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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인권문제 대북정책 핵심…北인권법 제정·이행 노력해야”

    “북핵·인권문제 대북정책 핵심…北인권법 제정·이행 노력해야”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30일 “북핵과 북한 인권 문제는 우리 대북정책의 핵심 어젠다”라며 “북한의 반발이 두려워 이 문제들에 소극적이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 주민의 삶이 나아지고 바뀌도록 하는 것은 통일의 중요한 목표일 뿐 아니라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도 북한 인권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며 “북한이 연일 저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맹비난을 거듭하는 것은 그만큼 인권 문제가 아프고 가슴을 찌르는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북한인권법도 다른 나라들은 제정이 됐는데 우리나라에선 10년째 국회에 계류돼 있다”며 “관련 부처에서는 법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권고사항 등의 이행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새 정부가 들어서고 2년 동안을 정치권의 장외 정치와 반목 정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정치권에 또 한 차례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박 대통령은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을 거론하며 “협정 서명 때 캐나다 측에서 ‘이렇게 힘들게 FTA를 서명하지만 한국 국회에서 언제 비준이 될지 우려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며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 국회에 대해 걱정할 정도로 국회 상황이 국제사회에 전부 알려져 있고, 그 상황이 우리나라 국익과 외교의 신뢰를 얼마나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지 우려스러웠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핵안보정상회의 때도 2년 전 서울에서 국제 사회에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연설할 때의 그 공허하고 착잡한 마음을 잊을 수가 없다”고도 했다.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일을 언급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국회가 언제 법안을 통과시켜 줄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것만 바라보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정부 자체적으로 경제 살리기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대한노인회 임원과 지회장, 노인일자리 참여자, 노인 자원봉사자 등 전국의 노인 200여명을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신 어르신 여러분께서 활력 있는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면서 “실질적 도움을 드리는 노인복지 정책을 발굴하고 강화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글로벌 시대] 온두라스에 퍼지는 희망한류/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전략팀장

    [글로벌 시대] 온두라스에 퍼지는 희망한류/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전략팀장

    지난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국제 문화콘텐츠 전문 전시회에서 온두라스에서 온 일행을 만났다. 온두라스 국영방송사와 음악 콘텐츠 제작사의 임원인 그들과 광주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부상했으나 1980년대에 5·18 민주화운동으로 큰 희생을 치르며 한국 민주화의 상징이 됐다고 설명하니, 온두라스는 한국보다 50~60년 정도 낙후돼 있으며 한국이 이룩한 눈부신 발전을 온두라스 사람들 모두 선망한다고 한다. 온두라스 국영방송 TNH의 간부는 3년 전부터 아리랑TV가 제작한 한국 음악 콘텐츠 및 다큐멘터리를 전국에 방송한 이후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부쩍 높아졌다며 아리랑TV야말로 온두라스 사람들이 ‘한국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창’이라며 거듭 감사를 표한다. 온두라스는 극심한 빈곤과 범죄로 얼룩진 나라다. 인구 860만명의 작은 나라에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2242달러로 세계 130위다. 1962년 한국과 수교관계를 맺을 당시에는 양국의 경제발전 수준차가 별로 없었는데 50년 후 한국은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룬 반면, 그들은 남미 최악의 빈곤국이자 세계 최고의 살인 범죄국이 됐다. 2009년에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군부 쿠데타로 축출해 중남미 역사의 퇴보를 기록했다.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이 농민,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아 진보정책 실행을 약속했으나 기득권 정치인, 거대 언론, 교회, 군부 등이 집단적·조직적으로 반발해 개혁을 차단한 것이다. 2006년 이후 범죄 조직 등에 살해당한 언론인이 23명으로 언론취재 환경이 열악하고, 상당수 국민이 초등학교 이후 교육혜택을 받지 못하고 성인층의 문맹률이 높은 것도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2012년 온두라스의 로보 대통령은 경제개발 특구인 모델 시티를 건설해서 온두라스의 전체 변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한국의 발전 경험을 배우러 방한한 바 있다. 한국 정부도 온두라스를 경제발전 경험공유 사업국으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태권도 3단인 로보 대통령을 필두로 온두라스의 태권도 인구가 날로 늘고 있다고 한다. 한류의 인기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한류가 문화 (공적개발원조)에 기여하기 시작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자리를 갈아탄 우리나라가 ODA 사업의 지평을 넓혀 한국어, 태권도, 도서관 사업 외에 K팝, 전통문화 등 문화를 통해 저개발국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과거 ODA가 수인국의 경제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국익과 연결된 외교적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면, 이제 ODA의 원래 목적인 인도주의적·보편적 자치를 지향하는 원조가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국제사회에 형성되고 있다. 보통 국가의 발전은 경제, 정치, 문화 순으로 진행되지만 문화적 영향력은 공동체 및 구성원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고양해 경제발전을 견인하는 중요한 요소다. 범죄와 가난으로 신음하는 온두라스 같은 저개발국의 젊은이들이 한류 열풍을 계기로 한국이 산업화, 민주화, 문화융성까지 성장해 온 사례를 보고 배우며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기를 기대한다. 20세기 초에 한국에 왔던 선교사들이 학교와 의료기관을 세우고 인재를 육성한 것이 토대가 되어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면, 이제 우리도 가난하고 신음하는 나라들에 살아있는 희망의 증거로 받은 것 이상을 돌려주며 그들의 희망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 함승희, 국가개혁의 방략을 모으다

     세월호 참사와 군부대 집단폭행 사망사건 등이 이어지면서 대대적인 국가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혹시나’ 했던 국민들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엄두가 안 나서 손을 터는 것인지, 두려워서 칼을 못 빼드는 것인지, 쏟아지는 국민적 질타와 촉구도 한낱 메아리없는 아우성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래시계’ 검사로 더 잘 알려진 함승희씨가 이끄는 (사)포럼오래와 이 포럼 산하 오래정책연구원(원장 김병준)이 국정운영의 기본이 되는 13개 분야를 선정해 상세한 국정개혁의 지침을 제시해 주목되고 있다.  각 분야별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들이 나서 국정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시도이다. 정책연구원은 또 이 국정개혁 지침을 담은 책 ‘세상을 바꿔라Ⅱ(조명문화사)’도 함께 펴냈다.  포럼오래 측은 “국익과 민의를 외면하고, 당리당략에만 몰두하는 정상배와 사익에만 집착하는 기득권세력을 극복하고, 국가지도자의 역사적 소명의식과 시민의 가치관 체계를 일깨우기 위해 이 책에 국가개혁의 방략을 담았다”고 밝혔다.  대표 집필자인 김병준 오래정책연구원장은 저서에서 오늘의 한국정치를 ‘망국의 정치’로 규정하고, 이의 적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회의 기능을 독립위원회나 지방의회로 분산할 것 숙의민주주의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 다당제와 중선거구제 및 국무총리를 여당 국회의원들이 선출 하는 등의 정치개혁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다른 집필자인 한신대 윤평중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다수의 시민들이 ‘이게 나라인가’라며 국가의 기능과 역할에 근본적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면서 “국가지도자는 국가통치의 사사화(私事化)를 지양하고 비르투(virtú·단호함)와 공공성의 덕목을 구비해 사회통합과 국민화합의 상징적 구심점이 되는 통치철학을 발휘할 때라야 비로소 국가개혁이 가능해진다”고 역설하고 있다.  함승희 회장은 “전두환 정권부터 이명박 정권을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는 정·관·재계의 권력형 부패는 대통령 권력 그 자체나 또는 대통령 권력을 호가호위하는 주변 실세와 친·인척 부패가 핵심”이라고 전제하고 “박근혜 정권 역시 대통령 권력, 특히 인사권을 주무르는 주변 세력을 과감하게 내쳐야 부패의 싹을 자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하여서는 대통령의 인사권과 사면권의 올바른 행사와 정치권과 공직자 부패를 통제하기 위한 불체포특권의 제한, 규제의 혁파, 절차의 투명성 확보 및 대검중앙수사부의 부활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서강대 조윤제 교수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한국인에게 내제한 잠재력에만 기댈 게 아니라 기술력, 지식수준, 제도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대학교육의 질과 일하는 방식의 개선, 공정경쟁 질서의 강화와 재벌의 구조 개편, 소득 분배구조의 개선 및 강소중견기업정책을 경제개혁의 방향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가 하면 권혁세 전 금감원원장과 김기범 대우증권 전 사장은 금융개혁과 관련, “한국 금융과 자본시장의 낙후성이 국가경쟁력을 갉아 먹고 있다”면서 “근본적인 원인은 금융(지배구조 및 운영)의 정치화 내지 과도한 규제에 있는만큼 정치권 개입의 차단과 규제의 철폐, 금융감독 기능과 정책기능의 분리 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대 윤순진·이병민 교수와 고려대 이민수 교수가 각각 환경과 국민들의 가치관 확립, 국가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해, 문길주 전 KIST원장이 과학정책에 대해, 중국인민대 우진훈 교수는 중국의 부상과 외교전략에 대해 깊이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그날의 진실, 두 대사에 주목하라

    그날의 진실, 두 대사에 주목하라

    “제보가 그렇게 쉬운 거면 세상이 이 꼴이겠냐?”(윤민철 PD) “당신은 모든 것을 걸고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지만, 나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여기까지 왔습니다.”(심민호 연구원) 임순례 감독의 새 영화 ‘제보자’(10월 2일 개봉)에서는 “진실이 중요하냐, 국익이 중요하냐”고 거듭 묻는다. 그리고 질문을 받은 모든 이는 답한다. 진실이 중요하다, 진실이 국익이 된다고 대답한다. 영화는 10년 전 초미의 논란이 됐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을 모티프 삼아 진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사건은 국민 다수 정서와 관련이 깊었으면서도, 또 내용상으로는 대단히 복잡하고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영화의 유쾌하면서도 명쾌한 정리는 더욱 놀랍다. 영화의 프레임은 기실 살짝 ‘왜곡’됐다. 진실의 대척점에 있는 것은 ‘국익’이 아니라 ‘진실이라 믿고 싶은 거짓’이었다. 그리고 이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가 이 영화의 진짜 프레임이다. 영화 속 젊고 열정적인 방송사 PD 윤민철(박해일 분)은 스쳐지나갈 법한 사소한 제보를 받는다. 거기에서 불법 난자 매매를 확인하고, 더 캐고 들어가다 당대 한국사회 불가침 성역과 같은 맞춤형 줄기세포 연구자 이장환 박사(이경영 분)와 맞닿는다. 그리고 등장하는 공익제보자인 심민호 연구원(유연석 분). 이 박사의 거짓 행동과 거짓말에 대한 전국민적 환상을 깨뜨린 핵심적 활약은 심 연구원의 몫이다. 그는 윤 PD를 만나 용감하게 이 박사와 그에게 쏟아진 화려한 조명에 대한 진실을 외부에 알린다. 정부와 대다수 언론은 물론 국민 여론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박사를 건드린다는 것은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격이었다. 그는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이 박사에 맞서다가 처절하고 쓸쓸하게 버려진다. 윤 PD 역시 회사 경영진의 반대와 비난을 쏟아붓는 국민 여론 속에서 철저히 고립된 채 벌판에 내던져진다. 이 과정에서 심 연구원과 윤 PD가 내뱉는 두 대사야말로 영화 ‘제보자’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의 핵심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윤 PD라는 인물의 입체적인 내면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그의 캐릭터는 청와대의 외압을 받고, 언론을 탄압하는 경영진에 맞서 직장에서 내침을 당하는 것도 감수하고, 또 감옥에 갈 것까지 각오하는 ‘정의롭고 영웅적인 언론인’으로 박제화됐다. 또한 영화 제목이 말해주듯 가장 중요한 역할이어야 할 내부고발자로서 심 연구원에 대한 캐릭터의 입체성도 다소 밋밋하다. 현실의 삶 곳곳에서 거짓과 늘상 만나고 좌절하며 소시민적인 안위, 현실로부터의 도피 등 세상과 타협하고픈 비겁함 등을 안고 사는 우리 모두에게 더욱 필요한 캐릭터는 윤 PD가 아니라 심 연구원이다. 아예 영화 전면에 ‘영웅적 제보자’를 내세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이 남는다. 이러한 몇몇 아쉬운 대목만 빼면 영화는 대단히 흥미진진하다. 복잡한 실제 사건 속에서 서사적 개연성을 충분히 갖춘 시나리오가 일단 훌륭하다. 이와 함께 다양한 성격의 인물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뒤 이를 군더더기 없이 끌고 나간 임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 능력은 놀라울 정도다. 영화는 재미있는 만큼 가볍게 봐도 좋고, 사회적 울림이 있는 만큼 묵직하게 봐도 좋다. 가까운 한국 현대사 속에서 재벌의 로비를 받은 감사원을 내부고발한 이문옥 감사관, 군부재자투표의 부정선거를 내부고발한 이지문 중위, 군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윤석양 이병 등이 스크린 위로 겹쳐 보이기도 한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자신을 버린 이들의 용기와 삶을 되새겨 보게도 할, 사회적 함의가 제대로 빛을 발하는 영화다. 12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열린 길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열린 길

    15일에 통일준비위원회 정종욱 부위원장과 언론 자문위원들의 간담회가 있었다. 정 부위원장은 통일준비위의 활동 방향을 설명하면서 현재 19개의 태스크포스(TF)가 가동 중이라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통일헌장 초안을 작성하는 TF, 북한 산림녹화 사업을 준비하는 TF, 정부기관 및 대학 등의 북한 관련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TF, 분단 70년 관련 행사를 기획하는 TF 등이다. 정 부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을 경제적 차원에서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비용이 들어도 새로운 경제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동감한다. 사람을 움직이는 진짜 힘은 정치적 명분이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다. 박 대통령은 또 “주변국들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역시 공감한다. 외교란 철저하게 국익을 실현해가는 과정이 아닌가. 박 대통령이 제시한 우리 경제의 새로운 발전 기회이며 주변국들에도 큰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나는 서슴없이 남북 간의 철도·도로 연결이라고 말하겠다. #남북철도는 대박이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이 중요한 이유는 수백 가지가 넘겠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중요한 몇 가지만 되짚어보자. 먼저, 남북철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되면 반드시 북한의 ‘고속철도화’ 사업 얘기가 나올 것이다. 우리나라의 KTX뿐만 아니라 일본의 신칸센(新幹線), 중국의 까오티엔(高鐵), 더 나아가 프랑스의 TGV, 독일의 ICE 사업자들까지 군침을 흘릴 만하다. 또 남북철도가 유럽까지 이어지면 일본에서는 한반도와 연결하는 해저 터널을 건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이다. 한·일관계를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와 함께 에너지 사업에도 큰 기회가 열린다. 러시아~북한~남한을 잇는 가스관 건설은 물론이고, 동북아 국가 간에 전력선을 연결하자는 ‘슈퍼 그리드’ 구상도 북한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가시화될 수 있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은 빠른 시일 내에, 말하자면 박근혜 정부 임기 내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는 프로젝트다. 2002년 9월 18일에 경의선, 동해선의 철도·도로 연결 동시 착공식이 열렸다. 그 결과 남북 간의 도로는 이미 연결됐고, 철도도 남북 간 궤도 부설이 끝났다. 역사와 신호·통신·전력계통 등 열차운행을 위한 기본 시설도 거의 갖춰져 있다. #북한 핵에 괄호를 칠 수는 없어도 남북 간 철도·도로가 연결되려면, 물론 남북 당국 간의 본격적인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남북관계는 꽉 막혀 있다. 남북을 잇는 길은 하나밖에 없고, 거기에 핵 문제라는 큰 돌이 놓여 있는 듯하다. 철학자들은 사유의 과정에서 당장 풀어낼 수 없는 난제가 나타나면 일단 괄호 속에 묶어두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곤 한다. 북한 핵이 엄연하게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데, 거기에 괄호를 쳐놓고 경제협력 문제로 넘어가자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럼 어떤 방법이 있을까. 현 정부 외교정책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해결책을 단일화하는 것이다. 남북관계는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 한·일관계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성의 표시라는 전제조건을 단일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해결에는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북문제도 핵 문제 해결이라는 외길 옆에 경제협력의 길, 인도적인 지원이라는 길이라는 또 다른 길을 함께 만들 수 있다. 세계지도를 보자.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의 GDP가 북미, 유럽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21세기 세계의 중심은 동북아시아고, 동북아의 중심은 한반도다. 그 가운데서도 북한은 동북아의 지정학적 위기와 지경학적 기회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한의 길을 여는 것은 동북아의 안보 위기를 해소하고 투자 기회를 확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걸 실현해 낼 수 있다면, 박 대통령은 퇴임할 때 우리 국민은 물론 지구촌 전체로부터 큰 박수를 받을 것이다. 편집국 부국장
  • [세종로의 아침] 멍청한 전쟁/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멍청한 전쟁/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미국의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전쟁 선언으로 중동지역이 전운에 휩싸였다. 아랍권 국가를 포함해 40여개국이 미국의 대(對) IS 공습작전을 지지하고 나선 가운데 현장에선 준 전투상황이 감지된다는 외신 보도가 줄을 잇는다. 한국도 일찌감치 연합작전 지지와 동참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의 IS 작전 참여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국익과 주권 사이의 갈등이다. 찬성 측은 ‘혈맹과 같이 가야 하지 않느냐’는 차원의 국가이익을 먼저 입에 올린다. 반대 측은 중동전쟁으로 확산될 게 뻔한 ‘위험한 분란’에 왜 서둘러 발을 담그냐는 신중론을 들고 있다. 물론 찬성 쪽에는 극단적 근본주의에 치우친 테러에의 응징이 실려 있다. 반면에 반대 측은 눈치만 볼 게 아니라 줏대를 세우자는 주장이 강하다. 그런데 미국이 대(對) IS 전쟁선언에 이르게 된 과정과 양상을 살펴보면 한국의 작전참여를 둘러싼 표피적 논쟁은 안이해 보이기까지 한다. 우선 미국의 상황을 먼저 보자. ‘이라크전 종결’을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 대통령은 일관되게 이라크·아프간사태 개입을 ‘멍청한 전쟁’으로 불러왔다. 두 명의 미국인 기자가 참수된 뒤 미국 내 여론이 공세 쪽으로 기울자 말을 뒤집었다. 물론 오는 11월 있을 중간선거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또 다른 ‘멍청한 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미국은 지상군 투입 없이 공습만 수행하고 지상에서는 시리아 반군과 쿠르드족, 이라크 정부군 등을 지원해 대리전을 치르며 이 과정에서 연합군을 결성하겠다는 전략을 거듭 강조한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은 반군세력 지원을 통한 미국의 대리전과 연합군 결성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본다. 장기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것이다. 한국은 병참 분야가 아닌 인도적 차원의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사태가 어떻게 바뀔지 모를 일이다. 여기에 IS의 성격이 종전 알카에다와는 조직과 무장, 자금동원 측면에서 사뭇 다른 것으로 관측된다.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동북부를 장악한 IS는 걸프 산유국과 터키 등으로부터 자금·무기지원을 받는 ‘세계최대의 테러단체’로 꼽힌다. 첨단의 디지털 기법과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유럽 등지의 소외된 청소년들을 끌어 모아 많게는 5만여명까지 대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라크에서 포로로 잡힌 사우디 출신의 한 대원은 IS에 한국인 대원도 들어 있다는 충격적인 증언을 했다. 한국은 극단의 이슬람 테러로 이미 적지않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2004년 이라크에서 참수된 김선일의 희생은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다. 국익과 주권 사이의 표피적 논쟁은 소모전일 뿐이다. 한국에서 급속히 늘어가는 이슬람 교세의 확장은 ‘테러와의 전쟁’이란 선포에 무작정 휩쓸릴 때가 아님을 보여준다. 그보다는 정확히 알아야 한다. 임기응변의 표피적 대응은 희생의 악순환을 거듭할 뿐이다. 국익과 주권의 충돌에 앞서 먼저 이슬람과 이슬람 국가들에 대한 탄탄한 전략·전술을 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멍청한 전쟁’의 불똥은 우리 안에서 먼저 튈 수 있다. kimus@seoul.co.kr
  • 美 9·11 유족들 “13년째 진실찾기, 피로하지 않습니다”

    美 9·11 유족들 “13년째 진실찾기, 피로하지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불과 반년 만에 피로하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2001년 9·11 참사 발생 13년이 지난 지금도 유족들의 진실찾기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11일 알자지라는 9·11 테러 13주년을 맞아 28쪽 분량의 상·하원 정보위원회 합동신문 기록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유족들과 정부 측의 공방을 다뤘다. 미국은 9·11 테러 발생 뒤 유족의 요구대로 수사권을 갖는 9·11위원회를 출범시켜 진상 조사를 벌였다. 그럼에도 900여쪽에 이르는 2002년 상·하원 합동위원회의 공식 문건 가운데 ‘해외 국가의 지원’에 관한 28쪽 분량의 챕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여기에는 9·11 테러를 지원한 국가들에 대한 정보가 담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비밀로 지정해 둔 이 문건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정 해제를 약속했으나 아직도 미적거리고 있다. 외교상 문제, 국익 등이 이유다. 9·11 유족 모임 공동 의장인 테리 스트라다는 “내 남편과 다른 사람들은 엄청난 돈과 지원 없이는 작전을 펼칠 수 없는 바로 이 미국 땅에서 급진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에게 살해됐다”면서 “우리는 누가 그들의 극악무도한 계획을 승인하고 지원했는지 알아야 하고 그것이 정의가 바로 서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엄격한 비밀엄수 맹세와 함께 이 문건을 열람한 의원들도 유족들의 의견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이 문건의 공개를 요구하는 이들 가운데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있다. 테러 지원국으로 거론돼서다. 9·11 당시 주미 사우디대사였던 반다르 빈 술탄 왕자는 “고작 28쪽 분량의 공개되지 않은 문건이 우리 국가와 국민을 비방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숨기는 것이 없기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쓸데없는 오해를 안 받고 싶다는 주장이다. 미국 정부도 검토에 들어 갔다. 알자지라의 확인 요청에 에드워드 프라이스 국가안보회의(NSC) 부대변인은 “백악관의 지시에 따라 공개 여부를 두고 기관 간 합동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물밑 일본 외교/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물밑 일본 외교/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일본 사회 전반의 한국 얕보기는 물론 무시, 외면 현상이 심각하다. 일본 정부는 유엔 제재 위반 논란 속에서 북한과 접촉하고, 최근 개각 뒤엔 중국과 가까워지려고 한다. 미국도 엔화 약세 용인 등 경제·영토분쟁 등에서 일본을 미는 분위기다. 한국이 국제외교 무대의 외톨이가 될 우려가 있다. 냉정한 국제외교 흐름을 잘 읽고 대처해야 한다.” 지난주 만났던 일본 대학의 한국인 교수는 이렇게 걱정했다. 최근 일본 정부의 한국 외교 고립화 기도까지 엿보인다며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오랜 기간 일본에서 생활했지만 요즘이 최악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일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은 어떻게든 막아야 할 때라는 내용이 요지였다. 실제 지난 3일 발족한 아베 신조 총리의 2차내각 각료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는 밝혔지만, 한국 문제는 침묵했다. 그는 방송을 통해 “중국과 일본은 동아시아 2대 대국이다. 관계개선이 중요하다. 양국 관계 안정화는 지역 전체 상황에도 영향이 크기 때문에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런 공개적인 태도는 한국 상대의 심리전일 수도 있다. 무시로도 해석될 소지도 있다. 그러나 일본외교는 실리추구형이다. 한·일 관계에서 정상대화는 정체돼 있지만 실무 수준 움직임은 집요하다. 한·일 안보정책협의회가 4년 만에 재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경제단체나 의원연맹, 대학생 교류 등 정부가 지원하는 분야별 교류에도 공을 들인다. 주한 일본대사관 고위관계자들의 한국 여론지도층 접촉도 활발하다. 기자도 지난 6, 7월에 이어 오는 30일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의 초대를 받았다. 주일특파원 경력자 자격이다. 지난 5월에는 언론인 4명과 함께 대사와 얘기를 나눴다. 공사나 참사관, 서기관급 인사들도 최근 몇 차례 개별적으로 만나 양국 관계 현안에 대한 질문을 했었다. 올해 들어 부쩍 늘었다. 민간 차원의 교류가 회복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지난달 말에는 일본 국회의원 비서인 친구가 개인적으로 서울에 와 관계 개선 전망 등을 얘기하고 갔다. 가을에는 일본 최대 경제단체에 근무하는 일본인 친구가 서울에 올 예정이다. 이처럼 실무·민간 차원의 한·일관계는 회복되는 기류다. 종합하면 일본은 강온 두 기류의 외교전을 펴고 있는 것 같다. 어찌 됐든 일본사회의 한국 때리기는 여전하다. 주간 에코노미스토 최신호는 ‘암운(暗雲) 한국’이라는 자극적 제목의 표지기사를 실었다. 다른 언론들도 마찬가지 분위기다. 정치가 살아있는 생물이라지만 분명 외교도 살아있는 생물 같다. 외교지형은 순간순간, 하루하루 다르게 변한다. 실무·민간 차원의 교류 회복을 자양분으로 양국 외교를 복원시켜야 한다. 수면 위의 한일관계는 차가워보이지만 물밑은 뜨겁다. 정상 외교를 회복시켜 위안부나 독도 문제 등 역사문제에 대한 일본 지도층의 반성을 토대로, 한일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 동북아 외교는 국익우선 원칙에 따라 숨가쁘게 돌아간다. 정세변화가 무척 빠르다. 외교 당국의 냉철한 현실 인식과 기민한 실리 추구 외교가 요구된다. taein@seoul.co.kr
  • 버거킹 팀홀튼 인수 합의, ‘세금 바꿔치기’ 시비로 비화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버거킹이 캐나다 커피 체인 팀 홀튼을 110억 달러(약 11조 1800억 원)에 인수키로 한 것이 ‘세금 도치(tax inversion)’ 시비로 이어지면서 뒷얘기가 분분하다. 세금 도치란 높은 법인 세율을 피하려고 국외 거점 기업을 인수하고서 본사를 그쪽으로 옮겨 세금을 절약하는 기법으로 미국 대기업이 잇따라 활용해왔다. 백악관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세금 도치가 더 방치돼서는 안 된다고 거듭 규제를 촉구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 “이 건이 캐나다에 혜택을 주는 것인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수 조건이 캐나다에 유리하기 때문에 승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시장이 관측한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캐나다는 스티븐 하퍼 총리 집권 후 세율을 떨어뜨려 법인 세율이 평균 27%로, 주요 7개국(G7) 가운데 21%인 영국 다음으로 낮다. 미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법인 세율이 가장 높아 평균 38% 수준이다. OECD 평균 세율은 24%로 분석됐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세금 도치가 북진한다’고 표현하면서 2010년에도 미국 제약회사 발레안트가 캐나다의 바이오베일을 이런 목적으로 인수했음을 상기시켰다. 캐나다 캘거리대의 잭 민츠 공공대학원장은 블룸버그에 “캐나다가 (세율 인하로) 갈수록 비즈니스 하기 좋은 곳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는 자국에서 발생한 소득에만 과세하는 이른바 ‘속지주의’인 반면 미국은 다국적 기업이 국외 수익을 가지고 오면 과세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분석에 의하면 버거킹은 매출의 약 42%를 미국과 캐나다 바깥에서 올리고 있다. 토론토 소재 바스킨 파이낸셜 서비시스의 데이비드 바스킨 대표는 블룸버그에 “버거킹의 팀 홀튼 인수가 캐나다에 나쁠 게 없다”면서 “인수 조건도 예상보다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대기업이 세금 도치 목적으로 캐나다 기업에 계속 눈독을 들일 것이라면서 북미 최대 자동차 부품 공급사인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다음번 목표가 될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버거킹이 인수 후에도 팀 홀튼이 계속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점 등을 내세우지만 새 회사의 본사는 캐나다에 세워질 것이 확실시된다면서 따라서 세금 도치 시비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버거킹의 팀 홀튼 인수 합의가 발표되고 나서 회견에서 “꼬박꼬박 세금을 내야 하는 미국의 수많은 중산층에게 공정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세금 회피 척결을 모색해왔다고 말했다. 조 올리버 캐나다 재무장관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버거킹의 팀 홀튼 인수가 “캐나다 국익에 들어맞는 것인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금 도치 시비에는 함구했다. 그러면서도 “캐나다 세제가 경쟁력 있다”면서 현 정부 “집권 후 특히 중소기업 등을 위해 세율을 낮췄음”을 강조했다. 캐나다는 외국 기업이 3억 5400만 캐나다달러(약 3283억 원)가 넘는 자국 기업을 인수하면 ‘장기적으로 캐나다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를 자동으로 검토하도록 돼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중국 군사안보 전문가 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중국 군사안보 전문가 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너는 너대로 싸우고, 나는 나대로 싸운다.’ 중국의 싸움 방식이다. 우리는 중국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많은 것을 안다고 해도 여전히 잘 모르는 게 중국이다. 우선 면적으로 치면 세계 4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인구는 세계 1위,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2위, 1인당 국민소득은 87위이다. 그렇다면 군사력은? 안보전략은? 궁금해지는 게 점점 많아진다. 지리적으로 우리의 이웃이면서도 한국전쟁 때는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싸우기도 했다. 중국은 경제력으로나 군사력으로나 많은 성장을 하고 있다. 이제는 중국을 제대로 그리고 분명하게 알아야 할 때라고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중국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포함한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하자 일본은 ‘분쟁도서 탈환’을 명목으로 자위대에 공격적 기능을 강화했다. 베트남, 일본, 필리핀 등 해양 영유권 분쟁의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은 국력이 커짐에 따라 주변국들에 주권과 영토 보전은 물론 국익을 증대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국제 문제 전문가들은 예견한다. 최근 국립타이완대 정치학과 중국대륙 및 양안관계 교육연구센터는 황병무(75) 국방대 명예교수의 ‘중국안보해석서’를 발간했다. 신중국군사론(1992년, 세종문화상 수상)의 내용과 각종 영문 논문, 신문 기고문 등을 분석하고 2회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책을 펴냈다. 국내학자 가운데 이런 식으로 국제정치 서적을 발간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중국의 안보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 왔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오고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국방대 교수와 안보문제연구소장, 한국 국제정치학회 회장, 외교부 정책자문위원장, 대통령 국방발전자문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자택에서 황 교수를 만났다. 먼저 국립타이완대에서 최근 발간한 책인 ‘중국안보해석서’의 내용을 물었다. “중국 특색의 군사학 학문체계의 정립을 위한 시도 외에 중국안보정책 결정의 몇 가지 영향 요소와 당군 관계, 내우외환의 연동적 위협관을 다룬 것이지요. 예를 들어 당에 의한 군의 통제로 정치안정을 유지하는 것과 또 정치 리더십 분열 시 당내에서 누가 군을 통제하느냐는 여전히 문제라는 내용 등입니다.” →중국 안보정책의 기본방향은 무엇인가요. -“미국이 민주와 자유를 추구하는 반면 중국은 평등과 공정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대등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국가이익을 위해 동중국해, 남중국해, 아프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안보정책의 핵심은 이러한 이익을 지키는 것이지요. 이런 과정에서 미국이 개입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중국은 아시아문제는 아시아가 해결하기를 원합니다. 중국은 군사력의 기본은 경제이고 안보의 토대 또한 경제라는 인식하에 관련 정책을 펴나가고 있지요. 이 같은 바탕에서 요즘 들어 더욱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입장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베트남과 일본, 필리핀 등과 해양분쟁을 겪어 왔습니다. 어떤 식으로 그런 분쟁을 해결하려고 하는지요. -“냉전기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인도, 구소련, 베트남 등과 무력분쟁에 들어갈 때 외교 경로를 통해 평화적 해결을 시도한 뒤 군사행동을 취했습니다. 탈냉전기 중국은 강압외교의 목표와 수단이 유연해지고 있습니다. 2010년 9월 센카쿠 부근에서 발생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의 충돌로 중국 어민이 억류됐을 때 외교적 해결이 어렵게 되자 중국이 희토류 광물 수출을 중단하는 무역제재를 통해 중국 어민을 석방시키는 데 성공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지요.” 한국전쟁 이후 중국은 주로 국지전 형식을 전개해 왔으며 영토분쟁이 생기면 경제적으로든 군사적으로 재빨리 응징은 하겠지만 정치적으로 영토 자체를 얻는 것은 자제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아시아의 맹주를 위해 계속 노력은 하되 영토 자체를 점령하게 되면 동아시아 국가들이 반중 친미 체제로 돌아서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또한 만약 그렇게 될 경우 중국 중심의 안보협의체를 만드는 데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남중국해 스카버러섬(중국명 황옌다오) 부근에서 필리핀 어민의 어로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 어업지도선이 필리핀 해경과 대치할 때 필리핀은 미국과 해상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중국은 함정과 항공기를 동원해 무력시위를 감행했고 필리핀이 제안한 국제해양법 중재안을 거부했지요. 또 중국은 주중 필리핀 대사를 불러 필리핀의 긴장 조성 행위에 대응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으며, 동시에 중국인의 필리핀 여행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필리핀 수입 과일류에 대한 검역을 대폭 강화하는 등 경제제재를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필리핀에 대한 군사행동은 하지 않았지요. 베트남과 해양분쟁이 생길 때도 해·공군력을 동원해 베트남을 압박할 수 있었지만 사태를 진정시키며 외교경로에 의한 해결을 모색했습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어떤 정치철학을 갖고 있는지요. -“지난번 시 주석이 방한했을 때 수행했던 150명의 사절단 대부분이 경제 관련 인사들입니다. 그만큼 경제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경제는 정치와 안보를 뒷받침하는 튼튼한 토대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선경후정(先經後政), 경제가 항상 먼저이고 정치는 그 다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요.” →중국과 일본의 군사력을 비교하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요. -“중국의 해·공군은 일본에 비해 질적으로 떨어지지만 양적으로는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적의 동향을 탐지하는 정보능력이라든가 잠수함과 비행기간의 정보지휘 연동체제 등은 중국이 약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군사력을 꾸준히 증강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은 한국전쟁 이후 전면전을 치른 경험이 없습니다. 빨리 선제공격하고 빠지는 국지전 전법을 구사하고 있지요. 다시 말해 ‘너는 너대로 싸우고 나는 나대로 싸운다’는 방식입니다.” →가끔 훈련 중인 중국 인민해방군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현재 중국 군부의 위상은 어떠하며 정치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요. -“인민해방군은 중국이라는 나라를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자긍심이 크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당의 군대로 전문화됐습니다. 중국 상무위원 7명 중 해방군 출신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지요. 그래서 인민해방군은 일종의 압력단체가 됐습니다. 후생이나 복지예산이 줄어들면 다시 올려 달라고 압력을 넣기도 합니다. 요즘 젊은 장교들은 다시 국가의 군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철저하게 당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조직으로 굳어졌지요.” →우리나라는 미국과 연합훈련을 통해 한·미 동맹을 과시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동맹관계인 북한과 훈련을 하지 않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가끔 합동훈련을 하는데 북한과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과 굳이 훈련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습니다. 또 북한이 군사적으로 중국의 말을 고분고분 듣지도 않습니다. 북한 또한 핵을 가지고 있는 마당에 중국과 훈련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요.” →그렇다면 북한에 위급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중국이 군사적으로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고 사태의 정도에 따라 개입 여부를 결정하겠지요. 또한 미국과 한국이 서둘러 개입하지 않는 나름대로의 방법을 모색할 것입니다. 중국 정치인이나 중국 인민들의 핏속에는 침략적인 유전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군사력을 앞세워 국익을 추구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영토적으로 침략을 받을 경우 응징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고 있지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황 교수에게 군사안보 전문가가 된 까닭을 물었다. “글쎄요. 제가 6월 25일생인데 그 6·25라는 숫자가 운명적으로 저를 따라다녔다고 할까요(웃음). 또 제가 석사과정을 마치고 군대에 가려고 할 때 육사에서 교관요원을 처음으로 뽑았어요. 1966년부터 3년간 근무하면서 ‘게릴라’ 등 육사 부교재를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안보전문가의 길로 가게 됐지요.” 선임기자 km@seoul.co.kr ■황병무는 1939년 6월 25일 전북 고창에서 태어났다. 전주고를 나왔으며 서울대 외교학과,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거쳤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육군사관학교에서 정치학 교관을 지냈다. 이후 국방대 교수, 안보문제연구소 소장, 한국 국제정치학회 회장, 외교부 정책자문위원장, 대통령 국방발전자문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국방대 명예교수와 대통령 국가안보자문단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신중국 군사론’, ‘전쟁과 평화의 이해’, ‘한국 안보의 영역, 쟁점, 정책’, ‘국방개혁과 안보외교’, ‘국방정책의 이론과 실제’(공저) 등이 있다. 세종문화상(국방·안보 분야), 보국훈장 천수장 등을 받았다.
  • 녹색당 “靑, 예산집행 불투명”

    영수증을 증빙하지 않고도 현금으로 집행하는 청와대의 특수활동비 예산이 크게 늘고 대통령 비서실의 국외여비 집행도 투명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녹색당이 25일 국회 운영위원회 예산안예비심사보고서를 분석해 공개한 2014년 청와대 예산안에 따르면 특수활동비는 대통령 비서실(국가안보실 포함)에 146억 9200만원, 대통령 경호실에 119억 400만원이 책정됐다. 청와대의 특수활동비 규모는 265억 9600만원으로 올해 청와대 예산(1635억 400만원)의 16.3%에 달했다. 이른바 ‘묻지 마 예산’으로 통하는 특수활동비는 집행기관이 사용 내역을 국회 결산에 보고하지 않고 주로 현금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처를 알 수 없는 돈으로 취급된다. 이 때문에 참여정부 당시 정상문 총무비서관이 특수활동비 12억 5000만원을 횡령해 구속되는 등 권력기관의 ‘쌈짓돈’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대통령 비서실의 특수활동비 예산은 노무현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집행된 111억 7700만원에 비해 31.4% 증가했다. 집권 첫해인 지난해보다는 9억원 정도 늘었다. 경호실의 특수활동비 규모도 2007년의 104억 1900만원에 비하면 14억 9500만원이 늘었다. 대통령 비서실의 출장 예산 항목인 국외여비는 올해 3억 8000만원이 배정됐지만 이 역시 구체적인 출장 목적과 지출 내역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국회조차도 국외여비가 목적에 맞게 쓰이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청와대 예산은 총 1635억 400만원으로 비서실이 841억 3400만원, 경호실은 793억 70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통일·외교·안보 분야에서 국익과 관련한 비용은 낱낱이 공개하기 어려운 데다 국정 운영에 지장을 받을 우려가 있어 공개에 한계가 있다”고 전제한 뒤 “새 정부 출범 이후 기밀을 요하지 않는 출장 비용은 국외 출장 연수 시스템에 모두 등록하게 돼 있기 때문에 집행이 불투명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오늘 69주년 광복절] “한·일 정상회담 개최 필요… 과거사-외교문제 분리 대응을”

    [오늘 69주년 광복절] “한·일 정상회담 개최 필요… 과거사-외교문제 분리 대응을”

    한반도는 2015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내년은 2차 세계대전 종전으로 벼락같이 왔던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배 해방과 한반도 분단의 비극이 시작된 지 70주년이 되는 역사적 시점이다. 가해와 피해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은 1965년 국교 정상화로 관계 복원의 반세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양국 간 과거사 문제와 이를 둘러싼 갈등은 청산되지 않고 있다. 70년 전만 해도 세계의 전략적 중심선에서 비켜나 있던 한반도는 이제 글로벌 경제의 주요 축이자 동북아 각국의 이해가 교차하는 전략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신문은 14일 광복 69주년을 앞두고 서희외교포럼(대표 장철균 전 스위스 대사)과 공동으로 ‘한반도 해방과 분단 그리고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주제의 좌담을 마련했다. 장 대표, 신복룡 건국대 석좌교수, 여인곤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 도시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최동주 숙명여대 교수 등 참석자들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 등 역사적 과오에 대한 반성과 시정 조치는 최근까지도 전 세계에서 확인되고 있는 ‘인류의 시대정신’의 발로로 봐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추구하는 일본의 우경화와 군국주의는 결코 시대정신이 될 수 없으며,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일 양국 관계에 대해서는 과거사와 외교 문제의 분리 대응을 주문했고, 양국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공동의 인식이 컸다. 좌담에서는 한반도 분단의 일차적 책임은 김일성 주석에게 있으며, 향후 그에게 6·25 전쟁 피해뿐 아니라 통일을 지체시킨 역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정권 교체 때마다 좌우로 흔들리는 우리의 ‘시계추 대북 정책’이 안정적인 남북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왔다는 점도 제기됐다. →아베 정부 출범 후 한·일관계의 악화 문제는 무엇인가. -도시환 위원(도 위원):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 등 현재 진행형의 과거사 문제는 일본의 불법적인 강점에 의한 식민주의 범죄로 반인도적 범죄 행위다. 국제사회의 철학이 인권 등 인류보편적 가치를 중시하고 있고, 2001년 서구 노예제도와 식민지 지배의 반인도적 범죄를 인정한 더반선언에 이어 아주 최근인 지난해 6월과 9월에는 영국과 네덜란드가 각각 식민통치를 사죄하고 배상을 하는 등 역사적 과오에 대한 시정 조치는 21세기의 시대정신이 됐다. -최동주 교수(최 교수): 군 위안부 문제가 국제노동기구(ILO)의 의제로 제시됐다는 건 중요한 문제다. 위안부를 강제 노동의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다. 일본은 1932년 11월 강제노동협약을 비준했고, 1944년 11월까지 효력이 유지됐다.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ILO에서 의제로 논의해야 하지만 일본 정부의 강력한 로비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ILO에서 위안부 문제를 의제화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데는 우리 스스로가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아베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강화되고 있다. -도 위원: 일본은 1905년 러일전쟁을 통해 독도를 자국 영토로 침탈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카이로 선언(1943년)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1951년)을 통해 독도는 일본의 행정적 지배 범위에서 제외됐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건 한반도에 대한 점령지 권리 즉, 과거 식민지 영토권을 주장하는 것으로 한국의 독립을 부인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신복룡 교수(신 교수): 독도는 일본 국익에 치명적이지 않다. 절박하지도 않으면서 ‘정치적 제스처’만 하고 있다. 한 일본 학자는 “한국은 독도가 한국 영토를 입증하는 일본 측 자료를 갖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도 일본 영토임을 입증하는 한국 측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 말이 사실이라는 데 있다. 독도 문제는 한·일 양국 학계 간의 전쟁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과 한반도 분단에 대한 우리 안의 인식 차이도 커 우려된다. -도 위원: 식민지근대화론의 핵심은 일제강점기의 한국 경제가 크게 성장했고, 해방 이후 산업화의 토대가 됐다는 주장이다. 매우 자의적 해석으로 조선 후기의 위기도 과장했을 뿐 아니라 식민 체제에서 우리 경제는 대단히 불평등했다. 생산수단은 소수 일본인이 장악했고, 조선인의 인적 자본 형상은 제한적이었다. -여인곤 위원(여 위원): 한반도의 학교 설립과 신문 창간, 전기·전차·철도 개통, 항만 건설 등 한국의 근대화는 일제의 식민 지배 이전인 19세기 말부터 서양의 투자나 자생적으로 시작됐다. 일제가 경인선, 경부선, 경의선, 경원선 등 철도를 부설하고 항만 등을 건설한 건 한국의 근대화가 아니라 식량과 자원 수탈, 그리고 만주와 중국 침략의 교두보 확보 차원이었다. -신 교수: 한국사학사의 기본적인 함정은 망국에 대한 자기 성찰과 회오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망국의 일차적 책임은 우리에게 있지만 식민지근대화론의 경우 그 용어 자체가 잘못됐다. 친일 사학이 아닌 바에야 식민지 시대가 한국을 근대화시켰다고 말하는 학자는 없다. 다만 식민지 시대를 거쳐 한국의 산업화가 진행되었다고 말할 뿐이다. -여 위원: 해방 후 한반도의 38선 분할은 일본군 무장해제를 목적으로 미국 트루먼 대통령이 제안하고, 소련 스탈린이 동의해 획정된 미·소 양국의 합작품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분단의 책임은 김일성 주석과 소련에 있다. -최 교수: 38선은 미국 입장에서 소련의 일본 군정 참여를 저지하기 위해 일본 본토와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소련군 진격을 멈추게 하려는 의도가 작용했다. 결국 38선이 한반도를 지리적, 이념적으로 둘로 나누고 전쟁의 불씨가 된 것으로 평가한다. -신 교수: 김일성 주석은 무력으로 통일할 수 있다고 오판하고 개전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의 오판으로 300만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통일은 70년이 지나도록 미뤄지는 어리석은 결과마저 초래됐다. 나는 김 주석에게 6·25전쟁의 일차적 책임뿐 아니라 분단과 통일을 지체시킨 책임도 크게 물어야 한다고 본다. →남북관계와 북핵, 한·일 갈등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여 위원: 북핵 위기가 20년이 됐지만 해결 전망이 매우 어둡다. 박근혜 정부가 북핵 폐기를 목표로 하되 우선 차선책으로 북핵 개발부터 동결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과 및 핵 동결과 우리의 5·24 대북 조치 해제를 패키지로 다뤄야 한다. -장철균 대표: 남북관계의 안정적 관리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권 교체 때마다 대북 정책이 좌우로 흔들리는 ‘시계추 현상’과 이로 인한 ‘안보 공회전’이 반복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대북 정책은 정권에 상관없이 일관적이어야 한다. -도 위원: 아베 총리가 지난해 ‘침략의 정의’를 부정한 데 이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려는 건 2차 세계대전 이전의 군국주의 부활의 궤적으로 봐야 한다. 아베 총리의 의도를 경계하며 주시해야 한다. -신 교수: 일본의 우경화는 시대정신이 아니다.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오히려 오랜 경제 침체와 중국의 부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우경화가 발현되는 측면으로 이해하고, 지혜롭게 대일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 -최 교수: 중장기적으로 볼 때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과 일본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개연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대일 외교를 정상회담 개최 등을 통해 정상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여 위원: 현재와 같은 과거사와 외교 문제를 연계하는 방식으로는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갈 수가 없다. 두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해서는 자위대의 개입 조건과 범위를 반드시 우리 정부가 미국과도 미리 협의해야 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열린세상] 한·일관계 개선은 동북아평화협력 구상 실천에서/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한·일관계 개선은 동북아평화협력 구상 실천에서/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전 세계가 한·일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한·일관계의 악화 탓에 동북아 질서, 경제 관계, 민간 교류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건만, 정작 한·일 양국은 서로 비판할 뿐 쉽사리 관계 개선에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 한·일관계 개선에는 ‘백약이 무효’라는 무력감마저 일고 있다. 한·일의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한·일관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일 모두 80% 이상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을 상대국이 하는 한 관계가 개선되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응답도 한국인 77%, 일본인 57%나 돼 한·일관계의 개선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일관계를 개선하려면 포퓰리즘에 휩쓸리지 않고, 한·일 양국의 국익을 위한 정치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다. 그러려면 아베 총리가 역사인식을 바꾸어야 하며 박근혜 대통령도 한·일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에서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의 반성이 선결 과제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냉정히 생각해 보면 아베 총리가 반성을 표명하더라도 한국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될 수 없는 현실에서는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박 대통령의 결단도 요구될 수밖에 없다. 결국 한·일관계의 개선은 양국의 리더십이 정치적 결단을 할 수 있도록 어떻게 환경을 만드느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국의 리더십이 여론의 분위기를 거슬리면서 정치적인 결단을 하는 것은 용기있는 자세이기는 하지만, 정치적 생명을 건 모험일 수도 있다. 더욱이 한·일관계가 국내 정치와 연동해 있는 현실에서는 섣부른 정치적 결단은 돌이킬 수 없는 논쟁만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문제는 한·일 모두 여론의 급격한 악화 탓에 점차 리더십으로 결단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아산정책연구원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2012년 이후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급격히 떨어져 이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에 대한 불신은 북한에 이어 최저 수준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내각부의 조사에 의하면 2012년부터 ‘친밀감을 느낀다’가 62%에서 40%로 급격히 줄었으며, 반면 ‘친밀감을 느끼지 않는다’가 35%에서 59%로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왜 상대방을 싫어하는가에 대한 내용을 보면 한국인은 71%가 ‘일본이 반성하지 않기 때문에’라고, 일본인은 79%가 ‘한국이 역사문제에 대해 계속적인 비판을 하고 있기 때문에’라고 응답하고 있다. 양국 다 같이 역사문제에 대한 상대방 불신이 존재한다. 이러한 결과는 양국 리더십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한·일관계 개선에 발목을 잡는 중요한 요인이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한·일 양국은 민간교류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한·일 모두 70% 이상 해야 한다는 답변이다. 여론조사의 결과는 한·일 양국이 시급히 신뢰를 복원해야 하며 한·일 협력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한·일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작은 차원의 협력 습관과 문화를 확대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박근혜 정부가 주장하는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속에서 일본과 협력을 확대하면서 한·일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는 전략적인 발상이 요구된다.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은 영토문제와 역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대방과 쉽게 협력할 수 있는 소프트 이슈에서 시작해 신뢰를 쌓아가면서 경성안보 해결에도 영향을 미치겠다는 구상이다. 지금처럼 미·중, 중·일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동북아 전체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이 동북아 지역의 공통 문제에 대해 협력의 습관과 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야 한다. 특히 원자력 안전의 문제와 재해, 재난 등은 한·일 양국 협력이 시너지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이를 확대 발전시켜 한·중·일, 나아가 동북아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이제는 한·일 양국의 현안이 풀리지 않으면 다른 협력은 한발 짝도 움직일 수 없다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탈피해야 한다. 한·일이 동북아 문제에 대해 공통으로 대처하는 협력과 습관을 배양하는 것은 결국 한·일 양국의 이해를 높이고, 신뢰를 쌓아가는 밑그림이 될 것이다. 결국 양국의 신뢰 회복으로 일본이 역사문제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정치적인 여건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해군 퇴역 초계함 콜롬비아 바다 지킨다

    해군 퇴역 초계함 콜롬비아 바다 지킨다

    우리 해군의 퇴역 초계함(PCC)이 30일 콜롬비아에 무상으로 양도됐다. 해군은 이날 진해 해군기지에서 안양함(1200t급)을 콜롬비아 해군에 양도하는 행사를 열었다. 1983년 12월 해군 함정으로 취역해 30여년간 우리 영해를 수호하다 2011년 9월 퇴역한 안양함은 외국에 양도되는 첫 초계함급 군함으로 기록됐다. 이날 기념식은 국회 국방위원회 김성찬 의원과 정호섭 해군작전사령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식사, 6·25전쟁 참전 콜롬비아 전몰장병과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양도 경과보고, 인계인수서 서명 순으로 진행됐다. 콜롬비아는 6·25전쟁 당시 호위함 등 5100명을 파병한 중남미 유일의 참전국이다. 이날 진해를 출항한 안양함은 태평양을 건너 미국, 멕시코를 경유해 오는 9월 말 콜롬비아에 도착해 해양 경비 임무를 수행한다. 해군 관계자는 “앞으로 양도 함정에 대한 후속 군수지원과 차기 도태 함정에 대한 국외 양도 등 우방국과의 적극적인 방산 협력을 통해 국가 위상 제고와 국익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남북관계 대결 접고 주도권 쥐어야 미·중·일 각축 속 외교적 입지 강화

    동북아시아 정세는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2개국(G2) 구도의 전개와 함께 영토·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 심화로 역학 관계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한반도 차원에서는 북한 김정은 체제의 강온 양면의 복합적인 도전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고 남북 관계는 현상 유지적 혹은 현상 악화적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추진이 중국·러시아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구상은 미국·일본 주도의 경제 질서에 맞대응하는 성격이 강해 한국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양자 택일적 상황에 맞닥뜨린 모양새다. 미·중 간 상호 경쟁과 견제, 일본의 군사적 강국 지향 등 동북아 각축전에서 그 어느 시기보다 장기적 안목을 기초로 국익을 확대하는 전략적 청사진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에 대한 공통된 주문이다. 특히 우리의 외교, 안보 등 대외정책이 5년 주기의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국익 및 안보, 한반도 안정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된다. 우선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 정세의 확고한 주도권을 쥐는 건 우리만의 ‘전략적 지렛대’가 될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 같은 대북 포용 정책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 압박 정책 등 지난 15년간의 남북 관계 틀이 이제 실리 및 북한과의 공존을 지향하는 방식의 접근법으로 옮겨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2000년 10월 조명록 북한 특사의 미국 방문과 북·미 공동코뮤니케 발표, 2005년 9·19 공동성명 채택의 이면에는 각각 남북 정상회담과 남북 간 북핵 합의를 도출했던 사전 담판이 크게 작용했다”며 “한국이 남북 관계를 주도할 경우 동북아 및 한반도 정세에서의 외교적 영향력도 비례적으로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대북 지렛대 확대로 인해 한국의 외교력이 위축되는 반작용이 나타나는 등 남북 대결 기조만으로는 동북아 내 우리의 대외정책 발언권이 약화되는 구조적 취약점이 내포돼 있다고 분석된다. 구본학 한림대 교수는 “한국 외교는 유일한 동맹인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한·중 간 전략적 관계를 심화시켜야 한다”면서 “미·중 간 균형의 지점은 우리의 국익을 우선으로 해야 선택의 정당성과 논리적인 명분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면에 따른 상황 논리로 한쪽을 선택하거나 대응하는 식의 ‘전략이 수반되지 않는’ 외교로는 낭패만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美 4 : 中 3 : 日 2 : 露 1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美 4 : 中 3 : 日 2 : 露 1

    동북아시아의 냉전구조에 어느덧 변화가 온 것일까.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전통적인 대립구도에 눈에 띄는 균열이 생긴 것 같다. 누가 진짜 친구이고, 누가 잠재적인 적인지 헷갈리는 복잡다단한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에게 어느 나라가 더 중요한가. 상황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 “역사상 가장 완벽한 동맹체제” 국가 간의 관계를 규정하는 것은 대외적인 명분과 실질적인 이해관계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는 우리 외교가 추구하는 대표적인 명분이다. 국가 간의 이해관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안보와 경제통상이다. 우리나라에 미국은 명분과 이해가 일치하는 유일한 동북아 세력이다. 두 나라의 정상이 회담하면 발표문에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강조하는 문구가 포함된다. 미국은 우리의 유일한 군사동맹국이다. 군사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의 상징인 한미연합사가 ‘전 세계 군 역사상 가장 완벽한 동맹체제’라고 평가한다. 주한미군은 향후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핵 보유를 주장하는 북한뿐만 아니라 군사대국을 추구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을 견제하는 균형추 역할도 맡아야 한다. 미국은 과거 한국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역할을 해줬고, 한국도 경제성장에 맞춰 미국의 무기를 집중 구매하는 등 성의를 보여 왔다. 두 나라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군사동맹에서 경제동맹으로 관계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양국의 경제통상관계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 “안보에는 윈윈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서로를 ‘라오펑유’(朋友)라고 부른다지만 실제로 두 나라는 수천년의 역사를 공유하는 가장 오랜 이웃이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가 내세우는 대외적인 가치의 절반만 공유한다. 시장경제를 통한 두 나라의 교역과 투자는 급격히 늘어났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통상국이다. 그러나 두 나라는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하지 못한다. 그런 탓인지 두 나라의 외교관계는 다소 일방적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때가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중요한 외교 현안이 있을 때 협상을 통해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정한 방침을 ‘통보’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한편으로 중국은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나라로 인식된다. 북한 핵 문제 해결과 장기적으로는 통일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기 어려운 파트너다. 그런 이유로 우리나라는 대중 관계를 강화해 가려 하지만, 미국은 약간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낸다. 미국의 외교관들은 “한·중관계 개선이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의 군인들은 생각이 조금 다르다. “외교는 ‘윈·윈’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안보는 제로섬 게임”이라면서 “동맹은 적과 동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치보다는 실리? 일본은 우리나라와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한다. 그러나 일본의 그릇된 역사인식은 그런 가치마저 무의미하게 만든다. 일본이 북한에 접근한다고 해서 우리가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남북은 어떤 식으로든 북·일관계를 능가하는 외교적 이벤트를 만들어 갈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한·일관계는 개선되겠지만 여전히 장애물이 많다. 러시아와의 관계는 명분보다 실리로 접근해야 한다. 러시아는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라는 국제적 위상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시베리아라는 거대한 기회의 땅을 품고 있다. 네 나라와의 관계를 10으로 보고 가중치를 준다면 4 : 3 : 2 : 1 정도로 하고 싶다. 현재로서는 명분으로나 실리로나 미국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한·미관계가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를 압도하지는 못할 것이다. 중국은 오랜 친구이고 중요한 경제통상의 파트너이기는 하지만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라는 모호한 구호를 구체화하려면 역시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 [사설] 서울신문 창간 110주년을 맞으며…국익을 앞세우며 정도를 걷겠습니다

    서울신문이 18일로 창간 110주년을 맞습니다. 우리의 근·현대사와 영욕을 함께하며 지낸 110년 성상(星霜)을 돌아보며 옷매무새를 바로하고 독자와 국민들께 새출발의 다짐을 드리고자 합니다. 국내 언론사에서 가장 긴 역사를 지닌 본지는 구(舊)한말 항일 민족지 ‘대한매일신보’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국운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1904년 오늘 러·일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한반도에 왔던 영국인 기자 베델이 양기탁 등 민족진영 인사들과 손을 잡고 창간한 신문입니다. 이참에 우리는 서울신문이 국내 최고(最古)의 민족정론지라는 자부심만 내세우기에는 부끄러운 과거도 있었음을 고해성사하려고 합니다. 대한매일신보는 1910년 국권 피탈과 함께 총독부기관지 ‘매일신보’로 전락한 상흔을 갖고 있습니다. 1945년 광복 후 ‘서울신문’으로 속간해 1948년 정부 소유로 귀속되면서 2002년 민영화 후 독립언론으로 재탄생할 때까지 간혹 독자들의 따가운 시선에 직면한 적도 없지 않았습니다. 역대 정권이 때로 민의를 거슬러 권위주의 체제로 치달을 때 춘추의 필법으로 시비곡직을 제대로 가리지 못한 탓이었습니다. 본지는 6·25 전쟁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아 진중신문으로 국가의 정체성을 수호하는 데 일역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의 시기에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시대정신을 이끌어 왔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서울 중구 태평로(세종대로) 본사 사옥 로비에서 흉상으로 후진들을 굽어보고 있는 베델·양기탁 등 선각자들의 민족애와 언론 본연의 사명을 되새기면서 국권 수호에 앞장섰던 그때의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서울신문의 사시(社是)는 ‘바른 보도로 미래를 밝힌다. 공공 이익과 민족 화합에 앞장선다’입니다. 국익에 최우선 가치를 부여하고 이를 위해 소모적인 갈등을 지양하고 국민에너지를 하나로 결집하는 정론을 펴겠다는 다짐입니다. 사익보다는 국익을 앞세우고, 거짓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사실, 나아가 그 뒤편의 진실까지도 놓치지 않는 정론지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가겠습니다. ‘세상을 향한 바른 외침’이란 창간 110주년 캐치프레이즈에 우리의 그런 의지가 고스란히 실려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의 불의와 부조리에는 서릿발 같은 비판을 가하되 정파적 시각에는 매몰되지 않을 것입니다. 남북 분단의 질곡도 모자라 지역주의와 계층· 세대갈등에 이르기까지 갈가리 찢겨진 ‘갈등 공화국’이 우리의 현주소 아닙니까. 언론마저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선도적으로 조정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부추기는 당사자가 된다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및 남북정상회의록 공개 논란, 밀양 송전탑 건설 갈등,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의혹 및 사퇴압력 파문 등 우리 언론은 건건이 진영 다툼의 한편에서 갈등을 확대 재생산해 온 게 현실입니다. ●진영논리 배제 대원칙 언론의 위기를 말합니다. 그것은 단지 독자 수가 줄고, 시청률이 떨어져 언론사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차원의 얘기만은 아닙니다. 진짜 위기는 언론의 본령인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돼 스스로 신뢰의 상실을 자초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신문은 어떤 정파적 유혹도 단호히 거부합니다. 우리 언론의 세월호 참사 보도를 보십시오. 다분히 선정적인 부정확한 보도로 국민의 지탄을 받은 점을 지금도 자괴감과 함께 기억합니다. 물론 단 한 명의 승객을 구해내지도, 피해 가족의 비통함에 공감하지도 못하는 듯한 무능한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의 진상을 규명해 비극의 재발을 막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목표를 두기보다는 정부를 궁지로 몰아 반사이익을 얻는 데만 골몰하는 정략적 태도를 보이지 않았는지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세월호와 다름 없는 위기의 ‘한국호(號)’에 올라 있습니다. 우리 경제규모는 세계 14위로 5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신생국 중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일군 나라로 찬사를 받던 우리가 ‘중진국의 함정’에 빠져든 꼴입니다.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소득 상위 10%의 비중이 전체소득의 45%를 차지하는 등 소득 양극화도 날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가중되는 청년 실업난과 노인 자살률의 증대는 우리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입니다. 한마디로 우리 공동체의 재도약과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국민적 대타헙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복지와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려면 증세나 경기부양에 대한 사회적 타협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무엇보다 정치권이 당리당략의 갈등에 빠져 국민통합의 구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문제입니다. ●국민통합 구심력 절실 본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과제인 국가 혁신과 변화를 통해 국민의 잠재적 역량을 한데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서울신문이란 공론의 장에서 만나 우리 사회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정책 경쟁을 펼치도록 하겠습니다. 나아가 모든 정파가 서로 경청하면서 대화를 통해 공동체를 위한 최선의 대안을 찾아가는 숙의(熟議) 민주주의를 꽃피우도록 하는 모종밭의 기능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엊그제 ‘통일대박’을 꿈꾸며 통일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이 또한 진정한 사회통합이 전제돼야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신문은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변화하는 매체 환경에 발맞추되, 언제나 독자와 진실의 편에서 언론의 본질적 소명을 다해 나갈 것임을 거듭 약속 드립니다.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융성과 국민 개개인의 행복에 이바지하는 길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서울신문은 소속사원들로 구성된 우리사주조합을 비롯해 정부, ‘국민기업’으로 꼽히는 글로벌 기업 포스코, 그리고 공영방송인 한국방송(KBS) 등을 주주로 하는 공익정론지입니다. 어느 개인의 사유가 아니라 공적 소유인 만큼 사익이나 정파적 진영논리에 매몰될 이유가 없습니다. 그 어느 언론보다 공정한 위치에서 우리 공동체의 이익, 다시 말해 국익을 우선시할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입니다. 한층 격조 있는 대표적 정론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 [세종로의 아침] 교황의 메시지/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교황의 메시지/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 요즘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를 보면서 떠올리는 말이다. 지난 반세기 줄곧 ‘혈맹의 동지’였던 중국·북한이 단절상태에 빠진 것이나 ‘같은 하늘을 함께 일 수 없다’던 북한·일본의 이상한 유착, 역사상 유례없는 한국·중국의 대등한 밀월…. 한결같이 우호와 친선을 내걸고 요동치는 합종연횡 관계는 그야말로 ‘세력전이(轉移)’의 시기임을 실감케 한다. 동북아의 점입가경 정세 속에서 최근 대중들이 가장 친근히 느끼는 우호·친선의 아이콘은 ‘판다’와 ‘미녀 응원단’일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기념으로 한 쌍을 선물하기로 한 ‘판다’와 북한이 오는 9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과 함께 보내겠다고 발표한 ‘미녀 응원단’이다. 중국이 수교할 때마다 선물했다는 ‘판다’를 우호의 상징으로 한국에 보내겠다니 큰 선물임엔 틀림없다. 9년 만의 북한 ‘미녀 응원단’ 파견도 ‘북남관계 개선과 민족단합 분위기를 위해서’란 이유를 정부 성명을 통해 밝혔으니 새삼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 ‘판다’와 ‘미녀 응원단’은 우리 대중들이 그저 마냥 반기고 즐거워할 우호·친선의 아이콘일까. 그 아이콘에 깔린 바탕화면을 한번 들여다보자. 여전히 동북공정 작업은 정밀하게 진행 중이고 중국어선의 우리 해역 불법조업을 둘러싼 마찰이 생길 때마다 적반하장식 으름장을 놓기 일쑤다. 이어도에 얽힌 배타적 경제수역(EEZ) 협상에서도 지금으로선 양보할 기색이 없어 보인다. 중국의 ‘판다’ 선물을 십분 반긴다 해도 ‘국익’을 위한 마음바탕이 읽히는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민족단합’을 위한다는 북한의 ‘미녀 응원단’ 파견은 어떤가. 응원단 파견을 공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개성공단 인근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한 데 이어 김정은 국방위회 제1위원장의 지휘 아래 동해 비무장지대 북쪽 해안에서 방사포(다연장포)를 동원한 사격훈련을 벌이지 않았는가. 북한이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최고 수준의 입장표명이라는 ‘공화국 정부 성명’에서 적시한 그 ‘민족단합’의 외침이 어디를 향하는지 다시 묻는다면 생뚱맞은 짓일까. 오는 8월 교황 방한에 앞서 최근 교황의 한국 행선지 점검을 마치고 돌아간 교황청이 한국사회에 따끔한 한 마디를 남겼다. “교황의 방한 행사는 교황의 메시지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므로 교황의 메시지에 귀기울여 달라.” 교황의 방한행사와 화젯거리에 이목이 집중되는 지금 한국상황에의 우려인 셈이다. 교황 방한 한국준비위원회 측을 통해 정색하고 전한 경고의 메시지가 아닐까. 본질보다 외형에 치우친 언론 보도를 우선 겨냥한 당부일 수 있지만 모두가 새겨들을 경고라면 무리한 반응일까. 본질보다 당장의 외형과 현상에 쏠리는 아둔과 혼동. 교황청의 메시지에 ‘판다’와 ‘미녀 응원단’을 한번 얹어보자. 만나고 대화하자는 선한 마음까지야 폄훼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입에 발린 우호와 친선이 불렀던 숱한 재앙의 기억은 우리 머릿속에 너무 생생하다. ‘판다’가 너무 빨리 ‘미운 오리새끼’가 되지 않기를, 그리고 ‘미녀 응원단’이 ‘추한 몰이패’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kimus@seoul.co.kr
  • [열린세상] 박근혜 대통령께 드리는 고언/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박근혜 대통령께 드리는 고언/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대통령님, 요즘 마음고생이 많으시지요? 세월호 참사로 죄 없는 어린 학생들이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봐야 했으니 그 아픈 마음이 오죽했겠습니까? 모두 대통령께 책임만 물을 뿐, 대통령의 괴로움은 생각해 주지 않으니 정말 힘든 3개월을 보내셨을 겁니다. 뒤늦게나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1년 6개월 전 대선과정에서 저는 당시 박 후보의 당선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신념을 나름대로 가졌습니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당선이 확정된 직후 새벽 3시경에 받은 전화였습니다. 이름은 잊었지만 한겨레신문사를 퇴직한 전직 기자라고 신분을 밝힌 그분은 조금 취한 음성으로 제게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홍 교수 당신의 방송토론을 보고서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인 나도 박근혜 후보를 찍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제 선택이 옳았다고 자부합니다. 그렇지만 작금의 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대응을 보면서 자칫 저의 논평과 주장을 듣고 박 후보를 선택했던 분들에게 장차 죄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인사문제를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동안 언론과 야권, 시민단체들이 이구동성으로 인사의 난맥상을 지적했으니 대통령께서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을 겁니다.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를 시작으로 윤창중 대변인, 윤진숙 장관을 거쳐 안대희,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에 이르기까지 인사는 파행을 거듭했지만 누구도 책임을 진 사람이 없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정홍원 총리의 사표를 반려함에 따라 세월호 참사에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정부조직의 개편과 재개편, 누적된 인사적체에도 어떤 설명도 없고, 책임도 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은 책임지지 않는 국정운영에 냉담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님, 사과를 하실 때는 확실하게 하십시오. 지금까지 몇 차례 사과하셨지만 대개 대변인이나 홍보수석의 입을 빌리거나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미리 준비한 사과문을 낭독하셨습니다. 국민들은 대통령의 진정한 생각과 사과의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수석비서관회의에서의 유감 표명은 안 하느니만 못한 방식입니다.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더 얹는 방식의 사과를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일 국민은 없습니다. 지지도에 너무 연연하지 마십시오. 국민의 여론은 시시각각 변하게 마련입니다. 오로지 국민과 국익을 기준으로 판단해 확신이 서면 강력하게 밀고 나가십시오. 야권이나 국민의 반대가 있다면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 진정성을 바탕으로 설득하십시오.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정성은 국민의 동의로 이어질 것입니다.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대화는 늦었지만 정말 잘하셨습니다. 앞으로 주기적 대화를 갖기로 한 것은 더욱 잘하신 일입니다. 사람들은 제왕적 대통령이라지만, 여의도의 협조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싫든 좋든, 잘하든 못하든 국회는 대통령이 반드시 끌어안고 가야 할 국정파트너입니다. 국회를 무시하거나 야당과 사사건건 대립하면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며 그에 따른 국정 실패의 총괄적 책임은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습니다. 강자가 후한 법이고, 지는 게 이기는 것이란 옛 성현의 말씀을 기억해 대립과 갈등이 있을 때엔 상대가 원하는 선물을 준비하십시오. 국민 행복과 국익을 위해서라면 무엇인들 못 하겠습니까? 끝으로 더 많은 사람을 만나십시오. 퇴근 후 보고서를 주로 읽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그보다는 담당자를 불러 대면보고를 받거나 현장에 나가 직접 확인하십시오. 주말이든 저녁이든 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 세상 이야기도 들으십시오. 옛 왕들의 미행은 누구의 중계도 거치지 않고 직접 세상 민심을 확인하려는 게 아니었겠습니까? 특별한 때만이 아니라 늘 시장이든 거리에서든, 또는 논밭에서든 국민들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들으십시오. 제가 주제넘은 소리를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또 대통령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옛말에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는 이롭고, 충성스러운 말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실에는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저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는 작은 마음이라 여겨주십시오. 감사합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 “한미연합작전 구역에서도 한국 요청 있어야 파병”… 日 다짐받는 韓

    정부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가운데 한반도 유사시 한미연합사령관(주한 미군 사령관)이 설정하는 작전구역 내에서도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세웠다. 전시작전통제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일본 자위대의 한국 파병을 허용하는 등 이를 용인할 것이라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정부 소식통은 9일 “한반도 유사시 한미연합사령관이 설정하는 연합작전구역(KTO) 내에서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일은 우리 정부의 요청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용인될 수 없다”면서 “이러한 정부 입장을 미국과 일본 측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KTO는 전쟁이 발발했을 때 한미연합사령관이 지상, 해상, 공중에서 북한의 무력을 봉쇄하기 위해 한반도 인근에 선포하는 구역으로 한반도 전체를 의미한다. 연합사령관은 전시에 한·미 양국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이 구역을 설정한다.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한반도 안보와 국익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한국의 요청이나 동의가 없는 한 결코 용인될 수 없다는 기존 입장보다 더 구체적이다. 일각에서는 우리 군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받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 측 한미연합사령관이 유사시 한반도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 당국은 이에 대해 “전작권은 전시에서의 병력 지휘일 뿐 외국군이 우리 영역 내에 들어오려면 우리 동의가 필요하다”고 일반론적으로 설명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입장이 정치적 선언에만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종건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한국에서 실제로 전쟁이 발발하고 주한 미군과 그 가족들도 공격받는 상황에서 일본이 자국민을 철수시키겠다고 함정을 파견하면 한·미 당국이 과연 이를 막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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