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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공공외교다] 노르웨이 ‘평화 메시지’ 집중… 테러에도 의연할 수 있었다

    [이제는 공공외교다] 노르웨이 ‘평화 메시지’ 집중… 테러에도 의연할 수 있었다

    공공외교는 기존 강대국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국제무대에서 신뢰를 얻고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하는 신흥 강대국들도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공공외교를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의 공공외교 모델로 중견국으로서의 ‘틈새외교’를 주목한다. 호주 외무장관 출신인 가렛 에번스가 처음 주창한 개념인 ‘틈새외교’는 중견국이 자신만의 위치를 찾아 틈새를 파고드는 외교를 이른다. 평화 중재 국가로 국제적 명성과 신뢰를 얻은 노르웨이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달 전 세계는 노르웨이에 두 번 놀랐다. 극우주의자의 끔찍한 테러에 몸서리쳤고, 곧이어 노르웨이 정부와 시민들이 보여준 의연한 자세에 감동받았다. 증오에 대처하는 이들의 자세는 왜 노르웨이가 ‘평화의 나라’라는 수식어를 얻었는지 보여줬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총리가 “폭력에 대한 노르웨이의 대응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개방성, 더 확대된 정치참여”라면서 “테러 이전에도 이후에도 노르웨이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천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노르웨이는 국제 무대에서 평화중재자로서 높은 명성을 갖고 있다. 이는 자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국제 무대에서의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르웨이의 위상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국가전략, 즉 공공외교 전략을 구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테러에 대처하는 노르웨이 시민들의 성숙한 태도는 국제 무대에서 노르웨이를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알릴 것인가 하는 고민의 근본에 ‘우리는 어떤 나라를 원하는가’라는 속뜻이 숨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였다. 노르웨이 공공외교는 캐나다와 함께 ‘틈새 전략’을 가장 잘 구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크 레너드 유럽외교관계협의회 이사는 노르웨이의 틈새외교를 이렇게 평가했다. “노르웨이는 국제 사회에서 위상이 높지 않고 별다른 자원을 갖지 못한 국가이지만 이를 훨씬 뛰어넘는 국제적 발언권과 위상을 확보한 훌륭한 사례 가운데 하나다. 이런 위상은 표적 수용자에 대해 냉혹하게 우선순위를 정하고, 노르웨이를 세계의 평화 세력으로 부각시키는 단일한 메시지에 집중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노르웨이가 택한 틈새전략은 바로 ‘평화 중재자’였다. 특히 노르웨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적개발원조(ODA·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 복지증진 등을 목적으로 하는 원조)를 제공하고, 망명자에게 관대하며, 국제 갈등의 중재자로 적극 활동해 왔다. 해마다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이 나라를 ‘평화수호자’로 각인시킨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노르웨이 자원은행’(NORDEM)도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NORDEM은 노르웨이 인력을 활용해 세계 민주주의와 인권 촉진을 지원하기 위해 1993년 설립됐으며, 선거 감시와 분쟁 예방을 위해 연간 전 세계 20개국에서 ‘신속 대응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노르웨이가 국익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선’만 하는 국가는 결코 아니다. 노르웨이 외무부 모나 엘리자베스 드라벳 부국장은 노르웨이가 장기적인 국익을 대단히 중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노르웨이는 국제사회에서 명성과 신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서 “지난 수십년 동안 그 부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국제사회에서 신뢰받는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 중재자에 초점을 맞춘 노르웨이의 공공외교는 결국 장기적인 국익이라는 전략적 고려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장기적 관점은 공적개발원조에서도 나타난다. 공적개발원조를 담당하는 외무부 산하 국제협력청(NORAD)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공적개발원조에서 외무부의 역할이 갈수록 커졌다. ODA 대상과 방식 등을 국가적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결정하기 위해서다. 시민단체들이 제안한 장기적 지원사업을 심사하고 지원하는 역할도 맡는다.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선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분단 현실을 고려할 때 한국도 노르웨이의 사례를 진지하게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외교통상부 연구용역보고서에서 한국이 추구해야 할 공공외교의 목표로 ‘평화촉진국가’를 꼽았다. 그는 “한국의 지정학적 조건, 상대적 국력의 열세 등을 고려할 때 투사형 이미지나 싸움닭 같은 이미지로는 오히려 지역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과제로는 한반도 평화구축, 한반도 주변 4강과의 협력외교 강화, 동북아 다자 간 안보협력 증진을 꼽았다. 오슬로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정부 ‘외교적 노력’ 헌법적 의무 확인

    헌법재판소는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은 행정권력의 부작위(不作爲)라고 판단했다. 국가의 마땅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번 헌법소원 심판의 쟁점은 재외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외교적 보호권’이 어디까지인가였다. 청구인 측은 외교적 보호권이 국가의 권리이기는 하지만 절대적 재량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피청구인인 외교통상부는 “외교적 보호권의 행사 여부와 방법에 대해서는 국가의 광범위한 재량권이 인정된다.”면서 “분쟁해결 수단의 선택은 국가가 국익을 고려해 외교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는 의견을 냈다. 일본의 반인도적 불법행위가 협정만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양국 간 외교문제와 소모적인 법적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셈이다. 실제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성도 정부 측 입장을 뒷받침했다. 국가가 어디까지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지, 외교적 보호권에 대한 국가의 재량권이 어디까지인지도 선을 긋듯 결정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전쟁 이후 피해 사실과 규모를 일일이 조사해 규명하기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국가 간에 일괄적으로 청구권 문제까지 타결하는 것이 국제사회에서의 일반적인 협정 관행이라는 주장은 이러한 현실론을 근거로 한다. 정부는 일본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역사교육, 사죄 등을 요구했던 만큼 그 의무를 다했다고 봤다. 그러나 헌재는 정부가 피해자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한일청구권협정 제3조는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한 분쟁이 있을 경우 우선 외교상의 경로를 통해 해결해야 하며, 이에 실패했을 때 중재위원회에 회부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정부가 이러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배상청구권은 단순한 재산권 문제가 아닌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침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만큼 국가가 이를 외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청구인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재산권 등 기본권의 중대한 침해 가능성, 구제의 절박성 등을 고려하면 피청구인(정부)은 이러한 작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재량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헌재는 정부가 외교 관계의 불편이라는 ‘매우 불분명하고, 추상적인 사유’를 이유로 피해자 구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 관계자는 “정부에 특정한 방식의 절차를 요구하거나 법적인 강제 의무를 부과한 결정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헌법적 의무가 있음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헌재 결정과 관련, “해결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헌재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한·일 외교 채널 등을 통해 일본 측의 책임 있는 대응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미경·안석기자 ccto@seoul.co.kr
  • [시론] 제주 해군기지, 안보현실 직시하자/전경만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시론] 제주 해군기지, 안보현실 직시하자/전경만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또다시 중단되고 있다. 1996년 국책사업으로 선정되어 2010년에야 겨우 착공되는 등 진척이 무척 더뎠는데 또다시 난항을 겪는 것이다. 월 60억원에 가까운 정부 예산 손실은 물론, 제주 인근해역에서의 안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 환경 훼손 방지, 협의에 의한 사업추진, 제주지역 발전 등 주민들이 요구하는 합리적 의견은 거의 반영됐다. 그런데 일부 세력이 이념갈등을 부추기면서 여전히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평화의 섬’ 구호를 앞세우면서 대다수 주민과 국민이 제주기지 건설로 얻게 되는 경제발전과 국가안보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 당장 눈을 넓혀 서해와 함께 제주 남방해역에서 벌어지는 최근의 군사안보 동태를 훑어보라. 제주해군기지의 역할과 임무가 한국 안보에 중차대해지고 있음을 공감할 것이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에 성공한 북한이 서해와 동해를 잠행하면서 또 다른 우회 침투나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 자칫 제주도가 그 과녁에 포함될 수도 있다. 더구나 중국이 북태평양에 진출하고자 북한 나진·선봉 항만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북한지역 동해와 중국 동남해 간 각종 통항이 증대할 것에도 대비해야 한다. 제주 해군기지는 동해와 서해 사이 중간 위치에서 잠행하는 북한 잠수함의 동향을 감시하고 차단하는 기동에 최적지이다. 중국은 항공모함을 진수시킨 데 이어, 앞으로 두 대를 추가 확보하고 하이난다오(海南島) 인근에 해군기지 추가 건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로 일본과 심각한 갈등을 빚은 데 이어 최근엔 이어도 영유권까지 분쟁화할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의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에 이의를 제기했고, 인근을 항해하던 한국 선박에 트집을 잡는가 하면, 관공선을 보내 우리 선박의 작업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본은 또 어떤가? 센카쿠 문제로 중국과 심하게 충돌한 이래 잠수함 전력을 현행 16대에서 40% 정도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센카쿠에 새 기지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면서 독도 영유권에 대한 시비의 강도를 부쩍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려 위기를 자초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자국 이익을 추구하는 냉엄한 국제관계 현실을 조금이라도 고려하면 ‘평화의 섬’은 순진한 주장에 불과하다. 또한, 제주 남방해역은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유조선 98%가 이용하는 중요한 해상교통로다. 이 해역의 교통로는 해군력에 의해 안전을 보장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유사시 육지로 증원해야 하는 전력과 물자 수송을 보장하려면 제주 근해 교통로의 보호는 중요하다. 우리의 해양과학기지로서 이어도도 안정적으로 기상 관측과 해양자원 탐사 등을 통해 각종 해양경제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부산 해군작전사에서 이어도까지는 무려 21시간 30분이 걸린다. 목포 3함대의 경우는 서해 수로가 좁고 조수 차가 커 대형함정의 상시 기동이 어렵다. 하지만, 제주기지가 건설되면 이어도까지 7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안보적 가치와 경제적 기여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2005년 ‘평화의 섬’을 선언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민군 복합형 해군기지 건설을 결정했던 것이다. 대규모 군항이 있는 미국 하와이, 호주 시드니, 이탈리아 나폴리 등이 세계적 미항이 되어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찬탄하는 배경을 우리도 찬찬히 읽어야 한다. 우리도 이젠 국력이 대거 신장한 해양국가의 국민으로서 동북아 안보역학 변화를 입체적 시각으로 보는 자세가 절실하다. 국익과 평화를 보장하는 국가안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양보할 수도 없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더 멈춰선 안 된다. 국민 모두는 2014년 제주 민군 복합형 해군기지에 우리 군함이 당당히 들어서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 보수 연정 가능성… 한·일 독도 갈등 심화 우려

    보수 정객 노다 요시히코가 이끄는 일본의 차기 정권은 자민당·공명당과 대연립을 추진하며 보수 노선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독도와 동해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부각된 한·일 간의 외교정책에서 노다 내각이 어떤 노선을 견지할 것인지에 우리 정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우리 정부는 노다 신임 대표가 간 나오토 내각 출신이라는 점에서 큰 틀에서의 정책 연속성을 이어나갈 것이며, 그런 점에서 양국 간 외교정책의 기조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개인의 정치 성향보다는 국익 차원의 외교정책을 펴 나갈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독도 영유권 문제에서는 한·일 간 갈등이 더욱 첨예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노다 신임 대표가 그동안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중국 난징 대학살 등 과거사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고, 영토 문제에도 예민하게 반응한 점으로 볼 때 자칫 양국 관계가 경색 국면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노다 내각의 향후 동아시아 외교 노선에 외교부를 비롯한 우리 정부가 주목하는 이유다. 노다 내각이 정식으로 출범해 실제로 독도나 동해 문제에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에 따라 한·일 간 외교관계는 가변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일본 국내 문제에서 노다 내각의 앞길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수습에 국민적 역량을 결집해야 하지만 선거전에서 분열된 당내 단합을 이뤄내는 게 쉽지 않다. 선진국 가운데 최악의 수준인 재정난을 해소하고 엔고와 디플레이션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민주당 대표의 잔여임기가 1년으로 짧아 내년 9월에 다시 대표 경선을 해야 한다는 점도 노다 내각의 정치력과 국정수행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재무상 시절 자신이 추진한 동일본 대지진 복구와 사회보장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 야권으로부터 퍼주기 공약으로 비판받았던 자녀수당·고교무상화·고속도로 무료화 등 민주당 정권 공약의 축소 또는 폐지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서울시장 선거로 국회일정 소홀해선 안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추가로 10·26 재·보선전이 커지면서 민생국회가 실종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곧 막 내릴 8월 임시국회는 물론이고 9월 정기국회마저 부실 운영될 공산이 커졌다. 가뜩이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소홀히 할 여지가 다분한 마당에 재·보선까지 겹치면서 더욱 그러하다. 여야가 온통 선거판에 매달리는 식물국회가 되어서도, 그로 인해 결실을 못 내는 불임국회가 되어서도 안 된다. 민생 국회를 외면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음을 자각해야 한다. 여야는 재·보선을 내년 총선과 대선 전초전으로 판단하고 총력전에 들어갈 태세다. 그러다 보니 국회를 선거판의 연장으로 끌고 갈까 봐 걱정스럽다. 정기국회의 경우 선거일까지 국정감사, 새해 예산안 시정 연설, 대정부 질문 등의 일정이 정해져 있다. 그동안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 총선을 앞둔 마지막 정기국회는 대부분 맥 빠진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여야가 정쟁으로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막판에 표를 구걸하기 위해 나눠 먹기식의 선거용 정책을 쏟아내기에 급급했다. 이번에는 소모적인 정쟁 놀음이 몇 곱절로 늘고, 민생이란 이름의 생색내기가 더욱 급조될 것 같아 불안하다. 정치권이 서울시장 보선 승리를 위해 사생결단하는 것 자체를 탓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정치공학적이고 선거기술적인 차원에서 얄팍하게 접근한다면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표는 상대방을 헐뜯는 과당 정쟁으로도, 나라살림을 팽개치는 포퓰리즘적 정책으로도 얻을 수 없다. 국회는 국회대로 열심히 임하면서 선거전에 매달리는 게 득표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내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 비준안 상정 여부가 주목을 끌고 있다. 여야가 물리적 충돌로 국회를 공전시키거나, 민생 현안을 뒷전으로 내몰지 않기를 바란다. 정치권이 그러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여야가 국회에 매진하도록 독려하고 감시하는 건 국민의 몫이다. 반(反)민생, 반민주, 반국익을 자행하는 정당에 표를 주지 않으면 된다. 10·26 재·보선은 물론이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그 성적표를 잣대로 삼아야 할 것이다.
  • [제주 해군기지 해법은] “군항 중심… 크루즈 수용” vs “국회 주문은 민·군 복합항”

    [제주 해군기지 해법은] “군항 중심… 크루즈 수용” vs “국회 주문은 민·군 복합항”

    ‘군항이 우선인가, 민항이 중심에 있는가.’ 제주 해군기지(조감도)는 건설공사 표류와 더불어 항만의 본래 성격에 대해서도 여전히 논란에 휩싸여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007년 해군기지 건설 예산을 통과시키면서 ‘제주 해군기지 사업예산은 민·군 복합형 기항지로 활용하기 위해 크루즈 선박 공동활용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및 연구 용역을 완료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제주도와 협의를 거쳐 집행한다.’는 내용의 부대의견을 명시했다. 국회의 이런 의견에 따라 정부는 2008년 9월 국무총리가 의장인 국가정책조정위원회를 통해 “제주 해군기지는 최대 15만t 규모의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기항할 수 있는 민·군 복합항으로 건설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야5당 제주해군기지진상조사단’의 김재윤(민주당·서귀포시) 의원은 28일 “해군 측이 국회 부대의견에서 제시한 ‘민항 위주의 민·군 복합형 기항지’를 자의적으로 해석, 국회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기지 건설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의회 강경식(민노당) 의원은 “현재 민항 성격의 사업이라고는 함상공원과 크루즈 선박터미널 정도가 전부여서 민·군 복합항이 아니라 군항”이라고 말했다. 또 반대 측은 제주 해군기지 사업비 1조 310억원(공사비 9776억원) 중 민간 전용 예산이 5%인 534억원에 불과한 만큼 민·군 복합항은 ‘당유자(唐柚子)를 한라봉이라 하는 것’이라며, 이는 도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해군 측은 국회의 요구에 따라 군항에 크루즈 선박의 기항을 추가 수용했다는 것이고, 반대 주민 등은 민항에 해군 함정이 기항하는 게 국회가 주문한 민·군 복합항의 성격이라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해군은 크루즈 접안시설이 해군기지의 항만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으며 최대 15만t급 크루즈 선박이 정박하는 방파제 및 정박시설 건설비 3000억원이 기존 군항 건설 예산에 이미 포함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민·군 복합항의 성격과 내용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해군기지만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민·군 복합형의 성격으로 추진하는 것이 국익과 제주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게 국회 의결의 취지로 봐야 한다.”면서 “세계적 수준의 민·군 복합형 관광 미항으로 운영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지사는 ‘국제 크루즈항 진흥특구’ 지정을 통해 ▲항만시설 사용료 대폭 감면 ▲출입국심사 간소화 ▲크루즈 선사에 대한 국제적 수준의 법인세 감면 등 보완대책을 정부에 제안했다. 경쟁력 있는 국제 크루즈 선사를 유치하고, 내외국인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면세점을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군 제주기지사업단 관계자는 “사업예산의 국회심의 때 명시된 부대조건은 민항 중심이 아니라 당초 해군기지 건설 사업에 크루즈 선박 공동 활용을 추가하는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홍준표 폭발…“吳, 자기 명예만 중시 세번이나 농락 당했다”

    홍준표 폭발…“吳, 자기 명예만 중시 세번이나 농락 당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26일 사퇴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거세게 비난했다. 10월 보궐선거 등에 대한 부담을 감안해 사퇴 시점을 늦출 것을 거듭 요청했고, 오 시장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은 것으로 판단했으나 상황이 돌변하자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는 게 측근들 전언이다. 홍 대표는 오전 서울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 조찬간담회에 참석, “국익이나 당보다 개인의 명예가 더 중요하다는 것은 당인의 자세가 아니고 조직인의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공개회의에서는 “어떻게 개인의 명예만 중요하냐. 오 시장이 당이나 국가를 도외시하고 자기 모양만 중요시한다.”면서 “어젯밤 10시쯤 오 시장이 집으로 찾아왔기에 쫓아내면서 ‘앞으로 다시는 볼 일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개인의 명예가 중요해도 어떻게 공직자가 당과 협의 없이 시장직을 일방적으로 던지느냐.”면서 “당이 어떻게 되든, 10월 재·보선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것 아니냐. 그런 식으로 하려면 혼자 정치하지, 왜 조직으로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홍 대표는 앞서 오 시장의 즉각사퇴 방침을 전해듣고 “오 시장한테 세 번 농락당했다.”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 농락’은 오 시장의 일방적인 주민투표 강행과 시장직 연계, 10월 초 사퇴약속 번복을 말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日신용등급 강등] 美·유럽·日 경제위기 극복에 필요한 것은

    미국·유럽연합(EU)·일본. 현재 세계 경제 불안의 핵심으로 떠오른 주요 3개 지역이다. 경제위기는 재정위기에서 촉발됐지만 위기를 헤쳐 나갈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가 위기를 더욱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많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파생상품 콘퍼런스에서 “세계 금융시장의 안정 및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이 개별 국가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하에 작은 것을 내어 주고 큰 것을 얻어내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며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무디스 “日 정치권 해결책 못내” 이날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이 강등된 일본의 경우 나랏빚이 올 연말 기준으로 1000조엔(약 1경 2000조원)이 넘어설 전망이다. 500조엔 규모인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 규모지만 일본 정치권은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출범 이후 해마다 총리가 바뀌었다. 재정수지를 개선하려면 세제 개편, 연금 개혁 등을 중장기적으로 논의해야 하는데 매년 총리를 새로 뽑느라 그럴 동력을 잃었다. 오히려 민주당은 2009년 고속도로 무료화, 학부모를 위한 자녀 수당, 고교 교육 무상화, 농어민 소득 보상제 등 연간 11조 8000억엔(약 158조원)의 예산이 쓰이는 공약을 내걸고 집권에 성공했다. 당시 일본의 나랏빚은 GDP 대비 192.8%였다.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뒤 간 나오토 총리는 리더십 부재를 보였다. 이어 지난 7월 공약의 실행 불가능성을 천명하고 공식 사과까지 했다. 결국 일본은 2013년으로 예정된 총선의 조기 이행 가능성이 불거지는 등 정치적 불안 상태에 놓여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원인으로 꼽은 것은 부채한도 증액 협상을 둘러싼 ‘벼랑끝 정치’였다. 미국의 재정수지 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는 새로운 것이 없는 내용이다. 정파적 이해를 중심으로 한 협상 모습은 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에 한해 소득세율 2% 인하를 단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감면 연장을 선언했고 국회 통과를 낙관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 과정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정 부실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에 대해 또 한 차례의 책임 공방이 추하게 벌어질 수 있다. ●“유럽위기 풀 정치시스템 없어” 유럽의 재정위기는 단일 통화를 쓰면서 재정정책은 통합 또는 최소한의 조화도 이루지 못하는 반쪽짜리 통합의 폐해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경제적 갈등을 정치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것이다. 유럽의 재정위기 해결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여겨지는 프랑스는 내년에 대선이, 독일은 2013년에 총선이 예정돼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국익 우선의 해결책을 원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남유럽 지원에 반대하는 국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구조적 문제가 걸려 있어 상당한 체질 변화가 필요하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광장] 한나라당도 안희정 있다/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나라당도 안희정 있다/박대출 논설위원

    안희정의 한마디는 신선했다. 소신 발언은 통렬했다. 민주당의 모순을 꼬집었다. 그때까지 민주당은 일사불란했다. 오로지 반대만 외쳤다. 노무현 정부에서 잘한 협상을, 이명박 정부가 망쳤다며 똘똘 뭉쳤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얘기다. 그런데 안희정이 찬물을 끼얹었다. 당 소속으론 첫 충남도지사가 속을 후벼팠다. 민주당은 대꾸도 못했다. 그는 왜 그랬을까. 옛 주군을 띄워 주려는 의도일까. 국익을 위해서일까. 정의감의 발로일까. 정치적 도약을 위해서일까. 뭐가 맞든 중요하지 않다. 요체는 ‘바른 말’이다. 이명박 정부가 한·미 FTA에 가지 몇개를 쳤다. 나무는 노무현 정부가 심은 거다. 민주당이 뽑자고 할 주체는 아니다. 그러면 자기 부정이 된다. 안 지사는 이를 질타했다. 내부 비판이자, 자기 반성이다. 그래서 크게 보인다. 한나라당도 앞뒤가 다르다. 법무부 장관에 대한 잣대가 바뀌었다. 야당 때와 여당 때가 상반된다. 문재인은 안 된다더니, 권재진은 된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의 민정수석은 안 된다더니, 이명박 정부의 민정수석은 괜찮다고 한다. 정태근 의원이 지적했다. 역지사지 하라고 했다. 한나라당에도 ‘안희정’이 있다. 입바른 말을 하는 이는 오히려 더 많다. 홍준표 대표는 원조급이다. 최고위원 시절 쓴소리는 단골 메뉴였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은 더하다. 대통령도 금역(禁域)이 아니다. 요즘엔 유승민 최고위원이 주역이다. 한나라당에 아픈 지적을 주저하지 않는다. 추가 감세 철회, 4대강사업 비판 등 거침 없다. 원희룡·남경필·나경원 최고위원도 가끔 등장한다. 중진 의원들도 심심찮게 거든다. 무상급식 투표일이 오늘이다. 한나라당은 당론을 정했다. 최고위원회에서 뚝딱 처리했다. 그 과정은 성급했다. 유 최고위원은 의견 수렴을 요구했다. 남 최고위원도 동조했다. 하지만 묵살됐다. “포퓰리즘 용납 못한다.” “나라 거덜내는 꼴 못 본다.” 반(反)포퓰리스트들의 주장이다. 한나라당 사람들은 반박하기 어려운 논리다. 그 위세에 쓴소리는 묻혔다. 한나라당은 논리의 덫에 갇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승부수를 하나 더 띄웠다. 한나라당은 인질로 잡혔다. 꼼짝 못하는 신세가 됐다. 이제 후퇴는 불가능하다. 묵살의 대가는 더 커졌다. 오 시장이 이긴들 끝이 아니다. 또 다른 포퓰리즘 논란으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하다. 지면 감당키 어려운 상황으로 간다. 결국 정책투표는 정치투표로 변질됐다. 주민투표는 국민투표처럼 확산됐다. 그 전에 신중했어야 했다. 쓴소리를 경청했어야 했다. 훈수를 다 들어줄 수는 없다. 그러면 배가 산으로 간다. 정치현장, 정책마당에선 더하다. 집권 여당은 야당과 다르다. 야당처럼 주장만 할 수 없다. 국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 때론 훈수를 무시하는 게 편하다. 정책 혼선과 정국 혼란을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도를 넘었다. 모조리 외면하는 게 문제다. 습관이 됐다. 옥(玉)도, 석(石)도 버린다. 한쪽은 무시하고, 다른 쪽은 불만이다. 불화부동(不和不同)만 노출된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은 요원하다. ‘표(票)퓰리즘’은 한나라당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을 탓할 계제가 아니다. 다 해낼 재간이 없다. 그만한 돈이 없다. 여기서 또 꼬인다. 하나도 들어줄 수 없다는 경직성이 문제다. 처음부터 안 된다고 연신 발뺌이다. 들어줄 게 있는지 머리를 맞대려고 하지도 않는다. “하자”엔 “말자”로만 버틴다. 합치되는 게 없다. 고집불통은 이중적이다. 아이들 예산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어르신 예산만 올려댄다. 표 계산법이 놀랍다. 민첩하나, 비겁하다. 이명박 정부도 종반으로 가고 있다. ‘안희정’이 더 많아질 게다. 빈번한 등장은 분열과 혼란을 키운다. 잡음 없이 옥(玉)을 골라내는 내부 조율이 관건이다. 화합과 절충의 지혜에 달렸다. 저마다 딴소리를 해대면 모래알로 남을 뿐이다. 잘 담으면 모래시계가 된다. 모래시계 검사로 불리던 홍 대표의 몫이다. dcpark@seoul.co.kr
  • [시론] 독도, 애국심 그리고 외교/이준규 외교안보연구원장

    [시론] 독도, 애국심 그리고 외교/이준규 외교안보연구원장

    일부 일본 자민당 국회의원들의 울릉도 방문 시도로 촉발된 독도 문제가 일본 방위백서의 독도 관련 기술로 악화되어 한·일관계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최대의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것 같다. 여기에 동해 표기 문제까지 겹쳐져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영토 문제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매우 예민한 문제이며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한 조각의 영토라도 소홀히 취급할 수는 없다. 또한 영토 문제는 국민들의 애국적 감성을 가장 예리하게 자극하기 때문에 국민들을 쉽게 단결시킬 수 있는 반면 쉽게 흥분시킬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일본에 나라 전체를 통째로 빼앗겨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영토 문제에 있어서는 그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 절실하고 예민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독도 문제가 표면화되자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여러 분야의 국민들이 일본에 분노를 표출했다. 독도를 수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실행하기도 하였다. 이 모두 본인들 나름대로 생각하는 애국심의 발로일 것이지만, 실제로 독도 수호와 우리 국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영토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 올 때마다 정부의 외교력이 질타를 당하곤 한다. 도대체 이렇게 명명백백한 일을 두고 정부는 왜 ‘조용한 외교’ 운운하면서 문제 해결은커녕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것인가? 과거 ‘힘의 외교’ 시대에는 영토 문제는 대개 무력에 의해 결판났었지만, 지금은 어떠한 강대국도 무력으로 영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칼로 무 베듯 해결되지 않는다. 영토 문제는 어느 나라건 애국심과 직결되어 있어 아무리 근거가 박약한 영토에 관한 주장도 이를 섣불리 포기할 수 있는 정부는 없다. 그러므로 현대의 영토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고, 정부들로서는 장기전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는 우리의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지만, 감정 표출은 어느 정도의 자제력이 필요하다. 즉, 감정 표출의 대상을 너무 확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일본에는 독도가 한국 땅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양심적인 학자들이 있고 일반 국민들도 독도에 대해 잘 모르거나 무관심한데, 우리가 흡사 모든 일본인들을 적대시하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일본에 ‘한국의 친구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 우리의 국익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독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자세를 견지해 나갈 필요가 있지만, 어떠한 행동을 하게 될 때에는 그것이 정말 독도 수호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인지를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하고, 외양적으로는 지나치게 거칠거나 도발적인 모양을 띠지 않는 게 좋다. 정부로서는 독도 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해서 노력해 나가는 한편, 이 문제가 한·일관계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갈 책무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독도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절절한 애국심에 정부가 속시원하게 부응하기 어려운 이유라 할 수 있다. 북핵 문제를 비롯하여 통일 과정에서의 협조 확보 등 일본을 우리의 우방으로 묶어 둘 필요성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울릉도 방문 시도를 했던 자민당 국회의원 일행은 같은 날 같은 항공사의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돌아갔다. 그들은 그러한 해프닝을 통해 소기의 정치적 성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우리는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의 ‘분쟁지역화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에 대해 공감하는 국민들이 많아진 것은 다행이다. 우리는 독도가 분쟁지역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지만, 독도 문제의 궁극적 해결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현실도 인정해야 한다. 나아가서 이번 사건이 우리가 독도를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국익을 총체적으로 극대화하기 위한 외교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기고] ‘조용한 외교’의 적들은 누구인가/지상욱 자유선진당 전 대변인

    [기고] ‘조용한 외교’의 적들은 누구인가/지상욱 자유선진당 전 대변인

    올해 66주년을 맞은 광복절을 전후로 민족주의에 편승하여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독도 문제가 대표적이다. 일본 내에서 존재감을 잃은 몇몇 극우 정치인들의 울릉도 방문 소동, 이에 맞서 독도를 방문해 총 들고 보초 서는 우리의 쇼맨십 정치인, 이들이 바로 ‘조용한 외교’(silent diplomacy)의 적들이다. 최근들어 특히 독도 문제와 관련해 ‘조용한 외교’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들에게 먼저 묻고 싶다. 언제 우리가 ‘조용한 외교’를 제대로 했는지를. ‘조용한 외교’는 어떤 상황에서도 말없이 입 다물고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는 외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조용한 외교’는 고도의 소프트 외교를 말한다. 폭력적인 갈등과 충돌을 미연에 예방하고자 협상과 협력을 위한 외교적 환경을 조성하는 사전적·예방적 외교이다. 집안에 쥐가 들끓으면 쥐를 잡겠다고 고양이를 사서 풀어 놓는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쥐는 사라지지 않고 고양이와 개가 싸우며 집안을 시끄럽게만 하고 있다. 쥐를 잡으려면 먼저 집안의 개를 치웠어야 했는데 집주인은 쥐만 생각하고 고양이를 개집 옆에 두고 키웠던 것이다. ‘조용한 외교’는 ‘실리 외교’(effective diplomacy)를 위한 장애물을 제거하고 실리적 효과를 최대화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영토와 역사와 관련한 우리의 외교를 보면 조용하지도, 실리적이지도 않은 것 같다. 독도, 역사교과서 문제와 마찬가지로 이어도 영유권, 동북공정 문제를 둘러싼 외교와 정치의 관심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중국의 황당한 주장에 대해서는 굴욕에 가까울 정도로 침묵하면서, 일본의 치졸한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 정치가 목소리를 높이곤 한다. 왜 그럴까? 광복 이후 우리 역사가 그렇게 이념적이고, 정치적으로 변질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용한 외교’의 실천 전략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인가? 안으로는 힘을 키우고 밖으로는 실리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분열된 우리의 역사인식을 통합하고 한류와 같은 소프트 파워를 키워서 정부 간 실리외교를 떠받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와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은 민주정치를 하는 나라들이다. 그 나라 국민의 인식과 판단에 의해 정치가 움직인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일본의 극우 인사들이 정치에 발을 못 붙이도록 일본 국민의 인식 전환에 우리의 소프트 파워가 영향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밑에서부터 펼치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조용한 외교’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시민사회와도 손을 잡고 양국 간 시민사회 관계 형성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 일본 국민의 인식이 바뀌면 일본 정치, 외교도 바뀌게 된다. 비록 시간, 노력, 돈이 많이 들지만 이것만이 자칫 발생할지도 모르는 무력충돌을 막을 수 있다. 우리 안에서도 치열한 감시와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한다. 극우와 민족주의의 경계에서 정치적 단물을 빨아먹는 정치와 외교를 경계하여야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진실로 추구해야 할 것은 국민의 정서에 호소하는 정치적·이념적 외교를 멀리하고, 우리가 가진 것들이 무엇인지 잘 알아서 그것을 최대한 국익에 활용하는 지혜라고 본다.
  • 두 얼굴의 일본

    일본은 영토 문제와 관련해 양면 작전을 구사한다. 중국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다툼에 대해서는 중국의 공세를 애써 무시하며 조용히 실효적 지배를 강화한다. 하지만 한국과의 독도, 러시아와의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분쟁에는 최대한 문제를 제기해 국제적으로 이슈화시키는 상반된 입장을 취한다. 독도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세는 무척 집요하다. 자민당 의원 3명의 한국 입국이 좌절되자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는 방안을 한국 정부에 공식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신문은 10일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한국이 최근 들어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계속 강화하고 있어 독도 문제를 정식으로 양국 간의 교섭 의제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1954년과 1962년 한국 측에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자고 제안한 바 있어 이번에 제안이 이뤄지면 49년 만이다. 일본은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로 (일본의) 독도 영유권에 대한 정당성을 세계에 호소하려는 의도지만 한국이 동의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이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기 위해서는 당사국인 한국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이 신문은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한국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는 것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지만 이 문제를 정식으로 교섭 테이블에 올려 (독도의 실효지배를 강화하는) 한국의 처사에 일본이 얼마나 분노하는지를 보여 주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독도에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려는 한국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선 일본은 역으로 센카쿠열도를 국유화해 해상자위대와 해상보안청 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국회의 초당파 보수 의원 그룹인 ‘국가주권과 국익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이하 ‘행동하는 의원연맹’)이 현재 사유지인 센카쿠열도를 국유화하는 법안 제출을 추진하고 있다. 센카쿠열도의 국경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국유화와 함께 향후 해상자위대와 해상보안청의 상주 기지 건설도 추진한다. 일본 어선의 피난항 건설도 검토하기로 했다. 중국을 의식해 센카쿠열도에서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센카쿠는 현재 일본 사이타마현에 거주하는 소유자가 일본 정부로부터 연간 2400만엔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한미 FTA·무상급식 등 현안…洪 “여야대표 맞짱토론 하자” 孫 “대표 역할 따로 있다” 일축

    한미 FTA·무상급식 등 현안…洪 “여야대표 맞짱토론 하자” 孫 “대표 역할 따로 있다” 일축

    한나라당 홍준표(왼쪽) 대표가 8일 민주당 손학규(오른쪽) 대표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놓고 두 사람이 직접 ‘맞짱토론’을 해 보자는 것인데 손 대표는 일단 거부했다. 홍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핵심현안으로 떠오른 무상급식과 한·미 FTA 등에 대해 여야 대표가 공개 토론을 통해 방송이든 어떤 자리에서든 토론해 볼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특히 “민주당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분이 미국 언론에 망국적으로 기고를 해서 문제가 더 커졌다.”며 지난 3일 미국 의회 전문지에 한·미 FTA를 반대하는 기고문을 썼던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을 비난했다. 이어 손 대표에 대해서도 “10여 차례 한·미 FTA를 찬성한 일이 있고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고서도 찬성했다.”고 비꼬았다. 최근 “야당의 한·미 FTA 반대 논리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힌 안희정 충남지사도 언급하며 민주당 내 이견을 들쑤시기도 했다. 홍 대표는 이어 “민주당에서 내놓은 ‘10+2 재재협상안’ 가운데 10가지는 노무현 정부 당시 자신들이 미국과 합의한 사항”이라면서 “국익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한·미 FTA를 접근하는 것이 아니고 반미주의 이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손 대표 측에서는 홍 대표의 제안을 단번에 거절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홍 대표의 열정은 이해하지만 당 대표에게는 대표의 역할이 있고, 정책위의장에게는 정책위의장의 역할이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미 당론이 정해진 만큼 정책현안을 놓고 당 대표가 직접 나서서 왈가왈부하기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측 기류를 감안할 때 여야 대표 간 맞짱토론은 이번에도 공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미디어법, 세종시 문제 등을 놓고 야당 대표가 먼저 맞짱토론을 제시한 적이 있으나 여당 대표의 거절로 번번이 무산됐다. 강주리·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울릉도·독도 일본인 방문 관리 강화

    울릉도·독도 일본인 방문 관리 강화

    최근 일본 외무성의 대한항공 이용 자제령과 일본 자민당 보수우익 의원들의 울릉도 시찰 강행 등 잇따른 일본의 독도 도발 이후 경북 울릉군이 독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최근 6년여동안 울릉도를 찾은 외국인 전체 방문객 4086명 중 일본인이 200명선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 중 140명가량이 신고를 하지 않은채 몰래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데 따른 것이다. 3일 울릉군에 따르면 앞으로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하는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에게 신분과 방문 목적 등을 철저히 확인해 적절히 대처하기로 했다. 군은 우선 울릉도·독도를 방문하는 외국인에 대한 승선 관리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해양항만청과 해양경찰, 육지~울릉도 및 울릉도~독도 여객선 선사 측 등과 협조해 관련 법에 따라 승선권에 자신의 인적사항(성명,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을 반드시 기재토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제재에 나선다는 것이다. 또 독도 입도를 희망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군의 ‘울릉도·독도 천연보호구역 조례’에 의거해 입도 2시간 전에 신고서를 제출받아 검토한 뒤 신고필증 교부 여부를 최종 판단할 계획이다. 군의 이 같은 일련의 조치는 일본인 등 외국인이 자신의 신분을 감춘 채 독도 등에 입도해 무단으로 자료를 수집하거나 독도 문제를 국제 쟁점화하기 위해 불순한 행동을 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차원이다. 군은 지금까지 울릉도·독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등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입도 신고서 미제출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하더라도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이 같은 허점을 이용해 특히 일본인들이 신분을 밝히지 않고 입도하는 사례가 최근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5년 3월 독도가 내·외국인에게 개방된 이후 지금까지 울릉도~독도 여객선을 이용해 독도를 찾은 일본인 방문객은 모두 59명에 불과했다. 연도별로는 2005년 4명, 2006년 18명, 2007년 7명, 2008년 19명, 2009년 5명, 2010년 1명, 올 들어 지금까지 5명 등이다. 하지만 군은 같은 기간 실제로 독도를 찾은 일본인 방문객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6년 남짓 동안 울릉도를 찾은 외국인 전체 방문객 4086명 가운데 일본인이 최소한 5%가량인 200여명 안팎일 것”이라면서 “이들 대다수가 독도를 방문하면서도 제대로 독도 입도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대로라면 공식 집계된 59명을 제외한 140명가량은 몰래 독도에 들어왔다는 얘기가 된다. 김진영 울릉군수 권한대행은 “최근 들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정서가 더욱 민감해졌다.”면서 “국익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일본인들의 무분별한 울릉도·독도 입도는 최대한 막겠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이제는 공공외교다] 3국3색 문화외교

    [이제는 공공외교다] 3국3색 문화외교

    공공외교는 상대 국민의 ‘이해’와 ‘공감’을 얻기 위한 국가 차원의 장기적·전략적 외교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공외교 가운데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로는 문화외교가 꼽힌다. 문화적 전통이 깊은 유럽에서는 프랑스와 독일, 영국이 각각 정부주도형, 비정부기구형태, 혼합형 문화외교를 대표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외교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이들의 3국 3색 문화외교를 살펴봤다. ●프랑스 ‘중앙집중형’ 프랑스 문화외교의 특징은 정부가 주도하고 관리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다. 20세기 전반기엔 문화를 통한 영향력 확대를 중시했지만, 1980년대 들어 문화교류와 문화다양성으로 초점이 이동했다. 프랑스 정부가 지난해 정부 조직 간 중복과 연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 인스티튜트를 설립하면서 프랑스 문화외교는 일대 혁신에 들어갔다. 프랑스 인스티튜트는 외교부 산하이면서도 다른 중앙행정부처 활동을 하나로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기존에 150여개 국가 165곳에 흩어진 프랑스 문화원들을 오는 2013년까지 프랑스 인스티튜트라는 하나의 편제로 묶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로랑스 오에 사무총장은 “장기적인 목표는 브리티시 카운슬이나 괴테 인스티튜트 같은 단일 브랜드로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혼합형’ 독일에서는 1951년 창립한 괴테 인스티튜트가 문화외교를 대표하고 있다. 프랑스와는 달리 독일의 문화외교는 정부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독립기관이 협업하는 혼합형 구조를 띠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의 후유증으로 독일 정부가 전권을 쥐고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가 상대 국민들에게 부정적 인상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크리스티네 레구스 괴테 인스티튜트 대변인은 “독일의 친구를 만드는 것이 우리 조직의 목표”라면서 “독일어 보급과 전파, 독일 관련 정보제공, 국제 간 문화협력 등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슈테판 드라이어 주한 독일문화원장은 “독일 문화원의 업무 수행은 독일 외무부와 맺은 협정에 기반한다.”면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공공재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영국 ‘비정부기구 형태’ 영국 정부는 1934년 외교부에 ‘국가 간 관계를 위한 영국위원회’를 설치했다. 이듬해 이 위원회가 ‘국가 간 관계를 위한 영국문화원’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오늘날 영국문화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문화원은 외무부와 협력하고 재정지원도 받지만 운영에서는 독립성을 유지한다. 마크 허버트 영국문화원 공보국장은 “1940년부터 여왕에게 수여받은 ‘왕립헌장’에 따라 외국과의 독자적인 문화교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론 비영리조직”이라면서 “예술 교류와 영어 교육, 세계 각국과의 우호 관계 형성이 주요 목표”라고 소개했다. 최근 영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펴면서 영국문화원도 향후 4년에 걸쳐 예산의 26%를 삭감할 예정이다. 허버트 국장은 “문화원 전체 숫자는 그대로이지만 역할 조정이나 사무실 이전 등의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고민 프랑스와 독일의 공통 고민은 영어의 영향력과 중국어의 부상이다.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이들은 제2외국어로서의 입지 강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로르 쿠드레 로 주한 프랑스문화원장은 “프랑스어는 여전히 제1의 제2 외국어”라고 강조했다. 레구스 괴테 인스티튜트 대변인은 “각국 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많이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독일어 교사 재교육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유럽 각국의 문화외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유럽이라는 하나의 틀로 수렴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2006년 유럽연합 내 25개국 30개 기관이 참여해 결성한 EUNIC가 있다. 150여개국 2000곳이 넘는 곳에서 각개약진하던 유럽 각국의 문화원들이 EUNIC라는 이름으로 공동 활동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2만 5000명이 넘는 직원과 25억 유로(약 3조 7000억원)를 뛰어넘는 예산을 가진 초대형 문화원 네트워크인 셈이다. 오에 프랑스 인스티튜트 사무총장은 “유럽의 문화활동에서는 더 이상 국경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 이해하는 외국인 늘려야” 문화외교의 방향과 전략에 대해서는 나라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보였지만, 유럽 각국의 문화외교 당국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이 있다. 국가 차원에서 문화원 확충에 정책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점이다. 마크 허버트 브리티시 카운슬 공보국장은 그 이유로 ‘국익’과 ‘더 좋은 세계화’를 들었다. 그는 “문화외교가 단기간에 성과를 내지 않기 때문에 관심을 덜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한국에 관심을 갖고 한국을 이해하는 외국인이 많을수록 정치와 안보, 경제 등 모든 면에서 한국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은 경제와 안보 모두 전 지구적 차원에서 생각해야 하는 시대”라면서 “다른 나라를 더 많이 이해할수록 의사소통은 더욱 쉬워진다.”고 강조했다. 베를린·파리·런던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일본인 59명 독도에 올랐다…일본인 울릉도·독도 방문객 관리·감독 철저 기해야

    일본인 59명 독도에 올랐다…일본인 울릉도·독도 방문객 관리·감독 철저 기해야

    최근 일본 외무성의 대한항공 이용 자제령과 일본 자민당 보수우익 의원들의 울릉도 시찰 강행 등 잇따른 일본의 독도 도발 이후 경북 울릉군이 독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6년여동안 울릉도를 찾은 외국인 전체 방문객 4086명 중 일본인이 200명선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 중 140명가량이 신고를 하지 않은채 몰래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데 따른 것이다. 3일 울릉군에 따르면 앞으로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하는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에게 신분과 방문 목적 등을 철저히 확인해 적절히 대처하기로 했다. 군은 우선 울릉도·독도를 방문하는 외국인에 대한 승선 관리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해양항만청과 해양경찰, 육지~울릉도 및 울릉도~독도 여객선 선사 측 등과 협조해 관련 법에 따라 승선권에 자신의 인적사항(성명,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을 반드시 기재토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제재에 나선다는 것이다. 또 독도 입도를 희망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군의 ‘울릉도·독도 천연보호구역 조례’에 의거해 입도 2시간 전에 신고서를 제출받아 검토한 뒤 신고필증 교부 여부를 최종 판단할 계획이다. 군의 이 같은 일련의 조치는 일본인 등 외국인이 자신의 신분을 감춘 채 독도 등에 입도해 무단으로 자료를 수집하거나 독도 문제를 국제 쟁점화하기 위해 불순한 행동을 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차원이다. 군은 지금까지 울릉도·독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등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입도 신고서 미제출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하더라도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이 같은 허점을 이용해 특히 일본인들이 신분을 밝히지 않고 입도하는 사례가 최근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5년 3월 독도가 내·외국인에게 개방된 이후 지금까지 울릉도~독도 여객선을 이용해 독도를 찾은 일본인 방문객은 모두 59명에 불과했다. 연도별로는 2005년 4명, 2006년 18명, 2007년 7명, 2008년 19명, 2009년 5명, 2010년 1명, 올 들어 지금까지 5명 등이다. 하지만 군은 같은 기간 실제로 독도를 찾은 일본인 방문객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6년 남짓 동안 울릉도를 찾은 외국인 전체 방문객 4086명 가운데 일본인이 최소한 5%가량인 200여명 안팎일 것”이라면서 “이들 대다수가 독도를 방문하면서도 제대로 독도 입도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대로라면 공식 집계된 59명을 제외한 140명가량은 몰래 독도에 들어왔다는 얘기가 된다. 김진영 울릉군수 권한대행은 “최근 들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정서가 더욱 민감해졌다.”면서 “국익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일본인들의 무분별한 울릉도·독도 입도는 최대한 막겠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추태 부린 일본인 3人…남의 나라 공항서 ‘선거운동’

    추태 부린 일본인 3人…남의 나라 공항서 ‘선거운동’

    울릉도 방문을 강행하려던 일본 자민당 소속 의원 3명이 정부의 입국 금지 조치 9시간 만에 일본으로 돌아갔다. 자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11시 10분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법무부 당국자의 입국 금지 통보를 받고서도 버티다 일반 불법체류자와 함께 재심사무실에 수용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받고서야 오후 8시10분 일본행 마지막 항공기에 올랐다.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개인 자격을 내세워 방한을 강행한 자민당 중의원의 신도 요시타카와 이나다 도모미, 참의원의 사토 마사히사 의원은 일본 정치권에서도 영향력이 미미한 인물들로 이번 영토문제 부각으로 국내 정치적으로 주목을 받으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신도 의원은 김포공항 도착 직후 우리 정부가 입국을 불허하자 “우리가 테러리스트도 아니고 무슨 근거로 한국 국경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면서 “양국 간 외교적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대사관과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설득을 무시한 채 공항 내 재심사무실에 머물던 이들은 무토 마사토시 일본대사가 직접 나서 “마지막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이후 상황은 대사관도 책임질 수 없다.”고 설득하고 출입국관리사무소도 “중국 불법체류자들과 함께 밤을 지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압박하자 결국 포기하고 일본행을 결정했다. 오후 7시였다. 이들의 돌출행동으로 한·일 정부 간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응당한 조치를 취했고, 같은 일이 되풀이되면 안 될 것이며, 일본 측도 잘 알 것”이라면서 “일부 야당 의원의 행동인 만큼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2일 발간될 일본 방위백서에 예년과 마찬가지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문구가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하는 등 예년과 같은 수위에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외무상도 이날 오후 신각수 주일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자민당 의원들의 입국을 한국이 거부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12일로 예정된 독도에서의 국회 독도특위를 열지 말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일본 정치권에서는 자민당 의원들의 방한 강행을 두고 국익보다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취해진 ‘돌발 행위’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사이타마현 가와구치시 지역구 출신인 신도 의원은 4선이긴 하지만 당내 비중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영토에 관한 특명위원회’의 위원장 대리를 맡는 등 주로 영토 관련 분쟁을 부각시켜 영향력을 발휘하려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쿠이현 출신 2선인 이나다 의원은 국정 활동보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미화하는 등 극우적 발언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참의원 초선인 사토 의원은 자위대 학교주임 교관 등을 지내다 2007년 퇴직한 뒤 참의원 선거에 비례대표로 당선돼 자위대를 대변하는 우익 인물로 꼽힌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서울 김미경·김동현기자 jrlee@seoul.co.kr
  • 日의원 입국금지 근거는…

    일본 자민당 의원 3명의 입국을 막은 조치는 현행 출입국관리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 1항 3호와 8호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의 경우 법무장관이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본 의원들의 행동은 대한민국의 국익에 명백히 반하는 데다 공공의 안전을 침해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는 해당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출입국관리법 제46조 제1항에 따라 일본 의원들을 강제퇴거시킬 수도 있었다. 관련 규정은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외국인에 대한 강제퇴거 절차를 집행하기 위한 행정작용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강제 출국을 위한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았다. 양국 간의 관계를 고려해 강제퇴거를 최대한 자제한 것이다. 최재헌·이영준기자 goseoul@seoul.co.kr
  • 외교부 원칙 없는 비밀주의

    외교부 원칙 없는 비밀주의

    전문가들은 공공외교를 위한 기본 요건으로 쌍방향성과 투명성, 특히 외국 시민뿐 아니라 자국 시민들과도 정보를 공유하고 이해와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외교통상부는 이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 국민들에게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해를 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외교부의 정보공개 정도를 살펴봤다. 조사 결과 공개비율이 전체 정보공개청구 건수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여타 중앙부처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치였다. 또한 취하 등 정보공개처리 자체를 거부하는 비율도 높은데 이는 권력기관의 지나친 정보 비공개 남용이라고 볼 수 있다. 가령 외교부는 재외공관에서 근무하는 주재관의 소속 부처별 직급 현황을 국익이란 이유로 대외비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외교부 홈페이지 주재관 관련 공지사항 게시판에서 주재공관 모집공고만 살펴봐도 어느 공관에서 어떤 업무로 어떤 직위와 직급의 주재관이 필요한지 자세하게 나와 있다. 외교부 스스로 원칙 없는 폐쇄성만 부각시키는 셈이다. 외교부는 공공외교를 활성화한다는 명분으로 문화외교국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공공외교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에 대해서는 비공개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예컨대 2009년 나온 ‘한국의 문화외교 강화를 위한 추진전략 및 지역별 차별화 방안’은 지난 22일 현재도 정부가 운영하는 정책연구정보서비스(PRISM)에서 비공개로 처리돼 있었다. 외교부는 지난해 연구보고서가 나온 ‘정부개발원조(ODA)의 대국민 인지도 및 공감대 확산을 위한 홍보방안 연구’ ‘ODA 정책 및 홍보사업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글로벌 원조체제 방향성 연구’ 등도 모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진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간사는 “타당한 근거도 없이, 원칙과 기준도 없이 무조건 비공개 하는 것은 과도한 비밀주의 양산밖에는 되지 않는다.”면서 “이런 모습이 결국 국민들과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소통을 단절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외교인력 네덜란드 4분의1… 일관된 사업하긴 역부족

    외교인력 네덜란드 4분의1… 일관된 사업하긴 역부족

    “세계 어딜 가건 한국 대사관은 도움이 안 돼요. 대사관 사람들은 일부러 만나지 않습니다.”(한 국내 대기업 해외 사무소장), “대사관이 뭐 하는 거 있다고 시내 한가운데 그렇게 땅값 비싼 곳에 사무실 두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게 다 국민 세금 아녜요?”(유럽 A도시의 게스트하우스 주인) ‘공공외교의 최일선’이 돼야 할 외국 주재 한국대사관은 어쩌다가 세계 어디서나 이렇게 비난의 주인공이 됐을까. ●‘乙’ 모르는 외교관, 알고 보면 허당 유럽 한글학교 교사 B씨는 “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자동으로 교민사회에서 ‘지역유지’ 대접을 받는다.”면서 “대사관이 현지 한국인을 모시라고 있는 곳이지만 현실은 정반대”라고 꼬집었다. 2007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단기 선교 활동을 하던 샘물교회 신도 23명이 탈레반에 인질로 잡히는 사태가 발생했다. 외교부는 아랍어 전공자를 아프간에 파견했다. 탈레반의 앙숙인 파키스탄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패착도 자초했다. 결국 국가정보원 입사 뒤 내리 15년간 중동만 담당했던 ‘선글라스맨’ 한 명보다도 못하다는 망신을 당해야 했다. 과연 지금은 상황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난 3월 상하이 총영사관 스캔들과 4월 코트디부아르 대사 상아 밀반입 사건, 거기다 지난해 9월 유명환 전 장관 딸 특채 등 인사파문 등은 외교부가 결정적 국면에서 얼마나 무능하고 해이할 수 있는지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 적잖은 재외공관이 현지 주요 인사에 대한 기본 정보 보고조차 망각하는 실정이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외교부 내부 전산망인 ‘주요인사 접촉 관리 시스템’은 개점휴업이었고, 외교부는 이를 방치했다. 일본·러시아·독일·영국 주재 대사관과 유엔 주재 대표부 등 전체 공관의 52.6%가 2007년 1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주요 인사 접촉 기록을 한 건도 입력하지 않았다. 주중국·프랑스 대사관 등 15.3%는 10건 이내였고 주미국 대사관 등 10.9%는 11~50건뿐이었다. 50건 이상 입력한 곳은 21.2%에 그쳤다. 영국 주재 대사관 등 27.0%는 주요 인사 인물정보조차 전혀 입력하지 않았고, 주러시아 대사관 등 8.0%는 10건 이내, 주일본 대사관 등 25.6%는 11~50건에 그쳤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감사원 지적 이후 자료 입력과 관리를 독려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점검 결과 이전보다 30~40%가량 증가했다.”고 해명했다. ●공관당 외교인력 멕시코보다 적어 대사관 고위 관계자로 일하는 K씨도 외교관들이 폐쇄성과 엘리트의식 비판을 인정했다. 그는 외무고시를 통한 충원제도, 상대국 외교관과 주로 만나고 대민 접촉이 적은 업무 특성을 지목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지난 2월 이집트에서 벌어진 논란을 예로 들며 “시민들의 선입견이 부정적 여론을 확대재생산하는 면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카이로공항에서 한 시민이 트위터에 대사관의 지원이 미흡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논란은 급속히 확산됐다. 하지만 일본이 30명, 중국이 60명인데 비해 한국 공관원은 5명뿐이라는 사실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20일 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외교 인력은 2189명이다. 인구 10만명당 4.4명이다. 한국보다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은 네덜란드는 인구가 1650만명으로 한국의 3분의1에 불과하지만 인구 10만명당 외교관이 무려 18.8명이나 된다. 프랑스(15.1명), 호주(11.8명), 영국(8.0명), 미국(6.9명), 일본(4.5명) 등도 상당한 외교관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재외공관당 외교인력 비율이 세계 국내총생산(GDP) 상위 16개국 가운데 가장 적은 13.1명에 불과하다. 미국은 무려 71.9명이나 됐고 네덜란드는 19.9명, 멕시코도 13.8명이었다. 심지어 외교인력이 4명 이하인 대사관도 41곳이고 이 가운데 22곳은 여러 나라를 겸임하는 실정이다. 한편으론 외교관이 부족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50대 초반만 되면 은퇴를 생각하게 만드는 외교부 시스템도 문제다. K씨는 “전문성이 한창 꽃필 때인 50대 초반에 퇴임 이후를 걱정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외교관이 국가적 중대사를 장기적으로 고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재외공관 감사 경험이 풍부한 한 감사원 관계자는 “인력 배치 난맥상 등 국민의 분노를 사는 여러 문제점을 부정할 순 없다.”면서도 “한국 사회가 공공외교를 원한다면 외교관들이 그걸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베를린·파리·런던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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