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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일본의 독도연가, 그 파장/한석현 정신개혁시민협의회 공동대표

    일본 시마네 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으로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혀져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단불용’의 의지를 표명하고 나선 것이 인상적이다. 현안에 대한 대한민국 조야의 발끈은 100년 전 있었던 시마네 현의 독도 편입이 한일합방으로 이어진 고사를 떠올렸기 때문이겠거니와, 대통령의 언명은 나라 대표로서 취한 온당한 조치였다. 민망한 것은 양반세도에서 친일과 친미로 라인을 이어오며 이 땅에서 어른 행세를 해온 대한민국 내 시대주의 세력이 대통령 언명이 마치 권한의 한계를 벗어난 경거망동이기라도 한 양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든지 지각 있는 양식인이요 애국애족의 충정이 간직돼 있고서야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어야지 어떻게 ‘일본 강점은 축복’이라는 따위 망발로 애국선열의 넋을 모독하고 대통령을 올려놓고 마구 흔들 수 있는가. 반민족 매국노 아류들과 하늘을 두고 살아간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시큰둥하다. 일찍이 김·오히라 메모로 졸속 한 일협정 체결을 주도한 김종필씨가 ‘독도 폭파설’을 들먹여 국민에게 박탈감을 안겨준 바 있었거니와, 일본이 끊임없이 한반도 침략을 노려 호시탐탐해 온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나는 그 근본 원인이 저들의 사나운 침략근성과 불리한 지정학 조건과 맞물려 있다는 진단을 이미 오래전에 내리고 있다. 알려져 있다시피 일본은 1년을 통틀어 지진과 해일, 태풍에 시달리지 않는 많은 날을 가지지 못하는 나라다.‘일본 열도 침몰설’로 신경이 어지간히 곤두서 있기도 하다. 전전긍긍하는 자국민에게 어떻게든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해 주려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나머지 한반도의 징검다리를 건너 아시아로 진출하고 이를 발판 삼아 세계 제패로 치달으려는 정략 구도에 어설피 매달려 온 것이 침략국 일본이다. ‘적응의 명수’요 해바라기성 인간, 또는 약삭빠른 카멜레온이기도 한 저들은 같은 아시아권이면서 중·러 등과는 공생을 거부하는 일관된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면서도 한걸음 앞서 산업화를 이룬 서양에는 삽살개 모양 꼬리를 흔들어대곤 한다. 맥락은 지금까지도 연면히 이어지고 있다. 정말이지 이번 시마네 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은 우리에게 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과 짝짜꿍이 되니 보이는 게 없어 작위로 부려보는 객기의 인상을 강하게 풍겨 준다. 이 무슨 치사찬란하고 음험 간교한 족속들의 추태만발인가. 그런데 우리의 외교 라인은 대일정책 기조에 일관성을 잃고 현상에 일희일비하는가 하면 쉬 뜨거워졌다 쉬 식는 냄비 기질을 드러내기 일쑤다. 일본의 실체를 꿰뚫지 못하고 침략 근성의 연원에 대한 근본 성찰에 미흡함이 있어 빚어진 결과가 아닐까. 외교적 차질이나 시행착오는 단 한번만으로 족하며 다시 실패의 전철로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현 단계에서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일본과의 군사교류협력의 즉각 전면 중단이다. 국익을 위해 제2의 한국전쟁 특수에 기대를 거는 저들이 북 핵 문제의 평화해결을 위한 6자 회담에 끼어들지 못하게 차단의 벽을 쌓는 것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한석현 정신개혁시민협의회 공동대표
  • [대정부 질문] 동북아균형자 vs 왕따

    12일 국회 본회의 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의 실현 가능성을 놓고 뜨거운 설전이 오갔다. 과연 한국이 ‘동북아 균형자’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쇄도했다. 독도영유권 갈등 등으로 일본 정부와 갈등하고, 북핵위기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난항을 겪으며, 한·미동맹이 이상 징후를 보이는 상황에서 ‘균형자론’으로 주변 4강 사이에서의 ‘왕따’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균형자론’에 국민들이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다.”고 지적하자 이해찬 총리는 “평가가 사실에 가깝다고 본다.”면서도 “한국인의 역할이 다자간 협상에서 상황에 따라 많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한국의 태도가 6자회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리라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특히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의 잇단 망언에 대한 대책을 묻는 한나라당 고 의원의 질문에 “서양에서는 개가 짖으면 계속 짖도록 둬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억지주장엔 ‘무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개가 계속 짖으면 시끄러워져서 동네 사람들이 다 싫어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취지였다. 열린우리당 김명자 의원은 “균형자론의 확신이 크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이 총리는 “균형자론은 단독으로 의사결정권을 갖는다는 것이 아니라, 한·미동맹을 토대로 다자간 안보협력체제로 바꿔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일본과의 독도영유권 문제 갈등이 탄력성을 결여한 외교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해 이 총리로부터 “일련의 대응을 탄력적이며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한·중군사교류를 한·일교류만큼 올리겠다는 국방부장관의 말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라며 “외교안보정책이 정해지면 따르겠다는 국방부의 기조와 다르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계동 의원은 “동북아 균형자론과 한·미동맹 강화는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이라며 “이는 수사에 불과하고 오히려 동맹국에 오해만 불러일으켜 국익에 손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균형자론이 구체적이지 못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외교정책의 중대한 기조변화라면 국민적 토론을 통해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은 “현 정부 외교정책은 ‘안개정책’‘솜사탕 외교정책’”이라면서 동북아 균형자론을 비판했다. 그러나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균형자론은 기본적으로는 우리의 생존은 우리가 확보해야 한다는 것으로, 생존과 평화·안전을 담보하자는 21세기 전략적 비전”이라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한국의 힘과 위상이 10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문소영 박지연 김준석기자 symun@seoul.co.kr
  • [씨줄날줄] 中 반일시위/이목희 논설위원

    역사교과서 왜곡에 항의하는 중국내 반일(反日)시위가 집회 및 일제상품 불매운동을 넘어 폭력 양상으로 번졌다. 중국 민족주의가 일본에 못지않음을 보여준다. 민족주의 폭발은 중국에 양날의 검이다. 고구려사 왜곡처럼 정부의 프로그램에 따라 추진되는 ‘대국(大國) 민족주의’는 국가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완전히 통제되지 못한 군중시위는 다민족 국가인 중국을 불안정하게 만들 소지가 다분하다. 옛 중국에서는 근대유럽식 민족주의가 없었다. 혈통·지연보다는 문화우월주의에 바탕한 중화(中華)사상이 있었을 뿐이다. 세계를 천자(天子)의 도덕정치가 미치는 중화와 금수같은 이민족이 사는 사방(四方)으로 구분했다. 사방 오랑캐는 동이(東夷)·서융(西戎)·남만(南蠻)·북적(北狄)으로 불렀다.19세기 중반 서구열강의 침략으로 중화의 자존심이 여지없이 꺾인 뒤에야 민족주의가 태동했다.20세기 들어서는 오랑캐였던 일본도 침략대열에 합류했다.1919년 한국에서 3·1운동이 일어난 직후 중국에서는 5·4운동이라고 불리는 반일시위가 거세게 일었다. 중국 공산당은 일제와 투쟁하는 ‘저항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성장했고, 결국 대륙을 차지했다.‘저항 민족주의’ 기치는 공산주의와 공화주의, 한족(漢族)과 소수민족, 연안과 내륙 개발차, 그리고 빈부격차의 갈등을 잊게 한다. 중국 지도부는 민족주의 강화가 개혁·개방으로 인한 사회주의 통합체제 이완을 보완하는 역할에 그치길 바랄 것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반일시위를 은근히 즐기는 듯한 분위기를 보이는 배경이 된다. 문제는 현 상황이 5·4운동 때와 다르다는 점이다. 중국의 신장된 국력은 ‘저항 민족주의’에 어울리지 않는다. 이제 중국의 민족주의 강화는 일본처럼 팽창적일 수밖에 없다. 밖으로 분출하지 못할 경우 소수민족 독립요구, 엘리트층 민주화요구, 빈민층 반기 등 역작용으로 표출될 위험성이 크다. 반일시위 수위를 놓고 중국 정부의 고민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한국도 예민하긴 마찬가지다. 중국의 반일시위가 당장 일본에 압력이 되니 흐뭇한 면이 있다. 그러나 중화사상과 결합한 중국 민족주의는 한층 위협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중·일의 ‘팽창 민족주의’ 사이에서 국익찾기가 굉장한 미로게임이 되고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기고] 대통령의 ‘형제나라’ 터키 방문/권영재 주 터키대사

    터키인은 우랄알타이어를 쓰고 몽고반점이 있는 몽골리안으로 우리와 민족의 뿌리가 같으며, 한국전에 참전한 혈맹의 우방으로서 한국을 ‘형제의 나라’라고 부를 만큼 우호감을 갖고 있다. 외교적으로도 미국과 대만에 이어 세번째로 1957년도에 우리와 수교한 원로 우방국이다. 양국간 수교 이후 터키의 대통령과 총리는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지만, 한국 대통령은 그동안 한번도 터키를 방문한 적이 없으므로, 혈맹의 우방국으로서 외교적으로 큰 빚을 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수교 48년만에 최초로 이루어지는 역사적 방문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본인이 처음 터키에 근무하던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터키는 그들의 따뜻한 우호감과는 달리, 한국이 터키를 잘 모르고 냉랭하게 대하는데 대해 서운함과 불만의 감정을 갖고 있었으며, 양국간 투자는 전무했고 교역량은 불과 1억달러에도 못 미쳤다. 그러다가,1990년대 말부터 5년 동안 한국과 터키의 관계는 극적인 발전을 이룩해왔다.1999년 터키가 대지진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우리 국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운동을 통해 전달한 200만달러에 이르는 현금과 물자는 터키 국민들을 감동시켰다. 아울러 2002년도 월드컵대회에서 보여 주었던 우리 국민들의 열렬한 터키 사랑 표현은, 그동안 쌓여왔던 한국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말끔히 씻어내고 피를 나눈 우방의 확신을 갖게 했다. 그 결과,2004년말 한국의 대 터키 투자액은 3억달러에 육박했고, 양국간 교역량은 23억달러를 돌파했으며, 방한 교류협력도 어느 나라보다 활발하여, 바야흐로 양국관계는 상승일로에 놓여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터키 방문은 양국간 기존 우호관계의 한 단계 격상은 물론 국익 차원의 경제통상 증진에도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사실에 그 중요성이 있다. 터키는 지리적으로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의 중앙에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소련의 개방에 때맞추어 독립한 터키어를 쓰는 신생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와 특별한 우호관계에 있어, 이들 국가들과 통상과 투자 진출의 거점으로 터키의 가치가 크게 부상하고 있다. 더구나, 오는 10월 터키의 유럽연합(EU)의 가입을 위한 협상 개시는 터키 경제에 대한 대외신뢰도 제고와 활력을 불어넣어 향후 급속한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부응하여 양국간 투자·교역량도 각별한 우호관계에 걸맞게 지속적으로 증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난해 우리 군의 이라크 북부지역 파병은 인접국 터키의 전적인 이해와 후원하에 이루어진 것이다. 노 대통령의 터키 방문은 1·30 총선을 치른 이라크 국내 상황을 조율하고 평화유지 및 향후 재건사업을 위한 진출을 고려해볼 때 시기적으로도 적절하고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오는 2007년은 한·터 수교 50주년이 되는 해로, 대통령의 이번 터키 방문을 계기로 2007년을 ‘한·터 우정의 해’로 선포, 양국에서 폭넓은 경제·사회·문화·예술 교류행사 등 대대적 연중행사를 계획·추진하는 것도 큰 의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하여, 지난 반세기동안 다져온 양국관계가 종합적으로 극대화되어 진정한 ‘형제의 나라’ 차원으로 승화되는 새로운 장(章)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국을 진정으로 마음 속으로부터 좋아하고 ‘형제의 나라’라고까지 표현하는 국가가 지구상에 얼마나 될까. 곰곰이 생각해봐도 터키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터키는 우리에게 진정 ‘멀지만 가까운 나라’로 다가오고 있다. 권영재 주 터키대사
  • 박근혜 대표 “동북아 균형자론 비현실적”

    박근혜 대표 “동북아 균형자론 비현실적”

    ‘대안 있는 비판과 초당적 협조.’ 8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이렇게 압축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이날 내치와 외치에 걸쳐 대안을 제시하면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아울러 일본의 독도 망언과 역사 왜곡 등 사안에 따라서는 초당적 협력의 태도를 밝혔다. 먼저 박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을 문제 삼았다.“‘동북아 균형자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한·미동맹을 강화한다.’는 외교정책이 모순”이라고 지적한 뒤 힘과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고 중국·러시아·일본·북한 등 동북아 4국이 인정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들어 ‘동북아 균형자론’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그 대안으로 박 대표는 한·미 동맹의 강화를 강조했다. 중국과 일본이 대미 관계 개선에 애를 쓰는 사실을 예로 들면서 정부가 한·미 동맹을 벗어나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도 한·미 양국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하면서 지난달 미국 방문 때 밝혔던 ‘대담하고도 포괄적 접근’을 공동 전략으로 채택할 것을 거듭 제안했다. 이어 박 대표는 일본의 독도망언 및 교과서 역사왜곡에 대해 “우리의 영토와 주권에 대한 의도적인 도발행위”라고 규정한 뒤 “그 정점엔 고이즈미 총리가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한 듯, 야당 대표로서는 이례적으로 상대국 총리를 직접 거명하면서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는 등 강경한 원칙을 밝혔다. 한편 박 대표는 연설의 전반부를 교육·복지·저소득층 대책 등 민생과 경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나라당=정책 정당’의 이미지를 제고하려고 시도했다. 저소득층 자녀들의 보육·교육을 국가가 책임지는 ‘드림 스타트 프로그램’을 제안했고 ▲기초연금제 도입 ▲공공요금 인상 억제 ▲감세 정책 ▲불합리한 규제 혁파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메시지 전달 효과를 높이려는 듯 독특한 비유를 구사해 눈길을 끌었다.‘동북아 균형자론’이 지닌 위험성을 1904년 러일전쟁 직전 대한제국의 중립선언에 비유하거나 한·미 동맹을 “언제 헤어질지 모르는 연인과 같은 관계라서 조심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표현했다. 아울러 상습적 성폭력범에 대해서도 “전자칩이나 전자팔찌를 채워서라도 행동을 감시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열린우리당 오영식 원내부대표는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약속한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동북아 균형자 역할에 대한 비판은 참여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日 역사 ‘날조’] 日정부 왜 강수 두나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가 5일 완료된 중학교 교과서 검정에서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에 ‘작은 것은 양보하고, 큰 것은 오히려 개악하는’ 꼼수를 썼다는 게 도쿄 외교가의 일반적인 평가다. 일본의 이처럼 강경하고 안하무인격 외교자세는 이미 지난해 예견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 올해 일본 외교의 목표를 ‘국익을 지키는 외교’로 못박고 관련 예산도 책정, 힘에 의한 강경외교를 예고한 바 있다. 교과서 검정작업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국익을 지키는 외교’를 위해 주변국과의 전면적인 충돌까지 각오하는 모양새다. 이는 공민교과서에 독도(일본명 다케시마) 관련 부분을 확연하게 개악한 것에서 잘 드러난다. 여기에는 일본 정부의 전략도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교과서 왜곡 문제로만 한정될 경우 일본내 양심세력이 일본 정부에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지만, 독도 등의 영유권 문제가 부각되면 일본내 양심세력이 정부를 비판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도쿄 외교소식통은 “교과서 문제가 아니라 영토 문제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한국 정부는 교과서와 영토문제를 분리시키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교묘하게 혼동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패전 60주년인 올해를 ‘패전국·전범국의 멍에’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해로 규정, 작심하고 국가의 역량을 총동원하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교과서 문제도 정면돌파하고, 이미 지난해 선언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도 추진하는 등 경제대국에 이어 ‘정치외교의 대국’도 되겠다는 야심이다. 하지만 일본의 이같은 강경외교 밀어붙이기는 일본 외교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일본은 현재 한국과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과 영토분쟁으로 대립하고 있다. 북한과는 납치피해자 문제로, 미국과는 쇠고기 수입과 주일미군 재편, 유럽연합(EU)과는 중국에 대한 무기금수조치 해제 문제로 맞서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야당을 중심으로 “일본이 외교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자민당의 ‘마이웨이 외교’는 제동장치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마치무라 노부타카 외상과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과학상이 투톱 형식으로 한국과 중국에 대한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taein@seoul.co.kr
  • [日 역사 ‘날조’] 최영호교수·신주백 박사 대담

    [日 역사 ‘날조’] 최영호교수·신주백 박사 대담

    한·일 관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일본의 새 역사 교과서가 문부성의 검정을 받고 5일 공개됐다. 역사왜곡으로 지탄받고 있는 일본 역사 교과서의 검정 결과는 한·일 관계는 물론 중·일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은 외교학자인 최영호 영산대 국제학부 교수와 사학자인 신주백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책임연구원의 대담을 마련해 앞으로의 한·일 관계를 전망하고 바람직한 대응전략을 들어봤다. ●신주백 박사 일본 교과서 8종의 한국 관련 분야를 검토했습니다. 문제가 되는 후소샤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출판사 것은 2001년 검정본 통과본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어요. 후소샤 것은 판형이 B5 크기에서 A4 크기로 바뀌어 사진을 다양하게 싣고, 문장도 다듬는 등 시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내용은 검정을 신청했을 때보다는 완화한 측면이 있지만 여전히 문제가 많습니다. ●최영호 교수 후소샤 교과서의 근대사 부분을 집중해서 보면 19세기 조선의 국제적인 지위를 다루면서 중국에 ‘조공하였던’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검정 신정판에는 ‘복속국’이라고 썼다가 완화시키면서도 폄하하는 교묘한 논리를 썼지요.‘조선의 근대화와 일본’이라는 단원에서도 ‘군제를 개혁하는 데 일본이 지원했다.’는 표현도 있어요.19세기 조선이 근대화하는 과정에서 일본이 지원했다는 내용을 두드러지게 반영한 것입니다. 후소샤 교과서를 만든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대(對)국민 국가주의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신 검정본은 중국 관련 서술도 문제입니다. 일본이 중국을 침략한 것이 아니라 중국이 침략을 유도했다고 서술돼 있을 정도입니다. 상업전략으로 이렇게 했다면 얼마나 먹혀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국제사회가 시끄러우면 오히려 채택되기 어려울 텐데요. 중국에 대한 서술방식은 신뢰도에서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최 전체 교과서의 우경화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후소샤가 그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다지 문제삼지 않은 다른 교과서들이 위안부 문제 등을 2001년보다 많이 삭제했습니다. 일본 사회가 우경화하고 있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토양은 일본의 내셔널리즘이라고 봅니다. 국민통합의 이념으로 통합의 상징이 ‘천황’ 또는 ‘천황제도’지요. 국민 통합의 방향은 크게 보수적인 색채를 띤 문화론과 국제적으로 나가는 문명론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시기적으로 1990년대부터 일본 경제가 대단히 좋지 않아요. 일부 청소년들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문화론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이유의 하나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국가적 아이덴티티를 찾으려는 일본 대중과 영합하는 정치가들이 나타나 감성에 맞는 언행들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일본 정치권의 전쟁 이전 세대는 제국주의에 대한 반성은 부족했지만 전쟁을 반성하거나 재고하기는 했거든요. 하지만 전후 세대에는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신 앞으로의 한·일 관계라고 할까, 동북아시아의 국제관계도 살펴보면 변수가 많을 것 같아요. 중국은 현재 상황에서 시장경제를 강화시켜야 하는 처지입니다.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최대의 국제행사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도 북핵 문제를 일본의 도움을 받지 않고 풀기는 쉽지 않습니다. 미국도 한국과 일본의 갈등을 좋아하지 않고요. 일본 역시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에 대한 답을 내야 하는 상황 아닙니까. 서로간에 상대방을 건드려서는 부담스러운 요소가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은 평화헌법 개정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평화유지군 수준을 넘는 수준으로 헌법을 바꾸는 대의적인 명분이 되지요. 교과서 문제는 정치운동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역사 교과서로 선전전을 강화하면서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입니다. 교과서는 이같은 움직임의 발판이자 출발점입니다. 강하게 부딪쳐야 합니다. ●최 단기적인 변화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큰 방향에 있어서는 교과서 문제가 오히려 독도 문제가 이끌어온 한·일 관계의 악화를 다소 완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뢰밭 같은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검정에 통과한 검정 신청본은 완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일본의 문부성이나 외무성이 나름대로 외교적 노력을 하지 않았느냐고 평가를 해주어야 합니다. 협력과 갈등이라는 양면적 요소가 한·일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받아들여야 할 시기가 됐습니다. ●신 후소샤 교과서가 완화된 측면이 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합니다.2001년도 교과서가 아니라 1997년도 검정교과서가 기준이 돼야 합니다.1997년 검정본은 전반적으로 식민지 지배 시절의 침략행위를 반영했습니다.2001년을 기준으로 완화됐다고 인정해 준다면 후소샤 교과서 같은 일본측 역사인식의 발판을 굳혀 주는 꼴이 됩니다. ●최 한국과 일본 사이에 대치국면이 좋은지, 협력국면이 좋은지 하는 컨셉트로 보면 1990년대 중반의 한·일 관계로 돌아가면 물론 좋습니다.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는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했으니까요. 하지만 당시와 지금은 사회가 달라졌습니다. 정체성의 상실을 국가주의 노선에서 찾고 있는 일본의 구조적·현실적인 문제라는 것입니다. 일본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치를 높이면 오히려 우리에게 마이너스가 될 것입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할 대목도 필요하겠지만 우리 국익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신 역사 교과서와 독도 문제에 대한 대응 정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 보지요. 정부는 두 문제를 분리해서 대응한다는 원칙을 세웠는데요. ●최 분리대응보다는 분담대응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제까지 우리 외교정책은 단선적이었습니다. 외교문제를 외교통상부가 끌어안고 단일창구가 돼 접촉을 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어요. 정부는 일본 정부 및 일본 사회는 물론 한국 사회와도 상대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과도 게임을 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갑자기 국민들의 정서가 격앙돼 해외언론에 좋지 않은 이미지로 비쳐지는 부분도 잠재워야 합니다. 정부 안에서도 역할을 분담해 문화관광부 등은 국민 감정을 억제하는 데 나서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못하는 부분은 우리 정부를 질타하고 싶습니다. ●신 민족문제에 있어 동일한 목소리를 낼 수는 없습니다. 교과서 문제도 하나의 목소리인 것처럼 보이지만 아닙니다. 최소공약수는 인정하되 다양한 목소리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분리대응은 올바른 선택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독도문제는 영토문제입니다.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타협할 여지가 없지요. 하지만 교과서 문제는 인식의 문제입니다. 타협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지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독도의 핵심 포인트는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것이고, 교과서 문제는 타협의 여지가 있는 단계마다 타협으로 가야 합니다. 그렇지만 결국은 정부 레벨에서 두 나라가 공동의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종지부를 찍을 수 있지만 난망인 것도 사실입니다. 교과서 문제는 이제 출발입니다. ●최 교과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경화하는 일본 사회와 사귀어야 합니다. 정부와 정부 사이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일 역사 공동연구는 이견을 보이고 끝났습니다. 하지만 어디에 이견이 있는지는 확인된 것 아닙니까. 정부가 지원하는 부문에서 한·일 교류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지방정부 사이의 교류가 중요합니다. 지금까지는 그저 친선으로 끝나고 있는데 검정 교과서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은 지대합니다. 교류에서 지방 교육위원회 사이의 친목을 넘어선 대화가 필요합니다. 독도문제는 국제사법재판소로 갈 수 있다고 가정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물론 공개적으로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일본이 딴죽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영유권을 갖고 있는 이유를 철저히 민관 합동으로 규명해 일본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데이터 파일이 필요합니다. ●신 일본은 1954년부터 국제사법재판소로 가는 방향으로 독도문제의 전략을 바꾸었습니다. 우리는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이름 댜오위다오·釣魚臺)에서 일본의 주장에 대응할 논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일본 쪽에서 경제적·군사적으로 볼 때 러시아와 분쟁을 벌이고 있는 북방영토와 센카쿠열도, 독도를 비교하면 독도가 제일 비중이 떨어집니다. 셋 가운데 포기할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면 독도일 것입니다. 이것도 일본의 약점입니다. ●최 독도문제로 이렇게 한국인들의 감정을 격양시킨 장본인은 물론 일본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로 시끄러워지면 가장 기뻐할 사람은 일본의 우익들일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감정적으로 끓어오를수록 이성적으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것을 제대로 교육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신 오늘 검정 결과가 발표됐지만, 오늘부터 역사 교과서 문제를 더욱 본격적으로 다뤄야 합니다. 역사 교과서에 대한 관심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검정이 이루어진 만큼 이제는 채택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제는 독도가 아니라 역사 교과서가 문제라고 국민들에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최 역사 교과서 문제는 인식의 문제입니다. 식민지배가 무엇이냐를 우리 스스로 반추해 보기 위해서라도 역사 교과서 문제는 더욱 중요합니다. 일본 사회를 알아야 합니다. 일본에 대해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부분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국민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의 역할이 그래서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서동철 김준석기자 dcsuh@seoul.co.kr
  • [사설] 분담금 감정싸움 韓·美 모두에 손해

    최근 동북아 각국의 신경전이 지나쳐 국민들을 가슴 졸이게 한다. 미·중, 북·미 대치를 중심으로 한·일, 중·일 갈등이 심상찮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미 동맹관계만큼은 상당기간 공고하게 가져가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 이럴 때일수록 한·미간 실익없는 감정표출은 자제해야 한다. 특히 방위비분담금을 둘러싼 대립을 더이상 키우면 군사동맹 균열까지 우려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한국이 내는 올해 방위비분담금은 6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의 협상성과를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공식발표를 앞두고 미국측의 난데없는 반격이 들어왔다. 찰스 캠벨 미8군 사령관은 지난 1일 갑자기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인 근로자 1000명을 줄이고, 전차·야포·탄약 등 사전배치물자의 규모 수정을 비롯한 추가조치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측의 강력한 요구로 분담금 감액에 합의를 해놓고, 뒤늦게 불만을 표시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미국이 분담금 확정에 앞서 막판뒤집기를 노렸다면 옳지 않다. 이미 합의된 내용을 언론플레이를 통해 재협상하려는 것은 대국답지 않다. 용산기지이전 및 한국군 이라크파견 비용을 우리가 지불하는 상황에서 분담금 축소가 상식이다. 주한미군이 단계적으로 감축되는데 따른 한국인 근로자 조정은 사후에 결정하면 된다. 보복하듯 미리부터 발표할 일이 아니다. 더구나 전쟁발발시 중요한 탄약·장비 비축분을 줄이고 지휘·통제(C4I)장비 지원을 재검토하겠다고 나온 것은 협박에 가깝다. 분담금을 줄여야 할 이유가 충분한데 미국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 점은 한국 정부의 문제다. 환율 하락으로 원화베이스 분담금은 줄어도 달러베이스로는 비슷하거나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미국측이 반발하는 배경에 다른 요인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한국이 선뜻 동의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면 고위채널 대화로써 이해폭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 [불붙는 韓日외교전] 日 ‘극한대응’ 작심한 듯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가 과거사 및 독도 문제, 왜곡 교과서 검정 문제 등에 대한 한국의 반발수위가 높아지자 정면 대응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위도 심상치 않다. 고위 관료들이 한국 정부와 국민,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까지 직접 겨냥한 강도높은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30일 외상과 문부과학상 망언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반발에도 불구,31일에 교과서 검정을 책임진 문부성 정무관인 시모무라 하쿠분 자민당 의원이 참의원에 출석,“중학교 역사교과서에 종군위안부 기술은 적절치 않다.”고 또다시 망언을 내뱉었다.‘냉정한 대처’를 주문해왔던 일본이 전략을 바꿔 작심하고 공세로 돌아선 분위기다. 특히 양국 외교의 수장들이 직접 나서 ‘야스쿠니신사 참배 자제요청’이라는 노 대통령 발언의 사실관계를 놓고는 극히 위험한 수위의 공방을 주고 받고 있어 사태 전개가 주목된다. 외교소식통은 31일 “마치무라 노부다카 일본 외상의 발언이 애매한 측면이 있고, 발언 배경과 노림수도 복잡해보이지만 외교적으로 분명 매우 높은 수위임에 분명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회에서 행해진 정치적 답변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구체적이고, 수위도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발언을 “한국측의 외교공세를 더이상 보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선언”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日외상 국회 발언… 국내용 일수도 도쿄 외교가에서도 “주변국과의 외교갈등에 냉정하게 대응하던 것에서 ‘정면으로 대응하는’ 단계로 전환한 분위기”라는 분석이 나돌고 있다. 전술적 대응 수위에는 변화가 있겠지만 패전 60주년을 맞아 ‘국익·실력외교 노선’에는 변함없을 것이란 얘기다. 주도면밀하고 명분을 중시하는 일본 외교 관행으로 볼 때 각료나 실무자급 관료들의 잇단 위험수위 발언은 “상대국이 강하게 나오면 더 강한 수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경고”라는 해석도 있다.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마치무라 외상의 발언장소가 국회였던 만큼 국내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방어용으로, 전면전으로 해석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taein@seoul.co.kr
  • [씨줄날줄] 나일혁명/이목희 논설위원

    일부 역사학자들은 문명 서진론(西進論)을 주장한다. 이집트·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된 인류문명이 에게해를 거쳐 그리스·로마로 이어졌고, 다시 서유럽과 미국 등 서쪽으로 중심이 옮겨갔다는 것이다.5000년전 처음으로 절대왕조를 만들어 2000년 이상 중·근동 패자로 군림했던 나라가 이집트다. 로마의 침략을 받아 줄타기외교를 하던 클레오파트라 여왕이 자살로 생을 맺은 후 세계역사에서 이집트의 존재는 미미해졌다. 하지만 중동·아프리카에서는 지금도 작은 나라가 아니다. 인구가 7000여만명이고, 땅넓이는 한반도의 5배에 이른다. 유엔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늘릴 경우 아프리카 대표로 후보군에 당당히 들어가 있다. 1952년 청년장교 나세르가 ‘이집트혁명’으로 불리는 쿠데타를 일으켜 파루크 국왕을 쫓아냈다. 이후 사다트와 무바라크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군출신 인사들이 장기집권하고 있다. 대통령은 임기가 6년이지만 연임제한이 없다. 사실상 단일후보로 출마함으로써 무바라크의 24년 통치가 이어져왔다. 올 가을 대선을 앞두고 무바라크는 직선제를 수용했으나 대통령 출마자격은 여전히 까다롭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키파야’를 앞세워 연일 시위를 벌이고, 정부는 이를 막느라 고심하고 있다.‘키파야’는 ‘충분히 했다’는 뜻의 아랍어로, 이승만정권 당시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야당 구호와 비슷하다. 아랍·아프리카의 지도국 이집트가 민주혁명을 이룬다면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레바논, 키르기스스탄에 이어 벨로루시, 몽골로 민주화 열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이집트가 갖는 비중은 격이 다르다. 인류문명이 태동한 나일강의 민주혁명이 동서남북으로 퍼져갈 수 있다. 리비아의 카다피는 물론 북한 김정일도 영향권이다. 무바라크는 북한과 가까워 남북 중재역을 시도했던 적이 있다. 미국이 민주주의증진법 입법에 앞서 바람만 잡는데도 이처럼 격랑이 일고 있다. 미국은 냉전시대에는 ‘친미(親美)’를 우선시했다. 정통성이 약한 권위주의정권이 다루기 편했던 측면이 있다. 소련이라는 주적(主敵)이 없어진 지금,‘친미’를 넘어 정치체제까지 ‘미국화’시키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미국의 전략과 시대적 추세가 맞아떨어지고 있는 국제상황에서 우리도 눈을 크게 뜨고 국익을 챙겨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대통령 메시지 일관성 있어야

    외교관들에 따르면 역대 집권자 중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외활동에서 정해진 의전을 가장 잘 따랐다고 한다. 뒤를 이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담판외교’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참모진이 사전에 짜놓은 내용을 무시하고 심대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외교적 언급을 불쑥 하곤 했다. 정상회담 자리에서도 상대국과 미리 조율되지 않은 발언을 자주 함으로써 직업 외교관들을 긴장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은 ‘YS형’이다. 돌출식 외교로는 얻을 게 없다는 일각의 지적이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다. 외교관들은 분쟁 격화를 피하려 한다. 논란없이 국익을 극대화하면 좋겠으나 냉엄한 국제사회에서 어림없는 일이다. 적당한 긴장·갈등은 필요하다. 외교관들의 관점을 넘어 대통령이 승부사 기질을 보여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독도 등과 관련, 일본에 강경비난을 퍼부은 뒤 대내외 파장이 엄청나자 수위조절을 하는 느낌이다.“외교전쟁을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진화를 시도했다. 국민들은 국가통치권자가 직접 일본을 몰아붙일 때는 제2, 제3의 후속조치가 마련됐다고 믿는다. 경제가 어려워지더라도 일본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기개를 곧추세운 국민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언론이 조금 앞서 나갔다.”고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해 보인다.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자칫 일본에 ‘국내용이 맞구나.’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YS의 정상외교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함께 이룬 나라의 자존심 발현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핵 문제에 이어 IMF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그런 장점은 날아가버렸다. 노 대통령과 외교참모들은 YS사례를 철저히 연구해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 우리는 YS의 실패원인을 사전준비 미흡과 일관성 결여 탓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외교 승부수에 앞서 청와대·내각이 모두 참여하는 내부토론이 필수적이며, 승부수가 던져지면 정교한 실행 프로그램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 [열린세상] 대국적,대양적 시야가 필요하다/이덕일 역사평론가

    광해군 15년(1623년) 3월 인조와 함께 인조반정을 일으켰던 김류, 이귀 등의 서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국가와 백성들에게 객관적인 해를 끼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집권 후 서인정권이 광해군의 실리외교 정책을 숭명반청(崇明反淸)정책으로 급격히 전환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결과 정묘호란(1627년)과 병자호란(1636년)이 발생해 인조가 삼전도에서 청 태종에게 무릎 꿇고 소현세자 부처를 비롯한 수많은 조선인들이 인질로 잡혀갔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포로로 잡혀간 조선백성들이 선양의 서탑거리에서 노예로 팔리는 현상에 대해서도 오랑캐인 청나라를 적대했을 뿐 그 책임의 상당부분이 자신들에게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서인들이 세상을 선악으로 나누어보는 이념적 세계관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리학 이념으로 세상을 바라본 서인들은 선에 속한 자신들의 모든 행위를 합리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주관적인 판단일 뿐이고 이들의 사고와 행위는 국가와 백성 모두에게 객관적으로 해악을 끼친 비역사적 행위였다. 이념에 눈이 먼 서인들에게는 동아시아 국제정세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는 현상이 보이지 않았다. 중원의 패권이 명에서 청으로 넘어가는 현실에 굳이 눈을 감았던 조선에 닥친 것은 병자호란의 비극이었다. 이는 외교에서는 이념의 시각이 아니라 상황을 크게 보는 대국적 시야가 필요함을 말해준다. 식민지의 쓰라린 경험이 있는 한국민으로서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제정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을 분출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과 부합하는가는 다른 문제이다. 독도를 한국이 실질적으로 관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커지는 것을 가장 원하는 세력은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일부 우익세력들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일부 우익세력들이 노리는 것은 독도를 국제 분쟁지역으로 만들어 국제 사법재판소나 유엔으로 가지고 가는 것이다. 독도문제가 국제적 논란거리가 되면 될수록 독도는 국제분쟁지역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단지(斷指)나 일본 상품 불매운동 등의 시끄러운 외형적 대응보다 조용한 내면적 대응이 효과적이다.1945년 패전 이후 일본에는 제국주의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에서 형성된 다수의 민주 세력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과 손잡고 모처럼 형성된 일본 국민들의 한류 열풍 등을 이용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세력을 일본 내에서도 고립되게 하는 것이 최상의 전략일 것이다. 이런 전략이 필요한 이유는 비단 독도문제만이 아니라 현재 동아시아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재편되는 근본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8∼9월 중국과 러시아로 대표되는 대륙세력은 사상 처음으로 ‘우의(友誼) 2005’ 합동군사훈련을 산둥반도와 서해에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한국과 독도분쟁이 있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 미국이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거듭 지지하고 나선 것은 대륙세력 못지않게 해양세력도 변화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두 세력의 이런 변화를 대결에서 평화로 유도할 능력이 있으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급격히 높아지겠지만 당장 북핵 문제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모두의 협력이 절실한 우리에게 이는 통일 후에나 가능한 전략일 것이다. 분단 한국은 경제적으로는 몰라도 정치·군사적으로는 대륙세력의 일원이 될 수 없음은 중국의 동북공정이 이미 명확히 보여준 바다. 반면 현재 미국과 일본의 접근은 한국을 배제한 신 해양세력이 구축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자칫 한국이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모두에게 배제된 고아신세가 될 수도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국제관계에서 고아는 먹이일 뿐이다. 독도 시야를 넘어서고, 이념도 넘어서는 대국적, 대양적 시야 속에서 국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 이명박 시장 홈페이지 글 전문

    ●행정수도에 관해 저 이명박이 말씀드립니다. -수도분할을 중지하고 통일을 대비해야 합니다.- 대통령께서 인터넷에 띄우신 “행정수도 건설을 결심하게 된 사연”은 잘 읽어보았습니다.그 글에서 “행정수도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도 꿈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그렇습니다.저 이명박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저의 꿈은 통일수도입니다.대통령께서는 ‘분할된 수도’를 꿈꾸고 계시지만,저는 ‘통합 된 수도’를 꿈꾸고 있습니다. 충청권과 수도권뿐만 아니라 온나라가 함께 잘사는 나라,남한과 북한이 하나 되고 함께 잘사는 나라,남북한 7천만 겨레가 합의하는 통일수도를 꿈꾸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개혁과 국가발전을 위해 애쓰고 계신 것에는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하지만 수도분할은 아닙니다.개혁도 아니고,균형발전도 아닙니다. 사실 수도이전 논의는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으로 나온 것이어서,저는 선거가 끝나면 당연히 국민의 의사를 물어 재고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께서는 ‘수도이전 공약으로 재미 좀 봤다.’,‘한나라당에서도 재미좀 보라.’,‘정권의 명운을 건다.’,‘지배세력 교체를 위해 천도해야 한다.’,‘수도이전에 반대하는 것은 정권 흔들기다.’라고 말씀하시는 등 국가대사를 극단적으로 정치쟁점화하는 것을 보고,국가의 중대사인 수도이전을 오직 정치적 계산에서 추진한 것이지,국가균형발전이나 수도발전을 위해 오래전부터 심각하게 고민하여 추진한 것이 아님이 명백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에서는 신행정수도 예정지를 발표하고 후속 조치를 일사천리로 진행시켰습니다.국민이 원하지 않는 정책은 성공한 예가 없다고 역사는 가르치고 있습니다.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했던 수도이전은 지난해 대다수 국민의 반대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결국 무산되었습니다.저는 그때 국민과 함께 ‘국력낭비를 막았다.’면서 안도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수도이전이 수도분할의 망령으로 되살아나 또다시 정치에 남용되고 있고,국민을 괴롭히고 있습니다.수도이전보다 더 나쁜 수도분할에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은 성난 민심을 의식하여 “수도권 후속대책”을 쏟아내고 있고,국무총리는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를 만들어 수도분할을 기정사실로 몰아가고 있습니다.수도분할로 충청권 주민을 현혹하더니,이제는 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주민을 현혹하려 하고 있습니다.정말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수도분할은 수도이전보다 더 나쁩니다. 제17대 국회는 2005년 3월 2일 수도를 분할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을 통과시켰습니다.대통령과 6부는 서울에 남고,국무총리와 12부4처는 충청남도 연기·공주로 이전한다고 합니다.대통령은 3월 18일 이 법률을 공포했습니다. 정말 통탄할 일입니다.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수도를,그것도 행정부를 갈라 나누어 놓은 예는 없습니다.수도분할은 국정운영의 비효율과 국력 낭비,그리고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 명백합니다. 요즘은 치열한 국제경쟁 시대입니다.국정운영의 효율은 국가경쟁력의 기초입니다.대통령과 국무총리,장관들이 서로 120km나 떨어진 장소에서 근무해서는 국정운영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없습니다.원만한 부처간 협의도,신속한 위기관리도 어려워집니다.수도분할은 국가정체성과 통치의 근본을 쪼개는 것으로서,수도이전보다 더 나쁩니다. 수도이전과 수도분할에 정략적으로 담합한 정치권은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제16대 국회는 2003년 12월 ‘신행정수도건설을위한특별법’을 통과시켰습니다.그때 저는 이 법률의 통과를 막기 위해 수도이전을 반대하는 국민과 함께 사방으로 뛰어 다녔으나,여·야 정치권은 저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다행하게도 우리의 입헌민주주의는 살아있었습니다.헌법재판소가 2004년 10월 21일 수도이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림으로써,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었습니다.대의민주주의의 타락에 경종을 울리는 역사적 순간이었고,대한민국 헌정사에 한 획을 긋는 잊지 못할 사건이었습니다. 그때 한나라당은 위헌 결정을 환영하면서,수도이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였습니다.그러나 한나라당의 일부 의원들이 또다시 수도분할에 동조했습니다.수도를 두 동강내는 결정에 동조했던 정치권은 역사에 공동 책임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중앙정부는 서울시와 단 한번의 사전·사후협의 없이 수도이전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수도이전은 건국 이후 최대의 국책사업입니다.그런데도 중앙정부는 사전에도,사후에도 서울특별시장의 의견을 구하거나,협의를 요청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작은 프로젝트의 경우에도,이해당사자나 전문가와 오랜 기간 기술적·경제적으로 치밀한 사전 검토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추진합니다.이것은 최소한의 예의이며,필수적인 절차입니다.수도이전은 작은 프로젝트가 아니라 국가 대사입니다.그럼에도 정부에서는 이러한 최소한의 예의와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정치적 담합으로 수도분할을 기정사실화 해놓고,“후속대책을 마련한다.”는 빌미로 사후적으로 지방정부를 불러 무조건 따르라고 요구하는 것은 ‘참여민주주의’가 아닙니다.민주주의가 아니라 권위주의의 부활이며,참여를 가장하여 지방자치를 억누르는 ‘참여권위주의’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지방자치의 헌법정신을 존중하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해야 합니다.시대에 역행하는 ‘권위주의’ 방식의 모양 갖추기에는 결코 승복할 수 없습니다. 수도분할 반대는 수도권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라 통일한국의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제가 수도분할에 반대하는 것은 수도권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반대가 아닙니다.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국가균형발전은 충청권으로의 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로 이룰 수 없습니다.만일 제가 충청권 시·도지사였을지라도,수도이전의 문제점을 똑같이 지적했을 것입니다. 수도이전 문제는 통일을 대비해서 국민의 뜻에 따라 정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의 믿음입니다. ●해양수산부 이전 반대 이유는 지금도 타당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해양수산부장관 재직 시에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지금 보아도 아주 잘하신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는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가면 서울에 따로 사무소를 두어야 하고,장관은 거의 서울에 있어야 한다.”,“장·차관이 매주 국무회의에 참석해야 하고 국회에도 출석해야 하는데,서울에서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으면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지방으로 이전하면 결재 등 업무효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부처이전보다는 실질적인 업무와 권한을 지방에 대폭 이양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하신 것으로 압니다.참으로 올바른 지적이며,지금도 타당한 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나,지금이나 사정이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그런데도 대통령께서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앙정부의 “수도권 후속대책”은 국민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이 내놓은 “수도권 후속대책”은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서울시가 이미 계획했거나 추진하는 사업을 자신들이 새롭게 수립한 것인 양 발표하여 사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아무런 사전상의도 없이 서울시의 정책을 복사하여 발표한 것은 명백한 표절입니다. 중앙정부의 뚜렷한 역할이나 예산지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여당에서는 “서울시 청사를 광화문네거리에 대형 건물로 짓겠다.”고 하고,정부에서는 “대학로 발전방안”까지 발표했습니다. 대학로를 꾸미는 일은 기초자치단체인 종로구가 추진하고 있는 고유 업무이며,“청계천 역사문화벨트 조성”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역점사업입니다.그런데도 이러한 사업들을 마치 중앙정부가 마련하고 주도하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어이가 없는 일이며,그간 준비가 안 되어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에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촉구합니다. 정부·여당은 수도분할로 텅 비게 될 정부청사에 “벤처단지 조성”과 “초고층 업무빌딩 유치”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수도권과밀 해소를 위해 수도분할을 한다면서,그 후속대책으로는 오히려 수도권과밀을 부추긴다면,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입니다.정부부처가 떠난 자리에 기업을 유치하겠다면,처음부터 연기·공주에 유치하는 게 훨씬 더 낫습니다. 수도이전과 수도분할은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과밀 해소’를 이유로 추진되어 왔습니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저의와 진실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선거 때마다 이용하려는 정치책략임을 모든 국민이 알게 되었습니다.그래서 국민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는 것입니다. 선심 쓰듯이 “후속대책”을 급조하고 남발하는 것은 잘못된 수도분할을 더욱 잘못되게 하는 일이며,충청권과 수도권,나아가 국민을 두 번 속이는 일입니다.국민을 두려워한다면,국가균형발전을 원한다면,이제는 진정으로 지방을 도와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수도분할과 “수도권 후속대책”은 바른 길(正道)이 아닙니다.국민의 행복보다 정파의 이익을 앞세우는 그릇된 길(邪道)입니다.정부·여당은 지금이라도 통일한국과 7천만 겨레의 앞날을 걱정하는 바른 길로 돌아와 ‘파사현정(破邪顯正)’의 길로 가기를 호소합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진정한 지방분권과 재정지원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참여정부가 진정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려고 한다면,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있는 권한과 재원을 과감히 지방으로 이양해야 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서울집중을 막기 위해 백약을 다 썼으나 무효였다고 하고 그래서 수도이전을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실은 백약 중 가장 효험이 있을 약은 제쳐두고 있었습니다.그것은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권한과 재원을 지방에 나누어 넘겨주는 일,즉 진정한 ‘분권’입니다. 중앙집권의 낡은 틀을 그대로 둔 채,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을 한다고 해서 지방이 잘 살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균형발전의 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지방에 실질적인 결정 권한과 재원을 주면,지방정부는 지역특성에 맞는 발전을 이뤄 나갈 능력이 있습니다.세원이 많은 곳에서 세금을 더 거두어,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에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수도분할에 소요되는 막대한 재원의 일부를 지방에 지원해야 합니다.그러면 지역별로 특색에 맞는 발전을 이루어 지역균형발전은 빨라질 것입니다. 정부가 중앙행정기관을 인위적으로 강제 배분하는 방식은 구시대적 발상이며,지방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서울의 과밀은 해소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가 표방하는 수도이전 또는 수도분할의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 과밀 해소 및 국가균형발전입니다.수도이전으로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경제·산업·교육의 기능을 분산시키고,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세계화와 개방화의 시대입니다.수도권의 기능을 억제한다고 해서,이것이 곧 비수도권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왜냐하면 자본과 시설,사람이 외국으로 나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지난날 수도권정책이 수없이 반복되었어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시대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수도권 집중을 인위적으로 억제해서 그 반사이익이 상해,동경 등 다른 경쟁도시의 몫으로 돌아간다면,그것은 오히려 서울과 지방을 공멸시키고 국가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하겠습니다.수도권 집중을 억제해도 비수도권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비수도권의 발전은 그 지역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수도분할의 이유를 들면서 국가균형발전보다 수도권 과밀을 걱정하셨는데,이것은 인식의 차이에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현재 수도권은 과밀화 진행 단계를 지났습니다.서울의 인구는 줄고 있고,서울의 교통,환경,주거 여건은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1970∼80년대에는 인구과밀을 걱정했으나,1990∼2000년대에는 인구의 과소를 걱정할 단계에 이르고 있습니다.서울시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실제로 구체적인 성과를 착실히 이뤄가고 있습니다.서울에 세계의 첨단기업이 모여들고 있는 것은 그 증거입니다. ●공장의 위치보다 일자리 창출이 더 중요합니다. 정부는 지금 수도권규제완화를 거론하고 있습니다.그렇습니다.일부 규제는 필요하겠지만,수도권의 경쟁력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야 할 것입니다.그간 서울시는 수차례에 걸쳐 지나친 수도권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중앙정부에 건의했으나,반영된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요즘은 세계화 시대입니다.세계 각국이 자본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수도권에 공장을 짓지 못하게 하면,지방으로 가는 게 아니라 외국으로 나갑니다. 공장의 위치가 수도권에 있느냐,지방에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일자리 창출이 중요하고,청년실업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수도이전과 수도권규제 완화는 흥정의 대상이 아닙니다. 수도이전과 수도권규제 완화는 별개의 사안입니다.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참여정부는 ‘신행정수도 건설을 전제로 공장총량제 등 수도권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대통령께서는 “행정수도이전 정책과 수도권규제 개선은 수도권과 지방의 정치적 빅딜로서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이는 수도이전과 수도권규제 완화를 “맞교환하자.”는 주장인데,목적과 수단을 혼동하는 근본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수도이전은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국가대사로서,수도권규제 완화와는 그 성격과 비중이 다릅니다. 수도이전을 합리화하기 위해 수도권의 규제 완화가 가능하다는 것은,마치 ‘정치적 흥정’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습니다.수도이전을 해도,지금의 수도권에 대한 규제가 합리적이라면 그 자세를 일관되게 유지해야 옳을 것입니다.마찬가지로 수도이전을 하지 않더라도,수도권 규제가 합리적이지 않으면 이를 철폐해야 할 것입니다. 그간 서울시가 수도권규제 완화와 수도권발전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지만,중앙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수도분할에 대한 수도권주민의 분노가 들끓자,이를 달래려는 ‘사탕발림’ 식으로 수도권발전을 거론하고 있습니다.국가경영에는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시류에 따라,정치 분위기에 따라 오락가락해서는 안 됩니다.중앙정부가 진정으로 수도권발전을 원한다면,서울시가 꾸준히 건의해 온 방안을 검토하기를 바랍니다. ●서울은 지방이 아니라 세계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동북아중심국가’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서울의 경쟁력은 필수입니다.국경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입니다.대도시의 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은 주변 강대국의 주요 도시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동경,북경,상해,싱가포르 등 경쟁도시들과 한판 승부를 벌어야 하고,이겨야 합니다.그래야 대한민국의 국력이 커질 것입니다.그런데 멀쩡한 수도를 두 동강낸다면,서울과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일본 도쿄도 수도이전을 추진했던 적이 있습니다.오랜 세월 검토하다가,지난 2003년에 수도이전 논의를 중단했습니다.오히려 도쿄의 도시경쟁력을 키워주고 있습니다.2002년 7월 “수도권·기성시가지의 공업 및 제한에 관한 법률”을 폐지하여 동경의 경쟁력이 곧 일본의 국가경쟁력이라는 인식을 토대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유럽의 국가들도 20세기에는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분산정책을 취했습니다.하지만 21세기에 들어와서는 대도시의 경쟁력을 육성하는 새로운 국가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런던,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베를린,그리고 브뤼셀 등 유럽 각국의 수도들은 유럽연합(EU)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강력한 집중전략을 다시 펴고 있습니다. ‘수도이전이 국가균형발전과 무관하다’는 사실은 대통령께서도 잘 아시고 계실 것입니다.서울은 부산,대구,대전,광주 등 지방도시와 경쟁하지 않습니다.동북아시아의 주도권을 놓고,도쿄,상하이,베이징,홍콩,싱가포르 등 대도시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아시아 주요 도시와의 경쟁에서 서울이 이겨야 중앙정부가 표방하는 ‘동북아중심국가’도 성공할 것입니다. ●서울과 지방은 상호보완 속에 함께 발전해야 합니다. 국가균형발전은 획일적인 형평성을 지향하는 ‘하향평준화’가 아닙니다.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향일류화’가 되어야 합니다.그러자면,수도권과 지방이 상호보완을 이루어,나라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정부는 서울과 지방을 분열시키지 않아야 합니다.서울과 지방은 서로 돕는 보완관계에 있습니다.예를 들어,전라남도의 관광단지가 발전하면 서울의 시민들이 가서 보고,지방의 무공해 농산물은 수도권시민이 이를 소비합니다. 수도를 약화시켜 다른 지방을 발전시킨다는 전략은 성공한 예가 없습니다.수도를 여러 개 만들어서는 안 되며,서울·대구·광주는 각자 특색 있게 발전시켜 상호보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해야 합니다. ●수도이전에 쓸 재정이 있다면 통일비용으로 아껴 두어야 합니다. 수도이전은 ‘평화통일’이라는 민족의 염원과 통일한국의 장래를 염두에 두고 구상되어야 합니다. 북한은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고,경제난이 겹쳐 체제가 내구력을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이러한 정세를 감안할 때,통일이 언제 실현될 지는 누구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그러나,정부가 수도를 분할하여,새로운 행정도시를 완성하는 시기 이전에 통일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도를 온전히 지키는 일은 “통일 다음으로 중요한 이 시대의 애국과제”라고 생각합니다.그 이유는 수도가 국정수행의 중심이자,국가정통성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통일한국과 7천만 겨레,그리고 후손들의 행복을 생각한다면,수도를 두 동강내서는 안 됩니다. 국가경영에는 우선순위가 있습니다.수도분할은 시급하지 않습니다.지금은 수도분할이 아니라,민족통일에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에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됩니다.남·북한이 통일 후 공동 번영을 이루려면 엄청난 규모의 재정이 필요할 것인데,이렇게 한가하게 국력을 낭비할 때가 아닙니다.수도분할에 사용할 재정이 있다면,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재원으로 아껴 두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100만 명에 이르는 젊은 실업자가 있습니다.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입니다.수도이전에 쓸 돈이 있다면,차라리 그 비용으로 1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게 더 현명합니다. ●국익을 위해 결심을 바꾸는 것은 지도자의 진정한 용기입니다. 국가지도자는 결심을 하고 집행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때로는 결정을 취소하고 결심을 바꾸는 용기도 필요합니다.개인적인 차원의 명분보다 국가의 명운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노 대통령께서 지도자로 높이 평가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70년대 말에 추진했던 ‘행정수도이전계획’은 수도의 영구이전이 아닌 임시 행정수도로의 이전계획이었습니다. 이는 당시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미군 철수를 언급하여 한미관계가 어려워지고 안보불안이 커진 상황에서,북한의 미사일 사정거리 밖으로 벗어나기 위한 국가안보상의 필요에서 추진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현재는 그 때와 모든 국내외 상황과 여건이 판이하게 달라졌습니다.동서냉전 시대가 가고 남·북 긴장이 완화되었으며,이제 세계는 경제적으로 국경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북한의 기습공격을 대비해야 했던 30년 전에는 수도이전이 논의될 만 했을지라도,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 세계와의 경쟁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6년에 ‘제6회 아시안게임’을 유치했다가,경제여력이 없다는 이유로,그리고 소요 재원을 국가적으로 더 시급했던 산업발전에 쓰기 위해 이를 반납했던 적이 있습니다. 행정중심도시는 어차피 성공하지 못할 일입니다.저는 젊어서부터 열사의 나라 중동에서부터 동토의 시베리아까지 전 세계를 누비며 일해 왔습니다.그러나,세계 어느 곳에서도 수도를 분할한 사례를 본적이 없고,브라질·호주·말레이지아 등 수도이전을 추진했던 나라의 경우에도 수도이전에 성공한 사례를 본적이 없습니다.결국에는 정부가 추진 중인 수도분할도 국력낭비로 이어질 것이 명백합니다.사정이 이런데도 꼭 해야겠다고 고집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습니다. 국가지도자는 단순히 정책을 수립했다는 사실만으로 평가받는 것은 아닙니다.때로는 국익을 위해 기존의 정책을 바꾸거나 포기하는 지도자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자신보다 나라를 먼저 걱정하는 혜안과 용기에 찬사를 보내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지도자의 결단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대통령께서는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수도분할을 재고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만약 생각을 바꾸신다면,우리국민들은 은퇴 후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할 것이라 믿습니다. 2005년 3월 24일 서울특별시장 이명박
  • [데스크시각]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포커페이스/박정현 정치부 차장

    짐 캐리가 영화 ‘마스크’에서 보여준 감정 표현은 그의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묘미다. 과장된 몸짓으로 화난 얼굴, 웃는 표정 등 그가 나타내지 못하는 감정이 없다. 짐 캐리 같은 배우가 있는가 하면, 일흔다섯살의 늙은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서는 어떤 감정도 찾기 어렵다. 늙은 경호원 역을 맡은 ‘사선에서’나 로맨스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그의 감정은 언제나 알 듯 모를 듯하다. 화가 났거나 슬픈 표정은 물론이고 웃는 모습을 보기도 어렵다. 무표정에 가까운 그의 표정은 주름살과 어울려 노배우의 회한과 통찰, 인생 역정을 느끼게 한다. 포커페이스인 이스트우드의 표정은 외교관과 닮았다. 국가의 이익을 걸고 협상해야 하는 외교관이 흥분과 분노, 기쁨을 얼굴에 나타내서는 안 된다는 게 철칙이다. 하지만 독도문제를 다루면서 보여준 우리 외교관의 모습은 포커페이스와는 거리가 먼 듯하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시마네현 의회의 행위에 개탄한다.”고 했고, 이규형 외교부 대변인은 시마네현의 행동을 ‘불순한 의도’,‘무분별한 행위’라고 험한 표현까지 썼다. 정부가 더 이상 조용한 외교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점은 국민의 정서를 감안해서도 그렇고, 돌아가는 동북아 정세를 봐서도 당연한 일이다. 동북아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침략전쟁이나 다름없다. 일본 시마네현의 조례 제정을 한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규정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다. 대일 신 독트린에서 독도문제를 ‘제2의 한반도 침탈’로 규정지은 것은 이런 분위기를 한 풀 낮춘 점잖은 표현이다. 21세기의 영토전쟁이 19세기의 제국주의와 다른 점은 총칼 대신 역사를 왜곡하는 말과 글로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구려사를 왜곡한 중국의 동북공정이 통일한국 이후의 한국과의 영토분쟁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은 설득력있게 들린다. 일본 시마네현의 조례제정이 독도를 시마네현으로 편입한 지 꼭 100년 만에 강행했다는 것을 보면, 일본이 오래전부터 아주 치밀하게 준비해온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본격 행동을 앞둔 서곡이라는 얘기다. 새로운 영토전쟁에 대응하려면 조용한 외교도 안 되지만 냉정함과 치밀함을 잃은 외교는 문제해결과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 외교부 간부들이 나서 격앙된 표현을 쏟아내는 것을 외교관들은 마뜩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발끈한 우리 정부의 대응이야말로 일본의 노림수일는지 모른다. 그래야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가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을 테니까. 믿었던 일본에 발등 찍혔다고 믿음이 배신감으로 돌변하는 듯한 감성외교는 일본정부를 압박하는 수단은 될지언정, 일본을 움직이는 지렛대가 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독도문제 대응에는 차분하고 냉정하고 치밀해야 한다. 냄비식의 대응은 더더욱 안 된다. 일본을 이기려면 일본이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왔던 것 보다 훨씬 정치(精緻)해야 한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으로 전국이 들끓고 한·중관계가 한바탕 몸살을 앓았던 게 불과 9개월전의 일이다. 하지만 연말에 중국 서열 4위인 자칭린 정치협상회의 주석이 방한한 이후 우리나라는 언제 고구려사 왜곡이 문제됐느냐는 듯이 잠잠해졌다. 중국도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있고, 고구려사 왜곡문제에 대한 연구가 진전됐다는 얘기도 없다. 고구려사 왜곡의 불씨는 남았지만 우리의 기억속에는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일본은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우기면서 이내 식어버리는 우리의 이런 여론을 계산에 넣었는지도 모른다. 독도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에 힘을 실어주려면, 이제 민간이 나서야 할 때다. 툭하면 장충체육관이나 동대문운동장에서 벌어지던 동원된 관제 집회는 신물이 난다. 하지만 광화문에서 보여준 촛불시위와 붉은 악마의 물결은 전국민에게 감동을 줬고,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일본이 왜곡 교과서를 검정하는 4월5일에 광화문의 촛불시위와 붉은 악마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촛불시위와 붉은 악마의 바다가 독도까지 뻗어나가면 일본은 언감생심 독도를 거론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박정현 정치부 차장 jhpark@seoul.co.kr
  • 박세일 “정치인 탤런트 전락…이번주 탈당”

    박세일 “정치인 탤런트 전락…이번주 탈당”

    18일 밤 경기도 안성 도피안사(到彼岸寺)에서 한나라당 박세일 전 정책위의장을 ‘기습적’으로 만났다. 행정도시특별법 통과에 반발, 지난 4일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뒤 머물던 사찰이다. 박 의원은 머뭇거리다가 ‘불청객’에게 ‘탈당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사퇴문제를 4월 임시국회로 넘길 생각은 없는데 김원기 국회의장이 굳이 사퇴서를 수리해주지 않는다면 선거법에 따른 절차밖에 없지 않으냐.”고 반문한 뒤 “머잖아 결정해야겠다.”라고 말했다. ‘결정’이 탈당을 뜻하냐고 물었더니 “그래야 되겠지.”라고 답했다. 나아가 “박근혜 대표가 없을 때 (탈당계를 내는 것은) 예의가 아니니 22일 귀국한 뒤 만나서 의사를 전하겠다.”면서 “탈당하더라도 ‘동료 의원들과 당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로 애당심과 탈당의 불가피함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정치 철학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정책 지향’를 호평했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이상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정치는 현실’이란 걸 모른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그런 평가도 가능하다.”고 전제,“그러나 이상이 없으면 정치가 공적(公敵)이 될 수 있다. 현실주의의 승리는 현실 유지에는 도움이 됐지만 정작 역사를 발전시킨 것은 ‘이상주의의 좌절’이었다.”며 아쉬움을 에둘러 피력했다. 거의 마음을 비운 듯하다. 그러면서도 “13∼15년 사이에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하면 영원히 실패한다.”면서 정치권에 열정적으로 ‘쓴소리’를 토로했다. 그는 “일본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았다.”면서 “그 원인이 포퓰리즘·평등주의식 통치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도분할법도 그 전형인데 이걸 막지 못해 더 마음이 아프다.”면서 “20세기 인류 경험이 말해주듯 사회주의식 개혁이 아닌 자유주의·시장주의적으로 접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화제가 최근 그와 전재희 의원을 상대로 한 KBS­TV의 ‘시사 투나잇’의 ‘누드 패러디’로 넘어가자 사뭇 개탄했다.“요즘 정치가 이미지·이벤트만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다. 비전·정책이 없으니 정치인은 탤런트가 됐고 정치권은 권력투쟁만 남았다.”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원인과 해법을 제시했다. 먼저 원인으로 “일본·중국이 한국을 우습게 보는 것인데 이는 한·미 관계 약화와 고도성장이 멈춘 데서 비롯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 등을 타고 중진국 진입을 서두르는데 우리는 되레 내리려 한다.”면서 “대미 관계는 단순히 친미·반미 차원이 아니라 국익을 고려해야 하는데 노무현 정권이 인기 영합용으로 한 발언이 이를 훼손시키자 중국·일본이 오만해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 연장선상애서 “정부·국가 차원에서 이슈화 하면 국제법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일본이 노리는 바다. 차라리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대응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나름의 해법을 내놓았다. 그의 ‘독도 해법’은 공교롭게도 박 대표와 같았다. 내친 김에 박 대표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정책 정당에 집념·애착이 강한 분이다. 정치인 박근혜는 균형감각과 합리성을 겸비, 오래된 정치인의 탁(濁)함이 없는,‘맑은 정치인’이다.” 인터뷰를 마친 박 의원은 기자의 늦은 공양을 지켜본 뒤 귀경 길을 배웅했다. 합장하는 그의 두 손에 ‘이상주의자의 좌절과 희망’이 포개져 있었다. 안성 이종수 · 사진 오정식기자 vielee@seoul.co.kr
  • [사설] 국내자본 역차별 해소할 때 됐다

    금융감독위원회가 최근 노무현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국내 기업을 매각할 때 국내 산업자본이 외국자본과 차별없이 인수·합병(M&A)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외환위기 직후 외국자본에 대해서는 빗장을 완전히 풀어헤친 반면 국내 산업자본에 대해서는 은행소유를 금지하고 출자를 제한하는 등 역차별한 결과,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권 위협을 통한 고배당 요구, 유상감자 후 무상증자 등 변칙을 동원한 자본 회수, 자사주 완전 소각요구 등이 해외 자본의 대표적인 횡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말 외국계 펀드매니저의 말을 빌려 “한국 금융시장은 외국계 사모펀드의 즐거운 놀이터”라고 보도했을 정도다. SK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소버린자산운용이나 제일은행 인수 후 매각으로 수조원을 챙긴 뉴브리지캐피털 등의 사례에서 보듯 외국계 자본은 투자이익 극대화에만 골몰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국내 산업자본은 손발이 묶인 채 해외 투기성 자본의 무차별 공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논란 끝에 국회 의결을 거친 출자총액제한제를 다시 완화해야 하는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할 문제다. 그러나 국부 유출이 뻔히 예견됨에도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금지’라는 룰에만 얽매여 방어수단을 강구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다. 금감위의 제안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돼야 한다. 우리는 정부 관련부처들이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국내 산업자본의 운신을 막고 있는 각종 규제들을 재점검할 것을 권고한다. 규모를 달리하는 국내 기업간 공정경쟁 못지않게 국내외 자본간의 공정경쟁 촉진에도 신경을 써달라는 얘기다. 부처간 직역다툼에 국익이 훼손돼선 안 된다.
  • [정치권 불법로비 해법 없나] 정치권 “필요악… 내외국인 로비 합법화하자”

    [정치권 불법로비 해법 없나] 정치권 “필요악… 내외국인 로비 합법화하자”

    입법활동에 있어 로비는 필요악으로 여겨지고 있다. 음성적 불법로비에 몸살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난 16대 국회때부터 양성화의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고 17대에 들어 더욱 탄력을 받았다. 다수 전문가들은 로비활동이 양성화되면 정치인들의 불법로비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아직 우리사회엔 ‘로비=불법’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로비의 3기’라고 해서 돈·여자·술이 자연스레 통용된 적도 있었다. 또 지연·학연 등 연고주의가 강한 우리사회의 특수성도 로비 양성화의 변수다. 따라서 투명성확보라는 본래 취지에도 불구, 로비법 제정은 쉽지만은 않은 듯하다. 한보사건과 고속철도 등 대형 로비사건의 후폭풍이 몰아쳤던 지난 2001년 정몽준 의원이 ‘외국대리인 로비활동 공개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정부 정책이나 국회 입법과정에 정해진 룰 하에서 외국 당사자의 이익을 반영하는 로비활동을 인정하는 내용이었으나, 통과되지는 못했다. 지난해 8월 정몽준 의원이 다시 같은 법안을 제출했고 12월 국회에선 법사위에 상정되면서 활발한 토론까지 진행됐다. 정 의원은 “우리의 국익차원에서 법안을 만드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법안을 제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의원측은 입법화에 기대감을 보였다. 정 의원측은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4대 열강에 둘러싸여 있어 외국과의 이해관계가 없을 수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외국대리인에 대한 로비활동을 공개하는 게 투명성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열린우리당은 부패척결 차원에서 내외국인에게 모두 적용하는 확대판 로비양성화 방안 마련에 적극적이다. 로비스트 등록제도를 신설, 활동을 공개하고 법에 규정되지 않은 방법으로 로비활동을 하면 강력하게 처벌하자는 것을 기본 취지로 법안마련에 착수했다. 로비공개법을 준비중인 이은영 의원은 올 상반기중 공청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한 뒤 하반기에 법안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 의원측은 정치권에서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지난 대선서 대선자금 문제로 홍역을 치른 한나라당도 반대할 처지는 아니다. 학계에서도 로비법 제정에 긍정적 목소리가 많다. 물론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일단 시도해 본 뒤 문제점을 고쳐 나가자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남영 교수(숙명여대 외교학)는 “로비를 양성화하면 밀실거래는 없어질 것”이라면서 “특히 전문성이 떨어지는 국회를 대상으로 우선 실시하는 것도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정재영 교수(성균관대 경영학부)도 “로비가 막을 수 없는 현실이라면 정해진 룰에 따라 하도록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용범위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지방 의회까지 대상을 확대한다면 나라 전체가 소란스러워질 수 있다.”면서 “일단 국회와 행정부 등에서 실시한 뒤 점차 지방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로비법 제정에 반대목소리도 있다. 참여연대 이재명 투명사회국장은 “여론수렴이나 전문가 의견 청취가 가능한 청문회나 토론회가 요식행위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청회나 토론회를 충분히 이용한다면 굳이 로비법이 필요없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비변호사에게 변호사 활동을 허용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등을 이유로 정몽준 의원이 낸 법안에 반대의견을 냈다. 그러나 대한변협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강해 대한변협 내부 기류도 조금씩 변하는 듯하다. 한 관계자는 “내부회의에서도 찬반의견이 강하게 엇갈렸다.”고 전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로비 양성화 미국에선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워싱턴 시내 한 가운데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K 스트리트. 이곳에 미국 의회와 행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각종 이익단체와 협회, 기업들의 사무소가 밀집돼 있다. 지난해 말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K 스트리트에는 공화당원 강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민주당의 아성이랄 수 있는 전미영화협회에서도 로비스트를 민주당원에서 공화당원으로 바꾸는 문제가 거론될 정도다. 미국 정치에서 로비의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체가 미국총기협회(NRA)이다. 날마다 수천 건의 총기 사고와 폭력 사건이 발생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오히려 총기 소지를 권장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1971년 창립된 NRA는 수석 로비스트 제임스 베이커를 정점으로 전직 국방장관을 포함한 7명의 로비스트를 두고 있다. 이들은 연간 1억달러(약 1000억원)의 예산을 사용하며 총기 판매나 사용을 규제하려는 의회의 입법 움직임을 철저히 봉쇄해 왔다. 미국에서는 로비가 법률로 보장돼 있다. 그 토대는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 시민들이 공공기관에 대해 자신의 이익을 옹호하고 평화적으로 집회하며 정부에 청원을 제출하는 행위를 기본권으로 인정한다. 청원제출권은 1946년에 로비 활동의 권리를 보장하는 ‘로비 활동법’을 탄생시켰다.1995년 ‘로비 공개법’이 제정된 뒤에는 로비스트로 등록할 때 “누구를 위해서, 어떤 목적으로 일하는가.” 등 구체적인 활동 내역도 보고해야 한다. 현재 미국 상·하원의 기록담당과에 등록된 전문 로비스트는 상원이 2만 5000명, 하원이 1만명 정도다. 그러나 미 의회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법을 무시하고 로비 산업에 종사하는 미등록 로비스트를 포함, 워싱턴의 로비스트는 최소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 의회소식 전문지인 ‘더 힐’은 워싱턴 정가에서 활동하는 로비스트들의 연봉을 모두 합하면 연평균 15억달러(약 1조 5000억원)가 넘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집단은 기업을 비롯, 농민단체, 노동조합, 인권·환경 등 공익단체, 이념단체, 종교단체 등이다. 심지어는 백악관과 행정부가 고용한 로비스트들이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정권 실세인 백악관 및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과 면담을 주선해주고 대가를 받는 로비스트들의 활동도 늘어나고 있다. dawn@seoul.co.kr ■ ‘악어와 악어새’ 로비 실태 지난해 정치자금법 개정 등으로 맑은 정치판이 되리라 예상했던 17대 국회 들어서도 전현직 의원 5명이 이런저런 수뢰혐의를 받고 있다. 물론 사실관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무혐의 처리될 개연성은 있으나, 일부는 끝내 법의 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30여개 기업이 전직 의원 등 고위공직자를 ‘로비용 사외이사’로 선임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처럼 ‘잠재적 권력’을 로비로 활용하겠다는 셈법이 보여주듯 정치권력과 로비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실감케 한다. 마치 권력 냄새에 ‘검은 돈’이 불나방처럼 몰려드는 형국이다. ●실태:올해만 5명 줄줄이… 10일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과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이 수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2차 소환됐다. 김희선 의원은 지난 2002년 지역구인 서울 동대문구청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공천헌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충환 의원의 혐의는 강동구청장 시절인 2003년 철거업체 대표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것이다. 14일엔 열린우리당 배기선 의원이 대구지검에 소환될 예정이다.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광고물 로비사건과 관련,1억원을 받은 혐의다. 같은 사건에서 2억 1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한나라당 강신성일 전 의원은 이미 구속됐다. 앞서 1월6일 한나라당 박혁규 의원도 다른 사건으로 같은 운명에 처했다. 공통점은 바닥에 청탁 혹은 로비가 존재한다는 것이고 당사자들이 대부분 혐의 사실을 부인한다는 것이다.“도의적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지만 위법 행위 사실은 전혀 없다.”(김희선)거나 “어떤 부탁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혹은 “채권·채무와 관련”(박혁규)됐다거나 “5000만원 받은 뒤 영수증 처리”(강신성일) 등 받은 돈의 정당함을 내세운다. ●원인:정치적 영향력과 검은 돈의 친화력 권력과 로비의 친화력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국가 정책권 등 이들이 지닌 정치적 영향력은 특혜나 불법로비 등에 유혹받을 개연성이 상존한다.”고 진단한다. 이어 “정치자금의 수요는 줄지 않는데 정치자금법 등 ‘도덕적 동아줄’만 강화된 정치 환경도 한 원인이다.”라고 덧붙였다. 수뢰혐의 사건의 단골로 등장하는 계약·입찰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도 있다. 대정부 질문에서 이 문제점을 지적했던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공사 발주 기준을 객관화해야 한다.”면서 “동일한 기준을 제시한 뒤 최저가 수주인에게 낙찰하면 문제가 없는데 기술성·자금력·신용 등 적격 심사를 이유로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넓어서 로비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학연·지연 등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연고주의도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한 의원은 “선거시 도와준 사람이 부탁할 때나 고교나 고향후배라며 찾아온 사람이 부탁할 때 매정하게 잘라 말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한국영토 불인정 ‘과시용’

    한국영토 불인정 ‘과시용’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이 왜 한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 타이완 등 주변국 모두와 공세적 영토분쟁을 벌이는가. 일본 정부는 지난해 2005년도 예산안의 중점 시책을 ‘국민을 지키고, 주장하는 일본외교’라고 국익외교 강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최근 일본의 움직임은 이것을 그대로 실행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침략전쟁의 책임문제를 의식해 주변국과 영유권 갈등을 자제했던 지금까지의 입장에서 선회, 국제무대에서 일본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됐고, 패전 60주년도 된 만큼 패전국의 멍에를 떨쳐내고 대국의 행보를 취하겠다는 뜻이다. 어업권·해양지하자원 등을 노렸음직도 하다. ●한국 점유권 시효 불인정 속셈 일본은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국제법에 눈을 뜨면서 주변 섬들을 일본 영토라고 선언, 오늘의 영토분쟁 씨앗을 잉태했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독도 영유권 주장도 연례행사다. 일본측은 회계연도가 끝나는 매년 3월 말 정기적으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현)를 왜 한국이 불법점령했느냐.”며 우리정부에 공한을 보내, 환기시켰다. 이번에 시마네현이 나서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도 국제법정 제소에 대비한 자료나 명분 축적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국이 독도를 장기간 점유, 독도가 한국영토로 완전히 굳어지는 걸 막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한국의 점유권 시효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다. 궁극적으로는 독도문제가 국제 쟁점으로 부상하고, 한국이 일순간 허점을 보일 경우 독도를 빼앗겠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아시아지역 패권·자원확보분쟁 중국·타이완과는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타이ㆍ釣魚島) 영유권 분쟁이 뜨겁다. 역시 동중국해의 춘샤오(春曉) 가스전 천연가스채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분쟁은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 권익확보가 노림수다. 일본은 중국이 양국간 중간수역에 채굴시설을 건립하자 맞불작전으로 탐사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중국의 반일감정 고조에 대한 일본 여론의 반발 강도도 커져 일본의 대응은 점차 강화되고 있는 중이다. 도쿄도 남쪽 1700㎞의 이른바 오키노도리시마가 섬이냐, 암초(중국측)냐에 대한 논쟁도 자원확보 전쟁의 일환이다. 일본 정부는 내년도 예산에 거액의 동중국해 자원탐사비를 책정하고 유엔 대륙붕 관련 위원회 위원들과 외국 학자들을 초청해 심포지엄도 개최할 계획이다. 다른 국제학술 행사도 개최하거나 지원, 일본에 우호적인 국제여론을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중국과의 분쟁은 아시아지역 전체의 패권과도 연결돼 있어 서로 신경전도 치열하다. ●북방 4개 섬은 내부단결용? 일본과 러시아의 북방 4개 섬 영유권을 둘러싼 분쟁은 풀릴 듯 하면서도 꼬여가는 양상이다. 고이즈미 총리가 지난해 9월 4개 섬 시찰을 강행하면서 꼬여 버렸다. 미국의 개입 논란도 여전하다. 러시아측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4개 섬 가운데 2개를 돌려줄 수 있다고 밝혀, 타협점을 찾으려 했으나 일본측이 “2도 반환은 냉전시대의 타협 산물”이라며 반발하자 급변했다. 급기야 루시코프 모스크바 시장은 22일 “4개 섬을 일본에 반환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돌아섰다. 러시아측은 “일본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러시아명 쿠릴열도) 문제를 국민결속 등 내부정치에 이용하려 한다.”며 점차 강경해지고 있다. taein@seoul.co.kr
  • 말말말˙˙˙

    교육 개방은 외국 교육산업이 국내 부유층을 상대로 ‘교육 장사’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교육기관 설립 특별법은 외국자본과 부유층의 환심을 살 수는 있겠으나 국민의 교육권과 국익을 훼손하는 악법이므로 법안 처리를 저지하겠다.”며-
  • 부시 “시리아는 중동평화 걸림돌”

    조지 부시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시리아를 중동의 안정에 해가 되는 세력에 비유하며 테러지원을 중단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시리아는 중동에서 이뤄지는 진전에 보조를 맞추지 않고 있다.”며 “고립되는 것은 그들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라크 총선 이후 미국의 중동정책이 고비를 맞는 시점에서 시리아가 중동평화에 걸림돌이 되는 ‘복병’이 되선 안된다는 경고 메시지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시리아가 후세인 정권을 지지하는 저항세력들을 찾아내 인도하고 테러리즘 지원의 중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엔 결의안에 따라 레바논 주둔 시리아군 1만 5000명의 철수도 촉구했다. 특히 시리아 주재 미국대사의 소환은 시리아와의 관계가 진전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티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의 암살과 관련해선 “사실이 드러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한다.”며 복선을 깔았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등 민주·공화 양당의원 11명이 시리아에 강력한 조치를 주문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민주당의 바버라 복서 상원의원은 “하리리의 암살에 대한 관심을 시리아로부터 레바논을 독립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대시리아 제재 요구에 대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이며 외교적인 해결책으로 진전을 볼 수 있다.”고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유엔 안보리가 코피 아난 사무총장에게 긴급 보고를 요구하고 부시 자신도 유럽방문을 앞둔 시점에서 일방주의적 결정이 득 될 게 없다는 정치적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저항세력을 추격하기 위해 이라크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진입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미국내 시리아 자산의 동결과 시리아 외교관의 40㎞ 이내 이동제한, 외국기업의 대시리아 투자제한 등도 검토되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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