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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운영 평가도 성과에 비중둬야”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도 성과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감사원 평가연구원이 개원을 기념해 3일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성과중심의 국정운영을 위한 평가기능 정립’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명수 외국어대 교수는 현행 평가제도의 문제점으로 자체평가기구와 평가의 질 미흡, 평가자의 전문성 결여, 성과 평가가 아닌 점검 수준의 평가실시 등을 지적했다.김 교수는 “평가연구원이 한국 실정에 적합한 평가방법을 개발해 성과감사의 질을 높이고 정부업무 평가제도의 운영실태에 대한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원은 “감사원은 행정부 전체의 성과관리 상황을 점검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며 “주요 사업에 대해 평가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직접 평가를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또 장기적인 정부재정 수지예측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서 대규모 재정사업에 대한 사전평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우리나라 재정적자규모가 통합재정수지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14%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재정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며, 무리한 사회간접자본(SOC) 민자사업으로 인한 예산낭비 사례가 지적됐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제프리 존스 전 주한 미상공회의소 회장, 이달곤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김정훈 조세연구원 재정연구실장, 이목희 서울신문 논설위원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방폐장 경주 확정] 새 국정운영 수단… 과도한 당근 ‘부담’

    지난 19년간 표류해온 방폐장 부지선정 문제가 주민투표라는 ‘젊은 피’를 수혈,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시설 부지로 확정됨에 따라 향후 주민투표가 주요 국책사업의 향방을 좌우하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주민투표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확대 적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주민투표는 방폐장 부지선정이라는 국가정책을 해당지역 주민이 직접 결정했다는 의의를 갖고 있다. 지난해 7월 주민투표법이 발효된 이후 제주도 행정구역 개편, 충북 청주시·청원군 통합 등 지역현안에 대해 주민투표가 실시되기도 했으나 국가정책과 관련한 주민투표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방폐장 부지선정은 지난 1986년 이후 안면도, 굴업도, 부안 등 숱한 후보지 선정 시도에도 불구하고 주민 반발 등으로 번번이 무산될 만큼 대립과 갈등, 불신과 반목을 불러왔다. 그러나 방폐장 부지선정이 매듭지어지면서 주민투표가 새로운 국정운영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김경민 교수는 “주민투표를 도입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할 경우 중요한 국책사업에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정부는 앞으로 새만금 간척사업이나 경부고속전철 천성산 터널공사처럼 정부와 지역주민 또는 정부와 시민·환경단체간 견해차가 커 지지부진한 국책사업에 대해 주민투표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시간적, 금전적 손실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주민투표에 대한 이같은 의미 부여에도 불구하고 이번 투표 과정에서는 적잖은 문제점도 노출됐다. 투표기간 동안 관권·부정투표 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일부에서는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도 난무했다. 게다가 이를 근거로 투표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려는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총장은 “방폐장 유치라는 ‘염불’보다는 특별지원금 3000억원 등 ‘잿밥’에 더욱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라면서 “이 때문에 깨끗한 선거문화 확산을 위한 지난 수십년간의 노력도 이번 주민투표가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합리적 의사결정이 아니라 지나치게 여론에 의존한 정책결정으로 국책사업의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오연천 교수는 “이번 주민투표는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수단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제도 보완 없이 확대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경계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제도 자체보다는 운영상의 문제가 노출됐다.”며 “주민투표를 부정하면 사회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대통령 첫 구상은 탈당”

    한나라당은 31일 노무현 대통령이 내년 초에 진로와 국정운영 계획 등을 밝히겠다고 언급한 배경을 비판하면서도 향후 나올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반적 반응은 탈당 등 파격적 방법으로 반전을 시도하면서 새판을 짜려는 의도라며 부정적이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31일 “어떤 식으로든 집권을 연장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제 충격요법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노 대통령이 내놓을 카드로 탈당, 거국내각 구성, 권력구조 개편, 국민투표 제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상하면서 현재 여권의 ‘역동적 갈등’이 가져올 파장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여권의 갈등은) 보기에는 별로 좋지 않으나 국민이 보면 재미있기에 이렇게 끌고 가자는 수법”이라며 “한나라당도 쉬고 갈 게 아니라 자중자애하면서도 치열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견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 일각에서는 다음달 혁신안을 확정하면서 미래지향적 모습과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형오 전 사무총장도 당 홈페이지 칼럼에서 “내년 지방선거가 당 변화의 시금석”이라며 “당이 기득권을 포기하는 등 변화의 몸부림과 개혁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권교체는 또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이경형칼럼] ‘妙手’는 없다

    [이경형칼럼] ‘妙手’는 없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관계가 당정 분리 원칙으로 정리된 가운데 대통령의 내년초 ‘진로’발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10·26 재선거에서 완패한 열린우리당의 28일 중앙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가 대통령의 정치 불관여 요구 등 원색적인 불만을 쏟아낸 데 대해 노 대통령이 29일의 청와대 여권 수뇌부 만찬에 이은 30일 북악산 산행에서도 이 같은 당정, 더 좁게는 당·청 분리 원칙을 다짐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출범이래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의 분리 원칙을 천명해왔고, 스스로도 당내 지위를 평당원(수석 당원)으로 규정해왔다. 역대 대통령들이 집권 여당의 총재를 겸함으로써 초래되었던 ‘제왕적 당 총재’의 상의하달식 비민주적 정당문화를 혁파해보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그동안 당·청 관계를 보면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당의 주도적인 정국 운영보다는 늘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편입되어 청와대의 구심력에 따라 행동해 왔다. 노 대통령이 연정을 외치고 있을 때, 여당 지도부는 청와대에 대고 “그것은 아니 됩니다.”하고 간언하지 못한 데서도 알 수 있다. 노 대통령도 한때는 당 중심의 정치를 강조하는 것 같았으나, 여당의 4·30 재·보선 참패 이후 지역주의 극복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른바 대연정을 제창하면서 이런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여당 내부의 의견 수렴은커녕 일방적으로 당을 끌고 갔다. 당정 분리란 말처럼 쉽지도 않고, 그 영역을 구분하기도 어렵다. 특히 대통령중심제의 권력구조 아래서 대통령과 여당과의 관계는 아무리 역할을 분리한다 해도, 국정 수행에 따른 정책 고리만은 떼려야 뗄 수도 없는 것이다. 선거제도 개혁 등 정치관계 입법, 권력구조 변경을 포함한 개헌 문제 등은 당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면, 행정 각 부처를 중심으로 한 정책 집행 등 국정운영 일반은 대통령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당·청 관계는 당의 원심력보다 항상 청와대의 구심력이 더 강했다. 지난해 1월 열린우리당이 출범한 이후 1년 10개월 동안 당의장이 5명이나 사퇴해 평균 재임기간이 4개월여에 불과한 것은 대통령에 비해 여당의 위상이 그만큼 취약한 것을 방증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내년 5월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지금과 같은 낮은 여당의 지지율로써는 지난번 재선거 참패의 재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물론 남은 임기의 국정 운영도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노 대통령은 이런 점을 모두 고려,‘사회적 의사 결정 구조를 포함한 국가 미래를 위한 제안’을 내년초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노 대통령이 구사할 카드는 현재로서는 불분명하나 획기적인 정치지형의 변경을 노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특히 정치적 위기에서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져 이를 돌파해온 노 대통령의 과거 정치 역정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렇다. 이러한 카드 가운데는 탈당 후 거국 내각 구성, 권력 이양 또는 국민투표를 통한 사회적 합의시스템 구축 등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묘수’의 유혹은 떨쳐버려야 한다. 많은 카드들이 대연정 무산과 함께 물건너 갔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 스스로도 밝혔듯이 당·청 분리를 더욱 철저하게 실천, 정치적 진로 문제는 당에 맡기고, 대통령은 민생 경제, 사회적 갈등 해소, 외교·안보를 챙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나가야 한다.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청와대를 향해 외친 ‘쓴소리’가운데는 분명 위기 극복의 묘약 성분이 들어 있다. 본사 고문 khlee@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여당에게 하는 쓴소리/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고문

    지난주는 언론매체들이 ‘10·26 국회의원 재선거’를 주요 이슈로 보도했다. 선거 결과가 집권 여당의 완패로 나타나자 신문마다 그 원인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정국을 전망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이에 앞서 선거 당일인 10월26일 서울신문의 ‘서울만평’은 재선거 결과와 그 이후를 정확하게 예견, 놀라움을 주었다. 만평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압승’ 기자회견 연습중이고,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은 울상을 하고 있다. 옆에서 보좌관인 듯한 사람이 한마디한다.“짐 싸요?” 결과는 그대로 적중했다. 한나라당은 4곳 모두 이겼고, 완패한 열린우리당의 지도부는 재선거 이틀 만에 총사퇴했다. 재선거 다음날인 27일은 신문마다 단연 선거기사가 톱이었다. 제목은 ‘한나라, 재선거 완승’ 또는 ‘여당, 재선거 전패’였다. 완승한 쪽을 제목으로 내세우는 것과 완패한 쪽을 제목으로 내거는 건 편집자의 의도가 엿보이는 점이 있다. 서울신문의 이날 톱기사는 “…열린우리당이 지난 4·30 재·보선에 이어 또다시 전패, 향후 정국 운영에 부담을…”로 시작되었지만 제목은 ‘한나라 재선거 완승’이었다. 취재와 편집 쪽 시각의 차이가 있지 않았나 싶다. 이날 서울신문은 4개면을 재선거로 채웠다. 개표 진척에 따른 여야의 명암을 스케치하고 재선거 이후의 정국전망을 짚어보기도 했다.‘재선거 3제’로 꼽은 ‘지고도 이긴 홍사덕’,‘민주노동당 울산 패배’,‘이강철·이상수 고배’는 좋은 읽을거리였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당사에 없었다. 서울신문은 이와 관련,“박 대표는 동생 지만씨 내외와 조촐하게 제사를 지내며 틈틈이 TV로 개표 결과를 챙겨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날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기일(忌日)이다. 제사는 기일 전날에 지내는 것이 관례이다. 과연 이날 제사를 지낸 것을 확인하고 기사를 썼는지 궁금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재선거 결과를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로 수용한다.”며 “열린우리당은 동요하지 말고 정기국회에 전념해 달라.”는 뜻을 밝혔다. 서울신문은 이를 “당정분리 원칙을 깬 이례적 언급”이라면서 정치권의 새판짜기를 예고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28일 총사퇴를 발표했다.“동요하지 말라.”는 당부가 있은 지 하루 만이었다. 서울신문은 29일자에 이를 1면 톱으로 싣고 4면에는 여당 연석회의에서 쏟아져 나온 강경발언들을 소개했다. 기사에 따르면 “대통령이 신이냐.”,“내각 총사퇴”,“코드인사 근절” 등 야당 쪽에서나 나올 만한 말들이 마구 터졌다고 한다. 29일 열린 당·정·청 수뇌부 12인 초청 만찬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당의 요구 대부분을 수용했다.‘당의 정치중심론’을 재차 확인하면서 이해찬 국무총리와는 계속 함께할 것이지만, 내각의 두 장관(정동영·김근태)의 거취는 당사자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신문은 31일자 4면에 정동영·김근태 두 장관의 ‘조기 대권 레이스’ 가능성을 예고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재선거 결과가 나오면서 서울신문은 27일 이후 매일 사설을 통해 여당에 쓴소리를 했다. 여당의 패인이 ‘오락가락 노선과 더딘 경제회생’에 있었으며(27일), 여당에 ‘청와대 그늘을 벗어나 당이 정국 운영을 주도할 것’을 당부(28일)했다. 또 29일자 사설에서는 ‘여당의 지도부 사퇴가 국정쇄신의 전기가 돼야’ 한다면서 당권경쟁보다 산적한 민생입법, 예산안 처리에 힘쓰라고 충고했다. 이와 비슷한 주장은 31일자 사설 ‘말로만 되풀이하는 당중심 정치’에서도 나온다.“새해예산안·쌀협상비준안·부동산법·사학법 등 민생현안을 제대로 처리하는 것에서부터 여당의 달라진 면모를 보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여당이 귀담아들을 만한 쓴소리로 여겨진다. 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고문
  • 黨요구 대부분 수용

    10·26 재선거 패배로 예기치 않게 터져나온 열린우리당과 청와대간의 갈등이 일단 ‘당의 정치 중심론’으로 정리되는 양상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29일 당·정·청 수뇌부 12인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정국 수습 방향을 내놓은 결과다. 여기서 노 대통령은 당의 요구를 대체적으로 수용했다.“당이 정치의 중심이 돼서 가달라.”고 당부하면서 정동영 통일·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당 복귀 문제를 당사자들에게 위임했다. 참여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노정된 당·청 갈등에서 외형상 당이 기선을 잡은 셈이다.●당·청 갈등서 당이 기선 잡아노 대통령의 이같은 반응은 당·청 관계를 비롯, 향후 국정운영의 큰 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해찬 총리에 대한 재신임 의사를 밝힘으로써 ‘분권형 국정운영’의 기조를 계속 유지해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집권 후반기 중장기 국정 어젠다들을 챙기고 외교·안보 등 외치(外治)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초 한국의 미래에 대한 구상과 진로에 대한 언급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당 일각에서 제기된 거국중립내각 구성이나,‘경제총리’ 기용 등 대대적인 당·정·청 인적쇄신은 당장엔 없을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한 의원은 “노 대통령이 잠시 참고 있는 것 같다. 정기국회 이후 다시 당을 뒤흔들 엄청난 구상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노 대통령의 ‘당 중심’ 언급에 따라 당내 대권 경쟁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당에서는 이번 일을 놓고 벌써 계파간 경쟁이 촉발되는 형국이다.●여당 대권경쟁 가시화될듯친노 직계그룹으로 분류되는 참정연 소속의 유시민 의원은 29일 창원 참정연 출범식에서 “대통령이 여당 안에서 ‘작은 탄핵’을 당했다.”면서 “144명의 여당 의원 가운데 대통령을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의원 수로는 원내교섭단체(20명)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참정연 소속 의원들은 ‘정치적 탄핵’이 당내 양대 세력인 재야파(김근태계)가 선두에 서고, 구당권파(정동영계)가 뒷받침하는 형국이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친노직계 그룹의 한 의원은 “대통령의 말을 잘 따랐다는 이유로 지도부를 몰아낸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심정적으로 탈당했다.”고까지 말했다.●유시민 “대통령이 `작은 탄핵´ 당했다”역시 친노그룹으로 분류되는 ‘국참1219’도 성명서를 통해 “연석회의는 온통 청와대와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성토대회였다.”며 “열린우리당의 위기 원인을 찾기 위한 토론회를 31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지난 대선 이전 후보단일화 논란, 대선 이후 구당권파-개혁파들간 충돌 및 분당 사태 등 상황과 유사하게 여기는 시각들도 있다. 과거 민주당 내분 사태를 떠올리며 계파간의 경쟁이 추후 필연적으로 청와대와의 갈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도 없지 않다.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대통령이 神이냐…정치문제에 관여말라”

    “대통령이 神이냐…정치문제에 관여말라”

    “대통령이 신(神)이냐.” “대통령은 더이상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 열린우리당의 10·26 재선거 완패는 그간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누적된 불만들을 촉발시켰다. 단 4석짜리 재선거로 당 지도부 전원 사퇴를 야기할 만큼 그 위력은 컸다.28일 중앙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여기저기서 튀어나온, 예상을 뛰어 넘는 ‘쓰나미급’의 초강경 발언은 향후 파장을 가늠키 어렵게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대통령의 지지도(20%대)가 당 지지도(10%대)보다 높지 않으냐.”고 불만을 터뜨려 당·청간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내각 총사퇴론’,‘코드 인사 근절’ 등 청와대를 향한 직격탄은 이날 회의가 야당 의원총회인지 헷갈리게 할 정도였다. 회의 초반 한때 ‘대안 부재론’과 함께 지도부 사퇴 반대 의견이 제시됐으나,“지금 불에 타죽게 생겼는데 ‘집 나가면 어디 가서 자냐.’‘무슨 물건을 챙겨 나가야 하냐.’를 걱정하나. 당장 창문을 깨고 탈출해야 할 마당에 무슨 대안부재냐.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반론에 파묻혔다는 전언이다. 최성 의원은 “표현하기 힘들, 말로 옮기기 어려울 정도의 거칠고 심각한 발언들이 많았다.”는 말로 비공개 회의의 분위기를 전했다.“전날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당은 동요하지 말라.’는 말은, 그럼 대통령이 다음에 정치 얘기할 때까지 당은 기다리고 가만히 있으라는 얘기냐.”는 발언도 나왔다고 한 참석자는 밝혔다. 회의에서의 포문은 이미 청와대를 향해 있었고 발언 정도는 위험 수위를 넘어 있었다. 누군가는 “모두 놀랐다. 모두가 예상했던 패배지만 그 파장이 이 정도인지는 아무도 몰랐던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문학진 의원은 “대통령을 모셨던 사람으로서 이런 말을 하기 쉽지 않지만, 대통령은 오류가 없는 사람이냐, 대통령이 신(神)이냐, 왜 열린우리당이 자기색깔을 내지 못하고 청와대만 따라가느냐. 이해할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국정운영 상황을 보면 한나라당 성향의 정부 관료들도 장악을 못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받아들이기만 하는 ‘예스맨’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당 내에 이해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기호1번으로 나가면 다 떨어지는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안영근 의원은 “당이 대통령 간섭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상황에서) 29일 당·정·청 모이는 것 자체가 얼마나 오만하냐.(지도부가) 당에서 여론을 먼저 들어야지 (대통령이) 지도부를 부르는 게 뭐냐. 대통령이 당을 부속물로 생각한다. 사실상 (대통령이 당 지도부의) 재신임을 강요하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유승희 의원은 청와대의 인적 쇄신을 요구했고, 우원식 의원은 한발 더 나가 당·정·청 혁신을 주장했다. 심지어는 “재보선 패배는 예견된 일로, 작금의 사태가 ‘고소하다.’”는 등의 남의 집 일 보듯하는 듯한 냉소적인 발언도 나왔다. 정장선 의원은 “개헌·선거구제·정당간 연합문제는 대통령이 아니라 당이 결정할 문제이며 대통령은 더 이상 정치문제에 관여하지 말라.”며 “대통령 지지도가 20%라는 것은 정부에 대한 불신임이기 때문에 정기국회가 끝나면 내각이 총사퇴하고 국정운영을 쇄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운 박지연기자 jj@seoul.co.kr
  • 與지도부 총사퇴 당·청 갈등

    與지도부 총사퇴 당·청 갈등

    10·26 재선거 참패로 여당 지도부가 일괄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을 비롯한 상임중앙위원단은 28일 재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했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연말 연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비상대책위 체제로 움직이게 됐다. 지도부의 총사퇴 결정은 노무현 대통령이 재선거 참패를 국정운영 평가로 규정하고, 여당이 동요하지 말 것을 주문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당·청간 갈등 심화가 조기 레임덕 현상의 가시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당 쇄신책을 둘러싸고 계파간 알력과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정동영 통일·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등 차기주자군의 조기 복귀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도부의 총사퇴는 연말 개각과 비대위 구성, 전당대회 개최, 내년 지방선거 일정과 맞물려 여권내 힘의 역학관계에 가파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문 의장과 장영달·유시민·한명숙·이미경·김혁규 상임중앙위원 등은 이날 긴급 상임중앙위 회의에서 일괄 사퇴하기로 의견을 모은 뒤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에서 추인받았다. 이로써 지난 4월2일 전당대회에서 출범한 문 의장 체제는 7개월 만에 도중 하차하게 됐다. 문 의장은 연석회의에서 “재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질책을 받들어 지도부가 모두 사퇴키로 결정했다.”면서 “개혁을 추진하고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려고 노력했으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당분간 비상대책위 체제로 당을 운영키로 하고, 정세균 원내대표를 비대위 인선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인선위는 정 대표와 16개 시·도당 위원장으로 구성돼 이날 첫 회의를 열었다. 빠르면 내주초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관심을 모으는 비대위원장에는 정세균 원내대표가 겸임하는 방안과 유인태 의원이 맡는 안으로 압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선위는 비대위 구성에 지역안배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서울, 경기, 충청, 영·호남 등 지역별로 1∼2명씩 선정하고 여성 2명을 추가해 모두 7∼9명선에서 비대위 위원을 구성키로 의견을 모았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盧대통령 “국정평가로 수용”

    4·30 재보선에 이어 10·26 재선거에서 전패의 충격에 휩싸인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27일 지도부 개편과 당 쇄신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이례적으로 “재선거 결과를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인다.”며 민심이반에 대한 심각한 상황인식을 보여줬다. 노 대통령은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당·정·청 지도부와 만찬 회의를 갖고 재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이반 현상을 점검하고 대책을 협의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은 28일 의원·중앙위원 긴급 연석회의를 갖고 지도부 진퇴를 둘러싼 수습책을 논의한다. 노 대통령은 27일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재선거 결과를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인다.”면서 “열린우리당은 동요하지 말고 정기국회에 전념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개인적인 견해와 이견이 있더라도 당의 갈등으로 확대돼 국민들께 우려를 끼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정기국회에서는 부동산 대책관련 법안, 쌀협상 비준, 국방개혁안, 양극화 해소대책 등 국정운영에 대단히 중요한 법안과 대책이 처리돼야 하는 만큼 여당이 정기국회 활동에 전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적쇄신이나 정책기조 변경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당·정·청 지도부 회의에서 대책을 협의한 뒤 정기국회가 끝나면 연말·연초쯤 새로운 국정운영기조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청 회의에는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이해찬 국무총리, 정동영 통일 이 참석한다. 열린우리당은 28일 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에서 재선거 전패에 따른 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나 지도부 사퇴를 놓고 내홍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기남 의원이 주축이 된 당내 신진보연대와 정청래·선병렬 의원 등은 27일 인적쇄신과 비대위 구성 등을 주장했다. 당내 재야파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는 모임을 갖고 지도부 전원사퇴와 조기전대 개최를 요구키로 의견을 모았다. 연석회의에서 지도부 퇴진이 결정되면 당은 비상대책위 체제로 운영되고 정동영·김근태 장관의 조기 복귀론이 탄력을 받고, 임시 전당대회 개최 절차를 밟게 된다. 하지만 김한길·민병두·서갑원 의원 등은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다며 당 지도부의 즉각 사퇴에 반대했다. 문희상 당 의장은 “지금 누구 책임을 따질 문제가 아니다.”면서 “연석회의에서 지도부 퇴진을 결정해 달라고 할 것이며, 재신임을 받게 되면 여러가지 당 쇄신책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박찬구기자 jhpark@seoul.co.kr
  • “국정 실망+강한 ‘차기’ 없는 탓”

    전문가들은 10·26 재선거 결과가 야당의 압승으로 나온 것에 대해 (경제위기 등에 따른)여권의 낮은 국정운영 지지도를 가장 큰 원인으로 들었다. 일부는 여당내 강력한 대권주자 부재를 원인으로 들기도 했다. 강정구 교수 파문으로 불거진 국가 정체성 논란이 미친 영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또 열린우리당 이강철 후보가 선전한 대구 동을의 결과를 두고 지역구도 극복에 희망섞인 전망도 내놓았다.김형준(국민대 정치학과) 교수는 재보선이 여당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전제로 여당의 패인을 두 가지로 압축했다.김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과 여당내 강력한 대권주자 부재가 여당의 참패를 가져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거결과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 교수는 “현재의 추세라면 내년 지방선거도 야당이 이길 것”이라면서 “그러나 승리에 안주해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곧바로 전세가 역전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김민전(경희대 정치학과) 교수는 여당내 대권후보 여부보다는 여권의 낮은 지지도에 중점을 뒀다. 김 교수는 “참여정부는 출범부터 참여를 강조했지만 반대로 국민과의 의사소통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체성 논란에 대해서는 보수층 동원에 일정 역할을 한 것엔 머리를 끄덕이면서도 “효과는 예상보다 적었다.”고 평가했다.시민단체의 평가도 다르지 않았다. 경실련 윤순철 정책실장은 “지역마다 특성은 있지만 전체적으론 여권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평가였다.”고 말했다. 정체성 논란에는 “영향을 미쳤다면 표 차이가 결과보다 더 많이 났어야 했다.”면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보수성향의 나라정책원 김광동 원장은 정체성 논란에 무게를 뒀다. 김 원장은 “강정구 교수 발언 자체도 문제가 있지만 더 큰 문제는 강 교수를 싸고 도는 여권의 태도였다.”면서 “법무부장관의 지휘권발동에 이은 검찰총장의 퇴진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감과 반감이 높아져 투표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더 피플’ 양순필 이사는 “재보선이 구조적으로 집권 세력에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정권에 대한 불안과 실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체성 논란과의 연관성은 크게 보지 않았다. 양 이사는 “선거기간 동안 여론조사를 해 봤지만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는 않았다.”면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당락을 바꿀 만큼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정권 공동책임… 연말 黨·政·靑 대개편?

    정권 공동책임… 연말 黨·政·靑 대개편?

    참여정부 들어 세 차례의 국회의원 재·보선이 있었고 모두 여당의 패배로 끝났지만 청와대는 두 차례 모두 침묵했다. 지방선거까지 포함해 23대 0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던 4·30 재보선에도 입을 다물었던 청와대다. 당청(黨靑) 분리원칙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10·26 재선거에서 여당의 ‘연속 전패’라는 결과가 나오자 마침내 입을 열었다. 청와대는 “특별한 배경이 없다. 대통령께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당청분리원칙의 변화도 아니라고 한다. ●黨 정기국회전념 주문… 동요 차단 하지만 10·26 재선거 결과에 대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라는 노 대통령의 상황인식 수준은 상당히 심각한 것 같다. 민심이반 현상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국정운영의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국정운영 평가를 너무 확대해석하지 마라.”면서 “인적쇄신과 정책기조의 변화가 전혀 아니고, 당이 정기국회에 전념하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여권 일부에서 일고 있는 당·정·청 개편요구 등의 동요를 직접 수습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는 역으로 정기국회 이후 대대적 개편 개연성을 시사한 대목일 수도 있다. 노 대통령 구상의 일단은 29일 당·정·청의 지도부 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라는 심각한 상황인식만큼 앞으로 내놓을 정국 수습책도 초강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 지도부 회의서 방향 나올듯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조기개헌, 국회의원 선거구제 등의 카드가 나오리라는 추측도 있지만 실효성이 낮다. 현 상태로 지방선거를 치를 경우 재보선의 재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치권 ‘새판짜기’가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새판짜기 같은 정국운영 구상이 구체화되는 시점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연말이 될 것 같다. 연말까지 정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거나 정기국회에 전념하라는 당부도 이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 그리고 당·정·청의 인적 교체와 맞물려 돌아갈 것 같다. 인적쇄신이 없다는 청와대의 설명도 정기국회 때까지로 한정돼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여당, 무기력증에서 벗어나야

    10·26 재선거에서 참패한 열린우리당의 무기력증이 심각해 보인다. 면모일신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대안부재를 내세워 당분간 그대로 가자는 주장이 많은 편이다. 문희상 의장 등이 당장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으나 청와대의 뜻도 현상유지 쪽이다. 지도부를 개편한다고 지지도가 바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위기 쇄신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당 내부 사정은 꼬여 있다. 원인을 밝혀내 풀어주지 못하면 무기력증은 내년 지방선거, 내후년 대선까지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집권여당이 주관을 갖지 못한 점이 당지지율 하락의 주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말로는 여당과 청와대를 분리한다고 하면서 대통령에게 기대는 관행이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연정론을 제기하자 따라가기에 급급했다. 정책에서도 노 대통령의 한마디에 왔다갔다 하면서 스스로 개혁적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재선거가 청와대와 내각까지 포함한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라고 하지만 선거는 당이 중심이 되어 치르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평소 정국운영을 주도했다면 이번처럼 완패는 당하지 않았으리라고 본다. 노 대통령은 재선거 결과를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여권의 국정 행태로 볼 때 대통령이 총체적 책임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당지도부의 잘못이 덮어지지 않는다. 또다시 청와대의 처분과 해법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정기국회를 감안, 지금 당개편이 어렵다면 그 일정이라도 제시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내각에 가있는 대권주자들의 복귀를 노 대통령에게 공식요구해야 한다. 여당이 여권 권력운용의 핵심이라는 인식을 줘야 야당과 대화가 원활해지고, 정국이 안정을 찾을 수 있다.
  • [클릭 이슈] 방폐장 유치전 이상 과열양상

    [클릭 이슈] 방폐장 유치전 이상 과열양상

    경주, 군산, 포항, 영덕 등 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25일부터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이하 방폐장) 입지 선정을 위한 부재자 투표가 실시된다. 이들 지역에서는 방폐장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빚고 있어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경우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폐장,‘님비에서 임피로’ 24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4개 지자체에서 25∼30일 방폐장 부지선정을 위한 부재자 투표가 실시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기간 동안 4개 지역에 모두 97곳의 투표소를 운영한다. 이는 이번 주민투표에서 과거 2∼3% 수준이던 부재자 신고율이 27.5%(영덕군)∼39.4%(군산시)까지 치솟아 부정 투표 등 공정성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뜻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다음달 2일이 공식 투표일이지만 사실상 25일부터 1주일 동안 투표가 진행되는 셈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부재자 신고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불법선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불법사례가 적발되면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방폐장 최종 후보부지로는 유권자 3분의 1 이상이 주민투표에 참여해 과반수의 찬성을 얻은 지역 가운데 찬성률이 가장 높은 곳이 선정된다. 이 때문에 지난 2003년 ‘부안 사태’와 달리 이번에는 오히려 지역마다 찬성률을 높이기 위한 홍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방폐장이 들어서는 지역에 ‘3000억원+α’의 지원을 약속, 방폐장이 님비(Not In My Back Yard·유해시설 설치를 기피하는 현상)에서 임피(In My Front Yard·이득이 되는 시설을 유치하려는 현상) 시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재자 투표, 선거 공보물 등에서 불공정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투표 이후 심각한 후유증마저 우려되고 있다. ●유언비어에 지역감정까지 ‘난무’ 시민·환경단체들로 구성된 ‘반핵국민행동’은 24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부재자 투표에서 불법 사례가 대거 발각됐다.”면서 동영상 등 증거자료를 공개했다. 증거자료에 따르면 경주지역에서 통·반장과 이장 등에게 부재자 투표용지가 대량으로 배달되거나 이장 등이 투표용지를 직접 수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장이 부재자 투표용지 100여장을 감추고 있다가 발각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현행법은 부재자 투표용지가 주민 개개인에게 등기로 배달돼야 하며, 각자 비밀리에 투표를 한 뒤 우편으로 부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핵국민행동 관계자는 “부재자 투표가 비밀·직접·평등·보통선거라는 투표의 기본원칙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관권·금권으로 얼룩진 불법 주민투표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주에는 ‘기형아 사진’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군산시와 영덕군의 방폐장 유치 반대단체가 선관위에 제출한 선거공보물에 기형아 사진을 싣고 ‘10년 후 당신의 아들딸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며 방폐장이 기형아를 낳게 된다는 식의 주장을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두 지역의 방폐장 유치 찬성단체는 관할법원에 공보물 인쇄 및 배포금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선관위에 이의신청을 냈다. 하지만 전북도 선관위가 “반대단체가 낸 기형아 사진과 설명이 허위”라면서도 “주민투표법에 선거공보물은 수정·삭제를 못하도록 돼 있어 그대로 발송하고, 투표소에 이같은 결정 내용을 공고하겠다.”고 결정, 찬성단체측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또 군산시와 경주시는 최근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성명을 주고받는 등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송웅재 군산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주민투표를 앞두고 경주지역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승인과 697억원의 주민지원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경주국책사업추진단은 “군산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데 혈안이 돼 문제를 경주시에 뒤집어씌우려 한다.”고 반박했다. ●20년 숙원사업 풀리나 정부는 지난 1986년 이후 20년째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방폐장 문제가 비로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지역별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찬성률이 60% 이상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폐장 유치 반대단체들은 벌써 ‘주민투표 무효투쟁’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따라 투표가 끝난 뒤 찬반 주민간, 지역간 갈등의 골을 메우는 것도 숙제로 남아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역별 찬성률은 오차 범위내에 있어 후보지역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주민투표가 방폐장 부지선정이라는 대표적인 갈등 과제를 해결할 경우 새로운 국정운영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과열·혼탁문제에 대한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盧 ‘국민대통합 연석회의’ 제의 12월초 발족

    盧 ‘국민대통합 연석회의’ 제의 12월초 발족

    노무현 대통령은 12일 우리 사회의 경제사회적 의제를 다룰 사회적 협의의 틀로서 경제계·노동계·시민단체·종교계·농민·전문가와 정당 등이 참여하는 ‘국민대통합 연석회의’ 구성을 제의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이해찬 총리가 대신 읽은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우리 내부의 분열과 대립, 갈등이 계속되는 한 모두가 바라는 지속적 성장도, 선진국 진입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제의했다. 사회 양극화와 국민연금 등의 현안을 다룰 국민대통합 연석회의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12월초 50명 안팎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이제 갈등과 분열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국민통합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면서 “과거 스웨덴에서도 당면한 사회적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협약(잘츠요바덴협약)을 체결해 장기간의 경제발전과 사회안정을 실현한 바 있다.”고 밝혔다. 잘츠요바덴협약은 스웨덴 노총과 경총이 1938년 각자의 무기인 파업과 직장 폐쇄, 국유화와 소득세 인상 반대를 포기한 협약이다. 노 대통령은 “국민연금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고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국민연금 제도의 지탱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우리 사회의 노령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더 늦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당이나 정치적 이해득실을 떠나 국회 내에 자문기구나 특별위원회를 조속히 설치해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범국민적 합의를 도출해달라고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새해 국정운영방향에 대해 “경제활성화에 최우선을 두고 국정을 운영하겠다.”면서 “이르면 2008년, 늦어도 2009년까지는 국민소득 2만달러, 국내총생산(GDP) 1조달러를 달성하고 국민 개개인의 기본적 삶의 질이 보장되는 선진사회복지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民과 먼저 대통합… 대연정 ‘우회로’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읽은 책 가운데 한 권이 ‘쾌도난마 한국경제’다. 장하준(케임브리지)·정승일(국민대) 교수가 한국 사회와 경제 현안을 두고 좌담을 나눈 것을 묶은 것으로, 김대중 정부 이후 신자유주의적 경향을 비판하고 재벌 체제의 불가피성을 거론한 책이다. 노 대통령은 경제보좌관실에 책에 대한 보고서 제출을 지시했다. 노 대통령이 12일 시정연설에서 제의한 스웨덴의 ‘잘츠요바덴 협약’이 이 책에 소개돼 있다. 국민대통합 연석회의의 아이디어나 이론적 근거는 이 책에서 나온 듯하다. 국민대통합 연석회의라는 명칭이 생소한 만큼 내용과 윤곽 또한 분명하지 않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의제와 야당 참여에 대해서 “앞으로 논의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제시한 의제는 양극화 해소, 노사문제, 국민연금 정도다. 갈등과 분열의 해소라는 연석회의 제의의 취지에 비춰보면 대연정과 닮은꼴이다. 그래서 야당으로부터 대연정의 ‘다른 버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조기숙 홍보수석이 대연정 제안의 종료를 선언한 지 하루 만에 시정연설에서 제의했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지고 있다.외형적으로 볼 때 연석회의는 경제·사회적 현안을 다루는 것이고, 대연정은 정치의 구조와 문화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김만수 대변인은 “대연정과는 무관하다.”고 부인했지만 경제·사회적 현안이 정치적으로 연결돼 있고 선거제도 개편이 연석회의에서 다뤄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어 연석회의는 정치협의체로 확대될 소지도 없지 않다. 청와대와 총리실은 시정연설문이 ‘총리실 작품’이라고 한다. 노 대통령은 이날 밤 3부요인 초청 만찬에서 “시정연설을 총리께서 했는데 방송뉴스에는 대통령이 제의했다고 나오더라.”면서 “대독인데 원래 총리 버전이고, 아이디어와 주도할 의지를 총리가 발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시정연설 후 이 총리와 오찬을 함께 하면서 후속조치를 논의한 점도 청와대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반영한다. 연석회의 추진을 총리실에서 맡게 됨으로써 ‘대통령은 중장기 과제-총리는 현안’을 맡는다는 국정운영의 방침이 깨지고 대통령이 중장기 현안에서도 손을 뗀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성급한 얘기”라면서 두고보자는 반응이다. 야당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연석회의가 실제로 구성될지도 미지수다. 구성된다 해도 노사정위원회가 지지부진했던 전례가 있어 성과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성사여부와는 별개로 연석회의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지난여름을 달군 연정론처럼 연말까지 뜨거운 사회적 관심을 집중시킬 것 같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개발연대 낡은 관행 청산 주력”

    “개발연대 낡은 관행 청산 주력”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이 ‘성과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감사원 산하에 평가연구원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성과지향적 국정운영의 첨병 역할을 다짐하고 있는 송대희 초대 원장을 11일 서울 종로 현대계동사옥 7층 평가연구원에서 단독으로 만나 향후 청사진을 들어봤다. 송 원장은 “아직까지 뿌리깊게 남아 있는 과거 개발연대의 낡은 제도와 관행을 청산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가원이 문을 연지 이제 열흘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앞으로의 추진 계획이 빼곡하게 정리돼 있었다. 우선 추진할 과제를 3가지로 제시했다. 특히 국내 평가제도의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첫째, 과제가 산적해 있는 각종 평가제를 진단하는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지금 공기업평가제, 지방대경영평가제, 기금평가제 등 국내 평가제도만 200개가 넘는다. 이같은 평가제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고 재조정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송 원장은 “평가제도 진단작업을 내년 상반기까지는 완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공직 내 잔존하는 과거 낡은 관행도 하루빨리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원장은 “개발연대서부터 정부주도적으로 발전전략을 구사해 왔지만, 이제 새 시대에 맞는 제도가 필요하다.”면서 “낡은 관행과 제도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연대의 구태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은 전윤철 감사원장의 주문사항이기도 하다. 송 원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정부부처 내에 아직까지 남아 있는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잘 살펴보라고 신신당부를 했다는 전언이다. 세번째 과제로는 시스템 감사의 전문화가 꼽혔다. 송 원장은 “감사평가원의 역할을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그 중 한 가지가 감사원의 감사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감사원의 감사가 적발위주의 감사에서 제도를 정비하는 시스템 감사로 전환되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요구되는 것이 보다 높은 전문성”이라고 지적했다. 감사기법을 개발하고, 전문성을 높여 감사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평가연구원의 또 다른 역할은 바로 중앙부처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상위평가를 담당하는 데 있다. 그는 “대통령도 항상 강조하지만, 이제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정책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는지 여부 즉, 성과로 평가돼야 한다.”면서 “평가원이 정책평가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송 원장의 이같은 자신감은 여타 국책연구기관과 다른 평가연구원만의 특성 때문이다. 그는 앞서 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과 한국조세연구원장을 지내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국책연구기관이라 해도 연구보고서를 발표하면 그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평가연구원은 감사원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직접 정책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평가연구원의 연구자료가 법적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감사자료로 활용됨으로써 직·간접적으로 국정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송 원장은 “성과지향적 운영이 되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열린세상] 행정구역 개편과 정치지도자 선택권/최창수 고려대 공공행정학부 교수

    최근 중앙 정치권을 중심으로 시·도를 폐지하고 3∼4개의 기초자치단체를 하나로 묶어 전국적으로 60여개 정도의 중소규모 광역자치단체를 만들자는 자치계층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중앙정치권은 여야 모두 현재 시·도의 기능이 중앙정부 또는 기초자치단체와 상당부분 중복되어 있어 낭비와 비효율이 심하고, 시·군 행정중심지와 생활권이 일치하지 않아 주민들의 불편이 초래되고 있으며, 도를 경계로 나누어진 지역주의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다는 등의 명분을 내세워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비판하는 측에서는 중앙 정치인들의 이익만을 고려한 일방적 논의이며, 지방자치와 분권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우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들 양측의 명분상 주장은 실제 상당한 타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외에도 우리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시·도의 폐지는 국가적 정치지도자의 양성 통로 중 하나를 없애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지도자 선출에 대한 국민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전국적인 정치지도자로서 등장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국정에 참여하거나 시·도지사로 당선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경로는 정치지도자로서 다양한 경험을 가능하게 하며 그 희소성으로 인해 보다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최고지도자로 나아갈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매번 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정치지도자를 선출해야 하는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국정운영의 경험과 비전, 리더십을 갖춘 정치지도자가 많을수록 국민의 선택의 폭은 넓어진다. 또한 이러한 요건을 갖춘 정치지도자가 많을수록 이들 간의 선의의 경쟁 속에서 보다 뛰어난 지도자가 탄생할 수 있다. 많은 정치지도자들이 되고 싶어 하는 최고지도자로서의 대통령은 여러 가지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판단능력, 그리고 통합 및 조정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할 때 시·도지사는 국회의원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다. 왜냐하면 시·도 지사는 거대한 규모의 정부기관의 책임자로서 인사권과 예산권을 가지고 조직 운영에 관한 실질적 경험을 쌓을 수 있어 현실적으로는 대통령직과 가장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직책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보다 큰 자리의 정치지도자로 나아갈 사람들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과거에는 주로 상원의원들 중에서 대통령이 나왔지만 최근 30여 년 동안의 대통령들은 거의 주지사 출신이었다. 지미 카터(조지아주), 로널드 레이건(캘리포니아주), 빌 클린턴(아칸소주), 그리고 현재의 조지 부시 대통령(텍사스주)이 그들이다.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들이 주지사 출신인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정치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커다란 공공조직을 경영하는 지도자로서의 능력과 잠재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우리의 상황도 미국의 사례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이후 시·도 지사의 위상이 높아지고 정치적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으며, 과거의 대통령 후보들이 주로 국회의원 출신이었던데 비해,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의 상당수는 시·도지사를 역임했거나 현직 시·도 지사들이다. 분권화의 추세가 지속되고 중앙정치권, 특히 국회의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계속되는 현실 속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더욱 크다. 따라서 시·도 폐지를 포함한 행정계층 및 행정구역 개편 여부는 지방자치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국가적 정치지도자의 양성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단순히 효율성과, 정치적 이해관계의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체제의 운영과 발전에 필요한 국가지도자의 양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최창수 고려대 공공행정학부 교수
  • [열린세상] 정부 ‘국가부채 인식’ 안이하다/이태복 한서대 교수·전 복지부장관

    국가부채가 급증하자 야당의 공세도 거세졌다. 참여정부에 들어와서 국가부채가 폭증한 수치를 들면서 정부의 국정운영의 무능을 공격하려는 의도에서다. 야당은 그동안 부유층이나 기업의 감세정책을 주로 강조해왔다. 그런 야당이 최근에는 경제난에 허덕이는 중산, 서민층을 대상으로 하는 유류세 등의 감세주장까지 하고 있다. 이런 주장들이 민심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인지 경제당국이 공개적인 반론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경제당국은 지난 2년간 증가한 국가부채 69조 5000억원은 DJ정부 시절에 결정한 공적자금 투입 손실분 29조원과 환율안정을 위한 32조원이고 순수한 정부살림을 위한 부채는 5조 5000억원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주무부처 장관의 발언이니만큼 내용은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야당의 이런 공방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사는 편치 않다. 시중에는 야당의 비판보다 훨씬 심한 우려가 나돌고 있지 않은가. 나라살림을 맡고 있는 정부 당국자들은 무엇보다 왜 국민들이 국가부채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지 그 심정부터 이해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국민들의 우려를 진정 이해했다면, 일단 국민들에게 나라살림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국가부채가 폭증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것이 도리이다. 매년 국민들의 세금부담이 늘어나고 국가예산도 확대되고 있는데 국민생활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국민들이 이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이판에 나라살림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남 탓만 하고 있다면 국민들은 전혀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참여정부가 국민의 정부의 내수진작책 때문에 지금까지 그 영향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제일은행이나 외환은행, 동아, 기아 등 기업의 부도처리 과정에서 공적자금 투입결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은 누누이 있어 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정부에 들어와서 폭증한 국가부채 탓을 전 정권에만 돌리는 태도는 온당하지 않다. 예를 들어 DJ정부 시절 제일·외환은행 처리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탈세 등의 규정을 바로잡아 세금으로 환수할 수 있는 데도 최선을 다했는지 의심스럽다. 또 DJ정부 시절 경제부처의 주요보직에 있던 인사들이 대부분 참여정부에 들어와서도 정책결정의 자리에 있는데 전 정권 탓만 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32조원에 달하는 환율안정자금 투입문제는 전적으로 참여정부에서 결정한 사항이다. 이런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어 이득을 수출기업들이 봤고 그 부담을 국민들이 안아야 한다면 적정한 투입규모에 대한 분석과 책임 문제를 따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 나라살림을 맡고 있는 고위경제정책결정권자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는 야당과의 논쟁이 아니다. 예산이 폭증하고 있는 정부사업의 내용이다. 경제난 때문에 국민들의 병의원 이용이 줄어들었다는 데도 국민의료비가 폭증하고 있고 그에 따라 정부의 지역가입자 지원과 의료급여 지원액 등이 1조원 이상이나 증가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을 비롯한 공적 연금에 2005년도만 8000억원을 지원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국민세금으로 메울 것인가. 실업예산에 매년 수조원을 투입하면서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실업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 한푼의 세금이라도 제대로 쓰도록 적절한 대책을 세워 온 정성을 다해야 한다. 이렇게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구체적 노력이 없는 정부당국자들의 발언은 구차한 변명으로 들릴 것이다. 복지국가의 틀을 갖춘 OECD국가의 국가부채와 비교해서 아직 위험한 수준이 아니라는 식의 안이한 태도는 국민들의 반발만 불러올 것이다. 이태복 한서대 교수·전 복지부장관
  • 방폐장선정 11월2일 결판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이하 방폐장) 부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가 오는 11월2일 경주, 군산, 포항, 영덕 등 4개 지역에서 동시에 실시된다.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한갑수 부지선정위원장, 백상승 경주시장, 송웅재 군산시장 권한대행, 정장식 포항시장, 김병목 영덕군수는 15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부지적합성 평가결과와 앞으로의 일정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4개 신청지역에서 부지 안전성과 사업추진여건 등을 평가한 결과, 모두 후보부지로 적합한 것으로 판정됐다.”면서 “주민투표법 8조에 따라 이들 4개 지역에서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4개 지역에서 주민투표를 실시, 유권자 3분의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과반수의 찬성을 얻은 지역 가운데 찬성률이 가장 높은 곳을 최종 후보부지로 선정하게 된다. 또 4개 지역 지자체장은 주민투표 발의는 10월4일 이후에, 주민투표는 11월2일 실시하고 투표일은 임시공휴일로 추진한다는 데 합의했다. 특히 방폐장 부지선정은 지난 19년간 표류해온 대표적 갈등과제로 주민투표를 통해 부지를 선정하면 주민투표가 새로운 국정운영 방식의 모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부시, 인의 장막 걷어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피해가 커진 것과 관련한 미국 정부 안팎의 책임 논란이 조지 부시 대통령과 백악관의 참모들을 집중 겨냥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미 남부 멕시코만 주변지역을 강타한 카트리나에 대한 초기 대응 실패는 부시 대통령이 보여주고 있는 경직된 상의하달식 국정운영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최신호를 통해 지적했다. 타임은 우선 부시 대통령이 무려 5주에 가까운 여름휴가를 즐긴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부시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점차 고립되고 있으며 선별된 정보만을 접하고 있다면서, 갈수록 부시 대통령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거나 잘못을 지적하는 보좌관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은 콘돌리자 라이스 등과 같은 핵심 측근들이 행정부로 빠져나간 것도 부시의 고립을 심화시켰으며,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 자리에서 쫓겨난 마이클 브라운처럼 정치적 배려가 작용한 부적절한 인사도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타임은 아울러 부시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의제만으로 대통령에 당선되고 재선에 성공했다는 점도 흑인 밀집지역인 뉴올리언스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FEMA 등 연방정부가 카트리나 재앙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고 비난해온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부시 대통령 참모진에 화살을 겨누었다. 내긴 시장은 11일(현지시간) NBC방송에 출연,“어떤 이유 때문에 대통령이 초기에는 이번 재앙의 규모를 오판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내 생각으로는 사태가 심각하기는 하지만 이처럼 심각하리라고는 이해하지 못한 핵심 측근 또는 하위 직책의 보좌관으로부터 대통령이 보고를 받았으리라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부시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와 대화하고 진실을 이야기하면 필요한 조치를 취해줬다.”며 두둔했다. 미 토목공학회(ASCE)는 사회기반시설 유지 및 보수에 필요한 예산을 부시 행정부가 지나치게 삭감해 언제 또다시 뉴올리언스 둑 붕괴와 같은 대형 참사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ASCE는 향후 5년 간 미국 내 사회기반시설 보수를 위해 1조 6000억달러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연방정부가 배정한 금액은 9000억달러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편 미 국무부는 국제사회가 카트리나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보내온 현금과 구호품이 7억달러(약 7000억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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