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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통일장관 단수 후보로 이인영 검증 착수

    靑, 통일장관 단수 후보로 이인영 검증 착수

    청와대가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의 후임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에 대한 검증 작업에 착수했다. 이와 맞물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국정원장을 아우르는 외교안보 라인 개편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30일 “이 의원이 유력 후보로 검토되고 있으며 검증동의서 서명 등의 절차가 이미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 의원을 사실상 단수후보로 검증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86그룹의 대표주자인 이 의원은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중진으로 당 남북관계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오랜 기간 남북 관계에 관심을 둬왔다. 그동안 여권에서는 파국 위기까지 치달았던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으려면 추진력을 지닌 정치인이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고, 이 의원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비중 있게 거론됐다. 이 과정에서 임 전 실장을 통일부 장관이 아닌 대통령의 대북특보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에서 힘을 얻기도 했다. 대북정책의 새 판을 짜는 차원에서 통일장관 인선과 연동이 된 안보실장과 국가정보원장 인선이 뒤따를지도 주목된다. 그간 여권에서는 정의용 안보실장이 교체된다면 서훈 국정원장이 그 자리로 이동하리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다만 서 원장 역시 ‘하노이 노딜’ 이후의 남북관계는 물론, 북측의 ‘정의용·서훈 특사’ 공개거절에서 보듯 최근 긴장국면에 이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부적절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권 일각에서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의 안보실장 발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靑, 통일장관 후보로 이인영 검증

    靑, 통일장관 후보로 이인영 검증

    청와대가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의 후임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에 대한 검증 작업에 착수했다. 이와 맞물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국정원장을 아우르는 외교안보 라인 개편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30일 “이 의원이 유력 후보로 검토되고 있으며 검증동의서 서명 등의 절차가 이미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 의원을 사실상 단수후보로 검증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86그룹의 대표주자인 이 의원은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중진으로 당 남북관계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오랜 기간 남북 관계에 관심을 둬왔다. 그동안 여권에서는 파국 위기까지 치달았던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으려면 추진력을 지닌 정치인이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고, 이 의원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비중 있게 거론됐다. 이 과정에서 임 전 실장을 통일부 장관이 아닌 대통령의 대북특보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에서 힘을 얻기도 했다. 대북정책의 새 판을 짜는 차원에서 통일장관 인선과 연동이 된 안보실장과 국가정보원장 인선이 뒤따를지도 주목된다. 그간 여권에서는 정의용 안보실장이 교체된다면 서훈 국정원장이 그 자리로 이동하리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을 비교적 잘 이해하고, ‘한반도의 봄’의 조연으로 북측과의 협상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다만 서 원장은 ‘하노이 노딜’ 이후 악화된 남북관계는 물론, 최근 북측의 ‘정의용·서훈 특사’ 공개거절에서 보듯 한반도 긴장국면에 이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부적절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북전단(삐라)에 대한 단호한 대응 못지않게 인사를 통해 북에 보내는 ‘시그널’이 중요한 현 상황과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의 안보실장 발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인영, 통일장관 후보 유력 검토”…안보라인 교체 주목

    “이인영, 통일장관 후보 유력 검토”…안보라인 교체 주목

    서훈 거취도 주목…임종석 국정원장 발탁설도청와대가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의 후임으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검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이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검토되고 있으며 검증동의서 서명 등의 절차가 이미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의원으로, 당 남북관계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남북 관계 문제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여권에서는 중대국면을 맞은 남북관계의 해법을 모색하려면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키를 줘야 한다는 이유에서 이 의원이나 3선인 홍익표 의원의 발탁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한편 통일장관 인선이 속도를 내면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나 국가정보원장 등 안보라인의 재편이 함께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교체될 경우 서훈 국정원장이 그 자리를 채우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정원장이 공석이 되면서 연쇄 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가장 신뢰하는 여권 인사라 할 수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씨줄날줄] 통일 부총리/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통일 부총리/황성기 논설위원

    통일부는 1969년 2월 정부 내에 처음 조직이 생긴 뒤 몇 차례 변신을 겪었다. 국토통일원으로 시작했던 명칭은 북방정책 드라이브를 걸었던 노태우 정부 때 통일원으로 바뀌면서 장관에서 부총리로 한 급 높아졌다. 김영삼 정부 말기에 발생한 외환 위기를 넘겨받은 김대중 정부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통일부로 이름을 바꾸고, 부총리에서 장관으로 직급도 낮춘다. 51년 역사의 통일부에서 부총리 겸 장관은 8명이었다. 이홍구 전 총리를 비롯해 한완상 전 교육부 장관 등 쟁쟁한 인사들이 통일원 부총리를 꿰찼다. 남북 관계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정점으로 사실상 파탄 직전에 이르자 여권을 중심으로 통일부 장관의 부총리 격상론이 나온다. 한 직급 높아진 부총리가 외교, 국방 등 관계부처를 이끌면서 남북 관계를 추슬러야 한다는 게 논리의 요지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그제 통일 부총리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대표 발의했다. 발의에는 미래통합당 홍문표 의원 등도 참가했다. 통일 부총리는 찬반 양론이 팽팽한 만큼 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김영삼 정부 초대 통일원 장관을 지낸 한완상 전 부총리가 시동 건 김일성 주석과의 남북 정상회담은 김 주석의 갑작스런 사망(1994년 7월)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오히려 통일부 장관이 부총리가 아니던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반대론자들은 20년간 대북 특사 면면만 보더라도 굳이 통일 부총리일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박지원 전 문화부 장관, 임동원·김만복ㆍ서훈 등 전현직 국정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평양에 갔던 대북 특사들은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청와대와 국정원이 주도하는 대북 관계에서 부총리라는 옥상옥을 만들면 혼선을 더할 뿐이라고 비판한다. 찬성론자들은 헌법 전문의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서도 통일부는 부총리가 맡아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연철 전 장관이 말한 “권한에 비해 짐은 너무나 무거웠다”는 볼멘소리가 나오지 않게끔 더운밥 먹는 실세 부처로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다. 부총리 격상 논의에 앞서 통일부 명칭을 손보는 게 먼저라는 얘기도 들려온다.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은 남한의 연합제, 북한의 낮은 단계 연방제를 모두 담았다. 다른 체제를 인정하면서 통일은 장기 과제라는 인식을 공유한 것이다. 남북이 평화공존하면서 경제 공동체를 만들어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통일에 다다른다는 점에서 한반도평화부 혹은 평화부로 개명하는 게 시대에 맞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marry04@seoul.co.kr
  • 통합, 대북정책 국조 압박에 민주 “트럼프 부를 수 있나”

    통합, 대북정책 국조 압박에 민주 “트럼프 부를 수 있나”

    민주 우상호 “외교 문제는 대상 안 돼” 20대선 국정농단·가습기 살균제 국조 19대 세월호·국정원 댓글 등 5건 조사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기부금 유용 의혹과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에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5일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분식 평화’, ‘위장 평화쇼’와 관련된 국민의 의문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의무가 있다”면서 “청와대에서 성실한 답변이 없으면 국민을 대표해 국회 차원에서라도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국정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외교 문제는 국정조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좌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증언대에 세워야 되는데 가능하겠냐”고 반박했다. 과거 국회 국정조사 사례를 보면 국민적 관심이 폭발한 사안에 국정조사가 이뤄졌다. 20대 국회에서는 여야 합의로 발의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등 2건의 국정조사가 진행됐다.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의 고용세습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는 여야가 합의를 해놓고도 실행하지 않았다. 19대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더불어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로 사상 최초로 정보기관에 대한 국정조사가 이뤄지는 등 모두 5건의 조사가 성사됐다. 18대에서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관련 한미 기술협의의 과정 및 협정 내용의 실태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저축은행비리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등 3건이 있었다. 통합당 김기현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이 마치 ‘세계 최고의 사기극’처럼 느끼는 대북 정책과 윤미향 사건에 대해 진실을 원한다면 (국회가) 조사할 의무가 있다”면서 “당당하다면 국정조사에 임해 국민께 소상히 밝히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정조사는 본회의에서 과반 찬성 의결을 거처야 해 통합당(103석) 자력으로는 추진이 불가능하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곽병찬 칼럼] 이렇게 망가진 검찰총장이 있었나

    [곽병찬 칼럼] 이렇게 망가진 검찰총장이 있었나

    2015년 10월 15일 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은 직속 상관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자택을 찾아갔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할 때다. 그는 국정원 직원 4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해 강제수사를 하겠다고 보고했다. 조 지검장은 “야당 도와줄 일이 있느냐”며 반대했다. 윤 팀장은 이튿날 ‘팀장 전결’로 국정원 직원에 대한 압수수색과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수사팀은 17일 오전 3명을 체포하고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그날 오후 길태기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윤 팀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쫓아낸 것이다. 4년 뒤 ‘윤 팀장’은 검찰총장이 됐다. 7월이면 취임 1년이다. 지난 1년간 윤 총장은 대통령 이상으로 주목받았다. 3가지 이유에서였다. 첫 번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가족을 파렴치범으로 단죄하는 일이었다. 역대급 수사였지만 재판에서 공소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번째는 윤 총장 가족의 사기 의혹에 대한 처리였다. 표창장 위조 의혹에도 화력을 총동원했던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를 회피하다가 4년 만에 겨우, 사기를 뺀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세 번째는 자신의 측근 검사들이 연루된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한명숙 사건에 대한 모해위증 강요 의혹’ 사건 처리다. 돌아보면 1년간 난리만 부렸지 한 일은 없다. 결정적인 것은 세 번째다. 그에게 ‘국민 검사’의 명성과 적잖은 의혹에도 검찰총장직을 안겨 준 것은 ‘부당한 압력에 맞선 강직함’이었다. 그는 지금 ‘부당했던 상사의 길’을 걷고 있다. ‘검언유착’ 의혹이 3월 31일 MBC 보도로 세상에 알려지자 4월 초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감찰계획을 제출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묵살하고 대검 인권부에 맡겼다. 4월 7일 민언협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중앙지검은 윤 총장 뜻과 달리 수사에 착수했다. 4월 28일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시작되자 윤 총장은 터무니없는 비례의 원칙과 형평성을 거론하며 딴지를 걸었다. 6월 초 수사팀이 기자와 검사장의 대면녹음 파일을 확보하자 윤 총장은 대검 부장회의 뒤에 숨었다. 수사팀은 11일 이동재 기자를 소환하고 16일엔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폰을 압수하는 등 활기를 띠는 듯했다. 그러나 휴대폰, 노트북에서 증거를 없앤 이동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한동훈 소환조사 계획을 대검 형사부는 결재하지 않았다. 19일 대검 부장회의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문제를 논의했다. 그날 오후 윤 총장은 ‘부장회의 결과에 따라’ 자문단을 소집하겠다고 발표했다. 부장회의는 결론 없이 격론만 벌였었다. 자문단은 위원을 총장이 선임하니, 그의 뜻이 관철되는 구조다. 수사팀 내부는 5년 전 특별수사팀처럼 부글부글 끓었다. 모해위증교사 의혹은 최모씨의 진정으로 불거졌다. 4월 7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 항소심 공판 때 검찰 수사팀에 의한 위증교사가 있었고, 자신은 검찰의 지시대로 법정에서 위증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법무부에 냈다. 법무부는 진정서를 대검 감찰부에 넘겼다. 감찰이 한 달쯤 진행된 뒤 윤 총장은 갑자기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이첩을 지시했다. 5월 27일 한동수 감찰부장은 계속 감찰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부장은 진정서 원본을 내주지 않았다. 대검(윤 총장)은 사본을 만들어 이첩했다. 한 부장은 6월 13일 페이스북에 ‘(모해위증 교사 사건은) 수사 과정에서 범죄행위가 있었는지 가리는 게 사안의 본질이므로 감찰 대상’이라고 개진했다. 5월 말 이번엔 한모씨가 자신도 거짓 증언을 종용받았지만 거부했다며, 수사검사와 지휘라인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6월 18일 한씨는 김진애 의원을 통해 ‘위증교사를 한 자나 그를 조사한다는 인권감독관은 모두 윤 총장의 측근이므로 법무부나 대검 감찰부에서 맡아야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대검 감찰부에서 감찰하라고 지시했고, 윤 총장은 21일에야 감찰부와 인권감독관실이 각각 조사하라는 엉뚱한 지시를 내렸다. 두 사건 모두 5년 전 ‘윤 팀장’이 주장했던 것처럼 수사팀에 맡기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윤 총장’은 어떻게든 수사를 뒤틀려고 했는지 한편에선 법무부와 맞서고, 다른 한편에선 수사팀이나 감찰부와 갈등했다. 외압이나 방해로 비칠 것 같으면 임의기구인 대검 부장회의 뒤에 숨었다. 이번엔 자문단 뒤에 숨으려 한다. 도대체 1년 만에 이렇게까지 너절해진 총장이 또 있었을까.
  • [오늘의 눈]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박성국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박성국 사회부 기자

    아침 7시 30분, 서울 지하철 서초역 7번 출구. 이른 시간임에도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눈길을 끄는 한 남성이 있다. 그는 늘 자신의 키보다 큰 현수막을 어깨에 두르고 서초동 검찰청사 앞으로 향한다. 현수막에 적힌 내용은 ‘조작 총선 불복’. 이 남성은 매일 출근시간대에 대검찰청과 대법원, 서울고검과 중앙지검 사이에서 현수막을 흔들며 지난 총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오후부터 검찰청 일대는 아수라장이 된다. 현 정권을 비난하거나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의 각종 현수막들이 걸려 있는 대검과 중앙지검 사이 반포대로에서, 보수와 진보로 나뉜 시민단체들이 앰프까지 동원해 서로 목에 핏대를 세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윤석열 지키기’를 사명처럼 띠고 나온 사람들이 틀어놓은 군가 ‘멸공의 횃불’이 노동가처럼 들려온다. 대검과 고검을 가르는 반포대로의 기류는 ‘윤석열 지키기’와 ‘윤석열 죽이기’로 나뉜다. 윤 총장은 살아 있는 정권의 비리도 과감히 파헤칠 강직한 검사의 표상이라는 게 ‘친윤단체’의 주장이다. 반면 ‘반윤단체’는 수사와 기소권이라는 독점적 권력을 악용해 없는 죄도 만들어 정권을 흔드는 정치검사의 수장이라고 맞선다. 검사 윤석열에 대한 기억은 검찰을 처음 출입했던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치인과 재벌 관련 수사를 전담했던 대검 중앙수사부 1과장이던 윤 검사는 그해 7월 정기 인사로 길 건너 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과 대검 중수2과장 등을 거치며 검찰 내 ‘특수통’ 명맥을 이을 검사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14년 1월 인사에서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다. 2013년 국가정보원의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당시 정권의 정통성을 흔들어 박근혜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평이 나왔던 때다. 이 사건 관련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와 했던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이후 지방 고검만 전전하던 윤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까지 오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은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물러난 이영렬 중앙지검장의 후임으로 사법연수원 5기수나 후배인 윤 검사를 임명했다. 이미 국정원 수사와 국정농단 특검 활약으로 보수진영에 깊은 생채기를 남긴 터라 “수사권을 통한 민주당 장기 집권 계획”이라는 야당의 반발이 일었다. 검찰총장 임명 당시 진보진영에서는 “정의로운 검찰 개혁을 이끌 적임자”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다음달이면 총장 취임 1년으로 2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다. 그러나 임기 절반을 채우기도 전에 여당에서 총장 교체 압박이 나오고 있다. 윤 총장을 향해 쏟아지던 여권의 찬사는 ‘정치 검찰의 수괴’라는 비난으로 바뀌었고, 보수진영은 윤석열 구하기에 나섰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던 검사 윤석열은 그대로이지만, 그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는’ 모양이다. psk@seoul.co.kr
  • ‘최강 액션 배우’ 거듭난 최강희 “‘멋쁨’ 수식어 기분 최고”

    ‘최강 액션 배우’ 거듭난 최강희 “‘멋쁨’ 수식어 기분 최고”

    “드라마 ‘7급 공무원’ 때 실제로 국정원에서 실탄 사격을 했는데, 사람 모양 과녁에 총을 쏘지 못하겠더라고요. 결국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쫓겨났었어요.” ●“과녁에 총 못쐈는데 17대1도 거뜬해” 지난 16일 종영한 SBS 드라마 ‘굿캐스팅’에서 국정원 에이스 백찬미로 열연한 최강희(43)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의외의 답을 내놨다. 화려한 액션을 쉴 새 없이 선보였지만 ‘7급 공무원’(2013) 속 신입 요원 역을 준비할 땐 “능력이 있어도 국정원 직원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근데 두 번째는 달랐다. 17대1은 족히 넘어보이는 집단 격투, 유도, 오토바이 액션까지 어느 때보다 센 액션을 수월하게 선보였다. 촬영 한 달 전부터 무술 감독에게 지도를 받는 등 노력한 덕분이었다. 그는 “액션 연기가 너무 재밌어 힘든 줄도 몰랐다”며 “액션 잘한다는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1995년 KBS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한 최강희는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2008) 등에선 상큼한 멜로퀸으로, ‘추리의 여왕’(2017~2018)에서는 범죄 해결사 ‘추리퀸’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 줬다. 백찬미도 최근 맡았던 ‘능력자’ 캐릭터의 연장선이다. 가장 믿음직한 현장 요원의 모습을 소화한 덕분에 ‘멋쁨’(멋지고 예쁨)이라는 기분 좋은 수식어도 얻었다. 배우 김지영, 유인영 등 세 여성 요원이 좌충우돌하며 임무를 완수하는 ‘워맨스’도 큰 응원을 받았다. 최강희는 “저희 셋을 ‘미녀 삼총사’라고 불러주신 것도 좋았다”며 “전우애도 돈독해졌다”고 전했다. 두 동료에 대해서는 “지영언니는 볼수록 사랑스럽고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고, 인영씨는 똑똑하고 털털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라며 “서로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늘 소통했다”고 팀워크를 뽐냈다. ●송은이·김숙 등과 오랜 우정 쌓아 세 사람 ‘케미’처럼 그는 장기간 우정을 이어 온 여성 동료들이 많다. 코미디언 송은이·김숙, 배우 선우선 등 종종 방송에서 친분을 비치기도 한다. 최강희는 “정말 친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주 만나진 못한다”면서도 “서로 지적이나 훈계를 하지 않고, 그냥 많이 좋아하는 데서 에너지와 자극을 받은 덕에 나도 성장해 나가는 사람이 된 것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25년간 부지런히 달린 것처럼 빠르면 올해 하반기 새 작품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그는 “시원한 게 필요할 때 시원함을, 따뜻함이 필요할 땐 위로를 주는 게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무엇이든 도전하며 성실히 연기하겠다”고 신인 같은 포부를 남겼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금천 한내천 둔치 테마풍경길 조성

    서울 금천구가 한내천 둔치를 활용한 테마풍경길 조성사업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한내천은 안양천 중 금천구를 지나가는 구간을 말한다. 구는 2023년까지 한내천 전 구간 7.6㎞에 시골풍경길, 도시풍경길, 생태체험길 등 3가지 테마를 가진 풍경길을 조성한다. 지난해 독산보도교 주변 유채꽃길 등 시골풍경길을 만들었다. 또한 한내천의 유명 명소 십리벚꽃길과 연계해 광명대교~철산대교 구간에 수국정원, 나비정원, 건강공원을 포함한 도시풍경길도 조성한다. 생태체험길은 치유의 숲과 생태탐방로를 갖춘 공간으로 2023년까지 조성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돌파구 찾자” 커지는 대북 특보 임명론

    “돌파구 찾자” 커지는 대북 특보 임명론

    北이 ‘변화 신호’로 받아들일 인사 투입 민주당은 외교안보라인 개편 목소리 통일장관 이인영·임종석·우상호 물망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사의표명으로 외교안보 라인 쇄신 요구가 거센 가운데 남북관계 돌파구를 찾으려면 ‘대북 인적 자원’의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여권에서는 외교안보 라인 개편 요구와 함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인영·우상호 의원 등 후임 장관 하마평이 돌았다. 하지만 ‘산불’이 모든 것을 삼키려는 상황에서 누가 후임이 되든 2~3달 걸리는 국회 인사청문절차를 거쳐 상황을 통제하려면 너무 늦다는 점에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관료(조명균)·전문가(김연철) 장관이 모두 실패한 만큼 북에 대한 이해가 깊고 추진력 있는 정치인이 오는 게 맞다”면서도 “청문과정에서 초당적 협력이 되겠는가. 통일 장관과 별개로 북측이 존중할 만한 ‘인적 자원’에 실질적 역할을 부여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북측 2인자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카운터파트가 애매해진 상황”이라며 “통일부 장관이 김 부부장을 상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북측은 앞서 ‘대북 특사’를 공개거절했지만, 이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 청와대와 통일부, 국가정보원이 북측과 접촉하기는 어렵게 됐다. 때문에 일종의 ‘대북 특보(특별보좌관)’를 임명해 ‘자유로운 역할’을 부여할 필요성이 거론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뢰가 깊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를 지녔으며 북측이 ‘변화 신호’로 받아들일 만한 인사를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 장관의 사퇴에 그칠 게 아니라 컨트롤타워 격인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외교부까지 일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에 “가급적 빨리 대통령의 남북협력 방침을 뒷받침할 강단 있는 인사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홍익표 의원도 “외교안보 라인 전체 재배치나 재점검,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반면 청와대는 신중한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장관의 사퇴를 재가하지 않았다. ‘정의용 안보실장이 사의표명을 했는가’라는 질문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처음 듣는다”며 선을 그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군사도발 ‘협박’하는 北, 역사적 책임까지 감당해야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 해체해 버린 지 하루 만인 어제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와 병력을 다시 주둔시키고 서해상을 비롯해 모든 접경지역에서 군사훈련도 재개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4·27 판문점선언과 9·19 군사합의를 모두 무력화하겠다는 것으로 남북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한반도 긴장 상태 또한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게 됐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등을 비공개 특사로 파견하겠다는 제의도 폭로하면서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청와대와 국방부, 통일부는 북한이 ‘서울 불바다설’을 거론하며 대남 군사도발 가능성을 고조시키자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한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화의 메신저’를 자임했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연일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저급한 ‘말폭탄’을 쏟아내는 것은 유감이다. 어제도 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축사를 겨냥해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담화를 내놓았다. 북한의 비이성적 말폭탄과 행태를 묵과하자니 인내심이 남아나지 못할 지경이다. 북한의 공언에 따라 최전선의 긴장은 극도로 고조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이후 서해상을 비롯한 전방 곳곳에서 긴장을 고조시켜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다. 평화를 걷어차고 대결을 자초한 책임도 역사에 고스란히 기록될 수밖에 없다. 우리 군은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북한이 군사적으로 도발한다면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강력한 응징에 나서야만 한다. 지난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 이후로 북미 관계가 진전되지 않아 남북 관계가 불안해질 것으로 예견됐던 만큼 단시일에 남북 관계 개선의 여지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김 제1부부장이 “남조선 당국이 특사 파견과 같은 비현실적인 제안을 집어들고 뭔가 노력하고 있다는 시늉만 하지 말고 올바른 실천으로 보상하라”고 요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북정책의 전반적인 수정과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 각 부처의 유기적이고 적극적인 대처와 함께 초당적으로도 위기극복에 머리를 맞대야만 한다. 특히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어제 사의를 표명했지만, 남북 관계가 이 지경으로 악화된 데에는 국정원장과 안보실장, 외교부 장관에게도 책임이 있다. 이번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된다면 외교안보라인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만 한다.
  • 반쪽 국회 ‘北 대응’도 與 따로 野 따로

    반쪽 국회 ‘北 대응’도 與 따로 野 따로

    민주 “北 도 넘어”… 일부 “종전선언 비준” 국정원·국방위 업무보고 연기·취소 긴박 통합 “文정부 남북관계 모두 허구 입증” “국방·외통·정보위 참여 초당 대응” 주장더불어민주당이 17일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행위가 ‘도를 넘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판문점 선언의 상징을 폭파하는 북쪽의 행동은 도를 넘었다”며 “현 상황의 발단이 된 전단 살포를 엄격하게 다루는 동시에 북한의 어떠한 추가 도발에도 강력히 대응할 태세를 갖추라”고 당부했다. 판문점 선언 당시 실무를 총괄했던 민주당 윤건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속에서 천불이 난다, 까맣게 타들어 간다”고 안타까워했다. 일부 의원들은 바뀐 분위기와 다르게 종전 선언과 판문점선언 비준을 언급했다.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 제출을 주도한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종전 선언은 평화 체제에서 필요한 게 아니라 전쟁상태에서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송영길 외교통상위원장도 라디오에서 “4·27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도) 병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북 관계의 긴급한 상황은 국회 일정에서도 드러났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국가정보원 보고를 받기로 했지만 국정원의 관계부처 회의 등으로 연기됐다. 국방위원회 업무보고도 군 간부가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취소됐다. 민주당은 18일 국회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이 참여하는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를 개최한다. 상임위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 통합당은 당 외교안보특위를 따로 열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문제가 다 허구였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안보 관련 상임위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방위, 외교통일위, 정보위 등 3대 외교안보 상임위에는 참여해 북한 위협에 대한 초당적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주환 의원 등 통합당 의원 45인은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北 “문재인 철면피” 靑 “김여정 몰상식”… 강대강 대치

    北 “문재인 철면피” 靑 “김여정 몰상식”… 강대강 대치

    南 특사제의 공개 거절·文 조롱 메시지 개성에 軍 주둔 등 9·19 합의 파기 발표 靑 “무례함 감내 안 해” 첫 고강도 비판 남북 20년 전으로 퇴행, 냉각기 불가피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다음날인 17일 남측의 비공개 특사 제의를 공개 거절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메시지에 대해 “철면피”라고 비난했다. 북측이 당국자의 실명 담화에서 문 대통령을 거명하며 조롱한 것은 처음이다. 인민군 총참모부는 개성·금강산에 군부대 주둔 등 9·19 군사합의를 무력화하는 실행 계획을 공개했다. 청와대는 “김 부부장 담화는 몰상식한 행위”라며 “사리분별 못 하는 언행을 감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청와대가 북측 담화에 공식 반응하고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지난 4일 김 부부장의 대북 전단(삐라) 담화 이후 처음인 것은 물론 현 정부 들어서도 전례가 없다. 양측이 건들지 않던 지점까지 전선이 확장되면서 남북 관계는 2018년 ‘한반도의 봄’ 이전으로 퇴행했고, 상당 기간 ‘냉각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남조선이 특사 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 특사를 보내고자 하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 한다면서 방문 시기는 가장 빠른 일자로 우리 측이 희망하는 일자를 존중할 것이라고 간청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부장은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입장을 알렸다”고 했다. 김 부부장은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6·15 메시지는) 자기 변명과 책임 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된 연설”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사죄와 반성, 재발 방지에 대한 확고한 다짐이 있어야 마땅했으나 변명과 술수로만 일관했다”면서 “뿌리 깊은 사대주의 근성에 시달리며 오욕과 자멸로 줄달음치고 있는 비굴하고 굴종적인 상대와 북남 관계를 논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동시에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에 연대급 부대 전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부대 재주둔 ▲서해 포병부대 배치 및 포사격 훈련 부활 등을 밝혔다. 오전 6~7시쯤 북측의 동시다발적 ‘말폭탄’과 후속 조치가 쏟아지자 청와대는 오전 8시 30분부터 90분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외교·통일·국방장관과 국정원장, 합참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 화상회의를 열었다. 윤도한 청와대 소통수석은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해 “(문 대통령의 연설)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했다”면서 “남북 정상 간 쌓은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북측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북 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제의했던 것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전례 없는 비상식적 행위이며 대북 특사 파견 제안의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적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방부도 전동진(육군 소장) 합참 작전부장의 브리핑에서 “(북측이 9·19 합의 폐기를) 실제 행동에 옮길 경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일부 서호 차관은 “북측 발표는 2000년 6·15 남북공동성명 이전의 과거로 되돌리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남북관계 급랭속 ‘김연철 사퇴’ 예고된 수순

    남북관계 급랭속 ‘김연철 사퇴’ 예고된 수순

    남북관계 ‘새판’ 짜려면 정의용·서훈 교체 불가피 ‘상상력+그립’ 가진 인재풀 협소… 文 고민 커질듯17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사퇴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최근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냉각되는 과정에서 외교안보 라인, 특히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오판과 부적절한 대응이 북측의 강공 드라이브를 가속화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내각과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전면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괄 교체에 따른 부담을 안기보다는 우선 김 장관을 교체하되 나머지는 코로나19가 잦아드는 시점으로 예상되는 증폭개각과 맞물려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 이후 대응 과정에서 청와대가 통일부의 대응에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면서 “현 시점에서 외교안보 장관이나 청와대 안보라인을 한꺼번에 교체하지는 않겠지만, 대안을 살펴보고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부부장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 담화 즈음에 어떤 식으로든 북측에서 ‘시그널’이 있었을 텐데 그 과정에서 통일부의 오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 장관의 교체로 끝나서는 안 되며 면밀한 복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2018년 남북정상의 역사적 합의들이 한미 워킹그룹의 족쇄에 묶여 한걸음도 진전되지 않는데 따른 북측의 불만은 오랫동안 누적됐다. 하지만 지난 4일 김 부부장의 담화 이후로 국한해보면 통일부는 물론, 청와대의 판단과 대응도 뼈아프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통일부 장관이 직접 나서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근절을 약속했어야 했는데 대변인 논평으로 갈음했다. 결과론이지만, 북측의 속전속결 행보를 복기해보면 청와대가 더 과감한 대응을 못 하고 지난 15일에야 특사 파견을 제안하는 등 ‘골든타임’을 놓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여권에서는 김 장관은 물론, 강경화 외교·정경두 국방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의 교체 시점이 무르익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 장관과 정 실장, 서 원장은 현 정부의 1기 멤버로 3년 넘게 재직했다. 특히 이번에 청와대가 대북특사로 북측에 제안했던 정 실장과 서 원장은 2018년 ‘한반도의 봄’에서 핵심 역할을 했지만, 향후 남북 관계의 ‘판’을 새롭게 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2018년 9월 취임한 정 장관은 올 들어 군 기강 해이 사건이 끊이지 않아 교체론이 불거졌었다. 하지만 외교안보 인재풀이 협소한데다 남북관계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동시에 관료조직을 장악하고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대안이 마땅치 않고, 내각과 청와대 인사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靑 “김여정의 文대통령 비난 담화, 무례하고 몰상식”

    靑 “김여정의 文대통령 비난 담화, 무례하고 몰상식”

    현정부 들어 가장 강도높은 대북 메시지北담화에 90분간 긴급 NSC상임위 개최청와대는 17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메시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담화를 낸 것과 관련해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청와대가 북측 담화에 공식 반응을 하고, 정면으로 반박한 것은 지난 4일 김 부부장의 대북전단(삐라) 비난 담화 이후 처음이다. 현 정부 들어 가장 강경한 대북 메시지를 낸 것은 전날 북측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은 김 부부장의 담화가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것은 물론, 국민감정까지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그간 남북 정상 간 쌓은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며, 북측의 이런 사리 분별 못 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감내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특히 “북측은 또 우리 측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북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제의했던 것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전례 없는 비상식적 행위며 대북특사 파견 제안의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북측의 일련의 언행은 북에도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모든 사태의 결과는 전적으로 북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오전 8시30분부터 90분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화상회의를 열어 북측의 대남 담화 발표 내용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정 실장을 비롯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 서훈 국정원장, 박한기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국정농단’ 최서원 징역 18년 확정...특검 “합당한 처벌”

    ‘국정농단’ 최서원 징역 18년 확정...특검 “합당한 처벌”

    재판 3년 7개월만에 중형 확정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원박근혜 파기환송심 선고 다음달‘실형 위기’ 이재용 재판 공전中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징역 18년이 확정됐다. 2016년 11월 재판 시작 후 3년 7개월 만이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는 11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여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징역 4년과 벌금 6000만원, 추징금 1990만원이 확정됐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 안 전 수석과 공모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원사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자신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 지원, 재단 출연금,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 최씨는 1심과 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최씨의 일부 강요 및 강요미수 유죄 부분과 관련해 강요죄에서의 협박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했다. 이후 파기환송심은 최씨에게 징역 18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했고, 다섯 번째 재판인 이날 재상고심에서 형이 확정됐다. 박영수 특검은 “최씨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고, 합당한 처벌이 확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 부회장 등 뇌물공여자에 대한 공소 유지에 최선 다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앞서 최씨는 옥중 회고록을 내고 “사회주의 숙청보다 더한 보복을 당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와 재판 결과에 반발했다. 최씨 변호인도 기자회견을 열고 “형식적 사법절차는 곧 끝나지만 그때부터 역사의 법정이 열리고 거기서 진실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의 파기환송심 선고는 다음달 10일 예정돼 있다. 지난해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 중 저지른 뇌물 범죄에 대해서는 분리 선고를 해야 한다며 파기환송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파기환송심에서는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도 병합돼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은 특검의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공전 중이다.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로 인정된 상당 수 뇌물 혐의가 유죄로 바뀌면서 실형 위기에 처해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액이 50억원을 넘으면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작량감경을 통해 집행유예 선고를 할 가능성도 있지만 대법원이 재판부 기피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 전까지 재판은 열리지 않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간첩조작 검사’에 비판 쏟아낸 여권

    ‘간첩조작 검사’에 비판 쏟아낸 여권

    박주민 의원 등 공동 개최 토론회최강욱 “견제 않으면 반복될 것”박근혜 정부 시절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을 주도했던 수사 검사들이 불기소 처분을 받은 데 대해 여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검찰의 전형적인 ‘제식구 감싸기’라며 “이것이 검찰개혁이 필요한 이유”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박주민, 이재정 의원이 공동 개최한 ‘수사기관의 사건조작 견제방안 토론회’에서 김 의원은 “사건의 정점에 있던 검사들이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오늘이 6·10 항쟁 33주년인데 민주화 이후 33년이 흘렀는데도 검사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은 내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이런 사건은 지금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모함, 그 과정에서 위증 교사한 검찰 행태가 밝혀지고 있다”며 “검찰의 사건 조작에 대한 처벌, 제도적 견제가 보장되지 않으면 비슷한 사건이 앞으로도 반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진형 변호사는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는 마치 변호를 위해 작성된 변론요지서와 같았다”며 “전형적인 제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은 박근혜 정부 국정원의 대표적인 간첩 조작 사건이다. 2013년 탈북민 출신 서울시 공무원인 유우성씨는 탈북민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유씨 여동생의 자백을 토대로 그를 기소했으나 유씨 여동생은 “국가정보원 직원들로부터 폭행, 회유, 협박을 당해 허위 진술을 했다”며 기존 진술을 번복했고 유씨는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북한 잠시 코드 뽑았을 뿐…다시 전화 걸 것”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북한 잠시 코드 뽑았을 뿐…다시 전화 걸 것”

    “지금 북한은 남북 전화선을 아예 자른 게 아닙니다. 단지 코드를 뽑았을 뿐입니다. 필요하면 다시 코드를 꼽고 전화를 걸어올 겁니다.” “냉정한 대처 필요…미국에 휘둘려선 안 돼” 비방 전단살포를 이유로 북측이 돌연 남측과 연락을 모두 끊어버리고 연일 강도 높은 적대감을 표출하는 가운데,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북한에 관한 우리의 차분한 대응을 요구했다. 그는 10일 서울 망원동 창비 사옥에서 열린 ‘판문점의 협상가’(창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현재 상황과 태도를 주제로 설명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때 남북 관계가 악화하면서 북한이 비슷한 태도를 보였지만, 평창올림픽 특사단을 내려 보내겠다면서 국정원을 통해 다시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보수언론에서 ‘연락을 끊을 때도 이을 때도 제 맘대로 한다. 제까짓 게 뭔데 그러느냐’ 식의 기사를 여전히 쓰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회고록은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가 정 부의장을 인터뷰한 것을 정리했다. 정 부의장은 대학 졸업 후 통일부에 들어간 뒤 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 통일비서관, 김대중 대통령 때 통일부 차관을 거쳐 장관을 역임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 당시 초대 장관을 이어 지냈다. 40년 넘게 현장에서 뛰는 남북관계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책에는 각 정부에서 겪었던 일화 등이 상세히 담겼다. “북한 코로나로 여유 없어… 열등감에 적대감 표출” 그는 이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남북관계는 우리 하기 나름”이라며 우리가 북한을 이해하고 소신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 5개월 동안 이어진 대북 제재에 일언반구 하지 않다가 전단살포를 계기로 행동에 나선 것에 관해서도 이유가 있다고 했다.그는 “북한이 청정지역이라고 하면서도 초중고 개학을 늦췄고, 노동신문에도 수백명의 격리해제 기사가 나왔다. 아마 코로나19 때문에 그동안 대꾸할 정신적인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관해 “오는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75주년을 앞두고 평양 종합병원 건립에 힘을 쏟고 있는데, 골조공사를 마무리했지만 외부에서 의료기기 못 들어오는 상황이다. 되는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무뢰한이니 위선자니 형님 죽인 살인자라는 식의 전단을 보냈으니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까지 문제 삼아 화가 폭발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수위 높은 비판 담화에 관해 “북한이 남한에 관한 열등의식 때문에 터무니없이 자존심을 보이는 사례가 많다”면서 “일부 언론보도처럼 정부가 김 부부장의 말에 벌벌 기고 있다는 식으로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 부부장에 관해서는 “최근 노동신문에 보면 김 부부장을 ‘당 중앙’이라고 한 부분이 있다. 이는 1970년대 말쯤 김일성이 김정일을 후계자로 내세우며 ‘당 중앙’으로 부른 것과 유사하다”면서 “김 국무위원장이 경제에 몰두하고, 김 부부장은 대남 활동으로 역할을 확실히 분담한 것 같다. 김 국무위원장에게 어떤 일이 생기면 김 부부장이 직접 ‘최고 존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미국 눈치 보는 외교부 대신 통일부 장관이 나서야” 정 부의장은 김영삼 정부 시절 미국이 핵 문제를 들면서 남북관계에 파열음을 냈을 때를 거론하며 ‘미국의 눈치 보기’도 작심 비판했다. 그는 “김영삼 정부 시절, 미국이 한국을 통제하고자 내놓은 게 바로 ‘한미공조’라는 명분의 굴레다. 한미 간에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게 처음엔 좋아 보였지만, 사사건건 참견을 하면서 기가 드센 김 대통령도 미국에 끌려가는 것을 직접 체험했다”면서 “최근 한미 워킹그룹에서의 외교부의 행동이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강경화 장관은, 외교부는 습관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그래선 안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북한과의 관계 진전과 관련 “금강산 관광은 김대중 대통령이 저질러버려서, 개성공단도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에 예외적으로 인정해줄 것을 설득해서 가능했다”면서 “통일부 장관은 일반 공무원이 아니라 국무위원이잖느냐. 김 장관이 가시철망을 뚫고 길을 만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북한 경제적 지원으로 군사적 충돌 가능성 줄여야” 정 부의장은 이번 회고록에서 “군사적으로 남북이 충돌할 가능성을 줄이는 확실한 방법은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키우는 ‘피스 메이킹’”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이 북한의 18배에 이른 시점에서, 북한을 경제적으로 도우며 남북연합을 구성할 정도의 중간 단계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관해 “현실적으로 지금은 남북이 하나의 국가로 합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우선은 유럽연합이나 아세안 같은 연합체제를 구성하는 게 옳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족과 역사가 다른 유럽도 연합을 구성해 잘 운영한다. 우리는 민족이 같아서 더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부의장은 40년 동안 남북 정책 현장에서 가장 실망했을 때를 1994년 7월 예정됐던 최초 정상회담이 김일성 사망으로 무산됐을 때라고 했다. “김영삼 대통령이 보안을 강조해 통일비서관으로서 잠도 자지 못하고 일했지만, 목전에 두고 김일성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우리 민족의 운명이 여기까지인가’생각마저 했다”고 한 그는 “반대로 2000년 6월 15일 남북정상회담이 합의됐다는 발표를 들었을 때가 가장 기뻤던 날”이라고도 덧붙였다. 가장 위기감을 느꼈을 때로는 1994년 미국의 북폭 계획을 들었을 때를 꼽았다. 그는 “북한이 6·25 때와 같은 전쟁은 다시 못 일으킨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 부시 대통령이 영변 폭격 계획을 세웠다고 했던 1994년에는 정말 전쟁이 터질 수 있다는 큰 위기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반도 평화 이끌었던 남북 통신선…끝내 차단 위기 맞나

    한반도 평화 이끌었던 남북 통신선…끝내 차단 위기 맞나

    북한이 9일 남북을 연결하는 3개의 통신선을 모두 차단한다고 밝히면서 남북 간 소통 창구가 완전히 봉쇄될 위기에 직면했다. 그동안 통신선이 한반도 평화의 결실이었다는 점에서 악화된 남북 관계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이날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들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포함해 모든 남북 간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차단 및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8일부터 연락사무소 통화를 받지 않고 있다. 2018년 1차 남북 정상회담의 결실로 탄생한 연락사무소는 과거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쓰이던 4층 건물에 마련됐다. 남북 간 협상과 경제협력 등에 대해 365일 항시 대면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남북 관계를 상징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북미 협상이 결렬되고, 그 영향으로 남북관계도 정체기를 겪으면서 연락사무소도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3월 22일에는 북측이 ‘북측 연락사무소는 상부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는 입장만 통보한 뒤 철수하고 사흘 뒤 복귀하기도 했다. 지난 1월 30일 코로나19 여파로 인력이 철수한 이후로는 매일 오전·오후 정기 통화로만 교신했다. 청와대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를 잇는 직통전화도 2년 만에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은 2018년 4월 20일 개통 이후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통화가 이뤄진 적이 있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그럼에도 정상 간 직통전화의 존재 자제가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상징이자 남북 경색국면에서도 두 정상의 신뢰만큼은 변함없다는 점을 청와대가 강조했던 터라 단순히 남북관계의 단절이 아니라 인간적 관계마저 단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18년 6월 핫라인 설치 당시 청와대는 여민관 3층 문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 위에 전화기가 놓여졌지만 관저와 본관 집무실 등 대통령의 업무공간에서 모두 연결되도록 조치됐다고 설명했다. 설치 완료 직후에는 송인배 당시 제1부속비서관과 북측 담당자가 4분 19초 동안 시험통화를 하기도 했다.남북 군사당국을 잇는 동·서해 군 통신선도 이날부터 연락이 닿지 않았다.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장성급군사회담 합의로 복구됐다. 2018년 7월 서해지구를 비롯해 8월 동해지구까지 차례대로 정상화됐다. 동해지구의 경우 2010년 11월 산불로 완전히 소실된 이후 8년여만, 서해지구는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함께 단절된 이후 2년여만이었다. 그동안 군은 비무장지대(DMZ)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헬기를 투입하기 전 통신선을 이용해 북한에 출입을 통보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이를 이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군 통신선이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북한이 서해 창린도에서 해안포를 발사하고, 지난 3월 남측 감시초소(GP)에 총격을 가하며 군사합의를 위반했을 당시 군은 통신선을 이용해 항의했지만 북한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남북 군 통신망이 완전히 끊어진다면 보다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이날 북한이 차단 대상으로 언급한 연락선 중 국정원과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 사이의 핫라인은 없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연결된 핫라인은 노무현 정부까지 유지됐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강경 대북정책으로 단절됐다. 이후 2018년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으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파견하는 것을 계기로 복원됐다. 3개 통신선이 중단될 경우 핫라인이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핫라인이 아직까지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는 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기능이 살아있어도 북한이 호응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北 김여정 “죗값 치러라” 모든 연락선 차단…군사합의 파기 가나

    北 김여정 “죗값 치러라” 모든 연락선 차단…군사합의 파기 가나

    중앙통신 “남한과 더 마주앉을 일 없어”“통신연락선 차단·폐기는 첫단계”북한은 9일 정오부터 청와대를 포함한 모든 남북한 사이의 통신연락선을 차단·폐기한다고 밝혔다. 탈북민 대북전단 살포를 맹비난했던 북한이 통신을 전면 차단함에 따라 상황이 진전이 없을 경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의 후속조치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6월 9일 12시부터 북남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유지해 오던 북남 당국 사이의 통신연락선, 북남 군부 사이의 동서해통신연락선, 북남통신시험연락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통신연락선을 완전 차단·폐기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을 포함해 국정원과 군 등 모든 당국간 연락수단을 당장 끊고 남북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통신은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지난 8일 대남사업 부서 사업총화회의에서 이런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두 사람이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들을 심의했다”며 “우선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 연락선들을 완전 차단해버릴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통신은 “남조선 당국과 더이상 마주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남조선 것들과의 일체 접촉공간을 완전격폐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한 첫 단계 행동”이라고 밝혀 추가 조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통신은 “다른 문제도 아닌 그 문제에서만은 용서나 기회란 있을수 없다”며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어야 한다. 우리는 최고존엄만은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으며 목숨을 내대고 사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4일 김 제1부부장의 담화, 5일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탈북민 대북전단 살포와 이에 대한 남한 당국의 대응을 비판하면서 남북관계 단절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김 제1부부장은 4일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 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 조항을 모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6·15(남북공동선언) 20돌을 맞는 마당에 이런 행위가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로 방치된다면 남조선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도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면서 “다른 문제도 아닌 그 문제에서만은 용서나 기회란 있을 수 없다.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어야 한다. 우리는 최고존엄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며 목숨을 내대고 사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첫 조치로 공언했던 연락사무소 철폐를 비롯해 모든 통신연락선을 끊겠다고 밝힘에 따라 추가조치로 9·19 남북군사합의도 파기될 위험에 놓였다. 북한이 적대행위 중지를 명기한 군사합의서 파기를 선언하면서 대남 군사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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