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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원춘 UzKDB행장 “고객·인력·자금 현지화가 해외 성공 열쇠”

    황원춘 UzKDB행장 “고객·인력·자금 현지화가 해외 성공 열쇠”

    “고객과 은행운영 인력, 그리고 자금이 삼위일체로 현지화가 돼야 해외에서 한국금융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산업은행의 대표적인 국제통으로 통하는 황원춘 UzKDB 행장은 우리 은행들의 글로벌 생존 전략으로 현지화를 제1의 조건으로 꼽는다. 그는 “현지화라는 것은 그 시장의 특수성을 알고 문화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며 “국제적 감각을 갖춘, 우수한 현지 인력을 키워 문화적 이질감과 언어적 장벽을 넘는 것도 현지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현지화의 방향은. -두 가지로 봐야 한다. 외국계 금융으로서의 강점을 토대로 현지 경제에 기여하면서 현지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금융서비스를 해야 한다. 현지의 우수 인력들은 대부분 고위층의 자제로 봐도 된다. 이들에게 대한 믿음을 갖고 대외관계 등의 업무를 맡길 경우 더욱 효과적일 때도 있다. 자체적으로 국제금융 인재를 키우면서 현지에서 우수한 인력을 활용하는, 투 트랙이 병행돼야 진정한 현지화로 볼수 있다. →현지화가 안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 -한국의 금융기관들이 해외에서 욕을 먹는 이유 중의 하나가 한정된 한국기업을 놓고 싸우는, 제살 깎아먹기 경쟁이다. 궁극적인 원인으로 현지 시장으로 파고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익에도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다. 힘들고 먼 길이더라도 현지에서 뿌리를 내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서울 본사와 현지 진출 지사와 어떻게 연계를 해야하나. -현지에서 일어나는 주요한 경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진다. 주요한 현지의 경제 정보는 금융권을 통해 유통된다. 산업은행이 참여하고 있는 40억 달러에 달하는 수루길 가스개발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워낙 금액이 크기 때문에 현지에서 서울 본사로 연계한 사업이다. 우리가 현지에 없었다면 참여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핵심 경제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계획단계부터 금융파트너로서 현지의 각종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것은 현지화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탸슈켄트(우즈베키스탄)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국제기구 취업 ‘평생 프로젝트’로 준비해야”

    “국제기구 취업 ‘평생 프로젝트’로 준비해야”

    “전 세계 여러 국제기구들이 있으니 열 번이든, 스무 번이든 될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지원하세요. 저도 늦은 나이에 도전해서 이뤘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서 근무하는 김습(50) 사찰국 사찰팀장이 20일 국제기구 진출을 희망하는 젊은이 50여명과 만났다. 외교통상부가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는 한국인을 초청, 일반인을 상대로 마련한 간담회에서다. ●서류·면접·언어능력 등 꼼꼼히 준비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3층 회의실에서 만난 김 팀장은 자신의 생생한 경험담을 열정적으로 풀어놓으며, 더 많은 한국인들이 국제기구에 진출해 활동 영역을 넓히고 국위를 선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장교로 임관돼 화학특기자로 군 화학연구소, 국방부 정책실 등에서 20여년간 복무한 뒤 지난 2003년 국제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의 문을 두드렸는데 보기 좋게 떨어졌다.”면서 “부단한 노력 끝에 재도전한 지 2년여 만에 사찰관 모집에 지원, 선발돼 3년 전 과장급인 사찰팀장이 됐다.”고 소개했다. 김 팀장이 국제기구에 눈을 뜨게 된 것은 국방부에서 근무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국제기구 직원 모집 공고를 접하게 됐고, 정부에서도 국제기구 진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면서 새로운 환경에서 근무해 보고 싶은 도전정신이 생기면서다. 그러나 2003년 첫 도전에서 실패를 맛봤고, 평소 갈고닦은 영어 실력과 다양한 경력 관리를 바탕으로 재도전한 결과, 2005년 목표를 이뤘으며 이후 두 번이나 진급하게 됐다. 그는 “국제기구 지원은 서류와 면접, 언어능력 등 모든 면에서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고, 관계자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절대 급하게 접근하지 말고 현직에 충실하면서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국제기구들은 주로 경력사원을 뽑기 때문에 ‘평생 프로젝트’로 준비하고 일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또 “국제기구 근무 환경은 급여뿐 아니라 자녀 교육비, 휴가, 출장, 퇴직금, 보험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며 “62세에서 65세까지가 정년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분담금에 비해 한국인 직원 턱없이 적어 김 팀장은 “한국이 유엔에 내는 분담금이 12~15위 수준인데 실제 근무하는 직원 규모는 턱없이 적고, 인도·중국·아프리카에서 온 직원들이 훨씬 더 많아 이들 국가는 분담금의 몇 배 이상을 거두고 있다.”며 “화학무기금지기구의 전 직원 550명 중 한국인은 4명에 불과해 분담금 규모로 보면 10명 이상은 근무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위직이 아니더라도 국제기구 진출 시 위상이 높아지고 국제무대 활동 폭이 넓어진다.”며 “국제기구 인력이 늘어나면 국익과도 연결되고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도 활성화될 수 있어 여러 가지로 장점이 많다.”며 국제기구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베트남 남중국해 고리로 뭉쳤다

    어제의 적이 공동의 적 앞에 동지로 뭉쳤다. 미국과 베트남이 남중국해를 고리로 결속을 다지고 있다. 양국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서의 항해의 자유, 평화와 안정, 안전 유지가 국제사회의 공통 이익”이라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베트남의 손을 들어주면서 중국과 각을 세운 것이다. 성명은 워싱턴에서 차관급 ‘정치·안보·국방 대화’를 마치면서 나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성명은 “최근 발생한 사건들은 해양안보, 항해의 자유, 합법적인 조건 아래 방해 받지 않는 경제 발전과 무역, 국제법 존중에 대해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또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은 강압 혹은 무력 사용 없이 공동의 외교적 절차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베트남전 당시 고엽제가 저장됐던 다낭 지역의 토양에서 고엽제 성분인 다이옥신을 제거하는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두 나라가 고엽제 제거에 함께 나선 것은 베트남전쟁 종식 이후 처음이다. 미국이 남중국해 분쟁에서 베트남과 한목소리를 내고, 전쟁 악몽을 넘어 화해 협력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점점 더 거침없이 행동하기 시작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서다. 베트남도 중국의 거친 압박과 현재의 위협 속에 옛 교전국 미국과의 협력속도를 더 높일 필요성을 느끼던 차였다. 근년 들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에서 중국은 완력 사용도 개의치 않겠다는 듯이 베트남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미국과 베트남은 다음 달 해군 합동 군사 훈련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필리핀, 태국 등 동맹국들과 연례 군사 훈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지만 남중국해 갈등에 따른 대응 차원의 성격이 짙다. 지난해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 등의 갈등이 불거지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7월 베트남을 방문해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미국 국익에 직결된다.”며 미국이 당사국임을 강조했다. 지난 14일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 “비당사국은 반드시 당사국 간의 담판 노력을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미국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또 미국이 이달 말 필리핀에 이어 다음 달 베트남과 해군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한 것을 겨냥해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하인리히 법칙과 키시미江의 교훈/문명재 연세대 언더우드 행정학 특훈교수

    [열린세상] 하인리히 법칙과 키시미江의 교훈/문명재 연세대 언더우드 행정학 특훈교수

    모든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현 정부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으나 누구나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혼신을 바쳐 국정에 임하고 박수를 받으며 퇴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대통령은 2013년 2월 25일 퇴임하는 순간까지 부패 문제로 국정이 표류하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통령이나 행정부가 정치권의 표(票)퓰리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사를 앞둔 집안처럼 어수선하다면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불안해지기 십상이다. 또한 청와대의 정치적 구심력이 점차 저하되는 상황에서 친인척·측근 비리가 불거지거나 공직자 비리가 누룩같이 번진다면 정치적 소용돌이가 일파만파로 거세질 게 뻔하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게 있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오듯이 세상의 모든 일은 징후가 있다는 것이다. 미 해군장교 출신의 하인리히가 보험감독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5만여건의 산업재해 관련 통계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법칙이다. 그는 사망사고 한 건이 발생하기 전에 평균 29건의 부상사고가 생기고 300건 정도의 경미한 사고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2008년도 중국 쓰촨성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이를 감지한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가 한꺼번에 이동했던 현상도 하인리히 법칙의 예시로 제시되곤 한다. 대형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반드시 조짐이 있다는 얘기다. 이는 반대로 사고의 조짐을 미리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면 큰 사고를 막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한 달 전에 불거진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사태는 부실금융이라는 경제문제를 넘어서 정치적 폭발력을 지닌 정·관계 로비가 얽힌 금융비리 문제로 증폭되었다. 처음엔 금융감독원에 대한 감독 소홀과 전관예우 관행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다가 점차 로비의혹과 관련하여 전·현 정권의 몇몇 인물이 거론되기 시작하였다. 급기야는 현직 감사위원이 구속되었고 전 청와대 비서관이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는 등 정치권으로 비리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책임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도 만만찮다. 연이어 터지는 비리문제를 보면서 하인리히 법칙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과민반응일까. 하인리히 법칙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하나씩 터져 나오는 비리의 원인과 연결고리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예방적 기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직자가 꽃과 열매를 한손에 쥐려고 할 때 사회적 질타가 따른다. 권력과 이익을 나누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치권의 자성도 전제되어야 한다. 비리 문제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함께 청와대의 중심잡기도 중요한 숙제이다. 정치권이 복지나 교육과 관련된 이슈를 선점하기 위하여 ‘표퓰리즘’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청와대는 국익에 닻을 내리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최근 반값 등록금 논쟁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의식한 정치권은 현실보다는 표심에 고민하며 무차별 대안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언론의 포퓰리즘적 보도가 기름을 부어댔다. 그 와중에 대학은 탐욕스러우면서도 무책임한 공공의 적으로 내몰렸다. 대학들은 연구 활성화와 국제화를 통하여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하라는 사회적 요구를 힘겹게 따라가다 반값 등록금 문제로 자괴감에 빠져 있다. 한동안 정치투쟁과 거리를 두고 있었던 대학생이 자신들의 이해와 관련된 등록금 문제가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자 촛불집회로 모였다. 민주화 이후 잠잠해졌던 대학의 정치투쟁적 유전자를 자극하는 조짐이다. 시간에 내몰려 성급한 정책결정을 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청와대가 정책의 키를 잘 잡아야 하는 이유다. 미국의 플로리다 중부에는 꾸불꾸불 남북으로 흐르는 키시미 강이 있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하여 정부는 166㎞에 달하는 강을 90㎞의 반듯한 모양으로 바꾸는 10년간의 대규모 채널화 공사를 추진하였다. 그러나 홍수예방을 위한 해결책이 습지와 주변 생태계를 파괴하게 되자 결국 1992년부터 지금까지 본래 강의 모습으로 바꾸는 복원공사를 하고 있다. 어제의 성급한 해결책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하인리히 법칙과 키시미 강의 교훈을 맘에 새겨 성공하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
  • “포퓰리즘 빠지지 말고 원칙에 충실해라”

    “포퓰리즘 빠지지 말고 원칙에 충실해라”

    “공무원은 모름지기 부처 이기주의에 빠지지 말고 항상 국익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포퓰리즘에 빠지지 말고 원칙에 충실해 주세요.” 김황식 국무총리가 공직에 갓 입문한 5급 공무원들에게 바람직한 역할론에 대한 소신을 전수했다. 김 총리는 15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중공교)에서 ‘더 큰 대한민국 실현 주역으로서 신임 사무관의 역할’을 주제로 40분가량 특강을 했다. 수강생인 제56기 신임관리자과정 321명은 지난해 5급 공채시험에 합격한 신임 사무관들로 4월부터 27주간 교육을 받고 있다. 김 총리가 공무원 특강을 위해 중공교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부처 이기주의 경계하라” 그는 “1972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제게 여러분은 40년 정도 공직 후배인 셈”이라고 말문을 열면서 “선진 일류 국가로 진입하는 우리나라는 경제적·물질적 성장도 중요하나 공정사회를 구현하고 국가 품격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승자독식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흔들리고 품격 없는 사회로 나아가는 게 안타깝다.”며 “공직자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고 부름받은 것이라는 소명의식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이어 “법과 규정을 올바로 집행하고 부처·지역 이기주의를 경계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총리는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장관이 아닌 국무위원 입장에서 일해 달라’며 부처 이기주의를 질책했다.”면서 “관료제와 조직 이기주의를 벗어나 전문성을 높여 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 사회 갈등비용이 GDP의 27%라고 하는데 최근 동남권 신공항건설, 국제과학비즈니스센터, 무상복지를 놓고 많은 갈등을 겪었다.”면서 “이런 갈등을 잘 조정하고 해결하는 게 정부와 여러분의 역할이다. 원칙을 세워 포퓰리즘에 흔들리지 말고 엄정하게 풀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가·국민 위한 공복이 되어야” 그는 “국가와 전체 국민의 관점에서 일하는 공복이 되라.”고 당부하면서 “공직사회가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데 창의적 마인드를 갖고 어떻게 하면 국민과 나라발전을 위해 일할 것인가를 고민해달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강연이 끝난 뒤 신임 사무관들은 “중앙 부처를 통할, 조정하는 위치에 있는 총리이자 공직 대선배의 조언을 잊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기고] 지천명의 생일을 맞은 국정원/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기고] 지천명의 생일을 맞은 국정원/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국가정보원(국정원)이 10일로 개원 50주년을 맞았다. 두 차례 명칭 변경이 있었지만 1961년 6월 10일 창설된 중앙정보부의 후후신(後後身)으로 지천명(知天命)의 생일을 맞은 것이다. 50세 생일을 맞는 국정원에 바라는 국민의 기대는 어떤 것일까. 그것은 국가 안전보장, 국익 실현, 자유민주적 가치의 수호라는 기존 임무와 더불어 대한민국 선진화를 위한 주요 기능을 수행해 달라는 내용일 것이다. 50년 국정원 역사는 현대 한국정치의 진화 과정을 그대로 체현하고 있다. 국정원의 지향점은 원훈(院訓)에서 잘 나타난다. 1961년 중앙정보부 창설 이후 37년간의 부훈은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였다. 여기에는 비(秘)조직으로서의 위상을 상징하는 뉘앙스가 다분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6월 ‘정보는 국력이다’로 원훈이 바뀌었다. 1990년대 인터넷 혁명 이후 정보의 중요성을 국력의 차원으로까지 끌어올려 인식해 왔다는 것이다. 2008년 현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은 원훈을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으로 변경하면서 자유주의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천명했다. 이처럼 50년 국정원 역사는 음습한 권력의 시녀라는 부정적 인식에서 민주적 정보기관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후 자유주의 실현으로 그 실천 목표를 옮겨간 점진적 진화의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간 국정원의 기능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가 뒤따랐다. 국정원은 개인에 대한 불법 사찰과 대선 등 주요 정치과정에 대한 개입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국정원이 조직에 부여된 일차적 목표를 잊은 적은 없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국정원이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했다면 대한민국의 국가적 실체는 이미 소멸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사실 국정원의 과오는 보다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경향이 짙다. 지난 2월 발생한 국정원 직원들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사건이 대표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 도처에서 국가안보를 위한 비밀공작을 수행하다 불의의 사고로 희생되는 직원들도 다수 존재한다. 국정원 직원들은 실로 목숨을 건 ‘총성 없는 정보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주변적인 과오 때문에 국정원의 본질적 기능을 간과하고 조직 전체에 부정적 낙인을 찍는 행위는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향후 국정원은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위한 도정에서 더욱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안보의 튼튼한 뒷받침 없이는 선진화는커녕 선배들이 애써 일궈놓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업적마저 모래성처럼 허물어져 버릴 수 있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안보 환경과 주변 강대국들의 정세를 고려할 때 국가안보와 실리외교를 위한 국정원의 업무는 더욱 강화돼야 한다. 가령 예측불허의 북한 사이버 테러와 관련하여 국정원의 예방적 보완조치가 강화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이 시급하다. 국정원의 국가안보 관련 업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신각수 신임 주일대사 ‘공공외교 한류’를 말하다

    신각수 신임 주일대사 ‘공공외교 한류’를 말하다

    “이웃 나라와 잘 지낼 수 없다면 서로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한국에는 일본이, 일본에는 한국이 가장 중요한 나라라고 생각하고, 한·일 관계가 과거를 넘어 미래지향적으로 진전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달 23일 임명돼 오는 10일 일본으로 떠나는 신각수 신임 주일대사를 8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 인근 사무실에서 만났다. 40여분간 이어진 인터뷰에서 신 대사는 한·일 관계가 21세기 동북아 시대에 걸맞게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 대사와의 일문일답. →일본이 대지진, 정치적 혼란 등으로 어렵다. 대사로서 첫 행보는. -10일 도착해 신임장을 제출한 뒤 첫 공식 활동으로 오는 16~17일 대지진 및 방사능 유출 피해가 심각한 동북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와테현과 미야기현, 후쿠시마현을 찾아 지사들과 만나 협의하고 우리 교민 피해도 점검하고자 한다. 현지에서 직접 보고 이웃 나라로서 더 도울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려고 한다. →한·일 간 셔틀외교 강화가 쉽지 않다. 국빈 방문 추진 계획은.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를 제대로 하려고 할 때마다 어려운 일이 생겨 아쉬웠다. 양국이 더 가까워지려면 정상들이 자주 만나야 한다. 일본 측이 이명박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희망하고 있어 일정을 협의할 것이다. 일본 천황의 한국 방문도 열려 있으며, 이에 대해 일본이 결정할 것이다. →일본 교과서 등 과거사 문제가 현안이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역사 인식 문제는 다음 세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라나는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중요한 문제다. 양국 간 역사공동위원회를 운영하고 있고, 정부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문제가 있는 교과서가 채택되지 않도록 양국 시민단체 등이 협력해 풀뿌리 운동을 벌여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일본을 설득하고 잘못을 깨닫게 해야 한다. →조선왕실의궤 등 한국 도서 반환이 진행 중이다. 향후 일정은. -이번 주말 내각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며, 발효 절차를 거쳐 실무 협의가 이뤄질 것이다. 인도 장소, 포장 방법, 검수 등 기술적 내용이 다뤄질 것이다. 반환 시점은 의궤 반환이 양국 우호 증진에 큰 역할을 할 것임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의미 있는 시점’에 이뤄질 것이다. →한·일 관계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복안은 무엇인가. -정부 간 협력 못지않게 민간 교류가 중요하다. 인적 교류, 특히 청소년·문화 교류 강화에 힘쓸 것이다. 공공외교를 통해 일본의 평범한 대중들에게 한국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줘야 한다. ‘한류’는 공공외교의 좋은 수단이다. 또 일본 내 여론 주도층, 영화감독이나 만화가, 가수 등 영향력이 큰 계층과 연계해 이들을 친한파·지한파로 만들어 한국을 더 많이 알리고 긍정적 이미지를 전파하는 활동도 할 것이다. 한·일 관계는 21세기 동북아 시대를 맞아 대국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도 대범하게 나오기를 기대한다. →지진 후 일본의 대외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지진 여파로 경제가 어려워져 국내 문제에 집중하게 되면 내향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대외 문제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은 저력이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고, 동북아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사명감이 있다. 북핵 문제도 일본이 6자회담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많이 지지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한·일 간 공조는 양국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것이다. →한·일·중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데, 자유무역협정(FTA) 움직임은. -FTA에 대해 3국 정상 간 언급이 있었고, 한·일, 한·중, 한·일·중 FTA가 각각 진행될 것인데 어느 정도 서로 보조를 맞추게 될 것이다. 한·중 FTA는 양국 간 시장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있고, 한·일 FTA는 정치적 필요는 있으나 경제적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할 것이다. →일본과 인연이 깊은데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로서 포부와 각오는. -일본 연수와 주일 대사관 근무, 본부 일본과, 조약국장 시절 한·일 어업협정 갱신 협상까지 10여년간 일본 관련 업무를 했다. 1980~90년대부터 알고 지내온 일본인들이 요직에 많이 있다. 대사 업무는 직업 외교관 여부를 떠나 본부와 소통하고 정치적 결정도 내려야 하는 일이다. 궁극적 임무는 국익 수호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데스크 시각] 늑대와 양떼몰이/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늑대와 양떼몰이/오일만 경제부 차장

    역대 정권에서 반복됐던 ‘부패 게이트’가 이번 정권에서도 변함없이 재현됐다. 이른바 ‘부산저축은행 게이트’다. 한푼의 이자라도 더 받으려는 서민들의 돈이 부패고리의 ‘종잣돈’으로 쓰였다. 예금 인출 과정에서 소외됐던 ‘힘없고, 백없는 서민’들이 원금을 돌려달라고 길거리에 나서는 형국이다. 이들의 분노와 원망이 하늘을 찌른다. 피해를 입은 고객이 2만 7000여명, 피해액은 1조 5000억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공정사회를 전면에 내건 현 정권의 뿌리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는 파괴력이 감지된다. 과거 게이트와 달리 이번엔 금융권력을 장악한 ‘금피아’(금융감독원+마피아)와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마피아)의 최상위 핵심들이 줄줄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 크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감독기관 차원을 떠나 정치권과 청와대를 포함한 부패 커넥션이 모습을 드러냈다. 은밀하고 끈끈하게 얽혀, 정밀하고 교묘하게 작동했던 부패 시스템은 우리 사회의 미래에 짙은 암운을 던진다. 해결 방법은 없는가. 부패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왔던 중국이 우리의 반면교사다. 중국 왕조의 흥망사를 끈질기게 추적했던 이중톈(易中天) 교수(중국 샤먼대)는 관료들의 부패가 중국 역대 왕조의 생명을 단축한 근본 원인이라고 단언한다. 중국도 온갖 감독·감찰부서를 만들어 관료들을 통제했지만 감독기관과 피감기관이 한통속이 되면 속수무책이다. 마치 도적패의 졸개가 두목에게 훔친 물건을 상납하는 구조다. 그는 관료체제를 ‘늑대(감독)에게 양몰이 개(관료)를 감독하게 하는 것이나 같다.’고 일갈했다. 이번 사태도 감독기관(금감원)과 피감기관(부산저축은행)이 전관예우를 고리로 먹이사슬을 형성, 금융 비리를 확대 재생산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관료제가 부패하는 이치에서 해결책을 찾아보자. 원래 양떼(백성)의 주인은 황제이고 관료는 황제의 대리인에 불과하다. 주인이 아닌 이상, 관료들은 목장의 항구적인 이익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자신의 임기 내에 주어진 권력과 기회를 이용해서 한몫 챙기는 것이 최대 관심사다. 이런 이해관계 속에서 감독·피감독 관료들 모두가 운명공동체가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공무원 제도가 지연과 학연이란 연결고리 속에서 서서히 부패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이 우리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중국 춘추시대 최악질 도둑인 도척(盜跖)의 일화를 보자. 그는 도둑의 도(道)로 성용의지인(聖勇義知仁)의 5가지를 들었다. 재물이 집안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을 아는 것(聖)이고, 도둑질 하러 집안에 들어갈 때 맨 앞에 서는 것이 용(勇)이며, 도둑질을 마치고 맨 나중에 나오는 것이 의(義)라고 했다. 장물의 가치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지(知)이고, 각자의 몫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은 인(仁)이라는 것이다. 장자(莊子)의 거협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도척의 도를 이번 부패사건에 적용해 보자. 금감원은 부산저축은행의 부실구조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고(聖), 그 부실을 앞장서 덮어줬으며(勇), 각자의 몫을 전관예우를 통해 공평하게 분배(仁)한 꼴이다. 다만 누가 ‘총대를 메고’ 이번 비리를 마무리할지(義)는 아직 모르겠다. 이런 신랄한 유머가 술자리에서 울분을 푸는 서민용 안주로 오르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문득 한국은행 총재와 경제부총리를 지낸 조순씨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한국의 고위 관료들의 머릿속에서 국익이란 상위 개념이 사라지게 되면, 결국 사사로운 ‘밥그릇’만 남을 것이라고. 그의 지적은 참으로 탁월한 혜안이었다. 국무총리는 물론 장·차관을 마치고 곧바로 대형 로펌이나 기업의 로비스트로 변신하는 사회 풍토 속에서 건강한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전관예우 근절 역시 우리 관료시스템을 보다 건강하게 유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만간 우리 사회는 새로운 저축은행 개혁안을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이 분명하다. 더 이상 ‘늑대에게 양떼몰이 개를 감시하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고, 금융권력들이 부패에 개입할 수 없는 보다 정교한 금융 감독 시스템이 도입되기를 기대한다. oilman@seoul.co.kr
  • 오바마, 왜 성김 택했나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차기 주한 미국대사로 조 도노번 국무부 동아태 수석 차관보를 추천했다고 한다. 서열상 도노번을 임명하는 게 가장 무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인사안은 백악관에 가서 퇴짜를 맞는다. 한국민에게 ‘감동’을 주기엔 너무나 평범한 인사였기 때문이다. 주한 미대사가 주일 미대사나 주중 미대사에 비해 격이 너무 떨어진다는 한국 내 여론도 감안해야 했다. 이에 따라 한때 거물급 정치인을 물색한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격도 격이지만 북한 문제 전문성도 중요하게 따져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다. 특히 내년이 남북한과 중국의 권력 교체기인 데다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으로 한반도 정세가 극히 민감한 때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대두한 인물이 성김 국무부 북핵 6자회담 특사다. 국무부 내 최고의 북한 전문가이면서 최초의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특수성으로 한국인의 감동을 끌어낼 수 있는 절묘한 카드였다. 얼마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계 미국인 게리 로크 상무장관을 주중대사로 지명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한때 한국 외교통상부가 성김이 너무 고속승진한 탓에 대사로 오는 것을 반기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렸다. 성김이 주한미대사관에서 서기관으로 일할 때 같은 급으로 업무를 협의한 외교부 직원들 입장에서는 훌쩍 승진한 성김을 대하기 버겁다는 이유에서다. 연공서열보다는 능력에 따라 승진을 시키는 미국 공무원 문화와의 차이가 빚어낸 현상이다. 최초의 한국계 주한 미대사라는 특징 때문에 한국 국민 입장에서는 한·미의 이익이 충돌할 때 과연 성김이 어떤 입장을 취할까 호기심이 들 수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지난 4일 “아무리 한국계이지만, 미국 공무원으로 일하는 사람이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일을 하겠느냐.”면서 질문 자체가 우문(愚問)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계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국을 더 잘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그는 미국인이라는 얘기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농협의 경제사업 활성화 배추·양파 수급안정 추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곤욕을 치렀던 서규용 신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2일 오후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서 장관은 2001년 김동태 장관 이후 10년 만에 처음 나온 내부 출신 장관이다. 2002년 한·중 마늘 파동으로 차관직에서 물러난 지 9년 만의 금의환향인 셈이다. ●FTA 발효 대비 보완책 마련할 것 서 장관은 취임식에서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다 함께 잘사는 행복한 농어촌 건설’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농림수산식품산업이 지속가능한 산업이 되도록 치밀하게 준비하겠다.”면서 “미국,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대비해서 현재 추진 중인 국내 보완대책을 면밀히 점검해 보완하고 우리 농식품 수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문 과정 큰 아픔 느껴” 눈시울 서 장관은 “농협이 농업인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농협법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면서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 개편을 착실히 준비하고 농업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판매할 수 있도록 농협의 경제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배추·양파의 가격안정을 위해 자율적인 물량감축, 정부수매, 소비촉진 등 수급안정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서 장관은 취임식 후 기자실에 들러 약식 간담회를 갖고 장관직에 오른 소감과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느낀 소회를 밝혔다. 그는 “29년간 공직에 몸담으면서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했는데도 청문회 과정에서 말할 수 없는 아픔을 느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2002년 한·중 마늘 파동 때 농림부와 외교통상부가 싸우고 있었는데 책임은 없었지만 고민 끝에 조직과 국가를 위해서 그만둔다고 했다.”면서 “오로지 농업·농촌이 잘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농업인 정부불신 해소가 급선무 그는 “지금은 농림수산식품부가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생각한다.”면서 “농업인들이 정부에 대해 갖고 있는 불신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구제역 사태 관련 보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사람에게 전혀 영향이 없는 것이 구제역인데도 일본에서는 전문지에서만 크게 다룬 반면 우리는 전부 신문 1면 아니면 경제면 톱으로 써서 국민들이 불안해했다.”면서 “여러분들이 한 자 한 자 쓰는 것이 국민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는 만큼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서 장관은 3일 오후부터 문경 양파 주산단지, 안동 구제역 매몰지, 4대강 사업현장을 거쳐 4일 새벽에는 부산 공동어시장을 방문하는 등 당장 현장 행보에 나선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재스민혁명 현장을 가다] 중동의 정세와 미래 국내외 전문가 진단

    [재스민혁명 현장을 가다] 중동의 정세와 미래 국내외 전문가 진단

    민주화 혁명 이후 중동은 어디로 흘러 갈까. 중동의 대내외 정치·외교 지형은 어떤 변화를 거칠 것인가.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와 걸프뉴스 비즈니스 에디터 사이푸르 라만을 통해 중동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다. 서 교수는 이집트 카이로 아메리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집트 전문가다. 라만 에디터는 걸프 지역의 대표적 영자신문인 걸프뉴스의 19년차 베테랑 기자다. ■ 서정민 외국어대 교수 “중동 지배했던 권위주의 깨져… 한국은 섬세한 외교 준비하라” →중동 민주화의 의의는. -그동안 권위주의에 도전하기 어려웠던 인식체계를 바꾸는 혁명이라는 성격을 주목해야 한다. 중동은 유목문화와 이슬람에 바탕을 둔 권위주의가 사회를 지배했다. 중동은 전통적으로 우물과 가축을 돌보기 위해 무력을 가진 아버지 같은 지도자를 존경하고 두려워했다.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는 종교지도자이자 정치지도자였고, 국가체계와 권력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많은 제도를 이슬람 종교에 삽입했는데 그것이 권위적 성격으로 이어졌다. 때문에 밑에서 올라오는 정권교체가 힘들었다. 올해 일련의 흐름은 전통적 인식체계를 깨버리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본다. →여전히 강력한 기득권층과 고질적인 부정부패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은데. -민주화 과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민주화를 위해서는 문화 말고도 필요한 다른 요인이 많다. 정치의식도 필요하고 의회와 정당정치 등 정치제도도 성숙해야 한다. 어느 정도 경제성장도 필요하다. 당장은 이집트와 튀니지 모두 혼란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과거처럼 무소불위는 아니더라도 신(新)권위주의체제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기적·점진적으로 의회 기능 강화, 정당정치 강화, 시민사회 발전, 정치의식 성숙 등이 이어질 것이다. →중동과 미국의 외교관계 변화는. -미국의 영향력이 점차 약화될 것이다. 시민혁명의 가장 중요한 영향은 다원화다. 과거에는 최고 권력자가 정치와 경제는 물론 교육정책까지 모든 것을 결정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다. 대표적인 예가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이었다. 이집트 국민이 반발하고 21개 아랍 국가가 반대해도 대통령이 결정하면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처럼 밀실협상으로 최고권력자를 포섭해서 자기 이익을 관철시키고 현상유지하는 미국과 서방의 전략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집트에선 이스라엘과 맺었던 평화조약이나 가스관 공급 문제도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대외정책조차도 사회적 토론의 대상이 된 것이다. →중동의 변화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중동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보다 오해하고 이상하게 보는 게 더 큰 문제다. 중동은 우리의 ‘밥줄’인데, 차려 놓은 밥을 쉰밥이라고 생각하면서 먹기는 또 잘 먹는 식이다. 중동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좋다고 하면서 이슬람채권은 터부시한다. 중동은 ‘신의 땅’이기 이전에 ‘인간의 땅’이다. 중동 젊은이들은 하루 다섯 차례 기도를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좋은 일자리를 구할까 더 고민한다. 분신자살 동영상 하나가 중동 전체를 뒤집어놓는 시대에서 우리도 섬세한 외교가 절실하다. 작은 실수가 기업과 국익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섬세한 외교와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뭘 알아야 한다. 한국도 국가 외교전략을 재정립해야 할 때가 됐다. ■ 라만 걸프뉴스 에디터 “미국·아랍권 독재자 밀약 끝나…실업문제 해결 국제지원 절실” →중동의 민주화혁명이 갖는 의미는. -정치적 지도자나 정당이 이끄는 혁명이 아니라 밑에서 올라오는, 시민이 시작한 혁명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비폭력 평화시위를 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혁명을 이끄는 주요 수단이 됐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민주화혁명의 원인은. -실업이 첫 번째 원인이다. 민주적 권리가 없다는 것이 두 번째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충분한 예산을 쓰지 않았다.오랜 시간 불만이 누적돼 있었다. 그들은 권리를 찾길 바랐고 변화를 원했다. →향후 정세를 전망하면. -단기적으로는 각종 요구가 봇물을 이룰 것이다. 해결은 더딜 것이고 분노를 터트리는 일도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게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하루아침에 될 수가 없다. 정치 지도자들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속도는 달라질 것이다. 특히 실업문제 해결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 →리비아는 다른 국가와 양상이 다른데. -카다피는 국가지도자이면서도 특정 부족의 부족장으로서 부족 간 경쟁과 갈등을 유도해 통치에 활용해 왔다. 그것 때문에 일견 부족 간 갈등으로 비쳐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독재에 저항하는 시민들과 독재자의 싸움이 기본성격이라고 본다. →민주혁명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논란이 됐는데.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과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을 포함해 그동안 거의 모든 중동 국가 지도자가 미국과 사이가 좋았다. 그들은 미국과의 좋은 관계를 이용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을 통제했다. 미국은 민주화혁명 시작 이후 중동전략을 재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점차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지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이것이 새로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민주혁명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대중동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튀니지·리비아·예멘·시리아 등이 민주주의 체제를 이루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새로운 국가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스라엘은 예전부터 아랍 국가들과 대립하면서 아랍권이 비민주 국가라는 걸 강조했다. 하지만 아랍권이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면 그들을 이웃으로 삼지 않을 명분이 사라진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스라엘은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스라엘이 변할 가능성은. -이스라엘이 언제까지나 적들에 둘러싸여 살 수는 없다. 언젠가는 이웃을 친구로 받아들여야 한다. 팔레스타인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더 이상 이스라엘이 대화를 거부할 만한 핑곗거리가 없다. 두바이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나토(NATO)의 협력 외교와 한국/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나토(NATO)의 협력 외교와 한국/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얼마 전 북대서양 조약기구인 나토(NATO)의 초청으로 나토의 본부와 유럽연합군 최고사령부(SHAPE)를 방문했다. 국제정치와 안보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유럽의 평화와 안보의 경험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더욱이 대서양과 유럽 중심의 나토가 테러, 대량살상무기 확산 및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는 사이버 공격 등 지구촌 문제뿐만 아니라 한반도 이슈에도 관심을 갖고 한국의 성공에 주목하면서 한국의 학자들을 처음으로 초청함으로써 국가적 위상을 새삼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나토는 28개 회원국 정상이 ‘신전략개념’을 채택하여 적극적 관여와 현대적 방어에 입각한 계획과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방어와 억지라는 유럽안보를 위한 기본정책을 고수하면서도 새롭게 확산되는 사이버 공간상의 공격 및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확보 등 위기관리를 통한 안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나토는 회원국 간의 협력뿐만 아니라 자유, 민주주의 및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전 세계 주요 국가들과의 다양한 파트너십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지역주의 성향이 강한 나토가 글로벌 파트너십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나토 회원국의 안보와 국익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새로운 변화이다. 나토는 그동안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의 붕괴로 존립근거와 동맹의 미래 역할에 대해서 강한 도전과 회의에도 불구하고 코소보 전쟁 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동유럽 지역으로의 대대적인 회원국 확대를 통해 유럽안보의 중심축으로서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나토가 전 세계 주요 국가들과의 다양한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것은 테러와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사이버공격 및 지구온난화 등 환경재앙이 유럽의 안보뿐만 아니라 지구촌 사회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협은 나토 회원국 간의 대응만으로 해결될 수 없고,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협력이 있어야만 해결할 수 있다. 한국은 나토가 채택한 신전략개념하에서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나토가 추진하는 글로벌 파트너십의 주요 대상국이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이들과 마찬가지로 나토가 공유하는 개인의 자유,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라는 가치 등을 공유하고 있다. 한국은 최근 이를 크게 신장시키고 있다는 점이 나토에 부각되고 있다. 21세기 글로벌 안보 거버넌스에서 유럽의 안보와 북핵문제 등 아시아의 안보가 분리될 수 없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1세기 지구촌의 위협들에 대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 디펜스(Smart Defence)라는 개념을 구체화시키고 재난대응센터 등을 운영하는 등 나토는 실질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은 한반도 문제와 글로벌 어젠다에 대한 문제해결에 동참하기 위해 나토와의 지속적인 대화채널을 확보하고 주요 글로벌 파트너로서 부상토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북핵문제와 한반도 통일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고 북핵문제가 동아시아의 안보위협이면서도 핵기술 확산의 위협으로 국제적 위협이라는 인식의 공감대를 넓히는 등 북핵문제의 심각성을 나토차원에서 이해를 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최근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한국의 독자적인 대응만으로는 위협의 특성상 적절하게 방어하기도 힘들고 그 위협의 양상이 국가적 재난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철저한 협력도 중요하며 동시에 사이버 공격에 대한 심각성을 인정하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나토와의 파트너십 구축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안보협력의 제도화가 비교적 잘된 나토는 전략동맹을 추진하고 제도화를 이루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한·미동맹의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나토가 집단안보체제인 반면 한·미관계는 양자동맹이라는 특성의 차이는 있지만 나토가 좋은 선례를 제공할 것으로 판단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스마트 파워와 나토의 스마트 디펜스 시대에 한국이 스마트 네트워크 중견국가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 [오바마 중동플랜] ‘친아랍’ 굴레벗은 오바마, 중동민심 껴안기 승부수 던졌다

    [오바마 중동플랜] ‘친아랍’ 굴레벗은 오바마, 중동민심 껴안기 승부수 던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9일 밝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해법은 역대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구상 중 가장 담대하다고 평할 만하다. 이·팔의 국경을 1967년 이전으로 되돌리자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 주는 격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지역에서 끝도 없는 테러와 보복의 악순환을 끊는 유일한 방법은 오바마식 해법밖에는 없을지 모른다. 이스라엘이 1948년 텔아비브에서 건국을 선언한 것 자체가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라고 여기는 팔레스타인 입장에서는,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추가로 빼앗긴 땅을 돌려받는 정도가 아니고서는 불만을 삭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오바마 이전의 미국 대통령들도 속으로는 오바마식 해법밖에 마땅한 답이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다만 그들은 미국 내 유대계의 막강한 영향력에 감히 도전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미국 권력의 요소요소에 포진한 유대인 인맥과 공식 이스라엘 로비단체인 미·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AIPAC)의 파워는 미국을 들었다 놓았다 할 정도다. 오바마가 과감하게 이런 한계에 도전하고 나선 것은 국내외적으로 특수한 환경이 겹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 오바마는 미국 국민의 숙원이었던 오사마 빈라덴을 제거함으로써 친(親)아랍이란 의구심을 말끔히 불식시켰다. 대외적으로는 중동에서 불고 있는 민주화 바람이 오바마에게 과감성을 부여했을 법하다. 미국은 그동안 중동의 친미 독재정권과 결탁하는 것만으로 국익을 지킬 수 있었지만, 민주정권이 들어서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미국이 중동의 민심을 얻지 못하면 반미정권 출현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바마는 팔레스타인이 원하는 영토를 되돌려줌으로써 민심을 얻는 것이 이 지역에서 새롭게 직면한 도전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길이라고 계산했을 법하다. 물론 영토 반환은 이스라엘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오바마의 판단일 것이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사방에 반미정권이 출현하는 것은 적에게 포위당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오바마로서는 이스라엘의 이런 딜레마를 간파하고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날 오바마가 유엔으로부터 독자적 국가로 승인받으려는 팔레스타인의 목표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도 팔레스타인이 ‘예뻐서’ 영토 반환 얘기를 꺼낸 게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오바마식 해법의 분수령은 20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될 전망이다. 미국 공화당은 즉각 양측을 ‘이간질’하고 나섰다. 공화당의 선두 대선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오바마가 이스라엘을 버스 밑에 던져버렸다.”고 비난하는 등 공화당 인사들은 일제히 오바마가 이스라엘을 배신했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바마가 이스라엘과의 사전 물밑조율 없이 이런 구상을 발표하긴 힘들었을 것이란 관측도 없지 않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용어 클릭] ●6일 전쟁 1967년 6월 5일 이스라엘과 시리아·이집트·요르단 간에 발발한 제3차 중동전쟁을 말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현재 국경선은 이 전쟁의 결과로 획정됐다. 제1차 중동전쟁의 정전협정으로 비무장 지대가 된 시리아 국경 골란고원 일대에 이스라엘이 농작물을 경작하겠다고 그해 4월 일방적으로 선언한 뒤,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쟁이 일어났다. 이스라엘이 막강한 전투력을 바탕으로 전쟁 시작 4일 만에 가자지구와 옛 예루살렘 지역, 시나이반도, 요르단강 서안지역, 골란고원의 8600㎢를 새로 차지했다. 유엔이 중재에 나서 6일 만에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6일 전쟁’이라 불린다.
  • [열린세상] 평론국가와 한나라당 평론가들/장제국 동서대 총장

    [열린세상] 평론국가와 한나라당 평론가들/장제국 동서대 총장

    작금의 대한민국은 평론천지이다. 특히 4·27 재·보궐선거가 끝나고 한나라당 내에 쇄신 바람이 휘몰아치면서 여당 내의 평론은 매일같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그 평론은 공통적으로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는 식의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솥밥 먹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이명박(MB) 정권과 거리를 두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소장파 개혁세력이라는 사람들도 목소리를 높여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있고, 계파별로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며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바탕 세게 붙을 기세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MB 정권이 들어선 이후 줄곧 비판으로만 일관해 왔다. 최근 민주당은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상당히 고무되어 있고, 그 여세를 몰아 MB 정부를 좀 더 강하게 몰아세울 심산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네티즌들의 평론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심한 욕설부터 점잖은 비판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제도권 언론도 MB 정부의 불소통을 비난하며 훈수를 강하게 두고 있다. 택시를 타도 너도나도 한마디씩 정치 현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한다. 그야말로 평론국가 대한민국인 것이다. 아마 MB 정부보다 공개적 ‘조언’을 많이 듣는 정권은 없을 것이다. 일전에 일본의 학자 한 사람이 한국은 예로부터 선비가 득세하는 세상이었고, 일본은 무사인 사무라이가 힘을 발휘했었다며 두 나라를 비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사실 선비의 나라 조선은 훈수적 평론으로 당파를 짓고 정쟁을 일삼아 왔다. 초야에 묻혀 있던 조야세력들이야 그랬다 치더라도 왕을 직접 보좌하던 제도권의 실세들조차 자신은 꼭 3자인양 갑론을박하며 서로를 비판하는 평론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나라를 빼앗기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책임을 지고 사태 수습을 할 생각은 않고 ‘나라를 잃게 된 것은 네 탓이네’ 하며 원인분석에 열심인 채로 끝까지 ‘선비적 자세’를 유지한 모습은 참으로 감탄할 만하다. 이들의 행태는 일본 사무라이들이 칼을 빼들고 조선을 함락시키기 위해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 왔던 것과는 매우 대비 된다고 하겠다. 물론 현 정부가 소통을 하지 않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정책을 운용하는 데 대한 국민적 불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이 이번에 표심으로 드러났다. 그렇지만, 아직 정권의 임기가 상당히 남아 있는데도 모든 것이 이미 다 끝이라도 난 듯 벌써 정권을 총결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권을 편들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국익적 차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의원내각제가 아닌, 임기가 보장된 대통령제를 채택한 우리나라의 경우 조기 레임덕 현상은 곧 국력의 낭비이며 혼란을 의미한다. 특히 모든 부분에서 정치와 정부의 영향력이 지대한 우리네 현실에서 정권이 지리멸렬하게 되면 남은 2년은 사회가 무기력에 빠져 허송세월하고 마는 것이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기가 막힌 것은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평론으로 소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아니라도 평론국가 대한민국에는 이미 충분한 평론이 존재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여당 사람이라면 어떤 계파에 속해 있든 현 정부에 대한 무한 책임이 있다. 제3자적인 입장에서 “이래야 한다.”는 식의 평론을 하고 있을 자격이 없는 것이다. 우리사회에 넘쳐나는 무수한 평론에 적당히 편승해 위기국면을 자신의 입신영달에 활용하려는 얄팍함으로 눈치 볼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인기 있는’ 평론을 대충 표절하여 자신의 소신으로 둔갑시키는 것이야말로 바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포퓰리즘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한나라당이 지금 내뿜고 있는 제3자적 평론은 앞으로 그들을 정말로 제3자의 위치로 내몰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진부한 평론이 아니라, 이 정권과 같은 배를 탔다고 하는 당사자 의식과 검증된 정책대안의 실행력일 것이다.
  • [과학벨트 대전 대덕 선정] 청와대 반응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의 거점 지구로 대전이 최종 결정된 것과 관련, “과학벨트가 제2의 과학진흥에 기여해 대한민국의 미래, 과학 한국의 미래에 희망이 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류명희 청와대 미래전략기획관으로부터 그동안 과학벨트 입지 선정 절차와 결과가 오후에 발표될 것이라는 보고를 받고 이같이 밝혔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는 과학벨트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입지 탈락 지역의 반발 등과 관련해 이날 공식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두 사안 모두 정치적 판단이 배제된 ‘국익을 위한 결정’임을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황우여 - 김진표 생산적 원내정치 이끌어라

    원내 제1·2당의 사령탑이 새로 구축됐다. 한나라당이 황우여 원내대표를 선출한 데 이어 민주당도 그의 카운터파트로 김진표 원내대표를 뽑았다. 황 원내대표는 비주류 출신으로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고, 김 원내대표는 전국 정당을 표방하며 원내 지휘봉을 거머쥐었다. 두 원내사령탑은 비교적 중도적인 성향을 유지하며 정치 보폭을 넓혀 왔다. 분파적 정쟁과는 거리를 둬온 만큼 전투형이 아닌 정책형, 대화형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안팎의 기대를 받고 있다. 당리당략보다 국익을 우선하는 생산적 파트너십으로 국회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두 원내대표는 18대 국회의 마지막 1년을 맡는다. 통상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정치권이 국회 활동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따라서 두 원내대표는 말년 국회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 올 국회의 마지막 성적표가 내년 총선은 물론이고 대선에서도 가장 중요한 채점 기준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황 원내대표는 판사 출신의 4선 의원이며, 김 원내대표는 경제 관료 출신의 재선 의원이다. 명판관과 엘리트 관료 출신답게 건전하고 균형 있는 정책 경쟁이 요구된다. 소임의 첫째는 민생 국회다. 황 원내대표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한나라당의 쇄신과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감세정책 철회를 비롯해 10대 민생 현안을 제시하는 등 서민·중산층에 다가가려고 과감한 정책 기조 전환을 모색 중이다. 민주당 역시 서민·중산층을 대변하는 정당임을 표방하고 있으며 김 원내대표는 그 선두에 서게 됐다. 말을 앞세우지 말고 실천적인 경쟁에 나서야 한다. 소임의 둘째는 국회 폭력 추방이다. 국회 선진화 법안들이 표류하고 있다. 6월 국회에서는 매듭지어야 한다. 정기국회는 예산국회로 그 법을 처리할 겨를이 없다. 이때를 놓치면 18대 국회에서는 물 건너간다. 두 원내사령탑에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여야는 적이 아니라 국정 동반자라는 책임 의식과 소명감을 가져야 한다. 역지사지의 정신이 필요하다. 여야가 벌써부터 민심을 잡겠다며 무분별한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민생 국회의 소임을 다하되 무책임한 포퓰리즘만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정책 껍데기보다는 실현 가능성이 중요하다. 모두가 나라 곳간부터 살펴봐야 한다.
  • “손해보는 한·미 FTA 비준 동의하지 않겠다”

    “손해보는 한·미 FTA 비준 동의하지 않겠다”

    손학규(얼굴) 민주당 대표가 11일 “손해 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에는 동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민주당은 자유로운 통상정책을 지지하지만 협상을 잘못해 손해 볼 수 있는 FTA, 손해 보는 국민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준비 안 된 FTA에는 동의하지 않겠다.”며 국회 비준안 반대를 천명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한·미 FTA 비준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한 바 있다. 손 대표는 “정부가 (미국에) ‘결코 재협상해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번복한 뒤 미국 쪽 입장만 반영한 재협상에 합의, 국익 측면에서 손해가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피해산업과 피해국민의 규모가 한·유럽연합(EU) FTA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며 “훨씬 더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초 한·미 FTA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던 손 대표가 입장을 선회한 데는 ‘선대책, 후비준’이란 당론 외에도 한·미 FTA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과의 야권연대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연설에서도 손 대표는 “민주진보진영의 대통합은 필수불가결한 과제가 됐다.”면서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2012년 정권교체를 향해 대통합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준비된 정책은 국민 공감을 얻어 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차기 원내대표 후보들도 “재협상은 되면서 왜 ‘재재협상’은 안 되느냐.”고 반발하고 있어 6월 비준 처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과 정부는 다음 달 국회 회기 중 한·미 FTA 비준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한·미 FTA를 두고 또 한번 여야 대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인적쇄신, 공천제도 개혁에 이어 정책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에게 더 가까이 가는 정당이 되기 위해 사람도 영입하고 정책생산의 방식도 바꿔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삽 들고 가서 터 잘 닦아 에너지·자원 걱정 없게 하겠다”

    “삽 들고 가서 터 잘 닦아 에너지·자원 걱정 없게 하겠다”

    “삽 들고 가서 터를 잘 닦고, 한국 외교 지평 확대에 힘쓰겠습니다.”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한 에너지·자원 외교, 개발 협력 외교를 확대하기 위해 젊은 신임 공관장 3인이 뭉쳤다. 11일 아프리카·중동 지역 공관의 공관장으로 임명된 유준하 주바레인 대사대리, 박종대 주우간다 대사대리, 이헌 주르완다 대사대리가 주인공이다. 이달 중 출국하기에 앞서 공관 재개설을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2층 접견실에서 만나 공동 인터뷰를 했다.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에너지·자원 공관 재개설에 맞춰 선임 과장급이 공관장으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분관장 등으로 과장을 마친 외교관들이 임명된 사례는 있었지만, 3명의 ‘젊은 피’ 공관장은 이례적이다. 그래서인지 어깨가 무거워 보였지만 눈들은 반짝였다. 다음은 공관장 3인과의 일문일답. →선임 과장급이 대거 공관장이 됐다. 지원 계기와 선발 과정은. -이헌 대사대리 에너지·자원 외교 강화 차원의 공관 재개설과 젊은 간부급을 발탁해 공관장 경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조직 내 필요성이 결합돼 인사가 이뤄졌다. 기존에도 공관 개설에 따른 대사대리 제도가 있었지만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에너지·자원 외교 및 공관장 경쟁 강화 방침에 따라 확대된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됐다. -유준하 대사대리 바레인 공관이 외환위기(IMF) 이후 1999년에 철수했는데, 현지 교민들의 공관 재개설 요구가 많았다. 다행히 여건이 나아져 공관이 다시 열리게 돼 의미가 크다. 중동 불안이 이어지면서 지난 3월 신속 대응팀 차원에서 바레인에 다녀오는 등 그동안 준비를 해 왔다. -박종대 대사대리 개도국, 특히 에너지·자원 외교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외교 정책 변화에 따라 유럽 선진국 공관업무에 이어 개도국 공관장 역할에 도전하게 됐다. 외교관이셨던 아버지(박영철 전 주말라위 대사)를 따라 우간다에서 2년간 생활했던 경험도 지원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우간다에 대해 친근감을 느낀다. →공관 개설을 처음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유 대사대리 공관 철수 당시 건물을 처분했기 때문에 지금부터 백지상태에서 공관·관저 건물을 마련하고 현지 고용원도 채용해야 한다. 일단 호텔 방에 캠프를 차리고 혼자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준비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조속히 정식 대사관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 대사대리 삽과 곡괭이를 다 들고 가야 한다.(웃음) 맨 땅에 헤딩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땅부터 열심히 파면서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다. -박 대사대리 가족과 같이 가는데 현지 행정 인력 1명 외에 당장 일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아내에게 비서 역할을 시키려고 한다.(웃음) →경력이 화려한데 아프리카·중동 공관으로 가는 데 대한 아쉬움은 없나? 각오와 포부는. -박 대사대리 예전처럼 험지는 힘드니까 안 가려고 할 게 아니라, 한국 위상에 맞게 개도국 외교에 전념해야 국익도 신장시킬 수 있다. 한국이 국제적인 역할을 하려면 다른 선진국들처럼 개도국을 상대로 국익을 도모해야 한다. 개도국 외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보람을 느끼고, 우리 역량을 새롭게 발휘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고자 한다. -유 대사대리 워싱턴 참사관으로 일하면서는 조직의 톱니바퀴 역할을 했다면, 작은 공관이지만 책임자가 되면 새로운 것을 개척하고 백지상태에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생각에 스릴과 성취감, 매력을 느꼈다. 미국과 중동 관계를 다루면서, 중동이 정말 중요한 지역인데 관심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꼈다. 현지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워 외교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 대사대리 아프리카 외교는 1990년대 초반 남·북 동시 유엔 가입 이후, 그리고 90년대 말 금융위기 이후 공관이 문을 닫는 등 많이 위축됐다. 외교부가 경제외교를 지향하는 상황에서 개도국 외교에 기여하게 돼 각오가 남다르다. 르완다는 엄밀히 말하면 자원·에너지 공관이라기보다는 한국처럼 인력 자원이 중요한 곳이다. 스스로 발전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새마을운동 등 발전 경험을 더욱 알리고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다. →자원·에너지 공관으로 재개설된 공관의 첫 대사대리로서 역할은. -유 대사대리 바레인이 정치적·종교적인 이유로 ‘재스민 혁명’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동 지역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만큼 현장에서 정세를 살피면서 한국이 앞으로 중동에서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본부에 건의할 것이다. 또 현지 교민들을 지원하고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 -박 대사대리 우간다에는 우리 교민이 300여 명 있다. 오랫동안 터전을 닦은 분들과 사업하는 분들, 봉사단원 등이다. 교민들을 위한 서비스는 물론, 에너지·자원 외교를 위한 활동을 강화할 것이다. -이 대사대리 르완다는 교민이 130여 명인데, 50명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이고 KT 직원 30명이 현지에서 광케이블을 깔고 있다. 정보기술(IT)과 인력 개발에 관심이 큰 르완다에 한국이 멘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현재 재외 공관이 155곳에 이른다. 하드웨어는 갖췄다. 소프트웨어 측면의 발전 방안은. -유 대사대리 예전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무리 작은 공관이라도 기존의 틀에 매여 답보적이고 형식적인 역할, 본부 훈령만 따를 것이 아니라 사무실 밖으로 나가야 한다. 국민·교민들의 기대 수준에 맞게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현지에서 교민들의 말을 많이 듣고 고민하겠다. 에너지·자원 외교라는 기치 아래 현지 건설업체를 지원함은 물론, 어떤 사업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지 많은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박 대사대리 우간다는 에너지·자원 공관이자 공적개발원조(ODA) 중점 공관이다. 이미 선진국들이 많이 진출해 있지만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적극적으로 현장에서 뛰면서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소수 인원으로도 효율성을 높이도록 할 것이다. 외교 수준을 높여 현지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방안도 강구해 나가겠다. -이 대사대리 현지에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본부와 공관 모두 열심히 뛰어야 한다. 유기적인 협력과 네트워크도 강화해야 한다. →외교부와 외교관 후배들에게 격려나 조언을 한다면. -유 대사대리 저희가 가는 것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라 보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겠다. 후배들에게는 영어로 ‘vocation’(소명)과 ‘vacation’(휴가)이 있는데, 일을 즐기면서 하면 그것이 휴가가 된다는 취지로 이해하라고 말하고 싶다. 어차피 외교관 일을 택했다면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더라도 뜻한 바대로 즐기면서 하다 보면 좋은 날이 올 수 있다고 본다. 당초 뜻했던 꿈을 이룰 수 있으니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박 대사대리 주인 의식을 갖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내가 하는 일이고 나를 위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열심히 하더라도 피곤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일, 어려운 일을 풀었을 때의 희열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자기 스스로 하겠다는 열정을 갖고 해야 외교부 내 불찰로 이런저런 일이 생길 때 만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좀 더 프로 정신을 가져야 외교부가 큰 탈 없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교관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사대리 외교관 생활을 20년 했는데 나는 무엇을 했는가, 하는 생각을 언젠가부터 했다. 외교부가 많은 일을 겪으면서 나도 죄인이라고 생각했다. 당사자는 아니더라도 20년을 했고 과장도 했으니 나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무겁다. 예전에는 외교부 직원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따갑다. 창피함도 느꼈다. 그래서 뭐든지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불상사가 없었으면 하고, 더욱 열심히 그러나 겸허하게 생활하겠다. 인터뷰 도중, 외교부 인사과에서 이들이 대사대리로 공식 발령이 났다는 연락이 왔다. 이 대사대리는 13일 가장 먼저 르완다로 출국하고, 박 대사대리는 오는 16일 우간다로 출국할 예정이다. 유 대사대리는 이달 중 출국하기로 하고 바레인 정부 측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험지 공관에 대한민국의 깃발을 꽂기 위해 떠나는 이들의 어깨에 한국 외교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이종원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이상득 “MB 포용정치 할 것”

    이상득 “MB 포용정치 할 것”

    대통령 특사로 남미 방문 길에 오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앞으로 중도 실용노선으로 포용하는 정치를 해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상득 계보 형체도 없다” 이 의원은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교민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내의 정치적 안정이 중요하다.’는 한 교민의 질문에 사견임을 전제로 “국민이 화합, 국익 위주로 컨센서스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9일 그의 한 측근이 전했다. 이 측근은 이재오 특임장관의 ‘배신’ 주장과 관련, “이른바 이상득 계보의 형체가 남아 있기는 하냐.”고 반문하면서, “이 의원은 자칫 오해를 살 것을 우려해 엄정 중립을 강조했었다.”고 소개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이 의원이 이번 LA 방문에서도 “나는 지난 2009년 8월부터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자원외교에만 치중했다. 남미와 아프리카, 중동 등 17개국을 11차례 방문해 17명의 대통령을 만났다.”고 밝혔다. 간담회 개최에 대해서는 “LA는 자원외교차 10여 차례 경유했어도 한 번도 교민들을 만나지 못했다.”면서 “외국에서 열심히 생활하며 모국에 기여하는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치 중단 자원외교만 치중 이 의원은 이어 “한국의 산업화가 발전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미국과 유럽, 일본에 비해 뒤처져 있다. 우리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원자재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는 이 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강석호·이은재 의원, 이서희 LA 민주평통회장, 스칼렛 엄 LA 한인회장, 이창엽 새 LA 한인회장, 김춘식 LA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계파는 없다… 대권후보 활동 폭 커질 것”

    “한나라당에서 더 이상 계파의 벽은 없습니다.” 6일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된 황우여 의원은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의 변화가 시작됐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통합·화합의 중앙광장을 만들고 기다리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대권 후보나 당 지도자가 활동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면서 “어느 분은 되고 어느 분은 안 되고 할 여유도 없다.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 특사에서) 돌아오면 만나겠다. 여러분들을 만나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들어보고 충분히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조만간 꾸려질 비상대책위원회와 관련, 그는 “비상시국인 만큼 비대위에서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큰 그림부터 그린 다음에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면서 “오랜 경험을 가진 당의 원로·중진과 참신하고 진취적인 소장 그룹은 물론 요구가 있을 때는 외부 인사도 참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권과 대권을 분리한 당헌·당규 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황 원내대표는 “개정 여부를 어느 한쪽으로 결정하기는 아직 적절치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대선 관련 규정에 손을 대기 어렵고, 당권·대권 분리는 한나라당이 어렵사리 채택한 대원칙이자 선진 정당의 한 모습”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 양측이 서로 상황을 점검하면서 소홀한 부분이 없는지 야당과 협의하고, 충분한 대안을 만들면서 체결 시기를 조절해 나갈 것”이라면서 “적절한 정치 일정이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추가 감세 방안에 대해서도 손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서민들이 어렵기 때문에 대기업에서 좀 더 부담하고 여분을 힘들어하는 지역과 주민들에게 나눠 주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면서 “추가 감세를 철회하고 정부에 10조원 규모의 서민예산 프로그램을 수립하도록 요구하겠다는 (이주영 신임 정책위의장의) 정책이 필요하다면 정치 일정을 잡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폭력 사태와 관련, 황 원내대표는 “몸싸움은 국회법에 없다. 모든 의원은 헌법과 양심에 따라 국익을 위해 일하겠다고 선서했기 때문에 모든 규율을 솔선수범해서 지켜야 한다.”고 전제한 뒤 “반면 식물 국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국회가 몸싸움을 안 하는 것으로만 국민들이 칭찬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몸싸움 외에 국회법에서 정한, 일할 수 있는 절차를 충분히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판사 출신의 4선 의원이다. 황 의원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감사원장 재직 시절 감사위원으로 인연을 맺은 뒤 이 전 총재가 15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선대위의장을 맡으면서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15대 국회에서 전국구(현 비례대표) 의원이 된 이후 16~18대 연속 인천 연수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국회에서 손꼽히는 헌법 전문가로 통한다. 사회 전반의 인권 보호, 특히 북한의 인권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부드러운 성품에 꼼꼼한 일처리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반면 추진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64세 ▲인천 ▲제물포고, 서울대 법대 ▲사법고시 10회 ▲서울지법 부장판사 ▲감사원 감사위원 ▲15·16·17·18대 국회의원 ▲국회 교육위원장 ▲한나라당 인천시당위원장, 사무총장 ▲국회인권포럼 대표 ▲부인 고(故) 이선화씨 사이에 1남 2녀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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