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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조국 고초, 마음에 큰 빚”에 하태경 “대통령 포기한 발언”

    文 “조국 고초, 마음에 큰 빚”에 하태경 “대통령 포기한 발언”

    “대규모 검찰 숙청, 마음의 빚 갚기 위한 건가”“나라 분열…국민 마음에 진 빚은 안 느껴지나”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가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큰 빚을 졌다고 발언한 데 대해 “대한민국 대통령이길 포기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하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수사나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조국(전 법무부 장관)이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아주 큰 마음의 빚을 졌다고 했다”면서 “대통령이 아닌 조국 수호 사령관을 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맹비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 분(조 전 장관)의 유무죄는 수사나 재판 과정을 통해 밝혀질 일이지만, 그 결과와 무관하게 이미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검찰개혁 조정법의 국회 통과에 이르기까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기여한 것은 크다”고 강조했다.이어 “국민께 호소한다. 조 전 장관의 임명으로 국민들간에 갈등과 분열이 생겼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조 전 장관을 놓아주고, 재판 결과에 맡겼으면 한다. 그 문제에 대한 갈등은 끝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하 대표는 이에 대해 “조국의 거짓말과 위선은 청년들 가슴에 대못을 박고 나라를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분열시켰다”면서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등 친문 국정농단에 동조하고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하 대표는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은 검찰에 조국 사건에 대해 엄정히 수사할 것을 지시해도 모자란다”면서 “그런데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노골적인 조국 수호의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의 손발과도 같았던 대검 참모진 등 검찰 고위급 인사들의 대거 좌천성 발령과 관련해 “얼마 전 대규모 검찰 숙청도 그 마음의 빚 갚기 위한 것이었나”라고 비판했다.하 대표는 “문 대통령이 정말 나라와 국민을 생각했다면 조국을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것에 대해 사죄했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하 대표는 “국민은 큰 충격과 상처를 받았다. 조국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는 문 대통령, 국민 마음에 진 빚은 안 느껴지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정유라 결석을 출석으로 바꿔준 고교 담임 해임 처분은 정당”

    “정유라 결석을 출석으로 바꿔준 고교 담임 해임 처분은 정당”

    1·2심, 정유라 고교 2학년 담임 해임 처분 “정당”결석을 ‘출석·체험활동 참여’로 생활기록부 기재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무단결석을 출석으로 바꿔주는 등 특혜를 준 고등학교 담임 교사를 서울시교육청이 해임한 것은 정당한 징계라며 항소심 법원도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9부(김광태 민정석 이경훈 부장판사)는 정유라씨의 청담고 2학년 담임교사 A씨가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해임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던 2016년 말, 서울시교육청은 청담고에 대한 특정감사를 통해 정유라씨가 2학년이던 2013년 무단결석 17일을 포함해 53일을 결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학년의 절반 이상을 4교시가 끝나기 전에 조퇴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나 당시 담임교사였던 A씨는 정유라씨가 무단결석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조퇴한 날에도 정상적으로 출석한 것처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정유라씨가 승마대회에 출전하거나 무단으로 해외에 출국한 날에 청담고의 ‘창의적 체험활동’에 참여했다고 생활기록부에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국어 과목을 맡았던 A씨가 정유라씨의 2013년 1학기 말 문학 과목의 태도 부문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준 사실도 확인했다. 이와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A씨는 2017년 4월 해임 징계를 받았고,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과 마찬가지로 2심도 A씨가 정유라씨에게 출석과 관련해 특혜를 준 것으로 해임된 것은 정당한 징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학생의 출석 일수는 진급을 결정하는 데 고려하는 요인이고, 담임교사는 학급 학생들의 출결 상황을 확인할 책임이 있다”면서 “그런데도 A씨는 정유라씨가 수시로 결석·조퇴한다는 점을 알면서 학교 체육부에서 통지받은 일정과 대조해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2013년 2학기에는 아예 체육부로부터 정유라씨의 대회나 훈련 일정을 통보받지도 않고서 담임교사 A씨가 관련 상황을 확인하지 않은 채 결석·조퇴를 모두 출석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같은 시기에 다른 체육특기생들의 연간 결석 일수가 30일 수준인 점도 언급했다. 결석 일수가 이보다 훨씬 많은 정유라씨의 출결 상황을 담임교사 A씨가 제대로 확인했어야 했는데도 의무를 성실히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A씨는 정유라씨가 결석한 날 창의적 체험활동을 했다고 기재한 것은 전산상의 문제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특혜를 줄 고의가 없었다거나, 최서원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이 아니므로 해임은 너무 무거운 징계라는 A씨의 주장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는 출결 상황을 관리하는 기초자료인 출석부도 제대로 작성·관리하지 않았다”면서 “학생을 평가하는 기초자료인 생활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했는데, 이는 공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정유라씨에게 문학 과목 태도 부문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준 부분은 징계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체육특기생이라고 해도 평소 수업 참여도를 평가하는 태도 점수에서 만점을 받는 일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면서 “정유라씨의 수업 태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아무 근거 없이 성적을 부여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징계 사유 중 이 부분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해임이라는 징계 수위는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삼성 이건희, 이번주 ‘병상 생일’…웃을 수 없는 이유, 이재용 때문?

    삼성 이건희, 이번주 ‘병상 생일’…웃을 수 없는 이유, 이재용 때문?

    李, 국내 주식부호 부동 1위…17조 6000억지분 가치 1년 전보다 4조 이상 늘어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오는 9일 병상에서 78번째 ‘병상 생일’을 맞는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한 지 올해로 7년째 접어들었다. 이 회장은 현재 의식이 없지만 자가호흡은 가능한 상태로 틈틈이 운동 치료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가족들이 이 회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차원에서 이 회장의 생일을 기념하는 특별한 행사는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재계와 복수의 삼성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 입원해 있다. 건강 상태는 이전보다 특별히 악화하지 않고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10일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이 일어나 인근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다음날 새벽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고, 이후 심폐기능이 정상을 되찾으면서 중환자실에서 병원 20층에 있는 VIP 병실로 옮겨져 지금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이 회장은 의식은 없지만, 인공호흡기나 특수 의료장비 없이 자가 호흡을 한다고 전해졌다. 주로 병상에 누워서 지내면서도 자주 휠체어를 태워 복도를 산책시키거나 신체 일부를 일으켜 세워 마사지해주는 등 운동 요법과 외부 자극에 반응해 음악을 들려주는 등 보조적인 자극 치료 등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일에 부인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아들 이재용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은 이 회장 생일을 맞아 신년 인사를 겸해 병원을 찾아 문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임직원들은 이 회장 와병 초반에는 사내매체 등을 통해 쾌유 기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으나 2018년부터는 별도의 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 올해도 회사 차원의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수년째 병상에 누워 지내면서도 국내 주식부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달 12월 30일 기준 이 회장 지분가치는 17조 6213억원으로 부동의 1위일 뿐 아니라 1년 전보다 4조 422억원이 늘어났다. 두달 전인 지난해 11월 삼성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1987년 경영권을 이어받은 이 회장은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신경영 시대를 열었고, 휴대전화와 반도체에 매진해 회사를 세계적인 선두 기업으로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삼성의 현 상황은 삼성 총수를 이어받은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뇌물 혐의 등으로 파기환송심을 받는 등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재판, 노조 와해 혐의 재판도 한꺼번에 진행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세계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다가 수년째 이어지는 재판 부담으로 이 회장 생일이라고 해서 축하 등 긍정적인 분위기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삼성그룹 준법경영 체제 다잡는다

    삼성그룹 준법경영 체제 다잡는다

    국정농단 재판부 요구사항 수용한 듯 김지형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내정최근 계열사 임원들이 법원에서 줄줄이 유죄를 받은 삼성이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어 그룹 전반의 준법경영 체제를 다잡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재판’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가 준법경영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것이 위원회를 꾸리게 된 결정적 요인으로 보인다. 진보적 성향인 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으로 내정됐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내부 논의를 거쳐 주요 계열사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별도의 외부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 전 대법관을 비롯한 삼성 외부 인원을 중심으로 10여명 안팎이 참여할 전망이다. 김 전 대법관은 2005~2011년 대법관을 지내며 동료 대법관들과 함께 진보 성향의 의견을 주로 내 ‘독수리 5형제’라는 별칭을 얻었다. 노동법 전문가로 통하는 김 전 대법관은 퇴임 이후 삼성전자 반도체질환 조정위원장을 맡아 문제를 매끄럽게 마무리 지었다는 내부 평가를 받았다. 2008년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 대법원 2부 주심으로 참여해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이미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법무팀에는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위법 사항을 예방하기 위해 ‘준법지원인’ 제도를 뒀다. 준법위원회는 각 계열사가 아닌 삼성그룹 전반을 살피는 기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로 외부인으로 구성되기에 좀더 객관적 시선의 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차별점으로 보인다. 김 전 대법관은 “예민한 사안이기 때문에 오는 9일에 따로 기자간담회 일정을 잡아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준법위원회 설치는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의 정준영 부장판사가 내준 ‘과제’를 해결하는 차원의 성격도 있다. 정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기업 총수의 비리 행위도 감시할 수 있는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정농단 재판’ 4차 공판은 오는 17일 열린다. 또한 지난달 법원은 ‘삼성에버랜드 노조 설립 방해’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설립·활동 방해’ 등의 재판에서 삼성 임원들에게 잇달아 유죄를 선고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 관계자는 “법원과 사회 양쪽에서 삼성에 준법위원회 제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靑, 이광재 사면에 “대가성 없어 뇌물 성립 안돼…국민대통합 사면”

    靑, 이광재 사면에 “대가성 없어 뇌물 성립 안돼…국민대통합 사면”

    박근혜 미포함에는 “아직 형 확정 안돼”이석기 빠진 데 “다른 정치사범과 성격 달라”선거사범 267명 복권에 “매우 극소수 해당”양심적 병역거부 1900명 복권엔 “형기 마쳐”“민노총 한상균 사면 등 국민·사회통합 지향”청와대가 30일 새해를 앞두고 신년 특별사면을 단행한 가운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형이 확정됐던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의 사면 복권에 대해 “대가성이 없어 뇌물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200여명의 선거사범과 1900명에 가까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사면 복권 등을 언급하며 “이번 사면은 서민 부담 줄여주는 민생 사면이자 국민 대통합을 강화하기 위한 사면”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특별사면 발표 이후 이날 기자들이 이광재 전 지사가 사면 대상에 포함된 게 정치적 고려에 따른 것이 아니냐고 묻자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전 지사는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데 대가성이 없어 뇌물죄 성립 안 되는 경우여서 5대 중대 부패범죄 중 하나인 뇌물에 해당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한 5대 중대 범죄는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이다. 이 전 지사는 뇌물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전 지사는 2011년에 형이 확정됐기에 이후 공무담임권 등에 대한 제한조치를 오랜 기간 받았다”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 등으로 이 전 지사와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사면 조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던 이 전 지사는 2011년 1월 박연차 게이트 사건으로 강원도지사직을 상실하고 피선거권이 제한된 지 거의 9년 만에 문 대통령으로부터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른바 친노(친노무현)·386그룹의 핵심이었던 이 전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했던 1980년대 후반부터 보좌진을 맡았으며 2002년 대선 승리에도 기여했다.2003년 국정상황실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함께 ‘좌(左) 희정 우(右) 광재’로 불리며 참여정부 핵심 실세로 통하기도 했다. 이날 선거사범 복권에는 이 전 지사, 공 전 의원을 포함해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신지호 전 한나라당 의원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번 특별사면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은 아직 형 확정이 되지 않아 대상자에 포함이 안 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3월 31일 구속돼 2년 8개월째 감옥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날로 수감된 지 1005일이 됐다. 또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포함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선거사범 등 일반적인 다른 정치인 사범과는 성격이 달라서 포함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 전 의원은 2013년 8월 28일 내란 음모 혐의로 구속됐지만 2015년 1월 대법원은 내란 음모죄는 무죄, 내란 선동죄는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9년을 선고했다.청와대 관계자는 선거사범 267명의 복권이 이뤄진 것에 대해 “매우 제한적으로 극소수에게만 사면 조치를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선거사범과 관련해 동종 선거에서 두 차례 불이익을 받은 선거사범을 대상으로 했다”면서 “기존에 1회 이상 불이익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 것을 감안하면 훨씬 강화한 원칙을 적용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2010년 사면 당시 선거사범이 2375명이었는데, 이번에는 267명으로 10% 정도”라면서 “이번 사면을 통해 사회통합을 지향했고 지난 9년간 선거사범에 대한 특별사면이 없었음에도 엄격한 기준 적용으로 인원이 현격히 감소했다”고 말했다. 양심적 병역거부 사범 1879명에 대한 특별사면·복권에는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 결정이 난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대상자”라면서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형기를 마쳤기에 각종 자격 제한을 회복하는 특별복권의 의미가 있고 그 한 명은 가석방 상태여서 특별사면이 실시됐다”고 설명했다.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신년 특별사면이 문 대통령 취임 후 세 번째 사면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종교적 신앙에 따른 병역거부자, 정치 관련 선거사범·정치인,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노동계도 큰 틀에서 포함됐다”면서 “7대 사회갈등 사범도 포함되는 등 이런 것들이 국민대통합·사회통합을 지향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동구 칼럼] 제왕적 대통령제를 다시 떠올린다

    [이동구 칼럼] 제왕적 대통령제를 다시 떠올린다

    올해 가장 뜨거웠던 뉴스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과 관련된 각종 의혹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 무마,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등이 꼽힌다. 여전히 현재 진행 형인 이들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표출되고 있는 보혁 갈등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게 했고, 정치 지도자들의 자성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특히 권력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한 갖가지 직권남용 의혹들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2년 반 전쯤 현직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정치적 사건을 경험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비롯한 최순실 등 대통령의 측근들에 의한 각종 의혹과 국정농단으로 “이게 나라냐”는 국민적 분노가 표출,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중 탄핵과 구속이라는 비극적인 결말로 막을 내렸다. 국정농단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개편 여론으로 불길이 옮겨졌다. 마음만 먹으면 초법적인 행위라도 가능케 하는 현행 대통령제를 감시와 견제의 기능이 강화된 내각책임제 등 다른 권력 구조로 바꾸든지, 대통령의 권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요구들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다. 탄핵을 결정했던 한 헌법재판관은 “현행 헌법의 권력구조가 통치권력의 헌법 및 법률 위반행위를 낳은 필요조건이다”라는 보충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2017년 대선 후보들은 한결같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개선을 장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지방분권을 강화하고 감사원의 국회 이관 등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홍준표 후보는 “십상시나 문고리 권력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특별감찰관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안철수 후보는 “감사원의 국회 이관과 장관 인사의 국회동의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뜨거워 보였던 제왕적 대통령제 개선의 열망은 대통령 선거 이후 급속도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특별감찰관은 강화되기는커녕 문 대통령 임기 절반이 지난 지금까지 공석이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개선 필요성은 문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을 지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련 각종 의혹들이 촉매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민정수석이었던 조 전 장관을 비롯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감찰 중 무마했다는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혐의가 아직 사실로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 비서실 소속의 대통령 측근들에 의해 의혹들이 불거진 데다 무소불위의 권력 뒤로 감추려는 듯한 일련의 과정들이 역대 정권의 권력형 비위 사건들과 닮아 있다. 보수와 진보라는 다른 성향의 정권이 두세 번 교차했는데도 엇비슷한 폐단들이 계속된다면 제도 자체를 의심해 봐야 한다. 물론 사람의 문제라는 주장도 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각종 비리사건으로 대통령이 구속되고,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는 불행한 일이 계속된다면 제도에 대한 깊은 성찰은 불가피하다. 임기 3개월여쯤 남은 20대 국회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연동형 선거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서초동과 여의도에서 집회를 이어 가는 진보 진영에서는 이를 지지하는 반면, 광화문에 모여드는 보수진영에서는 반대의 입장이 우세하다. 찬반이 엇갈릴 수 있지만 이 두 법안은 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보완하기보다는 강화하는 쪽에 무게 중심이 쏠린 듯하다. 검찰권력을 견제해야 한다며 그보다 더 강력할 수 있는 공수처를 안겨 준다면 국회권력이 대통령을 어떻게 견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현재 21대 국회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예비후보의 등록이 진행 중이다. ‘역대 최악’이라는 20대 국회의 무능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다시 부각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21대 국회는 전철을 밟지 말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다시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진보든 보수든 누가 집권하더라도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통령이든 검찰이든 국민들로부터 제대로 된 감시와 견제를 받는 권력구조가 필요하다. 처칠은 “정부가 국민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부를 소유하는 나라”를 염원했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은 여전히 새겨야 할 경구이다. 수석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 임원 인사 해 넘기는 KT·CJ·삼성 어수선

    임원 인사 해 넘기는 KT·CJ·삼성 어수선

    황창규 KT회장 후임자 9명으로 압축 1월 인사 전망 속 3월 이후 연기설 나와 10월부터 비상경영… CJ 李회장은 장고 최근 인사안 반려… 안정·쇄신 예측 갈려 삼성 삼바·노조와해 재판 리스크 일단락 내년 1~2월쯤에 전열 재정비 단행 관측현대차, SK, LG, 롯데, 한화 등 주요 그룹들이 연말 인사, 조직 개편 등으로 새해 경영 채비를 마친 가운데 해를 넘겨 인사를 하게 된 기업들의 속사정에 관심이 쏠린다. 이달 말 신임 회장을 뽑는 KT는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신임 회장 지명자와 현직 회장이 공존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맞게 되면서 통상 11~12월 단행되던 인사가 내년 1월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재무건전성 악화로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인사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며 매해 11월이면 이뤄졌던 정기 인사가 신년으로 밀렸다. 12월 첫째 주에 주로 임원 인사를 발표하던 삼성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대거 법적 리스크에 휘말리며 신년 초 인사를 낼 전망이다. KT는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황창규 회장의 후임자를 뽑는 작업이 현재 진행되고 있어 인사가 미뤄지며 어수선한 분위기다. 9명으로 좁혀진 회장 후보자는 26일 면접을 본 뒤 이르면 오는 27일, 늦으면 30일쯤 열릴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황 회장이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장에 가서 취재진에게 “(임원 인사를) 내년 1월쯤에 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3년 임기의 신임 회장이 곧 뽑히는데 떠날 사람이 인사를 하는 게 부적절할 수 있어서다. 이석채 전 KT 회장과 황 회장은 모두 전임자가 물러난 상황에서 취임했다. 이런 까닭에 황 회장이 1월 중에 신임 회장 지명자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하면서 서로 의견을 조율해 임원 인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신임 회장의 취임 이후인 내년 3월 이후로 인사가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그룹들이 연말 정기 인사에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발표한 가운데 이재현 CJ 회장은 최근 보고받은 인사안을 반려하며 인사 결정에 장고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악화로 지난 10월부터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 만큼 이에 걸맞은 인적 쇄신 카드를 신중하게 꺼내겠다는 심산이다.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의 대마 밀반입 사건으로 경영승계 작업에 차질이 빚어진 것도 인사를 앞둔 이 회장의 복잡한 심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늦어지는 인사를 두고 업계에선 ‘안정과 쇄신’이라는 엇갈린 예측이 나온다. 경영기조를 내실 강화로 잡은 만큼 인사에 변화가 크지 않을 거란 의견이다. CJ는 최근 2년간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인해 채무가 급증했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이 슈완스컴퍼니를 2조원에 인수하고 CJ대한통운도 베트남과 미국에서 3300억원대의 M&A를 단행하면서 그룹 전체 채무가 13조원까지 불었다. ‘책임론’을 내세운 대폭 물갈이도 점쳐진다.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CJ제일제당 대표와 ‘프로듀스101’ 조작 사건이 불거진 CJ ENM 대표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삼성은 내년 1~2월쯤 사장단, 임원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열을 재정비해야 내년 주요 사업 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고 이달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사건, 삼성에버랜드·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 재판이 모두 1심 선고로 일단락됐기 때문에 더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3~5월 인사설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때 이듬해 5월로 인사를 미룬 적이 있다. 삼성 관계자는 “당시에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며 검찰 수사, 청문회 등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에 5월까지 미뤄졌으나 현재는 특수한 상황이라 보기 어려워 굳이 인사를 더 늦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한 달 새 3번째 유죄… 서초동에 갇힌 삼성, 연말 정기인사 내년 1~2월로 연기 가능성

    삼성그룹의 고위급 임원들이 노조 와해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증거 인멸 사건 등 이달 들어서만 세 차례의 공판에서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으며 삼성의 ‘내우외환’이 깊어지게 됐다. 특히 내년 1월 17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4차 공판도 예정돼 있어 삼성의 ‘사법리스크’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내년 초 법원 인사 시기를 감안해도 빨라야 2월 말 선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매년 12월 첫 주 단행되던 정기 인사는 해를 넘겨 내년 1~2월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 규제, 중국 제조사들의 거센 추격 등 ‘겹겹의 외풍’에 더해 이 부회장을 비롯한 다수의 경영진이 4년째 검찰 수사와 재판에 시달리면서 새해 삼성의 ‘초격차 전략’이 순조롭게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 1심 공판에서 ‘삼성의 2인자’로 불리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이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삼성은 침통한 가운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분위기다. 이에 더해 이 부회장에게는 지난 10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재판부가 내준 ‘숙제’도 있다. 지난 10월 25일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는 “횡령·뇌물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기업 내부 준법감시제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재판부에서 뇌물 범죄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기 때문에 준법 경영을 강화할 시스템을 내부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확정된 내용은 다음 공판 전까지 발표 형식으로 공개하든지 법정에서 얘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준법 경영 강화안 마련을 위해 그룹의 주요 상장사 대표가 사장단 회의를 연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전날부터 20일까지 삼성전자의 각 부문 내년도 경영계획을 짜는 글로벌 전략회의가 열리는 데다, 이날 그룹 사장 5명이 대거 재판정에 출석한 상태에서 사장단 회의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게 삼성 측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불필요한 정경유착 의혹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2017년 2월 ‘대외 후원금 운영 투명성 강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당시 본사인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이사회를 열어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 지출 내역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분기별 사업보고서 등에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또 1000만원 이상의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은 법무·재무·인사·커뮤니케이션 부서 팀장이 참여하는 ‘심의회의’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10억원 이상의 고액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 지출은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통과하도록 했다.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 지출이 법적, 사회적,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는 ‘이중 안전장치’를 둔 것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국정농단으로 정신적 피해’…박근혜 고소한 300여명 패소

    ‘국정농단으로 정신적 피해’…박근혜 고소한 300여명 패소

    ‘국정농단’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한 시민들이 또다시 패소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1부(부장 이유형)는 13일 강모 씨 등 340여명이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저지른 국정농단 사태로 정신적 고통과 피해를 봤다며 손해를 배상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2017년 6월 제기했다. 청구 액수는 1인당 50만원씩 총 1억 5000만여원이다. 시민들은 소송에서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직무를 이용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함으로써 국민이 큰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구체적인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고, 정당한 소송이라기보단 정치 투쟁과 선전전의 연장에 가깝다”고 맞섰다. 이날 법원은 강씨 등 소송 원고 340여명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청구 기각 판결을 내렸다. 지난 5월에도 비슷한 판결이 나왔다. 당시 서울중앙지법은 국민 4100여명이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유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시민들을 대리하고 있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는 이날 판결 이후 “항소를 제기해 법원의 법리적 판단을 다시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1심 판결이 나오지 않은 유사 소송은 1건 더 있다. 곽 변호사 본인을 포함한 국민 4900여명이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2016년 12월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으로, 현재 재판 진행이 보류된 상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1회] 417호 법정에 선 ‘국정농단’ 재판장… “비위 법관 조사 안 하기로 한 결정은 사법행정 재량”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1회] 417호 법정에 선 ‘국정농단’ 재판장… “비위 법관 조사 안 하기로 한 결정은 사법행정 재량”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는 역사가 있다. 이 법원에서 가장 큰 규모의 법정인 이곳에서 전직 대통령 4명이 피고인석에 섰다. 5·18과 12·12 사태로 내란목적 살인 등의 혐의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나란히 서서 사형과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도 모두 이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 그들이 지나간 417호 대법정의 피고인석에 지난 5월 27일부터 매주 수요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앉아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의 50회 재판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의 재판장이었던 김세윤 수원지법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부장판사는 371일간 결심공판까지 100회에 이른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심리하기 위해 매주 4일씩 이 법정의 재판장석에 앉았다. 지난해 4월 6일 1심에 선고를 갖고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그리고 양 전 대법원장 등의 50번째 재판에 김 부장판사는 재판장과 바로 마주한 증인석에 앉았다. ●‘국정농단’ 박근혜·최순실 등 재판장, ‘사법농단’ 재판 증인으로 417호 법정에 김 부장판사는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을 지냈다. 법원행정처 차장 직속으로 법관의 비위 의혹이 포착되면 행정처 차장과 처장, 대법원장 등에게 보고한 뒤 지시에 따라 조사 및 감사를 했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선 문모 전 부산고법 판사의 비위 의혹을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직무유기 혐의에 김 부장판사가 관여된 것으로 공소장에 기재됐다. 이른바 ‘법관 블랙리스트’라고도 여겨진 ‘물의야기 법관’ 현황 등을 파악해 인사총괄심의관실에 전달하기도 했다. 차장 직속 기구인 김 부장판사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임 전 차장과 만나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특히 비위 의혹이 포착된 법관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때 임 전 차장과 상의해서 임 전 차장의 지시에 따라 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던 2015년 9월 7일 김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으로부터 “대검 고위인사에게 받았다”며 A4 용지 두 장 분량의 문건을 전달받았다. 문 전 판사(현 변호사)의 비위 의혹 첩보 문건이었다. 2015년 5월쯤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대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던 부산 지역 건설업자 정모씨와 그의 변호사를 체포영장 발부 무렵 문 전 판사가 유흥주점에서 만났다는 게 정씨의 운전기사를 상대로 조사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는 내용이었다. 문 전 판사는 이들과 음식점, 유흥주점 등에서 만나거나 4년간 16차례에 걸쳐 골프를 쳤다는 내용도 문건에 포함됐다. 김 부장판사는 “현직 판사가 수년간 피의자와 골프모임을 가졌고 체포영장이 발부될 무렵 유흥주점에서 피의자와 변호사와 삼자 대면을 한 사실이 실제라면 충분히 윤리감사관실에서 비위 사실로 평가해 검토할 만한 내용인가“ 물은 검찰의 질문에 “사실로 확인된다면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특히 그 문건은 임 전 차장이 검찰 고위인사에게 전달받았다고 하고 비위 의혹이 확인된 증거관계까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 근거가 없는 내용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차장님이 보여주신 거라 더욱 그렇게 생각했다”고 했고, 문건 속 사안이 가볍지도 않은 데다 신빙성이 높다고 봤다고도 말했다. ●현직 법관 비위 첩보 전달받고도 ”임종헌, 법원 신뢰 고려해 조사 없이 끝내자고 해“ 보통의 임 전 차장이었다면 그 문건을 김 부장판사에게 건네주면서 대응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하고 김 부장판사가 대응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를 했을 텐데 그 사건은 좀 달랐다. 임 전 차장이 문 전 판사의 비위 첩보 문건을 바로 김 부장판사에게 주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이틀 뒤 김 부장판사를 불러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검찰이 문 판사를 입건하지 않은 상태이고 검찰과의 관계가 좋아서 (비위 첩보의) 외부 유출 위험도 없는 것 같다. 최민호 판사의 뇌물 사건으로 법원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태에서 문 판사까지 언론에 보도되면 법원에 더 타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당시 최민호 수원지법 판사가 일명 ‘명동 사채왕’에게 뒷돈 2억 68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1월 20일 긴급체포돼 다음날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판사가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그해 또 다시 문 전 판사의 향응 접대 의혹이 공론화될 것을 임 전 차장은 걱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차장은 그러면서 “추가 조사 없이 엄중하게 경고하는 쪽으로 종결하는 게 좋겠다”며 문 전 판사를 ‘구두경고’ 조치하고 마무리짓도록 하자고 했다고 김 부장판사는 전했다. 일반적으로 법관의 비위 단서가 포착되면 윤리감사관에게 조사를 해보라는 지시가 따라왔지만 문 전 판사의 사건에서는 예외였던 거다. 차장의 지시가 있지 않으면 김 부장판사도 자체적으로 조사를 할 수 없었다. 결국 김 부장판사는 당시 첩보 문건을 본 것 외에 문 전 판사에 대한 어떠한 조사도 하지 않았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심정에 대해 “임 전 차장이 검찰과의 관계가 좋아서 외부 유출 위험이 없다 했지만 저는 만일 그런 예상과 달리 외부에 알려지면 ‘제 식구 감싸기’ 비난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걱정했다”고 말한 것으로도 이날 확인됐다. 김 부장판사는 또 “사법행정권과 관련해 여러 선택지가 있는데 법원의 신뢰저하 등 정책적인 부분을 고려해 구두경고로 마친 것으로 생각했다”고도 말했다. 문 전 판사에게 ‘엄중한 경고’ 조치가 이뤄졌는지도 김 부장판사는 확인하지 못했다. 서면경고의 경우 서면을 해당 법관에게 보내고 영수증을 받는 등 확인 절차가 있지만 구두경고는 행정처에서 해당 법관이 소속된 법원장이나 수석부장판사에게 경고를 해달라고 한 뒤 실제로 경고를 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김 부장판사가 부산고법에 경고 내용을 전달한 것도 아니어서 실제로 문 전 판사가 경고를 받았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비위 의혹 법관 퇴직 때까지 조사·감사 없어… ‘구두경고’ 이뤄졌는지도 몰라 최 전 판사가 구속된 뒤 대법원은 법관의 비위를 엄격하게 감시하겠다며 그해 3월 말 법원 간사위원회를 꾸렸다. 윤리감사관인 김 부장판사도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김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과 문 전 판사의 비위 첩보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면서 “윤리감사관실 등에서 정식 조사할 경우 감사위원회에 필요적으로 회부해야 하고, 그럴 경우 감사위원회에 소속된 외부 위원들에 의해 문 판사의 비위행위가 외부로 노출될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윤리감사관실에서 조사에 착수한 법관은 곧바로 감사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었다. 김 부장판사는 검찰 조사에 이어 이날도 “2015년 3월 말 감사위원회가 만들어지고 그해 9월 문 전 판사의 첩보를 알기까지 6개월 밖에 안 지나서 감사사건에 대한 판단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문 전 판사의 의혹이 감사 대상이 됐는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9월 7일 임 전 차장이 문건을 보여준 뒤 다시 가져간 뒤 김 부장판사가 직접 작성한 보고서에는 ‘부산고등법원장이나 행정처에서 정식으로 문 판사 조사에 착수하면 감사위원회의 필요적 심의 대상인 법관의 금품 향응 수수에 대한 감사사건이 됨’이라는 내용이 적혔다. 김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이 보여준 첩보 보고서 내용과 보고서를 함께 보며 임 전 차장과 나눈 이야기를 기억을 되살려 따로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했다. 임 전 차장과의 협의 사항을 정리한 이 보고서에는 ‘문 판사 보인에게 자중하도록 경고 메시지 보낸다’는 내용도 담겼지만 실제로 문 전 판사에게 어떤 연락이나 경고가 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 검찰은 김 부장판사에게 “외부 노출로 인한 사법부에 대한 신뢰 하락 등으로 조사 착수도 보류하고 문 전 판사가 퇴직할 때까지 조사에 착수하지 않았다면 피혐의자와 감사자가 조직적으로 은폐한 것 아닌가” 물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곧바로 이의를 제기했다. 사실관계가 아닌 증인의 의견을 묻는 질문이었다는 이유였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이의를 받아들였다. 이어 김 부장판사는 “징계권자가 법원 신뢰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정책적으로 판단해 재량권을 행사한 것으로 본다”며 검찰의 지적을 부인했다. 검찰이 다시 “법관의 비위에 대한 감사 착수에 있어 사법행정권자의 정책적 판단이 허용된다는 근거 규정이 있는가“ 묻자 김 부장판사는 “근거 규정은 없다”면서도 “사법행정 자체의 성질에 비춰 그런 여러 사정이나 요인을 고려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부장판사는 당시 임 전 차장과 비위 첩보 문건을 살펴본 뒤 이틀 뒤쯤 임 전 차장이 조사 없이 구두경고로 사안을 마무리짓자고 이야기할 때까지 임 전 차장이 처장이나 대법원장 등 윗선에 보고를 했는지, 윗선의 결정으로 조사 없이 종결하기로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 법관 비위 관련 보고를 여러 차례 했지만, 문 전 판사의 비위 첩보가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됐는지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시작된 증인신문은 점심식사와 저녁식사 시간을 거쳐 오후 9시쯤 끝났다. 국정농단 사건을 맡으며 매주 네 차례씩 장시간 재판을 이어갔던 김 부장판사는 온화한 성품과 친절하고 배려있는 재판 진행 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매번 재판을 마칠 땐 “여기 계신 분들 모두 고생많으셨습니다” 하고 인사했고,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 등이 법정에서 언성을 높이거나 소란을 피우는 경우가 자주 있어 당시 재판부는 사건 관계인들과 방청석에 있던 사람들이 법정을 비울 때까지 재판부석에 끝까지 남았다. 마지막까지 남아 둘러보던 바로 그 법정에서 처음으로 증인석에 앉았던 김 부장판사는 증인신문이 끝난 뒤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살짝 숙이고 조용히 법정을 떠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재판부 “檢, 삼바 자료 확보하고도 회계부정 기소조차 안 해”

    재판부 “檢, 삼바 자료 확보하고도 회계부정 기소조차 안 해”

    JY·합병·미전실 등 검색 후 자료 삭제 재판부, 분식회계 의혹은 판단 안 내려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에버랜드 노조 와해 혐의 재판 등 부담 ‘경영권 승계’ 부정 의혹 번질 가능성도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 임직원들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증거를 대거 인멸·은닉하려 했다는 혐의를 법원이 유죄로 판단하면서 이 사건의 핵심 뿌리인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법원은 지난 7월 이후로 주춤해진 검찰 수사를 두고 “상당량의 자료가 확보돼 수개월간 수사가 진행됐지만 회계부정 사건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소병석)는 증거인멸 및 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전자 재경팀 이모 부사장 등 8명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이 부사장 등 부사장급 임원 3명에게는 징역 1년 6개월~2년의 실형이 선고됐고 이들의 지시를 받아 증거인멸에 나선 삼성전자와 자회사 임직원 4명에겐 징역 8개월~1년 6개월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 사건은 2016년 12월 참여연대와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승계 작업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수면에 올랐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에 대한 특별감리에 들어갔고, 이후 지난해 11월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판단하자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수사가 예상되던 지난해 5월쯤 이 부사장의 지시가 당시 삼성전자 전무였던 김모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부사장과 박모 인사팀 부사장을 거쳐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전달돼 조직적으로 증거인멸 작업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미래전략실(미전실) 출신으로 그룹 내 핵심 재무통으로 손꼽힌다. 이들은 특히 자회사 직원들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JY’(이재용 부회장), ‘분식회계’, ‘합병’, ‘미전실’ 등의 단어를 검색해 자료를 삭제했고, 그룹 미전실 바이오사업팀이 작성한 ‘바이오시밀러 사업화 계획’ 문건의 작성자를 ‘(삼성바이오) 재경팀’으로 바꾸는 등 조작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재판부도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부당한 합병을 통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분식회계를 하거나 이를 감추고자 자료를 삭제한 것은 아니다”라며 국가 형사사법 기능을 침해한 증거인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분식회계 의혹 자체에 대한 별도의 판단은 내리지 않았지만 이들의 행위가 증거인멸 및 교사에 해당한다고 결론 냈다. 재판부는 “당시 삼성은 검찰로부터 월평균 1회의 압수수색을 받고 있었다”면서 “향후 어떤 혐의로 기소되거나 재판 결과 무죄를 선고받더라도 중요한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은닉한 것에 대해 피고인들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일부 피고인들은 ‘부하들이 지시를 오해해 광범위한 증거인멸이 이뤄졌다’고 주장하지만, 만약 부하 직원이 상사의 지시에 적법·불법을 따지지 않은 채 맹목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삼성의 문화라면 과연 세계적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는 데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검찰에 대해서도 “상당량의 자료를 확보했음에도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며 쓴소리를 했다. 지난 7월 삼성바이오 김태한 대표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주춤해진 분식회계 수사를 겨냥해서다. 삼성그룹은 임직원들이 모두 유죄를 선고받자 몸을 낮추고 이어지는 수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으로 이어질 증거인멸 혐의 재판은 물론 향후 분식회계 혐의 수사가 마무리된 뒤 재판이 시작되면 결국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의 부정 의혹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공판이 진행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 오는 13일 1심 선고가 나는 ‘삼성 에버랜드 노동조합 와해’ 혐의 재판 등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 삼성에피스 등 관련 계열사는 이번 선고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침묵했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에서는 무엇이라고 의견을 내서 다시 한번 이번 건이 이슈화되길 바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본게임인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 건에 대해 일단 지켜보는 듯하다. 기업으로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재용,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서 “박근혜 질책 못 이겨 지원”

    이재용,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서 “박근혜 질책 못 이겨 지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뇌물 공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압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제공한 것이라고 법정에서 재차 주장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변호인은 6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김세종 송영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서 이같이 강변했다. 변호인은 “삼성은 개별 현안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측에) 청탁한 사실이 없고, 그에 따른 특혜나 지원도 없었다”며 “질책을 동반한 강한 요구를 받고 수동적으로 지원했으니 다른 기업들의 사정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른 변호인은 “국정농단 사태 전반을 살펴보면, 기업들은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했다는 특징을 도출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대통령의 지시를 거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거절하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고 변론했다. 그는 “특검은 피고인이 합병을 통해 최소 8조원이 넘는 경제적 이익 등을 얻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피고인 개인 주식이 아닌 기업이 보유한 주식을 합산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 준 뇌물이 ‘수동적’ 성격이었다는 이 부회장 측 주장을 반박하는 데 주력했다. 특검은 “대법원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편승해 대통령의 직무 행위를 매수하려 적극적으로 뇌물을 준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판단했다”면서 “서로의 이익 관계에 의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10년 8개월에서 16년 5개월 사이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양측은 특검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사건 수사기록, 분식회계사건 관련 증거인멸 수사기록을 증거로 제출한 데 대해서도 공방을 펼쳤다. 이 부회장 측은 “별도 건을 가중적 양형 조건으로 삼는다면 추가로 처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검은 “승계작업과 관련해 삼성이 이 부회장의 이익을 위해 사전에 조직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것이니 가장 중요한 양형 사유”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손경식 CJ 회장의 증인 신문은 다음 기일인 내달 17일 오후로 예정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대검, 檢·기자단 유착 보도 ‘PD수첩’에 뿔났다

    대검, 檢·기자단 유착 보도 ‘PD수첩’에 뿔났다

    “수사에 부정적 영향 주려는 의도 명백” 대검 대변인 인터뷰도 ‘허위 보도’ 지적검찰과 출입기자단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MBC ‘PD수첩’ 방송에 대해 검찰이 “악의적 보도”라며 반발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중요 수사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명백한 것으로 보인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대검찰청은 4일 입장을 내고 전날 PD수첩이 방송한 ‘검찰기자단’ 편에 대해 “차장검사 브리핑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공보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오보 방지 등을 위해 당시 공보준칙 등에 따른 정상적인 공보활동”이라면서 “음성을 변조한 익명 취재원을 내세워 일방적인 추측성 내용을 방송한 것은 검찰 및 출입기자단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악의적 보도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기존의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에 따르면 일부 예외적인 상황에는 공소를 제기하기 전에 구두브리핑을 할 수 있다. ▲관련 쟁점이 다수거나 사안이 복잡해 문답식 설명이 불가피한 경우 ▲언론이 확인을 요청하는 사항으로 즉시 공개하지 않으면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수사에 지장을 초래하는 중대한 오보를 방지하기 어려운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016년 말 국회에서 통과된 국정농단 사건 특검 법안에도 ‘국민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언론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실제로 구두브리핑과 문자메시지 등으로 수사 상황이 검찰과 동일한 방식으로 공지됐다. 대검은 구체적인 방송 내용에 대해서도 일일이 반박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수사 당시 공보를 담당한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가 기자에게 헌법재판소 관련 이메일 압수수색 내용을 설명한 녹취에 대해 “헌재(장소)를 압수수색했다는 오보가 난 뒤 파견 판사 이메일 계정을 압수수색한 것이란 취지로 정정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검찰 출석 및 귀가 일정을 공개한 데 대해서도 ‘기자들이 검찰청 출입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상황에서 문의에 답변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은 특히 PD수첩이 대검 대변인을 출처로 밝히며 내보낸 음성에 대해서도 “대변인이 취재에 답변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직접 인터뷰한 것처럼 허위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검찰, PD수첩 ‘검찰기자단’ 방송에 “악의적 보도…매우 유감”

    검찰, PD수첩 ‘검찰기자단’ 방송에 “악의적 보도…매우 유감”

    검찰과 출입기자단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MBC ‘PD수첩’ 방송에 대해 검찰이 “악의적 보도”라며 반발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중요 수사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명백한 것으로 보인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대검찰청은 4일 입장을 내고 전날 PD수첩이 방송한 ‘검찰기자단’ 편에 대해 “차장검사 브리핑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공보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오보 방지 등을 위해 당시 공보준칙 등에 따른 정상적인 공보활동”이라면서 “음성을 변조한 익명 취재원을 내세워 일방적인 추측성 내용을 방송한 것은 검찰 및 출입기자단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악의적 보도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기존의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에 따르면 일부 예외적인 상황에는 공소를 제기하기 전에 구두브리핑을 할 수 있다. ▲관련 쟁점이 다수거나 사안이 복잡해 문답식 설명이 불가피한 경우 ▲언론이 확인을 요청하는 사항으로 즉시 공개하지 않으면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수사에 지장을 초래하는 중대한 오보를 방지하기 어려운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016년 말 국회에서 통과된 국정농단 사건 특검 법안에도 ‘국민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언론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실제로 구두브리핑과 문자메시지 등으로 수사 상황이 검찰과 동일한 방식으로 공지됐다. 대검은 구체적인 방송 내용에 대해서도 일일이 반박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수사 당시 공보를 담당한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가 기자에게 헌법재판소 관련 이메일 압수수색 내용을 설명한 녹취에 대해 “헌재(장소)를 압수수색했다는 오보가 난 뒤 파견 판사 이메일 계정을 압수수색한 것이란 취지로 정정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검찰 출석 및 귀가 일정을 공개한 데 대해서도 ‘기자들이 검찰청 출입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상황에서 문의에 답변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은 특히 PD수첩이 대검 대변인을 출처로 밝히며 내보낸 음성에 대해서도 “대변인이 취재에 답변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직접 인터뷰한 것처럼 허위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박근혜, 국고손실죄로 처벌해야”

    대법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박근혜, 국고손실죄로 처벌해야”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3명 ‘문고리 3인방’ 공모 36억5000만원 전달1·2심선 일부만 국고손실죄 인정 판결 이 前원장 적극 나선 2억 뇌물죄도 인정국가정보원장이 대통령에게 특수활동비를 건넨 것을 뇌물로 볼 수는 없지만 국고손실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그동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받은 국정원장 특활비를 두고 엇갈렸던 하급심 판단을 대법원이 정리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는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및 뇌물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상고심에서 일부 혐의를 무죄로 봐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도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건넨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했다. 박 전 대통령과 전직 국정원장들은 파기환송심을 거쳐 형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문고리 3인방’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과 공모해 6억원(남재준), 8억원(이병기), 21억원(이병호) 등 모두 35억원의 특활비를 지원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공모해 이병호 전 원장으로부터 특활비 1억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36억 5000만원을 뇌물이자 국고손실 피해액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1, 2심 모두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뇌물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국고손실 규모에 대해서는 1심과 2심 판단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국고손실죄는 법률상 ‘회계관계 직원’의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데, 국정원장이 회계관계 직원인지를 두고 1심은 맞다고 본 반면 2심은 회계관계 직원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1심은 총 36억 5000만원 가운데 34억 5000만원을 국고손실 피해액으로 보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법률상 회계관계 직원에 속하는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얽혀 있는 27억원만 국고손실로, 나머지 7억 5000만원은 업무상횡령죄로 판단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국정원장 3인방도 같은 취지로 1심에서 징역 3년~3년 6개월형을 각각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징역 2년~2년 6개월로 감형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국정원장도 법률상 회계관계 직원이 맞다고 정리했다. 따라서 1심에서 인정된 34억 5000만원 모두를 국고손실 피해액으로 봤고 여기에 이병호 전 원장이 2016년 9월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넨 2억원 역시 국고손실은 물론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질 무렵 박 전 대통령이 특활비 지원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는데도 이병호 전 원장이 자발적으로 돈을 건넨 것은 국정원장을 지휘·감독하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직무와 관련한 대가성을 띤 성격이라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이 2억원은 1, 2심에서는 국고손실과 뇌물 혐의 모두 무죄로 판단된 금액이다.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이 돈이 종전에 받던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1, 2심의 결론과 같이 이 2억원을 제외한 34억 5000만원은 뇌물이 아니라고 했지만 직무 관련성을 따질 사안은 아니며 횡령금을 내부적으로 분배한 것에 불과하다며 판결 이유는 다르게 제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재용 “영재센터·말 지원하라는 박근혜 요구 거절할 수 없었다”

    이재용 “영재센터·말 지원하라는 박근혜 요구 거절할 수 없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 판결을 받은 일부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거절할 수 없는 요구 때문이었다며 자발적 의사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 심리로 22일 열린 파기환송심 두 번째 공판에서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단은 ‘말 세 마리’(약 34억원)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약 16억원) 지원은 “거절할 수 없는 대통령의 요구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대법원은 이재용 부회장 측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보내고 삼성 측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말 세 마리를 지원한 일이 뇌물에 해당한다며 뇌물로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앞서 2심 재판부는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변호인단은 “대통령은 기업 활동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위에 있고 그 영향력은 강력하고 현실적”이라면서 “대통령의 요청은 유불리를 따져가며 수락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기 어렵고, 특히 공익적 명분을 갖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또 2015년 당시 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최서원씨와 어떤 관계였는지, 또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의 관계조차 전혀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말 세 마리 지원과 관련해서도 변호인단은 “이재용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단독 면담 당시 삼성의 승마 지원이 부진하다며 대통령이 크게 질책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이 화를 내면서 강요하자 마지못해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변호인단은 “피고인은 승마 지원을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고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다만 이는 전형적인 수동적 공여였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에 대해서도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미약하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부회장 측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등이 대법원 상고심에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한 대가(부정청탁)라는 점이 인정된 사실을 언급하며 “삼성그룹의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핵심 현안으로, 이 부분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야 한다”고 맞섰다. 특검팀은 또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분식회계) 의혹 사건의 일부 자료를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한 청탁의 대상으로 개별 현안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겠다는 취지다. 변호인단은 양형 심리를 위한 공판기일이 예정된 다음 달 6일에 출석할 증인으로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김화진 서울대 교수, 미국 코닝사의 웬델 윅스 회장 등 3인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중 손경식 회장은 지난해 1월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증언한 바 있다. 그는 2013년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CJ 부회장을 퇴진시키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법서라] 윤석열의 ‘아픈 손가락’ 영화 ‘블랙머니’와 론스타 수사

    [법서라] 윤석열의 ‘아픈 손가락’ 영화 ‘블랙머니’와 론스타 수사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블랙머니‘는 론스타 펀드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을 다루고 있습니다. 외환은행은 대한은행으로, 론스타펀드는 스타펀드로 나옵니다. 영화와 실제 사건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등장 인물은 허구이지만, 배우 조진웅이 연기하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는 여러모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떠오르게 합니다. ‘막프로‘는 막나가는 검사라는 뜻인데, 양 검사는 우연한 기회에 대한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 소속인 그는 대검 중수부가 수사하는 스타펀드 수사와 별개로 진실을 파헤치며 부당한 외압에 맞서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배우 조진웅과 윤 총장의 외모가 비슷한 편입니다. 극 중에서 양민혁 검사가 기자회견에서 수사 외압을 밝히는 장면은 윤 총장이 2013년 국정원 댓글 수사 당시 국정감사장에서 윗선의 수사 개입을 폭로한 장면을 연상하게 합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건 윤 총장이 2006년 대검 중수부에서 론스타 수사를 담당했다는 겁니다.   ●박영수, 채동욱, 윤석열…대검 중수부 전원 투입  당시 대검 중수부장은 박영수 특검, 수사기획관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었습니다. 윤 총장은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부부장검사였지만 현대차 비자금 조성 첩보를 듣고 중수부로 파견옵니다.  최고의 ‘칼잡이’들이 모여있는 대검 중수부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에 배당된 사건을 가져왔고, 2006년 3월 30일 서울 역삼동의 론스타 본사와 임원 자택 등 8곳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으로 강제 수사의 신호를 알렸습니다.  오광수 중수2과장 등 4명의 검사로 출발한 수사팀은 그해 8월 중수1과 인력이 전부 투입됐고, 검사 20여명을 포함해 수사팀은 전체 약 100명에 달했습니다. 국정농단 특검팀의 규모가 검사 20명을 포함해 약 100명 상당인 것을 비교해보면 검찰이 얼마나 사활을 기울인지 알 수 있습니다. 중수 1과에는 최재경 과장, 윤석열 부부장, 이동열 부부장, 여환섭·윤대진·한동훈 검사가 있었고 중수2과에는 오광수 과장, 임진섭 부부장, 이복현·이영상 검사가 있었습니다.  론스타는 수사부터 재판까지 온갖 기록을 양산했습니다. 수사 때는 관련자 구속영장이 연거푸 기각되며 법원과 검찰이 강하게 충돌했습니다. 당시 이상훈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 부장판사, 민병훈 영장전담 부장판사와 박영수 대검 중수부장, 채동욱 수사기획관이 만나 영장 기각 관련 의견을 나눴다는 일화도 유명합니다. 영화 ‘블랙머니‘ 말미에는 ‘이 사건으로 구속된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문구가 나오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기각됐지만,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이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해 4차례, 변양호 전 국장에 대해 2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구속영장을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론스타 수사에서 시작됐다고 봅니다. 법원이 연달아 기각하자 검찰은 항의의 의미로 영장 내용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재청구하며 반박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정상명 검찰총장마저 “승복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고, 검찰 고위 관계자는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며) 검찰 수사에 인분을 뿌리고 있다”는 원색적인 말로 법원을 비판했습니다.   ●1·2·3심 전부 무죄…검찰의 완패  검찰은 약 9개월간 수사 끝에 2006년 12월,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검찰은 2003년 론스타가 한국의 대형은행을 헐값에 사들인 뒤 단기간에 팔아치워 이득을 보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융 당국 책임자들이 로비스트에 매수됐다고도 했습니다. 결국 검찰은 변 전 국장과 이 전 행장 등을 배임 등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영화 ‘블랙머니’의 시놉시스에는 ‘자산가치 70조 은행이 1조 7000억원에 넘어간 희대의 사건 앞에서 양민혁 검사는 금융감독원, 대형 로펌, 해외펀드 회사가 뒤얽힌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데…‘라고 돼 있습니다. 시놉시스 역시 검찰 수사 결과 내용과 일맥상통합니다.  법원 재판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당시만해도 사상 최다인 86차례 공판 끝에 1심이 마무리됐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1심이 100회의 공판을 진행한 것과 비견되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핵심 쟁점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 자본 비율 전망치 산출과 론스타의 인수자격을 부여하는 과정에 변 전 국장의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외환은행은 BIS 비율 전망치를 비관적으로 작성했는데, 이는 인수 가격을 낮추려는 배임의 목적이 아니라 협상 결렬 가능성을 줄이려 한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론스타가 원하는 대로 매각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본 것이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이와 별도로 외환카드 주가 조작으로 증권거래법 위반 등 유죄판결이 확정됐지만, 핵심인 헐값 매각에서는 전원 무죄가 나왔습니다.   ●현 윤석열 사단, 대부분 론스타 수사팀 소속  윤 총장을 중심으로 당시 수사팀에 속했던 검사는 현재 ‘윤석열 사단’으로 불립니다. 검찰에 남아있는 대부분 검사가 중책을 맡고 있습니다. 당시 중수부에 있던 여환섭, 윤대진, 한동훈 검사는 검사장이 됐습니다. 1심 판결문에 주임검사로 이름을 올린 구본선, 심재돈, 조상준, 이복현, 이두봉, 윤석열 중 심재돈 검사를 제외하고 모두 현직입니다. 구본선, 조상준, 이두봉 검사도 현직 검사장입니다.  영화 ’블랙머니‘의 정지영 감독은 윤 총장을 시사회에 초청하려고 했지만 불발됐다고 합니다. 정지영 감독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윤 총장이 당시 론스타를 수사한 검사 중 한명이었는데, 실제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사 중 착안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 “실제 론스타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과 영화 속 검사들이 닮았을 수도 있고 전혀 아닐 수도 있다. 그건 관객의 몫으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윤 총장은 검사 생활을 하면서 많은 부침을 겪었습니다. 중수부 시절 현대차 비자금과 론스타 수사, 그를 ‘강골 검사’로 알린 국정원 댓글 수사 이후에는 한직을 전전했습니다. 특검팀에서는 국정농단 수사를 담당했고,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심판대에 올렸습니다. 화려한 이력의 윤 총장이지만 론스타 수사만큼은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윤 총장이 론스타를 수사하면서 사모펀드에 정통하게 됐고, 그때 경험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 수사를 결심하게 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결국 론스타는 2012년 한국 정부때문에 매각이 지연됐다며 5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했습니다. 하나금융지주에 제기한 1조원대 손해배상 중재는 지난 4월 하나금융이 승소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정부에 제기한 소송도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7회] 근무지로 차별·불이익 준 ‘사법부 블랙리스트’…양승태 강행 정황 첫 공개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7회] 근무지로 차별·불이익 준 ‘사법부 블랙리스트’…양승태 강행 정황 첫 공개

    법관들의 인사자료가 처음 공개된 법정은 시작부터 긴장됐다. 재판을 공개로 해야하는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공방을 벌였고 재판이 한참 이어지던 도중에도 재판장은 법관들의 이름이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46회 재판에 법관 인사를 맡았던 전 법원행정처 인사심의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인사 담당 실무부서에서 심의관을 지낸 판사가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인사2심의관으로, 2016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는 인사1심의관으로 일한 노재호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문건을 작성하는 등 법관 인사의 실무를 담당했다. 노 판사의 증인 출석을 앞두고 변호인들은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야 한다고 재판부에 주장했다. 증인신문 과정에서 법관 인사제도의 구조는 물론 개별 법관들의 신상정보와 평정 등이 공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판사들에게도 공개되지 않는 평정 내용이 법정에서 드러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심리내용이 모두 공개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알려지면 법관들과 법관이 수행하는 재판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나아가 재판을 받는 당사자가 불신하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변호인은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재판의 심리 과정은 공개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고, 헌법에서 국가의 안전보장이나 선량한 풍속을 해칠 염려가 있을 때만 공개를 안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법관 인사는 이와 관련이 없다”면서 “대법관들의 합의의 근거가 된 검토보고서도 법정에서 다 공개되는데 법관 인사자료만 비공개 할 필요가 있는가“ 지적했다. 검찰은 또 “법원의 전직 수장이 인사권을 남용해서 법관을 상대로 불법적인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것”이라면서 “많은 국민들과 검찰 입장에서도 전직 사법부 수장의 인사권 남용에 대해 다른 사건과 평등하게 소송 지휘가 이뤄져야 한다는 희망이 있다. 법관 인사자료만 비공개로 하면 헌법이 규정한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이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블랙리스트’나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를 받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재판에서도 내부 인사정보가 재판에서 공개됐다는 지적이다. ●검찰 ‘공개재판’ vs 변호인 ‘비공개재판’ 공방…재판부 ”신상정보 드러나지 않도록 제한적 공개“ 굳은 표정으로 양쪽의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법원조직법이 정하는 비공개 재판을 해야 하는 사유, 국가의 안전보장과 질서를 해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서 노 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공개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신상정보가 공개돼 오해와 논란이 초래되고 사생활의 밀이 침해될 우려가 있으니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증인에게만 제시를 해서 심리를 해도 검찰이 이야기하는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이 시작된 지 50분이 다 되어서야 노 판사는 법정에 들어섰다. 증인신문 과정에서는 예상대로 일반적인 법관 인사 방식은 물론 ‘블랙리스트’로 지목된 ‘물의야기 법관’들이 왜 문제 법관으로 낙인찍혔는지, 특정 법관이 법원장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등이 자세히 드러났다. 매년 2월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일선 법원장들이 ‘인사관리 상황보고’를 통해 일부 법관들의 근무평정 가운데 특이사항이나 문제가 되는 상황이 있으면 정리해서 보고하고 나면 여기서 취합된 내용을 바탕으로 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정기인사에 반영했다. 노 판사는 “저희가 이해하기로는 각급 법원장이 대법원장께 ‘인사관리 상황보고’를 드리면서 간단히 말씀도 나누는 것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장들의 보고 외에도 인사총괄심의관실에는 판사들의 근무평정이 모두 모였다. 심의관들은 이 가운데 특이사항이나 문제상황들을 따로 정리했다. 세평이나 풍문도 모아서 따로 확일할 필요가 있는지 챙겼다고 한다. 법관들의 신상 및 인사정보가 모두 담긴 법관인사전자관리시스템에 ‘메모’란을 두고 여기에 각종 ‘특이사항’을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판사들이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됐다. 물의야기 법관들은 인사에서 별도의 관리가 이뤄졌다. 법관들의 인사는 서울권·경인권·지방권 등 권역별로 2~3년 단위로 순환하는 전국단위 전보인사가 원칙이다. 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처음 보임될 대상 법관들의 경우 지방에서 오래 근무한 판사들을 선호 법원에 우선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이전 근무경력 등을 바탕으로 평정 점수를 매겨 A그룹부터 E그룹까지 순위를 매겼는데 물의야기 법관은 G그룹에 속했다. A그룹은 가장 우선적으로 희망하는 법원에 배치되는 방식이었다. 이처럼 법관 인사는 매우 구체적인 원칙과 기준이 명확해 기존의 패턴과는 다른 인사가 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평가된다. 그리고 그 예외는 물의야기 법관들에게 자주 적용됐다. ●대법원 비판글 올린 뒤 A그룹 → G그룹 강등… ”1지망 배치 배제“ 대표적인 예가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였다. 수원지법에서 근무하던 송 부장판사는 2015년 2월 정기인사에서 희망하지도 않은 데다 ‘격오지’인 창원지법 통영지원으로 전보됐다. 송 부장판사는 당시 A그룹이었다가 G그룹으로 형평 순위가 강등됐다. 이날 공개된 2015년 당시 이흥주 법원행정처 인사1심의관이 작성한 ‘2015년 정기인사 후기’ 문건에는 이런 문구가 적혔다. ‘송승용 판사의 통영 배치는 인사실에서는 반대했지만 인사권자의 뜻이 강하여 이를 막지는 못했다. 본인은 물론 주변에서도 글 게시에 대한 문책성으로 받아들인다는 소문이 있다.’ 정기인사를 앞둔 그해 1월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문건에서 송 부장판사에 대하 인사조치 1안으로 ‘형평 순위 강등하여 지방권 법원 전보’, 2안으로 ‘초임부장 배치 원칙에 따라 지방권 법원 전보’ 방안이 제시됐는데, 1안에 승인을 뜻하는 ‘V’ 표시와 함께 양 전 대법원장의 결재가 있었다. 송 부장판사의 순위가 낮아진 결정적인 이유는 법원 내부전산망인 코트넷에 부적절한 글을 썼다는 것이었다. 송 부장판사는 양창수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임명제청 절차가 진행되던 2014년 8월 2003년 코트넷에 ‘2003년 그해 여름에 대한 단상-대법관 임명제청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2003년 대법관 임명제청 관련한 사법파동에 대해 ‘법원 내부의 자발적인 역량들이 모여 합리적인 대화와 토론을 거쳐 사법사의 물줄기를 바꾼 사건으로 평가될 것’이라면서 ‘다음 번 대법관 제청 때는 최고 엘리트 법관이 아닌 인권이나 노동, 환경에 대한 감수성을 지닌 법조인에게 문호를 개방했으면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에 앞서 2011년 7월에는 ‘근무평정제도 개정에 대하여’라는 글을 통해 평정을 통한 법관 인사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2012년 7월에는 ‘대법관 임명 제청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당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저축은행 관련 비리 의혹이 제기된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제청 철회를 촉구하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당시 인사2심의관이던 노 판사에게 검찰이 송 부장판사의 형평 순위가 강등되고 통영지원으로 전보된 경위를 아느냐고 묻자 노 판사는 “인사실에서 (통영 배치를) 반대한 건 알았고 결재라인 어디에서 결정됐는지는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인사실에서는 왜 반대했느냐는 질문에는 “송 부장판사에 대해 물의야기로 검토된 (대법원 정책결정에 반대하는 글을 올렸다는)사안이 판사들이 가장 선호하지 않는 통영지원에 배치할 정도에 해당하는 것인가 실무자로서는 다른 생각을 가진 게 아니었나 싶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통해 형평 순위 A그룹이었던 송 부장판사가 헌법재판소나 부산지법 동부지원 등 희망근무지에 우선순위로 배치될 수 있었음에도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당시 법원행정처장) 등의 지시에 따라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대구지법 포항지원에 배치하는 인사안을 작성했고, 당시 강형주 법원행정처 차장이 포항보다 더욱 격오지로 배치하라고 지시해 결국 통영지원에 배치된 것이라고 지목했다. ●전 인사심의관 ”판사 배치는 대법원장이 최종 결정…원칙 어긋난 인사 보고해야“ 노 판사는 이날 여러 차례 “판사 배치는 대법원장의 정책 결정 사안”임을 확인했고 “기존의 인사 원칙이나 관례와 다르게 배치할 때는 인사권자에게 보고하고 결심을 받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사권자가 양 전 대법원장만을 가리키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정확히는 대법원장이지만, 법원행정처장, 차장, 대법원장 모두 인사권자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일 가능성이 높은 인사권자가 실무부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특정 법관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강행한 정황이 법정에서 처음 드러난 셈이다. 이후 정기인사에서도 송 부장판사를 비롯해 코트넷에 대법원에 비판적인 의견을 드러낸 전 우리법연구회 간사 출신 유모 판사와 노동 사건에서 노동자 편향적인 시각을 가졌다고 평가된 마모 판사 등이 A그룹에서 G그룹으로 옮겨졌다. 노 판사도 인사2심의관을 지내며 당시 김연학 인사총괄심의관 등의 지시 등을 토대로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된 G그룹에 대해 각각의 인사조치 방안들을 정리했는데 문건에서 각각의 판사들이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된 대략의 사유와 인사조치 방안은 다음과 같다. # 문유석 판사(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2016년 정기인사 ·물의야기 내용: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해 부적절한 내용 언론에 게재 ·인사조치 방안: 1안-1순위 희망 임지인 서울행정법원 배제 / 2안-2순위 희망 임지인 서울동부지법까지 배제. ‘본인이 서울행정법원을 강하게 원하고 있으므로 행정법원을 배제하는 것만으로도 불이익으로 느낄 수 있음’ # 김모 판사 (현 지법 부장판사) -2016년 정기인사 ·물의야기 내용: 조울증 ·인사조치 방안: 인사조치 보류. ‘인사대상이 아닌데도 문책성 인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이전에 인천지법에서 수원지법 성남지원으로 전보한 것도 인사패턴에 반한다는 지적이 있어 1년 만에 또 전보하면 무리한 사법행정이라는 평가가 있음’ -2015년 정기인사 (※노 판사 작성 아님) ·물의야기 내용: 2014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판결 비판 등 코트넷에 3년간 지속적으로 (대법원 비판) 글 게시 ·인사조치 방안: 서울권 배치 배제. (경인권에서 근무하던 김 부장판사가 서울권에 배치될 차례였지만 인천지법 배치) # 성모 판사 (현 지법 부장판사) -2016년 정기인사 ·물의야기 내용: 코트넷에 대법원 비판, 사건의 심리 및 심증형성 과정에 대해 지나치게 자세히 기재 ·인사조치 방안; 지원장에서 배제하고 부산권 내 타 법원으로 전보 # 송승용 판사 (현 수원지법 부장판사) -2017년 정기인사 ·물의야기 내용: 코트넷에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관련 설문조사 제안.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한 의견을 여과없이 표현, 좀더 신중한 언행 필요’ ·인사조치 방안: 1안-선호법원인 안양지원 배제 (실제 수원지법 배치) 노 판사는 이처럼 매년 작성된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보고서 속의 물의야기자로 분류된 사유는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자체 판단한 것이 아니라 일선 법원장들의 평가라고 강조했다. 인사심의관실에서는 취합과 확인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조울증’이라는 사유가 적힌 한 법관에 대해 “법원장 평가와 인사관리시스템 메모에 관련된 내용이 있었다”면서도 실제로 그 법관이 조울증 진단을 받았는지, 약물 치료를 했는지 등을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코트넷에 대법원에 비판적인 글이나 정치적 성향을 올린 글을 쓴 법관들을 물의야기자로 분류한 데 대해서도 법원장의 평가가 기초된 것이라고 하면서 “정치적 이슈가 있는 사안에서 판사가 대외적으로 의견을 표명하는 게 법관의 윤리에 반한다는 시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선호하는 법원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았던 법관들이 G그룹에 분류되면서 1순위에서 원천 배제되는 것이 인사 불이익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문 부장판사나 송 부장판사처럼 A그룹임에도 불구하고 1순위가 아닌 2순위로 전보를 보내는 것 자체가 불이익이라는 얘기다. 노 판사는 “1지망을 원천 배제해 1지망을 갈 수 있는 가능성 자체가 없어졌다는 관점에서는 불이익이라고 느껴질 수 있겠다”면서도 “각 법원의 배치상황 등을 고려해 해당 법관들이 1지망에 갈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통해 ‘2006년 물의야기 법관 현황’ 문건(행정처 윤리감사관실 작성)과 2011년 작성된 ‘현행 인사원칙 및 인사 관행 정리’ 문건을 공개하며 양 전 대법원장 이전에도 물의야기 법관을 따로 분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문건 등에 양 전 대법원장이 결재를 한 것은 맞지만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의 반대신문은 오는 27일 재판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김명수 코트’의 ‘미스터 소수의견’ 조희대 대법관 후속 인선 작업 시작···대법원, 진보색채 짙어지나

    ‘김명수 코트’의 ‘미스터 소수의견’ 조희대 대법관 후속 인선 작업 시작···대법원, 진보색채 짙어지나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조희대 대법관 내년 3월 4일 퇴임김명수 체제 전원합의체에서 가장 소수의견 많이 낸 대법관조 대법관 퇴임하면 박 전 대통령 임명 대법관 4명 만 남아탄핵 여파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동안 14명 중 13명 임명문 정부 들어 대법관 다변화···추가로 진보 성향 임명 가능성내년 3월 4일 퇴임하는 조희대 대법관 후임을 정하는 대법관 제청 작업이 시작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조 대법관이 퇴임하면 ‘김명수 코트’의 진보 색채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대법원은 조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제청 대상자 후보를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천거받는다고 20일 밝혔다. 천거기간이 지난 후에는 심사에 동의한 대상자의 명단과 학력, 경력, 재산, 병역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한다. 통상 후임 인선 작업은 3개월 전에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평소보다 보름 정도 앞당겨졌다. 제청 대상자 의견을 수렴하는 기간에 설 연휴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기간을 늘렸다고 대법원은 설명했다. 조 대법관이 퇴임하면 박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대법관은 권순일, 박상옥, 이기택, 김재형만 남는다. 권 대법관의 임기도 내년 9월까지다. 대통령 탄핵으로 문 대통령 취임이 앞당겨지면서 대법관 14명 중 13명을 문 대통령이 임명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후년 퇴임하는 박상옥, 이기택 대법관의 후임까지 임명할 예정이다. ●국정농단, 병역거부 재판에서 소수의견 낸 조희대 조희대 대법관은 ‘김명수 코트’에서 소수의견을 가장 많이 낸 것으로 꼽힌다. 현재 대법원의 주류 의견에 그만큼 반대 의견을 많이 냈다는 의미다. 지난 8월 국정농단 전원합의체 상고심에서 조희대, 안철상, 이동원 대법관은 말 3마리가 뇌물인지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들은 “승마지원용 마필이 최서원(개명전 최순실) 소유로 넘어갔다고 보기 어렵고, 영재센터 지원금이 승계작업 현안에 관한 대가라는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 최서원이 삼성 관계자로부터 마필 위탁관리계약서를 작성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화를 낸 것은, 마필 소유권이나 실질적 처분권한의 이전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지난해 11월 종교·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서도 소수의견을 낸 조희대, 김소영, 박상옥, 이기택 대법관은 “병역거부와 관련된 진정한 양심의 존재 여부를 심사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봤다. 조 대법관은 별도로 보충의견까지 냈는데, “피고인은 병역거부 이유로 ‘여호와의 증인’ 교리에 따른 국가적 차원에서의 무장해제와 평화주의, 납세 거부, 종교 우월까지 연계해 주장한다”며 “대체복무가 아닌 무죄 선고가 가능하게 하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서오남’에서 벗어나 문 대통령 취임 후 대법관은 서울대, 50대, 남성 등 ‘서오남’ 판사 일색에서 다변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먼저 지명한 조재연 대법관은 판사로 법조계 경력을 시작했지만 약 25년간 변호사로 일했다. 덕수상고 출신으로 1980년 22회 사법시험을 수석합격한 경력도 이채롭다. 여성 대법관도 세명으로 늘었다. 판사 출신인 박정화, 민유숙, 노정희 대법관이다. 노 대법관은 이화여대를 졸업해 1990년 판사로 임용된 뒤 1995년 변호사로 개업했다가 2001년 다시 판사로 임용됐다. 최초의 여대 출신 대법관이다.안철상, 이동원 대법관은 정통 법관 출신으로 보수로 분류된다. 안 대법관은 최초의 건국대 출신 대법관이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상환 대법관은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진보적 판결을 많이 내렸다. 김명수 대법원장, 박정화·노정희 대법관도 같은 연구회 출신이다. 판사나 검사 경험이 전혀 없는 최초의 재조 출신 김선수 대법관도 나왔다. 김 대법관은 2010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을 지내는 등 진보 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전원합의체 결과 영향 미칠듯 정치적·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을 담당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13명으로 구성된다. 대법관 3분의2 이상의 출석과 출석인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판결이 이뤄진다. 진보 대 보수가 현재 8대 5, 또는 7대 7로 분석되는 상황에서 반대자를 자처해온 조 대법관이 퇴임하면 아무래도 대법원의 무게중심은 진보로 옮겨질 수밖에 없다. 한동안 보수적 색채가 짙었던 대법관을 진보 성향의 법조인들이 채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법부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최순실 “내 이름 최서원으로 보도해 달라” 언론사에 요청

    최순실 “내 이름 최서원으로 보도해 달라” 언론사에 요청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장본인인 최서원(63·개명 전 이름 최순실)씨가 자신의 이름을 ‘최순실’이 아닌 개명 후 이름인 ‘최서원’으로 보도해달라는 내용증명을 언론사에 보냈다. 최씨의 법률대리인인 정준길 변호사는 13일 “최씨가 93개 언론사에 본인의 성명을 더 이상 ‘최순실’로 보도하지 말고 ‘최서원’으로 보도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면서 “본인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언론사가 성명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계속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최씨는 내용증명서를 통해 언론사들이 자신의 개명 사실을 알면서도 ‘최순실’ 이름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하고자 기사에서 개명 전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국민들로 하여금 촌스러운 동네 아줌마 같은 ‘최순실’이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등 박근혜 전 대통령 뒤에 숨어 국정농단을 한 것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악의적인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인격권의 상징으로서 의미를 지니는 이름을 자기의 관리 아래 둘 수 있는 권리인 성명권은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인격권의 한 내용을 이루는 것으로서, 본인의 주관적 의사가 중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1·2심 재판에서 최씨는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대법원은 최씨의 일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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