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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무관학교 재원 조달, 독립군 양성… 만주 독립운동의 ‘숨은 공신’

    신흥무관학교 재원 조달, 독립군 양성… 만주 독립운동의 ‘숨은 공신’

    수원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이며 근대교육자인 임면수는 이회영이나 이상룡과 같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인물이다. 전 재산을 털어 수원 삼일학교를 설립했고 만주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 재원 조달에 몸바치는 등 만주독립운동을 뒤에서 도운 숨은 조력자이기도 하다. 신흥무관학교 분교 교장으로 독립군을 양성하고 결사대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가 고문으로 반신불수가 돼 고향에 돌아왔을 때는 기거할 방 한 칸도 없었다. 임면수 선생은 1874년 6월 13일 경기도 수원군 수원면 매향리(현 화성시)에서 아버지 임진엽과 어머니 송씨 사이에서 2남으로 출생했다. 삼일학교 설립에 기부한 재산을 보면 그의 가계는 중농 이상의 부호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호는 필동(必東) 또는 필동(弼東)을 사용했다. 임면수는 19세 때 나중에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뒷바라지하고 독립운동가들을 돌본 전현석과 결혼했다.선생은 어려서는 향리에서 한학을 공부했지만 늦은 나이에 근대 교육을 받았다. 수원양잠학교를 졸업한 선생은 화성학교에 진학, 2년 동안 공부했다. 당시 화성학교 학생들은 일본군 군자금을 기부하는 등 일본에 협력하는 자세를 보였다. 러일전쟁에 통역으로 참가하는가 하면 각종 기관의 일어 통역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생은 항일투쟁이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주시경·이동휘 등 애국지사들과 교류 선생은 1905년 서울로 와서 한국사와 한국지리 등을 가르치며 학생들에게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던 상동청년학원에 입학했다. 선생은 국어강습회를 열었던 주시경과 이동휘 등 애국지사들을 그곳에서 만나 교류했다. 경기 강화에서 사학을 30여곳 설립해 교육 사업을 하고 임시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이동휘는 선생의 진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선생은 수원에서 이하영, 김태제 등과 함께 국채보상운동에 뛰어들었다. 국한문 취지서를 자비로 발간해 동참을 호소하고 경기도 각 지역에 배포했다. 반향은 컸다. 수원에서는 취지서 발표 2~3일 만에 당시로서는 거금인 500여원이 모금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1903년 29세의 선생은 젊은 동지들과 함께 유명한 신여성 화가 나혜석이 졸업한 수원 삼일여학교를 설립했다. 학교는 북감리교회로 운영권이 넘어가면서 설립 후 3년이 지나자 재정난을 겪게 됐다. 부호 강석호는 1906년 5월 거금을 기부했고 나중석도 부지 900여평을 기증했다. 선생도 집터와 토지, 과수원을 내놓았다. 현 매향정보중고등학교가 자리잡은 곳이 그가 희사한 땅이다. 1909년 선생은 삼일학교 교장이 됐고 다른 사립학교 설립도 도왔다. 선생은 1907년 기호지방 출신 인사들이 조직한 기호흥학회에서도 활동했다. 서우학회, 교남교육회, 호남학회와 같은 교육진흥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역마다 학회가 조직됐는데 기호흥학회도 그중 하나였다. 광주와 수원 등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에 19개 지부가 있었고 수원 지역 교육자로서 선생은 교육과 계몽운동에 앞장섰다. 1910년 선생은 서울로 올라와 신민회에 가입하고 양기탁의 집에서 열렸던 구국운동회의에 참여했다. 신민회의 결의에 따라 모국을 떠나 만주에서 독립군을 양성하기로 결심했다. 삼일학교 운영은 나홍석에게 위탁했다. 경술국치 직후인 1910년 10월 초 선생은 극비리에 가족을 이끌고 만주 봉천성 환인현 횡도촌으로 망명했다. 그곳에 먼저 정착한 이회영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은 1911년 6월 독립군을 양성하기 위해 농가 2칸을 빌려서 신흥강습소를 개설했고 1912년 통화현 합니하로 이전, 신흥중학으로 이름을 바꿨다. 신흥중학은 후에 신흥무관학교로 발전하는데 수만 평의 연병장과 수십 칸의 내무실은 생도들이 합심해 만들었다. 통화현 합니하는 독립군 무관 양성의 본영이 됐다. 선생의 역할은 재원 조달이었다. 신흥무관학교 유지비와 군사훈련비를 조달하고자 영하 40도의 한파와 폭설을 무릅쓰고 썩은 좁쌀, 강냉이, 풀나무 죽으로 연명하면서 동포들의 도움을 구하러 다녔다. 선생 부부는 객주업에 종사했는데 독립군의 연락소, 휴식소, 무기보관소, 회의실 공간으로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독립운동의 아지트였던 셈이다. 부인 전 여사는 수시로 방문하는 별동대, 특파대 등의 식사를 하루에 대여섯 번이나 내놓았고, 그들의 보따리와 총기를 맡아 챙겨 주는 등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 독립군으로서 전 여사의 밥을 안 먹은 이가 없을 정도였다. 전 여사의 인내심과 온순함, 예의 바른 행동에 누구나 머리를 숙였고 ‘독립의 어머니’로 칭송을 받았다. 선생의 비문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그 당시 독립운동가로 선생댁에서 잠을 안 잔 이가 별로 없고, 그 부인 전현석 여사의 손수 지은 밥을 안 먹은 이가 없으니 실로 선생댁은 독립군 본영의 중계 연락소이며 독립운동객의 휴식처요, 무기보관소요, 회의실이며 참모실이며 기밀 산실이었으니….” 만주의 한인자치기관 부민단에서는 1916년 3월 16일 독립운동가들의 근거지를 위협할 일본영사관 분관 설치를 제지할 방안을 논의했다. 그 방책으로 결사대 200명을 편성했고 7~8명은 통화현 시가에 잠입했는데 선생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1916년 9월 9일 안동 주재 일본영사가 일본 외무대신에게 보낸 ‘재만 조선인 비밀결사 취조의 건에 대한 회답’ 등에 선생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지(통화현)의 배일자 중 유력자인 결사대원 임필동”이란 표현에서 당시 만주 독립운동계에서의 선생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양성중학교 교장 일하며 제2 신흥무관학교로 선생은 1910년대 중반 통화현 합니하에 설립된 민족학교인 양성중학교 교장으로 활동했는데 이 학교는 제2 신흥무관학교 격이었다. 교수로 재직한 이세영과 재무감독 이동녕 등은 신흥무관학교의 실질적인 중심인물이었다. 3·1운동 이후 일본군들은 1920년 간도로 출병해 만주 지역의 독립운동가를 체포·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선생은 1920년 6월 12일 밤 해룡현 북산성자 삼도가 김강의 집에서 체포됐다. 일본 경찰관과 친일 조선인을 암살하고 동지들을 통해 상하이 임시정부에 독립운동 자금을 송금하려 한 혐의였다. 선생은 압송돼 가던 중 한국인 경찰 유태철의 도움으로 여관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선생은 낮에는 숨고 밤이 되면 걸어서 14일 만에 길림성 이통현 고유수 한인 농촌마을에 도착해 동포 박씨 집에 은둔했다. 그곳에 머물다 장춘을 거쳐 부여현에 도착해 안승식의 도움을 받았고 그의 집에서 겨울을 보냈다.●아담스기념관 건축 감독… 고문 후유증에 타계 그러나 1921년 2월쯤 길림시내에 잠입해 활동하다 밀정의 고발로 길림영사관에 체포된 뒤 평양감옥에서 심한 고문을 받았다. 전신이 마비될 정도의 위중한 상태가 되자 일제는 선생을 석방했고 수원으로 귀향했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독립운동가들이 대부분 그렇듯 그의 가족사도 불운했다. 만주에서 20세가 돼 독립운동에 가담한 장남 우상이 1919년 국내에 잠입해 군자금을 마련하고 만주로 돌아가다 동상을 입어 객사한 것이다. 선생은 1923년 삼일학교 아담스기념관 건축 감독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문 후유증으로 건강이 악화돼 1930년 11월 29일 5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1964년 세류동 공동묘지에 안장됐던 선생의 유골은 삼일상고 동산으로 옮겨졌고 기념비도 세워졌다. 정부는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고 묘소는 국립현충원으로 옮겨졌다. 2015년 기념사업회가 발족했으며 손자 임병무씨도 유품을 수원박물관에 기증하고 조부의 업적을 기리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코로나로 주춤 한류 살리기… 문체부 ‘드림팀’ 떴다

    코로나로 주춤 한류 살리기… 문체부 ‘드림팀’ 떴다

    “이번에 영입한 이들은 그야말로 ‘에이스급’ 인재들입니다.” 스포츠 스타 선수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새로 만든 과에 합류한 사무관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문체부 최고 인재를 모은 만큼 새로운 과에 거는 기대 역시 크다.문체부는 한류의 지속적인 확산을 뒷받침할 전담 조직인 ‘한류지원협력과’를 신설하는 내용의 ‘문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지난 9일 공포·시행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한류 담당 업무를 하는 부서를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류지원협력과는 한류 지원을 위한 총괄계획을 수립한다. 한류 기반 문화교류 사업을 비롯해 한류 연관 상품의 개발·수출 지원도 맡는다. ●K컬처 문화 교류·상품 개발 총괄계획 수립 문체부의 2019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96억 1504만 달러(약 10조 5000억원)였다. 국내 모든 산업 수출액이 전년 대비 5.4% 증가한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문체부는 “한류의 영향으로 콘텐츠산업 수출액이 2014~2018년 연평균 16.2%의 성장률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한류의 영향이 커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한류 지원을 이끈 조직은 그때그때 달랐다. 2012~2013년에는 문체부 내부 태스크포스(TF)인 한류문화진흥단이 주요 계획을 세웠다. 2014년에는 민간 자문기구인 한류3.0위원회, 그리고 2015~2017년에는 민관 협의체인 한류기획단 등 임시 조직이 담당했다. 박양우 장관은 지난해 4월 취임하자마자 문체부 내부 전담 부서를 만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 부서는 미국과 태국 등에서 근무하고 지난 3월까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문화원장으로 있던 이준호 과장을 필두로 모두 9명으로 구성했다. 대중문화산업과에서 일부가 옮겨 오고, 나머지 4명의 사무관이 합류했다. 이용신 문체부 운영지원과장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외교부와 협의를 거쳐 부서를 만드는 데 거의 1년 정도 걸렸다”면서 “장관이 직접 지시해 만든 부서라서 ‘최고의 인재들로 구성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문체부 실장, 국장, 과장들에게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창의력이 있는 이들을 추천받았고, 이들 가운데 4명을 정해 새로 합류시켰다”고 말했다. ●장관 직접 지시해 부서별 에이스급 총집결 야심 찬 출범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 탓에 이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문체부는 올해 중소벤처기업부과 손잡고 60개 회사와 함께 한류 스타 협업 상품을 개발하고, ‘한류 콘텐츠+α’ 종합박람회를 신설해 ‘K컬처 페스티벌’을 열 계획이었다. 한류의 저변을 확대하고 소비층을 키우고자 전 세계 세종학당도 180곳에서 올해 210곳으로 늘리고 한국어 교원도 140명에서 180명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워 뒀다. 올해 부서 업무 목표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케이팝 기획사 비대면 공연 모델 지원 과를 이끌 이준호 과장은 “코로나19가 한류 확산에 큰 걸림돌이다. 케이팝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어 해외를 겨냥했던 각종 사업을 내수로라도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우선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여러 기획사가 온라인, 비대면 공연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류 새 비즈니스 모델을 지원하는 사업을 내년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문체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 등 12개 부처 차관급과 국제문화교류진흥원·한국관광공사 등 10개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한류협력위원회의 실무도 맡는다. 이 과장은 “다양한 부처와 기관이 추진하는 한류 정책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선별해 효과적으로 연계하는 데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이방카와 방 청소 순서 놓고 신경전”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이방카와 방 청소 순서 놓고 신경전”

    ‘탐욕스럽고 가학적인 남편에게서 구출돼야 할 마음씨 따뜻한 공주’ ‘세상에 대해 별로 할 얘기 없어 보이는 무식하고 천박한 모델’ ‘남편의 대권 욕망 덕분에 신분이 급상승한 이민자’ ‘어쩌다 딱 들어맞는 시간에 딱 들어맞는 장소에 있어 행운을 거머쥔 미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에 대해 세상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생각해 왔다. 그러나 최근 멜라니아 여사의 전기 ‘그녀의 협상기술: 알려지지 않은 멜라니아 트럼프 이야기’를 펴낸 메어리 조던은 “단 하나도 맞는 게 없다”고 평했다. ‘협상의 달인’이라 평가받는 트럼프 대통령만큼이나 멜라니아 여사 역시 주도면밀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퓰리처상을 받은 워싱턴소프트(WP) 기자 조던은 멜라니아 여사의 주변인들을 인터뷰한 결과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두 사람은 삶의 방식과 기질이 크게 다르지만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는지, 또 그 인격에 매우 비슷한 점이 있기에 결혼 생활이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WP 등에 따르면 조던이 저술한 전기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게 자신의 과거를 꾸미고, 성취를 과장하는 데 유능할 뿐만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려는 추진력, 그리고 그걸 이뤄내는 협상력이 뛰어난 것으로 묘사된다. “대선 출마 권유나 부통령 추천도 멜라니아 작품”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들러리 역할에 불과하지 않다는 것은 여러 일화를 통해 나타난다. 특히 일각에서 멜라니아 여사를 트럼프로부터 구출해야 한다는 세간의 통념부터 깨지게 된다.조던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캠프 고문이던 로저 스톤을 인용하며 그의 대선 출마를 부추긴 인물이 다름아닌 멜라니아 여사라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는 사람들의 동향을 본능적으로 매우 예민하게 간파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의 여론조사요원’으로 부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의 이러한 직감을 존중하고 경청한다면서 마이크 펜스를 부통령으로 간택한 것도 멜라니아 여사라고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펜스 부통령이 충성스러울 것이라고 평가하며 추천했는데, 실제로 펜스 부통령은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일절 불화를 노출하고 있지 않다. “트럼프의 성추문을 무기로 재산분할 계약 재조정” 조던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음담패설과 성추문으로 낙마할 위기에 몰렸을 때 보인 멜라니아 여사의 결단력에도 주목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음담패설 폭로 이후 멜라니아 여사를 대면하기를 두려워했는데, 정작 멜라니아 여사는 대중들이 자신을 측은하게 여긴다는 점에 오히려 모욕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멜라니아 여사는 먼저 직접 나서 트럼프 대통령의 음담패설이 ‘용납 못할 발언’이라면서도 국민이 남편의 사과를 받아줄 것을 호소했다.멜라니아 여사의 호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를 극복하는 데 작지 않은 힘을 보탠 것으로 평가된다. 조던은 멜라니아 여사가 나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을 협상의 무기로 삼았다고 기술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가 2017년 1월 취임한 후 백악관에 들어갈 때 아들 배런의 학업 문제를 이유로 이사를 미룬 바 있다. 그러나 사실 당시 멜라니아 여사는 ‘별거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부부 간 재산분할 계약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정하려 했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이 낳은 아들 배런이 이방카 등 배다른 형제들에 밀리지 않도록 적절한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유산을 나눠가질 수 있도록 했다고 조던은 주장했다. “의붓딸 이방카와 방 청소 순서 놓고도 신경전” 트럼프 대통령의 셋째 부인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이 첫째 부인 사이에서 낳은 첫째 딸 이방카 트럼프와의 신경전도 흥미롭게 묘사돼 있다. 조던은 멜라니아 여사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갈등의 골이 깊다면서, 트럼프 일가의 가정부들이 두 사람 간에 긴장감이 팽팽해 누구 방이 먼저 청소되느냐를 두고도 신경전이 벌어질 정도였다고 전기에서 털어놨다고 전했다.이방카 보좌관은 멜라니아 여사가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조롱하는 의미로 ‘초상화’라고 부른 적이 있으며, 멜라니아 여사는 이방카 보좌관을 ‘공주’라고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 문제’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 이처럼 대체로 외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이는 멜라니아 여사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놓고 반기를 든 적이 있었다. 바로 불법 이민자 수용시설에서 부모와 자식을 분리 감금하는 조치를 내렸을 때 멜라니아 여사는 공개적으로 이를 반대한 것은 물론 사적으로도 며칠에 걸쳐 해당 결정을 철회하도록 노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도 철회 직후 “내 아내가 매우 확고한 생각을 가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멜라니아 여사 본인이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나 1996년 방문비자로 미국에 온 이민자 출신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멜라니아 여사는 그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마스크 착용 거부, 소셜미디어를 통한 인신공격, 강경한 이민통제 등 여러 문제에 대해 남편의 결정에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5개 국어 능통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장일 것” 한편 멜라니아 여사는 영어, 슬로베니아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던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영어와 슬로베니아어가 유창한 것은 사실이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어로 얘기했을 때 멜라니아 여사는 잘 알아듣지 못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대화했을 때에도 통역을 이용했다는 게 그 근거다. 조던은 ‘5개 국어 능통설’에 대해 여러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았던 퍼스트레이디 재클린 케네디 여사와 같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과장일 수 있다고 의심했다. 한편 멜라니아 여사의 대변인인 스테파니 그리셤은 이 책에 대해 “멜라니아 여사에 관한 거짓 정보가 들어 있는 또 다른 책”이라며 “픽션 장르에 해당한다”고 깎아내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잇따른 외국인 노동자 사망사고 발생

    최근 여수의 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미얀마 국적 노동자의 죽음과 관련해 여수지역 시민단체들이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수이주민센터와 민노총여수지부,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5일 성명서를 통해 “소홀하기 쉬운 외국인 노동자 산업현장의 전수 점검과 특별 안전교육,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들에 따르면 2019년 9월 경북 영덕 오징어 가공업체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질식사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들은 안전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채 깊이 3m, 가로·세로 3~4m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된 탱크에서 작업하다 황화수소 등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졌다. 올해에도 지난 1월 경기도 양주시 가죽공장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보일러 폭발로 사망했고, 전주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장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3월에는 순천 재활용폐기물 처리업체에서 일하던 베트남 노동자가 압축기에 끼여 숨지고, 4월에는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로 외국인 노동자 3명이 사망했다. 지난 10일에는 여수와 광양을 잇는 한전의 해저 터널 공사현장에서 미얀마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가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이 외국인 노동자는 지하 90m의 터널 공사현장에서 레일카에 깔려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은 “외국인 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안전대책 없이 산업현장에 투입되고 있고, 그들의 죽음조차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모국어를 통한 안전교육과 전수 특별 안전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와 전남도, 여수시 등은 사건 원인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 등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달라”고 덧붙였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법원 “교복 입은 학생 나온 음란만화 스캔본도 청소년 이용 음란물”

    법원 “교복 입은 학생 나온 음란만화 스캔본도 청소년 이용 음란물”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 만화책을 스캔한 이미지 파일을 인터넷에 올린 회사원이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게 됐다. 종이로 된 음란 만화책을 배포하거나 판매할 경우 형법상 음화반포죄가 적용되지만, 음란 만화책을 스캔해 배포할 경우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이 적용돼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이관용)는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회사원 A씨는 2014년 9월~2015년 7월 교복을 입은 학생이 나오는 일본 성인만화 3편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다. 만화책 스캔본을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뒤 일본어로 된 대사와 지문을 한국어로 번역해 다시 올린 것이다. 이후 경찰에 적발된 A씨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우희 판사는 2016년 6월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에서 A씨 측은 “만화 스캔본은 실사물이 아닌 창작물이기 때문에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판사는 “2011년 9월 아청법을 개정해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을 추가한 것은 실제 아동·청소년의 등장 여부와 무관하게 가상 창작물도 규제하겠다는 취지”라고 하며 유죄를 선고했다. 형법상 음화반포죄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인 데 비해, 아청법상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배포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A씨는 곧바로 항소했지만 2심 재판은 4년이 지나서야 진행됐다. A씨 사례와 유사한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었기 때문에 대법원 판단이 나온 뒤 재판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대법원에서는 교복을 입은 인물이 나오는 일본 음란 애니메이션을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지난해 5월 대법원은 애니메이션 등장인물의 외모, 상황 설정, 신체 발육 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되면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로 판단해 처벌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A씨는 지난달 8일 재개된 항소심에서 대법원 판례를 따르더라도 1심에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가 번역해 올린 만화책은 일본에서 정식 발매됐고, 해외에서도 공식 유통된 서적이기 때문에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아청법에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이라고 규정한 것을 거론하며 ‘종이 만화책’의 경우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즉 만화 스캔본은 종이 만화책에서 출발한 것이고, 형태가 전자 파일로 바뀌었다고 해도 본질은 달라지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반음란물로 봐야 한다는 게 변호인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5일 이 같은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종이책이 해당 법에서 제외된 것은 종이책의 경우 출판물에 대한 사후심의와 그 위반에 대한 제재를 통해 제도적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반면 디지털 화상이나 영상 등은 이 같은 제도적 예방이 곤란한 특징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불특정 다수의 무한복제와 무단배포에 따른 파급력의 차이를 감안한 입법정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의 내용이 표현된 종이책을 스캔해 컴퓨터나 인터넷을 통한 화상 형태로 변환한 것도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 측의 양형 부당 주장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해 벌금을 200만원으로 감형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또다시 ‘삐라’

    [이경우의 언파만파] 또다시 ‘삐라’

    ‘삐라’는 붙이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삐라’는 ‘뿌리다, 날리다, 돌리다’ 같은 말들과 더 익숙하게 어울린다. 삐라들은 오랫동안 이렇게 전달되고 떨어져 왔다. 떨어진 삐라들은 불온하고 수상쩍은 것이었다. 색깔로도 쉽게 구별되고 불온해 보이는 그것은 지니고 있을 게 못 됐다. 수상한 인물을 신고하듯 신고해야 하는 물건이기도 했다. 영어 ‘빌’(bill)에서 비롯된 말이지만, 일본을 거쳐 들어오면서 ‘삐라’라는 형태가 됐다. 한때는 ‘삘’이라고 하기도 한 모양이다. 일제강점기인 1938년에 나온 문세영의 ‘조선어사전’은 ‘삐라’를 표제어로 올려놓고, 풀이는 “‘삘’에서 온 말”이라고 해 놓았다. 일본어 ‘비라’(ビラ)를 나란히 적어 놓았다. ‘삘’의 풀이에는 ‘계산서, 증권, 광고로 걸어 놓는 그림, 광고지’ 같은 말들을 옮겨 놓았다. ‘삐라’는 일본어 냄새가 물씬 나는 말이었다. 국어순화운동의 대상이어야 했다. ‘삐라’가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한국어 속으로 들어왔지만 불량식품처럼 가능하면 멀리하라는 신호들이 보내졌다. 정부는 ‘삐라’ 대신 ‘전단’을 쓰라고 권유했다. 규범 사전인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삐라’의 풀이에 ‘전단’으로 가라는 화살표(→)를 해 놓았다. ‘전단’이 표준어라는 의미다. 사전의 ‘전단’에는 ‘선전 전단’, ‘경찰의 수배 전단’, ‘전단을 돌리다’ 같은 예문들이 보인다. 이렇듯 단정한 ‘전단’은 ‘삐라’가 전하는 정치적 선동과 조작 같은 의미를 담지 못했다. ‘불온함’이나 ‘은밀함’도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삐라’는 ‘삐라’일 수밖에 없었다. 사라져 가지 않았다. ‘삐라’가 “‘전단’의 북한어”라는 국어사전의 뜻풀이는 남한말이 아니고 북한말이란 의미가 아니다. 정확하게는 북한의 표준어인 ‘문화어’라는 뜻이다. 북한에선 ‘삐라’를 표준어로 받아들였다. 북한의 규범 사전이라 할 수 있는 ‘조선말대사전’은 ‘삐라’의 첫 번째 의미를 “선동을 위하여 종이에다 쓴 짤막한 글 또는 그러한 글이 담긴 종이장”이라고 해 놓았다. 삐라의 용도를 선명하게 밝혔다. 이 사전에는 ‘삐라공작’이란 말도 보인다. 삐라는 상대에겐 불온한 무엇이 될 수 있다. 마음을 뒤집어 놓기도 한다. 무기가 된다. 남북 정상은 2018년 판문점선언에서 전단 살포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그렇지만 한 탈북자단체가 지난달 다시 북쪽을 향해 삐라를 날렸다. 북한 인권운동 차원이라고 하는데, 돈 때문이라는 의혹을 받는다. 북한이 남쪽을 향해 거친 말들을 쏟아낸다. 총탄과 폭탄 같은 말들이 날아온다.
  • 짧아서 아쉬웠던… 여성시인들의 변신

    짧아서 아쉬웠던… 여성시인들의 변신

    첫 소설 美 플라스 ‘메리 벤투라…’ 산문으로 온 허수경 ‘오늘의 착각’천재적인 문학성을 자랑했던 여성 시인들의 유고집이 잇따라 출간됐다. 미국의 실비아 플라스(1932~1963)의 소설 ‘메리 벤투라와 아홉 번째 왕국’(왼쪽·미디어창비)과 허수경(1964~2018) 시인의 산문집 ‘오늘의 착각’(오른쪽·난다)이다. 각각 소설과 산문의 형태로, 짧지만 긴 세월을 살다간 이들의 흔적이 담겼다. ‘메리 벤투라와 아홉 번째 왕국’은 60여년 만에 최초 공개되는 플라스의 미발표 소설이다. 1952년에 쓰인 소설은 정식 출간되지 않은 채 미국 인디애나대에 보관돼 있다가 지난해 영국 출판사 페이버 앤드 페이버에서 초고를 그대로 살린 판본으로 펴냈다. 여덟 살에 보스턴 헤럴드지에 시를 발표했던 플라스는 스미스대학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을 장학생으로 들어가 겉으로는 전형적인 모범생의 삶을 살았다. 불세출의 천재인 그의 시 전집은 1981년 작가 사후에 출간된 책으로는 유일하게 퓰리처상 시 부문을 수상했다. 그는 생애 내내 여성은 분노도, 경력에 대한 야심도 표출하지 않고 남편과 아이들을 돌보는 데서 성취감을 찾아야 한다는 당대의 여성관과 부단히 싸웠다. 결국 영국 계관시인 테드 휴스와의 불행했던 결혼 생활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소설은 메리 벤투라라는 소녀가 처음으로 부모를 떠나 홀로 기차 여행에 오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소녀가 알고 있는 사실은 손에 쥔 티켓이 종착역 ‘아홉 번째 왕국’으로 향하는 편도행이라는 것뿐이다. ‘10대 여성의 나 홀로 여행’이라는 당시로선 파격적인 설정의 책은 여성들 사이 우정과 연대, 삶에 대한 주체적 선택을 주제로 한다. 시대와 불화했지만 스스로와는 화해한 시인의 자전적인 얘기로도 들린다. 60여쪽의 짧은 소설을 진은영 시인이 한국어로 옮겼다. 허 시인의 생일인 6월 9일에 맞춰 출간된 ‘오늘의 착각’은 2014~2016년 8회에 걸쳐 문학 계간지 ‘발견’에 연재한 산문을 모았다. 책은 시인 특유의 시론이자 ‘착각론’이다. 그는 착각이란 ‘우리 앞에 옆에 뒤에 그리고 언제나’ 있으며, ‘시인이 이 지상에 개점한 여관에 든 최초의 손님들 가운데 하나’(4쪽)라고 말한다. ‘시인의 영혼에게 가장 많은 잔심부름을 시키는 이 손님을 시인은 내몰 수가 없다. 잔심부름의 대가로 시인이 얻는/잃는 것이 너무나 많기에.’(4~5쪽).‘착각론’의 정수는 과거를 읽는 미래의 독자들에 대한 언설이다. ‘거대한 역사의 기류에 떠밀리던 한 인간의 삶과 문학이 미래의 타인에게 해석될 때, 미래의 타인은 자주 오독을 한다. 시인의 삶이든 그 누구의 삶이든 <인간극장> 같은 다큐멘터리의 범주에서 해석되지 않는다. (중략) 지난밤의 꿈은 우리가 낮 동안 입을 닫았던 동경의 곡진한 눈물일 수도 있다.’(41쪽, ‘김행숙과 하이네의 착각, 혹은 다람쥐의 착각’ 일부) 어제의 허수경을 읽는 오늘의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하는 말 같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서울대·연세대도 온라인강의 부정행위…과제 베껴서 F 처리

    서울대·연세대도 온라인강의 부정행위…과제 베껴서 F 처리

    대학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행 중인 온라인 강의에서 부정행위로 의심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한 외국인 학생이 이번 학기 외국인 대상 한국어 강의의 온라인 시험과 과제 제출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학생은 한국어를 거의 구사하지 못하면서도 “온라인 강의 덕에 한국어 강좌 중간고사를 무사히 치렀다. 기말고사도 걱정 없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친구의 과제를 베껴 제출하는 모습이 다른 학생들에게 목격돼 해당 강의의 담당 강사에게 신고가 들어갔다. 서울대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된 학생에게 강사가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부정행위 정황이 사실과 가깝다고 판단해 해당 학생에게 F 학점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세대에서도 공과대학의 한 수업에서 최근 일부 학생들이 평가 대상인 과제물을 서로 베껴서 낸 정황이 발견돼 담당 교수가 진상 파악에 나섰다. 연세대 공대 A 교수는 지난 12일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 올린 공지에서 “과제물 말머리에 ‘수강생 간에 상의할 수 없다’고 명시했음에도 소수 학생이 이 점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업 시간에 공지한 대로 F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성균관대와 서울시립대, 서강대, 건국대 등에서도 부정행위 문제가 불거졌다. 각 대학은 부정행위를 차단하고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2일 기말고사를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한 중앙대는 학생들이 모여서 시험을 보거나 커닝하는 사례를 막고자 ‘온라인 시험 감독관’을 선발하기로 했다. 아울러 ‘시험 윤리 안내문’을 만들어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사전 공지할 방침이다. 서울대 교수들은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 방지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기도 했다. 객관식 선택지 번호가 학생마다 무작위로 나타나도록 하거나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 손이 카메라에 비치도록 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김현삼 의원, 이주아동 지원을 위한 법제화 방안마련 촉구 건의안 대표발의

    김현삼 의원, 이주아동 지원을 위한 법제화 방안마련 촉구 건의안 대표발의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김현삼(더불어민주당·안산7) 의원이 대표발의 한 ‘이주아동 지원을 위한 법제화 방안마련 촉구 건의안’이 12일 소관 상임위에서 가결됐다. 이번 건의안은 이주아동 중 미등록 이주아동들이 대한민국 사회 내에서 아동으로서의 기본 인권을 존중·보장 받을 수 있도록 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는 방안을 법제화하고, 아동으로서의 복지 및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지원 정책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는 1991년 12월 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함에 따라 만 18세 미만의 모든 아동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생존·보호·발달·참여 등의 인권 보장 및 기본적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도덕적 의무뿐만 아니라 법적 의무까지 받아들였다”면서 “그러나 미등록 이주아동의 경우 대한민국에서 출생하여 성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도권 밖에 머물 수 없는 실정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며 이곳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등 우리 국민과 같은 언어, 문화, 생활환경 등 정체성을 습득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단순히 불법체류자로 취급하는 것은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반인권적·반인도적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등록 이주아동이 아동복지법 및 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차별 받지 않고 아동으로서의 마땅히 누려야할 존엄성 및 행복추구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체류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가족관계 등에 관한 법률 등의 현행법을 개정하여 출생등록 방안을 법제화하고 종합적인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건의안은 미등록 이주아동의 실질적인 방안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 정부 기관에 이송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려대 “올해 입시 면접은 비대면으로 … 고3 코로나 상황 감안해 평가”

    고려대가 올해 입시에서 ‘비대면 면접’을 실시한다. 면접을 최소화하고 질문을 사전 공개해 면접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다. 또 수시전형에서 고3이 코로나19로 학사일정에 차질을 빚었다는 점을 고려해 평가하겠다는 방침이다. 고려대는 12일 이같은 내용의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2021학년도 대입평가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고려대는 수험생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면접에 참석하기 어려울 수 있는 점을 감안해 비대면 면접을 도입한다. 또 가장 규모가 큰 학교추천전형과 일반전형-학업우수형에서는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 합격(pass)할 수 있도록 ‘합격/불합격(pass/fail)’ 방식으로 평가한다. 간단한 면접 질문을 사전 공개하고 수험생은 답변을 직접 녹화해 온라인으로 제출하는 방식이다. 고려대는 “코로나19로 교육 현장에서 면접 준비 부담이 큰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 면접을 간소화하는 것”이라면서 “수험생이 대입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불안감을 최소화하고 수험생의 안전을 위한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 외 대부분 전형도 수험생들이 대학을 방문해 별도로 마련된 온라인 화상 녹화 고사장에서 비대면 면접을 실시한다. 고려대는 또 “고3 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상황인 점을 충분히 고려해 비교과 활동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연세대가 ‘고3 비교과 반영 최소화’ 방침을 밝힌 것과는 달리 고3 학생부의 비교과를 반영하지 않거나 반영 비율을 낮추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고려대는 “수험생의 교육적 환경을 고려한 정성평가를 진행해왔으며 올해 서류 평가에서도 해당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고3 비교과의 반영 비율을 낮출 경우 코로나19 국면에서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비교과 활동을 해왔던 수험생들이 불리함을 호소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의 서류 평가는 정성평가이므로, 1~2학년 학생부에 드러난 성장 기록을 토대로 3학년 학생부의 기록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대는 이날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으로 변경된 ‘2021학년도 대학 신입생 입학전형’을 이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학생부종합전형 중 학교장 추천전형인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에서 ‘3개 영역 이상 3등급 이내’로 낮췄다. 탐구영역에서는 2개 과목 등급 합이 4등급 이내여야 기준을 충족할 수 있었지만 이를 ‘2개 과목 모두 3등급 이내’로 완화했다. 단 음악대학의 성악·국악’기악과를 지원할 경우 수능 2개 영역 이상에서 4등급 이내를 받으면 된다. 또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는 교과 외 영역 기준 적용을 폐지해 출결과 봉사, 교과이수기준 항목 미충족으로 인한 감점을 없애기로 했다. ▲무단결석 1일 미만(무단 지각·조퇴·결과 3회는 결석 1일로 간주) ▲총 봉사활동 40시간 이상 ▲탐구·제2외국어 교과 이수 기준 충족 여부 등 3개 항목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감점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이같은 감점이 발생하지 않는다. 서울대 역시 고3 학생부 비교과에 대한 반영 비율 축소 방침은 밝히지 않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36년 만에 찾아온 친딸 만나주지 않던 아버지 다음주 만나기로

    36년 만에 찾아온 친딸 만나주지 않던 아버지 다음주 만나기로

     미국 가정에 입양된 친딸이 버려진 지 36년 만에 찾아왔는데도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았던 친아버지가 드디어 마음을 열어줬다.  서울가정법원 가사1단독 백경현 판사가 12일 오전 “원고는 피고의 친생자임을 확인한다”고 주문하자 카라 보스(39세로 추정, 한국 이름 강미숙) 씨는 잠시 환한 웃음을 짓더니 방청석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한동안 흐느꼈다.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이평의 양정은 변호사 등에 따르면, 판결이 확정된 이후 강씨가 인지 신고를 하면 친아버지 A씨의 가족관계등록부에 ‘피인지자’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1983년 11월 18일 충북 괴산의 한 시장 주차장에 버려져 이듬해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 미시간주 세리든의 양부모에게 입양된 강씨는 해외에 입양된 한국인으로는 처음 제기한 친자 확인 소송에서 승소했다. 한국전쟁 후 해외로 입양된 한국인이 20만명이 넘고 어떤 통계에 따르면 25만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이들이 선례로 삼을 만한 판결 결과가 나온 것이어서 의미가 작지 않다.  네덜란드인 남편과 결혼해 암스테르담에서 오누이를 양육하며 살고 있는 강씨는 친아버지의 대리인을 통해 다음주 만나기로 했다.강씨가 소송을 불사할 정도로 간절히 친어머니를 만나 얘기를 듣고 싶어하는 만큼 A씨의 심경에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딸은 소송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호적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당당히 가족의 자격을 얻어 고령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 들을 수가 없게 되는 어머니 얘기를 듣고 싶어 부득이 소송을 제기한 것이었다. A씨가 마음과 입을 열어준다면, 버려진 지 37년 만에 마침내 어머니를 찾게 될지 모른다. 강씨는 “만약 어머니를 만난다면 미안해할 필요 없다고, 난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어요. 난 행복한 삶을 살았고 아름다운 아이도 얻었다고요. 그리고 어머니가 원한다면 이제 어머니를 내 삶의 일부로 초대해, 인생의 새 막을 열고 싶다고 말할 거에요. 한 가족으로서, 사랑이 가득한 새 삶을”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친어머니가 그들의 과거를 비밀로 하고 싶어 할 가능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버려진 아이들이 우리의 과거를 아는 것은 기본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중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답을 얻기 위해 되돌아오고 있다. 한국 사회는 이 수치심이 화해와 용서로 바뀌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씨가 친아버지를 찾은 과정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2006년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다. 자신이 버려진 괴산을 찾아 전단도 뿌렸다. 그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딸의 두 살 생일이 가까워오자 “이 나이 때의 아이를 버려야 했던 어머니의 심정”이 가슴에 와닿아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 2016년 온라인 조상찾기 플랫폼 ‘마이 헤리티지’에 자신의 유전자 자료를 올려놓고는 까마득히 잊고 지냈다. 그러다 지난해 1월 우연히 다른 자매들이 오랫동안 헤어졌다가 만난 사연을 듣고 자신의 계좌를 뒤늦게 확인했더니 자신과 유전자 정보가 일치하는 이가 있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 유학 온 한국 남학생 B였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와 이모를 연결해줬다.  두 사람은 카라의 배다른 자매들인 것 같았다. 두 사람은 카라가 친아버지와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카라는 법원을 두드렸지만 친부의 성(姓)만 알려주고 주소 등의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다. 배다른 자매를 찾아가 무릎 꿇고 애원도 해봤지만 면전에서 문을 쾅 닫고 경찰에 신고해 쫓아냈다.버림받은 지 정확히 36년 만인 지난해 11월 18일 강씨는 소송을 제기한 뒤에야 합법적으로 아버지 주소를 알게 됐다. 지난 3월 유전자 검사를 받으려고 서울을 찾은 강씨는 강남의 한 아파트 벨을 눌렀다. 한국어가 서툰 카라와 영어가 안되는 아버지는 대화가 되지 않았다. 강씨가 띄엄띄엄 우리말로 “제 얼굴을 알아보시겠어요?”라고 묻자 아버지는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가라고 손짓을 했다. 그 뒤 법원의 명령을 받아 아버지의 유전자 자료를 서울대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두 사람이 부녀일 확률은 99.98%였다.  해외로 입양된 이들 가운데 친부모를 찾거나 상봉하는 비율은 극히 미미하다. 해외로 입양을 손쉽게 보내려고 입양기관에서 ‘고아 호적’을 만드는 것을 사실상 제도적으로 묵인해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성인이 돼 친부모를 찾겠다고 조국을 찾은 입양인들은 가족을 찾을 단서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그들은 두 나라를 왔다갔다 하는 사이에 환멸이 커져 포기하곤 했다. 친부모나 가족을 찾아도 상봉에까지 이르는 이도 많지 않다.  이날 승소가 입양인이 가족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입양특례법이 개정되는 데 작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조광한 남양주시장·최완진 명예교수, 한국외대 ‘자랑스러운 외대인’ 선정

    조광한 남양주시장·최완진 명예교수, 한국외대 ‘자랑스러운 외대인’ 선정

    한국외국어대는 올해 ‘자랑스러운 외대인상’ 수상자로 조광한(위) 경기 남양주시장과 최완진(아래) 한국외대 법학과 명예교수를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한일랑 대한적십자사 특별자문위원, 조규태 ITC 회장, 신명혁 우리은행 부행장, 이영도 가온네트웍스 대표이사, 홍영표 KITIS산학정보연㈜ 대표가 자랑스러운 외대인 특별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12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자랑스러운 외대인 교수상(변해철 법대 교수, 정창욱 전자물리학과 교수), 자랑스러운 외대인 직원상(이송근 글로벌캠퍼스 사업본부팀장)에 대한 시상식도 함께 열린다.
  • 가깝고도 먼 이웃… 그때는 通하였구나

    가깝고도 먼 이웃… 그때는 通하였구나

    일본 가고시마현 중급무사 ‘야스다 요시타카’ 조선 표류 후부터 복귀까지 6개월간의 기록 보름 넘게 바다를 표류하던 일본인은 가까스로 조선에 다다른다. 조선인들과 말이 통하지 않는 터라 종이에 한자를 써 보이며 교류를 이어간다. 이들 기억에 남은 조선과 조선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신간 ‘조선표류일기´는 일본 가고시마현 지역의 중급 무사 야스다 요시타카가 19세기 초반 조선에 표류된 뒤 일본으로 돌아가기까지 6개월간의 기록이다. 원본은 모두 7권. 한국어판은 이를 1권으로 묶었다.야스다 일행 25명은 1819년 6월 14일 관선을 타고 주변 섬을 순찰하고 돌아오다 태풍을 만난다. 배가 부서지고 안쪽으로 물이 차오르기도 했다. 빗물을 받아 마시다 선원들이 설사병에 걸리는 등 보름 넘는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충남 서천 마량진 인근의 비인 지역에 다다른다. 조선 통역관이 왔지만, 말이 통하질 않았다. 그나마 공통분모는 한자. 야스다는 한자로 조선인들과 필담을 나눴다. 꼼꼼한 성격 덕분에 기록이 거의 온전히 남았다. 책에는 표류한 이들에게 당시 조선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상세하게 담겼다. 발을 들인 외국인들은 조선의 허락 없이 배에서 내릴 수 없었다.다만 조선 정부는 이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곡식을 비롯해 육류와 생선 등 음식을 챙겼다. 야스다는 이런 과정을 꼬박 기록했다. 국법에 따라 선박 내부의 물품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일본인을 처음 본 조선인들과 소소한 갈등 등이 이어진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비인의 태수 윤영규와 야스다 사이의 우정이다. 야스다는 무사였지만 글 솜씨가 아주 빼어났다. 능숙하게 한시를 짓고, 심지어 조선 관인들의 시를 평하고 글자를 고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할 정도였다. 서른 살의 야스다와 쉰 살의 윤영규는 여러 차례 술을 나눠 마시고, 시를 지으며 풍류를 즐긴다. 서로의 나라에 관한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선물을 교환하기도 한다. 조선 관인과 표류된 일본인이지만, 한 달 넘게 만나면서 정이 든 이들은 이별할 때 눈물을 줄줄 흘리며 아쉬워한다. 윤영규는 “작별을 앞두니 서글퍼 작별의 말 한마디 생각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건네고, 야스다는 “존공께서도 영원히 오래도록 평안하시라”고 답한다. 조선인들이 야스다에게 그림을 그려 달라 청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나올 정도로 야스다는 그림에도 특출났다. 조선에 머물면서 당시 조선인을 비롯해 여러 기물과 항해 경로, 배가 머문 포구와 조선의 생활상 등 37장이 책에 들어 있다. 머리를 깎는 일본인 입장에서는 조선인의 상투가 기이하게 보였을 터. 갓이나 망건 등 자신이 만난 관인들의 의관을 비롯해 일본인의 배에서 물건을 훔치다 걸려서 곤장을 맞는 조선인의 모습까지, 그림들은 당시 풍습을 잘 보여준다. 수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서진 배를 두고 야스다 일행은 조선의 배를 타고 일본에 다다른다. 비인을 떠나 일본으로 향하는 후반에는 병에 걸려 전반처럼 자세한 기록을 남기지 못해 아쉽다. 기록 위주로 쓴 책을 번역한 터라 다소 딱딱한 부분도 있다. 소설만큼 사건이 다이내믹하지 않아 다소 단조롭게도 느껴진다. 그러나 표류한 일본 무사가 19세기 초반 조선인들과 우정을 나누며 당시를 생생하게 쓰고 그려낸 책은 사료로서 가치도 있고 표류기 자체로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의무교육 단계서 학교 서열화” vs “영어 몰입교육 선택권 줘야”

    “의무교육 단계서 학교 서열화” vs “영어 몰입교육 선택권 줘야”

    서울시교육청이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을 일반중으로 전환하기로 한 데 이어 ‘국제중 폐지’를 정식으로 제안하고 나서면서 국제중 폐지 논쟁에 재차 불이 붙었다. 국제중 폐지론은 ‘사립초-국제중-특목·자사고(자율형사립고)’로 이어지는 ‘학교 서열화’ 구조를 어떻게 손볼 것인가의 문제와 맞물려 있다.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되는데, 의무교육 과정인 중학교 단계에서 국제중이 남게 되는 상황이 교육당국의 고심거리다. ●국제중 학부모 “좋은 교육과정 일부러 없애”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제중 폐지론’은 유아 단계에서 시작되는 입시 경쟁과 과도한 사교육, 가정의 경제력에 따른 교육 격차 등에 대한 비판에 기인한다. 그러나 ‘영어 몰입교육’ 등 심화 교육을 원하는 학생 및 학부모의 선택권을 박탈한다는 반발도 만만찮다. 교육부의 ‘고교 서열화 해소’ 정책에 따라 2025년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되지만 이들 학교는 같은 해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고유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중은 일반중으로 전환될 경우 수학·과학 등의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던 영어 몰입교육을 더이상 운영하기 어려워진다. 자녀가 국제중을 졸업한 한 학부모(47)는 “면학 분위기와 영어교육 환경 등 좋은 교육과정을 일부러 없애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권교육 안 돼” 폐지 주장 목소리 반면 ‘국제중 폐지’를 주장하는 교육계는 의무교육 과정인 중학교 단계에서 학교 서열화가 이뤄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정책국장은 “몇몇 학교가 특권적인 지위를 부여받고 이 학교에 진입하기 위해 어린 학생들에게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국제중 수요는 ‘글로벌 인재 양성’보다 입시에서의 유리함”이라며 “의무교육 과정에서 ‘입시 우위’나 영어 몰입교육 과정을 일부 학교에 한해 허용해 달라는 건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국제중의 일반중 일괄 전환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다만 2025년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돼도 국제중이 재지정되거나 교육청과 법적 분쟁을 벌이며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고교 단계에서 완화된 학교 서열화 구조가 중학교 단계에서는 남게 된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중 졸업생들이 지역 내 일반고에 진학하면 해당 학교의 최상위권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국제중 폐지 논란 “하향 평준화” vs “의무교육 단계 학교 서열 해소”

    사립초-국제중-특목·자사고 서열의 중간 고리국제중·학부모 “우수한 학교 없애는 하향 평준화” vs “의무교육 단계에 학교 서열은 부적절” 비판 서울교육청이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을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한 데 이어 ‘국제중 폐지’를 정식으로 제안하고 나서면서 ‘국제중 폐지’ 논쟁이 재차 불붙었다. 국제중 폐지론은 ‘사립초-국제중-특목·자사고(자율형 사립고)’로 이어지는 ‘학교 서열화’ 구조를 어떻게 손볼 것인가의 문제와 맞물려있다.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는 반면 의무교육 과정인 중학교 단계에서 국제중이 남게 되는 상황이 교육당국의 고심거리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제중 폐지론’은 유아 단계에서 시작되는 입시 경쟁과 과도한 사교육, 가정의 경제력에 따른 교육 격차 등에 대한 비판에 기인한다. 국제중은 외국에서 귀국한 학생들의 국내 적응을 돕고 조기 유학의 수요를 흡수한다는 명목으로 1998년 부산국제중을 시작으로 전국에 5개교가 들어섰다.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에 따라 ‘국제학’ 관련 과목이 개설되고 해외 체험 및 해외학교와의 교류도 이뤄진다. 사립 국제중에서는 수학과 과학 등의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 몰입교육’이 이뤄진다. 그러나 국제중은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에 진학해 주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코스로 인식되는 게 일반적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중 4곳(대원·부산·영훈·청심) 졸업생의 30.8%는 외고 및 국제고, 32.7%는 자사고에 진학하는 등 66.2%가 특목고 및 자사고에 입학했다. 밤 9시까지 야간자습을 하는 등 입시 위주 교육을 강조해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또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하는 공교육 내 영어교육만으로는 국제중의 영어 몰입교육을 따라갈 수 없어, 자녀를 국제중에 진학시키려는 학부모들이 영어유치원 등 영유아 단계에서부터 영어 사교육에 뛰어드는 게 현실이다. 국제중이 일반중으로 전환될 경우 이같은 영어 몰입교육은 더이상 운영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같은 교육이 국민공통교육과정인 중학교 교육과정에서는 허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국제중이 운영해 온 기존 영어과목은 그대로 운영할 수 있으며 ‘국제’ 관련 과목은 자유학기제 등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수학·과학 등의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던 교육은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고교 서열화 해소’ 정책에 따라 2025년 일반고로 전환되는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가 ‘고교학점제’를 통해 고유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것과는 다소 상반된다. 국제중의 일반중 전환에 대해 해당 학교와 학부모들은 “우수한 학교를 없애는 하향 평준화”라고 반발한다.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은 이날 공동으로 입장문을 내고 “우수한 교육과정 운영과 상반되는 부당한 평가 결과”라면서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관리하고 도와야 할 교육청이 정치적 논리로 학교 교육을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녀가 국제중을 졸업한 한 학부모(47)는 “면학 분위기와 영어교육 환경 등 좋은 교육과정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분명히 있는데, 이같은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일부러 없애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제중 폐지’를 주장하는 교육계에서는 중학교 단계가 의무교육 과정인 만큼 학교 서열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정책국장은 “의무교육은 보편과 공정, 평등교육을 의미한다”면서 “몇몇 학교가 특권적인 지위를 부여받고 이 학교에 진입하기 위해 어린 연령에서의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국제중에 대한 수요는 ‘글로벌 인재 양성’보다 입시에서의 유리함”이라면서 “의무교육 과정에서 ‘입시 우위’나 영어 몰입교육과정을 일부 학교에 한해 허용해달라는 건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국제중의 일반중 일괄 전환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서울교육청이 17개 시도교육감의 협의체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국제중의 일반중 일괄 전환’을 안건으로 제출했지만 교육감들 사이에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아 정식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2025년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돼도, 국제중은 운영성과평가를 거쳐 재지정되거나 지정 취소 처분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내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부산교육청은 이날 부산국제중에 대해 운영성과평가를 거쳐 재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고교 단계에서 완화된 ‘학교 서열화’ 구조가 중학교 단계에서는 남게 된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중 졸업생들이 지역 내 일반고에 진학하면 해당 학교의 최상위권을 차지하게 된다”면서 “특목·자사고에 진학해 서로 경쟁할 때보다 주요 대학에 입학하기가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된 뒤 국제중의 위상은 유지되거나 더 높아질 것이라는 의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계명대, 유학생 원스톱 민원처리 ‘인터네셔널 헬프데스크’ 인기

    계명대, 유학생 원스톱 민원처리 ‘인터네셔널 헬프데스크’ 인기

    계명대가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인터내셔널 헬프데스크’가 유학생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월 문을 연 이곳은 캠퍼스 내에 분산되어 있던 유학생 관련 업무를 한 곳에 모아 다국어로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하여 언어권별 상담 창구를 마련하고, 입학부터 학사, 생활, 졸업과 관련된 유학생 전용 원스톱 통합 민원 처리 체제를 갖추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인 카시모브압둘라지즈(기계공학전공 3학년) 학생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원격수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아직 한국어가 서툴러 학사일정이나 시험기간 등을 알기가 어려운데 이곳에서 모든 걸 해결 해 주고, 여러 부서를 다니지 않더라도 민원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서캠퍼스 동영관에 위치한 인터내셔널 헬프데스크에서는 한국어, 중국어, 영어, 베트남어, 우즈베크어, 러시아어 등 언어권별 헬퍼들이 유학생의 입학, 장학, 수강신청, 학사, 전과, 체류(Visa), 휴·복학, 졸업, 진로 등 대학생활 전반에 대한 민원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 배치된 헬퍼들은 계명대에서 다년간 수학을 하고 한국 생활에 경험이 많은 외국인 대학원생들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 교원 및 유학생의 신속한 민원 처리를 위하여 단과대학 및 교내 각 부서에 42명의 지원 담당자가 지정돼 인터내셔널 헬프데스크의 헬퍼들과 상호소통을 하며 외국인 유학생들의 민원 처리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유학생들이 자국어로 학사 민원 상담을 받을 수 있어 의사소통으로 겪는 어려움이 크게 해소되는 한편, 유학생 민원 업무의 원스톱 통합 처리 체제를 갖춤으로써 행정의 효율성도 높아지고 있다. 김선정 계명대 국제처장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오랫동안 고민해 왔는데, 인터내셔널 헬프데스크가 해답이 되길 바란다. 인터내셔널 헬프데스크를 통하여 유학생들이 만족스럽고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계명대는 외국인 유학생이 2100여 명으로 전체 재학생의 10%를 차지하고 국적도 다양해 75개국의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Focus人] ‘러시아에선 아이돌급’, 구독자 64만 파워 유튜버 민경하

    [Focus人] ‘러시아에선 아이돌급’, 구독자 64만 파워 유튜버 민경하

    “고려인 기념비를 몇 년 동안 혼자 관리하셨던 아저씨가 계셨는데 암에 걸리신 거예요. 제가 인스타그램에 우리한테는 너무 중요한 곳이니깐 혹시 이곳 주변에 사는 분이 있으면 이 기념비를 좀 관리해 주세요”라고 했어요. 주변 학교에 다니는 16살짜리 소녀가 학교 끝나고 관리해 주겠다고 하면서 10리터 되는 봉투랑 쓰레받기, 빗자루를 들고 다니면서 그 주변을 청소한 거예요. 유튜버로서 너무나 뿌듯했어요.” 문화, 경제, 패션, 한국의 다양한 일상을 러시아어로 전하는 유튜브 채널 ‘KyunghaMIN’ 운영하는 민경하(29)씨. 그의 구독자 수는 현재 64만에 육박한다. 그중 90% 이상이 러시아 등 현지 네티즌들이다. 지난해 10월 러시아에서 가진 팬 모임엔 무려 3,000여 명의 현지인들이 몰렸다. 러시아 유명 블로거들과 연예인들이 그와의 만남을 바랄 정도로 러시아에선 특급 스타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유창한 러시아로 솔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그의 모습이 현지인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러시아에 들어가는 한국 뷰티제품 기업들 또한 그에게 많은 문의를 해온다. 4~5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러시아 유명 블로거들과의 친분을 통한 상품 홍보는 기업들에겐 중요한 고객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잘 돼야 한국도 잘 먹고살 수 있는 거 아닌가요.”라며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러시아 진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올해 11월까지 예정됐던 모든 행사들이 취소됐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파워 유튜버’로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넓혀 나가고 있다. 지난 4일 본사 스튜디오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영어, 러시아어, 일본어, 아프리카어 4개 언어 능통자영국에서 유치원을 나왔고 중학생 때는 필리핀에 가서 영어를 공부했다. 러시아어는 대학교 때 배웠다. 10살 때부터 잠비아 아이를 후원하게 됐고 아이를 직접 만나러 가려고 했다가 당시 에볼라가 터졌다. 결국 케냐와 탄자니아 국경 사이에 있는 나망가란 도시로 6개월간 봉사활동을 떠났고 그곳에서 스왈리어를 배우게 됐다. 일본어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배우고 너무 화가 나서 복수하겠단 마음으로 배우게 됐다. (Q) 어릴 때부터 자유로운 영혼, 돌아다닌 나라만 50개국여행과 사람 만나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 러시아 교환학생 때도 ‘경하 만나기’ 모임을 주최할 정도였다. 어릴 적 꿈은 회사에서 일하지 않은 거였다. 유튜버가 되지 않았다면 컴퓨터 하나로 세계를 돌아다니는 디지털 노마드가 됐을 거다. 여행을 하면서 ‘세상은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다’란 걸 체험으로 깨닫게 됐다. 그때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 재밌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됐고 결국 유튜버란 길을 들어서게 된 거 같다.(Q) ‘러시아의 유재석’ MC 세르게이 스틸라빈와의 운명 같은 만남2014년 소치 올림픽 때 통역으로 일했다. 올림픽 스타디움 주변에 뚱뚱한 러시아 아저씨 두 분이 카메라를 들고 와 ‘너 누구냐?’라고 물어봤다. 보통사람들은 자원봉사자, 통역가라고 했을 텐데 나는 ‘저는 한국인이에요. 그러면 당신들은 누군데요?’라고 되물었다. 당시 주위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그분 중 한 명은 러시아에서 엄청 유명한 유재석급 MC였기 때문이었다. 제가 당돌하게 말을 하니깐 너무 재밌었는지 저와의 인터뷰 영상을 업로드하셨고 그게 빵 터지게 된 거다.(Q) 러시아 사람들의 특명 ‘민경하를 찾아라!’2년 후에 세르게이 스틸라빈으로부터 인스타그램 메시지가 왔어요. 해킹당한 게 아닌가 의심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 저를 보고 싶다는 메시지에 너무 감사했고 러시아를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분 채널을 보니깐 2년 전 저랑 했던 인터뷰 영상 댓글에 ‘빨리 이 여자를 찾아서 1시간 인터뷰해라’, ‘이 한국 여자 빨리 찾아줘’ 등 댓글이 수두룩했다. 내가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는 건지 궁금했고 결국 러시아로 가서 그분 쇼에 출연하게 됐다. (Q) 방송에서 소주와 매운 라면 소개로 빵~터졌다러시아에서 제일 유명한 라면은 ‘도시락’인데 제가 먹어보니깐 하나도 안 맵게 느껴졌다. 진행하시는 분들께 한국의 보드카인 소주와 불닭볶음면을 가져갔다.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고 직접 끓여드렸다. 라디오 생방송 상황에서 MC께서 면을 드시고 너무 매워 소리를 질렀다. 옆에서 진행하시던 다른 분이 소주를 따서 ‘매우니깐 이거라도 마셔라’라고 했는데 더 난리가 나게 됐다. 청취자들은 MC가 너무 매워하는 게 너무나도 재밌었던 모양이었다.(Q) 유튜브 채널 오픈한 지 1년 만에 구독자 10만 명, 누적 조회 수 400만 회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드리려고 노력한다. 러시아 분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저는 한국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러시아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제게 전라도와 경상도 말이 왜 다르냐고 물어보지만 정확한 답을 드리기 어렵다.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등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해 독자들의 질문에 대한 속 시원한 답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모습들 속에서 ‘경하는 우리에게 답을 주는 얘구나’라고 생각하며 신뢰를 쌓아간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Q) 어떤 분야의 내용을 다루나우선 한국 문화에 대한 소개를 많이 한다. 강원도 영월이나 태백 같은 곳을 다니면서 한국의 지방 소도시들을 소개하고 있다. 반응도 좋다. 제가 소개한 곳에 많은 러시아 분들이 방문해 너무 뿌듯했다. 한국어도 가르치고 한국의 뷰티에 대한 콘텐츠도 만들고 있다. (Q) 재밌는 실수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러시아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많이 틀린다. 러시아어로 깔마르는 오징어, 까마르는 모기다. 이 둘을 헷갈려 ‘여름에 깔마르(오징어)가 날아다녀서 잠을 못 잤다’라고 하기도 하고, 무카(파리)와 무하가(밀가루)를 혼동해서 ‘무카(파리)로 빵을 만들었다’라고 말하며 비록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꾸미지 않고 영상을 만드는 모습에 러시아 독자들이 좋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유튜브 시작 2년 반 동안 수익은 마이너스유튜브를 막 시작했을 때 돈을 벌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독자들께 그저 뭔가를 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사비로 선물도 사서 편지도 써 드리고 했다. 2년 6개월 동안은 수익이 마이너스였다. 러시아는 또한 CPM(천회 노출당 비용)이 정말 낮다. 한국의 10분의 1도 못 미치기 때문에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으로는 아무것도 못한다. 대신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정부와 시 홍보에 관계된 일을 많이 했다. 러시아나 중앙아시아 등에서 페스티벌을 열게 될 경우, 그런 행사들의 참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Q) 고퀄리티 영상만이 답은 아니다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데 1시간 반 밖에 안 걸린다. 얼마 전 좋은 장비로 고퀄리티 CF영상을 만들었다. TV에 나와도 아깝지 않을 훌륭한 영상이었는데 최저 조회 수를 기록했다. 그 영상을 본 독자들의 ‘의견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경하가 아니다’, ‘너무 거리감 있게 느껴진다’였고 조금 더 독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지금은 독자들의 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이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 독자들로부터 찾다유튜브를 시작했을 때 첫 영상이 세로로 찍었다. 6시간 동안 찍었다. 편집하지 않은 6분짜리 영상이었다. 독자들이 보고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는지 편집은 물로 콘텐츠 만드는 걸 처음부터 계속 도와줬다. 지금까지도 영상을 올리면 ‘이 부분이 재밌어’, ‘다음엔 이 부분을 만들어 줄래?’라는 댓글들을 통해 여러 요청들을 하고 있다. 그런 댓글의 내용에 제 아이디어를 덧붙여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콘텐츠 고갈에 대한 고민은 한 번도 해 본 적 없다. (Q) 조회 수가 가장 높았던, ‘러시아인들이 수능을 푼다면’러시아 블로거들한테 이 아이디어를 얘기했을 때 다들 재미없을 거 같다고 말했지만 제가 고집했죠. 재밌을 거 같다고. 러시아 유명한 배우와 그 친구를 처음 만난 날 그냥 제 옆자리에 앉혀 놨고 수능을 풀어달라고 부탁했다. 딱 풀어보니깐 틀린 게 너무 많았다. 80점도 안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러시아인들 입장에서는 모국어인데도 너무 못 푼다는 생각 때문에 재밌게 느껴졌던 거 같다. 조회 수가 높았던 영상 중 또 하나는, 러시아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한국을 방문해서 저를 러시아식으로 엄청 진하게 메이크업을 했고 그 상태로 홍대를 걸어 다녔다. 당시 거리에서 제 메이크업이 가장 셌을 거다. 제 모습을 본 한국인들의 반응을 영상에 담았는데 러시아 독자들의 반응이 몹시 뜨거웠다.(Q) 러시아에 들어오는 뷰티제품은 ‘경하’를 통해서 나간다?뷰티 관련 기업들로부터 연락이 많이 온다. 저를 매우 좋아하셨던 한 독자 분께서 제가 러시아에서 행사를 많이 하다 보니깐 법인을 차려주셨다. 30여 명의 직원들도 두고 있다. 의뢰받은 뷰티제품 영상을 만들기 전에 직원들에게 다 써보게 해서 일주일 동안 테스트 기간을 갖는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러시아인들에게 재밌고 제품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콘텐츠를 만들지 함께 고민하고 영상을 만든다. 또한 러시아 유명 연예인들이나 4~5백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들이 저를 많이 챙겨 준다. 자연스럽게 그들을 통한 제품 홍보가 이뤄진다.(Q) 제작에 있어 애로점이 있다면솔직히 제가 한국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다. 그래서 더욱 많은 분들을 만나려고 노력한다. 어떤 분을 만나도 상관없다. 저보다 한국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되면 무조건 찾아가서 여쭤보려고 한다. 그래야 독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정확한 정보를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제 러시아어도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이 제 말을 듣고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것도 애로점이라 할 수 있다. (Q) ‘파워 유튜버’로 민간 외교관 역할예전에는 사비를 들여서 행사를 열었다. 구독자 수가 5만 명이었을 때 40명 정도가 왔다. 지금은 1천~4만 명의 팬들이 온다. 하지만 그런 행사를 해도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렵다. 지금까지 정부 지원을 받은 행사는 딱 두세 번 정도다. ‘찾아가는 한국’이란 취지로 러시아나 중앙아시아에서 행사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 확신한다. 그런 행사들을 해보고 싶다. 러시아에는 한국 제품과 문화에 대한 뜨거운 요구가 있다. 유명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은 참여자들을 모으는 데 굉장한 영향력이 있고 그들만의 독특한 특성으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분들이다. 한국과 러시아 블로거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민간외교 역할을 하면 좋을 거 같다. (Q) 성공적인 유튜버가 되기 위한 요소구독자가 30만 명 될 때까지 일주일에 영상을 세 개씩 올렸다. 정확한 요일, 정확한 시간에 영상을 올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독자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생방송도 자주 한다. 독자들과의 오프라인 만남이라면 직접 서로의 얼굴을 보고 얘기할 수 있지만 코로나 19로 만날 수 없는 상황 에선 생방송을 통해 친근함과 신뢰성을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소망코로나19로 11월까지 행사가 다 취소됐다. 러시아어로 유튜브를 하면 러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12 개 국가들이 다 따라 들어온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에 구독자들이 많다. 사실 우리나라 정부과 기업들은 러시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카자흐스탄도 구매력이 왕성하고 한국을 좋아하는 나라다. 앞으로 이런 주변 국가들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한국을 널리 알려주는 일을 하고 싶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기자 sungho@seoul.co.kr 장민주(인턴), 임승범(인턴)
  • 2020년 자랑스러운 외대인상에 조광한 남양주 시장, 최완진 명예교수

    한국외국어대는 올해 ‘자랑스러운 외대인상’ 수상자로 최완진 한국외대 법학과 명예교수, 조광한 경기 남양주 시장을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한일랑 대한적십자사 특별자문위원, 조규태 ITC 회장, 신명혁 우리은행 부행장, 이영도 가온네트웍스 대표이사, 홍영표 KITIS산학정보연(주) 대표가 자랑스러운 외대인 특별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12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자랑스러운 외대인 교수상(변해철 법대 교수, 정창욱 전자물리학과 교수), 자랑스러운 외대인 직원상(이송근 글로벌캠퍼스 사업본부팀장)에 대한 시상식도 이뤄진다.            
  • ‘캔디 걸’ ‘모어 걸’… 영미 차트 난리난 걸!

    ‘캔디 걸’ ‘모어 걸’… 영미 차트 난리난 걸!

    블랙핑크, 레이디 가가와 협업곡 ‘사워… ’ 빌보드 33위·오피셜 17위 트와이스 ‘모어…’도 빌보드 입성 한국 걸그룹 본격적 글로벌 공략걸그룹 블랙핑크가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 협업한 곡으로 양대 팝 메인 차트에서 한국 걸그룹 최고 기록을 세웠다. 걸그룹 트와이스도 새 앨범으로 빌보드 앨범 차트에 첫 진입하는 등 한국 걸그룹들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빌보드 등에 따르면 블랙핑크가 참여한 레이디 가가의 ‘사워 캔디’(Sour Candy)는 ‘빌보드 핫100’ 33위에 올랐다. 앞서 지난 5일 발표된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도 17위를 차지했다. ‘사워 캔디’는 레이디 가가의 정규 6집 ‘크로마티카’(Chromatica) 수록곡으로 블랙핑크가 피처링해 화제가 됐다. 미국에서 발표되는 팝으로는 이례적으로 “뜻밖의 표정 하나에 넌 당황하겠지” 등 한국어 가사도 포함됐다. 빌보드는 “이 곡은 넘실거리는 박자와 내뱉는 코러스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두 가수의 팬덤을 흥분 상태로 몰아넣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2016년 데뷔한 블랙핑크는 YG엔터테인먼트의 유일한 걸그룹으로, 2018년 레이디 가가가 소속된 유니버설뮤직 산하 레이블 인터스코프레코드와 계약하며 미국에 진출했다. 앞서 2019년 4월 발매한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로 ‘빌보드 핫100’ 41위, 2018년 ‘뚜두뚜두’로 55위, 영국 싱어송라이터 두아 리파와의 협업곡 ‘키스 앤드 메이크업’(Kiss and Make up)으로 93위를 찍었다. ‘뚜두뚜두’ 뮤직비디오는 누적 11억뷰를 돌파하고 ‘사워 캔디’가 ‘글로벌 유튜브 송 톱100’ 1위에 오르는 등 유튜브에서 영향력도 과시하고 있다. 빌보드에서 좋은 기록을 낸 블랙핑크는 오는 26일 14개월 만에 컴백한다. 이번 신곡은 9월 발매할 블랙핑크 첫 정규앨범의 선공개 곡으로, 곡명은 밝히지 않고 일정만 공개됐다. 이번 컴백 후 7∼8월 두 번째 신곡을 내 정규앨범 발매를 예열하고, 이후에는 멤버 로제, 리사, 지수의 솔로곡도 공개할 예정이다.지난 1일 9인 완전체로 컴백해 국내 음원 차트를 휩쓴 트와이스도 데뷔 후 처음으로 빌보드 앨범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빌보드에 따르면 트와이스의 미니 9집 ‘모어 앤드 모어’(More & More)는 ‘빌보드 200’ 200위로 진입했다. 2015년부터 한국과 일본에서 최정상급 걸그룹으로 활약한 이들은 지난 2월 유니버설 뮤직 산하 레이블 리퍼블릭 레코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대원·영훈국제중 폐지 수순… 자사고 갈등 되풀이되나

    대원·영훈국제중 폐지 수순… 자사고 갈등 되풀이되나

    교육부 동의하면 내년부터 일반중 전환 조 교육감 “의무교육 단계 불평등 해소” 청심·부산국제중도 취소 여부 발표 앞둬 일부 학부모 “좋은 교육 받을 기회 박탈” 학교 “행정 소송 제기”… 법적 갈등 예고 지난해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에 이어 올해 국제중까지 폐지의 기로에 놓였다. 서울시교육청이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을 일반 중학교로 전환하기로 한 데 이어 경기도교육청과 부산시교육청도 각각 청심국제중과 부산국제중에 대한 지정 취소 여부를 조만간 발표한다. 연간 1000만원 안팎의 학비가 드는 국제중은 ‘특권학교’라는 비판을 받으며 폐지론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학교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지난해 자사고 폐지를 둘러싼 교육계의 갈등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원·영훈국제중의 특성화중학교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국제중을 비롯한 특성화중은 5년 주기로 관할 교육청의 운영성과 평가(재지정 평가)를 통해 재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다섯 곳의 국제중 가운데 2018년 개교한 선인국제중을 제외한 4개 학교가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이다. 서울교육청과 경기·부산교육청은 재지정 평가를 진행해 총점이 기준점인 70점에 못 미치면 지정 취소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서울교육청은 ▲공교육 정상화 노력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적정성 ▲교육 격차 해소 노력 ▲재정 운영의 적정성 등 총 12개 항목 28개 지표를 기준으로 이들 학교의 운영 실태를 평가했다. 서울교육청은 두 학교가 교육 관련 법령 및 지침을 위반해 감사 처분을 받은 것이 중요한 감점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와 동떨어진 입시 위주 교육에 치중하고 저소득층 등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을 위한 노력에도 소홀했다고 교육청은 덧붙였다. 강연흥 서울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세계시민을 양성하는 선도적 역할을 기대했지만 이들 학교는 밤 9시까지 방과후수업을 하거나 영어몰입교육을 시켰다”고 지적했다. 강 국장은 또 “저소득층 학생은 가기 어려운 ‘해외 골프’ 같은 체험학습을 했다”면서 “기본 학력이 취약할 수 있는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없이 오히려 격차를 확대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연간 1000만원 안팎의 학비를 받으면서도 학교가 집행한 교육비는 학생 1인당 60만원 정도로 공립중 수준”이라며 부실한 교육 투자도 지적했다. 서울교육청은 이들 학교에 대해 청문 절차를 거쳐 교육부에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동의하면 이들 학교는 2021학년도부터 일반중으로 전환된다. 단, 현재 재학생은 졸업할 때까지 국제중 신분과 교육과정을 보장받는다. 교육부는 지난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했지만 국제중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조 교육감은 “교육부가 국제중 역시 일반중으로 일괄 전환해 달라”고 제안했다. 국제중이 의무교육 단계에서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사교육을 조장하며 고교 서열화가 해소돼도 중학교의 서열화된 체제는 유지되는 모순이 발생한다는 게 조 교육감의 주장이다. 이들 학교는 “국제중 폐지라는 결론에 맞춘 평가”라며 교육청의 지정 취소 처분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행정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이들 학교는 국제중 지위를 유지한 채 교육청과 법적 분쟁에 돌입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국제중 학부모 사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녀가 국제중에 다니는 김모(45)씨는 “좋은 중학교 교육을 받고 싶은 수요가 분명히 있는데도 공급을 늘리기보다 오히려 없애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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