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국익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687
  • 홍준표 “김종인과 대척점 설 이유 없어”

    홍준표 “김종인과 대척점 설 이유 없어”

    무소속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는 7일 “국익을 추구하다 보면 좌파 법안도 낼 수 있고 우파 법안도 낼 수가 있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당권 경쟁할 관계도 아니고, 대권 경쟁할 관계도 아니기 때문에 그 분과 대척점에 설 아무런 이유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정을 좌우의 시각에서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헌법 제46조 제2항에 명시된 국익의 시각에서 운영하는 것이 헌법 정신에 맞다고 말한 바 있다”며 “앞으로 제가 나아갈 입법 추진 방향도 국익의 시각에서 추진하는 것이지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보수 강화 입법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좌우에 얽매이지 않고, 당파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국익을 위해 국회의원으로서 활동할 것”이라며 “그것이 국민들이 제게 바라는 바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국정 전반에 걸쳐 좋은 세상 만들기 입법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썼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홍 전 대표가 최근 기본소득 등 탈보수 정책을 주장하는 김 위원장에 맞서 선명한 보수 행보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사설] ‘확대 G7’ 참석, 국격·국익 ‘두 마리 토끼’ 잡는 묘수 내야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초청한 주요 7개국(G7) 확대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며 초청에 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7이) 낡은 체제”라며 “(한국, 호주, 인도, 러시아를 포함한) G11이나 (브라질을 추가한) G12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G7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이다. 문 대통령이 미중 갈등이 깊어지는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있은 지 하루 만에 이를 수용하기로 결단한 것은 ‘확대 G7’ 참석이 국격을 높일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질서 재편 과정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담을 수도 있다. 세계의 열강으로부터 온갖 수모를 겪은 한국이 G20 정상회의에 이어 ‘확대 G7’에 참여하는 것은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이 경제규모 12위란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맡고 발언권을 확대할 수도 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G7 확대 구상의 목적이 중국배제에 있는 것이 분명한 만큼 큰 모험이 될 수있다. 중국을 상대로 한국의 참여가 ‘반(反)중국 전선’ 동참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회의에서 때로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 문제 등으로 대립하는 미중 사이에서 우리 정부는 줄타기 외교로 대응했다. 그러면서도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성주 기지 반입에 협조하면서도 중국이 추진한 `일대일로’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에 적극 참여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미중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이다. 이런 점에서 호주와 독일의 대응을 참고할 만하다. 호주는 인권·평화라는 기치 아래 국제 어젠다를 주도하면서도 글로벌 안보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 3월 G7 외교장관회의에서 미국 측이 ‘우한 바이러스’를 명시하고자 했으나 독일 등의 반대로 공동성명이 채택되지 않은 사례도 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확대 G7’ 정상회의에 팬데믹 상황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물론 한국은 독일처럼 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세계 패권을 두고 미중이 갈등한다 해도 한국은 자유무역과 상호협력이라는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 더불어 국격과 국익은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인 만큼 정부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묘수를 외교적으로 구현해야 한다.
  • 국익·美中관계 사이…시험대 오른 文외교

    국익·美中관계 사이…시험대 오른 文외교

    문재인 대통령이 올 하반기 확대된 형태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동시 추진하면서 한국 외교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G2(미중) 간 외교·경제 전쟁의 복판에서 국익과 국격을 극대화하는 기회 요인이 분명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공들여 온 한중 관계가 악화될 수 있는 위험 요인도 공존한다. 중국은 즉각 미국이 한국 등을 초청, G7을 확대하려는 데 대해 ‘중국 왕따 시도는 안 된다’며 견제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의 의제로 ‘중국의 미래’를 언급하며 반(反)중국 전선 구축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지난 1일 한미 정상 통화에서 “초청에 기꺼이 응하겠다”고 밝힌 것은 국익을 극대화하고 세계질서 선도 국가 대열에 합류할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일 “G7의 옵서버로 가는 게 아니라 G11·G12라는 새로운 국제체제의 정식 멤버가 되는 것이며 세계질서를 이끄는 리더 중 하나가 된다는 의미”라면서 “국격 상승과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중국이 반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G7 정상회의에 한국과 러시아, 호주, 인도 정상을 초청한 데 대해 “중국을 왕따시키는 것은 인심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표출했다. 이어 “중국은 일관되게 어떤 국제조직과 국제회의를 막론하고 모두 각국의 상호 신뢰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면서 “다자주의 수호, 세계 평화와 발전에도 도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G7 초청을 받은 러시아의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도 “중국의 참여 없이는 전 지구적 중요 구상들을 이행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며 미국의 반중국 연대 구축 시도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중국이 한국의 G7 참여에 직접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G7이 반중국 연대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는 만큼 정부가 중국에 충분히 설명하는 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 주석의 방한을 방미 전 성사시켜 한중 관계를 사드 갈등 이전으로 오롯이 돌려놓는다면 우려를 불식할 수 있다. 당초 한중은 상반기 방한에 합의했지만 코로나19로 미뤄졌다. 지난달 한중 정상 통화에서 시 주석은 “올해 안에 방한하는 데 대한 굳은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회의 시기는 9월쯤이지만 코로나 상황 전개에 따라 유동적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9월로 밝힌 상황이고, 안 될 경우 연내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곤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먼저 시 주석 방한을 통해 한중 관계는 물론 한반도 평화와 북한 문제, 경제 실리를 다진 뒤 G7에 갈 필요가 있다”며 “시기적으로 G7이 먼저라면 한국이 코로나 방역과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한 국제 협력을 강조할 것이라고 중국에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靑 “트럼프의 G7 초청…文대통령에 가장 먼저 전화”(종합)

    靑 “트럼프의 G7 초청…文대통령에 가장 먼저 전화”(종합)

    청와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주요 7개국(G7) 확대 정상회의를 위해 한국, 호주, 인도, 러시아 4개국을 특별 초청한 가운데 이중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걸었다고 전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G7 이외에 4개국 한국과 러시아, 호주, 인도 등 4개국의 참여 확대 의사를 밝힌 뒤 가장 먼저 전화를 건 곳이 문 대통령이었다. 한국의 발표로 G11 또는 G12 확대를 공식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이 낡은 체제로서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이를 G11이나 G12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G7 체제는 전 세계적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며 “G7에 한국과 호주, 인도, 러시아를 초청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한미 정상은 4개국 외 브라질을 포함 시키는 G12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정상 간의 통화는 약 15분간 이뤄졌다. 청와대 “일회용, 일시적 성격 아니다” 강 대변인은 “추진되는 일정대로 문 대통령의 방미가 성사되면 이는 G7의 옵서버 자격으로 가는 일회용, 일시적 성격이 아니다”며 “G11 또는 G12라는 새로운 국제체제의 정식 멤버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질서를 이끄는 리더국 중 하나가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G20에 가입한 것도 외교적 경사라는 평가를 받았듯 G11 또는 G12 멤버가 될 경우 우리나라의 국격 상승과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가 미국의 중국 견제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일각에서는 한·중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한국의 G7 확대 정상회의 참석으로 중국이 반발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 통화 전 트럼프 대통령의 G7 확대 정상회의 초청에 대해 전달받은 뒤 “조금도 회피할 필요가 없다. 환영할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G7에 초대한 것에 대해 “아시아 유일의 G7 정상회의 참가국이라는 일본의 의미가 옅어질 수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산케이 신문도 한 외무성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우선은 한국을 아웃리치(초청국)로 하자는 것 아닌가 한다”고 관측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G11 혹은 G12로 확대” 뭉친 文·트럼프… 한중 관계 지킬 외교력 시험대

    “G11 혹은 G12로 확대” 뭉친 文·트럼프… 한중 관계 지킬 외교력 시험대

    포스트 코로나 국제질서 재편 한축 기회 “미중 갈등 속 獨·佛 등 연대 해법 찾아야”한미 정상은 1일 전화 통화에서 확대된 형태로 추진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의 참여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코로나19 상황이 변수지만, 오는 9월쯤 열릴 예정이며 최근 다자정상회의들이 ‘화상’으로 열린 것과 달리, ‘대면’ 정상회의로 추진된다. 코로나19 방역·대응과정에서 ‘글로벌 스탠드’를 만든 한국이 G11(G7+한국·호주·인도·러시아)이나 G12(G11+브라질)의 회원국이 된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제질서 재편에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를 맞게 된다. 동시에 미중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이 G7 확대를 통해 반(反)중국 전선 구축을 도모하는 만큼, 한중 관계를 해치지 않도록 ‘묘수’를 짜내야 하는 외교적 시험대에 오른 측면도 있다.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독일, 프랑스 등과의 연대가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은 정상통화에서 G7 확대 개편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기자들에게 한국, 호주, 인도, 러시아를 G7에 초청하겠다고 밝혔을 당시에는 이들을 비회원국 자격으로 초청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G7을 G11으로 확대한다는 것인지 불분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G11이나 G12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미뤄 한국 등을 회원국 자격으로 초청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이 확대된 형태의 G7 정상회의에 회원국, 또는 회원국에 준하는 자격으로 참여한다면 G7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코로나19 극복과 세계경제 회복 방안에 목소리를 내고 국익을 반영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G7에서 코로나19의 전세계적 방역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합의를 도출해낸다면 이를 토대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 방역 협력은 물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개할 수 있는 외교적 공간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중국이 제외된 G11이나 G12에 참여한다면 한중 관계에 상당한 부담요인 된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과 같은 상황이다. 한중 관계 악화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에서 외교적 운신의 폭이 좁아질 우려가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G7 의제를 ‘중국의 미래’라고 못박으며 회의에서 중국 견제 정책을 논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G7에서 반중 연합 네트워크를 만드려는 구상을 갖고 있을 것이고, 중국도 한국 등을 압박할 것”이라며 “한국은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에 있는 인도와 호주, 독일, 프랑스 등과 함께 ‘개방된 세계화’의 원칙을 내세우며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회복하는 데 동참하는 방향으로 국익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일하는’ 21대 국회, 5일 개원해야

    21대 국회 임기가 그제 시작됐다. 개원일은 1987년 대통령직선제 개헌 이후 실시된 1988년 13대 국회 때 5월 30일로 정해졌다. 이번 국회는 177석의 안정과반을 확보한 ‘거대 여당’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양당제 구도에서 입법 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민주당은 책임정치를 위해 국회의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여당 몫으로 해야 한다며 오는 5일까지 국회의장단, 8일까지 상임위원장 선출을 끝내자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견제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관행대로 야당이 차지해야 한다며 원 구성 협상이 끝난 뒤에 의장단, 상임위원장 선출을 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제21대 국회가 원 구성에서부터 날 선 신경전을 이어 가는데 이런 여야의 대치 상황은 매번 원 구성 때마다 되풀이되던 악습이다. 여야 모두 공언한 대로 명실상부한 ‘일하는 국회’를 실현하려면, 6월 5일 정시개원 시한을 가급적 지켜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이 ‘신냉전’이라 불릴 만큼 경제·산업·외교·군사 등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우리나라를 압박하는 만큼 여야는 개원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외교전략 등을 마련하길 바란다. 현재의 상황은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그만큼 국내외 경제적 여건이 만만찮다. 실물경제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어 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대한 추가지원과 플랫폼노동자, 비정규직 등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에 힘을 모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요청한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의 심사와 처리, 질병관리본부 청 승격 등 정부조직법 처리도 서둘러야 한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loT), 5G와 빅데이터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과 그에 따른 산업생태계 재편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준비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에 따른 경찰개혁법안도 처리해야 한다. 따라서 여야는 원 구성 문제로 국회 파행을 연출하기보다 원만한 협상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은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는 협상술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2012년 19대 국회 출범 당시 127석의 야당이었지만, 여당인 새누리당(152석)과의 협상을 통해 상임위를 의석수에 따라 나눈 점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굳이 팩트체크를 하자면 법사위는 17대 국회부터 관행상 야당이 맡았지만, 예결위는 여당 몫에서 20대 하반기 국회에서만 야당이 이례적으로 맡았던 만큼 야당도 법사위와 예결위를 모두 가져가겠다고 해선 안 된다.
  • [사설] 사드교체로 재현된 미중 갈등, 신냉전 대응책 마련하라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을 계기로 경제와 외교안보 전반에 걸쳐 패권 경쟁에 돌입하는 중에 지난 29일 새벽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경북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기습적으로 사드 장비를 반입해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장비 반입이 미국이 추진하는 사드 성능 개량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중국 등 주변국은 반발하고 있다. 미중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상황에서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또한 정부는 추가 장비 반입 시 지역주민들과 협의한다는 약속은 물론 추가 장비 반입은 일반 환경영향평가 종결 이후 결정한다는 원칙도 어겼다. 한국에 미국은 국가 안보의 보루이고 중국은 가장 큰 투자·교역국이다. 중국의 개혁 개방 이후 지속된 미중 밀월기에 우리는 안보의 경우엔 미국, 경제는 중국에 기대는 안미경중(安美經中)의 접근법으로 우리의 국익 극대화 전략을 유지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점차 격렬해지고 있는 미중 갈등기에 우리의 국익 전략이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어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과 호주, 러시아, 인도 등 4개국을 별도로 초청해 11개국 정상회의 개최 의사를 피력했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제질서의 새판 짜기와 무관치 않다. 미국이 중국과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중국 견제용 반(反)중 세력을 규합한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우리로선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을 높인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지만 미중 편 가르기 상황에서 또 하나의 외교안보 시련이 될 수 있다. ‘2016년 사드 사태’처럼 미중의 양자 선택의 압력은 더 거세질 것이다. 냉정한 판단이 요구된다. 미중 간 군사, 외교, 경제 등 전방위에서 갈등이 첨예화할 것에 대비해 한국도 외교안보의 원칙과 전략적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사안에 따라 선택하지 말고 장기적인 전략으로, 우호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국익 최대화 전략이 절실하다.
  • [박기석의 외교 통일 수첩] 미중 양자택일할 수 없는 한국…대외 정책 모순 관리 나서야

    [박기석의 외교 통일 수첩] 미중 양자택일할 수 없는 한국…대외 정책 모순 관리 나서야

    중국은 지난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미국이 반대하던 ‘홍콩 국가안전 수호에 관한 법률’(홍콩 보안법)을 통과시켰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보복 조치로 홍콩에 부여한 특별 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의 외교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홍콩 보안법 통과를 비판했고 독일과 프랑스, 일본은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북한 외무성은 30일 중국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국과 동북아시아의 국가들이 홍콩 보안법을 계기로 미중 양극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홍콩 보안법발 세계 양극화 현상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미중 양국이 이미 홍콩 보안법뿐만 아니라 무역·통상, 기술표준, 코로나19 책임 소재 등에서 전선을 형성하고 있고, 세계 각국을 자신의 편으로 줄 세우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비슷한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중국이 29일 한미가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노후화된 미사일을 교체한 데 대해 반발하면서 사드 갈등도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미중 갈등의 전선이 사드로 인해 한반도로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중 갈등이 제로섬의 패권 경쟁으로 심화될 것인지, 세계가 양국 중심 체제로 재편될 것인지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한국이 섣불리 양자택일을 하기도 어렵고, 해서도 안 된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미중 모두에 경제적으로 밀착돼 있는 한국은 미국과는 안보 동맹을 유지해야 하고, 중국과는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정치·외교적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양자택일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한국의 국익과 원칙을 규정하고 중견국으로서 전략적 지위를 제고하며 유사한 딜레마에 직면한 타국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지난 2월 ‘INSS 전략보고’에서 “국가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외교적 원칙과 기준의 부재는 한국으로 하여금 임기응변식 대응의 유혹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이는 강대국 사이의 제로섬 게임에 깊숙이 연루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비핵화, 자유무역과 시장경제, 개방된 세계화, 다자협력 등 한국의 안보와 번영을 보장해 준 원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미중 간 선택의 딜레마를 피하려 할 때 친미와 친중이라는 상호 모순되는 대외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될수록 친미·친중 정책 간 모순은 증대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안별로 친미·친중 정책 중 하나를 선택해 모순을 제거하려 할 수 있지만, 이는 오히려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평 고려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2008년 발표한 ‘정책이론에서 합리성의 한계와 모순의 관리’ 논문에서 정책 수립·집행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선택의 딜레마를, ‘모순 관리’ 개념으로 극복할 것을 제안한다. 김 교수는 “합리적 선택이 불가능하면서도 합리적 선택을 지향해야 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도는 모순적 상황을 관리해 건설적 귀결을 유도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모순 관리의 필요성은 사전에 특정 정책이 최적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는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모순 관계에 놓인 정책들은 다양한 이익과 관심이 걸려 있어 하나의 기준으로 선택할 수 없다는 말이다. 안보에서 친미·친중 간 모순을 감안하지 않고 친미 정책이 최적이라고 판단해 추진했을 때의 재앙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었다. 김 교수는 모순 관리를 위해서는 정책 수립·집행 과정을 분산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강력한 리더와 소수 집단이 수많은 이해관계를 고려할 수 없기에 독립되고 상호 연결된 이해 집단들이 정책을 분산적으로 수립·집행하고, 중앙의 관리자는 각 정책의 오류를 시정하는 데 머무르며 정책을 사후적으로 최적화해야 한다. 대외 정책의 모순 관리를 위해서도 리더는 강력한 추진가보다는 섬세한 조정자가 돼야 한다. kisukpark@seoul.co.kr
  • 갑자기 한국에 날아든 G7 초청장… 국제 외교 ‘양날의 검’ 되나

    갑자기 한국에 날아든 G7 초청장… 국제 외교 ‘양날의 검’ 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을 초청하겠다고 밝힌 것은 향후 국제 외교에서 한국에 양날의 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이후 세계경제 회복기에 한국이 국제질서 재편의 한 축을 담당함으로써 국익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지만, 미국이 G7을 ‘반중국 전선’ 구축에 활용할 경우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줄 우려도 있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미국 정부에 제안 의도와 구체적 방안을 타진하며 협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으니 미국 정부의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G7을 ‘매우 구식의 국가그룹’이라고 규정하며 확대 개편을 시사함에 따라 한국이 초청국이 아닌 회원국으로 참여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이 G10(러시아 제외) 또는 G11 회원국이 된다면 코로나19의 성공적 방역을 토대로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국격을 공식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된다. 한국과 함께 초청을 받은 호주의 정부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이메일 논평을 통해 초청을 환영하며 호주와 미국 정부가 초청 관련 사전 접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G7을 확대 개편하려 한다고 해도 다른 회원국들의 반발로 무산될 수도 있다. 우선 미국을 제외한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회의 참여에 부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의제를 ‘중국의 미래’라고 시사함으로써 회의에서 중국 고립 정책들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초청을 희망한 4개국 중 러시아를 제외한 한국과 호주, 인도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한국이 G7 정상회의에 적극 참여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 질서 회복 방안은 물론 미중 갈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G7 정상회의에서는 세계 경제 회복 문제를 다루면서 중국 문제도 거론될 것”이라며 “미국의 반중국 연대에 부정적인 독일, 호주 등과 연합해 우리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홍준표 “좌파 2중대 흉내내기로 개혁하면 위성정당 될 뿐”

    홍준표 “좌파 2중대 흉내내기로 개혁하면 위성정당 될 뿐”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한방에 훅 갔다”며 이는 다 뿌리없는 정치를 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화려하게 조명 받고 정계로 들어와 공천권 쥐고 절대 권력을 누렸지만 총선 결과 국민들의 손에 한방에 훅 가는 것을 보지 않았는가”며 황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그 앞에서 곡학 아세(曲學阿世) 하던 일부 언론인들과 유투브들, 호가호위(狐假虎威) 하던 정치인들 모두 어디로 갔는가”라며 통합당에서 누구 하나 황 전 대표를 챙기는 이 없는 것이 냉혹한 정치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뿌리 없는 정치의 결말이 다 그렇다”며 황 전 대표가 당내 기반없이 들어온 결과, 패장인 그에게 남은 것은 ‘내침’과 ‘무관심’ 뿐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공 없고 뿌리 없는 정치 기술로 일부 사람들을 현혹 할수는 있으나 종국적으로 국민들을 속일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눈앞에 보이는 권력보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국민들이 더 무섭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라는 말로 배경과 내공없이 기술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내공없고 뿌리없이 정치기술’만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를 말하지 않았으나 정당구조개혁 전문가로 유명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내정자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가 “통합당에는 대권주자 감이 보이지 않는다”, “차기지도자는 40대 경제전문가 등 보다 젊고 신선한 인물이 돼야한다”는 주장을 내놓자 차기 대선출마가 ‘마지막 꿈’이라는 홍 의원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김 비대위원장의 뇌물 수수이력을 비판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김 내정자 과거이력까지 들추며 강력 비판했고 김 내정자는 ‘홍준표 복당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간접메시지를 내는 것으로 받아쳤다. 홍 의원은 “제 21대 국회가 새롭게 열린다”며 “좌우를 떠나 당파 이익을 떠나 국익 우선주의를 실천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라고 오직 국가와 국민만보고 가겠다는 결심을 알렸다. 특히 “좌파 2중대 흉내내기를 개혁으로 포장해서는 우리는 좌파 정당의 위성정당이 될 뿐”이라고 주장하며 “보수 우파의 진정한 가치는 자유·공정·서민에 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설] 미중 다툼에 끼인 한국, 균형외교로 실익지켜야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어제와 그제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요격미사일 등 군 장비를 기습 반입, 한국과 중국 관계에서 외교적 ‘불똥’이 튈지 주목된다. 이번 장비 반입이 코로나 19국면과 맞물린 미중 갈등 격화 속에서 언제든 한국 외교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드 장비 반입을 중국측에 사전 설명하고 중국도 부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어제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사드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이익을 해치지 말고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방해하지 말라”고 촉구해 한중관계에 파장이 미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확인하는 바로미터의 하나로 사드를 바라보는 미국은 전날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통과를 계기로 중국과의 대립각을 더 세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홍콩 보안법에 반대하는 미국은 자신의 편에 한국이 서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최근 자국 주재 주요 동맹국·협력국의 외교단을 대상으로 홍콩보안법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한국 등 동맹국을 향한 지지를 요청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여기에다 미국은 반(反)중국 경제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구상 참여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내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발했던 중국은 사드 문제를 국가적 안보와 결부 시켜 중요 현안으로 다루고 있다. 중국은 2016년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반발해 중국 내 한류 금지와 한국 여행상품 판매 중단으로 대표되는 한한령(限韓令)을 발동해 경제적으로 한국에 큰 피해를 줬다. 홍콩 보안법과 관련해서도 중국 정부는 전인대 개막 즈음엔 입법 내용을 한국 외교부와 공유했다고 한다. 싱하이밍 주한 대사는 지난 24일 관영 CCTV 인터뷰에서 한·중의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하며 “한국 측의 이해와 지지를 얻을 것으로 믿는다”고 발언했다. 우리로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 외교를 펼칠 수 밖에 없다. 안보 동맹인 미국, 경제에서 제1 교역대상국인 중국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안미경중(安美經中)’이 우리의 외교 원칙임을 상대국에 설득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과도한 패권 싸움은 견제하고, 동맹·우호의 호혜 정신을 벗어난 주권·국익 침해가 있다면 목소리를 내는 데도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日아베 지지율 떨어지자 여당 의원들, 억눌렸던 분노 대폭발

    日아베 지지율 떨어지자 여당 의원들, 억눌렸던 분노 대폭발

    코로나19 부실대응과 각종 의혹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2012년 12월 제2차 집권 이후 ‘최악’ 또는 ‘최악에 가까운 수준’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집권 자민당 내부에서도 동요가 본격화하고 있다. 당내 ‘반아베’ 세력이 아닌 주류파에서조차 아베 총리를 공공연히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정권을 옹호하고 온 친정권 인사들의 이탈도 눈에 띈다. 마이니치신문은 25일 ‘아베 정권 지지율 급락…자민당 주류도 대놓고 총리 비판’이라는 기사에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여당의 속사정을 자세히 전했다. 한 주류파 의원은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문제보다는 아베 총리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앞서 정권 퇴진의 위기에까지 몰렸던) 모리토모·가케 학원 파문 때에는 국민 생활은 힘들지 않았으나 지금은 경제적으로 곤궁한 상태에서 검찰청법 개정 등 문제가 생겨나 생활고에 지친 국민들의 불만 해소 통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민당의 다른 주류 중진의원도 “총리관저와 자민당 사이에 냉랭한 바람이 불고 있다. 이대로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면 ‘아베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총리 곁에서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권의 수호신’으로 불렸던 구로카와 히로무 도쿄고검 검사장이 검찰총장이 되기는커녕 내기 마작을 한 사실이 들통나 퇴진한 데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와이 가쓰유키 전 법무상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구로카와가 퇴진한 만큼 검찰이 한층더 엄격한 자세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다른 주류 의원도 “자민당은 지금까지는 총리관저(한국으로 치면 청와대)에 대해 주눅 들어 지내왔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아베 체제의) 끝이 보이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느끼고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8년이나 총리를 했는데도 외교에서 성과를 냈다고 할 수 없고 디플레이션 탈피도 못한 상태에서 국가부채만 늘어났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일단락되면 퇴진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한다”라고 말했다. 구로카와 검사장 문제를 놓고 전직 각료(장관) 경험자는 “모리토모학원 관련 재무성 문서 조작 관련자들이 전원 불기소되는 등 국민의 감각과 다른 판단이 계속돼 온 데 대해 국민들은 이상하다고 느껴왔다”며 “여기에 아베 정권의 오만함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제가 생기면 (자신들은 책임지지 않고) 공무원들에게만 책임을 묻는 관저의 행태도 지지율 저하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중진 의원도 “도박으로 물러난 구로카와 검사장에게 6000만엔(약 6억 9300만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했다니 이건뭐 장난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 브레인으로 내각관방참여(일종의 자문역)를 지낸 후지이 사토시 교토대 대학원 교수는 “정권이 장기화되면 부패 리스크가 커지기 마련인데, 최장기 집권 기록을 수립한 아베 정권이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부패란 것은 권력자가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에 이익을 몰아주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국익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을 끝낼 수 있다면 누구라도 좋으니 현재의 일본에 걸맞은 리더로 지금 당장 교체해야 한다”고 정권 교체를 주장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는 역대 추도사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는 역대 추도사

    영결식때 추도 못한 김대중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다”1회 이해찬 “친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자랑습니다”6회 유족대표 건호씨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8회 문 대통령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봉하마을에서 엄수된다. 지난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10주기 추도식에 2만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규모로 진행됐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규모는 축소됐지만, 의미는 남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하고 난 후 처음 맞이하는 추도식일뿐더러, 4년 만에 보수정당의 지도부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도 참석한다. 특히 11주기 공식 추도사는 오는 8월 임기가 종료되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한다. 이 대표는 2010년 1주기 추도식 때 추도사에서 “대통령님의 염원과 열망을 우리가 이루는 날까지 우리는 당신의 부활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20대 국회를 끝으로 여의도를 떠나는 이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현역 정치인으로서 하는 마지막 추도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불법정치자금 수수 사건과 관련해 재조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한명숙 전 총리도 참석한다. 한 전 총리는 2009년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대표로 추도사를 읽었다. 정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역대 노 전 대통령 추도식 및 추도사를 모아봤다.●2009년 5월 29일 영결식…한명숙 전 국무총리 추도사 2009년 5월 23일 서울 경복궁 앞뜰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에는 이명박 당시 현직 대통령을 비롯한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등 장의의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공식 추도사는 노무현재단 초대 이사장인 한명숙 전 총리와 한승수 당시 국무총리가 맡았다. 한명숙 전 총리는 추도사에서 “‘여러분은 이제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는 글을 접하고서도 님을 지키지 못한 저희들의 무력함이 참으로 통탄스럽다”며 “잔인한 세상은 ‘인간 노무현’으로 살아갈 마지막 기회조차도 빼앗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전 총리는 “대통령님이 언젠가 말씀하셨듯이, 다음 세상에서는 부디 대통령 하지 마십시오. 정치하지 마십시오. 또다시 ‘바보 노무현’으로 살지 마시라”며 “다음 세상에서는 부디 더는 혼자 힘들어하시는 일이 없기를, 혼자 무거운 짐 안고 홀로 가시는 길이 없기를 빌고 또 빈다”며 조사를 마쳤다. 이날 헌화가 진행되는 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은 유족들의 손을 잡고 오열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헌화할 때는 백원우 의원(현 민주당 민주연구원부원장)이 “어디서 조문을 해”라고 소리치며 달려나오다 경호관들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늦어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도문 김대중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려고 했지만, 이명박 정부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 추도문은 그해 7월 3일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라는 책의 추천사 형식으로 뒤늦게 공개됐다. 김 전 대통령은 “나는 지금도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동교동에서 독일 ‘슈피겔’ 지와 인터뷰를 하다가 비서관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때 나는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다’고 했다”며 추도문을 시작했다. 그는 조문객이 500만명이 달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 국민들도 억울해하고 있다. 나도 억울하다. 목숨 바쳐온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으니 억울하고 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승이 있다면 거기서도 기어이 만나서 지금까지 하려다 못한 이야기를 나눕시다. 그동안 부디 저승에서라도 끝까지 국민을 지켜주십시오. 위기에 처해 있는 이 나라와 민족을 지켜주십시오”라고 적었다. 김 전 대통령은 그해 8월 18일 서거했다.●1주기 추도식…이해찬 “친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자랑습니다” 2010년 5월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도식 열렸다. 이해찬 대표는 추도식 추도문에서 “대통령님이 떠나신 지 1년이 되는 지금, 대통령님이 계시던 그 시절을 더욱 그리워하고 대통령님의 철학과 삶을 깊이 되새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세간에서 붙여준 ‘친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자랑스럽습니다. 그것은 명예로운 훈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작년에 님과 김대중 대통령님 등 두 분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면서 “남아있는 우리는 두 분 대통령님께서 평생을 바쳐 이루어온 민주주의와 인권이 이명박 정부에 의해 뿌리째 흔들리고, 한반도 평화 질서가 흔들리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우리들은 결코 대통령님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님의 염원과 열망을 우리가 이루는 날까지 우리는 당신의 부활을 준비할 것”이라면서 “그때까지는 분노도 슬픔도 눈물도 참겠습니다. 대신 살아남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뚜벅뚜벅 하겠습니다. 대통령님의 아쉬움도 아픔도 우리가 안고 나아가겠습니다.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를 반드시 이루어내겠다”고 다짐했다.●세월호 참사 직후 열린 5주기 추도식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다음 달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5주기 추도식이 엄수됐다. 이번 추도사는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맡았다. 당시 문 의원은 ‘결국 민주주의가 안전이고 행복입니다’라는 제목의 추도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실천한 것처럼 국가는 ‘사람사는세상’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위해 존재하고 봉사해야 한다”며 “국가와 정치와 민주주의의 중심에 시민의 안녕이 있고, 시민의 구체적인 삶 속에 국가와 정치와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쉬는 ‘생활민주주의 시대’를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는 ‘안전’ ‘책임’ ‘정부’ ‘국가’라는 개념은 물론 무엇보다 ‘사람’이라는 개념이 없었다”며 “세월호 참사의 엄청난 희생은 명백히 이 정부의 책임”이라고 정부의 대응을 질타했다. 그는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떠난 대한민국은 경쟁과 효율, 그리고 탐욕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청산해야 할 ‘적폐’이며, 그 적폐의 맨 위에 박 대통령이 가장 크게 책임져야 할 ‘정치’가 있다. 박 대통령이 그 사실을 직시하고 성찰할 수 있어야만 적폐가 청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6주기 추도식…여당 대표에게 쓴소리 한 노건호 2015년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의 서거 6주기 추도식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씨의 쓴소리가 파장을 낳았다.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 등 여야 대표가 처음으로 참석한 자리에서 건호씨가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한 것이다. 유족을 대표해 무대에 오른 건호씨는 “이 자리에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은 분이 오셨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엔엘엘(NLL) 포기했다며 내리는 비 속에서 정상회의록 일부를 피 토하듯 줄줄 읽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다”며 앞줄에 앉은 김 대표를 향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것도 모자라 선거에 이기려고 국가 기밀문서를 뜯어서 읊어대고, 국정원을 동원해 댓글 달아 종북몰이 해대다가, 아무 말 없이 언론에 흘리고 불쑥 나타나시니, 진정 대인배의 풍모를 뵙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건호씨는 또 “혹시 내년 총선에는 노무현 타령 종북 타령 좀 안 하시려나 기대가 생기기도 하지만, 뭐가 뭐를 끊겠나 싶기도 하고, 본인도 그간의 사건들에 대해 처벌받은 일도 없고 반성한 일도 없으시니, 그저 헛꿈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사과? 반성? 그런 것 필요 없습니다. 제발 나라 생각 좀 하십시오”라고 쏘아붙였다.●대선 직후 8주기…문 대통령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찾아오겠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김정숙 여사와 함께 추도식을 찾았다.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첫 추도식 참석이었으며, 8년간 매번 추도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의 마지막 참석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추도사에서 “저는 앞으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이제 당신을 온전히 국민께 돌려 드린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그때 다시 한 번, 당신이 했던 그 말, ‘야, 기분 좋다!’ 이렇게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십시오”라고도 말했다.●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부시 미 전 대통령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릴 때 인권에 헌신한 노 전 대통령을 생각했습니다. 친절하고 따뜻하고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하신 분을 그렸습니다.” 2019년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조지 워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여러분과 함께 추모할 수 있어서 크나큰 영광”이라며 “최근에 그렸던 노 전 대통령 초상화를 유가족들에게 전달해드렸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목소리를 용기 있게 내는 지도자의 모습이었고 그 대상에는 미국의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국익을 위해 모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목소리 냈고, 물론 견해차는 있었지만, 한미 동맹에 대한 중요성, 공유된 가치보다 우선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사설] 미국 ‘탈중국 공급망’ 참여 제안, 국익 극대화 방안 찾아라

    미국이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을 탈피하자며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구축에 한국의 참여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EPN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 베트남 등 믿을만한 국가들로 구성하려는 경제 블록이다. 중국을 뺀 상태에서 자유 진영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신뢰와 투명성, 법의 지배 깃발 아래 EPN을 조직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협력 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키스 클라크 국무부 경제차관은 20일(현지시간) “EPN의 핵심 가치는 자유 진영 내에서 공급망을 확대·다각화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 한국 등 국가들의 단합을 위한 EPN 구상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제 내놓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접근’ 보고서도 중국에 대한 사실상 ‘신(新)냉전 선포’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강력한 비판과 대응 방안을 담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등 외교·경제·군사 정책 등을 자유주의 세계 질서를 중국 공산당 중심 질서로 바꾸려는 도전으로 규정했다. 특히 피해 국가로 한국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사실상 한국의 대중 대응 동참을 압박했다. 외교부 등 정부 관계자들은 어제 EPN 참여 등 미국의 반중 전선 참여 요청 등에 대해 “미국의 일상적인 대중국 기조이고 구체적인 요청을 해왔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EPN이 구상단계일 뿐 구체화한 내용이 없으니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밝힐 단계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가 지난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포기했던 ‘전략적 모호성’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중국의 화웨이 통신장비를 배제하라고 미국이 압박할 때도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군사통신보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며 미국의 압박을 피해갔다. 미중 정치적 경제적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한국이 선택을 강요받는 시점이 다가온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민감한 현안에 대해 국익을 극대화할 수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 정부의 원칙을 세우고, 국민적 합의를 추구하는 방법도 잊어서는 안된다.
  • 시민당 공관위원 “윤미향 문제 몰랐다…위안부 운동 부정 안 돼”

    시민당 공관위원 “윤미향 문제 몰랐다…위안부 운동 부정 안 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와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둘러싸고 기부금 관리와 회계부실 등 논란이 연일 확산되는 가운데, 공천 과정에서 더불어시민당 공천관리위원들이 이 문제들을 왜 알지 못했는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서울신문이 접촉한 당시 공관위원들은 “공천 과정을 외부에 말해선 안된다는 각서를 써서 정확한 내막을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금 문제가 되는 내용들은 전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이번 논란으로 인해 “정의연이 해 온 위안부 운동까지 폄하되거나 국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시민당 공관위원을 맡았던 조민행 변호사는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공천 심사 과정에서는 선관위에 제출된 기본 재산 내역, 주요 활동 이력 등만 봤다”면서 “지금처럼 자세한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호범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도 “논란이 됐으면 검토를 했겠지만, 정의기억연대의 회계장부까지 들여다볼 수 없었다”면서 “당시 받은 자료로는 재산 문제는 없었고, 정의연의 운영 상황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논쟁이 정의연의 활동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거나 국익에 해가 되는 방향으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지금 나오는 문제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지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관위원장이던 정도상 소설가는 “폭로가 (최용상 등의) 강력한 질투로 시작된 것이라 윤 당선자의 부적절함이 있더라도 이를 문제 삼는 쪽이 더 문제가 많다고 본다”고 했다. 정재원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역시 “(공관위원들은) 개인의 도덕성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범법 행위가 드러나지 않는 한 직무능력과 분야 전문성을 위주로 평가했다”면서 “논란이 잘못 흘러가 국익을 해칠까 우려된다”고 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교수는 “윤 당선자가 국회의원이 되지 않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논란”이라면서 “일본 우파는 윤 당선자가 국회에 들어가서 위안부 문제에 목소리 내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지금 논란이 일본 극우파의 이익과 맞아 떨어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정경유착·사익추구” 검찰, 박근혜 국정농단 징역 35년 구형

    “정경유착·사익추구” 검찰, 박근혜 국정농단 징역 35년 구형

    검찰이 “우리 사회에 법치주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국정농단 사건과 국정원 특활비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3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0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석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에 대해 징역 25년과 벌금 300억원, 추징금 2억원을 구형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0년과 추징금 33억원을 구형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는 2심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특활비 사건으로는 2심에서 징역 5년과 추징금 27억원을 선고받았다. 이미 확정된 새누리당 공천 개입 사건의 징역 2년을 더하면 총 형량은 32년이다. 대법원은 국정농단 사건과 특활비 사건의 2심 판결에서 일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며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7년 10월 16일 이후 모든 재판을 보이콧해 온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국민의 대통령임에도 국민으로부터 받은 권한을 자신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을 위한 사익추구 수단으로 사용했다”며 “청와대 안가라는 은밀한 공간에서 기업 총수들과 현안을 해결하며 정경유착을 보여줬고, 국민 공적권한을 사유화해 이에 적극 동조를 안 한 공무원들을 사직시키는 등 직업공무원제도를 형해화한 것으로 용인이 안 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원 특활비 관련 뇌물수수 등은 임명권자이자 지휘권자인 대통령과 자금의 은밀 운영이 허용되는 국정원장 사이에 이뤄진 내밀한 불법”이라며 “대통령과 국정원 사이 직무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피고인은 이런 잘못을 단 한순간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남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고, 사법절차도 부인하고 있다”며 “헌법 제11조 평등가치를 구현해 우리 사회에 법치주의가 살아있다는 것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뇌물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직권남용 등에 관해 박 전 대통령이 창조경제와 문화스포츠지원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소신이 있어 기업들 출원을 받아 재단을 설립하고 중소기업을 추천받아 지원한 사실은 있다”며 “범죄사실에 고의나 인식이 없었고 공범에게 관련 지시를 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오는 7월10일 오후 2시40분에 선고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코로나19에 ‘전랑(戰狼) 외교’로 선회한 중국...“지도부 코너 몰려” 분석도

    코로나19에 ‘전랑(戰狼) 외교’로 선회한 중국...“지도부 코너 몰려” 분석도

    공격적 전량 외교에 중국인 자부심 ‘열광’중국이 최근 코로나19로 난타당하자 국제사회를 향한 외교 목소리가 공격적으로 변한 ‘전랑(戰狼) 외교’를 구사하고 있다. 미국이 내부 지향적으로 변하는 동안 중국이 자국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의 국제 질서를 뒤흔드는 것은 덩샤오핑이 남겼던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의 ‘로키 전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런 기조의 외교 노선에 대해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중국판 람보 영화 ‘늑대 전사’에 비유해 전랑 외교로 부른다. 고압적 중국 대사에 주재국 “항복 요구” 반발 중국은 지정학적 라이벌 미국에만 공격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파리에 주재하는 루사예 대사가 지난달 현지 매체에 “미국이 주장할 때마다 프랑스 매체는 하루 이틀 뒤에 보도한다”며 “그들이 늑대와 함께 울부짖고, 중국에 대한 거짓말과 루머로 큰 소란을 피운다”고 일갈했다. 중국 우방인 베네수엘라 의원들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자, 베네수엘라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런 의원들을 ‘정치 바이러스’라고 되받아쳤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를 부정하는 체코의 즈데니에크 흐리브 프라하 시장에 대한 보복으로 프라하 오케스트라의 중국 14개 도시 순회 공연도 돌연 취소시켰다. 고압적인 중국 대사관은 “정책 변경”을 요구했으나 흐리브 시장은 “항복하라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스리랑카에 있는 중국 대사관은 중국 정부에 대해 “저급”하다고 비판한 스리랑카 활동가의 발언에 반발, “팬데믹에 중국 사망자는 오늘까지 3344명, 서방의 ‘고급’ 정부보다 훨씬 적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무기는 상대 역습하는 트위터… 보복도 이어져전랑 외교의 무기는 트위터를 통한 여론전이다. 지난 2월 ‘파워 트위터리안’ 자오리젠이 외교부 대변인으로 임명되면서 트위터를 달구고 있다. 62만 팔로어를 거느린 그는 코로나19는 미군에 의해 중국으로 유입됐다는 트윗을 날렸다. 중국 외교관들의 트위터 계정은 지난해 38개에서 최근 파악된 것이 137개로 급증했다. 전랑 외교는 보복 행동으로 이어진다. 지난 2월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어선 침몰, WSJ 등 미국 기자 추방, 코로나19 기원지 조사를 요구한 호주에 대해 소고기 수입금지 조치 등이 그런 맥락이다. 반중 정서 자극… 협상국가 차이나 리스크 감안 전랑 외교가 중국을 상대하는 국가들이 경제적 보복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등 주재국 국민의 반중 정서를 자극하는 등의 부작용 우려도 나온다. 지난주 네덜란드국제관계연구소(NIIR)가 낸 보고서에서 “도발당했을 때 진흙을 던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 지도부가 코너에 몰렸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를 지낸 유안난셍은 “외교가 여론에 볼모로 잡힐 때 참담한 결과가 야기된다는 것이 역사가 증명한다”고 일갈했다. 국익을 지키는 것과 건설적인 비판을 받아들이는 것에 균형을 잡는 것이 중국 외교의 과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2000자 인터뷰 37]김홍걸 “북한은 6·15 20주년 그냥 보내선 안 된다”

    [2000자 인터뷰 37]김홍걸 “북한은 6·15 20주년 그냥 보내선 안 된다”

    6·15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역사적 성과물 아무 일 없다는 듯 지나치면 선대에 대한 예의 아니야 북한 민화협과는 1월 이후 서신 교류 없어 미국 대선 전 남북이 한반도 평화 간다는 메시지 던져야 이명박 시절 얼어붙은 관계에서도 물밑 접촉 가져 북한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이 필요한 때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으로 4·15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홍걸(57)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2016년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김 당선자가 초선으로서 21대 국회에 갖는 포부가 많다. 특히 한반도 평화를 중심으로 외교통일 분야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김 당선자다. 김 당선자는 6·15 남북 공동선언 20주년을 앞두고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재선과 한국 대선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하루라도 빨리 남북교류를 재개해 한반도 평화로 가는 메시지를 보여 주는 게 북한 입장에서 이익”이라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내용. Q. 역사적인 6·15 남북 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다. 20년간의 남북 관계를 돌아본다면. A. 6·15 남북 정상회담에서 성과가 많았다. 그 성과를 바탕으로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방북할 수 있었다면 한반도 상황이 180도 달라졌을 것이고 북핵 문제는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노무현 정권에도 햇볕 정책 기조가 이어져 개성공단을 만들고, 한반도 평화 가능성과 희망을 살리면서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보수 정권 9년간 아무 것도 해내지 못했다. 북핵 때문에 북한을 압박한다고 떠들었지만 실제로는 북한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북한 핵능력의 고도화만 속수무책으로 구경만 한 한심한 상황이 이어졌다. 문재인 정권 들어서 핵 문제에 발목이 잡혀 남북관계를 좀 더 발전시키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그래도 햇별 정책을 계승한 정부이기 때문에 남북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지 않고 있다. 미국이 코로나19와 대선 정국이 겹쳐 북미관계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대북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예상하기 어렵다. 대항마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말로는 트럼프가 한 것은 180도 다 뒤집겠다고 공언하지만 그렇게까지 못한다 하더라도 정권 교체를 전제로 2021년 3, 4월까지는 대북 정책이 수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 때가 되면 문 대통령 임기는 1년 밖에 안 남는다. 한국이 대선 정국에 들어서고 북한으로서도 달갑지 않은 상황이 올 수 있으니 지금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 문재인 정권이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얻어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커졌고 코로나 위기 극복으로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을 때 적당한 명분을 만들어서 남북 교류를 빨리 재개하는 것, 또한 미국 대선이 끝나기 전에 남북이 한반도 평화로 간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 북한 입장에서 이익이다. 북한도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한다. Q.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비롯해 줄곧 남북 관계 개선, 방역협력 제안을 했지만 북한 반응이 없다. A. 북한도 어려움 겪고 있겠지만 선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여준 유연한 자세를 본 받을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권이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키고 남북 관계가 안 좋을 때도 2009년 임태희 당시 노동부장관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싱가포르에서 만났다. 협상을 할 수 있는 틈을 남겨 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00% 문을 닫아놓겠다는 태도인데 정치적으로 융통성과 노련함을 발휘했으면 한다. 제3국을 통한 교류나 민간 교류를 다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Q. 북한 민화협과는 연락은 주고받고 있나. A. 서신은 보내고 있다. 지난 1월 신년 축하 메시지를 받은 것 말고는 최근에는 받은 게 없다. 비공식·간접적으로 중국에 나온 북한 인사와 접촉하지만 뭘 같이 하자고 합의한 것은 없다. 코로나 사태 전에는 비공식적으로 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간접적으로 소식만 제3자를 통해 주고 받는다. Q. 6.15 선언 남북 공동 기념 사업 준비는. A. 계속해서 서한을 보내 설득하고 있다. 6·15는 남한 혼자 만든 성과가 아니고 남북이 함께,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만든 역사적 성과인데 뜻깊은 20주년을 아무 일 없다는 듯 그냥 지나치는 것은 북쯕 입장에서 봤을 때 선대 김 위원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런 면에서 설득하고 있다. Q. 북한이 왜 이리 완강하게 남북 교류를 거부한다고 보는가. A.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망신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남측과의 교류를 중단하라고 지시를 한 탓이 아닌가 본다. 북측은 제재의 벽을 뚫을 길을 남측이 마련해 봐라, 제재 핑계만 대지 말고 경협할 수 있는 결단을 내리라는 요구를 해왔다. 지금이 의료보건과 인도적 차원에서 제재의 벽을 뚫을 수 있는 좋은 시기다. 우리 위상이 높아지고 해서 세계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Q. 국회에 들어가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A. 제가 돌아가신 아버님 만큼 다방면에서 잘 하지는 못하지만 외교라든가 남북관계 이런 부분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 왔다. 외교와 남북관계 면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면서 국익을 지키는 공공외교를 하고 싶다. Q.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직은 유지하나. A. 국회의 유권해석을 받아봐야 한다. 비영리단체의 대표상임의장이 비상근직이고, 월급 받는 것도 아니어서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보지만 국회에서 판단할 일이다. Q. 입법 활동의 복안은. A.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활용을 담은 법안을 낼 생각이다. 군사분계선 남쪽은 엄연히 우리가 통치권을 행사하는 대한민국 영토인데도 통일부장관은 물론이고 대통령도 거기에 들어갈 때 유엔사에 통보하고 허가를 받아야는 것은 정전협정 어디를 봐도 근거가 없다. 주권의 문제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확실하게 해 둘 필요가 있다. 다른 하나는 북이 남과 교류해도 남한 사람이 북한에 밀고 들어가면 체제위협이 된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비무장지대에 남북 공동시설을 만들어 놓고 거기서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충격을 줄여 나가면 좋을 것이다.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쳐 더 활발한 교류를 끌어내는 법안을 생각한다. 길게 봐서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안 중에 오래된 것이 많고 정비가 제대로 안 된 것이 있다. 이런 것들을 손 보려 한다. 그래서 상임위는 외교통일위원회를 희망하고 있다. Q. 김대중 대통령의 업적 3가지를 꼽는다면. A. 첫째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한 차원 높인 것이다. 둘째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6·15 남북 정상회담을 이루고 누구도 햇볕정책을 부정할 수 없게 확실하게 기틀을 만들어 놓았다. 셋째 코로나 사태를 보면서 다시 느끼지만 의료와 생산적인 복지의 기틀을 만들었던 점을 꼽을 수 있다. Q. ‘제2의 김대중’이 젊은층에서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A. 시대가 다르니까 아버지와 같은 정치는 못할 것이다. 그 분의 철학을 이어받아 사사로운 눈 앞의 이익보다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큰 정치, 대의를 추구하는 정치인, 국민들을 이끌면서 한편으로는 소통하고 국민의 뜻을 따르는 그런 정치를 하는 젊은 세대가 나와야 한다. 아버지는 항상 “국민보다 반발짝만 앞서 가라”고 했다. 시대에 뒤쳐져서도 안 되지만 너무 지나치게 앞서 가지도 말라는 말이었는데 그런 정치를 하는 게 제2의 김대중이라고 할 수 있다. 청년층에서 아버지를 잘 기억 못하는 사람도 많지만 이런 사람이 나올 수 있도록 홍보하고 도와줄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임무이다. 그래서 김대중·이희호 기념사업회 같은 조직을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Q. 김 전 대통령이 살아 있다면 지금의 정치권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짐작가는 대목이 있는가. A. 전쟁으로 폐허가 돼 가난했던 나라에서 세계에서 위상을 인정받는 나라가 된 것을 기뻐할 것이다. 또한 정치인들에게는 경제가 됐든 한반도 평화가 됐든 자신감을 가지고 국민을 믿고 과감하게 치고 나가라는 주문을 할 것 같다.   다음은 2000년 6월15일 남북정상회담 뒤에 나온 6·15 남북 공동선언 전문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숭고한 뜻에 따라 대한민국 김대중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 위원장은 2000년 6월 13일부터 6월 15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상봉을 하였으며 정상회담을 가졌다. 남북 정상들은 분단 이래 최초로 열린 정상 간 상봉과 회담이 남북 화해 및 평화 통일을 앞당기는 데 큰 의의를 갖는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①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 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올해 8 · 15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 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경제 협력을 통하여 민족 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 · 문화 · 체육 · 보건 · 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의 신뢰를 다져 나가기로 하였다. ⑤ 남과 북은 이상과 같은 합의 사항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이른 시일 안에 당국 사이의 대화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사설] 화웨이발 미중 대충돌, 피해 최소화에 정부 적극 나서야

    미중 2차 무역전쟁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 있다”고 발언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의 특정 소프트웨어와 기술의 직접적 결과물인 반도체를 화웨이가 취득하는 것을 방지하는 수출규정 개정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그제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수출 규제를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이 국가안보를 구실로 수출 규제 등을 남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일각에서 미중 관계를 두고 “1979년 수교 이후 최악”이라거나 “코로나발 신냉전의 개막”이라고 분석한다. 정부를 대변해 온 중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정신이 아니다. 중국은 애플, 퀄컴, 보잉 등의 미국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포함할 준비가 됐다”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미중의 갈등 심화는 팬데믹 이후 빠른 회복을 바라는 세계 경제에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전반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화웨이에 대한 수출 규제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에도 불똥이 튈 것이 뻔하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자국서 생산된 반도체를 화웨이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했으나, 이번에 미국이 수출규정을 개정한다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도 화웨이에 특정 제품을 공급하려면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원지를 둘러싼 미중의 갈등은 2차 미중 무역갈등으로 심화했지만, 이 갈등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끝나야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미중은 한국 수출의 40% 가까이를 차지하는 교역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양국의 갈등이 완화되기 전 7개월간의 수출 다변화 등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한미 동맹을 매개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경제재제에 동참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배치로 중국의 경제보복을 이미 경험한 한국으로서는 대비책이 충분해야 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때 한중 협력을 이끌어 내면서 한미 동맹도 훼손하지 않는 묘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 신냉전에 가까운 미중의 갈등을 슬기롭게 대처할 위기대응 플랜을 세워야 한다. 한국 경제의 규모가 이제 새우등은 아니지만, 주요 2개국이 무역전쟁을 하면 피해는 불가피하다. 이런 미중의 갈등에 잘 대처하는 방법 중 하나는 “어느 강대국도 한국의 국익을 훼손할 수 없다”는 한국인들의 단합된 의식과 행동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美, 화웨이 압박에…中 “필요한 모든 조치 취할 것” 경고

    美, 화웨이 압박에…中 “필요한 모든 조치 취할 것” 경고

    궈핑 회장 “결국 미국 국익에도 손해”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계 전체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조치는 화웨이뿐 아니라 화웨이의 소비자에도 해를 끼칠 뿐이다”고 밝혔다. 18일 열린 ‘화웨이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 2020’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궈핑 회장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 때리기가 미국 정부에 어떤 이점을 가져올 수 있을지 이해할 수 없다”며 “화웨이는 70여개 국가에 1500개 이상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6억명 이상의 소비자들에게 디지털 디바이스를 공급한 뒤 35억명 이상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화웨이는 항상 다양하고 번영하는 사업 생태계를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며 “미국의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해외 반도체 기업이 제품을 화웨이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사전승인을 받은 뒤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지난해 조치보다도 강화한 제재안이다. 궈핑 회장은 “화웨이는 글로벌 세계화 전략을 유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지식재산권(IPR) 보호 강화, 공정한 경쟁 보호, 통합 된 글로벌 표준 보호 및 협업 글로벌 공급망 촉진을 위해 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궈핑 회장은 “화웨이는 8만여건의 특허를 갖고 있지만, 이를 무기화하거나 과도한 비용을 받는 행태를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지난해 180억달러어치의 물건(약 22조2300억원)을 미국으로부터 구매했는데, 미국 정부의 허락이 있으면 계속 사고싶다. 미국의 국익에도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1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중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단호히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잘못된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미국이 취한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