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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어느 누가 검찰총장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반부패 시스템 정착돼야”

    文대통령, “어느 누가 검찰총장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반부패 시스템 정착돼야”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대해 “공정에 관한 검찰의 역할은 언제나 중요하다”면서 “이제부터의 과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아닌 다른 어느 누가 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 모두발언에서 “검찰에 대한 국민 요구가 매우 높다. 국민들이 공권력 행사에 대해서도 더 높은 민주주의, 더 높은 공정, 더 높은 투명성, 더 높은 인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셀프 개혁에 멈추지 않도록 법무부와 긴밀히 협력하여 개혁의 완성도를 높여줄 것을 특히 당부드린다”면서 “검찰은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서는 상당수준 이루었다고 판단한다. 이제 국민들이 요구하는 그 이후의, 그 다음 단계의 개혁에 대해서도 부응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패에 엄정히 대응하면서도 수사와 기소과정에서 인권과 민주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정착시켜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 “검찰개혁으로 요구가 집중되어 있는 것 같지만 다른 권력기관들도 같은 요구를 받고 있다고 여기면서 함께 개혁 의지를 다져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1시간 50분 가량 이어진 회의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김오수 법무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특히 ‘조국 사태’ 이후 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창총장이 첫 대면하는 자리로 더욱 주목됐다. 청와대에선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등이 참석했다. 주요 안건은 법조계 및 고위공직자 전관예우 근절 대책을 비롯해 공공기관 채용비리 방지 대책, 사교육 시장 불공정성 해소 대책 등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반부패 개혁과 공정사회는 우리 정부의 사명”이라고 운을 뗀 뒤 “적폐청산과 권력 기관 개혁에서 시작해 생활적폐에 이르기까지 반부패정책의 범위를 넓혀왔다. 권력 기관 개혁은 이제 마지막 관문인 법제화 단계가 남았다”며 “공수처 신설 등 입법이 완료되면 다시는 국정농단과 같은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고 국민이 주인인 정의로운 나라도 한발 더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채용비리, 갑질, 사학비리, 탈세 등 고질적인 병폐를 청산하면서 우리 사회는 좀 더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로 달라지고 있다”며 “한때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부패인식지수가 다시 회복 되어 역대 최고 수순으로 상승했고, 공공기관의 청렴도도 매년 올라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면서 “여전히 사회 곳곳에 만연한 반칙과 특권이 국민에게 깊은 상실감을 주고 있고 공정한 사회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 명칭을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 정책협의회’로 확대 개편한데 대해서도 “부패를 바로 잡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 전반에 공정의 가치를 뿌리 내리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각오를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위법 행위 엄단은 물론, 합법적 제도의 틀 안에서라도 편법과 꼼수, 특권과 불공정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날 안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를 보다 공정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당면 과제로, 어느 한 부처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고, 범부처적인 협업이 이뤄져야 성과를 낼 수 있는 과제들”이라고 지목한 뒤 실효성있는 방안을 총동원하는 고강도 대책 마련 및 부처간 협력을 주문했다. 주요 안건인 전관 특혜에 대해 문 대통령은 “그동안 공직자 윤리법 개정 노력이 국민 눈높이에 한참 부족했다”고 지적하며 “전관 유착의 소질을 사전에 방지하고, 공직자들의 편법적인 유관기관 재취업을 차단하는 방안을 강력하게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전관예우에 대해 “퇴직 공직자들이 과거 소속되었던 기관과 유착, 수사나 재판, 민원 해결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불공정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힘있고 재력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되어 평범한 국민들에게 고통과 피해를 안겨준 전관 특혜를 공정과 정의에 위배되는 반사회적 행위로 인식하고, 이를 확실히 척결하는 것을 정부의 소명으로 삼아달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전관특혜로 받은 불투명하고 막대한 금전적 이익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공정 과세를 실현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며 “퇴직 공직자들이 전관을 통한 유착으로 국민생활과 직결된 민생과 안전은 물론, 방위산업 등 국가 안보에 직결된 분야까지 민생을 침예하고 국익을 훼손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사교육 불공정 분야에 대해서는 “입시 학원 등 사교육 시장의 불법과 불공정도 바로 잡아야 한다””며 “관계부처 특별점검을 통해 실태를 명확히 파악하고 불법행위는 반드시 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원가의 음성적인 수입이 탈세로 이어지지 않도록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원칙을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사교육비 부담이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지고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불신도 높은 만큼 교육불평등 해소와 대학입시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라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채용의 공정성 확립에 대해 문 대통령은 “채용비리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벌한다는 원칙을 앞으로도 더욱 엄격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주는 채용제도를 안착시켜 나가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 수요자의 수용성이다. 당사자인 취업준비생들이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여길 때까지 채용제도를 끊임없이 보완하고 개선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부문이 앞장서고 민간부분도 함께 노력하여 공정채용문화가 사회전체로 확산되어야 할 것”이라며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의혹 등 국민들이 불공정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불신을 해소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조국팀 남기고 MB팀서 빼라”… 파견 검사 철수시킨 법무부

    ‘檢 개혁 지침’ 시행 뒤 첫 원청 복귀 김학의·양승태·버닝썬 팀 등 총 4명 조국·박근혜 팀도 복귀 가능성 커 재판 중 사건 공소 유지 차질 우려 이명박 전 대통령 사건·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사법행정권 남용 의혹·버닝썬 사건 등 주요 부패범죄 사건 공소유지에 투입됐던 파견검사 4명에 대해 원청 복귀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창 진행 중인 재판에 투입된 검사들을 갑작스레 복귀시키면 향후 공소유지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30일 첫 검사 내부 파견심사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복귀 발령 일자는 1일이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법무부 장관 대행)이 위원장을 맡는 파견심사위는 소속 검찰청이 아닌 다른 검찰청에 파견된 검사들에 대한 파견 심사를 통해 복귀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검사 파견 필요성을 엄격하게 심사할 필요가 있다며 ‘검사 파견 심사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지침’을 시행했다.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기관에 파견된 검사 역시 심사 대상이다. 복귀한 검사는 형사·공판 업무에 주로 투입될 예정이다. 문제는 원청 복귀 결정이 내려진 검사들이 현재 주요 반부패 사건 공소유지에 투입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 전 대통령 사건 항소심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4부(부장 이복현)에선 2명의 파견검사가 절반으로 줄었다. 반부패수사4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와 공소유지까지 맡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력 감소가 곧 공소유지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심각한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역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 산하에서 특별공판팀 형태로 공소유지가 진행되고 있어 인력 감소가 치명적일 수 있다. 반면 복귀 대상 1순위로 점쳐지던 조 전 장관 일가 수사팀 파견 검사들은 파견 신분을 유지했다. 국정농단 사건 공소유지 인력 역시 변동이 없다. 다만 다음 파견심사위 결정에 따라 추가 복귀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8월 인사 기준으로 현재 서울중앙지검에 21명의 검사가 파견돼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비선 실세 아닌데 마구잡이 수사”… ‘A4용지 세 장’ 불만 쏟아낸 최순실

    “비선 실세 아닌데 마구잡이 수사”… ‘A4용지 세 장’ 불만 쏟아낸 최순실

    최씨 측 “모든 사실관계·유무죄 다툴 것 박 前대통령·손석희 등 증인으로 불러야” 안종범 전 수석은 “대법원 판단 존중” “저는 결코 ‘비선 실세’가 아닙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1년 2개월 만에 선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국정농단 사건 공모 관계 자체를 부인했다.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30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석준) 심리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최씨는 “20년 이상 유치원을 운영하면서 평범한 삶을 살았고 박 전 대통령의 개인사를 도와드렸을 뿐 어떤 기업도 알지 못한다”면서 “하늘에 두고 맹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씨가 법정에 선 것은 지난해 8월 24일 항소심 판결이 난 뒤 1년 2개월 만이다. 최씨는 준비해 온 A4 용지 세 장 분량의 내용을 빠르게 읽으며 “수백조의 해외 은닉 재산, 수백개의 페이퍼컴퍼니가 있다는 것은 가짜뉴스이고 허위”, “마구잡이식 수사에도 밝혀진 게 없는데 계속 얘기가 나와 분개하고 있다”, “말 소유권과 처분권이 삼성으로 넘어가 있는데 뇌물로 본 것은 억울하다”며 거듭 수사와 재판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그러면서 “파기환송심에서 제발 진실이 한 번이라도 밝혀지길 바란다”면서 “검찰이 ‘협조하지 않을 시 삼족을 멸하겠다고 했는데 현실이 됐다. 어린 딸과 손주들이 평생 상처받아야 할 상황인데 재판에서 부분적이라도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국정농단을 주도하고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고 상고했다. 지난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일부 기업들에 대한 강요 혐의를 무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최씨 변호인들은 파기환송심에서도 사실관계와 유무죄 등을 모두 다투겠다고 밝혔다. 정준길 변호사는 “지금까지 재판 과정에서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공모관계에 대해선 충분히 심리되지 않았다”며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한다고 밝혔다. 이경재 변호사는 삼성 뇌물 사건과 관련해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최씨의 딸 정유라씨, 태블릿PC 관련해 손석희 JTBC 사장을 각각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최씨와 함께 재판을 받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측은 “대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며 양형만 다투기로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최순실 “결코 비선실세 아니다…하늘에 맹세해”

    최순실 “결코 비선실세 아니다…하늘에 맹세해”

    법정 직접진술은 1년 4개월만“어린 딸, 손주들 평생 상처”朴 지지자들 “최서원 화이팅”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순실씨가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나는 결코 비선실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개인사를 도운 것일 뿐 삼성 등 기업을 상대로 뇌물을 받은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도록 박 전 대통령과 딸 정유라씨, 국정농단 사건의 스모킹건인 ‘태블릿 PC’ 사건을 보도한 JTBC 손석희 사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최씨는 30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석준) 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에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최씨가 법정에서 직접 입을 연 것은 지난해 6월 15일 항소심 결심 공판 최후진술 이후 1년 4개월여 만이다. 최씨는 발언 기회를 얻어 “유치원을 운영하는 평범한 생활을 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개인사를 도운 것이고, 어떤 기업도 알지 못했다고 하늘에 맹세할 수 있다”며 “딸의 승마 문제와 관련해서도 말 소유권과 처분권이 삼성에 있는데, 뇌물이라고 본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그는 “파기환송심에서 제발 진실이 한 번이라도 밝혀지길 바란다”며 “어린 딸과 손주들이 평생 상처받아야 할 상황인데, 재판에서 부분적이라도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과 딸 정유라씨,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손석희 JTBC 사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지금까지 법원은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공모관계를 인정했다”며 “이는 공모관계를 부인한 박 전 대통령 주장의 신빙성을 검증받을 기회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딸인 정씨가 2017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혐의 사건 1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것을 문제 삼으며 “당시 자유롭게 진술한 것인지 검토할 필요 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정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사실과 다른 부분을 확인하고, 이 사건에서의 말이 피고인의 실질적 소유가 아님을 입증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양형에 대해서도 “피고인과 박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중형은 우리 시대가 재판이라는 형식으로 대단히 잔인한 일을 한 것”이라며 재판부에 “근본적인 성찰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씨는 앞서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상고했다. 올해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심 판단을 대부분 유지하되, 일부 강요 혐의만 무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최씨와 함께 재판받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된 부분에 한해 양형 부당을 주장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이 참석해 “최서원씨 파이팅, 우리가 꼭 이길 거예요”고 외치는 등 소란이 빚어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순실, 오늘 파기환송심 첫 재판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순실, 오늘 파기환송심 첫 재판

    박 전 대통령 파기환송심 기일은 미정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비선실세’ 최순실씨(63·개명 최서원)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파기환송심 첫 재판이 30일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석준)는 이날 오전 11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수석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다만 같은 재판부에 배당된 박 전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심의 첫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순실씨는 박 전 대통령, 안종범 전 수석과 공모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원사들을 상대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병합된 사건에서 최순실씨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 지원, 재단 출연금,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으로 수백억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도 받는다. 앞서 1, 2심에서 최순실씨는 징역 20년을 선고받았고, 안종범 전 수석은 1심에서 징역 6년이 선고됐다가 2심에서 1년 감형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지난 9월 29일 삼성그룹에 대한 영제센터 지원 요구,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납품 계약 체결 및 광고 발주 요구 등이 강요죄가 성립할 정도의 협박은 아니라고 판단,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결정에 잘못이 있다고 보고 최순실씨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년 2개월 만에 법정 서는 최순실… 100억원대 빌딩 양도세 포탈 의혹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파기환송심 첫 재판이 오는 30일 열린다. 최씨는 2심 선고 후 1년 2개월여 만에 법정에 선다. 검찰은 최근 최씨가 빌딩을 매각하고 19억원에 달하는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고 체납 처분을 피하려 했다는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 중이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석준)는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30일 오전 11시로 잡았다고 27일 밝혔다. 최씨는 이날 법정에 나와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힐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8월 최씨의 일부 강요 혐의를 무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 안 전 수석과 공모해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출연금 774억원을 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삼성그룹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 지원 및 미르·K스포츠 재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 명목으로 수백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대법원은 최씨에 대한 뇌물죄와 직권남용죄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지만, 일부 강요죄는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앞서 2심은 최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번 파기환송심은 새로 따져야 할 쟁점이 많지 않아 심리가 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강요 혐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아 양형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원지검은 최씨 모녀가 재산을 은닉하려 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중부지방국세청은 최근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최씨 모녀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올해 초 최씨 소유의 서울 미승빌딩을 100억원대에 매각한 뒤 양도소득세 19억원을 내지 않고 체납 처분을 면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무당국은 빌딩 매각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딸 정씨가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채 매각 대금을 어디론가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25일 정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국정농단’ 최순실, 30일 파기환송심 재판 시작

    ‘국정농단’ 최순실, 30일 파기환송심 재판 시작

    최씨 법정에 직접 출석 예정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최순실씨의 파기환송심 첫 재판이 오는 30일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는 30일 오전 11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첫 공판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같은 재판부에 배당된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심 첫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는 최씨가 직접 출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씨는 1·2심 법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말해 눈길을 끌었다. 최씨는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쓴 편지와 함께 공개된 진술서에서 “이번 항소심(파기환송심)에서 용기를 내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확실히 말하려 한다”면서 “법정에서 진실이 있는 그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밝혀 재판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 “탄핵에 가담했던 세력들이 무리수를 둬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하고 뇌물죄를 씌웠다”면서 “역사가 판단할 것이 아니라 지금 국민에게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파기환송심에 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 안 전 수석과 공모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원사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그는 병합된 사건에서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 지원, K스포츠 재단 출연금,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으로 298억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도 받고 있다. 최씨는 1·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는 벌금 180억원과 추징금 72억 9427만원을, 2심에서는 벌금 200억원이 선고됐다. 안 전 수석은 1심에서 징역 6년에 추징금 4290만원이 선고됐으나 2심에서는 징역 5년으로 1년이 감형됐다. 대법원은 지난 8월 29일 최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최씨 측이 삼성그룹에 대한 K스포츠재단 지원 요구,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납품계약 체결 및 광고발주 요구 등이 강요죄가 성립할 정도의 협박은 아니라고 판단해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다만 대법은 최씨가 딸 정씨의 승마지원 과정에서 받은 마필 3마리 모두 뇌물이 맞고 삼성그룹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삼성의 승계작업 관련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를 토대로 삼성이 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 2800만원도 뇌물로 인정했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에 배당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사건은 지난 25일 첫 공판이 열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0회] “언론의 관심을 돌리고 청와대의 환심을 사라?” 행정처의 위기대응 안팎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0회] “언론의 관심을 돌리고 청와대의 환심을 사라?” 행정처의 위기대응 안팎

    2016년 4월 드러난 ‘정운호 게이트’ 사건은 그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게 되기까지 일종의 ‘나비효과’로 여겨졌다.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도박사건을 맡은 뒤 50억에 달하는 수임료 문제로 폭행사건까지 일어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와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지낸 홍만표 변호사 등이 연루된 법조 비리로 사건이 커졌고, 당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얽히면서 미르·K스포츠재단의 문제점이 드러나며 결국 국정농단 사건이 알려졌다. 그런데 정운호 게이트는 국정농단 뿐 아니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서도 한 축으로 등장한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와 김수천 당시 부장판사가 연루되면서 사건이 돌연 대형 법조비리 사건으로 번졌다. 양승태 사법부는 위기에 놓인 법원을 보호하기 위한 갖가지 방안을 모색한다.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에 검찰은 ‘부당한 조직 보호’라고 지적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39회 재판에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 심의관을 지낸 최누림 대구지법 포항지원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증인으로 출석한 문성호 판사와 함께 근무했다. 정운호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일부 법관들의 비리 수사로 이어지자 법원행정처는 그야말로 비상이었다.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은 2016년 5월 기획조정실과 사법정책실 심의관들에게 수사와 관련된 여러 문제점이나 대응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서울중앙지법 법관들에게는 정운호 게이트 관련 사건에 대한 영장정보를 빼내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행정처에 영장 정보 등을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을 지낸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영장전담 법관이던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도 피고인으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정운호 게이트’ 터지자 행정처 ‘비상’…심의관들 “언론 관심을 검찰로 돌려야” 심의관들이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에서도 관련된 언론보도 내용을 수시로 공유하며 수사상황을 교류하느라 분주했다. “최대한 방향을 검찰로. 물론 검찰은 우리 공격 준비 중”, “정운호 관련 수사 축소로 관심을 돌리는 방법도 있겠네요”, “정운호 수임료가 천문학적 규모의 현금, 수표로 출처도 모두 확인 필요”, “(횡령 정황에도 도박만 수사했다는 언론보도 기사 링크와 함께) 좋은 기사입니다” (이상 2016년 4월 27일~5월 2일 행정처 심의관들의 카카오톡 대화)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심의관들의 카카오톡 대화를 가리켜 “심의관들이 정운호 게이트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검찰로 돌리는 방안을 강구한 것인가“ 최 부장판사에게 물었다. 최 부장판사가 검찰 조사에서도 그런 취지로 발언해 진술조서에 담겨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최 부장판사는 “그런 (방안을 강구한) 적 없다”, “그런 취지로 증언한 적 없다”고 답했다. “언론기사를 함께 스크랩하며 언론의 관심을 검찰로 향하게 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그럼 이런 스크랩은 왜 한 건가?”라는 물음에는 “당시 법조계 최대 현안이었고 법원에 대한 내용이어서 주요 이슈에 관한 기사를 공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처에서 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지도 않았다고 최 부장판사는 강조했다. 그는 심준보 당시 사법정책실장이 총괄한 TF에 팀원으로도 활동하지 않았냐는 검찰의 물음에 “TF를 발족한 적 없다”면서 “각 실국별로 제도개선안을 전부 기획조정실에서 취합한 뒤 관련 실무 심의관들이 모여서 토의한 적이 있다. 이후 5월 말이나 6월 초쯤 심 전 실장을 중심으로 정책개선 방향을 법원장회의나 대외적으로 공표할 것을 전제로 논의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최 부장판사는 당시 자신을 비롯한 심의관들이 검토한 것은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한 방안이 아닌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된 사법 관련 제도개선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대화 뿐 아니라 행정처 보고서에서도 언론의 관심을 돌리는 방안들이 거론됐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은, 보고서에만 작성된 방안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당시 기획조정심의관)는 2016년 5월 12일자 ‘정운호 사건 관련 대응방안’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 최 부장판사에게 보내며 “차장님께서 우리 심의관들의 활발한 의견 교환을 주문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도 최 판사는 “제도개선 방안에 대한 토의를 요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는 ‘홍만표 변호사가 관여한 형사사건 중 부적절한 기소가 의심되는 사건을 적극 발굴해 진보 언론에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그러나 최 부장판사는 “해당 문서는 거의 제도개선안을 다룬 것으로 검사가 말한 내용이 앞에 일부 기재된 건 사실이지만 저희는 뒷부분에 있는 제도개선안에 대해서만 의견을 나눴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앞서 이 재판의 증인으로 나와 5월 12일자 ‘정운호 사건 관련 대응방안’ 보고서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 전 대법관의 주재로 열린 실장회의를 거쳐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보고됐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 부장판사는 “저는 아는 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최 부장판사는 정운호의 상습도박 사건의 증거기록을 무단으로 열람하기도 했다. 5월 13일 처장 주재 실장회의에서 정운호 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된 뒤 최 부장판사는 ‘2012년 6월 마카오 320억 도박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했다. 증거기록을 열람·분석해 정운호의 과거 마카오 도박 혐의가 누락된 채 기소됐다는 등 검찰의 수사와 관련된 의혹을 찾아낸 내용인데, 심 전 실장이 김현석 당시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에게 부탁해 정운호의 상고 취하로 검찰에 반환됐어야 할 증거기록을 최 부장판사가 보게 된 것이다. 이후 최 부장판사가 작성한 보고서의 결론은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모인다.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런 보고서를 작성했냐는 검찰의 질문에 최 부장판사는 “아니다”라면서 재판 과정에 조금 의아한 점이 있었는데 언론에서 먼저 정씨 기소 범위가 이상하다는 의혹 보도를 했고 증거기록을 보다 보니 의문스러운 점이 있어서 정리하게 됐다고 다른 답변들보다 훨씬 길게 보고서를 쓴 이유를 설명했다. ●증거기록 무단 열람한 뒤 ‘정운호 수사 문제점‘ 보고서로 검찰 수사 부당성 지적 2016년 8월 중순을 넘어서자 법관들을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임 전 차장은 최 부장판사에게 정운호 수사에 대한 문제점을 정리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고 최 부장판사는 ‘6대 문제점’을 정리한 뒤 문제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방안들을 보고서에 담았다. 수사 과정 시 업무상 횡령 혐의사실을 조사했는지를 재판의 피고인신문에서 묻고, 마카오 320억 도박 혐의를 기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재판부가 검찰에 석명을 요구하거나 횡령금의 구체적 사용처 확인을 위한 상습도박 기록 송부 촉탁 및 선행조사 등의 방안들이 적혀 있었다. 홍만표 변호사 사건에 대해서는 통신기록 사실조회, 검찰청 출입기록 사실조회 등이 적혔다. 검찰이 “행정처가 재판부에 석명 및 직권조사를 하게 해서 결국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드러내려는 취지였느냐” 물었다. 그러자 최 부장판사는 “행정처가 아니고 임 전 차장이 이 내용들을 불러줬다”면서 “본인 업무수첩에 긴 노란색 포스트잇에 목차가 있었고 앞에 나온 건 다른 문건을 주셨다. 제가 거기에 대해 듣고 나서 다소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자 ‘왜 그러느냐’고 물으셨고, 거기에 대해 저는 ‘현실성 없는 두 가지 방안 다 검토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임 전 차장은 ‘현실성 없는 방안이지만 토의용으로 논의만 하는 거다. 논의만 하려고 하니 빨리 정리만 해서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앞서 지난 11일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심 전 실장(서울고법 부장판사)은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최 부장판사의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하거나 관여했냐는 점을 거듭 물었다. 증거기록을 열람하도록 한 것도 자신이 지시한 것이 아니라 최 부장판사가 먼저 와서 “기록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심 전 실장이 모른다는 입장을 반복하자 검찰은 “이 법정에 나와 증언한 심의관들은 당시 일이 너무 많아서 시키는 일만 하기에도 너무 격무에 시달렸다고 하는데 최누림 판사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스스로 했다는 건가?“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자 심 전 실장은 “최 판사가 굉장히 별종이라는 걸 알고 본다면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답했다. 정운호 게이트가 불거지기 몇 달 전, 양승태 사법부가 헌법재판소와 최고 사법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는 사건에서도 최 부장판사의 이름이 등장한다. 문 판사가 검토하기도 했던 헌재의 한정위헌 관련 사안들에 대해 임 전 차장이 최 부장판사에게도 지시를 한 것이다. 2015년 11월 8일 임 전 차장은 두 페이지 정도 분량의 기초자료와 함께 헌재에서 진행 중인 현대차 노조 사건 관련 내용을 건네면서 헌재가 위헌성 여부를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한정위헌은 법률의 위헌성을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에 대한 법원의 해석의 위헌성을 심판하는 것이다. 2010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의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조합 간부들은 정리해고를 이유로 정식 쟁의절차 없이 잔업과 휴일특근을 거부해 사업장에 약 3억원의 손해를 발생시킨 혐의(업무방해) 재판에 넘겨져 2012년 7월 12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런데 이들이 형법상 업무방해죄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고, 행정처에서 헌재 내부 정보를 파악한 결과 한정위헌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았다. 법원 판단이 이뤄진 사건에 대해 헌재가 다른 결론을 내릴 경우 대법원 판단이 위헌이라고 지적받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니 행정처로서는 헌재의 결정을 최대한 막으려 했을 것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임종헌, ‘국정운영 저해’ 표현 추가 지시… ”여당, 여권 쪽에 전달할 설명자료“ 최 부장판사는 지시를 받은 그날 바로 ‘업무방해죄 관련 한정위헌 판단의 위험성’ 보고서를 작성해 임 전 차장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렇게 빨리 작성해서 보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용이 결국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것을 그대로 “타이핑했을 뿐”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들이 있다.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 결정을 하게 된다면 이는 대법원의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률해석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최초의 사례로 사법기관 갈등을 부추겨 대법원·헌법재판소의 정면충돌을 초래‘, ‘법적 안정성, 질서안정 핵심인 사법기관 갈등 → 국정 안정의 저해요소로 작용할 것’, ‘국민의 입장에서 극심한 불안과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 또 ‘다른 소제목 아래에는 ‘업무방해죄에 대한 한정위헌 논리는 민주노총·민변의 숙원으로 광복 후 70년간 일관된 ‘위력’의 개념에 관한 해석을 부정하는 것으로 법치주의를 훼손’, ‘불법파업을 업무방해죄로 처벌하지 못한다면 형사처벌 공백이 발생하고 불법파업이 폭증하여 산업계·재계의 부담’이 급증하고 국가 경제가 급속히 악화’라는 내용이 담겼다. 최 부장판사가 보고서를 작성한 뒤 자신의 상급자인 한승 당시 사법정책실장에게 먼저 보고서를 보낸 뒤 임 전 차장에게 메일로 보고서를 전달했다. 이후 두 사람 모두에게 수정 지시가 왔고 자신이 작성한 초안에 없던 내용을 두 군데 추가했다고 한다. 한 전 실장으로부터는 ‘대법원은 과거 업무방해죄 처벌범위가 너무 넓다는 비판을 수용해 전격성, 중대성을 추가해 적용범위를 축소시켰음’이라는 표현을 추가하라고 지시했다고 최 부장판사는 설명했다. 과거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례를 요약한 내용이다.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임 전 차장은 수정 주문사항이 더 많았다. 최 부장판사는 우선 임 전 차장이 법률적인 부분을 대폭 줄이고 산업계나 재계 등 대외적으로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강조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통계자료 등을 반영하라고 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통계를 집어넣었다고도 말했다. 특히 임 전 차장은 ‘국정 안정의 저해요소’라는 표현을 더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최 부장판사는 언급했다. 보고서 초안에서부터 담긴 ‘파업공화국’ 등의 표현 역시 임 전 차장이 불러준 내용이라고 했다. 과연 이런 보고서는 왜 만들어졌을까. 이 문건은 기존의 행정처 내부 문건과는 양식부터 달랐다. 제목표시줄과 그 아래 작성 날짜와 작성자가 명시된 내부 문서와 달리 이 문건에는 작성일자와 작성자가 표시되지 않았다. 글씨체와 문서 양식도 달랐다. 최 부장판사는 “대외기관에 전달하기 위한 문건에는 통상 작성일자와 작성자를 기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검찰 수사 결과 이 문건은 곽병훈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전달됐다. 임 전 차장이 “청와대에 전달할 보고서”라면서 작성을 지시했는지를 두고 법정에서 약간의 혼선이 오갔다. 검찰은 최 부장판사가 검찰 조사에서 “임종헌으로부터 ‘청와대에 전달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며 조서를 공개했다. 그러나 최 부장판사는 단호하게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면서 “(심의관을 지낸) 2년 동안 청와대나 BH에 전달할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임 전 차장이 이 보고서를 누구에게 전달하기 위해 줬다고 들었느냐는 물음에는 “여당이나 여권 측이라고 검찰 조사에서도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다만 보고서가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보고가 됐는지, 어떤 경위로 청와대에 전달됐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이와 관련,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통해 행정처에서 대외기관에 전달하기 위해 작성하는 보고서는 해당 기관의 특성에 맞게 방향성을 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의 공소장에 임 전 차장이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으로 인해 불법파업에 대한 형사처벌 공백이 발생해 결국 국가 경제가 급속히 악화될 것이라는 내용 등 청와대의 환심을 살 수 있는 문구들을 다수 포함시켜 청와대 설명용 문건을 작성하여 보고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돼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 부장판사도 이 같은 취지의 변호인 질문에 “그렇다”고 호응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준법감시·혁신경영” 파기환송심 재판장이 이재용에 한 이례적 ‘당부’

    “준법감시·혁신경영” 파기환송심 재판장이 이재용에 한 이례적 ‘당부’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재판장이 이 부회장에게 이례적인 당부를 쏟아냈다. 25일 오전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첫 재판이 끝날 무렵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는 “재판을 마치기 전에 몇 가지 사항을 덧붙이고자 한다. 다만 파기환송심 재판이 시작된 지금 이 시점으로서는 재판 진행이나 결과와는 무관함을 먼저 분명히 해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의 수사와 재판을 위해 많은 국가적 자원이 투입됐고, 이 사건에서 밝혀진 위법행위가 다시는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국민적 열망도 크다”면서 “그러나 다음 몇 가지 점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삼성그룹이 이 사건과 같은 범죄를 다시는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장판사는 우선 “이 사건은 삼성그룹 총수와 최고위직 임원들이 계획하고 가담한 횡령 및 뇌물범죄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실효적인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기업 내부 준법감시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내부에서 기업 총수도 무서워할 정도의 실효적인 준범감시제도가 작동하고 있었다면 이 법정에 앉아있는 피고인들 뿐아니라 박 전 대통령, 최씨도 이 사건 범죄를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지금도 삼성그룹 내부에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가 작동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이사건 같은 범죄는 재발되지 않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는 하급기관 비리만 방지하는 게 아니라 고위직 임원과 기업총수의 비리행위도 방지할수있는 철저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미국 대기업들이 시행하는 실효적 감시제도를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부장판사는 “이 사건은 대기업집단이 재벌 총수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저지른 범죄”라면서 두 번째로 삼성이 재벌체제를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방형 경제모델로 국가발전 주도한 재벌체제에는 과도한 경제력 집중과 일감몰아주기, 단가몰이치기 등으로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있고 우리 국가경제가 혁신형 모델로 발전하는데 장애가 된다는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면서 “엄중한 시기에 재벌 총수는 재벌체제 폐해 시정하고 혁신경제로 나아가는데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체제 혁신을 통해 혁신기업 메카로 탈바꿈하는 이스라엘의 최근 경험 참고해주시기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정 부장판사는 마지막으로 “이재용 피고인에게 당부드린다”면서 “어떠한 재판 결과에도 책임을 통감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로 심리에 임해주시기 바란다. 심리 중에도 당당히 기업 총수로 해야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재판부를 바라보며 고개를 숙였다. 정 부장판사는 “1993년 독일프랑크푸르트에서 당시 만 51세의 이건희 총수는 낡고 썩은 관행을 버리고 사업의 질을 높이자며 이른바 ‘삼성 신(新)경영을 선언하고 위기를 과감한 혁신으로 극복했다”면서 “2019년 똑같이 만 51세가 된 이재용 삼성그룹 총수의 선언은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 물었다. 이 부회장은 계속 재판부를 응시하며 아무런 말은 하지 않았다. 정 부장판사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재판을 마쳤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다음 재판은 다음달 22일 열린다. 다음 재판에서는 이 부회장의 뇌물 및 횡령 혐의 등에 대한 유무죄를 다루는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재용,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첫 재판…형량 늘어날까

    이재용,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첫 재판…형량 늘어날까

    대법, 최순실에게 준 말 3마리도 뇌물로 판단이 부회장 뇌물 혐의 36억→86억원으로 늘어파기환송심에서도 치열한 법리다툼 벌일 듯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주는 등 국정농단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이 25일부터 시작된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이 부회장과 삼성 임직원들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연다. 이날 재판에는 이 부회장이 직접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법정에 나오는 것은 지난해 2월 5일 항소심 선고 이후 627일 만이다. 이 부회장은 당시 구속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었다. 파기환송심에서도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올해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삼성이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제공한 34억원어치의 말 3마리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 등이 뇌물이라고 판단했다.2심보다 뇌물 액수가 불어났기에 파기환송시에서 이 부회장의 형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앞서 이 부회장의 2심은 삼성이 대납한 정유라 승마지원 용역 대금 36억원은 뇌물로 봤지만, 말 구입액과 영재센터 지원금은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판단으로 뇌물 등 혐의액이 36억원에서 86억원으로 늘었다. 최순실 씨가 뇌물을 요구한 것이 강요에 해당할 정도는 아니라고 대법원에서 판단한 점 역시 이 부회장의 양형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대법관들 사이에서도 말 3마리와 지원금을 뇌물로 볼 수 없다는 이견이 나왔던 만큼, 이 부회장 측에서도 이를 토대로 법리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70억원의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은 점과 비교해 형평성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이 부회장 측은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 부회장의 재판에 이어, 국정농단 사건의 또 다른 주역인 최순실 씨의 파기환송심은 닷새 뒤인 30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석준) 심리로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6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기환송심도 맡았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 날짜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이재용 ‘국정농단 파기환송’ 25일 시작

    이재용 ‘국정농단 파기환송’ 25일 시작

    이 부회장 측, 실형 막을 전략 주력 예상지난 8월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재판이 25일 열린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제공한 34억원어치의 말 세 마리,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 등 뇌물액이 늘어나면서 형량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25일 오전 10시 10분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연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8월 29일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항소심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묵시적 부정 청탁’을 했다고 판단했다. 최씨에게 제공한 말 세 마리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을 뇌물로 인정하면서 이 부회장의 뇌물액은 항소심이 인정했던 36억원에서 86억원으로 늘었다.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뇌물과 그에 따른 횡령액이 늘면서 형량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액이 50억원이 넘어가면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하게 돼 있다. 3년 이하의 징역형에만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만큼, 실형 선고 가능성이 커졌다. 대법원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도 추가로 유죄라고 판단했고, 최순실씨가 뇌물을 요구한 것도 강요가 아니라고 판단해 양형이 줄어들 여지는 별로 없다. 대법원이 유무죄 판단을 사실상 끝낸 만큼, 이 부회장 재판은 양형을 두고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실형을 막기 위한 전략을 짜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과 함께 파기환송된 최순실씨 재판은 30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석준) 심리로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6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파기환송심도 맡았는데, 아직 재판 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회전근개 파열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다. 이전 재판과 마찬가지로 파기환송심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국정농단 70억 뇌물’ 유죄 판단에도…신동빈 실형 피했다

    ‘국정농단 70억 뇌물’ 유죄 판단에도…신동빈 실형 피했다

    “원심, 뇌물공여죄 등 법리 오해 없어” 신 회장, 피해자 보다 뇌물 공여자로 봐 영화관 매점 가족회사에 임대 배임 인정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 측에 70억원을 건넨 뇌물공여 혐의와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을 가족회사에 임대하는 등 경영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는 17일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특히 신 회장이 법정 구속까지 됐던 국정농단 뇌물 사건은 1·2심에 이어 유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에서 제3자 뇌물공여죄에서의 부정한 청탁, 대가관계에 대한 인식, 강요죄의 피해자와 뇌물공여자 지위의 양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2016년 박 전 대통령에게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청탁하고 그 대가로 최씨가 만든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 회장은 지난해 2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나와 법정 구속됐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2심 선고에서 같은 유죄 판단이 내려지면서도 수동적으로 뇌물 요구에 응한 강요 피해자 성격에 더 무게가 더해져 집행유예가 선고됐고 신 회장은 바로 석방됐다. 2심 재판부는 양형이유에서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에서 대통령이 먼저 적극적으로 금원 지원을 요구했다”면서 “국가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원 요구는 불응할 경우 기업 활동 전반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법리적 판단은 1심과 같으면서 뇌물제공의 실체를 달리 보면서 집행유예를 선고해 이른바 ‘재벌 봐주기’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짐작은 가지만 비슷한 위치에 있는 기업인들이 모두 그와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뇌물을 공여했다는 사정이 분명히 유리한 양형 요소이긴 하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법원은 신 회장을 강요에 의한 피해자라기보다 뇌물 공여자로 판단했다. 다만 징역 10년 미만의 형량에 대해서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없기 때문에 신 회장의 양형 부분은 법률심인 대법원에서 다뤄지지 않았고 뇌물공여 혐의가 유죄가 맞는지만 따졌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8월 29일 최씨의 상고심에서 기업들에 재단 출연금을 내도록 한 강요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하며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신 회장이 따른 것은 요구에 편승해 직무와 관련한 이익을 얻기 위한 것으로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한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전원합의체 판단은 이번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사건 실체에 대한 2심과 대법원의 판단이 약간 다른 것”이라면서 “법리적으로 뇌물 혐의를 유죄로 본 2심 판단 자체는 옳다는 게 이번 대법원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이날 선고 결과에 대해 “그동안 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신 염려와 걱정을 겸허히 새기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국정농단’ 롯데 신동빈,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확정

    ‘국정농단’ 롯데 신동빈,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확정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네고, 영화관 매점을 가족회사에 임대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6일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신 회장은 2016년 3월 박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특허를 청탁하는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됐다. 또 신격호 총괄회장 등과 공모해 롯데시네마가 직영하던 영화관 매점을 회사에 불리한 조건으로 가족 회사 등에 임대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도 받았다. 이 밖에도 롯데그룹에서 어떤 일도 하지 않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를 비롯해 신 총괄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서미경씨와 그의 딸에게 급여를 지급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도 적용됐다. 1심은 뇌물공여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별도로 진행된 경영비리 재판에서도 매점 임대 관련 배임과 서미경씨 모녀 급여 관련 횡령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신 전 부회장 급여 관련 횡령 혐의 등을 포함한 나머지 경영비리 혐의는 모두 무죄를 인정했다. 이후 두 재판을 합쳐 진행된 2심에서는 서미경씨 모녀 급여 관련 횡령 혐의도 추가로 무죄가 인정됐다. 뇌물공여 혐의와 매점 임대 관련 배임 혐의는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뇌물을 공여했다는 점이 양형 이유로 반영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에 검찰과 신 회장 측이 각각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며 확정판결했다. 곽혜진 demian@seoul.co.kr
  • 민주, 檢개혁 박차… 이해찬 “조국 수사 결론내라”

    “무분별 영장·위압적 수사 검사 퇴출해야” 지도부 일각선 “갈등 야기 송구” 첫 사과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이후 검찰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이기도 하지만, 조 전 장관 사퇴에 대해 당원들의 ‘민주당 책임론’이 불거지자 검찰 개혁을 내세우며 핵심지지층 달래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다시 오기 힘든 검찰 개혁의 기회가 됐다. 조 전 장관과 국민께서 몸으로 만들어주신 기회를 절대로 놓쳐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인권을 존중하는 수사개혁안을 빠르게 성안해 바로 실행해야 한다”며 “무분별한 영장 청구, 피의자와 참고인의 과도한 소환, 위압적 수사 등 검찰의 반인권적 수사 관행을 바로 척결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검사는 퇴출하는 방안까지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검찰 개혁특별위원회는 이날 ‘인권 보호를 위한 수사 관행 개선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허윤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은 “적절한 방어를 하려면 수사기록을 봐야 하지만 기소 전 수사기록을 볼 수가 없다”며 “수사기관에서 기록 열람·복사를 거부하기 일쑤”라고 했다. 그 사례로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검찰의 사건 기록을 열람 및 복사하지 못해 재판 절차를 연기 신청한 것을 꼽았다. 한편 이 대표는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결론 내라고 검찰을 연일 압박했다. 이 대표는 “두 달 가까이 끌고 있는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도 결론을 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수사도 두 달 만에 끝났는데 더 많은 검사와 수사진을 투입하고도 결론을 못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조국 정국’으로 야기된 국론 분열에 대한 첫 공식 사과가 나왔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서초동과 광화문 집회에서 보듯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국민들의 갈등이 증폭되고 많은 국민께 심려를 끼쳤다”며 “집권 여당의 지도부 일원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법서라] 대법원에 ‘영장 결과’ 불만 쏟아내는 의원들… ‘재판개입’ 하라는 건 아니시죠?

    [법서라] 대법원에 ‘영장 결과’ 불만 쏟아내는 의원들… ‘재판개입’ 하라는 건 아니시죠?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오늘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날(나경원 원내대표)”, “영장이 기각된 날은 대한민국 사법부 치욕의 날이자 사법부 통탄의 날(주호영 의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검은 상복을 입고 11일 대법원 앞에서 국정감사대책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른바 ‘문재인 정권 사법농단 규탄’을 주제로 한 현장 회의로 발언대에는 ‘조국의 사법농단’, ‘사법부 치욕의 날’이라는 팻말에 붙었습니다. 판사를 지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한때 법복을 입고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사법부 출신으로 이 자리에 오고 싶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자유·평등·정의가 짓밟혔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난 9일 새벽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 전 웅동학원 사무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자유한국당은 ‘사법농단’이라는 단어를 붙여 법원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역시 판사 출신인 주호영 의원은 ‘문재인 정권 사법 장악 저지 및 사법부 독립 수호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이날 연단에 섰습니다. 주 의원은 “영장이 기각된 날은 대한민국 사법부 치욕의 날이자 통탄의 날, 통곡의 날”이라면서 “영장을 기각한 법원 내부 기준이 어떤 것이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주 의원은 이후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약 15분간 면담하며 조씨에 대한 영장 기각을 항의했습니다. 주 의원의 항의에 조 처장은 “사법행정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주 의원은 전했습니다. ●한국당 ‘조국 동생 구속영장 기각’ 항의…열흘 전 민주당은 ‘압수수색 영장 남발’ 질타 조 처장은 열흘 전에도 국회의원들에게 질타를 받았는데요. 그때도 영장때문이었는데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지난 2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청구한 각종 압수수색 영장이 너무 많이 발부됐다며 조 처장에게 항의를 했습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사법농단 사건에서는 75일 동안 압수수색이 23건이었지만 조 장관과 관련해서는 37일간 70곳 이상의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됐다는 게 언론보도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 기준이 고무줄 잣대”라고 지적했습니다. “조 장관 자녀가 지원한 모든 학교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이 남발되는 것은 법원에서 어느 정도 제어를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도 했습니다. 같은 당 이철희 의원은 “조 장관 자택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나) 바꿀 정도로 판사가 이렇게 허술했는지 성찰해야 할 대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압수수색 영장에 대한 불만이 나오자 조 처장은 “법관의 자세와 사법부 독립에 관한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다수로부터 소수를 보호하는 사법부의 사명에 대해 깊이 새기도록 하겠다”, “압수수색영장이나 구속영장 등 강제수사에 있어서 법원에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의원들의 법원을 향한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는데 거기에는 특히 사법부가 정치적인 판단을 했다거나 정치권과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국감에서 화제가 된 ‘전화 공방’이 있었는데요. 주광덕 한국당 의원이 조 처장에게 갑자기 “조 장관과 통화했느냐”는 질문을 한 것입니다.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에게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있던 검사와 통화를 했느냐고 물어 조 장관이 압수수색 중인 검사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의 불씨를 키웠습니다. ●국감서 법원행정처장에 “청와대와 통화했냐”, “정치 처장” 지적도 그러다 이번에는 대법관이자 법원행정처장인 조 처장에게 조 장관과 전화를 한 적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조 처장이 “전화한 적 없다”고 답하자 주 의원은 “몇 번 통화했느냐”고 계속 물었고 조 처장은 “통화한 사실이 밝혀지면 책임지겠다. 대법관으로서 명예를 걸겠다”고까지 말했습니다. 이후 주 의원은 조 장관 외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인사들과 통화한 적 있느냐고도 물었습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은 최근 주말마다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관련 집회를 거론하며 조 처장에게 “사법부도 언제든 특정 정파의 시위 대상이 될 수 있다. 겨우 임기 2개월 지난 검찰총장을 집권 여당이 그만두라고도 하는데 적절한가“ 물었습니다. 조 처장이 대답을 못하자 이 의원은 “정치 처장님이시다”면서 “왜 소신껏 처장이 답을 못하느냐”고 화를 냈습니다. 국감 때는 압수수색 영장이 너무 남발된다고 여당이 항의를 한 데 이어 민주정책연구원은 영장 남발을 지적하는 내용을 포함해 법원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자료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를 두고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나오자 집권 여당이 법원을 압박한다고 한국당이 지적하기도 했죠. 그러나 한국당은 다음날 조 장관의 동생 조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곧바로 “청와대 맞춤형 기각”이라며 법원을 맹비난했습니다. 민주당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고요. 누구든지 법원 판결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고 그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헌법의 가치에 따라 법관이 독립된 존재라고 해서 판결이 성역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법원에서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든 어느 한 쪽은 꼭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기 마련이라 모두가 만족할 만한 판결이 나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간혹 일부 판결을 두고 논란이 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이나 포털사이트에 해당 법관들의 이름이 여러 차례 오르내린 것도 그런 불만의 표시입니다. 영장 재판의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몇 년만 되돌아봐도 국정농단 사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지난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수사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줄줄이 기각됐을 때 해당 영장을 심사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법관들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로 뜨기도 했습니다. 판결은 물론 판사들에 대한 비판과 공격이 갈수록 즉각적이고 또 파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장심사도 재판…윗선이 ‘조언’해도 재판개입 가능성 그런데 정치권에서 나오는 비판들은 조금 더 신중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실시간 검색어나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반영된 여론을 전달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판결 자체가 아닌 판사 개인의 성향이나 이력을 공격하는 것, 특히 대법원을 상대로 이러한 비판을 하는 것은 과연 적절한가 의문이 듭니다. 지난해 검찰 수사를 통해 전직 사법부 수장을 비롯한 고위 법관들이 줄줄이 피고인이 되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청와대와 사법부가 ‘재판 거래‘를 했고, 그러기 위해 일선 법원의 재판 과정에 개입을 했다는 것이 핵심 혐의입니다. 헌법으로 법관의 독립이 보장된 가운데 재판 거래나 개입은 어떤 경우에서도 있어선 안 된다는 법원 안팎의 공감대가 수사의 동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을 포함해 모두 14명의 전·현직 법관들이 재판을 받고 있고, 8명이 징계가 의결됐고 또 다른 10명에 대해 징계가 청구된 상황입니다. 민주당에서는 징계범위가 너무 미흡하다고 꾸준히 지적을 했고 정의당 등과 함께 사건에 연루된 현직 법관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대법원의 진상조사 결과에 이어 검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과 피의사실만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사법행정권 남용을 법관들이 자행했다는 지적은 이제는 관심이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계속되는 지적사항입니다. 그런데 벌써 반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관련 재판에서 피고인이나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전·현직 법관들이 자주 하는 나름의 ‘변명’이 있습니다. 왜 일선 재판부에 사건의 경과를 물었는지, 왜 윗선으로부터 이러한 지시를 받아 보고했는지(또는 왜 이런 지시를 해 보고받았는지). 그에 대해 많은 판사들이 “국회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을 지내면서 일선 재판부에 사건 관련 ‘조언’을 전달하고 또 이를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서울중앙지법은 언론에 보도되는 중요 형사사건이 많고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질문이 들어오면 답변을 해야하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했습니다. 사법행정상 필요에 따라 확인한 것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외부에서 관심갖는 사건들에 대해 사법부가 원할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알아보고 정리했다는 겁니다.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심준보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행정처가 특정 사건의 구체적인 경과와 관련돼 일선 법원에 질문하는 것에 대해 “행정처는 국회에 대응하기 때문에 그런 내용을 파악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라면서 “실제로 의원들은 특정 사건을 묻고도 정파적 이해에 따라 엄청 괴롭히거든요”라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각종 재판 거래 및 재판 개입의 핵심 실행자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사법부의 최대 과제였던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청와대와 국회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각종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의 혐의 중에는 상고법원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시한 의원들의 각종 ‘민원’을 들어줬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자신이나 주변 인사들이 연루된 재판을 언급하며 도움을 청한 것이 민원의 내용인데 실제 재판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자체로도 심각한 문제로 치부됐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임 전 차장 등의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들을 최종 지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죠. 당시 사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는 재판들은 주로 당시 청와대와 국회가 관심을 가질 만한 사안들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게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이었고 재판지연의 피해는 고스란히 강제징용 피해자였던 할아버지들이 받으시게 되었습니다. 대법원을 상대로 ‘제어’나 ‘절제’를 주문하는 것이 실제로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이 또는 일선 법원장이 영장전담 법관을 불러 “적당히 발부를 하라”거나 “너무 발부를 남발하는 것 아니냐”, 또는 “왜 그 사람만 기각을 한 것이냐”고 따져 묻는 것을 요구하는 것일까요? 진짜로 그러길 바라는 건 아닐 것으로 믿어봅니다. 그것이 곧 사법행정권 남용이고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재판 개입이라는 게 지난해 사법부로 온갖 질타가 쏟아졌던 이유였기 때문입니다. 법원장에게조차 해당 법원에서 어떤 사건이 접수돼 어떤 판결이 나왔는지 보고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여겨져 대법원은 중요사건 접수 및 종국보고 예규까지 없앴습니다. 실제로 징계를 받게 됐거나 징계절차에 넘겨진 판사들의 수가 매우 적다고도 평가되지만 지난해 100여명에 달하는 전·현직 법관들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법행정권을 남용해선 안 되고 법관의 독립은 존중돼야 한다고 매섭게 지적한 것은 바로 국회였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조국 대신 경제로 방향 튼 文… 이재용 호명하며 “13조 투자 감사”

    조국 대신 경제로 방향 튼 文… 이재용 호명하며 “13조 투자 감사”

    삼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발표에 文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제조강국 출발점” 日 수출 규제 100일 맞아 극일·자강 강조李부회장 “함께 잘사는 나라 앞장” 화답 文 서산 찾아… “이순신 구국 기반 닦은 곳”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 주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양승조 충남도지사를 비롯해 기업인, 대학, 연구기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이렇게 말한 뒤 “오늘 협약식은 핵심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시장의 흐름을 제때 읽고 변화를 선도해 온 우리 기업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우리 삼성이 가전에 이어 반도체·휴대전화·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언제나 앞서 나가고 있고,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주고 계셔서 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2025년까지 13조 1000억원에 이르는 세계 최초 퀀텀닷(QD·양자점 물질)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외부 추격이 빨라질수록, 도전이 거세질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을 만들자’는 (대통령) 말씀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됐다”며 “문 대통령이 항상 강조하는 ‘함께 나누고 같이 성장하자’는 말씀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점을 잊지 않겠다. 상생협력, 업계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통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이 삼성공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7월 인도 방문 때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 지난 4월 화성사업장(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이어 3번째다. 이 부회장을 만난 것은 신년하례회를 시작으로 올 들어 7번째다. 문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뇌물공여 혐의를 추가 인정받고 파기환송심을 앞둔 이 부회장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감사를 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판과 별개로 경제회생과 미래먹거리를 위한 적극적 투자에 대한 감사 의미”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문 대통령이 현장에 도착하자 이 부회장이 맨 앞에서 영접했다. 문 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했고, 이 부회장의 안내로 공장에 들어섰다. 문 대통령은 “삼성디스플레이의 과감한 도전을 응원한다”, “삼성의 혁신 노력에 대해서도 아주 축하드린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폴드’와 같은 획기적 제품” 등의 표현도 했다. 이날 일정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과 관계없이 민생·경제를 챙기는 데 국정동력을 집중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99일째인 만큼 ‘극일·자강’을 위한 산업 경쟁력 강화를 삼성이 이끌어 달라는 의미가 담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신규 생산 라인은 초기 3만장 규모로 2021년 가동을 시작해 65인치 이상 초대형 QD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예정이다. 투자가 본격화되면 신규 채용 외에 5년 동안 약 8만 1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충남 서산에서 지역 경제인 50여명과 오찬간담회를 하며 “이곳은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할 수 있었던 기반을 닦은 곳”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일정과 맞물려 경제인이 힘을 모아 한일 경제갈등 국면을 극복하자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검찰 ‘정경심 구속영장 딜레마’

    피의자 조사 없이 18일부터 본격 재판 형사 피고인에 공소사실 영장 드물어 사모펀드 등 ‘별건’으로 영장 가능성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정 교수의 신병 처리를 놓고 검찰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 교수는 자녀 입시 관련 의혹을 비롯해 사모펀드, 웅동학원 등 조 장관 일가 수사의 중심에 놓여 있는 데다 증거인멸 의혹까지 일어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 교수가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 이미 피고인 신분이 됐고 변호인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건강이 좋지 않다고 호소하는 등 복잡한 변수들이 있다. 검찰은 지난달 6일 밤 딸 조민씨의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혐의(사문서 위조)로 정 교수를 기소했다. 정 교수는 검찰에 피의자로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은 채 곧바로 피고인이 됐고 오는 18일부터 본격적인 재판 절차에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형사재판 절차에 들어간 피고인에 대해 검찰이 공소사실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영장전담 법관이 영장 발부 여부를 심리하는 경우는 없다.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검찰과 마찬가지로 피고인도 재판부를 설득해야 할 동등한 지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다만 검찰이 구속의 필요성을 재판부에 요청해 재판부가 직권으로 구속 여부를 결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검찰이 이번처럼 피의자 조사도 하지 않고 재판에 넘긴 혐의를 놓고 법원이 직권으로 영장을 발부해 달라고 설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판에 넘겨진 사문서 위조 혐의와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위조 사문서 행사, 업무방해, 증거인멸 혐의가 모두 같은 범죄 사실이라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검찰이 정 교수 신병을 확보하려면 ‘별건’인 사모펀드 또는 웅동학원 관련 혐의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해 1월 국정농단 방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던 중 별건인 국가정보원 불법 사찰 혐의로 따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고 구속되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검찰 ‘정경심 구속영장 딜레마’

    피의자 조사 없이 18일부터 본격 재판 형사재판 피의자에 영장 전례 드물어 사모펀드 등 ‘별건’으로 영장 가능성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정 교수의 신병 처리를 놓고 검찰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 교수는 자녀 입시 관련 의혹을 비롯해 사모펀드, 웅동학원 등 조 장관 일가 수사의 중심에 놓여 있는 데다 증거인멸 의혹까지 일어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 교수가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 이미 피고인 신분이 됐고 변호인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건강이 좋지 않다고 호소하는 등 복잡한 변수들이 있다. 검찰은 지난달 6일 밤 딸 조민씨의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혐의(사문서 위조)로 정 교수를 기소했다. 정 교수는 검찰에 피의자로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은 채 곧바로 피고인이 됐고 오는 18일부터 본격적인 재판 절차에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형사재판 절차에 들어간 피고인에 대해 검찰이 공소사실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영장전담 법관이 영장 발부 여부를 심리하는 경우는 없다.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검찰과 마찬가지로 피고인도 재판부를 설득해야 할 동등한 지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다만 검찰이 구속의 필요성을 재판부에 요청해 재판부가 직권으로 구속 여부를 결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검찰이 이번처럼 피의자 조사도 하지 않고 재판에 넘긴 혐의를 놓고 법원이 직권으로 영장을 발부해 달라고 설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판에 넘겨진 사문서 위조 혐의와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위조 사문서 행사, 업무방해, 증거인멸 혐의가 모두 같은 범죄 사실이라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검찰이 정 교수 신병을 확보하려면 ‘별건’인 사모펀드 또는 웅동학원 관련 혐의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해 1월 국정농단 방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던 중 별건인 국가정보원 불법 사찰 혐의로 따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고 구속되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롱터뷰]“참여정부 땐 檢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조직으로 착각” 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장

    [롱터뷰]“참여정부 땐 檢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조직으로 착각” 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장

    “1기는 굵직한 거대담론 집중, 2기는 피부로 느끼는 실사구시”“법무부에선 수사 오해 없게 개혁해야 수사 뒤 본격 개혁될 것”“촛불 때 檢 제대로 작동했으면 국정농단 없었을 것 인식 퍼져”“특수부 축소 檢 자체방안 서울중앙지검은 남아 있어 두고 봐야”“3~4개월 집중 권고 후 나머지 기간은 이행 점검 주력할 것” 김남준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장이 법무부의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검찰 수사를 둘러싼 오해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검찰개혁이 담론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이행되도록 개혁위를 이끌겠다고 말했다.김 위원장은 2일 서울신문과 만나 법무부와 청와대의 지속적인 검찰개혁 메시지가 ‘수사 개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개혁위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조직이기 때문에 수사에 신경 쓰지 않고 권고안을 낼 것”이라면서도 “다만 법무부에선 (수사 관련) 오해가 없도록 하는 게 맞고, 실제 그런 부분을 고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수부 축소 등 조직 변경도 대통령령 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수사가 끝난 이후 본격적인 검찰개혁에 착수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 브레인’ 역할을 맡는 2기 개혁위의 활동 기간은 1년이다. 김 위원장은 가능한 3~4개월 내로 주요 권고를 마친 뒤 나머지 기간은 실제 이행 여부를 감시하는 데 집중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1기와 2기 개혁위의 차이를 ‘거대담론’과 ‘실사구시’로 설명했다. 1기 활동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입법 절차가 필수적인 굵직한 검찰개혁에 집중됐다면 2기 활동은 대통령령 개정, 법무부령 개정 등 법무부가 독자 시행할 수 있는 검찰개혁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인 김 위원장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체제에서 1기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개혁위는 지난달 30일 1호 권고안으로 직접 수사 축소, 형사·공판부로의 중심 이동을 위한 개정 실무작업 착수를 의결했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에 대해 김 위원장은 “형사·공판부보단 인지수사를 하는 특수부가 아직 인기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평검사 재직 기간의 5분의2 이상을 형사·공판·조사부에서 일해야 부장 승진이 가능한 현재 기준을 2분의1이나 그 이상으로 높이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전날 윤석열 검찰총장이 내놓은 ‘특수부 축소’ 방안에 대해선 “대통령 지시에 따라 개혁안을 신속하게 낸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얼마나 권한이 줄어들지 아직 알 수 없다”고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서울중앙지검에는 특수부가 여전히 건재하고, 사실상 특수부 역할을 하는 형사부 일부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과 같은 비직제부서도 있기 때문에 언제든 특수수사를 이어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1기 위원으로 활동한 데 이어 2기에선 위원장을 맡으셨습니다. 위원장직을 받아들인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 법무·검찰 개혁 분야에서 오래 일했습니다. 참여정부 당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맡았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선 사법위원장을 지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1기 위원으로 활동했지만, 아직까지 검찰개혁이 실현된 부분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2기 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검찰개혁을 이루는 것이 제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위원장직을 수락했습니다.” -지난달 30일에 열린 발대식에서 ‘1기에서 충실한 권고를 했기 때문에 2기가 필요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하셨는데요. 1기에서 검찰개혁이 완성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1기 활동은 이론적으로 따지면 거대담론에 가깝습니다. 수사권조정을 포함한 형사소송법 개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국회 통과가 필요한 굵직한 개혁안들이죠. 그래서 1기 위원들이 열심히 논의해서 개혁안을 권고했는데, 권고안을 수용할지는 또 법무부의 몫입니다. 실제로 국회에 가있는 법안들은 저희가 권고했던 내용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이고, 여전히 미이행된 부분도 많았다고 생각합니다.”-그렇다면 2기는 1기와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요? “2기는 ‘실사구시’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당장 현장에서 적용 가능하고,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개혁에 주안점을 두려고 합니다. 대통령령, 법무부령 등 개정을 통해 조직과 인원을 바꾸려고 합니다. 특수부 직접 수사 축소, 형사·공판부로의 중심 이동은 대통령령 개정으로 가능한 부분입니다.” -2기에선 현직 검사들을 포함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검찰 내부 의견은 검사가 잘 알기 때문에 제가 포함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아무래도 형사나 공판 관련 전문적인 지식이 있으면 권고안을 만드는 데 실무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현직 검사들과 민간 위원 간에 시각도 다를 것 같습니다. “네, 차이점이 있습니다. 민간 위원은 검찰 권한 축소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죠. 반면에 검사들은 검찰인사의 불공평성, 상명하복으로 인한 의견 제시의 어려움 등을 주로 얘기했습니다.” -천 전 장관님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검찰개혁의 중요 목표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인데, 지금 오히려 개입을 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개혁위로선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조직이라 수사를 신경 쓰지 않고 권고합니다. 다만 법무부에선 그런 부분은 오해가 없도록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런 부분을 (법무부에서) 그런 부분을 고려하는 것 같고요. 특수부 축소 등 조직 변경도 대통령령 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검찰) 수사가 끝난 이후에 본격적인 검찰개혁에 착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여정부 때와 지금의 검찰개혁 환경이 어떻게 다를까요? “참여정부에 힘이 없었던 것도 맞지만, 당시엔 검찰에 대한 인식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정권 초기 대선자금 수사를 기점으로 검찰이 훌륭하다는 말도 나왔잖습니까. 당시 검찰이 정치권력을 이용하지 않고,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조직으로 인식됐습니다. 그렇게 검찰개혁 동력을 잃어버렸다고 볼 수 있죠. 이는 인식부터 잘못됐습니다. 권력기관, 특히 검찰처럼 권력이 집중된 조직은 스스로 내려놓기 어렵습니다. 특히 외부 개입이 힘든 조직은 내부 논리가 강하기 때문에 검사들 스스로도 개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지금은 검찰개혁 동력이 강해졌다고 보시나요? “그때보단 훨씬 강해졌죠. 박근혜 정부 당시 촛불집회를 통해 ‘검찰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국정농단과 같은 일이 생기지 않았으리라’는 인식이 생겨났습니다. 이번엔 다시 서초동에서 촛불이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 방식을 보면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검찰개혁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합니다.” -검찰 특수수사의 문제점이 무엇일까요? “수사하고, 기소하고, 재판하는 절차는 분리돼야 합니다. 수사권은 경찰에게, 기소권은 검찰에게, 재판은 법원에 맡기는 것이 이상적이죠. 문제는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꺼번에 쥐고, 경찰에 대한 지휘권까지 갖고 있죠. 마치 군주국가처럼 권력 분립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사권을 경찰에 맡기고, 검찰은 사법통제를 하면서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법률기관으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하고 기소하는 등 특수수사가 ‘적폐청산’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인데요. “검찰개혁 문제는 좌우에 따른 차별이 있어선 안 됩니다. 적폐청산 수사도 결국엔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검사들이 진행했습니다. 그 수사에서도 검찰이 강력한 권한을 이용해 관계자들에게 압박을 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을 거라고 봅니다. 좌우 진영논리와 관계없이 검찰 특수수사는 지양돼야 합니다.” -어제(1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특수부를 축소하는 방안을 내놓았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신속하게 개혁 방안을 낸 것은 긍정적입니다. 다만 실제로 얼마나 권한이 줄어들지 알 수 없습니다. 특수수사 비중은 서울중앙지검이 제일 크고, 나머지 검찰청들은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3개 특수부를 남기더라도 힘을 더 키울 수도 있고요. 또 형사부를 특수부처럼 운영하거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처럼 비직제부서를 특수수사 팀으로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대검이 제대로 특수수사를 줄일 의지를 갖춘 것인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궁극적으로 특수부가 완전히 폐지되어야 한다고 보시는 건가요? “앞으로 살펴봐야 할 문제입니다. 검찰은 오랫동안 해온 부정부패범죄와 금융범죄 수사에 전문성이 있습니다. 관련 분야 수사를 갑자기 멈춰버리면 공백이 발생하겠죠. 그래서 현행 수사권조정안에서도 일정 영역에선 검찰이 직접수사를 하는 것으로 남겨놓고 합의가 이뤄진 것입니다. 물론 장기적으론 검사가 직접수사를 할 필요가 있는지 논의해야겠죠.”-점차 직접수사 권한이 검찰에서 경찰로 넘어가는 흐름인데요. 경찰에서 같은 폐해가 발생하진 않을까요? “기소권은 어디까지나 검찰에 있기 때문에 경찰에 대한 사법 통제는 이뤄질 것이라 봅니다.” -수사종결권은 경찰에 있는 방향으로 법안이 짜였는데, 사법통제가 가능할까요? “사실 1기 개혁위에선 수사종결권을 검찰에 줘야 한다는 권고를 냈습니다. 경찰이 불기소하더라도 사법 통제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주는 것은 곤란하다’는 게 중론이었습니다. 권고안과 달리 실제 법안에선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지는 방향으로 담겼지만, 그럼에도 고소·고발인이 이의를 제기하면 검찰이 적절한지 판단할 수 있는 구조기 때문에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1호 권고안에 ‘형사부와 공판부로의 중심 이동’도 포함됐습니다.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형사·공판부보단 인지수사를 하는 특수부가 아직 인기가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사회적인 이목을 끌기 쉽고, 대형 정치사건 등 ‘거악 척결’ 차원에서 훨씬 검찰권력을 발현하기 쉬운 부서이기 때문이죠. 또 과거엔 권력기관에 가까이 있는 공안부가 더 강했고요. 그에 비해 형사부와 공판부는 검찰 본연의 일이라 할 수 있는 기소권과 공소유지에 충실하지만, 상대적으로 권력에서 떨어져 있죠. 개혁위는 형사부와 공판부로 중심이 이동할 수 있도록 많은 권고를 해나갈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평검사 재직 기간의 5분의2 이상을 형사·공판·조사부에서 일해야 부장 승진이 가능한 현재 기준을 2분의1이나 그 이상으로 높이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겠죠. 앞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갈 계획입니다.” -검찰개혁을 위해 필요한 방안이 또 무엇이 있을까요. “법무부가 검사에 대한 1차적 감찰권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검 자체적으로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진행하고, 법무부는 2차적 감찰권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조직이나 그렇듯이 외부에서 감시해야 합니다. 내부에서만 감찰이 이뤄지면 특정 사건을 가볍게 처리하거나, 속된 말로 ‘묻어버릴’ 수 있습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검찰개혁을 위해선 법무부가 감찰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돼야 합니다.” -권고를 넘어서 실제로 이행되는지 여부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요. “맞습니다. 적폐청산과 제도개혁은 ‘이행 여부’가 감시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국정원의 경우 개혁발전위원회 활동이 끝난 이후에도 일부 위원을 남겨 이행 상황을 계속 보고받았습니다. 저희도 3~4개월 집중적으로 권고안을 내놓고, 그 뒤에 필요하면 이행 여부를 감시하고자 합니다.” 글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법원 “이재명에 ‘거머리’ 표현 사용은 인신공격…변희재 배상해야”

    법원 “이재명에 ‘거머리’ 표현 사용은 인신공격…변희재 배상해야”

    보수 논객 변희재씨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매국노’, ‘거머리’ 등으로 표현한 행위는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2부(부장 유상재)는 이재명 지사가 변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변씨가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연합뉴스가 28일 전했다. 현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을 맡고 있는 변씨는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이 지사를 ‘종북’이라고 가리킨 글을 13차례 올렸다. 또 2014년 2월에는 러시아 소치올림픽에서 러시아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출전한 빅토르 안(안현수)이, 이 지사가 경기 성남시장일 때 시청 빙상팀을 해체해 한국을 떠났다는 취지로 이 지사를 비판하는 글을 16차례 올렸다. 이 지사는 변씨의 행위로 사회적 평가가 훼손됐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이 지사를 ‘종북’, ‘매국노’로 표현한 글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400만원을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종북’이라는 말이 포함돼 있더라도 이는 공인인 이 지사의 정치적 이념에 대한 의견 표명이나 의혹 제기에 불과해 불법행위가 되지 않거나 위법하지 않다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원심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대법원 판단에 따라 파기환송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재판부는 ‘종북’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종북이라는 표현은 이 지사의 정치적 행보나 태도를 비판하려는 수사학적 과장을 위해 사용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장이자 공당 당원인 이 지사의 정치적 이념에 대한 의문이나 의혹에 대해 광범위한 문제 제기가 허용될 필요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변씨가 이 지사에 대해 ‘국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떼’, ‘매국노’라고 표현한 것은 단순한 논쟁·비판을 넘어선 인신공격에 해당한다고 보고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한편 변씨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를 드러낸 이른바 ‘최순실 태블릿PC’을 다룬 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도 구속기소돼 지난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 5월 이 사건의 2심 재판부가 변씨가 청구한 보석을 조건부로 허가해 변씨는 불구속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변씨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자신의 책 ‘손석희의 저주’와 미디어워치 기사 등을 통해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과 ‘최순실 태블릿PC’ 보도를 한 JTBC 기자들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이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변씨는 JTBC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과 공모해 태블릿PC를 입수한 뒤 파일을 조작하고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처럼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1심 재판부는 “자신에게 부여된 공적 책임을 외면하고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을 위한 절차를 수행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허위사실을 보도했다”면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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