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국정농단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루머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함은정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약물운전논란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조혜련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263
  • 홍준표, 野 명태균 특검법 상정에 “무고 대가는 이재명 몫”

    홍준표, 野 명태균 특검법 상정에 “무고 대가는 이재명 몫”

    홍준표 대구시장이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무고한 대가는 이재명이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받아쳤다. 홍 시장은 12일 페이스북에 “명태균 같은 사기꾼 여론조작범이 제멋대로 지껄이는 것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어제 명태균과 그 변호사를 추가 고발까지도 했는데 민주당이 그 특검법에 나더러 찬성하라고 요구한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참 어이없는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날 끼워 넣어 명태균 특검법을 통과시키든 말든 너희들 마음대로 하라”며 “나는 상관없으니 너희들 마음대로 해봐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이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이른바 명태균 특검법이라 불리는 ‘명태균과 관련한 불법 선거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상정했다.
  • [서울광장] 탄핵의 두 얼굴… 자기 보호와 공익 침해

    [서울광장] 탄핵의 두 얼굴… 자기 보호와 공익 침해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려고 행동한다. 이런 자기 보호 행태는 어두운 골목길 피하기 등 일상생활에서부터 생존을 위한 극단적 선택 상황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표출된다. 눈 덮인 안데스산맥에 추락한 비행기에서 살아남은 승객들은 극한의 환경에서 동료의 시신을 섭취하기도 했다. 이러한 자기 보호 본능은 정치적 위기나 재판 같은 사법 리스크 상황에서도 작동한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과 국회 내란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군 장성들의 태도 변화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신념, 태도, 가치관 사이에 충돌이 있을 때 겪게 되는 심리적 불편함인 인지부조화 현상을 보였다. 계엄 선포 직후 담화문에 담지 않았던 부정선거 의혹 제기를 이후 대국민 담화나 탄핵심판에서 제기한 것은 자신의 지위나 권한이 위협받게 되면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자기 합리화’였다. 또 대통령 직무 정지 상태에서 “끝까지 싸우자”며 현실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인식하는 ‘자기기만’이라는 심리도 드러냈다. 군 장성들도 인지부조화 현상을 보였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헌재 탄핵심판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답변이 제한된다”라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상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신념과 ‘불법적인 행위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 사이의 갈등을 줄이려는 태도 변화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주장했다가 정작 자신이 체포될 위기에 놓이자 동료 의원들에게 ‘부결’을 호소하는 자기기만 행태를 보였다. 공직선거법 2심 선고를 앞두고 공선법 위반 사건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것도 법치주의 수호라는 정치인의 기본적 책무와 법적 처벌을 피하려는 심리적 갈등을 줄이려는 자기 보호 전략이다. 이 대표는 공선법 항소심에서 유죄 확정 시 ‘대선 출마 불가’라는 정치인으로서의 사형 선고를 받게 된다. 정책 방향을 평소 중시하던 기본소득 같은 배분 정책에서 성장을 우선하는 정책으로 ‘우클릭’하는 것 또한 ‘이념적 정체성’과 ‘정치적 실용주의’ 사이의 인지부조화를 해소하려는 대응이다. 자기 보호에 급급한 정치인들과 군 장성들의 이런 행태를 다시 보게 되는 국민으로서는 씁쓸하기만 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부인하며 자신의 행위를 ‘구국의 결단’으로 포장했다. 당시 발포 명령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거나 “부하들이 한 일”이라며 자기 보호 전략을 구사했다.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모르쇠로 일관하며 자신을 정당화하려 했다. 공직자의 일관성 있는 윤리의식과 책무감은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이다. 특히 고위직일수록 개인적 이해관계를 넘어 진실과 정의를 추구해야 할 책임이 크다. 어부들은 여름철 한반도를 강타하는 태풍으로 인한 집채만 한 파도를 견딜 수 있도록 선박을 동아줄로 결속한다. 방파제 보강 등 항구 안전대책도 세운다. 이처럼 자연재해에 대비하듯 권력자의 자기보호 본능이 민주주의를 위협하지 않도록 할 대책이 필요하다. 정치인의 언행 불일치는 강도 높게 감시해야 한다. 공직자의 사적 이익추구 등 행동규범 위반에 대한 처벌 강화 등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강화도 마찬가지다. 정치인의 공적 책무성을 강화할 청문회 제도도 보완해야 한다. 위원회의 중립성 확보를 위해 여야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 현시점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인 탄핵심판과 내란재판은 공정성 시비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탄핵 찬반을 둘러싼 여론 선동을 경계해야 한다. 다수 국민의 신뢰를 저해하는 정치적 선동과 갈등 조장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가장 큰 위협이다. 나아가 탄핵과 같은 정치적 혼란을 반복하지 않도록 대통령에게 쏠린 권력구조 개편 같은 제도 개선도 해야 한다. 박현갑 논설위원
  • [사설] 이재용 전부 무죄에도 반성 대신 기계적 상고한 檢

    [사설] 이재용 전부 무죄에도 반성 대신 기계적 상고한 檢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 1·2심 무죄판결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상고를 결정했다. 상고 결정을 앞두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공소 제기 담당자로서 국민께 사과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외부인이 참여한 형사상고심의위원회를 열어 상고 여부를 저울질했고 위원회의 ‘상고 제기’ 의견을 반영해 그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의한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등에 대한 법리 판단에서는 법원과의 견해차가 크므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구하겠다는 취지다. 2심 법원은 851쪽의 판결문에서 검찰 측이 제시한 229개의 핵심 증거를 모두 검토하고 위법 수집 자료까지 철저히 검증한 끝에 19개 혐의 모두 무죄 판단을 내렸다. 사실관계가 아닌 법리만 다투는 대법원에서 과연 어떤 새로운 판단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구나 이는 애초에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불기소를 권고했음에도 수사팀이 기소를 강행했던 사건이다. 2심까지의 무죄판결로 사건을 마무리한다면 ‘무리한 기소’라는 비판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 서둘러 상고를 택했다는 의심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2016년 국정농단 수사 이후 삼성을 둘러싸고 빚어진 일들을 돌아보면 검찰의 결정에 안타까움은 더 커진다. 이 회장이 구속 수감 560일, 법정 출석 185회의 지난한 사법 처리 과정을 거치는 동안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쟁에서 크게 뒤처졌다. 한때 500조원을 넘었던 시가총액은 300조원대로 추락했다. 삼성의 사법리스크 연장은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국익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이기도 하다. 검찰은 기계적 상고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특히 기업 수사에는 외과수술과 같은 정교함과 신속함이 절실하다. 비리는 백번 엄정하게 다뤄야 하지만 검찰의 자존심을 지키자고 국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뻔한 무리수를 또 감행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 “새 근거 없이 기계식 상고… 검찰 무리한 특수 수사 관행 바꿔야”

    “새 근거 없이 기계식 상고… 검찰 무리한 특수 수사 관행 바꿔야”

    檢, 李 기소위해 50여 차례 압수수색임직원 110여명 430차례 소환까지“수년간 사실관계 따져 1·2심 무죄 기업에 과도한 잣대, 경제도 악영향”포스코·타다 때도 결국 대법서 무죄삼성, 별도 공식 입장 없이 말 아껴내부선 “뒤집힌 트라우마” 긴장도 검찰이 지난 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대법원 상고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재계와 학계 등에선 검찰의 기계식 상고와 특수 수사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재계 단체에선 계속된 검찰의 무리한 특수 수사가 기업 경영의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마저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9일 “상고는 1심과 2심의 판단이 엇갈릴 때 대법원에서 법리적 판단을 받아 보는 절차인 만큼 야당에서도 ‘기계적으로 상고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과 함께 ‘기업 괴롭히기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했다”며 “상식적인 이야기인데 결국 검찰이 상고한 만큼 삼성도 허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계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인데 수년간 회계 전문가 의견을 받는 등 사실관계를 파악했음에도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가 나왔다”면서 “검찰이 기업에 대해 너무 과도한 잣대를 들이대는 경향이 있고, 기업의 지속 경영과 국가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신문이 이날 이 회장의 2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 851쪽 중 4분의1가량인 232쪽을 할애해 부정회계 의혹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재판부는 “(국제회계기준의 특징인) ‘원칙 중심의 회계’에선 미리 정한 결론이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었던 대안 중 하나였다면 부정회계로 봐야 할 필요성이 많지 않다”고 짚었다. 검찰이 “‘특정한 결론’(로직스의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처리)을 정해 놓고 사후에 이를 합리화한 것은 재량권을 남용한 부정”이라고 주장한 것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검찰의 기계식 상고 관행에 대한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배임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에 대해 1, 2심에서 모두 무죄판결이 나왔음에도 상고를 강행했으나 결국 무죄가 확정됐다. 2022년에도 검찰은 ‘타다 사건’과 관련해 1, 2심 법원이 모두 무죄를 선고한 이재웅 전 쏘카 대표에 대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김한규 법무법인 공감 변호사는 “검찰이 상고의 근거로 내세운 내용은 새로운 주장이 없고 1, 2심에서 이미 법리적인 판단이 내려진 것들”이라며 “수년에 걸쳐 진행된 재판에서 이미 사실관계가 확정된 사안에 대해 무리하게 상고를 강행하는 것은 사회적 비용 낭비”라고 지적했다. 검찰이 특수 수사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은 이 회장을 기소하기 위해 임직원 110여명을 430차례 소환하고 50여 차례 압수수색을 벌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인과 기업을 이렇게까지 털었던 사례는 찾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2019년 특수수사부 명칭을 46년 만에 반부패부로 바꿨지만 ‘한번 칼을 빼면 거두지 않고 밀어붙이는’ 수사 관행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의 경우 2020년 검찰 수사가 타당한지 따져 달라며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고, ‘수사 중단 및 불기소’ 권고가 나왔음에도 이복현(현 금융감독원장) 부장검사 등 당시 검찰 ‘특수 라인’은 기소를 단행했다. 기업 관계자는 “특수 수사를 전담한 검사들이 여전히 ‘특수통’이라는 우월의식을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삼성은 검찰의 상고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검찰의 상고 결정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서 반발하는 입장을 내놓을 경우 향후 대법원의 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지금 상황에서 조용히 하는 것 외에 뭘 할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다시 긴장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이 회장의 재판 출석이 재개되고 그만큼 경영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2016년 국정농단 사태부터 햇수로 10년째인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사실상 새로 시작되는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이 회장은 대법원에 트라우마가 있다. 그는 ‘국정농단 뇌물 사건’으로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에서 깨진 뒤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바 있다.
  • 정작 삼성엔 사과 않는 이복현… ‘잃어버린 10년’ 피해는 눈덩이

    정작 삼성엔 사과 않는 이복현… ‘잃어버린 10년’ 피해는 눈덩이

    李, 판결 직후 “국민·법조인에 사과”1·2심 무죄 원인 ‘법 미비’ 발언 논란이재용 10년간 구속 2회 560일 수감파운드리 1위 TSMC와 격차 벌어져檢 수사 전 금감원 졸속 감리 지적도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상고를 하며 사법리스크가 당분간 이어지게 되자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재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이 원장은 항소심 판결 직후 “국민에게 사과드린다”, “공판 업무를 대신 수행한 후배 법조인에 대해서도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이 회장과 삼성전자의 ‘잃어버린 10년’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은 데다 무죄판결의 원인이 법(자본시장법)의 미비에 있다는 의중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이자 경쟁사인 대만 TSMC에 2개 분기 연속 매출에서 밀렸다. TSMC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인공지능(AI) 칩 수요에 힘입어 8684억 6000만 대만달러(약 38조 4000억원)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나,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30조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양사의 매출 격차가 8조원대로 벌어졌다. 같은 해 3분기엔 그 격차가 약 3조원이었다. 인텔 이후 줄곧 전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기업이던 삼성전자가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한 주요 원인으로 이 회장 등 주요 경영진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기소와 잦은 재판에 따른 기업 활동 위축 등이 꼽힌다. 이 회장은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2020년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혐의로 기소됐다. 약 10년간 두 차례 구속됐으며 출석한 재판만 185회, 수감 기간은 560일이다. 항소심에서 무죄가 난 사건의 수사와 기소를 주도한 이는 당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였던 이 원장이었다. 항소심 재판부가 19개 혐의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모두 무죄로 판단하자 이 원장은 이례적으로 사과의 말을 꺼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국 증시 활성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공소 제기 담당자로서 법원을 설득할 만큼 단단히 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한 것이다. 이 원장은 대국민 사과 이후 “사법부가 법 문헌 해석만으로는 주주 보호 가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면서 “자본시장법 등 법령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자명해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에 제출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무죄판결은 현행 자본시장법의 한계로 나온 것이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주주들이 피해를 봤다는 문제의식을 이 원장이 여전히 갖고 있음을 드러낸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가 하락으로 고충을 겪은 주주들에게 사과한 것도 있겠지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피해를 본 주주들의 입장을 온전히 대변하지 못했다는 미안함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에 대한 2심 무죄판결을 계기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기 전 금감원의 감리 단계부터 졸속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금융당국(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제재 결과가 최종 확정되기 전에 분식회계 혐의를 사실상 공개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의 피해를 키우기도 했다.
  • 삼성 저격수 하태경도 “검찰 상고는 경제 폭거”

    삼성 저격수 하태경도 “검찰 상고는 경제 폭거”

    하 “태어나서 처음 ‘親삼성’ 발언삼성 위기 땐 경제불안정성 커져” 검찰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결정하자 정치권에서도 ‘기계적 상고’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인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서 검찰 상고를 “경제 살얼음판에 얼음 깨지라고 돌멩이 던진 것”에 빗댔다. 그는 “(의원 시절) 삼성을 잡던 하태경이 태어나 처음 친삼성 발언을 하게 됐다”면서 “삼성은 단지 일개 기업이 아니다. 삼성 위기가 심화되면 경제불안정성도 커진다. 그래서 검찰 상고는 경제 폭거”라고 했다. 하 원장은 “검찰에게 법 정의를 저버리라는 말이 아니다. 유아독존 엘리트적 오기 상고라는 것이고 이는 검찰권 남용”이라며 “1, 2심 19개 혐의 모두 무죄가 나온 상황에서 수사하고 기소한 사람이 사과까지 했으면 검찰은 자중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를 지내며 이재용 회장의 수사와 기소를 주도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일 이 회장의 항소심 무죄 선고와 관련해 사과한 걸 거론한 것이다. 하 원장은 또 “지금은 경제 비상시국이다. 금융권에 와서 보니 그 위기를 더욱 절박하게 실감한다”며 “제가 국회에 있었다면 아마 몰랐을 것”이라고 했다. 하 원장은 2016년 12월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회장(당시 부회장)에게 “삼성이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해체에 앞장서겠느냐. 앞으로 전경련 기부금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하라”고 촉구하는 등 삼성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하 원장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사회운동가 출신 여권 인사로 SK텔레콤 경영경제연구소 등을 거쳐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21대까지 내리 3선 의원을 지낸 뒤 지난해 9월 보험연수원장에 취임했다. 국회에서 삼성 등 재벌 기업 문제를 집중 제기하며 ‘재벌 저격수’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회장에 대해 상고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의한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회계부정과 부정거래 행위에 대한 법리 판단 등에 관해 법원과 검찰 간 견해차가 있고 1심과 2심도 주요 쟁점에 대한 판단이 달랐다는 게 상고 이유다. 또 이 회장에 대한 1, 2심 판결은 앞서 삼성그룹의 지배권 승계 작업과 분식회계를 인정했던 법원의 판결과도 배치된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은 상고 결정 당일 서울고검에서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형사상고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상고 제기 의견)도 반영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1심에서 19개 혐의와 관련해 전부 무죄를 받아 내고 지난 3일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돼 한시름 놓나 했지만 결국 검찰 상고로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 검찰, 이재용 회장 상고한 까닭은…“심의위도 큰 이견 없어”

    검찰, 이재용 회장 상고한 까닭은…“심의위도 큰 이견 없어”

    검찰이 7일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으로 기소돼 1·2심 모두 무죄가 선고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이 이 회장에 대한 상고 여부를 논의하고자 열린 형사상고심의위원회에서도 큰 이견 없이 ‘상고 제기’하는 데 의견을 모은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 3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등 14명의 피고인에 대한 상고를 결정했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의한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회계부정과 부정거래 행위에 대한 법리 판단 등에 관해 법원과 검찰 간 견해차가 있다고 봤다. 1심과 2심도 주요 쟁점에 대한 판단이 달랐던 만큼 대법원의 판단을 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상고 배경을 밝혔다. 또 이 회장에 대한 1·2심 판결은 앞서 삼성그룹의 지배권 승계 작업과 분식회계를 인정했던 법원의 판결과도 배치될 뿐 아니라 관련 소송들이 다수 진행 중인 점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측에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회삿돈으로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돼 2021년 1월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은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8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에 일부 문제가 있었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검찰은 상고 결정에 이날 오전 서울고검에서 열린 형사상고심의위원회의 ‘상고 제기’ 심의 의견도 반영했다고 밝혔다. 1·2심에서 각각 공소사실 전부에 무죄가 선고된 사건에 대해 상고하려면 심의위에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는 대검찰청 예규에 따른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심의위원회에서도 상고 제기에 대해 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 등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미전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지난해 2월 1심이 19개 혐의 전부에 무죄를 선고한 데 이어 지난 3일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도 이 회장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 삼성의 잃어버린 시간… 사법리스크에 묶여 8년간 ‘빅딜 0건’

    삼성의 잃어버린 시간… 사법리스크에 묶여 8년간 ‘빅딜 0건’

    ‘1조 캐시카우’ 하만 후 M&A 없어‘분식회계 의혹’ 100여 차례 재판글로벌 빅테크 확장 대응에 난항재계 “큰 그림 그리기 힘들었을 것”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대국민 사과로 그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따라다닌 사법 리스크와 이로 인한 삼성의 ‘잃어버린 시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와 잦은 재판이 기업 활동 위축과 소극적인 경영으로 이어져 지금의 삼성 위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1심 첫 공판기일인 2021년 4월 22일부터 총 107번 열린 1심 재판(선고기일 포함)에 대통령 해외 순방 동행,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면담처럼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총 96번 출석했다. 1심 무죄 선고 이후 6차례 열린 2심 공판에도 모두 출석했다. 총 113차례 열린 공판에 11번을 빼고는 모두 출석한 것이다. 그런 만큼 전 세계를 누비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비교되곤 했다. 재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공판에 출석해야 하는 만큼 경영에 집중하기 힘들고 산만한 환경이 아니었겠느냐”고 추정했다.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 역사는 부회장 시절이던 2016년 박영수 특검팀의 국정농단 수사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특검팀은 이 회장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측근 최서원에게 총 86억원 규모의 뇌물을 제공하면서 삼성물산 지분 11.9%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청탁했다며 그를 구속 기소했다. 이후 이 회장은 353일간의 구속 끝에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2021년 8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다시 구속됐다. 가석방될 때까지의 기간을 더하면 이 회장의 총 구속 기간은 560일에 달한다. 재계에선 삼성이 상당 기간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하지 못한 데도 사법 리스크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부회장 시절이던 2017년 성사된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치)·오디오 기업 하만 인수(80억 달러) 이후 대형 M&A에 나선 적이 없다. 2017년 하만의 영업이익은 6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23년, 2024년 1조원대의 성적을 연이어 기록하며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이 M&A 같은 삼성전자의 큰 그림을 그리기는 힘든 만큼 이 회장의 장기적인 안목과 결단이 필요한데 몇 주에 한 번씩 재판에 출석하니 경영에 집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글로벌 경영에 나서는 데 족쇄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사업적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란 얘기다. 과거 사법 리스크 전 이 회장은 한 해에 미국 출장만 5차례 가는 등 해외 일정을 활발하게 소화하며 결과물을 만들었다. 2014년 7월엔 2주간의 여유를 두고 미국을 두 차례 다녀오며 팀 쿡 애플 CEO와 함께 삼성·애플의 특허소송 합의를 끌어낸 게 대표적 사례다. 이 회장은 이 밖에도 코로나19 사태 당시 국내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화이자·모더나 최고경영진과 직접 협상하며 코로나 백신의 국내 위탁 생산을 성사시킨 바 있다. 반면 2023년 5월엔 22일간 미국에 머물며 20여명의 CEO와 만나는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공판 일정을 고려해 확보 가능한 시간에 최대한 많은 일정을 소화한 것이다. 글로벌 비즈니스계에서의 위상도 많이 꺾였다. 이 회장은 2018년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의 상임이사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 尹·김용현 불출석…내란 국조특위 구치소 현장조사 ‘빈손’

    尹·김용현 불출석…내란 국조특위 구치소 현장조사 ‘빈손’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5일 야당 주도로 현장조사 형태의 구치소 청문회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 주요 증인들이 출석을 거부하면서 불발됐다. 국조특위는 이날 오전 서울 동부구치소를 방문해 김 전 장관을 상대로 현장 청문회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김 전 장관은 재판 준비, 변호인 접견을 사유로 불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조특위 위원들은 구치소 내부의 보안구역으로 들어가 수감된 김 전 장관을 직접 면담하는 방식의 비공개 조사를 시도했지만, 김 전 장관은 여기에도 응하지 않았다. 안규백 국조특위 위원장은 “국민 여론과 국회를 무시하는 무례한 증인의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청문회의 동행명령을 거부하고, 출석하지 않는 증인에 대해 간사 간 협의를 거쳐서 고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국조특위는 오후에는 윤 대통령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수감된 수도방위사령부 미결수용소를 찾았으나 이들도 출석을 거부하며 현장 조사는 빈손으로 끝나게 됐다. 국민의힘 소속 특위 위원들도 윤 대통령의 증인 채택 등을 두고 반발하며 현장 조사에 불참했다. 야당 소속의 국조특위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증인들이 ‘진상규명 방해 행위’를 하고 있다며 6일 3차 청문회 출석을 촉구했다. 안 위원장은 “윤석열, 김용현은 공직자로서, 내란 주동자로서 국민 앞에 증언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지금이라도 청문회에 출석해서 국민 앞에 서길 호소드린다. 대통령으로서, (전) 장관으로서 여러분에게 주어진 마지막 책임”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조사는 ‘2016년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이후 처음 시도된 현장 조사였지만 결국 불발돼 국조특위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위 야당 간사인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 등이 국조를 아예 보이콧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국정조사 기간을 연기하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 [사설] 사법 족쇄 벗은 삼성, 반도체 패권 다시 쥐는 경쟁력을

    [사설] 사법 족쇄 벗은 삼성, 반도체 패권 다시 쥐는 경쟁력을

    삼성의 발목을 잡았던 8년간의 사법리스크가 항소심 무죄 선고로 일단락됐다. 서울고법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회장과 경영진 13명에게 지난해 1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의 공소사실을 입증하기에는 증거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검찰이 주장한 19개 혐의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이 회장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2016년 말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서 시작됐다. 이 회장은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돼 560일간 구속 수감됐고, 2020년 9월부터는 이번 부당합병 사건으로 100차례 넘게 법정에 출석했다. 이러는 사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미국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016년 500억 달러에서 최근 1조 500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에서 SK하이닉스에 추월당했고, AI 반도체 시장에서도 뒤늦게 ‘막차’를 타는 신세가 됐다. 급물살을 타는 글로벌 정치·경제 지형을 보자면 삼성의 8년 사법리스크는 더 안타까운 측면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미국의 자국 반도체 산업 보호망이 한층 더 공고해질 위기 상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설상가상 중국의 딥시크가 챗GPT에 버금가는 AI 성능을 보여 주면서 미중 간 AI 패권 경쟁은 불꽃이 튄다. 삼성의 잃어버린 8년은 단순한 시간 손실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질서 재편 과정에서 속절없이 초격차를 당한 시간이었다. 2020년 검찰 기소의 적정성을 따지는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를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렸으나 검찰은 무시했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 방식에 성찰이 필요하다. 삼성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어떠한 사법리스크도 반복되지 않도록 투명한 경영을 해야 하며, 과감한 신기술 투자로 신사업 발굴에 전력질주해야 한다. 반도체 기술 패권 전쟁에서 삼성의 경쟁력을 빠르게 회복해야 할 순간이다.
  • [서울광장] 태극기는 죄가 없다

    [서울광장] 태극기는 죄가 없다

    2002년 6월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어느 날 회사 복도에서 대학 동창과 우연히 마주쳤다. 그는 어린 두 딸과 함께 ‘붉은악마’ 복장을 하고 광화문광장에 나와 축구 경기를 응원하다가 화장실을 찾아 인근 건물로 들어왔다고 했다. 친구와 그의 딸들이 허리에 두른 크고 작은 태극기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한국이 4강까지 올랐던 한일 월드컵의 추억이 흐뭇해서인지 태극기에 대한 기억도 훈훈했다. 남녀노소 모두 태극기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패션 삼아 자랑스럽게 보이며 응원하던 그 시절 태극기를 활용한 굿즈도 인기였다. 4강 신화로 소위 ‘국뽕’이 차오른 것일 수도 있었겠지만 신선한 ‘태극기의 재발견’이었다. 그 뒤로도 경기마다 붉은악마들의 태극기 응원전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두 달간 태극기가 여기저기 출몰하고 있다. 계엄 선포 후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개시, 현직 대통령으로는 사상 초유의 체포와 구속, 기소까지 이어지면서 윤 대통령의 지지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그를 일방적으로 옹호했다. 이들은 광화문과 여의도를 넘어 한남동, 공덕동, 종로, 과천, 서울구치소 등 윤 대통령과 관련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윤 대통령 석방”, “윤 대통령 탄핵 반대” 등을 외쳤다. 이들 뒤에는 이참에 막대한 돈벌이에 나선 극우 유튜버들이 있었다. 이들은 태극기뿐 아니라 미국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까지 들고 극우적 행보를 보였고 이는 결국 초유의 서부지법 폭력 난동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성조기는 보수의 한미동맹 중시를 앞세우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구해 줄 것’이라는 희망이 반영된 것이고, 이스라엘 국기는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 등을 고려했을 터다. 하지만 어쩌랴. ‘스트롱맨’만 상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소추된 윤 대통령에게는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손절’해 버렸고,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한국에 투자한 자금만 걱정할 뿐이다. 태극기의 극우화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탄핵 사태 때 등장한 ‘태극기 부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보수단체들이 박 전 대통령을 구하겠다고 광화문 등에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든 것이 시초다. 이후 영남 출신, 60~70대 노년층 동창회 등으로 확대됐다. 이번 탄핵 반대 시위와 서부지법 난입 사태에는 ‘이대남’ 등 MZ 세대도 가세했다. 강성 우파의 상징처럼 돼 버린 태극기에 여론은 불편하다. 40대 지인은 “국경일에도 아파트 베란다에 태극기를 달면 혹시나 극우로 보일까 봐 주저하게 된다”고 했다. 소셜미디어(SNS)에 태극기 이모티콘을 올리거나 가방에 태극기 배지를 달고 싶어도 극우로 인식될 듯해 태극기를 멀리하게 된다는 거였다. 60대 지인은 “태극기 집회에 나가자는 친구의 SNS 메시지를 받고 그와 거리를 두게 됐다”고 털어놨다. K팝을 좋아해 한국어를 배우게 된 외국인 친구는 “태극기가 왜 탄핵 반대 집회에 나오냐”고 물었다. 태극기가 좌우를 갈라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데 이용당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1월 6일까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해 발표한 ‘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92.6%는 우리 사회 집단 간 갈등이 ‘심각하다’ 또는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특히 집단 갈등의 심각성을 수치화한 평균 점수는 8.1점으로 2013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뒤 최고치였다. ‘조국 일가 수사’ 여파로 국론이 분열됐던 2019년(7.7점)보다 더 높게 나왔다. 계엄과 탄핵 사태가 불러온 사회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내전’ 수준의 갈등은 윤 대통령의 옥중 여론전으로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극우화하는 여당 일부 의원들과 돈벌이에 혈안인 극우 유튜버들의 언행이 기름을 더 부을 것이다. 집회마다 영문도 모르고 붙들려 나왔다가 바닥에 버려지는 태극기를 이제는 놓아 주자. 태극기를 극우와 분열의 상징이 아니라 K민주주의와 K콘텐츠의 상징으로 후대에 물려줄 책임은 정치권과 기성세대에 있다. 김미경 논설위원
  • 사법리스크 털어낸 이재용… 올트먼 만나 ‘AI 먹거리’부터 챙긴다

    사법리스크 털어낸 이재용… 올트먼 만나 ‘AI 먹거리’부터 챙긴다

    2심 무죄 판결에 깜짝 회동 성사반도체 부진 등 전방위 위기 직면로봇·바이오 등 대형 M&A 가능성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도 힘 실릴 듯삼성, 안도감 속 檢 상고 여부 주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 항소심에서도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뉴삼성’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1·2심 전부 무죄판결이 나온 이 회장이 자신을 옭아맸던 ‘사법 리스크’를 떨쳐 내고 해외 거래선 접촉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 창업자인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 단적인 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올트먼 CEO의 회동은 미리 결정됐던 사안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회장이 2심에서도 전원 무죄를 받으면서 두 사람의 만남이 빠르게 정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원래 올트먼 CEO와 삼성 반도체 경영진이 만날 계획이 있었던 만큼 리스크가 해소된 이 회장이 자리에 참석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올트먼 CEO와 이 회장은 평소에도 화상 통화를 자주 나눌 정도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무죄 선고 직후 활동 반경을 넓히는 건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시장에는 삼성이 인공지능(AI) 시대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널리 퍼져 있다. 수치만 봐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DS(반도체 사업) 부문 영업이익(15조 1000억원)이 SK하이닉스(23조원)에 크게 밀렸다. AI 메모리 중 핵심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뒤처진 게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25일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최근 들어 삼성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저희가 맞이한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고 위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이 올해 대형 M&A 추진을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달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로봇을 상당히 중요한 미래 성장 포인트로 보고 M&A나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삼성은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등 미래 로봇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배터리와 바이오도 삼성이 관심을 갖는 분야다. 이 회장의 해외 출장도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해 1심 결과가 나온 뒤 하루 만에 아랍에미리트(UAE)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두루 방문하며 해외 네트워킹에 나선 바 있다. 또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통한 책임경영 강화와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이 회장은 2016년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가 불거졌을 때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등기임원에 올라 위기를 헤쳐 나갔다. 다만 삼성이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후 2019년 10월 재선임 없이 임기를 마쳤다.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이 회장만 미등기 임원이다. 일단 삼성 내부에서는 안도감 속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검찰이 지난해 2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온 뒤 불복하고 항소한 바 있기 때문이다.
  • 최지성·김종중·장충기 등 전현직 임원 10명도 모두 무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에서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함께 기소됐던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10명도 부담을 덜게 됐다. 법원은 이들에게도 원심과 같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이 회장이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하도록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전실이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을 추진했다는 혐의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최 전 부회장, 김 전 사장에게 각각 징역 4년 6개월에 벌금 5억원을, 장 전 사장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억원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입증하기에는 증거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19개 혐의 모두 무죄로 결론을 내렸다. 미전실에서 그룹의 전략·기획을 담당한 최지성·김종중·장충기 세 사람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2월 미전실이 해체되기 전까지 그룹의 핵심 인사로 꼽혔다.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부터 최측근으로서 총수 일가를 보좌하고, 지배구조 개편 등을 통해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최 전 부회장은 ‘이 회장의 가정교사’로 불릴 정도로 총수 일가와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됐을 때도 가장 먼저 면회한 사람으로 전해진다. 최 전 부회장과 장 전 사장은 국정농단 사건에서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가 2022년 가석방됐다. 미전실 해체와 함께 퇴임한 이후 공식 직책은 맡고 있지 않다. 최 전 부회장은 이 사건과 별개로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를 통해 삼성웰스토리에 급식 일감을 몰아줬다는 혐의로 2022년 11월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 野 박찬대 “최상목, 마은혁 임명않으면 비상결단…탄핵사유 충분”

    野 박찬대 “최상목, 마은혁 임명않으면 비상결단…탄핵사유 충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이날 헌법재판소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보류한 것이 잘못됐다는 결정을 내릴 경우 즉시 마 후보자를 임명해야 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헌법 취지에 비춰 볼 때 마 재판관 임명 거부는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헌재의 (위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마 후보자를 즉시 임명하지 않는다면 이는 최 권한대행도 내란 공범이라는 결정적 확증”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앞서 최 권한대행은 헌법상 의무인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임명을 선택적으로 거부했다. 이 행위만으로도 탄핵 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 권한대행이 ‘내란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도 거론하며 “내란 공범으로서 처벌을 피하려는 속셈이 아니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행태”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번에도 최 권한대행이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비상한 결단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민주당의 경고가 허언으로 그친 적이 없음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국민 여러분도 민주당의 불가피한 결단을 혜량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 결정을 따르지 않는다면 내란죄의 공범으로 간주, 내란죄 고발을 비롯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 권한대행이 과거 박근혜 국정농단 당시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은 것을 잊지 않고 있다. 이 사안에 대한 공소시효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윤석열과의 유착 의혹이 있는 뇌물 혐의에 대한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마 후보자에 대한 절차적 흠결, 정치 편향성 문제 등을 부각하며 헌재의 각하 결정을 촉구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국회 명의의 권한쟁의심판 청구 자체가 법과 판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헌재는 심각한 절차적 오류가 있는 이번 심판에 각하 결정 내리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헌재가 법에 의한 판단이 아닌 정치에 의한 판단을 한다면, 스스로 존립을 무너뜨리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대표로 최 권한대행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과 법무법인 도담 김정환 변호사가 제기한 헌법소원 결론을 이날 오후 2시 선고할 예정이다.
  • 새달 중순 형사재판 착수… 尹 ‘셀프 변론’으로 증인 압박 나선다

    새달 중순 형사재판 착수… 尹 ‘셀프 변론’으로 증인 압박 나선다

    증인들 진술에 심리적 압박 효과박근혜는 불출석 ‘궐석재판’ 심리국헌문란·최상목 쪽지 주요 쟁점尹측 ‘보석 신청’ 방안도 검토 중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이 다음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12·3 비상계엄 선포가 국헌 문란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와 이른바 ‘최상목 쪽지’ 작성·전달 주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권 등을 놓고 치열한 법적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점쳐진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르면 31일 윤 대통령 사건을 재판부에 배당한 뒤 다음달 중순쯤 공판준비절차를 거쳐 본격적인 심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인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형사재판은 출석을 결정하고 말고 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피고인이) 출석하는 것이 의무 사항”이라면서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해 입장을 표명할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지난 2017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재판에 넘겨졌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며 출석하지 않았고 결국 피고인이 없는 ‘궐석재판’으로 1·2심 선고까지 이뤄졌다. 하지만 법조인 출신인 윤 대통령은 적극적인 변론에 나서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법정에 직접 출석할 경우 증인들에게 일종의 심리적 압박이 가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탄핵심판과 마찬가지로 형사재판에서도 비상계엄 선포에 국헌 문란의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경력을 투입해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는지를 두고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은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막지 않았고,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사실 확인 차원에서 선관위에 병력을 투입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최상목 쪽지’의 작성·전달 주체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최상목 경제부총리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이 쪽지에는 국가비상입법기구 설치를 위한 예산 편성을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이 쪽지가 비상계엄 선포의 국헌 문란 목적이 담긴 핵심 증거라고 판단했으나, 윤 대통령은 쪽지의 작성과 전달 행위를 모두 부인했다. 이 밖에도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윤 대통령 측이 위법 수사에서 비롯된 기소는 성립할 수 없다며 공소 기각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석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입장문에서 “독이 있는 나무에는 독이 있는 열매가 맺힐 뿐”이라며 “공수처의 수사가 불법이므로 검찰의 기소 또한 불법의 연장”이라고 주장했다.
  • “직업 마케터”·“檢 황금폰 폐기 사주” 법정서 목소리 높이는 명태균…진실공방 가열

    “직업 마케터”·“檢 황금폰 폐기 사주” 법정서 목소리 높이는 명태균…진실공방 가열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불법 여론조사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명태균(55·구속)씨가 본격적인 공판에 앞서 법장에서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명씨는 변호인을 통해 ‘김영선 전 의원과의 금전거래는 정치자금 아닌 급여’라고 말하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전면 부인하거나, 검찰이 ‘증거 인멸을 교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월 17일 마지막 공판준비기일 이후 3월부터 매주 공판이 이어질 예정일 가운데, 관계자들 간 진실 공방도 격화할 전망이다. 1차 공판준비기일서 자신 직업 ‘마케터’로 답해정자법 규정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에 선 긋기김영선 전 의원에 받은 돈은 ‘급여’ 주장하기도지난해 12월 23일 이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명씨는 자신을 ‘마케터’라고 소개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들 인적 사항 등을 확인했다. 명씨는 직업을 묻는 판사 말에 ‘프리랜서’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는 요구에 ‘마케터’라고 말했다. 명씨가 본인 직업을 구체적으로 소개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명씨는 언론 등에서 정치브로커, 정치 컨설턴트, 협잡꾼 등으로 불려 왔다. 큰 틀에서 명씨는 ‘정치’와 관련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인식됐는데, 명씨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해왔다. 명씨는 지난해 11월 법원에 낸 구속적부심 청부에서 “이 사건 피의사실은 명씨가 정치자금을 기부받았다는 것으로, 이 경우 명씨는 정치자금법에서 규정하는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에 해당해야 한다”며 “하지만 법리를 볼 때 명씨는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치자금법상 명씨는 김영선 후보자 후원회 간부 혹은 후원회 유급사무직원, 정당 간부 등이 아닌 자원봉사·무급 사무직원으로 김영선 공천을 받고자 활동한 사람에 불과하므로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은 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마케터’라는 직업을 두고는 이러한 주장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인이 아니기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해당하지 않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추후 재판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취지가 녹아 있다는 것이다. 명씨 측은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이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2022년 8월 23일부터 2023년 4월 23일까지 (명씨가 김 전 의원에게) 받은 돈은 급여”라면서 “그 이후에 받은 돈은 선거 비용 대납금을 상환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씨는 정치자금법에서 해당하는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도 아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재판부는 명씨가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증거가 있는지 검찰에 물었고, 검사는 “추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2차 공판준비기일에는 검찰 수사 비난“검찰이 황금폰 폐기하라고 사주” 주장검찰 반박에 재반박...향후 공방 예고2차 공판준비기일이었던 이달 20일 명씨는 검찰이 ‘검찰이 짜깁기 수사를 하고 자신의 휴대전화 폐기를 사주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명씨는 이날 작정한 듯 검찰을 겨냥해 수사 불공정성을 주장했다. 명씨는 “황금폰(명태균씨가 사용하던 휴대전화 3대)을 검찰이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폐기하라’고 말하는 등 증거은닉을 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가 나에게 ‘(황금폰)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폐기해라. 우리도 전화기 반납하면 솔직히 부담스럽다’라고 했다”며 “검사가 ‘나는 아이폰을 쓴다. 비밀번호 16자리다. 다음에 그렇게 해라’고도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명씨는 자신을 수사한 검찰을 증거은닉 교사·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다음 날 입장문을 내고 즉각 반박했다. 검찰은 “명태균은 구속되기 전 중요 증거물인 휴대전화를 은닉하였음에도, 수사 과정에서 ‘아버지 산소에 묻었다’, ‘낙동강에 버렸다’, ‘처남에게 마창대교에서 던져 버려 달라고 했는데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렸다’ 등 이해가 어려운 여러 경위를 들며 폐기를 주장했다”고 했다. 이어 “창원지검 수사팀은 손쉽게 폐기할 방법이 있는데도 굳이 처남을 시키거나 멀리까지 이동하여 폐기했다는 명태균의 주장을 믿기 어려워 몇 가지 사례를 들어 허위 진술을 탄핵하고 사실대로 진술할 것을 요구하였을 뿐”이라며 “증거인멸을 교사하거나 증거 수령을 거부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명씨 주장이 거짓임을 입증할 조사 영상을 법정에 현출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명씨는 자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달 22일 명씨는 변호인을 통해 “수사 초기 영상 녹화가 진행 중임에도 담당 검사로부터 여러 차례 공판준비기일에서 언급된 방법으로 증거를 인멸하도록 압박받았으며 조사 종료 뒤에는 2명의 변호인이 입회하고 있음에도 노골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도록 교사받았다”며 “증거를 인멸하도록 압박받은 장면은 영상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맞받았다. 명씨는 또 “피고인인 제가 어떻게 ‘담당 수사 검사의 휴대전화 기종이 아이폰 13 PRO인지’, ‘그 비밀번호가 16자리인지’, ‘담당 검사가 이태원 참사 수사 당시 증거를 인멸한 경찰 간부를 기소하였는지’, ‘전자레인지에 휴대전화를 넣고 돌리면, 포렌식이 불가능한지’를 어떻게 아는 것인지 검찰에 되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일 ‘검찰 불신’을 주장한 명씨는 나아가 ‘황금폰 특검’까지 언급하고 있다. 명씨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과 접견에서 “황금폰 특검 꼭 해 달라. 대한민국 정치 세대 교체 바로 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명씨는 “민주당은 좌파언론들을 선동해 가짜뉴스로 명태균을 토끼몰이하여 윤석열, 김건희, 여당에 타격을 주려 했고, 윤석열 검찰은 그걸 막기 위해 명태균을 구속해 입을 틀어막았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3차 공판준비기일은 다음 달 17일 열릴 예정이다. 명씨 구속 기한이 오는 6월 2일까지인 만큼 3월부터는 매주 월요일 공판이 이어질 전망이다. 재판에서 명씨는 검찰은 물론 이 사건 핵심 제보자인 강혜경,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전 소장 김태열 등과도 진실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명씨 측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조사하면 된다거나 ‘강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공천 개입 의혹 등은 강력히 부인했다. 명씨는 최근 한병도 의원과 접견에서도 “이번 검찰 조사를 통해 강혜경이 지방선거 출마자, 학술 용역 발주, 국회의원 후원금 등 명목으로 횡령한 금액이 족히 3억~4억이 넘는 것을 확인했다”며 “본인의 죄를 감추고자 얼굴 한번 본 적 없고, 휴대전화 번호도 모르는 윤석열·김건희·홍준표·오세훈·박형준 등 이름을 거론하며 고소·고발하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강씨 측은 ‘이 사건 핵심은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전 소장과 명씨는 ‘2022년 지방선거 예비후보자’에게 받은 돈의 목적, 명씨 지시 여부 등을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 더 넓게 명씨는 추후 창원국가산단 선정 개입 의혹, 채용 청탁 의혹,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을 놓고도 법정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진실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여론조사가 왜 이럴까…“바보야 문제는 결집이야”

    여론조사가 왜 이럴까…“바보야 문제는 결집이야”

    야당 정치권이 최근 여론조사 동향을 두고 소란스런 분위기다. 비상계엄 이후 벌어졌던 여야의 지지율이 최근 다시 비등한 수준으로 붙은 탓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일 당내에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까지 꾸렸다. 일부 의원들은 여론조사 기관 등록 기준을 강화하고, 여론조사 기관에 대한 점검 및 제재 규정을 명문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 시작은 직무정지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기록했다는 한국여론평판연구소의 여론조사가 나오면서다. 민주당은 ‘문항이 편향적으로 설계됐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신청을 제출하고 해당 기관에 대한 고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기관으로 평가받는 한국갤럽, 전국지표조사(NBS) 등에서도 양당의 지지율이 엇비슷한 결과가 나오면서 당내 공기도 달라졌다. 여론조사 방법의 오류를 따져묻던 날선 목소리는 사그라들고, 원인 분석을 원하는 수요가 커지는 모습이다. 대체 어떻게 그 많은 국민들이 내란사태의 주범과 잔당 세력에게 변치 않는 지지를 보낼 수 있냐는 의구심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와는 너무나 다르단 거다. 복수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는 이례적 ‘결집 현상’ 때문이라고 말한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이후 한시름 놓은 진보 지지층은 ‘관망세’로 돌아섰고, 보수 지지층은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결집 중이라는 것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28일 통화에서 “전국적으로 충격적인 사건이 터지면 여론이 번지점프처럼 내려갔다 올라왔다 한다”면서 “이럴 때 과표집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상계엄 직후엔 진보층이 결집하고 ‘샤이 보수’가 많아졌지만 탄핵 심판과 수사가 진행되면서 양 지지층의 결집도가 역전됐다는 설명이다. 보수 응답자 100명 많아 與 지지율 상승野 ‘더블 스코어’ 땐 진보 응답자 압도적이러한 정황은 한국갤럽의 조사 표본으로도 확인된다.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1월 4주 한국갤럽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양당의 지지율(민주당 40%, 국민의힘 38%)은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었다. 해당 조사에서 보수 성향 응답자는 362명으로, 진보 성향 응답자(266명)에 비해 100명 가까이 많았다. 현재 보수 지지층의 여론조사 응답 적극성이 진보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걸 나타낸다. 반면 양당의 지지율(민주당 48%, 국민의힘 24%)이 ‘더블 스코어’까지 벌어졌던 지난해 12월 3주 조사에선 진보 성향 응답자가 357명으로 보수 성향 응답자(267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당시 조사는 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12월 17~19일) 이뤄진 조사로, 진보 지지층의 결집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다. 지금과 같이 혼란한 정국에선 성향별 여론조사 응답률이 시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정당 지지율이 출렁이는 게 ‘이상 현상’은 아니라는 얘기다. 선거 국면의 여론조사도 이와 유사한 경향성을 보인다고 한다. 국민의힘의 경선이 한창일 땐 여당 지지자들이 여론조사 전화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보수층 응답률이 높아지고, 민주당에서 경선이 진행될 땐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지난 20대 대선 때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본경선(10월 10일) 직전 이뤄진 10월 1주 한국갤럽 조사에선 양 성향 응답자수(보수층 277명, 진보층 224명)가 비슷했고, 민주당 지지율(35%)이 국민의힘(34%)을 근소한 격차로 앞섰다. 반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본경선(11월 5일) 직전인 11월 1주 조사에선 보수층 응답자(287명)가 진보층(185명)에 비해 100명 이상 많았고, 지지율도 국민의힘(38%)이 민주당(30%)을 크게 이겼다. 결집 이유로 尹 태도 지목…몸 낮춘 朴과 달라‘대안세력’도 부재…국민의당·바른정당 없어 다만 8년 전과 달리 보수층이 왜 이렇게까지 결집하는지는 살펴볼 일이다. 가장 큰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태도 차이를 꼽을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자 대국민 사과를 통해 거듭 몸을 낮췄다. 반면 윤 대통령은 반국가세력으로부터 나라를 되찾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려 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수사와 재판을 통해 잘잘못을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결집을 유도했고, 보수 지지층이 적극적으로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안세력’의 부재도 8년 전과 다른 요인 중 하나다. 박 대표는 “2017년 탄핵 때는 국민들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을 대안정당으로 인정했지만, 지금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계엄 사태가 터지는 데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그동안 보여온 강경 일변도 노선과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엔 여당 탄핵 찬성파 의원들이 당을 나와 만든 바른정당도 있었다. 지금은 양당의 극단적 정치 속에 제3세력이 설 공간이 보이지 않고 중도보수층의 선택지도 줄어든 상태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위험 신호’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양 지지층의 결집이 가속화되고 정치권의 적대적 대결 양상이 반복되면 중도층은 탈락하고 극단적 선거판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내란 혐의’ 尹 구속기소 결론… 현직 최초 피고인 전환(종합)

    ‘내란 혐의’ 尹 구속기소 결론… 현직 최초 피고인 전환(종합)

    검찰이 26일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54일 만으로, 이로써 윤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구속기소 된 현직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헌법 84조에 따라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 범위에 해당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는 적용하지 않고 계속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법원의 납득하기 어려운 2회에 걸친 구속기간 연장 불허 결정으로 인해 피고인 대면조사 등 최소한도 내에서의 보완 수사조차 진행하지 못했으나 특수본이 그동안 수사한 공범 사건의 증거자료, 경찰에서 송치받아 수사한 사건의 증거자료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피고인에 대해 기소함이 상당(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구속 이후 사정 변경이 없어 여전히 증거 인멸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인의 1차 구속 기간 만료 전, 피고인에 대한 경찰 송치 사건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송부 사건의 범죄사실 중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서만 구속기소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비상계엄 선포 사흘 만인 지난달 6일 군검찰과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내란죄 수사를 본격화했다. 검찰은 군사령관을 잇달아 조사하고 윤 대통령에게 피의자 신분 출석을 요구하며 수사 속도를 높였으나, 공수처가 중복수사 방지를 명목으로 이첩요청권을 발동하면서 검찰은 지난달 18일 윤 대통령 사건을 공수처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자 서울서부지법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 두 차례 시도 끝에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을 체포했다. 공수처는 지난 19일 윤 대통령을 구속했지만, 윤 대통령의 거부로 제대로 된 피의자 조사를 한 번도 하지 못했고 결국 지난 23일 윤 대통령 사건을 다시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기소 결정 전 대면조사 등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다음달 6일까지 구속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두 차례 요청했으나, 법원은 독립된 수사기관인 공수처가 수사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보완 수사를 할 수가 없다는 취지로 구속 연장을 불허했다. 검찰은 결국 이날 심우정 검찰총장 주재로 전국 고·지검장 회의를 열어 논의한 끝에 구속기간 만료를 하루 앞두고 윤 대통령을 기소했다. 검찰 조사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은 채 재판에 넘겨짐에 따라 윤 대통령은 법정에서 공소기각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구속 상태에 대해서도 보석 청구 등으로 해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거대 야당의 하명 수사기관을 자임한 공수처가 조기 대선을 위해 대통령 내란 몰이에 앞장섰고, 검찰은 각본대로 윤 대통령을 기소했다”며 “검찰이 스스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기소 대행청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구속기소 된 현직 대통령이 됐다. 전직 대통령까지 포함하면 민주화 이후 다섯 번째로 형사 법정에 서는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발부·집행되기도 했다. 민주화 이후 가장 먼저 구속기소된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 1995년 12월 5일 기업인들로부터 받은 뇌물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구속기소됐다. 비자금 사건이 터지면서 부패 정권을 창출한 계기가 됐던 12·12 군사쿠데타와 5·18 광주 민주화 항쟁 사건의 진상규명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거세졌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5·18 특별법 제정을 지시했다. 이후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던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재수사 끝에 결국 그를 노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군사반란과 비자금 혐의 등으로 같은 해 12월 21일 법정에 세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사를 받다 2017년 4월 17일 구속기소 됐다. 현직 대통령 신분에서 피의자로 입건된 첫 사례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경선 중 불거진 다스·BBK 등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2018년 초 재개돼 그해 4월 9일 구속기소 됐다.
  • 노무현 63일·박근혜 91일…46일째 尹 탄핵심판은

    노무현 63일·박근혜 91일…46일째 尹 탄핵심판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지 29일로 46일째다. 주 2회 집중 심리로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재판 결과와 함께 선고 시기도 관심이 쏠린다. 4월 18일,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퇴임 전에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14일 헌재에 접수됐다. 헌재는 사건 접수 후 180일 이내에 선고해야 한다는 조항을 두고 있으나, 훈시 규정이라 법률상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윤 대통령 이전에 헌재에서 탄핵 심판을 받은 대통령은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했고, 박 전 대통령은 파면됐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3월 12일 접수됐고, 7차례 재판을 거쳐 4월 30일 변론이 종결됐다. 그해 5월 14일 선고까지 63일이 걸렸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 등에서 “개헌저지선까지 무너지면 그 뒤에 어떤 일이 생길지는 나도 정말 말씀드릴 수가 없다”,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헌재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고, 열린우리당을 지지해달라고 했다’는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파면을 해야 할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중대성 여부에 대해 헌재는 결정문에서 “대통령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이 어떠한것 인지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규정하는 것은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대통령의 직을 유지하는 것이 더이상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거나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여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한 경우에 한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12월 9일 접수됐고, 17차례 변론을 진행했다. 총 91일이 걸린 뒤 2017년 3월 10일 선고됐는데, 결과는 ‘인용’이었다. 헌정사상 최초의 국가원수 파면이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는 노 전 대통령과 달리 복잡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세월호 참사,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 설립 및 모금 등이 총망라됐다. 헌재는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핵심 사유로 꼽았다. 헌재는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가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들을 단속해왔다”고 판단했다. 또한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였으나 검찰과 특별조사에 응하지 않고, 청와대 압수수색마저 거부하는 등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재판은 지난 14일 1차 변론기일부터 다음달 13일 8차 변론기일까지 지정된 상태다. 윤 대통령이 두차례 직접 출석했고, 지난 23일까지 4차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선고 기한은 6월 12일이다. 앞선 두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변론을 종결하고 보름 정도 지나 선고한 것을 감안하면 빠르면 2월 말 선고도 가능하다. 앞선 두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살펴보면 결국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과 법률을 위배했는지, 위배했다면 얼마나 중대한 행위인지가 윤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선 결정문에 따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것이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다면, 국민의 신임을 배신했다면,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노 전 대통령 사례처럼 대통령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면 기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구치소에서 명절 맞는 윤 대통령… 아침은 떡국, 점심은 청국장

    구치소에서 명절 맞는 윤 대통령… 아침은 떡국, 점심은 청국장

    식단·TV시청 시간 그대로...특식 없어긴 연휴 고려해 운동은 1시간 진행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설 명절을 맞는다. 내란 수괴 혐의로 구속 기소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대통령은 별 다른 일정 없이 평소와 같은 일정으로 명절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27일 법무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대부분 통상 스케쥴대로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TV 시청 시간도 평소와 동일하고 식사도 1월 식단표에 따라 그대로 제공된다. 이에 따라 설 당일 아침 윤 대통령은 떡국과 감자반, 배추김치로 식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점심은 청국장과 온두부, 무생채, 열무김치, 흑미밥, 저녁은 콩나물국과 불고기, 배추김치 등이 제공된다. 명절마다 지급되던 특식이 이번 설에는 전 교정기관에서 지급되지 않는다. 통상 교정시설에서는 명절, 국경일 등에 유과 등 1700원 이내의 특식을 지급한다. 다만 수용자들은 보관금으로 명절 동안 먹을 음식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지난 2021년 같은 구치소에서 설을 보냈다. 2021년 연말 특별사면 전까지 박 전 대통령은 총 9번의 명절을 교정시설에서 보냈다. 2021년 설 명절 당일 아침으로는 떡국, 점심으로는 소고기뭇국 등이 나왔다. 같은 시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있던 안양교도소는 아침식사로 떡국과 조미김, 저녁으로는 순대국 등을 냈다. 다만 서울구치소는 긴 연휴일정을 고려해 운동 시간은 기존 방침과 달리 운영한다. 통상 휴일에는 운동시간이 없지만 임시공휴일 지정 등에 따라 연휴가 길어지면서, 서울구치소는 재소자의 건강 등을 고려해 연휴 기간 중 1회 운동 시간을 갖기로 정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