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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우리가 남이가?”… 오늘도 ‘고향’에 받들어 총!

    [커버스토리] “우리가 남이가?”… 오늘도 ‘고향’에 받들어 총!

    정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영남, 호남, 충청 등 출신지별로 공무원 요직 발탁 비율이 달라졌음은 다들 아는 사실이다. 고향 선·후배의 연을 찾는 공무원들이 여전한 것도 그로 인해 운명이 엇갈린 선배들의 표본이 곳곳에 널려 있는 탓이다. 이를 ‘관운’이라는 이름으로 당연하게 여기고 정당화하는 관행도 많은 공무원이 고향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유다.‘승진’과 ‘보직’을 놓고 피도 눈물도 없기로는 공직사회라고 다를 게 없다. 앞뒤로 얽히고설켜 있는 선후배, 동기들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누가 먼저 사무관, 과장, 국·실장을 다느냐에 따라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갈 기회가 판가름 난다. 그렇다 보니 모두 인사상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용자원’을 총동원한다. 그중 대표적인 게 ‘지연’이다. 특히 고향 선후배로 연결된 ‘지연의 이너서클’이 갖는 위력은 고위직일수록 세진다. 한 경제부처의 국장급 공무원 A씨는 “고위직 간부들의 기본 업무 능력은 사실 거기서 거기”라면서 “모름지기 동향을 만났을 때 좀더 편하게 일을 시키고, 그 결과 좀 더 나은 업무결과를 얻게 되는 경향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과장급 공무원 B씨도 “차관이나 1급으로 거론되는 사람 중에 누가 누구보다 분명히 뛰어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만큼 능력 차이는 크지 않다”며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같은 값이면 편안하고 믿을 수 있는 동향 사람을 쓰는 게 잘못됐다고만 말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정세균(전북 진안) 장관 때에는 호남 출신을, 최경환(경북 경산) 장관 때에는 대구·경북(TK) 출신을 핵심요직에 앉히는 등 동향 출신을 중용한 사례는 부지기수”라면서 “특히 정치인 출신 장관일수록 지연을 고려한 인사 관행이 심했다”고 전했다. # “정치인 장관일수록 지연 고려 인사 심해” 농림축산식품부 간부 C씨는 “고향 사람끼리만 통하는 내부 정보라는 게 있다”며 “한 다리 건너면 부모, 형제끼리 알 수도 있는 사이인데 서로 잘 돼야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타지에서 이렇게라도 뭉쳐야 산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를 일종의 ‘보험’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행정자치부에서 근무하는 국장급 D씨는 “후진적인 문화이기는 하지만 자기와 친한 고향 후배들의 보직을 챙기면서 그들을 활용해 나중에 공직 이후 고향 주변에서 적정한 자리나 삶을 보장받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산업부의 과장급 공무원 E씨도 “주변에 보험을 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배신하지 않으리라는 막연한 믿음, ‘의리’를 중시하는 풍조가 없지 않다”고 귀띔했다.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지역적 선입견도 무시할 수 없다. 충청 출신의 미래창조과학부 사무관 F씨는 “영남 지역은 오랜 세월 기득권을 누려 온 지역이다 보니 엘리트 의식이 강하고 한번 쥔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해 같은 지역 사람들을 계속 끌어다 쓰는 경향이 있다”며 “호남 출신 공무원들에 대해선 과거에 억압받고 박해받은 지역이어서 그런지 세력이나 집단을 키우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평가했다. 실제 정부부처마다 ‘호남 향우회’가 존재한다. 금융위원회 간부 G씨는 “철저히 사견으로, 일반화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20년 이상의 공직생활에서 비롯된 자기만의 지역별 인물평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TK 출신들은 잘나갔던 경험 때문인지 좀체 손해를 보지 않으려 하고 자기 의견을 굽히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산 출신들은 여럿이 섞여 살아야 하는 항구도시의 특성 때문인지 유연한 편이다. 충청 출신들은 정확한 속내는 모르겠으나 대체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는 스타일이 많다. 서울 출신들은 일은 대체로 잘하지만, 협업에 약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두드러진다”고 했다. 기획재정부의 실장급 K씨는 “역사교과서 등 정치적 이념 논란이 있는 정책에 대해 ‘정권 코드’와 다르게 말을 하면 ‘문제 인사’로 찍힌다는 정서가 많다”면서 “상대적으로 정서를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동향 사람을 발탁해 쓰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 “장·차관급 출신지 안배는 상당부분 이해” 상당수 공무원은 장·차관급 정무직 인사의 경우 능력 외에도 ‘인사 탕평’ 차원에서 출신지를 따져 임명하는 것은 이해할 대목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무직이 아닌 인사에 이러한 ‘지연’이 개입되는 것에 대해서는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청와대의 과도한 정부 부처 인사 개입도 ‘지연 찾기’ 현상을 심화시킨다. 해양수산부 H과장은 “박근혜 정부 때는 청와대에서 국과장 인사까지 다 하다 보니 결재 속도가 느리고 지역 편중에 인사 적체가 심해지는 경향이 많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연 인사가 ‘네포티즘’(친족 중용주의)의 폐해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공직사회의 사기 저하와 정책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져 대국민 서비스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4일 “역대 정부의 인사권자들은 항상 ‘친소 관계 때문에 요직에 앉힌 게 아니라 능력 있는 사람을 구해 임명했는데, 공교롭게 우리 지역의 인사였다’고 말해 왔다”며 “그러나 아무리 부정해도 통계적으로, 실체적으로 인선에서 불이익을 받은 사람들은 존재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네포티즘의 폐해는 결국 공무원들의 줄대기 현상만 가속시킨다”며 “정무직에 대한 판단과는 별개로 직업 공무원제에서는 능력 있는 공무원들이 역차별을 받아 좌절하지 않도록 지연이 아닌 오로지 역량으로 인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연고보다 창의성 북돋는 공직사회 돼야”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연과 학연 등으로 ‘내 편, 네 편’으로 구분 짓는 것은 공무원 사회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 주는 단면”이라면서 “연고보다 민간 기업처럼 서로의 창의성을 북돋는 데 좀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서울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커버스토리] 본적쓰는 칸 사라졌지만 가족증명서 제출 여전… ‘출신지’ 비밀은 없다

    2004년 정부에 처음으로 ‘공무원 인사기록·통계 및 인사사무 처리 규정’이란 게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새로 나온 인사기록 카드부터는 본적을 적는 칸이 없어졌다. 노무현 대통령이 해놓은 혁신인사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출신 고교를 통해 어느 지역 출신인지를 추정하는 건 충분히 가능했다. 지난해 5월 인사혁신처는 또 한 차례의 개선 조치를 했다. 전산 시스템에만 출신 고교 및 대학의 기록을 저장하고 출력한 인사카드에는 전공만 나오도록 양식을 변경한 것이다. 이로써 공식적으로 공직자의 출신지를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그럼에도 비공식적으로는 확인이 가능하다. 본적이나 출신지를 추론해 볼 수 있는 기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초본 등의 제출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 소속 부처에 제출하는 인사카드에는 출신 고교를 적는 칸이 그대로 남아 있다. 물론 기입 여부는 개인의 선택이다. 한 중앙부처 인사 담당자는 “전산시스템에는 나와 있지만, 소속 직원의 출신지를 별도로 관리하지는 않는다. 국회에서 질의가 오더라도 ‘관리하지 않는다’라고 답한다”면서 “최근에는 인사카드에 출신고를 적지 않는 직원도 간혹 있다”고 말했다. 관가에서 고향을 뜻하는 ‘출생지’라는 표현은 사라진 지 오래됐고, 대신 ‘출신지’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출신지는 공무원 본인이 밝히기 나름이다. 현재의 규정대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출생지를 출신지라고 밝히는 경우도 있고, 졸업 고교가 있는 곳을 출신지라고 하기도 한다. 본적은 영남이지만 서울에서 주로 산 농식품부 사무관 A씨는 “처음 들어왔을 때 과장이 ‘본적이 어디냐’고 묻길래 그냥 ‘서울’이라고 답했다”면서 “그게 뭐 그리 중요한가 싶은 생각도 들었고, 원래 고향을 이야기하면 구구절절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1급 이상 고위공무원 인사를 할 때에는 출신지를 따지기 때문에 현재의 시스템이 모순된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부처 과장 B씨는 “국장급 이상 인사에서 지역편중을 막기 위해 출신지를 구분하고 있는데, 지금 시스템과는 앞뒤가 안 맞는다”면서 “그래서 ‘지역 차별 없다’고 눈 가리고 아웅을 하기보다는 지역 구분 없이 능력에 따른 인사를 하는 게 합당하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커버스토리] 나, 서울 아니여~ 전라도랑께

    [커버스토리] 나, 서울 아니여~ 전라도랑께

    문재인 정부 출범 뒤 대규모 인사가 예고된 관가에선 ‘고향 찾기’가 한창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직 인사의 ‘지역 차별’을 적폐로 지목했고, 실제 취임 뒤 총리와 장·차관 및 청와대 비서진 인사에서 지역 균형을 맞추려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동안 각 부처 요직을 차지했던 이른바 대구·경북(TK) 출신보다는 호남, 충청, 부산·경남(PK) 출신들의 어깨에 힘이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TK 출신들은 숨죽인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홀대받았던 호남 출신들은 기대에 부푼 분위기다. 충청, 강원, PK 출신들은 걱정보다는 기대가 커보인다. 물론 일부 고위공무원들의 이야기다. 대부분의 일선 공무원들은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이해하고 실행에 옮기기 위한 일에 몰두하고 있다.# 웃지 못할 출신 세탁… ‘서울에서 고향으로’ 정권교체 뒤 관가에서는 웃지 못할 ‘출신 세탁’이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까지 ‘서울 출신’이라고 밝혀 왔던 중앙 정부부처 고위공무원 A씨는 최근 들어 자기가 ‘전남 출신’이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A씨는 “출신지를 서울이라고 했던 건 고등학교를 서울에서 나왔기 때문”이라면서 “그동안 고향이 전남이라는 걸 숨긴 게 절대 아니다”라고 겸연쩍은 웃음을 보였다. 최근 정부부처 차관이 된 한 호남 출신 인사도 박근혜 정부에서 자신의 출신지가 알려지는 것을 꺼렸다. 이런 모습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주로 ‘민망하다’는 반응이지만, ‘한편으로 이해가 된다’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다. 정권 교체기에 고향을 드러냄으로써 바뀐 정권에서도 승승장구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무총리와 주미대사, 무역협회 회장을 거친 한덕수(67) 현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김영삼 정부 말기 통상산업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었던 한 전 총리는 원래 경기고를 나온 서울 출신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 출범 즈음에 한 전 총리의 고향이 전주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당시 관가에서는 한 전 총리가 공무원 인사카드의 고향을 서울에서 전주로 바꿨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및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냈다.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도 주미대사를 지낸 뒤 무역협회장에 올라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까지 무탈하게 임기를 마쳤다. 한 중앙부처의 국장급 간부 B씨는 “요즘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의 데자뷔(기시감)를 느낀다”고 말했다. 당시 호남 출신의 국장급 이상 간부들은 출근길 엘리베이터 앞에서부터 ‘축하한다’는 인사를 받았다. B씨는 “축하 인사를 받는 상사가 ‘아이고, 아닙니다’라며 연신 손사래를 치면서 당황해하길래 정권 교체와 연관해 생각하지는 못하고 선배의 생일인 줄로만 알았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원래 서울 출신이라고 했다가 박근혜 정부 시절 출신지를 영남으로 바꿔 승진한 고위공무원도 있다. 서울에서 고교와 대학을 나와 서울 출신으로 알려져 있었던 C씨는 국장급이었던 지난 정부 때 출신지를 고향인 경남으로 바꿨다. 이후 유력했던 호남 출신의 선배를 제치고 먼저 1급 승진에 성공했다. # 정보 공유를 위해… 檢·警, 출신 가장 따져 사실 관가에서 출신과 고향을 따지는 것은 정무적으로도 ‘지역 안배’가 필요한 고위 공무원들의 이야기다. 대다수 부처에서 국장급 승진 이전 단계까지 출신지는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신입 시절부터 유독 출신지를 따지는 곳들이 있다. 범죄 수사와 정보를 다루는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 사정기관들이 주로 그렇다. 검사장 출신 D변호사는 “수사와 범죄정보를 믿고 공유할 수 있으려면 아무래도 지연, 학연을 따지게 되지 않겠느냐”면서 “끈끈하게 믿을 수 있기로는 고교 선후배가 최우선이고, 그다음이 동향 출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TK가 검찰을 장악하자 처가까지 들먹이면서 출신지를 바꿔 포장한 후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국정원에서는 지난 9년 동안 한직을 떠돌았던 호남 출신들이 다시 요직을 차지하고, 영남 출신들은 ‘찬밥신세’가 될 거란 소문이 공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한 경무관급 경찰 간부는 “고위직 인사는 지역 안배를 하니까 밖에서 보면 탕평인사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본청 및 시경 계장급 인사, 청와대 파견 등 외부에서 티 안 나는 요직의 경우는 정권에 따라 특정 지역 출신은 배제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 본적·증조부 고향은?… 뿌리까지 묻는 건 적폐 사정기관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기획재정부 예산실도 관가에서 출신지를 따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돈을 만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백조원에 이르는 정부 예산 편성을 총괄하는 기재부 예산실장 자리는 민주화 이후에도 대부분 대통령과 출신지가 같은 인사에게 맡겨졌다. 현재 박춘섭(충북 단양) 실장이 거의 유일한 예외 케이스다. 예산실의 국장급인 5개의 심의관 자리뿐만 아니라 규모가 큰 예산을 담당하는 과장에 대한 인사 때도 출신지가 고려된다. 예산실 과장 E씨는 “예산 업무를 하다 보면 지역 안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예산안 세부 항목에 조금만 신경 쓰면 자기 출신 지역에 어렵지 않게 더 많은 돈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다행히 젊은 공무원들 사이에선 이런 행태가 ‘적폐’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예산실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가 아예 다른 부처로 옮긴 서기관 F씨는 “예산실 막내로 들어갔는데 ‘본적이 어디냐’고 묻길래 ‘서울’이라고 했더니, ‘그러면 증조부 고향은 어디냐’고 묻더라”면서 “덕분에 생전에 뵙지도 못했던 증조부가 이북 출생이란 사실을 알게 돼 고맙긴 했지만, 21세기에도 그런 걸 따진다는 게 너무 싫었다”고 털어놨다. 한 경제부처 과장급 G씨는 “출신지 따지는 것을 이제 좀 그만할 때도 된 것 같은데, 정권이 바뀌고 또 바뀌어도 똑같은 행태가 반복되는 것 같아 서글프다”면서 “쉽지 않겠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확실하게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외교부 간부들, 국회 청문위원까지 찾아 ‘강경화 세일즈’

    외교부 간부들, 국회 청문위원까지 찾아 ‘강경화 세일즈’

     오는 7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외교부는 주말사이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는 등 야당의 검증 공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외교부는 청문회 당일까지 강 후보자가 가진 장점이 의혹에 가리지 않도록 지원 총력전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외교부는 강 후보자 지명 직후부터 청문회 준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강 후보자를 지원했다. 하지만 청문회를 앞두고 강 후보자 및 가족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지며 정책 대신 신상문제에 관심이 집중되자 실국장급 간부들까지 발을 벗고 나섰다. 외교부 간부들은 청문회 전까지 국회 청문위원 측과 직접 접촉하며 강 후보자가 가진 외교관으로서의 능력과 다자외교 경험, 국제적 인맥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간부들은 또 이미 마무리된 각 부서별 업무보고와 별도로 강 후보자와 정책 토론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서 이례적으로 간부들까지 모두 나서 강 후보자를 지원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외교부 조직 안정이 시급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지난 반년간 탄핵 정국에 ‘정상 외교’ 공백이 이어지며 ‘코리아 패싱’ 논란이 반복되는 등 외교부는 고난의 시기를 겪어왔다. 이제 정부 출범 후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 다음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8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일정을 줄줄이 앞둔 상황에 장관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외교부 조직은 물론 국익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게 외교부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강 후보자가 외교관들 사이에서 여전히 큰 기대를 받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강 후보자를 계속 지켜본 한 외교부 관계자는 “업무 보고 과정을 보면 강 후보자는 보고서 문구에 매달리지 않고 핵심 내용만 파악만 뒤 보고자와 계속 토의를 하는 스타일”이라면서 “청문회에서 정책 현안에 대한 이해 능력이 입증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김현미 국토부 장관 후보자 지명…직원들, 첫 여성 장관에 ‘깜짝’

    김현미 국토부 장관 후보자 지명…직원들, 첫 여성 장관에 ‘깜짝’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로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하자 국토부 직원들은 깜짝 놀란 분위기다.국토부는 정부 부처 중에서도 업무 특성상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국토부 국장급 이상 간부 중 여성은 김진숙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한 명 뿐이다. 국토부에서 고위공무원 자리에 오른 여성 공무원도 김 청장이 처음이다. 국토부 본부 소속 과장급 중에서도 여성 과장은 4명에 불과하다. 이에 국토부의 한 여성 과장은 “국토부는 기술이나 분야별 특성 때문에 여성 직원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10여년 전부터 여성 직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여성 직원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첫 여성 장관이 도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국토부 현안과 관련된 활동을 한 것이 거의 없었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장관 후보 하마평에도 오른 적이 없다. 국토부 직원들이 이번 인사에 놀라는 이유다. 김 의원의 국회의원 활동 경력은 국토교통부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예산 문제에서 간접적으로 국토부 현안을 들여다볼 일은 있었겠지만, 국토교통위를 한 적이 없고 관련 법안도 대표발의한 적이 없다. 국토부로선 50조원 규모의 도시재생 뉴딜 등 새 정부 들어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국토부 장관 후보로 거의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은 정치인이 장관 후보가 돼 걱정이 없을 수 없는 분위기다. 그동안 의원 입각설이 힘을 받으면서 정치인 출신이 장관으로 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는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인 도시재생 뉴딜 정책 때문에 국토 현안에 밝은 정치인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전평이 나왔던 터였다. 국토부 직원들은 이날 오전 TV를 통해 청와대의 장관 후보자 발표를 보면서 김 의원이 국토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배경 등을 이야기하며 저마다 분석을 내놓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김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 활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예결위원장 활동을 했기에 국토부 업무를 이해하고 있을 것이고, 정무적인 판단력이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토부에 여성 장관이 온다는 것은 참으로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뜻”이라며 “어차피 장관은 큰 틀에서 보면서 정무적인 판단력을 발휘하면 되고 실무자들이 잘 뒷받침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성실·섬세·청렴·포용…그녀 조직 사로 잡다

    [커버스토리] 성실·섬세·청렴·포용…그녀 조직 사로 잡다

    ‘여성형 리더십’의 4대 특징으로 흔히 ‘성실함, 섬세함, 청렴성, 포용력’이 꼽힌다. 21세기형 리더십으로 주목받는다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섬기는 리더십)과도 일맥상통한다. 전문지식·조직장악을 바탕으로 한 ‘업무능력’과 포용·배려·공감 능력에 기반한 ‘인간성’이 결합된 형태로 볼 수 있다. 여성 상사를 실제로 ‘모셔 본’ 경험이 있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을 상대로 여성형 리더십의 장단점을 꼽아보고 유형을 나눠 봤다.# 친화형 & 감성형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특유의 화합적이고 온화한 이미지는 남성 지도자 특유의 권위적·고압적인 그것과 대비됐다.역으로 우유부단하고 결단력이 떨어져 조직 장악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유쾌한 내조’ 역시 ‘감성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김 여사의 민원인에게 라면을 내준 일화나 각 당 원내대표와의 회담 후 선물로 인삼정과를 내는 ‘음식 내조’는 국민 친화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A(39) 주무관은 “여성 과장님은 직원들 애로사항을 잘 들어주고 회식 때 술도 덜 강요해서 남성 과장님보다 훨씬 좋았다”고 했다. 반면 같은 부처의 B(46) 과장은 “간혹 지나치게 개인주의 스타일을 드러내기도 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주변 눈치를 보고 유약해져서 정책 판단을 잘하지 못하더라”고 깎아내렸다.# 목표지향형 결단력과 통솔력이 강한 스타일, 전통적인 남성 지도자형으로 꼽힌다. 지난 미국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처럼 도전적이고 목표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 경우에 따라 ‘남성보다 더 남성적인’ 상사가 될 수도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주유소에서 힐러리의 전 남자친구를 발견하고 힐러리에게 “저 남자랑 결혼했으면 넌 주유소에 있었겠지”라고 농담을 건네자, “아니, 저 남자가 바로 미국 대통령이 됐을 거야”라고 맞받아친 일화는 상징적이다. 여성들의 약점으로 꼽히는 네트워킹 능력도 십분 발휘한다. 교육부의 C(35·여) 팀장은 “똑 소리 나게 야무지고 판단력도 빠른 과장이 있었는데, 팀원들 생일까지 알아서 챙겨 줄 정도였다. ‘속정’보다는 ‘생존전략’에 가까웠다”며 “남성 직원들조차 탄복했던 분”이라고 기억했다. 반면 여성 리더 스스로 기준이 더 엄격하다 보니 직원들이 혹사당한다는 지적이다.# 관리·수성형 ‘행정고시 여성 1호’인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3선의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은 관리·수성형 리더의 선두주자였다. 키워드는 ‘합리성·포용·위임’이다. 메르켈의 ‘무티(Mutti·엄마) 리더십’은 상대를 가르치거나 권위를 과시하지 않고 구성원들의 타협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 전 장관 역시 조직 목표의 청사진을 제시하되, 직원들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고 이에 따른 책임까지 위임했다. 행정자치부의 한 여성 서기관(30)은 “사무관 때 옆 부서에 여성 과장이 있었는데 업무 팁은 물론 육아 비결, 일·가정 양립까지 힘되는 조언을 아낌없이 해 줘서 눈물이 자주 났다”고 전했다.# 카리스마형 카리스마형으로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있다. 권위적인 리더십에 바탕한 단호한 대처가 특징. 서울시 자치구의 5급 과장(54)은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독불장군식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우유부단한 상사보다 ‘사이다 스타일’이 남자 직원들이 보기에도 차라리 낫더라”고 평가했다. 특수 분야가 많은 국토교통부 소속 사무관(33)은 “남자 상사 같으면 감히 ‘No’라고 하지 못할 일도 과감하게 ‘No’라고 소신을 밝히는 분이 있었다”면서도 “간혹 숲보다 나무를 보는 느낌이 들어 답답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눈빛과 은발로 ‘걸크러시’를 연상시키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카리스마형으로 추정된다.# 폐쇄형 반면 답습하지 말아야 할 반면교사 유형으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꼽힌다. 일명 폐쇄적인 리더십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대면보고를 기피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청와대 출입기자회견에서 소통을 위해 대면보고를 받으셔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장관들에게 “대면보고가 꼭 필요하세요”라고 반문하는 장면이 생방송으로 송출되기도 했다. 회의도 토론보다는 대통령이 말하고, 장관·수석비서관들은 고개를 숙인 채 받아적는 데 열심인 장면이 자료화면으로 수없이 나온 탓에, ‘적지 않는 자는 살 수 없다’는 의미로 ‘적자생존’이 유행하기도 했다. # 평가 엇갈리는 여성 리더십 여성 특유의 세심함·친화력은 공무원 조직에서 한때 ‘양날의 칼’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수평적 조직문화로 바뀌고, 여성 공무원이 증가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약점은 점차 강점으로 바뀌는 추세다. 특히 투명한 업무 스타일이 무기인 여성들의 성향은 학연·지연 등 연고주의에 기대는 남성 주도 사회에서 ‘무한 강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 리더에 대한 비판적 견해는 적지 않다. 경제부처의 한 국장급 공무원(52)은 “남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걸 의식해서인지 추진력 자체가 떨어지고 ‘안전빵’으로 가려는 경향이 강하다. 부서 간 협업도 잘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한국 공직사회가 여성 리더에게 문호를 열기 위해서는 ‘토큰 효과’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큰 효과란 상징적 지위에 있는 여성이 ‘내가 실수하면 앞으로 여성을 고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담감에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고립적 부작용이다. 박 대표는 “여성 리더를 오히려 전략적으로 더 배분해야 하는데, 이를 역차별로 여기는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양희 젠더앤리더십 대표는 “리더십 스타일은 사실 남녀가 따로 없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고시 합격자 비율 등 능력 면에는 남성 기준치와 동일하거나 이를 넘어섰고 여성형 리더십을 따로 주문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왔다”고 단언한 뒤 “아직 부족한 게 있다면 업무 경험 분야나 폭이 남성처럼 아직 다양하지 못한 정도”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중요한 리더십은 다양성·투명성·개방성에 바탕한 사회적 자본, 즉 양성 평등(젠더)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해경 함정 빌려타고 등대 관사서 술자리 고위공무원 15명 조사

    인사혁신처는 지난 18일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던 국장급 고위 공무원들이 봉사활동을 갔다가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국가인재원 교육생인 국장급 15명은 지난 18∼19일 봉사활동을 위해 경남 통영을 찾았다. 이들은 봉사활동을 마친 뒤 해경 함정을 빌려 타고 인근 섬으로 들어가 등대 관사 숙소에서 묵으며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인사처는 “연수생들이 경비함정을 동원하고 관사를 숙소로 사용했는지, 그리고 교육계획에 따른 활동을 이행했는지를 조사하겠다”며 “공직자의 품위를 손상했거나 권한남용 등 책임을 물어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외교부 “10년 넘게 밖에 있던 분” 술렁…북핵·4강 외교 등 현안 靑 주도 관측도

    21일 문재인 정부 첫 외교 수장으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이 지명되자 외교부 관계자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지명 직전까지만 해도 외교부에서는 신임 장관이 관록 있는 ‘외교관 출신’이냐 무게감 있는 ‘정치인 출신’이냐를 두고 설왕설래하며 다양한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강 후보자는 완전히 ‘논외’였기 때문이다. 외교부 국장급 인사들만 해도 국제기구국 및 유엔 근무 경험자들 외에는 강 후보자와 친분이 깊은 인물은 흔치 않은 눈치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부에 근무했다는 것은 알았지만 10년 넘게 밖으로 나가 있던 분이라 한번도 뵌 적은 없다”면서 “인선 발표를 듣고 깜짝 놀란 직원들이 대부분”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비외무고시 출신 장관 후보자에 대한 노골적 불만을 드러내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다만 강 후보자가 외시 각 기수의 우수 인재들이 거치는 북핵·북미 등 핵심 업무를 맡은 적이 없다는 사실에 우려 섞인 불만을 표하는 시선이 엿보인다. 여성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희망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여성 외교관은 “여성 장관도 없었고 비외시 출신도 드물었던 터라 일부 우려가 있는 듯하지만 조직 문화가 많이 바뀔 것이란 기대가 전반적으로 큰 것 같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복지 허브 된 동사무소… 사람 향기 밴 도시재생 모델 서대문

    [자치단체장 25시] 복지 허브 된 동사무소… 사람 향기 밴 도시재생 모델 서대문

    “사람이 중심인 동네, 사람 향기가 나는 도시재생의 본보기가 되는 서대문구를 만들겠습니다.”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경영학을 전공한 공인회계사 출신이다. 그러나 문 구청장은 ‘효율’보다 ‘사람’을 앞세우는 따뜻한 가슴을 가졌다. 민선 6기 재선인 그의 구정 철학 역시 “주민 복지를 향상시키지 못하는 정책은 그 어떤 것도 합리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최대 구정 성과로 ‘동복지 허브화’를 꼽은 것도 같은 줄기다.“전국에서 처음으로 동사무소를 복지 중심으로 바꾸는 동복지 허브화 사업을 2011년부터 시작했습니다. 동사무소 행정업무를 구로 옮긴 대신, 보건소 방문간호사를 동복지센터로 전진배치하고 복지 공무원들이 지역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취약계층을 발굴해 사각지대를 줄이자는 아이디어였죠.” 책상머리에서 서류만 들여다보는 복지 공무원은 필요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이 발생하기 이미 2년여 전이었다. 이 사업은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동을 ‘행정복지센터’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는 “지방정부 복지행정을 중앙이 벤치마킹하면서 ‘지방이 중앙을 바꾼 첫 사례’라고들 한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복지는 적선도 구제도 아니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일, 그 자체”라는 게 문 구청장의 신념이다. 복지방문 지도사업은 지역의 사각지대 가정으로 꼽힌 1500가구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800여 가구를 집중 관리대상으로 뽑았다. 이를 기본삼아 지난해 취약계층 5476가구를 1만 1938회 방문, 5300여건의 복지 요구를 해결했다. 복지방문 지도사업은 2015년 행정자치부 생활불편사례 대통령상을, 지난해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주최하고 행자부가 후원한 제1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을 받았다. 한국관광공사의 ‘봄맞이 걷기 좋은 길’에 선정된 안산자락길에도 ‘사람 우선’ 사연이 숨어 있다. 목재 데크로 꾸며 누구나 산책할 수 있는 5.31㎞의 무장애 숲길은 당초 예산 부족으로 미완성길로 남을 뻔했었다. 빡빡한 재정 사정으로 서울시에 손을 빌려 1.69㎞는 조성했지만, 15억원이 부족해 나머지 구간은 막막했던 것. 그러던 차 숲길에서 마주친 한 장애인 주민은 문 구청장에게 “내 힘으로 휠체어를 굴려 숲에 들어와 본 게 생전 처음”이라며 손을 잡고 울었다고 한다. 그는 “사업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더라”고 했다. 결국 어렵게 돈을 끌어모아 자락길은 빛을 보게 됐다.1955년생 베이비붐 세대로 전형적인 ‘낀 세대’인 그가 강박관념에 가까우리만큼 복지에 집착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착실한 행정가형 스타일이지만, ‘지방분권 개헌 전도사’이기도 하다. 지방분권 얘기만 나오면 ‘투사’로 변신하는 그다. 재선하는 동안 구청장의 한계를 여실히 느낀 탓이리라. 서울구청장협의회장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방분권개헌특별위원장을 겸임한다. 문 구청장은 “지역 특색을 반영한 행정과 재정 분권이 모두 이뤄져야 제대로 된 지방분권”이라며 “현재의 지방자치는 진정한 자치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지방정부 권한에 사실상 족쇄가 채워졌다는 주장이다. “서울시장이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청년수당을 주겠다고 하는데, 중앙정부가 통제하는 게 무슨 지방자치냐”면서 “서울 청년과 부산 청년이 항상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되는 건 아니다. 지역 특색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자치단체’라는 용어만 보더라도 중앙이 지방을 종속적인 하부 행정기관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반영돼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을 통해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헌법에 지방분권국가를 명시하고 지방정부라는 명칭을 써야 한다. 주민자치권도 헌법에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으로는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고 지방자치교육이 실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월 문 구청장은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 분권 실현의 첫 걸음으로 국세인 부동산 양도소득세를 지방세로 이양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지방분권개헌 촉구 서울선언문을 채택했다. 지난해까지 서대문구의 구정 성과로는 사회적 경제센터 개소, 백련 근린공원 등 자연·사람이 공존하는 녹지 조성, 협동조합형 청년주택 ‘이와일가’ 등이 눈에 띈다. 올해 7대 역점사업으로는 4대 역세권(신촌, 아현·서대문, 홍제, 가좌) 재생·정비사업, 일자리 확충과 사회적경제 육성, 전통시장 개선, 복지 사각지대 해소, 숲 복지·건강 프로젝트가 꼽힌다.특히 ‘사람을 중심에 놓는’ 도시 재생·정비에 문 구청장은 심혈을 기울인다. 안산자락마을은 서울시로부터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올해 선정돼 2021년까지 5년간 10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저층 주거지 위주로 역사·문화·자연자원을 활용한 재생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문 구청장은 “1970~80년대 대학문화를 선도했지만 쇠퇴해가는 신촌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문화를 살리는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총 100억원을 들여 창작놀이센터, 원스톱 복합문화공간이 될 문화발전소, 청년창업주거공간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소기업청·이화여대와 손잡고 청년몰 조성사업도 추진 중이다. 그는 “1년 남짓 남은 임기 동안 청년중심 도시, 협치 도시를 완성하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서대문구에 있는 대학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9개인 만큼 신촌과 이화여대 52번가를 중심으로 청년들이 일자리, 즐길자리, 살자리를 동시에 찾을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다. 청년 일자리 정책으로 지역의 기업체 숫자가 서울시 최하위권인 점을 감안, 명지전문대 등과 손잡고 직업교육 후 해외 취업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장년층 사회공헌활동 사업인 ‘5060 마에스트로’는 은퇴 기로에 놓인 장년층 세대와 사회공헌을 연결한 신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총 220여명이 활동할 예정이다. “협치 분야는 주민이 ‘참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스스로 행정의 주체가 되는 ‘서대문구식’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회적경제마을센터 개소, 연희동 면세점 갈등 해결 등이 모두 지역사회의 협치로 풀어낸 사례들”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으로 그는 기부문화를 정착시키는 따뜻한 지역공동체 만들기에 애정이 각별하다. ‘100가정 보듬기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도움이 절실하나 공적지원을 받지 못하는 주민들을 지역사회가 한 가정씩 보듬는 게 핵심이다. 저소득 가정은 종교단체, 기업, 개인 독지가들과 자발적인 1대1 결연을 통해 매월 후원금을 지원받는다. 현재까지 가정 437곳에 약 23억원의 후원금을 연계했다. 문 구청장이 직접 결연을 주선하면서 그의 별명은 ‘키다리 아저씨’가 됐다는 후문이다. 재선 임기가 시작된 2014년 7월 1일, 문 구청장은 국장급 간부 직원들과 함께 소외계층 주민과 어르신들의 발을 씻겨 드렸다. 그는 “초선 때도, 재선 때도 주민들 세족식으로 시작했다”면서 “주민이 부르시면 언제 어디든 달려가 소통하고 귀담아듣는 일을 임기 끝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시대] 최측근에 맡겨온 靑 곳간 열쇠, 7급 출신 ‘막내 국장’에게 건네

    [문재인 대통령 시대] 최측근에 맡겨온 靑 곳간 열쇠, 7급 출신 ‘막내 국장’에게 건네

    11일 아침 정부세종청사가 발칵 뒤집어졌다. 대부분 부처가 술렁거렸다. 특히 기획재정부 공무원 가운데 상당수는 TV로 생중계되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비서실 인선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청와대 안살림을 총괄하는 중책인 총무비서관에 당장 어제까지도 자리를 지키고 있던 현직 공무원 이정도(52) 기재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이 임명됐기 때문이었다. 국방·법사·안전·지방 관련 예산을 책임지는 행정안전예산심의관은 기재부 예산실에서도 서열상 ‘막내 국장’으로 불리는 자리다. 기재부의 한 국장급 간부는 ‘서열 파괴’와 ‘상식 파괴’가 동시에 일어났다며 놀라워했다.임 실장은 이날 “이 비서관은 지방대를 나와 기재부 7급으로 시작해 국장까지 올라 공무원 사회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표적인 ‘흙수저’ 출신이라는 표현도 곁들였다. 임 실장은 이어 “그간 총무비서관은 대통령 최측근들이 맡아 온 것이 전례인데, 대통령은 이를 예산정책 전문 행정공무원에게 맡겨 철저히 시스템과 원칙에 따라 운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무비서관은 청와대 내부의 인사와 재정을 총괄하는 ‘살림꾼’이어서 대통령이 오래 알고 지낸 최측근 인사가 기용돼 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고향 친구였던 정상문 전 비서관과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이었던 최도술 전 비서관, 이명박 전 대통령 때는 ‘집사’로 불렸던 김백준 전 비서관, 박근혜 정부 때는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이재만 전 비서관이 중용됐다. 이런 점에서 관료 출신인 이 비서관의 기용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비서관은 기재부 내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32명의 기재부 실·국장 가운데 유일한 비고시 출신이었다. 종합고(초계종고)와 지방대(창원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1992년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했다. 당연히 행정고시 출신 중심인 ‘주류’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 비서관은 성실성과 섬세한 스타일로 인사와 예산 분야에서 뛰어난 업무 능력을 보여 줬다는 평이다. 농림수산예산과장, 문화예산과장 등을 거쳐 비고시 출신 최초로 기재부에서 인사과장에 발탁되기도 했다. 인사과장은 국장 승진 1순위 자리여서 고시 출신의 다른 과장들이 “대체 이정도가 누구냐”는 이야기까지 했을 정도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일을 하려면 ‘이정도’는 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퍼져 있다. 이 비서관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의 비서를 지냈다. 또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해 참여정부와 인연이 깊다. 이후 강만수 전 장관(이명박 정부)과 최경환 전 부총리(박근혜 정부)에게도 전폭적인 신임을 받았다. 특히 강 전 장관의 경우 직접 수행비서를 했다. 기재부의 한 간부는 “특정 인물에 편중된 스타일이라기보다는 누가 됐든 상사에 대한 로열티가 강한 스타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간부는 “성실하고 겸손하지만 필요할 때는 상사에게 직언도 하는 스타일”이라면서 “특별한 정치적 색채도 없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퍼블릭IN 블로그] 액셀러레이터·브레이크는 한 발로 밟아야 하는데… 금융위 “우리 세종시로 가나요”

    “우리는 정말 세종시로 내려가는 것일까요? 이제 돌이 갓 지난 아기가 있는데…. 업무시간에도 눈앞에 아른거리는 예쁜 딸을 떼어놓고 가게 되면 정말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요.” 유력 대선 주자들이 잇따라 금융감독 체제 개편을 외치는 가운데 기획재정부와 통합 가능성이 거론되는 금융위원회의 한 여성 사무관은 한숨을 푹 내쉬었습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금융감독위원회의 감독정책기능과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의 금융정책기능을 통합해 설립된 금융위는 지난 대선 때도 조직 개편이 거론됐다가 살아남았는데요. 이번 대선이 끝난 뒤에는 존치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금융 정책과 감독을 분리하는 게 맞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2위를 다투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문 후보나 안 후보나 누가 당선되든 새 정부는 초기부터 금융감독 체제 개편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홍 후보는 금융위 조직은 현행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이 만든 싱크탱크 더미래연구소는 정부조직 개편 1안으로 기재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고, 금융위의 국내금융 정책을 재경부가 흡수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또 금융감독위를 부활시켜 금융위의 감독 정책을 이관하자고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금융위는 사실상 해체됩니다. 더미래연구소는 2안으로 기재부를 국가재정부로 개편하고 국제금융 정책을 금융위로 넘겨 금융부를 신설하는 방안도 내놓았습니다. 이 경우 금융위는 오히려 조직이 확대됩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구성할 수 없는 차기 정부는 더미래연구소가 내놓은 2가지 정부조직 개편안을 관심을 두고 참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는 당연히 2안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한 국장급 공무원은 “외국계 글로벌 금융사가 모두 서울에 있는데 기재부 소관인 국제금융 정책 부서는 세종시에 있어 ‘스킨십’이 크게 떨어졌다”며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이 30%가 넘는 현실에서 국내금융과 국제금융을 분리해 놓는 건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한 국장급 공무원은 “금융 정책과 감독이 분리돼야 한다는 쪽의 주장은 액셀러레이터(정책)와 브레이크(감독)를 한 기구(금융위)가 모두 담당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라며 “그러나 운전 시 액셀과 브레이크는 한 발로 밟아야지 두 발을 쓰면 안 된다”고 비유를 들어 말했습니다. 금융감독 체제 개편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거론되는 해묵은 난제입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금융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우간다(77위)보다 아래인 80위에 그친 원인을 ‘약한 부처 입지’에서 찾는 시각도 있습니다. 새 정부가 이번에는 우리 현실에 맞는 금융감독체제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커버스토리] D-DAY… 그 후… 대통령님, 어찌 할까요

    [커버스토리] D-DAY… 그 후… 대통령님, 어찌 할까요

    사상 초유의 5월 대선은 공무원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깜깜이 선거’다. “이렇게 모든 것이 불확실한 대통령 선거는 지금까지 없었다”는 정서가 관가를 지배한다. 주된 요인은 2개월간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2월 말에 시작했던 이전 정부와 달리 5월 중순에 급하게 출발하는 데서 오는 크고 작은 혼선이다. 특히 구체적인 것은 없고 추측만 무성한 인수위 구성이나 장차관 교체 여부가 관가의 설왕설래를 증폭시키고 있다. 대선을 목전에 둔 공직 사회의 표정을 살펴보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이제는 마무리할 것도 없어요.” “사표 써 놔야 할까요?” 조기 대선을 닷새 앞둔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마주친 실장급(1급) 간부 A씨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시냐”고 묻자 이런 질문이 되돌아왔다. 10일 당선자가 확정되자마자 곧바로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되는데 국가공무원법상 1급 미만 공무원들만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1급들은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관례적으로 일괄 사표를 제출해왔다. 사표를 제출하지 않아도 ‘전 정권 인사’로 낙인찍혀 한직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엔 이런 관례가 그대로 적용될지 불투명하다. 장차관이 언제, 누가, 어떻게 올 지에 대한 전망 자체가 오리무중인 탓이다. A씨가 사표 작성 여부를 고민하는 이유다. 그는 “여태까지 모셔 온 장관이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는 상태에서 (나만) 사표를 내는 건 너무 이상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특히 어떤 후보가 당선돼도 국회는 여소야대(與小野大)가 불가피하다. 총리와 장관 임명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가에서는 장관들에 앞서 차관들이 먼저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른 ‘박근혜 정부 임명 장관’과 ‘새 정부 임명 차관’의 어색한 동거 기간이 그리 짧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 나온다. A씨는 “장관들의 취임이 금방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새 대통령이 차관도 임명하지 않으면 무슨 수로 행정부를 장악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얼마 전 한 경제부처에서는 차관 주재로 실·국장급 간부들이 참석한 ‘쫑파티’가 열렸다. 작별 인사와 덕담이 오가는 가운데 참석자 모두가 취했다. 그 자리에서는 다들 호기 있게 대선 전 징검다리 연휴에 휴가를 내고 가족여행을 가거나 미뤄뒀던 개인 용무를 처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참석자는 “휴가를 내도 마음 편하게 쉴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일단 집에 가지만 다시 불러주기만을 기다리지 않겠나”고 털어놨다. 과장 이하 실무자들도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다. 점심, 저녁식사 자리나 커피 타임 등 2명만 마주 앉아도 어김없이 여론조사 결과와 간밤의 대선 후보자 토론을 두고 이야기를 나눈다. 각 후보 캠프에서 자기 부처 장관으로 임명될 법한 인사들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사람들에 대한 평가도 빠지지 않는다. “예전에 그 분 모셔본 적 있는데, 후배들이 답답하다고 생각되면 자기가 직접 나서는 스타일이지”, “완벽주의자이긴 해도 무작정 아래 직원들을 쪼아대지는 않으니까 지금보다 아마 편할 거야” 등과 같은 ‘분석’들이다. 공직사회의 관심은 무엇보다 대선 이후 인사에 집중돼 있다. 일부 부처 직원들은 ‘뭐라도 하는 척’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세종청사 사회부처에서 교육 업무를 담당하는 B과장은 “솔직히 지지율 1위 후보가 당선될 것에 대비해서 업무보고라도 업그레이드해야 할 것 같은데, 위에서 ‘오해받을 짓 하지 말라’고 해서 하루 종일 눈치만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국회의 대통령 탄핵 가결 직후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가운데 남은 것들을 잘 마무리하라’는 지시가 위에서 내려왔는데 그게 벌써 다섯 달 전”이라면서 “거의 반년 가까이 마무리 작업을 해오다 보니 이제는 진짜로 마무리할 것도 없다”고 했다. B과장은 “어차피 새 정부 출범하면 정신없이 바쁠 테니 푹 쉬고 오라”며 직원들에게 ‘마지막 휴가’를 주고 있다. # 지지율 1위 후보라 해서 거기에 맞추는 건… 과거 새 정부가 출범 전 인수위 2개월여는 차기 내각 구성원에 대한 인사 검증도 하고, 공약을 정책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두루 챙기는 기간이었다. 이번엔 이게 없으니 모든 부처가 어정쩡한 상황이 돼 버렸다. 경제부처 과장 C씨는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모든 직원들이 깜깜이 대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며 최근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지지율 1위 후보가 될 것 같으니 거기 맞춰서 준비하자’고 누가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모두들 각자 알아서 몰래 공약집 보면서 어떤 일이 떨어질까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있죠.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물 밑에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국무총리실에 근무하는 D씨는 “새 대통령이 당선증을 받으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사임 의사를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지만 헌법상 장관 제청권을 가진 총리가 공석이면 내각 구성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새 총리가 청문회를 통과할 때까지 황 총리가 업무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직원들 사이에 총리 사퇴 시점부터 차기 총리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누가 당선돼도 우리 부는 당분간 고난의 길을 걷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국회 5당 원내대표의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새 정부 출범 이후 1개월 정도 인수위가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 새 대통령의 정식 취임 뒤 인수위가 가동되는 것 역시 전례 없는 일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실장 E씨는 “청와대와 인수위가 동시에 운영될 경우에 둘이 어떻게 역할을 나눌지, 또 우리는 누구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각 부처 내부에서는 다음 정부에서 ‘잘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간부들에게 은근한 줄서기도 벌어지고 있다. 특정 지역 출신이나 과거 청와대 파견 근무를 했던 이들이 그 대상이다. 경제부처 국장 F씨는 “몇몇 실·국장들은 한 달 전부터 새 정권에서 부를까 봐 10일 이후 약속을 안 잡거나 취소하고 있다”면서 “청문회나 인사 검증을 준비하는 분들도 있다는 소문이 돈다”고 말했다. # “살아남나, 사라지나” 관가에서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존폐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만들었던 부처들을 중심으로 기대와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부처의 운명이 새 대통령의 손에 달렸기 때문이다. 국민안전처 직원 G씨는 “안전처가 세월호 참사 이후 출범한 만큼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민안전부’로 승격해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면서 “재난을 지휘해야 할 안전처장이 국무회의에서 늘 말석에 앉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G씨는 “일각에서 ‘안전자치부’(행정자치부와 안전처 통합한 새 부처) 모델이 거론되고 있는데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미 이명박 정부 시절 ‘안전행정부’라는 이름으로 도입했다 실패한데다, 행자부와 안전처 통합을 원치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자포자기’ 정서가 강하다. 교육부 서기관 H씨는 “여론조사 1, 2위 후보가 우리 부를 해체하고, 위원회로 전환하겠다고 하는데, 내부적으로는 ‘솟아날 구멍이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면서 “매년 반복된 어린이집 누리과정 갈등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오류, 국정교과서 파문 등 때문에 국민들의 지지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고 털어놨다. 행자부 직원 I씨는 “대선 후보 모두 세종시 기능 강화를 주장하고 있어 이전이 직원들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세종에 청사를 추가로 지으려면 2년 이상은 걸리지 않겠냐는 말이 돌았지만, 최근에는 이전 시기가 당겨질 것에 대비해 대책을 세우는 공무원이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장차관이 줄줄이 구속되는 등 ‘최순실 국정 농단’의 직격탄을 맞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오히려 내부에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기도 한다. 직원 J씨는 “최순실 사태 초기에는 조직 해체에 대한 위기감과 ‘이제 더이상 추락할 곳조차 없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새 정부에서 새롭게 출발하자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일자리, 보육 등 대선 후보들의 주요 공약이 집중된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은 후보들의 공약들을 꼼꼼히 점검하며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고용부 과장 K씨는 “누가 당선돼도 일자리와 복지 예산이 늘어나고 조직이 커질 수 밖에 없어 기대도 크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다”면서 “당선자의 공약을 보며 준비를 하고 있는데 (준비한 정책들이) 기대만큼 효과가 없으면 거센 역풍에 시달릴 가능성도 크다”고 걱정했다. ‘고용복지부’, ‘보건청’ 등 조직 개편 가능성에 대해 불안감을 내비치면서도 대부분은 “정책 성격이 확연히 달라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인사]

    ■에너지경제신문 ◇국장급△산업부장 박운석
  • 일선엔 ‘경계 강화’ 지시하고 근무 중에 조문 간 경찰청 간부들

    일선엔 ‘경계 강화’ 지시하고 근무 중에 조문 간 경찰청 간부들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경찰은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17일부터 경계강화 태세에 들어간 상태다. 경찰청은 최근 경찰서장을 비롯한 일선 지휘관들에게 ‘사전투표일(4~5일)에 투표함 회송을 마칠 때까지 근무 위치를 지키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정작 이철성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청 고위 간부들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4일 근무 시간 중에 부친상을 당한 동료 직원 상가에 조문을 간 사실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근무 외 시간이 아니라 근무 시간 중에 조문을 가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5일 K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청장과 경찰청 국장급 간부 12명 등은 전날 근무 시간 중인 낮 2시에 경찰청 건물을 출발해 최근 부친상을 당한 동료 경찰관의 빈소를 방문했다. 방송 화면에는 이 청장과 간부들이 간간이 소줏잔을 기울이고 잠시 머물다 자리를 뜨는 모습이 찍혔다. 이 청장과 경찰청 간부들은 이 곳 장례식장에서 약 30분 동안 머물다가 인근에 세워뒀던 전용버스를 타고 경찰청으로 돌아갔다. 이들이 경찰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10분으로, 이동시간을 포함하면 근무 시간 중에 약 2시간 동안 자리를 비운 것이다. 앞서 경찰청은 사전투표 첫날인 전날 지휘관과 참모들이 모두 ‘정위치’에 근무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 시간 중에 단체로 문상을 간 경찰청 간부들의 행동이 적절했는지를 묻는 KBS의 질문에 경찰청 관계자는 “‘정위치’를 지키라는 건 한 시간 안에 근무지에 도착하면 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이에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는 “동료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조문을 간 것은 이해되지만, 근무 외 시간에 가야 하는 조문을 근무 중에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저런 상황이 하위직 경찰관들 사이에서 발생했다면 분명히 징계를 받았을 텐데, 경찰청 수뇌부가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특허행정 시스템 UAE 이식 가속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간 지식재산분야 교류가 협력을 넘어 한국의 시스템을 UAE에 ‘이식’하는 수준으로 확장하고 있다. 3일 특허청에 따르면 UAE 특허출원에 대한 현지 심사를 3년간 추가로 수행한다. 양국은 협약을 맺고 2014년부터 한국 특허청 특허심사관 5명이 UAE에 직접 나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UAE에는 연간 1500여건의 특허가 출원되는데 자체 특허심사조직이 없다. 이에 따라 450여건은 현지 한국의 심사관이, 1000여건은 한국 특허청이 심사대행사업으로 처리한다. 특허시스템과 심사관 수출에 이어 특허 1건당 1300달러에 달하는 심사비 수입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특허청 서울사무소에서 심사관 제2차 파견을 위한 계약서에 서명한 무함마드 알 셰히 UAE 경제부 차관은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수입이 증가하는 등 한국과의 지식재산분야 협력을 통해 개선 및 성과가 높다”면서 “양국 간 긴밀한 협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허청은 UAE에 파견할 심사관 선발을 마쳤다. 국장급 1명과 서기관·사무관 각 2명이며, 직렬로는 화공 2명·전기전자 1명·기계 1명 등이다. 이들은 5월 중 현지를 방문해 상황을 점검한 뒤 국내에서 1차 파견 심사관들과 인수인계 절차를 거쳐 7월 1일 UAE로 파견된다. 지난 2월에는 한국형 특허정보시스템도 구축됐다. 지난해 체결된 첫 해외 수출(450만 달러)로 현재 특허청 과장급 1명이 파견돼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UAE는 특허심사조직 설립과 법·제도 개선, 심사인력양성 등 지재권 전략 수립을 위한 종합 컨설팅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컨설팅을 개시한다는 계획에 따라 컨설팅 범위와 필요 예산 등 실무 논의를 추진키로 했다. 최동규 특허청장은 “중동지역 지재권 중심지를 목표로 하는 UAE가 최고 수준의 특허전문기관 설립을 추진 중이며 전략적 동반자로 한국 특허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포스트 오일시대를 대비하는 UAE의 혁신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韓·美 합의에 정면 배치… 사드 반대론 불씨 되살아나

    주한미군에 배치한 사드 비용 10억 달러를 한국 측이 부담하기를 원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급이 28일 알려지면서 현재 진행 중인 사드 배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오후 한민구 국방장관과 이순진 합참의장, 장명진 방위사업청장 등 국방 당국 수뇌부 간의 정례 전략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중요하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 측이 부지와 기반시설 등을 제공하고 사드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은 미측이 부담한다는 지난해 한·미 양국 간 합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어서 사드 배치 자체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메가톤급 폭발력을 갖고 있다. 실제 인터넷 등에서는 “트럼프가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는 등의 비판 글이 쏟아지는 등 한동안 잠잠해지는 듯하던 사드 반대론의 불씨가 되살아나는 양상이다. 우리 측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에 따를 것임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SOFA에는 방위비 분담 개념에 따라 한국에 배치되는 미군 전력에 대해 한국 측은 부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미국 측은 전력 전개와 운영·유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돼 있다. 정부 고위소식통은 “지난해 3월 한·미 공동실무단이 체결한 약정서에도 그런 내용이 담겨 있다”면서 “당시 국방부 국장급 인사와 주한미군사령부 기획참모부장이 약정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기밀문서로 분류된 국·영문 약정서를 공개하면 진위가 명확히 가려지게 된다. 이미 사드 배치를 원점으로 되돌리기에는 한·미 양국 모두 발을 너무 깊이 들여놨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자위권 차원에서 반드시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는 논리를 스스로 거둬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사드 비용 문제는 한·미 양국 간 깊은 갈등 요인이 될 수는 있겠지만 사드 배치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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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청 ◇국장급 승진△이준희 ■사학연금 ◇승진 <1급>△연금운영실장 김용준<2급>△퇴직자총괄팀장 권준용△재무예산팀 김창수◇전보△호남지부장 김욱경△강원지부장 류광주△연금홍보팀장 김창호△재직자총괄팀장 박형수△서비스기획팀장 이기범△고객소통팀장 장철호△재무예산팀장 강태위△경영개선팀장 이동환△성과분석팀장 김근중△행정지원팀장 박용진△국내대체팀장 김영철△해외증권팀장 정형종△해외대체팀장 정영신 ■한국노동연구원 △사회정책연구본부장 이승렬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 △대외협력단장 김홍민△교육홍보단장 김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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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창조과학부 △지식재산전략기획단 파견 정재욱 ■보건복지부 ◇국장급△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 이창준◇과장급△감사담당관 김기석△인사과장 임호근△기획조정담당관 손호준△보험정책과장 정경실△질병관리본부 기획조정과장 조귀훈△국립정신건강센터 총무과장 김연숙 ■법제처 ◇고위공무원 승진△경제법제국 법제심의관 권태웅 ■인천국제공항공사 ◇본부장△여객서비스 임남수△경영혁신 안정준△건설 김영웅◇실장△홍보 이희정△시설운영 김영규 ■한국관광공사 △이스탄불지사장 이재상 ■SR ◇실장△감사 문제홍△홍보 방종훈△SRT운영 김오영◇부문장△경영지원 김성돈△기획재무 이대철△인사노무 유기태△IT 문상수△영업 우희문△안전 임진섭 △기술 장용오△시설 이선영◇센터장△운영 박철호 박철진 박승인△수서승무 윤봉근◇역장△지제역 신종식 ■성신여대 △부총장 김성복△미술대학장 박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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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창조과학부 ◇고위공무원 전보△ 정보통신정책실장 석제범 ■외교부 △주 짐바브웨 대사 조재철 ■산업통상자원부 ◇과장급 전보△김제자유무역관리원장 유석태 ■농촌진흥청 ◇고위공무원 승진△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장 오인석 ■국토연구원 △지역경제연구센터장 차미숙△산업입지연구센터장 류승한△토지정책연구센터장 김승종△첨단인프라연구센터장 이백진△국토정보분석센터장 임은선 ■경기연구원 △대외협력처장 박정란 ■에너지경제신문 △금융부 부장 송정훈 ■데일리스포츠한국 △편집국장 임진수△국장급 선임기자 손시권△생활경제부장 김경동 ■한국정책신문 △부사장 겸 편집국장 방형국△마케팅국장 권원배 ■가천대 △연구처장 황보택근△IT대학장 김경환△공과대학장 하태웅△R&D기획추진단장 윤영수
  • 배우자로 좋은 공무원 따로 있다!… ‘공부원’ 비율도 직종 따라 큰 차

    방학 있는… 선생님 28% ‘최고’ 해외 근무… 외교부 7% ‘최저’ 경찰·소방관 10% 간신히 넘어 ‘어떻게 해야 공무원 배우자를 만날 수 있나요?’ ‘공시족’(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이 주로 가입한 인터넷 카페에는 국가직·지방직 공개채용시험 이후에 이런 문의 글이 꽤 올라온다. 안정적인 합격권 점수를 받았다면 다음 목표인 ‘공부원’(공무원 부부)이 되기 위한 질문이다. #교사 부부, 교대·사범대 출신 학연도 한몫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손모(29)씨는 “공무원연금도 깎였고, 9급의 경우 처음 받는 월급이 180만원이 채 안 된다고 알고 있다”면서도 “안정적인 삶을 공유하기 위해 같은 처지의 공무원을 배우자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런 성향에 힘입어 공무원 부부의 비율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공부원’ 비율이 직종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직종별 부부 공무원 비율은 가장 안정적인 직업으로 알려진 교원이 27.9%로 가장 높다. 반면 해외 근무가 많은 외교부 공무원은 7.3%로 가장 낮았다. 업무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찰과 소방관도 10%를 간신히 넘긴 수준이다. 16일 인사혁신처의 공무원 총조사(2014년 발간)에 따르면 전체 기혼 공무원(72만 8799명) 중 공무원과 결혼한 사람(19만 9877명)의 비율은 27.4%로, 5년 전 조사의 24.6%와 비교해 2.8%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공무원 중 비율은 22.1%이었고 국가직은 22.6%, 지방직은 21.4%로 지역별로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직종별 차이는 컸다. 전체 공무원 중 공무원과 결혼한 경우의 비율은 교육(27.9%), 선거관리위원회(26.8%), 법원(24.9%), 행정부(22.5%), 국회(13.7%), 헌법재판소(12.8%), 경찰(12.6%·국가직 기준), 소방(11.4%·지방직 기준), 검사(11.1%), 외교(7.3%) 순이었다. 교사 부부의 경우 교육대, 사범대 출신이라는 학연과 ‘학교’라는 업무공간의 특수성이 영향을 미친다고 당사자들은 입을 모았다. 교대나 사대는 여학생 비율이 다른 학과에 비해 높은 편으로 교대 대부분이 신입생 선발정원의 25~40%를 남학생에게 할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학생 품귀 현상’과 함께 ‘안정’을 중시하는 성향으로 자연스레 캠퍼스 커플의 비율이 높고, 향후 결혼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다는 설명이다. 교사 부부의 가장 큰 장점은 ‘방학’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 최모(50·여)씨는 “다가오는 방학을 기다리며 부부가 외국 여행 계획을 짜는 식으로 학교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떨치곤 한다”며 “방학 동안 지친 심신을 달래는 시간을 가질 때면 ‘부부가 교사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물론 다른 부부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나누고 공감하며 이겨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학교라는 제약된 공간에서 오는 단점도 있다. 교사 홍모(49)씨는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일 외에 외부인사와 교류하거나 다른 활동을 하지 않아 세상 물정에 어두운 경우가 많다”며 “교사 부부 대부분이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데 서툴다”고 전했다. #‘3교대·극한 업무’ 경찰·소방관 커플 힘들어 외교부의 경우 외국 근무가 많은 직무 특성상 공무원 부부로 안정된 가정을 꾸리기가 힘든 것이 부부 공무원 비율이 가장 낮은 원인으로 꼽힌다. 한 국장급 외교관은 “한쪽이 재외공관 근무를 나갈 때 배우자가 휴직을 하고 함께 가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몇 차례씩 반복되면 배우자의 커리어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한쪽이 직장을 포기하거나 장기 별거를 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고위급 외교관 부부인 김원수(외시 12기) 유엔 사무차장과 박은하(외시 19기) 외교부 공공외교대사는 1987년 결혼 이후 최근까지 4차례나 이산가족 생활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외교부는 일과 가정의 양립 차원에서 근무지를 조정하거나 가족 관련 지원책을 확대하는 등 나름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내에 일·가정 양립 고충심의위원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재외공관의 특성상 모든 부부가 함께 근무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한 외교부 서기관은 “부부를 배려한다고 같은 대륙의 재외공관으로 발령을 내는 경우도 있지만 근무 국가가 다른데 같은 대륙에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했다. 부부 공무원 비율이 10%대 초반으로 역시 낮은 경찰·소방직은 2교대 혹은 3교대 근무체제와 현장업무가 많은 직무 특성상 공무원과 커플로 맺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설명이 많았다. 경기도 소방공무원인 오모(34)씨는 노량진 학원가에서 만난 지방공무원 아내(32)와 2011년 결혼했다. 그는 “내 경우는 다행히 아내가 제 시간에 들어오지만 2교대 근무를 하는 소방관 부부의 경우 아이를 아예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오씨의 아내도 대출금 상환 압박 등 경제적인 이유로 육아휴직을 1년만 사용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공무원의 육아휴직은 자녀 1명당 최장 3년이지만, 육아휴직급여는 1년만 지급된다. 한 해양경찰관은 “불법 중국어선을 감시하는 24시간 3교대 근무를 마치면 다음날 늦은 오후에나 어린이집에 아이를 찾으러 갈 수 있다”며 “비상이라도 걸리면 밤샘 근무를 하기 때문에 아이를 찾으러 가는 시간이 매번 바뀌는데 눈치가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국가·지방직 모두 7·8급이 가장 많아 공무원 직급별로 공부원 비율을 보면 국가직과 지방직 모두 최근 10년 새 결혼적령기를 맞은 7·8급 공무원이 가장 높았다. 9급 공무원의 경우 아직 미혼 공무원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미혼인 지방직 공무원 고모(28)씨는 “아직까지 결혼 생각이 없지만, 입직 연도가 얼마 차이 안나는 선배들은 대부분 공무원 커플인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공무원이 지금처럼 결혼 상대 1위가 되기 전에 임용된 6급 이상 공무원의 경우 급수가 올라갈수록 부부 공무원의 비율이 낮아졌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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