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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르도안 “사우디, 카슈끄지 계획 살해…전날 사전답사까지 했다”

    에르도안 “사우디, 카슈끄지 계획 살해…전날 사전답사까지 했다”

    로이터 “빈 살만 최측근이 말다툼 끝에 인터넷 전화로 ‘머리 가져오라’ 참수 지시” 트럼프, 해스펠 CIA국장 터키에 급파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가 반(反)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계획적으로 살해했으며, 이를 증명할 강력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다만 카슈끄지 살해와 관련된 직접적인 영상이나 음성 자료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3일 앙카라에서 열린 정의개발당(AKP) 의원총회에서 카슈끄지가 우발적인 주먹다짐 끝에 숨졌다는 사우디 정부의 발표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그는 카슈끄지가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하기 전날 총영사관에서 보낸 팀이 이스탄불 북부 벨그라드숲과 보스포루스해협 남동쪽의 얄로바시 등 현장을 답사했다고 밝혔다. 또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을 방문한 당일 감시 카메라의 하드 드라이브가 제거됐고, 오전에는 총영사관에서 그에게 방문 약속을 확인하는 전화를 걸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카슈끄지가 살해당한 것은 사건 초기부터 명확했다. 그러나 사우디의 진술에는 일관성이 없었다”면서 “이제야 카슈끄지가 죽었다고 인정했다. 대체 카슈끄지의 시신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암살 지시를 내린 자와 집행한 자, 이번 사건과 관계된 모든 자들을 처벌할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을 믿는다. 그러나 진실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정한 독립 수사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최측근인 사우디 알카흐타니 고문이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로 암살조에게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알카흐타니와 카슈끄지는 스카이프로 심한 말다툼을 벌였다. 화가 난 알카흐타니가 암살조에게 “그 개자식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사건의 진상을 캐려고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터키에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터키와 사우디에 훌륭한 인력들이 나가 있는 만큼 곧 진상을 알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오늘 밤이나 내일 돌아온다. 나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카슈끄지 사망에 대한 사우디 관료들의 설명에 의문은 있지만 여전히 이 사건은 ‘빗나간 음모’라고 믿는다”면서 “빈 살만 왕세자는 자신과 살만 국왕이 카슈끄지 피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사우디를 옹호했다. ‘이를 믿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빈 살만 왕세자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미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CNN과의 대담에서 “지금은 응답하는 단계가 아니라 더 많은 사실관계를 찾아가는 단계”라면서 “빈 살만 왕세자에게 전적으로 투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위기의 빈 살만… CNN “사우디 암살팀, 카슈끄지로 변장해 활보”

    위기의 빈 살만… CNN “사우디 암살팀, 카슈끄지로 변장해 활보”

    美·터키 진상 규명 합의로 궁지 몰려 美 의회는 “사우디 왕세자 교체돼야” 터키 대통령 “오늘 의회서 진실 공개” 터키 언론 “암살팀·왕세자실 4번 통화”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59) 피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에 동의하면서 배후로 의심되는 무함마드 빈 살만(33) 사우디 왕세자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 터키 대통령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터키 두 정상이 카슈끄지 사건이 모든 측면에서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3일 터키 의회에서의 적나라한 진실 공개를 예고했다. 지난해 아버지인 살만 국왕에 의해 전격적으로 왕위 계승 1순위에 오른 빈 살만 왕세자는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와의 회견에서 왕세자가 책임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카슈끄지 피살은 엄청난 실수가 있었고 이 일을 한 사람들은 자신의 범위를 벗어난 일을 한 것”이라며 왕세자와 무관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미 의회는 격앙된 분위기다. 공화당 소속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CNN 인터뷰에서 “왕세자가 카슈끄지를 살해했다면 그는 이미 선을 넘은 것”이라며 “처벌과 대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랜드 폴 상원의원도 “왕세자가 지휘했다고 확신한다. 왕세자가 교체돼야 한다”고 말했다. CNN은 15명의 사우디 암살 용의자 중 1명이 지난 2일 피살된 카슈끄지의 양복을 입고 가짜 수염과 안경을 쓴 채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총영사관 뒷문으로 나오는 장면을 22일 공개했다. 터키 당국이 확보 중인 이 사진들에는 카슈끄지로 변장한 암살팀 용의자 무스타파 알 만다니(57)가 피살 당일 이스탄불 명소인 블루 모스크 등을 활보하는 등 마치 첩보 영화 같은 장면들이 담겨 있다. 터키 친정부 신문인 예니샤파크는 이날 카슈끄지 피살 현장에 있던 사우디 요원이 본국의 왕세자실로 발신한 전화 통화기록 4건과 미국 내 한 번호로 건 기록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카슈끄지 시신의 행방도 초미의 관심사다. 터키 경찰은 그의 주검이 이스탄불 북부의 벨그라드 숲 인근에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항 세관 검색이 면제되는 외교 행낭에 훼손된 시신이 담겨 본국으로 옮겨졌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文 대통령, 피아니스트 임동혁 ‘직관’한 사연은?

    文 대통령, 피아니스트 임동혁 ‘직관’한 사연은?

    18일(현지시간) 오후 벨기에 브뤼셀의 왕립예술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제12차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갈라 만찬. 피아니스트 임동혁(사진·34)이 즐겨 연주하는 쇼팽의 곡으로 만찬의 막이 올랐다.임동혁이 갈라 만찬의 막을 열게 된 것은 퀸 엘리자베스(3위·수상거부)와 쇼팽(2위 없는 3위), 차이콥스키 콩쿠르(1위 없는 공동 4위) 등 3대 콩쿠르에 모두 입상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데다 한국을 배려하려는 주최 측 유럽연합(EU) 수뇌부의 의중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장 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의 배려도 문재인 대통령은 헤드테이블에서도 임동혁의 연주가 가장 잘 보이고, 들리는 정면에 앉았다.헤드테이블에는 문 대통령과 필리프 벨기에 국왕, 융커 EU 집행위원장,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등이 함께 했다. 푹 총리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관계가 더할 나위 없이 좋고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필리프 국왕은 이탈리아 및 교황청 일정으로 벨기에서 따로 만날 시간을 갖지 못한데 대해 유감스럽다는 뜻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내년 3월 벨기에 국왕의 국빈 방한에 대해 한국 국민과 더불어 따뜻하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헤드테이블의 다른 정상들에게도 남북·한미정상회담 개최에 따른 한반도 비핵화 진전 상황을 공유하고 평화정착 구상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청와대는 “임동혁씨의 연주는 EU의 한국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배려를 반영한 것”이라며 “아셈 회원국 정상들이 한국의 예술을 감상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트럼프, 압박 거세자 “카슈끄지 사망” 첫 인정…신난 푸틴은 “미국 책임”

    트럼프, 압박 거세자 “카슈끄지 사망” 첫 인정…신난 푸틴은 “미국 책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사망 가능성을 결국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카슈끄지 살해 의혹의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미국산 무기 구매의 큰 손인 사우디 배후론에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지만, 끔찍한 살해 정황을 담은 녹취록이 공개되고 국제사회의 반(反) 사우디 여론이 확산되자 압박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몬태나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카슈끄지가 죽었다고 믿는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확실히 그런 것 같다. 매우 슬프다”고 답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대단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가 죽었다고 인정할 것”이라며 “모든 면에서 보이는 증거가 그렇게(카슈끄지가 죽은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카슈끄지 사망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사우디에 대해서는 “우리는 아주 강력한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발언은 이번 사태 대응을 위해 사우디와 터키를 방문하고 귀국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백악관을 찾아 귀국 보고를 한 이후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우리는 세 가지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곧 진상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말한 세 가지 조사 결과는 이해관계국인 터키와 사우디, 미국의 조사를 의미한다. 사우디 지도자들이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어떻게 하겠나’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엄혹할 것이다. 내 말은 그것이 나쁜 일이라는 뜻. 하지만 조금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카슈끄지의 행방이 묘연해진 이후 줄곧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카슈끄지 죽음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우디의 주장에 무게를 둬 왔다. 그는 지난 16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속단할 일이 아니다”라며 “(사우디의) 결백함이 입증되기 전까지 유죄라는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우디에 특사로 파견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에 며칠의 말미를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 언론이 카슈끄지 사태를 다루며 파장이 커지고, 왕세자 측근의 사우디 영사관 입장 사실이 터키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등 사우디 왕실과의 연관성이 계속 드러나자 트럼프 대통령도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강한 의심을 받고 있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정보기관 출처의 보고서를 통해 카슈끄지가 사우디 왕실로부터 살해된 정황을 확인하고 이를 인정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이와 관련,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측근인 아흐메드 아시리 장군을 범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의 반(反)사우디 정서도 심화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주요 인사를 비롯해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인사들은 사우디에서 열린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행사에 불참했고,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결국 이 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 콜로라도 타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사우디가 제공한 정보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겠다”면서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처럼 무고한 사람이 폭력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강조했다고 CNBC가 전했다. 하지만 백악관이 사우디 규탄 성명을 낸다고 하더라도 제재 등 실제적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사우디는 매우 좋은 동맹국이었고, 미국에서 많은 것을 수입했다”고 강조했다.사우디와 미국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자 러시아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소치에서 열린 국제 전문가 모임 발다이 국제회의 클럽에 참석해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 의혹과 관련해 “실종된 언론인(카슈끄지)은 미국에서 살곤 했다. 러시아에 살지 않았다”면서 “이와 관련해 미국에는 분명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카슈끄지 실종 사건으로 사우디에 대한 국제적 여론이 악화되면서 이란이 정치적, 경제적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외교정책 핵심인 사우디아라비아는 11월 이란 원유 제재 조치가 취해질 때 시장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다. 하지만 카슈끄지 사태로 미국과 사우디 관계가 소원해진다면 이란 제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으며 이는 이란의 경제적, 정치적 이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동대문구, 조선시대 기우제 재현 ‘청룡문화제’

    서울 동대문구는 비를 몰고 온다는 청룡에게 제를 지내는 행사인 청룡문화제를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용두근린공원 및 왕산로 일대에서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동대문문화원 청룡문화제 보존위원회가 주관하고 동대문구와 서울시가 후원한다. 행사는 국왕이 친히 폐백해 제사를 올렸던 동방청룡제에서 유래를 찾는다. 일제 강점기 명맥이 끊겼으나 1991년부터 용두제 보존위원회와 주민들이 ‘용두제’라는 이름으로 제사를 지내오던 것을 계승 발전시켜 오늘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오는 27일 본 행사 전야제로 개막기념식 및 청룡문화제 콘서트가 진행되며 28일에는 어가행렬, 동방청룡제향식을 거행한다. 이 밖에 행사에 참여한 어르신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경로잔치, 전통 민속 공연인 가야금병창, 풍물패, 진도북춤과 궁중의상 및 한복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전통의상 패션쇼도 열린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앞으로도 동대문구 고유의 전통 문화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카슈끄지 파문’ 확산… “손가락 절단 고문 후 참수”

    ‘카슈끄지 파문’ 확산… “손가락 절단 고문 후 참수”

    고문 과정서 총영사 목소리도 확인 “법의학자가 음악 들으며 시신 훼손” NYT “美에 1억弗 입금” 밀약 가능성 트럼프 “무죄 입증 전 유죄? 난 싫다”사우디아라비아가 비판적인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끔찍하게 고문하고 살해한 구체적 정황이 처음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사우디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까지 사태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되면서 왕실의 위상은 끝없이 추락하는 양상이다. 터키 친정부 언론 예니샤파크는 17일 카슈끄지가 피살된 상황이 담긴 오디오 내용을 확인한 결과 그가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한 지난 2일 당일 손가락 여러 개가 잘리는 고문을 당한 후 참수됐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살해 정황이 담긴 오디오 내용이 보도된 것은 처음으로, 사건의 실체에 가장 근접한 터키 측에서 나온 정보로 신빙성이 높다는 판단이 내려지고 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에서 파견된 암살자들이 카슈끄지를 고문했으며 이 과정에서 무함마드 알오타이비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의 육성도 확인됐다. 알오타이비 총영사는 고문이 시작되자 “그건 밖에서 하시오. 당신들이 나를 곤경에 몰아넣고 있소”라고 말했고, 곧바로 신원 불명의 남성이 “사우디로 돌아갔을 때 살아남고 싶다면 조용히 해”라고 총영사를 위협했다. 알오타이비 총영사는 터키 경찰이 영사관을 수색한 직후인 16일 본국으로 돌아갔다. 중동의 사우디 비판 매체인 미들이스트아이(MEE)는 16일 터키 소식통을 인용해 “카슈끄지는 총영사 집무실에서 옆방 서재로 끌려가 신문 절차 없이 곧바로 책상 위에서 살해됐으며, 그 과정이 7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카슈끄지의 비명은 확인되지 않은 물질이 주사된 뒤 멎었고 사우디 당국이 파견한 법의학자가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시신을 토막 냈다”는 흉흉한 증언도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우디 왕실이 미 정부 계좌에 1억 달러(약 1127억원)를 입금한 게 확인됐다고 이날 전했다. 이 돈은 사우디가 지난 8월 시리아 재건 및 안정화 지원 명분으로 트럼프 정부에 송금하기로 약속했던 자금이다.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는 “입금된 타이밍이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트럼프 정부와 사우디 왕실 간 밀약이 있다는 걸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왕실의 기획 살해 의혹을 브렛 캐버노 미 연방대법관 인준 논란에 빗대 “무죄가 입증될 때까지 유죄라는 논리를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캐버노 대법관을 조사했고, 그는 내가 아는 한 쭉 무죄였다”고 또다시 옹호했다. 전날 사우디에 급파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살만 국왕, 빈살만 왕세자 등과 회동한 후 “사우디 지도부는 이스탄불 주재 총영사관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터키로 이동하기 직전 기자들에게 사우디 정부가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카슈끄지 실종에 책임이 있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책임 추궁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는 2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개막하는 국제 투자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서 연설하기로 했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사우디 방문을 전격 연기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트럼프·사우디 “카슈끄지 암살 아닌 심문 중 사고사” 입 맞추기

    트럼프·사우디 “카슈끄지 암살 아닌 심문 중 사고사” 입 맞추기

    트럼프, 살만과 통화 후 “독자적 살인범” 美 125조원 규모 무기계약건 의식한 듯 사우디 간 폼페이오 “투명한 수사에 감사”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반(反)체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죽음이 일종의 사고사였다는 발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왕실이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살만 빈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과 통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범인은 (왕실과 무관한) 독자적인 살인범일 수 있다”면서 ‘멍석’을 깔았다.사우디와 미국이 입을 맞추고 나온 데는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를 제재했을 때 국제 유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와 사우디의 막대한 ‘오일머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지난해 5월 미국으로부터 1100억 달러(약 125조원) 규모의 무기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의 이 사건 조기 수습 의지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전격 사우디 방문으로도 확인됐다. 16일 사우디 리야드에 도착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살만 사우디 국왕,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등 수뇌부를 만났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날 살만 사우디 국왕과 카슈끄지 실종 사건과 관련해 통화한 직후 폼페이오 장관을 리야드로 급파한 것이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트위터에 “폼페이오 장관이 살만 국왕에게 언론인 실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하면서 사우디 정부가 이 사건을 적시에 투명하고 철저하게 수사할 수 있도록 성실히 지원한 데 감사를 표했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CNN 등은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가 숨진 사실은 인정하되, 그 책임을 일부 인사에게 전가하려 한다”면서 “카슈끄지는 심문 도중 문제가 생겨 숨졌으며, 이 작전은 왕실의 승인 없이 진행됐다는 보고서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정보기관의 한 관리가 카슈끄지를 살해했으며 이 관리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친구인 것은 우연이라는 식의 ‘시나리오’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빈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의 심문 또는 사우디로의 범죄인 인도를 승인했다”면서 “사우디 정보당국 관리는 비밀 작전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 주고 싶어했으나 불행히도 무능한 사람이었다”고 WP에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의 ‘독자적인 살인자들’이라는 표현과 맞아떨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살만 국왕과 20여분간 전화로 대화를 나눈 뒤 기자들을 만나 “사우디 국왕이 진짜로 사건의 진상을 알지 못했을 수 있다. 범인이 독자적인 살인자들일 수도 있다”면서 “살만 국왕과 빈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의 죽음을 모르는 것처럼 들렸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카슈끄지가 사고로 숨졌다는 이야기는 사건 초반 각국이 발표한 내용과 상충한다”면서 “터키 정부는 사우디가 15명의 암살 및 시신 해체조를 이스탄불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우디는 2주 넘게 카슈끄지의 사망 사실을 부인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NYT는 또 “사우디와 미국의 새 이야기는 카슈끄지의 행방불명이 야기할 사우디의 정치적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에 개막하는 사우디 투자포럼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언론인 암살 의혹’ 사우디 왕실 美 제재 압박에 증시 3.5% 폭락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반(反)체제 비판 언론인을 살해했다는 의혹이 사우디 경제를 직격했다. CNN 등에 따르면 사우디 리야드증권거래소(타다울)의 종합주가지수는 14일(현지시간) 한때 7%까지 떨어졌다가 3.5%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타다울 종합주가지수는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지난 2일 실종된 이후 9% 떨어졌다. CNN은 “리야드 증시의 올해 주가 상승분이 카슈끄지 실종 이후 한꺼번에 사라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폼페이오 사우디 보낼 것” 최우방 미국이 사우디 제재를 시사한 게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제프 플레이크(공화·애리조나)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의회가 나서겠다”면서 “사우디에 군사무기 판매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자신의 트위터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사우디에 급파해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을 면담하게 하겠다”이라고 썼다. 유럽도 행동에 나섰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3개국 외무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카슈끄지의 실종 진실을 규명할 신뢰할만한 조사가 필요하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할지 알아내야 한다”며 사우디를 압박했다. ●기업들 ‘사우디판 다보스포럼’ 줄줄이 불참 오는 23일 수도 리야드에서 개막될 예정인 사우디판 다보스포럼인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는 좌초 위기에 놓였다. 글로벌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불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과 세계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FII 불참을 선언했다. 앞서 김용 세계은행 총재,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 등도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리엄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의 불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FII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야심작으로, 경제계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개혁 비전을 설명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행사다. 사우디 정부는 “사우디를 깎아내리는 모든 행태에 더 크게 갚아 줄 것”이라며 보복을 시사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전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한 살만 국왕은 이날 카슈끄지 실종사건을 자체 조사하라고 사우디 검찰에 지시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언론인 암살 의혹’ 사우디 경제 직격

    ‘언론인 암살 의혹’ 사우디 경제 직격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반(反)체제 비판 언론인을 살해했다는 의혹이 사우디 경제를 직격했다. CNN 등에 따르면 사우디 리야드증권거래소(타다울)의 종합주가지수는 14일(현지시간) 한때 7%까지 떨어졌다가 3.5%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타다울 종합주가지수는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지난 2일 실종된 이후 9% 떨어졌다. CNN은 “리야드 증시의 올해 주가 상승분이 카슈끄지 실종 이후 한꺼번에 사라졌다”고 전했다. 최우방 미국이 사우디 제재를 시사한 게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제프 플레이크(공화·애리조나)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의회가 나서겠다”면서 “사우디에 군사무기 판매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CBS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서 “사우디 배후설이 사실이라면 매우 화가 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혀낼 것이며 가혹한 처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유럽도 행동에 나섰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3개국 외무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카슈끄지의 실종 진실을 규명할 신뢰할만한 조사가 필요하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할지 알아내야 한다”며 사우디를 압박했다. 오는 23일 수도 리야드에서 개막될 예정인 사우디판 다보스포럼인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는 좌초 위기에 놓였다. 글로벌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불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과 세계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FII 불참을 선언했다. 앞서 김용 세계은행 총재,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 스티브 케이스 아메리칸온라인(AOL) 공동창업자 등도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리엄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의 불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FII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야심작으로, 경제계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개혁 비전을 설명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행사다. 사우디 정부는 “사우디를 깎아내리는 모든 행태에 더 크게 갚아 줄 것”이라며 보복을 시사했다. CNBC 등 언론들은 사우디가 석유 공급을 줄여 유가를 올리는 방식으로 복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살만 빈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카슈끄지 피살 의혹을 양국이 공동 수사하기로 합의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제주관함식에 중국 돌연 ‘불참’ 통보···조선시대엔 군점수조 시행

    제주관함식에 중국 돌연 ‘불참’ 통보···조선시대엔 군점수조 시행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하이라이트 행사인 해상사열이 11일 오후 2시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펼쳐진다. 국내 함정으로 좌승함(座乘艦)인 일출봉함(4900t)과 함께 잠수함인 홍범도함(1800t)과 이천함(1200t) 등 24척이 참여한다. 제주 해군기지를 처음 방문하는 미국 항공모함인 로널드레이건호(10만4000t)를 비롯해 12개국의 외국 함정 17척도 참여한다. 행상사열에는 국내외 함정 41척과 항공기 24대가 참가한다. 그러나 욱일기 계양 논란에 일본은 구축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당초 군함을 보내기로 했던 중국은 10일 갑자기 ‘사정 사정’을 이유로 함정을 보내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중국과 일본은 대표단은 파견한다. 관함식이란 국가 원수가 자국 함대의 전투태세와 장병들의 군기를 검열하는 의식이다. 일종의 해상 사열로, 1346년 영국 국왕 에드워드 3세가 템스강 하구에서 함선들을 모아 놓고 전투 준비를 직접 검열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이후 1897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 즉위 60주년에 대대적 행사로 발전해 세계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과거 관함식은 자국의 해상 전략을 과시하기 위해 실시했지만,최근에는 외국 군함을 초청해 군사 교류를 다지는 국제 행사로 치러지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 이후 삼도수군통제사 관하의 수군이 집결하는 의식이자 일종의 해상군사훈련인 ‘군점수조(軍點水操)’를 시행했다는 기록이 있어 이게 우리나라 관함식의 시초로 여겨진다.공식적인 우리나라 최초 관함식은 1949년에 열렸다. 해군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1주년을 기념하고,발전된 해군 모습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1949년 8월16일 인천 해상에서 관함식을 개최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사열한 이 관함식은 우리 해군의 위용과 우수성을 인식시킨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제관함식의 국내 개최는 이번이 세번째다. 앞서 1998년엔 진해, 2008년엔 부산에서 열린 바 있다. 과거 두 차례의 국내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서 일본은 모두 욱일기를 달고 참여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불온(不·On)한 회의] 미미쿠키 맘충 논란·심재철의 폭로, ‘확증 편향’ 함정에 빠졌죠

    [불온(不·On)한 회의] 미미쿠키 맘충 논란·심재철의 폭로, ‘확증 편향’ 함정에 빠졌죠

    인간의 의식을 설명하는 말 가운데 ‘확증 편향’이라는 게 있습니다. 한마디로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겁니다. 아무리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한다고 해도 ‘감정’(이걸 호르몬 작용이라고도 하지만)이 결부되면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질 때가 있습니다. 이번 불온(不on)한 회의에선 확증 편향이 엿보이는 뜨거운 이슈 두 개를 들여다봤습니다.부장: ‘미미쿠키 사건’은 추석 전에 벌어진 거라, 관심에서 멀어지더니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지고 있더군. 한번은 짚고 넘어갑시다. 달란: 아주 간단히 요약해 볼까요. 지난달 20일 터진 사건이에요. 네이버 인터넷 카페 중 직거래 장터가 있는데, 이곳에서 미미쿠키가 마카롱, 케이크, 쿠키를 팔았습니다. 유기농 밀가루에 국산 버터, 생크림을 쓴다고 홍보했고 후기도 좋아서 엄마들이 믿고 많이 샀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한 소비자가 “코스트코에서 파는 쿠키랑 너무 비슷하다”는 글을 올려 문제 제기를 했어요. 소비자들이 동조하면서 업체에 해명을 요구한 거죠. 미미쿠키는 처음엔 부인하다가 결국엔 사실을 털어놓고 가게 문을 닫았습니다. 피해자들은 집단 고소를 준비하고, 경찰과 지방자치단체에서 각각 수사와 조사를 벌이는 상황으로 번졌습니다. 부장: 판매 업체에 사기와 불법온라인판매 혐의가 짙은데, 이상한 건 피해자에게 ‘맘충’ 비난이 가고 있다는 거지. 진호: 내가 좋은 거 먹겠다, 내 아이에게 더 나은 음식을 먹이고 싶다는 게 맘충인가요. 맘충은 잘못된 모성애를 두고 쓰던 말이죠. 내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쳐도 상관없다는 사람들. 미미쿠키 피해자를 맘충으로 한 건 단어 해석의 오류고, 괜한 오지랖이에요.달란: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확증 편향의 오류’로 설명하는 학자들이 있어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거예요. 사안의 원인과 결과가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원인이 100% 맞다고 착각하는 거죠. ‘하여간 유난 떠는 엄마들이 문제야. 유기농 안 밝히면 비양심적인 업자들이 나오겠어? 그러니까 당해도 싸´라는 식의 생각들. 세진: 맘충 논란을 부추긴 건 언론도 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진호: 기자들이 없는 논란을 기사 쓰려고 일부러 만드는 것 아니냐는 댓글을 저도 많이 읽었어요. 달란: 특히 남성이 다수인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맘충’ 탓하는 글이 확실히 많이 보이긴 했어. 진호: 바로 그 부분이죠. 어떤 사건이 터졌을 때 어디에나 조금씩 ‘어그로’(관심 받으려고 일부러 악의적이거나 튀는 행동을 하는 사람)가 보여요. 언론이 화제를 만들기 위해서 그런 델 찾아가기도 해죠. “그 게시판에선 그런 여론이 많았다”라고 해도, 그게 여론의 전부라고 확신할 수는 없는 건데 순간 ‘확증 편향’의 늪에 빠지는 거죠. 언론은 소수 의견도 존중해야 하지만, 이런 혐오 현상에 대해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봅니다.부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그런 경향이 더 폭발하는 것 같아. 대부분 자기와 성향이 비슷하거나 공통점이 있는 사람과 친구를 맺고 그들과만 소통을 하니. 진호: 유튜브, 포털사이트도 마찬가지예요. 인공지능(AI)이나 알고리즘으로 내가 좋아하는 동영상, 콘텐츠만 계속 추천해 줍니다. 나와 입장이 다른 사람의 새로운 의견을 접할 기회는 차단당하는 거예요. 그런 것들이 한 사람을 확증 편향적 세계에 빠뜨리는 게 아닐까요.부장: 이번 심재철 의원 사건도 ‘확증 편향’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우연히’ 자료를 입수했는데, ‘정부·여당은 무능하고 부도덕하다’는 심증을 확인해 주더라, 그야말로 “심봤다”. 세진: 우선 사건을 정리하면, 지난달 초에 심 의원실이 기획재정부 산하 기관이 운영하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에 접속해서 비인가 행정정보를 열람해서 내려받았습니다. 의원실에서 접근할 수 없는 자료라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접근했다는 게 기재부 주장이고, 심 의원실은 ‘백스페이스 두 번’으로 웹페이지가 열렸다고 했어요. 그리고는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우면서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계속 공개했습니다. 달란: 검찰이 의원실을 압수수색하고 기재부는 자료 반납을 거부하는 의원실을 고발했습니다. 한국당은 심 의원의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정부가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해요. 문제는 국민들이 심 의원의 행보를 정상적이라고 인식하는지 의문이에요. 심 의원의 자충수로 흘러가는 분위기도 읽히고. 세진: 청와대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면 할수록 청와대 쪽에 유리한 얘기만 나오니까요. 대표적인 게 ‘리조트 목욕시설’ 사용 내역이죠.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리조트 사우나에서 6만 6000원을 썼다는 건데, 알고 보니 모나코국왕 전담 경호원 2명이 함께 고생하는 군인·경찰 10명을 데리고 목욕한 거였어요. 인당 5500원. 심 의원과 한국당이 코너로 몰리는 건, 기본적인 사실 확인에 소홀한 채 ‘청와대의 도덕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틀 안에서만 생각한 데 있지 않나 싶어요. 예컨대 스시바에서 6000만원을 썼다고 하는데 건당 12만원 정도이고 그걸 몇 명이 먹은 건지 심 의원은 알아보지 않았어요. 청와대 참모들 회의 수당도 261명에게 1600여 차례, 2억 5000만원을 지급했다는 겁니다. 건당 10만~15만원 수준인 건데, 중요한 것은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라 그런 수당이 나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짚지 않은 거죠. 진호: 김동연 부총리가 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심재철 의원하고 ‘한판’ 했잖아요. 심 의원은 백스페이스를 눌렀더니 나오는 정보였고 봐서는 안 될 정보라는 표시도 없어서 내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김 부총리는 6번 이상의 과정을 거쳐야 접근할 수 있는 정보여서 고의성이 의심된다고 했어요. 사법기관이 이 부분의 불법성 여부를 어떻게 볼지 궁금해요. 부장: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불법 취득한 정보라도 공개하는 게 맞다, 이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할까. 세진: 허가받지 않은, 미인가 자료를 반납하지 않고 있는 건 확실히 문제입니다. 재정정보원에서 심 의원실에 여러 차례 반납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심 의원은 국민의 알권리라면서 안 주고 있잖아요. 달란: 심 의원의 ‘목적 달성’에는 완전히 실패한 모양새이지만, 청와대 직원들이 법인카드를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정도는 공개할 수 있는 정보라고 봅니다. 제대로 쓰고 있는지 감시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진호: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은 삼성 X파일(1997년 삼성의 불법 대선자금 제공, 고위 검사 금품로비 등의 정황이 담긴 국가안전기획부 도청 녹취록)을 공개한 것 때문에 의원직까지 잃었어요. 하지만 공개할 만한 상당한 가치가 있었다고 여론은 평가했죠. 그러니까 심 의원이 확보해 공개한 자료가 공공의 이익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따져 볼 필요는 있습니다. 세진: 그런 기준에서 보면 심 의원이 공개한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은 정부 도덕성에 타격을 주기 위한 목적이지, 공공의 이익에 맞다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요. 심 의원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액수, 카드 사용 장소만 발췌해서 의혹을 제기했을 뿐 어떻게 썼는지 최소한의 확인 작업도 거치지 않았어요. 정부 제보자의 증언을 확보하거나 자료 검증 작업을 거쳤어야 해요. 달란: 심 의원도 슬슬 출구 전략을 짜야 할 것 같은데…. 진호: 일단 자료는 반납하고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는 게 확실한 출구 아닐까요. 세진: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중에 관행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던 부분 중에 앞으로 이런 건 공개하면 좋겠다고 제안하는 선에서 물러나는 건 어떨지….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성태 “청와대 직원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먹었다면 문제 없다”

    김성태 “청와대 직원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먹었다면 문제 없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비인가 재정정보인 청와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공개하면서 여야 간 설전뿐만 아니라 한국당과 정부 간 공방도 치열해지고 있다. 심 의원은 청와대 직원들이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없는 시간대인 밤 11시 이후 또는 휴일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점, 그리고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장소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국회에도 적용되는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라 업무와의 관련성이 소명되면 밤 11시 이후 또는 휴일에 업무추진비 사용이 가능하고, 상호명에 ‘이자카야’나 ‘펍’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도 그 가게가 일반음식점인 경우가 있다며 업무추진비가 사용된 상호의 ‘업종’이 무엇인지 따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2일 KBS1TV에서 방송된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해 “청와대 직원들이 와인바가 아니라 24시간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먹었으면 문제 될 것이 없다”면서 “심 의원은 원칙을 가지고 들이댄 것”이라고 심 의원을 감쌌다. 김 원내대표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청와대는 특권의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더불어민주당) 주장대로, ‘청와대는 24시간 사실상 비상근무를 해야 하는 시스템이니까 새벽에도 식사를 해야 하고, 밤 늦게, 주말·공휴일에도 일을 해야 하니까 불가피하게 쓸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솔직히 고백하면 되는데, 청와대는 ‘다 증빙처리됐고, 합법적으로 증빙처리 결제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다’ 이러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청와대는 지난달 27일과 지난 2일 “청와대는 24시간, 365일 운영하는 조직”이라면서 “심야·주말 사용이 내부 규정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운영 업무의 특성상 대통령비서실 직원 다수가 평일과 주말,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근무하며 특히 외교·안보·통상 등의 업무는 심야 긴급상황과 국제시차 때문에 통상적인 근무시간대를 벗어나 일할 수밖에 없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밤 11시 넘어서 불가피하게 무엇을 먹어야 한다면 어딜 가도 있는 24시간 편의점을 이용했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는 “만일 편의점에 가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했으면, 심 의원이 그걸 가지고 문제 삼으면 국민들 보기도 그럴 것”이라면서 “그런데 이자카야, 골목 맥주집 이러니까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가 업무추진비로 ‘미용 관련 3건’을 집행했다고 비판했으나 청와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난 2월 22일 사용한 미용 관련 비용(6만 6000원)은 평창동계올림픽 때 모나코 국왕 전담 경호팀 직원들이 추위에 고생한 경찰과 군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리조트에 있는 목욕시설에 가서 사우나를 다녀온 비용(1인당 5500원)이고, 같은 날 집행된 또 다른 비용(6만 1800원)은 추위에 고생한 의무경찰 등을 격려하기 위해 치킨과 피자를 보낸 비용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또 지난 4월 결제한 비용(6만원)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 경호시설 점검 차 협의 후 소금구이집에서 다수의 인원이 점심값으로 결제한 금액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사우나는 아예 (업무추진비 사용이) 금지돼 있는 업종”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그러면 사우나비를 모나코 국왕에게 청구해야 하느냐”고 묻자 김 원내대표는 “그런 부분은 팀장(국왕 전담 경호팀의 팀장)이 융통성을 발휘했어야지”라고 답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청와대 업무추진비’ 지적한 김성태 원내대표, 손석희 앵커 질문에 ‘당황’

    ‘청와대 업무추진비’ 지적한 김성태 원내대표, 손석희 앵커 질문에 ‘당황’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청와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공개 논란이 지속되면서 여야 간 정쟁도 격화하고 있다. 1일 방송된 JTBC ‘뉴스룸’ 긴급토론에서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심 의원의 국가재정정보 공개 논란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집행 과정에 있어 단 한 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홍 원내대표에 맞서 김 원내대표는 ‘부적절한 집행’이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토론에서 “업무추진비의 성격이 카드로만 사용하게 돼 있고, 인가되지 않은 곳이나 문제가 되는 업소에서는 아예 결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 업무추진비(업무추진비 결제 카드)를 ‘클린카드’라고 부르는데, 그 클린카드가 문제가 됐던 적은 없다. 불법 업소랄지, 결제가 허용하지 않은 업소에 가면 결제 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어느 공무원이든 이 클린카드를 가지고 밤 11시 이후나, 또 주말 휴일 때 이 카드를 사용한다는 그 자체가 상상도 못할 일”이라면서 “그런데 청와대라는 이 특수한 신분을 이용해서 밤 11시 이후에도 이 클린카드를 가지고 사용해도 아무 문제도 없다는 그 인식 자체가 문제다. 이 클린카드를 가지고 와인바나, 밤 11시 넘어서 이자카야 같은 곳에서 회의하느라 업무추진비를 지출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맞섰다. 홍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24시간, 365일 일하는 곳이다. 예를 들어 (청와대) 국정상황실은 24시간 가동돼야 하지 않느냐”면서 “자유한국당이 좀 문제를 제기하려면 말이 되는 걸 갖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러자 김 원내대표는 다음과 같은 말을 이어갔다. “지난해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이후에 ‘7대 인사 원칙’을 이렇게 했습니다. 수준 높은 도덕성, 이렇게 선발 기준을 삼았어요. 문재인 대통령은 또 청와대부터 한마디로 주말 휴일이 있는, 저녁이 있는 삶을 하겠다, 주 52시간 법정근로시간 준수하겠다, 그래서 자신부터 저녁에 일찍 퇴근하는 그런 모습도 보여줬어요. 전에 같으면 청와대가 정말 24시간, 또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그렇게 일했어요. 그렇지만 지금 청와대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때 손석희 앵커가 김 원내대표에게 “그러니까 전에는 썼다는 말씀입니까?”라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김 원내대표는 “어, 그, 아니, 전에 거기 봐요”라면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나 곧바로 홍 원내대표에게 “지금 홍 (원내)대표가 평창동계올림픽에, 그건 경호원이 군이나 경찰, 고생한 사람들 데리고 사우나했다는 건데, 이 클린카드 자체를 가지고는 아예 사우나는 못 가게 돼있다”면서 “대한민국 어느 공무원이든 클린카드를 가지고 사우나에 간다는 이 자체가 상상을 못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심재철 의원은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 직원들이 부당하게 회의 참석수당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정도 총무비서관은 “우리 정부는 출범 직후에 인수위가 없었다. 초기에 수석비서관을 비롯해서 단 몇 분의 직원만 임용됐다”면서 “민간인 신분으로서 각 해당 분야에 충분한 경력과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을 정책자문위원회 규정 설립 근거 집행할 수 있는 예산 집행 지침에 근거해서 구성하고, 그 사람들이 일한 횟수만큼 자문수당(민간회의 참석수당)을 지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심 의원은 또 청와대가 업무추진비로 ‘미용 관련 3건’을 집행했다고 비판했으나 청와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난 2월 22일 사용한 미용 관련 비용(6만 6000원)은 평창동계올림픽 때 모나코 국왕 전담 경호팀 직원들이 추위에 고생한 경찰과 군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리조트에 있는 목욕시설에 가서 사우나를 다녀온 비용(1인당 5500원)이고, 같은 날 집행된 또 다른 비용(6만 1800원)은 추위에 고생한 의무경찰 등을 격려하기 위해 치킨과 피자를 보낸 비용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또 지난 4월 결제한 비용(6만원)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 경호시설 점검 차 협의 후 소금구이집에서 다수의 인원이 점심값으로 결제한 금액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민주당 “되로 주고 말로 받은 한국당과 심재철, 눈물겹다”

    민주당 “되로 주고 말로 받은 한국당과 심재철, 눈물겹다”

    자유한국당의 심재철 의원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을 공개하면서 ‘부적절한 집행’이라는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청와대가 조목조목 반박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 알 권리’를 언급하며 청와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공개한 심 의원도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으로 활동하며 업무추진비를 받아 쓴 만큼 본인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더불어민주당이 심 의원을 향해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자유한국당과 심재철 의원의 폭로가 눈물겹다”고 비판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통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뭐 하나라도 걸려들겠지 싶은 심정으로 비정상적 경로로 입수한 국가기밀자료를 하루가 멀다하고 공개하고 있으나, 청와대의 깨알같은 설명으로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심 의원이) 기껏 문제삼은 지출내역이 혹한기 경호인력들이 사용한 1인당 5500원의 목욕비와 10만원도 되지 않는 피자와 치킨값, 점심식대로 밝혀진 것은 물론, 유례 없는 대통령 탄핵으로 인수위(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해 공식 임용 전까지 지급된 인건비라니 아무리 ‘아니면 말고’가 통하는 국회의원 신분이라지만 이쯤 되면 스스로 민망하지 않은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심 의원은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 직원들이 부당하게 회의 참석수당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정도 총무비서관은 “우리 정부는 출범 직후에 인수위가 없었다. 초기에 수석비서관을 비롯해서 단 몇 분의 직원만 임용됐다”면서 “민간인 신분으로서 각 해당 분야에 충분한 경력과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을 정책자문위원회 규정 설립 근거 집행할 수 있는 예산 집행 지침에 근거해서 구성하고, 그 사람들이 일한 횟수만큼 자문수당(민간회의 참석수당)을 지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비서관은 또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에 올 2월까지 회의 참석 수당이 지급됐다’는 심 의원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올 2월까지 정책자문위원 수당이 집행된 건은 단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또 청와대가 업무추진비로 ‘미용 관련 3건’을 집행했다고 비판했으나 청와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난 2월 22일 사용한 미용 관련 비용(6만 6000원)은 평창동계올림픽 때 모나코 국왕 전담 경호팀 직원들이 추위에 고생한 경찰과 군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리조트에 있는 목욕시설에 가서 사우나를 다녀온 비용(1인당 5500원)이고, 같은 날 집행된 또 다른 비용(6만 1800원)은 추위에 고생한 의무경찰 등을 격려하기 위해 치킨과 피자를 보낸 비용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또 지난 4월에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 경호시설 점검 차 협의 후 소금구이집에서 다수의 인원이 점심값으로 결제한 금액(6만원)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그러나 심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인을 위로하기 위해 사우나를 사용하도록 했다면 예산사용이 금지된 업무추진비가 아닌 별도의 예산이나 사비로 충당했어야 맞다”고 반박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자유한국당과 심 의원은 공개하면 할수록 제 발등을 찍는 폭로는 거두고, 제1야당으로서 실력 발휘를 위한 최고의 장인 국정감사에 성실히 임하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지금 자유한국당과 심 의원이 정상적인 의정활동이라며 공개하고 있는 자료들은 국가기밀자료로 명백한 현행법 위반행위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이성이 많은 직장에 다니는 배우자를 의심하라?

    [달콤한 사이언스] 이성이 많은 직장에 다니는 배우자를 의심하라?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아있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이유가 다르다”라는 러시아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도입부를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 싶다. 가정법원 이혼소송 내용들을 살펴보지 않더라도 드라마 ‘사랑과 전쟁’만 보더라도 헤어지는 이유들은 가지각색이다. 한국의 이혼율은 OECD 30여개 국가 중 9위 수준이며 아시아에서는 1위라는 우울한 통계도 있다. 복지 천국이라는 북유럽 국가 연구진이 이혼 이유에 대한 재미있고 독특한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이성이 많은 직장에서 일하는 기혼자들이 이혼할 가능성이 높고 고학력 남성일수록 그 같은 경향이 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스웨덴 스톡홀름대 사회학과 인구학연구소 연구팀은 덴마크에서 1981~2002년에 결혼한 사람들과 이혼한 사람들의 비율과 직업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여성이 많은 곳에 근무하는 남성 기혼자나 남성이 많은 곳에 근무하는 여성 기혼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이혼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각각 15%, 10%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학회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 2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이 덴마크를 시험 대상으로 삼은 것은 결혼생활에 대해서 ‘살아있는 실험실’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지 않고 있으며 업종별로 성비가 다양하고 출산 직후 일자리에 복귀하는 여성들의 비율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1981~2002년 사이에 결혼한 남녀를 대상으로 업종과 이혼율을 분석했는데 전체 결혼 커플 중 10만쌍이 이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이성 직장동료의 비율이 높을수록 이혼 가능성이 늘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하루 종일 여성과 근무하는 남성의 경우 남성이 많은 환경이나 남성만 있는 곳에서 일하는 남성보다 이혼율이 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또 남성과 하루 종일 근무하는 여성은 여성이 많거나 여성만 있는 일자리에서 근무하는 여성보다 이혼율이 10%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성향은 고학력 남성들에게서 특히 강하게 나타나 저학력 남성의 두 배 이상의 비율을 보였다. 직종별로 보면 젊은 이성동료들이 많은 호텔업이나 식음료관련 업종에서 이혼율이 높고 나이든 동성 동료들이 많은 농업분야나 도서관 사서직종에서 이혼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롤린 우글라 박사는 “덴마크의 이혼율은 다른 유럽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이번 연구에서는 직장에서 이성과 만나는 기회가 많을 수록 결혼의 안정성이 감소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전한 ‘사이언스’의 저자는 “본인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며 아내와 행복한 결혼기념일을 맞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왕자비가 몸소 차 문을 닫다니” 영국인들을 놀래킨 파격

    “왕자비가 몸소 차 문을 닫다니” 영국인들을 놀래킨 파격

    여염집 여인이라면 하등 문제 될 것이 없겠지만 왕자비처럼 귀한 여인이 직접 자동차 문을 닫으니 입길에 올랐다. 영국 왕자비 메간 마클(37)이 왕실에 들어간 뒤 처음으로 남편 없이 혼자 영국왕립예술아카데미에서 열린 오세아니아 작품 전시회 개막식을 찾은 25일(현지시간) 승용차로 도착한 그녀를 맞아준 두 남성 가운데 어느 쪽도 차문을 닫아주지 않자 몸소 문을 닫은 것을 놓고 영국인들 사이에 입씨름이 한창이다. 지방시 드레스 차림의 왕자비가 직접 문을 닫는 동영상을 지켜본 이들 가운데는 “낮은 곳에 임하는 겸손함”에 반했다는 반응도 있는가 하면 누군가의 일자리를 빼앗은 것이라고 농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예법 전문가인 윌리엄 핸슨은 의전 원칙을 어긴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BBC 라디오1 뉴스비트에 “대체로 왕실의 일원이 되면 차 문을 열어주고 닫는 스태프를 거느리게 마련”이라며 “왕실의 위엄 같은 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안전에 관한 이유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 차 문을 열어준 이는 왕자비가 자신의 손님들을 맞이하게 뒤로 물러선 다음 차 문을 닫아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간 ‘더 선’의 왕실 출입기자인 에밀리 앤드루스는 트위터에 “왕자비는 차문을 닫을 만큼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잘했어 메간”이라고 적었다. 정작 이날 행사보다 왕자비가 차 문을 직접 닫는 게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공방이 트위터를 장식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냐”고 놀라는 이가 있는가 하면 “나도 메간 마클에 영감을 얻어 오늘 아침 집을 나서며 앞문을 스스로 닫았다”고 농을 하는 이도 있었다. “모두가 메간 마클이 스스로 문을 닫아 쩔었다. 좋은 일은 그녀도 팔이 있고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해서 아주 능숙해 보였고, 조건반사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녀가 문을 닫아 아주 멋졌다는 것”이라고 적은 이도 있었다.사실 미니 시리즈 ‘수트’에도 출연했던 여배우로서 페미니스트이자 전직 유엔 홍보대사였던 왕자비는 지난주에도 비슷한 행동을 했다. 자선 요리책 출판기념회에 도착한 뒤 차문을 스스로 닫았다. 이달 초에는 한 미국 기자가 왕자비가 런던 거리를 반려견을 데리고 활보하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지만 진짜인지를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파격에도 왕자비는 몇 가지 원칙을 깨뜨리지 않고 있다. 핸슨은 “왕실의 한 사람으로서 셀피도, 서명도, 투표도, 모든 소셜미디어에 코멘트하는 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사진·영상=BBC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해리 포터의 생가 모델이 된 집, 1년 지나도록 팔리지 않아

    해리 포터의 생가 모델이 된 집, 1년 지나도록 팔리지 않아

    판타지 시리즈 ‘해리 포터’에서 주인공이 태어난 집으로 묘사돼 나중에 영화에도 등장했던 14세기 목조 주택이 부동산 시장에 나온 지 1년이 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2일 전했다. 서포크주 라벤험이란 중세 도시에 있는 드비어 하우스는 7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에 등장하는데 젊은 마법사의 부모가 볼더모트 경에 의해 목숨을 잃는 곳으로도 묘사됐다. FTP 에델만의 부동산 중개인 카터 조나스는 “자격을 갖춘 원매자”를 아직 찾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같은 회사의 파트너 캐롤라인 에드워즈는 “이 집처럼 특별한 주택들은 늘 맞춤한 원매자를 찾아내야 한다. 사실 원매자는 거주자로서만 아니라 관리자로서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집은 영국에서도 중세 마을이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여겨지는 라벤험에 등록된 중세 건물 340채 가운데 하나다. 중세 때 국왕 다음으로 부유한 집안이었으며 이곳 라벤험의 많은 중세 유물들을 남긴 드비어 가문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전에는 옥센퍼드 하우스 또는 옥스퍼드 하우스로 불리기도 했다 통나무 골격, 난로, 벽에 늘어선 그림들, 그리고 벽돌 난간이 달린 나선형 계단 등이 갖춰져 있다. 최초 원매가는 99만 5000파운드(약 14억 5700만원)였는데 1년이 지난 시점에는 95만 파운드(약 13억 9000만원)로 조금 내려가 있다고 BBC는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뒷다리 잃은 개, 태국 국왕이 준 휠체어 없이도 걷다

    뒷다리 잃은 개, 태국 국왕이 준 휠체어 없이도 걷다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한꺼번에 잃었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장애를 이겨낸 개가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영국 온라인 매체 래드바이블의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태국 남부 촌부리 주의 한 동물 보호소에 사는 개 테이테이는 혼잡한 도로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미처 피하지 못해 뒤쪽 다리를 잃었다. 당시 테이테이가 다시 걸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았고, 걷게 된다 해도 그 확률이 희박했다. 딱한 사연을 알게 된 동물구호단체 ‘왓치독 타일랜드’(Watchdog Thailand)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테이테이의 사진을 게재했고, 이는 태국 국왕 마하 와치랄롱꼰의 관심을 끌었다. 테이테이를 직접 만난 스위스 출신의 저널리스트 줄리안 큉(32)은 “국왕이 직접 테이테이의 후원자가 되겠다고 나서서 특수 휠체어와 함께 개 사료를 기부했다”면서 “그러나 앞쪽 다리로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체력을 키운 테이테이는 왕실에서 보내준 휠체어 사용을 꺼렸다”고 설명했다. 큉은 여전히 잘 먹고, 잘 걷고, 자신이 원할 때 뛰어다니기까지 하는 테이테이가 놀라움 그 자체라고 전했다. 그의 말처럼 테이테이는 두 다리로도 생활하는데 문제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약 40마리의 유기견과 200마리 유기묘를 돌보고 있는 동물 보호소 주인 피라파는 “지난 4년 동안 함께 지낸 테이테이는 두 다리로 보호소 내부를 문제없이 돌아다닌다. 걸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해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그를 억지로 입양 보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줄리안 큉이 촬영한 영상을 본 사람들 대부분은 “정신적 충격이 컸을 텐데,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해낸 훌륭한 개다. 앞으로도 행복하고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반응을 보인 반면 “테이테이는 행복한 개가 아니다. 가엾은 개의 피부병부터 치료해 달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사진=래드바이블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트럼프 “장벽 세워 지중해 난민 막는 게 어떻겠소?”

    트럼프 “장벽 세워 지중해 난민 막는 게 어떻겠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벽을 만들어 지중해 난민을 차단하라고 스페인 정부에 충고했다. 19일(현지시간) 엘파이스 등 현지 언론은 호세프 보렐 스페인 외무장관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인 난민 문제의 해결책이라면서 “사하라 사막에 장벽을 세우라”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엘파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상황을 북아프리카와 지중해의 상황을 멕시코 국경지대에 비유하고 “사하라 국경은 우리의 멕시코 국경보다는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착각한 것이다. 사하라 사막은 동서로 4830㎞에 이른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선 3220㎞보다 훨씬 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자신의 공약에 착안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크고 아름다운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말을 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 등은 보렐 장관이 지난 6월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 부부를 수행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이 대화가 오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편 올해 들어 지금까지 바다를 통해 스페인에 도착한 난민들은 3만 36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에 이른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씨줄날줄] 퓨마의 4시간 34분/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퓨마의 4시간 34분/김성곤 논설위원

    근대 동물원의 효시는 1752년에 생긴 오스트리아 빈의 쉰브론동물원이다. 당시 국왕 프란츠 1세가 왕비에게 선물로 동물원을 만들어 줬다. 초기 형태의 동물원은 BC 3000년 전 이집트 등지에서도 그 흔적이 발견된다. 그리스 시대에도 동물원이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토대로 500여종의 동물을 분류했다. 한국에는 구한말 순종 황제 때인 1909년 11월 서울 창경궁에 들어선 것이 효시다. 당시 창경궁은 어른 아이 없이 모든 이들이 가보고 싶은 곳 가운데 하나였다. 창경궁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동물원과 관련된 추억은 하나쯤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지난 18일 대전오월드동물원에서 퓨마 한 마리가 탈출했다가 사살되면서 동물원 폐지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 ‘동물원을 폐지해 주세요’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2010년생 암컷 퓨마(60㎏)가 동물원을 나선 것은 오후 5시 10분. 사육사가 청소를 한 뒤 뒷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았기 때문이다. 9시 44분 사살되기까지 그에게 주어진 자유는 4시간 34분이었다. 멀리 가지 못하고 동물원 주변을 맴돌았다. 맹수지만 길들여져 야성을 잃어버린 탓일 것이다. 동물원 측이 쏜 마취총을 맞고도 도망쳤는데 날이 어두워지자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살됐다. 과거 동물원의 주목적은 오락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교육과 연구, 멸종 동물 보전으로 확대됐다. 동물복지 개념이 나온 것은 근래다. ‘동물 권리의 사례’(The case for the animal rights)의 저자이자 미국의 철학자인 톰 리건은 1992년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1993년 영국의 농장동물복지위원회(FAWC)는 ‘동물의 5가지 자유’를 규정한다. 배고픔과 갈증, 불편, 통증과 부상, 질병, 불안과 고통으로부터의 자유에다가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를 더한 것이다. 사람에게 적용해도 거북하지 않은 원칙들이다. 지금은 세상이 변해 직접 현지에 가서 동물을 볼 수도 있고,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서 동물을 볼 수 있어서 동물원의 필요성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동물원이나 수족관의 찾는 사람들을 감안하면 이들을 없애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다만, 동물복지론자들이 주장하는 ‘의인화의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동물들이 서식지와 비슷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동물원의 열악한 환경은 개선돼야 한다. 사람에게 길들여진 탓에 4시간 34분의 자유마저 제대로 구가할 줄 몰랐던 퓨마가 불을 붙인 동물권리 논쟁은 그래서 의미 있다. 다만, 동물원의 부주의뿐 아니라 퓨마를 살릴 방법은 정녕 없었나 하는 점이 아쉽다. sunggon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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