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정책토론」 TV중계 논란 안팎
◎“막판 대세잡기”… 야서 쟁점화 안간힘/“도덕성훼손 속셈… 통상적 국정수행” 반격/민자/후보사퇴등 “관권개입” 내세워 폭로공세/야권
기초의회의원선거전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여야정치권은 후보자의 사퇴속출,정부의 정책발표,대통령의 연두지방순시 등을 놓고 후보매수·관권개입·행정선거 시비의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권은 정당간여를 배제토록한 선거법정신에 맞게 될수 있는대로 여야격돌을 피해 나간다는 방침이나 평민당은 관권이 개입된 위법·탈법 선거운동사례가 적발될 때마다 이를 폭로,대여공세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여야공방은 가열될 전망이다.
○…민자당은 선거전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평민당측이 후보자 사퇴문제를 관권개입에 의한 「외압」에 따른 것으로 집요하게 주장한데 이어 대통령의 연두순시 및 청와대 정책토론회 등까지 트집잡아 「행정선거의 표본」이라고 밀어붙이자 『기초의회선거에서 대세가 일찌감치 판가름나자 광역선거에 대비,여권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기위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일축.
민자당은 특히 선거기간 중에는 야권의 「억지도발」 행위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맞대응을 자제한다는 입장에 따라 앞으로 파상공세가 계속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
민자당이 이같이 다소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는 이미 여권의 구도대로 분리선거가 실시되면서 여성향인물의 압도적우세가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별사안에 대해 일일이 왈가왈부할 경우 향후 광역의회선거 등을 앞두고 예상되는 야권의 바람작전에 말려들어 상승무드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연두순시를 선거운동이라는 평민당의 주장과 관련,김윤환 사무총장은 『선거 때라고 대통령이 국정을 포기할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의 행정업무를 야당총재의 정당활동과 혼동한 모양』이라고 반격.
당의 한 관계자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당차원 홍보활동도 자제키로 한 마당에 야권의 정치공세성 공격에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가 있겠느냐』고 전제하고 『현재로선 정당의선거개입이 금지된 기초의회선거의 정신에 맞게 정치배제의 분위기를 유지토록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자신감을 표시.
민자당은 또 지난 19일 평민당의 인천집회에서 『전북 고창군에서 민자당적후보가 평민당적후보를 1억5천만원에 매수,후보사퇴를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 『평민당적후보가 후보사퇴를 전제로 먼저 금품을 요구했다』고 반박.
민자당은 전북도지부에서 자체 조사한 보고서내용을 공개하면서 『평민당측이 민자당적후보가 재력가인 점을 악용,선거법을 위반토록 유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평민당적후보가 금품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이날밤 공개.
○…평민당은 선거전이 종반에 들어서도 정당단합대회 등을 통한 당세확장 전략이 기대에 못미치자 정부의 최근 잇따른 경제정책발표와 정부회의의 방송중계 등을 선심성 불공정선거운동으로 몰아치는 등 적극적인 대여공세로 전환.
평민당은 이와함께 20일 전북 고창 기초의회선거에 출마한 여권당적후보의 평민당적후보 매수기도설을 터뜨리는 등 연일 관권 및 금권개입사례를 발표해 여권성향후보에 대한 「흡집내기」를 통해 평민당측 지원후보를 원격 지원.
평민당측은 특히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조업경쟁력 강화대책회의와 19일 노사관계토론회를 TV와 리디오로 잇따라 생중계한 것과 관련,『대통령이 당정을 주관하는 것은 좋으나 과거에 일찍이 없었던 낮시간에 TV방송으로 생중계하는 것은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반발,중앙선관위에 항의단을 보내는 등 선거쟁점화.
민주당측도 19일 정무회의에서 이같은 TV생중계가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면서 정부측에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이기택총재는 20일 정부의 최근 각종 공약과 관련,『여권이 이번 선거운동기간중 남발한 각종 공약을 모두 수집해 선거이후에 그같은 농약들이 실현되는지를 철저히 추적조사할 방침』이라고 엄포.
평민당측은 그러나 순회당원단합대회를 통한 붐조성이 여의치 않은데다 믿었던 호남지역에서도 「내부공천」에서 탈락한 후보자들이 조직분규를 일으키는 등 난기류에 휩싸이자 오는 24일 김대중총재의 광주·전주 당원대회를 통해 직접 진화를 시도하는 한편 대여공세를 통한 「이이제이」 전법을 병행.
○…청와대측은 평민당이 대통령의 지방연두순시를 두고 여권후보지원운동이라고 비난한데 대해 처음에는 「말같잖은 소리」라고 대꾸조차하지 않으려 했으나 20일 이수정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이를 공식반박.
또 노태우대통령이 주재한 제조업활성화·산업평화 등 경제 관련 두 회의를 TV가 생중계한 사실도 여권의 불공정선거운동이라고 평민당이 몰아세우는데 대해 청와대측은 평민당이 기초의회선거의 정당배제여론이 확산되자 뒤늦게 당황,좌충우돌식 트집작전으로 나오고 있다고 지적.
한 당국자는 연두순시나 당면경제현안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대통령의 통상적인 국정수행인데 선거기간 중이라고 국정수행을 중단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청와대 회의의 중계여부를 해당 방송사가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사항인데 평민당이 아직도 구시대의 발상에 젖어 오락가락하는 모양』이라고 맹공.
다른 한 당국자는 평민당이 지방순회 단합대회를 해도 바람이 일어나지 않고 호남지역에서 조차 내부공천 반발 때문에 역작용이 많자 선거종반에 지푸라기라도 잡아 시비를 걸어보자는 계책을 쓰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
○…중앙선관위는 야당측이 「선거기간중 정부의 선심행정은 명백한 관권개입」이라며 선관위측에 판단을 요구하고 나선데 대해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
특히 선관위측은 정당집회와 관련한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야당이 시비를 걸어온데 이어 정치적 이슈에까지도 게속 선관위를 끌어들이려는 태도에 못마땅해 하는 표정이 역력.
선관위는 노태우대통령의 연두순시 및 내무부 직원들의 선거단속활동투입 등이 명백한 관권개입 및 선거지원활동이라는 평민당의 주장에 대해 『노대통령의 연두순시는 대통령의 통상적인 국정업무수행의 일환이며 내무부 등의 활동도 정부의 행정고유기능으로 선관위가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정리.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관권개입을 하지 않았다고 공식입장을 밝힐 경우 야당들이 「선관위도 정부·여당과 한통속」이라고 몰아붙일게 뻔하다』면서 『굳이 정치적이슈에 선관위가 말려들 필요가 없지않느냐』는 입장.
따라서 선관위는 공명선거풍토 확립을 위해 『선관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엄정중립을 취할것이며 설사 정부라하더라도 불법행위가 있으면 단호히 대처하겠다』며 원칙론만 강조.
또 평민당대표단이 지난 19일 윤관위원장을 방문해 정부측에 경고 또는 제재조치를 취해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선관위는 선관위원들의 합의제로 운영되는 만큼 일단 21일 전체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는 해보겠다』는 식으로 즉답을 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