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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헝가리 “총리 퇴진” 대규모 폭력시위

    1980년대 말 동구권 붕괴 이후 가장 모범적인 서구식 민주화의 길을 걸어온 헝가리가 총리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폭력시위로 17년 만에 최대 정치위기에 직면했다. 시위는 “지난 2년간 집권을 위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일삼았다.”는 주르차니 페렌츠 총리의 고백이 담긴 녹음테이프가 지난 17일 공개되면서 시작됐다.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비교적 평화적으로 전개되던 시위는 18일 밤부터 폭동 양상으로 돌변, 경찰과 충돌하면서 시내 곳곳에서 투석과 방화가 잇따랐다. 급기야 19일 새벽(현지시간)에는 주르차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수도 부다페스트의 국영 TV 방송국을 5시간 넘게 점거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진압경찰이 출동, 가까스로 시위대를 몰아냈지만 이 과정에서 150여명이 다쳤다. 주르차니 총리는 이날 시위대의 요구에 밀려 사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폭력시위 확산의 책임을 지고 요제프 페트레타이 법무장관이 사표를 제출했지만 총리가 이를 반려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경찰이 방송국과 국영은행, 미국 대사관 일대를 봉쇄하고 시위대의 접근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의 발단이 된 테이프는 지난 5월 당내 회의 당시 주르차니 총리의 발언이 담긴 것으로 헝가리 국영 라디오 방송 인터넷판에 공개됐다. 주르차니 총리는 여기서 “정부가 지난 4년 동안 한 일은 아무 것도 없으며 2년간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거짓말만 해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총선 직전 발표된 각종 정부 지표와 관련,“아침에도, 밤에도 거짓말만 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 데는 총리의 거짓말보다는 정부가 추진해온 각종 개혁정책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지난 4월 총선에서 승리해 민주화 이후 첫 연속집권에 성공한 사회당 정부는 유로화 도입에 방해가 되는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부가세를 인상하고 연대세를 신설하는 등 세부담을 크게 늘렸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은행장들 ‘IMF 해외마케팅’

    주요 은행장들이 오는 19일부터 이틀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 총출동해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에 나선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19일 중국 최대 국영은행인 공상은행(ICBC) 및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대표와 면담을 갖고 관심사를 논의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강 행장이 해외진출에 관심이 많은 만큼 다양한 해외 금융기관 대표와의 접촉을 통해 진출 전략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IMF 총회 기간에 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수석부회장, 폴 칼레로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 아시아총괄 회장, 리크만 그로에닌크 ABN암로 대표 등과 개별면담을 진행한다.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은 이번 IMF 본회의를 통해 카이오 코흐-베저 도이체방크 부회장, 마이클 클레인 씨티은행장, 케번 와츠 메릴린치 회장 등과 잇따라 면담을 갖는다. 김종열 하나은행장도 19일 IMF 행사에서 인도와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이머징마켓의 주요 시중은행 대표들과 개별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19일 저녁 싱가포르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환거래은행 주요 인사들을 초청, 칵테일 리셉션을 가질 예정이다. 산업은행 김창록 총재는 18일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다카히라 오가와 국가신용평가 담당이사와 오찬을 갖고 산업은행의 신용등급을 현 ‘A’등급에서 ‘A+’ 등급으로 높여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강권석 기업은행장은 18일 거래은행인 미즈호은행과 HSBC,BOA, 바클레이즈, 싱가포르 DBS은행 대표들과 잇따라 면담하고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기업설명회(IR)도 갖는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장국영, 그를 다시 만난다

    장국영. 영화 팬들은 그의 어떤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까. 자신을 속여왔던 형에 대한 배신감에 사로잡혀 분노를 터뜨리던 젊은 형사(영웅본색·1986), 귀신과 애절한 사랑을 나누던 순진한 청년 서생(천녀유혼·1987), 갓 태어난 아기의 이름을 지어주지 못하고 공중전화 부스에서 숨지던 형사(영웅본색2·1987), 속옷 차림으로 맘보춤을 추던 아비(아비정전·1990), 아찔한 미모를 자랑했던 경극 배우(패왕별희·1993)…. 2003년 4월1일 거짓말 같은 투신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다. 한창 빛나던 시기에 갑작스러운 비보를 접한 국내외 팬들은 만우절 장난으로 알았을 정도였다. 지금 살아있다면 나이는 지천명.1976년 홍콩 음악 콘테스트에서 2등으로 입상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고,78년부터 영화배우로 입문했다. 연기자로서는 적룡, 주윤발과 함께 ‘영웅본색’에 나오며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어 왕조현과 호흡을 맞춘 ‘천녀유혼’은 그를 탄탄대로를 달리게 했다.‘당년정(當年情)’,‘분향미래일자(奔向未來日子)’ 등 그가 부른 주제곡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한국에서 가수로서도 성공을 일궜다. 당시 국내 모 초콜릿 CF에 이영애와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홍콩 영화 열풍은 금세 잦아들었지만 장국영은 도약했다. 천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와 왕가위 감독의 ‘아비정전’,‘해피투게더’(1997) 등으로 세계에서 인정하는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다. 그를 다시 만난다.EBS가 장국영 3주기를 맞이해 31일 오후 11시55분 방송되는 프로그램 ‘시네마천국’의 ‘광대를 위하여’ 코너를 추모 특집으로 꾸몄다. 아시아 슈퍼스타로 여성스러움과 남성스러움을 넘나들었던 장국영의 연기 인생을 그의 대표작들을 통해 되짚어본다. 채널 스토리온에서는 새달 1일 밤 12시부터 ‘영웅본색’ 1,2편을 연속 방영한다. 또 12일 새벽 1시에는 양조위와 함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배경으로 동성애 연기를 펼쳤던 ‘해피투게더’가 시청자들을 찾는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월드이슈] 달러 약세 각국 반응

    [월드이슈] 달러 약세 각국 반응

    미국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정책이 1·4분기에 거의 마무리되면서 올해 달러 가치도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달러화의 가치 하락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이 경쟁력 향상을 위해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아 일본, 유럽, 중국 등은 벌써부터 비상이 걸린 상태다. 달러화 가치 하락에 따른 주요 국가의 입장 등을 점검한다. ■ 美 - 한국등 4개국에 ‘바이 달러’ 외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앨런 그린스펀 의장을 비롯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고위 인사들은 최근 한국과 중국, 일본, 타이완 등 달러화 대량 보유국의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반드시 이 말을 건넨다고 한다.“달러화를 계속 사라.(Keep Buying Dollar.)” 4개국 가운데 한 나라만 보유 외환을 다변화해도 달러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나라 모두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춘 미국 정부의 채권 외에는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미국도 잘 알고 있다고 워싱턴의 국제금융 전문가는 말했다. 실제로 FRB는 이달 첫째주 외국 중앙은행들의 FRB 예치 미 정부 채권(국채 및 정부기관채) 잔액이 121억 5000만달러 증가해 거래가 뜸했던 지난 연말 마지막 주의 12억 9000만달러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향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인가 약세를 나타낼 것인가에 대해 전망이 엇갈린다. 두 가지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무역수지가 전월(681억달러)보다 줄어든 642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이같은 적자 규모는 당초 예상했던 662억달러 선에서 한참 낮아진 것이다. 또 재무부는 지난달 재정수지가 110억달러의 흑자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미 정부가 재정 흑자를 기록한 것은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같은 지표 변화에 따라 달러화가 다소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무역적자가 소폭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계속 달러화와 금리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4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은 CSFB 뉴욕지점의 외환거래 전문가 라라 레임의 말을 인용, 여러 지표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만만찮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달 말 회의를 갖는 FRB 임원들의 마음을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즉 금리의 단계적 인상을 중단한다는 당초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dawn@seoul.co.kr ■ EU - 유로화 강세 우려속 낙관론 우세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로권은 달러화의 가치 하락이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침체를 벗어나 겨우 기지개를 켜고 있는 유럽 경제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달러 약세의 반사효과로 유로화가 강세를 보여 수출과 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올해 유로권의 경제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가 발표한 경기체감지수(ESI)에 따르면 유로존 기업인들의 경기 전망은 지난해 12월 0.6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익시스(Ixis) CIB는 올해 유럽 국내총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HSBC의 한 애널리스트는 “3년간 침체됐던 기업들의 투자의욕이 확실히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에서 가장 경제규모가 큰 독일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유럽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베를린 경제연구소(DIW)를 비롯해 독일의 6대 전문기관들은 올해 경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DIW는 2006년 경제성장 전망을 1.5%에서 1.7%로 높였으며 오는 25일 독일 정부가 발표하게 될 연간 경제 보고서에도 올해 성장률이 상향 조정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독일의 이같은 긍정적인 경제 전망은 내수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2007년 1월 실시될 부가가치세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상품을 앞당겨 구매하게 됨으로써 올해 국가 소비와 개인 소비가 현저히 증가할 전망이다.DIW는 올 경제 성장의 50%는 내수의 몫이라고 분석했다. 내수 외에도 수출은 여전히 독일 경제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며 세계경제가 호황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수출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인 전망은 유로화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경우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유로 강세는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를 초래하는 탓이다. 르몽드는 14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올해 유럽의 경기 전망은 무척 낙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달러화 약세는 경기 회복에 제동을 거는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lotus@seoul.co.kr ■ 중 - 넘치는 외화 효율적사용 ‘고심’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연초의 급격한 달러 약세에는 중국의 엄청난 외환 보유고와 빠르게 늘고 있는 무역 흑자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해 국영은행이 자본 구성 조정을 통해 6000억달러를 매각했음에도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전년보다 34%가 늘어난 8189억달러를 기록, 세계 최대 보유국인 일본(8469억달러)에 바짝 따라붙었다. 홍콩의 1243억달러를 합치면 이미 일본을 앞지른 셈이며 지난 한해 동안 2089억달러가 늘어난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1조달러 돌파도 무난하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 상승을 인위적으로 억제해 교역에서 부당한 이득을 보고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 정부의 절상 압력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넘치는 외화가 위안화 추가 절상에 따른 부담을 지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다. 중국은 지난해 7월 달러화에 대해 위안화를 2.1% 절상한 뒤 추가로 올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주 말까지 위안화는 달러당 8.0698위안으로 0.52% 오르는 데 그쳤다. 여전히 달러화에 대한 하루 변동폭은 0.3%로 묶여 있다. 이처럼 중국의 외환이 넘쳐나는 것은 특히 미국을 상대로 엄청난 무역흑자를 올려 달러와 경쟁국 통화들을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무역 흑자는 1019억달러로 2004년 320억달러의 3배를 넘어섰다. 이달 초 베이징 외환당국은 “올해는 외환 보유고의 효율적 사용을 능동적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밝혀 정부가 달러 자산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으나 중앙은행은 이를 부인했다. 당국자들도 중국 경제에 불안정성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 위안화 ‘자율화’가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어 당장 가시적인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리먼브러더스 투자은행 도쿄지점의 롭 서바라만은 “초고속 성장과 팽창하는 외환 보유고는 중국을 ‘통화 전선’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BBC가 전했다. 신화통신 역시 “외환 당국은 엄청나게 늘어나는 외환 보유고를 여하히 통제해 나가느냐 하는 험난한 과제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jj@seoul.co.kr ■ 日 - 연초 엔고현상…수출전략 수정 |도쿄 이춘규특파원|연초부터 엔고(円高) 현상이 두드러지자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오를 경우 수출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반 엔화는 달러당 101엔대의 강세를 나타냈으나 연말에는 한때 121엔으로 급격히 평가절하되기도 했다. 특히 하반기에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졌으나 도쿄 외환당국은 이례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느긋하게 방관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져 세수 증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일본 제조업체 대다수는 지난해 달러당 110엔 안팎을 상정, 경영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120엔대로 환율이 치솟자 콧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연초부터 몇 차례나 113엔까지 환율이 떨어진 적이 있을 정도로 엔화 가치가 오르고 있다.17일에는 114∼115엔대로 물러섰지만 엔화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달러당 엔화 환율을 105∼110엔으로 예상하고 있다.‘미스터 엔’으로 통하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게이오대 교수는 100엔까지 치달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95엔대를 거론하는 이도 있다. 와코 주이치 노무라증권 금융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올해는 일본의 금리 정책이 바뀔 가능성도 있어 간단하게 엔저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100엔을 돌파하는 일은 없겠지만 110엔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당연히 엔화 약세를 전망, 경영 전략을 세웠던 기업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샤프와 오릭스, 캐논 모두 115엔대를 상정했다. 캐논측은 달러당 엔화 가치가 1엔 떨어지면 이익이 약 70억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반대의 현상이 일어날까 긴장하고 있다. 물론 여행업계나 수입업체는 엔고의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최대 여행업체 JTB는 달러당 118엔대의 경영 전략을 세웠지만, 엔고가 진행되면 해외 여행을 즐기는 일본인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또 외화예금, 외채, 외화 머니마켓펀드(MMF) 등 엔고 시대의 효율적인 재테크 안내도 성행하고 있다. 일본 제조업 전체로는 달러당 120엔이 되면 이익이 7.3% 늘어나는 반면,100엔이 되면 매출은 1.6% 줄고, 영업이익은 3.5% 줄어들 것으로 한 조사에서 분석됐다. taein@seoul.co.kr
  • [이슈로 본 2005 지구촌] (4) 브릭스의 질주

    [이슈로 본 2005 지구촌] (4) 브릭스의 질주

    브릭스(BRICs)의 질주는 올해도 계속됐다. 중국, 인도, 러시아 등 3개국은 여전히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더욱 거세게 기존 질서를 흔들어댔다. 날개 단 듯 거칠 게 없는 중국, 에너지 수출과 균형외교로 예전의 힘을 되찾고 있는 러시아, 정보기술(IT)과 아웃소싱 등 서비스업을 발판삼아 새로운 경제대국으로 도약중인 인도는 국제 정치무대까지 지형을 바꿔놓을 심산이다. 반면 잘 나가던 브라질은 정치 스캔들로 주춤거리고 있다. ●비상의 날개 단 중국 지난 25년 동안 평균 8%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온 중국의 성장은 ‘세계를 변화시킬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긴축정책속에서도 올 9.8%의 성장률 달성을 눈앞에 둔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도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로 올라섰다. 중국 국가통계국(NBS) 등은 올 GDP 규모를 지난해보다 20? 약 3000억달러 이상 늘어난 2조달러로 전망했다. 무역량으론 이미 세계 3위 교역국이 됐고 구매력평가(PPP)에선 세계 2위 일본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왔다. ●브릭스의 전략적 협력 브릭스간 협력은 경제에만 그치지 않고 전략적 측면으로 발전되면서 국제질서의 변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간 국경 무력충돌 등으로 불편한 관계였던 중국과 인도 두 나라는 국경문제해결 원칙 합의 등 불편함을 털어내고 실용적인 접근의 기틀을 다졌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 4월 인도를 방문,IT 협력 등 관계강화를 선언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원자바오 총리는 회담후 국경분쟁 해결과 경협 확대를 강조하는 ‘델리 선언’을 채택했다. 양국의 지난해 교역액은 136억달러로 전년보다 79%나 늘었다. 개와 고양이 관계로 비유되던 중국과 러시아도 지난 8월 미국을 겨냥하듯 사상 최초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 밀착을 과시했다. 러시아와 인도도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며 미국을 애타게 했다.2001년 중국,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창설한 상하이협력기구(SCO)는 중앙아시아 주둔 미군 병력의 철수를 요구하는 등 집단 행동으로 미국을 놀라게 했다. 미국이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일본의 군사적 행동범위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나 지난 5월 인도에 파격적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면서 러브콜을 보낸 것도 이런 흐름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질주는 어디까지 브릭스의 강점으론 풍부한 천연자원과 싼 임금의 숙련된 노동력, 넓은 시장 등이 꼽힌다. 그러나 열악한 인프라, 불안정한 금융시스템과 국영은행의 악성부채, 빈부격차에 따른 사회적 불안정이란 공통된 부담도 안고 있다. 질주만큼 급전직하의 불확실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의 성장은 정부 예산수입의 40%를 가스, 석유 등 에너지 자원에 의존하는 취약한 구조에 기반하고 있고 인도의 종교·지역적 갈등요인이나 행정의 비효율성도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몇년째 호조를 보이던 브라질은 지난 6월 ‘의회 스캔들’의 여파로 타격을 받았다. 해외투자 감소 등 경제까지 정치불안의 여파가 미친 탓이다.“시장요소는 긍정적인데도 정치적 위기로 경제적 도약 기회가 흔들리고 있다.”고 투자자들은 평가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4) 문인방의 ‘정감록’ 사건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4) 문인방의 ‘정감록’ 사건

    정조7년(1783) 1월15일, 인정전에 모인 신하들은 ‘정감록’을 되뇌이던 역적들을 일망타진하게 된 사실을 기뻐하며 국왕에게 축하인사를 올렸다. 난리가 토벌되면 되풀이되는 하나의 관습이었다. 이날 정조는 전국에 사면령을 반포하였다. 웬만한 죄인은 다 풀어주라는 것으로, 이 역시 뒤숭숭해진 민심을 달래기 위한 상투적인 조치였다. 왕은 포고문에서 문제의 정감록 사건을 일으킨 문인방과 이경래 등 주범들의 죄상을 간단히 요약했다. 사면령을 내리는 동시에, 역모사건의 전모를 백성들에게 간단히 알려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실록, 정조 7년 1월15일 정미) 먼저 사건의 중심에 있던 문인방의 죄를 성토한다. 문인방은 삿된 술수를 써 백성들을 현혹하였다고 했다. 그가 역모를 꾸민 것은 고대 중국에서 일어난 황건적의 난과 비슷하다고 했다. 매우 심한 과장이었다. 그 옛날 장각이 이끈 황건적은 중국 한나라를 기우뚱거리게 만들었다. 문인방 사건이 미수에 그친 것과는 천양지차다. 정조는 문인방이 각지를 떠돌며 힘센 장사를 모으려 했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그러면서 이것이 명종 때 유명한 도적 임꺽정 사건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역시 과장된 표현이다. 문인방은 백천식, 김훈 등과 짜고 상주의 백학산 아래 만든 소굴에 머물렀다. 이 사건이 발각된 것은 그들과 한통속이던 박서집이 밀고했기 때문이었다. 전라도에서 체포된 문인방은 전주 감영에서 취조를 받았고, 곧이어 서울로 붙들려가 본격적인 신문을 받았다. 그는 역모 사실을 모두 실토했다. 군량을 담당할 사람, 난리를 일으킬 때 선봉장을 맡을 사람 등 가담자들의 역할은 이미 정확히 정해져 있었다고 했다. 그 가운데는 도원수도 있었고, 대선생(大先生)으로 불리는 선비까지 존재했다. 문인방 사건 때 도원수로 내정된 이는 이경래였다. 이 사건이 뒷날의 여러 정감록 사건과 뚜렷이 구별되는 점은 송덕상(宋德相)이란 유학자를 ‘대선생’이라 떠받들며,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서약했다는 점이다. 정조 즉위 초 산림(山林·재야에 묻혀 있던 큰선비)의 중심인물로 천거돼 조정에서 크게 활약한 송덕상이 정감록 사건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각별히 주목된다. ●산림 송덕상과 권신 홍국영 문인방 사건으로 조정이 한 차례 홍역을 겪기 5년 전이었다. 대대로 충청도 회덕에 살고 있던 성리학자 송덕상은 산림으로 천거되었다. 정조는 송덕상의 학덕(學德)에 크게 감복한 듯, 그의 건의라면 무엇이든 대체로 수용하는 편이었다. 조선 후기에는 이른바 산림이란 명목으로 향리에 묻혀 지내던 큰선비들이 일시에 높은 벼슬에 등용되곤 했다. 그런데 영조 이후로는 산림이란 카드가 집권세력인 노론에 의해 정국수습용 임시방편으로 활용되는 듯한 분위기도 있었다. 마치 1970∼80년대 한국의 국무총리 자리가 그러했듯, 산림은 일종의 얼굴마담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흔했다. 가끔 예외도 있었다. 효종 때 북벌론(北伐論)을 내세우며 정국을 홀로 이끌던 송시열(宋時烈)의 경우다. 그는 산림으로서 노론의 명실상부한 우두머리였다. 산림 송덕상은 바로 송시열의 자손이었으나 그 처지는 자기 조상과는 너무도 달랐다. 송덕상은 정조 즉위에 공을 세운 홍국영 일파의 추천으로 조정에 등용된 만큼 그들의 정치적 견해를 대변했다. 정조 3년(1779), 이조참판 송덕상은 홍국영 등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김구주의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 적이 있다.(실록, 정조 3년 6월18일 경오) 알 사람은 이미 다 알지만 홍국영은 정조의 외척이었다. 그는 영조 말기 세손(世孫·정조)의 집권을 반대하던 벽파 정후겸, 홍인한, 김구주 등을 물리치고 정조를 즉위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그 뒤 홍국영은 수년간 반대파를 모두 내쫓는 데 부심하였다. 그는 정조의 신변보호를 구실로 숙위소를 창설해 직접 그 책임을 도맡으면서 더욱더 세도를 부리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홍국영의 권력은 날로 비대해졌고, 과거에 그의 정적이었던 정후겸을 방불케 했다. 사람들은 홍국영을 ‘대후겸(大厚謙)’이라 부르며 비웃었다. 홍국영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자기의 누이동생을 정조의 후궁으로 들여보내 장차 외척으로 세력을 굳히려 했다. 하지만 일년 만에 누이 원빈이 병사하고 말았다. 홍국영은 꾀를 내어 왕제(王弟) 은언군 인의 아들 담을 원빈의 양자로 삼아 훗날 세자로 정할 생각을 가졌다. 이것이 여의치 않게 되자 담에게 역모죄를 씌워 죽였다. 정조4년(1780)에는 왕비 김씨를 살해하려고 음식에 독약을 넣었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그 일로 홍국영은 실각했고 그 여파는 송덕상에게도 미쳤다. 송덕상은 재빨리 상소를 올려 홍국영과 자기의 사이가 별것 아님을 애써 변명하려 했다. 그러나 홍문관 교리 서유성 등 홍국영의 반대파들은 송덕상이 겉으론 산림으로 행세하면서 실제는 홍국영에게 아부를 일삼아 권력자가 시키는 대로 왕세자 책봉 건에 관여하는 등 수많은 죄를 저질렀다고 맹렬히 규탄했다.(실록, 정조 5년 4월28일 신미) 결국 송덕상 역시 조정에서 물러나 귀양을 가게 되었다. 그로선 억울한 점이 있었을 테지만, 이런 식의 정계 개편은 집권세력이 바뀔 때마다 늘 되풀이되어 온 일이다. ●송덕상의 제자 문인방 뜻하지 않은 스승의 정치적 몰락은 제자들에게 엄청난 타격으로 다가왔다. 스승이 명예를 회복하지 못하는 한 그들의 미래 역시 어두웠다. 보통 스승이 중벌을 받으면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미래를 기약하게 된다. 일단 죽림으로 들어간 젊은 선비들은 시서(詩書)를 연마하며 세상이 바뀌기를 기다린다. 그러다 운이 좋아 언젠가 관리로 등용되기만 하면 왕에게 스승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 보통이다. 중종 때 역적으로 몰려 죽은 개혁정치가 조광조의 복권과정이 바로 그랬다. 하지만 송덕상의 제자들 가운데는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었다. 문인방 등이 바로 그러하다. 그들은 ‘정감록’을 빙자해 난리를 꾸몄다. 과연 제자들이 스승 송덕상을 위해 역모를 꾀했는지, 아니면 우연히 송덕상과 역적들 사이에 사제관계가 형성돼 있었던 것인지, 쉽게 가늠하기는 어렵다. 여하튼 송덕상의 몇몇 제자들은 군사적 행동을 준비하다 발각돼 역적으로 처형되었고, 그 여파로 송덕상 역시 옥에 갇힌 것이 사실이다. 노론들 사이에서 박학다식한 큰선비로 통했던 송덕상은 여러 달 동안 영어(囹圄)의 몸으로 고통을 받다 드디어는 세상을 뜨고 말았다.(실록, 정조 7년 1월7일 기해) 다른 역모사건들도 그렇지만 이 사건 역시 피의자들이 자기들의 처지를 변호하며 남긴 기록은 찾아볼 길이 없다. 있다면 취조문서가 전부다. 사건을 수사한 국가의 입장에서 사건을 완전히 왜곡하였을 가능성마저 적지 않다. 그 점을 염두에 두면서 문인방 사건의 내막을 살펴보겠다. 송덕상의 제자 신형하는 황해도 평산 사람이다. 그는 송덕상의 억울함을 풀어야겠다며 스승을 변호하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한다. 그것이 문제로 부각되어 신형하는 마침내 전라도의 한 섬으로 귀양을 가게 된다. 마찬가지로 송덕상을 추종하던 황해도 해주의 선비 박서집은 시를 지어 신형하의 절의를 기렸다. 그 시가 또 문제되어 박서집도 섬으로 귀양을 갔다. 박서집은 유배지에서 우연히 문인방이란 사람과 동거하게 되었다. 평안도 출신인 문인방은 놀랍게도 본심을 털어놓았다. 그는 송덕상의 억울한 처지를 생각해서 장차 군사를 일으켜 서울로 쳐들어갈 계획이라고 하였다. 물론 박서집은 그에 찬동하였다. 그러나 얼마 후 박서집은 겁이 났다. 그는 섬에 파견돼 유배자를 관리하는 사람에게 문인방의 역모사건을 밀고하였다. 그 섬은 전라도 관할이어서 깜짝 놀란 전라관찰사는 급히 영을 내려 관련자 전원을 체포하였다. 전주와 서울에서 혹독한 신문이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문인방은 자기가 역모를 꾸민 사실을 시인하였다. 함께 붙들려온 백천식도 반란혐의를 인정하였다. 그들은 밀고자 박서집과 함께 일의 성사를 기원하며 하늘에 축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평민지식인으로 술사이기도 했던 문인방은 ‘정감록’의 한 구절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때 ‘여섯 글자’의 흉악한 예언이 문제로 부각되었으나 그 내용은 알 수 없다. 그 구절은 문인방이 소지했던 ‘경험록’이란 예언서에도 나와 있다고 하였다. 현재 ‘경험록’이란 책자는 남아 있지 않다. 이 사건 당시 문인방은 모두 4종류나 되는 예언서를 소지하고 있었다. 평소 그가 이른바 비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같은 당류 이경래는 강원도 양양 임천리에 살며, 도창국은 평안도 영원 내락림에 있고, 김정언과 오성현은 함경도 안변에 거주하고, 곽종대는 평안도 순안에 살며, 이밖에 김훈과 백천식이 또 있습니다. 만일 난이 성공하게 되면 대선생으로 청계 선생을 모시려 하는데, 이는 송덕상이며 그 손자 송계유는 지금 나이 28세로 저와 마음을 합해 역모를 꾀했습니다.” 이 말에 따르면, 문인방처럼 고향이 평안도인 사람도 있지만 함경도 출신도 상당했던 모양이다. 이밖에 강원도 출신도 역모에 참여했다. 아울러 송덕상의 집안사람들도 일부 포섭돼 있던 것 같다. 그러나 과연 송덕상 일가가 역모사건에 참여하였을지는 의심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 회덕에 세거하던 송씨 집안은 조선사회에서 손꼽히는 명문 양반이었다. 설사 그들이 송덕상으로 말미암아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해도 그것은 일시적인 일이었다. 조선사회에서 그들이 향유한 특권적인 지위는 이런 정도의 일로는 무너질 리가 없었다. 따라서 송덕상의 손자가 모의에 참여했다는 문인방의 진술은 신문과정에서 억지로 강요됐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송덕상의 제자는 주로 서울과 충청도에 거주했을 텐데, 하필 조선사회의 변경인 서북지방과 강원도 해안지방의 몇몇 제자들만 스승을 위해 난리를 꾸몄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양반과 평민지식인들의 역적모의 사건의 주모자로 분류된 문인방은 힘세고 날랜 평안도 출신의 장사 도창국과 함께 강원도 양양의 선비 이경래와 친했다. 이경래 역시 송덕상의 제자였는데 정조5년(1781) 9월 문인방 등이 이경래를 찾아갔을 때 이경래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우리 스승님 송덕상이 조정에 죄를 얻어 뜻밖에 멀리 귀양을 가 계시므로 지금 사태가 급해졌다. 빨리 일을 도모하는 게 좋겠다. 문인방 그대가 인재를 잘만 모집하면 일이 성사된 다음 장수든 정승이든 여하튼 높이 등용하겠다.” 문인방 등은 그 말에 기뻐하며 이경래를 도원수로 삼고, 도창국을 선봉장으로 정했다. 이경래는 양양에 일가친척이 많은 데다가 노복도 숫자가 많으므로, 일단 유사시에 난을 일으켜 양양군수를 잡아 죽이고 무기와 병사를 확보하는 것쯤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다음 이웃 고을인 간성을 공격하고 강릉으로 밀고 들어간다는 계획이 세워졌다. 그 뒤 반란군은 원주를 함락시키고 곧이어 서울로 진격해 동대문을 거쳐 대궐을 점령하기로 하였다. 거사가 성공한 다음 그들은 송덕상을 ‘대선생’으로 책봉하기로 뜻을 모았다. 반란을 일으킬 시기는 갑진년(1784) 7월과 9월 사이로 정해졌다. 이경래의 집안은 강원도 양양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명문가였다. 이경래의 친척 공조참의 이택징은 우선적인 포섭대상으로 떠올랐다. 이택징은 정조의 왕권강화정책에 반대해 규장각 운영을 강도 높게 비난한 적이 있다.“규장각은 전하의 사적인 관서에 지나지 않고, 규장각의 관리들은 전하의 사사로운 신하일 뿐입니다.” 이처럼 정조의 정책적 고려에 날카롭게 맞선 인물이었다. 문인방 등은 이런 이택징을 서둘러 합류시키고, 그들을 지렛대 삼아 서울의 여러 양반들을 역모에 끌어들이기로 했다. 당시 서울에는 몇 해 전에 거세된 홍국영 일파를 비롯해 정조의 왕권강화정책에 반대하며 울분을 삭이지 못해 어쩔 줄 몰라하던 양반들이 많았다. 조선은 양반의 국가라, 양반들이 국가에 반기를 들 거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영조 초년 삼남지방에서 일어난 무신란(1728)을 비롯해 몰락한 양반들이 반란을 꾀한 적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개중에는 정적(政敵)들에 의해 완전히 조작된 역모사건도 없지 않았을 터다. 그러나 17세기 초에 일어난 인조반정(1622)은 양반들이 반란을 통해 정권을 교체한 본보기였다. 그런 점에서 문인방과 이경래 등이 무력을 통해 정권을 탈취하겠다는 소망을 품게 된 것도 전혀 터무니없는 일만은 아니었다. 문인방 사건의 경우 역모사건이 새롭게 달라진 측면도 있다. 권좌에서 밀려난 제일급의 양반들이 서북지방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평민지식인들 또는 술객(術客)들과 합세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모의과정에서 평민지식인들의 역할이 점차 강화되었다는 점을 놓쳐서도 안 될 것이다. 이 사건을 두고 볼 때 이경래나 이택징과 같은 일급 양반들보다 평민지식인 문인방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해 보인다. 또 한 가지 강조할 사항은 ‘정감록’을 포함한 각종 예언서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사실이다. 문인방은 양양과 서울은 일단 이경래에게 부탁해 놓고 자신은 삼남지방으로 내려갔다. 힘이 센 장사들을 다수 모집해 거사를 성공으로 이끌 생각이었다. 그가 관헌에 체포되기 직전 충청도 진천에 머물고 있던 것도 장사를 모으기 위해서였다.(실록, 정조 6년 11월20일 계축) ●평민지식인이 송덕상 같은 양반과 결탁하다니 억울하게 멸시받던 평민지식인들로서야 송덕상과 같은 명문가 출신의 양반과 사귀고 싶어도 도저히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이런 짐작은 매우 합리적으로 들리지만,18세기 조선사회의 실상과는 더 이상 부합되지 않는다. 문인방 사건 때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용케 법망을 빠져나간 평민지식인들 중에 이규운이란 사람이 있다. 전국 각지를 떠돌며 훈장노릇을 하던 평민지식인이었다. 그런 이규운이 산림 송덕상과 서로 가까워진 것은 실로 우연한 기회에 비롯되었다. 정조 초년 이규운은 강원도 통천에 있었다. 통천은 송시열이 함경도로 귀양갔다 돌아오는 길에 잠시 머물던 곳이라 송시열의 기념비가 있었다. 이 비석을 다시 세우는 일로 이규운은 송덕상을 몇 차례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강원도 김화 수령으로 재임하던 송덕상의 아들까지도 사귀게 된다. 어렵게 대갓집과 연줄을 대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규운에게 돌아올 몫은 아무 것도 없었다. 쥐꼬리만 한 벼슬 한 개도 차지할 운이 아니었다. 이규운은 본래 평안도 선천 사람이었고 진짜 이름은 오도하라고 했다. 이규운은 고향을 떠나 강원도를 떠돌았다. 그는 서울 양반 이찬이란 사람을 대신해 과거시험 답안지를 써주었는데 그 덕에 이찬은 진사가 되었다. 제 이름을 걸면 아예 과거시험장 출입이 불가능한 이규운이었으나 그가 대필해준 글로 다른 사람은 진사가 되었다.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은 허탈과 공황 속에서 이규운은 ‘정감록’을 읽었고, 반란을 꿈꾸었다. 이규운은 송덕상 같은 양반을 위해 피를 흘릴 사람은 아니었다. 그와 같은 술객에게 송덕상의 명예회복은 구실에 지나지 않았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러, 해외은닉재산 ‘유치’ 안간힘

    “숨은 돈들이여 돌아오라. 과거를 묻지 않으마.” 러시아 금융 당국이 스위스 등 해외에 분산·예치 중인 은닉 자산을 다시 끌어오고 지하자금을 양성화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재무성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는 자산에 대해 면세해주는 법안의 입법에 박차를 가하는가 하면 상속 관련 비과세 특례 법안이 이미 마련돼 시행에 들어갔다고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이 최근 보도했다. 재무성 관계자는 “불법 해외 도피 자산이라도 고국에 다시 돌아올 경우 벌금과 기타 세금 추징을 면제하고 양성화시켜 주겠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고압적이기로 악명높은 세무 당국 역시 법 집행의 강도를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유화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금융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러시아내 백만장자는 지난해 말 현재 8만명선으로 전년보다 8.2%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산유국으로서 고유가에 따른 수익이 증대됐고 여기에 시장경제로의 본격적인 진입이 영향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백만장자가 30만∼4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전문관리회사 알파 캐피털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사적으로 운영되는 기금관리회사들이 굴리는 자산은 대략 35억달러(35조원). 국영은행 등 제도권 금융보다 비밀이 유지되는 해외 은행이나 국내의 기금관리회사에 돈을 맡기는 부호들이 급증하는 탓에 이들 기금관리회사들이 번창하고 있다. 당국의 적극적인 자세에 그동안 독점적으로 ‘러시아 특수’를 누렸던 세계 굴지의 투자운용회사들도 아예 이 기회에 본토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부를 둔 UBS측은 모스크바 등에 지점 개설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제네바, 런던, 싱가포르 등 해외 지점을 이용, 러시아 갑부들의 돈을 유치했으나 당국의 적극적인 자산 유치전략에 자극받아 러시아에 지점을 개설,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더욱이 러시아 시장은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잠재 가능성이 크다는 전략적 판단도 깔려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VP 은행, 호프만 은행 등도 지점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中 국책은행 지분매각 돌입

    중국의 거대 국영 은행들이 지분 매각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중국 4대 국영 은행 중 하나인 건설(建設)은행이 기업공개 방침을 확정하고 5일 홍콩에서 지분매각 설명회를 시작했다고 이 날짜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건설은행은 2주 동안 홍콩, 싱가포르, 런던 등에서 외국 대형 투자은행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진 뒤 이달 말 홍콩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은행측은 주당 23∼29센트씩 264억주를 매각할 계획으로 총 예상차입액은 61억∼77억달러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중국건설은행 지분 9%를 30억달러에 인수할 의사를 밝혔고,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은 14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매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건설은행의 지분 매각조치는 중국 전체 은행자산의 60%를 보유하고 있는 4대 국영은행의 지분 매각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점에서 무게를 갖는다. 은행지분 매각과 관련, 골드만삭스와 독일 알리안츠사도 중국 최대 국영은행인 공상(工商)은행에 10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협상을 벌이고 있다. 또 UBS증권도 외환은행격인 중국은행에 5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외국 투자은행들이 지분 참여에 적극적인 것은 중국경제의 고속성장 속에 중국은행들이 연 9%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문사 메릴린치는 “지난해 건설은행의 이익은 전년도의 2배가 넘는 60억달러를 초과했다.”면서 “다른 중국 시중은행들의 평균 이익률이 0.43%에 불과한데 비해 건설은행은 17.3%나 된다.”고 분석했다. 2006년 은행시장 개방을 앞둔 중국정부는 4대 국영은행의 지분 매각을 통해 외국자본을 수혈, 악성 부채비율을 줄이고 금융시장의 체질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자세다. 국영은행의 고질적인 악성 부채를 완화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2003년부터 건설은행에 225억달러의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것을 비롯,4대 국영은행에 모두 600억달러를 퍼부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테마섹, 아시아금융그룹 야심

    싱가포르의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이 중국 2위 은행인 중국건설은행의 지분 5.1%를 14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아시아 지역 은행들의 지분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범아시아 은행 그룹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9일 테마섹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둔 중국건설은행의 지분 5.1%를 매입키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또 상장 후에 추가로 10억달러를 투자해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테마섹은 건설은행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이어 2대 투자자가 됐다. 테마섹은 건설은행 지분 인수로 2년 전부터 구축하기 시작한 아시아 지역의 금융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T는 특히 테마섹과 싱가포르 정부간의 밀접한 관계로 미뤄볼 때 이번 지분 매입은 싱가포르가 앞으로 가속화할 중국 국영은행들의 개혁 작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는 정치적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BoA는 30억달러를 투자, 이 은행 지분 9%를 인수하기로 했으며, 앞으로 지분율을 19.9%까지 높일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다. BoA가 인수 가능한 최대 지분 19.9%와 테마섹의 매입 지분 5.1%를 합치면 중국내 은행들의 외국인 투자한도인 25%를 다 채우게 되지만 건설은행측은 은행이 일단 상장되면 테마섹이 자유롭게 지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25% 한도 규정은 무의미해진다고 설명했다. 테마섹은 현재 동남아 최대은행인 싱가포르 DBS은행의 대주주일 뿐 아니라 중국민생은행 지분 5%도 보유하고 있다.또 인도네시아 다나몬은행과 뱅크 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의 지분을 각각 5%씩 갖고 있으며, 인도 ICICI은행 지분 9%와 한국의 하나은행 지분 10%, 파키스탄의 NDLC-IFIC은행 지분도 소량 보유하고 있는 등 아시아지역에서 다양한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일부 은행업 분석가들은 테마섹이 보유한 이들 은행들의 자산이 궁극적으로 합병돼 중장기적으로는 범아시아은행 그룹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테마섹은 지난 2002년부터 리콴유 전 총리의 며느리이자 리셴룽 현 총리의 부인인 호칭이 이끌고 있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브라질 의회, 국정조사 착수

    브라질 의회가 잇따라 터져나온 권력형 비리에 대해 국정조사를 벌이기로 결정해 내년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정권이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의회의 국정조사 결정은 중도우파 야당인 브라질노동당(PTB)의 호베르투 제페르손 총재가 “법안 통과에 협조하는 대가로 PT가 야당 의원들에게 매월 12만달러를 제공해 왔다.”고 폭로한 지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다. 앞서 지난달 말 우편공사 등 국영기업들의 인사·납품비리에 집권 노동자당(PT)과 연정 참여 정당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실바 정권을 괴롭혀 왔다. 제페르손 총재는 전날에도 “의원 매수의 확실한 물증을 갖고 있다.”며 “룰라 대통령의 최측근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해 룰라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 비서실의 최측근이 복권사업 허가를 미끼로 뇌물을 챙기는 장면이 비디오로 공개되는가 하면 현직 장관이 가짜 보증서로 국영은행에서 대출받은 사실이 폭로돼 정권의 도덕성이 땅에 추락한 마당이어서 충격을 더했다. 룰라 대통령도 현 상황을 방관할 경우 정권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해 의회의 국정조사권 발동 요청을 수용하도록 PT 지도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정부는 최종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정조사에 협조할 것”이라며 “제 살을 깎는 심정으로 응하겠다.”고 밝혔다. 도덕성과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집권한 실바의 좌파정권이 앞선 우파정권들과 다를 바 없다는 비난과 ‘도덕성 흠집’의 위기 속에서 실바 대통령이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8일(현지시간) 룰라 대통령이 추문에 연루된 2개 국영기업 사장을 해임하고 부패 근절을 약속한 결과 이틀동안 추락했던 증시 등 금융시장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회의 국정조사는 우편 업무 비리와 PT의 의원 매수 파문으로 나눠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편 업무와 관련된 의혹은 페르난두 엔리케 카르도수 전 대통령 정부 시절부터 계속돼온 것으로 알려져 있어 현 정부에 칼날을 세우고 있는 최대 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신세대 대표작가’ 배수아·김경욱 신작 발표

    1990년대 등단한 이른바 ‘신세대 작가군’의 대표 주자 배수아(40)·김경욱(34)이 나란히 신작을 냈다.93년 같은해 문단에 나온 두사람은 독특한 주제의식과 개성적인 글쓰기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작가들. 독일에 체류하며 작품 활동중인 배수아는 전통적 서사구조를 벗어난 탈장르적 장편소설 ‘당나귀들’을,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는 김경욱은 인터넷·영화·TV 등 대중문화적 요소에 천착해온 전작들과 맥을 같이하는 소설집 ‘장국영이 죽었다고?’를 발표했다. ■ 배수아 ‘당나귀들’ 지난해 펴낸 ‘에세이스트의 책상’‘독학자’에서 소설과 에세이의 경계에 선 ‘낯설고, 불편한’ 글쓰기를 선보였던 작가는 이번에도 일관된 줄거리없이 작중 작가인 ‘나’의 사색을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독특한 구조를 고집한다. 제목 ‘당나귀들’을 “굶주리고 소심하게 살다가 천박한 권리를 얻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한 작가는 “그 말에는 나를 포함해 동시대 사람들에 대한 경멸과 조롱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이성의 시대’인 르네상스에서 유럽의 ‘계몽시대’를 거치지 못하고 곧장 ‘천박의 시대’에 들어선 사람들에 대한 신랄함이 담겨 있다. 책은 ‘존 쿳시의 (동물의 생)으로 시작되는 리스트’(1장)‘무거움의 기법을 연주함-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함께, 혹은 그 책의 독후감’(7장) 등 예사롭지 않은 제목을 단 8개의 독립된 장으로 구성돼 있다.1장에서 작가인 ‘나’는 주인공의 강연과 질의응답만으로 구성된 존 쿳시의 글쓰기에 매력을 느끼며 ‘어떻게 쓸 것인가.’하는 문제에 집요하게 매달린다. 독일에 체류하며 제3세계 언어로 문학을 하는 작가의 고민은 2장에서 본격적으로 사색된다.‘부코우스키와 알테 뮤직, 쿠프랭과 프랑스령 콩고, 그리고 콘래드가 놓인 저녁식탁의 쇼팽과 잠들기 전 여유가 있다면 슈바이처의 ‘를 마저 읽을 것’이라는 긴 제목의 글에서 작가는 모국과 모국어의 문제, 작가 스스로 ‘나의 최대의 연인’이라고 부른 음악에 관한 생각들을 적었다. 더불어 시각장애인 친구의 내면적 독백을 다룬 ‘야니네의 교회’, 채식주의자에 관한 기록인 ‘내 출처는 어디인가’, 우울증에 걸린 화자의 시선으로 옛사랑을 회고하는 ‘내 어깨위의 검은 개’ 등은 문학, 음악, 언어, 사랑에 관한 작가의 지적인 분석과 사색, 관념의 밀도를 엿보게 한다.9700원. ■ 김경욱 ‘장국영이 죽었다고?’ 2003년 만우절에 거짓말처럼 자살한 홍콩 스타 장국영. 그는 1970년대생 영상세대가 공유하는 상징적인 문화아이콘이다.71년에 태어난 작가는 “영화 ‘아비정전’ 등에서 소외와 침묵을 보여준 장국영은 우리 세대와 문화적 코드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표제작 ‘장국영이 죽었다고?’는 어떤 의미에도 뿌리내리지 못하는 그 세대 젊은이들의 삶의 모습을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을 매개로 풀어낸 단편이다. 신용불량자이며 이혼남인 남자는 인터넷 채팅에서 한 이혼녀를 만난다. 두 남녀는 같은 날 장국영의 영화를 봤고, 같은 날 결혼을 했고, 같은 장소로 신혼여행을 갔다. 현실에서 극도로 타인과의 접촉을 경계하는 남자는 인터넷상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자와 장국영이 주연한 영화 ‘아비정전’의 대사를 주고받으며 은밀한 소통을 즐긴다. 하지만 이 소통은 현실에 나오는 순간 맥없이 길을 잃는다.“싸이월드와 채팅은 소통 단절에 대한 공포심을 자극함으로써 소통의 환상을 유포하지만 이를 통해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작가의 문제의식은 소설 결말 부분 장국영 추모 플래시몹에 참여한 사람들간의 소통 부재에서 또렷이 드러난다. 소통에의 절박한 소망은 ‘당신의 수상한 근황’에도 담겨 있다. 빙판길에 미끄러져 차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한 주인공은 거꾸로 매달린 상황에서 휴대전화로 계속 통화를 하지만 누구도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페르난도 서커스단의 라라양’에서도 주인공은 운전연수를 가르치는 남자와의 불필요한 대화를 부담스러워한다. 소설집에는 이밖에 ‘낭만적 서사와 그 적들’‘타인의 취향’등 총 9편이 실려 있다.“세상은 끊임없이 읽고 풀어내야 하는 거대한 텍스트이고, 대중문화는 이를 해석하는 유용한 수단”이라는 작가의 문학적 근원은 이 소설집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1만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中은행들 공적자금 긴급수혈

    ‘2005년은 악성부채 청산 원년’. 중국 재정당국이 악성부채 처리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재정당국은 4대 국영은행 가운데 가장 큰 덩치의 공상(工商)은행의 부실대출 해결을 위해 올해부터 300억위안(4조 5000억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6일 전했다. 건설은행과 외환은행격인 중국은행의 부실채권도 털어줄 방침이다. 이는 이자 및 원금 회수가 순조롭지 못한 악성부채 비율이 전체 은행 자산의 13%인 2050억달러에 도달하면서 자산을 빠르게 잠식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만 있다간 은행은 껍데기만 남고 금융위기 도래도 먼 일이 아니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연평균 7∼8% 이상씩의 급성장을 거듭하는 경제상황에서 늘어나는 기업의 금융수요를 맞추기 위해선 해마다 은행 여신액을 15% 이상 늘려야 하는 부담도 있다. 재정당국은 공적자금의 투입에 이어, 국영은행 주식을 외국증시와 일반기업에 공개할 방침이다. 공상·건설·중국 등 3개 국영은행의 뉴욕증시 상장 등이 계획 중이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K마트·애플社 CEO ‘주목해야할 15인’에

    K마트 회장,PC제조업체 애플사 최고경영자(CEO), 정치블로그 사이트 원킷 대표 등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24일자)의 ‘2005년에 주목해야 할 인물’로 선정됐다. 신문은 경제계 인사 10명 등 15명을 선정했다. 에드워드 램퍼트 회장 2년전 K마트를 인수해 정상화시킨 데 이어 지난 11월 백화점 체인 시어스 로벅을 인수, 월마트와 홈데포에 이은 미국 3위의 소매업 체인을 갖게 됐다. 스티브 잡스 애플 및 픽사 CEO 픽사 영화사의 호조로 상승세를 타면서 PC시장에서 실지 만회를 시도하고 있다. 제임스 다이먼 JP 모건체이스 COO(최고업무책임자) 뱅크원을 인수한 뒤 과감한 긴축 경영으로 정상화시켰다.2006년까지 합병에 따른 30억달러의 추가 절감을 장담하고 있다. 닉 덴튼 원킷 출판인 그의 8개 블로그 사이트는 매달 2900만이 넘는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에 어떻게 블로그의 위력을 유지할지가 과제다. 존 타인 뉴욕증권거래소 CEO 212년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앞둔 거래소의 키를 쥐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안한 새 거래규칙의 수용이나 비영리기관의 공개와 관련해 그의 결단이 요구된다. 넬리 크로스 유럽연합(EU)경쟁담당 집행위원 독일 국영은행 보조금 지급,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대한 6억달러 벌금선고 등 EU 반독점 행정을 지휘하고 있다. 이밖에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 창업자,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사장, 멜 카르마진 시리우스 위성라디오CEO, 마이클 리빗 미국 보건장관 임명자 등도 주목되는 인물로 선정됐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中 금리인상 준비 착수

    세계경제의 제조공장으로 떠오른 중국의 경기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연착륙 필요성이 대두되고 중국 당국이 이에 따라 긴축의 고삐를 바짝 조이면서 중국 경제의 연착륙 성공 여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년래 최고의 물가상승률 이런 가운데 중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경제관찰보가 13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금리인상 준비에 착수했다고 보도해 중국이 진짜로 금리를 인상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주 5월 소비자물가가 4.4% 상승,1997년 2월 이래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이 위험수준으로 규정한 5%에는 못 미치지만 이미 6월 물가상승률이 5%를 넘어설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인민일보가 0.25∼0.5%포인트의 금리인상 준비에 들어갔다는 경제관찰보의 보도는 중국이 경기과열 진정을 위해 최후의 수단을 동원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부르고 있다.인민은행은 경제관찰보 보도를 부인하고 나섰지만 경기과열에 대 한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中 ‘기업들 견뎌낼 수 있을까’ 고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주 중국의 거시경제정책이 효력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도 상당한 문제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이는 경기과열을 진정시키는 것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한 불만 토로와 함께 어떻게든 중국 경제를 연착륙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경제는 5월 산업생산증가율이 3개월 연속 둔화되고 무역수지도 5월 올들어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서는 등 경기 진정 양상과 7년래 최고의 물가상승률,당초 목표인 7%보다 훨씬 높은 9.7%를 기록한 1분기 경제성장률 등 여전한 경기과열 양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중국 기업들이 금리인상의 여파를 견뎌낼 수 있느냐는 것.노무라증권의 자산분석가 숀 더비는 중국 금리가 인상되면 대부분 90일짜리 단기대출에 의존하는 중국 기업들의 상당수가 도산,실업자가 양산돼 사회불안이 초래될 것이며 국영은행들의 악성부채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따라서 중국 당국이 금리인상 단행을 놓고 막바지 고심을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분배 중심 경제개혁 추진”

    인도의 차기 총리로 19일(현지시간) 확정된 만모한 싱(71) 전 재무장관은 경제개혁은 지속하되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개혁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화답하듯 이날 인도 주식시장의 센섹스지수는 2.6%(1299.10포인트) 오른 5006.10을 기록했다.싱 전 장관은 22일 총리에 취임한다. ●경제발전 소외계층에 주력 싱 총리가 밝힌 ‘인간적 개혁’은 농민과 도시 빈민도 경제발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경제개발속 개혁’을 선언,개발과 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인도가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신흥시장으로 떠올랐지만 경제발전의 혜택은 중산층 이상에만 집중돼 왔다.이 점이 경제분야에 있어 ‘공통의 최소 프로그램’을 주장해온 국민회의당이 총선에서 이긴 이유다. 싱 총리는 또 다른 현안인 공기업의 민영화에 대해 ONGC(석유회사)와 GAIL(가스회사),국영은행 등은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 성격이 강해 민영화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고용창출의 효과가 큰 공기업을 민영화할 경우 “많은 노동자들이 실업상태로 내몰리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는 국민회의당과 함께 집권연정을 이룬 좌파연합과 공산당측 주장이기도 하다. 싱 총리는 개혁적이긴 하지만 경제 전체의 틀을 중시,전 정권의 개혁과는 모양새가 다를 전망이다.싱 총리는 그동안 정치가들이 능력은 무시한 채 ‘전기 공짜’ 같은 약속을 남발,재정과 경제에 해를 끼쳤다고 비판해 왔다. ●정치적 능력은 미지수 국민회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총 545석 중 145석을 차지하는 데 그쳐 다른 소수 정당과의 연정이 불가피하다.민주진보연합이라 불릴 연정에는 공산당과 좌파연합을 포함,총 17개 정당이 포함된다.이들의 차이를 극복,한데 묶어야 한다는 것이 싱 총리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이 될 전망이다.정치인으로서 싱 총리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또 총리직을 고사해 지지자들의 존경을 더 받은 소냐 간디 당수가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간디 당수는 총리 고사를 번복하라는 지지자들에게 “내가 어디 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정치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
  • 中명품족 ‘샤오황디’

    연간 소비재 판매시장 규모가 올해 한국 국가예산의 5배에 이르는 600조원(2002년 기준) 가량인 중국에서도 왕성한 구매력을 가진 샤오황디(小皇帝)세대. 중국 시장에 뛰어드는 외국기업이 늘면서 이들 세대의 명품 선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78년 입안된 지화성위(計劃生育) 정책에 따라 80년부터 태어나기 시작한 외동딸이나 외동아들을 일컫는 말이 샤오황디 세대다. 20∼24세인 샤오황디 1세대는 중국 전역에 8000만명 가량.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4일자)는 “중국에 유행과 브랜드·품질을 심하게 따지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가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신 소비층’을 이끄는 집단은 대학 졸업 뒤 괜찮은 임금을 받는 직장에 취직한 샤오황디 1세대다. 베이징(北京) 시내의 한 국영은행에 근무하는 우얀(24·여)은 대표적 신 소비층이다. 지난해 결혼한 우는 서른 살이 될 때까지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버는 돈은 모두 명품을 사는 데 쓴다.우 부부가 모는 중국산 시트로앵 승용차는 부모들에게 받은 3만위안(약 420만원)에 은행융자금을 보태 산 것이다. 지난 2002년 광고회사 제일기획이 30·40대 중국 신흥부유층 18가구를 한달여간 집중 조사한 결과,이들이 선호한 명품브랜드는 ▲옷은 베르사체 ▲신발과 핸드백은 페라가모 ▲화장품은 SKⅡ 등이었다. 황장석기자˝
  • 中, 국영은행 공적자금 투입

    중국 정부가 지불불능 위기를 겪고 있는 국영은행들에 수십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재정부 부부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주요 국영은행들에 대한 자금지원 방침이 지난 10월 중국공산당 회의에서 결정됐으며,자금지원의 세부적인 일정과 금융시스템의 구조조정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재정부가 막바지 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개혁실적·지배구조 개선 따라 선별 지원 중국 정부는 금융계에 팽배해 있던 ‘대마불패 신화’가 이번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그간 4대 국영은행(중국은행,중국건설은행,중국농업은행,중국공상은행)간에는 자신들이 전체 금융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정부가 결코 망하게 놔두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4대 국영은행들의 도덕적 해이에 새 전략을 들고 나왔다.4개 은행을 함께 처리하지 않고 선별 처리한다는 것.러우지웨이 부부장은 “은행마다 개별적인 기준 및 논리를 가지고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이를 뒷받침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부실채권 처리와 지배구조 개선실적이 좋은 은행들에는 우선적으로 외국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취득하도록 설득하고 홍콩·상하이 증시에 상장을 허용하는 등 ‘당근’을 줄 생각이다. 러우지웨이 부부장은 은행들에 투입될 자금은 중앙은행의 통화량 확대와 채권발행,외환보유고 등을 이용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4대 국영은행의 부실대출을 총자산의 23%인 2조위안(2400억 달러)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경제전문가들은 훨씬 많은 총자산의 40%인 3조 5000억위안 정도로 보고 있다.통계에 따르면 4대은행은 모두 기술적으로 지급불능 상태에 있으며 이들 은행은 자본이동,금리,외환자유화 등을 추진하려는 금융시스템 개혁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행 지배구조 개선 전기될 듯 중국 정부가 은행들의 지배구조 개선과 부실채권 정리 실적에 따라 지원 대상을 결정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최우선 지원대상 자리를 놓고 은행들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내건 ‘당근’중 자금 우선지원과 홍콩·상하이증시 상장 허용은 특히 은행들의 구미를 끈다.누가 첫 지원대상자로 선정되느냐는 중국 금융업계의 선두자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의 정책전환은 4대 국영은행들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공상은행은 이미 외국계 회계법인을 고용,부실채권에 대한 실사를 실시중이다.임직원수를 줄이고,수익원을 국영기업들에서 개인(주택담보대출)으로 다양화하고,보고체제 단순화 등 관료적인 경영시스템도 대폭 개선할 계획이다. 김균미기자 kmkim@
  • 中은행‘사스 대출’ 금융개혁 걸림돌로

    중국 국유은행들이 불어나는 부실채권에다 잇단 부정대출로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중국에 진출한 외국 은행들은 중국 4대 은행의 경영사정이 나빠지면서 금융개혁이 지연되고 금융시장 개방시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7일 보도했다.중국의 금융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중국경제의 앞날은 물론,아시아경제 전반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스 여파로 국유은행 경영위기 가중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유은행들의 부실채권 규모가 늘어났다.특히 사스로 기업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국유은행들의 부실채권도 증가했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CBRC) 리우 밍캉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사스로 타격을 입은 산업에 대한 대출이 늘면서 은행의 부실규모가 커졌다.”며 “이는 중국 은행들의 신용 위험과 시장 위험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4대 은행중 하나인 농업은행은 사스로 인해 4월에만 부실채권이 22억위안(약 3200억원) 늘었다고 리우 위원장은 밝혔다. 사스 파장이금융권으로 확산되는 것은 국영기업들의 국유은행에 대한 대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국영기업은 중국·공상·건설·농업은행 등 4대 국유은행 총대출금의 90%를 차지한다. 부정대출도 은행들의 부실증가에 일조하고 있다.중국 감사당국은 26일 4대 국영은행중 하나인 건설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사업과정에서 1억 2000만달러를 부정대출해준 사실을 적발했으며,또 다른 국영은행인 중국농업개발은행도 2건 총 1억달러 규모의 부정대출 사건이 적발됐다고 발표했다. 상하이 최대 갑부인 저우정이(周正毅) 눙카이(農凱)그룹 회장은 최대 10억달러 규모의 부정대출의혹으로 지난달부터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문제는 은행과 기업가,정부·당 고위 간부들이 연계된 금융비리가 은행권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AWSJ는 지적했다. ●개혁차원서 금융비리 척결 그러나 잇따라 적발되는 부동산 담보대출 관련 비리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AWSJ는 이날 “일련의 부정대출 사건은 중국 정부가 은행권 개혁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가계 주택담보대출과 관련된 것이라는 점에서 이미 기술적으로 파산상태로 평가받는 중국 은행권의 재정상태에 새로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신문은 전문가들을 인용,“최근 잇따르는 중국 은행권과 관련된 부정적 소식들로 인해 중국 은행들이 잠재적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최근 발표한 ‘2003∼2004 중국 은행업계 전망’보고서에서 중국 국영은행들이 부실채권 해소를 위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40%에 이르는 5000억달러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S&P는 중국 4대 은행이 중국 정부의 계획처럼 2005년까지 전체 여신중 부실채권의 비율을 15%까지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잇단 금융비리 적발을 중국 당국이 실시하고 있는 부정부패 척결 등 개혁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정상은(鄭常恩)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수년사이에 급성장한 부동산 재벌들에 대한 비리사건이 잇따라 터지는 것은 그동안 곪은 부분을 도려내겠다는 개혁의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장은 “중국 정부는 국가재정서 부실채권을 어느 정도 보존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 경제가 지난해부터 올 1분기까지 워낙 좋아 그만큼 여력이 많아져 경제위기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개혁 지연될 수도 AWSJ는 부실채권과 금융비리 증가로 중국 국영은행들의 경영사정이 악화됨에 따라 국내 은행산업의 보호 차원에서 외국 은행에 대한 금융시장 개방시기를 늦출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장규 팀장과 정상은 수석연구원은 그러나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오는 2005년까지 금융시장을 단계적으로 개방하겠다고 밝혔지만 중국 사정에 따라 조정될 수 있으며 국제적인 약속인만큼 크게 늦추진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균미기자 kmkim@
  • 이용근 前금감위장 오늘 소환 / 현대상선 불법대출 묵인 의혹

    ‘대북송금 의혹사건’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15일 현대상선의 산업은행 대출금 2억달러가 송금된 마카오의 북한측 계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특검팀은 2억달러(약 2235억원)가 외환은행 본점-중국은행 서울지점-중국은행 마카오지점의 수순을 거쳐 북한의 조선대성은행 등 국영은행 3개 계좌로 분산 송금된 정황을 포착,송금 성격 규명에 나섰다. 특검팀은 국가정보원이 송금을 주도·관리했으며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인 2000년 6월8일부터 같은 달 12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송금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의 대가성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산업은행의 현대상선에 대한 불법 대출을 묵인했다는 의혹과 관련,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으로 구속수감된 이용근 전 금감위원장을 16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안동환 홍지민기자 sunstory@
  • ‘北송금’ 김윤규사장 소환조사

    ‘대북송금 의혹사건’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14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과 함께 대북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김윤규(사진) 현대아산 사장을 소환,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날 김 사장을 상대로 청와대 고위 인사 등의 대북송금 지시 및 남북정상회담과의 연관성 여부,7대 남북경협사업 등과 관련해 북측에 보낸 전체 송금액 규모 등을 캐물었다. 특검팀은 또 김 사장으로부터 현대 대북사업 계획서와 경협계약서 등 관련자료를 임의 제출받아 검토했다. 김 사장은 특검 조사에서 “현대 계열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으며 국정원의 도움을 받아 5억달러를 송금했으나 이는 남북경협사업의 독점권을 확보하는 대가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현대상선이 북한에 송금한 2억달러가 남북정상회담 전날인 2000년 6월12일 중국은행 마카오 지점에 개설된 북한 국영은행 계좌 등 여러 계좌로 분산 입금된 정황을 포착했다.특검팀은 또 같은해 6월26일 산업은행이 현대건설에 대출해준 1500억원도 대북송금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 13일 통일부 간부 2명과 외부에서 접촉,남북경협계약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고 정상회담 전후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특검팀 관계자는 “수사상 통일부 간부도 소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홍지민기자 sun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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