씨는 “어른으로서 제자들에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그때 우리가 더 크게 목소리를 냈다면 계엄 선포나 탄핵 같은 일을 제자들이 겪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 토로했다. 안씨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로 진입하는 군인을 시민들이 막아서고, 매일 밤 국회 앞이 응원봉으로 가득 메워지는 것을 보며 울컥했다”며 “국민들이 힘을 모아 외치면 더 나은 변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희망도 생겼다”고 했다.
  • 이례적 외신기자 함께 만난 경제·외교 수장… “국정 안정화… 한국의 회복탄력성 믿어 달라” [탄핵정국, 한국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이례적 외신기자 함께 만난 경제·외교 수장… “국정 안정화… 한국의 회복탄력성 믿어 달라” [탄핵정국, 한국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외신을 상대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국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한국의 회복탄력성을 믿어 달라고 강조했다. 경제·외교 수장이 함께 외신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이례적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조 장관과 공동으로 한 외신간담회에서 “예산안과 주요 세법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통과되는 등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경제정책이 여야정 협의하에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특히 대외신인도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외국인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경제설명회 등으로 한국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기초)에 대한 이해를 높이겠다”고 했다. 경제·외교 부처가 함께하는 대외관계장관 간담회 정례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의 민관합동 확대 개편 방안도 내놨다. 조 장관도 “최단 시일 내 외교를 정상화시키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라며 한미동맹과 한일 협력 유지, 한미일 협력 강화는 물론 중국과도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특히 “미국의 신행정부 출범 이전에 우리의 대응 구상과 로드맵을 마련해 북미 협상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대사를 북한 관련 ‘특수 임무’ 담당 대사로 지명한 것을 두고 “북핵 문제를 우선순위 과제에서 빼놓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패싱’ 우려에는 “이번 사태가 그전에 구축해 놨던 소통의 정치적 동력을 좀 약화한 측면이 있기에 그 동력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최 부총리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투자활성화장관회의를 열고 ‘기업·지역 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미 계획된 14개 투자 프로젝트 중 9조 3000억원 규모의 7개 프로젝트와 관련해 내년 중 착공 등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佛 이어 獨 총리도 불신임… ‘EU 쌍두마차’ 리더십 위기

    佛 이어 獨 총리도 불신임… ‘EU 쌍두마차’ 리더십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유럽 국가들에 ‘안보 무임승차론’을 거론하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를 경고한 가운데 유럽연합(EU) 쌍두마차인 독일과 프랑스에서 나란히 총리가 불신임되며 리더십 위기를 맞았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 공고한 단일대오를 구축해야 할 판에 EU 1·2위 경제대국의 행정부가 모두 마비돼 유럽 전체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EU 주도국인 독일과 프랑스 정부가 권력 공백에 빠지면서 안보·경제 과제가 산적한 EU에 리더십 부재라는 새 문제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이날 독일 의회는 올라프 숄츠 총리가 스스로 발의한 신임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07표, 반대 394표, 기권 116표로 부결했다. 현 의회가 해산되고 조기 총선이 시행된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을 이끄는 숄츠 총리는 2021년 9월 총선으로 녹색당·자유민주당(FDP)과 손잡고 ‘신호등 연립정부’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독일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파 간 노선 차이가 증폭돼 국정 운영 능력을 상실했다. 이번 불신임으로 내년 9월로 예정됐던 독일 총선이 2월 23일로 6개월 이상 당겨졌다. 프랑스에서도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길어지고 있다. 지난 5일 프랑스 의회는 정부 불신임안을 통과시켜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이끈 중도 성향 정부를 무너뜨렸다. 불신임안을 발의한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뿐 아니라 이들과 앙숙인 극우 성향 국민연합(RN)도 찬성표를 던졌다. 양측이 의기투합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구소련 후계자인 러시아의 위협에 직접 대응해야 하는 유럽 국가들에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하는 미국의 나토 탈퇴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다. 이럴 때일수록 EU에서 ‘맏형’ 역할을 하는 독일과 프랑스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두 나라가 내부 문제로 동시에 발목을 잡혔다. 유럽외교협의회(ECFR)의 야나 푸글리에린 선임 연구원은 NYT에 “EU 입장에서 본다면 현 시기는 최악의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 주요 정책 동력 잃은 관가 ‘딜레마’… “조기 대선 대비 야당 정책도 열공”

    주요 정책 동력 잃은 관가 ‘딜레마’… “조기 대선 대비 야당 정책도 열공”

    “넋 놓고 있을 순 없죠. 최종 탄핵 결정이 내려질 것에 대비해 야당 쪽 정책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공직사회는 물밑에서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는 조기 대선에 대비해 일찌감치 ‘열공 모드’에 들어가는 등 조용하면서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분위기다. 한 사회부처 공무원은 16일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조기 대선이 시행될 경우 어떤 공약이 나올지 모르는 만큼 대비 차원에서 야당 정책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노동개혁과 관련해 여당은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적용 제외 조항을 담은 반도체특별법을 당론으로 발의했으나 야당은 해당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야당은 의료개혁 의제로 문재인 정부 때 추진했던 공공의대 설립과 지역의사제 공약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크다. 연금개혁에 관해서도 여당은 재정안정론을, 야당은 소득 보장론을 지지해 왔다. 사회부처 공무원은 “모든 게 불확실하지만 상황이 벌어졌을 때 허둥대지 않도록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했다. 각 부처 장차관들은 이날 확대간부회의 등에서 일제히 ‘안정적 국정운영’을 강조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공직자들이 중심을 잡고 민생과 경제 안정을 위해 맡은 업무에 더 집중해 달라”고 했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업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셈법이 복잡하다. 한 공무원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할지가 불분명해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탄핵소추안 의결과 함께 동력을 상실한 4대개혁 주무부처는 일손이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정년연장을 비롯한 노동개혁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위험을 감수하며 새로운 도전을 하기보다 국회나 노동계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도 오는 19일로 예정된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 공청회를 보류하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 내려놓는다”…이재명 대권 행보 가동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 내려놓는다”…이재명 대권 행보 가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아쉬운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0시 24분쯤 자신의 지지자 모임 네이퍼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 “삼삼오오 광장으로 퇴근하는 여러분들도 그렇겠지만 저도 덩달아 요즘 챙겨야 할 일이 참 많아졌다”며 자신의 팬카페 관리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이재명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요 며칠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며 “재명이네 마을 주민 여러분들께서 누구보다 뛰어난 행동력으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주심을 잘 알고 있다. 고맙다”며 글을 올렸다. 그는 “사실 이장이라고 해서 무슨 권한을 행사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비상한 시국이니만큼 저의 업무에 조금 더 주력하겠다는 각오로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대선 패배 후 미안함에 고개 숙이고 있던 저를 다시 일으켜주신 여러분의 봄날 같은 사랑, 또렷이 마음에 새기고 있으니 걱정 마시라”며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이 팬카페의 회원 수는 20만 7000여명으로 ‘이장직’은 회원 등급 중 하나이자 이 대표만이 가진 등급이다. 비명(비이재명)계는 팬카페를 중심으로 한 강성 지지층들과 거리두기를 요구했지만 이 대표가 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실상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졌고 이 대표가 강성 지지층과 대외적으로 거리를 두면서 본격 대권 가도를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이 대표는 앞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이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와 관련해 “모든 논의의 주도권은 국민의힘이 가져도 좋으니 국민의힘이 꼭 참여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 형식, 내용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다”면서 “국정 전반에 대한 이런 협의체 구성이 부담스러우면 경제와 민생 분야에 한정해서라도 협의체 구성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 4번의 변곡점 거친 지지율 추락… 비상계엄 자책골로 끝났다 [한규섭의 데이터 정치학]

    4번의 변곡점 거친 지지율 추락… 비상계엄 자책골로 끝났다 [한규섭의 데이터 정치학]

    尹 지지율 주요 변곡점이준석 징계로 2030 이탈 시작2022년 11월 40%대 잠시 회복4월 총선 패배에 ‘용산 책임론’ 의료대란 이견, 尹·韓 갈등 폭발오래전 국정 동력 상실지지율 하락→야 공세→추가 하락여당도 분열 보이며 대통령 비판박근혜 탄핵 당시에도 같은 현상尹, 정치 현실 인식·대응에 패착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윤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를 사살하려 했다”는 정말 믿기 힘든 주장부터 “고도의 정치행위”라는 동의 불가능한 주장까지 엄청나게 넓은 스펙트럼의 시각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사태를 지켜보는 조용한 다수의 여론은 대략 이런 것 같다. 윤 대통령 주장대로 더불어민주당은 특검 법안을 27번이나 발의하고 무려 20여명의 검사, 정부 관료를 탄핵소추했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행태는 ‘비상계엄’이라는 더 비상식적인 조치가 있기 이전까지 모두 이재명 대표 ‘방탄용’으로 비판받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쟁이나 그에 준하는 사태’에만 발령해야 할 비상계엄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시각이 절대다수다. 탄핵의 직접적 원인은 사상 초유의 비상식적 비상계엄 선포였으나 사실 그 기저에는 지지율 하락이 있다. ‘또 그놈의 지지율 타령이냐’고 하겠지만 규범적 당위성을 떠나 현실이 그렇다. 국회에서 여야의 극단 대립이 계속되는 현실에서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으로 약세를 보이게 되면 야당의 공세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며 세게 나가면 ‘불통 프레임’이라는 덫에 걸려 상황이 금방 악화되기 일쑤다. 야당의 공세로 지지율이 하락해 불안감이 임계점을 넘기 시작하면 여당에서도 분열 양상이 나타나 대통령 비판에 동참하기 시작하며 이로 인해 지지율 추가 하락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의 최종 고리가 완성된다. 이것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나타났던 ‘대통령 몰락의 동역학’이라 할 수 있다. 한국정치의 특성상 이 고약한 악순환이 한번 시작되면 웬만해선 멈출 수 없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비상계엄’이라는 자책골로 드라마틱한 엔딩을 자초하긴 했지만 어쩌면 윤 대통령의 국정 중단이라는 결론은 이미 오래전부터 누적돼 온 데미지의 결과로 볼 수 있다. 필자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조사 1219건 전수를 분석해 각 조사업체가 가진 고유한 경향성 또는 소위 ‘하우스 효과’를 보정한 후 시계열적으로 대통령 지지율을 추정해 보았다. 이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이미 7개월 전인 지난 4월 중순 처음으로 30% 선이 붕괴됐고 8월 중순 이후 무려 4개월 동안 단 한 번도 10~2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낮은 지지율로 인해 야당의 극심한 공세에 노출되면서 정상적인 국정과제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에 빠진 지 오래다. 대선 후보조차 잉태하지 못해 “씨 없는 정당”이란 조롱까지 감수해야 했던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로 보수의 ‘메시아’로까지 여겨지던 윤 대통령 지지율이 왜 이 지경이 됐을까. 여기서는 변곡점 분석(Change Point Detection)이라는 통계기법을 활용, 윤 대통령 지지율 추이의 중요한 분수령이 됐던 시점들을 추정하고 이를 통해 윤 대통령 ‘추락’의 원인을 살펴본다. 윤 대통령 임기 동안 탄핵소추안 통과 이전까지 총 네 번의 주요 변곡점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첫 번째 변곡점은 임기 시작 후 불과 2개월 정도가 지난 2022년 7월 1주차 정도로 추정됐다. 임기 초반 한때 50%를 넘기도 했던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 선마저 붕괴되며 처음으로 30%대를 기록했던 시점이다. 이준석 당시 당대표와 소위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간의 주도권 다툼이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의 대리전으로 인식되며 2030 등 일부 여권 유권자의 이탈이 시작된 것이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당시 대선 승리와 6·1 지방선거 압승의 달콤함에 도취된 국민의힘 내부에서 차기 당권과 2024년 총선에서의 공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계파전쟁이 본격화됐고 이 대표가 공천 개혁을 명분으로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친윤’(친윤석열) 그룹은 적극적 견제에 나섰다. 궁극적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이 대표의 소위 ‘성상납 의혹’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은 채 ‘증거인멸 교사 의혹’ 및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라는 모호한 이유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 처분을 의결했다. 이는 소위 ‘윤핵관’들은 물론 윤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 최근의 윤·한 갈등을 지켜보면서 당시 상황이 연상됐던 것이 필자뿐만은 아닐 것이다. 두 번째 변곡점은 2022년 11월 4주차였다. 이 시점은 윤 대통령에게 주어졌던 마지막 ‘기회의 창’의 시작에 해당한다. 임기 초임에도 한때 20%대까지 하락했던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며 잠시나마 다시 40%대까지 상승해 국정 동력을 얻은 시기다. 지지율 회복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겠으나 야당의 대통령을 겨냥한 네거티브가 지나쳤다는 지적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특히 ‘가짜뉴스’의 교과서적 사례로 남게 된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과 윤 대통령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기 등이 많은 유권자들의 반발을 사면서 윤 대통령이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 또 ‘도어스테핑’ 중단으로 윤 대통령이 기자들과의 즉문즉답에서 연발하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줄어든 것도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세 번째 변곡점은 지난 4월 1주차였다. 이때를 기점으로 윤 대통령은 본격적으로 20%대 지지율 구간에 접어들어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진다. 세 번째 변곡점 형성의 가장 큰 원인은 당연히 역대급 총선 패배의 ‘용산 책임론’이다. 지지율 ‘회복기’를 거치며 과도한 자신감이 생긴 것일까. 아니면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업적을 남겨야 한다는 조급증 때문이었을까. 윤 대통령은 4·10 총선을 앞두고 ‘의정 갈등’으로 대표되는 고집스런 ‘마이웨이’를 고수했고 이는 참사에 가까운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 그 결과 윤 대통령은 그동안과는 차원이 다른 위기를 자초하게 된다. 반면 첨예한 공천 갈등에도 불구하고 총선에서 대승한 야당은 ‘김건희 특검’ 등 각종 의혹 제기를 본격화하면서 윤 대통령 퇴진을 위한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게 된다. 마지막 변곡점은 지난 8월 2주차 정도로 추정됐다. 이 시점을 기점으로 이미 원활한 국정 운영이 어려운 20% 후반 수준에 머물고 있던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대 붕괴를 위협받기 시작했고 결국 탄핵소추안 통과라는 비극적 종말의 시발점이 됐다. 이 마지막 변곡점은 ‘의료대란’ 해법에 대한 이견을 계기로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시점에 해당한다. 당시 ‘친한(친한동훈)계’는 여론을 감안해 개혁이란 이름으로 의대 정원 증원을 유연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기 시작했고 윤 대통령은 또 한 번 ‘마이웨이’를 선언하고 ‘당정 일치’를 강조하며 한 대표를 향한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당정 갈등은 추가적인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볼썽사나운 ‘독대 논란’ 등을 통해 당정 갈등이 폭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쩌면 ‘지지율 하락→야당 공세→지지율 추가 하락→여당 분열’이라는 한국 정치 ‘대통령 몰락의 동역학’을 현실로 인식하고 처신하지 못한 것이 윤 대통령의 패착인지 모른다. 물론 이재명 대표 재판을 앞두고 ‘명분’이라는 탄핵의 마지막 퍼즐을 찾지 못하고 있던 야당에 윤 대통령 자신이 ‘비상계엄’이라는 자책골을 헌납하지 않았더라면 탄핵소추안 통과라는 드라마틱한 몰락을 맞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 윤 대통령은 모든 국정 동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정치커뮤니케이션)
  • 거부권·협치 실종·김여사 리스크… 비상계엄으로 ‘정치적 자해’

    거부권·협치 실종·김여사 리스크… 비상계엄으로 ‘정치적 자해’

    특검법 등 25차례 거부권 행사당정, 동반자 아닌 수직적 관계김여사 무혐의 처분 ‘여론 역풍’비상계엄에 ‘외교 성과’도 묻혀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2년 7개월 만에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됐다. ‘강골 검사’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과 문재인 정부 시절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수사 등으로 명성을 얻은 윤 대통령은 정치에 뛰어들자마자 대권 주자로 우뚝 섰다. ‘공정과 상식’을 내세워 20대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비상계엄이라는 ‘정치적 자해’로 역대 세 번째로 탄핵 심판대에 서는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김건희여사특검법에 대해 세 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취임 후 25번째였다. 거부권은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윤 대통령은 이승만 전 대통령(45건) 이후 거부권을 가장 많이 행사한 대통령이 됐다. 처음에는 양곡관리법·간호법·방송3법 등 정책에 국한됐지만, 점차 채상병·김여사특검법 등 정치적 사안에도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야당을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괴물”로 표현했다. 그는 임기 내내 야당과 협치하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을 했지만 결과물은 없었다. 당정 관계도 국정 운영의 동반자가 아닌 수직적 관계로 굳어졌다. 대선 승리를 함께한 이준석 대표가 쫓겨났고 ‘20년 지기’ 한동훈 대표와도 갈등을 빚었다. 김건희 여사는 대선 레이스 시절부터 ‘리스크’가 됐다. ‘조용한 내조’를 공언했지만, 명품백 수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등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둘 다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결국 김 여사 리스크에 더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대파 가격 논란 등이 겹치면서 지난 총선에서 참패했다. 이후에도 국정 기조는 바뀌지 않았고 여론은 악화됐다. 윤 대통령은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고 했지만 지지율이 20% 안팎을 맴돌며 국정 운영 동력은 식어 갔다. 윤 대통령이 추진했던 4대 개혁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미일 공조를 확립하는 등 외교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비상계엄 선포’로 외교 관계도 위기에 처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그에 걸맞은 리더십을 행사해야 했는데, 국민 여론이 뒷받침해 주지 않는 상태에서 무조건 정당성과 당위성을 내세우다 보니 결국 탄핵까지 갔다”며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강경 수단인 비상계엄으로 풀고자 하면서 결국 정치에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 尹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끝까지 싸우겠다”(전문)

    尹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끝까지 싸우겠다”(전문)

    국민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비상계엄에 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과연 지금 대한민국에서 국정 마비와 국헌 문란을 벌이고 있는 세력이 누구입니까? 지난 2년 반 동안 거대 야당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끌어내리기 위해 퇴진과 탄핵 선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대선 결과를 승복하지 않은 것입니다. 대선 이후부터 현재까지 무려 178회에 달하는 대통령 퇴진 탄핵 집회가 임기 초부터 열렸습니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마비시키기 위해 우리 정부 출범 이후부터 지금까지 수십 명의 정부 공직자 탄핵을 추진했습니다. 탄핵된 공직자들은 아무 잘못이 없어도 소추부터 판결 선고 시까지 장기간 직무가 정지됩니다. 탄핵이 발의되고 소추가 이루어지기 전 많은 공직자들이 자진 사퇴하기도 하였습니다. 탄핵 남발로 국정을 마비시켜 온 것입니다. 장관, 방통위원장 등을 비롯하여 자신들의 비위를 조사한 감사원장과 검사들을 탄핵하고, 판사들을 겁박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자신들의 비위를 덮기 위한 방탄 탄핵이고, 공직기강과 법질서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위헌적 특검 법안을 27번이나 발의하면서 정치 선동 공세를 가해왔습니다. 급기야는 범죄자가 스스로 자기에게 면죄부를 주는 셀프 방탄 입법까지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거대 야당이 지배하는 국회가 자유민주주의의 기반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괴물이 된 것입니다. 이것이 국정 마비요, 국가 위기 상황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입니까?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지금 거대 야당은 국가안보와 사회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중국인 3명이 드론을 띄워 부산에 정박 중이던 미국 항공모함을 촬영하다 적발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스마트폰과 노트북에서는 최소 2년 이상 한국의 군사시설들을 촬영한 사진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지난달에는 40대 중국인이 드론으로 국정원을 촬영하다 붙잡혔습니다. 이 사람은 중국에서 입국하자마자 곧장 국정원으로 가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현행 법률로는 외국인의 간첩행위를 간첩죄로 처벌할 길이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형법의 간첩죄 조항을 수정하려 했지만, 거대 야당이 완강히 가로막고 있습니다. 지난 정권 당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박탈한 것도 모자라서, 국가보안법 폐지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간첩을 잡지 말라는 것 아닙니까?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장과 미사일 위협 도발에도, GPS 교란과 오물풍선에도, 민주노총 간첩 사건에도, 거대 야당은 이에 동조할 뿐 아니라 오히려 북한 편을 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정부를 흠집내기만 했습니다. 북한의 불법 핵 개발에 따른 UN 대북 제재도 먼저 풀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도대체 어느 나라 정당이고, 어느 나라 국회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검찰과 경찰의 내년도 특경비, 특활비 예산은 아예 0원으로 깎았습니다. 금융사기 사건,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마약 수사 등 민생 침해 사건 수사, 그리고 대공 수사에 쓰이는 긴요한 예산입니다. 마약, 딥페이크 범죄 대응 예산까지도 대폭 삭감했습니다. 자신들을 향한 수사 방해를 넘어 마약 수사, 조폭 수사와 같은 민생사범 수사까지 가로막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을 간첩 천국, 마약 소굴, 조폭 나라로 만들겠다는 것 아닙니까?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나라를 망치려는 반국가세력 아닙니까? 그래놓고 자신들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한 국회 예산은 오히려 늘렸습니다. 경제도 위기 비상 상황입니다. 거대 야당은 대한민국의 성장동력까지 꺼트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삭감한 내년 예산 내역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원전 생태계 지원 예산을 삭감하고, 체코 원전 수출 지원 예산은 무려 90%를 깎아 버렸습니다. 차세대 원전 개발 관련 예산은 거의 전액을 삭감했습니다. 기초과학연구, 양자,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 예산도 대폭 삭감했습니다. 동해 가스전 시추 예산, 이른바 대왕고래 사업 예산도 사실상 전액 삭감했습니다.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 취약계층 아동 자산 형성 지원 사업, 아이들 돌봄 수당까지 손을 댔습니다.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혁신성장펀드, 강소기업 육성 예산도 삭감했습니다. 재해 대책 예비비는 무려 1조원을 삭감하고, 팬데믹 대비를 위한 백신 개발과 관련 R&D 예산도 깎았습니다. 이처럼 지금 대한민국은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와 폭거로 국정이 마비되고 사회 질서가 교란되어, 행정과 사법의 정상적인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국민 여러분, 여기까지는 국민 여러분께서도 많이 아시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비상계엄이라는 엄중한 결단을 내리기까지, 그동안 직접 차마 밝히지 못했던 더 심각한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 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한 헌법기관들과 정부 기관에 대해 북한의 해킹 공격이 있었습니다. 국가정보원이 이를 발견하고 정보 유출과 전산시스템 안전성을 점검하고자 했습니다. 다른 모든 기관들은 자신들의 참관 하에 국정원이 점검하는 것에 동의하여 시스템 점검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기관임을 내세우며 완강히 거부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선관위의 대규모 채용 부정 사건이 터져 감사와 수사를 받게 되자 국정원의 점검을 받겠다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그렇지만 전체 시스템 장비의 아주 일부분만 점검에 응하였고, 나머지는 불응했습니다. 시스템 장비 일부분만 점검했지만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하였고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하여 ‘12345’ 같은 식이었습니다. 시스템 보안 관리회사도 아주 작은 규모의 전문성이 매우 부족한 회사였습니다. 저는 당시 대통령으로서 국정원의 보고를 받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민주주의 핵심인 선거를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이 이렇게 엉터리인데, 어떻게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선관위도 국정원의 보안 점검 과정에 입회하여 지켜보았지만, 자신들이 직접 데이터를 조작한 일이 없다는 변명만 되풀이할 뿐이었습니다. 선관위는 헌법기관이고, 사법부 관계자들이 위원으로 있어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이나 강제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스스로 협조하지 않으면 진상규명이 불가능합니다. 지난 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도 문제 있는 부분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개선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에 국방장관에게 선관위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도록 지시한 것입니다. 최근 거대 야당 민주당이 자신들의 비리를 수사하고 감사하는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사들,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을 탄핵하겠다고 하였을 때 저는 이제 더 이상은 그냥 지켜볼 수만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뭐라도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이제 곧 사법부에도 탄핵의 칼을 들이댈 것이 분명했습니다. 저는 비상계엄령 발동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거대 야당이 헌법상 권한을 남용하여 위헌적 조치들을 계속 반복했지만, 저는 헌법의 틀 내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기로 했습니다. 현재의 망국적 국정 마비 상황을 사회 교란으로 인한 행정 사법의 국가 기능 붕괴 상태로 판단하여 계엄령을 발동하되, 그 목적은 국민들에게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려 이를 멈추도록 경고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으로써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의 붕괴를 막고, 국가 기능을 정상화하고자 하였습니다. 사실 12월 4일 계엄 해제 이후 민주당에서 감사원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안을 보류하겠다고 하여 짧은 시간의 계엄을 통한 메시지가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틀 후 보류하겠다던 탄핵소추를 그냥 해 버렸습니다. 비상계엄의 명분을 없애겠다는 뜻이었습니다. 애당초 저는 국방장관에게 과거의 계엄과는 달리 계엄의 형식을 빌려 작금의 위기 상황을 국민들께 알리고 호소하는 비상조치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질서 유지에 필요한 소수의 병력만 투입하고, 실무장은 하지 말고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이 있으면 바로 병력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이 있자 국방부 청사에 있던 국방장관을 제 사무실로 오게 하여 즉각적인 병력 철수를 지시하였습니다. 제가 대통령으로서 발령한 이번 비상조치는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와 국헌을 망가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망국의 위기 상황을 알려드려 헌정 질서와 국헌을 지키고 회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소규모이지만 병력을 국회에 투입한 이유도 거대 야당의 망국적 행태를 상징적으로 알리고, 계엄 선포 방송을 본 국회 관계자와 시민들이 대거 몰릴 것을 대비하여 질서 유지를 하기 위한 것이지, 국회를 해산시키거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것이 아님은 자명합니다. 300명 미만의 실무장하지 않은 병력으로 그 넓디넓은 국회 공간을 상당 기간 장악할 수 없는 것입니다. 과거와 같은 계엄을 하려면 수만 명의 병력이 필요하고, 광범위한 사전 논의와 준비가 필요하지만, 저는 국방장관에게 계엄령 발령 담화 방송으로 국민들께 알린 이후에 병력을 이동시키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래서 10시 30분 담화 방송을 하고 병력 투입도 11시 30분에서 12시 조금 넘어서 이루어졌으며, 1시 조금 넘어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가 있자 즉각 군 철수를 지시하였습니다. 결국 병력이 투입된 시간은 한두 시간 정도에 불과합니다. 만일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면 평일이 아닌 주말을 기해서 계엄을 발동했을 것입니다. 국회 건물에 대한 단전, 단수 조치부터 취했을 것이고, 방송 송출도 제한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국회에서 정상적으로 심의가 이루어졌고, 방송을 통해 온 국민이 국회 상황을 지켜보았습니다. 자유민주 헌정질서를 회복하고 수호하기 위해 국민들께 망국적 상황을 호소하는 불가피한 비상조치를 했지만,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사고 방지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였고, 사병이 아닌 부사관 이상 정예 병력만 이동시키도록 한 것입니다. 저는 이번 비상계엄을 준비하면서 오로지 국방장관하고만 논의하였고, 대통령실과 내각 일부 인사에게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서 알렸습니다. 각자의 담당 업무 관점에서 우려되는 반대 의견 개진도 많았습니다. 저는 국정 전반을 보는 대통령의 입장에서 현 상황에서 이런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군 관계자들은 모두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 이후 병력 이동 지시를 따른 것이니만큼 이들에게는 전혀 잘못이 없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국회 관계자의 국회 출입을 막지 않도록 하였고, 그래서 국회의원과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국회 마당과 본관, 본회의장으로 들어갔고 계엄 해제 안건 심의도 진행된 것입니다. 그런데도 어떻게든 내란죄를 만들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 수많은 허위 선동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도대체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질서 유지를 위해 소수의 병력을 잠시 투입한 것이 폭동이란 말입니까? 거대 야당이 거짓 선동으로 탄핵을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단 하나입니다. 거대 야당 대표의 유죄 선고가 임박하자 대통령의 탄핵을 통해 이를 회피하고 조기 대선을 치르려는 것입니다. 국가 시스템을 무너뜨려서라도 자신의 범죄를 덮고 국정을 장악하려는 것입니다. 이야말로 국헌 문란 행위 아닙니까?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입니다. 저는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서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저는 대통령 취임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개인적인 인기나 대통령 임기, 자리 보전에 연연해온 적이 없습니다. 자리 보전 생각만 있었다면 국헌 문란 세력과 구태여 맞서 싸울 일도 없었고 이번과 같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일은 더더욱 없었을 것입니다. 5년 임기 자리 지키기에만 매달려 국가와 국민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저를 뽑아주신 국민의 뜻을 저버릴 수 없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다수의 힘으로 입법 폭거를 일삼고 오로지 방탄에만 혈안되어 있는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키려 했던 것입니다. 그 길밖에 없다고 판단해서 내린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습니까?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면권 행사, 외교권 행사와 같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야당은 저를 중범죄자로 몰면서 당장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리려 하고 있습니다. 만일 망국적 국헌 문란 세력이 이 나라를 지배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위헌적인 법률, 셀프 면죄부 법률, 경제 폭망 법률들이 국회를 무차별 통과해서 이 나라를 완전히 부술 것입니다. 원전 산업,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미래 성장동력은 고사될 것이고, 중국산 태양광 시설들이 전국의 삼림을 파괴할 것입니다. 우리 안보와 경제의 기반인 한미동맹, 한미일 공조는 또다시 무너질 것입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고도화하여 우리의 삶을 더 심각하게 위협할 것입니다. 그러면 이 나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간첩이 활개 치고, 마약이 미래세대를 망가뜨리고, 조폭이 설치는 그런 나라가 되지 않겠습니까? 지금껏 국정 마비와 국헌 문란을 주도한 세력과 범죄자 집단이 국정을 장악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일만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합니다. 저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국정 마비의 망국적 비상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법적 권한으로 행사한 비상계엄 조치는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고, 오로지 국회의 해제 요구만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법부의 판례와 헌법학계의 다수 의견임을 많은 분들이 알고 있습니다. 저는 국회의 해제 요구를 즉각 수용하였습니다. 계엄 발령 요건에 관해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있습니다만, 나라를 살리려는 비상조치를 나라를 망치려는 내란 행위로 보는 것은 여러 헌법학자와 법률가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우리 헌법과 법체계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리는 것입니다. 저는 묻고 싶습니다. 지금 여기저기서 광란의 칼춤을 추는 사람들은 나라가 이 상태에 오기까지 어디서 도대체 무얼 했습니까? 대한민국의 상황이 위태롭고 위기에 놓여 있다는 생각도 전혀 하지 않았다는 말입니까? 공직자들에게 당부합니다. 엄중한 안보 상황과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국민의 안전과 민생을 지키는 일에 흔들림 없이 매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2년 반 저는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재건하기 위해 불의와 부정, 민주주의를 가장한 폭거에 맞서 싸웠습니다. 피와 땀으로 지켜온 대한민국,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에 모두 하나가 되어주시길 간곡한 마음으로 호소드립니다.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번 계엄으로 놀라고 불안하셨을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국민 여러분에 대한 저의 뜨거운 충정만큼은 믿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내가 정권 잡으면”…김건희 여사 다큐 ‘퍼스트레이디’ 12일 개봉

    “내가 정권 잡으면”…김건희 여사 다큐 ‘퍼스트레이디’ 12일 개봉

    민주당이 발의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관련 내란 혐의를 규명할 상설 특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등 ‘12.3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들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개봉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 개봉하는 ‘퍼스트레이디’는 명품백 수수,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민간인 국정 개입 의혹 등 김 여사와 관련된 각종 논란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 21년 동안 김 여사 일가와 싸워온 정대택씨, ‘쥴리 의혹 실명 증언’ 안해욱 전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 최강욱·김종대 전 의원, 무속인 등이 출연한다. 영화의 메인 예고편에는 “VIP2라는 거 들어 봤냐”, “김건희 여사를 이야기하는 거냐” 등 김 여사에 관한 인터뷰가 나온다. 제작사 오늘픽처스의 김훈태 대표는 “우리가 무관심할 때 권력에 기생하는 괴물은 탄생하고 우리의 평온한 삶을 위협한다. 정치적 무관심층과 중도층 특히 20~30대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 편견 없이 봐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 시사회는 무산됐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사무처가 ‘퍼스트레이디’ 국회 시사회를 불허했다고 통보해 왔다”며 “국민의 힘 쪽이 대관 심사 과정에서 상영을 강하게 반대해 불허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함께 표결에 부쳐진 ‘김 여사의 주가조작의혹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검사 임명에 대한 법률안’(김여사특검법)은 찬성 2표가 모자라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10일 네 번째 김여사특검법을 발의했다. 네 번째 김여사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15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 7일 가결까지 단 2표가 부족해 폐기됐던 김여사특검법(주가조작 의혹,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 등)에 비해 수사 대상이 크게 늘었다. 민주당이 1명, 비교섭단체가 1명의 특검 후보를 각각 추천해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게 했다. 민주당은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김여사특검법을 처리한 뒤 14일 윤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안과 내란 특검법을 본회의에 올려 표결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에 앞서 13일 야당 주도로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대통령실을 상대로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해 탄핵 동력을 더할 예정이다.
  • 국정 관여 않겠다던 尹, 이상민 행안부 장관 사의 즉시 수용

    국정 관여 않겠다던 尹, 이상민 행안부 장관 사의 즉시 수용

    국정원 1차장 후임 오호룡 임명도수사 속도 속 추가 인사권 가능성대통령실, 회의도 취소 “입장 안 내” 일정 없이 관저 머물며 칩거 예상 권한·역할 사라져 국정 동력 상실 여당의 뜻에 따라 2선으로 후퇴한 윤석열 대통령이 8일에도 임면권을 행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안도했지만 비상계엄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를 대비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을 재가했다. 대통령실은 이런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고, 행안부는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 후임으로 오호룡 현 특별보좌관을 임명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2선 후퇴를 했지만 이 같은 식의 인사권 행사는 추후에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권 관계자는 “행안부 장관은 국민 안전 등 워낙 중요한 자리라 비워 둘 수 없다”며 “야당이 행안부 장관 탄핵을 발의했고, 이 장관도 사의를 표명해 이를 수리했다”고 전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적극적 직무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입장문에서 “국민 여러분을 편하게 모시지 못하고 대통령을 잘 보좌하지 못한 책임감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더이상 국정 공백과 혼란이 생겨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평범한 국민으로 돌아가 자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뒤 참모들과 회의를 열었다. 이후 한남동 관저로 이동해 국회 본회의 표결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당분간 아무런 일정도 소화하지 않고 칩거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윤 대통령은 어떠한 역할과 권한도 수행하기 어렵게 됐다. 국정 운영 동력이 사라지면서 윤 대통령이 지난 2년 7개월간 추진해 온 4+1개혁 등도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은 정치적으로는 끝났다”며 “그것을 법적, 절차적으로 정리하는 일만 남아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국정 컨트롤타워를 자임한 대통령실 기능은 마비된 상태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일요일 오후마다 개최하던 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어떤 입장도 내지 않을 예정”이라며 “입장을 내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수사에도 대비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긴급체포되자 놀란 분위기가 역력했다. 곧이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국방부를 압수수색하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통령실 한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미안하다. 이야기할 것이 없다”고만 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윤 대통령이 내란죄 피의자라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의 칼끝은 조만간 윤 대통령에게 직접 향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담화에서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하여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집권 여당이 탄핵을 미루는 상황에서 결국 관건은 수사기관이 얼마나 빨리 대통령을 직접 수사하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국방부에 이어 대통령경호처와 집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호처 관계자는 “아직 아무런 내부 움직임이 없다”고 했지만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비상계엄 후폭풍… 국내 상장종목 셋 중 하나 ‘52주 신저가’

    비상계엄 후폭풍… 국내 상장종목 셋 중 하나 ‘52주 신저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증시 상장 주식의 3분의 1이 ‘52주 신저가’를 새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953개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 수(30개)와 비교할 때 약 32배가량 많은 수치다. 이는 현재 거래 중인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전체 상장 종목(2631개)의 36%에 달한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267개, 코스닥시장에서 686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52주 신저가 비율은 코스닥시장이 41%로 유가증권시장 28%보다 높았다.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대왕고래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지난 6일 동양철관(590원), 디케이락(6240원) 등 관련 테마주가 줄줄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체코 신규 원자력 발전소 수출 등 국정 과제의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에 한국ANKOR유전(265원), 우진엔텍(1만4140원) 등 원전주도 줄줄이 신저가를 보였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인 이스타코(1301원), 일성건설(2950원), 동신건설(4만5800원) 등은 지난 6일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테마주인 토탈소프트(9000원)도 같은 날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밖에 고려아연이 지난 6일 장중 240만원을 돌파하며 신고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고려아연은 현재 MBK·영풍 연합과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저녁 이후 코스피는 사흘 연속 내렸다. 이 기간 하락률은 2.88%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4.27% 급락했다. 외국인이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90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증권가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산재한 만큼 당분간 증시 약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그간 악재가 많이 반영된 만큼 코스피 하단은 지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 홍준표 “탄핵 부결 참 다행…尹, 책임총리에 내정 맡기고 임기 단축 개헌하라”

    홍준표 “탄핵 부결 참 다행…尹, 책임총리에 내정 맡기고 임기 단축 개헌하라”

    홍준표 대구시장이 7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데 대해 “또다시 헌정 중단을 겪으면 이 나라는 침몰한다”고 경고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이 부결된 건 참으로 다행”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윤 대통령에게 “대통령께서는 새로운 마음으로 내각 전면 쇄신과 대통령실 전면 쇄신에 박차를 기해달라”며 “책임총리에게 내정을 맡기고 외교, 국방에만 전념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중동 전쟁, 북핵 위협, 트럼프 2기 출범 등 막중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이와 함께 임기 단축 개헌 등도 촉구했다. 그는 “(대통령이) 약속하신 임기 단축 개헌 추진도 하라”며 “선거 주기가 맞지 않아 혼선이 있는 현행 헌법을 개정해 2026년 지방 선거 때 대선도 같이 치를 수 있도록 4년 중임제 대통령제로 개헌 추진하라”고 조언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당도 합심하여 이러한 국가쇄신에 주력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더 이상 사욕을 앞세워 분파 행동을 하면 당원과 국민이 일어선다”고 경고했다. 홍 시장은 또 대통령 탄핵이 거론된 원인으로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갈등을 꼽았다. 그는 “탄핵을 초래한 근본원인은 당 대표와 대통령의 불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당정이 화합해야 국정동력이 생긴다는 걸 유념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국회 문턱 못 넘은 尹 대통령 탄핵·김여사특검…국정운영 시계 제로

    국회 문턱 못 넘은 尹 대통령 탄핵·김여사특검…국정운영 시계 제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7일 재적의원 미달로 부결됐다. 45년 만의 비상계엄으로 국격을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국민의 분노가 하늘로 치솟았지만 안철수·김상욱·김예지 의원을 제외한 여당 의원들이 표결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탄핵안 처리는 불발됐다. 국정 동력을 잃은 윤 대통령을 상대로 더불어민주당이 될 때까지 탄핵안을 재발의하겠다고 맞서면서 정국은 예측 불가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됐다. 이날 무기명으로 이뤄진 윤 대통령 탄핵안은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하지만 의결 정족수 부족에 투표가 성립되지 않으면서 개표가 이뤄지지 않았고 오후 9시 반쯤 탄핵안은 자동 폐기됐다. 탄핵안은 재적의원 300명 중 3분의 2인 200명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표결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 192명이 참여했고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안철수·김상욱·김예지 의원 3명 등이 참여하는 등 모두 195명이 표를 던졌다. 윤 대통령 탄핵안에 앞서 치러진 ‘김건희여사특검법’(특검법)도 끝내 부결됐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고 이날 재의결을 시도했는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총투표수 300표 중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검법 재의결은 국회법에 따라 무기명 수기 투표로 진행됐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재적의원 과반이 출석해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재적의원 300명이 전원 참석한 만큼 찬성 요건을 충족하려면 200표가 넘어야 하는데 이날 찬성표는 198표로 2표가 부족했고 결국 자동 폐기됐다. 윤 대통령 탄핵안 부결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3~4일 윤 대통령 비상계엄 발령 및 해제 이후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은 5일 윤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했고 6일 자정 이후부터 표결이 가능했지만 국민의힘 설득을 위해 7일 오후 5시 본회의를 여는 것으로 시간을 벌어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10시 계엄 사태에 사과하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뒤 국민의힘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부결 당론을 굳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국민 배신감과 분노를 더 키우는 발언”이라고 비판했지만 부결 당론을 뒤집진 못했다. 민주당은 이날 탄핵안이 부결되더라도 될 때까지 추진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본회의 종료 후 “반드시 내란행위 군사반란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고 이 나라 모든 혼란을 이겨낼 것이며 대한민국 최악의 리스크가 돼 있는 윤석열씨를 반드시 탄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박찬대 원내대표는 오전 기자회견에서 “(부결된다면) 12월 10일이 정기국회 종료일이니 11일이 되면 즉각 임시국회를 열어 탄핵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급물살 타는 ‘대통령 탄핵 정국’… 대선 시계도 빨라진다

    급물살 타는 ‘대통령 탄핵 정국’… 대선 시계도 빨라진다

    국회서 가결된 뒤 헌재 인용되면박근혜 때처럼 조기 대선 가능성野 정계선·마은혁, 與 조한창 추천헌재 9인 체제 갖춰지면 심리 속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폭풍으로 ‘대통령 탄핵 정국’이 급물살을 타면서 대선 시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 반도체 지원법 등 각종 현안 처리가 정지된 상황에서 7일 이뤄질 윤 대통령 탄핵안 본회의 표결 결과에 따라 정국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고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마찬가지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상황을 보면 국회의 탄핵안 가결(2016년 12월 9일)부터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2017년 3월 10일)까지 약 3개월이 걸렸다. 이후 한 달 동안 여야 각 당에서 대선 후보를 확정했고 대선 선거운동 1개월을 거쳐 2017년 5월 9일 대선을 치러 이튿날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탄핵안 처리부터 새 정부 출범까지 5개월여가 걸린 셈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6일 여당 몫 헌법재판관 후보로 서울고법 판사 등을 지낸 조한창(59·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정계선(55·27기) 서울지방법원장, 마은혁(61·29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와 함께 여야 추천이 완료됐다. 이 3명의 임명이 완료돼 헌법재판소 9인 체제가 갖춰지면 윤 대통령 탄핵 시 헌재 심리도 속도를 낼 수 있다. 다만 이 시나리오는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해 헌재가 이를 인용했을 때를 가정한 것으로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거나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하게 되면 대선 시계는 멈추게 된다. 야당은 7일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부결되면 될 때까지 재발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의 동참을 얻어내지 못하는 한 가결 가능성을 장담하긴 어렵다. 당분간 야당 주도의 정국 운영은 불가피하다. 윤 대통령의 계엄 사태에 대한 야당과 여야 일각의 비판, 국민의 분노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은 이미 상실된 상태다. 가장 시급한 건 내년도 예산안 처리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특활비 등을 전액 삭감한 예산안을 오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려고 한다. 여당이 반발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시계제로의 정국에서 향방을 가늠하는 건 국민 주도의 촛불집회다. 2016년 탄핵 정국 이후 8년 만에 열리는 촛불집회가 주말인 7일부터 본격화되면서 향후 정국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2016년 탄핵 정국 당시에도 세월호 참사, 국정교과서 도입, 임금피크제 등 노동계와 시민단체 집회가 이어지다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을 기점으로 시민들이 참여하는 촛불집회로 번지면서 정국 전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민주당의 김건희여사특검법 촉구를 위한 장외 집회가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계엄 사태 이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촛불을 들고 모이는 데다 대학가 등에서 시국선언이 이어지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분노에 따라 정국의 향방이 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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