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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음 입 연 이재용 “뇌물 아니다, 정유라 몰랐다, 청탁 없었다”

    처음 입 연 이재용 “뇌물 아니다, 정유라 몰랐다, 청탁 없었다”

    뇌물 관계 ‘연결 고리’ 모르쇠 일관 “난 전자 소속… 미전실 소속 아냐 정유라, 작년 8월 언론으로 알아 朴과 독대서 삼성 현안 요청 안 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수백억원대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처음으로 직접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날 재판은 지난 4월 7일 정식재판이 시작된 뒤 50번째 열린 공판이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의 심리로 사흘째 열린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피고인 신문에서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부터 증언대에 섰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그룹의 현안에 대한 부정한 청탁을 했고, 그 대가로 최씨의 딸 정유라씨 승마 훈련을 비롯해 청와대와 최씨 관련 지원을 했다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음을 강조하기 위해 이 부회장은 “저는 삼성전자 소속이고 미래전략실에 한 번도 소속되지 않았다”며 그룹 전체의 의사결정 권한이 없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반면 이 부회장에 앞서 신문이 이뤄진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 이후 그룹 내 주요 의사결정을 자신이 주도했다며 이 부회장은 알지도 못했다고 엄호했다.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의 뇌물 관계에 ‘연결고리’가 될 만한 모든 현안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2014년 9월 15일 박 전 대통령과의 첫 단독 면담에서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삼성이 맡으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회사에 다 넘기고 알아서 잘 처리하리라 믿었다”며 협회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즈음 정씨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상을 두고 ‘공주 승마’ 의혹이 불거졌지만 이 부회장은 “승마 관련 기사를 20년 이상 안 봤다”며 정씨의 존재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4년 하반기에는 이 회장의 와병과 회사 업무 때문에 경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정씨를 지원해 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지난해 8월쯤 언론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되며 대략적인 보고를 들어서였고, 구체적인 내용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에야 파악했다는 게 이 부회장의 주장이다. 삼성 임원들이 2015년 8월 3일 정씨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때부터 모든 과정을 이 부회장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삼성이 정씨를 지원하기로 결정하기 직전인 2015년 7월 25일 박 전 대통령과의 2차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삼성의 승마선수 지원이 미흡하다고 질책했지만 정씨를 지원하라는 지시는 없었다고 이 부회장은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서도 “양 사 합병은 사장들하고 미전실에서 알아서 다 한 일”이라면서 “회사에서 그렇게 판단하면 추진해 보라고 했다”며 합병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장치로 박 전 대통령에게 이를 도와 달라고 청탁했을 것이라는 특검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과의 세 차례 독대 과정에서 삼성의 현안에 대한 요청을 한 일이 없고, 박 전 대통령 역시 대가성 지원을 요구한 일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특히 독대 이후 박 전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적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 내용 일부에 대해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모르겠는데 면담 장소엔 제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안종범 수첩에는 ‘임기 내 경영권 승계’, ‘삼성-엘리엇 대책 강구’, ‘금융지주사 전환-은산분리’ 등이 기재됐고,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그대로 받아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 전 실장도 이 부회장의 이 같은 증언을 뒷받침했다. 최 전 실장은 자신이 그룹 내 주요 의사결정 책임자였고 이 부회장에겐 정보를 공유하는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최 전 실장은 “이 부회장에게 6명의 선수에 대한 승마 지원 개요는 나중에 얘기했지만 정유라에 관한 얘기는 끝내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유라를 꼭 끼워 달라는 최씨의 요구를 들어줘야 했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었고, 나중에 내가 모든 책임을 질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또 “지금 생각해 보니 차라리 이 부회장에게 보고를 해서 부회장이 ‘스톱’을 시켜 줬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된다”고도 덧붙였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철저히 가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최순실의 겁박 때문이었다” 입 모은 삼성 전·현 임원들

    “문체부 국·과장 날렸다는 崔 박 前대통령에게 삼성 비방” “최순실의 겁박 때문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된 삼성 전·현직 임원들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훈련 지원 과정에 대해 이같이 입을 모았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가 이틀째 진행한 피고인 신문 내용을 통해 삼성의 정씨 승마 지원 과정을 재구성해 보면 300억원이라는 거액을 지원하는 대기업 임원들이 민간인인 최씨의 요구에 ‘끌려다닌’ 정황들이 속속 드러났다. 최씨의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의 요청에 따라 삼성이 정씨를 지원하기로 했고 독일 현지 훈련을 담당할 업체로 신생 회사인 코어스포츠와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면서도 코어스포츠가 최씨 소유인지 몰랐고, 최씨가 돈 문제에도 일일이 간섭했지만 이유도 “크게 궁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 측은 “최씨의 겁박에 의해 승마 지원이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이렇게 삼성이 끌려다닌 이유에 대해 “결국 최순실 배경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성이 최씨가 ‘실세’라고 인식하는 과정도 눈에 띈다. 승마협회장을 맡았던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2015년 7월 말 박 전 전무와의 두 번째 만남에서 “최순실이 대통령과 친자매 같은 사이”라는 박 전 전무의 말을 곧장 믿었다. 박 전 사장은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도 날렸다고 하는 최순실의 힘을 믿은 것 같다”고 설명했고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최씨가 대통령과의 친밀도를 팔아 삼성을 겁박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해 7월 25일 박 전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과의 단독 면담에서 “삼성이 승마협회를 맡고 나서 한 것이 없다. 유망한 선수들에게 좋은 말을 사줘야 하고 전지훈련도 보내 줘야 하는데 전혀 안 하고 있다”며 이 부회장을 질책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사장에게 “대통령의 눈빛이 레이저빔과 같다는 언론 기사들이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고 말할 정도로 박 전 대통령이 화를 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삼성 측 피고인들은 정씨 지원을 놓고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철저히 분리했다.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은 “정씨를 지원해 주지 않는다고 최씨가 대통령에게 삼성을 비방했다는 보고를 들었다”면서 “대통령이 정유라 지원을 안 해 줘서 화를 냈다는 말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전 사장과 장 전 차장은 특검 조사에서 “박원오의 이야기를 듣고 ‘대통령이 그래서 화를 냈구나’ 생각했다”고 진술했지만 이날은 “취지가 다르다”며 말을 뒤집었다. 대통령에 대한 뇌물 혐의를 벗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박범계 “블랙리스트 판결문, 박근혜 무죄? 깜짝 놀랐다”

    박범계 “블랙리스트 판결문, 박근혜 무죄? 깜짝 놀랐다”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 황병헌)의 블랙리스트 1심 판결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박범계 의원은 3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판결문을 입수해 정독해보니 뜨악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 선고가 나온 데 대해 “보수주의를 표방하고 지지를 받아서 대통령이 된 사람이 좌파는 제약하고 우파는 지원하는 것은 헌법과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결해) 저는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앞서 재판부는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대통령이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범행을 지시 또는 지휘함으로써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진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그 밖에 이 사건에서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여도 대통령과의 공범관계를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담담하는 재판부가 아님에도 굳이 이같은 의견을 드러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재판부는 또 “대통령은 보수주의를 표방하여 당선되었고 보수주의를 지지하는 국민들을 그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문화예술계 지원사업과 관련하여 ‘좌파에 대한 지원 축소와 우파에 대한 지원확대’를 표방한 것 자체가 헌법이나 법령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며 “그러한 국정기조를 강조하고 그에 따른 정책 입안과 실행을 지시한 것을 두고 특정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범행을 지시하거나 이에 관한 기능적 행위지배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제가 정말 뜨악한 측면은 박 전 대통령이 보수의 지지를 받아서 대통령이 되었다는 설명을 하면서 ‘문화예술계 지원사업과 관련하여 좌파 지원 축소와 우파 지원 확대를 표방한 것 자체가 헌법이나 법령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이렇게 단적으로 써놨다”며 “우리 헌법은 좌파니 우파니, 진보니 보수니 그것이 실정법에 위반되는 것만 아니면 그것을 이유로 차별을 하라고 되어 있지 않다. 민주적 기본질서나 문화국가 원리가 그렇다. 진보적 예술인이라고 해서 차별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김기춘, 조윤선 등 다른 피고인들은 신분의 변화를 설명해 놨는데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으로서’, ‘국가원수’, 또 정부의 수반으로서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한 사람이라고 해 놓고 괄호 치고 ‘이하 대통령이라 칭한다’ 해 놓고 ‘대통령은’ 이라는 표현이 써 있다”며 “지난 헌법과 법률에 의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 돼 탄핵심판 파면된 신분적 요소는 단 한 마디 언급이 없다. 놀랍지 않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판결이 나오자마자 법원이 부랴부랴 공보관을 통해 해명하고 확실히 무죄, 면죄부를 준 판결이 아니라고 얼버무리는 것도 굉장히 이례적이다”이라고 덧붙였다.박범계 의원 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판결문을 보고] 전문 ㅡ 심각합니다. 이번 판결은 헌법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적인 법리조차도 외면하고 있고, 피고인별로 결론에 맞추어 판단하다보니 모순도 극명합니다. 1.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면죄부 준 판결ㅡ 굳이,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공소사실에 공범이 성립하는지 판단하여 공범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함ㅡ 문제는, 박통이 지원배제 발언을 수석비서관회의에서하고, 관련 보고를 받았음을 인정하고도, “보수주의를 지지하는 국민들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문화예술계 지원사업과 관련하여 좌파 지원축소와 우파지원확대를 표방한 것 자체가 헌법이나 법령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함. 그런가요 ? 우리 헌법상 문화국가 원리, 법치주의, 차별금지원칙상 진보 보수를 구별하지 않도록 하고 있음에도 재판부는 보수 대통령인 박통이 진보예술인을 차별한것에 문제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임 2. 김기춘 등 유죄 판단에 있어서는 박통 부분과 달리 기준과 절차 위반을 강조하거나 박통 판단과 모순적인 판단이 드러나고 있음ㅡ 세종도서의 선정과 관련해서는 세종도서 심사위원회 운영지침에서 정한 선정기준 심사절차를 위반한 것이 유죄이유라는 것임ㅡ 예술위 책임심의위원 선정, 문예기금지원, 영화제 지원 부문에서는 단지 좌파 또는 정부 반대한다는 이유로 특정인들을 배제 혹은 사업에서 배제, 지시하는 것은 적정한 감독권한 행사 아니어서 유죄라하여 박통 판단과 일관성이 없어보임 3. 조윤선 무죄부분ㅡ 정무수석실에서 민간단체보조금TF 이후에도 계속해서 당시 작성된 지원배제 대상자 명단 관리, 지원내역 확인 점검을 한 것으로 인정하고서도 ㅡ 조윤선은 업무 인계를 받지 않았고, 몰랐을 것이라는 논리 즉 조수석에 유리한 증거만 취사선택하고 불리한 증거들을 외면함ㅡ 신동철, 김상률의 증언만으로도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에 충분해 보이나 심리를 충분히 하지 않은 듯함 4. 김기춘 등 양형 이유를 보면 재판부가 민주적기본질서를 침해한 죄가 사익추구범죄보다 경미한 것으로 보고 있는듯함ㅡ 피고인들은 보수주의를 표방한 대통령을 보좌하는 정무직 공무원들로, 문화예술계가 지나치게 좌편향 되어 있다는 인식에 따라 이를 단기간에 바로 잡겠다는 의욕이 지나쳐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정 개인 등의 사익추구를 목적으로 국가권력을 남용한 다른 국정농단 범행과는 그 성격이 분명히 다른 것이어서 이를 양형에 참작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입니다. 놀랍지요 ? 5. 박근혜는 이 판결문에서 끝까지 대통령입니다.ㅡ 김기춘, 조윤선, 김종덕 등은 모두 언제부터 언제까지 재직한 사람으로 표현되어 있음 ㅡ 그러나, 박근혜는 대한민국 18대 대통령, 국가원수이자 정부수반으로서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 감독한 사람으로 표현되어 있고 이하 대통령이라 약칭되어 있음 ㅡ 헌법과 법률에 따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파면된 사람이라는 표현은 어디에도 없음 6.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하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재판장들이 보수화 된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죠. 그러나, 자신의 세계관이 헌법적 가치를 해석하는데 자의적으로 작용하면 안된다는건 평범한 진리입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판사 ‘신상털기’로 번진 블랙리스트 판결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 사건 관련 1심 선고 이튿날인 28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판결문 분석과 함께 항소심 준비에 착수했다. 그러나 특검팀 외곽에는 판결 여진이 남아 있다. ‘반헌법적 행위’란 재판부 판단에 비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징역 3년은 너무 약한 처벌이란 의견부터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선고로는 중형이라는 의견까지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온라인에선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 황병헌 재판장의 과거 판결을 찾는 등 ‘판사 신상털기’가 이뤄져 우려를 샀다. 선고가 적정했는지를 놓고 법조계와 대중 여론의 온도 차가 보인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고위 공무원의 경우 직권의 범위가 넓고 남용에 대한 입증이 어려운 탓에 ‘직권남용’은 무죄가 나오기 쉽다”면서 이번 실형을 두고 “결코 가벼운 처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직권남용의 법정 최고형은 징역 5년으로 정해져 있다.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진 국정농단이란 대형 사건을 짧은 수사 기간에 처리하느라 특검이 혐의를 최대한 망라해 기소하다 보니 중형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예컨대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지시 혐의에 대해 특검은 직권남용죄와 강요죄를 모두 적용해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이 중 강요죄를 무죄로 봤다. 이런 경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 등 다른 국정농단 재판에서도 발견된다. 이는 각각의 재판 초반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 블랙리스트 사건 1심 재판부가 강요죄를 무죄로 본 것을 두고 특검 관계자는 “조직체계상 공무원이 지시를 따르지 않았을 경우 인사를 당하는 사례가 있어 (지시) 행위 자체가 당사자에게 협박이 된다는 판례가 있다”며 항소심에서 더 다툴 뜻을 내비쳤다. 이 부회장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비난이 집중된 것처럼 황 부장판사에 대한 ‘신상털기’ 기류도 감지됐다. 인터넷에선 황 부장판사가 ‘분식집 절도범에게 중형을 선고했고, 최순실 사태에 분노해 검찰청사에 포클레인을 몰고 돌진한 혐의로 재판받은 40대 남성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분식집 절도범에게 중형을 선고하는 판결을 한 적이 없고, 포클레인 기사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돼 배심원단 다수가 2년 이상 징역형 권고 의견을 내는 과정을 거쳐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블랙리스트 관련 피고인 6명이 실형을 선고받은 반면,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만 무죄 판단을 받은 배경을 놓고 남편인 박성엽 변호사와 황 부장판사가 사법연수원 동기란 루머도 퍼졌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문 대통령 “달리 건배사 없다”…짧고 무거웠던 기업인과의 ‘칵테일 타임’(종합)

    문 대통령 “달리 건배사 없다”…짧고 무거웠던 기업인과의 ‘칵테일 타임’(종합)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들 사이의 이틀째 간담회가 28일 저녁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전날에 비해 간담회 시간이 짧았고, 분위기도 다소 무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이날은 그룹별 자산 순위에 따라 홀수 그룹을 부르는 날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초청된 참석자들의 소속사 상당수가 국정농단에 연루된 기업인들이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SK 최태원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SK 그룹에 대한 뇌물요구 사건에 증인으로 법정에 선 바 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 후 K스포츠 재단에 70억원을 송금했고, KT 황창규 회장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하는가 하면 최순실 씨의 기업을 밀어주고자 스키팀을 창단하기도 했다. GS는 국정농단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허창수 회장이 어버이연합 등을 지원한 의혹을 받는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다. 이 때문인지 청와대 관계자는 “확실히 어제보다 차분하고 분위기가 살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비가 온 탓에 야외에서 하려던 ‘호프미팅’은 대신 본관 실내에서 ‘칵테일 타임’으로 대신했다. 전날 상춘재와는 달리 본관은 공간의 특성상 다소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 아쉽긴 합니다만 (청와대) 본관에서 맥주 칵테일을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만찬 주종이 바뀌면서 청와대는 부랴부랴 전문가를 섭외해 칵테일을 준비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일일 바텐더’를 자청하며 맥주에 토마토와 청포도 주스를 각각 섞어 만든 ‘레드아이’와 ‘맥주 샹그리아’의 제조법을 설명하는 등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노력했다. 전날 “건강하십시오”라고 건배사를 한 문 대통령은 이날은 “달리 건배사는 없다”면서 “다들 건강하시고 사업들 잘되시길 바란다”는 말로 칵테일 한 잔을 권했다. 임지호 셰프는 이날도 “추운 겨울에 얼었다 녹았다 하는 것처럼 서로 화합하면 좋겠다는 뜻으로 황태를 준비했다”고 말하는 등 준비한 안주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임 셰프는 비공개 회동 때 제공된 만찬에도 콩나물밥, 오이냉채, 부추김치, 장조림과 함께 황태포 묵은지 찜과 황태조림을 내놨다.어느 정도 칵테일을 들이켰지만 참석자들은 긴장된 표정을 쉽게 풀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주관사인 KT의 황창규 회장에게 “올림픽 기간에 ‘오지(5G)’ 통신을 이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준비가 잘 되는가”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통신비 공약 발표 현장에서 ‘5G’를 ‘오지’로 읽은 바 있다. 이에 황 회장은 “‘파이브지를 상용화하는 올림픽으로 기대하는데 (우리가) 파이브지 표준을 주도하고 있고…”라며 꿋꿋하게 영어 표현을 고수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간담회 직전까지 국정농단 관련 재판을 받은 뒤 식사도 거르고 참석한 탓에 피로가 풀리지 않은 듯 시종 긴장한 표정을 보였다.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도 다소 위축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날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서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의 태도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부회장 측은 재판에서 “문 대통령도 총수들을 만나 현안을 청취 중인데 이것도 다 부정 청탁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가 부랴부랴 “실언”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문 대통령은 전날처럼 ’맞춤형 질문‘을 준비했지만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나마 경남고 선배인 GS 허창수 회장에게 “걷기가 취미라고 들었다”고 인사를 건넨 뒤 이를 소재로 이야기를 나눴다. 국정농단에 연루되지 않은 현대중공업의 최길선 회장은 조선업 경기와 관련해 비교적 길게 ’하고 싶은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 한 듯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건배사를 자처해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화합과 소통을 위해, 새 정부와 대한민국 경제의 만사형통을 위해 3통(通)을 위하여”라는 말과 함께 건배를 제안했다. ‘칵테일 타임’은 전날 26분간 이어졌던 ‘호프미팅’보다 5분 짧은 21분간 진행됐다. 비공개 회동 부분에서는 기업 현안을 놓고 진지하면서도 허심탄회하게 대화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일자리 창출과 대·중소기업 상생 방안같은 본질에만 충실한 알찬 대화가 이어졌다”며 “‘적폐’나 ‘국정농단’과 관련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사회적 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SK 최태원 회장의 발언에 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사회경제기본법을 발의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등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묻고 듣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비공개 회동 시간도 사전 회동과 마찬가지로 전날보다 20여 분 가량이 짧은 1시간 50분간 이뤄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용만 회장이 ‘대통령이 이틀 연속 야근하신다’고 농담했다”면서 “할 얘기는 충분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도 “(어제보다) 오늘이 더 좋았다고는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해 회동의 분위기를 어느정도 짐작하게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기업인들 ‘칵테일 타임’‥평창·스포츠·사회적기업 등 대화

    문 대통령·기업인들 ‘칵테일 타임’‥평창·스포츠·사회적기업 등 대화

    문 대통령, 기업인들과 전날처럼 ‘일대일 밀착 스킨십’‘경남고 선배’ 허창수에게 “걷기가 취미”, 신동빈·황창규에게 “평창올림픽”최태원에겐 “사회적기업”, 권오현에 “사상 최대실적, 경제 이끌어 감사”최길선에게 “조선산업 힘내라”, 조원태에겐 “프로배구 강자”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국내 대표 기업인들 사이의 이틀째 간담회는 ‘칵테일 타임’으로 시작됐다.전날 열린 첫번째 기업인 간담회는 청와대 상춘재 앞뜰에서 ‘호프 타임’으로 시작했지만, 이날은 비가 내려 실내인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 참석한 7명의 대기업 대표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맞춤형 주제로 가벼운 대화를 시작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특히 200일이 채 남지 않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상당한 관심을 가진 문 대통령은 역시 동계올림픽을 소재로 대화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경남고 4년 선배인 허창수 GS 회장에게 가장 먼저 말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어디를 주로 걷느냐”고 관심을 표명했고, 허 회장은 “한 두 정거장 정도면 지하철로 걸어서 가곤 하는데 운동도 되고 괜찮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걷기가 회장님의 건강 비결이냐”고 묻자 허 회장은 “그렇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신동빈 롯데 회장에게 “회장님은 스키협회 회장도 맡고 계시죠”라고 운을 떼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 대표단 전망이 괜찮으냐”고 물었다. 이에 신 회장은 “메달 색깔에 관계없이 2개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노르딕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우리한테 까마득한 종목 같았던 크로스컨트리도 이제는 아시아권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하고 상당히 강자가 됐다. 기대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황창규 KT 회장과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소재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문 대통령은 “KT가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주관사인데, 이번에 세계 최초로 올림픽 기간에 ‘오지’(5G) 통신을 이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준비가 잘 되느냐”고 물었다. 황 회장은 “이번 올림픽은 ‘파이브지’를 상용화하는 IT 올림픽으로 기대한다. 전 세계 70억명이 보는 올림픽이라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파이브지’가 전 세계 표준을 주도하는데 이것이 4차산업의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5G 상용화 시점을 묻자 황 회장은 “2019년”이라면서 “삼성전자가 평창올림픽용으로 단말기를 만들고 있는데 2019년에도 단말기를 만들어 우리나라 IT가 ‘퀀텀 점프’하는데 결정적인 이벤트로 성공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최태원 SK 회장의 저서를 언급하며 SK그룹의 사회적 기업 지원 활동에 관심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최 회장님은 ‘사회적 기업’이라는 책도 직접 쓰시고 투자도 많이 하셨는데 성과가 어떠냐”고 묻자 최 회장은 “10년 가까이 투자해 나름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며 “나중에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최 회장이 “저희가 최소한 연 500억원 이상씩은 사회적 기업에 투자를 계속 해왔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오”라며 감탄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 회장은 어르신들이 ‘전주비빔빵’을 만들어 파는 사회적 기업을 지원해 월 매출 2000만원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대화에서는 지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한 실적이 화제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고, 반도체 라인이나 디스플레이에 대규모 투자도 하고 있다”며 “삼성이 우리 경제성장을 이끌어주셔서 아주 감사하다. 기쁘시겠다”라고 덕담을 건넸다.권 부회장은 “기쁨이라기보다 더 잘돼야 하니까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답했고, 문 대통령은 “삼성은 워낙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까 잘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에게는 위로의 말부터 건넸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조선 경기가 워낙 오랫동안 안 좋아서 고생 많이 하셨을 것”이라며 최 회장을 위로했다. 그러자 최 회장은 “한때 경기가 좋을 때는 저희가 고용을 굉장히 많이 했다. 어찌 보면 조선소 근처에 있는 사람은 모두 조선소에서 일했는데 그 사람들이 다 일자리를 잃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이 “요즘 경기가 살아나서 수주가 늘었다고 하더라”고 말하자, 최 회장은 “작년의 얼마 안 되던 것과 비교해서 몇%가 늘었다는데 통계의 착시현상이 있다. 내년까지는 어려운 사정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조선산업 힘내라고 박수 한 번 칠까요”라고 제안하자, 참석자들이 미소와 함께 최 회장에게 박수를 보냈다. 최근 한국배구연맹 총재에 취임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는 ‘배구’를 주제로 대화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이 “조 사장님은 배구연맹 총재로 취임했는데 대한항공이 프로배구 강자 아닌가”라고 묻자 조 사장은 “한 번도 우승을 못 해봤다”며 “올해 투자를 많이 해서 선수 사기가 많이 올라가 있어 한 번 해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 중 누군가가 “조 사장이 워낙 키가 크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조 사장에게 “배구를 직접 하셨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조 사장은 “키 크다고 운동 다 잘합니까”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한편 이날의 ‘칵테일 타임’은 전날 ‘호프 미팅’과 비교해 다소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날은 그룹별 자산 순위에 따라 홀수 그룹의 총수 등이 참석했는데 공교롭게도 참석자들의 소속사 상당수가 국정농단에 연루된 기업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SK 최태원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SK 그룹에 대한 뇌물요구 사건에 증인으로 법정에 선 바 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 후 K스포츠 재단에 70억원을 송금했고, KT 황창규 회장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하는가 하면 최순실 씨의 기업을 밀어주고자 스키팀을 창단하기도 했다. GS는 국정농단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허창수 회장이 어버이연합 등을 지원한 의혹을 받는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확실히 어제보다 차분하고 분위기가 살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특히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은 다소 위축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서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의 태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 측은 재판에서 “문 대통령도 총수들을 만나 현안을 청취 중인데 이것도 다 부정 청탁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가 부랴부랴 “실언이다”라고 해명했다. 이날 ‘칵테일 타임’은 21분 간 진행됐고,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대화를 나눈 뒤 인왕실로 자리를 옮겨 1시간 50분에 걸쳐 간담회를 가졌다. 이는 전날 기업인 8명과의 회동에 비해 28분 줄어든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달리 건배사 없다”…삼성·SK·롯데·KT 등 ‘긴장’

    문 대통령 “달리 건배사 없다”…삼성·SK·롯데·KT 등 ‘긴장’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 사이의 이틀째 간담회가 28일 청와대에서 열렸지만, 전날 ‘호프 미팅’과 비교해 이날의 ‘칵테일 타임’은 다소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됐다.이날은 그룹별 자산 순위에 따라 홀수 그룹의 총수 등이 참석했는데 공교롭게도 참석자들의 소속사 상당수가 국정농단에 연루된 기업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7명이 참석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SK 최태원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SK 그룹에 대한 뇌물요구 사건에 증인으로 법정에 선 바 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 후 K스포츠 재단에 70억원을 송금했고, KT 황창규 회장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하는가 하면 최순실 씨의 기업을 밀어주고자 스키팀을 창단하기도 했다. GS는 국정농단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허창수 회장이 어버이연합 등을 지원한 의혹을 받는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확실히 어제보다 차분하고 분위기가 살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특히 전날과 달리 날씨가 궂어서 비가 온 탓에 야외에서 하려던 ‘호프미팅’ 대신 본관 실내에서 ‘칵테일 타임’을 진행했다. 전날 상춘재와는 달리 본관은 공간의 특성상 다소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 아쉽긴 합니다만 (청와대) 본관에서 맥주 칵테일을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만찬 주종이 바뀌면서 청와대는 부랴부랴 전문가를 섭외해 칵테일을 준비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일일 바텐더’를 자청하며 맥주에 토마토와 청포도 주스를 각각 섞어 만든 ‘레드아이’와 ‘맥주 샹그리아’의 제조법을 설명하는 등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노력했다. 전날 “건강하십시오”라고 건배사를 한 문 대통령은 이날은 “달리 건배사는 없다”면서 “다들 건강하시고 사업들 잘되시길 바란다”는 말로 칵테일 한 잔을 권했다. 임지호 셰프는 이날도 “추운 겨울에 얼었다 녹았다 하는 것처럼 서로 화합하면 좋겠다는 뜻으로 황태를 준비했다”고 말하는 등 준비한 디저트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참석자들이 어느 정도 칵테일을 들이켰지만 참석자들은 긴장된 표정을 쉽게 풀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주관사인 KT의 황창규 회장에게 “올림픽 기간에 ‘오지(5G)’ 통신을 이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준비가 잘 되는가”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통신비 공약 발표 현장에서 ‘5G’를 ‘오지’로 읽은 바 있다. 이에 황 회장은 “‘파이브지를 상용화하는 올림픽으로 기대하는데 (우리가) 파이브지 표준을 주도하고 있고…”라며 꿋꿋하게 영어 표현을 고수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간담회 직전까지 국정농단 관련 재판을 받은뒤 식사까지 거르고 참석한 탓에 피로가 풀리지 않은 듯 시종 긴장한 표정을 보였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도 다소 위축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날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서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의 태도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부회장 측은 재판에서 “문 대통령도 총수들을 만나 현안을 청취 중인데 이것도 다 부정 청탁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가 부랴부랴 “실언이다”라고 해명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문 대통령은 전날처럼 ‘맞춤형 질문’을 준비했지만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나마 고등학교 선배인 GS 허창수 회장에게 “걷기가 취미라고 들었다”고 인사를 건넨 뒤 이를 소재로 이야기를 나눴다. 국정농단에 연루되지 않은 현대중공업의 최길선 회장은 조선업 경기와 관련해 비교적 길게 ’하고 싶은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 한 듯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건배사를 자처해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화합과 소통을 위해, 새 정부와 대한민국 경제의 만사형통을 위해 3통(通)을 위하여”라는 말과 함께 건배를 제안했다. 이날 ‘칵테일 타임’은 전날 26분간 이어졌던 ‘호프미팅’보다 5분 짧은 21분간 진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블랙리스트’ 김기춘 1심 선고 불복해 항소…조윤선은 아직

    ‘블랙리스트’ 김기춘 1심 선고 불복해 항소…조윤선은 아직

    박근혜 정부 집권기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를 작성·관리하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김기춘(78·구속)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항소했다.김 전 실장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 전 실장의 변호인인 김경종 변호사는 전날 법원이 유죄로 인정한 김 전 실장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직권을 남용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재판부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는 것 같다”면서 항소 이유를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전날 선고공판에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면서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한 비서실장으로서 누구보다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적법 절차를 준수할 임무가 있는데도 가장 정점에서 지원 배제를 지시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김 전 실장이 국정농단 사건 이후 내내 “기억나지 않는다”, “관여한 적 없다”고 증언한 것에 대해 “책임회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의 오랜 공직 생활과 고령, 건강 상황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과 함께 기소된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유죄로 인정된 위증 혐의와 관련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태다. 조 전 장관 측은 아직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다. 항소 기간은 내달 3일 자정까지다. 그동안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온 조 전 장관은 전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나 귀가했다. 아래는 ‘블랙리스트’ 사건 관련 피고인들의 선고 결과.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고영태 “증거인멸·도망 0%도 생각 없다” 법원에 보석 신청

    고영태 “증거인멸·도망 0%도 생각 없다” 법원에 보석 신청

    인천본부세관장 인사에 알선청탁을 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영태씨가 “자유롭게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고씨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알선수재 등 혐의 4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구속 상태를 풀어달라며 보석을 주장했다. 고씨는 “국정농단 사건이 전경련의 배임, 횡령으로 끝날 수사였는데 제가 적극 참여해 알려지게 됐다”며 “구속 전까지 검찰, 특검에 (조사받기 위해) 나갔고 도망이나 증거인멸을 0%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로운 몸으로 변호인과 논의해 진실을 꼭 밝히고자 한다. 꼭 (허가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고씨 측 변호인도 “고씨는 중범죄를 저지르지 않았고 보석 제외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 수사가 고소장이 접수된 지난해 6월 이후 면밀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돼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알선수재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을 체포 직전까지 알지 못했고 방어권 행사를 할 기회가 없었다”며 “국정농단 사건의 가장 중요한 제보자였고 최순실씨의 재산환수에 중요한 사실관계를 알고 있어 기여한 부부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고씨는 비선실세와의 친분을 이용해 인사에 개입, 금품을 수수하는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고 도주 우려도 상당하다”며 보석 허가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고씨는 2015년 인천본부세관 사무관 이모씨로부터 자신의 선배 김모씨를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승진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22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투자금 명목으로 8000만원을 빌렸다가 갚지 않은 혐의(사기)와 불법 인터넷 경마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한국마사회법 위반)도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윤선 집행유예, 김기춘 징역 3년…민주당 “왕법꾸라지에 너무 관대”

    조윤선 집행유예, 김기춘 징역 3년…민주당 “왕법꾸라지에 너무 관대”

    더불어민주당이 28일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비판했다.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라의 근간을 흔든 대역죄인들이 징역 3년을 선고받거나 집행유예로 석방됐다”면서 “검찰이 김 전 비서실장에 징역 7년을, 조 전 장관에게 징역 6년을 구형한 데 비하면 법원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김 전 실장 스스로 사약을 마시고 끝내고 싶다고 했을 정도의 중대범죄를 법원이 이토록 가볍게 처리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국민의 법감정을 외면한 판결은 하늘과 땅의 차이와 같은 천양현격(天壤懸隔)”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메모 내용을 언급하면서 “검찰 수뇌부에 압력을 가하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김 전 수석이 자제하자 비서실장이 직접 검찰 수뇌부에 지시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내용도 있다”면서 “국민은 헌법과 법률, 법관의 양심에 입각해 판결했는지 묻고 있다”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국정농단과 헌정파괴를 했던 주범들에게, 주권자인 국민은 어떤 관용도 베풀 용의가 없음을 법원은 똑똑히 깨달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신의 트위터에는 “사약을 받고 싶다고 한 왕법꾸라지에게 너무나 관대한 사법부! 국민은 한숨만 나옵니다”라고도 썼다. 박범계 최고위원도 “박근혜 정부의 불법을 확인했고, 그것이 헌법상 차별금지에 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면서도 “그런 조 전 장관의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에 대한) 무죄 선고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청와대 정무 라인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고, 청와대의 문화체육 라인이 주범이며 그 정점에 김 전 실장이 있다는 이야기”라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혐의는 없다는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형법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써왔던 ‘미필적 고의’는 박제화된 법리가 된 것 같다”면서 “재판부의 머릿속에는 국민의당의 제보조작 사건에서 대서특필 됐던 ‘미필적 고의’ 법리는 잊힌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라는 느낌”이라면서 “(김 전 실장에 대한) 징역 3년 선고는 사실상 이 국정농단 주범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국민의 도도한 비판을 직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와 박 최고위원은 모두 판사 출신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윤회 문건’ 부실 수사 지휘 유상범, 결국 사의

    ‘정윤회 문건’ 부실 수사 지휘 유상범, 결국 사의

    2014년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 등을 부적절하게 수사 지휘했다는 이유 등으로 좌천인사를 거듭 당한 유상범(51·사법연수원 21기) 광주고검 차장검사(검사장)가 28일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최순실씨의 국정농단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창인 유상범 차장검사는 지난 6월 창원지검장에서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발령 난 데 이어 불과 두 달도 안 돼 이번에 다시 일선 검찰 지휘와 무관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인사가 난 상태였다. 유 차장검사는 “오늘 아침에 사표를 냈다”며 “조만간 이임사 등을 통해 (이번 인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2014년 ‘정윤회 문건’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수사팀장을 맡은 그는 국정개입 의혹 등 내용이 아닌 문건 유출 자체에만 수사의 초점을 맞춰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를 광주고검으로 발령할 당시 법무부는 ‘과거 부적정한 사건 처리를 한 검사’라는 이유로 윤갑근 전 고검장과 김진모·전현준·정점식 전 검사장 등 고위간부 4명에 대해 좌천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들은 모두 검찰을 떠났다. 유 차장검사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 질문에서 공개한 ‘우병우 라인’에 포함되기 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이른바 ‘우병우 사단’으로 평가받는 이들을 솎아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실형 받은 김기춘… ‘공범’ 기소 박근혜 운명은

    재판부 “예술계 지원 배제 부분 朴대통령 공범 인정하기엔 부족”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하게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27일 실형이 선고되면서 같은 혐의 공범으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유죄 인정 여부가 주목된다. 박 전 대통령은 블랙리스트 작성, 문화체육관광부 1·2급 공무원에 대한 사직 강요 등의 혐의 공범으로 기소돼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를 지시한 혐의와 관련해 김 전 실장에게는 징역 3년을,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언뜻 보면 서로 엇갈린 판단을 내린 것 같지만 재판부는 일관되게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지시 혐의를 유죄로 봤다. 다만 조 전 수석은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지시 과정에 연루된 정황을 찾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에 무죄 판단을 내렸을 뿐이다. 재판부마다 독립적으로 판단을 하게 되지만 일단 1심 법원에서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함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이 받는 재판에서도 블랙리스트 작성을 유죄로 보는 법리적 판단을 내릴 여지를 추론할 수 있다. 단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특검이 박 전 대통령의 개입·지시 정황을 얼마나 규명해 내는지가 관건이다. 이날 선고한 재판부는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부분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공범으로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선을 그어 둔 상태다. 한편 재판부는 노태강(문체부 2차관) 당시 문체부 체육국장(2급)의 사직을 강요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며, 박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봤다. 박 전 대통령이 2013년 8월 전국승마대회 편파 판정 의혹을 조사한 노 전 국장 등에 대해 “참 나쁜 사람, 인사 조치하라”고 지시했고, 김 전 장관 등은 박 전 대통령 지시를 받고 노 전 국장에게 사직을 종용했다고 재판부는 판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블랙리스트는 헌법 위배… 사업지원 배제 은밀하고 장기간 실행”

    “블랙리스트는 헌법 위배… 사업지원 배제 은밀하고 장기간 실행”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법원은 예술 창작 활동에 정치권력 또는 문화 관료들의 개입에 대해 엄중하게 판단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27일 열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등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들은 막대한 권력을 남용하여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범행 계획을 세우고 실행 지시를 담당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들의 지시에 따라 블랙리스트가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에 하달되면서 지원 배제 행위가 은밀하고 집요한 방법으로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실행됐다”면서 “그 과정에서 예술위 등의 임직원들뿐 아니라 다수의 문체부 공무원들이 고통을 겪었고, 무엇보다 법치주의와 국가의 예술 지원의 공정성에 대한 문화·예술계와 국민의 신뢰가 훼손됐고 그 피해 정도는 쉽사리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원을 배제하는 과정에서 형법상 협박으로 볼 수 있는 행위는 없었다면서 강요 혐의에 대해선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된 노태강 전 문체부 국장(현 차관)에게 사직을 요구한 김 전 수석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도 인정됐다. 다만 김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이 1급 공무원 3명에 대한 사직을 요구한 혐의에 대해선 1급 공무원은 신분보장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됐던 문화예술진흥기금(문예기금) 사업 과정에 청와대가 블랙리스트를 하달해 지원 심의에 부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조 전 수석을 제외한 관련 피고인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단지 좌파 또는 정부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특정 개인 및 단체를 문예기금 지원 사업에서 배제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사업의 적정한 수행을 위한 감독 권한 행사로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문예기금 사업과 비슷한 취지로 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한 영화 관련 지원 배제, 한국출판문화사업진흥원을 통한 도서 관련 지원 배제도 모두 유죄로 결론났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을 향해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한 비서실장으로서 누구보다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적법 절차를 준수할 임무가 있는데도 가장 정점에서 지원 배제를 지시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김 전 실장이 국정농단 사건 이후 내내 “기억나지 않는다”, “관여한 적 없다”고 증언한 것에 대해 “책임회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의 오랜 공직 생활과 고령, 건강 상황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직권남용 혐의에서 무죄를 받은 조 전 수석에 대해 재판부는 “조 전 수석이 부임한 뒤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에게서 정무수석실에서 명단을 검토해 지원 배제한다는 사실까지 보고받은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회 위증 혐의가 추가됐던 김 전 실장, 조 전 수석, 김 전 장관, 정 전 차관은 모두 유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위증의 의미를 충분히 인식했음에도 진실을 은폐하는 데 급급했다”며 엄중한 책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민주당 “김기춘 구속, 사필귀정·인과응보”

    민주당 “김기춘 구속, 사필귀정·인과응보”

    더불어민주당은 27일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 “사필귀정이고 인과응보”라고 말했다.김현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수많은 사람을 고통 속에 빠뜨려 놓고도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은 뻔뻔한 김 전 실장은 더 늦기 전에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김 전 실장 재직 시절 벌어진 직권남용 사례는 차고도 넘친다”며 “최근 청와대에서 발견된 문건에서 김 전 실장이 권한을 남용한 사례가 속속 확인되고 있는 만큼 검찰은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하에서 저질러진 국정농단 사건을 제대로 수사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며 “더는 국가권력에 의해 억울한 일을 당하는 국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를 만들어 특정 문화·예술인과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78·구속)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법원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반면 같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선고로 조 전 장관은 석방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왕실장’ 김기춘, 징역 3년…결국 빠져나가지 못한 ‘법꾸라지’

    ‘왕실장’ 김기춘, 징역 3년…결국 빠져나가지 못한 ‘법꾸라지’

    박근혜 정부에서 ‘왕실장’으로 불리며 권세를 떨쳤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27일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지난해 국정농단 사태 이후 ‘모르쇠’ 입장을 견지하다 언론으로부터 ‘법꾸라지(법률 + 미꾸라지)’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결국 빠져나가지 못했다. 지난 정부에서 대통령에게 가장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김 전 비서실장은 박 전 대통령 집안과 2대에 걸쳐 인연을 맺은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1970년대 초 법무부 검사로 재직하며 유신헌법의 초안을 만드는 실무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박정희 전 대통령 말년에는 청와대 비서실장의 중책을 맡아 국정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러나 민주화·다양화한 시대 흐름과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해 국민과의 교감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불통’ 논란이 이어진 끝에 대통령 파면이라는 최악의 사태까지 연결되면서 최고 권부 참모로서의 마지막 공직 업무는 불행하게 마무리됐다. 박 전 대통령과는 국회의원 시절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청와대 2인자로 불리는 비서실장을 지내며 막강한 지위와 권한을 누렸다. 그는 법조인, 정치인으로도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만 20세에 고등고시 사법과에 최연소로 합격했고 노태우 정권 시절에는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까지 지냈다. 정치권에서도 15∼17대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그는 법무부 장관이었던 199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부산지역 관계 기관장들을 식당에 불러 모아 ‘우리가 남이가’라며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부정선거를 모의한 ‘초원복집 사건’으로 음모론이나 공작정치에 관여했다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은 오랜 공직 경험을 가진 법조인이고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한 비서실장으로서 누구보다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할 임무가 있음에도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를 가장 정점에서 지시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수행계획을 수립하고 때로는 독려하기도 했으면서도 자신은 전혀 지시하거나 보고를 받지 않았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책임 회피로 일관했다”며 “국회 국정조사를 저해하고 진실 발견에 대한 국민 기대를 외면했다”고 따끔한 지적을 내놓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블랙리스트’ 김기춘·조윤선 오늘 1심 선고

    ‘블랙리스트’ 김기춘·조윤선 오늘 1심 선고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1심 선고 공판이 27일 열린다.수개월째 이어져 온 국정농단 재판에서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법원의 판단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이날 오후 2시 10분부터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청와대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김소영 전 문체비서관의 선고 공판을 연다. 그동안 별도로 재판이 진행된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도 함께 선고한다. 핵심 쟁점은 이들이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거나 야당 정치인을 지지한 문화·예술인과 단체의 명단인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했는지, 만약 사실이라면 이 같은 행위가 범죄가 될 수 있는지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반면 특검은 블랙리스트 작성과 집행을 두고 “대통령과 비서실장 등 통치 행위상 상정할 수 있는 국가의 최고 권력을 남용한 것”이라며 “네 편 내 편으로 나눠 나라를 분열시키려 했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려놓았다”고 비판하면서 전원 실형을 구형했다. 특검은 김 전 실장에게 징역 7년, 조윤선 전 장관과 김상률 전 수석에게 각각 징역 6년을 비롯해 김종덕 전 장관, 정관주 전 차관, 신동철 전 비서관 각각 징역 5년, 김소영 전 비서관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날 법원이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등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면 동일한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리란 전망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블랙리스트’ 김기춘·조윤선 오늘 1심 선고

    ‘문화·체육계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1심 선고가 27일 결정된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피고인 중 청와대 고위직에 대한 첫 번째 법원 판단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주도 혐의는 박근혜(65·구속 기소) 전 대통령에게도 적용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밖에 문체부 인사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총 35차례 진행된 김 전 실장 등에 대한 공판엔 청와대와 문체부 등 50여명의 관계자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실장은 “특정 문화인에 대한 보조금 축소 배제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진 정책적 판단”이라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조 전 장관 측도 “블랙리스트가 사회적 논란거리가 될 수 있지만, 형사재판 대상이 될 범죄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반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블랙리스트는 국가를 분열시키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려 놓으려 한 범죄 행위”라며 김 전 실장에게 징역 7년, 조 전 장관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1심 선고의 관전 포인트는 김 전 실장 등이 유죄 판결을 받을지, 재판부가 블랙리스트 관련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할지 등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국정농단, 국민 알 권리 보장”… 피고 얼굴 안 찍어 인권 보호

    “국정농단, 국민 알 권리 보장”… 피고 얼굴 안 찍어 인권 보호

    大法 “공공의 이익에 맞아야” 연예인 사건 같은 ‘여론 관심’ 중계방송 허용 근거는 안 돼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 결국 1·2심 재판 생중계 허용이란 대법원의 결정을 이끌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자 대법원은 25일 “국민의 알 권리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중계가 허용돼야 한다”는 요구를 전격 수용했다.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를 본 대중들이 ‘왜 법원 판결은 중계되지 않는가’라는 단순 의문을 가졌던 것과 달리 대법원 내 논의 절차는 신중하게 이뤄졌다. 피고인 인권이 침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 재판의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했기 때문이다.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는 지난 5월 전국 판사 2900여명을 대상으로 재판 중계방송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도 벌여 의견을 들었다. 응답자 1013명 중 67.8%(687명)가 ‘재판장 허가에 따라 재판 일부·전부를 중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후에도 지난 20일 대법관 회의에서 재판 공개 범위, 방식 등에 대한 토론을 벌였고, 이 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자 닷새 뒤인 이날 다시 회의를 열어 재판 중계가 가능하도록 대법원 규칙을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 중계 허용 원칙은 섰지만, 매우 제한된 범위에서 중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당초 검사의 구형과 피고인의 최후변론이 진행되는 결심 공판을 공개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법원은 ‘판결 선고일’로 재판 중계 날짜를 한정 지었다. 피고인의 최후변론 태도 등에 따라 여론 지형이 바뀌고, 이것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비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판결 선고일 재판중계 방송을 할 때에도 피고인의 모습은 촬영하지 않고 재판부만 촬영하는 등 재판장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했다. ‘공공의 이익’이라는 단서를 대법원은 거듭 강조했는데, 연예인 재판처럼 단순히 여론의 관심이 높다는 것이 중계방송을 허용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특히 대법원은 “재판중계 방송은 피고인이 동의할 때 한해 허가할 수 있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해 매우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엔 피고인 동의가 없어도 재판 중계를 허가할 수 있다”고 새 대법원 규칙에 명시했다. 올해 안에 선고 예정인 국정 농단 사건에 이 규칙을 대입해 보면, 박 전 대통령이나 이 부회장이 재판 중계에 반대하더라도 재판장이 재판 중계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중계를 강행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런 예방 장치에도 불구하고 재판 중계가 피고인의 사생활 침해나 사법의 공정성 훼손으로 이어지는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TV 중계를 의식한 변호인이나 방청객이 돌출 행동을 하거나 재판을 ‘TV쇼’처럼 만들 불안 요소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법원 관계자는 “생방송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돌출 변수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방송 사고의 위험보다 국민의 알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대법원 규칙 변경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미국, 스코틀랜드에서는 재판 중계를 허용하는 사례가 많다. 사법부의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법 질서 교육 측면에서도 재판 장면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게 효과적이란 판단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1986년 앨라배마주와 워싱턴주가 법정에서 TV 방송을 허가하는 규칙을 채택했고, 1990년대 이후엔 미국 대부분의 주 법원이 공개 구두변론에 대한 TV·인터넷 중계를 허용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법원은 1992년부터 재판 중계를 허용하고 있다. 2009년 10월 창설된 영국 대법원도 전용 웹사이트를 통한 재판 생중계를 지원한다. 독일은 녹음·촬영을 통한 재판 중계를 허용하지 않는다. 일본은 재판 사진 촬영, 녹음, 방송을 모두 법원 허가 대상으로 규정해 뒀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재판 선고 첫 생중계는 이재용? 박근혜? 불복 방법은

    재판 선고 첫 생중계는 이재용? 박근혜? 불복 방법은

    대법원이 8월부터 1,2심 주요 재판의 선고를 생중계할 수 있도록 규칙을 개정함에 따라 첫 생중계 대상이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민적 관심도가 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등 ‘국정농단 사건’ 관련 인사들에게 처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선고 생중계의 첫 대상으로 다음 달 7일 결심공판이 예정된 이 부회장 사건이 우선 거론된다. 사회적 관심이 클 뿐만 아니라 재판 결과도 공공의 이익이나 국민의 알 권리와 깊이 연관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 1심 선고는 결심공판 2∼3주 후인 내달 말 내려질 전망이다. 아직 변론이 한창 진행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도 중계될 가능성이 크다. 재판이 중계되더라도 피고인의 모습이 촬영될지 여부는 재판장의 결정에 달려있다. 한 부장판사는 “아무리 공공 이익을 위한 것이더라도 피고인의 허락 없이 중계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며 “다른 사람들의 궁금증을 ‘알 권리’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것을 피고인이 수긍하느냐와 이에 따른 재퍈 결과를 받아들이느냐는 문제가 남는다”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당사자가 법원의 생중계 결정에 불복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기본권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지적된다. 국민의 알권리도 중요하지만 재판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담보하는 문제도 남는다 대법원은 중계 불복 절차는 마련하지 않았다. 재판장의 생중계 결정은 소송지휘와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에 법원의 개별 결정에 대한 법적 불복 절차인 ‘항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형사소송법은 ‘판결 전의 소송절차에 관한 결정’은 항고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재판장이 결정하면 불복할 수 없다는 뜻이어서 민주주의 원리에 맞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대신 재판 전부를 불복하는 항소나 상고의 이유가 될 수는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선고 생중계로 인해 피고인의 법정변론권 등이 침해됐으니 판결을 취소해달라’는 주장의 근거가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사후적인 대처 방안이라는 한계가 있다.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은 논의 단계에서부터 생중계는 부당하다는 주장을 해왔다. 자유한국당도 논평을 통해 ‘인민재판의 부활’이라며 재판 생중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일부에서는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으로 개인의 촬영 당하지 않을 권리 등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헌법소원 제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법원은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제도를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재판장이 여러 조건을 달아 촬영이나 중계 허용을 합리적인 범위에서 제한할 수도 있다.헌재 변론 때처럼 법관을 주로 비추는 등의 형식도 고려될 수 있다. 대법원 사법정책실은 “피고인 등 소송관계인의 변론권·방어권과 기타 권리의 보호,법정의 질서유지 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재판장이 촬영의 시간·방법 등을 제한하거나 방송허가에 조건을 부가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재판 중계방송으로 예상 가능한 부작용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법원 ‘박근혜 재판’ 등 주요사건 재판 선고 생중계 허용

    대법원 ‘박근혜 재판’ 등 주요사건 재판 선고 생중계 허용

    대법원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과 같이 주요 사건을 다루는 재판의 선고 등을 방송으로 생중계할 수 있도록 규칙을 변경했다고 25일 밝혔다.대법원은 이날 오전 양승태 대법원장이 주재하는 대법관 회의를 열고 다음달 1일자로 현행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1·2심 재판 선고의 생중계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날 결정으로 사회적인 관심을 끄는 법원 1·2심 주요 재판의 결과를 앞으로 TV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생중계 허용 여부는 재판장이 결정하게 된다. 피고인의 동의가 없어도 공적 이익이 더 크다고 재판장이 판단할 경우에도 중계방송이 허용된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피고인들의 선고 결과를 전 국민이 방송을 통해 생생히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간 법원은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본격적인 공판·변론 시작 이후엔 어떠한 녹음·녹화·중계도 불허해왔다. 이는 상위법령인 법원조직법 제57조와 헌법 제109조가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고 규정한 조항과 어긋난다는 지적이 그동안 제기돼 왔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국민의 알 권리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중계가 허용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대법원도 규칙 개정 검토에 착수했다. 앞서 법원행정처가 전국 판사 2900여명을 상대로 재판 중계방송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00여명 가운데 68%인 687명이 재판장 허가에 따라 재판 일부나 전부를 중계하도록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국외에서는 미국 대다수 주, 호주, 뉴질랜드, 영국, 이탈리아, 국제형사재판소(ICC) 등이 방송중계를 전면 또는 일부 허용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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