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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여야 국정원·NLL 공방, 국익 안중에 있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여야가 극한 대치로 치닫고 있다. 새누리당은 즉각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면 공개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고, 민주당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부터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그제 국정원이 보관 중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발췌문을 열람한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의 발언과 당 차원의 주장을 정리하면,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NLL 포기 발언을 했고, ‘보고드린다’ 식의 굴욕적 표현을 썼다고 한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 발언의 전모를 국민이 알 수 있도록 회담 내용 전체를 공개하고 그 같은 발언이 나오게 된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국정원 발췌문의 실체가 불분명하며, 느닷없는 NLL 공세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실을 물타기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고, 새누리당 단독 열람과 내용 공개가 불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외교에서 정상 간 대화는 고도의 기밀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관련 내용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분류, 15년간 공개하지 않도록 한 것도 공개에 따른 외교적 파장과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선 때에 이어 다시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 파문이 불거지고, 부분적인 내용 공개로 국민의 의혹이 확대일로를 걷고 있는 이상 차제에 발언 내용 전체를 공개해 진실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는 게 불가피하다고 본다. 그것이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과 갈등을 불식하는 지름길이라 할 것이다. 다만, 이 같은 당위나 불가피성과 별개로 지금 여야가 벌이고 있는 공방이 과연 국익에 부합하며, 정녕 국민을 위한 것인지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논란에 대한 민주당의 파상 공세는 불법·위법의 진상을 밝혀 국정원을 바로세우는 차원을 넘어 10월 재·보궐 선거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해 정국의 주도권을 쥐려는 포석임을 부인할 수 없다. 새누리당의 NLL 공세 또한 이런 민주당에 정면 대응하는 방어막의 성격이 짙다. 한마디로 양측 모두 국민의 알 권리를 앞세우면서 뒤로는 당리(黨利)를 취하는 수단으로 국정원 대선 개입 논란과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민생 현안이 가득 쌓여 있는 6월 국회다. 여야의 정쟁에 민생이 파묻히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여야에 주문한다. 정치적 공방과 별개로 민생법안은 반드시 6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하고 실천해야 한다. 국정원 및 NLL 논란에 대한 국정조사는 그런 다음 당리당략을 넘어 나라의 앞날을 내다보는 책임정당의 자세로 추진하는 게 옳다.
  • 김용판, 수사 축소 책임 떠넘기기 논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축소·은폐토록 지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인터넷 댓글을 단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자신의 윗선인 당시 김기용 경찰청장이 막았다고 주장했다. 수사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해지자 책임 떠넘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청장은 또 지난해 대선 직전 국정원 고위 간부와 통화했던 사실을 시인했다. 김 전 청장은 19일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박원동 당시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전화를 걸어와 ‘(경찰이) 디지털 증거분석 결과 발표를 빨리 안 하는 것은 민주당 눈치 보기 아니냐’라고 해 경찰이 누구를 두려워해서 뭘 안 하는 조직이 아니라고 화를 냈다”며 수사 축소·은폐 지시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당시 대선 후보 3차 TV토론이 끝난 직후 “정치 관련 댓글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긴급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전 청장은 자신과 박 전 국장, 권영세 주중대사 사이에 여러 차례 통화가 있었다는 민주당 측 주장에 대해서는 “3류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김 전 청장은 국정원 여직원의 오피스텔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로 김기용 당시 청장의 지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성한 경찰청장은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에 경찰 고위층의 축소·은폐 지시가 있었다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향후 재판 진행 과정을 보고 입장 표명과 조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찰 수사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외부 전문가 10여명을 위촉해 수사제도개선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민주 연이어 ‘국정원 사건’ 의혹 제기… 정치권 출처·신빙성 촉각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의혹 제기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여권과 국정원과의 연계성을 거론하면서 “우리가 밝히는 것을 원치 않는다. 직접 공개하라”고 압박하면서 추가 의혹이 계속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에 여의도 정가 주변에서는 정보의 출처와 신빙성 등을 확인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일단 제보의 출처로는, 검찰이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을 민주당 측에 제보했다고 꼽은 전직 국정원 직원 김모씨와 당시 국정원 직원이었던 정모씨가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는 국정원이 ‘원세훈의 국정원’과 ‘남재준의 국정원’으로 갈려서 지금 내전 중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볼썽사나운 권력 투쟁의 이유에서도 제보가 들어온다”고 직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정치권은 제보자가 두 전직 직원 정도라면 사태의 크기는 가늠할 수 있지만 민주당의 주장대로 ‘세력’이라면 그 파장이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껏 긴장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여권의 인사들은 그럴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17일 “원 전 원장도 MB(이명박) 정부 말부터 ‘레임덕’이었다. 상당수의 직원들이 원 전 원장 반대파로 돌아섰다”고 전하면서 “지금 국정원은 두 파로 나뉘는 갈등 상황이 아니다. 이미 남 원장 취임 초에 다 정리가 됐다. 남 원장이 인사개혁팀장에 원 전 원장 시절 ‘물을 먹었던’ 사람을 임명했고 ‘원 전 원장 라인’은 모두 물갈이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배후’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 내리기 이르다는 관측이 많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상황을 제법 구체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전날 “원세훈 전 국정원장 불구속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MB 측근들에 의한 외압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불구속은 대구·경북(TK) 라인의 외압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김용판-박원동(당시 국정원 국익정보국장)’ 라인의 배후와 관련된 제보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의혹 제기의 ‘속도’도 신빙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김용판 전 경찰청장 외에 권영세 당시 박근혜캠프 종합상황실장의 이름이 거론되며 새로운 정황이 제시된 것이다. 게다가 배후로 권영세 전 실장을 지목하면서 정치적 무게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은 이명박 정부에서 일어난 것으로 현 정부에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았지만, 이를 고리로 현 정부를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박영선 의원이 전날 배후로 현 정권의 정치적 기반인 ‘TK 라인’을 지목한 것도 이런 수순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제보의 창구가 한 사람인지 여러 사람인지도 중요하다. 정보의 출처를 역추적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첫 폭로자였던 신경민 의원이 상당한 양의 정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영선, 박범계 의원의 정보가 개별로 접수된 것인지 신 의원으로부터 나온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한편에서는 경찰 내부에서 김 전 경찰청장의 동향이 흘러나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英, G20 때 각국 정상 컴퓨터 해킹·전화 감청”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국내외 감청망의 실체를 폭로한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 파문의 불똥이 영국으로 튀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NSA의 기밀자료에 포함된 정보통신본부(GCHQ)에 대한 자료를 토대로 영국의 감청기관인 GCHQ가 2009년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4월)와 G20 재무장관회의(9월)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의 컴퓨터를 해킹하고 전화통화 내용을 감청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GCHQ는 2009년 회의 행사장에 인터넷 카페를 차려 대표단이 인터넷을 이용하도록 유도한 뒤 대표단의 접속 ID와 비밀번호 등 로그인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GCHQ는 또 외국 정부 인사들의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해킹해 이메일과 통화내역을 가로챘으며, 전문 분석가 45명을 동원해 대표단의 전화통화 실태를 24시간 감시했다. 특히 GCHQ의 감청 행위는 테러나 군사분쟁 등 국가안보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국제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등 국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문서에 따르면 GCHQ는 범죄에 연루된 정황이 없는데도 9월 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메흐멧 심섹 당시 터키 재무장관과 관료 15명을 ‘잠재적 표적’으로 정해 감청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디언은 스노든이 제공한 다른 문서를 인용해 미 NSA가 영국 중부 해러게이트에 위치한 ‘RAF 멘위스힐’ 기지에 있던 NSA 요원들을 시켜 4월에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도청도 시도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NSA 요원들은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과 러시아 대표단이 모스크바로 건 기밀 위성전화 신호를 가로채고 암호 해독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북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온 가디언의 보도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다른 회원국 정상들은 영국과 미국 정부의 통신 감청에 대해 항의를 표시하고 양국 정부에 해명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이 문제가 G20 정상회의에서 현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편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이 16일 폭스뉴스 방송 ‘선데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스노든이 중국의 간첩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스노든이 머물고 있는 홍콩은 자유, 권리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일반적으로 가고 싶어 하는 장소가 아니다”라면서 스노든이 홍콩에서 중국 언론 등과 정보를 공유하는 배경이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과 정부 기관에 대한 잇따른 해킹 공격 의혹으로 갈등을 빚어 온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에 스노든이 폭로한 해킹 의혹과 관련한 해명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압박에 나섰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 및 각국 민중의 관심을 존중하고 반드시 필요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9일로 예정된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오찬 회담에서 NSA의 개인정보 수집 활동에 대한 해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17일 독일 RTL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NSA의 정보수집 프로그램인 ‘프리즘’과 관련해 “무엇이 사용되고, 무엇이 사용되지 않는지가 명확해져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나는 (미국 측에) 투명성을 높이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민주, 국정원 사건 배후 권영세 지목… “김용판·박원동과 수차례 통화 제보”

    민주, 국정원 사건 배후 권영세 지목… “김용판·박원동과 수차례 통화 제보”

    민주당이 권영세 주중대사를 경찰의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 축소 수사의 ‘배후’로 지목했다. 박범계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12월 16일 경찰의 1차 수사결과 발표 전후로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본부 종합상황실장이었던 권 대사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박원동 당시 국정원 국익정보국장 사이에 여러 차례 통화가 오갔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사건을 수사한 수서경찰서의 ‘댓글 흔적이 없다’는 브리핑 직후 권 대사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 성향의 국정원 인사가 민주당에 제보했다’고 말했다”면서 “(권 대사는) 이 제보가 어떻게 나왔는지 수사기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청장은 대구·경북(TK) 출신에 행정고시 합격 후 국정원에 근무했고, 권 대사도 검사로 3년 동안 국정원에서 근무했으며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국정원을 다루는 국회 정보위원장이었다”며 이들의 국정원 근무 경력이 일치한다는 점을 들어 ‘배후설’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면서 “이 시점에 중국과의 외교에 무관한 인물을 왜 주중대사로 임명했는지 알 수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가 권 대사의 혐의를 은폐하기 위한 시도가 아니냐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박 의원은 또 “경찰이 당시 확보했던 디지털분석 결과 보고서를 대선 하루 전인 12월 18일 제대로 발표했다면 대한민국 대통령은 ‘문재인’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영선 법사위원장도 권 대사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2일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태가 진행되던 순간 새누리당 대책회의가 열렸는데, 당시 권 대사가 김 전 청장, 박 전 국장 모두와 통화를 했다는 제보가 있다”면서 “당시 대책회의 때 권 대사가 누구와 통화를 했는지 수사해 달라”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요구했다. 경찰이 지난해 대선 8일 전 벌어진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5일 만에 “혐의가 없다”고 발표한 것에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 측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국정원 직원 매수 의혹의 ‘몸통’으로 당시 민주당 선대본부장이었던 김부겸 전 의원을 꼽으며 역공을 펼쳤다. 권성동 의원은 “2009년 국정원을 퇴직한 김모(50)씨는 (국정원의) 현직 직원에게 부탁해 (국정원에서) 댓글(다는) 이런 것을 보고받아 민주당에 제보했고 그 과정에서 총선 공천을 제의받았고 (민주당이) 집권하면 (국정원) 기조실장직 제의까지 받았다”면서 “결국 국정원 직원을 매수해 국정원법을 위반하게 한 공작정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이 민주당 공작정치의 몸통이라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왜 우리 고발 사건은 수사를 안 하고 민주당 고발사건을 속전속결하느냐. 폐쇄회로(CC) TV에도 다 찍혀 있다. 수사를 해야 형평에 맞지 않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권 대사는 이날 하현봉 주중대사관 공보관을 통해 “정치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대사로서 그런 것에 일일이 대응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박범계, 국정원 사건 당시 김용판 ‘배후’로 권영세 지목

    박범계, 국정원 사건 당시 김용판 ‘배후’로 권영세 지목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17일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16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중심으로 권영세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본부 종합상황실장(현 주중대사)과 박원동 당시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여러 차례 통화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의혹을 제기하며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지난해 12월 16일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은 낮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이) 아무런 댓글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정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했고, 밤 10시 40분 박선규 대변인은 ‘국가적 관심사라 오늘 조사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이튿날 낮 권영세 당시 상황실장은 ‘민주당이 조작한 사건인데 이를 선거 뒤 발표하라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트위터 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청장은 TK(대구·경북) 출신으로, 행정고시 합격 후 요상하게도 국정원에서 상당 기간 근무하다 경찰에 투신했다”면서 “권 당시 상황실장을 훌륭한 검사였지만 국정원에서 3년간 파견근무를 했으며, 2011~2012년 국정원을 다루는 국회 정보위원장이었다. 당시 회의에는 박 전 국장 등도 배석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 전 청장은 무슨 배경에 세서 이런 어마어마한 전대미문의 국기문란의 사건을 벌였겠느냐”면서 “김 전 청장은 자신이 몸담았던 국정원의 여론조작과 선거개입의 커넥션을 지켜주는 임무를 무사히 완수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 16일 대선 후보간 TV토론 직후 경찰의 1차 수사결과 발표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김 전 청장과 박 국장 간 ‘직거래’ 의혹을 거론하면서 ‘배후설’을 제기한 바 있다. 황교한 법무부 장관은 이에 대해 “자주 발생하는 사건은 아니다”라면서 “그래서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한 것이고, 검찰은 아무런 정치적 고려없이 수사했으며 더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엄정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박범계 의원은 수사 은폐·축소 의혹을 제기하면서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했다면 대선 결과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박 의원은 “(경찰 수뇌부가) ‘댓글이 없었다’고 발표하도록 지시하지 않고 수서경찰서가 그대로 발표하지 않았다면 선거 결과는 알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경찰이 당시 확보했던 디지털분석 결과 보고서를 12월18일 제대로 발표했다면 대한민국 대통령은 문재인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국정원 의혹, 국정조사로 매듭지어야

    국가정보원이 또다시 오욕의 역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주 검찰의 국정원 정치 및 선거 개입 의혹 수사 결과 발표는 국정원 개혁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보여준다. 검찰 수사 결과,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12월 대통령 선거 및 같은 해 4월 총선, 2010년 6월 지방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 전 원장은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및 정치 관여 금지를 규정한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국정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가존립의 보장과 국익증진을 위해 헌신한다는 목적 아래 1961년 중앙정보부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이후 1981년 국가안전기획부, 1999년 국가정보원으로 재출범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측근인사들이 수장으로 기용되면서 국가안보라는 본령을 망각하고 ‘정권안보’의 유혹에 빠지는 등 변질 운영되면서 정권교체기마다 적잖은 원장들이 사법처리되는 등 불명예를 겪었다. 국정원으로 이름을 바꾼 뒤 9명의 원장 가운데 6명이 퇴임 이후 검찰 조사를 받았다. 우리는 검찰 수사가 상당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의 의구심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한다. 국정원의 정치·선거 개입 전후로 국정원장이 최고통치권자에게 보고 및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닌지,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이뤄진 경찰의 엉터리 중간수사결과 발표에 배후세력이 있는 것은 아닌지 등 제기된 의혹은 이번 검찰수사에서도 풀리지 않았다. 그런 만큼 국정원 의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에 합의한 여야는 그 방법 및 시기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머리를 맞대는 게 옳다고 본다. 국정조사 실시에 따른 정치적 이해득실은 부차적인 문제다. 진실 규명을 통해 국가안보기관으로서 국정원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아가 대통령은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의지를 대내외에 분명히 천명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기관으로서 국정원이 정치 개입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공작정치 시비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국정원의 국내정보 수집을 금지하고 정치 관여 금지조항을 어기면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상급자의 부당한 정치 개입 지시에 대해서는 거부하는 것은 물론 감사원 등 외부기관에 이를 통보하도록 의무화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결과] 인터넷에 올린 글 주요 내용

    ‘북한이 오죽 박정희를 싫어했으면…이번에 문죄인이 돼야 링거라도 꽂아줄 텐데ㅋㅋ.’ ‘정희 언니가 대선에 출마한다는 뉴스를 듣고 졸라 웃었다.’ ‘안철수는 문재인 밀어주고 하산했으면 뻔한 거 아냐?’ 국가정보원 심리정보국 직원들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 같은 내용의 비방글 73건을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공무원이 한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자극적이고 노골적인 내용들이다. 검찰에 따르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라 김모(29·여)씨 등 직원 9명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오늘의유머(오유),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보배드림 등 인터넷 커뮤니티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수십곳에 대선과 관련된 댓글을 달았다. 지난해 9월 3건이던 댓글은 11월에 24건, 12월에 35건으로 늘어나는 등 대선이 다가올수록 늘었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비방글은 대선 직전 쟁점화됐던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공약 비판 글이 주를 이뤘고, 통합진보당과 이정희 후보에 대한 비방글은 남쪽정부 발언 등 TV토론회가 가장 많았다. ‘가슴의바다’라는 닉네임을 쓴 직원은 지난해 11월 23일 오유 사이트에 ‘연평도 포격 2년…그날을 잊었는가?’라는 글에서 “문재인 후보는 천안함 폭침 후 나온 5·24 대북제재 조치까지 해제하겠다고 한다. 국민은 어떤 후보가 우리의 안보와 국익을 수호하고 책임질 수 있는지를 눈여겨봐야…”라고 문 후보를 비방했다. 지난해 12월 ‘응답없음1997(dkzkfkzk)’이라는 닉네임을 쓴 또 다른 직원은 뽐뿌 게시판에 ‘남쪽정부? 정말 할 말이 없네요’라는 글에서 “어제 TV토론 보면서 정말 국보법 이상의 법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습니다. 국보법 때문에 뭐가 그렇게 불편하고 무서워서 폐지, 폐지 외쳐왔는지 이제 좀 알 거 같군요”라고 이 후보를 비방했다.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월 ‘어차피 정치는 계속한다 했고 박원순 때처럼 또 흡수당하면 스탠스가 애매해지니까 박근혜 이기든 말든 완주하고 여의도 귀퉁이 차지하겠다는 속셈 아니노?’라고 비난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시진핑 “댜오위다오는 中의 핵심 이익”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12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미·중 관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시 주석은 센카쿠 열도를 중국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한 후 중국의 양보할 수 없는 국익을 의미하는 ‘핵심적 이익’이란 인식을 밝혔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미 양국은 서로 상대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양국은 회담 후 설명에서 이 발언을 공표하지 않았지만 뒤늦게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말하는 ‘핵심 이익’은 티베트, 신장위구르자치구 등 주로 영토 문제와 관련해 사용됐다. 중국은 지난 4월 센카쿠 열도에 대해서도 같은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시 주석의 ‘핵심 이익’ 발언은 센카쿠 열도 문제에 관여하지 말 것을 미국에 요구하는 동시에 일본의 양보를 유도하는 의미가 있다고 산케이신문은 분석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센카쿠 열도를 핵심이익과 연결해 발언한 것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면서 “중국의 독자적인 주장에 근거한 언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톰 도닐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센카쿠 열도 영유권에 관해 특정 국가의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표명해 대화를 통한 해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의 ‘핵심 이익’ 발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반응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습례정과 인민대회당/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습례정과 인민대회당/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 베이징 중심가의 톈안먼(天安門) 서쪽에는 수백년 된 측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중산(中山)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베이징에서 생활하는 동안 가끔 들르던 이곳은 쯔진청(紫禁城)이나 톈안먼 광장처럼 관광객이 크게 붐비지 않아 조용히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공간이다. 공원 중앙에 위치한 습례정(習禮亭)은 명(明)·청(淸)나라 때 외국 사신 등이 황제를 만나는 예절을 가르치던 조그마한 육각정자다. 조선 사신이 ‘황제만세만세만만세’(皇帝萬歲萬歲萬萬歲)라는 푯말을 세워놓고 9품석 맨 끝에 서서 삼궤구고(三?九叩·무릎을 세번 끓고 머리를 아홉번 조아림)의 예를 익히던 굴욕의 현장이다. 이곳에서 불과 수백미터 떨어진 인민대회당(人民大會堂)에서 지난달 24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사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는데, 그 과정에서 푸대접받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같은 시기 베이징을 방문하고 돌아온 유기준 의원은 “시 주석을 만나는 시간이 잡히지 않아 (최 특사가) 마지막 순간까지 애를 태우다가 면담 30분 전에 급히 만나러 갔다. 귀국 시점이 몇 번 연기되기도 했다”며 북한의 찬밥론을 제기했다. 그는 북·중 관계에 대해서도 “(방중 기간 동안) 피부로 느낄 만큼 인식이 변하고 있다.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이 북·중은 일반적 국가관계라고 말했다”며 양국의 혈맹관계에 틈새가 벌어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일부 언론들도 최 특사가 면담한 인사, 시 주석의 지방 시찰, 시 주석에게 친서를 전달하는 장면, 면담 후 발표문 일정 등을 지난 1월 박근혜 대통령 특사 김무성 의원이 환대받은 방중 때와 조목조목 비교하며 그가 차별대우를 받았다고 찬밥론을 부추겼다. 이런 분석들은 지난해 12월 이후 장거리 미사일 발사, 3차 핵실험 등 북한의 잇단 도발로 양국이 상당히 소원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던 터라 ‘피를 나눈’ 북·중 관계가 사실상 ‘별거’에 들어갔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남북한 특사의 환대 여부를 부각시켜 한·중 관계가 북·중 관계보다 비교 우위의 단계로 발전했다고 ‘섣부른’ 평가를 내리는 데 있다. 한·중 관계는 북·중 관계와는 달리 이해관계에 기반한 결과물이다. 철저하게 국익에 따라 움직이는 ‘주고(give) 받는(take) 식의 관계’라는 얘기다. 중국이 한국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한국이 자동차·조선·전자·정보기술(IT) 등 많은 산업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필요로 하는 선진 기술을 보유한 덕분이다. 5~10년 후 한·중 간 기술격차가 없어지거나 역전을 당해도 지금과 같이 ‘화창한’ 한·중 관계가 이어진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한·중 간에는 핵무기·탈북자 등 대북 문제, 이어도와 대륙붕 경계, 서해 불법조업 등 경제적 문제, 고구려사 등의 역사 왜곡 문제 등 파괴력이 큰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이런 현안들은 언제든 한·중 관계에 먹구름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최 특사에 대한 홀대를 마냥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khkim@seoul.co.kr
  • ‘공무원노조 5급 사무관도 가입’ 개정안 발의

    ‘5급 사무관들이 공무원 노조원이 되면 처우 개선에 도움이 될까, 아니면 정치적 중립을 해치는 이익집단으로 변질될까.’ 지난달 14일 전순옥 민주당 의원이 공무원 노조의 가입 대상을 현행 6급이하에서 5급이하로 확대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자 중간 관리자인 5급 공무원(사무관)의 역할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지는 불투명하지만 일단 개정안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중앙행정부처의 실무를 맡은 사무관들이 노조의 일원으로 흡수돼 대표성을 강화하고 근무 환경 등의 처우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들이 정치 단체로 변질되는 게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된다.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공무원의 범위는 현재 6급 이하의 일반직 공무원과 일부 특정직 공무원으로 제한된다. 노조의 조직과 단체교섭은 인정되지만 파업과 같은 단체 행동은 금지된다. 전 의원실 관계자는 4일 “행정부 공무원 중 5급이 11% 이상이고 5급 공무원들의 담당 업무도 실무적인 내용이라 노조 가입 범위를 상향 조정해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앙부처 일반직 공무원 11만 2970명 중 6~9급 공무원은 8만 8300명이고 5급은 1만 2779명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의 경우 6~9급이 1040명 중 217명(20%)이고, 국무총리실은 406명 중 64명(15.7%)에 그치는 등 5급 사무관이 실무자 역할을 하는 부처가 많다. 경제부처의 한 5년차 사무관은 “더위에 에어컨도 제대로 못 켜는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도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유명무실한 공무원노조의 발언권이 강화될 것으로 봐서 찬성한다”고 밝혔다. 박희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사권자도 아닌 5급 공무원까지 노조 가입을 제한한 것은 민간 기업과의 형평성 측면에서 맞지 않는다”면서 “공무원들이 파업을 못 하는 등 노동3권의 현실적 제약을 고려하면 가입을 허용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공직사회에서는 5급이 노조에 편입되면 공무원들이 정치적 이익집단으로 변질되고 간부의 리더십을 제약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찮다. 외교안보부처의 한 과장(4급)은 “사무관은 여전히 정책을 기획하고 입안하는 중추”라면서 “관리자 입장에서는 이들이 집단화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들이 국익에 반하는 주장을 펼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에서는 5급이 부서장을 맡는 등 사무관은 여전히 중간 관리자”라면서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는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일 국방회담 불발되자 日 언론 “양국 관계 풀자”

    지난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2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한·미·일 국방장관이 참석했음에도 한·일 양자회담이 불발되자 경색된 한·일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본에서 힘을 얻고 있다. 김관진 국방장관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이날 3자 협의를 가졌지만 한·일 양자회담은 한국 측이 난색을 표함에 따라 이뤄지지 못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일 사설에서 “북한뿐 아니라 대두하는 중국과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서는 일·한 협력강화는 전략적 과제”라며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마이니치 신문도 같은 날 사설에서 한·미·일 협력 강화를 추진하는데 한·일관계 경색이 중대한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일본 정부의 요인이나 여야 간부는 역사 인식 관련 문제에서 국익에 어긋나는 언동을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주요 인사들도 최근 한·일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의식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지난달 28일 하시모토의 위안부 정당화 발언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반발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한국 측에 재차 확실히 설명해야 한다”며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확산된 일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일본군 위안부 등 역사인식 문제에 가장 민감한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염두에 둔 측면도 없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밀양 송전탑 해법, ‘미래’와 ‘국민’에서 찾아라

    밀양 송전탑 건설 문제가 국가적 논란거리가 됐다. 경남 밀양을 지나는 송전탑 52기를 세우는 공사를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서고 여야 정치권이 가세하면서 정국의 핵심 현안으로 부상했다. 전국에 수많은 송전탑이 세워져 있는 현실에서 왜 지금 밀양이 문제가 되고 있는지 많은 국민들은 의아스럽다. 그러나 이 문제는 지난 정부에서 시작돼 7년을 끌어온 사안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한전이 최근 공사를 재개하고, 이를 고령의 주민 몇몇이 육탄 저지하면서 언론 보도를 타고, 이에 정치권이 최근 사회적 화두가 된 ‘갑을’(甲乙) 논란에 편승해 숟가락을 들고 달려들면서 전국적 이슈가 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7년이라는 시간이 있었건만 한전은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했고, 정부는 양측 갈등을 조정하지 못했으며, 정치권은 뒷짐만 지고 있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1월 70대 주민이 이 문제로 분신했을 때 정치권 누구도 눈길을 준 적이 없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밀양 송전탑 문제의 쟁점 자체는 간명하다. 올겨울 대규모 정전사태를 막으려면 신고리 원전 3호기의 전력을 실어 날라야 하며, 따라서 송전탑은 건설돼야 한다. 지중화 작업은 천문학적 비용과 기술적 어려움으로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결국 보상 내용과 규모가 쟁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송전탑의 안전성과 이주 희망자 지원금 등이 보상규모를 가를 변수다. 과거 전북 부안 방사성폐기장 건립 논란, 평택 주한미군기지 이전 논란 등에서 숱하게 봐 온 갈등 현안의 진행 흐름을 좇을 것이다. 내 지역만은 내줄 수 없다는 주민들의 님비현상을 탓하기 전에 한전과 정부, 정치권의 무능과 무책임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송전선로를 설계할 때부터 주민 의견은 무시됐고, 정부의 갈등관리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시류만 좇는 정치권의 행태는 말할 가치조차 없다. 정부는 갈등 현안에 선제 대응한다며 무려 166쪽짜리 방대한 양의 공공기관 갈등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갖고 있다. 최근 국무조정실이 갈등과제 69개를 선정한 것도 이 매뉴얼에 따른 조치다. 그러나 밀양 송전탑 문제를 보노라면 매뉴얼 따로, 행정 따로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체감행정을 강조한 것도 바로 밀양 문제처럼 시늉만 하는 행정 때문은 아니었는지 곱씹어 보게도 된다. 사회갈등 비용이 한 해 300조원에 이르는 고갈등 구조의 나라다. 갈등 비용을 줄이는 노력이 절실하다. 밀양의 경우 나라의 내일과 국익을 기준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되 합리적 대안을 놓쳐선 안 된다. 이를 위해 정치권부터 인기영합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이번 밀양 문제를 교훈 삼아 정부가 선제적 갈등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함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 [열린세상] 일본 우경화에 담긴 심리/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일본 우경화에 담긴 심리/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침략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는 아베 총리의 망언 이후 일본 정치권은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는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것은 아니다. 미국이 나서 아베 총리의 망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함으로써 아베 정권은 한·일 관계의 악화가 미·일 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뭇매를 맞고도 최근 아베 정권의 핵심 간부가 식민지 지배와 주변국에 대한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에서 ‘침략’이라는 표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이어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의 망언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미국의 여론조차 일본에 대한 비난을 거세게 하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아베 정권의 행동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아 황당하기 그지없다. 올 초만 해도 아베 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축하하기 위해 제일 먼저 특사를 보냈고, 자민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 행사로 주최하는 것을 연기하는 등 한국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필요하다는 전략적인 판단 때문이었다. 최근 아베 총리가 한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작심을 한 듯이 망언을 쏟아내고, 일본 정치권도 일제히 이를 옹호하는 망언들을 이어 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는 현재 아베 정권의 행동을 7월 참의원 선거를 겨냥한 선거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또 7월 참의원 선거 이후 헌법 개정과 집단적인 자위권 해석 변경을 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과거사 문제’와 같은 민감한 사안을 먼저 제기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아베 망언 이후 우익 신문인 산케이신문을 제외하고 대부분 일본 매스컴들이 아베 정권의 역사 인식을 질타하는 점을 상기하면 결코 망언이 지지 표를 확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일본 보수 세력의 망언을 허용하는 정치적인 상황과 우익이 갖고 있는 심리가 서로 상승작용하는 점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구조적인 측면에서 보면 일본의 전후 체제는 천황제가 지속되면서 제국주의 청산이 확실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현재 일본 정치권은 양심 세력이 없어지면서 전후 금기시됐던 우익적인 사상이 여과 없이 표출될 수 있는 정치적인 상황이 마련된 것이다. 문제는 일부 보수 세력들 사이에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이 아시아를 위한 전쟁이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아직도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리에 아키라 교수의 지적처럼 전전(戰前)의 일본 외교는 보편적인 가치인 민주주의와 인권을 생각하기보다는 일본 국익의 차원에서 이루어졌기에 세계의 보편주의 사상과 철학은 통용되지 않았다. 즉 제국주의 당시 일본의 보수 세력은 동양과 서양이라는 이분법적인 측면에서 일본 국익을 위해 아시아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지나쳐 보편적인 가치에 대한 고려는 도외시했던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현재까지 이어져 일부 보수 세력은 제국주의 전쟁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것에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아베 정권의 ‘전후 체제 탈각’ 노력에는 이런 심리가 근저에 깔려 있기에 주변 국가들과의 충돌은 필연적인 현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일본 우익들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심리적 배경에는 한국은 무엇을 해 주어도 항상 불만이라는 것과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일 양국이 서로 결착을 보았음에도 한국은 다시 문제 제기를 한다는 오해가 광범위하게 펴져 있다. 이를 선거에서 악용하려는 것이 아베다. 아베는 선거에서 한국과 중국에 과거사에 대해 양보했음에도 돌아온 것은 ‘과도한 요구’뿐이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할 말은 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 결과 일본 정치권에는 동북아 국가들이 과거사에 대해 잘못을 지적하면 할수록 반성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정당성을 항변하고자 하는 심리적인 상태가 형성된 것이다. 앞으로 일본의 건전한 시민 세력이 이를 바로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는 일본의 미래를 우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사설] 여야 새 원내대표 상생의 새 국회 열라

    앞으로 1년 동안 국회 운영을 이끌어갈 여야 새 원내대표가 어제 선출됐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로는 최경환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로는 전병헌 의원이 각각 뽑혔다. 경제 관료 출신인 최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오랜 신뢰관계를 형성해온 핵심 친박의원이다. 전 원내대표는 당료로 출발해 대변인 등 당 지도부를 거친 ‘정책통’으로 꼽힌다. 여야 신임 원내대표는 공히 위기의 당을 이끌어야 할 시기에 중책을 맡았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박 대통령의 ‘나홀로’ 인사와 ‘불통’ 국정운영에도 집권 여당으로서 이렇다 할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터진 ‘윤창중 성추행 사태’로 곤경에 처한 상황에서도 별다른 역할이 없었다. 민주당 역시 대선에서 패한 이후 친노·비노, 주류·비주류 간의 계파싸움에 골몰하면서 결국 지난 4월 재·보궐선거에서 한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하는 무기력한 정당으로 전락했다. 그런 만큼 이들 두 원내대표는 각기 처한 고민과 과제를 꿰뚫고 어려움에 처한 당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어야 할 무거운 책무를 지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을 돌파해야 하기에 이들이 유독 ‘강한 여당’ ‘강한 야당’을 강조하는 것은 일면으론 이해가 간다. 집권 여당으로서 제 몫을 다하기 위해 강한 여당이 되고, 제1 야당으로서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강한 야당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각 당이 서로 정국의 주도권을 놓고 티격태격 싸우며 향후 여야관계에서 현안마다 힘겨루기가 이뤄지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 원내대표는 이미 “분명한 존재감, 선명한 야당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여야 신임 원내대표의 첫 데뷔전인 6월 임시국회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거기 있다. 민주당은 당장 정국 현안으로 떠오른 ‘윤창중 스캔들’에 대한 국회 차원의 강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을(乙)을 위한 정당’임을 표방한 만큼 6월 임시국회에서 각종 경제민주화법의 처리에 역점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경제민주화법과 관련해 속도조절에 나서는 새누리당과의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야 새 지도부에 대해 국민이 바라는 것은 여당의 일방독주도, 야당의 발목잡기도 아니다. 구태정치에는 이제 신물이 날 대로 났다. 지금은 남북문제, 경제위기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다. 특히 외교안보와 민생문제의 경우 초당적인 협력이 절실하다. 새로운 상생의 국회상을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 박 대통령은 어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대선 때 제안한 국가지도자연석회의를 언급했다. 여야는 서로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국익 앞에서는 하나가 돼야 한다. 초당적 국정협의체를 정례화해 국익과 민생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 [열린세상] 한미동맹과 국격 그리고 국익/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미동맹과 국격 그리고 국익/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근혜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첫 한·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가졌다고 한다. 양국 정상은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선언문을 발표했고, 박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40여 차례의 박수를 받으며 ‘서울프로세스’를 발표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한·미동맹이 아시아·태평양지역 평화와 안정의 핵심 축이라고 하면서, 한국과 미국은 개발도상국 개발 협력·기후 변화·에너지 등 전 지구적 문제에서 동반자로서 협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제 한국은 미국의 글로벌 파트너라며 우리의 한껏 높아진 국격에 흐믓해하고 있다. 회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과 박 대통령 간에 많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우리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하는 모습은 나쁘지 않았다. 메시지를 담아 의상에 심혈을 기울인 대통령의 패션 코드도 세련미가 있었다. 미국의 경제계 인사들에게 한국 경제의 견실함을 설명한 것은 매우 적절했다. 전반적으로 대통령은 안정되고 품위 있는 모습으로 한국의 국익을 위해 미국 일정을 소화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물론 윤창중 전 대변인의 음주 행각이 빚어낸 문제가 대통령의 첫 해외 방문의 성과에 흙탕물을 끼얹은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그리고 이제 겨우 올려 놓은 국격에 똥칠을 했다고 분노할 만하다. 그런데 동맹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국익을 위해 존재하는 수단이지, 국격을 올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동맹은 공통의 위협이나 이익이 존재할 경우 결성돼 유지된다. 물론 오랜 시간이 흘러 동맹이 또 다른 제도나 기구로 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동맹은 국익을 위해 존재하는 수단이다. 그러니 이쯤 되면 국격이니 글로벌 파트너니 하는 미사여구보다, 한·미동맹이 우리의 국익 확충에 중요한 수단이 될지 냉정히 따져야 하는 것이 애국인 것이다. 우리의 첫번째 국익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대북 억지(抑止) 공약을 동맹의 이름으로 재확인하였지만, 미국은 북한의 도발에 보상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도발하지 않는 북한에는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단지 우리 정부의 신뢰 프로세스에 동의한다고 하였을 뿐이다. 결국 북한이 태도 변화를 보여야 대화에 응한다는 메시지만이 나왔다. 이것이 군사동맹의 한계다. 군사동맹은 전쟁을 억지하지만, 현재 한반도 안보 위기에 건설적 탈출구를 제공하지 못한다. 남북관계의 안정은 우리의 사활적 이익으로, 이는 결국 한반도 평화의 주도권을 우리 스스로 잡아야 하며 동맹이 해결해 주는 문제가 될 수 없다. 우리의 또 다른 국익은 한·미동맹의 상호 호혜적 운영이다. 미국은 우리를 통해 북한을 억지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자 할지 모른다. 이미 지난해 공약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의 첫 도전은 미국의 경제 위기가 불러온 국방예산 삭감이라는 데 한계가 있다. 미국 정부는 예산 자동 삭감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국방 예산을 5000억 달러(약 547조원) 줄여야 한다. 따라서 미국은 한국의 군사적·경제적 그리고 정치적 공헌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주한 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액을 현재의 43%인 약 8300여억원에서 50%인 1조원으로 증액시켜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또한 약 15조원이 소요될 각종 대형 무기 사업에 자국의 무기 체계를 선택하라는 압력이 첨예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는 자국의 이익이 있다. 따라서 동맹 유지에는 비용이 든다. 그 비용은 우리 국민의 혈세로 지불된다. 동맹 비용의 투명한 집행과 감시가 보장될 때 한·미동맹이 균형적이고 상호 호혜적으로 진일보할 수 있는 것이다. 동맹의 강화에는 국격의 상승이 아닌 동맹 비용이 수반된다. 그 비용이 결국 국익 확대를 위한 것이라면 당연히 지불해야 한다. 한국의 군사적 안보의 한 축은 분명 한·미동맹에 있다. 한·미동맹은 우리와 미국의 국익을 위해 존재한다. 그러니 냉혹하다. 따라서 한·미동맹은 우리의 국익을 위해 우리가 선택했다는 것과 우리의 국익이 한·미동맹 자체에 있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미동맹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 [열린세상] ‘성추행’ 보도, 진실 규명에 초점 맞춰야/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성추행’ 보도, 진실 규명에 초점 맞춰야/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전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씨의 ‘성추행’을 둘러싼 진실게임이 시작됐다. 윤씨가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이 자신의 귀국을 종용했다고 해명했지만 홍보수석은 이를 부인했고, 대다수 언론들은 이들의 상충하는 발언을 헤드라인으로 뽑아 기사화했다. 일련의 뉴스를 읽고 나서 윤씨가 자신의 의도를 프로모션하기 위해 언론의 부적절한 뉴스생산 관행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언론이 고위공직자의 성추행에 주목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언론의 이러한 보도 관행은 지난번 ‘별장 접대’ 사건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일부 종편채널들은 동영상을 재연한 화면과 함께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문장을 전달하고, ‘나체 파티’ ‘포르노 영화’와 같은 자극적인 용어를 사용해 사건을 선정적으로 보도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토요일 신문들은 1면 톱으로 삼고 여러 면에 관련기사를 편집했으며, 케이블 종편채널들은 다양한 전문가 패널 토론과 유명 영어 강사와의 인터뷰가 포함된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했다. 둘째, 언론은 권력자 사이의 갈등에 높은 뉴스 가치를 부여한다. 귀국 종용과 비행기 티켓 예약에 관해 한때 상하관계였던 윤씨와 현직 홍보수석의 입장이 확연히 갈라져 상대방의 책임을 주장하는 상황을 언론이 간과할 리 만무하다. 셋째, 우리나라 언론은 취재원의 입을 빌려 사건을 공방식으로 보도하는 관행이 일반화되어 있다. 기사 헤드라인과 본문에서 인용부호를 이용해 당사자들의 발언을 전하여 사건의 갈등적 성격을 더욱 증폭시킨다. 지난 토요일 주요 포털의 모바일 인터넷뉴스 대부분은 윤씨, 홍보수석,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을 헤드라인으로 삼은 기사들로 가득했다. 문제는 공방식 보도가 사건의 본질에 대한 접근을 방해한다는 데 있다. 넷째, 우리 사회의 일부 구성원은 인터넷과 사회연결망서비스에 나타난 반응을 이데올로기적으로 편향된 시각을 지닌 시민의 목소리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인터넷 언론들은 그들의 극단적인 주장과 비판적인 반응을 뉴스로 생산한다. 언론의 부적절한 관행은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는 것을 힘들게 한다. 진실은 전직 대변인의 성추행 행위가 범죄에 해당되는 가이다. 결국 수사기관의 조사로 결정될 사안일 터인데, 대중의 흥미에 영합하는 보도만 넘쳐날 뿐 수사기관의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찾을 수 없다. 성추행 진실이 아닌, 대처 과정에 대한 공방 중심의 뉴스생산 관행은 우리 사회에 많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 먼저, 국익보다 대중의 흥미에 영합하는 편집정책은 한·미 정상회담 합의 내용이 국익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논의를 방해한다. 언론 담론에서 윤씨의 성추행 사건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가릴 것이라는 청와대와 여권의 우려만 발견될 뿐 미국 순방 결과를 심층적으로 평가한 기사들은 부족했다. 둘째, 정부에 대한 신뢰 수준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윤씨는 일간지 논설위원으로 재직한 2006년 4월 25일 한 칼럼에서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을 단순히 옮기는 입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권의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얼굴이고 분신’이라고 평한 바 있다. 언론이 윤씨의 대변인 임명을 비판한 것도 이러한 사회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언론과 세간의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민 사이의 매개를 담당하는 인물로 윤씨를 임명한 최종 인사권자의 책임을 묻는 건 자연스럽다. 셋째, 성추행 진실보다는 고위공직자의 ‘네탓이오’에 주목하는 공방식 보도는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를 더욱 부추긴다. 학자들은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생각에는 주목하지 않은 채 자신들만의 이해관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정부가 이익을 추구하는 소수의 이해집단에 의해 움직인다고 인식하는 유권자의 비율이 갈수록 증가한다고 보고한다. 정치에 대한 냉소적 감정이 만연하게 되면 정치에 더 무관심 해지고 결국 정치 참여를 포기하게 된다. 최근 주요 신문들은 분석보도, 탐사보도, 기획보도 중심의 지면편집 변화를 강조하면서 전통저널리즘의 부활을 천명한다. 뉴스생산 관행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뉴욕타임스의 명성은 162년에 걸쳐 저널리즘 실천을 끊임없이 고민한 끝에 얻은 자산이란 것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 미국도 ‘극우 아베’에 우려

    미국도 ‘극우 아베’에 우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사 인식에 관한 발언이 국제적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나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수정하려는 아베 총리의 극우적인 행동에 한국과 중국뿐 아니라 미국마저도 우려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미·일 관계 보고서’에는 아베 총리의 국수주의적 발언과 행보가 주변국들과의 외교 갈등을 불러오면서 결과적으로 미국의 국익을 해칠지 모른다는 지적이 곳곳에 언급됐다. 33쪽에 이르는 보고서는 지난 1일 마크 매닌 등 4명의 아시아 전문가와 국제 무역·금융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작성했다. 보고서는 미국 상·하원의 외교담당 의원들에게 제출된 상태다. CRS는 보고서에서 “많은 분석가들은 아베 총리의 2기 정부가 지역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며 “동아시아 지역의 무역 통합을 해치고 지역 안보 협력을 위협하는 한편 중국과의 관계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침략의 정의와 관련해 “(1974년) 유엔총회가 침략의 정의에 대해 결의한 것은 안보리가 침략 행위를 결정하기 위한 ‘참고’ 사항”이라며 “(유엔 안보리의 침략 행위를 판단하는 권한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침략인지 여부는) 정치적으로 결정된다”고 밝혔다. 유엔 총회는 1974년 침략을 ‘다른 국가의 주권, 영토 보존, 정치적 독립에 대한 무력 행사’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를 ‘참고’ 사항이라고 강변하면서 다시 한번 침략을 부정하고 싶어 하는 진심을 드러낸 셈이다. 미국 의회의 보고서는 일본 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9일자 석간에 ‘총리의 역사 인식 우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의회 조사국이 아베 총리의 침략 부정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미국 의회가 아베 총리를 강경한 국수주의자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미 의회 조사국이 아베 총리를 ‘강경한 민족주의자’로 평가한 데 대해 “오해에 근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朴대통령 방미] “한·미 동맹 글로벌 확장 잘한 일… 北 출구전략 유도 없어 아쉬워”

    [朴대통령 방미] “한·미 동맹 글로벌 확장 잘한 일… 北 출구전략 유도 없어 아쉬워”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평가가 흥미롭다. 두 나라의 팀워크를 굳건히 하고 동맹을 동북아·글로벌 차원으로 확장한 점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각론이 부실하고 북한의 출구전략을 유도할 만한 메시지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 진보·보수 성향의 전문가 모두 아쉬움을 드러냈다. 기업을 분석하는 기법인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요인) 방식을 빌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명암을 짚어본다. 전문가들은 한·미 동맹 60주년을 맞아 전략적 관계를 공고히 하고 비전을 공유한 것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9일 “박 대통령 특유의 신뢰와 일관성을 외교에 접목, 국제무대에서의 이미지 세일즈에 성공했다. 동맹의 신뢰를 얻고 우리의 외교 기조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끌어낸 건 성과”라면서 “신뢰 외교와 동북아 평화 협력 구상에 대해 미 대통령과 의회의 협력 의사를 끌어낸 것도 의미가 있다.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하면 대북 정책을 놓고 불협화음이 있었던 전례에 비해 이번에는 호흡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반도에 국한됐던 한·미 동맹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장기적으론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교수는 “‘아시아 리밸런스(재균형)’ 정책이 강화될수록 한국은 미국에 중요한 외교적 자산이 된다”면서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국익을 챙기는 데 활용할 기회가 커진다. 미국과 중국, 모두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한·미 동맹을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와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한 것은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두 나라 정상은 ‘북한이 하기에 따라서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태도를 공유했다. 하지만 양국 정상의 기자회견이나 박 대통령의 의회 연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어디에서도 북한의 출구전략을 끌어낼 메시지나 제안은 보이지 않는다. 김 교수는 “한반도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돌파구와 모멘텀이 필요했는데 과거 얘기들을 반복, 정리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문을 열도록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제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비핵화,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한 평화 통일’이라는 표현을 공동선언에 명시했다”면서 “흡수 통일을 겨냥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나 비핵화를 말하는 건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서주석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원 역시 “북한에 대해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충분히 드러냈지만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나 방안, 추가적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전향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처럼 미얀마의 뒤를 이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개성공단 철수 이후 중국까지 제재에 동참한 상황이기 때문에 국면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얀마 모델은 북·미 간 적대 관계 해소를 전제로 하지만 현재로선 북한이 받아들일 카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아베 과거사 왜곡, 美 국익에 악영향”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극우적인 역사관이 주변국들과의 갈등을 불러일으켜 미국의 국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의회에서 제기됐다. 9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발간한 ‘미·일 관계 보고서’에서 “논쟁거리인 과거사 문제에 대해 최근 아베 총리와 일본 내각이 내놓은 발언과 행동은 일본이 역내 관계를 잘못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고 진단했다. 이는 최근 미국 정부가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 발언 및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에 비공식적으로 우려를 전달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여겨진다. 보고서는 “이른바 위안부로 불리는 성노예, 역사 교과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 한국과의 영토 분쟁에 대한 아베 총리의 접근은 미국은 물론 일본의 이웃 국가들로부터 면밀한 감시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역내 외교 관계 갈등은 미국의 국익을 훼손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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