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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vs 이란, 승자는?…“99% 요격됐어도 이란 승리” 평가 나온 이유 [송현서의 디테일]

    이스라엘 vs 이란, 승자는?…“99% 요격됐어도 이란 승리” 평가 나온 이유 [송현서의 디테일]

    이란이 사상 최초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뒤 군사 퍼레이드를 통해 공격이 성공했다며 자축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 국내외 매체에 따르면 17일(이하 현지시간) 이란군은 ‘군의 날’ 행사를 열고 성대한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진실의 약속’으로 명명한 최근 공습이 이스라엘의 명예를 떨어뜨렸다”면서 “이후 (이스라엘의) 아주 작은 침략도 대하고 가혹한 응징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이러한 행보는 지난 13~14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날린 드론과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등이 99% 요격됐다는 이스라엘 측 주장이 나온 후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란의 공격 99%가 ‘실패’ 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이라고 평가한 것은 이란뿐만이 아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도 이란의 공격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1. 아이언돔 등 방공망 가동에 1조 8000억 원 쏟아 부었다 이번 공습을 두고 이스라엘은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등을 99% 요격했으며, 드론과 순항미사일 중 이스라엘 영토에 진입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몇 발의 탄도미사일만 이스라엘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이 과정에서 그동안 자랑해온 첨단 방공시스템인 아이언돔을 가동했다. 문제는 이스라엘이 아이언돔 등 방공망을 운영하려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 부었다는 사실이다.이스라엘 재정고문을 지낸 람 아미나흐 예비역 준장은 지난 14일 현지 매체 와이넷에 “이란의 폭격을 막아낸 아이언돔 등 이스라엘 방공체계는 하룻밤에만 40억~50억 셰켈(약 1조 4700억~1조 8470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거리 요격에 쓰이는 아이언돔과는 별도로, 탄도탄 요격용 애로우 지대공미사일을 쏠 때마다 드는 비용은 350만 달러(약 48억 5000만 원), 중거리 발사체용 매직 완드의 비용은 100만 달러(약 13억 9000만 원) 등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아미나흐 예비역 준장은 2023년 이스라엘군에 배정된 예산 규모가 600억 셰켈(약 22조 410억 원)이며, 이란을 방어하는데 얼마의 비용이 드는지 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난 13일 발생한 이란의 대규모 공습 등에 대응하기 위해 단 하루만에 국방예산의 약 10분의 1을 소진했다는 의미다.심지어 이란은 공격에 사용할 무기에 대한 정보도 사실상 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란이 이스라엘에 발사한 드론은 이스라엘 방공망이 쉽게 추적할 수 있는 느린 모델이었다”고 전했다. 이는 이란이 사상자를 노리고 공격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며,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즉각 보복에 나서기가 부담스러운 애매한 상황에 놓여 있다가 결국 하룻밤에 한화로 1조 8000억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을 쏟아내며 방공망을 가동시켜야 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의 이란 전문가인 시마 샤인은 워싱턴포스트에 “이란의 공격은 이스라엘의 다층적인 방공망이 충분히 막아낼 수 있도록 면밀히 설계됐다”며 “사상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까지 미리 고려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스라엘 정부가 즉각 보복이 아닌, 신중한 대응을 고민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2. 이란의 무기를 막은 것은 아이언돔 하나만이 아니다 미국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디 인터셉트’는 란의 미사일과 드론을 막아낸 주역이 이스라엘의 자랑인 아이언돔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디 인터셉트는 15일 “이란의 무기 절반 이상이 이스라엘에 도착하기도 전, 미국 항공기와 방어 미사일에 의해 파괴됐다”면서 “미국이 다국적 방공 작전을 지휘하고 미국 전투기들을 출격시켜 이란의 공습을 막아냈다. 사실상 이것은 ‘미군의 승리’라고 분석했다.실제로 미 국방부는 이란의 공습이 시작된 직후 이라크 북부에서 페르시아만 남부까지 확장한 다국적·지역적 방어망을 구축했다. 이 방어망에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요르단 등이 합류했으며, 이들이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대부분을 격추했다. 앞서 이스라엘방위군(IDF)는 “순항미사일 약 25기는 모두 국경 밖에서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에 의해 요격됐다”고 주장했지만, 디 인터셉트는 “이스라엘이 아이언돔 등을 이용해 이란의 순항미사일 대부분을 격추했다는 발표는 과장된 것일 수 있다”면서 “미군 소식통 및 미 유럽 사령부 구축함의 지원을 받는 중부 사령부의 예비 보고 등을 종합했을 때, 이란의 드론과 순항미사일 대부분을 격추한 것은 미군 또는 미 동맹국의 항공기”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스라엘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부 아랍국가의 도움을 통해 이란의 공격을 막아낸 동시에, 안보 의존도가 선명하게 노출한 셈이 됐다. 3. 국내외에 ‘강한 이란’ 각인시켰다 이란은 사상 최초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을 통해 자국민과 역내 동맹국 앞에서 ‘강한 이란’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국과 그러한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을 향해 ‘당당하게’ 대규모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이란이 예상보다 훨씬 강한 무력을 갖춘 나라임을 과시한 셈이다.이란의 ‘계산’이 통한 듯,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이스라엘 본토 공격을 공식화하자 수도 테헤란 시내에는 시민들이 쏟아져나와 국기를 흔들며 “이슬람 전사 만세”를 외치며 기뻐했다. 앞서 이란 국민들은 13일 밤 테헤란의 캄캄한 밤하늘을 가르며 미사일과 드론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모습에도 크게 환호했다. 마치 국가적 규모의 큰 행사 또는 축제 현장을 보는 듯한 ‘화려한 볼거리’에 홀린 모습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공격이 최대한 장관으로 보이도록 연출됐을 것”이라고 설명했고, 미국 싱크탱크 애틀란틱카운슬의 홀리 다그레스 선임연구원은 “테헤란의 목표는 자신의 위력을 모두에게 과시하는 것”이라며 “이란이 전투기와 제공권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이번 공격은 대성공”이라고 평가했다.
  • 미국 맛 가미한 보물 찾기…한국 맛과 다른 백수 아빠[OTT 언박싱]

    미국 맛 가미한 보물 찾기…한국 맛과 다른 백수 아빠[OTT 언박싱]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가 거둔 세계적인 성공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대 미디어믹스가 나아가야 할 모범사례로 언급할 수 있다. 구독자 유지를 위해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필요한 OTT에 하나의 콘텐츠로 매체와 국경을 넘나드는 미디어믹스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듯하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 콘텐츠 공급의 중심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장이 일본 만화계다. 그간 일본 만화는 자국에서 다수의 실사화가 이뤄졌지만, 일본 시장을 제외하고는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지 못했다. 넷플릭스는 이 일본 만화를 타국에서 실사화 또는 스핀오프 제작을 하며 콘텐츠의 가능성을 폭발시켰다. ‘기생수: 더 그레이’가 한국에서의 성공 사례라면 미국에서는 ‘원피스’①를 꼽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100만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베스트셀러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의 성공 비결은 자연스러운 세계관 표현이다. 만화가 지닌 상상력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세계관이 바탕이다. ‘원피스’는 해적왕이 처형을 당하기 전, 자신이 숨겨 둔 보물 원피스가 어딘가에 있다는 유언을 남기며 펼쳐진 대해적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다양한 국적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큼 일본에서 실사화가 이뤄졌다면 분장에서 오는 이질감이 코스프레 느낌을 강하게 주었을 것이다. 다국적 출연진을 바탕으로 세계관을 안정적으로 표현하며 몰입감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일본 소년만화의 클래식한 배틀물 전개를 어드벤처에 중점을 두어 각색한 점 역시 포인트다. ‘쥬만지’, ‘구니스’ 등 1980~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미국 어드벤처 영화를 연상시키는 구성으로 변화를 줘 해적왕을 꿈꾸는 루피가 동료들을 모아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완성해 나간다. 마니아층이 열광할 원작 캐릭터의 성공적인 구축과 대중성을 높이는 구성 변화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국내 OTT 작품 중 이런 성공 사례를 뽑자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②을 들 수 있다. 주인공 남금필은 기존 한국 드라마 장르가 다뤄 왔던 삶의 무게에 찌든 중년 남성과 완전히 다른 캐릭터성을 보여 준다. 인생에서 봄의 시기에 와야 할 사춘기가 40대에 찾아온 그는 무작정 직장을 그만둔다. 진정한 자아 찾기를 핑계 삼아 자유롭게 살아가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거 같다는 이유로 만화가에 도전한다. “성장은 나이와 관련이 없다”는 영화 ‘어바웃 어 보이’의 명대사처럼 철없는 아빠가 일탈을 통해 성숙한 어른이 돼 가는 과정을 다룰 것이라 예상했던 이 작품은 더 깊은 의미를 담아내고자 한다. 어른이 돼 간다는 건, 얼굴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울게 된다는 성장의 멜랑콜리를 표현한다. 넉살 좋은 영업사원처럼 보였던 금필은 딸과 아버지를 호강시켜 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내면의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여느 어른처럼 항상 미소를 보이며 사회생활을 하던 그이지만, 사실 마음은 눈물범벅이었던 것이다. 자발적 백수 라이프를 시작한 금필의 코믹한 모습이 주는 웃음 이면에 더 나아질 수 없는 삶에 대한 현실도피가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제목의 의미는 다르게 읽힌다. 실패한 인생을 외면하는 변명이 아닌, 실패하고 싶지 않다는 간절한 외침으로 말이다. 만화에는 노력과 열정만 있으면 꿈과 희망을 이룰 수 있다는 정신일도(精神一到)의 자세가 담겨 있다. 금필이 만화가에 도전하는 이유는 유년 시절 청운의 꿈을 다시 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최선만 다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만화에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연 금필은 자신이 꿈꾸는 어른이 될지, 아니면 세상이 원하는 어른의 모습으로 남게 될지, 드라마를 통해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오세훈표 안심소득… 암투병 부모님 돌보는 청년 돕는다

    오세훈표 안심소득… 암투병 부모님 돌보는 청년 돕는다

    #2년 전 아버지가 뇌출혈로, 어머니는 암으로 병원에 입원해 가족돌봄청년이 된 지모(26)씨는 병간호로 중단했던 대학 졸업 학기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 지씨는 “아르바이트하며 힘들게 부양해 왔는데 안심소득에 뽑혔다는 소식을 듣고 그야말로 안심하게 됐다”며 “병원과 집만 오가는 우리 가족이 더 늦기 전에 오붓하게 식사도 하고 사진도 찍으려고 한다”고 했다. 서울시가 이처럼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가족돌봄청년에 소득보장실험인 ‘안심소득’을 제공한다. 서울시는 가족 돌봄 청년과 저소득 위기가구를 대상으로 모집한 안심소득 시범사업 3단계에 492가구를 최종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가족돌봄청년은 128가구, 저소득 위기가구는 364가구다. 3단계 사업엔 1만 197가구가 접수해 2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역점사업 중 하나인 안심소득은 기준 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 소득의 일정 부분을 채워주는 소득보장실험이다. 선정된 가구는 오는 26일부터 1년간 중위소득 85% 기준액과 가구소득 간 차액의 50%를 매월 받게 된다. 특히 3단계 시범 사업엔 나이가 젊어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을 수 없는 가족돌봄청년과 저소득 위기 가구를 중점 발굴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안심소득 시범사업 3단계 약정식에서 안심소득 참여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2단계에 선정된 40대 김모씨는 “나이가 젊으니 기초생활수급과 차상위 지원도 받지 못했다”며 “기본 생계비의 일정 부분을 채워주는 안심소득으로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지난 1년간 가족이 함께 미래와 앞날을 꿈꿀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는 장기간 실직 상태인 남편과 지적장애 아이를 키우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 시장은 “모두 열심히 살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안심소득을 통해 정부의 도움을 졸업한 사례가 많이 나온다면 향후 전국적으로 확산해 더 많은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제도로 나아가는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 김윤신 ‘이방인’·이강승 ‘소수자’… 미술 올림픽 빛낸 K미술

    김윤신 ‘이방인’·이강승 ‘소수자’… 미술 올림픽 빛낸 K미술

    성소수자, 선주민, 이민자 등 ‘이방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세계 최대 현대미술 축제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 최근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K미술’의 존재감이 한층 더 커졌다. 20일(현지시간) 개막해 11월 24일까지 열리는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에서는 역대 가장 큰 규모인 70여명의 한국 작가가 본전시, 국가관 전시, 병행 전시, 자유 참가 전시 등으로 다양성과 역동성을 담은 ‘한국 미술 지도’를 동시다발적으로 펼친다.베네치아비엔날레의 첫 남미 출신 예술총감독인 아드리아노 페드로사가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를 주제로 내걸고 330명의 작가(팀)를 초청한 이번 비엔날레 본전시에는 김윤신(89)·이강승(46) 작가와 이쾌대·장우성 두 작고 작가가 초청됐다. 본전시에 한국 작가 4명이 초청된 것은 2003년(5명·팀)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페드로사 감독이 직접 발탁한 김 작가와 이 작가는 자르디니 구역 중앙관에서 대표작을 선보이며 세계 미술계 관계자와 현지 관람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베네치아비엔날레에 처음 입성한 김 작가는 사전 공개가 이뤄진 17일 전시장에서 엄지를 치켜들며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그는 “이런 순간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젊었을 땐 작업에 빠져 내 일만 하고 살았는데 앞으로는 작품을 통해 세계에 나를 완전히 내놓겠다는 결심이 생겼다”고 했다.작품 활동을 위해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40년간 창작 활동을 해 온 김 작가는 이번 본전시에서 4점의 나무 조각과 오닉스를 재료로 한 돌조각 4점을 선보였다. 작품들은 낯선 땅에서 작업에 매진해 온 ‘영원한 이방인’인 그가 남미의 나무라는 새로운 소재와 교감하며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빚어낸 과정을 압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 주제와도 상통한다는 평가다. 지난해 3월 일찌감치 페드로사 감독으로부터 전시 제안을 받은 이 작가는 이례적으로 자르디니와 아르세날레 등 본전시장 두 곳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작업 성과를 인정받았다. 성소수자의 잊혀진 역사를 발굴하고 복원해 내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 온 그는 에이즈로 사망한 이들을 양피지 그림과 금실 자수, 성소수자 작가의 시를 옮긴 미국 알파벳 수화 등으로 형상화한 신작 등으로 전시장의 바닥과 벽면을 채워 보는 이들에게 인식의 전환을 일깨웠다.이 작가는 “이번 전시 주제는 개인적으로도 퀴어(성소수자)이자 한국 밖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연결 고리가 많은 주제”라며 “우리 모두가 지구상에 왔다 떠나는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느껴 보자는 제안인 만큼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해 보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전시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는 한국관 앞은 구정아(57) 작가의 전시 ‘오도라마 시티’를 보려는 현지 미술계 관계자와 관람객들의 줄이 길게 이어지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각국 국가관이 아우성치듯 볼거리 전시에 전력을 다한 데 반해 그는 242.6㎡ 규모의 전시장을 비웠다. 대신 17가지 한국 고유의 향으로 공간을 채웠다. 전시장을 찾는 이들 각각의 기억을 소환하고 상상력과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여행 인도자’가 된 셈이다. 작가는 지난해 6~9월 입양아, 실향민 등을 대상으로 한국의 도시, 고향에 얽힌 향의 기억을 설문해 600편의 사연을 수집, 키워드를 분석한 뒤 16명의 다국적 조향사들과 협업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향은 함박꽃, 장독대, 장작, 할머니집, 수산시장, 공중목욕탕 등이다. 은근하게 스며들거나 순식간에 코끝에 훅 끼쳐 오는 향은 경계 없는 경험의 확장을 이끌어 낸다. 구 작가는 “볼거리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한국관은 사색하고 교감하는 공간으로 처음부터 기획했다”고 했다.26개 국가관이 운영돼 ‘세계의 현재’를 비켜 갈 수 없는 비엔날레에서는 정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유독 높았다. 자르디니 정문 밖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가 “비바 팔레스타인”(팔레스타인 만세)을 외치며 전시장을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스라엘관은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관 작가와 큐레이터는 휴전과 인질 석방 합의가 이뤄지면 전시관을 열겠다’는 안내문만 내걸린 채 굳게 닫혀 있었다. 미국관 등의 전시장 주변에는 ‘대량학살 국가관에 반대한다’는 문구를 담은 붉은색 팸플릿이 가득 흩뿌려져 있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2022년에 이어 올해도 전시에 참여하지 않은 러시아 국가관은 볼리비아에 대여됐다.
  • 이란, 히잡 단속 강화…체포과정서 성희롱·구타 일삼는 ‘도덕경찰’ [핫이슈]

    이란, 히잡 단속 강화…체포과정서 성희롱·구타 일삼는 ‘도덕경찰’ [핫이슈]

    이란 정부가 최근 히잡 단속을 다시 강화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예루살렘포스트(JP) 등에 따르면 이란 도덕경찰은 지난 13일부터 ‘누르(빛) 계획’에 따라 테헤란 등 여러 도시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들어갔다. 도덕경찰은 공공장소에서 히잡 규정을 어긴 여성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하며 성희롱과 구타까지 자행하고 있다. 또 여성에게 테이저건을 사용하거나 승용차 유리창을 파손하는 등의 폭력 행위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란 소셜미디어에도 폭력적인 도덕경찰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도덕경찰의 단속 재강화는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이슬람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라마단 종료 후의 명절) 설교에서 이란 사회에서 종교적인 규범을 깨뜨리는 행동에 대한 조치강화를 강조한 뒤 나온 것이다. 이에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옥중 수상한 이란 여성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는 이날 가족을 통해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성명에서 당국의 히잡 단속 강화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모하마디는 당국이 협박과 공포를 통해 거리를 여성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전쟁터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모하마디는 이어 거리에서 나타난 이란 여성들의 용감한 저항과 시민 불복종이 이슬람 공화국의 기반을 뒤흔들고 있다면서 “거리는 우리의 것이고, 승리는 우리의 운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단속은 또한 여성의 히잡 착용을 강제하기 위한 ‘히잡과 순결 법안’이 이슬람 규범과 헌법 해석권을 가진 헌법수호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지난해 9월 마흐사 아미니 의문사 1주기 이후 불과 나흘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란 의회를 통과한 ‘히잡과 순결 법안’은 이슬람 율법에 따른 복장 규정을 어기는 사람에게 최대 10년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아미니는 2022년 9월16일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숨졌으며 이는 ‘히잡 시위’로 불리는 전국적인 항의 시위로 이어졌다. 지난달 발표된 유엔 인권이사회 조사단 보고서에 따르면 히잡 시위에 대한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551명이 사망했으며 15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이란은 이란 이슬람혁명(이란혁명) 2년 뒤인 1981년부터 9살 이상 여성들에게 히잡 착용을 의무화했으나 아미니 사망 이후 일어난 시민 불복종 운동 등의 영향으로 최근에는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여성이 점차 늘어나고 있었다고 JP는 전했다. 이란혁명 이전 삶 재조명되기도 이날 미국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이란이 1979년 2월 이란혁명으로 이슬람공화국으로 바뀌기 전 시대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을 대거 공개하기도 했다. BI에 따르면 이란혁명이 일어나기 수십 년 전에 이란은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 샤(국왕)의 독재로 반대 의견을 탄압하고 정치적 자유를 제한했다. 그러나 모하마드 레자는 또한 이란이 서구 지향적인 세속적 근대화를 채택하도록 추진해 어느 정도의 문화적 자유를 허용했다. 모하마드 레자는 제2차 세계대전 와중 영국과 소련이 이란을 침공했을 때 부왕 레자 샤 팔레비가 퇴위하자 왕위에 즉위했다. 그의 치세 당시 민주적으로 선출된 모하마드 모사데그 총리에 의해 이란의 석유산업이 잠깐 국유화됐던 적도 있으나, 1953년 쿠데타가 일어나 모사데그는 실각하고 석유는 다시 기업들의 손으로 넘어갔다.지배자로서 모하마드 레자는 백색혁명을 통해 일련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개혁을 꾀했다. 그러나 세속적 무슬림이었던 그는 시아파 성직자들 뿐 아니라 노동계급, 특히 전통적 상인 계급인 바자리들의 지지를 잃게 됐다.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한 것도 반발에 부딪쳤고, 국왕 본인과 왕실, 지배 엘리트 계층은 언제나 부패 추문이 들끓었다. 공산주의 정당인 민중당의 활동을 금지시키고, 정보기관 겸 비밀경찰인 사바크(국가정보안보기구)를 통해 광범위한 정치적 업압을 가했다. 1978년 당시 이란의 정치범은 최소 2200명이었고, 이는 백색혁명이 계속될수록 빠르게 불어났다. 그외의 여러 요소로 인해 이슬람주의자와 공산주의자를 비롯한 여러 집단들이 모하마드 레자에게 등을 돌렸고, 그런 한편 그 집단들 사이에서도 계속 충돌이 일어났다. 정치적 불안은 마침내 1979년 1월 17일 혁명의 형태로 폭발했고, 모하마드 레자는 이란에서 도주했다. 얼마 뒤 이란의 군주제는 공식적으로 폐지됐으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사실상의 법왕에 올라 이슬람공화국을 선포했다. 이후 모하마드 레자는 이란으로 돌아갈 경우 처형될 신세가 돼 안와르 사다트에게 비호권을 인정받아 망명하고 있던 이집트에서 췌장암으로 숨졌다.
  • 작심 스터디카페, 대형·프리미엄 전략…건물주·상가주 창업↑

    작심 스터디카페, 대형·프리미엄 전략…건물주·상가주 창업↑

    국내 독서실·스터디카페 브랜드 1위 ‘작심’은 ‘대형 평수’ 지점이 전국적으로 증가하면서 뚜렷한 출점 전략을 갖춘 ‘작심’의 업계 경쟁력이 독서실·스터디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관련인들에게 재조명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작심’ 스터디카페는 지점의 ‘대형화’와 ‘프리미엄화’를 중심으로 업계 내 확고한 입지를 다져왔으며, 지속적인 출점과 권역 내 최다 직영점을 보유한 브랜드로 성장하며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갖추며 빠르게 전국 신규 지점이 증가하고 있다.‘작심’ 스터디카페는 지점의 ‘대형화’ 출점 전략으로 기본 공간, 부대 공간을 넓은 평수로 제공할 수 있어 이용자들에게 쾌적한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차별성을 확보했으며,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의 카페형 공간으로 기존 어두운 이미지의 독서실 공간을 변화시켜 학생을 비롯해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직장인, 성인 자기계발자 등 다양한 유형의 이용자를 유치해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올해 4월 기준 700개가 넘는 직영점, 가맹점을 보유한 ‘작심’ 스터디카페 브랜드 관계자는 “전체 가맹 창업의 70% 이상이 공실을 보유한 건물주, 상가주 출점”이라며 “대형 평수로 입점 시 공실을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프리미엄 브랜드 인지도로 건물의 가치를 높이고 관련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어 공실 해결책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 “아이 낳으면 1억, 주 4일 출근”…지자체들, 인구 붙들기 ‘안간힘’

    “아이 낳으면 1억, 주 4일 출근”…지자체들, 인구 붙들기 ‘안간힘’

    저출산·고령화로 ‘인구절벽’에 내몰린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방 ‘소멸’ 위기를 막고자 이색적인 복지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자체들은 정주 여건과 보육·교육환경 개선, 생활인구 유입 등 크게 3가지 정책을 큰 줄기로 삼아 지역 특색에 맞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인천시는 인천에서 태어나는 아동에게 18세까지 총 1억원을 지원하는 ‘1억 플러스 아이드림’(1억+i dream)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태아의 안전과 임산부의 이동 편의를 위해 ‘임산부 교통비’ 50만원 지급 제도를 신설해 이달부터 신청받고 있다. 또 1∼7세 기간 매월 10만원씩 총 840만원을 지급하는 ‘천사지원금’과 아동수당이 끊기는 8세부터 18세까지 매월 15만원씩 총 1980만원을 지원하는 ‘아이꿈수당’도 지급하기로 하고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진행 중이다. 충북 영동군도 민선 8기 공약인 ‘1억원 성장 프로젝트’를 올해부터 시행한다고 지난 1월 밝혔다. 국비·도비로 지원하는 각종 장려금에 군비 사업을 합쳐 군에서 결혼해 아이를 낳아 키우면 최대 1억 2400만원을 지원한다. 결혼 후 관내에 정착하는 45세 이하 청년 부부에게는 5년간 1000만원의 정착지원금을 제공한다. 여기에 신혼부부가 주택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으면 3년간 최대 600만원의 이자를 지급하고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도 각종 축하금과 의료비 등 13개 항목에서 최대 4700만원을 지원한다. 자녀가 태어나 8세가 될 때까지 아동·양육·부모 수당을 합쳐 3380만원을 지급하고, 입학하면 축하금·장학금·통학비 등과 해외 연수비 등을 합쳐 2750만원을 제공한다. 충남도는 2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에게 ‘주 1일 재택근무 의무화’를 시행하기로 했다. 공공부문에서 처음 도입한 ‘주4일 출근제’다. 일·육아 병행에 따른 부담 완화를 위해 0~2세 자녀가 있는 도청과 소속 공공기관 직원들은 주 1회 재택근무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육아를 성과로 인정해 육아휴직자에게 A등급 이상의 성과 등급을 부여하고 근무성적평정에도 가점을 부여한다. 외국인 정착 또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로 인구 감소 위기를 극복하려는 지자체들도 있다. 부산시는 2028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만명 유치, 유학생 이공계 비율 30% 확대, 취업·구직 비자 전환율 40% 확대 등 3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시는 지역대학과 유학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산형 유학생 유치 장학금’(GBS)을 신설하고 올해 하반기 6명을 선발해 1인당 400만원 한도 안에서 항공권과 체류비를 지급한다. 유학생이 본국에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서 취업과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현장실습제를 도입한다. 경남도는 법무부 지역특화형 비자 공모사업을 활용해 외국인 정착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은 우리나라에 유학·취업 중인 외국인·외국 국적 동포가 인구감소지역에 일정 기간 거주하고 취업·창업하면 체류 자격을 완화해 장기 거주가 가능한 특례 비자(F-2·거주비자)를 발급해 주는 제도다. 다른 지자체와 달리 경남도는 생활인구 개념을 적용해 외국인이 인구감소지역 11개 시·군에 살면서 제조업·농어업 분야를 중심으로 취업과 창업은 경남 어디서든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는 연간 합계 출산율이 처음 0.6명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지난달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전국 261개 시군구(도 단위 32개 구 포함) 가운데 지난해 연간 합계출산율이 0.7명보다 낮은 곳은 70군데에 달했다. 전체의 26.8% 수준이다. 70개 시군구는 대도시에 대부분 집중됐다. 특히 서울이 25곳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의 모든 자치구에서 합계출산율이 0.7명을 밑돈 것이다. 부산과 경기가 각각 12곳이었고 이어 대구·인천·경남(4곳), 광주·전북(2곳) 순이었다.
  • ‘영원한 이방인’ 김윤신·‘소수자 조명’ 이강승…미술 올림픽서 빛난 K미술

    ‘영원한 이방인’ 김윤신·‘소수자 조명’ 이강승…미술 올림픽서 빛난 K미술

    성소수자, 선주민, 이민자 등 ‘이방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세계 최대 현대미술 축제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 최근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K 미술’의 존재감이 한층 더 돌올해졌다. 20일(현지시간) 개막해 11월 24일까지 열리는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미술전에는 역대 가장 많은 규모인 70여명의 한국 작가들이 본 전시, 국가관 전시, 병행 전시, 자유 참가 전시 등으로 행사 기간 동안 다양성과 역동성을 담은 ‘한국 미술 지도’를 동시다발적으로 펼친다. 베네치아비안날레의 첫 남미 출신 예술 총감독인 아드리아노 페드로사가 ‘외국인은 어디에서 있다’(Forieners Everywhere)를 주제로 내걸고 330명의 작가(팀)를 초청한 이번 비엔날레 본 전시에는 김윤신(89)·이강승(46) 작가와 이쾌대·장우성 두 작고 작가가 초청됐다. 본 전시에 한국 작가 4명이 초청된 것은 2003년(5명·팀)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페드로사 감독에 직접 발탁된 김 작가와 이 작가는 자르디니 구역 중앙관에서 대표작을 선보이며 세계 미술계 관계자들과 현지 관람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구순의 나이에 베네치아비엔날레에 첫 입성한 김 작가는 사전 공개가 이뤄진 17일(현지시간) 전시장에서 엄지를 치켜들며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그는 “이런 순간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젊었을 땐 작업에 빠져 내 일만 하고 살았는데 앞으로는 작품을 통해 세계에 나를 완전히 내어놓겠다는 결심이 생겼다”고 했다. 작품 활동을 위해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40년간 창작 활동을 해온 김 작가는 이번 본 전시에서 4점의 나무 조각과 오닉스를 재료로 한 돌 조각 4점을 선보였다. 작품들은 낯선 땅에서 작업에 매진해온 ‘영원한 이방인’인 그가 남미의 나무라는 새로운 소재와 교감하며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빚어낸 과정을 압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 주제와도 상통한다는 평가다.지난해 3월 일찌감치 페드로사 감독에게 전시 제안을 받은 이 작가는 이례적으로 자르디니와 아르세날레 등 본 전시장 두 곳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작업 성과를 인정받았다. 성소수자의 잊혀진 역사를 발굴하고 복원해내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온 그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로 사망한 이들을 양피지 그림과 금실 자수, 성소수자 작가의 시를 옮긴 미국 알파벳 수화 등으로 형상화한 신작 등으로 전시장의 바닥과 벽면을 채워 보는 이들에게 인식의 전환을 일깨웠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 주제는 개인적으로도 퀴어(성소수자)이자 한국 밖에 사는 한국인으로 연결고리가 많은 주제”라며 “우리 모두가 지구상에 왔다 떠나는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느껴보자는 제안인 만큼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해보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전시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올해 개관 30주년을 맞는 한국관 앞은 구정아(57) 작가의 전시 ‘오도라마 시티’를 보려는 현지 미술계 관계자와 관람객들의 줄이 길게 이어지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각국 국가관이 ‘아우성치듯’ 볼거리 전시에 전력을 다한 데 반해 그는 242.6㎡ 규모의 전시장을 비워 17가지 한국 고유의 향으로 채웠다. 전시장을 찾는 이들 각각의 기억을 소환하고 상상력과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여행 인도자’가 된 셈이다. 작가는 지난해 6~9월 입양아, 실향민 등을 대상으로 한국의 도시, 고향에 얽힌 향의 기억을 설문해 600편의 사연을 수집, 키워드를 분석한 뒤 16명의 다국적 조향사들과 협업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향은 함박꽃, 장독대, 장작, 할머니집, 수산시장, 공중목욕탕 등이다. 은근하게 스며들거나 순식간에 코끝에 훅 끼쳐오는 향은 경계 없는 경험의 확장을 이끌어낸다. 작가는 “볼거리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한국관은 사색하고 교감하는 공간으로 처음부터 기획했다”고 했다.26개의 국가관이 운영돼 ‘세계의 현재’와 비껴갈 수 없는 비엔날레에서는 정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유독 높았다. 자르디니 정문 밖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가 “비바 팔레스타인”(팔레스타인 만세)을 외치며 전시장을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스라엘관은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관 작가와 큐레이터는 휴전과 인질 석방 합의가 이뤄지면 전시관을 열겠다’는 안내문만 내걸린 채 굳게 닫혀 있었다. 미국관 등 전시장 주변에는 ‘대량 학살 국가관에 반대한다’는 문구를 담은 붉은색 팸플릿이 가득 흩뿌려져 있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2022년에 이어 올해도 전시에 참여하지 않은 러시아 국가관은 볼리비아에 대여됐다.
  • 아프리카 탈출했다가...브라질 해안서 시신 9구 발견 [여기는 남미]

    아프리카 탈출했다가...브라질 해안서 시신 9구 발견 [여기는 남미]

    브라질 해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이들은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이주민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에 대해 주요 외신은 사망한 사람들이 아이티를 탈출한 이주민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브라질 경찰은 “파라주(州) 해안에서 수습한 시신에서 아프리카 신분증이 나왔다”고 16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관계자는 “사망한 사람들 중 일부가 모리타니와 말리의 신분증을 갖고 있었다”면서 “다른 국적의 사람들이 섞여 있었는지는 더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일단은 모두 아프리카 출신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트에선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물건들도 발견됐다고 한다. 20여 명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달랐다. 브라질 경찰에 따르면 보트에서 발견된 시신 8구, 보트 주변에서 물에 빠진 상태로 발견된 시신 1구 등 사망자는 모두 9명이었다. 시신은 브라질 북부 아마조니아 지방 파라주의 해안에서 13일 발견됐다. 최초 발견자는 시신들이 쓰러져 있는 보트를 본 어부들이었다. 당시 시신은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다. 브라질 경찰은 “표류하다 굶주려 사망했다는 가설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하지만 정확한 사망 시점과 사인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신이 발견된 보트는 길이 13m 정도의 규모로 유리섬유로 제작한 것이었다. 모터 등 추진장치는 장착되어 있지 않았고 키 등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장치도 갖추지 않고 있었다. 초보적 수준의 전형적인 사제 보트였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불법 이민을 위해 유럽을 목적지로 잡고 아프리카를 출발하는 선박을 모니터링해 스페인 당국에 정보를 제공하는 민간단체 ‘국경을 걸으면서(CF)’에 따르면 아프리카 출신 불법이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선박은 유리섬유로 만든 소형 보트다. 브라질 경찰은 “단체에 자문을 구한 결과 아프리카를 탈출하는 이주민들이 사용하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발견된 보트가 중남미 어딘가가 아닌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후 표류했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라는 가설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정황”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대서양에서 표류해 카리브에서 발견된 전례가 있다”면서 “사망한 이들도 대서양을 떠돌다가 반대편 브라질까지 밀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를 향해 아프리카 대륙에서 출발했다가 중간에 선박의 행적이 묘연해져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불법이주민은 어림잡아 1000명에 이른다.
  • “일본여행 가서 벚꽃 즐겼다”…3월 日방문 한국인 66만명 ‘외국인 1위’

    “일본여행 가서 벚꽃 즐겼다”…3월 日방문 한국인 66만명 ‘외국인 1위’

    올해 3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자 수가 처음으로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중 한국인은 66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7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3월 일본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는 308만 16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7월 299만 1100명의 종전 최다 기록을 돌파한 수치다. 전년 동월보다도 69.5% 늘어난 규모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3월과 비교했을 때도 11.6% 증가했다.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일본 여행 수요가 높아진 데다 엔저 현상도 방문객 수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부활절 연휴와 벚꽃 개화 시즌을 맞아 일본을 찾는 외국인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국적별로 살펴보면 한국인이 66만 31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만(48만 4400명) ▲중국(45만 2400명) ▲미국(29만 100명) ▲홍콩(23만 1400명) ▲태국(13만 7000명) 등의 순이었다. 1월부터 3월까지 일본을 찾은 외국인 여행자들이 일본에서 소비한 금액은 잠정 추계로 1조 7505억엔(약 15조 6556억원)이다. 이는 1인당 20만 9000엔(약 187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2019년 같은 시기의 6만 2000엔(약 56만원)의 3배 이상이다. 관광국은 엔저의 영향 외에도 여행객들의 일본 체류일 수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나태주의 풀꽃 편지] 오래 살아남기 위하여

    [나태주의 풀꽃 편지] 오래 살아남기 위하여

    내가 사는 공주는 유독 화가가 많은 고장이다. 한국화 전공의 화가보다는 서양화가들이 많다.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린 화가도 있고 국내에서 그림값을 높이 받는 화가도 여럿 있다. 그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고 따르는 화가는 임동식 화가다. 오죽했으면 그의 그림에 내가 시를 새롭게 써서 시화집(그리운 날이면 그림을 그렸다)을 내기까지 했겠는가. 임 화가와 나는 1945년생 해방둥이 동갑내기다. 을유생 닭띠로 그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고 나는 시 쓰는 사람이다. 열다섯 열여섯 살 고등학교 1학년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었고 시를 쓰고 싶었으며 이제 80살을 앞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와 나는 너무나도 다른 면이 있다. 그래서 그를 만나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내가 가진 것을 임 화가는 거의 하나도 가지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우선 그는 가족이 없는 사람, 혈혈단신이다. 그뿐 아니라 그는 집도 없는 사람이다. 지금 작업실로 쓰는 집은 역시 해방둥이 동갑내기 친구 우평남씨의 것을 빌린 것이다. 그렇다고 나처럼 일생 동안 정해진 직장 생활을 하고 정년 퇴임을 해서 연금 혜택이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 어떤 사회생활을 줄기차게 했다든가, 계속 만나는 모임이 따로 있다든가, 그런 사람도 아니다. 동업자인 미술가들과도 일정한 모임을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 오로지 그는 그림만 그리는 사람이다. 화가 하나로 시작하여 화가 하나로 끝나는 사람이다. 오직 화가일 뿐인 사람. 어떤 의미에서 임동식 화가는 한 사람의 철학자인지도 모른다. 철학이란 인생 전반에 대해서 깊이 그리고 맑게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 것이며 끝내 어떻게 남을 것인가를 궁구하는 것이 철학이라면 임 화가의 그림 그리기는 그러한 인생철학의 결과인지도 모른다. 그런가 하면 임 화가는 그림으로 수도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림 수도승. 한국 천지에 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 세계를 두루 살펴도 이런 사람은 드물 것이다. 오로지 거룩한 심정 하나로 그림을 그리고 또 그리는 사람이 바로 임동식이다. 하지만 그의 그림은 그동안 공주 바깥으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임 화가의 그림이 한국 사회에 알려진 것은 2020년 강원도 인제 박수근 미술관에서 주최하는 제5회 박수근 미술상을 받고 나서의 일이다. 이제는 화가의 그림을 구입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서울 쪽으로, 전국적으로 그림이 알려져 구매가 쇄도하기 때문이다. 그런 인연으로 나는 임 화가와 박수근 미술관에서 주최하는 토크쇼에 참석한 일이 있다.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화가를 대신해서 내가 너스레를 많이 떨었다. 그때 내가 화가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은 것이 있다. 왜 화가들은 그림을 그리는 거냐고. 화가는 즉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때 내가 “오래 살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제서야 화가는 “그런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은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을 그런 식으로 표현했던 것이다. 짐작과 달리 이 말은 서양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처음 했다고 한다. 본래는 ‘인생은 짧고 기술은 길다’(Ars longa Vita brevis)의 뜻이었는데, ‘아르스’란 포괄적인 단어를 ‘아트’로 번역하는 바람에 오늘날과 같은 문장으로 통용되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좋다. 화가가 그토록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나 같은 시인이 또 오래도록 시에 매달리며 살아온 것은 유한한 인생을 무한한 인생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다. 기껏해야 인생은 100년. 하지만 그림이나 시는 그 100년 인생을 훌쩍 뛰어넘는다. 영원의 바다에 풍덩 그 몸을 던진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나태주 시인
  • 아침밥·아이스크림을 파는 시내버스를 아시나요? [여기는 중국]

    아침밥·아이스크림을 파는 시내버스를 아시나요? [여기는 중국]

    중국 대도시인 선전에서 최근 시내버스 내에 아이스크림, 음료수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15일 중국 현지 언론인 상유신문에 따르면 선전에 살고 있는 뤄(가명)씨는 자신의 SNS에 최근 새롭게 도입된 시내버스 모습을 공개했다. 공개된 2층 짜리 시내버스는 계단 옆 공간에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비롯해 음료 등을 판매하는 가판대가 놓여있다. 구매는 모두 모바일 결제로 이뤄진다. 가격도 시중 편의점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물 2위안, 홍차 음료 3위안, 아이스크림은 3위안 등에 판매된다. 이 남성은 “아침밥도 주문할 수 있다”라면서 “선전시 시내버스가 이렇게 발전했다”라고 감탄했다. 버스회사에 확인 결과 현재까지는 M191 이층버스 한 대에서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일부 승객들은 시내버스 내에서 음식물 섭취에 대해 우려했지만, 버스 회사 측은 “음료나 냄새가 없는 음식의 경우 버스 내에서 섭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아침밥을 판매하는 버스도 나타났다. 이 서비스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전날 예약을 하면 다음날 버스에서 수령할 수 있다. 일반 시내버스가 아닌 선전 버스회사와 디디요덴 업체가 협력해 배정한 일명 ‘콜버스’에만 해당된다. 불특정 다수가 탑승하는 일반 시내버스와 달리 고정 승객이 탑승하는 콜버스의 경우 주문 및 배송이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이다. 현재 총 7개 노선에서만 아침밥 주문이 가능하고 아침밥 가격은 1인분에 8위안(약 15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본인 취향에 따라 두유와 빵, 죽+계란+만두 등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아침마다 식사를 거르기 일쑤였는데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영양가 있는 아침을 주문할 수 있어 너무 좋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현재는 선전시 한 곳에서만 시범 운행 중이지만 “전국적으로 확대해달라”는 시민들의 요청이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여자농구에도 제2의 알바노?…WKBL 아시아쿼터 도입, 일본 국적·드래프트 방식

    여자농구에도 제2의 알바노?…WKBL 아시아쿼터 도입, 일본 국적·드래프트 방식

    여자 프로농구에서 제2의 이선 알바노(원주 DB)를 볼 수 있을까. 박지현, 박지수(청주 KB) 등 간판선수들이 해외 진출을 선언한 여자농구가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한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17일 서울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27기 제1차 임시총회 및 제3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2024~25시즌부터 아시아쿼터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선발 방식은 자유 계약이 아닌 드래프트이며 구단별로 최대 2명까지 계약할 수 있다. 출전은 1명만 가능하다. 월 1000만원을 지급하고 연봉은 샐러리캡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발 대상자는 일본 국적자다. WKBL은 지난 8~9월 박신자컵에서 에네오스 선플라워즈, 토요타 안텔롭스를 초청하는 등 일본 W리그와 교류를 강화해 왔다. 토요타는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거쳐 결승전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도 도요타 에이스 야스마 시오리였다. 아시아쿼터는 프로농구 판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제도다. 남자농구를 보면 지난 시즌 데뷔한 알바노가 화려한 드리블과 경기 조율 능력으로 DB를 2023~24 정규시즌 우승에 올려놓고 MVP까지 받았다. 아시아쿼터는 국내 선수와 함께 MVP 경쟁을 펼치는데 외국인이 국내 MVP를 받은 건 알바노가 처음이었다. 지난해엔 울산 현대모비스 론 제이 아바리엔토스가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다만 이번 시즌 남자농구에서 뛰는 아시아쿼터 선수는 모두 필리핀 국적이다. 나카무라 타이치가 2020년 DB에 입단하면서 일본 선수로는 처음 한국 무대를 밟은 바 있다. 첫 시즌 37경기에 평균 15분 35초 소화하며 4.59득점을 기록한 타이치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2021~22시즌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여자농구 변화의 바람은 사실상 예고됐었다. 지난 시즌 올스타 팬 투표 1위 박지현이 우리은행과 계약을 임의 해지하며 해외 리그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지난 4일 시상식에서 사상 최초 8관왕에 오른 박지수도 새로운 도전을 예고했다. 최고 선수들의 이탈로 보완책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하기는 부담스러웠다. WKBL은 2020년 3월부터 외국인 없이 리그를 운영 중이다. 박지수는 시상식에서 “리그 전체를 보면 외국인 선수가 없는 게 낫다. 클러치 상황에서 무조건 외국인에게 밀어줄 수밖에 없다”며 “국내 선수로만 구성되니 해결 능력이 높아지고 자신감도 올라왔다. 선수 개개인이 성장할 여지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선택은 아시아쿼터였다. WKBL은 오는 6월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수를 선발할 예정이다.
  • 연설 중 야당 의원이 주먹질…난투극 벌어진 이 나라 의회 무슨 일?

    연설 중 야당 의원이 주먹질…난투극 벌어진 이 나라 의회 무슨 일?

    조지아 의회에서 쟁점 법안을 두고 의회에서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 15일(현지시간) 조지아 의회에서는 ‘외국대행기관법안’을 발의한 집권 여당 ‘조지아의꿈’ 대표 마무카 음디나라제가 이 법안을 재추진하는 연설을 하다가 야당 의원 알레코 엘리사슈빌리의 주먹에 얼굴을 가격당했다. 이후 다른 의원들이 난투극에 가세하면서 의회가 난장판이 됐다. 조지아 의회에서 이런 소란은 종종 발생하는 일이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외국대행기관법안은 20% 이상의 해외 자금 지원을 받는 언론과 비정부기구(NGO) 등 기구를 ‘외국대행기관’으로 등록하도록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야당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법안이 언론과 NGO를 탄압하는 데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하는 조지아 시민들은 이를 두고 ‘러시아법’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러시아에서 정부와 대립하는 독립 언론 매체와 조직에 낙인을 찍기 위해 사용하는 유사한 법안이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러시아에서 제정된 관련법에 따라 정치 활동에 참여하면서 해외에서 자금 지원을 받는 단체는 외국대행기관으로 등록하고 엄격한 규정과 제한을 준수해야 한다. 이후 해당 법률은 지난 10여년 동안 러시아 시민사회와 자유 언론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해 조지아의꿈은 이 법안을 통과시키려다가 전국적 반대 시위가 일자 보류했는데 거의 같은 내용으로 최근 다시 법안을 꺼내 들었다. 조지아의꿈은 이 법안이 외국 세력이 조장하는 ‘사이비 자유주의 가치’에 대항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을 밀어붙이고 있다.주먹을 날린 엘리사슈빌리 의원은 이후 의회 건물 바깥에서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시민들의 격렬한 시위에 경찰과 충돌 사태도 벌어졌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법이 통과되면 작년에 조지아가 오랜 기간 추진해온 유럽연합(EU) 가입에 방해가 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조지아는 지난해 12월 가입 후보국 지위로 승격한 상태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도 조지아에서 외국대행기관법안이 통과되는 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EU 역시 이 법안은 EU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 막말·폭언 악성민원에… 제주도, 공무원 사진 비공개 전환한다

    막말·폭언 악성민원에… 제주도, 공무원 사진 비공개 전환한다

    악성민원에 시달리던 공무원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제주도가 각 부서 출입문 앞에 설치된 전자 조직도(안내도)에 나온 공무원들의 사진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정보정책과에 현재 조직도에 나오는 공무원들의 이름 옆에 실린 사진을 비공개로 전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최근 악성 민원으로 인해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르자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다만 성명, 직위, 담당업무 안내는 기존대로 게재한다. 도 총무과 관계자는 “정보공개법상 공무원들의 이름과 직위는 비공개 대상이 아니고 정보이기 때문에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의 이름과 직위를 공개하는 것일 뿐”이라며 “직원 안내 조직도 사진은 민원 편의 차원에서 공개된 것이지만 불특정 다수에 개인 얼굴이 다 공개돼야 하는 법은 없다”고 전했다. 도는 민원인이 업무 담당자를 찾아와서 만나는데 업무 담당자도 아닌 사람에게도 얼굴을 일괄적으로 다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해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도는 양 행정시에도 협조공문을 보냈으며 도청 시행에 맞춰 보조를 맞출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공무원은 “민원 문제로 도청 사무실을 찾아오면 업무 담당자와 대면하기 때문에 일반 민원인이 사무실에 들어오지 않고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의 사진을 이유없이 찍어 특정 홈페이지에 공개할 경우 대처할 방안이 없다”고 토로한 뒤 “조직도상 사진을 공개하라는 규칙이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악성 민원은 특정부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모든 부서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주로 인허가, 복지지원금 선별 등의 업무를 맡는 부서에 악성 민원이 쏠리는 경향이 짙다. 대부분 ‘감정노동’ 부서인데다 여성과 연차가 낮은 청년 공무원이 많이 배치되는 부서이기도 해 이같은 최소한의 신상보호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종합민원실의 한 관계자도 “전화를 걸어 입에 담지 못할 막말과 폭언을 서슴지 않아 어떤 직원은 30~1시간씩 잠깐 자리를 비우고 마음을 추스린 다음에 업무에 복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난 한해 공식적으로 접수된 악성민원 건수 3건 모두 인허가 관련 부서, 고용과 관련한 민원이다. 만약 폭언을 계속하면 1차 경고를 하고 고발조치를 취하겠다고 강하게 나가야 마지못해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현재 도는 공무원 안심번호 서비스에 가입하면 외부 출장 중 민원인과 통화때 번호 노출이 안 되도록 신상보호 방안을 지원하고 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양 행정시 직원들도 신청하면 적용해주고 있다. 특히 MZ세대 공무원들은 개인정보를 특정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신상이 공개되는 걸 꺼릴 뿐 아니라 직원들 사이에서도 전화번호를 공개하는 것을 기피하는 경우까지 있어 이같은 조치를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제주도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주말에도 휴대전화로 전화오고 시달리는 경우도 많은데 사진을 비공개하는 것은 지금 전국적인 현상”이라며 “비공개 조치는 직원보호 차원이자 최소한의 사생활 침해를 보호하는 수단”이라고 환영했다.
  • 뭉크가 그린 도발적인 모습의 ‘마돈나’ [으른들의 미술사]

    뭉크가 그린 도발적인 모습의 ‘마돈나’ [으른들의 미술사]

    마돈나(madonna)는 이탈리아 말로 귀부인에 대한 존칭으로 쓰이다 점차 성모 마리아를 지칭하는 말로 변화되었다. 서양미술사에서 마돈나는 성스러운 여성으로 재현되며 대체로 아기 예수와 함께 등장한다. 그러나 뭉크의 마돈나는 성스러운 성모 마리아가 아니다. 뭉크의 마돈나를 성모 마리아로 볼 근거는 머리 뒤 붉은 후광뿐이다. 뭉크의 마돈나는 가슴을 절반이나 드러내 보이고 있으며 관능적 시선으로 관람객을 바라보고 있다. 판화에만 있는 태아와 정자 모양 생명체뭉크는 베를린 술집 ‘검은 새끼 돼지 클럽’에서 스트린드베리, 프지프셰프스키, 다그니 유엘(Dagny Juel) 등 국적이 다른 문학인들과 매일 밤 모임을 가졌다. 다그니는 신비로운 매력을 가진 여성이었다. 거기 모인 모두 다그니를 사랑했다. 뭉크 역시 다그니에게 마음을 품었으나 다그니가 자신의 친구 프지비셰프스키와 결혼한 이후 뭉크는 다그니를 친구의 아내로 대했다. 뭉크는 유화로 ‘마돈나’를 그린 후 이를 1895년부터 1902년까지 여러 점의 판화를 제작했다. 뭉크에게 판화는 유화의 복사본이 아니라 일부 판화에 더 많은 정보를 새겨 넣었다. 뭉크는 일부 석판화 테두리에 유화에는 없는 태아와 정자 모양의 생명체를 추가했다. 오는 5월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비욘드 더 스크림’(Beyond The Scream) 전시에서 ‘마돈나’는 8점의 판화로 대중을 만난다. 살해당한 마돈나아픈 추억만을 남긴 밀리와의 첫사랑의 기억 때문에 뭉크에게 성은 곧 죽음이었다. 따라서 에로스(성)와 타나토스(죽음)는 뭉크의 작품에서 한 몸으로 나타난다. 이 작품의 모델이었던 다그니가 서른 셋의 나이에 에머릭(Wladyslaw Emeryk)에게 살해당했다는 소식은 성과 죽음이 한 몸이라는 뭉크의 공식을 더욱 단단히 했다. 조지아 출신의 에머릭은 다그니 부부를 후원한 부유한 젊은이였다. 에머릭은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로 부부를 초대했다. 그러나 사랑이 식은 남편은 끝내 오지 않았다. 다그니는 아들 둘만 데리고 에머릭의 초대에 응했다. 다그니를 숭배했던 에머릭은 1901년 6월 다그니를 총으로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에머릭은 5통의 편지를 남겼다. 경찰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에머릭은 이 살해사건은 모두 자신이 저지른 짓이며 어떤 배후도 캐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 다른 편지에서 에머릭은 다그니가 죽은 후 그녀의 사체가 공개될 것을 염려하는 내용을 담았다. 에머릭은 자신이 추앙하는 여성이 피투성이가 되어 세간에 알려질까 우려한 것이다. 살인자 에머릭이 쓴 마지막 편지에는 다그니는 신성한 존재였다고 썼다. 에머릭은 다그니를 숭배했지만 소유할 수 없었다. 다그니는 살인자의 소유욕과 집착 때문에 비참하게 살해당했다. 다그니의 죽음이 더 불행한 것은 두 아들과 함께 한 여행에서 살해당했다는 사실이다. 마돈나가 아들을 잃었듯이 마돈나의 모델 다그니 역시 아들과 영원히 이별하게 되었다. 신성한 마돈나뭉크는 한때 뮤즈이자 오랜 친구 다그니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다그니의 살해 소식은 선정적인 뉴스이자 노르웨이 최대의 가십거리였다. 실의에 빠진 뭉크는 그녀의 부고 기사를 씀으로써 마지막 선물을 했다. 뭉크는 다그니를 추억하며 자신에게 영감을 준 뮤즈로 소개하고 그녀의 문학적, 음악적 역량과 영향력을 언급했다. 뭉크는 ‘마돈나’에서 다그니를 성을 넘어서는 신성한 마돈나의 이미지로 만들었다. 덕분에 우리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마돈나를 만나게 되었다. <편집자주> 서울신문사는 올해 창간 12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에드바르 뭉크 전시 ‘비욘드 더 스크림’(Beyond The Scream)을 오는 5월 22일부터 9월 19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올해는 뭉크가 사망한 지 80주기를 맞이하는 해다.
  • 기동순찰대 출범 50일, 수배자 검거 3763건…“경찰 자주 보여 안심”

    기동순찰대 출범 50일, 수배자 검거 3763건…“경찰 자주 보여 안심”

    지난달 13일 인천경찰청 기동순찰1대는 순찰 중 도난 의심 차량을 발견했다. 인근에서 1시간 동안 잠복한 경찰은 특수절도 등 혐의로 30대 남성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들은 캄보디아 국적의 불법체류자로, 도난 차량에 훔친 번호판을 달고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은 흉악범죄 대응을 위해 지난 2월 출범한 기동순찰대가 출범 50일 동안 전국에서 수배자 검거 3763건, 형사사건 처리 971건 등 총 4000여명을 검거했다고 17일 밝혔다. 경범죄나 번호판 영치 등 기초질서 위반 행위 단속은 1만 8286건이었다. 기동순찰대는 주요 거점을 지정, 도보 순찰을 통해 범죄 취약 요소를 직접 발견하고 조치한다. 지난 16일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도보 순찰에 나선 서울경찰청 기동순찰1대는 폐쇄회로(CC)TV와 비상벨 작동 여부를 살피면서 골목을 순찰했다. 우편물이 많이 쌓인 집에는 사람이 거주하는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경찰들이 자주 와서 이제 얼굴이 익숙하고 존재만으로 든든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 출범 이후 112 신고 건수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112신고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2월 27일~4월 16일) 대비 20.3% 감소했다. 특히 흉기를 이용한 강력범죄가 지난해 2636건에서 올해 2245건으로 14.8% 줄었다. 기동순찰대의 종로구 귀금속 거리 순찰을 본 공창후(70)씨는 “40년 가까이 금은방을 운영했는데 상인들 자체적으로 단속하려면 한계가 있다”며 “손님으로 위장한 절도를 예방할 때 기동순찰대가 도와주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아직은 불편함을 느끼는 시민들도 있었다. 기동순찰대 순찰을 처음 봤다는 김숙(60)씨는 “경찰이 너무 수시로 오면 (귀금속 가게) 손님들이 위화감을 느끼고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 “이란 공습, 이스라엘 아이언돔이 막은 게 아니다”…진실 알고보니 [핫이슈]

    “이란 공습, 이스라엘 아이언돔이 막은 게 아니다”…진실 알고보니 [핫이슈]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이 시리아 이란 대사관 피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중동 내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을 막아낸 주역이 이스라엘의 자랑인 아이언돔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디 인터셉트’는 15일 보도에서 “이란의 무기 절반 이상이 이스라엘에 도착하기도 전, 미국 항공기와 방어 미사일에 의해 파괴됐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이 다국적 방공 작전을 지휘하고 미국 전투기들을 출격시켜 이란의 공습을 막아냈다”면서 “사실상 이것은 ‘미군의 승리’였다”고 덧붙였다. 디 인터셉트의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란의 공습이 시작된 직후 이라크 북부에서 페르시아만 남부까지 확장한 다국적‧지역적 방어망을 구축했다. 이 방어망에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요르단 등이 합류했으며, 이들이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대부분을 격추했다.익명의 미군 소식통은 해당 매체에 “이란의 공격 규모와 미국의 방어망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이란의 무기 절반이 일종의 기술적 결함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발사 또는 비행 중 공격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기술적 결함이 있던 무기를 제외한 나머지 160여 대의 드론 및 미사일 중 대다수는 미국이 격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중 이스라엘 영공에 진입한 것은 단 한 개도 없다”면서 “순항미사일 약 25기는 모두 국경 밖에서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에 의해 요격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그러나 디 인터셉트는 “이스라엘이 아이언돔 등을 이용해 이란의 순항미사일 대부분을 격추했다는 발표는 과장된 것일 수 있다”면서 “미군 소식통 및 미 유럽 사령부 구축함의 지원을 받는 중부 사령부의 예비 보고 등을 종합했을 때, 이란의 드론과 순항미사일 대부분을 격추한 것은 미군 또는 미 동맹국의 항공기”라고 강조했다. 요르단 정부 역시 자국 항공기가 이란 무기 일부를 격추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현지 언론에 “우리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요르단 영공을 침범하는 모든 드론과 미사일을 용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지중해에 주둔 중인 미국 군함 두 척이 이란에서 발사된 최소 6발의 탄도미사일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란 미사일의 잔해가 아르빌과 나자프 지역 외곽에서 발견됐는데, 이라크 아르빌에는 미 육군 패트리어트 지대공 미사일 포대가 설치돼 있다. 무기 99% 요격됐지만, ‘이란 대성공’ 평가 나와…이유는? 이번 이란 보복 공습에서 300기가 넘는 드론과 탄도‧순항 미사일 중 99%가 요격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공습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4일 “이번 이란 공격을 ‘실패’라고 평가절하하는 것은 실수일 수 있다”는 내용의 분석 보도를 내보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이스라엘 측이 이란의 공격을 99% 막아낸 것이 사실이지만 이란도 얻은 것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먼저 이란은 미국과 영국 등 이란의 동맹국에게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사전 통보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심지어 공격에 사용할 무기에 대한 정보도 사실상 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란이 이스라엘에 발사한 드론은 이스라엘 방공망이 쉽게 추적할 수 있는 느린 모델이었다”고 전했다. 이는 이란이 사상자를 노리고 공격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며,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즉각 보복에 나서기가 부담스러운 애매한 상황에 놓여 있다가 결국 하룻밤에 한화로 1조 8000억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을 쏟아내며 방공망을 가동시켜야 했다.무엇보다 디 인터셉트의 주장대로 이란의 이번 보복 공격을 막아낸 것은 이스라엘 단독이 아닌 미국과 영국, 프랑스, 요르단 등의 합동 작전이었다. 이에 외신은 “ 이번 공격을 막기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아랍국가 등이 총동원됐다”면서 “이스라엘의 안보 의존도가 선명하게 노출됐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밤하늘 무대로 의도적인 장관을 연출해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상징적 보복’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편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이란에게 ‘고통스러운 보복’을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등 우방은 더 이상의 군사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이란에 대한 재보복 대응 시기 및 수위를 놓고 이스라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이탈리아의 주방, 시칠리아의 군침 도는 매력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이탈리아의 주방, 시칠리아의 군침 도는 매력

    요즘 시칠리아를 다녀왔다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너무 좋았다는 감탄 일색이다. 그럴 때마다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일 년 남짓 시칠리아의 작은 주방에서 하루 종일 요리를 하며 보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당시엔 몹시 힘들고 갑갑했는데 마치 군대를 한 번 더 갔다 온 듯한 경험이었다고 할까. 다행히 신은 우리에게 망각이라는 축복을 내렸다. 다행스럽게도 이젠 땀을 비 오듯 쏟으며 고생한 시간보다 아름다운 시칠리아의 풍광만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이탈리아의 식문화를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각기 다른 색깔과 모양의 조각들이 한데 모인 모자이크처럼 보인다. 공공연하게 ‘이탈리아엔 이탈리아 음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나라다. 단지 각 지방을 대표하는 지역 음식들이 있을 뿐이다. 지역색이 워낙 강해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단순하게 북부와 남부의 식문화를 구분하기도 하지만 실상은 더 복잡하다. 그중에서도 시칠리아가 가진 위상은 독특하다. 이탈리아 음식 가운데 가장 이국적인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칠리아는 지중해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북아프리카와 이탈리아반도를 연결하는 징검다리이자 ‘지중해의 심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 보니 온갖 부침을 겪었다. 기원전 7세기부터 18세기까지 페니키아인, 그리스인, 로마인, 아랍인, 노르만인, 스페인인, 프랑스인의 지배를 차례로 받은 곳이다. 여러 나라의 지배를 받은 시칠리아인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통치자가 바뀌면서 각 나라의 식문화도 함께 유입됐다. 그리스인들은 올리브와 포도를, 아랍인들은 사탕수수와 오렌지·레몬과 같은 감귤류, 아몬드와 피스타치오, 쌀과 건조 파스타를, 스페인인들은 카카오와 토마토를 시칠리아에 가져왔다. 수세기에 걸쳐 동서양의 영향을 받으며 식문화가 혼합된 시칠리아는 이탈리아 본토와는 다른 독자적 음식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시칠리아의 문화적 다양성을 대표하는 음식은 바로 ‘카사타’라고 하는 케이크다. 원래 카사타는 부활절을 기리기 위해 리코타 치즈에 설탕을 섞은 단순한 디저트였는데 아랍인들이 가져온 레몬과 오렌지를 설탕에 절여 만든 장식이 추가되고 스페인식 스펀지 빵에 노르만 시대 유행한 마지팬의 영향으로 아몬드 가루를 반죽한 아몬드 페이스트 장식까지 더해져 지금과 같은 형태의 형형색색 카사타가 탄생하게 됐다. 특별한 것 없이 촌스러워 보이는 모양새지만 각 요소를 찬찬히 살펴보면 시칠리아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인 아란치니와 쿠스쿠스는 북아프리카와 인연이 깊다. 아란치니는 일종의 튀긴 주먹밥으로 원래 북아프리카의 유목민족이 염소 고기와 쿠스쿠스를 주먹밥처럼 뭉쳐 만든 것에서 유래했다. 누군가 쿠스쿠스 대신 쌀을 이용해 주먹밥을 만들었고 겉에 빵가루를 입혀 튀겨 보존력을 높였는데 가지고 다니면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일종의 휴대 음식이었다. 지금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이자 간식으로 인기가 높다. 북아프리카의 쿠스쿠스는 향신료를 잔뜩 넣은 양고기 요리와 곁들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시칠리아에선 주로 해산물과 함께 나온다. 시칠리아의 서쪽에 있는 트라파니는 천일염 산지로 잘 알려졌지만, 해산물 쿠스쿠스 요리로도 유명하다. 해산물이 풍부하게 잡히는 해안가 지역에서는 다양한 해산물을 활용한 음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른 이탈리아 남부 해안가에서도 안초비와 정어리가 들어간 요리는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참치와 청새치는 마치 우리나라의 제주도 갈치, 울릉도 오징어처럼 이탈리아인들에게 있어선 시칠리아를 연상하게 하는 식재료다. 해산물 요리에 단골처럼 곁들여지는 케이퍼, 레몬과 오렌지도 시칠리아산을 최고로 친다. 해산물의 그늘에 가려져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시칠리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육류와 유제품도 있다. 시칠리아산 흑돼지와 당나귀, 양과 염소젖, 우유로 만든 다채로운 시칠리아의 지역 치즈를 찾아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해안가의 평화로운 풍경도 좋지만 진정한 시칠리아의 묘미는 시끌벅적한 도심의 시장에 있다. 팔레르모와 카타니아의 시장에서는 레스토랑에서는 쉽게 맛보기 어려운 스트리트 푸드들이 여행자들을 매혹한다. 특히 팔레르모는 길거리 음식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란치니를 비롯해 소 내장으로 만든 버거인 ‘파니 카 메우사’, 형형색색의 선인장 열매 ‘피코 디 인디아’, 병아리콩 반죽을 튀긴 ‘칙피 피리토’, 금방 썰어 낸 문어 ‘폴포’, 양곱창을 파에 둘둘 말아 먹음직스럽게 구워 낸 ‘스티기올라’는 시칠리아를 다시금 찾고 싶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남편 폭력에 시달린 이주여성 A씨, 도봉구 도움으로 새 삶 찾아

    남편 폭력에 시달린 이주여성 A씨, 도봉구 도움으로 새 삶 찾아

    “빛 한줄기 없었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기관 담당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편 폭력에 시달린 이주여성 A씨가 서울 도봉구의 도움으로 새 삶을 찾게 됐다. 16일 구에 따르면 이주여성 A씨는 지난달 법적으로 한국 이름을 갖게 됐다. 한국에 온 지 약 15년 만이다. A씨는 2009년 처음 한국에 왔다. 아이도 2명 낳았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계속되는 남편의 폭력에 몸의 멍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 얻었다. 폭력은 아이에게도 이어졌다. 견디지 못한 A씨는 지난 1월 도봉구 가족센터로 도움을 청했다. 도봉구가족센터는 그 즉시 개입했다. 창5동 통합사례회의에서 A씨의 안건을 상정한 뒤 창5동주민센터, 도봉경찰서, 주거복지센터, 서울북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과 함께 피해자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수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이주여성 A씨와 자녀들을 남편과 분리하기로 결정, 이에 따른 지원에 나섰다. 먼저 범죄피해자 거주시설에 임시 거처를 마련해주었으며, 망가질 대로 망가진 심신의 회복을 돕기 위해 병원과 연계하고 치료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센터는 피해자 A씨가 이주여성임을 감안해 센터 소속 김우빈 주임을 실무 담당자로 지정해 의사소통을 도왔다. 법적인 조치도 취했다. 남편으로부터 벗어나 새삶을 찾길 바라는 A씨의 의지에 따라 경찰서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의 지원으로 개명신청과 이혼소송을 진행했다. 현재 남편은 구치소에 수감됐으며, A씨는 센터를 통해 마련한 새 보금자리에서 아이와 함께 지내고 있다. A씨는 한국 국적은 물론 ‘도봉○씨’라는 본관도 얻었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이주여성 A씨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적극 나서주신 여러 기관들에 감사드린다. A씨가 이제 도봉을 본적지로 하는 성을 얻은 만큼 도봉구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가정폭력으로부터 벗어나 온전한 삶을 되찾는 데 3개월이 걸렸다. 센터를 비롯한 지역기관들의 노력 덕이었다. 강진아 도봉구가족센터 센터장은 “개입 당시 A씨는 고위험·위기 상황으로 쉽지 않았지만, 사례관리 담당자의 책임을 다하는 노력과 민관 협력으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센터는 앞으로 A씨의 안정적인 사회 안착을 위해 ‘온가족보듬사업’을 통한 지원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온가족보듬사업은 취약·위기·긴급돌봄 대상 가족의 가족기능 회복과 정서·경제적 자립을 돕는 사업이다. A씨가 스스로 정착과정을 설계하고 관련 서비스 탐색 등 자립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A씨의 강점을 살려 적합, 유망 직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자녀들을 위한 정서안정 상담과 진로지원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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