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국정원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북한 핵실험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라스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교육감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420
  • 국정원 “삼척항 진입 북한 어선 어로활동 맞는 듯”

    국정원 “삼척항 진입 북한 어선 어로활동 맞는 듯”

    지난 15일 강원 삼척항에서 발견된 북한 목선에 대해 국가정보원이 “북한 선원들이 어로 활동을 했던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은 19일 오후 국회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보고를 받았다고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국정원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분석을 의뢰한 결과 북한 선원들이 어로 활동을 했던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보고했다고 이 위원장은 밝혔다. 국정원은 또 “몸집이나 체격, 어깨 근육의 발달 상태 등을 볼 때 낡은 전투복 상의를 입고 온 고령의 선원은 전투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북한으로 돌아간 선원 2명에 대해서는 “NLL(북방한계선)을 내려온 북한 사람들이 다시 북으로 가겠다고 귀국요청서를 쓰면 돌려보내는 게 맞다”고 말했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아울러 국정원은 “일몰 시간을 제외한 항해 거리 등을 고려하면 해당 목선은 열심히 달려오는 것 외에 다른 활동을 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목선은 처음부터 귀순 의도를 갖고 고기잡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으로 돌아간 2명은 귀순 의도를 가진 선장 때문에 딸려 내려온 경우”라고 보고했다고 이 위원장은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연인가 악연인가…지금의 윤석열을 만든 채동욱과 황교안

    인연인가 악연인가…지금의 윤석열을 만든 채동욱과 황교안

    윤석열(59·사법연수원23기) 검찰총장 후보자는 검사 생활을 하면서 많은 부침을 겪었다. 대검 중앙수사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등 ‘특수통’ 주요 요직을 모두 거쳤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국정원 댓글 수사 이후 한직을 전전했다. 윤 후보자의 운명을 바꾼 국정원 댓글수사 사건은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채동욱(60·14기) 전 총장과의 인연은 2006년 대검 중수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대 법대 선후배인 이들은 중수부에서 현대차와 론스타를 수사했다. 박영수 중수부장 밑에 채동욱 수사기획관이 있었고, 윤석열 후보자는 부부장검사였다. 2013년 4월 채동욱 검찰총장이 취임했다. 당시 ‘특수통’ 검사가 검찰총장에 오른 것은 이명재 전 총장(2002년) 이후 11년 만이었다. 채 총장은 취임하자마자 경찰이 송치한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던 윤석열 후보자를 팀장으로 지명했다. 공안 사건에 ‘특수통’ 검사를 앉힌 것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 정작 윤 후보자도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안 사건이기도 하고, 늦장가를 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윤 후보자는 이 사건으로 고초를 치렀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구속 영장 청구를 두고 법무부와 검찰 갈등이 극에 달했고, 결국 수사팀은 6월 원 전 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곧이어 채동욱 총장의 혼외자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채 총장은 취임 6개월만에 낙마했고, 직후 국정감사에서 윤 후보자는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수사 외압을 폭로했다. ‘항명 파동’ 이후 윤 후보자는 정직 1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국정원 수사 과정에서 지휘·결재권자인 조영곤 지검장에게 보고를 누락하고 공소장 변경 과정에서 절차를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윤 후보자는 이후 대구고검과 대전고검 등 한직을 전전했다. 채 총장은 퇴임 이후 변호사 개업도 하지 않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8월 법무법인 서평을 설립했다. 황교안(62·13기) 자유한국당 대표는 ‘미스터 국보법’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공안통’ 검사였다. ‘특수통’인 윤 후보자와는 분야가 달라 근무 인연이 없다. 기수 차이도 많이 나고 학교도 다르다. 황 대표는 성균관대를 졸업했다. 그러다 황 대표가 2013년 법무부 장관에 오르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황 장관이 채 총장의 혼외자 의혹이 불거지자 감찰을 지시한 것이다. 그해 국정감사에서 윤 후보자는 황 장관이 수사에 외압을 행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박범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수사 외압이) 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관계가 있는 이야기냐”고 묻자 윤 후보자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황 장관은 압력을 넣거나 수사를 못하게 한 일이 없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에서 핍박받고 문재인 정부 들어 빛을 봤다면, 황 대표는 반대로 노무현 정부에서 빛을 못 받다가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 들어 승승장구했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 임수경 방북 사건 등을 담당하고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출판한 대표적인 공안 검사인 황 대표는 2006~2007년 두차례 검사장 승진에서 밀려났다. 이명박 정부 들어 검사장, 고검장에 오른 뒤 2011년 9월 검사 생활을 그만 두고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고문으로 일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이후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검사장 기수 27기까지 내려간다…주목받는 ‘윤석열 사단’

    검사장 기수 27기까지 내려간다…주목받는 ‘윤석열 사단’

    윤석열(59·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후배 검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27기까지 내려간 검사장 승진 후보군도 대부분 여기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18일 검찰에 따르면 윤 후보자와 함께 ‘대윤(大尹)·소윤(小尹)’으로 불릴 만큼 가까운 윤대진(55·25기) 법무부 검찰국장은 유력한 차기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 손꼽힌다. ‘쓴 사람을 믿고 또 쓰는’ 윤 후보자의 스타일상 ‘윤석열 사단’이 주요 보직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2년 전에도 ‘윤석열 사단이 중앙지검을 점령했다’는 말이 나왔다. 윤 국장은 2006년 옛 대검 중앙수사부 중수1과에서 윤 후보자와 함께 현대차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며 인연을 맺었다. 2017년 윤 후보자가 국정농단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을 거쳐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전격 임명되면서 윤 국장은 같은 지검 1차장검사에 보임됐다. 이후 지난해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법무부 핵심 부서인 검찰국장을 맡았다. 특히 윤 국장이 윤 후보자에 이어 서울중앙지검 수장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코오롱 인보사 사건 등 주요 수사가 남아있는 만큼 윤 후보자와 ‘코드’가 통하는 윤 국장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 이성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57·23기), 문찬석 대검 기획조정부장(58·24기), 조남관 대검 과학수사부장(54·24기), 여환섭 청주지검장(51·24기)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적폐 수사를 전두 지휘하는 한동훈(46·27기) 3차장검사도 ‘대윤·소윤’과 함께 대검 중수부 연구관으로 근무했을 만큼 인연이 깊다. 국정농단 관련 박영수 특검팀에도 윤 후보자와 함께 파견됐던 한 차장은 2017년 특수수사를 전담하는 3차장검사로 발탁됐다. 이후 한 차장은 2년에 걸쳐 박근혜 정부 특수활동비 의혹,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횡령 및 뇌물 수수 의혹,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 주요 적폐수사를 이끌었다. 윤 후보자의 선배·동기 검사장 30명 가운데 상당수가 옷을 벗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 차장 역시 차기 검사장 승진 후보에 포함됐다. 법무부는 전날 윤 후보자가 지명된 이후 27기 검사들을 상대로 검사장 승진 관련 인사검증 동의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통상 24~26기가 검사장 승진 후보군으로 여겨졌으나, 상대적으로 기수가 낮은 윤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인사 폭이 넓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한 검찰 내부 관계자는 “한 차장이 차기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마평을 내놨다.한 차장과 마찬가지로 박영수 특검팀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부장검사로 발탁된 이들로는 신자용(47·28기) 특수1부장(현 법무부 검찰과장), 양석조(46·29기) 특수3부장, 김창진(44·31기) 특수4부장 등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고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의 선봉을 맡았던 신봉수(49·29기) 현 특수1부장도 윤 후보자와 함께 2008년 BBK 의혹 관련 정호영 특검팀에 파견된 인연이 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당시 양승태 전 대법원장 피의자 신문에 투입된 조상원(47·32기), 단성한(45·32기), 박주성(41·32기)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도 윤 후보자의 ‘복심’으로 꼽힌다. 조 부부장검사와 박 부부장검사는 박영수 특검팀에 파견됐고, 단 부부장검사는 2013년 국정원 댓글 수사팀에서 윤 후보자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윤석열과 악연설에 황교안 “누구와도 악연 없다”

    윤석열과 악연설에 황교안 “누구와도 악연 없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와의 악연설을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박근혜 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를 지휘한 윤 후보자와 갈등 관계였다고 본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누구와도 악연이 없다”며 “그냥 법대로, 원칙대로 진행하고 집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법무부 장관은 수사를 보고받고 그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다”며 “합법적인 이야기를 한 것 외에는 부당한 압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윤 후보자는 201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댓글 수사에 대한 외압과 관련해 “황교안 장관과도 관계 있는 것 아니냐”는 국회의원 질문을 받고선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외압 때문에 수사와 공소를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느냐”는 질문에 “수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계속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법무부는 윤 후보자에 대해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는 등의 이유로 정직 1개월의 처분을 내리고, 수사팀에서도 배제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부흥 기폭제 ‘춘향전’ 멜로 이끈 ‘자유부인’… 장르의 신세계 열었다

    부흥 기폭제 ‘춘향전’ 멜로 이끈 ‘자유부인’… 장르의 신세계 열었다

    지금까지의 연재를 통해, 1900년대 초입 한국에 처음 영화가 들어온 시점부터 6·25 전쟁이 끝나고 재건을 시작한 1954년 시점까지 약 50년 동안의 영화사를 살펴봤다. 1901년 미국인 여행가 버턴 홈스 일행이 대한제국기 서울의 풍경을 촬영해 왕실에서 상영회를 개최한 것과 1903년 동대문활동사진소에서 표를 사고 입장한 대중 관객들을 대상으로 영화를 상영한 것이 한국에 영화가 소개된 가장 앞선 기록이었다. 또한 1919년 단성사에서 조선인 신파극단의 제작으로 연극 무대와 영화가 결합한 연쇄극을 상연한 것은 한국영화 100년의 출발로 기록된다. 이후 일제강점하 조선영화계는 무성영화와 발성영화시기를 개척해 가며 조선인 관객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았고, 일제 말기에는 국책선전영화로 명맥을 이어가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영화 제작을 멈추지 않았던 영화인들의 열정은 1945년 8월 이후 해방 정국과 1950년 6·25 전쟁 시기에도 꾸준히 극영화를 만들고 관객들과 만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는 1950년대 중반 한국영화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게 되는 기반이 되었음에 분명하다. 이제부터의 연재는 1955년 이후 한국영화계가 어떻게 국가 정책 그리고 제작 자본과 협상하며 ‘한국’ 영화를 만들어갔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이번 지면은 우선 1950년대 중후반까지의 상황을 알아볼 것이다. ●195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계 전후 한국 사람들의 깊은 상처를 위로한 것은 역시 영화였다. 전쟁 중에도 영화 만들기를 멈추지 않았던 영화인들은 폐허나 다름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곧바로 상업영화 제작에 착수했다. 1954년 18편, 1955년 15편을 기록한 한국영화 제작 편수는 1956년 30편, 1957년 37편으로 늘어나더니, 1958년 74편으로 전 해보다 두 배가 증가했고, 1959년에는 111편으로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100편대에 진입하게 된다. 한국영화산업이 휴전 후 불과 6년 만에 이 정도의 급성장을 이룩한 배경은 역시 인력이었다. 영화에 대한 한국영화인들의 열정은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했던 것일까. 가장 대중적인 예술에 참가한다는 개인 창작자로서의 욕망, 자본을 투여한 것 이상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상업영화 셈법의 확고한 인식, 또 직업으로서 계속 영화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한국영화를 기다리고 지지하는 관객들의 존재가 가장 중요한 동기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영화 매체는 대중과 만나는 순간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환도한 이승만 정부도 이러한 한국영화의 역할을 인식하고 영화계의 의견을 반영해, 1954년 ‘국산영화 입장세 면세조치’, 1959년 ‘국산영화 장려 및 영화오락 순화를 위한 보상특혜실시’라는 과감한 지원책으로 한국영화 진흥을 도모한다.전후 한국영화 부흥의 기폭제가 된 작품은 이규환이 연출하고 배우 조미령과 이민이 주연한 ‘춘향전’(1955)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고전 소설 ‘춘향전’은 1923년 한국 최초의 상업영화, 1935년 최초의 발성영화로 만들어지는 등 이후 한국영화산업의 중요한 분기점마다 영화화되었다(임권택 감독의 ‘춘향뎐’(2000)까지 모두 17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졌다). 1955년 벽두에 국도극장에서 개봉한 이규환의 ‘춘향전’ 역시 몰려드는 관객들로 대성황을 이뤘고, 2주간 상영에 10만명이 넘는 관객이 몰려들며 제작사에 큰 수익을 안겨주었다. 단 하나의 프린트로 전국 상영을 하던 시절, 서울 상영 이후 지방 각 도시의 상영관에서도 열띤 흥행은 계속되었고, 영화는 2년에 걸쳐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관객들과 만났다. 춘향 역의 조미령과 이몽룡 역의 이민이 이 영화 한 편으로 일약 스타가 된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새롭게 출발한 한국영화계는 이 영화 덕분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 한국영화로는 제작비 회수도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지만, 채산을 맞추는 것을 넘어 큰 수익도 올릴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잘 만든 한국영화라면 언제든 뜨거운 지지를 보낼 준비가 되어 있는 관객들의 존재를 확인한 것도 영화의 효과였다. ‘춘향전’의 성공은 이후 사극영화의 전성기를 열었다. 1956년에 제작된 30편 중 무려 16편이 사극 혹은 시대극 장르일 정도로 인기를 구가한다.●사극에서 멜로드라마로 195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의 또 다른 축은 바로 현대극 장르였다. 관객들이 시대극 장르에 싫증을 내기도 전에 현대 도시를 배경으로 한 멜로드라마가 흥행 전선에 나선 것이다. 이 경향을 주도한 것이 바로 한형모 감독의 ‘자유부인’(1956)이다. 영화는 대학교수와 교수 부인 각각의 연애를 다뤄 전후 한국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원작은 작가 정비석이 1954년 서울신문에 연재해 선풍적 인기를 모았던 소설로, 연재 당시에도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용납할 수 없는 죄악이며 중공군 50만명과 맞먹는 국가의 적이다”는 격렬한 비난을 받으며 화제가 되었다. 1950년대 중반 한국 사회를 휘몰아치던 계, 댄스, 사치라는 세 가지 바람을 시의성 있게 소설화한 원작이 센세이션을 일으키자, 한형모는 영화로까지 여세를 몰아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한편 영화에 등장한 “뭐든지 최고급품으로 주십시오, 최고급입니까”라는 극 중 백사장(주선태)의 대사는 당시 “최고급”이라는 말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자유부인’은 195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이자, 최고의 흥행작으로 기록되었다. 이듬해 1957년에는 홍성기의 ‘애원의 고백’, ‘실락원의 별’, 김성민의 ‘처와 애인’, 김기영의 ‘여성전선’, ‘황혼열차’, 이용민의 ‘산유화’, 한형모의 ‘순애보’, 유현목의 ‘잃어버린 청춘’ 등의 멜로드라마가 전후 사회의 정서와 시대상을 반영하며, 여성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작가주의적 미장센(화면 구도)이 유려한 유현목 감독의 ‘그대와 영원히’(1958), 박종호의 감독 데뷔작이자 배우 김지미의 청초한 매력이 돋보이는 ‘비오는 날의 오후 세시’(1959), 조긍하 감독의 대표작 ‘육체의 길’(1959)도 빼놓을 수 없다. 1950년대 후반의 멜로드라마 지형은 홍성기·김지미 콤비의 영화가 주도하는 가운데, 신상옥·최은희 콤비의 작품이 경쟁 구도를 그리며, 한국 대중영화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전자는 ‘별아 내 가슴에’(1958), ‘산 넘어 바다 건너’(1958), ‘별은 창 너머로’(1959), ‘자나깨 나’(1959)가 대표적이고, 후자는 ‘어느 여대생의 고백’(1958) ‘그 여자의 죄가 아니다’(1959) ‘동심초’(1959) ‘자매의 화원’(1959) 등을 들 수 있다. 신상옥 감독이 이 영화들의 성공을 발판으로 ‘신필름’을 설립, 1960년대 이후 한국영화계를 주도하게 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양적 증가 넘어 영화 문화·산업 전반으로 성장 195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의 성장은 제작편수로 대변되는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영화문화와 산업 전반이 확장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전후 사회적, 개인적 악조건 속에서 ‘미망인’(1955)을 연출한 박남옥은 한국영화사의 첫 번째 여성감독으로 기록되며, 이병일의 ‘시집가는 날’(1956)은 제4회 아시아영화제에서 특별희극상을 받으며 한국영화 최초로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이 되었다. 이 시기 한국영화의 중요한 특징은 다양한 장르가 시도된 점이다. 멜로드라마와 스릴러를 혼합한 ‘운명의 손’(1954)의 한형모는, 악극 요소를 가미한 코미디 ‘청춘쌍곡선’(1956), 탐정영화 ‘마인’(1957), 가요를 극 속으로 녹여낸 멜로드라마 ‘나 혼자만이’(1958) 등 다양한 장르를 실험하는 야심 찬 행보를 보였다. 노필 감독 역시 극 중 등장인물의 노래 장면이 삽입된 멜로드라마 ‘꿈은 사라지고’(1959), ‘사랑은 흘러가도’(1959) 등을 연출했다. 이 영화들은 미리 녹음한 음악을 촬영현장에서 틀면서 입 모양을 맞추는 ‘플레이백’ 녹음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음악영화들이 시도된 이유는, 뮤지컬 영화를 만들고 싶어도 기재와 기술력이 부족했던 당시 한국영화계가 절충적 제작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영화기술에의 도전과 이를 뒷받침한 물적 기반도 검토해 봐야 한다. 해방기 ‘무궁화동산’(안철영, 1948) ‘여성일기’(홍성기, 1949)에서 도전했던 컬러영화 제작도 다시 시도되었다. ‘선화공주’(1957, 최성관)를 시작으로 ‘사랑의 길’(1958, 장황연), ‘춘향전’(1958, 안종화), ‘콩쥐팥쥐’(1958, 윤봉춘)가 컬러영화로 관객들을 만났다. 한편 홍콩과 합작한 ‘이국정원’(전창근·도광계·와카스기 미쓰오, 1957)은 해외 기술을 빌어 안정적인 컬러 색감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 최초의 한홍 합작영화로 기록되는 ‘이국정원’은 임화수의 한국연예주식회사와 홍콩 쇼브라더스사가 공동 제작했고, 김화랑 감독의 ‘천지유정’(1957)이 그 뒤를 이었다. 두 영화는 1958년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2.35:1의 시네마스코프 포맷을 통해 넓고 긴 화면 즉 와이드스크린도 선보였다. 그 첫 번째 작품은 수도영화사 대표 홍찬이 건설한 안양촬영소의 창립작 ‘생명’(이강천, 1958)이다. 영화는 미첼 카메라에 비스타라마 렌즈를 달아 촬영했고, 오프닝 크레디트와 포스터에는 수도영화와 시네마스코프를 합친 ‘수도스코프’라는 명칭을 내세웠다. ●정릉·삼성·안양 등 영화 전문 스튜디오 등장 컬러와 와이드스크린 등 1950년대 후반의 기술 시도는 영화촬영소라는 공간과 연동된 것이었다. 한국영화문화협회의 정릉촬영소, 삼성영화사의 삼성스튜디오, 수도영화사의 안양촬영소 등 본격적인 스튜디오 세 곳이 등장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제작 기반이 되었다. 사실 스튜디오라는 공간은 선진 영화제작 시스템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주먹구구식 수공업적 제작을 벗어나 할리우드식의 스튜디오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한국영화인들의 오랜 꿈이었다. 스튜디오 시대의 첫 주자는 1957년 1월 개소한 정릉촬영소였다. 120평의 촬영장과 100평 규모의 현상소에 미국의 민간원조기구 아시아재단이 기증한 미첼 카메라, 휴스턴 자동현상기 등이 설비되었다. 촬영소를 건립한 한국영화문화협회는 아시아재단으로부터 기증받은 영화기자재를 관리하기 위해 1956년 7월 설립한 단체다. 한편 ‘자유부인’으로 큰 수익을 거둔 삼성영화사는 1957년 7월 군자동에 삼성스튜디오를 만들어 권영순의 ‘오해마세요’(1957), 유현목의 ‘그대와 영원히’, 한형모의 ‘나 혼자만이’(1958)를 제작했다. 규모나 내용에 있어 가장 주목할 곳은, 평화신문사와 수도영화사 사장 홍찬이 이승만 정권의 특혜를 받아 1958년 6월 개소한 안양촬영소이다. 그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을 본떠 본격적인 프로듀서 시스템을 도입했고 자신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안양촬영소는 3만 3500평의 부지에 총건평 1975평으로 9개의 건물이 자리잡은 그야말로 ‘영화공장’이었다. 미첼 카메라 3대, 웨스트렉스 녹음 시설 등 미국의 최신 기재들도 들여왔다.하지만 수도영화사의 홍찬은 한국 최초의 시네마스코프 영화 ‘생명’과 두 번째 작품 ‘낭만열차’(1959)의 흥행 실패로 수십억원의 부채를 졌고, 결국 촬영소는 1959년 10월 부도 처리되며 산업은행의 관리로 넘어갔다. 1966년 9월 박정희 정권의 지원하에 신필름에 인수될 때까지 애물단지로 방치되었던 안양촬영소는 영화산업의 근대화가 산업 내부의 동력 없이 국가의 정책적 지원만으로 완성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1950년대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들이 1960년대 한국영화가 중흥기를 맞고 본격적인 산업화의 길을 들어서는 기반이 되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수사권 조정 반발 고위직 물갈이 의지… 검찰 개혁·적폐 청산 완수 적임자 판단

    안희정·강금원 수사 통해 ‘소신’ 높이 사 집권 중반기 국정동력 강화 의도 엿보여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윤석열(59)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한 것은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한편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개혁적 성향의 검찰 고위직을 자연스럽게 물갈이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일찌감치 ‘윤석열이냐 아니냐’의 구도라는 얘기가 돌만큼 윤석열 후보자가 이번 인사의 중심에 있었지만 우려도 컸던 게 사실이다.윤 후보자는 박근혜 정권 당시인 2013년 4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고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을 폭로한 모습이 국민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하지만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이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후원자’인 고 강금원 회장을 구속한 것도 그였다. 여권 일각에서 ‘검찰총장 윤석열’은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던 배경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처음부터 윤 후보자를 마음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으로서 보인 소신 행보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국정농단·사법농단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과정을 눈여겨봤다고 한다. 적폐청산·부정부패 척결이 현재진행형이며 국민적 요구라고 인식하는 청와대는 윤 후보자를 ‘끝’을 볼 적임자로 판단했으며 이를 통해 집권 중반기 국정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윤 후보자는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 신망을 받았다”, “우리 사회에 남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을 것”이라는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도 같은 맥락이다. 윤 후보자를 지명하면 대대적인 검찰고위직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이를 감수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고 대변인이 “시대의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 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도 이런 점을 반영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댓글수사 항명에 좌천… “사람에 충성 않는다” 국민검사로 불려

    댓글수사 항명에 좌천… “사람에 충성 않는다” 국민검사로 불려

    “위법한 지휘·감독은 따를 수 없다” 朴정부 때 윗선과 갈등으로 한직 전전 “수사권으로 보복하면 깡패지 검사냐” 최순실 특검 때 수사팀장으로 전격 발탁 “檢 비판한다고 위축되면 국민이 피해” MB·양승태 등 적폐청산 수사 지휘 65억 재산·수사권 이슈 청문회 치열할 듯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한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후보자는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국민적 지지를 받기도 했다. 특수부 검사로 승승장구하다가 국가정보원 댓글수사로 ‘항명 파동’을 일으켜 좌천, 이후 검찰총장으로 지명되기까지의 25년을 정리해 봤다. ●승승장구 “조직을 대단히 사랑한다” 2013년 서울고검 국정감사장에서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던 윤 후보자는 이 발언으로 일약 ‘국민 검사´로 자리잡았다. 위법한 지휘·감독은 따를 수 없다고 대답하는 윤 후보자의 모습에 많은 국민들이 응원을 보냈다.당시 윤 후보자는 국정원 댓글수사 팀장으로 원세훈 전 국장원장을 재판에 넘기는 과정에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 등 법무·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었다. 결국 국정감사장에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수사 외압을 폭로했다. 이후 보고나 결재 없이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집행했다는 이유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고 한직으로 분류되는 대구고검과 대전고검을 전전했다. 수사팀 부팀장이었던 박형철 검사는 변호사로 개업했다가 현 정부 들어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윤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79학번이지만 남들보다 9년 늦은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남기춘(15기) 전 검사장, 김수남(16기) 전 검찰총장, 공상훈(19기) 전 검사장, 이완규(23기) 전 차장검사와 대학 동기다. 대학 시절 모의재판에서 검사 역할을 맡아 전두환에게 사형을 구형한 이유로 사법시험 2차에서 매번 낙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특수통´으로 잔뼈가 굵었다. 2006년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현대차 비자금 수사를 맡아 정몽구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2008년에는 파견검사로서 BBK 특검에도 참여했다. 이후 중수2과장과 1과장을 지내며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했다. 대구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특수통´ 요직을 모두 거쳤다. ●와신상담… 고검 검사에서 검사장 수직 상승 박근혜 정부 들어 ‘꺼진 불’이 됐던 윤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말기 최순실 특검이 출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윤 후보자를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항명 파동’으로 좌천된 이력 때문에 취재진이 보복 수사 가능성을 묻자 단칼에 일축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고검 검사에서 검사장으로 수직 상승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급이 가는 자리였는데, 문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검사장급으로 격하하면서까지 윤 후보자를 앉혔다. 2017년 5월 취임식을 생략한 윤 후보자는 소속 검사들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은 기대와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다. 검찰 비판 여론이 높다고 해서 위축되기만 하면 피해는 국민들이 보게 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처럼 운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수1~4부 소속 검사만 56명에 달한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로 시작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했고, 사법농단 수사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하며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권토중래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문 대통령의 지명 직후 윤 후보자는 매우 짧은 소감을 남겼다. 강골이자 거침없는 칼잡이로 알려졌지만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문무를 겸비한 훌륭한 검사”라고 평가했다. 부친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다. 52세 때인 2012년 뒤늦게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김건희(47)씨와 결혼했다. 법무·검찰 고위직 간부 중 재산이 가장 많은데, 대부분 배우자 명의다. 지난 3월 재산 공개 당시 65억 9077만원을 신고했다. 대부분이 예금(51억 8600만원)으로, 이 중 배우자 예금이 49억 7200만원이다. 신고가액이 12억원인 서초동 복합건물도 배우자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장모와 관련된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진정이 들어와 감찰을 받기도 했지만 무혐의 종결됐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재산 문제와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가 검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수사권 조정 반발 檢고위직 물갈이 의지… 검찰 개혁 완수 적임자 판단

    수사권 조정 반발 檢고위직 물갈이 의지… 검찰 개혁 완수 적임자 판단

    안희정·강금원 수사 통해 ‘소신’ 높이 사 집권 중반기 국정동력 강화 의도 엿보여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윤석열(59)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한 것은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한편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개혁적 성향의 검찰 고위직을 자연스럽게 물갈이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일찌감치 ‘윤석열이냐 아니냐’의 구도라는 얘기가 돌만큼 윤석열 후보자가 이번 인사의 중심에 있었지만 우려도 컸던 게 사실이다.윤 후보자는 박근혜 정권 당시인 2013년 4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고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을 폭로한 모습이 국민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하지만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이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후원자’인 고 강금원 회장을 구속한 것도 그였다. 여권 일각에서 ‘검찰총장 윤석열’은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던 배경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처음부터 윤 후보자를 마음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으로서 보인 소신 행보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국정농단·사법농단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과정을 눈여겨봤다고 한다. 적폐청산·부정부패 척결이 현재진행형이며 국민적 요구라고 인식하는 청와대는 윤 후보자를 ‘끝’을 볼 적임자로 판단했으며 이를 통해 집권 중반기 국정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윤 후보자는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 신망을 받았다”, “우리 사회에 남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을 것”이라는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도 같은 맥락이다. 윤 후보자를 지명하면 대대적인 검찰고위직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이를 감수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고 대변인이 “시대의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 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도 이런 점을 반영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선배들 제친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자 “무거운 책임감 느껴”

    선배들 제친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자 “무거운 책임감 느껴”

    사법연수원 기수 선배들을 제치고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은 17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여러가지 잘 준비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윤 후보자는 검찰 개혁과 관련해서는 “차차 지켜봐 달라”며 말을 아꼈다. 윤 후보자는 이날 지명 발표 직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많이 도와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그는 검찰 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안과 관련한 질문에는 “차차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하지 않았다. 현 문무일 총장보다 연수원 5기수나 후배인 점 때문에 적지 않은 검찰 간부들이 옷을 줄줄이 벗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도 “오늘 말씀드릴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차차 지켜봐 달라”고 말을 줄였다. 윤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현재 검찰의 관행대로라면 연수원 19기부터 윤 후보자 동기인 23기까지 검사장급 이상 간부 30여 명이 옷을 벗어야 한다. 이 때문에 연수원 동기와 선배 일부가 검찰에 남아 조직 안정에 힘을 보태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러나 동기가 전부 남더라도 현직 검사장 가운데 절반 정도인 20여 명이 교체되는 역대급 후속 인사가 불가피하다는게 중론이다. 윤 후보자는 이날 평소와 다름없이 서울중앙지검에 출근해 집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했다. 대검찰청은 이른 시일 내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마련해 청문회에 대비할 계획이다. 검찰총장은 국무회의 의결과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오는 18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윤 후보자에 대한 안건이 통과되면 청와대는 국회에 바로 임명 동의안을 제출하게 된다. 국회는 임명동의안을 제출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검찰 내 ‘특수통’ 대표주자인 윤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검찰 본연의 임무인 부정부패 척결 작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윤 후보자는 2016년 12월 국정농단 특검팀에 수사팀장으로 합류한 이후 2년 6개월여 동안 거의 모든 적폐청산 수사에 관여했다.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1994년 서른넷에 검찰에 발을 들였지만 지난 25년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주요 수사 보직을 두루 거치며 탁월한 수사력과 거침없는 추진력으로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2007년 변양균·신정아 사건, 씨앤(C&)그룹 비자금 수사, 부산저축은행 수사 등을 주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오른팔’ 안희정 현 충남지사와 ‘후원자’ 고(故) 강금원 회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 초기이던 2013년 4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지내며 정권 눈치를 보는 윗선의 반대에도 용의 선상에 오른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는 등 소신 있는 수사를 강행했다. 그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장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이른바 ‘항명 파동’의 중심에 섰고, 이 일로 수사 일선에서 배제된 뒤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 한직으로 취급받는 곳을 전전했다. 당시 국감에서 “(검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하고 있다”면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문 대통령 차기 검찰총장 윤석열 지명…파격 인사

    문 대통령 차기 검찰총장 윤석열 지명…파격 인사

    새 검찰총장 후보자로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총장 임명제청 건을 보고받은 뒤 윤석열 지검장을 지명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윤 후보자는 문무일 검찰총장보다 연수원 다섯 기수 후배로, 고등검사장(고검장)들을 제치고 검찰 수장이 된 만큼 적잖은 고위급 검사들이 옷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으로 임명되면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31년 만에 고검장을 안 거치고 총장으로 직행한 첫 사례가 된다. 윤 후보자의 지명은 현 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한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공로를 인정함과 동시에,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을 지속해서 밀어붙이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2년 18대 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 정권과 갈등을 빚은 끝에 수원지검으로 좌천됐고, 이후 ‘최순실 게이트’ 수사 때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참여한 바 있다. 윤 후보자는 충암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구·서울·부산·광주지검 검사를 거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전고검 검사 등을 지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안정보다 파격 택한 靑…文정부 2대 검찰총장에 윤석열

    안정보다 파격 택한 靑…文정부 2대 검찰총장에 윤석열

    문재인 정부 두번째 검찰총장에 윤석열(59·사법연수원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내정됐다. 윤 후보자는 대표적인 ‘특수통’이자 ‘칼잡이’로 꼽힌다.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1년 9수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늦깎이로 합격한 탓에 기수에 비해 나이가 많은 편이다.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대검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등을 거쳤다. 특수통 검사로 승승장구 했으나 채동욱 검찰총장 시절 국정원 댓글수사팀장 당시 정권의 뜻과 다르게 수사하려다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2013년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수뇌부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한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겨 국민 검사로 떠올랐다. 박근혜 정부 내내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 한직에 머무르다가 최순실 특검 당시 박영수 특검이 수사팀장으로 발탁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들어 원래 고검장이 앉는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사장으로 낮추면서 검찰총장이 임명되기도 전에 발탁됐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국정원 특수활동비, 이명박 전 대통령, 사법농단 수사 ‘적폐청산’ 수사를 지휘했다. 윤 후보자는 문무일 총장보다 5기수 아래다.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한 사례는 1981년 정치근 검찰총장을 제외하고는 없다. 검찰 관례에 따라 19~22기 고검장과 검사장 16명은 옷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에서 대규모 인적쇄신이 불가피하다. 청와대가 조직 안정보다 파격을 택하면서 향후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과 적폐청산 수사에 관심이 쏠린다. 윤 후보자로서는 청와대의 숙원 사업인 수사권 조정에 마냥 찬성하기도, 전임인 문 총장처럼 반대하기도 쉽지 않다. 적폐청산 수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재만 전 靑비서관 형기 만료로 구속 취소… 23일 석방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을 받는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이재만(53)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상고심 중 형기 만료로 풀려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지난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비서관 측이 신청한 구속 취소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오는 23일자로 이 전 비서관을 석방하기로 했다. 이 전 비서관은 남은 상고심 재판을 불구속 상태에서 받게 된다. 이 전 비서관은 안봉근(53)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함께 2013년 5월~2016년 7월 매달 5000만원에서 2억원 상당의 국정원 특활비를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정호성(50)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2016년 9월 특활비 2억원을 받아 안 전 비서관을 통해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넨 혐의를 받았다. 이 전 비서관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안 전 비서관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다. 지난 5월 8일 이 전 비서관과 함께 구속 기간이 갱신됐다. 정 전 비서관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北어선, 삼척 앞바다까지 150㎞ 표류…군은 까맣게 몰랐다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이 발견해 신고 해상레이더·해안감시망 먹통 허점 노출 군 “소형 목선은 식별 안 되는 경우도” 북한 어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강원도 삼척 앞바다까지 직선거리로 150㎞가 넘는 거리를 떠내려 오는 동안 한국 군·경이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상감시체계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동해상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에 대해 “관련 사안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군·경과 국정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가 삼척항으로 예인된 북한 어선과 어민들을 대상으로 표류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어민 4명이 탄 해당 선박은 지난 15일 오전 6시 50분쯤 동해상에서 발견됐다. 어업 중 기관 고장으로 동해 NLL 이남으로 표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어선은 군 레이더 망이 아니라 삼척항 인근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에 발견돼 관계 당국에 신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해군·해경의 해상레이더와 육군의 해안감시망이 유기적으로 동해상을 살핀다. 육군 해안감시망은 해안침투용 반잠수정 등을 식별하기 위한 것으로 해안에서 2~3㎞ 거리까지 감시할 수 있다. 이보다 먼 해상은 통상 해상레이더로 미확인 선박 등을 식별한다. 하지만 이번 북한 어선은 삼척항에 올 때까지 어떤 감시망에도 걸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이번 같이 소형 목선이거나 파고가 높으면 잘 식별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조사 결과가 나와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군·경은 2009년 10월에도 북한 주민이 탄 선박을 해상에서 포착했지만 확인하는 데 2시간이나 걸린 바 있다. 특이한 형태의 선박이어서 주민들의 신고도 잇따랐지만, 해당 선박은 아무런 제지 없이 항해하면서 허술한 해상 경비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11일에 기관 고장으로 동해 해상에서 표류하던 북한 어선은 한국 해군 함선에 의해 구조됐다. 당시 합참은 ‘9·19 군사합의’ 정신과 인도적 차원에서 해군 함정으로 NLL까지 해당 선박을 예인한 뒤 당일 오후 7시 8분쯤 북측에 인계했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전방 감시초소(GP) 철수,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 등 남북의 군사 긴장완화를 위해서라도 철저한 감시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현재 상황을 볼 때 최첨단 감시장비 등으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이재만 전 비서관 형기 만료로 구속 취소…23일 석방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을 받는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이재만(53)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상고심 중 형기 만료로 풀려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지난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비서관 측이 신청한 구속 취소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오는 23일자로 이 전 비서관을 석방하기로 했다. 이 전 비서관은 남은 상고심 재판을 불구속 상태에서 받게 된다. 이 전 비서관은 안봉근(53)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함께 2013년 5월~2016년 7월 매달 5000만원에서 2억원 상당의 국정원 특활비를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정호성(50)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2016년 9월 특활비 2억원을 받아 안 전 비서관을 통해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넨 혐의를 받았다. 이 전 비서관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안 전 비서관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다. 지난 5월 8일 이 전 비서관과 함께 구속 기간이 갱신됐다. 정 전 비서관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북한어선, 삼척 앞바다까지 150㎞ 표류…군은 까맣게 몰랐다

    북한 어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강원도 삼척 앞바다까지 직선거리로 150㎞가 넘는 거리를 떠내려 오는 동안 한국 군·경이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상감시체계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동해상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에 대해 “관련 사안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군·경과 국정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가 삼척항으로 예인된 북한 어선과 어민들을 대상으로 표류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어민 4명이 탄 해당 선박은 지난 15일 오전 6시 50분쯤 동해상에서 발견됐다. 어업 중 기관 고장으로 동해 NLL 이남으로 표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어선은 군 레이더 망이 아니라 삼척항 인근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에 발견돼 관계 당국에 신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해군·해경의 해상레이더와 육군의 해안감시망이 유기적으로 동해상을 살핀다. 육군 해안감시망은 해안침투용 반잠수정 등을 식별하기 위한 것으로 해안에서 2~3㎞ 거리까지 감시할 수 있다. 이보다 먼 해상은 통상 해상레이더로 미확인 선박 등을 식별한다. 하지만 이번 북한 어선은 삼척항에 올 때까지 어떤 감시망에도 걸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이번 같이 소형 목선이거나 파고가 높으면 잘 식별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조사 결과가 나와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군·경은 2009년 10월에도 북한 주민이 탄 선박을 해상에서 포착했지만 확인하는 데 2시간이나 걸린 바 있다. 특이한 형태의 선박이어서 주민들의 신고도 잇따랐지만, 해당 선박은 아무런 제지 없이 항해하면서 허술한 해상 경비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11일에 기관 고장으로 동해 해상에서 표류하던 북한 어선은 한국 해군 함선에 의해 구조됐다. 당시 합참은 ‘9·19 군사합의’ 정신과 인도적 차원에서 해군 함정으로 NLL까지 해당 선박을 예인한 뒤 당일 오후 7시 8분쯤 북측에 인계했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전방 감시초소(GP) 철수,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 등 남북의 군사 긴장완화를 위해서라도 철저한 감시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현재 상황을 볼 때 최첨단 감시장비 등으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포토] ‘구속만료 석방’ 구치소 나오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

    [포토] ‘구속만료 석방’ 구치소 나오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구속기간 만료로 14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2019.6.14 연합뉴스
  • 역사 원로 18명 “약산 김원봉, 당리당략 이용되는 현실 통탄”

    역사 원로 18명 “약산 김원봉, 당리당략 이용되는 현실 통탄”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 이후 불거진 ‘김원봉 논란’에 대해 임시정부기념사업회, 광복회, 민족문제연구소 등이 지난 12일 성명을 내어 “약산 김원봉이 당리당략에 이용되는 현실을 통탄한다”고 보수진영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원웅 광복회장과 김자동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함세웅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 이종찬(전 국정원장) 우당장학회 이사장, 이부영 여운형기념사업회 이사장, 김상웅 전 독립기념관장 등 원로 18인은 “김원봉은 일제강점기 누구보다 빛나는 항일 영웅이었다.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그를 역사의 양지로 불러내는 것이 평화의 한반도를 향한 도정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 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이 집결했다’고 말했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 내용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추진됐던 ‘국정 역사교과서’조차 기술하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원로들은 “대통령의 발언은 여러 독립운동 세력이 이념과 관계없이 단일대오를 구축한 사실을 상기시켜 우리 사회 통합의 당위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정치권 일부와 보수 언론은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의 전쟁 공로자에게 헌사를 보낸 대통령’이라고 반응을 보이며 ‘구태의연한 색깔론 프레임을 다시 등장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광복 후 임시정부의 군무부장으로 고국으로 돌아왔던 약산 김원봉을 철지난 이념논쟁으로 외람되게 인구에 회자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김정은 조의문 유족에 전달…이순자, 김홍업과 짧게 인사, 이재용 등 각계 인사 발걸음

    김정은 조의문 유족에 전달…이순자, 김홍업과 짧게 인사, 이재용 등 각계 인사 발걸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12일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틀째 이어졌다. ●“北, 대통령 부재중이라 조문단 못 보낸 듯” 전날 여야 5당 대표 등 정치권 주요 관계자가 빈소를 찾았다면, 이날은 경제계를 비롯해 법조계와 교육계, 외교사절 등 각계 인사들이 발걸음해 애도를 표했다. 특히 오전 9시 50분 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가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씨는 고인의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에게 짧게 인사만 건네고 조문을 마쳤다. 동교동계 막내이자 올해 초 이씨의 5·18 민주화운동 망언으로 이씨를 거세게 비판했던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씨와 악수하며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씨는 취재진의 질문을 뿌리치고 장례식장을 급히 떠났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1980년 신군부로부터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을 때 신군부의 핵심이었던 전 전 대통령을 찾아가 남편의 석방을 탄원한 바 있다. 이 여사는 2011년 인터뷰에서 “(전두환을 만나) 빨리 석방되도록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자기 혼자서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2009년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전 전 대통령은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전 전 대통령은 영정에 헌화한 뒤 차남 김 전 의원에게 악수를 청하며 “사람일이 다 그런 것 아니겠나. 고생 많으셨다”고 말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판문점 통일각에서 전달한 조화는 오후 7시쯤 빈소에 도착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유족에게 조화와 조의문을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김경수 경남지사와의 대화에서 북측 조문단이 오지 않은 데 아쉬움을 표하면서 “대통령이 안 계시고 국정원장이 없어서, (북측) 고위급이 와도 만날 (우리 쪽) 사람이 없다. 조문단을 보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박 의원과 함께 빈소를 찾아 방명록에 한자로 이름을 적은 뒤 특별한 언급 없이 조용히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떠났다. 박 의원은 “삼성 측으로부터 조의를 직접 와서 표하고 싶다고 해서 시간 조정만 한 것”이라며 동행에 별 뜻이 없음을 밝혔다. 박 의원은 “이건희 회장이 이 여사, 김 전 대통령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특히 이 회장이 정부에서 정보기술(IT)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달라고 요구해 과학기술과 정보통신부를 강화했다”며 비화를 밝혔다. ●하토야먀 전 일본총리·김명수 등 애도 국외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동행해 유족들에게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건넸다. 이 총리는 “하토야마 전 총리가 이 여사 유언대로 한반도의 평화가 오길 바란다며 조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도 조문했다.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추 대사가 유족들에게 ‘이 여사님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대모이셨다. 한중 관계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해 주신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감사드린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김명수 대법원장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명 경기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등이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트럼프 ‘金 친서’ 받은 날 이도훈 급거 스웨덴행…긴박한 한반도

    트럼프 ‘金 친서’ 받은 날 이도훈 급거 스웨덴행…긴박한 한반도

    李, 한미동맹 세미나 연설 취소한 채 출국 대북 인도 지원 2위 스웨덴과 현안 협의 방미 서훈 친서 전달설에 “관여한 바 없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처음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정부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당장 북핵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본부장은 12일 스웨덴으로 급히 출국했다. 본래 이날 오전 외교부와 세종연구소가 주최하는 ‘평화를 창출하는 한미 동맹’ 세미나의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었지만 취소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스웨덴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에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정례적인 협의를 가질 것”이라며 “스웨덴은 대북 인도적 지원 부문에서 2위의 공여국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본부장의 갑작스러운 출국을 감안할 때 문 대통령의 순방을 수행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와 관련한 한미 협의 사안에 대해 보고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친서 발송을 미리 알고 즉각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의 친서 발송에 대해 청와대가 미리 알았느냐는 기자들의 질의에 “알고 있었다. 그 이상은 밝히지 않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을 바탕으로 한 포괄적 대북 전략은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정립될 전망이다. 오는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만날 예정인 이 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정상회담 준비 및 한반도 정세 평가를 위해 별도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일각에서 미국에 체류 중인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국정원 측은 “친서 전달에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공짜 관광’ 미끼로 캄보디아산 필로폰 밀반입·유통한 21명 추가 검거

    ‘공짜 관광’ 미끼로 캄보디아산 필로폰 밀반입·유통한 21명 추가 검거

    경찰, 해외 밀수조직·국내 공급자 등 일당 64명 검거, 19명 구속‘왕복 항공권·관광지 티켓’ 미끼로 주부 동원해 필로폰 밀반입 주부 여행객을 이용해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필로폰을 밀반입한 마약밀매 일당이 경찰에 추가로 붙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캄보디아산 필로폰을 국내에 밀반입하고 유통 및 투약한 혐의로 국내 밀반입책 이모(53)씨를 구속하고 국내판매책 5명과 소량 판매책 및 투약자 15명 중에서 4명을 구속하는 등 총 21명을 무더기로 검거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주부로 왕복항공권이나 명승지 관광 등 편의와 수수료를 받고 여성 속옷 속에 필로폰을 숨겨오는 수법을 썼다. 이씨는 1회 운반 시 약 400g씩 4회에 걸쳐 1.6㎏을 운반하고, 매번 수수료로 3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마약 양성반응이 나온 이씨는 채팅 어플을 통해 함께 필로폰을 투약할 사람을 모집한 후 모텔 등에서 수차례에 걸쳐 함께 투약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재 이씨의 휴대전화 내용을 통해 5명을 마약 투약혐의로 검거했으며, 함께 투약한 일당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월 해외 공급총책 한모(58)씨와 국내 판매총책 이모(46)씨, 수도권 판매총책 최모(43)씨, 밀반입책 김모(58)씨 등 25명과 투약자 18명 등 43명을 검거했다. 경찰이 이들로부터 압수한 약 380g으로 1만 2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또 해외 공급총책 한씨가 2016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에 공급한 필로폰 양은 6㎏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필로폰 1회 투약량이 0.03g임을 고려할 때 20만 번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평소 거래를 통해 알고 지내던 국내 판매총책 이모(46)씨를 자신이 살고 있던 캄보디아로 불러들여 필로폰 밀반입 판매를 공모하고 밀반입책을 모집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직접 국내 투약자와 거래한 후 이씨를 통해 ‘던지기’ 수법으로 판매하게 하는 수법을 썼다. 이는 미리 약속한 장소에 잘게 나눈 마약을 숨기는 판매 방식이다. 특히 이씨와 최씨 등은 자신의 지인들인 30~60대의 주부 또는 무직 여성을 밀반입책으로 썼다. 이들은 “캄보디아 관광을 시켜준다”는 말을 듣고 캄보디아로 건너가 호텔에서 필로폰을 건네받았고, 속옷 속에 숨겨 들어왔다. 검거 당시 이들은 대부분 “공업용 다이아몬드라고 해서 그렇게 알았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17년 5월 필로폰 단순 투약자 검거에서 시작해 국정원과의 공조를 통해 해외로 수사망을 넓혔다. 경찰은 지난해 4월 국내판매 총책 이씨 부부 및 수도권 판매총책 최씨를 구속한 데 그치지 않고 인터폴 및 국정원과 공조해 해외 공급총책을 찾았다. 한편,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 조병구)는 오는 1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씨와 한씨의 동거 여성 채모씨에 대해 선고할 예정이다. 검찰은 한씨에게는 징역 12년에 추징금 4억 7300여만원을, 채씨에게는 징역 10년과 추징금 4억7300여만원을 구형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