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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대통령 민주신당에 힘 보태기?

    노대통령 민주신당에 힘 보태기?

    노무현 대통령이 22일 대선을 앞둔 범여권의 동선에 힘을 보탰다. 문재인 비서실장이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를 예방한 자리를 빌렸다. 지지부진한 범여권의 대선 지형에 노 대통령이 처음으로 의견을 표시한 셈이다. 관례와 달리 13분간의 회동을 모두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문 실장은 비공개 회동 없이 기자들과 함께 당사를 나섰다. 정치적인 해석을 경계한 제스처일 수도 있다. 문 실장은 오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민주평화세력의 대결집과 대통합을 잘해 내신 것을 축하한다. 창당정신이 국민에게 잘 전달되고 지지를 얻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10월 초 남북정상회담 개최 논란과 관련,“민주신당이 국회 논의를 위해 중심을 잘 잡아달라.”고 당부했다. 오 대표는 “당연히 그럴 것”이라면서 “반(反)한나라당 전선과 민주평화세력의 연대 그 자체가 대도(大道)”라고 화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과 민주신당이 가치와 정책에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확인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대통령 탈당으로 현실적인 여당의 개념이 사라지긴 했지만, 국정운영의 파트너십을 꾸려나가자는 공감대가 오간 자리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과 정기국회, 민생법안을 둘러싼 협력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이심전심으로 나눴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관심사는 범여권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노 대통령의 시각이다. 문 실장은 ‘대통합 축하’ 언급으로 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민주신당의 창당을) 노 대통령의 지론인 ‘질서 있는 통합’이 이뤄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풀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신당의 등장을 “정치적 의미의 국민 통합주의가 구현되고 있다.”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선 전략 차원에서 범여권 후보의 동력을 차단하기 위해 2차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주요 이슈를 매개로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려 한다고 분석하고 있을 것이다. 평소 정책정당을 주창해 온 노 대통령이 이 후보의 ‘대항마’로서 대통합민주신당이 역할해 줄 것을 주문한 자리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박찬구 나길회기자 ckpark@seoul.co.kr
  • [인사]

    ■ 국가청렴위원회 ◇부이사관 승진 △정책기획실 혁신인사기획관 李衍興△홍보협력단 교육홍보팀장 金源麟 ■ 재정경제부 ◇고위공무원단 전보△정책홍보관리실장 김동수△경제협력국장 김영과△경제자유구역기획단 기획국장 문일재 ■ 국방부 ◇서기관 승진 △동원기획관실 金光默△군사보좌관실 金琫烈△계획예산관실 鄭英熙△정보화기획관실 尹現柱△정책기획관실 朴吉成△보건복지관실 成吉洙△국제협력관실 廉柱星△군사시설기획관실 安守鉉 ■ 행정자치부 ◇파견△국정과제실시간관리추진단 부단장 崔月和△한국지방행정연구원 李鍾培◇전보△자치행정팀장 金承洙 ■ 산업자원부 △바이오나노팀장 李丞宰△통상협력정책팀장 黃奎淵△자원개발총괄팀장 白斗玉△석유산업팀장 朴淸遠△무역구제정책팀장 李云鎬△지역산업팀장 李鎬俊△구미협력팀장 金正鎰△섬유생활팀장 鄭東昌△운영지원팀장 金哲浩△화학세라믹표준팀장 白相浩△군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장 金南榮△산업환경팀장 金顯哲△에너지환경팀장 陳宗煜 ■ 주택금융공사 △서울남부지사장 李在京 ■ 교통안전공단 △항공안전센터장 임용규△교통안전교육체험〃 차철근△비서실장 조윤구△감사〃 정병현△자동차성능연구소 연구지원〃 권순관△〃 연구조정〃 용기중△경기지사장 오태교△대전충남〃 노성인△울산〃 강현철△제주〃 이성신△기획조정본부 경영기획팀장 박종우△〃 경영혁신〃 박재준△〃 대외협력〃 이용찬△경영지원본부 인사조직〃 이익훈△〃 재무〃 오성택△도로안전본부 안전관리〃 이수영△〃 지원사업〃 강순봉△철도안전본부 철도심사〃 오인택△〃 철도기술〃 최양규△〃 철도면허〃 허남규△항공안전센터 항공안전〃 신대원△〃 항공시험〃 주영수△교통안전교육체험센터 체험교육장건립〃 전종범△〃 안전교육〃 이홍로△검사운영본부 검사정책지원〃 김완섭△자동차성능연구소(연구지원실) 연구지원팀장 천현종△〃(〃) 시설관리〃 김종경△〃(〃) 기준연구〃 최영태△〃(〃) 기술심사〃 천명림△〃(〃) 전장연구〃 신재승△〃(〃) 동력연구〃 권해붕△〃(〃) 충돌연구〃 김규현△〃(〃) 선행연구〃 윤경한△〃(〃) 주행연구〃 최선모△경기지사 안전관리〃 조재근△부산경남지사 〃 김석문 ■ 성신여대 △교무처장 겸 교수학습지원센터장 강병개△기획처장 조경태△정보통신처장 겸 IT교육원장 서동수△연구처장 겸 산학협력단장 박기성△학생처장 정연주△입학홍보처장 서리 임상범△중앙도서관장 한만영 ■ 아시아경제신문 △관리국 총무부장대우 조병무 ■ 극동건설 △건축개발사업본부장(부사장) 조영희△감사 이진△영업본부장(전무) 박영철△토목사업본부장(전무) 정건교△경영지원부문장 유병택
  • [韓中수교 15주년 특집] 대륙속의 한국기업

    [韓中수교 15주년 특집] 대륙속의 한국기업

    중국이 냉전시대 ‘죽(竹)의 장막’을 걷어내고 우리나라와 외교관계를 복원한 지 오는 24일이면 만 15년이 된다.1992년 수교 이후 두 나라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면에서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지만 그 중에서 단연 최고는 무역·투자 등 경제분야 교류다. 상대방이 없는 자국 경제는 이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 나라의 전체적인 경제교류와 국내기업 진출 현황,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서로에게 도움 준 ‘윈-윈’의 15년 수교 이후 15년간 두 나라는 서로에게 성장 로켓의 추진체와 같은 역할을 해 왔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수출확대와 무역수지 흑자에 기여하며 한국경제를 힘차게 견인했다. 한국은 중국에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며 경제대국으로 도약하는 탄탄한 디딤돌을 놓아 주었다. 우리나라는 부품·소재 산업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고도성장하는 중국에서 착실히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 중국은 경쟁력을 잃어가던 우리 중소기업에는 저임금 노동력으로 새로운 생존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했다. 대기업에는 협소한 내수시장을 넓힐 수 있는 광활한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주요 부품과 소재를 한국에서 들여온 것은 중국 수출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이유가 됐다. 우리 경제가 1997년 말의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빠르게 회생할 수 있었던 결정적 원인도 중국의 성장이었다. 마이너스 성장 속에 내수가 가라앉았을 때 전자·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판로와 투자처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달러는 국제통화기금(IMF) 부채를 조기에 상환하고 ‘경제독립’을 되찾는 원동력이 됐다. ●수교 이후 대중 무역흑자 1100억달러 두 나라 경제교류의 비약적인 확대는 각종 통계치들이 말해 준다. 수교 첫 해인 92년 63억달러에 불과했던 두 나라간 교역규모는 지난해 1180억달러로 19배가 됐다. 한국에서 중국으로의 수출은 92년 26억 5000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694억 6000만달러로 25배가 됐다. 우리나라의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3.3%에서 21.3%로 뛰었다.2위와 3위인 미국(13.3%)과 일본(8.2%)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같은 기간 37억 2000만달러에서 485억 6000만달러로 13배가 됐다. 전체 비중은 4.6%에서 15.7%로 높아졌다.2004년 미국을 뛰어넘어 한국의 2대 수입국이 된 데 이어 올해(1∼5월)에는 17.6%로 비중이 더 높아지면서 16.4%인 일본을 제치고 1위가 됐다. 무역수지는 우리쪽이 압도적으로 플러스(+)다.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흑자는 209억달러나 됐다.93년부터 따지면 총 1147억달러의 외화를 우리나라에 안겨줬다. ●중국 직접투자 제조업과 연해지역 편중 대중 직접투자(실행액 기준)는 92년 1억 4000만달러(170건)에서 지난해 33억 1000만달러(2300건)로 24배가 됐다.2002년 이후 중국은 한국이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부은 나라가 됐다. 현재 한국기업이 중국에 세운 법인은 국내 수출입은행 통계로는 1만 6000개, 중국 정부 통계로는 3만개에 이른다. 수출입은행 통계에서는 미신고 진출법인이 누락돼 있고 중국정부 통계에서는 철수한 기업 등의 현황이 빠져 있다. 한국기업의 투자중 제조업 부문 비중은 92년 이후 줄곧 80% 수준의 높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81.3%로 우리나라 해외 직접투자의 제조업 평균비중(47.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업 진출이 빈약해진 결과를 낳아 향후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상했다. 지역별로는 장쑤성 32.3%, 산둥성 24.6%, 톈진시 8.5%, 베이징시 8.1%, 상하이시 6.5%, 랴오닝성 5.4%, 광둥성 3.8% 등 연해지역, 장강 삼각주, 동북 3성에 투자가 집중돼 있다. 상호 방문자를 기준으로 한 두 나라간 인적교류는 93년 21만명에서 2005년 367만 3000명으로 17.5배가 됐다. ●대중 자본·인력 역조 심화 한·중 수교 후 지난 15년간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무역으로만 1100억달러가 넘는 돈을 벌어들인 것은 사실이지만 자원과 인력의 ‘한국→중국’ 편중 및 역조(逆調)가 심해지는 것은 장기적으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은 전체 인구의 8%에 이르는 392만 4000명이었으나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인구의 0.1%도 안 되는 89만 7000명에 불과했다. 단순 비교로도 한국의 23%에 불과하다. 김하중 주중 한국대사는 지난 8일 한·중 수교 15주년 포럼에서 “한국의 대중 투자액은 345억달러에 이르지만 1조 30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자랑하는 중국이 한국에 투자한 규모는 겨우 22억달러에 불과하다.”며 양국간 교류의 불균형을 지적하기도 했다. ●열악해지는 현지 비즈니스 환경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넛크래커(nutcracker)에 끼인 호두’ 등의 표현에서 드러나듯 훌쩍 커버린 중국의 산업 경쟁력은 국내기업들에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온 지 오래다. 이미 예견됐던 일이고 국내 기업들이 스스로 경쟁력으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지만 여기에 더해 중국정부의 각종 규제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정부는 기업소득세법을 개정해 외국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을 없앴고 수출기업에 부가가치세를 감면해 주는 수출증치세 환급제도도 차츰 철폐하고 있다.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환경규제 입법이 잇따르고 있다. 빠른 임금 상승, 노동자 권익 강화 등도 우리 기업에는 역풍이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는 현지 진출 국내 기업들이 생산활동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수익성 관리를 사업목표의 정점에 놓고 마케팅·브랜드·유통·애프터서비스 등 종합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지 5년이 지나는 등 글로벌 스탠더드를 확립해 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와 달리 현지의 법·제도와 원칙에 입각한 사업을 펴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는 사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2차 남북정상회담] 평화협정등 성과도출이 ‘관건’

    [2차 남북정상회담] 평화협정등 성과도출이 ‘관건’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은 남북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남북이 한반도 상황을 창의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남측의 대담한 대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맞물린다. 회담 내용과 결과에 따라서는 2·13 합의에 따른 초기 이행 조치를 비롯해 순항 기류를 타고 있는 북핵 6자회담의 신뢰 구축에 결정적인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언적이고 형식적인 회담에 그친다면 남북 내부의 역풍을 맞는 것은 물론 남북이 북·미 관계에 끌려가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 무엇보다 한반도 문제의 두 당사자인 남북 정상이 평화협정 체결을 비롯해 실질적인 진일보를 이뤄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1. 의제는 2차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이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남북 모두 구체적인 의제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평화선언’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의제는 향후 협의에서 구체화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기초적인 의제 조율작업 없이 정상회담이 성사됐을 것으로 보긴 힘들다. 무엇보다 이번 회담이 2000년 1차 회담의 답방 형식이 아니라 남측의 선(先)제안으로 성사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남측이 내놓을 보따리가 많다는 의미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 당시 ‘행동 대 행동’원칙의 ‘당근’으로 제시됐다가 북핵 문제로 잠복한 포괄지원 카드가 거론된다. 에너지 지원을 비롯한 경제협력 증진, 당사국간 관계정상화 등이 포함된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남측이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보일 수 있다는 뜻을 북측에 시사했을 가능성도 있다. 남측이 남북 국방장관회담의 정례화를 제의하고, 이 회담을 통해 NLL 문제 등을 풀어 나갈 수 있다는 의사를 건넸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측은 비핵화 의지를 확실히 천명하고 핵 불능화 등 진전된 태도를 남측에 약속했을 수 있다. 정상회담 직후인 9월초 6자 수석대표회담 일정을 감안하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불능화 합의’는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2. 북한은 왜 응했나 선군(先軍)체제로 내부 안정을 꾀해 온 북측은 왜 남북 정상회담을 수용 했을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정상회담 수용 이유를 ‘남북과 주변의 분위기 성숙’에 두었다고 김만복 국정원장은 이날 전했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노무현 대통령을 만날 결심을 갖고 있었으나 한반도 주변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역으로 북측이 6자회담 등 한반도 상황의 급진전에 대비, 나름대로 발언권과 지분의 강화를 원하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국정원 산하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조성렬 신안보연구실장은 “6자의 틀 속에서 지분을 갖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를 회복하고 남측을 지렛대로 삼아 6자회담을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선(先) 민족공조-후(後) 6자테이블’이라는 시나리오다. 종전(終戰)선언에 관심을 가진 북측이 남북 관계 진전을 대미(對美) 압박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남북정상의 평화선언을 4자 외무장관 등이 참여한 종전선언 논의의 징검다리로 삼으려 한다는 지적이다. 국방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을 제안한 상황에서 북측이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면 미국이 북측과의 관계에도 부담과 책임을 갖고 응하지 않을까 판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3. 왜 평양인가 김 국방위원장은 1차 회담에서 ‘답방’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2차 회담 성사 과정은 평양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답방 없이 ‘또 평양 방문’으로 결론난 것이다. 일각에서는 “남측이 정상회담 성사 자체에 매달리다 보니 장소 문제를 북측에 맡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만복 국정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북측이 평양을 제의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잘 모시기 위해서는 평양이 가장 품위있는 장소가 되겠다고 제의해 와서 노 대통령이 평양을 가겠다고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에 “언제 어디서든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다는 정부의 방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서 “장소 문제에 구애받지 말아 달라.”고 설명했다. 2차 회담은 서울이든, 제주든 남쪽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기대가 있어 왔다. 이마저 어렵다면 김 국방위원장의 육로를 통한 개성 회담이 ‘대안’으로 거론됐을 법하다. 정부측은 이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때문에 남북 모두 공개하기 어려운 중대한 이유가 있지 않으냐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설이 정상회담 장소와 연관됐을 가능성이나 경호상의 문제가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4. 뒷거래 있었나 ‘대선용 북풍(北風)’ 시나리오라는 일부 비판을 무릅쓰고 회담을 전격 추진한 것은 정부에게는 부담이다. 벌써부터 한나라당은 ‘뒷거래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남북이 정치적·경제적 필요에 의해 물밑으로 뒷거래를 했다는 주장이다.1차 정상회담 당시 우리 정부가 5억달러 상당의 현금과 현물을 이면 지원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대폭적인 지원이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나라당 정보통인 정형근 최고위원은 “6·15 공동선언이 돈 뒷거래로 이뤄졌다면 이번 선언은 정치적 뒷거래로 합의된 의혹이 짙다.”면서 “핵 폐기를 위한 정상회담이면 몰라도 정치적 거래에 의해 의제가 선정된다면 정부·여당에 오히려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전적 뒷거래 여부에 대해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면서 “1차 정상회담과 북한의 대남관계 행태 등을 볼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갑 의원도 “임기가 다 돼가는 상황에서, 더욱이 의제도 설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은 명백한 대선용”이라고 밝혔다. 특히 “남북이 ‘교류를 양적·질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한마디로 ‘엄청난 퍼주기’를 약속한 것을 의미한다.”며 대북지원에 관한 이면합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만복 국정원장은 “회담 추진 과정에서 공개·비공개 채널이 모두 활용됐지만, 내적으로는 아주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부인했다. 5. 임기말 실효성 있나 남북정상회담 카드는 개헌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후반 3대 승부수로 꼽혀 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나 우리의 국제 신인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임기를 6개월 앞둔 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은 ‘양날의 칼’로 보인다. 평화선언이나 군사적 조치 등의 지속적인 진전을 이루기에는 임기말 참여정부의 동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선언과 상징성의 위력은 있겠지만, 당장 실질적인 성과의 체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자회담이나 북측의 내부 상황이 우리 정부가 관리하기에는 지나치게 가변적이라는 점도 임기말 노 대통령에게는 부담이다. 북·미 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내년쯤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나 국방부 내에서 두 차례에 걸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결렬된 뒤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에 소외감을 토로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회성 성과보다는 다음 정부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남북정상회담의 제도화·정례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노 대통령의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 발언은 임기말 한계를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박찬구 이세영기자 ckpark@seoul.co.kr
  • [문화마당] 지위지향형 사회의 업보/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장·사학

    가짜학위 파문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신정아 교수 사건을 보자니, 한국사회의 작동 역학을 꿰뚫어 본 라이샤워(E O Reischauer)의 혜안이 아직 빛을 발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쓴웃음이 절로 난다. 그는 전통시대에 일본은 신분 상승이 불가능한 사회구조 안에서 자기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목표지향형 사회’였기에 자력으로 근대를 이룰 수 있었지만, 과거제도가 상징하듯,‘지위지향형 사회’였던 한국은 그럴 수 없었다고 우리의 슬픈 역사를 꼬집는다. 수백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음식점이 즐비한 일본에서는 명문대를 나오고도 가업을 잇는 이들이 화젯거리도 되지 못한다. 하나 대를 잇는 맛집이 가물에 콩 나듯 드문 것이 우리의 현주소이니, 근대 이행기 한국과 일본의 패인과 승인을 두 나라 사회의 특수 속성에서 찾은 그의 탁견에 고개가 절로 끄떡여진다. 대학 입시철 전국의 사찰과 교회마다 자녀들의 대학 합격을 비는 모성 깃든 천배의 기원행렬과 수능기도가 이어지는 것을 보면 아직 한국은 지위지향형 사회가 분명하다. 대구 팔공산 갓바위 부처에 축원의 발길이 줄을 잇는 까닭이 부처님이 쓰고 있는 갓이 지위를 보장하는 징표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그럴싸하게 들리니 말이다. “한국의 여러 조직들은 조직 자체나 조직원들이 중심축을 향해 상승하는 흐름에 참여하려고 하는 아메바적 성격을 갖고 있다.…모든 가치는 중앙권력에 속했다. 권력기반도, 안정성도, 야심을 만족시킬 수 있는 대체 수단도 없이 권력을 향한 경쟁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났다. 이 사회는 높이 솟은 원추형 소용돌이라는 특유의 형태를 만들어냈다.”(‘소용돌이의 한국정치’) 오늘 우리의 사회상을 중앙권력을 향해 모든 성원이 휘몰아쳐 달려드는 ‘소용돌이 구조’로 꼬집은 헨더슨(G Henderson)의 지적은 더 아프다. 몇해 전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 분의 정년퇴임이 항간의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의 동료들이 국회의원으로, 장관으로, 총리로 중앙권력을 향한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 버려 광복 후 정년을 채운 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코미디언 이주일, 탤런트 최불암, 가수 최희준, 앵커 한선교, 벤처 기업인 이찬진.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국회의원이 답이다. 사실 우리 국회는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이들을 빨아들여 마셔버리는 소용돌이치는 중앙권력의 블랙홀이나 진배없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일본만화 ‘미스터 초밥왕’의 주인공 쇼타의 꿈은 소박하다. 최고의 초밥 요리사가 되어 가업을 잇는 것이다. 일본의 교수사회도 중앙권력으로 진출하기를 꿈꾸지 않는다. 우리보다 앞서 1871년에 천민을 해방했다지만, 아직 일본 사회는 300만명을 헤아리는 차별받는 천민 집단이 실제로 존재한다. 여전히 일본은 신분제 사회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에게 양반은 더 이상 귀족의 명칭이 아닌 제3인칭 대명사일 뿐이다. 시각을 달리하면 누구나 양반이 된 다원적 시민사회를 일구어 낸 우리 사회의 숨은 발전 동력은 지위를 향한 모든 이들의 경쟁일 수도 있다.1960년대 대학은 상아탑이 아니라 우골탑으로 불린 적이 있었다. 전통시대 지위 상승의 사닥다리였던 장원급제의 교지는 모두가 양반이 된 광복 이후 대학 졸업장으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OECD 가입국 중 최고의 대학진학률을 자랑하는 오늘 한국 사회에서 중앙권력으로의 진입을 위한 보증수표는 이제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졸업장뿐이다. 가짜학위 소동은 지위지향형 사회에서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소극(笑劇)이다. 조기유학이 줄을 잇고 영어능력이 취직의 절대 잣대가 된 오늘 우리 사회의 자화상은 여전히 슬프다. 어찌 보면 신정아 사태는 능력보다 학벌을 좇는 소용돌이에 쏠려 들어가는 우리 모두를 소스라쳐 일깨우는 정문일침일 수도 있지 않을까. 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장·사학
  • [취임1주년…단체장 인터뷰] 김완주 전북지사 “도정 최종 목표는 산업부흥 중앙 의존적 경제구조 탈피”

    [취임1주년…단체장 인터뷰] 김완주 전북지사 “도정 최종 목표는 산업부흥 중앙 의존적 경제구조 탈피”

    “전북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북의 신 산업혁명은 이제 시작입니다.” 취임 1년을 맞은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10일 “지난 한해는 전북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해 지혜를 모으고 밑그림을 그리는 데 총력을 기울인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터를 고르고 기둥을 세우는 단계이지만 중앙 정부와 기업들이 스스로 변하는 전북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북 도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북의 산업을 부흥시키는 것입니다.” 김 지사는 “단기적인 경기부양이나 중앙 정부만 바라보는 의존적 경제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전북이 추진해온 일련의 산업정책은 전북의 신 산업혁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전북이 변하고 있다는 증거로 우선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시작했다.’는 점을 내세운다. 도는 지난 1년 동안 전북의 미래 비전과 발전 전략, 각 산업의 중장기 계획을 세우는 일에 삼성경제연구원 등 한국 최고의 두뇌집단을 동원했다. 예전에는 다소 느슨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도청 직원들이 매일 밤 늦도록 야근을 하며 지역 발전을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는 것도 크게 달라진 풍속도이다. “첨단 부품소재와 식품 산업, 국제 해양관광단지 조성, 신재생에너지산업은 전북의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입니다. 그 유효성과 가능성은 충분히 입증됐습니다.” 김 지사는 “산업 전략 수립과 함께 사업의 목표가 뚜렷해졌다.”면서 “모든 산업의 기초가 되는 국제공항과 항만의 글로벌화를 힘껏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경제 제일주의’를 내걸고 1년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그는 국정시책 합동평가 최우수기관 선정, 돈 버는 농어업 육성, 글로벌 인재 양성 등 많은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었다. ▲전국 최고 수준의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 ▲새만금특별법 제정 가시화 ▲첨단부품소재산업 본궤도 진입 ▲복합소재기술원 설립 ▲도 산하 5개 기관 낙후지역 이전 추진 등은 민선 4기 1년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남은 3년은 전북의 4대 성장동력산업을 그려진 구상에 따라 실천하고 성과를 거두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김 지사는 앞으로 경제발전의 구상을 완성하고 필요한 인프라를 마련함과 동시에 민자를 유치해 공장을 짓고 고용을 창출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행정 혁신뿐 아니라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교육현실 개혁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1000억원을 투자해 우수교사 유치, 농촌지역 특목고 확대, 교육의 현장성 강화로 우수한 향토 인재를 육성키로 했다. “전북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사회대타협을 실현하는 사회연대협약을 제안합니다.” 김 지사는 전북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군이 소지역주의를 벗고 지역간 화합과 상생 발전을 모색하자고 말했다. 또 노사 대협약으로 전국에서 제일가는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만들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안정된 고용시장을 조성해 기업들이 찾아오는 지역으로 만들 것을 호소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열린세상] 공무원의 액션 바이러스/문인철 정치경제평론가

    [열린세상] 공무원의 액션 바이러스/문인철 정치경제평론가

    연일 정치판과 매스컴은 검증이다, 통합이다 하면서 떠들썩하다. 뭐 그리 법석이냐며 못마땅해하는 분도 있겠지만, 이해해줘야 한다. 마을 이장을 뽑더라도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불기 마련인데, 하물며 한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대통령 선거인데 조용하겠는가. 이 정도의 야단법석은 당연한 것이다. 어떤 언론에서는 소모적인 소란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자신들의 구도대로 대선을 진행하려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수작이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정책토론회를 거치면서 공약을 제시하였다. 반면 여권에서는 거의 매일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출마 선언만 했을 뿐이지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1980년 이후 대선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공약이 있는데 ‘규제완화’ 또는 ‘규제철폐’가 바로 그것이다. 현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에게도 규제완화의 공약이 빠지지 않았다. 향후 공약을 제시할 여권의 후보들도 공약에 규제완화가 들어갈 것은 뻔하다. 물론 과거에도 새로 출범한 정권마다 경제동력과 기업가정신을 좌절시키는 규제를 없애고자 노력하였다. 실제로 규제완화의 성과도 있었다. 문제는 대선을 치를 때마다 규제완화가 공약으로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다. 여전히 규제완화는 경제문제의 주요 화두인 것이다. 인류역사상 정부가 존재하면서도 규제가 전혀 없는 자유방임(laissez-faire)은 경제학 교과서에서나 등장하는 체제이다. 경제사적으로는 예외적으로 자유방임시절이 존재한 적이 있긴 했다. 영국에서 산업혁명기의 약 40여년과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직후의 약 12년이다. 산업혁명이 최고조일 때 영국정부는 뒷북만 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규제하고자 해도 혁명적으로 변화하는 기술과 생산량의 증가를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예측이 가능해야 지원을 하든, 규제를 하든 할 것이니까 말이다. 독립 후의 미국은 좀 다른 경우이다. 중앙정부가 있었지만 상징성만 존재했지 실권이 없었다. 그래서 정부체제가 갖추어지기 전 처음 12년 동안 자유방임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 두 경우도 아주 짧은 기간일 뿐이다. 이렇듯 이 두 경우 외에는 정부규제가 없는 세상이란 상상조차 불가능하다. 산업혁명 등의 경제적 혁명기는 혁명기라는 명칭 자체로서 정부규제가 어려웠다는 것이 이해된다. 그러나 세계의 각 나라들과 우리나라 각 정권들이 규제완화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은 공무원의 특성을 알아야만 이해가 된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공무원이 존재하는 한 규제는 피할 수 없다. 공무원의 주요 업무가 인·허가이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은 행동하고 싶어한다. 명분은 얼마든지 있다. 시장작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또는 시장실패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이다. 공무원은 행동하지 않으면 존재 이유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행동하지 않는 것을 두려워한다. 일종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통용되는 용어는 아니지만 ‘액션 바이러스’이다. 즉, 공무원은 액션 바이러스에 의해 규제강화를 위한 액션을 지속하려는 의지에 늘 사로잡혀 있다. 과거 각 정권들이 출범시마다 규제철폐를 부르짖었지만 공무원의 비협조로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바로 공무원의 ‘액션 바이러스’ 때문이다. 규제완화를 통해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려 한다면 액션 바이러스를 제거하지 않고는 절대 불가능하다. 교육이나 지시를 통해 변화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 종류가 아니다. 결국 규제완화를 하려면 규제담당 공무원 직책을 없애야만 가능하다 하겠다. 대통령 선거는 미비한 제도나 정책을 대폭 개선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공무원의 액션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획기적인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문인철 정치경제평론가
  • [취임 1주년…단체장 인터뷰] 박광태 광주시장

    [취임 1주년…단체장 인터뷰] 박광태 광주시장

    “첨단 산업과 문화가 어우러진 멋진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은 6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전국에서 가장 살고 싶어하는 ‘1등 광주’를 만드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민선 3기와 4기 첫해 동안 소비도시를 생산·수출도시로 변모시킨 것이 가장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1년 31억달러에 불과하던 수출액이 지난해말 92억달러로 늘었다. 올해는 1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해의 수출 증가율,5인 이상 제조업체 수 증가율, 최근 2분기 연속 산업생산 증가율이 각각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박 시장은 “이런 외형적 경제 지표는 시민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생산도시의 꿈을 실현해 가는 청신호”라고 자평했다. 그는 “이같은 결과는 ‘경제가 살아야 시민이 산다.’는 일념으로 지역 산업 기반을 꾸준히 다져온 덕택”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선거 공약으로 제시한 13만 4000개의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올 1·4분기까지 2만 7000개를 만들어 20%를 달성했다. 특히 지난 4월의 취업자는 63만 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만 4000여명이 증가했다. “2009년 국제 광(光)엑스포와 빛의 축제를 열어 광주를 아시아 최고의 광산업 메카로 만들겠습니다.” 그는 경쟁력 없는 부문은 축소하고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을 키우는 데 ‘올인’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광산업을 비롯해 첨단부품, 디자인, 신재생 에너지, 문화콘텐츠 등의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 그는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아시아 문화전당의 랜드마크 기능 보강과 국립아시아현대미술관 설치 등을 문화관광부에 건의했다. 또 문화복합산단·문화전당 주변 도심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국비 확보도 추진 중이다. 박 시장은 최근 불거진 ‘특급호텔 인센티브 논란’에 대해 특1급 호텔을 짓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실련 등에서 말하는 500억,1000억 특혜는 터무니없다며 전문가들로 하여금 호텔건축 업체에 돌아가는 이익이 얼마나 되는지 소상히 밝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는 10월 제88회 전국체전 준비에도 소홀하지 않는다. 그는 “기초질서지키기 운동 등 작은 일부터 챙기고 점검해 성공적인 대회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도곡동 땅 논란에 “할말 없다” 박 시장은 현재 한나라당 대선주자 사이에서 설전이 진행 중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 논란과 관련,“1997년 국회의원 시절 통상산업위원회의 포항제철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땅에 대한 ‘특혜매입’을 추궁한 기억은 나지만 세월이 지나 구체적인 것은 잘 모르겠다.”며 “이 사안에 대해 할말은 전혀 없다.”고 짤막하게 대응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정동영 대선출마 선언… ‘중통령’ 통할까

    정동영 대선출마 선언… ‘중통령’ 통할까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3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 본격적인 대선 행보의 신호탄을 올렸다. 정 전 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대선출마 선언식을 갖고 ‘중(中)통령 시대’‘달나라 시대’를 표방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중통령이란 권위주의적 이미지의 ‘대(大)통령’과는 달리 겸손하고 조화로운 화합형 지도자를 의미한다. 현재 범여권 후보 가운데 지지율 2,3위를 다투는 정 전 의장, 그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현재 정 전 의장의 지지율은 2∼3%대로 이해찬 전 총리로부터도 위협을 받고 있다. 게다가 수개월째 답보 상태다. 정 전 의장은 선언식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비정상적인 한나라당 쏠림구조가 시정되면서 정상화될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내비쳤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그의 말처럼 한나라당의 독주가 무너지는 ‘외부 요인’ 외에는 당장 지지율을 끌어올릴 만한 동력이 없다. 대통합이 범여권 대선주자 지지율의 동반 상승을 담보한다는 보장도 없고, 대통합 실현 자체도 불투명하다. 열린우리당 지도부 출신이자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경력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나라당에서 ‘참여정부 국정실패론’을 들고 나오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친노 주자들이 참여정부 수혜자인 정 전 의장에게 계승 여부를 따져도 난감해진다. 지역적 기반도 불안정하다. 호남 출신임에도 이 지역에서 지지율이 비호남 출신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뒤지고 있다. 범여권 구도가 본격적으로 대선 주자 중심으로 개편되면 한나라당 출신인 손 전 지사에게 거부감이 있는 비노(非盧) 의원들이 정 전 의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범여권의 한 의원은 “아무리 범여권 1위라고 하더라도 한나라당 출신인 손 전 지사를 지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정 전 의장 지지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직 통일부 장관으로서 남북 문제에 대한 전문성을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강점에 속한다. 이 전 시장의 대운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페리 열차 공약에 맞서 내놓은 ‘2025 드림 스페이스 프로젝트’가 파괴력을 가질지도 관심 대상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노무현 또 선거법 위반] 선관위 결정, 피할수 없는 딜레마

    [노무현 또 선거법 위반] 선관위 결정, 피할수 없는 딜레마

    노무현 대통령이 딜레마에 빠졌다. 선관위의 2차 경고를 또다시 거부하고 ‘마이웨이’를 고집하자니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발걸음이 무겁고, 이를 받아들이자니 레임덕 가속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선관위의 거듭된 선거법 위반 결정에도 불구하고 법적 절차나 강경 발언 등 실력행사를 강행한다면 스스로 국가기관과 현행 법의 권위를 두차례나 무시하는 모양새를 빚게 된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반대 정파와 시민단체, 여론의 역풍이 불을 보듯 뻔하다. 북핵 문제의 연착륙과 남북정상회담 추진 등에 주력해야 할 임기 말 국정운영의 동력이 소진될 수밖에 없다. 역으로 노 대통령이 선관위의 결정을 수용한다 하더라도 딜레마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대선 정국에서 입을 다물고 한발 물러서는 순간 노 대통령의 유일한 정치자산인 참여정부 정책 성과와 도덕성을 지탱하고 설파할 힘을 잃게 된다. 이는 정치권에서 부는 참여정부 실패론을 더이상 차단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노 대통령-참여정부 평가포럼-친노(親盧)진영의 3각축으로 범여권 대통합의 주도권을 잡아나가려던 당초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청와대가 18일 밤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은채 관련 비서관 긴급 회의를 통해 공식 입장 발표를 19일로 미룬 것도 이같은 고민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날 선관위의 결정은 당초 청와대 예상이나 1차 결정 때보다 수위가 높았다는 점에서 청와대 관계자들은 “예상밖”이라며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동안 청와대는 “대통령의 선거중립 의무를 규정한 선거법이 헌법의 취지와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지 않다.”며 권한쟁의 등 법적인 절차를 밟아나가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이번 선관위의 2차 결정은 청와대의 이같은 주장을 일축한 것으로 향후 청와대의 대응이 주목된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2일 한나라당의 2차 고발 직후 “법적인 판단이 나올 때까지는 선거법 위반 문제에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밝혔으나 13일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또다시 “열린우리당이 선택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한나라당이 인터뷰 내용을 문제삼아 3차 고발 방침을 밝히자 “특정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선거법 위헌” 盧발언 파문] “실패 말하는 사람들은 정신 이상”

    盧대통령 참여정부 실패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이다. 내통했던 사람들이 실패했다고 중상모략하고 있다. 국정실패라는 말을 납득하지 않는다. 대체 비교해 보면 제가 민주주의를 어느 정권보다 잘못했나. 나라 경제가 어느 정권에 비해 잘못됐다는 것이냐. 실패라고 매도될 만큼 실패하지는 않았다. 하도 억울해서 정책 투입이든 산출이든 정책 평가 지표를 모아서 책을 만들었다. 반응 이에 대해 정치컨설팅업체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열린우리당 지도부나 범여권 지도자들이 참여정부의 정책이 실패하지 않았다는 것에 동의를 해야 대통합 신당에 동력을 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의사 표명이 없으면 서로 차이는 커지고 대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측 이정현 공보특보는 “노무현 대통령은 아직도 9개월이나 임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포기한 듯한 감정정치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국정을 정상화시키고 민생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책임정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밀리면 레임덕”… 거침없는 ‘盧氣’

    “밀리면 레임덕”… 거침없는 ‘盧氣’

    청와대는 호흡이 가쁘다. 중앙선관위의 ‘선거법 일부 위반’ 결정과 ‘선거중립 의무 준수’ 요청에도 노무현 대통령의 거침없는 ‘말세례’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조치로 임기 말 국정 운영과 정치 행보의 동력을 쉽사리 놓을 수 없다는 기류가 읽힌다. 청와대가 7일 오후 5시30분쯤 문재인 비서실장 주재로 정무관계 회의를 가진뒤 선관위 조치에 “납득하기 어렵다.”며 유감을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선관위 발표 이후 1시간40분 만에 브리핑을 통해 “법적인 대응을 좀더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할 생각”이라면서 “‘준수요청’이 선관위법에 명백한 근거를 갖고 있지 않고, 경고도 아니고, 행정처분인지의 성격도 모호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선관위의 결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법적 대응을 하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소원과 권한쟁의 등이 여러 방법 중 하나라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 일각에서는 ‘권한쟁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선관위의 결정에는 “너무나 당연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선관위의 이번 결정 이후에도 노 대통령이 이슈의 중심에 서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끊임없이 이슈를 생산해 내고, 왁자지껄한 논쟁의 핵심에 서서 정국 흐름의 주도권을 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지난 2일 참여정부 평가포럼 강연 이후 일련의 과정에서도 노 대통령은 할 말을 다한 셈이며, 앞으로도 “할 말은 하겠다.”는 기류다. 이번 논란 자체가 노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상처’를 입혔다는 점에서 레임덕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노 대통령의 반격이 오히려 더 강화될 것이라는 추론도 제기된다. 선관위의 판단이 “최종·최고”가 아니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를 생각하겠다.”는 청와대의 기본 원칙도 이를 뒷받침한다. 청와대가 이날 오후 주요 국정과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6월 임시국회에서 민생·개혁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기 위한 국정연설 요청서를 국회의장실에 전달한 것도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과 계속 대립각을 세워 나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참여정부 평가포럼 강연이 사전선거 운동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결론났다는 점은 노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운영과 공정한 대선 관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친노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노 대통령과 그 주변의 움직임이 끊임없이 정치적 갈등과 공방을 가열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치세력’이 아니라 ‘정책세력’을 자칭해 온 참여정부 평가포럼은 ‘시한부 면죄부’를 받고 향후 행보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선관위의 결정은 “현 시점에선 위반이 아니다.”라는 전제가 달렸다고 한 선관위원이 밝혔듯이 향후 ‘선거용’ 활동에 나설 경우 또다른 논란의 소지를 안게 됐다. 범여권의 지각 변동 과정에서 형식과 내용이 어떻든 친노 세력의 ‘우군’으로서 모종의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이나 범여권의 비노·반노 세력과 알력과 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 대선 개입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기고] 우리 중소기업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한국정책과학학회 회장

    지난주에는 온 나라가 공기업·공공기관 감사들의 남미(南美) 외유 세미나 파문으로 시끄러웠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의 99%, 일자리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계의 연중 최대 행사인 ‘중소기업 주간행사(14∼20일)’는 이러한 파문에 묻혀 언론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경제 이야기만 나오면 중소기업 문제가 빠지지 않지만, 중소기업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오해는 크게 세가지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오해이다. 이러한 주장은 과거 1980년대까지는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1990년대 이후에는 그렇지 않다. 특히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을 겪으면서 대기업의 경우 고용 흡수력이 크게 약화되고, 정보통신(IT)산업에 크게 의존하면서 국내 산업간 분업연관이 약화되는 등 고용없는 성장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나, 중소기업 분야는 1997년 이후 2003년까지 221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중소기업은 최종 완제품 수출 측면에서 32.4%를 차지하고 있고, 대기업 완제품에 공급되는 부품이나 반제품까지 포함하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더욱이 2000년대 우리 중소기업의 고용, 생산, 부가가치 기여율이 각각 77.3%,48.6%,49.4%로 나타나 산업의 중심축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도리어 정부의 지원정책을 최소화하여야 한다.”는 오해이다. 선진 각국의 중소기업 연구개발비 중 정부 지원비율을 살펴보면 프랑스 40.9%, 영국 36.8%, 미국 36.3%, 독일 30.7%인데, 우리나라는 24.3%로 중국(33%)에도 뒤지고 있다. 정부의 일방적 퍼주기식 중소기업 지원은 당연히 철폐해야 하지만, 연구개발분야에 대한 지원은 다르다. 연구개발 지원을 단순히 시장원리에만 맡기면 대기업은 안정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 전념할 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높은 투자위험으로 R&D 투자를 기피하게 될 것이고, 신기술분야에 대한 창업도 미진하게 되어 결국 국가 성장동력이 위축된다. 따라서 이러한 R&D 투자에 정부가 위험을 공유하고 투자위험을 줄여주어 R&D 투자 및 신기술기업의 창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국가경제의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길이다. 마지막으로,“중소기업은 그 자체가 문제”라는 오해이다.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자금난, 인력난, 원자재난, 판로난 등은 중소기업 애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자금난, 인력난, 원자재난 등은 중소기업 문제의 원인이 아니고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그동안 대기업 중심의 지원시스템,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중소기업의 어려운 여건이 차곡차곡 모여서 생긴 ‘병목현상(bottleneck)’으로 이해해야 한다. 현재 중소기업이 처한 어려움은 그동안 중소기업정책이 당장의 어려움 해결에만 치중하면서 중소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데에는 소홀했기 때문이다. 많은 중소 기업인들은 과거 ‘발등의 불끄기’식 지원이 아닌 자생력 있는 중소기업 R&D 부문에 대한 정부의 선별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한국정책과학학회 회장
  • 盧,단임제 한계 토로…“김 빠지고 동력 저하”

    “단임제 임기말에 김이 빠지고, 동력이 떨어진다.” 노무현 대통령이 단임제 임기말의 한계를 지적하며, 임기내 개헌 무산의 아쉬움을 털어놨다. 노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요즘 일할 때마다 ‘지금 시작해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하는 망설임이 생긴다.”면서 “그럴 때마다 개헌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와 카드대란을 초래한 전임 대통령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환율과 부동산 등 주요 사안을 ‘일일 점검’하고, 하루 두세 차례씩 정책 점검회의를 여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노 대통령으로서도, 시간의 흐름 앞에서 느끼는 무력감은 피할 수 없는 듯하다. 청와대는 16일 “당시 국무회의 발언 중 ‘레임덕이 없다.’는 내용이 주목을 끌었지만, 대통령 발언의 취지는 ‘단임제의 한계와 그 보완책’을 강조한 것이었다.”며 발언 내용 전체를 청와대브리핑에 올렸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반 국민이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정부 사이트에 접속해 바로 찾아갈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정보공개를 만들고 싶다.”고 예시한 뒤 “정말 해보고 싶고, 하면 좋겠는데 아무리 계산해도 임기중에 끝날 일이 아니니까 김이 빠지고 저 스스로 동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개헌을)차기 국회의 약속으로 넘겼지만, 다음 대통령도 단임제의 어려움을 또다시 겪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규제개혁 얘기를 하다가도 임기 안에 마무리할 수 있을까, 그동안의 경험과 분석을 토대로 새로운 정책을 세울 수 있을까, 그런 연구결과와 성과가 다음 정부에서 흐지부지되어 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레임덕보다는 정치권과 여당의 비협조 때문에 국정 수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당의 협조를 구하지 못해 걸려 버린 법이 자치경찰법을 비롯해 몇 가지 된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단임제 임기말’의 보완책을 임기 없는 공무원에서 찾아야 한다고 제시했다.“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하면 담당부처와 책임자를 정해 부처의 과제로 뿌리를 내리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국무회의 직후에는 노 대통령이 “공무원이 열심히 일한 덕분에 정부 내부에 레임덕 현상이 없다.”고 자신감을 표현한 대목만 보도됐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프렌치 리포트] (27) 나폴레옹·드골 그리고 사르코지

    프랑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을 꼽으라면 단번에 떠오르는 인물이 나폴레옹과 드골이다. 프랑스 어디를 가나 이들 두 사람의 거대한 그림자를 피할 길이 없다. 그만큼 나폴레옹과 드골은 프랑스 근·현대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프랑스가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혼란과 격동의 시대였기에 두 인물의 지도력은 더욱 빛을 발했을지 모른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769∼1821)는 대혁명 이후 혼란의 와중에서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제도 전반에서 근대국가로서 프랑스의 기틀을 다졌다. 샤를르 드골(1890∼1970)은 2차 대전으로 피폐해진 경제를 10년 만에 기적적으로 일으키고 프랑스를 독일과 맞먹는 공업대국으로 만들었으며 유럽통합의 주역이 됐다. 지나치게 강한 자아(自我), 자신의 야망을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의 희생을 강요한 탓에 부정적인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의 투철한 국가관과 시대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은 ‘강력하고 위대한’ 프랑스를 건설하는 원동력이 됐다. ●나폴레옹이 없었다면? 1840년 12월15일 아침,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나폴레옹의 유해가 개선문을 지나 샹젤리제와 콩코드 광장을 거쳐 앵발리드(상이군인병원이라는 뜻) 앞 마당에 도착했다.10만명의 파리 시민들이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죽은 지 19년 만에 파리에 돌아온 영웅 나폴레옹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나폴레옹의 유해는 그의 유언대로 센강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앵발리드 지하에 안치됐다. 나폴레옹처럼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는 인물도 없을 것이다. 뛰어난 재략과 강력한 의지로 정상에 오른 전쟁영웅이지만 자신의 야망을 채우기 위해 수많은 젊은이를 전쟁터로 내 몬 침략자이자 독재군주였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어찌됐건 그는 52년의 짧은 생애 동안 프랑스 역사에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200년 전 나폴레옹이 만든 많은 제도들이 아직까지 프랑스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 그는 전국을 현(縣)이라고 불리는 98개의 행정단위로 나누었다. 오늘날까지 존속하는 이 행정단위는 중앙집권 체제를 강화시켰으며 행정능률을 배가시켰다. 그는 또 수백년간 이어져온 방대하고 모순된 구법전과 법률을 재정비해 간결명료한 최초의 근대적 민법인 ‘나폴레옹 법전’을 편찬했다. 세습 귀족제의 폐지, 상속권의 평등, 인종차별 철폐, 결혼과 이혼의 자유 등을 규정한 이 법전은 나폴레옹 원정군에 의해 전 유럽에 퍼져 근대 유럽국가들의 법전편찬에 본보기가 됐다. 그는 국립 프랑스 은행을 설치하고, 전국에 세무소를 설치해 국가 재정을 확보했다. 근대적인 교육제도를 만든 것도 나폴레옹이었다. 프랑스 역사상 그만큼 프랑스를 변화시킨 인물은 없었다. 파리의 모습도 바꿔놓았다. 그는 파리를 통치의 중심지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범 도시로 만들기로 작정하고 새로운 거리, 웅장한 건물, 분수대 등을 짓도록 했다. 그 중 하나가 파리의 상징물이 된 개선문이다. 개선문은 나폴레옹이 1804년 위대한 프랑스 군대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명령을 내려 세워진 것이다.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과 비슷한 외관의 마들렌 성당도 프랑스군의 영광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콩코드 광장에 우뚝 선 오벨리스크는 나폴레옹이 이집트에서 가져온 것이고, 그 뒤편의 방돔광장에 있는 청동제 원기둥은 오스테를리츠 전투에서 노획한 1200대의 대포를 녹여 만든 것이다. 루브르가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시대의 유물들을 갖춘 세계적인 박물관으로서 위상을 갖게 된 것도 나폴레옹의 이탈리아 및 이집트 원정 덕분이다. 프랑스에서 파리를 빼놓을 수 없듯이 나폴레옹 없이 프랑스 근대사를 논할 수 없을 정도다. ●‘프랑스의 마지막 거인’ 드골 2차 대전에서 연합군의 승리로 프랑스는 자유를 되찾았지만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무척 어려웠다. 전쟁 중 영국에서 반(反)나치 항전을 지휘한 드골은 국민의 열렬한 환영 속에 귀국해 임시정부의 수반이 됐다.1946년 제 4공화국이 들어서고 전후 산업화가 시작됐으나 정쟁(政爭)이 그치지 않았다. 보다 강력한 중앙정부가 필요하다는 자신이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드골은 스스럼없이 물러났다. 제 4공화국이 붕괴되기 직전 드골은 ‘조국의 구원자’로서 당당하게 복귀했다. 강력한 대통령제에 입각한 제 5공화국을 출범시키면서 1958년 12월 대통령에 취임한 드골은 알제리를 비롯해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식민지들을 평화적으로 독립시킴으로써 식민지 문제를 해결했다. 프랑스의 정신을 진작시키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한 그는 “위대한 목표를 향해 전진하지 않는 프랑스는 일찍이 한번도 참된 프랑스였던 적이 없다.”며 국민들에게 ‘앞으로!’를 외쳤다. 강력한 중앙집권제와 효과적인 경제·사회 모델, 독자적인 외교정책이 어우러지면서 프랑스의 정치와 경제는 급속하게 안정됐다. 드골은 아데나워 독일 수상과 함께 독·불협력 시대를 정착시키고, 반미 자주외교를 펼치면서 핵무기 개발과 군수산업 개발에 전력했다.“우리의 운명은 기계가 결정한다.”는 평소의 신념대로 첨단 항공우주기술, 초고속열차(TGV), 컴퓨터산업 개발에 집중했다. 그 결과 프랑스는 1967년 영국을 제치고 세계 5대 산업국이 됐다. 그러나 학생과 노동자들이 합세해 일으킨 68혁명 여파로 1969년 4월 대통령에서 물러났다. 1970년 11월 드골은 세상을 떠났지만 영향력은 여전하다. 프랑스는 아직까지 제 5공화국 헌법으로 통치되고 있으며 시라크를 비롯해 그의 정신을 이어받은 우파출신들이 집권층을 장악하고 있다. 국가관이 투철하고 능력이 있는 직업공무원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드골이 설립한 국립행정학교(ENA) 출신 엘리트들이 국정을 이어가고 있다. 프랑스인들은 샤를 드골 국제공항, 파리 중심가의 샤를 드골 에트왈 광장, 핵잠수함 샤를드골 호 등 그의 이름을 붙여 ‘마지막 거인’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역사는 흐른다. 최근 프랑스 전체를 뜨겁게 달궜던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중도우파정당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가 5공화국 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경제난과 높은 실업률, 세계화, 유럽연합의 확장, 이민 2·3세들의 통합문제 등으로 프랑스는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변화를 갈망하는 프랑스 국민들에게 사르코지가 과연 ‘구원자’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기고] ‘묻지마 中투자’ 이제 그만/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

    한국과 중국의 경제협력은 지난 1992년 수교 이래 비약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2005년에 이미 양국간 교역규모는 1000억달러를 넘어섰고, 중국은 한국의 최대교역국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교역규모가 확대되었던 것은 지난 10여년간 활발하게 진행된 우리기업의 중국 진출에 힘입은 바 크다. 한국의 대중(對中) 투자는 지난해 말까지 1만 6000여건에 금액으로는 170억달러나 된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해외직접투자 중 건수로는 48%, 금액으로는 25%에 해당한다. 중국의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과 외자기업에 대한 우대정책에 힘입어 전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생산기지로 중국을 찾았다. 우리나라의 많은 중소기업들도 새로운 활력을 찾아 인접한 중국 동부 연해지역에 진출하였다. 대기업들도 글로벌 생산네트워크 구축과 중국 내수시장 확보를 위해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였다.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최근 여러 면에서 환경변화를 겪고 있다. 기업소득세법 개정 등으로 중국정부의 외자기업에 대한 세제상 우대조치는 축소됐다. 반면 중국의 인건비와 지가(地價)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아울러 환경이나 노무관리 기준이 점차 엄격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 3위의 교역국으로 부상한 중국경제의 자연스러운 질적 전환과정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어제(26일) 우리 기업들의 애로를 중국 정부에 전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서 산업자원부 장관과 중국의 상무부 장관이 ‘제5차 한·중 투자협력위원회’를 공동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중국의 경제정책기조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고도화로 전환하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법·제도 개정 시 충분한 홍보와 유예기간, 명확한 집행지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투자기업들이 토지사용권 때문에 겪는 애로와 지적재산권 피해사례를 열거하고, 중국정부에 해결책 마련을 요청하였다. 이번 투자협력위원회를 준비하면서, 중국이 2001년 WTO 가입 이후 경제전반의 선진화 노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음을 곳곳에서 확인했다. 중국은 과거 ‘관시(關係)’가 지배하던 계획경제에서 벗어나 시스템과 제도가 지배하는 시장경제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중국투자의 매력도, 저렴한 인건비에서 거대한 구매력 기반으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도 이런 변화에 적응해 나가고 있으나 범국가적 차원에서 보다 전략적 노력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거시경제에 대한 체계적 분석과 구체적 사업환경에 대한 정보가 풍부해져야 하고, 이 정보들이 개별기업에 원활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앞서 토지사용권 관련 애로를 언급했지만, 풍부한 관련 정보가 있었다면 우리 기업들이 보다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중국은 이제 더 이상 ‘묻지마식 투자’가 통하는 곳이 아니다. 우리 기업도 중국의 변화된 경영환경을 숙지하고 철저히 대응해 가야 한다. 정부는 중국 진출 기업의 애로를 타개하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기업과 정부의 시의적절한 노력이 빈틈없이 어우러져야 중국은 여전히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
  • [靑 “개헌발의 조건부 유보”] 대선주자 반응 “잘한일”… 각론엔 입장차

    한나라당·열린우리당·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중심당·통합신당모임의 원내대표들이 11일 개헌문제를 18대 국회 초반에 처리키로 합의한 것과 관련, 대체로 수긍하면서도 미묘한 입장 차이를 나타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날 개헌 유보 합의와 관련,“각 당이 합의해서 개헌 발의 유보를 요청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환영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캠프대변인인 한선교 의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6당 원내대표의 합의는 지극히 당연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지금은 개헌논의가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하며, 각 당의 후보들이 정해지면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고 차기정부에서 이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도 “6당 원내대표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개헌안을 철회하고 국정에 전념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 전 의장은 그러나 “개헌은 당연히 추진되어야 하지만 대통령 스스로 동력을 잃어버렸다.”며 “야당 대권주자들이 약속하면 개헌안을 유보할 수 있다는 발언과 한·미FTA를 빌미로 개헌을 재차 연기한 행위는 명분도 동력도 잃어버린 무책임한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정동영 전 의장도 “각 정당은 18대 국회 초에 개헌을 처리하겠다고 한 만큼 이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개헌 논란을 매듭지어야 한다.”면서 “차기정부를 책임질 각 주자들은 임기 1년내에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4년 중임제의 도입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헌법의 틀을 세울 것을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각 정당 원내대표가 개헌에 대한 진전된 합의를 이루어낸 것을 평가한다.”면서도 “이번 합의가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각 당이 당론화과정을 통해 국민에게 책임있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靑 “개헌발의 조건부 유보”] 靑 명분있는 ‘퇴각’… 국정운영 득? 실?

    [靑 “개헌발의 조건부 유보”] 靑 명분있는 ‘퇴각’… 국정운영 득? 실?

    노무현 대통령이 개헌 이슈에서 명분을 갖춘 퇴각의 길로 몰리면서 임기말 국정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하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지지세를 유지해 국민연금법이나 사립학교법, 로스쿨법안, 북핵 6자회담 등 고난도의 의제를 풀어나가려던 복안에 일단 제동이 걸리게 됐다. 청와대는 그동안 임기말 회복한 정국 주도권과 이슈 선점권을 이용해 굵직한 역사적·사회적 문제의 해법찾기를 시도해 나간다는 의욕을 보여왔다. 노 대통령 스스로 “한 시대의 막내가 되고 싶다.”고 표현한 것처럼 임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사회 각 분야에 걸친 과거의 모순과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하고 싶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아왔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이같은 정치 도전은 개헌 국면에서 의회 권력에 막혀 진퇴양난에 봉착하게 된 형국이다. 물론 겉으로는 노 대통령이 개헌 카드를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 이날 개헌 발의유보를 열린우리당이 주도하고 청와대가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향후 협상과정을 통해 한동안 개헌의 불씨는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탈당으로 여당이 사라진 국회에서, 그것도 입법부내 모든 정파를 망라한 원내대표 6인이 노 대통령의 개헌 추진에 제동을 건 점은 개헌 협상에 임하는 노 대통령의 발걸음을 무겁게 할 전망이다. 각 정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개헌 발의를 당초 복안대로 강행하면, 탈당한 대통령이 임기말 의회 권력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최악의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부담은 ‘승부사’인 노 대통령으로서도 감당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나머지 국정 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회와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처지에서도 그렇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이날 오전 언론과의 접촉에서 “아직 보도로만 봐서 (원내대표 합의의)정확한 내용을 검토한 뒤 논의해 봐야 한다.”,“오후에 종합적으로 발표한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 점도 이같은 상황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그렇다고 노 대통령의 부담이 이번 개헌 사안에 그칠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당장 한·미 FTA 관련 문서가 완전 공개되면, 일부 언론과 청와대가 주도한 ‘FTA 이벤트’의 거품이 빠질 수 있다는 민주노동당과 범국본, 진보진영 등 ‘반 FTA진영’의 공세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 그동안 정부가 부각해온 것과는 달리 한·미 FTA의 부정적인 조항들이 국민과 정치권에 공개된다면, 노 대통령은 또다시 시련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개헌’ 국회연설 놓고 靑·한나라 신경전

    노무현 대통령의 원포인트 개헌 발의를 1주일 남짓 앞두고 청와대와 한나라당간 신경전이 날카롭다.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의 국회 개헌발의 연설을 불허하겠다고 밝히자, 청와대는 “위헌적 발상”이라며 성토했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9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방송을 통해 이미 여러 차례 개헌 얘기를 했다.”면서 “원내대표단의 의견은 개헌안 발의 연설을 국회에서 허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며, 이것은 확고한 인식”이라고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나 대변인은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국정에 대한 의견표명은 대통령이 문서로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문서로 해달라는 것이 우리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는 노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지지세가 개헌 동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리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읽혀진다. 이에 대해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은 “헌법 81조에 대통령이 국회에 출석해 발언하거나 의사표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서는 되고 연설은 안 된다고 해석하는 한나라당은 초헌법적 기관인지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한나라당은 위헌적 태도를 버리고 개헌제안에 진지하게 검토하고 책임있게 논의하길 촉구한다.”면서 “여야가 의사일정을 합의하도록 돼 있지만, 연설을 하고 싶고, 할 것이라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강조했다.박찬구 김지훈기자 ckpark@seoul.co.kr
  • [사설] 노 대통령 지지도 상승 이어가려면

    한·미 FTA가 타결된 뒤로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론조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30%선을 훌쩍 넘어섰다. 실로 오랜만의 일이고, 반가운 일이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는 단순히 대통령 개인의 인기를 뜻하는 게 아니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뜻하고, 안정적 국정운영의 동력이 되는 것이다. 임기 말 대통령이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권력누수 없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끄는 것이야말로 국가적으로 큰 축복인 것이다. 노 대통령의 지지도 상승은 무엇보다 FTA라는 난제를 흔들림 없는 의지로 이뤄낸 추진력을 국민들이 높이 산 때문일 것이다. 노 대통령 스스로 말했듯 ‘정치, 이념을 떠나 먹고사는 문제’를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해결해 낸, 국익 수호자로서의 결연한 모습에 갈채를 보낸 것이다. 남은 임기 노 대통령이 가야 할 길과 취할 자세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대선을 앞두고 정파적 이해에 구애받는 일 없이 오직 국익만 바라보고 국정을 끌어갈 때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고 힘을 보탤 것이다. 지금 이 나라 현안에는 비단 FTA만 있는 게 아니다. 북핵 문제를 비롯해 한반도 안보지형의 급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실업난과 양극화 문제에 보다 많은 손길을 보내야 한다. 입법 문턱에서 주저앉은 국민연금 개혁 등 매듭지어야 할 개혁과제들도 숱하다. 당장 다음 주엔 개헌안도 발의된다. 모두가 난제이고, 대립과 갈등을 불러올 사안들이다.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과 경선 논쟁에 휘말린 정치권이 풀기 어려운 과제들이다. 노 대통령이 중심에 서야 한다. 한·미 FTA처럼, 정파를 뛰어넘는 국정을 펼쳐야 한다. 정치보다 국정을 챙길 때 박수가 쏟아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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