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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호르무즈 독자 파병, 명분과 실리 모두 챙기는 계기 돼야

    정부는 어제 호르무즈해협에 ‘독자 파병’을 결정하고 이란에 정식으로 이 사실을 통보했다. 미국의 파병 요청을 일부 수용하면서, 독자 파병이라는 헝태를 취해 이란과의 외교적 관계도 고려한 절충안으로 보인다. 이미 아덴만에 파견된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오만만과 아라비아만 일대까지 확대해 우리 군의 지휘하에 한국 국민과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파병안을 검토했으니 장고 끝에 결정한 사안이다. 당시 호르무즈해협에서는 상선과 유조선이 잇따라 피습당한 데 이어 6월에는 이란이 오만해에서 미군 무인기를 격추시켰다. 이에 미국은 호르무즈해협 공동방위를 위해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을 만들어 국제사회에 참여를 요청해 왔다. 일본이 독자 파병을 결정했으니 한국도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연초에는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라크에서 미군의 드론 폭격에 사망해 해당 지역의 긴장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파병에 대한 찬반 논란이 없지 않았다. 일촉즉발의 위기는 피했어도 전 세계의 미국인과 미국 시설은 지금 언제라도 공격당할지 모르는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파병 결정을 내린 것은 그만큼 간과하기 어려운 국익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동 지역은 현재 2만 5000여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여러 기업들이 각종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 원유 수송의 70% 이상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난다. 우리 선박 170여척이 연간 900여회에 통항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파병은 우리 국민과 기업, 상선 보호라는 명분과 실질을 충족시켜야 한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에는 중·저강도의 긴장이 장기간 형성될 수 있는 만큼 관련국들과의 소통과 관계 형성에도 세심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의 외교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최선의 선택이 돼야 한다. 정부는 이번 파병이 결과적으로 미국의 요청에 부응하는 것이며 한미동맹에 기여하는 조치임을 미국에 분명히 강조할 필요가 있다. 지금 한미 양국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대화가 소강상태인 만큼 북한 개별관광 등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지만, 미국은 마땅치 않다는 기색이다. 방위비 분담 협상도 지난 14~15일 열린 6차 회의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최근 불거진 두 가지 문제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전향적인 반응을 얻어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파병 결정으로 얻게 될 외교적 레버리지를 극대화하길 바란다.
  • 2003년·2020년 파병 공통점…‘북핵 해법’ 盧·文 고뇌 있었다

    2003년·2020년 파병 공통점…‘북핵 해법’ 盧·文 고뇌 있었다

    청해부대 활동 넓히는 이번과 달라 靑, 작년 7월 美 참여 요청 이후 고민“임기 첫해, 대통령이 가장 고통스러워했던 결정이 이라크 파병이었다…나도 반대했다. 그러나 북핵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미국 협조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다.”(‘문재인의 운명’ 중) “이라크 파병은 옳지 않은 선택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옳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대통령을 맡은 사람으로서는 회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 파병한 것이다.”(노무현(얼굴)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 지난 2003년 이라크 파병과 이번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사실상 독자 파병 배경과 결정 과정을 들여다보면 ‘북핵 해법’이란 교집합에 대한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가 겹쳐진다. 정부는 21일 ‘호르무즈해협 파병’ 대신 “국민 안전과 선박 자유 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 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고 했다. 3000명의 전투병(비전투 목적)을 보낸 2003년과 아덴만 일대에서 활동하던 청해부대의 작전영역을 넓히는 이번 결정의 파장은 사뭇 다르다. 그럼에도 ‘파병’이 갖는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비핵화 협상이 중단된 상황에서 대화 모멘텀을 이어가고 남북 협력 돌파구를 찾기 위해 미국과의 협력이 절실했던 청와대의 고민은 역력하다. 지난해 7월 미국으로부터 호위연합체 참여 요청을 받아온 청와대가 최대한 결정을 미뤘던 것도 같은 이유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핵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 위한 한미 동맹에 대한 고려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2003년 미국은 이라크가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으며 대량살상무기를 은닉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세워 전쟁을 벌였고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에게 파병을 요청했다. 미국 네오콘을 중심으로 북폭 등 제한적 대북 공격설이 나오고 대북 봉쇄가 제기되는 등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웠던 때다. 노 전 대통령은 훗날 “미국의 북한 폭격론이 떠돌던 시점이라 딱 잘라 거절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도 “미국 협조가 반드시 필요했고 요구를 어느 정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면서 “더 큰 국익을 위해 필요하면 파병할 수도 있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美 외면 어려운 정부, 방위비 협상·남북관계까지 고려해 ‘결단’

    美 외면 어려운 정부, 방위비 협상·남북관계까지 고려해 ‘결단’

    호르무즈, 한국행 원유의 70% 이상 수송 해협 인근 국민·선박 보호 등 국익 우선 한미 동맹·이란 관계도 고려한 ‘절충안’ 친이란 무장세력 ‘타깃’ 위험 부담 덜어정부가 21일 호르무즈해협에 사실상 독자 파병하기로 결정한 것은 해협 인근 국민과 선박을 보호할 필요를 고려했을 뿐만 아니라 남북협력 사업과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에서 미국의 협조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한미 동맹을 고려하면서도 이란과의 관계가 악화되거나 이란이나 친이란 무장세력의 공격 목표가 될 우려를 감안해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 연합체(IMSC)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 파병이라는 ‘절충안’을 선택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지난해 5월 호르무즈해협에서 유조선과 상선이 잇따라 피격되자 파병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오만만과 아라비아만을 잇는 호르무즈해협은 걸프 지역의 주요 원유 수송 루트로, 한국으로 수입되는 원유의 70% 이상이 지나가는 곳이다. 미국은 그해 6월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7월 한국에 미국이 주도하는 IMSC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청와대는 12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IMSC 참여 등 파병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미국이 지난 3일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 공습으로 살해하고 닷새 후 이란이 이라크 미군기지 두 곳을 미사일로 보복 공격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정부는 파병에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서는 듯했다. 다만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9일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펴면서도 “청해부대를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함에 따라 파병은 하되 IMSC 참여보다는 독자 파병에 무게를 싣고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후 지난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사실상 파병을 요청하는 등 미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정부가 파병 시기를 더 늦추지 않고 독자 파병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파병 결정이 남북협력 사업,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과는 상관없이 이뤄졌다고 설명했지만, 두 현안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발휘되길 바랐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이 남북협력 사업 논의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파병 결정을 고려하며 남북 사업 추진을 지지하거나 대북 제재를 면제하지 않겠으나, 사업 추진을 둘러싸고 최근 불거졌던 한미 엇박자 논란은 누그러뜨릴 수 있다. 아울러 방위비분담협상에서도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에 한국은 분담금 외에 한미 동맹에 기여하는 분야를 설명하며 맞서고 있는데, 선제적으로 파병을 결정해 동맹에 기여함으로써 미국의 인상 압박을 낮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남북협력사업 관련 대북 제재는 유엔 안보리 결의와 미국 법령의 문제이기에 정부의 파병 결정이 큰 변수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한미 동맹 균열 우려를 불식시킬 계기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2003년과 2020년 두번의 파병, 공통분모는 ‘북한’·‘文의 고뇌’

    2003년과 2020년 두번의 파병, 공통분모는 ‘북한’·‘文의 고뇌’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첫해, 대통령이 가장 고통스러워했던 결정이 이라크 파병이었다… 나도 반대했다.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파병했다가 희생이 생기면 비난 여론을 감당하기 어렵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대통령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은 북핵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미국 협조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다(‘문재인의 운명’).” “이라크 파병 요청은 미국이 보낸 ‘고약하지만 수령을 거절하기 어려운 취임 축하 선물’이었다… 옳지 않은 선택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당시에도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옳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대통령을 맡은 사람으로서는 회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 파병한 것이다(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 지난 2003년 참여정부의 이라크 파병과 2020년 문재인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사실상 독자파병 배경과 결정 과정을 들여다보면 ‘북한’과 ‘문재인의 고뇌’란 교집합이 발견된다. 정부는 21일 ‘호르무즈해협 파병’이란 표현 대신 “국민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오만만과 아라비아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으로 수입되는 원유의 70% 이상이 이곳을 지날 만큼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 사실상 이란군이 통제하고 있는 해협으로, 미국과 이란의 군사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 항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유사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하지만 이면에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중단된 상황에서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한편, 올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남북협력 돌파구를 찾기 위해 미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 놓여있다. 지난해 7월부터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민간선박 호위연합체 참여 요청을 받아온 청와대는 파병의 득실과 정치적 후폭풍 등을 감안해 최대한 결정을 미뤄왔다. 정부는 2004년 헌법재판소가 ‘일반사병 이라크파병 위헌확인’ 헌법소원 각하 결정문에서 제시한 해외 파병에 관한 네 가지 기준을 토대로 파병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헌재는 해외 파병은 “궁극적으로 국민 내지 국익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하고도 중요한 문제”라며 ▲파견 군인의 생명과 신체 안전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지위와 역할 ▲동맹국과의 관계 ▲국가안보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북핵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에 대한 고려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앞서 2003년 미국은 이라크가 9·11테러를 자행한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으며 대량살상무기를 은닉하고 있다는 증거 없는 주장을 내세워 사담 후세인 대통령 축출을 위한 전쟁에 나섰다.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갓 취임한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파병을 요청했다. 미국 네오콘을 중심으로 북폭이나 제한적 대북공격설이 나오고, 대북 봉쇄가 제기되는 등 한반도에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정세 불안을 이유로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하자 외국인투자가 감소하는 등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노 전 대통령은 훗날 “미국의 북한폭격론이 떠돌던 시점이라 딱 잘라 거절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도 ‘운명’에서 “(북핵문제와 관련) 미국 정부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했고, 그러자면 우리도 그들 요구를 어느 정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도 “진보·개혁 진영은 지금도 참여정부가 잘못한 일 가운데 대표적 사례로 이라크 파병을 꼽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이라크 전쟁은 정의롭지 못한 전쟁이었고 우리가 파병하지 않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지만, 더 큰 국익을 위해 필요하면 파병할 수도 있다. 그것이 국가경영이다”라고 했다. 청와대는 이날 파병에 대한 별도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파병’이란 표현 대신 ‘청해부대 파견지역 한시적 확대’라고 에둘러 표현한데는 앞서 이라크 파병에 대해 “더 큰 국익을 위해 필요하면…”이라고 밝혔던 문 대통령의 고뇌가 오롯이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美국무부, 靑 마찰 발언 논란에도 “해리스 대사 크게 신뢰”

    美국무부, 靑 마찰 발언 논란에도 “해리스 대사 크게 신뢰”

    해리스 “남북협력, 한미워킹그룹서 실행해야”靑 “대단히 부적절” 與 “조선 총독이냐” 비판미국 국무부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한국 정부의 남북협력 구상에 “한미워킹그룹에서 다루라”는 부정적 입장을 밝혀 청와대 등과 마찰을 빚은 데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대사를 크게 신뢰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18일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해리스 대사는 국무부 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일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현안에 대한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16일 외신 간담회에서 정부가 ‘금강산 개별관광’ 카드를 꺼내든 데 대해 북한과 관여하는 모든 계획은 ‘제재’ 조치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 긴밀히 논의해야 한다고 사실상 경고했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이날 서울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미 정부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한미 워킹그룹에서 실행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한국은 주권국가이고 국익을 위해 최선이라고 여기는 것을 할 것”이라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속적인 낙관주의는 고무적이지만 낙관론을 행동에 옮길 때는 미국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해리스 대사가 향후 제재 가능성을 운운하며 미국과 먼저 협의하라는 취지로 말해 청와대는 “대단히 부적벌하다”고 비판했고 여당 내에서도 “대사가 조선 총독이냐” 등 당정청의 반발을 샀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한국 정부의 금강산 개별관광 추진에 대해서는 “미국은 한국, 일본이나 그 누구든 북한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실제 이행하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것을 항상 환영하다”고 밝혔다.다만 오테이거스 대변이는 이 사안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 진행 중인 협상과 관련이 있어 개별 사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지난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협력사업에는 한미간 협의할 사항이 있고 남북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영역이 있을 것 같다”면서 “남북 관계는 우리의 문제인 만큼 현실적인 방안들을 강구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북 제재는 미국과 북한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우호적인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될 것이며 미국은 올해 이런 합의에 이르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보통국가’ 꿈꾸는 아베의 외교, 실리 못 챙기고 빈 수레만

    ‘보통국가’ 꿈꾸는 아베의 외교, 실리 못 챙기고 빈 수레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아베노믹스’(아베+경제) 못지않게 자신의 큰 치적으로 부각시켜 온 것은 ‘외교’였다. 그가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한 이후 7년여 동안 국가와 대륙을 가리지 않고 활발한 외교 행보를 펼쳐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외교의 아베’는 그가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 재임 기록을 세우는 데 큰 보탬이 되기도 했다. 부활한 일본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방위 외교를 펼침으로써 전 세계 영향력을 확대하고 나아가 전범국가의 ‘족쇄’를 벗어 버리는 것. 정식으로 군대를 보유한 이른바 ‘보통국가’로의 전환을 꿈꾸는 아베 총리의 욕망이다. 그러나 한일 관계를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간 데서 나타나듯 아베 외교는 실리가 결여된 빈 수레라는 평가도 끊이지 않는다.아베 외교의 골격은 미일 동맹과 한미일 3각 공조를 기축으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면서 인도·동남아·중동 등지를 포함한 아시아 전체 및 유럽과 유대를 강화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한 해 동안에만 5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을 정도로 빈번한 접촉을 하며 결속 강화에 노력했다. 2012년 중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하면서 관계가 냉각됐던 중국과는 어느덧 ‘셔틀외교’(정상 상호 방문)를 추진하는 단계로까지 호전됐다.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체결과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 등 이른바 ‘전후 외교의 총결산’도 아베 정권이 설정해 놓은 중요한 외교과제다. 일본 외무성이 발간한 2019년판 외교청서는 첫머리에서 “세계의 안정과 번영을 떠받쳐 온 국제질서가 다양한 도전을 받고 있는 만큼 일본은 지금까지보다 더 큰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일본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방위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베 정권은 ‘전 지구적 과제에 대한 대응’, ‘중동의 평화와 안정에 공헌’ 등을 중점 추진 분야로 설정했다. ●日 외교청서 “세계 안정·번영에 더 큰 역할”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자신의 업적으로 남길 수 있는 ‘아베표 외교 유산’을 만드는 데 강한 집착을 보여 왔다. 북한과 러시아를 둘러싼 전후 외교 총결산이라는 거창한 주제도 그런 강박증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방팔방 동분서주하는 모습만 보이지 실제로 얻어낸 것은 거의 없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굴하다’는 말까지 들어 가며 갖은 공을 들였지만 오랜 ‘갑을 관계’의 굴레 속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움직임을 불안하게 주시해야 하는 상황은 여전하다. 실제로 그동안 북미 정상회담, 미일 무역협상, 미일 안보비용 분담 등 이슈가 나올 때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업신여김이나 따돌림을 당하는 수모를 여러 번 겪었다. 미국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의 기술’을 알지는 모르지만 ‘아첨의 기술’에 관한 한 아베 총리가 한 수 위”라고 비아냥대면서 “그러나 지금까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한 개인 관계로 어떤 부분을 얻어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현실론을 편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악화됐을 때 닥칠 영향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일본이 미국에 저자세 외교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대안 없는 비난에 불과하다”며 “미국과의 관계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연후에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일본과 중국의 관계는 201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명분으로 급격히 호전됐다. 올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양국 모두 외교·안보와 경제적 요인 등 복잡한 셈법이 바탕에 깔려 있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우방들에조차 공격적인 대외 정책을 구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견제의 목적도 있다. 그럼에도 양국 갈등의 핵심인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경비정 등 중국 공선의 센카쿠열도 접속수역 진입 횟수가 1000회를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독자기술로 건조된 최초의 항공모함 ‘산둥’함이 공식 취역해 일본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테이블 위에서는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있으면서 아래로는 서로 발길질을 해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전후 외교 총결산의 양대 과제인 북한과 러시아 문제는 둘 다 진전이 없다. 아베 총리는 2018년 후반부터 태평양전쟁 종전 당시 러시아에 의해 불법으로 점령당했다고 주장해 온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4개 섬 분쟁을 해결한 뒤 일러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것을 서둘러 왔다. 여기에는 일본의 경제협력이 절실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것도 이유가 됐다. 그러나 양국의 협상은 암초에 걸려 거의 꿈쩍도 안 하고 있다. 오히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지난해 8월 이곳을 직접 방문해 “여기는 우리 땅”이라고 쐐기를 박으며 당초 ‘4개 섬 전체 반환’에서 ‘2개 섬만 반환’으로 요구 조건을 낮추기까지 한 일본을 무색하게 했다. 나카무라 이쓰로 쓰쿠바대 교수는 “아베 정권은 북방영토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다 러시아에 약점을 잡혀 이용만 당하고 외려 손해를 봤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일관되게 북한을 압박해 오던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조건 없는 대화’를 내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했지만, 북한으로부터 “아베 패당의 낯가죽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는 원색적 비난만 들어야 했다. 이에 대해 집권 자민당 내에서도 “외교에서 접근을 유연하게 바꿔 나가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갑작스러운 전환은 문제가 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협상이 정체 상태에 빠지자 북한 쪽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미중 저자세 반감에 대한국 강경 외교로 상쇄 2018년 10월 대법원의 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빌미로 본격화된 한국에 대한 초강경 자세는 1년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일본 보수층을 기반으로 하는 아베 정권의 근저에 한국에 대한 우월 의식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미국, 중국 등과의 저자세 외교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대한국 강경 자세를 통해 상쇄해 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아베 총리는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를 위해서도 자신이 발로 뛰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이달 11~15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 3개국을 순방했다. 그는 “일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평화외교를 강력히 전개할 것”이라고 순방의 의미를 말했지만 실질적으로 중동 정세의 안정을 위해 한 역할은 거의 없다.●“본인만의 성과 없어 조급증 커져” 지적 일본의 한 전략연구소 관계자는 “최장기 집권 기록을 세운 아베 총리로서는 뭔가 ‘이것’이라고 말할 만한 가시적 성과에 대한 조급증이 커졌을 것”이라며 “그동안 장기 집권 총리들이 저마다의 외교적 이정표를 세웠던 것과 비교할 때 본인만의 성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전직 외교관인 다나카 히토시 일본종합연구소 전략연구센터 이사장은 아사히신문에 “외교에서는 국내 정치에 대한 고려 등을 앞세우지 말고 객관적이고 치밀하게 국익에 근거한 전략을 취해야 하지만 현재 일본 외교에서 그런 부분이 감안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야케 구니히코 캐논글로벌전략연구소 연구주간은 뉴스위크 기고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동아시아 외교·안보 환경에서 일본의 국익과 존재감을 높이려 노력했고 대체로 무난한 결실을 맺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미일 동맹 관계가 지금처럼 돈독했던 적은 없었다”면서 “잘 지내기가 어려운 버락 오바마, 트럼프 두 정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양국 동맹의 유지·확대를 이끌어 낸 공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금강산 관광 경고 “美와 협의해야”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금강산 관광 경고 “美와 협의해야”

    정부가 ‘금강산 개별관광’ 카드를 꺼내든 데 대해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가 16일 북한과 관여하는 모든 계획은 ‘제재’ 조치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 긴밀히 논의해야 한다며 사실상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이날 서울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미 정부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워킹그룹을 통해 실행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한미 워킹그룹(Working Group)’은 재작년 11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첫 회의를 연 바 있다. 한미 워킹그룹은 우리측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미국측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축이 된 실무자 중심 회의다. 남북협력 구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북미대화 모멘텀을 되살리기 위한 해법으로 제시한 뒤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15일 “정부는 여러가지 분야 중 남북 간 관광 협력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지난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협력사업에는 한미간 협의할 사항이 있고 남북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영역이 있을 것 같다”며 “남북 관계는 우리의 문제인 만큼 현실적인 방안들을 강구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남북협력 구상에 대해선 미국과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 강경화 장관은 지난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 뒤 취재진에게 “남북 간에 중요한 합의들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제재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고 예외 인정을 받아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것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눴고 미측에서도 우리의 의지나 희망사항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해리스 대사는 “한국은 주권국가이고 국익을 위해 최선이라고 여기는 것을 할 것”이라며 미국이 한국의 결정을 승인하는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속적인 낙관주의는 고무적”이지만 “낙관론을 행동에 옮길 때는 미국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박기석의 외교 통일 수첩] 한미 방위비분담과 호르무즈 파병의 함정

    [박기석의 외교 통일 수첩] 한미 방위비분담과 호르무즈 파병의 함정

    미국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소련 붕괴 이후 유라시아 대륙을 ‘거대한 체스판’으로 비유했습니다. 미일중러 4강의 영향력에 자유로울 수 없고 북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체크메이트(외통수)의 위기에 내몰리곤 합니다. 외교·남북 관계의 묘수를 찾고자 외교·통일 현안을 취재한 수첩(외·통·수)을 꺼내 독자들과 고민을 나누고자 합니다.올해 이후 한국이 미국에 지불할 방위비분담금을 결정하기 위한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이 14~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재개된다. 양국은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체결하고자 지난해 9~12월 다섯 차례 만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호르무즈해협 파병이 주요 협상 변수로 등장한 모양새다. 미국이 한국에 한미 동맹 기여 차원에 분담금 대폭 인상은 물론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해협 호위연합체에 참여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호르무즈해협 파병은 한국이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에 맞서는 ‘협상 카드’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분담금 인상을 최소화하는 대신 한미 동맹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호르무즈해협 파병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방위비분담 협상 5차 회의를 닷새 앞둔 지난해 12월 1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밝힘에 따라 방위비분담 협상을 고려하며 파병 결정에 무게를 실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3일 이라크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살해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촉발되자 호르무즈해협 파병은 한국에 협상 카드가 아닌 ‘협상 부담 요인’으로 되돌아온 양상이다. 한국이 파병할 경우 이란과의 관계 악화는 물론 군사적 충돌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도 파병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호르무즈해협 파병은 한국이 미국에 지불할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결정하는 이번 협상에서 원칙적으로 협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에, 한국이 ‘우리는 분담금 외에 동맹에 기여하는 분야가 많다’고 주장하면서 협상은 한국의 동맹 기여를 논의하는 장으로 확장됐다. 이에 미국이 분담금 외에 한국이 동맹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파병을 제시한다면 분담금 대폭 인상을 막아야 하는 정부로서는 미국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분담금 대폭 인상을 막고자 동맹 기여를 강조했으나 도리어 그 함정에 빠져 국익을 해칠 수도 있는 호위연합체 참여 제안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한국은 동맹국인 미국의 입장을 우선 고려해야 하고, 특히 호르무즈해협의 한국 국민·선박도 보호해야 하니 어떤 식으로든 파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란과의 관계도 관리해야 하기에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으로 해협 방위에 기여하되, 이란에 사전에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이해를 구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아울러 한국 측 분담금을 결정하는 것을 넘어서 동맹 기여 전반을 협의하는 장으로 변질된 방위비분담 협상에 대한 새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미국은 한반도 방위에 머물렀던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으로 확장하고, 미국의 국제질서 유지에 한국이 적극 참여하고 관련 비용을 분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중 갈등에도 한국이 휘말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한국도 변화된 국제 정세와 국익에 맞게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동맹 기여의 범위를 확정해 향후 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 kisukpark@seoul.co.kr
  • [박기석의 외통수] 미국이 판 방위비 인상과 호르무즈 파병이란 함정

    [박기석의 외통수] 미국이 판 방위비 인상과 호르무즈 파병이란 함정

    14~15일 미국 워싱턴서 방위비분담협상 재개美,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할 가능성‘동맹 기여’하라며 파병 압박하면 피하기 어려워파병하되 미국 호위체 참여 않고 이란 이해 구해야분담금 협의서 동맹 기여 논의로 확장된 방위비협상주한미군·한미동맹 역할 재정의해 새로운 전략 짜야미국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소련 붕괴 이후 유라시아 대륙을 ‘거대한 체스판’으로 비유했습니다. 미·일·중·러 4강의 영향력에 자유로울 수 없고 북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체크메이트(외통수)의 위기에 내몰리곤 합니다. 외교·남북관계의 묘수를 찾고자 외교·통일 현안을 취재한 수첩(외·통·수)를 꺼내 독자들과 고민을 나누고자 합니다. 올해 이후 한국이 미국에 지불할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기 위한 한미 방위비분담협상이 오는 14~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재개된다. 양국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체결하고자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다섯 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협상을 타결 짓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방위비분담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주요 변수로 등장한 모양새다. 미국이 협상장 안팎에서 한국에 한미 동맹 기여 차원에서 분담금의 대폭 인상은 물론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에 참여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한국이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에 맞서는 ‘협상 카드’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분담금 인상을 최소화하는 대신 한미 동맹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6월 이란이 통제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이 피격되자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우방국을 중심으로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를 창설하고 한국에 참여를 요청했다. 청와대는 방위비분담협상 5차 회의를 닷새 앞둔 지난달 1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밝힘에 따라 방위비분담협상을 고려하며 파병 결정에 무게를 실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하지만 미국이 지난 3일 이라크에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살해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촉발되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한국에 협상 카드가 아닌 ‘협상 부담 요인’으로 되돌아온 양상이다.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할 경우 이란과의 관계가 악화됨은 물론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부는 파병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방위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한국이 미국에 지불할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결정하는 방위비분담협상에서 원칙적으로 협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은 협상에서 한국의 한미 동맹 기여가 미흡하기에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고, 한국은 이 논리를 깨트리고자 ‘우리도 분담금 지불 외에 동맹에 기여하는 분야가 많다’고 주장하면서 방위비분담협상은 한국의 동맹 기여를 논의하는 장으로 확장됐다. 실제로 한국은 협상에서 방위비 분담금과 상관 없는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 사례를 설명하며 한국이 한미 동맹은 물론 미국의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는 과도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미국이 분담금 외에 한국이 동맹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제시한다면 협상에서 파병 논의를 피할 수 없고, 분담금 대폭 인상을 막아야하는 정부로서는 미국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를 막고자 한국의 동맹 기여를 강조했으나 도리어 동맹 기여의 트랩에 빠져 한국의 국익을 해칠 수도 있는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참여 제안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한국은 동맹국인 미국의 입장을 우선 고려해야 하고,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한국 국민·선박도 보호해야 하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파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란과의 관계도 관리할 필요가 있기에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으로 해협 방위에 기여하되, 이란에 사전에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이해를 구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아울러 한국 측 분담금을 결정하는 것을 넘어서 한국의 한미 동맹 기여 전반을 협의하는 장으로 변질된 방위비분담협상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미국은 한반도 방위에 머물렀던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으로 확장하고, 미국의 국제질서 유지에 동맹국인 한국이 적극 참여하고 관련 비용을 분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 뿐만 아니라 미중 갈등에도 한국이 휘말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한국도 변화된 국제정세와 국익에 맞게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동맹 기여의 범위를 확정해 향후 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판깨스트]정경심 재판은 어디로 가고 있나…‘비공개·이중기소’ 논란

    [판깨스트]정경심 재판은 어디로 가고 있나…‘비공개·이중기소’ 논란

    법원, 5회 공준일 비공개로 전환비공개 재판에서 ‘이중기소’로 공방송인권 부장판사 정기인사 대상자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58·구속 기소) 동양대 교수의 재판을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검찰이 법정에서 재판부를 향해 강력한 이의 제기를 한 데 이어 재판부는 재판을 비공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번 재판에서 검찰과 재판부가 내린 결정 모두 ‘이례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을만큼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검찰 ‘릴레이 항의’에 ‘비공개 재판’으로 전환 지난 8일 오후 무렵, 정 교수의 재판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은 다음날인 9일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던 정 교수의 5회 공판준비기일을 비공개로 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266조의 7 4항인 ‘공판준비기일은 공개한다. 다만 공개하면 절차의 진행이 방해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내세우며 “원활한 재판 진행을 위해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규정은 ‘공판준비기일은 공개한다’는 형사소송의 공개원칙을 담고 있는 규정입니다. 최근 법원에서 진행된 재판 중 비공개 심리가 이뤄진 사례가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성범죄 사건이나 국익에 영향을 미칠만한 내용이 포함된 국가정보원 관련 사건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이례적인 일이긴 합니다.그러나 4회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지난달 19일 법정으로 돌아가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당시 검찰은 같은달 10일 열린 3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 신청 불허와 재판 진행 등의 대한 이의가 담긴 서면 의견서에 대해 구두로 설명할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재판부는 의견서를 읽어봤고 법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며 이를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부터 검찰의 릴레이 항의가 이어졌습니다. 검사 한 명이 일어나 이의를 제기하면 재판부는 “검사님, 앉으세요”라며 만류했고, 곧 또 다른 검사가 일어나 재판부를 향해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방청석에서는 검찰에 대한 아유가 터져나왔고 법원 경위들은 질서 유지에 안간힘을 썼습니다. 여기에 정 교수의 변호인 측까지 가세해 검찰의 행태를 비판하며 “30년 간 이런 재판은 처음 본다”고 말했고, 검찰 측은 “재판부가 검찰을 비판하라고 변호인에게 발언권을 준 것이 아니다”라며 맞대응했습니다. 그야말로 사상 초유의 재판이 벌어졌던 것입니다. 5회 공판준비기일을 하루 앞둔 지난 8일에도 검찰은 재판부에 3개의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앞선 공판에서 재판부가 변호인 위주의 재판을 하는 등 소송 지휘가 부당했다는 취지의 의견서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판부가 이번 공판준비기일을 비공개로 전환한 것도 직전 공판과 유사한 상황이 또 다시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비공개 재판서도 ‘이중기소’로 공방 원활한 재판 진행을 위해 비공개로 진행된 정 교수의 5회 공판에서 검찰과 재판부는 또 다시 공방을 벌였습니다. 물론 이전 재판에서처럼 고성이 오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둘 사이의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검찰은 재판을 비공개 한 것에 대해서 “형사소송법에 적힌 ‘공개 재판’ 원칙을 어겨 부당하다”며 “비공개 원칙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이미 비공개 결정을 했는데 어떻게 공개하냐”면서 “이제와서 다시 공개한다는 건 부적절하다”고 답했습니다. 본격적인 공방은 검찰이 정 교수의 딸 표창장 위조 혐의를 두고 두 차례 기소한 것이 ‘이중기소’인지 여부를 두고 벌어졌습니다. 지난달 10일 재판부가 “중대한 사실이 모두 달라 같은 사건으로 볼 수 없다”며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불허하자 검찰은 일주일 뒤 정 교수를 추가로 기소했습니다. 딸의 표창장의 위조한 사실은 하나인데 공소장은 두 개가 된 것입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에 “처음 기소된 사문서 위조 사건과 나중에 추가 기소한 사문서 위조 사건이 모두 ‘2012년 9월 7일자’ 표창장이라면 이중기소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재판부가 추가 기소가 가능한 것처럼 해놓고 이중 기소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고 반발했습니다.이중기소가 문제가 될 거라는 전망은 이미 검찰이 추가 기소를 할 때부터 제기됐었습니다. 검찰이 추가 기소를 하면서 1차 기소 건에 대해 공소 취소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같은 사건에 대해 두 개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의 입장은 재판부가 동일한 사건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공소장 변경을 불허했다면 이를 ‘같은 사건’에 대해 두 번 기소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입니다. 검찰은 공소 취소 대신 상급심에서 공소장 변경 신청 불허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받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검찰의 이러한 판단이 옳은 것인지는 법조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당초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재판부가 이미 예단을 갖고서 재판에 임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송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보수 시민단체가 직권남용 등으로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재판부가 오히려 검찰을 배려한 판단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재판부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이라는 학계 다수설을 받아들인 측면도 있지만 만약 공소장이 변경됐다면 대법원 판례에 비춰 검찰의 1차 기소 이후 진술 조서는 모두 증거능력이 없어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예측들이 나오고 있지만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단하긴 어렵습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검찰이 재판부에 대한 기피 신청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러나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이 기피 신청을 할 이유는 없어보인다”면서 “재판 결과가 검찰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을 경우 지금 재판부에 책임을 돌릴 수 있기 때문에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오는 2월 법원 정기 인사 때 재판부가 교체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 교수의 재판을 맡은 송 부장판사는 지난 2017년 2월 서울중앙지법에 부임했기 때문에 올해 정기 인사 대상자입니다. 그러나 법원 인사 때 본인이 희망하거나 사안이 중대할 경우 이동이 없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결과는 지켜봐야 합니다. 사상 초유의 재판의 주인공이 된 정 교수는 지난 8일 보석을 청구했습니다. 건강상의 이유와 방어권 행사가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보석을 청구했습니다. 다만 5회 공판준비기일에서 보석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21일 정 교수에 대한 첫 정식 재판을 열기로 했습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참석할 의무가 없었던 정 교수도 이날은 법정에 출석해야 합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심상정 “역사상 가장 위험한 파병”…김종대 “‘칠천량 해전’ 떠올라”

    심상정 “역사상 가장 위험한 파병”…김종대 “‘칠천량 해전’ 떠올라”

    심상정 “국회 동의 절차 없이는 안 돼”김종대 “호즈무즈 파병은 이순신 장군을 칠천도로 보냈던 논리”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10일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국군 파병 역사상 가장 위험한 파병으로, 국익과 안전을 위해 파병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이날 미국과 이란 갈등에 대한 정부 대책을 설명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심 대표는 “좁은 해협이고 연안에 이란 지상군이 쭉 배치된 곳이어서 우리가 파병한다면 오히려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말도 있다”며 “지난해 12월 국회가 청해부대의 파병 연장안을 가결한 것은 해적 퇴치 목적이지만 호르무즈 파병의 경우 해적 퇴치가 아닌 이란과 적대하는 것으로 국회의 동의 절차 없이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최근 경제나 외교·안보, 대외 환경이 불확실하고 불안한 상황”이라며 “이럴 때 국민과 국회, 여야가 입장이 다를 수 없다고 생각하며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지키는 것에는 모두가 한뜻 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홍 부총리와 김 정책실장의 심 대표 예방자리에 동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파병은 이순신 장군을 칠천도로 보내는 선조 논리랑 똑같은 것”이라며 “선조 임금이 이순신 장군에게 칠천도로 가서 싸우라고 하니, 이순신 장군이 죽으러 왜 가느냐면서 따르지 않았다가 파직을 당하고 곤장 30대를 맞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 영토를 향해 ‘V자형’으로 쑥 들어간 지역이기 때문에 이곳에 우리나라 해군 구축함을 보내면 이란 지상군의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우려하고 있다. 김 의원이 호르무즈 파병을 ‘칠천량 해전’과 빗대어 설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칠천량 해전은 1597년(선조 30년) 거제 칠천도 부근에서 조선 수군과 일본 수군 간에 벌어진 전투다. 칠천량은 거제도 본섬과 칠전도 사이의 조그마한 해협으로 폭이 좁다 보니 바닷속 물길이 매우 거세다. 당시 왜군은 1000여 척의 전선으로 칠천량 일대를 겹겹이 포위해 인근 섬과 육지에 육군을 배치해 매복 작전을 펼쳐 조선 수군을 궤멸시켰다. 이때 총사령관은 원균이었다. 김 의원은 “해군의 유능한 지휘 라인이라면 자신의 직을 걸고 파병은 안 된다고 얘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사설]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 강화, 세계경제 위축 대비해야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위기는 가까스로 넘겼지만 국제 정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제 이란의 미군 기지 공격에 대해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는 점은 분명히 했지만 강력한 경제제재를 천명해 양국 갈등이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즉각적으로 살인적인 경제제재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경제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1단계 봉합되면서 한숨 돌리는가 싶더니 다시 이란발(發) 위기가 닥쳤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의 악재가 발생하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예상보다 하락할 것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세계경제 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은행(WB)은 어제 ‘2020년 세계경제 전망-저성장과 정책 도전’ 보고서를 통해 올 세계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5%로 0.2%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어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됐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가 올 성장률을 2.4%로 제시했지만 중동 악재를 반영하지 않은 수치라 걱정이 앞선다. 이제 정부는 경제와 안보전략 모두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안보 차원서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에 불필요하게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어제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 “미국의 입장과 우리 입장이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며 신중론을 편 것은 국익을 고려한 현명한 처사다. 이란이 미국 본토를 공격하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만큼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불확실성 확대에 대한 다양한 대응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우리로선 글로벌 교역 냉각으로 수출이 다시 감퇴하는 것을 막는 게 급선무다. 원유 수급 대책을 마련하고 유가 급등에 따른 국내 실물경제의 영향, 금융시장 불안을 최소화해야 한다. 위기 단계별로 면밀하고도 실효적인 대책 마련과 신속한 실행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 오늘 정경심 재판 돌연 비공개

    오늘 정경심 재판 돌연 비공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부가 공판준비기일을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주로 2차 피해 우려가 있는 성폭력 사건이나 국익에 영향을 미칠 만한 정보가 노출될 수 있는 국가정보원 관련 사건의 공판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것에 비하면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는 9일 열릴 예정인 정 교수의 사문서 위조 혐의 사건과 사모펀드 의혹 등 사건의 공판준비기일을 각각 비공개로 연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의 근거로 형사소송법 266조의7 4항 ‘공판준비기일은 공개한다. 다만 공개하면 절차의 진행이 방해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을 들었다. 그런데 이 규정으로 실제로 공판준비기일을 비공개로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재판부의 결정은 지난해 12월 19일 4회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이 재판부의 소송 지휘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며 재판부와 강하게 충돌한 상황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정 교수는 이날 재판부에 보석(보증금 등을 조건으로 한 석방)을 청구했다. 지난해 10월 23일부터 수감생활 중인 정 교수는 수사단계에서부터 건강 문제를 호소해 왔다. 검찰은 부부간 증거 인멸을 우려해 보석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文, 북미 진전 없으면 방향 수정할 수도”… 美 대북제재 일부 해제 압박한 문정인

    “文, 북미 진전 없으면 방향 수정할 수도”… 美 대북제재 일부 해제 압박한 문정인

    美 간담회서 “더 유연하고 현실적 돼야 국내선 남북경협 등 독자행동 요구 커져” 北엔 “ICBM 등 레드라인 넘지 말아야”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미국이 대북 문제에서 더 유연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문 특보는 ‘한국이 미국의 대북 제재에 협력해 왔으나 계속 진전이 없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방향을 수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일부 대북 제재 해제를 압박했다. 문 특보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싱크탱크 국익연구소 주최 세미나에서 개인 자격을 전제로 한 강연과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이 북한에 점진적으로 제재를 완화해 주고, 북한도 영변을 포함해 비핵화 조치를 한다면 상당히 중요한 돌파구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어 문 특보는 “미국은 더 유연하고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이 구체적인 몇 개를 주면서 북한을 유인하고, 북한은 그때 바로 (협상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미 제출한 일부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에 북한의 상응 조치를 담은 수정 결의안으로 교착 상태인 북미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로 해석된다. 또 문 특보는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100% 미국과 협력하고 투명성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문 대통령 지지자 사이에서는 미국이 북한과 협상 재개에 끝내 실패할 경우 독자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리 정부 입장은 기본적으로 미국하고 같이 간다는 것인데 계속 진전이 없고 한반도와 동북아 상황이 어려워지면 문 대통령이 어떻게 계속 같이 갈 수 있겠는가”라면서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다. 문 특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미온적으로 행동하게 되면 민주당이나 조야의 많은 비판을 받기 때문에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따라서 북한도 아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도 많은 고심을 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공세적 태도를 취하지 않는 한 (북한은)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문정인 “북미 진전 없으면…文, 美와 같이 갈 수 있겠나”

    문정인 “북미 진전 없으면…文, 美와 같이 갈 수 있겠나”

    “‘한국 독자행동 필요’ 목소리 커져”“미국과 같이 가지만…수정할 수도”미군 단계감축 등 美전문가 주장도 소개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북미협상에서 미국이 더 유연할 필요가 있다며 중러가 추진하는 유엔 대북제재 완화안에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이 미국의 대북제재에 협력해왔지만 계속 진전이 없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방향을 수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미 싱크탱크 국익연구소가 워싱턴DC에서 2020년 대북 전망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 참석해 정부의 입장이 아닌 개인 자격 발언을 전제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미국은 더 유연하고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를 먼저 하고 보상한다는 (미국의) 전략은 작동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구체적인 걸 몇개를 주면서 북한을 유인하고 북한은 그때는 (협상에) 가차없이 나와야 할 것 아니냐고 생각이 된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특히 중러가 추진 중인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거론하면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북한의 상응조치를 담아 결의안을 수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점진적으로 제재를 완화시켜주고 북한도 영변을 포함해서 비핵화 조치를 한다면 상당히 중요한 돌파구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 반전되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또 “당장 중러가 그런 결의안을 냈으니까 우리 정부도 (남북) 철도 연결 사업 같은 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건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이 아니다. 공공사업에 대해서는 외국 투자가 가능하도록 된 부분이 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만 동의해주면 하나의 새로운 시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2월 정도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위성 발사를 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 대응할 거라고 본다”면서 “북한도 조심히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인 8일을 기점으로 삼아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문 대통령이 남북 철도연결과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를 원했지만 대북제재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대북제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 결과 남북관계는 완전히 얼어붙었다”며 “문 대통령의 지지자 사이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에 실패할 경우 한국이 독자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 입장은 기본적으로 미국하고 같이 간다. 그건 분명히 정했지만 계속 진전이 없고 정치적으로 어려워지고 한반도와 동북아 상황이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가게 되면 문 대통령이 어떻게 계속 같이 갈 수 있겠느냐. 수정할 수도 있겠죠”라고 말하기도 했다.문 특보는 북한의 비핵화를 기본 목표로 두되 실제적 접근 과정에서는 ‘군비통제협상’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 대신 군축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는 다만 이에 대해 “소위 비핵화 패러다임과 핵군축 패러다임을 구분하는 것은 인위적이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이라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면 우리에게 아주 위험한 일이 될 수 있고 우리는 핵 없는 한반도를 원한다. (비핵화) 목표를 향해 군축협상의 테크닉과 방법을 채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북한과의 평화체제 검토, 비핵화를 대가로 한 단계적 주한미군 감축, 협력적위협감소(CTR)를 위한 기금 추진, 위반시 되돌리는 스냅백 방식의 제재완화, 이를 위한 워킹그룹 구성 등을 골자로 한 밴 잭슨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의 주장을 소개하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충동적 강경 대응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만 해도 ‘열린 사회’고 북한은 전국토가 요새화돼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참모들도 놀란 트럼프의 강공… 美선 “3차대전 막자” 반전시위

    참모들도 놀란 트럼프의 강공… 美선 “3차대전 막자” 반전시위

    트럼프 “미국인 살해 음모 대응” 밝혔지만 제2의 벵가지 우려·탄핵 위기 복합 작용 강인한 인상 심어주기·대북 우회 경고도 중동 반미정서 심화 땐 부메랑 될 수도 상원 의원, 對이란 전쟁 반대결의안 발의 뉴욕·LA 등 보복 테러 대비해 경계 강화이란 군부의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사살한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 살해 음모’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이란 조치의 여러 선택지 중에 백악관 측근들도 놀랄 만한 가장 강력한 카드를 택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복잡했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분석이다. 미국 시민의 사망에 대한 원칙적 강경 대응이라는 분석과 함께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는 포석도 들어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까지만 해도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사흘 뒤 “친이란 시위대가 바그다드 미국대사관을 공격하는 상황에 대해 보도를 본 트럼프 대통령이 불같이 화를 내며 솔레이마니 제거를 지시했다. 이 결정에 국방부 당국자들도 깜짝 놀랐다”고 NYT는 보도했다. 외려 백악관 참모들은 이란 선박이나 미사일 포대, 이라크 민병대에 대한 공습 등 상황을 덜 악화시키는 선택지에 무게를 뒀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특유의 ‘즉흥적인’ 선택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달 27일 이라크 키르쿠크 미군기지에서 로켓포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사망했다. 즉, 솔레이마니 사살은 테러에 대한 원칙적 대응이었다는 것이다.2012년 리비아 동부의 벵가지에서 무장 시위대가 ‘무슬림 모독’을 이유로 미국 영사관을 공격해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와 직원 3명이 목숨을 잃은 ‘벵가지 참사’가 재현되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이란 공격은 탄핵 국면이라는 정치적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미 국민의 안전과 국익보호를 위해 전면전을 불사하는 대통령이란 강인한 인상을 심어 주는 데도 나쁘지 않다. 더 나아가 북한에 대한 우회적 경고를 하는 역할도 가능하다. 하지만 반대로 중동의 반미 정서가 심화될 경우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이날 워싱턴DC의 백악관 앞을 포함해 미국의 80여곳에서 반전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전쟁 반대’, ‘세계 3차 대전 발발을 막자’, ‘전쟁을 재선 전략으로 삼지 말라’고 외치면 전쟁 반대의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팀 케인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적대행위에 나설 경우, 선전포고는 물론 군사력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의회에 승인을 먼저 받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등 미국의 주요 도시도 이란의 테러 보복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LA도 이번 공습 직후 시민들에게 테러 공격에 대비하라며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서울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사설] 야권 정개개편 앞두고 안철수 복귀, 총선용 단견 아니길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안 전 의원은 2018년 6·13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뒤 같은 해 9월 해외로 떠났다. 그는 어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드리겠다”며 정치재개 선언과 함께 귀국 계획을 알렸다.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을 창당한 안 전 의원은 당 내분 과정에서 여러 차례 귀국을 요청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다. 대선 3등에 이어 ‘소선’까지 고배를 마셔 완전히 정치를 떠나기로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돌았다. 하지만 그는 결국 정치판 복귀를 결정했다. 안 전 의원은 소용돌이치는 야권의 개편구도에서 가장 큰 변수로 대두될 것이 분명하다. 각종 신년 여론조사에서 명색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더블 스코어’ 가깝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태극기부대를 비롯한 극우 보수세력에 기대면서 국익보다는 당리를 챙기고, 쇄신하기는커녕 기득권에 집착하는 한국당의 구태의연한 모습에 국민들은 할 말을 잃은 지 오래다. 황교안 대표에게서 보수정치를 책임지는 리더십은 찾아보기 힘들다고들 한다. 오죽하면 보수층에서조차 “한국당으로는 안 된다”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안 전 의원의 복귀 결정도 이런 ‘판세’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는 이날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세력’이라며 사실상 한국당과 민주당을 모두 비판했다. 낡은 정치와 기득권을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고도 했다. ‘새정치’를 내세웠던 8년 전 정치 입문 당시를 연상시킨다. 19대 총선 때 단 몇 달 만에 국민의당을 창당해 돌풍을 일으켰던 만큼 정계개편과는 상관없이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나름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참신성이 떨어지는 데다 비호감층이 상당히 존재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양단된 국론 등 지금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정치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의 정치 재개는 주목조차 끌지 못할 수도 있다. 정치를 재개한다면 청년과 미래의 한국에 큰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 “김정은, 트럼프 양보 얻어내려 압박 증대…위험한 치킨게임”

    “김정은, 트럼프 양보 얻어내려 압박 증대…위험한 치킨게임”

    美전문가들 北전원회의 분석…트럼프 ‘꽃병 언급’ 빗대 “원자핵 꽃병” 北 대화 여지 열어둔 데도 주목…“참을성 있고 유연한 접근법 필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정책 노선을 결정하는 전원회의에서 내놓은 발언과 관련,대미 압박 수위를 최대한 높여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려는 조치로 분석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북한이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중단 폐기를 시사하면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았지만 이는 대북 적대시 정책을 바꿔야 가능하다며 공을 미국에 넘긴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3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김정은은 위험한 지정학적 치킨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그들이 가장 원하는 두 가지 양보, 제재 해제와 모종의 (체제)안전 보장을 얻기 위해 사실상 ICBM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들이밀었다”고 말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도 “2020년 북한의 대미 접근법은 과거 접근법과 매우 유사할 것”이라며 이는 점점 도발적인 시험을 통해 압력을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니얼 디페트리스 디펜스 프라이오리티스 연구원은 트윗에서 “김정은의 새로운 길이라는 것은 ‘우리는 외교 게임에 지쳤고 인내심을 잃었다.그래서 우리는 핵 억지력을 최대한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 전문가들은 언제 어떤 형태로 이뤄질 것인지와 함께 미국의 대응이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엄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모종의 무기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며 “진짜 문제는 김 위원장이 어떤 형태의 ‘새로운 전략무기’를 시험할 것인지, 언제 할 것인지, 미국(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미국의 더 많은 제재,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스타일 위협 등의 대응을 이끌 것으로 우려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영향력과 외교적 레버리지(지렛대)를 극대화하기 위해 긴장을 점차 고조시킬 것이라며 먼저 중거리 미사일 시험을 수행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ICBM 발사에 대응해 ‘화염과 분노’ 시기로 돌아가는 등 과잉 반응해서는 안 되지만, 거듭된 양보도 안 된다며 “진로를 잘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책임자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트윗에서 북한의 ‘시나리오’와 관련, 고체(연료) ICBM과 부분궤도 폭격체계(FOBS·탄두를 지구궤도상에 쏘아 올리고 표적 부근에서 그것을 강하시켜 공격하는 방식) 등을 열거한 뒤 “북한은 너무나 많은 다른 것들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충분히 발전했다”고 지적했다. 핵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트윗에서 “북한이 스스로 선언한 시험 모라토리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면서도 북한은 핵 전력을 시험하고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단지 언제인가의 문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ICBM·핵실험 모라토리엄(유예)을 끝낼 것을 선언했다고 전한 다른 전문가 트윗을 소개하며 ‘열(원자)핵’(熱核)이라는 단어를 써서 “열핵 꽃병(The thermonuclear vase)”이라고 적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성탄절 선물’과 관련해 “예쁜 꽃병이길 희망한다”라며 그 의미를 축소, 도발을 원하지 않는다는 유화 메시지를 보낸 것에 빗대어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 사항과 달리 실제로는 고강도 도발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입장 변화를 전제로 대화 여지를 남겨놓은 데 주목했다. 엄 연구원은 북한 입장에 대해 “ICBM 시험발사·핵실험에 대한 비공식 모라토리엄은 끝났다고 밝힌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바뀐 것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김 위원장은 또한 미국이 협상 접근법을 바꾼다면 북한은 여전히 외교에 열려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도 북한이 (핵)억제력 강화의 폭과 깊이가 미국의 입장에 따라 조정될 것이라고 한 데 대해 “미국의 정책 변화에 달려있다고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카지아니스 국장은 “미 대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북한이 ICBM을 날려 보내는 순간 타협 분위기는 연기 속에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의 애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국과 한국은 여전히 대화의 길을 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화염과 분노’나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는 입장을 보여왔다면서 “둘 다 나쁜 상황을 악화시킨다. (양자) 사이의 넓은 공간에서 책임감 있는 옵션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 접근 방식과 관련,“어느 대통령이 보여주려고 했던 것보다 훨씬 더 참을성 있고 유연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랑 교수도 “김 위원장은 무장 해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김 위원장이 ‘(핵)억제력의 폭과 심도’를 언급한 대목과 관련, “그가 ‘범위와 깊이’, 즉 시스템 및 탄두의 수와 다양성에 대해 기꺼이 논의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것은 우리가 시급히 밀고 나아가야 할 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연합뉴스
  • ‘12·16 대책’ 갈등·불안감 조장 아쉬워… 인용구 제목 확 줄어 긍정적

    ‘12·16 대책’ 갈등·불안감 조장 아쉬워… 인용구 제목 확 줄어 긍정적

    서울신문은 최근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한중일 정상회의, 국회 필리버스터 등 각종 현안을 다룬 한 달 동안의 보도 내용을 주제로 3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 본사 9층 회의실에서 제124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열었다. 김만흠(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위원장을 비롯해 홍영만(차의과학대 경영대학원장), 심훈(한림대 언론학과 교수), 김재영(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박준영(변호사), 유승혁(경희대 언론정보학과 3학년),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독자권익위원이 참석했다. 아래는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재영 언론의 취재보도 관행과 관련해 인상적인 칼럼 두 개를 봤다. 하나는 12월 4일자 서울광장 박록삼 논설위원의 ‘진짜 문제는 언론의 선택적 ‘받아쓰기’’였고, 다른 하나는 18일자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열린세상 ‘맹장과 반론권’이다. 이제는 사회적 현안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해 전달하는 데 신문의 가치가 있다. 파편적인 사실보다 총체적인 사실을 규명하지 않으면 신문산업의 미래가 없다. 이와 관련해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한 후속 보도에서 아쉬운 일곱 가지 성향이 드러났다. 정리해 보면 갈등이나 불안감을 조장하는 보도, 계급 편향성, 부정적이고 단정적인 표현, 흠집 내기, 억지 논리, 자기중심적 접근, 마지막으로 경마저널리즘이다. 부동산 대책뿐 아니라 서울신문의 보도 전반에서 이 같은 양태가 보여 우려스럽다. 예컨대 5일자 1면 ‘靑경고 하루 만에… 文정권 심장부 찌른 檢’이라는 제목은 극단적인 갈등 구도에 입각한 표현의 예다. 또 16일자 10면 ‘“아기 돌도 안 지났는데…” 30대 아빠도 블랙아이스에 당했다’는 제목도 굳이 아기의 어린 나이를 언급하면서 ‘참사의 상품화’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박준영 공수처나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관련해 법안 내용 자체가 매우 어렵다. 법조계 전문가 중에서도 법안의 내용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법안에 대한 논쟁이 지나치게 선악 구도로 그려져 우려된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정보의 부족으로 올바른 판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정보 제공 역할을 언론이 해야 하는데 과연 사법개혁과 관련해 심층적으로 관련 내용을 충분히 다뤘는지 아쉽다.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보다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시도가 이뤄졌으면 한다. 김숙현 2일자 8면 ‘일제 징용해법 ‘문희상안(案)’ 세계 시민모금 추진한다’는 기사의 제목을 보고 놀랐다. 추진한다는 게 아니라 추진을 검토한다는 내용인데,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큰 제목을 달았다. 또 17일자 8면 ‘10시간 마라톤회의… 日 수출규제 해제 가시적 결론은 다음으로’ 기사의 ‘공손해진 日’과 같은 소제목은 굳이 상대국에 쓸 필요가 없는 부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싶었다. 다만 기사 내용은 한일 간 대화 및 일본 수출규제 문제의 맥락을 적절하게 정리했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스코프’ 코너는 정치외교적 측면이 아닌 중국 사회에서의 트렌드나 전망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사다. 이번 달에 가장 좋았던 기사는 면머리 ‘한·중·일 ‘손익계산서’’로 정리된 26일자 6면 기사다.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각국이 생각하는 게 달랐는데 이에 대해 명쾌하게 짚어 줬다. 아쉬운 기사는 25일자 4면 ‘아베보다 위… 인민일보 톱기사 배치된 文대통령’이다. 한중 정상회담을 먼저 했기 때문에 기사가 위에 배치된 것이지 중요도의 문제가 아닌데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느낌이다. 홍영만 18일자 24면 ‘가계살림 더 쪼그라들었다… 정부 지원에 소득 격차는 감소’ 기사의 경우 단순히 숫자만 나열하지 않고 친절한 해석을 담아 좋았다. 23일자 21면 ‘정부 ISD 첫 패소… 론스타·엘리엇 소송 비상’ 기사도 일반 독자들은 큰 관심이 없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이슈를 다뤄서 긍정적이었다. 같은 날 ‘씨줄날줄’에 전경하 논설위원이 “국내 규정이 미비하지는 않은지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유의미했다.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문제는 독자들이 큰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일회성으로 보도하고 지나가기 쉽지만, 국익 차원에서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정부가 갖고 있는 투자협정이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ISD를 유발하는 조항들이 뭐가 있는지 등을 심층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파생결합펀드(DLF), 키코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등의 입장만 다루고 실제 은행이나 금융권의 목소리는 담기지 않아 아쉬웠다. 또 19일자 22면 ‘예타면제 SOC사업 ‘지역의무 도급제’… 21조짜리 표심 잡기 정책인가’ 기사는 표심 잡기가 아니라 과연 안전문제와 직결된 공사의 질이 보장될 것이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더 적절했을 것 같다. 서울신문에는 정책과 지방자치단체면이 별도로 있는데, 콘텐츠가 차별화되지 못하고 사실상 홍보 페이지에 그치고 있다. 같은 주제이더라도 해당 정책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으면 더 관심 있게 읽히지 않을까 싶다. 유승혁 연일 국회, 북한 관련 기사만 보도되던 중 2일자 2면 ‘어른도 홀린 ‘엘사 마법’… 규제 없는 스크린 왕국서 1000만 눈앞’ 기사의 존재가 반가웠지만, 스크린 독점 문제는 찬반 양측의 활발한 논쟁 거리가 있는 주제임에도 너무 한쪽의 주장을 빈약한 근거로 다뤄서 기사의 깊이가 없었다. 이날 신문 1~6면 중 2면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회 기사였는데 저마다 비슷한 내용을 이렇게나 많은 면을 할애해야 하나 의문이었다. 또 9일자 8면에서는 ‘안전 울타리 없는 컨베이어…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에 스러집니다’ 기사를 통해 김용균씨 1주기를 다루면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환기해 줘 의미가 컸다. 좀더 전면에 배치해도 좋았을 것 같다. 또 13일자 25면 ‘엄마가 된 6개월 아빠… 넷째 보며 철들다’는 기사는 기자의 경험을 살린 내러티브 기사로 육아휴직 문제라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독자가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줘 전달력을 높였다. 심훈 1면 편집과 관련해 한눈에 쉽게 들어오는 ‘황금 공식’을 찾은 느낌이었다. 독자권익위원회에서 지적한 부분을 내부에서 치열하게 고민한 노력이 느껴졌다. ‘정현용 기자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코너는 수회에 걸쳐 국산 무기와 관련한 명과 암을 깊이 있게 다뤘다. 국방부나 정부 부처의 보도자료가 아니라 오랜 기간 쌓아 온 식견과 발로 뛴 취재가 드러난 기사였다. 이번 달에는 특파원 기사도 두드러졌다. 9일자 18면 ‘이번주 구찌, 다음주는 루이비통 가방… 월 7만원이면 골라 든다’는 기사가 대표적인 예다. 현지 언론을 해석하는 데 그치는 대부분의 특파원 기사와 달리 기자가 직접 취재해서 독자들이 알고 싶은 현지의 실생활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김태균 도쿄 특파원의 9일자 특파원 칼럼 ‘나카소네와 고토다 ‘적과의 동침’’도 일본 상황의 맥락을 잘 짚어 공부가 많이 됐다. 반면 11일자 17면 ‘잘나가던 하이패스, 왜 ‘먹통패스’ 되었나’라는 기사는 본문 내용과 달리 제목에 지나치게 부정적인 어휘를 사용했다. 11일자 25면 ‘文정부 2년 반… 서울 아파트값 40% 폭등’이라는 기사도 본문 내용과 맞지 않게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는데, 당장은 관심을 끌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언론사의 신뢰도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 김만흠 인용구 제목을 지양하라는 지적이 반복적으로 있었는데, 실제로 두드러지는 변화가 보여서 고무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제목에 서울신문의 시각이 들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26일자 1면 ‘협치 없는 패트, 의미 없는 필버, 민심 없는 연말’과 같은 제목이 좋은 예다. 16일자 1면 편집도 멋있었다. 메인 사진을 적절히 사용했다. 정치 분야의 경우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 관련한 역사적인 분석만 추가해도 차별화가 가능하다. 그런데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발탁과 관련해 역대 국회의장을 거쳐 총리를 역임한 사람이 있었는지, 반대의 경우는 있었는지 등을 짚어 주는 기사가 없어 아쉬웠다. 정리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가짜뉴스 관용은 없다… 각국, 벌금·징역형 등 법제화

    가짜뉴스 관용은 없다… 각국, 벌금·징역형 등 법제화

    페북 통한 조작 정보들 56개국서 적발 싱가포르는 게시물 4건 대해 정정명령 독일은 ‘24시간 내 삭제’ 법률 시행 중 美의 자율규제와 달라 표현 자유 위축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로 이른바 ‘가짜뉴스’가 범람하면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커지자 막대한 벌금으로 일벌백계에 나서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SNS를 타고 흐르는 허위·조작정보에 정부가 무관용으로 대응하면서 제재 효과는 커졌지만,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5일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에 따르면 SNS 조작정보 발생국은 올해 70개로 2017년(28개)에 비해 150% 늘었다. 특히 페이스북은 어느 나라에서건 조작정보 유통의 ‘온상’이었다. 56개국에서 페이스북을 통한 가짜뉴스를 적발했다. 트위터(47개국), 왓츠앱·유튜브(각 12개국), 인스타그램(8개국)도 청정구역은 아니었다. 싱가포르는 지난 10월 정부가 허위정보 정정 및 삭제 권한을 갖는 ‘온라인 허위정보 및 정보조작 방지법’(POFMA)을 시행했다. 이후 4건의 정정명령을 내렸다. 구글, 페이스북 등이 국익·공공이익을 해치는 허위게시물에 대한 조치를 따르지 않으면 최대 100만 싱가포르 달러(SDG·약 8억 5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최근 POFMA 사무국은 노동부의 요청으로 자국 민주당의 게시물 3개에 대해 수정 지시를 했다. 전문가·관리자·임원·기술자(PMET) 일자리가 줄었다고 표현했는데 외려 증가했다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투자결정에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야당인 전진싱가포르당(PSP) 소속 브래드 보이어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첫 정정을 명령했다. ‘내부고발자가 여당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가 체포됐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반정부 언론인 앨릭스 탄에게도 수정을 지시했다. 그가 거부하자 페이스북에 허위사실임을 표시토록 했고, 페이스북은 수용했다. 독일은 지난해 1월부터 ‘소셜네트워크상의 법집행 개선에 관한 법률’을 시행 중이다. 등록 이용자가 200만명 이상인 인터넷 플랫폼은 가짜뉴스, 홀로코스트, 혐오선동 등을 담은 게시물을 신고받으면 심각한 사안인 경우 24시간 내에 삭제해야 한다. 최대 500만 유로(약 64억 5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프랑스는 2017년 대선의 가짜뉴스 폐해로 지난해 12월 말 ‘정보조작에 대한 투쟁법안’을 시행했다. 후보자는 선거 직전 3개월간 SNS상 거짓 게시물의 삭제를 판사에게 요청할 수 있다. 판사의 삭제 결정에 불복하는 온라인서비스사업자에게 징역 1년과 벌금 7만 5000유로(약 1억원)를 부과할 수 있다. 이런 법제화 경향은 미국의 자율규제와 전혀 다른 방식이다. 싱가포르, 독일, 프랑스 등에서 실제 처벌을 받은 경우는 아직 없다는 점에서 법제화만으로 억지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처벌 중심의 정책으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알바니아 의회는 최근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언론사에 최대 1만 7800달러(약 2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며 미디어법안을 통과시켰다. 여당은 전폭적으로 지지했지만 야당은 정부가 언론 검열 수단을 갖게 됐다고 우려했다. 싱가포르에서도 허위정보 수정 대상이 주로 야당이나 대정부 비판 세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싱가포르의 올해 언론자유도 지수는 151위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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