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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원 “北 김정은 신년사에 韓·美 강한 비판 담을 것”

    박지원 “北 김정은 신년사에 韓·美 강한 비판 담을 것”

    “김정은 비핵화 결정 비판은 금기… 빅딜 주장 미국 탓할 것”‘검찰 인사 아는 바 없다’ 추미애 후보자 답변 “역시 법조인”“한명숙 전 총리 사면 배제돼 아쉬워… 과감한 용서 필요”“한국당 의원도 필리버스터 피로감… 일하는 국회 되어야”31일까지 나흘 동안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고 공세적 정치·외교·군사적 조치를 논의하는데 대해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이례적으로 긴 토론”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북한은 자신들의 비핵화 조치에 대응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며 한국과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고 국방과 경제, 기술개발을 위해 전진하자는 내용을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년 메시지에 강하게 담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까지 국회에서 통과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에 대해 박 의원은 “국민 여망을 담은 개혁 조치가 이뤄졌다”고 총평했다. 박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 유튜브 채널 ‘박점치’(박지원의 점치는 정치)에서 “북한은 원래 과정이 필요없고 지도자 결정만 있는 사회”라고 설명하며, 예년에 이틀 정도 소요되던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가 나흘째 이어지는데 대한 이례성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북한에 자아비판 토론 문화를 지니고 있지만, 김 위원장 일가인 백두혈통과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은 없다”면서 “핵 대신 경제발전에 매진한다는 김 위원장의 결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미국과 대한민국의 결정이 잘못됐으니 내부를 단결하고 국방·경제·기술개발을 위해 전진하자는 내용이 (신년사에) 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의 단계적 합의·이행 전략을 수용하지 않은 채 빅딜 합의를 종용한 미국 등에 북핵 협상 교착 책임을 묻는 성토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전날 국회에서 진행된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첫 번째 질문자로 나서 검찰 인사구상을 질문해 화제를 모았던 박 의원은 “국회 상임위 질의에서 제가 첫 질문에 나선 것은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때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을 상대로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댓글 수사를 방해했다는 답변을 이끌어낸 이후 오랫만”이라면서 “당시 첫 질문자로 원래 지정됐던 초선 의원이 떨려서 못하겠다고 해 제가 첫 질문을 하게 됐다”고 비사를 소개했다. 추 후보자가 “후보자 입장이라 아는 바 없다”고 한데 대해 박 의원은 “판사 출신 다운 옳은 답”이라고 평가했다.박 의원은 청와대의 사면 명단에 한명숙 전 총리가 배제된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사면은 국민통합과 화합을 위한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면서 “용서를 할 때에는 법적 논리, 정치적 논리를 따지기 보다 국민통합의 길이 중요함을 생각하고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건의했었다”고 회상했다. ‘장외투쟁-필리버스터-국회 본회의장 시위’를 반복 중인 자유한국당 행보를 언급하며 박 의원은 “남은 본회의 안건인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해선 여야 간 70~80% 합의가 이뤄진 상태”라면서 “한국당이 법안 토론에 참여해 법안의 미숙한 점을 다듬기 위해 창 밖에 있지 말고, 창 안으로 들어오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한국당이 창 밖에 있다는 비유는 조용필의 ‘창 밖의 여자’에서 비롯돼 박 의원이 즐겨쓰는 은유다. 박 의원은 “국민 뿐 아니라 필리버스터에 계속 임하는 한국당 의원들의 피로감도 쌓이고 있다”면서 “단식, 삭발, 의원직 사퇴는 21세기 국회의원들이 하지 말아야 할 3대쇼로 한국당 의원들 스스로도 의원직 총사퇴를 안 믿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내년에는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진중권 “윤석열, 조국의 사표 만류란 신파극에 안 흔들려”

    진중권 “윤석열, 조국의 사표 만류란 신파극에 안 흔들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도중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일화’를 공개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옛정을 봐서라도 수사를 이쯤에서 적당히 접으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범계 의원이 조국 전 장관이 윤석열 총장의 사표를 막았다는 귀한 이야기를 왜 이 시점에 하느냐는 것이다. 이 감동적인 일화는 진작에 소개됐어야 마땅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검찰에서 아직 해야 할 수사가 남아있다. 이 사건의 사실상 주범들에 대한 수사”라며 “조 전 장관의 혐의에 대한 수사는 일단락됐고, 검찰의 칼끝은 이제 민정수석에게 해선 안 될 짓을 시켜 곤경에 빠뜨린 친문(親文) 인사들을 향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원에서 조 전 장관과 관련해 ‘범죄사실이 소명됐다’는 판단을 받아냈으니 검찰에서는 버티는 조 전 민정수석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박 의원이 대중의 심금을 울리는 감동적인 일화를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윤석열 총장이 그런 신파극에 흔들릴 사람도 아니고,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를 접는다고 조 전 민정수석에게 득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따라서 저 정서적 호소는 조 전 장관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 감찰을 무마시키라고 압력을 넣은 그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아울러 “울산 시장 선거개입 사건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 파장이 앞의 사건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며 “여당의 중진의원이 저렇게 정서적으로 호소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은 사태가 그들에게 매우 심각한 상황까지 왔다는 것을 의미하겠죠”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윤석열 총장은 정권이란 신체에 기생한 암세포를 제거하는 중”이라며 “이것이 ‘토착왜구와 결탁한 검찰적폐’라는 것은 암세포의 입장”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박 의원은 이날 공수처법 필리버스터의 일곱 번째 주자로 나서 발언하던 도중 윤 총장을 향해 “서운하다, 대단히 서운하다. 섭섭하다, 대단히 섭섭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이 박근혜 정부 당시 윤 총장의 검사직 사퇴를 막아달라고 부탁했다는 일화를 공개했다. 박 의원은 “윤 총장이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팀장으로서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현 자유한국당 대표)의 의사를 뿌리치고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했다”며 “그리고 그는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다. 한 번의 좌천에 그치지 않고 대전고검으로 2차 좌천을 당했다. 보복성 징계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총장의 성격을 너무나 잘 아는 저는 불 보듯 뻔하게 사표를 낼 것으로 예견됐다”면서 “그때 조국 서울대 법전원 교수(전 법무부 장관)가 저한테 전화가 왔다. 어떠한 경우에도 윤석열과 같은 좋은 검사가 사표를 내게 해선 안 된다는 당부와 부탁이었다”고 회고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윤석열 총장 사표 조국 전 장관이 막았다”

    “윤석열 총장 사표 조국 전 장관이 막았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자신의 사법연수원 동기(23회)인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최근의 검찰 수사 행태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7번째 발언자로 단상에 올라 찬성토론을 진행한 박 의원은 “마지막으로 제가 드리는 말씀은 윤 총장에 대한 얘기”라며 윤 총장을 향한 발언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청산의 과업을 윤 검사에게 맡겼다. 그리고 윤 총장은 ‘윤석열 표’ 수사를 하고 있다”면서 “서운하다. 대단히 서운하다. 섭섭하다. 대단히 섭섭하다”고 말했다. 윤 총장을 ‘헌법주의자’라고 소개한 박 의원은 “과잉금지의 원칙과 비례성의 원칙은 윤 총장이 자주 얘기하는 헌법상의 원리”라며 “언제나 빼어들고 있는 수사의 칼. 눈도 귀도 없는 수사의 칼은 윤 총장이 신봉하는 헌법상의 원리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칼이 칼집에서 울리듯이 있을 때 대한민국에서 부패를 저지르고자 하는 자, 대한민국에서 비리를 저지르고자 하는 자, 대한민국에서 부정을 저지르는 자들이 두려워할 것”이라며 “그것이 대한민국 검찰 조직의 사명이고, 윤 총장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윤 총장께서 신봉하는 헌법상의 원리와 헌법주의가 지금 구가하고 있는 수사가 진정으로 조화하고 있는 것인지, 한 번 가슴에 손을 얹고 되짚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여당 국회의원으로서가 아니라 2003년부터 지금까지 한시도 검찰개혁을, 공수처를 내려놓지 않았던 제가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 동기 윤 총장께 드리는 고언”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또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에게 박근혜 정부 당시 윤 총장의 검사직 사퇴를 막아줄 것을 부탁했다는 일화도 공개했다.박 의원은 “윤 총장이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팀장으로서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현 자유한국당 대표)의 의사를 뿌리치고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했다”며 “그리고 그는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다. 한 번의 좌천에 그치지 않고 대전고검으로 2차 좌천을 당했다. 보복성 징계였다”고 했다. 이어 “윤 총장의 성격을 너무나 잘 아는 저로서는 불 보듯 뻔하게 사표를 낼 것으로 예견됐다”면서 “그때 조국 서울대 법전원 교수(전 법무부 장관)가 저한테 전화가 왔다. 어떠한 경우에도 윤석열과 같은 좋은 검사가 사표를 내게 해선 안 된다는 당부와 부탁이었다”고 회고했다. 박 의원은 “그래서 제가 페이스북에 (윤 총장의) 사표를 만료하는 글을 쓰고자 한다고 얘기했더니, 조 교수는 이왕 쓰는 김에 정말 자세하고 단단하게 그리고 호소하듯 써주면 좋겠다고 간곡히 부탁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윤 검사가 사표를 절대로 내선 안 된다는 절절한 글을 ‘윤석열 형’으로 시작되는 문장을 만들어서 페이스북에 올렸다”며 “그것을 조 교수는 다시 리트윗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24분부터 토론을 시작한 박 의원은 오전 9시26분에 총 1시간 2분의 발언을 마무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檢 9차례 기소된 원세훈에 징역 15년·추징금 198억원 구형

    檢 9차례 기소된 원세훈에 징역 15년·추징금 198억원 구형

    이명박 정권 당시 국가정보원 수장으로 있으면서 야당 인사에 대한 정치공작과 민간인 댓글부대 운용, 언론 장악 등을 저지른 혐의로 9차례 기소된 원세훈(68)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순형) 심리로 23일 열린 원 전 원장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재판부에 원 전 원장에게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0년, 약 198억 3000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의 국정원은 다양한 정치개입과 함께 정부 정책에 반대를 표하는 각종 단체와 개인을 제어하는 사찰을 진행하고 지지세력을 편파적으로 지원하는 과정에서 국가의 소중한 안보재원이 손실을 입게했다”면서 “원 전 원장은 국정원의 상명하복 질서를 이용해 부하 다수를 범죄자로 만들었으나 뒤늦게나마 반성하는 모습도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원 전 원장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 적폐청산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전면적인 재수사를 받았다. 2013년 이미 기소된 국정원 직원들이 ‘댓글 공작’ 수준을 넘어 민간인까지 동원한 ‘댓글 부대’가 운영됐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 결과 원 전 원장이 댓글 조작에 개입한 혐의뿐 아니라 유명인들을 뒷조사하도록 시키거나 개인적인 일에 자금을 유용한 혐의 등도 확인됐다. 원 전 원장은 2017년 민간인 댓글부대에 국정원 예산 65억원 상당을 지급한 혐의로 기소된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모두 9차례 재판에 넘겨졌다. 2018년 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비자금을 추적하고 권양숙 여사 등 야권 인사를 사찰한 혐의, 이명박 전 대통령에 국정원 특활비 2억원과 현금 10만달러(약 1억 1650만원)를 전달한 혐의, 야권 정치인 제압 문건 작성 등 정치공작 혐의, 언론장악을 위해 MBC인사에 불법 관여한 혐의, 호화사저와 은퇴 계획 마련을 위한 국정원비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올해 들어 민주노총 분열을 위해 제3노총 설립에 국정원 예산을 지원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일부 사건이 병합되며 8개 재판이 약 1~2년 동안 각각 진행됐다. 대부분 사건 심리가 마무리된 이달 초 법원은 관련 사건을 하나로 모으기로 하고 7개의 재판을 병합했다. 이날 역시 추가로 하나의 재판이 병합됐고 예정대로 결심공판이 진행됐다. 각종 사건들이 병함되면서 이날 법정에는 원 전 원장 외에도 10명의 피고인이 참석했다. 검찰은 MBC 불법 인사와 관련해 함께 기소된 김재철 전 MBC 사장에 대해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우편항 안보교육 가담 혐의를 받는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에게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 제3노조 사건에 연루된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1억 5000여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또 한명의 패자부활전… 얕은 인력풀 넘지 못한 ‘코드 인사’

    또 한명의 패자부활전… 얕은 인력풀 넘지 못한 ‘코드 인사’

    심천회 통해 ‘文 대선 재수’ 도운 인연 장하성·홍장표도 물러난 뒤 재발탁 ‘돋보기 검증에 쓸 사람 부족’ 분석도 보수 야권 “문재인 정권 취업문 넓어”19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에 2017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시절 ‘음주운전 거짓 해명’ 등으로 낙마했던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 원장이 임명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 또는 2012·2017년 대선 과정에서 호흡을 맞췄거나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들이라면 논란이 예상되더라도 고집스럽게 계속 중용한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2012년 18대 대선 이후 조 위원장은 한 달에 한 번 ‘심천회’(心天會)란 모임을 갖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재수’를 위한 공부를 돕는 등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천회는 정도전의 어록 ‘심문천답’(心問天答·마음이 묻고 하늘이 답한다)에서 착안됐으며, 서훈 국정원장과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활동했다. 야권에서 ‘보은 인사’라고 혹평하는 까닭이다. 조 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억울한 것도 있지만 지난 일로 넘겨야 되는 것이고, 제가 미력이나마 도울 수 있다면 힘을 보태겠단 생각으로 대통령의 뜻을 존중했다”고 밝혔다. 현 정부 들어 과거 이력이나 직무수행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가 다시 발탁된 고위직 인사는 조 위원장이 처음은 아니다. 최저임금 부작용 및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김 앤 장 갈등’으로 지난해 11월 물러났지만, 4개월 뒤 주중 대사로 발탁된 장하성 전 정책실장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경제지표 악화로 교체된 홍장표 전 경제수석도 정책기획위원회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권 내에서는 이런 논란이 끊이지 않는 배경으로 9년간 이어진 보수정권에 몸담지 않은 고위관료 및 학계 인사를 찾기 힘든 데다 현 정부 들어 검증 문턱이 높아지면서 믿고 쓸 사람이 부족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성향이나 친소 관계를 넘어 인재풀 영역을 넓히려는 노력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집권 후반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바심은 물론 총선 출마로 가용 인재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위원회의 장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존경받는 법조인 출신이나 학계 원로들도 ‘굳이 (언론·야당 검증에)험한 꼴을 볼 필요가 있겠느냐’며 고사한다”고 토로했다. 반면 다른 핵심관계자는 “본인 잘못으로 대통령에게 누를 끼쳤던 조 위원장이 가뜩이나 (총리)인사 문제로 시끄러운 시점에 나서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보수 야권은 비판을 쏟아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대통령 측근이기만 하면 하자가 있어도 재입고가 가능한 문재인 정권의 넓은 취업문이 기가 막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천방지축 무능인사가 꼴사납다”며 “지독한 ‘내 사람 챙기기’에 치가 떨린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통합진보당 해산 5년 만에 “원상 회복하라” 헌재에 재심 촉구

    통합진보당 해산 5년 만에 “원상 회복하라” 헌재에 재심 촉구

    “이석기 석방, 文대통령 결단 필요” 촉구2013년 9월 이 의원 내란음모죄 구속2014년 12월 헌정사상 첫 정당해산통진당 속 국회의원 5명 의원직 박탈 헌재 “내란회합은 민주기본질서 위배”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대책위원회(대책위원회)가 5년 전 박근혜 정부 당시 통합진보당의 해산 심판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진상 규명과 재심, 원상 회복을 촉구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의 명예를 회복해달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19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통합진보당 해산결정 재심 추진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과정의 진상을 밝히고 원상 회복조치를 하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 해산 5주년을 맞아 ‘통합진보당 명예회복과 재심 추진을 위해 전국민적 조직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해 사건 백서 발간과 재심 추진을 토대로 통합진보당 명예회복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들은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에 ‘숨겨진 목적’이 있으니 해산해야 한다고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았다”면서 “법률에 관련 규정이 없으면 의원직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헌법재판소는 (의원직을 박탈하는) 초법적 월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박근혜 청와대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했음이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와 양승태 사법농단 수사로 밝혀졌다”면서 “헌법을 지키는 헌법재판소라면 이제라도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고 재심을 통해 판결을 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촛불혁명으로 이석기 의원을 가둔 감옥 문이 열릴 것이라 기대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 12월 19일 인용 의견 8명, 기각 의견 1명으로 통합진보당 해산과 함께 당시 소속 국회의원 5명(이석기, 김재연, 김미희, 오병윤, 이상규)의 의원직 상실을 결정했다. 옛 통합진보당 측은 2015년 2월 정당해산 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지만, 헌법재판소는 2016년 5월 청구 각하 결정을 내렸다. 앞서 통합진보당은 2000년 1월 민주노동당에서 시작해 2011년 12월 만들어졌다. 2012년 4월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를 통해 진보정당 역사상 최다 의석인 13석을 얻어 눈길을 끌었다.그러나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건이 일어나면서 통합진보당 내 구 당권파의 패권적 당 운영과 친북적 행태를 비판하며 유시민·심상정·노회찬 전 의원 등 비당권파가 탈당해 국민참여당과 진보정의당(현 정의당)을 창당했다. 그해 5월 당시 비당권파인 통합진보당의 조준호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공동대표)은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이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였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은 출범식에서 태극기를 걸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되 애국가는 부르지 않은 일로 많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과거 민주노동당도 태극기 대신 민노당기를 걸고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민중의례를 해왔다. 이석기 의원은 2012년 6월 “애국가는 국가(國歌)가 아니다. 애국가를 국가로 정한 바 없고, 우리나라는 국가가 없다. 애국가는 그냥 나라 사랑을 표현하는 여러 노래 중 하나”라고 발언해 종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반면 유시민 전 의원 등 국민참여당 출신들은 통합진보당의 “이런 강령으로는 일반 국민의 지지를 못 받는다”고 주장했다.2013년 8월 28일 국정원과 검찰은 이 의원을 비롯한 우위영 전 통진당 대변인 등의 자택과 사무실을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이어 2013년 9월 4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예비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법무부가 제출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다음날 이 의원을 구속했다. 정부는 2013년 11월 5일 법무부는 통합진보당의 목적과 활동이 헌법에 반한다며 정당활동금지 가처분과 함께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했고 국무회의에서 통합진보당의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안을 통과시켰다. 2014년 8월 11일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이민걸)는 내란음모·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의원에게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만 인정돼 형량은 징역 12년에서 9년으로 감형됐다. 핵심 쟁점이었던 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실체는 인정되지 않았다. 이후 헌재는 2014년 12월 19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렸다.헌재는 선고 당시 통합진보당 해산과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상실에 대해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한다는 숨은 목적을 가지고 내란을 논의하는 회합을 개최하는 등 활동을 한 것은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면서 “실질적 해악을 끼치는 구체적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정당해산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위헌정당의 해산을 명하는 비상 상황에서는 국회의원의 국민 대표성은 희생될 수밖에 없다”면서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은 위헌정당해산 제도의 본질로부터 인정되는 기본적 효력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음주운전 허위해명 낙마’ 조대엽 ‘부활’

    ‘음주운전 허위해명 낙마’ 조대엽 ‘부활’

    문 대통령 대선 재도전 돕는 ‘심천회’ 활동 노동부장관 후보때 사외이사 겸직 등 논란 靑 “정책적 전문성·역량 위주로 검증 판단” 문재인 정부 첫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됐다가 낙마한 조대엽(59) 고려대 노동대학원 원장이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비상임·차관급)으로 부활했다. 불과 2년 전 논란 끝에 낙마했던 인사를 국가 중장기 비전을 설정하고 중요 정책과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대통령 자문위원회 수장으로 임명해 논란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정해구 위원장 후임에 조 원장을 임명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고 대변인은 “조 위원장은 노동복지·사회운동·공공성 분야 연구에 매진해 온 한국의 대표적인 정치사회학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경제모델을 추구하며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의장으로도 활동하는 등 폭넓은 정책적 시야와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정책기획위원회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조 위원장은 안동고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비교사회학회 회장과 한국사회학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고려대 노동대학원 원장과 한국사회연구소 소장으로 노동학의 학문적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조 위원장과 문 대통령의 인연은 지난 2012년 시작됐다. 18대 대선 때 문 대통령의 외곽 조직인 담쟁이포럼 1차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대선 패배 후 10여명의 학자와 한 달에 한 번씩 문 대통령과 식사 모임을 하며 대선 재도전을 위한 공부를 도왔다. 이 모임이 2017년 대선때 문재인 캠프의 싱크탱크 역할을 한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모태가 된 ‘심천회(心天會)’다. 정도전의 어록 ‘심문천답(心問天答·마음이 묻고 하늘이 답한다)’에서 착안했다. 조 위원장 외에도 서훈 국정원장과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심천회에서 활동했다. 조 위원장은 이후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부소장을 지내며 대선공약의 밑그림을 만들었다. 하지만 조 위원장의 낙마 이력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조 위원장은 2017년 6월 11일 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됐으나 의혹이 잇따르자 7월 13일 자진 사퇴했다. 2007년 12월 고려대 교수 재직 시절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 처분을 받은 그는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출교된 학생들을 위로하려고 술을 마신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해당 학생들은 ‘술을 마신 적 없다’고 밝혀 허위 해명 논란이 일었다. 야권은 조 위원장이 ㈜한국여론방송 등의 사외이사를 겸직하면서 영리 활동을 했다는 의혹과 함께 ▲직계존속 재산신고 누락 의혹 ▲ 모친을 부양하지 않았는데도 소득 공제를 받은 의혹 ▲논문표절 의혹 등을 쏟아냈다. 조 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음주운전 전과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죄했으나 사외이사 겸직을 통한 영리 활동 의혹 등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책기획위원장은 대통령을 자문하는 기능이고 정책적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되야 할 자리”라면서 “전문성과 역량 위주로 검증했고, 역대 정부서도 같은 기준으로 진행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北, 또 ‘중대 시험’ 발표…비건 방한 전날 ‘대놓고 시위’

    北, 또 ‘중대 시험’ 발표…비건 방한 전날 ‘대놓고 시위’

    8일 ‘중대한 시험’ 발표 이후 엿새 만에 또 시험 공개비건 방한 하루 전 발표…‘미국과 대화 거부’ 분석‘전략적 핵억제력 강화’ 언급…‘ICBM 카드’ 노골화 북한이 또다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비핵화 협상에 ‘연말 시한’을 못 박은 북한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연이어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14일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12월 13일 22시 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중대한 시험이 또다시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같은 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지 엿새 만(보도일 기준)이다. 이어 “우리 국방과학자들은 현지에서 당 중앙의 뜨거운 축하를 전달받는 크나큰 영광을 지녔다”고 전했다.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최근에 우리가 연이어 이룩하고 있는 국방과학 연구 성과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믿음직한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는 데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해위성발사장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미사일 발사장으로 지난 7일에도 이곳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북한은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이번 시험의 종류와 의도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엿새 전 시험의 연장으로 단순한 인공위성용 발사체(SLV)보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개발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변인이 지난 7일 시험에 대해서는 “조선의 전략적 지위”라고만 언급했으나 이번엔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이라며 핵을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다.SLV와 ICBM은 추진로켓과 유도조정장치 등 핵심기술은 동일하며 탑재체가 위성이냐 탄두이냐만 다를 뿐이다. 정보당국은 이미 북한이 지난 7일 ICBM에 사용될 액체 연료 엔진을 시험했을 가능성 쪽에 무게를 뒀다. 이날 발표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연말 전 교착 국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북미 간 협상의 실마리를 풀 ‘마지막 반전’의 계기로 여겨지던 상황이었다. 1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서울을 찾는 비건 대표는 방한 기간 북측에서 원하면 언제 어디서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전날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것은 미국과 ‘이런 식으로 접촉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북한의 발표 내용을 토대로 보면 이번 시험은 지난 12일 외무성 대변인이 미국이 주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반발하며 ‘새로운 강경한 길’을 예고한 다음 날 진행됐다. 당시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설사 대화를 한다고 해도 미국이 우리에게 내놓을 것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며 미국의 태도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에는 지난 8일자 중대시험 발표 때의 ‘전략적 지위’와 달리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 강화’라는 ‘핵’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과거 북한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명분으로 사실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이나 ICBM에 사용할 수 있는 엔진 연소시험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엔 아예 ‘핵 억제력’이라는 표현으로 ICBM을 노골적으로 시사한 셈이다. 또 북한은 그동안 줄곧 자신들의 핵·미사일 실험이 미국의 ‘핵 위협’에 맞선 핵 억제력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이 박두한 시점에서 ICBM 도발로 ‘직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북한은 이미 지난 3일 리태성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연말 시한’을 거듭 거론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경고, ‘성탄절 도발’ 가능성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런 연장선에서 북한이 ‘이달 하순’ 개최한다고 예고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단’ 결정(2018년 4월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을 번복하고 강경 기조로 회귀할 것이란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도 전날 간담회에서 북한이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 “비핵화 협상 종료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강경 전략으로 나감으로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그동안의 발언이 허언이 아님을 과시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인 올해 정초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유지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결렬된 뒤에는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와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노골화될수록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되어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광장] 권력 말고 민심을 따르라/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서울광장] 권력 말고 민심을 따르라/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과거 정권 때 만나 본 청와대 민정수석실 직원들은 한결같이 신중했다. 식사를 하고 헤어질 때면 항상 자기들은 조금 있다 나갈 테니 먼저 나가라고 권했다. 신용카드보다는 현금 결제를 더 선호했던 것도 특이했다. 가능한 한 동선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였다. 과거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던 국정원 직원들의 처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말 한마디도 허투루 하는 법이 없고 민감한 질문을 하면 ‘모르쇠’로 일관하며 금세 입을 닫는 것도 비슷했다. 취재 능력이 떨어져서 그랬는지 몰라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수석이든 비서관이든 행정관이든 만나서 기삿거리가 될 만한 정보를 얻어 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사실은 민정수석실에는 엄청난 분량의 정보가 모인다. 언론인 출신인 한 행정관이 민정수석실이 취합한 정보를 보고는 “이 정도 정보를 기자 때 만약 알았더라면 매일매일 1면 톱기사를 쓸 수 있었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물론 ‘카더라’ 하는 소문을 모아 놓은 첩보 수준의 정보도 있겠지만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고급 정보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것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다. 국정원, 검찰, 경찰 등에서 올라온 정보는 모두 취합돼 민정수석실을 통해 대통령에게 보고된다. 정보의 양은 권력과 비례한다. 이렇게 넘치는 정보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문제는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를 잘못 활용하면 치명적인 독이 되며 사달이 난다. 역대 정권의 권력형 비리가 민정수석실발(發)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현 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다르다”고 목청껏 외쳤지만 집권 2년 반이 지난 지금 민정수석실에서 문제가 터지고 있다. “과거 정권과 뭐가 다르냐”는 반문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집권 초부터 적폐청산을 외치며 이전 보수 정권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공언했지만 또 다른 국정농단의 신(新)적폐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선거공작 의혹이 대표적이다. 뇌물을 받은 명백한 범죄 사실이 있는데도 대통령을 “형”이라고 부르는 실세 중의 실세라고 감찰을 무마하는가 하면, 민정수석실은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까지 받고 있다. 여당 후보 쪽에서 수사 제보를 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상황에서 대통령이 그토록 당선을 바라던 여당 후보를 위해 민정수석실이 발벗고 뛴 사실이 드러난다면 이는 사상 유례 없는 청와대의 ‘선거공작’이 된다. 의혹이 의혹으로 그칠지 아니면 초대형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할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이런 추문이 문재인 정부에서도 잇달아 터지는 건 왜일까. 우선 이 정부 들어 국정원 연락관(IO)을 없애면서 민정파트가 IO 역할까지 해서 권력이 더 비대해졌다거나 박근혜 정권 등 이전 정권부터 있었던 행정관들 상당수가 정권이 바뀌고도 그대로 남아 있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행정관들이야 지시에 따라 맡은 바 임무를 열심히 할 뿐이고 결국엔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실 역시 ‘권력의 속성’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보수, 진보 정권 가리지 않고 과거 정권이 그랬듯이 권력을 잡고 있을 때 ‘우리 편’을 한번 세게 밀어 주겠다는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다. 권력의 의중만 따르고 백성의 뜻을 살피지 않은 탓이다. 청와대가 사상 유례 없는 ‘선거공작’ 의혹까지 받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다. ‘청와대 정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와대로 지나치게 힘이 쏠리면서 민정 쪽이 이에 비례해 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게 된 측면도 있다. 3년 넘게 특별감찰관이 공석인 데서 보듯 견제할 장치가 없다는 점도 민정수석실의 ‘독주’를 부추겼다.과거 정권과 달리 비법조인을 민정수석으로 발탁했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인사검증에서 보듯 무능함만 드러났고 이 때문에 ‘비선조직’이 더 활발하게 움직인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민정수석실의 업무경계가 모호한 것도 문제다. 이참에 민심 동향이나 공직자 비리 동향 파악, 대통령 친인척 관리 등 본래 해야 할 업무에만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권한을 넘어서 이곳저곳 눈을 돌리다 보니 ‘정치인 사찰’ 논란까지 일어났고 이를 둘러싼 야권과의 갈등은 소모적인 정쟁으로 번지고 있다. 권력을 남용하면 피해는 국민에게 간다. 정권마다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건 비극이다. 춘풍추상(春風秋霜)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sskim@seoul.co.kr
  • 국정원 돈 들인 강남 160평 ‘호화 사저’…원세훈 “불편했다”

    국정원 돈 들인 강남 160평 ‘호화 사저’…원세훈 “불편했다”

    국가정보원장 재임 시절 국정원 자금으로 ‘강남 160평 호화 사저’를 조성한 혐의를 받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법정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사저의 구조나 동선이 불편해 이를 호화 시설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순형 부장판사)는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국고 등 손실)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원 전 원장은 2010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건물 18층을 사저로 쓰기 위해 리모델링 비용 7억 8333만원을 국정원 자금으로 지출한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업무공간을 주거지로 변경하면서 사업계획 수립이나 예산편성 절차는 따로 거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원 전 원장은 이날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에서 “강남 빌딩에 거주할 때 내곡동보다 호화로웠냐”는 질문을 받자 “내곡동 공관 부지가 훨씬 넓고, 마당과 각종 편의시설이 있는 등 경관도 훨씬 좋았다”고 답했다. 이어서 “강남 빌딩은 지하 1층 주차장을 통해서만 나올 수 있고 걸어서는 나올 수도 없었다”며 호화 시설을 조성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원 전 원장은 이어서 “기존 내곡동 공관이 노후해 비가 오면 물이 새고, 공간도 비효율적으로 넓어 해외 정보기관장이 방문하면 영빈관으로 함께 쓰기 위해 공관 개조를 추진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공관이 낡아 보수가 불가피해 임시 거처가 필요했다는 취지다. 장소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국정원 산하기관이 관리하는 곳이라 보안상 안정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원 전 원장 부부는 2011년 8월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오자 강남 사저에서 나왔다. 퇴임 이후에는 사저를 다시 업무공간으로 복구하는 데 국정원 자금 2억 6000만원이 추가로 들어갔다. 그는 공사비에 대해 “공사비가 어떤 예산에서 지출됐는지 보고를 받은 적 없고, 공사에 돈이 얼마나 들었는지도 모른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한미 정상, 통화 전 北동향 파악… 文, 중재자역 뾰족수 없어 고심

    한미 정상, 통화 전 北동향 파악… 文, 중재자역 뾰족수 없어 고심

    트럼프가 먼저 연락… NSC는 소집 안 해 文, 전격 방미·대북특사 파견 가능성도북한이 ‘연말 비핵화 협상 시한’을 앞두고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공개한 8일 청와대는 예상과 달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지 않았다.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국방부·합동참모본부(합참) 등이 긴밀하게 움직였지만, 공식 논평이나 언론대응방침(PG)을 내지 않은 채 ‘로키’(low-key)로 신중하게 대응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공조 속에 며칠 전부터 동창리 일대를 예의주시하면서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동창리 일대 움직임을 주시하며 예측했던 만큼 NSC 상임위를 소집하지 않더라도 청와대가 국방부·합참·국정원 등과 함께 ‘중대 시험’의 내용이나 의도를 논의·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표가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 명의의 성명으로 나왔는데, 청와대가 입장을 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NSC를 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이번 시험을 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위성 발사를 위한 우주발사체(SLV)에 필요한 고출력 신형 엔진시험일 가능성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정확히 어떤 시험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신중한 접근의 배경이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 역시 북한의 ‘대단히 중대한 시험’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동창리 일대의 움직임은 미국 정찰자산에 의해 충분히 파악된 상태였고, 정상 통화는 중대 시험이 있기 불과 수시간 전에 이뤄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이 북한의 시험에 대해 통화 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최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북미 비핵화 협상의 성과를 달성하려면 대화 모멘텀이 유지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외교 관례를 이유로 먼저 통화를 요청한 쪽을 공개하지 않았던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워싱턴의 요청’을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북한의 압박 강도가 거세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진의를 묻거나 협상이 깨지지 않도록 문 대통령의 역할을 요청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북미의 극적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대북특사를 파견하거나 전격적으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남북 관계 경색 속에 문 대통령이 북측과 소통하려면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보다 한 걸음이라도 앞서가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등 조건부 대북 제재 완화마저 완강히 거절하는 상황에서는 움직일 공간 자체가 지극히 협소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논두렁 시계 논란’ 이인규 前중수부장 귀국

    ‘논두렁 시계 논란’ 이인규 前중수부장 귀국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한 이인규(61) 전 대검찰청 중수부장이 지난 8월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논두렁 시계’ 파문의 당사자로 지목돼 왔다. 이 전 부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두달 전에 귀국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사실과 다르다”면서 “미국에서 머물다 8월 말에 한국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 전 부장은 2017년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의 논두렁 시계 사건 관련 조사가 시작되자 9년간 다니던 로펌을 그만두고 그해 8월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논두렁 시계’ 파문은 2009년 4월 22일 KBS가 ‘노 전 대통령이 명품 시계를 받았고, 검찰이 뇌물죄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5월 13일 SBS는 ‘권양숙 여사가 1억원짜리 명품 시계 두 개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노 전 대통령이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열흘 뒤인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2017년 SBS는 당시 보도 경위에 대해 자체 조사를 하고 ‘취재기자가 대검 중수부 관계자 발언으로 기사를 작성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전 부장이 수사 상황 유출에 연루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국정원도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이 전 부장은 그해 11월 입장문을 내고 ‘논두렁 시계 사건은 국정원의 기획’이라고 주장했다. 이듬해 6월에도 “검찰은 개입한 사실이 없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권 여사가 그와 같은 시계 세트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자신은 시계 수수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후에 비로소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9회] “재판 개입 아닌 재판 지원” 前법원장의 ‘관점의 차이’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9회] “재판 개입 아닌 재판 지원” 前법원장의 ‘관점의 차이’

    “그것은 관점의 차이입니다.” 법원행정처 간부가 일선 재판부에 재판과 관련한 의견 등을 검토한 자료를 건넨 것을 두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행정처 간부를 지낸 전직 법원장은 재판을 지원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가담했다고 지목돼 정의당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탄핵 법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던 윤성원 전 인천지방법원장의 얘기다. 윤 전 법원장은 지난 2월 법원장 정기인사에서 인천지법의 법원장으로 보임됐다가 나흘 만에 “민변의 탄핵 대상 발표를 보고 그 진위여부를 떠나 법원장으로 부임하는 것이 법원 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인사권자인 대법원장에게 결례를 무릅쓰고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법원을 떠났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8회 재판에는 행정처 사법지원실장을 지냈던 윤 전 법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부터 사법지원실장을 지낸 윤 전 법원장은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가 위헌정당 해산결정을 한 통합진보당의 해산 관련 후속조치로 통진당이 보유한 예금계좌에 대한 가압류 신청 사건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일선 재판부에 전달한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박 전 대법관의 지시로 윤 전 법원장이 사법지원실 심의관들에게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이를 박 전 대법관에게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그해 9월과 2015년 2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 개입 사건의 항소심 전망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재판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심도 받았다. 지난달 30일 이 법정에 증인으로 나왔던 사법지원실 심의관으로 일한 최우진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2014년 12월 22일 통진당 재산 가압류 신청사건을 맡은 일선 법원 가운데 대전지법과 대전지법 천안지원 법관들로부터 문의와 검토 요청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날 오후 최 부장판사는 당시 사법지원총괄심의관이었던 전지원 대전고법 부장판사에게 일선 법원의 혼선을 전달했고 전 부장판사는 실장이던 윤 전 법원장에게 보고를 했다. ●재판 결론 입장 담은 보고서 재판부에 전달 “재판 개입 아닌 지원 업무” 윤 전 법원장은 그날 오후 전 부장판사로부터 일선 판사들이 통진당 가압류 신청사건에 대해 법리적으로 맞는지 문의를 해와 행정처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그리고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 강형주 전 서울중앙지법원장(당시 법원행정처 차장), 박 전 대법관에게 “처음 있는 사례라 관련 검토자료를 정리해 일선 판사들에게 보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취지의 보고를 차례로 했다. 대면 보고를 했는데도 세 사람으로부터 보고내용에 대한 별다른 지시 또는 반대하는 의견도 듣지 못해 윤 전 법원장은 부장판사급의 재판연구관들에게 의견을 받기로 했다. 이렇게 작성된 ‘통진당 예금계좌에 대한 채권 가압류 신청사건에 관한 검토’ 보고서에는 가압류가 아닌 가처분 방식으로 보전 처분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 담겼다. 이 보고서는 다음날인 12월 23일 신청사건을 맡은 일선 법원과 재판부에 전달됐다. 앞서 최 부장판사는 법정에서 “판사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공유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보고서 양식을 기존 행정처 공식 문건과 다르게 했다고도 말한 바 있다. 이처럼 행정처가 일선 법원에 특정 사건의 결론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것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핵심으로 꼽힌다. 일선 법관들의 재판에 개입해 독립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윤 전 법원장은 이날 법정에서 단호하게 재판 개입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관점의 차이”라면서 “검찰은 재판 개입이라고 보고 물으시는데 우리가 보면 재판 자료 지원”이라면서 “재판을 지원하는 것이기에 가능하다”고 밝혔다. 행정처의 입장을 내부 전산망인 코트넷에 올리거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개적으로 밝히면 재판 개입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어 부적절하기 때문에 문건 양식도 바꾸고 비공식적으로 법관들에게 보고서를 보냈다는 최 부장판사의 진술에 대해서도 재판 자료를 전달하는 것이라 문제가 없다면서 “다만 방법의 문제인데, 필요한 재판부에만 전달할 사항이고 필요 없는 재판부에 줄 이유가 없기에 그런 방법을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이 “실무 자료나 기타 공개 자료는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서 기획법관 등에게 전달해 공개하는 게 맞느냐”고 묻자 “그렇다”면서도 “통진당 사건과 (전달 방식이) 다르지 않느냐”는 거듭된 지적에 윤 전 법원장은 “이 사건은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재판부가 “차원이 다르다고요?”라며 한 번 더 확인을 구했다. 윤 전 법원장은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자료는 모든 법관이 필요한 내용에 대한 것이고 이 사건은 그 사건을 재판하는 담당하는 재판부가 문의를 하며 자료를 요청한 사건이기에 사법지원실의 일반 보통 업무 범위 안에서, 지원행위를 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지원행위를 충실히 이행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대전지법과 천안지원 등 두 개의 재판부에서만 문의가 들어왔는데 왜 신청사건을 맡은 모든 재판부에 전달이 되도록 했냐고 검찰이 묻자 윤 전 법원장은 오히려 “그럼 하나 물어보자”면서 “문의를 한 재판부에 주는 것은 가능하다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건 아니죠. 같은 논리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송 당사자·청와대에도 전달된 자료가 재판부에… “판사들 영향 안 받을 것 확신” 그런데 윤 전 법원장의 지시를 받아 최 부장판사가 작성했던 이 ‘통진당 예금계좌에 대한 채권 가압류 신청사건에 관한 검토’ 보고서는 청와대에도 전달이 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소송 당사자는 정부였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소송 대리를 맡았다. 당시 중앙선관위원장은 이인복 대법관이었다. 사법지원실은 이 전 대법관을 통해 선관위로부터 가처분 신청 현황 등 자료를 제공받기도 했고, 최 부장판사가 작성한 보고서가 이 전 대법관에게도 보고가 됐다. 윤 전 법원장은 최 부장판사가 처음 작성한 보고서에 ‘가처분 채무자를 통진당 또는 시·도당으로 해야한다’, ‘재산 채무자를 금융기관으로 해야하고 채권처분 금지 가처분 형태로 (신청이) 되어야 한다’는 등의 신청취지를 추가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도 했다. 검찰은 “이 같이 추가된 내용은 일선 판사들에게 필요한 게 아니라 소송을 수행해야 하는 사건 당사자에게 필요한 내용 아닌가“ 물었고 윤 전 대법원장은 맞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가처분 신청 취지까지 구체적으로 보고서에 담도록 한 이유를 묻자 윤 전 법원장은 “선관위원장인 대법관에게 보고하는 건데 (가압류가 불가능하다면) 가처분의 경우에는 어떤 형태로 가는 게 맞을지 궁금해하시지 않았을까 싶어서”라고 답했다. 검찰은 “검토 보고서가 이미 소송 당사자인 중앙선관위에 전달될 예정이었고 해당 검토자료는 청와대에도 실제로 전달이 됐다”면서 “그런 상황은 사건을 맡은 일선 법관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받은 자료가 알고보니 당사자에게로 나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 전달이 되고 이해관계가 동일한 청와대에도 전달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더욱 재판에 영향을 받지 않았겠느냐”고 지적했다. 윤 전 법원장은 “그것은 사후에 결과론”이라면서 “제 인식 속에는 검토 결과를 보고드린 것 뿐이고 그것이 청와대까지 간다는 게 제 관념에는 없었다”면서 “결과적으로 어떻게 된 것이냐 물어본다는 그쪽(청와대)으로 전달된 쪽에 이야기를 할 것이지 사법지원실에 이야기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윤 전 법원장은 이와 관련한 검찰 조사 과정에서도 “통진당 가압류 신청 사건에 대해 각 재판부가 가압류 기각 또는 신청 취하 등으로 종결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면서 그러한 결과는 “각 재판부가 각자 법리에 대한 견해와 소신에 따라 처리한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처가 전달한 입장에 영향을 받은 재판 결과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검찰이 물었다. “법리적 견해와 소신에 따라 처리한 것을 어떻게 아십니까?” (검찰) “그게 법관의 권한이니까요.” (윤 전 법원장) “그렇게 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정도이죠?” (검찰) “그렇습니다. 제가 그렇게 재판을 해왔습니다.” (윤 전 법원장) ●”양승태·박병대 지시 없었다“ 말하자 검찰 ”독단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 무엇보다 윤 전 법원장은 통진당 사건의 검토 보고서를 일선 법관들에게 전달하라는 지시를 박 전 대법관에게 받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법관 변호인의 반대신문 과정에서 윤 전 법원장은 당시 검토 결과 개인적 의견으로도 가압류가 아닌 가처분으로 신청해야 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재판연구관 3명의 검토 결과도 같은 결론이었고, 이러한 내용을 일선 법관들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 역시 자신의 생각이었다고 강조했다. 자료를 어떤 방식으로 재판부에 전달할지에 대해서 최 부장판사와 따로 논의하거나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최종 보고서를 이 전 대법관에게 전달할 때에도 박 전 대법관의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에 전달된 자료는 그저 참고자료, 일반적인 배포 자료에 불과해 판사들에게 반드시 따라야만 한다고 압박한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은 행정처가 그와 같은 자료를 보내면 일선 판사들이 그대로 따른다는 것인데, 구체적인 자료를 보내며 사실상 재판부에 영향력을 발휘한 사실이 있습니까?” (박 전 대법관 변호인)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료 때문에 결론을 바꾼다는 생각을 안 했습니다.” (윤 전 법원장) “판사들을 부담 느끼게 한 사실이 있습니까?” (변호인) “없습니다.” (윤 전 법원장) “공소사실에는 실제 일부 사건을 담당한 법관이 당사자 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전처분을 인용하는 데 부정적 심정도 있었지만 (행정처의 입장을 알게 돼) 어쩔 수 없이 인용했다는 판사가 있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변호인) “그런 판사가 있다고 들었는데 확인할 수 없었고 (행정처의 영향을 받는다는) 관념이 없었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윤 전 법원장) “그럼 판사 자격이 없는 거죠.” (변호인) 윤 전 법원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서도 사법지원실이 작성한 ‘원세훈 사건 1심 판결 분석 및 항소심 쟁점 전망(2014년 9월 18일자)’ 보고서도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직접 보고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양 대법원장에게 아무런 지시를 받은 일이 없다”며 중요한 현안에 대해 직접 나서서 보고를 했던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재판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사법지원실장으로서의 중요 사안에 대한 형식적인 보고였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이 부분을 두고 “기조실장부터 차장, 처장까지 내부에 순차적으로 보고를 했는데, 자료를 일선 재판부에 전달한다는 생각에 증인이 단독을 할 수 있는 문제냐”고 물었다. 윤 전 법원장은 “제 권한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고 곧바로 답했다. “기조실장이나 차장, 처장에게 보고한 사안을 증인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고, 승인은 필요하지 않은 건가”라는 물음에도 “현안보고라 승인 여부는 관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내부적으로 제 권한 범위 안에서 당연히 일선 법관들에게 필요할 거라 생각해서 (배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선 법관들에게 검토 보고서를 전달하겠다고 보고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만약 일선 법원의 담당 판사들에게 전달된 검토 자료가 청와대에 전달될 것을 알았다면 (자료 배포를) 동의했겠느냐”고도 물었다. 윤 전 법원장은 “가정하는 상황에 답을 할 수 있는 성질은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자 검찰이 “부적절한 것은 맞느냐”고 다시 물었고 윤 전 법원장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국정원 “‘김정은 숙부’ 김평일 北대사 北에 귀국”

    국정원 “‘김정은 숙부’ 김평일 北대사 北에 귀국”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숙부인 김평일 주체코 북한대사가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는 김정은 위원장의 선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이다. 복수의 국회 정보위원들은 30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29일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 대사가 최근 북한에 입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김평일 대사가 조만간 교체돼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었다. 김평일 대사는 한때 김정일 위원장에게 잠재적 위협으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1988년 헝가리 대사로 발령 난 이후 줄곧 해외를 떠돌아 북한 권력 핵심에서는 벗어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방사포 참관 北 김정은, 2달만에 재등장...북미 대화 시그널인가

    방사포 참관 北 김정은, 2달만에 재등장...북미 대화 시그널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장에 직접 참관한 것에 대해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 대화에 대한 시그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 10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 발사 이후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열렸던 10월에는 두차례 시험 발사에는 김 위원장이 참석하지는 않았는데, 2개월만에 다시 재등장했기 때문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동지께서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고 사험 사격 결과에 대해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부터 시작된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장소에서 꾸준히 참관해 군사력을 강조해왔다. 김 위원장은 5월 9일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참석해 “나라의 진정한 평화와 안전은 자주권을 수호할 수 있는 강력한 물리적 힘에 의해서만 담보된다”고 했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지난 8월 2일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 사격도 김 위원장이 직접 지도했다.그러나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10일 초대형 방사포의 연발 사격 시험에 참관한 이후 10월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31일 초대형방사포 시험 발사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동엽 경남대 국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0월 초 스톡홀름 북미 대화가 있었다는 점에서 지난 2차례 시험 발사 불참이 북미협상 국면과 관련된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고 이번 재등장은 향후 북미대화에 대해 김 위원장이 기대를 접은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동신문에서 언급한 “당의 전략적 구상”이라는 표현에 대해 김 위원장이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백두산에 오른 것과 관련한 “웅대한 작전”이라는 표현의 연장선 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미 대화가 소강국면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길’의 일단을 보여주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국정원이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차량과 장비의 움직임이 조금 늘었다고 보고한 것 역시 주목된다. 국정원은 차량의 움직임이 핵발사와 같은 패턴 아니냐는 질문에 “단정하긴 이르다”고 선을 그었지만 동창리 발사장은 북미가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측이 폐쇄를 약속했던 곳이기 때문에 의미심장하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 센터장은 “북한이 2017년 11월 핵무력 완성 선언을 한지 2년이 되는 시기인데다가 미국의 추수감사절 시작 시점에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며 “미국을 향해 연말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잘못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랑하는 대북 정책의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국정원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서 차량·장비 움직임 늘었다”

    국정원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서 차량·장비 움직임 늘었다”

    국가정보원은 29일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차량과 장비의 움직임이 조금 늘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동안 위성사진으로 파악했을 때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움직임이 없었다가 (최근) 차량과 장비 움직임이 조금 늘었다”고 말했다고 정보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전날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와 관련해 “8월 24일과 9월 10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 시엔 정밀 유도 기능 등을 검증했고 이번에는 지난달 31일에 이어 연발 사격 능력을 시험하는 데 주안점을 둬 약 3분여 발사 간격이 약 30초로 단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해안포 사격은 남북군사합의서상 완충지대인 해안 포대에서 사격했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의도는 연말까지 북미대화에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메시지를 미국과 한국을 향해 내보낸 것이 아니냐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민기 의원은 “초대형 방사포 발사가 의도적인지 우발적인지 취지를 묻는 질의가 나왔는데 국정원은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답했다”고 했다. 이혜훈 정보위원장은 “국정원은 이번 해안포가 남북군사합의 위반은 맞지만 정전협상 위반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며 “해안포를 남쪽으로 쏘거나 비거리가 긴 것도 아니어서 북한도 많은 고심을 한 것 같다. 남쪽을 향하거나 대구경을 쏘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심한 것 아닌가 싶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한편 국정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무수행 순위는 조용원 당 제1부부장이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현송월 당 부부장과 김평해 당 부위원장이 지난해 20권 밖에서 2위와 4위로 급부상했다고 밝혔다.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과 이병철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등 군과 군수분야 간부가 10위권에 새로 진입한 점이 특이하다는 점도 보고했다. 이 위원장은 “김계관(외무성 고문)과 김영철(아태위원장)의 측면 지원하에 최선희(외무성 부상)가 운신 공간을 확보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도 받았다”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대법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박근혜, 국고손실죄로 처벌해야”

    대법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박근혜, 국고손실죄로 처벌해야”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3명 ‘문고리 3인방’ 공모 36억5000만원 전달1·2심선 일부만 국고손실죄 인정 판결 이 前원장 적극 나선 2억 뇌물죄도 인정국가정보원장이 대통령에게 특수활동비를 건넨 것을 뇌물로 볼 수는 없지만 국고손실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그동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받은 국정원장 특활비를 두고 엇갈렸던 하급심 판단을 대법원이 정리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는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및 뇌물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상고심에서 일부 혐의를 무죄로 봐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도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건넨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했다. 박 전 대통령과 전직 국정원장들은 파기환송심을 거쳐 형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문고리 3인방’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과 공모해 6억원(남재준), 8억원(이병기), 21억원(이병호) 등 모두 35억원의 특활비를 지원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공모해 이병호 전 원장으로부터 특활비 1억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36억 5000만원을 뇌물이자 국고손실 피해액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1, 2심 모두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뇌물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국고손실 규모에 대해서는 1심과 2심 판단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국고손실죄는 법률상 ‘회계관계 직원’의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데, 국정원장이 회계관계 직원인지를 두고 1심은 맞다고 본 반면 2심은 회계관계 직원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1심은 총 36억 5000만원 가운데 34억 5000만원을 국고손실 피해액으로 보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법률상 회계관계 직원에 속하는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얽혀 있는 27억원만 국고손실로, 나머지 7억 5000만원은 업무상횡령죄로 판단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국정원장 3인방도 같은 취지로 1심에서 징역 3년~3년 6개월형을 각각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징역 2년~2년 6개월로 감형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국정원장도 법률상 회계관계 직원이 맞다고 정리했다. 따라서 1심에서 인정된 34억 5000만원 모두를 국고손실 피해액으로 봤고 여기에 이병호 전 원장이 2016년 9월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넨 2억원 역시 국고손실은 물론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질 무렵 박 전 대통령이 특활비 지원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는데도 이병호 전 원장이 자발적으로 돈을 건넨 것은 국정원장을 지휘·감독하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직무와 관련한 대가성을 띤 성격이라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이 2억원은 1, 2심에서는 국고손실과 뇌물 혐의 모두 무죄로 판단된 금액이다.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이 돈이 종전에 받던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1, 2심의 결론과 같이 이 2억원을 제외한 34억 5000만원은 뇌물이 아니라고 했지만 직무 관련성을 따질 사안은 아니며 횡령금을 내부적으로 분배한 것에 불과하다며 판결 이유는 다르게 제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박근혜 국정원 특활비’ 사건 파기환송…대법 “국고손실 유죄”

    ‘박근혜 국정원 특활비’ 사건 파기환송…대법 “국고손실 유죄”

    2심서 일부 국고손실 혐의 무죄→대법 “유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사건’ 2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부 국고손실·뇌물 혐의를 모두 유죄로 봐야 한다면서 대법원이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28일 국정원 특활비 사건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2심을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국정원 특활비 사건은 박 전 대통령이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비서관 등 최측근 3명과 공모해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 총 35억원의 특활비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1심은 뇌물수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국고손실 혐의는 유죄로 보고 해당 혐의에 징역 6년을 선고하고, 2016년 9월 전달된 2억원을 제외한 33억원 추징을 명령했다. 2심은 1심이 유죄로 인정한 국고손실 혐의 일부를 특가법상 횡령죄로 판단했다. 특가법상 국고손실죄는 ‘회계관계직원’이 국고에 손실을 입힐 것을 알면서 직무 관련 횡령죄를 범하면 가중처벌하도록 한다. 특활비를 건넨 국정원장은 회계관계직원이 아니라고 봐 국고손실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돈이 전달되는 과정에 회계관계직원인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공모했다는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국고손실 혐의가 인정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특활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이병호·이병기 전 국정원장 2심과 같은 판단이다. 이에 따라 2심은 1심을 깨고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27억원 추징을 명령했다.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상 추징이 가능한 범죄는 국고손실죄에 한정되다 보니 추징금도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전 국정원장은 특별사업비의 집행 업무와 관련해 회계직원책임법상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한다”면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판단,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 향해 경례하는 참가자

    [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 향해 경례하는 참가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사건 상고심 선고 공판이 예정된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석방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가 이승만·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을 향해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근혜 ‘국정원 특활비’ 상고심 오늘 선고…5년형 추가되나

    박근혜 ‘국정원 특활비’ 상고심 오늘 선고…5년형 추가되나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지원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상고심 결론이 28일 나온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사건 상고심 선고 공판을 연다. 국정원 특활비 사건은 박 전 대통령이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비서관 등 최측근 3명과 공모해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 총 35억원의 특활비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앞서 1심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33억원을 명령했다. 그러나 2심은 일부 국고손실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해 징역 5년으로 감형하고 추징금도 27억원으로 줄였다. 2심이 선고한 형량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박 전 대통령의 확정 형량은 징역 7년으로 늘어난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도 기소돼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이날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건넨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의 상고심 선고도 한다. 특활비 전달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도 상고심 선고를 받는다. 이번 선고는 국정원 특활비 사건의 범죄 성격을 두고 그간 엇갈려 온 하급심 판단을 대법원이 일괄해 정리한다는 의미도 있다. 핵심 쟁점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다. 국고손실죄를 적용하려면 횡령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법적으로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해야 하는데,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한 국정원장들을 회계관계직원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를 두고 하급심 판단이 엇갈렸다. 이에 대한 대법원의 결론은 같은 구조의 범죄사실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2심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의 1심은 국정원장이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한다고 보고 국고손실죄를 인정했다. 국정원 특활비가 ‘뇌물’로 인정되는지를 두고도 하급심에서는 일부 엇갈린 판단이 나왔다. 하급심은 대가성이 뚜렷하지 않은 채 주기적으로 상납 됐다는 이유 등으로 대부분의 특활비에 뇌물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병호 전 국정원장 시절이던 2016년 9월 청와대로 건너간 2억원은 재판부에 따라 판단이 엇갈려, 뇌물로 인정되기도 하고 인정되지 않기도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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