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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수행
    202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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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혼탁」 초동 척결의 단호한 의미

    ◎대통령의 엄단 지시 배경과 불법 유형/선심관광·비당원 참여한 당대회/공천관련 금품수수·후보자 담합/특정인의 당락에 영향주는 행위/벽보·유인물도 등록전까진 불법 노태우대통령이 18일 사전선거운동을 엄격히 제재하도록 지시를 내린 것은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다.여기에는 14대총선 만큼은 기필코 깨끗한 선거로 치러 선거풍토쇄신의 일대 전기로 삼겠다는 단호한 뜻도 담겨있다. 특히 중앙선관위가 지난 14일부터 사전운동단속에 나선 이후의 시점에서 나온 지시라는 점에서 「최후통첩」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도 풀이할 수 있다. 노대통령의 이날 지시는 최근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전 선거운동 양상이 과열·타락상을 보이면서 이미 위험수위에 육박,공명선거풍토를 뒤흔들 가능성이 짙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정치권 전반의 조기과열 양상으로까지 연결돼 민자당의 경우 연말까지 중단키로 한 정치일정논의를 재연시키는등의 상승효과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이는 임기 종반기에 접어든 노대통령의 국정수행에 큰 차질을 빚게하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표현은 안됐지만 노대통령의 이날 지시는 사전선거운동으로 적발되는 여당후보는 14대총선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과 함께 형사처벌도 불사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이미 사전선거운동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사정당국은 불법선거운동의 증거를 상당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대통령이 특히 여당소속의원이나 당원들이 사전선거운동을 자제토록 경고한 것은 상황에 따라서는 우선 여권내부에서 일벌백계 차원의 엄중한 조치가 가해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노대통령의 이날 지시는 민자당내에서 상당한 제동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특히 비중있는 정치인들이 출마할 과열선거예상지역에서의 사전선거운동 행위도 상당부분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이날부터 불법사전선거운동에 대한 단속에 나선 검찰은 이번 14대 총선에서 올바른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늘 과열과 타락으로 치닫는 우리의 선거풍토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사전선거운동부터 일찌감치 싹을 잘라 선거의 부패를 초기단계에서 제압해야 한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그동안의 내사결과 일부 출마희망자들은 유권자들을 상대로 국내외 관광을 알선하거나 금품및 음식물을 제공하고 선전책자를 돌리는등 불법사전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검찰은 이같은 불법사례들을 다스리기 위해 전국 50개 지검·지청의 선거사범전담수사반을 중심으로 비상근무체제를 갖추고 집중단속에 나서는 한편 전담반원 말고도 모든 검찰직원을 수사요원화해 정보수집과 수사공조업무를 담당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역점을 두게 될 대상은 유권자의 금품요구등 불법행위라 할 수 있다. 타락선거의 원인 가운데 상당부분이 유권자에게 있다고 볼때 돈을 받거나 요구하는 유권자들을 엄중히 단속해야만 유권자 스스로 금품을 거부하는 선거풍토를 조성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이다. 단속대상이 될 행위별 유형은 크게 5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금권선거사범」으로 선심관광알선행위,향우회·야유회·친목회등 각종 모임에서의 음식물 제공행위와 후보지망자들의 담합·금품수수행위,금품살포행위,특히 유권자의 금품요구및 수수행위와 선거브로커의 매표알선행위등을 꼽을 수 있다. 다음은 「불법선전행위」로 사진과 학력·경력·지지호소내용을 담은 연하장·달력·명함등의 배포행위,후보지망자명의의 신년인사등 플래카드 게시행위,신문·방송등 언론매체이용 선전행위,선전책자배포행위등이다. 이밖에 후보지망자들이 서로 허위사실을 공표하거나 비방하는 「흑색선전행위」와 「공무원의 불법선거운동 개입행위」도 단속대상이 된다.특히 공천관련금품수수행위와 당원 아닌 사람이 참여하는 정당집회개최등 「정당의 불법선거운동」도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된다. 선전벽보의 부착이나 소형인쇄물의 배포·현수막의 설치는 법정선거운동기간 동안에는 합법적인 것이지만 「사전」에는 모두 불법이며 호별방문,음식물 제공,가두방송,후보자비방등도 당연히 불법 선거운동의 사례에 포함된다. 따라서▲집회나 유인물을 통해 특정인물을 낙선 또는 당선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행위 ▲선거에 영향을 미칠 단합대회·야유회·전시회등 집회 ▲지지를 부탁하며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 ▲음식물 제공행위 ▲유권자가 계모임등을 통해 금품을 요구하는 행위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서명·날인을 받는 행위 뿐만 아니라 법에 정해진 ▲선전벽보·유인물·현수막·인사장 배포 또는 부착행위등도 후보등록이 끝날때까지는 모두 단속대상이 된다.
  • 청기와에 푸른 단청… 전통의 멋 물씬

    ◎청와대 새 본관 어떻게 꾸며졌나/중앙홀 좌우에 문무조화 벽화로 장식/조선총독부 옛 건물은 52년만에 역사속에/대지 조성때 「천하복지」 암각 나온 명당 국정수행의 최고기관인 「청와대」가 신축되었다.대통령이 집무하는 청와대 본관건물이 정통한옥양식으로 새롭게 준공된 것이다.이에따라 일제 조선총독의 사택으로 출발했던 기존 청와대본관은 이제 역사의 장으로 묻혀지게 되었다. ○본채·별채 ㄷ자 배치 ○…4일 준공된 청와대 신본관은 북악산 산자락에 정남향으로 위치해 서울시가지를 한눈에 굽어볼수 있으며 서울시내 중심가 어디에서도 잘 보인다.구본관이 눈에 잘 띄지않는 후미진 곳에 있던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구본관에서 서북쪽으로 약1백50m쯤 떨어져 높은곳에 신축된 청와대본관은 경복궁 근정전지붕과 중앙박물관이 모두 발아래 높이에서 조망된다. 연건평 2천5백64평인 신본관은 중앙에 2층의 한식본채를 두고 그 좌우에 단층한식의 별채를 거느려 ㄷ자모양의 열린 쪽이 남쪽을 바라보는 형상이다.외형적으로는 본채와 별채로 나뉘어진 것같으나 내부는 모두 같은 평면으로 연결되어 있다. 본채와 별채의 지붕높이는 각각 28m와 18m로 팔작지붕 형태이며 섭씨1천1백도에서 구운 15만장의 청기와로 덮여져있다. 용마루 양끝에 세워진 취두는 용이 여의주를 물고있는 모습인데 이는 나라의 무궁한 발전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건물외벽에 쓴 석재는 경기도 포천에서 나온 화강암으로 거친 정다듬으로 해서 순박한 우리맛을 느끼게 한다.외벽의 창문은 솟을빗꽃살문양의 덧문을 대 고궁의 모양을 본떴다. 대통령이 국빈을 맞을 때 직접 영접하는 본채 현관천장은 푸른색을 주조로 한 단청이 칠해져있어 한국고유미를 느끼게 한다. 본채 정면 아래쪽엔 국빈영접때 의전행사를 할수 있는 장방형의 잔디광장(1천4백80평)이 마련돼 지금까지 청와대에서 의전행사를 제대로 할수 없었던 옹졸함을 씻게 되었다. ○집현전 학사 그림도 ○…지난 89년7월22일 착공,약 2년여에 걸친 공사끝에 이날 준공을 본 청와대 신본관은 근정전(3백평)크기의 약4∼5배가량으로 총공사비는 1백63억원. 1층(1천2백2평)에는 중앙홀·대회의실·대식당·중식당·영부인접견실등이 있고 2층(4백58평)엔 집무실·접견실·회의실·소식당등이 있다. 이밖에 창고 음향실이 있는 중층(76평)중3층(3백32평·창고)그리고 기관실·전기실및 공조실이 있는 지하층(4백96평)등이다. 1층 현관을 들어서면 대청마루의 시원한 느낌을 주는 중앙홀이 나온다.왼쪽 벽면엔 문을 상징하는 높이 3.19m 길이 21m의 행차도 벽화가 걸려있다.오른쪽에는 무를 상징하는 고구려 수렵도가 맞은 편의 행차도와 대칭되게 걸려있다. 중앙홀에서 왼쪽 별채의 대회의실(세종실)로 이어지는 회랑식 복도벽면에는 세종대왕업적에 관한 동판부조와 집현전 학사도가 걸려있어 전체적으로 「문」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역시 중앙홀에서 오른쪽 별채의 대식당(충무실)으로 이어지는 복도벽면에는 이순신장군의 승전등에 관한 부조와 씨름도가 장식돼 「좌문우무」의 조화를 이룬다. 청와대 국무회의등이 열리게 되는 대회의실에는 군학도·흉배·일월도 그리고 훈민정음을 월인천강지곡체로 그래픽한 작품등으로 장식해 전체적으로 통치권자,국정최고 책임자가 주재하는 「어전회의장」분위기를 느끼게 하고있다. 대통령이 집무하는 2층에 오르는 계단전면에 고지도기법으로 대한민국전도를 벽화로 장식했고 천장에는 천문도를 실크프린트하여 은은하게 보이도록 함으로써 대통령이 늘 금수강산 우리 국토와 하늘을 생각하면서 개단을 오르내릴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2층 집무실벽면엔 황금색 대통령의 봉황문장이 벽에 새겨져있고 접견실은 순한식 가구와 장식으로 되어있다. ○고려땐 개경의 이궁 ○…청와대 자리는 지금부터 8백87년전인 고려 숙종9년(1104년)부터 당시 수도이던 개경의 이궁터로 쓰이다가 조선조에 들어와 태조4년(1395년)경복궁이 창건되면서 궁궐의 후원이 되었던 곳이다. 이곳은 일제가 1910년부터 조선총독부 청사부지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공원화했다가 연건평 5백86평의 건물을 짓고 1939년부터 남차낭 등 3대에 걸친 총독관저로 사용했다.해방후에는 미군정이 실시된 약2년3개월동안 하지중장의 관사로 이용됐으며 48년 정부수립이후엔 이승만대통령이 경무대라 이름짓고 관저및 집무실로 사용했다.이후 윤보선대통령은 취임후 경무대라는 이름이 국민들에게 주는 인상이 좋지않다는 이유로 청와대로 개칭했으며 박정희·최규하·전두환대통령에 이어 노태우대통령도 이곳을 계속 사용해왔다. 청와대측은 노대통령의 결심을 얻어 「청와대신축 마스터플랜」을 수립,89년 5월 프레스센터인 춘추관에 이어 7월엔 본관,8월에는 관저의 신축에 들어가 춘추관은 지난해 9월29일,관저는 지난해 10월25일에 준공됐고 집무실인 본관은 이날 완공된 것이다. 신축공사를 위해 대지를 조성하던중 관저뒤 암벽에 3백년전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천하제일복지」라는 암각이 발견(본보 90년 2월23일자 보도」되기도해 신축지가 예로부터 풍수지리상 길지임을 입증했다. 청와대신축계획과 공사를 총지휘한 임재길 청와대총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독립한지 45년이 지나도록 국가원수가 일제총독관저로 쓰였던 건물에서 집무를 한다는 것은 국민정서에도 안맞을 뿐아니라 민주자존에도 문제가 아니될 수없었다』며 신축배경을 설명했다. 임수석은 『우리 고유의 건축미에다 화려하지 않은 소박미를 최대로 살리면서도 대통령집무실답게 품위있게 건축하는데 역점을 두었다』면서 『청와대가 서울중심가에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위치한 것 부터가 바로 보통사람시대」에 걸맞는 민주대통령의 집무실임을 뜻한다』고 부연했다.
  • “당 화합 우선”… 가라앉은 「후계갈등」

    ◎YS,「정치일정 논의 중지」 수용 의미/“대권구도 조기결판” 성공가능성 희박 판단/청와대와 신뢰 재구축,「2인자」 이미지 관리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대표의 9일 청와대회동결과는 여권 2인자로서 김대표의 순치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이번 청와대회동의 1차 의의는 차기대권구도를 둘러싼 민자당내 계파갈등이 연말까지는 잠복하게 됐다는 점에서도 찾아진다.최영철 청와대정치특보의 제주발언,김대표의 자유경선수용피력에 따른 제주파문으로 이어졌던 계파대립이 진정국면을 맞았다고 할 수 있다. 노대통령과 김대표가 「정치일정논의를 연말까지 중지한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일시 정전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대표는 지난달 31일 제주신라호텔에서 김윤환총장과의 회동때 정치일정논의유보기간을 연말까지 못박는데 반대했다.김대표는 「당분간」정치일정거론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었으며 김총장과의 회동후 하룻만에 『경선도 수용하겠다』고 대권구도의 조기결판의사를 나타냈다.김대표가 이같은 입장을 철회,연내 거론중지를 수용한 것은 여권의 2인자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도를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대표는 그동안 여권내에 몸담고 있으면서 행동은 야당총재처럼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지난해 내각제각서를 무효화시킬때의 행적이 대표적 예이다.대권후계문제도 노대통령과 동등한 위치에서 「쟁취」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왔다. 김대표 진영은 제주파문을 거치면서 대권후계문제는 내각제파동때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관측된다.무리한 대권요구는 결코 여론의 지원을 받을수 없고 성공확률도 적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김대표측은 일단 노대통령을 편안히 「모시는」것에 주력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노대통령의 나머지 통치기간이 순조롭도록 최대한 협력함으로써 노대통령과의 신뢰관계를 재구축하고 민정계등도 포용해 보자는 생각이라 할 수 있다. 김대표가 이날 청와대회동에서 유엔총회수행의사를 밝히고 정기국회준비·경제대책등에 협력하라는 노대통령의 지시를 전폭 수용했다는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김대표의 이같은 자세변화이유는 여러갈래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은 앞서 언급한 바대로 여론의 흐름을 읽었다는 것을 들 수 있다.이는 민주계가 총선전 전당대회주장을 철회할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표의 태도변환이 「전술적」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일단 수그리는 자세를 견지하되 올 가을쯤 여론이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면 다시 태도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다음은 노대통령과 김대표간에 「어떤 교감」이 있어 김대표의 승복자세가 나왔다는 분석도 민주계 일각에서 대두하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9일 청와대회동으로 민자당 대권후계문제는 일단 수면하 논의로 들어갔다.또 노대통령과 김대표로 이어지는 여권의 국정수행구도도 당분간 원활하게 움직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 시국수습·개혁추진… “소폭속 큰뜻 함축”/4부 장관 경질의 의미

    ◎안정된 국정운영 겨냥 계파몫 초월/내각 정치색 배제… 정책일관성 유지/“불협화 해소”… 집권 후반기 인화 강조도 노태우 대통령이 26일 4개 부처 장관을 경질하는 후속개각을 단행함으로써 정원식 내각의 진용이 완전히 짜여졌다. 이번 개각의 폭이 비록 4개 부처에 국한되는 소폭이긴 하지만 앞으로의 내각운영 국정수행과 관련,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그것은 정치 행정의 분리를 통해 내각의 안정적 국정수행이라는 정원식 총리의 기용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민자당 출신의 이희일 동자 김정수 보사장관의 퇴진이다. 두 장관이 현 각료들 가운데 상대적인 장수(1년2개월)장관이긴 하지만 소관업무와 관련,퇴진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노 대통령의 내각 운영방향과 민자당내 계파 무시·초월 방침과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동자장관은 공화계 몫으로,김 보사장관은 민주계 몫으로 각각 입각했지만 이들을 모두 퇴진시킨 것은 이번에 새로 출범하는 정 내각은 정치권의 영향으로부터 최대한 멀리하고 정치색을 배제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의 소산이다. 특히 이 동자장관은 입각 당시 민자당 전국구 의원이었으나 내각에로의 진출과 동시에 의원직을 내놓았는데도 이번에 물러나게 했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의지가 분명하게 읽혀지고 있다. 또 민주계,공화계 몫을 무시한 것은 민자당 총재인 노 대통령이 당 운영에 더 이상 계파를 안배하는 식으로는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흐름은 이미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비서실장에 민주계가 아닌 민정계의 신경식 의원을 임명한 데서도 노 대통령의 계파초월의지를 엿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내각엔 최각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공화계) 박철언 체육청소년부 장관(민정계) 김동영 정무1장관(민주계) 등 민자당 출신장관은 5명에서 3명으로 줄어들었고 앞으로 있을 14대 총선에 임박해서는 이들 가운데 1∼2명이 추가로 장관직을 물러날 가능성도 관측된다. 정영의 재무장관을 물러나게 하고 이용만 은행감독원장을 기용한 것이나 이종남 법무장관을 김기춘 전 검찰총장으로 교체한 것은 인책성이라기보다는 민심수습차원의 경질인 것으로 해석된다. 재무장관의 경우 굳이 따진다면 물가,재벌의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부진 등을 들 수 있으며 법무장관의 경우 법질서 확립을 위한 분위기 쇄신을 꼽을 수 있다. 다만 정 재무장관은 최 부총리와의 불협화음과 금융계 인사의 잡음이 경질을 추진했으리란 관측도 없지 않다. 이용만 은행감독원장의 재무장관 발탁은 그의 매끄러운 대인관계,업무추진수완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서영택 국세청장은 하마평에 올랐으나 국세행정의 계속적인 추진필요성과 함께 출신지역이 TK(대구가 고향)라는 점이 감점요인이었다는 후문이다. 김기춘 법무장관의 기용은 그가 첫 임기제 검찰총장을 마치고 퇴임할 때부터 차기 법무장관의 0순위로 지목됐으며 공안분야에서의 소신있는 업무추진 자세가 노 대통령으로부터 많은 점수를 땄었다. 진념 경제기획원 차관의 동자부 장관 기용은 행정부내 수석차관이라는 점과 해운항만청장·재무차관 등 차관을 오랫동안 해온 연공서열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수서 문책인사 당시 이진설 기획원 차관이 건설부 장관으로 승진된 전례와 이번 경우를 연결시켜 볼 때 경제기획원 차관은 앞으로도 행정부내 장관 승진 제1순위로 자리를 굳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보사장관에 안필준 주택은행 이사장을 발탁한 것은 그가 육사 12기로 보안사령관·1군사령관을 거친 예비역 대장이란 점을 고려할 때 군 출신인사에 대한 배려로 풀이된다. 역대 내각에서 국방부 장관 이외에 2∼3개 부처의 장관이 군 출신인사였으나 현재는 6공 출범 후 예편된 군 출신장관은 민경배 보훈처장 1명뿐이다. 따라서 노 대통령이 이러한 점을 감안,대한석탄공사 사장직을 원만히해낸 안 이사장을 기용한 것으로 보인다. 총체적으로 보아 이번 4개 부처 개각은 민심수습을 겨냥하면서도 비교적 무리없는 합리적인 인사로 평가된다. 또 정원식 내각의 출범을 계기로 정부가 경제·사회분야에서의 개혁조치를 취해나가겠지만 기존의 정책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추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 조속한 시국수습 「민주」정착에 헌신/정 총리서리 파리회견 일문일답

    ◎“평소 신념대로 성심껏 국정수행” 「대화」 「순리」 「원칙」 「안정」 신임 정 총리서리의 제일성에서 사용된 단어들이다. 그런 어휘들에서 현사태를 보는 정 총리서리의 시국관과 대책,그리고 국정운영의 방향을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그는 아직 공식적으로 임명통보를 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안사범 문제,야당과의 관계 등 민감한 질문에는 답변을 미루었으나 국정운영의 큰 방향에 대해서는 스스럼없이 소신을 피력했다. ­우선 소감을 말씀해주십시요. 『어려운 때 무거운 짐을 맡게 돼 두려운 감이 있지만 국가에 대한 마지막 헌신봉사의 기회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총리로 기용될 것을 예상하셨습니까. 『전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여행도중 빨리 귀국하라는 통지를 청와대로부터 받았으나 총리 얘기는 없었고 단지 나라를 위해 중요한 일을 맡아달라는 얘기였으며 나 스스로 경험도 없고 그런 어려운 일을 맡을 만한 능력은 없지만 이 혼란한 시기에 사회가 나같은 사람의 헌신을 요구한다면 기꺼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귀국하기로 마음을 굳혀 돌아가는 길입니다』 ­현시국을 어떻게 보며 어떠한 대책으로 이 시국을 풀어나갈 생각입니까. 『민주화를 위한 진통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 속히 진통을 청산하고 민주화를 정착시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번 아프리카 순방중에 느낀 점은 발전하는 나라는 안정을 기하고 있으나 내란·소요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국가는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느 나라건 발전하고 민주화 하려면 안정을 기해야 합니다』 ­학생시위에는 어떻게 대처해나가시겠습니까. 『젊은이들이 분신하는 등 극렬한 방법으로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가슴아픈 일입니다. 이같이 극렬한 행동은 자제되고 근절되어야 한다는 많은 지식인들의 호소에 나도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습니다. 귀국해서 상황을 알아보고 대책을 세워나가겠습니다』 ­전임 노 총리는 재야와 야당권 등의 사퇴요구에 직면,현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 전 총리가 그런 오해를 받는 것같으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구성원 모두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안정을 되찾는 일입니다. 대결이나 제압보다는 순리로써 모든 일을 풀어가야 합니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나라 앞날은 물론이고 국민과 정치인 모두에게 유리할 게 없습니다. 모두 흥분을 가라앉히고 머리를 맞대고 대화와 협의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임명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야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며 또한 야당·재야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른바 양심수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입니까. 『저는 기본적으로 교육자이며 정부에 들어가서도 교육에 몸담아 왔습니다. 때문에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소양과 경험도 부족하고 충분한 준비도 되어있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아직 적절한 대답을 내놓을 상황이 아니며 연구할 기회를 주십시요』 ­최근 일선교사들의 움직임을 어떻게 보십니까. 『교직사회의 노조운동은 불법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또한 전문직으로서 교사들이 단체행동을 한다는 것도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민주화를 위해 정권퇴진운동을 한다는 일은 있을 수 없고 더구나 교직사회에서는 더욱 안됩니다. ­일부에서는 다시 「강성」 총리의 등장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만. 『문교장관시절 전교조사태 때의 대응자세를 두고 하는 말같은 데 이는 잘못 전해진 것입니다. 소신껏 행정을 이끌어 갔다고 생각하는데 이점 때문에 오해를 사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나 스스로 그들이 말하는 그런 강성인물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국정운영의 중점은 어디에 두실 것입니까.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당면문제는 아무래도 사회안정을 되찾는 일이라고 봅니다. 학원과 산업안정을 포함한 사회전체의 안정을 되찾는 데 우선적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광역선거 등 앞으로 닥칠 선거를 어떻게 치러나갈 생각입니까. 『지난번 기초의회선거에서 나타났듯이 국민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에 금권이나 관권이 개입할 여지가 없고 오히려 역효과뿐입니다. 앞으로 있을 선거는 순조롭게 잘 치러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 집권후반 안정적 국정수행 포석/정 총리 기용의 의미와 전망

    ◎정치색 배제로 「실천내각」 될듯/소신·추진력 겸비… 위기수습능력 평가 노태우 대통령의 정원식 총리 기용은 집권후반기의 내각을 행정중심의 강력한 국정관리내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정원식 내각은 따라서 정치색을 배제한 「실무소신」 내각으로 그 성격을 규정지을 수 있다. 전임 노재봉 내각을 정치색을 강하게 띤 「친위내각」으로 치부할 수 있었다면 정 내각은 확실히 정치·행정분리의 구도 아래 짜여진 포석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정원식 전 문교장관의 총리발탁 구도는 노재봉 총리의 어쩔 수 없는 퇴진과정에서 잘 읽혀진다.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임 아래 강력하게 국정을 밀고나가던 노 총리가 취임 5개월도 못돼 중도하차한 것은 비록 명지대생 사건이 계기가 됐긴 하지만 정치권의 집요한 공격의 결과로 해석되는 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차기 대권경쟁과 관련한 정치바람의 영향권 바깥에 있으면서도 집권후반기의 국정을 안정적으로,그리고 강력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실무소신형」 총리로 할수밖에 없다는 노 대통령의 생각이 가시화된 것이 바로 정 총리의 기용배경이다. 신임 정 총리는 지난 88년 12월부터 2년간 문교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특유의 강한 소신과 추진력으로 당시 격화되고 있던 학원사태 현장에 몸으로 뛰어들어 수습하고 특히 전교조사건에도 맺고 끊음을 분명히 함으로써 위기대처능력을 크게 평가받았던 것이다. 정 총리 기용의 두 번째 배경은 통치종반기 노 대통령의 외곽지지 기반을 두텁게 하는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 총리는 이북(황해 재령) 출신의 60대로서 6공 초기의 이른바 「신원노그룹」과 접목을 이루고 있다. 지난 87년 대통령선거 당시 노 대통령의 집권에 큰 몫을 담당한 이북 5도민의 핵심지주인 이들 그룹은 집권중반기를 고비로 거의 다 「권력」으로부터 멀어져갔다. 강영훈 전 총리·김재순 전 국회의장·홍성철 전 대통령비서실장·강원용 전 방송위원장·서영훈 전 KBS 사장 등의 이들 그룹은 한때 TK(대구·경북)그룹과 함께 실세를 이뤘었다. 이런 맥락에서 정 총리의 등장은 분명히 집권종반기노 대통령이 추구해야 할 민자당정권의 재창출과업과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이북5도민 세를 확실한 반군으로 붙잡아 두면서 이들을 고무시킨다는 원려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노 총리의 퇴진을 몹시 가슴아프게 생각하면서 후임인선에 장고를 거듭한 끝에 낙점한 정 총리 카드는 「풍요속의 빈곤」을 이룬 총리 후보군에서는 최선의 선택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야권에서는 정 총리의 과거 전교조사태에 대한 「소신있는 대처」를 두고 또 다른 「공안통치」의 시작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정 총리의 이미지가 결코 「강성돌파」 총리는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통령중심제에서 국무총리의 얼굴이 바뀌었다고 해서 내각성격이 전면적으로 바뀐다고 하는 것은 실제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내각의 분위기만은 정 총리의 온화한 풍모가 그런대로 반영될 것 같다. 내각개편이 시위정국을 일단락 짓고 흐트러진 민심을 다독거리는 일련의 수순가운데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할 때 이번 정 총리의 기용은 민심수습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총리가 차기 대권경쟁구도와는 무관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외풍을 전임자에 비해 덜 탈 것으로 예상되나 그가 노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할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해야겠다. 앞으로 1년9개월여 남은 노 대통령의 잔여임기중에 14대 총선·차기대통령선거라는 매우 중요한 정치일정이 놓여있어 이러한 정치일정의 진행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정치돌풍의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어쨌든 5월 한 달을 휩쓸어온 시위정국은 이번 정 총리 내각 출범을 계기로 서서히 막을 내리고 6월은 본격적인 광역의회의원선거 정국으로 크게 국면을 전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모두들 문제만 제기…해답은 제시안해”/노대통령­구야당원로 대화록

    ◎주택·물가·치안등 불만요인 해소를/분배정의를 실현,민주기틀 다져야/국민투표로 내각제개헌 물어보길/개진의견 노태우 대통령은 18일 낮 청와대에서 이철승 구신민당 대표최고위원,이민우 구신민당 총재,유치송 구민한당 총재,이만섭 구국민당총재,이충환 구신민당 총재 권한대행 등 구야당 정치원로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현 시국상황의 수습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다음은 이날 2시간10분여에 걸친 오찬대화가 끝난 뒤 배석했던 손주환 청와대정무수석비서관이 전한 대화내용 요지. ▲노 대통령=오늘은 5·18 11주년에다 불행하게 희생된 명지대생 장례까지 겹친 날입니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일은 없다고 봅니다. 지난 14일 명지대생 장례식 과정에서 시민들이 체제전복세력들의 폭력을 보고 이에 놀라서 이들을 외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문제만 지적하고 제기하기 일쑤이지 해답을 제시하는 일이 드물다고 봅니다 이런 풍토는 고쳐야 합니다. 정치란 문제를 푸는 것인데 요즘 정치는 오히려 문제를 증폭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로 얼굴을 할퀴기만 한다면 자승자박하여 국가적으로 손실만 보게 됩니다. 학생들의 연이은 죽음도 우리 시대의 큰 불행으로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은 전근대적인 시위문화를 개선하는데 국민적 중지를 모으는 한편 지금까지 이룩한 민주화의 바탕 위에서 당면한 물가문제 등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안정 속의 개혁을 추진해 모두가 고루 잘사는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것입니다. ▲이민우씨=주택보급은 원활히 되고 있는지요. ▲이충환씨=주택정책은 주택청약금제,채권제 등을 폐지해 서민들이 쉽게 주택을 얻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노 대통령=현재 주택수는 6백50만호인데 임기중 2백만호가 더 보태지게 됩니다 4천3백만명이 모두 집을 가지려면 1천만호 정도가 필요합니다. 금년 내년이면 5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는 집을 가질 수 있도록 될 겁니다. 임대주택도 늘려갈 예정이므로 금년 후반기부터 주택사정이 풀리게 될 것으로 봅니다. ▲이만섭씨=물가오르는 것이 큰 걱정입니다. 체감물가는 더 올라 있습니다. 가진자들의 과소비가 억제되어야 하며 빈부격차를 해소,분배정의를 실현해 자유민주주의 기틀을 공고히 해야 합니다. ▲이민우씨=땅투기가 물가를 선도하고 있으므로 땅투기는 어떻게든 막아야 합니다. ▲노 대통령=자본주의가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작용을 정책적으로 잡아가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철승씨=환경보호·육림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민우씨=줄곧 야당만 해온 민주당과 통합했으니 대통령께서 그 동안 많이 참았을 것입니다. 동서로 갈린 민심을 수습키 위해서 정부형태를 바꾸는 문제도 검토해 봐야 할 것입니다. 남은 임기 소신껏 해주십시오. 폭력혁명세력들이 이용하려는 명지대생 장례식에 야당이 참석하는 것을 보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철승씨=폭력혁명세력을 정치인들이 이용하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 국민의 소리는 물가·치안·안정을 위해 정부가 일을 해 달라는 것입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좌익소요를 확고히 막아야 하는 것입니다 정치지도자들도 확고한 국가관과 시국관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폭력혁명세력의 목표는 노 정권 타도라고 생각됩니다. 내각을 개편하라고 하지만 노 총리는 취임한 지 몇개월 안 된 총리입니다. 내각사퇴보다 병세요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며 책임을 지려면 노 대통령을 일치단결해 보필치 못한 민자당 당직자들도 함께 져야 합니다. 내각제는 오늘의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좋은 제도입니다. 국민투표라도 실시해 내각제개헌여부를 떳떳하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충환씨=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노 총리가 사퇴하라는 것은 내각제를 일부 수용한 주장이 아니겠습니까. 그럼에도 내각제를 반대하는 야당 태도에는 논리적 모순이 있다고 봅니다. ▲유치송씨=불법시위를 주도하는 세력에 일부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동조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만섭씨=여론에 밀려서가 아니라 민심을 수습하고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는 뜻에서 총리를 시급히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생각됩니다. 앞으로 새 내각은 물가·주택 및 부동산가격의 안정,민생치안,식수문제 등 국민이 절실히 바라는 것들을 해결해 국민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정국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내각제개헌문제를 포함한 향후 정국구도에 대한 분명한 태도표명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 사태는 일시적으로 야기된 단순한 학생 치사사건이 아니라 각 계층에 누적된 불만과 정치에 대한 불신이 표출된 결과이므로 대통령께서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 정확한 민심의 소재를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당합당 이후 계속되는 계파싸움으로 국민지지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사실도 유념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노 대통령=여러 가지 좋은 안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국정수행에 참고하겠습니다.
  • 노 대통령 14개 시도 순시 결산

    ◎공명선거 통한 지자제 착근에 역점/공약사업의 진척 일일이 확인/공직기강 확립·비리척결 독려/보통사람들 찾아 애로사항 청취도 노태우대통령은 22일 경기도를 순시함으로써 서울을 제외한 14개 시도의 올해 연두지방순시를 마쳤다. 대통령의 연두순시는 20년 이상 지속되어온 오랜 관행으로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의 국정파악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정착되어왔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한해 국정운영은 연두기자회견→각부처별 새해업무계획보고→각시도업무보고 청취순으로 시작돼왔다. 6공들어 노태우대통령도 기본적으로 이같은 수순을 밟아왔으나 약간의 진전된 형태를 개발했다. 취임 첫째 둘째해인 지난 88,89년엔 각부처별보고→지방초도순시형태를 취했으나 작년에는 국정과제별 관계부처합동보고와 각부처별보고로 나눠 들었고 지방순시는 일괄 연두순시방식 대신에 각시도에 중요한 기공식·준공식 등의 행사가 있을때 현지에 가서 시정 및 도정보고를 듣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다보니 작년엔 4곳의 지방순시가 빠졌고 8∼9월 등 연도중간에 시도를 방문하는데 따른 해당 시도의 불편함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되었다. 이에따라 금년엔 연두기자회견에 이어 곧바로 국정과제별 관계부처합동보고를 집중적으로 듣고 외무부·국방부 등 특별히 중요성을 띠거나 독립업무성격이 강한 부처를 제외한 일반부처의 업무보고는 서면보고로 대신했다. 그러나 연두지방순시만은 빠짐없이 시행한다는 방침으로 지난 2월5일 광주·전남을 시발로 이날까지 14개 시도를 마친 것이다. 노대통령이 이번 지방연두순시를 통해 강조한 것은 대체로 5가지로 압축된다. 각시도 공통지시사항은 ▲공명정대한 지방의회의원선거 ▲사회기강과 공직자의 자세확립 ▲새질서 새생활운동의 지속적인 추진 ▲경제안정대책 등 4가지였고 나머지 한가지는 각 지역별 공약사항의 실천독려였다. 노대통령은 특히 이번 순시를 통해 시·군·구 기초단위 지방의회 의원선거가 돈 안쓰는 깨끗한 선거가 되어야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지난 18일 제주도순시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기초의회 의원선거가 일부에서는 너무 위축되었다고 하나 그것은 선거라면 으레 여야가 고함을 치고 야단법석을 피워야하는 것처럼 생각해왔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지방을 돌아본 결과 시·군·구 의회의원선거를 통해 우리의 새로운 정치문화가 정착될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의 이러한 소감피력은 이번 지방순시를 계기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확실히 일선행정조직에 불어놓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연두순시가 국정최고책임자의 정책의지와 국가경영철학을 일선에 심어주고 국정현장을 직접 파악하는 것이라면 이번 순시는 무엇보다 깨끗한 선거를 통한 지자제의 착근에 역점을 둔 것으로 이해된다. 노대통령은 지방순시초반인 2월중에는 주로 수서사건과 관련,사회지도층의 도덕성 회복과 공직기강의 확립을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도정보고를 들은뒤 지역내 보통사람들과의 다과·오찬석상에서 『나는 결연한 의지로 부정과 비리를 척결,언제나 사심없는 깨끗한 대통령으로 여러분들곁에 남을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번 지방순시를 통해 빠짐없이 확인한것은 해당 시도별 공약사업의 진척정도,향후 추진계획이었다. 예를 들어 「교통난 해소대책」(부산) 「대구∼김해간 고속도로건설」(대구) 「청주 신공항건설」(충북) 「새만금간척·용담댐건설촉진」(전북) 「대전∼진주간 고속도로건설」(경남) 등을 일일이 챙기며 필요한 지침을 내렸다. 지난 87년 대통령선거때 공약한 총 4백59건의 사업가운데 지난연말로 33%인 1백53건이 완료되었고 63%인 2백91건이 추진중에 있는 등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는것도 노대통령 자신이 기회가 있을때마다 이처럼 직접 챙기기 때문인 것같다. 이번 순시기간중 노대통령은 시정·도정보고 청취외에 환경미화원과 새벽대화(2월6일·전주),생산근로자와의 대화(2월13일·춘천 후평공단),자율방범대원 격려(2월23일·대전),농촌시험장 방문(3월16일·제주) 등을 통해 보통사람들의 현정부에 대한 체감온도를 직접파악했다. 대통령이 연두순시를 두고 불공정선거운동이라고 야당에선 비판을 하고있지만 역시 한해의 초반에 국정의 일선현장을 대통령이 직접확인하는 것은 중요한 국정수행의 방법으로 생각된다.
  • 「정부정책토론」 TV중계 논란 안팎

    ◎“막판 대세잡기”… 야서 쟁점화 안간힘/“도덕성훼손 속셈… 통상적 국정수행” 반격/민자/후보사퇴등 “관권개입” 내세워 폭로공세/야권 기초의회의원선거전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여야정치권은 후보자의 사퇴속출,정부의 정책발표,대통령의 연두지방순시 등을 놓고 후보매수·관권개입·행정선거 시비의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권은 정당간여를 배제토록한 선거법정신에 맞게 될수 있는대로 여야격돌을 피해 나간다는 방침이나 평민당은 관권이 개입된 위법·탈법 선거운동사례가 적발될 때마다 이를 폭로,대여공세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여야공방은 가열될 전망이다. ○…민자당은 선거전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평민당측이 후보자 사퇴문제를 관권개입에 의한 「외압」에 따른 것으로 집요하게 주장한데 이어 대통령의 연두순시 및 청와대 정책토론회 등까지 트집잡아 「행정선거의 표본」이라고 밀어붙이자 『기초의회선거에서 대세가 일찌감치 판가름나자 광역선거에 대비,여권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기위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일축. 민자당은 특히 선거기간 중에는 야권의 「억지도발」 행위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맞대응을 자제한다는 입장에 따라 앞으로 파상공세가 계속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 민자당이 이같이 다소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는 이미 여권의 구도대로 분리선거가 실시되면서 여성향인물의 압도적우세가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별사안에 대해 일일이 왈가왈부할 경우 향후 광역의회선거 등을 앞두고 예상되는 야권의 바람작전에 말려들어 상승무드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연두순시를 선거운동이라는 평민당의 주장과 관련,김윤환 사무총장은 『선거 때라고 대통령이 국정을 포기할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의 행정업무를 야당총재의 정당활동과 혼동한 모양』이라고 반격. 당의 한 관계자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당차원 홍보활동도 자제키로 한 마당에 야권의 정치공세성 공격에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가 있겠느냐』고 전제하고 『현재로선 정당의선거개입이 금지된 기초의회선거의 정신에 맞게 정치배제의 분위기를 유지토록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자신감을 표시. 민자당은 또 지난 19일 평민당의 인천집회에서 『전북 고창군에서 민자당적후보가 평민당적후보를 1억5천만원에 매수,후보사퇴를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 『평민당적후보가 후보사퇴를 전제로 먼저 금품을 요구했다』고 반박. 민자당은 전북도지부에서 자체 조사한 보고서내용을 공개하면서 『평민당측이 민자당적후보가 재력가인 점을 악용,선거법을 위반토록 유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평민당적후보가 금품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이날밤 공개. ○…평민당은 선거전이 종반에 들어서도 정당단합대회 등을 통한 당세확장 전략이 기대에 못미치자 정부의 최근 잇따른 경제정책발표와 정부회의의 방송중계 등을 선심성 불공정선거운동으로 몰아치는 등 적극적인 대여공세로 전환. 평민당은 이와함께 20일 전북 고창 기초의회선거에 출마한 여권당적후보의 평민당적후보 매수기도설을 터뜨리는 등 연일 관권 및 금권개입사례를 발표해 여권성향후보에 대한 「흡집내기」를 통해 평민당측 지원후보를 원격 지원. 평민당측은 특히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조업경쟁력 강화대책회의와 19일 노사관계토론회를 TV와 리디오로 잇따라 생중계한 것과 관련,『대통령이 당정을 주관하는 것은 좋으나 과거에 일찍이 없었던 낮시간에 TV방송으로 생중계하는 것은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반발,중앙선관위에 항의단을 보내는 등 선거쟁점화. 민주당측도 19일 정무회의에서 이같은 TV생중계가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면서 정부측에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이기택총재는 20일 정부의 최근 각종 공약과 관련,『여권이 이번 선거운동기간중 남발한 각종 공약을 모두 수집해 선거이후에 그같은 농약들이 실현되는지를 철저히 추적조사할 방침』이라고 엄포. 평민당측은 그러나 순회당원단합대회를 통한 붐조성이 여의치 않은데다 믿었던 호남지역에서도 「내부공천」에서 탈락한 후보자들이 조직분규를 일으키는 등 난기류에 휩싸이자 오는 24일 김대중총재의 광주·전주 당원대회를 통해 직접 진화를 시도하는 한편 대여공세를 통한 「이이제이」 전법을 병행. ○…청와대측은 평민당이 대통령의 지방연두순시를 두고 여권후보지원운동이라고 비난한데 대해 처음에는 「말같잖은 소리」라고 대꾸조차하지 않으려 했으나 20일 이수정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이를 공식반박. 또 노태우대통령이 주재한 제조업활성화·산업평화 등 경제 관련 두 회의를 TV가 생중계한 사실도 여권의 불공정선거운동이라고 평민당이 몰아세우는데 대해 청와대측은 평민당이 기초의회선거의 정당배제여론이 확산되자 뒤늦게 당황,좌충우돌식 트집작전으로 나오고 있다고 지적. 한 당국자는 연두순시나 당면경제현안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대통령의 통상적인 국정수행인데 선거기간 중이라고 국정수행을 중단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청와대 회의의 중계여부를 해당 방송사가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사항인데 평민당이 아직도 구시대의 발상에 젖어 오락가락하는 모양』이라고 맹공. 다른 한 당국자는 평민당이 지방순회 단합대회를 해도 바람이 일어나지 않고 호남지역에서 조차 내부공천 반발 때문에 역작용이 많자 선거종반에 지푸라기라도 잡아 시비를 걸어보자는 계책을 쓰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 ○…중앙선관위는 야당측이 「선거기간중 정부의 선심행정은 명백한 관권개입」이라며 선관위측에 판단을 요구하고 나선데 대해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 특히 선관위측은 정당집회와 관련한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야당이 시비를 걸어온데 이어 정치적 이슈에까지도 게속 선관위를 끌어들이려는 태도에 못마땅해 하는 표정이 역력. 선관위는 노태우대통령의 연두순시 및 내무부 직원들의 선거단속활동투입 등이 명백한 관권개입 및 선거지원활동이라는 평민당의 주장에 대해 『노대통령의 연두순시는 대통령의 통상적인 국정업무수행의 일환이며 내무부 등의 활동도 정부의 행정고유기능으로 선관위가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정리.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관권개입을 하지 않았다고 공식입장을 밝힐 경우 야당들이 「선관위도 정부·여당과 한통속」이라고 몰아붙일게 뻔하다』면서 『굳이 정치적이슈에 선관위가 말려들 필요가 없지않느냐』는 입장. 따라서 선관위는 공명선거풍토 확립을 위해 『선관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엄정중립을 취할것이며 설사 정부라하더라도 불법행위가 있으면 단호히 대처하겠다』며 원칙론만 강조. 또 평민당대표단이 지난 19일 윤관위원장을 방문해 정부측에 경고 또는 제재조치를 취해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선관위는 선관위원들의 합의제로 운영되는 만큼 일단 21일 전체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는 해보겠다』는 식으로 즉답을 우회.
  • 여야,“후보매수” 논란/평민·민자,서로 녹음테이프 공개

    기초의회의원선거전이 종반에 접어들면서 정부의 정책 발표,청와대회의의 TV생중계,후보매수 시비 등을 놓고 여야간에 불법·탈법·행정선거여부에 대한 공방전이 전개되고 있다. 평민당은 20일 상오 지자제대책위 간부회의를 열고 『지난 14일 청와대가 제조업 경쟁력 강화대책회의를 주재,TV에 생중개토록한데 이어 19일 노사관계토론을 재차 생중계한 것은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라고 주장하고 중앙선관위는 정당과 개별후보자 뿐 아니라 이같은 정부의 선거 개입에 대해서도 적극 자제를 촉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민당은 또 전북 고창군 흥덕면에서 군의원으로 출마한 민자당적 후보 이백룡씨가 평민당적의 신세재후보를 1억5천만원에 매수하려했다고 폭로하고 매수하려던 상황을 담은 녹음테이프를 공개했다. 민자당의 박희태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의 연두순시 및 청와대 TV토론 시비와 관련,『대통령의 연두순시는 해마다 해오는 행정부수반의 업무수행활동으로 시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노사화합 토론 역시 산업평화가 우리 경제의 사활을 결정하는 시점에 열린 것으로 선거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대변인은 또 전북 고창의 후보매수시비에 대해 『평민당적 후보가 사퇴를 전제로 먼저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하고 이날 밤 이후보가 민자당 중앙당사로 보낸 신후보가 먼저 매수제의를 한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공개했다. 한편 이수정 청와대대변인은 이날 야권의 이같은 불공정선거운동 주장에 대해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와 산업평화의 정착을 위해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는 것이나 각 시도가 추진할 1년간의 업무계획을 보고받기 위한 대통령의 연례적인 지방순시는 통상적인 국정수행』이라고 말하고 『평민당 등 야당이 이런일까지 시비의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면 지방의회 선거기간중 대통령이나 정부는 국정도 수행않고 손을 놓고 쉬고 있으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 정치권 「뇌물외유」 막후절충 안팎

    ◎“불기소로 매듭”… 해법찾기 안간힘/“입법부 존립에 위기” 여·야 공감대/「자진사퇴」 거부… 제명방식등 검토 국회상공위 「뇌물외유」 사건 관련의원들에 대한 검찰의 구속방침이 확정된 이후 이들 의원들에 대한 사법처리의 「강도」를 완화시키기 위한 정치권의 막후절충이 수면아래에서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은 당초 사건의 파문을 조기에 진화시키기 위해 거의 반공개적으로 관련의원들의 의원직 자진사퇴를 통한 기소유예 혹은 불기소 처분의 정치적 해결을 모색했으나 관련의원들이 의원직 자진사퇴에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는데다 이같은 정치권의 해결방식에 비난여론이 드세지자 구속영장 청구보류기간인 2월9일까지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해결의 전술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만일 관련의원들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의원직을 사퇴했을 경우 일본의 리크루트사건 관련의원들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스캔들 관련 의원들이 「정치적 사행」이나 다름없는 의원직 자진사퇴를 통해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된 사례들을 거론하면서 국민여론에 직접 호소하는 방식으로 불기소처분을 얻어낸다는 생각인 것같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정치권 전체가 국민의 불신을 받는 시점에서 비난여론의 강도때문에 정치권의 정치적 해결방식이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이번 임시국회 회기중 국회의원 윤리강령 제정,국회윤리위 신설 등 국회차원의 자정노력을 보여 우선 여론을 무마시킨 뒤 의원직 사퇴를 않더라도 당차원의 탈당권유 혹은 제명의 중징계를 가하는 선에서 불구속기소나 기소유예의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치권이 이처럼 전례없이 국민의 법 감정과 검찰권에 맞서 정치적 해결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 것은 여야의원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느끼고 있는 「공범」 의식과 함께 입법부 존립에 대한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즉 이번 사건 관련 의원들을 철저히 매도,희생양으로 삼기엔 그와 유사한 관행이 오랫동안 정치권에 답습돼온데다 이번 사건을 구속기소로 방치하게 되면 현재의 정치풍토를 감안할 때 앞으로 또다른 의원들이 구속기소돼야 할 사태도 얼마든지 양산될 수 있다는 피해의식 때문에 정치적 해결의 방식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당분립이라는 명분을 빌려서라도 공권력에 대한 입법부의 보호막을 마련해야겠다는 것이 현 정치권의 다급해진 심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민자당의 경우 공권력과 정치권이 대결 국면으로까지 치닫게 되면 노태우대통령의 통치 후반기에 국정수행의 강도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논리로 정치적 해결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향후 정국운영방안을 둘러싼 여권 핵심세력간의 주도권 다툼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도 만만찮게 대두되고 있다. 노재봉 내각출범과 더불어 권력 핵심부에 진입하게 된 율사출신의 신 「개혁주도」 세력들이 향후 지자제선거 등 일련의 선거와 6공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운행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 차원에서 정치권·학원 등 각 부문에 걸친 구조적 비리에 대해 메스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민자당을 중심으로 한 구실세들이 「엉거주춤」하는 사이에 노대통령의핵심적인 향후 정치일정인 내각제 개헌이 무산된 점을 비판하면서 이에 따른 「적극대응론」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뇌물외유」 사건을 터뜨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대해 노대통령이 잔여임기 동안 국정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려면 정치권의 부담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인식아래 민자당의 단합과 여야의 공존을 최우선시하는 구 실세들은 신진세력들의 질주를 차단하고 기존의 영토를 수호하는 방편으로 정치적 해결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구속방침까지는 신진세력의 기습공세에 정신없이 밀렸지만 「정치권의 심정적인 공감대」를 무기로 정치적 해결이라는 반격에 나섰다는 것이다. 평민당측도 지난 26일 김영배총무가 사건 당사자인 이재근의원을 만나 사법처리를 면제하는 대신 의원직의 자진사퇴 가능성을 타진한 것이라든가 28일 김대중총재가 이의원에게 당차원에서 중징계하는 대신 사법처리의 강도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매듭지어질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등의 일련의 움직임으로 볼때 정치적 해결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의원의 경우 평민당의 창당 당시 총무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초대 사무총장을 역임한 점을 감안하면 이의원이 「혼자 당할 수는 없다」는 심정으로 입을 열게될 경우 평민당의 정치자금줄이 노출될 뿐만 아니라 김총재의 정치생명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위험부담률 때문에 검찰의 구속수사라는 사법처리의 강도를 완화시키는데 역점을 두고 정치적 절충가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의원이 두차례에 걸친 김총재와의 면담에서도 당차원의 제명이나 출당조치 등 중징계에 거부감을 나타낸데다 관련 3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거부하기로 행동통일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여야의 정치적 해결노력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이들보다 사안이 결코 경미하지 않은 박재규(민자)·서석재(무소속)의원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던 정치권이 의원직을 사법권에 대한 유일한 보호막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들 의원들한테서 사퇴를 유도하기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국 정치적 해결의 성공여부는오는 2월9일까지 전개될 정치권의 자정노력과 이에 대한 여론의 호응도,정치권의 관련의원들에 대한 정치적 제재정도에 대한 합의점 도출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 “높아진 대외위상 내치로 연결”/새총리의 새국정 포부

    ◎창의적 행정 바탕,위정 참모습 보일터/“성장도모냐,물가안정이냐” 택일할때 「12·27개각」으로 헌정사상 처음 대통령비서실장에서 총리로 임명된 노재봉 신임 총리서리는 27일 청와대 프레스센터인 춘추관에 들러 『세계적으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내치로 연결시키는 총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국정수행 방향을 밝혔다. 전날 밤 총리임명 통보를 받고 거의 잠을 이루지 못 했다는 노 총리서리는 『대통령의 통치철학과 이념을 차질없이 수행해 흔들림 없는 내각을 이끌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물가안정 ▲치안확보 ▲새생활 새질서 확립 ▲국민정서함양 등에 특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취임소감을 밝혀주십시오. 『현실 경험이 부족한 사람에게 중책을 믿고 맡겨주신 대통령의 의지에 존경을 표하며 개인적으로는 대단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 전환기의 많은 과제들을 충분히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지만 아낌없는 노력을 하겠습니다. 모자라는 힘은 국민들의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국정참여를 통해 해결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국정을 어떻게 운영하겠습니까. 『지금 우리는 정치·경제적으로 한단계를 뛰어넘어 세계사의 주류에 위치해 있는만큼 국가를 새로운 차원으로 올려놓아야 하는 임무가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국정의 상당부분을 정상화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노태우 대통령의 4대 국정지표인 정치권력의 비집권화,경제력의 비집중화,행정권한의 대폭적인 민간 이양,국민정서의 함양 등을 바탕으로 노 대통령 보좌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 국민의 새로운 사고가 없으면 사회의 발전은 불가능합니다. 새로운 사고의 종결점은 현 경제구조를 새로운 차원으로 높여놓아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당면 국정 현안은 어떻게 대처해나가겠습니까. 『물가·치안·새로운 생활의 질서·교육 및 환경문제·여성을 포함한 유휴인력문제 등을 해결해달라는 것이 국민의 여망인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문제가 대전환기적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지만 정부의 통상적인 임무를 강력히 추진하면서 창의적인 생각을 모아 해결해나가겠습니다. 우선 물가문제는 경제현실과 인식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임금도 많이 올랐고 돈도 많이 풀려 물가가 올랐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국민들도 물가상승을 택할 것인지 안정을 택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치안문제는 우리 사회가 도시화하는 과정에서 범죄가 많이 발생한 것이며 국제적인 범죄발생률과 비교하면 그리 높은 것은 아니지만 과거 경험에 비해 심각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범죄와의 전쟁,새생활새질서운동 등 기존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교육문제는 21세기를 대비한 새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체제로 강력히 추진해나가겠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국민정서의 함양입니다. 우리 국민은 정서면에서 상당히 고갈되어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경제문제나 치안문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비서실장이 총리로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그렇습니다. 바로 그 점이 의미를갖는다고 봅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과 행정부간에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마련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통치의지와 행정부 이해를 밀착시켜 국민과 더불어 국정을 수행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집권후반기의 권력누수현상과 지자제선거 등에 대처하는 방안은. 『총리는 위정을 맡은 것이지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조직 자체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공직자들이 정상적 자세로 임무를 수행해나가도록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또 지자제선거 등이 곧 닥치지만 민주주의는 모든 권리와 책임이 국민에게 돌아가는 제도인만큼 철저한 공정선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남북회담 등 남북관계는 어떻게 대처하겠습니까. 『남북문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대통령의 정책에 따라 남북간 긴장완화와 교류촉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노 총리는 6·29선언 이후부터 노 대통령과 깊숙한 관계를 맺어왔고 취임준비위에서는 자문역을 맡아 그의 중용은 오래전부터 예견돼왔다. 특히 88년 6월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시절 구민정당 의원연수회에서 『김대중씨의 외곽을 때리는 노련한 정치기술 때문에 광주사태가 발생했다』고 발언,정가에 파문을 던지기도 했으며 21년간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 국제정치학계의 한 맥을 이뤘다. 나전모방 창업주의 장남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미 암스트롱주립대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직접 피아노를 치며 부르는 노래가 수준급이라는 평. 부인 지연월씨(55)와 1남1녀
  • “지방공무원 동요없도록”/강총리,지자제 대비 신분보장책 마련 지시

    강영훈 국무총리는 20일 국무회의에서 『지방자치제 실시가 확정됨에 따라 시장·군수를 비롯한 일선 공무원들의 동요가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관계국무위원들은 시장·군수 등 기관장은 물론 모든 지방공무원들이 동요되지 않고 국정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신분보장과 사기앙양을 위한 대책수립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강 총리는 이어 최근 일부 국영기업체 감사들의 호화해외여행 물의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고 『이를 계기로 각 부처 장관은 투자기관 등 각종 산하기관 임직원의 복무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 국회의장의 “중립 소신”/김영만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높고 화려하지만 실제 영향력은 크지 않은 자리중의 하나로 국회의장직을 드는 수가 많다. 대통령전용 승용차의 넘버가 1001호. 국회의장은 그 다음인 1002호를 탄다. 말하자면 국회의장은 우리나라에서 서열 2위다. 하지만 국회의장이 여권내에서 차지하는 실제서열을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통해왔다. 여당의 대표보다 영향력이 아래다. 어떤 경우에는 여당의 원내총무보다 국회운영에 대한 영향력이 적을 때도 있다. 국회의장이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박준규국회의장이 민자당과 정부의 추경예산 단독처리방침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나섰던 일이 민자당 내외에 상당한 파장을 남기고 있다. 결론부터 말해서 꽤 신선하고 바람직한 방향의 충격이라 해야 할 듯싶다. 박 의장은 20일 의장실을 찾아온 김동영 민자당총무에게 민자당의원만의 추경예산안 처리를 도울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었다. 이어 21일 상오 「설득요원」으로 찾아온 김윤환정무1장관에게도 같은 입장을 확인하고 단독처리가 민자당의 확고한 의지라면 민자당이 이를 처리하되 자신은 법률의 범위내에서만 협조할 것임을 강조했다. 박 의장이 민자당의 단독 추경예산안 처리를 거부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국회법 46조의 규정 때문에 민자당이 요구하는 평민당 예결위원의 의장직권 임명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또하나는 추경예산안이 수해복구의 긴급성 때문에 일방통과라도 해야 한다는 논리라면 수해복구와 관련된 예산만 처리하는 것이 사리에 맞다는 것이다. 민자당의 추경예산안 단독처리는 21일 낮 당수뇌회의에서 방침이 「처리유보」로 바뀜으로써 없던 일이 됐다. 오히려 박 의장으로서는 바뀔 방침과 맞선 형상이 돼 머쓱해진 셈이 됐다고도 할 수 있다. 민자당의 방침변경이 박 의장의 비협조 때문에만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다. 그러나 국회의장이 한 정파의 일원이라는 소속감보다 우선해 의장으로서의 중립성에 더 비중을 두었던 이틀간의 반발은 상쾌한 느낌을 준다. 의장의 예기치 않았던 반발로 집권여당의 국정수행에 혼란이나 차질이 부분적으로 빚어졌더라도 그만한 값어치는 있는 일일 것이다. 지금껏 국회의장 자리가 외양과 내면의 힘크기가 달랐던 것의 상당부분은 그 자리를 거쳐간 사람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의사당내에서조차 야당의원들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한 대부분의 책임은 의장들 자신에게 있었다. 일부 민자당 중진의원은 박 의장의 협조거부를 『의장이 손에 피를 안묻히고 자기체면만 세우려 한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그러나 민자당 스스로가 추경 단독처리의 논리를 뒤엎고 방침을 변경했다면 비아냥은 되돌려져야 할 듯싶다.
  • 유엔가입 2∼3년내 실현/최외무 밝혀/연내 대중ㆍ소수교에 외교총력

    ◎북한개방 유도,새 관계 정립 모색 공관장 회의 90년도 재외공관장회의가 2일 상오 정부종합청사 19층 회의실에서 강영훈 국무총리와 최호중 외무ㆍ이규성 재무ㆍ이홍구 통일원 등 19개 관계부처장관,그리고 박동진 주미대사 등 94개 공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최장관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정부는 금년중 중국ㆍ소련과의 관계개선을 우리 외교의 최우선 과제로 하는 북방외교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하고 『중소와의 국교수립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기필코 달성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외교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장관은 또 『늦어도 앞으로 2∼3년내에 유엔가입을 실현하기 위해 면밀한 전략을 수립,실행토록 하겠다』고 밝히고 북한문제에 관해서도 『7ㆍ7선언의 정신에 따라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고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실현하기 위한 여건조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영훈 총리는 이에 앞서 치사를 통해 『소련ㆍ중국 기타 동구권국가와의 외교관계수립과 더불어 북한과의 새로운 관계정립은 우리의국정수행에 있어 최우선 순위의 중요한 현안과제』라고 밝혔다.
  • 지자제 내년 연기 검토/당정/“자치단체장 선거와 동시 실시”

    정부와 민정당은 올 상반기로 예정된 지방의회선거를 내년 상반기 지방자치단체장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영훈국무총리는 19일 상오 민정당사에서 열린 당정정책조정회의에서 『앞으로 매년 선거가 실시됨에 따라 국정수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당차원에서 수립해줄 것을 요구해 지자제실시 연기가 당정간에 검토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여권의 고위소식통도 이날 『올 상반기의 지방의회선거에 이어 내년 상반기 자치단체장선거,92년 총선,대통령선거 등 매년 선거를 치르게 돼 경제난과 정치ㆍ사회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현재 전국에서 진행중인 농축수협 단위조합장선거에 이어 지방의회선거가 실시될 경우 선거타락상이 우려되기 때문에 지방의회선거를 내년으로 연기,자치단체장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와 민정당은 그러나 지자제실시를 연기할 경우 현재 야권 일부에서 추진중인 정계개편 움직임과 관련,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야당측과의 절충과정을 거쳐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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