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국익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유통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태안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법사위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 회생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856
  • “도쿄올림픽 경기장 방사능 출입금지 수준”

    “도쿄올림픽 경기장 방사능 출입금지 수준”

    도쿄·사이타마 경기장도 자발적 대피구역 日정부 “원전 인근 방사선, 서울보다 낮다”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가 26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 지도를 제작해 공개했다. 지도에 따르면 2020 도쿄올림픽 경기장인 후쿠시마 아즈마 스타디움은 출입금지가 필요한 ‘즉시대피구역’으로 분류됐다. 특위위원장인 최재성 의원은 이날 “국민 생명·안전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의 근거를 지도로 만들었다”며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인한 수산물 문제는 올림픽 선수단뿐 아니라 방문객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이라도 아베 신조 정부는 한국에 대한 경제침략을 정상화, 원위치시켜 놓는 것이 일본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지도는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 정도를 측정하는 일본 시민단체 ‘모두의 데이터’가 공개한 자료로 제작됐다.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신국립경기장과 사이타마스타디움은 ‘자발적 대피지역’으로, 이바라키스타디움과 미야기스타디움은 ‘방사선 관리구역’으로 나타났다. 이 분류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방사능 위험지역을 4단계로 구분한 것에 따랐다. 즉시대피구역은 출입금지 및 강제 이주가 필요하다. 바로 아래 등급인 임시대피구역은 주민의 평균수명이 8년 단축됐다. 자발적 대피지역은 아동의 절반 이상에서 초기 동맥경화가 발병했고, 방사선 관리구역은 18세 이하의 노동 및 취식이 금지됐다. 반면 일본 외무성은 지난 24일부터 주한 일본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후쿠시마시와 이와키시 등 후쿠시마현 2곳, 도쿄 신주쿠 등 3개 지점과 서울의 방사선량을 비교해 게시했다. 25일 12시를 기준으로 후쿠시마시 0.133μSv/h, 이와키시 0.062μSv/h, 도쿄 0.036μSv/h, 서울 0.119μSv/h 등이었다. 폭발 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남동쪽으로 30㎞가량 떨어진 이와키시가 외려 서울보다 단위 시간당 방사선량이 낮았다. 일본대사관 측은 “일본 3개 도시의 공간선량률은 서울을 포함해 해외 주요 도시와 비교해 동등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측정치는 일본 내 각 지자체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자료를 활용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황교안, 조국 부인 ‘피눈물’ 발언에 “탄압받는 것처럼 눈물 쇼”

    황교안, 조국 부인 ‘피눈물’ 발언에 “탄압받는 것처럼 눈물 쇼”

    文아들 관급교재 납품사업 수주도 비난“文 유엔총회 연설, 또 북한 편드나”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자녀의 검찰 소환에 피눈물이 난다며 심경을 토로한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 “조국 부부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마치 자신들이 탄압이라도 받는 것처럼 ‘가슴에 피눈물이 난다’는 눈물 쇼를 벌이고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황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교수를 겨냥해 “불법 펀드 혐의부터 자녀 스펙 위조까지 온갖 불법이 다 드러나고 있는 마당에 국민에게 미안한 감정은 눈곱만치도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정 교수는 지난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검찰 조사를 받은 아들을 언급하며 “아이의 자존감이 여지없이 무너졌나 보다. 가슴에 피눈물이 난다”는 글을 올렸다. 또 “딸아이 생일에 아들이 소환되는 바람에 전 가족이 둘러앉아 밥 한끼를 못 먹었다”면서 “(딸아이는) 조사받으며 부산대 성적, 유급 운운하는 부분에서 모욕감과 서글픔에 눈물이 터져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기자들이 자신을 취재하는 상황에 대해 “나는 덫에 걸린 쥐새끼”라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다.황 대표는 “정말 면이무치(免而無恥·법을 어기고도 부끄러움을 모름을 의미)로, 자기 잘못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죄만 모면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라면서 “딸에 이어 아들의 입시까지도 수사받는 상황인데 정말 가슴에 피눈물 나는 사람들은 피해 학생들과 상처받은 청년들이라는 것을 모르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입만 열면 정의와 공정을 외치던 자들이 자신들의 불법과 탈법에는 철저히 눈을 감아 어떻게 이렇게 뻔뻔하고 몰염치한 행태를 보이는지 정상적인 국민이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결국 이들이 외치는 공정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철옹성에 지나지 않음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곽상도 한국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를 비판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경제 폭망, 민생 파탄으로 국민은 고통받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은 전공과도 무관한 관급 교재 납품사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지금 대한민국은 공정과 정의가 철저히 무너지고, 대통령과 친문 세력만 잘사는 나라가 됐다”고 일갈했다.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과 한·미 정상회담 결과물에 대해서도 비난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을 언급하며 “명백한 사실까지 왜곡하면서 또다시 북한 편을 들었다”면서 “국내 정치용, 총선용 김정은 답방 쇼에 매달릴 게 아니라 확고한 북핵 폐기 로드맵을 국민 앞에 내놓고 안보 정책 대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산 무기 구매 등 선물을 안겨주고도 정말 필요한 국익은 챙기지 못했다”고도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오후(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와 관련해 향후 3년간 계획을 밝혔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밝혔다. 또 북한에 대한 무력행사를 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뉴욕 현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무기구매와 관련해 지난 10년간 현황과 향후 3년간 계획을 밝혔다”면서 “두 정상은 북한이 비핵화할 경우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는 기존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트럼프 “공정한 방위비 분담 기대”… 증액 압박 커질 듯

    트럼프 “공정한 방위비 분담 기대”… 증액 압박 커질 듯

    앞선 한미 정상회담에선 ‘경제업적 과시’ 靑 “文,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 강조” 향후 미국산 무기 구매 계획 언급해 어필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부터 “한국이 우리의 군사 장비를 구매하고 있는 큰 고객이기에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될 것”이라며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를 강조하고 나섰다. 사업가 출신답게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여론을 향해 자신의 경제적 업적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향후 3년간 미국산 무기 구매 계획을 언급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 주는 동시에 미국에 줄 건 주고 대신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의 국익을 얻어내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동맹국들을 향해 방위비의 공정한 분담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모든 파트너가 엄청난 방위비 부담을 공정하게 분담하도록 기대된다는 점을 미국은 매우 분명히 함으로써 우리 동맹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 직후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 “문 대통령이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을 강조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난 10년간의 미국산 무기 구매 실적과 향후 3년간 무기 구매 계획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미국산 무기 구매 계획을 언급한 것은 24일 시작된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서 미국의 증액 압박을 상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미국은 주한미군 운용의 직간접적 비용을 한국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며 올해 분담금의 약 6배에 달하는 50억 달러(약 6조원)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구매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산 무기는 현재 F35A 스텔스전투기 20대와 조기경보통제기(E737) 도입 사업 등이다. 이를 통해 향후 10조원이 넘는 규모의 거래가 이뤄질 거라는 분석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한국이 무기 구매를 통해 동맹에 다양한 기여를 하고 있으니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무리한 요구는 하지 말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단은 24일 서울에서 11차 SMA 협상 1차 회의를 열고 기본 입장과 기대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한국 측에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기대한다고 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이어졌으며 양측은 도시락으로 오찬을 함께했다. 양측은 25일 2일차 회의를 연 뒤 1차 회의를 마무리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대학 교지 떨어져 있어도 단일 캠퍼스·해외에 캠퍼스 설립 가능

    20㎞ 떨어진 교지도 단일 캠퍼스 허용 추진사립대 수익용 재산 대체재산 취득 없이도 처분 가능국내 대학, 해외에도 캠퍼스 설립 허용 앞으로 대학들이 캠퍼스와 20㎞ 떨어진 곳에도 기숙사나 강의·연구동을 지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또 국내 대학이 해외에 캠퍼스를 설립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교육부는 올 상반기 민간 전문가가 절반 이상인 규제완화위원회를 운영한 결과 총 38건의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규제 개선은 정부가 규제 필요성을 직접 입증해야 하는 ‘규제 정부 입증책임제’에 따른 것이다. 우선 현재 대학 교지 간 거리가 2㎞가 넘을 경우 단일 캠퍼스로 인정하지 않는 현행 규제를 최대 20㎞까지 인정하는 쪽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서울 마포구에 있는 대학이 강서구나 은평구에 추가 강의동이나 연구동을 세워 단일 캠퍼스로 운영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 완화가 사립대의 부동산 투기 등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심사를 통해 교육·연구 공간이 부족해 교지 확보 필요성이 인정된 경우에만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학이 수익용 재산을 기준액보다 많이 보유한 경우 교육 목적으로 활용한다는 전제 하에 처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수익용 재산이 기준보다 많아도 대체 재산 취득 없이는 처분이 불가능했다. 교육부는 내년 쯤 해외에도 대학 캠퍼스를 설립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국의 대학 교육을 신남방 지역에 수출해 국익을 도모하고 국내외 교류 등으로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밖에 초·중·고교 주변 당구장과 만화방·만화카페 설치 기준도 완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학교 50m 주변에는 당구장과 만화방 설치가 불가능하고 200m 내에는 교육환경보호위 심의를 통과해야 하지만 교육부는 의견수렴을 거쳐 해당 기준을 완화할 방침이다. 전국대학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전반적인 규제 완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또다른 사학 비리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면서 “토지 등 자산을 매각하고 교비로 전출하는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할 수 있고 회계 조작으로 매각 자산 가격을 축소하고 차액을 뒤로 받는 식의 비리 소지가 다분하다”고 우려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충북도 “일본 전범기업 제품 구매제한 조례안 재의해달라”

    충북도 “일본 전범기업 제품 구매제한 조례안 재의해달라”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23일 ‘일본 전범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한에 관한 조례안’의 재의를 도의회에 각각 요구했다. 이 조례안에 대한 재의 요구는 전국에서 충북이 처음인데,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타 지역에서도 재의요구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제정세, 경제상황을 바탕으로 국익·도익을 고려할 때 조례안 공포에 앞서 검토할 사항이 있다고 보고 재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입법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배인데다, 우리나라가 제소한 일본의 백색국가 지정 제외 조치 관련 판결에 이 조례안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실익보다 오히려 국내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례안에 전범기업 개념과 범위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조례시행도 어렵다”며 “국민운동으로 전개되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지방자치단체가 법제화하는 데 따른 부담도 재고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도교육청도 이날 같은 이유로 재의를 요구했다. 재의 요구에 따라 도의회는 이 안건을 본회의에 다시 상정하거나 계류 상태로 놔둘수 있다.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이 조례안은 원안대로 확정된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폐기된다. 재의요구에도 도의회가 조례안을 통과시키면 도는 마지막 수단으로 대법원에 제소할수 있다. 이숙애 도의원은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도 입장에 공감한다”며 “일단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안건을 계류상태로 유지하면서 진지하게 재논의해 보자는 게 도의회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법에는 재의요구가 접수되면 본회의 10일 이내에 상정하도록 규정돼있다. 이를 위반했을 때 받는 처벌조항은 따로 없다. 이 때문에 아예 상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이번 도의회 임기가 끝날때까지 본회의 상정이 안되면 이 안건은 자동폐기된다. 지난 2일 도의회가 전국 처음으로 의결한 이 조례안은 ‘도지사는 전범기업 제품을 공공구매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전범기업 284곳 명단도 포함돼 있다. 도 관계자는 “중앙부처가 광역시도 의장단 협의회에 참석해 조례안의 문제점을 설명했다”며 “타 지역에서도 재의요구가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현재 17개 시·도 가운데 의회가 조례안을 의결한 곳은 서울, 부산, 강원, 충북 등 4곳이다. 인천시는 아직 발의되지 않았고, 세종, 충남, 대구 등 나머지 12개 시·도는 본회의 보류나 입법예고, 발의예정 등의 과정을 밟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씨줄날줄] 여성 첫 공공외교국장/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여성 첫 공공외교국장/황성기 논설위원

    에드거 스노가 1936년 바오안의 토굴에서 마오쩌둥과의 역사적인 만남을 통해 4개월간 취재하고 펴낸 책이 불후의 베스트셀러 ‘중국의 붉은 별’이다. 중일 전쟁이 발발한 1937년 출간된 이 영문판은 중국어로도 번역돼 중국 국내외로 삽시간에 번져 나갔다. 마오가 정착한 항일 기지 옌안으로 마오를 동경한 외국인 의사와 기자, 작가들이 몰렸으며, 혁명의 이상을 좇는 중국 청년층과 지식인들도 벌떼처럼 모였다. 마오의 꿈과 정치, 공산혁명의 실체와 정당성을 세상에 알린 이 책은 미국인 기자 스노의 영향력을 치밀하게 계산한 마오가 스노를 토굴로 불러들였기에 가능했다. 현대 중국 공공외교의 창시자를 마오라 부르는 까닭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 건설 이후 미국에 대항하는 공공외교를 구사했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된 지금은 ‘공산 중국’의 색깔을 빼고 부드러운 ‘중화’를 국제사회에 확대하는 공공외교를 구현한다. 대표적인 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공자학원이다. 전 세계 130개가 넘는 국가에 퍼져 있으며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1000곳의 공자학원을 설립해 3000명에게 장학금을 제공한다고 한다. 공공외교란 정부와 정부 간 외교에서 할 수 없는 소프트파워를 이용해 자국의 매력을 높이는 행위다. 중국이 벤치마킹한 영국과 프랑스는 물론 미국, 일본도 공공외교가 외교정책 목표를 달성하고 국익에 기여한다는 것을 깨닫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1999년 국무부에 공공외교 담당 차관을 두고 총괄 체계를 구축한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반미주의에 대응하는 새 패러다임으로 공공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도 ‘전쟁 국가’, ‘경제 동물’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3위의 경제대국에 걸맞은 소프트파워를 만들어 간다는 목표하에 외무성 주도로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한국은 2016년 공공외교법을 시행하면서부터 각 부처와 중앙, 지방에 흩어졌던 업무를 통합하기 시작했다. 외교부에 차관보급 공공외교대사의 지휘를 받는 공공문화외교국 아래 유네스코과 등 총 5개과가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은 고작 232억원(이하 2017년 기준)에 불과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해외문화원 등을 포함하면 적지 않은 규모이지만 일본의 712억엔(약 7844억원), 미국의 14억 8900만 달러(약 1조 7789억원)에 비하면 초라하다. 지난 17일 외교부 인사에서 새 공공문화외교국장에 같은 국의 서은지 심의관이 승진했다. 외교부에서 국장급 이상 여성 간부는 강경화 장관 아래 차관, 차관보급을 건너뛰어 서 국장과 오현주 개발협력국장 딱 2명이다. 격화되는 스마트 외교 전쟁 속에서 여성 첫 공공외교국장의 활약이 기대된다. marry04@seoul.co.kr
  • 홍남기, “WTO 개도국 특혜 유지 여부 10월 결정…쌀 협상 영향 없어”

    홍남기, “WTO 개도국 특혜 유지 여부 10월 결정…쌀 협상 영향 없어”

    우리 정부가 다음달 쯤 세계무역기구(WTO) 상 개발도상국 지위를 계속 유지할 지 여부에 대해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더라도 기존 혜택을 유지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쌀 시장 개방 문제에도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다른 개발도상국들이 우리나라의 개도국 특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향후 개도국 특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개도국 특혜는 향후 국내 농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으로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국익을 우선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WTO에서의 개도국 특혜 관련 동향 및 대응 방향이 대외경제장관회의 공식 안건으로 논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월 26일 ‘비교적 발전한 국가’가 WTO에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90일 시한 내 WTO가 진전된 안을 내놓지 못하면 해당 국가에 대한 개도국 대우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신중함을 유지하면서 3가지 원칙하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국익을 우선으로 하고 ▲우리 경제의 위상과 대내외 동향,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요인을 따져보며 ▲농업계 등 이해당사자와 충분한 소통을 기울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WTO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도국 특혜 이슈는 해당 국가들이 기존 협상을 통해 받은 특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받을 수 있을지에 관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논의 중인 WTO 농업협상이 없고 예정된 협상도 없는 만큼 한국은 농산물 관세율, 보조금 등 기존 혜택에 당장 영향이 없다”며 “마무리 단계인 쌀 관세화 검증 협상 결과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쌀 관세화 협의 관련해서는 “정부는 5개국과 협의를 진행해 현재 합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면서 “기존 513% 쌀 관세율도 유지되는 만큼 농업에 추가적인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40만 9000t 규모의 쌀 수입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물리는 저율관세할당물량(TRQ) 제도를 시행하되, 초과분에 대해서는 513%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미국, 중국, 호주, 태국, 베트남 등 5개국은 한국 정부의 관세율 선정 방식에 이의를 제기해 왔다. 홍 부총리는 “글로벌 경제와 연관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WTO 체제 유지, 강화와 역내 무역체제 가입이 불가피하다”며 “국내 제도를 글로벌 통상규범에 맞게 선제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회의 뒤 ‘한국이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아니다. 10월에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기로 했고, 아직 정부 방침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도국 지위 유지 여부를) 다음 달 회의에서 결정하려고 목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김균미 칼럼] 한미, 동맹과 비용의 균형이 관건

    [김균미 칼럼] 한미, 동맹과 비용의 균형이 관건

    추석 연휴가 끝났지만 언론도, 사람들의 관심도 온통 조국 법무부 장관뿐이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 전격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마저 ‘조국 블랙홀’에 빠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다. 막판에 결정된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참석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최근 한두 달 동안 집중 제기된 한미 동맹 ‘균열’ 우려를 불식시키고 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물론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대화와 한미 공조도 주요하게 다뤄질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에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고, 북미 실무협상도 빨라야 이달 말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북한 외무상이 유엔 총회에 불참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기대했던 북미 간 고위급 접촉은 불발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 공조 원칙을 재확인만 하고 대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이후 불거진 한미 동맹 이상설을 차단하고, 양국 동맹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한미 동맹이 흔들리면 북미 대화와 남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올해보다 5배가량 늘어난 50억 달러(약 6조원)를 우리 측에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으로 요구할 것이라는 미국의 입장, 더 정확히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압박 전략인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주한미군 감축까지도 진짜 고려하는 것인지 의중을 짚어내야 한다. 그리고 트럼프를 설득할 수 있는 협상카드를 쥐고 가야 한다. 주한미군 주둔에 따른 모든 비용은 이번 기회에 제대로 따져 한국 국민들이 용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공정’하게 분담하는 원칙을 세우고, 주한미군이 중국을 견제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득해야 한다. 한미연합훈련비용과 전략자산의 전개비용까지 포함시킨 미국에 대응해 조기 반환을 추진키로 한 주한미군 기지 오염 정화비용과 토지임대료와 전기요금, 카투사(한국 주둔 미 육군에 파견 근무하는 한국 군인) 인건비 등을 항목별로 제시한다는 입장도 설득력이 있다. 필요하다면 한국군의 전력보강에 필요한 미국산 무기를 더 살 수도 있을 것이다. 주한미군 감축이 한반도 주변 안보지형뿐 아니라 경제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국 정부는 올 초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어려워진 협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표단 구성 전략을 바꿨다. 그동안 10차례 협상을 이끌어 온 국방부와 외교부 대신 기획재정부 출신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수석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미국과의 국방·안보협상 경험이 없는 기재부 출신이, 그것도 현직이 아닌 전직 관료가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해 우려의 소리가 적지 않다. 미국의 전략이 워낙 복잡해져 외교부 차원에서 대응하기에는 부담스러워 범정부 차원의 협상팀을 꾸렸다는 설명이 외교부에 오히려 더 큰 부담이 아닐까 싶다. 외교부는 협상단의 일원으로 방위비 협상이 동맹이나 안보 입장보다 비용 문제로만 흘러 한미 관계가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역할이라도 제대로 하길 바란다. 협상이 이달 말 시작되는데 아직까지 수석대표가 정해지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협상전략을 세우고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고 하는데 날카로워진 미국의 ‘공격’을 제대로 받아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결국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돼 대미 협상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 그러려면 부처 간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마당에 공개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간의 갈등은 기가 막힌다. 협상을 제대로 할지 믿을 수가 없다. 김 차장이 차기 외무장관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만큼 이 같은 감정 싸움이 반복된다면 그때는 문 대통령이 단호하게 두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동맹을 철저히 비용으로 인식하는 트럼프에게 통상과 경제 전문가들을 안보 협상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될지 따져봐야 한다. 한국과 미국 모두 내년에 선거가 있는 것도 변수다. 선거 승리가 아니라 국익만 보고 협상 전략과 ‘트럼프 리스크’에 대비한 외교 전략을 짤 때다. kmkim@seoul.co.kr
  • [김균미 칼럼] ‘한미 동맹 셈법’, 비용에만 치우쳐선 곤란

    [김균미 칼럼] ‘한미 동맹 셈법’, 비용에만 치우쳐선 곤란

    추석 연휴도, 고용 사정이 대폭 개선됐다는 정부 발표도,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는 기사도 사람들의 관심을 조국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돌려놓지 못했다. 언론 보도도, 사람들의 사적인 모임도 결론은 언제나 ‘기승전조국’이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 전격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마저 ‘조국 블랙홀’에 빠지는 것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다. 막판에 결정된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참석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최근 한두 달 동안 집중 제기된 한미동맹 ‘균열’ 우려를 불식시키고 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물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대화와 한미 공조도 주요 의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에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에 시기상조라며 선을 긋고, 실무협상 일정도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데다 북한 외무상이 총회에 불참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한미 간 공조를 재확인하는 수준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보다는 한미동맹 이슈가 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이달 말 시작되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걱정이다. 양국이 검토하는 분담금 규모뿐 아니라 셈법이 워낙 차이가 나 미국 정부의 의중을 최고위층에서 직접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방위비분담금 증액 문제 말고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갱신 거부 결정 이후 한미일 관계, 호르무즈해협 호위 참여 범위와 방안, 전시작전권 전환 이후 유엔사 역할 등 다뤄야 할 현안이 쌓여 있다. 현재까지는 미국 측이 한국에 연간 50억 달러(약 6조원) 규모의 청구서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략자산 전개 비용과 연합훈련 비용 등이 포함된 액수다. 올해 한국이 부담하는 1조 389억원보다 5배가량 많다. 액수도 액수지만, 미국은 지난해부터 치밀하게 협상을 준비해 왔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과연 얼마나 대비가 돼 있는지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이번 협상에 임하는 한국 정부 입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달라진 대표단 구성이다. 그동안 10차례 협상을 이끌어 온 국방부와 외교부가 빠지고 기획재정부 출신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수석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미국과의 국방·안보협상 경험이 없는 기재부 출신이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해 우려의 소리가 적지 않다. 미국의 전략이 워낙 복잡해져 외교부 차원에서 대응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설명이 외교부에 오히려 더 큰 부담이 아닐까. 협상단의 일원으로 방위비 협상이 동맹이나 안보 입장보다 비용 문제로만 흘러 한미 관계가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역할이라도 제대로 하길 바란다. 한국도 미국의 달라진 방위비분담금 셈법에 대응해 조기 반환을 추진하기로 한 주한미군 기지 오염 정화비용과 토지임대료, 전기요금, 카투사(한국 주둔 미 육군에 파견 근무하는 한국 군인) 인건비 등을 항목별로 제시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동맹을 철저히 비용으로 인식하는 트럼프를 상대로 통상과 경제 전문가들을 안보 협상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얼마나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될지는 따져 봐야 한다. 그동안 선거 공약은 거의 다 이행해 왔다는 트럼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은 트럼프의 속내와 협상의 여지를 탐색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회담 결과에 따라 ‘동맹비용’에 대한 한국의 협상 전략과 마지노선이 결정될 것이다. 트럼프의 깜짝 카드에도 대비해야 한다. 협상단도 뒤늦게 꾸려져 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한다면 반미감정이 높아질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이 실시되고, 미국에서는 내년 11월 대선이 실시된다. 양쪽 모두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에서의 승리보다 국익만 쳐다보고 협상 전략과 트럼프 리스크에 대비한 외교 전략을 짤 때다. 외교수장과 청와대의 외교안보 고위 관계자가 감정싸움이나 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미중 간의 무역전쟁과 중동 정정 불안, 세계 경기 둔화 우려 등 어느 것 하나 간단하지 않은데, 한국은 조 장관 문제에 빠져 관심도, 여력도 없다. 한숨만 나온다.
  • 日, 외교·안보에 경제적 수단 대응 강화한다

    일본 정부가 외교·안보 등과 연계해 포괄적인 경제정책을 수립한다는 명분 아래 국가안전보장국(NSS)에 경제 담당 부서의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보복 등 한일 갈등에 따른 대응도 신설 조직의 주요 업무가 될 전망이다. NSS는 아베 신조 총리가 의장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운영 사무국이다. 18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현재 정책 1~3반과 전략기획반, 정보반, 총괄조정반 등 6개로 구성돼 있는 NSS 조직에 ‘경제반’을 새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경제반은 통상문제, 해외협력 등을 주로 다루면서 경제정책에 관한 기본방침을 수립하거나 정부기관 간 조정 역할 등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반 신설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나 무역제재를 둘러싼 한국과의 갈등과 맞물린 조치로 보인다. 요미우리는 “경제안전보장 대응을 강화하는 데는 경제적 수단으로 안전보장상 국익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영향이 있다”면서 “한국에 대해 반도체 소재 수출 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등 경제와 외교·안보 분야를 연대한 대응이 필요한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경제반이 만들어지면 일본 정부는 한일 수출 갈등이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현안에 관해 NSS를 활용해 총리관저 주도로 조직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지난 13일 NSS 국장에 자신의 최측근 중 한 명인 경찰청 출신 기타무라 시게루를 임명했다. 그는 앞서 내각정보관 시절 아베 총리의 요구에 따라 경제 관련 정보 수집·분석에 주력했으며, 아베 총리에게 경제 중시 외교를 펼 것을 제언한 경제산업성 출신 이마이 다카야 총리보좌관과도 긴밀하게 호흡을 맞춰 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의 ‘탈우등생화’와 국가의 품격/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의 ‘탈우등생화’와 국가의 품격/김태균 도쿄 특파원

    “왜 문재인 대통령은 반일을 선동하고 있는가.” “경제정책이나 남북정책이 실패로 끝난 지금 문 대통령에게 남은 것이라곤 적폐청산밖에 없다.” “한국에서 시끄럽게 떠들면 일본은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사죄를 해 왔다.” 이 문장들은 지난달 말 발간된 극우성향 월간지 ‘하나다’에 실린 사토 마사히사 당시 일본 외무성 부대신(차관)의 기고 중 일부다. 이 기고는 ‘문재인의 반일로 한국은 멸망해 버린다’, ‘문재인에 조선노동당 비밀당원 의혹’과 같이 제목부터 난감한 글들로 구성된 ‘한국이라는 병(病)’ 기획특집의 한 코너였다. 아무리 자위대 출신 극우 인사라 해도 최소한 외교를 책임지는 정부 기관의 ‘넘버2’ 자리에 있는 동안 만큼은 해도 되는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 그리고 발언의 때와 장소를 분별할 줄 알아야 하는 법. 간지러운 입을 참아 내지 못하고 갈등 관계의 한가운데에 있는 상대국 정상에 대한 비난을 기고 형식을 통해 내뱉은 것이다. 그는 앞서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 ‘백색국가’ 제외를 결정했던 지난 8월 2일에도 문 대통령을 향해 “품위 없는 말을 쓰는 것은 정상적이 아니다. 일본에 무례하다”고 발언해 비난을 샀다. 하나다의 같은 특집에는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실무에서 주도한 세코 히로시게 당시 경제산업상도 등장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최측근인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극우 인사 사쿠라이 요시코와 대담을 했다. 사쿠라이는 “한국은 세계의 적” 등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를 일삼는 여성으로, 어지간한 보수 인사들도 고개를 내젓는 인물이다. 세코는 12페이지나 되는 대담에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과 관련해 시종 한국에 조롱조로 일관했다. 나이가 스무 살 가까이 많은 사쿠라이의 비위를 맞추려는 듯 적극적인 리액션을 보이며 “한국의 반론은 반론이 될 수 없다”, “한국은 정부나 기업 모두 수출 관리 능력이 없다” 등의 발언을 늘어놓았다. 정부 최고위층 인사들이 자국 사람들조차 “부끄럽다”고 말하는 저질 유사 언론에 얼굴을 드러내고, 그 속에서 멋대로 상대 국가를 비방하고 조롱하는 나라가 지구상에 또 있을까 싶다. 지난 11일 아베 총리의 내각 개편은 예상대로 누구 한 사람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울 만큼 극우 색채가 강한 측근 인사 중심으로 이뤄졌다. 망발 전력자들의 기용이 역대 가장 두드러지는 가운데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고노 다로 방위상, 스가와라 잇슈 경제산업상,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등 한국과 관련성이 높은 자리들도 향후 행보를 예상할 수 있는 인물들로 채워졌다. ‘강한 일본’의 기치 아래 위험한 확장주의와 왜곡된 우월주의를 바탕으로 일본 정부 전체가 한국에 도발적 정책과 언설을 구사할 가능성이 지금까지보다 더욱 높아진 형국이 됐다. 일본 정부는 최근 자국 외교의 ‘탈우등생화’라는 개념을 친정부 언론을 통해 흘렸다. 국제사회나 다른 나라와의 협력을 중시해 온 ‘우등생’ 스타일에서 벗어나 국익을 위해서라면 강경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강제징용 노동자’를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로, ‘수출 규제 강화’를 ‘수출 관리 엄격화’로 포장한 것처럼 속셈을 감추고 외형을 순화하려는 언어유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동안 일본이 얼마나 우등생이었는지 모르지만 ‘역대 최강 정권’이라는 위세에 취해 너무 많은 것을 벗어던진 채 폭주하며 내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베 정권에 묻고 싶다. 최소한 날조와 혐오, 증오로 가득찬 극우지에 정부 핵심 인사들이 가담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현 상태로는 세계 3위 경제대국에 걸맞은 국가의 품격 달성이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것쯤은 깨달았으면 한다. windsea@seoul.co.kr
  • 與 “한반도 평화 논의할 중요한 기회“ 한국당 ”맹탕 대북정책 중단”

    與 “한반도 평화 논의할 중요한 기회“ 한국당 ”맹탕 대북정책 중단”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말 미국 뉴욕을 방문해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데 대해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자유한국당은 “‘맹탕 대북정책’을 중단하고 한미동맹 복원의 기회로 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더불어민주당 이해석 대변인은 13일 구두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에서의 기조연설과 한미정상회담 그리고 기후변화 대처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선도적인 글로벌 외교활동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올해 말 성사 가능성이 높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뉴욕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양국 정상이 논의할 기회라는 면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민주당은 한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적극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을 내고 “이번 방미를 기회 삼아 꼬인 정국과 국제관계를 푸는 것만이 국민과 국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위급하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중단될 기미가 없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이 국민의 불안감을 가속할까 두렵기까지 하다”며 “문 대통령은 국제관계에서 국내 정치 행보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북한의 무력도발과 북한제재 유엔 결의 위반을 더이상 두둔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유엔총회에서 북한과 김정은의 안하무인하고 독불장군식 행태를 명백하게 규탄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공조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대통령 명절선물세트의 정치학

    대통령 명절선물세트의 정치학

    청와대는 매년 추석과 설 명절에 국가 유공자 및 사회 배려 계층, 정·관계 주요 인사들에게 선물세트를 보낸다. 매년 대통령이 보내는 명절 선물은 주로 지역 특산물로 구성되는데, 청와대의 상징인 봉황이 찍힌 선물상자에는 ‘지역 안배, 사회 통합’ 등의 의미가 담기기 마련이고, 이를 통해 대통령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추론해 보기도 한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지역구 특산품이 대통령 선물세트에 포함된 것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이번 추석 명절에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국가유공자와 사회적 배려계층 1만 4000여명에게 지역 특산물 4종으로 구성된 추석 선물을 보냈다. 충남 서천 소곡주, 부산 기장 미역, 전북 고창 땅콩, 강원도 정선 곤드레나물로 구성됐다. 청소년과 종교인에게는 술 대신 충북 제천 꿀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 내외는 함께 보낸 인사말에서 “둥근 달 아래서 송편을 빚으며 정을 나누고 소망을 비는 추석”이라며 “정성을 다해 살아온 하루하루가 쌓여 우리의 삶과 마음이 보름달처럼 커졌다”고 전했다. 이어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시대는 넉넉한 한가위에 휘영청 뜬 보름달처럼 올 것”이라며 “새로운 100년의 희망을 함께 빚겠다”고 밝혔다. 지난 설 선물은 경남 함양 솔송주, 강원 강릉 고시볼, 전남 담양 약과와 다식, 충북 보은 유과 등 5종으로 채워졌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직전에 열렸던 지난해 추석 선물은 제주도 오메기술과 울릉도 부지갱이, 완도 멸치, 남해도 섬고사리, 강화도 홍새우로 구성됐다. 특히 태풍, 폭염으로 농사가 어려웠던 지난해는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고 판로가 좁은 국내 도서지역 농산물을 홍보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한다. 당시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특별한 소외계층이나 국익에 기여한 분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회적으로 기여한 분들께 선물을 보내드린다”고 선정 기준을 밝혔다. 이에 따라 희귀난치성 환자, 치매센터 종사자 등도 포함됐다. 올해 추석선물은 헝가리 유람선 사고 현장 구조대원, 강원도 산불 진화 자원봉사자, 구제역·돼지열병 등 전염성 질병 방제활동 참여자, 장애인 활동도우미 등을 포함해 국가발전을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두루 전달됐다. 역대 대통령들도 주로 지역 특산품을 명절 선물로 선호했다. 가평 잣, 이천 햅살, 남해 멸치 등은 정권에 관계없이 단골 선물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추석 선물로 잣, 유가 찹쌀, 육포 등 세 가지를 골랐다. 불교계에는 육포 대신 호두를, 소년소녀 가장에게는 외국어 공부에 도움을 주고자 어학 학습기를 보냈다. 설에는 보은 대추, 장흥 표고버섯, 통영 멸치 등을, 추석에는 경산 대추, 여주 햅쌀, 장흥 한우 육포 등 지역을 안배한 농축산물 세트를 보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명절 선물로 문배주, 국화주, 이강주 등 우리 민속주를 고르면서 우리 술 열풍이 불기도 했다.이명박 전 대통령은 참기름, 버섯, 햅쌀 등 전물 특산물을 지역 화합의 상징으로 골고루 넣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과, 녹차, 김을, 김영산 전 대통령은 고향 거제도 멸치를 활용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고가인 인삼을 봉황이 새겨진 나무 상자에 담아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고른 명절선물 목록에 지역 특산품이 포함된 국회의원은 이를 보도자료를 통해 홍보하기도 한다. 여권 관계자는 “그만큼 청와대와 정치인들이 고르는 명절 선물에는 사회적 분위기와 지역 안배 등 정치적 의미가 담겨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풍경은 말이 없고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풍경은 말이 없고

    1870년 보불전쟁 패배의 책임을 지고 나폴레옹 3세가 물러났다. 제3공화정이 수립됐고 프랑스는 비로소 근대적인 민주국가가 됐다. 제3공화정은 그때까지 프랑스에 존재했던 어떤 정권보다 민주적이었다. 민주적인 분위기 속에서 경제가 번성하고, 문화와 예술이 꽃피었다. 사람들은 훗날 이 시기를 그리워하며 ‘벨 에포크’, 즉 아름다운 시대라 이름 붙였다. 다들 좋았겠다고? 아니다. 제3공화정은 권위적이지 않은 대신에 정치적 소요와 사회적 갈등에 취약했다. 정치를 주도한 세 개의 주요 정당은 각자 정통성을 주장하고 과거의 실패를 다른 정파 탓으로 돌리며 뜯고 싸웠다. 종교계, 귀족, 벼락부자는 공화정을 혐오했고 전쟁을 일으켜 보불전쟁 때 독일에 빼앗긴 알자스로렌 지역을 되찾아야 한다고 핏대를 세웠다. 노동자와 사회주의자들은 정부가 충분히 개혁적이지 못한 것이 불만이었다. 부유함은 가난함의 그늘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고 이는 사회 갈등을 부추겼다. 드레퓌스 사건은 제3공화정의 정치적, 사회적 불안정을 집약해서 보여 준다. 1894년 군부는 유대인 장교 알프레드 드레퓌스를 간첩으로 오인해 유죄 판결을 내리고 프랑스령 기아나에 유배시켰다. 영화 ‘파피용’에 나오는 그 무시무시한 유배지. 나중에 진짜 범인이 드러났으나 군부는 실책을 인정하지 않고 사건을 덮어 버렸다. 재심 과정에서 프랑스 사회는 완전히 두 쪽이 났다. 보수 진영은 국익 보호, 군대의 명예를 옹호하며 유대인에 대한 반감을 표출했고, 진보 진영은 드레퓌스의 무죄를 주장하고 인권을 외치면서 군부를 규탄했다. 예술가들도 두 패로 나뉘었다. 무정부주의자이고 유대인이었던 피사로는 당연히 드레퓌스 지지파였다. 그는 구명 운동에 돈을 기부했지만, 석방 요구 탄원서에는 서명하지 않았다. 덴마크 국적 때문에 추방당할까 겁이 났던 것이다. 광풍이 지나간 후 피사로는 회고했다. “나의 최대 관심사는 따로 있었지만, 나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창문으로 시내를 내다보며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었다.” 1906년 드레퓌스는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의 인생은 만신창이가 된 뒤였다. 이 논쟁은 프랑스 사회에 깊은 골을 남겼다. 미술평론가
  • 굴욕의 존슨… 英 조기 총선 동의안 또 부결

    굴욕의 존슨… 英 조기 총선 동의안 또 부결

    존슨 총리 “브렉시트 연기하지 않을 것” ‘트럼프 비판’ 대럭 전 英대사 상원 입성영국 의회가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또다시 패배를 안기고 9일(현지시간) 5주간의 정회에 들어갔다. 이날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의원들은 앞서 10월 31일 영국의 합의 없는 유럽연합(EU) 탈퇴(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법안이 통과되고, 존슨 총리 측이 추진했던 조기 총선이 거푸 무산됐음에도 정부가 의회를 정회시키는 데 대해 분노와 야유를 보냈다. 오는 10월 14일까지 의회 정회가 선언되는 가운데 의원들은 “창피한 줄 알라”고 소리쳤으며, “침묵당했다”고 쓴 팻말을 들기도 했다. 존슨 총리가 상정한 총선 동의안은 찬성 293표, 반대 46표로 부결됐다. 전체 의석(650)의 3분의2 이상인 434명이 찬성해야 조기 총선안이 통과되지만 다수 의원은 투표에 참여조차 하지 않았다. 존슨 총리는 “의회가 내 손을 묶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도 국익에 부합하는 합의를 달성하기 위해 분투할 것”이라며 “더는 브렉시트를 연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영국 유명 정치인 중 하나인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개인 성명을 통해 하원의장, 하원의원직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조기 총선안이 통과되면 회기가 끝나는 대로, 통과되지 않으면 10월 31일에 사임하겠다고 말했다. 야당 중심으로 하원의원들은 기립 박수로 그의 헌신에 감사를 표시했다. 한편 미러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서툴고 무능하며 불안정하다”고 혹평한 외교전문이 유출돼 사임한 킴 대럭 전 주미 영국대사가 이날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퇴임 서훈 명단에 들어가 초당파 종신 상원의원으로 임명됐다. 메이 전 총리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과 존슨 총리를 향한 복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8회] “되도 않는 소리…설마 되겠어?” 외교부 사무관 수첩 속 정황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8회] “되도 않는 소리…설마 되겠어?” 외교부 사무관 수첩 속 정황들

    “되도 않는 소리를 장·차관들이 하고 계십니다.” 청와대와 외교부가 대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취지의 지시를 전달받은 변호사 출신 외교부 사무관은 상급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재판에 개입한다는 것이 법조인의 상식에도 맞지 않는 데다 가능하지도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상급자를 통해 받아적은 내용들은 그 상식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6일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7회 재판에는 외교부 정모 사무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제법규 관련 업무를 하던 정 사무관은 2012년 5월 대법원에서 강제징용 사건이 파기환송된 뒤인 2013년 8월 만들어진 외교부 한일 청구권협정 대책 태스크포스(TF)에 포함돼 청와대와 외교부 고위 인사들의 논의 내용과 지시사항을 받아 적은 다수의 문건과 메모를 작성했다. 2013년 12월 1일 대통령 비서실장 공관에서 열려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과 차한성 법원행정처장(대법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참석한 1차 소인수회의에서 보고될 문건도 작성했다. 정 사무관이 남긴 기록들 안에는 대법원의 정보는 물론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담겼다. 주로 2012년 5월 원고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된 강제징용 사건의 재상고심 선고를 미뤄야 한다는 취지였다. ●“주철기, ‘대법관 직·간접적 접촉’ 강제징용 판결 외교적 문제점 전달 지시” 2013년 9월 2일 정 사무관은 주철기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주재로 열린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에 앞서 정 사무관은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관련 대응방향(안)’,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법률 전문가 간담회 결과 보고’ 등의 문건을 작성했는데, 주 전 수석과의 회의 이후 작성된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법률 전문가 간담회 결과 보고’ 문건에 이전 보고서보다 ‘대응방향’이 늘어났다. ‘대법원을 상대로 한 외교적 문제점 설명. (2012년)대법원 판결 확정 시 외교적 문제점을 적정한 채널로 알리고 최대한 신중하게 판결하도록 하고 대법관 직접 접촉이 어려우면 세미나 등 간접적인 방법이 필요. 최소 1년이 요구되는 바 대법원 판결이 조기에 선고되지 않도록 노력하자’ 판결을 번복하거나 늦추기 위해 대법관을 직접 접촉하거나 그게 안 되면 대법관들에게 의견이 전달될 만한 경로로 ‘간접적’으로 접촉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사무관은 앞서 검찰 조사에서 이러한 내용에 대해 “대법원 재판에 영향을 준다는 건 청와대 등에서 결정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무관은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정 사무관은 이러한 ‘대응방향’은 곧 청와대와 외교부가 대법원 재판에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뜻이라며 “되도 않는 이야기를 장·차관들이 한다”고 자신의 상급자인 강모 당시 국제법률국장에게 불만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정 사무관은 이후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되도 않는 이야기’라고 한 이유를 다시 묻자 “2012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때 외교적 파장을 논의했는데 그 이후 논의 방향이 바뀌게 됐고, 사건 당사자가 아닌 행정부가 어떤 식으로 의견을 제시한다거나 결론을 바꿀 수 있다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무관이 검찰에 임의제출한 업무일지에는 더욱 자세한 내용이 나온다. 2013년 9월 2일자 업무일지에는 ‘주, 2장으로 요약. 팩트 볼드 크게. 상세하게. documentation(의견서) 필요하다’는 문장과 함께 다섯 개의 별(☆) 모양이 표시됐다. 또 ‘여기저기 뿌리고 설명하고 해야지. 개인적으로 사법부도 접촉하고, 대법원장에게도 문제제기’라는 내용도 적혔다. 이에 대해 정 사무관은 “제 기억에는 (주 전 수석이) 본인이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심각한 문제를 외교부가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씀하신 걸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변호사 출신 외교부 사무관 “대법원 재판에 관여한다는 게 설마 되겠나?” 그로부터 일주일여 뒤인 9월 10일자 정 사무관의 업무일지에는 ‘주 수석, 외교부 불만 다’, ‘‘2차관, 움직이겠다. 사법부, 일본에 대한 액션. 중재가면 대 망신’, ‘가능한 전원합의체’라는 기록들이 남겨져 있었다. 상급자로부터 주 전 수석의 발언내용을 전달받은 그대로 적었다고 한다. 정 사무관은 “국장에게도 전달받았고 청와대 가서 회의할 때도 느꼈다”며 주 전 수석이 당시 외교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다고 기록한 이유를 설명했다. 상급자들의 지시가 이어졌고 그것을 빼곡하게 받아적었지만 정 사무관은 속으로는 ‘대법원 재판에 관여한다는 게 설마 되겠어?’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했다. 그런데 점점 설마하던 일들이 구체화되는 모양새가 됐다. 정 사무관의 2013년 11월 1일자 업무일지에는 ‘유기준 의원 → 대법원 애로사항(주재관 파견 문제→대법원 기조실장) → 검찰 판사 분쟁 → deal(거래) 거리가 有(있음)’이라는 메모가 있다. 정 사무관은 국제법률국장에게서 주 전 수석이 한 이야기라며 들은 것을 받아적은 메모라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서 정 사무관은 이 메모의 의미를 묻는 검찰과 변호인들의 질문에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다만 지금 읽어봤을 때 어떻게 이해가 되냐는 물음에는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법원의 애로사항을 이야기했고, 주재관(법관) 해외 파견 문제 관련이고,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의원이 얘기해서… 검찰 판사 분쟁은 주재관 파견 숫자 등 법원 검찰 간의 문제라고 한 것 같다. 딜(deal) 거리가 있다는 부분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를 두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이 서울대 법대 동기인 유 의원에게 법관 재외공관 파견 문제를 언급하며 협조를 부탁했고 유 의원이 주 전 수석에게 이를 전달하자 주 전 수석이 법관 파견 문제를 강제징용 사건과 거래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검찰이 정 사무관에게 “해외공관 파견과 강제징용 사건을 연계시켜 얘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 있느냐”고 묻자 그는 “강 국장이 그런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연계된 사안도 아니고 무게도 다른 건데 외교부 입장에선 그 두 개를 연계한 것을 어이없어 했다”는 것이다. 다만 누가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외교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정 사무관은 “법률가이기 때문에 주 전 수석 또는 행정부가 노력하면 대법원의 입장을 바꾼다는 게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는 취지로 검찰 조사에 이어 이날 법정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업무일지 속 윤병세 “VIP 표정 상상됨…판결 번복되면 작살난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들도 당시 정부와 청와대엔 진심이었다. 2013년 11월 23일 정 사무관의 업무일지에는 ‘1차 소인수회의’를 앞둔 외교부 고위직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조.(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팩트 위주로 우리 논리가 말이 안 된다는 점+과거 해석 협정 등 많은 이용’, ‘윤.(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국제적으로 지면 정치적 외교적으로 심각한 문제. 정권이 날아가는 문제’. 다음 페이지에는 윤 전 장관이 한 말을 적었다는 내용이 이어진다. ‘VIP(박근혜 전 대통령) 표정 상상됨. 쏘 왓. 결론을 내야 한다. 판결나면 끝이다’. 그리곤 이런 표현도 적혀있다. ‘판결 번복되면 외교부 작살난다(조심해야) 청와대 총리실 관계 부처 끌어내야. 범정부적 입장 마련’. 지난 5월 27일 임 전 차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윤 전 장관은 “국익을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의 심리 진행내용이 외교부까지 넘어왔거나 법원행정처가 외교부와 청와대, 피고 소송 대리인 등과 접촉한 정황도 정 사무관의 업무일지와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그의 2014년 5월 29일 업무일지에는 ‘①주심 지정 → 전합 여부 판단 ② 이인복, 박병대, 민사2부 → 김용덕, 신영철, 김소영, 이상훈. 주심배당은 무작위로 하고 심층 검토, 상고기각’이라는 내용이 있다. 또 ‘6/13 신건 검토연구관 보고 필(재판연구관 배정 X), 6/25 심리(빠르면) 재판부, 합의되면 7/10 → 상고기각, 합의 안 되면 → 재판연구관 style 배정할 의도가 없어 보인다’는 기록이 있다. 정 사무관이 작성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 관련 대법원 심리 진행상황’ 문건에는 ‘신건 검토연구관의 검토의견 보고가 6월 14일에 완료된 것으로 확인’이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정 사무관은 모두 상급자들에게 전달받은 내용을 그대로 작성했다고 했다. 외교부의 의견을 대법원에 전달할 수 있도록 법원행정처는 2016년 1월 민사소송규칙을 바꿔 사건 당사자가 아닌 제3자도 재판부에 의견을 낼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다. 그런데도 외교부가 의견서를 내지 않자 임 전 차장이 피고인 일본 기업 소송 대리를 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측에 “외교부가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의견서 제출 촉구서를 써달라”고 했고, 김앤장이 이를 써냈다는 게 지난 4일 최건호 김앤장 변호사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증인신문을 통해 확인됐다. 정 사무관의 업무일지에도 ‘K&C → 대법 → 외교부. 대법원 기조실장/ 2차관 식사’라는 메모가 2016년 6월 12일자로 남겨져 있다. 같은 날짜에 ‘타이밍, 공문 언제, 연내 가안. draft. 사법자제, 법리 바꾸긴 어렵다’는 단어들도 포함됐다. 정 사무관은 이 메모들 역시 상급자를 통해 들은 내용을 적은 것이라고 하면서 “사법 자제 내용을 외교부 의견 초안에 넣을지 말지를 적은 것 같은데 그 내용을 의견서에 쓰는 것은 무리라는 뜻에서 기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앤장의 이른바 ‘프로젝트’ 팀과는 다른 인물도 등장한다. 바로 헌법재판관에서 퇴임한 뒤 김앤장 사회공헌위원장을 맡고 있는 목영준 전 재판관이다. 정 사무관은 2013년 11월 12일자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목영준 헌법재판관 의견(첨부: 한일협정 해석)’ 문건을 작성했다. 앞서 외교부 한일 청구권협정 대책 TF에 목 전 재판관이 낸 의견서를 첨부했고, 이모 국제법률과장이 목 전 사무관을 만나 듣고 온 의견을 전달받아 정리한 문건이다. 목 전 재판관은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해 “전원합의체 심리가 필요하다”고 의견서에 밝혔다. 그리고 정 사무관이 정리한 문건에는 “대법원장에 보고해 직권으로 전원합의체에 회부되도록 결정한다”는 내용이 있다. “증인이 그렇게 생각한 건가, 목 전 재판관이 그렇게 말한 건가“라고 물은 검찰에 정 사무관은 “직접 만난 게 아니라 확인할 수 없지만 그 페이퍼에 제 생각이 들어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해당 보고서의 여백에는 정 사무관의 ‘전원합의체 가야 한다 ⓛ소송대리인이 ②민정수석 - 법원행정처장/차장 - 대법원장에게 → 직권으로 전원합의체 회부 결정하도록’이라는 메모가 더해졌다. 역시 이모 과장에게 목 전 재판관의 이야기를 전해듣고 쓴 것이라고 정 사무관은 말했다. 목 전 재판관은 과거 헌법재판관 시절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국가의 부작위(방기)가 위헌이라는 취지의 결정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美는 무조건 일본편… 남북 합심해 과거사·독도 문제 대응해야”

    “美는 무조건 일본편… 남북 합심해 과거사·독도 문제 대응해야”

    “남북한이 한목소리로 일본의 위안부·징용 등 과거사 문제와 독도 문제 등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 그러면 일본이 지금과 같은 경제 도발을 생각지도 못할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남북의 위상이 커지고 대의명분도 설 것이다.” 미국의 국제정치학자이자 최고 북한 전문가로 꼽히는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2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박 교수는 북한의 완전한 체제 안전보장 없이는 북미 대화가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려면 김정은 정권의 완전한 체제 안전보장, 즉 상호불가침조약뿐 아니라 북미 평화협정, 나아가 주한미군 주둔의 목적 변경 등까지 이뤄져야 한다”면서 “지금 미국의 경제 압박으로는 절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박 교수는 또 미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재의 압박 일변도에서 벗어나 진일보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솔직히 나는 일본 전문가는 아니다. 그렇지만 이번 지소미아 종료는 잘못 끼운 단추를 제대로 채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로 국방 주권이 없는 나라다. 우리가 그런 나라와 군사정보를 나눠야 할 이유가 없다. 박근혜 전 정권에서 근시안적으로 지소미아를 체결한 것이 문제였다.” -미국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를 이례적으로 압박하고 있는데. “일본은 원자폭탄 한 방으로 망한 나라다. 그래서 북한의 군사력을 과소평가할 수 없고 엄청난 위험으로 인식하고 있다. 일본은 지소미아 등 안보 부문에서 미국을 움직여 한국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미국의 반발은 자신의 ‘동북아 전략 차질’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일본의 강력한 물밑 로비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미국이 한국보다 일본 편을 들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가. “당연하다. 미국은 무조건 일본 편이라고 봐야 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일본의 재무장에 긍정적이다. 오로지 ‘돈’밖에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재무장하면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일본을 상대로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챙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의 재무장이라는 측면에서도 지소미아는 필수다. 이래저래 미국은 한국 정부의 편을 들기 어려운 구조다.” -한일 갈등에 해법이 있다면. “사실 그 부분에 아이디어가 많지 않다. 하지만 남과 북이 일본 위안부와 강제노역, 독도 문제 등에 공동 대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만약 서울과 평양이 손잡고 일본의 과거사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일본도 꼼짝하지 못할 것이고,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이 커지고 대의명분도 설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잘 설득한다면 북한도 분명히 역사·민족 문제에서는 의견을 같이할 것이다. 빨리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북한 이야기를 해 보자. 북한이 계속 미사일 시험을 하고 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의미가 크다. 북한은 지난 6월 30일 북미 정상 간 판문점 깜짝 회동 이후 미국의 태도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북한의 국익을 위한 행동으로 볼 수도 있다. 자신들의 미사일 능력을 국제사회에 과시하려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시험으로 200~300㎞ 내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줬다.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을 아프리카 등 다른 국가에 수출하려고 할 것이다. 트럼프 정부도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서는 크게 규제를 안 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의도는 미국에 대한 경고이자 수출을 염두에 두고 국제사회에 자신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전략적 행동으로 해석된다.”-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계가 좋은데 북한이 통미봉남 기조인 이유는. “북한은 미국을 움직이면 한국도 따라온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보다 미국과 협상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한국과 먼저 협상하면 다시 미국이 딴죽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북한이 통미봉남을 넘어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018년 9월 18~20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이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아무 원고 없이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을 다녀왔다. 북한에서 이런 파격적 대우를 받은 국가 원수는 없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민족공동체를 강조했다. 그래서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겠구나’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보면 문 대통령의 통일 정책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통일 의지에 실망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 -그렇다면 꼬인 남북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통일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나 미국은 독일식 통일을 꿈꾸는 것 같다. 서울과 평양이 교류하다 보면 북한 독재정권이 붕괴하고 자연스럽게 남북통일이 이뤄진다는 것이 역대 한국 정부가 가진 시각이다. 햇볕정책도 그것의 연장선이다. 이는 결국 북한을 지원해서 망하게 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동·서독 관계와 남북 상황은 판이하다. 교류나 상호 이해 등 여러 분야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한반도에서 일방이 일방을 흡수하는 관계는 절대 불가능하다. 이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독일식 통일 가능성은 전혀 없고 체제 전복도 불가능하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이 흔들려야 붕괴 가능성이 생긴다. 북한 같은 체제의 국가가 경제난으로 망한 곳은 없다.” -어떤 식의 남북통일을 추구해야 하는가.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6·15 남북 공동성명을 보면 된다. 남북은 서로 체제를 인정하고 발전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을 도와 망하게 하겠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북한을 ‘정상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 미국도 북한을 압박해서 항복하게 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다. 경제 압박을 한다고 두 손을 들 북한이 아니다.” -북한이 개방된다면 체제 전복이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닌가. “가능성은 있지만 크지 않다는 게 나의 판단이다. 북한을 다녀온 언론인 대부분이 북한에 스마트폰이 유행하고 있다는 등 자본주의 물결이 곳곳에 침투해 조만간 김정은 체제가 붕괴할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이에 북한은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만간 한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언론인들에 대한 방북 절차가 아주 복잡하고 까다로워질 것이다. 심지어 북한 강경파들은 국제 언론인들의 출입을 막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남북, 북미 관계를 전망한다면. “사실 남북, 북미 관계 전망은 무의미할 수 있다. 너무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주권국가로서 자주국방을 위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건 분명하다.” -만약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북미 관계는 악화될 것 아닌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뜬구름 잡는 듯한 ‘장밋빛 경제 청사진’으로는 어림없다. 북한은 지금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완화는 물론이고 상호불가침조약과 북미 평화협정, 더 나아가 주한미군의 주둔 목적 변경 등을 요구할 것이고 이것이 모두 수용되지 않는다면 절대 핵을 포기할 수도 없고,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결국 북한은 핵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자신의 체제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상황과 환경이 만들어져야 핵을 포기할 것이다.” 글 사진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박한식 명예교수는 누구 카터·김일성 만남 중재한 북한통 1971년부터 국제관계학 가르쳐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아메리칸대에서 석사, 미네소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71년부터 조지아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가르쳤다. 조지아 주지사였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통해 중국 덩샤오핑을 만났고, 그의 도움 등으로 북한을 50여 차례나 방문했다. 이후 카터 전 대통령과 북한 김일성 주석의 만남을 중재했고, 미 여기자 2명이 억류됐을 때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방북을 주선해 석방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올해 팔순인 박 교수는 지금도 BBC와 CNN, 알자지라방송 등에서 찾는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이자 국제정치학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 韓미래차 흙탕물 튀기는 SK·LG 배터리 싸움… 중일만 웃는다

    韓미래차 흙탕물 튀기는 SK·LG 배터리 싸움… 중일만 웃는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의 ‘전기차 배터리’ 공방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소송을 소송으로 맞받아치더니 또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두 배터리 업체가 양보 없는 ‘치킨게임’을 벌이며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대로 가다간 국내 미래차 시장의 경쟁력마저 크게 실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업체 간 갈등은 2017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전지 핵심 인력 채용 관련 협조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LG화학에 다니던 전기차 배터리 담당 직원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것을 ‘기술 유출’로 본 것이다. 이어 LG화학은 같은 해 12월 대전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으로 전직한 직원 5명을 대상으로 전직금지 및 가처분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지난 1월 영업비밀 유출 우려, 양 사의 기술 역량 격차 등을 모두 인정해 이례적으로 ‘2년 전직금지 결정’을 내리며 LG화학의 손을 들어줬다.양 사의 공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직원들이 여전히 유출된 영업비밀을 활용해 배터리 개발과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지난 4월 ‘전지 핵심 인력 채용 관련 협조 요청의 건’ 공문을 다시 보냈다. 이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소송장을 제출했다. LG화학의 이 소송이 바로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송 난타전의 출발점이다. LG화학 측은 소송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불과 2년 만에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구매, 영업 등 전 분야에서 76명의 핵심 인력을 대거 빼 갔고, 이 중에는 LG화학이 특정 자동차 업체와 진행하고 있는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참여한 핵심 인력도 다수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의 배경에는 독일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전이 있었다. LG화학 측은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11월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을 빼내 간 이후 폭스바겐의 전략적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면서 “기술 탈취가 없었다면 수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SK이노베이션 측은 “폭스바겐의 배터리 물량 수주 시 자동차 생산 공장과 가까운 지역(미국 조지아)에 공장을 짓겠다는 고객사 맞춤식 ‘선수주 후투자’ 전략이 통한 결과”라며 “LG화학 내 폭스바겐 제품 인력이 누군지 알 수 없을뿐더러 접촉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깊어질 대로 깊어진 양 사 갈등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점 경쟁이 낳은 자국 기업 간 ‘내전’인 셈이다.LG화학의 공세가 계속되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서울지방법원에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영업비밀 침해가 전혀 없었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소송도 함께 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화학 직원의 이직은 스스로 선택한 결과이며 정당한 영업활동이었다”면서 “LG화학의 근거 없는 비난을 더는 묵과할 수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LG화학과 미국 내 자회사인 ‘LG화학 미시간’을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제소한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LG전자도 연방법원에 제소하기로 했다.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이번 제소는 LG화학이 지난 4월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건과는 무관한 핵심 기술 및 지적재산 보호를 위한 정당한 소송”이라며 “LG전자는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배터리 모듈과 팩을 생산해 특정 자동차 회사에 판매하고 있어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LG화학의 배터리 가운데 상당수 제품이 이번 특허 침해소송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 이번 소송에서 우리가 승소하면 LG화학과 LG전자는 손해배상 등 금전적 부담은 물론 기존 방식으로 수주·공급하는 제품의 생산 중단을 비롯해 배터리 사업 자체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것”이라면서 “LG화학과 LG전자 측이 생산 방식을 바꾸기 전에는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이 소송에서 패소하면 배터리 사업을 아예 접게 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인 셈이다.LG화학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이 소송에 대한 불안감에 국면 전환을 노리고 불필요한 특허 침해 제소를 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LG화학은 입장문에서 “LG화학의 특허 건수는 1만 6685건인 반면, SK이노베이션은 1135건으로 14배 이상 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이 면밀한 검토를 통해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인지하고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LG화학은 그간 여러 상황을 고려해 ITC 영업비밀 침해소송 제기 이외에 특허권 주장은 자제해 왔다”면서 “이번 특허 침해 제소와 같은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가 계속된다면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소송이 근거 없음을 밝히는 것을 넘어 LG화학의 특허를 침해한 행위에 대해서도 묵과하지 않고 법적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LG화학은 또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이직자들이 반출해 간 기술자료를 ITC 절차에 따라 제출해야 함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두 회사의 소송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8년 전인 2011년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세라믹 코팅 분리막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SK이노베이션은 해당 특허는 무효라며 반소 성격의 특허무효심판을 제기했다. 당시 한국 특허 당국과 법원에서 이어진 소송전의 승자는 SK이노베이션이었다. 특허심판원과 사법부가 심급별로 여러 차례 “LG화학의 분리막 도포 기공구조는 SK이노베이션의 무기물 코팅분리막 기술과 다른 것”이라고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줬고, 소 제기 3년째인 2014년 두 회사는 서로에 대한 소송을 취하했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전에선 좀더 빠른 합의가 가능할까. 두 회사는 서로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제 조건이 ‘상대방의 잘못 인정’이어서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지금이라도 전향적으로 대화와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판단해 대화의 문은 항상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LG화학 측은 “SK이노베이션이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이에 따른 보상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인력, 기술, 특허, 판로 등을 놓고 경쟁하는 두 회사에 대해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이 최근 몇 년 동안 자국 기업에만 보조금을 주는 보호주의적 정책을 편 탓에 함께 고전했던 한국 이차전지 기업들끼리 비방전을 벌이는 게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로펌 등에 막대한 소송비용을 물어야 하는 데다 두 회사 간 다툼을 중국·일본 등지 기업들이 약진의 기회로 삼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직장인들의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에는 “소송비용이 한 달에 50억원, 최소 2년 이상 법정 공방을 하면 1200억원이다. 그러면 직원에게 최소 600만원의 성과급 지급이 가능하다”, “직원한테 들이는 건 비용이고, 변호사에게 돈 쓰는 건 투자냐”, “로펌 배나 불리는 소송전”이라는 글이 쏟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양 사 소송비만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돈으로 배터리 생태계 발전을 위한 중소기업들 펀드 조성을 하는 게 국익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한일 외교차관 회동… 지소미아·화이트리스트 이견 차 재확인

    한일 외교차관 회동… 지소미아·화이트리스트 이견 차 재확인

    일본, 한국 정부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검토 요구에이태호 2차관 “지소미아 지속은 국익에 부합 안 해”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이 1일 서울에서 스즈키 노리카즈 일본 외무대신 정무관(차관)을 만나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한국 제외 시행 등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일 축제 한마당 2019 인(in) 서울’ 개막식에 앞서 스즈키 정무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 등 일본 측 인사들과 환담을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스즈키 정무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해야 하며, 강제징용 배상판결은 국제법 위반인 만큼 한국 정부가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 차관은 일본 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상황에서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지소미아를 지속하는 것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한국 정부의 강한 유감의 뜻을 전달하는 동시에 조치를 조속히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 차관과 스즈키 정무관은 한일 간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외교 당국 간 소통과 협의를 지속할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했으며, 한일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민간교류의 중요성에 공감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이 차관은 이날 한일 축제 한마당 개막식 축사에서 한국과 일본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지혜롭게 극복하고 협력해온 역사를 갖고 있다며, 이는 민간차원의 뿌리 깊은 교류와 상호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가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정신을 되새기며 양국 사이에 문제가 있다면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소극적인 태도로 일 키운 美…“적극적 중재 나서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미국의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처음으로 일본에게도 실망감을 표시하며 그동안 소극적인 중재 움직임을 보였던 미국의 태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양측이 이에 관여된 데 대해 매우 실망했고 여전히 실망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미국은 한일 갈등 국면에서 한국을 향한 일방적인 우려만 표시했지만 방향을 전환해 처음으로 일본을 향해서도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조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기대는 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아직은 미국이 확실하게 중재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며 “이번 미국의 언급은 그동안 너무 한국을 비판하는 쪽으로만 쏠려왔으니 자칫 잘못하면 동맹의 위험이 있을 수 있어 한 번쯤 최소한의 조치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군다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참여 등 한국과 걸려 있는 안보 문제가 상당한 만큼 미국이 이를 두고 한국과의 ‘기싸움’이 장기화될 거라는 관측도 있다. 특히 지소미아가 미국의 주도로 체결된 만큼 한국이 종료를 결정하며 미국의 불편함을 유발했기 때문에 미국이 쉽사리 중재 움직임에 나서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의식하듯 최근 미국 정부와 당국자들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강한 우려와 실망을 잇달아 표출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한편으로는 미국이 여태껏 한일 갈등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소극적인 태도로 일을 키워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미국이 한일 갈등의 내막을 알면서도 한국에 집중적으로 우려와 실망을 표출한 것은 동맹국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태도라는 지적이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미국의 현상동결합의(스탠드스틸) 제안을 한국은 받아들인다고 했고, 일본이 거부했는데 한국에 대해서만 실망스럽다고 얘기해오고 있다”며 “일본에게도 균형되게 입장을 전달해야 한국과 일본에 중재 역할이 가능하지만 일방적으로 한국에 대해서만 실망감을 표출하는 것은 동맹국으로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태가 장기화되자 미국 내에서도 미국이 한일 갈등 중재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더이상 관망하는 자세로는 사태 해결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미 국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존 그로버 등 한국 전문 연구원 4명은 지난 26일(현지시간) 기고문을 통해 “미국이 한일 갈등을 양국 자체 해결에 맡겨두는 것은 중대한 실책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강력한 3각 동맹의 존속을 원한다면 양측을 해결로 이끄는데 보다 강력한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막후에서든 공개적으로든 개입할 때”라고 덧붙였다. 엘리엇 엥겔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번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서울과 도쿄가 오랜 역사적 문제가 양국 사안에 걸림돌이 되지 못하도록 사전방지 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