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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은 중국시민, 애국심 고취” 홍콩, 모든 학교에 中홍보 책 배포

    “홍콩은 중국시민, 애국심 고취” 홍콩, 모든 학교에 中홍보 책 배포

    교육부, 학교에 ‘내 집은 중국에 있어’ 배포“어린 홍콩인 애국심 고취 위해 교재 활용”中 세계화 전략에 영어·스페인어로도 번역홍콩 교사노조 “교재 활용 압박 느낄 것”‘강제송환법’·‘국가보안법’ 투쟁 1년도 안돼중국 본토로 범죄인을 강제 송환하는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에 이어 홍콩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홍콩 대학생들과 시민들의 극렬한 반중 시위가 벌어진지 1년도 안 돼 홍콩 학생들의 중국에 대한 애국심 고취를 위해 모든 학교에 중국 본토에서 발간한 중국 홍보 책 세트가 배포된다고 홍콩프리프레스(HKFP)가 23일 보도했다. HKFP는 전날 홍콩 교육부가 일선 각급 학교에 내려보낸 회람에서 한 세트에 48권으로 구성된 중국어 그림책 ‘내 집은 중국에 있어’ 배포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회람에서 “이 책 시리즈는 중국 역사와 문화 교육을 향상하는 보조 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홍콩 교육부 장관 “홍콩은 중국 일부분”“모든 홍콩인은 중국 시민, 中 사랑해야” “홍콩 국가보안법 가치 향상” 앞서 케빈 융 홍콩 교육부 장관은 지난 21일 중국 관영통신 중국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책을 소개했다. 그는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이며 모든 홍콩인은 이 나라의 시민”이라면서 “모든 홍콩인은 나라를 사랑하고 홍콩을 사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어린 홍콩인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교재를 활용해 헌법과 기본법,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과 같은 중요한 가치를 향상해왔다”고 덧붙였다. HKFP는 2016년 첫선을 보인 해당 책은 중국 광둥성 정부가 소유한 출판사가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책은 중국 도시와 축제, 호수와 바다, 소수민족, 산과 강, 길 등을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의 세계화 전략에 따라 영어, 러시아어, 라오스어로 출간됐고 현재 스페인어 버전이 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中 본토 관리에 홍콩 교육 현장 정치화” HKFP는 “일각에서는 중국 본토 관리들이 애국심 육성을 강조하면서 홍콩 교육 현장이 점점 정치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교사노조 측은 “이 책을 참고용으로 활용하는 데 문제는 없다”면서도 “교육 당국이 이처럼 명확한 입장 아래 책을 배포하면 학교에서는 해당 책을 교재로 활용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안도현의 꽃차례] 영양 수비면 자작나무 숲에서

    [안도현의 꽃차례] 영양 수비면 자작나무 숲에서

    경북 영양에서 영화 ‘닥터 지바고’의 한 장면을 보았다. 눈이 부셔 가슴이 제멋대로 뛰었다. 시베리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 속의 자작나무가 거기 떼를 지어 서 있었다. 영양군 수비면 죽림리. 국내에서 자작나무를 볼 수 있는 대규모 숲은 딱 두 군데다. 이곳과 강원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 숲. 인제 쪽은 꽤 알려져 있지만 영양 자작나무 숲은 아직 모르는 이들이 많다.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더욱 신비로웠다. 자작나무는 추운 북쪽 지방에서 잘 자란다. 자작나무가 원활하게 자생하는지 여부를 따져 ‘북방’의 경계를 그을 수도 있을 것이다. 평양에서 삼지연 비행장에 내려 백두산으로 진입하면 아름드리 자작나무가 장중한 자태를 뽐낸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바라본 끝없는 자작나무 숲도 잊을 수가 없다. 북유럽의 핀란드에서는 온천의 기둥도, 처마도, 벽도, 의자도 온통 자작나무다. 온천욕을 할 때는 피를 잘 돌게 하기 위해 자작나무의 가는 가지로 몸을 때린다. 이 북방의 나무를 남쪽에서는 아파트 조경수로 심기도 한다. 하지만 생육 조건이 맞지 않아 대체로 영 볼품이 없다. 우리 집 뒤뜰에도 욕심을 내어 몇 그루 심었는데 요즈음 어렵게 두 손가락 같은 수꽃을 내미는 중이다. 자작자작, 몸속의 잎사귀를 꺼내 흔드는 날이 곧 올 것이다. 백석의 시 중에 ‘백화’(白樺)라는 시가 있다. 백화는 자작나무를 한자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모두 이 표기를 사용한다.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모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 너머는 평안도 땅도 뵈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처음부터 끝까지 ‘자작나무’가 행마다 반복되고 있다. 그 자작나무는 주택 구조물, 야생의 생태가 보존된 곳, 음식을 익히는 연료, 생명의 원천인 물을 공급하는 우물의 구조에까지 확대된다. 이 시는 식물이 인간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크고 다양한지 보여 주는 동시에 백석이 시에서 한국어의 활용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문장의 서술어로 ‘자작나무다’를 다섯 차례나 배치한 점을 유심히 봐야 한다. 이 서술어는 시의 후반부로 갈수록 행이 길어지면서 점점 자작나무의 분포 범위가 확대되는 듯한 효과를 만들어 낸다. 키가 훤칠하고 줄기가 하얀 자작나무들이 온통 숲을 이루고 있는 광경을 시각적으로 보여 주려고 이렇게 행을 배치했다. 별다른 수사적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자작나무’라는 음성의 반복으로 산골의 풍경을 또렷하게 재현하고 있으니 신기하다. 이 짧은 한 편의 시를 20세기 한국시가 남긴 가장 아름답고 완성도 높은 시적 성취의 하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영양 수비면 검마산 일대 자작나무 숲의 규모는 30㏊에 이른다. 자작나무를 만나려면 차를 세워 두고 3킬로미터 정도를 걸어가야 한다. 그 길이 숨 막히게 아름답다. 길은 가파르지 않고 길을 따라 내려오는 계곡은 훼손되지 않은 시원의 골짜기를 연상시킨다. 인간의 손이 건드리지 않은 그 계곡은 정말 나 혼자 숨겨 두고 그리워하고 싶은 그림이다. 영양 자작나무를 보러 가는 그 길을 포장하거나 설치물을 세우지 않기를 바란다, 부디. 요즘 영양군에서는 이 지역을 관광자원화하려고 주차장 및 편의시설 공사를 앞둔 모양이다. 외지 사람을 불러 모은다는 이유로 행정관청이 숲과 계곡을 망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덩치 큰 콘크리트 건물, 조잡한 포토존과 안내간판, 볼썽사나운 전봇대가 사람을 부르는 게 아니다. 개발을 하더라도 그 흔적을 최대한 줄이는 묘책을 지금 짜내야 한다. 울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는 하루 출입 인원을 제한하면서 사전 예약탐방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방식도 고려해 봐야 한다. 관광자원은 사람의 발길이 들끓어야 성공하는 게 아니라 그곳을 사람들이 귀하게 여겨야 성공하는 것이다. 30년 동안 저 혼자 훌쩍 잘 자란 자작나무들을 서운하게 만들지 말자. 조금 불편하게 자작나무를 만나러 가야 자작나무의 허벅지가 더 눈부시게 보인다.
  • 장징·야오멍야오… 대륙이 주목한 통역 스타들 [월드픽]

    장징·야오멍야오… 대륙이 주목한 통역 스타들 [월드픽]

    지난주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외교수장 회담에서 활약한 중국 통역사 장징(張京)이 화제다. 중국의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장징’ ‘미중회담 통역사’ 등 관련 사진과 수천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22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시나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서 중국측 통역으로 참가한 장징은 미모는 물론 양졔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15분간 모두 발언을 침착하게 전달해 양국 외교장관 회담의 ‘신스틸러’가 됐다. 외교부 선임 통역사인 장징은 중국 유명 배우 자오웨이와 닮은 외모는 물론이고 양제츠 외교 담당 정치국원의 15분 모두 발언을 침착하게 전달했다는 평을 받았다. 회담 이후 중국 언론은 그를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통역사”라고 칭송하고 있다.저장성 항저우 출신인 장징은 2003년 항저우 외국어 학교를 졸업한 후 중국 외교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다. 중학교 때부터 외교관을 꿈꾼 그는 2013년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의회 연례회의에서 통역을 맡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중국 외교부 통역실의 평균 연령은 31세이며 이 가운데 70%가 여성으로 알려졌다. ‘청순 통역’으로 불리는 야오멍야오(姚夢瑤)도 장징과 함께 인기를 얻고 있다. 야오멍야오는 2014년 5월 리커창 총리 부부가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을 때 통역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중국의 한 잡지는 어린 시절 남학생의 의자를 빼 넘어뜨리는 장난을 칠 정도로 말괄량이였던 그가 10여 년이 지난 뒤 외교부의 대표적인 통역사가 됐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온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폭력에 맞서 싸우는 미얀마인을 지지한다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폭력에 맞서 싸우는 미얀마인을 지지한다

    1980년 5월의 어느 날 오후였다. 고등학생이던 나는 친구와 함께 우리 동네에 있는 국어 선생님의 하숙집으로 무작정 찾아갔다. 소설을 쓴다던 선생님은 자신이 기거하는 문간방 툇마루에 우리를 앉혀 놓고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ㄷ’자 형태의 한옥 마당에 쏟아지던 봄볕을 바라보다가 내가 불쑥 물었다. “선생님 고향이 광주라면서요, 지금 막 고향으로 달려가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선생님은 아무 대답 없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았다. 지난 2월 1일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났고, 저항하는 시민에게 군인들이 총을 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80년 5월의 광주를 떠올렸다. 그와 함께 깊숙이 묻어 둔 부끄러운 기억도 되살아났다. 이후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그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여고생인 나의 입을 손바닥으로 재빨리 막아 버리고 싶은 심정이 되곤 한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대학생 언니들에게 귀동냥한 것이며 신문 기사 같은 것을 읽어서 중대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나도 안다는 척을 하고 싶었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런 질문은 그 일이 광주 사람들만의 일이라고 여길 때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 시절의 나는 광주항쟁을 서울에 사는 사람들 혹은 광주가 아닌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과 관련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며칠 전 미얀마의 인권 활동가 이야기를 듣는 자리에 참석했다. 1988년 버마 민주화 항쟁에 참여했다가 군부의 탄압을 피해 도피했고, 여러 나라를 거쳐 93년 이후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윈라이가 현재 미얀마의 상황과 정치적·역사적 배경을 설명해 주었다. 요약하자면 미얀마에서는 군부독재가 지금 50년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수많은 이들이 목숨 바쳐 민주화를 위해 싸웠다. 허울 좋은 2008년 개헌 이후 표면적으로는 민선 정부가 들어섰으나, 구조적으로는 여전히 군부가 막강한 부와 권력을 틀어쥐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상·하원 합계 396석으로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두자 불안감을 느낀 군부가 부정선거라는 빌미를 내세워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내용이었다. 질문과 대답이 오고 가면서 쿠데타 직후부터 파업하고 있는 이들의 생계를 돕고자 국외에 체류 중인 미얀마인들이 마련한 기금을 ‘지원금’이 아닌 ‘보상금’이라고 부른다는 것, 저항의 주축인 젊은 세대들은 ‘88년 세대’와는 다르며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 2008년 헌법을 개정하려면 미얀마 사람들은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윈라이는 한국의 민주화 경험이 미얀마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면서 “저는 한국이 성장하는 것을 코앞에서 지켜봤어요. 1993년의 부천역 근처는 지금과 완전히 달랐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특정 장소나 측면을 한국인인 나보다 훨씬 더 깊이 체험했을 것이다. 1980년 5월 이후로 40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나는 광주항쟁에 대해 모르던 것을 많이 알게 됐다. 이따금 ‘그때 그곳에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라고 스스로 묻곤 했다. 어리석은 질문이다. 잔혹한 폭력의 한가운데에 던져진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선택할 여지는 별로 없다. 물론 광주항쟁과 현재 미얀마의 상황은 세세한 부분에서는 다르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에게 자행되는 폭력이라는 면에서는 같다. 그러한 폭력은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폭발처럼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모든 사람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단지 미얀마 사람들만의 재앙이 아니다. 어쩌면 지금 폭력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보다 시공간에서 먼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미얀마 군대의 발포로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들린다. 폭력에 맞서 싸우는 미얀마 사람들을 지지한다.
  • [이경우의 언파만파] LH와 한국토지주택공사

    [이경우의 언파만파] LH와 한국토지주택공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여덟 글자나 된다. 명칭이 길어 ‘과기정통부’라는 약칭으로도 흔히 불린다. 정부 부처 가운에 명칭이 긴 곳은 이처럼 대부분 약칭을 가지고 있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공식적으로 정해 혼란을 피한다. 국토교통부는 ‘국토부’,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부’로 줄인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처럼 긴 이름을 가진 곳은 ‘행복청’으로 쉽고 간결하게 줄였다. 정부 부처들은 이런 약칭 외에 영어로 된 명칭도, 영어 약칭도 있다. 영어로 다른 나라에 소개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의 영어 약칭은 ‘MSIT’, 국토부는 ‘MOLIT’, 농식품부는 ‘MAFRA’다. 그러나 정부 부처들은 우리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영어로 된 명칭이나 약칭을 쓸 일도 없고 쓰지도 않는다. 만약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세계화 시대라며 국민들을 대상으로 약칭을 ‘과기정통부’ 대신 ‘MSIT’를 주로 사용한다면 적지 않은 비판에 시달릴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쉽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결되지만 ‘MSIT’는 전혀 상관없는 곳처럼 비쳐진다. 국어기본법에 공공기관의 공문서는 한글로 작성하라고 돼 있기도 하다. 10여년 전 주요 공기업들이 앞다퉈 영어 명칭을 도입했다.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2009년 10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합쳐져 만들어진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우리말 약칭은 정하지 않았다. 이전의 약칭은 각각 ‘주공’, ‘토공’이었다. 토지주택공사는 우리말 약칭 대신 영어 약칭 ‘LH’를 제시한 뒤 사용하기로 했다. ‘L’은 ‘LAND’, ‘H’는 ‘Housing’의 머리글자였다. 이후 토지주택공사는 ‘LH’를 줄곧 사용했고, 언론 매체들도 대부분 이를 그대로 따랐다. 일부에서 ‘LH’가 마치 ‘내’ 자와 같다고 조롱했으나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LH’가 바로 ‘한국토지주택공사’를 떠올리게 하지 않는다는 것도 넘어갔다.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부도덕성을 전하는 소식들에서 ‘LH’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토지주택공사 직원’이 아니라 ‘LH 직원’이 더 흔하게 보인다. 이제 ‘LH’가 ‘한국토지주택공사’라는 게 더 알려졌다지만, 그리 선명한 건 아니다. 이러면 아무래도 사태가 덜 심각하게 보일 수도 있다. 공기업 토지주택공사라는 명칭이 흐릿해지기 때문이다. 공기업은 공공의 복리를 증진하기 위한 기업이다. 명칭을 포함해 이곳에서 사용하는 언어 또한 이에 맞게 투명해야 한다. wlee@seoul.co.kr
  • 달라진 오스카, 다양성 눈뜨다

    달라진 오스카, 다양성 눈뜨다

    “지난해 ‘기생충’의 수상에도 불구하고 오스카는 여전히 아시아인과 아시아계 미국인의 재능을 잘 인정하지 않는다. ‘미나리’의 배우 스티븐 연이 아시아계 미국인 중 처음으로 남우주연상 후보가 된 것은 그만큼 역사적이다.”(지난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미나리’가 오스카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봉준호 감독 ‘기생충’의 발자취를 따를 가능성이 생겼다. 경쟁작 ‘맹크’가 10개 부문이나 후보에 올랐지만, 지난해 ‘조커’가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앞서 갔어도 결국 남우주연상과 음악상만 받은 것을 기억해야 한다.”(같은 날 미국 에스콰이어)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제93회 아카데미(오스카) 6개 부문에서 후보로 선정됐다.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등 주요 부문에 줄줄이 이름을 걸었다. ‘기생충’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어 영화가 오스카 트로피를 안을지 관심이 쏠린다. 1929년 시작된 아카데미상은 세계 1위 영화 시장인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수상작을 정해 최고의 권위를 가진 영화상으로 꼽힌다. 올해 시상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예정보다 두 달 연기돼 다음달 25일(현지시간) 열린다. 수상 부문은 작품상 이외에 감독상, 남우·여우주연상, 남우·여우조연상, 각본상, 촬영상, 음악상 등 23개다. ‘벤허’(1959), ‘타이타닉’(1997),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2003) 3편은 각각 11개 부문을 휩쓸어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갖고 있다. 할리우드 시상식 전문 매체 골드더비에 따르면 후보작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9362명의 온라인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후보작을 선정할 때 회원들은 자신이 속한 부문별로 영화 5편을 골라 1~5위까지 순위를 매겨 한 표씩을 행사하고, 최대 10편까지 후보로 선정할 수 있는 작품상 후보를 선정할 때는 부문에 상관없이 모든 회원들이 투표한다. 여기서 일정 정도의 표를 얻으면 후보가 되고, 먼저 후보가 된 영화를 빼고 다시 두 번째 후보작을 뽑는 ‘선호투표제’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종 수상작은 후보작보다 간단하게 부문별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영화가 선정된다. 다만 작품상은 모든 회원이 선호투표제로 1~10위까지(올해는 1~8위) 순위를 정해 투표한다. 1순위 표를 집계해 과반을 얻은 작품이 나오지 않으면, 최하위 득표를 얻은 영화를 배제하고, 최하위 득표 영화에 1순위를 부여한 회원들이 2순위로 선정한 영화에 던진 표를 다른 후보작들의 1순위 표에 합산하는 방식으로 과반 득표가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올해 수상작 투표는 다음달 15일 시작돼 20일에 끝난다. AMPAS는 세계 영화 제작자, 배우, 기술자 중 뛰어난 공헌을 한 인물을 심사해 매년 새로운 회원을 위촉하고 오스카 투표권을 부여해 왔다. 한국인 회원은 50여명으로 알려졌다. 임권택·봉준호·박찬욱·이창동 감독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뿐 아니라 송강호·최민식·이병헌·배두나·하정우·장혜진·조여정 등 배우들이 포함됐다.아카데미상의 트로피는 오스카로 불린다. 34㎝ 높이의 황금빛 오스카는 남성이 가슴 높이까지 오는 장검을 두 손으로 짚고 있는 모양이다. 이를 두고 1931년 AMPAS 직원 마거릿 헤릭이 “우리 오스카 삼촌과 닮았다”고 한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과 미국 여배우 베티 데이비스가 자신의 첫 남편 하먼 오스카 넬슨과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오스카상은 작품성 위주의 드라마 장르 영화를 중심으로 시상이 이뤄진다. 블록버스터라도 마블 영화처럼 흥행에 주안점을 둔 상업 영화보다는 ‘글래디에이터’(2000), ‘덩케르크’(2017),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등 인물 간 드라마가 뚜렷이 드러나야 유리하다.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는 “오스카상을 받으려면 탄탄한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이 영화가 말하려는 가치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를 납득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 영화의 오스카 도전은 1963년 고 신상옥 감독이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출품하면서 시작됐지만 ‘기생충’ 이전까지는 어떤 작품도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기생충’이 지난해 가장 권위 있는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한 것은 경이적이다. 자막 읽기를 번거로워하는 관객이 많은 미국에서 최초로 비영어 영화가 작품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1999년 71회 오스카 3관왕을 달성한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미국 관객 입맛에 맞춰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소련군 대신 미군이 해방한 것으로 각색하기도 했지만, 작품상은 받지 못했다.‘기생충’의 성공은 최근 오스카가 다양성을 강조하게 된 분위기 덕도 있다. 오스카는 2015~2016년 연속으로 남녀 주·조연상 후보를 백인 일색으로 채워 거센 비난이 일었다. 당시 사회파 감독인 스파이크 리는 ‘#Oscars_So_White’라는 해시태그를 걸고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듬해 시상식에서는 흑인 배우가 한꺼번에 남녀 조연상을 받고, ‘문라이트’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마허샬라 알리는 무슬림 최초로 연기상을 받기도 했다. 2019년 ‘그린북’이 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때는 인종차별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백인 구원자 서사’라는 비판도 받았다. 영화평론가인 전찬일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장은 “‘기생충’의 선전은 다양성을 무시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에 대한 반발 성격도 있는 만큼 시대적 흐름을 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기생충’ 배우 가운데 누구도 연기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던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 있었다. 이런 점에서 ‘미나리’가 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을 포함해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된 것은 고무적이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기생충’이 좋은 영화라는데 왜 연기상이 없느냐는 비판에 시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나리’는 이런 부담을 덜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어 대사 때문에 외국어영화상만 허용한 골든글로브와 달리 오스카가 ‘미나리’를 작품상 후보로 선정한 것은 이 영화를 미국의 가치에 부합하는 진정한 미국 영화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포브스는 “낯선 곳에서 뿌리를 내리려 고군분투하는 한국계 이민자 가족 이야기지만, 이민자들이 어떻게 미국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91개 상을 받은 ‘미나리’는 오스카 작품상을 놓고 ‘노매드랜드’와 ‘더 파더’, ‘맹크’,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 ‘유다와 검은 메시아’, ‘프라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등 7개 작품과 접전을 벌인다. 골드더비는 ‘노매드랜드’를 작품상 수상 후보 1순위로 꼽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감독 클로이 자오가 연출한 ‘노매드랜드’는 붕괴한 기업 도시에 살던 여성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보통의 삶을 뒤로한 채 홀로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았다. 194개 상을 받은 ‘노매드랜드’가 오스카 작품상을 받으면 ‘기생충’에 이어 2년 연속 아시아계가 작품상을 받는 셈이다.미국 연예 매체 버즈피드 뉴스는 “지난해 ‘기생충’이 미국 영화 산업의 자아도취에 경종을 울렸다면 ‘미나리’와 ‘노매드랜드’는 모두 자신의 방식으로 ‘아메리칸 드림’의 허구성을 지적했다”고 호평했다. 다만 전찬일 회장은 “‘기생충’이 신자유주의를 비판해 전 세계적으로 공감을 준 반면 ‘미나리’는 미국 사회의 차별을 다루지 않았고, 미국 밖에서는 큰 감흥을 주기 어렵다는 약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나리’가 상을 받는다면 한국인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로 선정된 윤여정 배우의 수상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본다. “윤여정은 미나리를 장악하고 잊을 수 없는 눈부신 연기를 펼친다”는 시카고선타임스의 평가처럼 관객들은 국적과 상관없이 보편적 할머니의 가족애를 떠올릴 수 있어서다. 윤여정은 여우조연상을 놓고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과 경쟁하게 됐다. ‘보랏 서브시퀸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도 여우조연상 경쟁자다. 현재까지 ‘미나리’로 33개 상을 받은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받으면 1957년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아시아 배우로서는 두 번째다. 미국 언론이 윤여정과 비교하는 메릴 스트리프는 역대 최다인 21차례 오스카 후보 선정(수상 3회) 기록이 있다. 남우주연상 후보 스티븐 연은 앤서니 홉킨스(‘더 파더’)와 채드윅 보스만(‘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게리 올드먼(‘맹크’) 등과 경쟁해야 하나, 채드윅 보스만의 수상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허남웅 평론가는 “어쨌든 한국어 영화가 오스카에서 상을 받을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오스카가 다양성을 존중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中 “비빔밥은 잔반 처리 음식” 조롱... 서경덕 “꼼수에 휘말리지 말자”

    中 “비빔밥은 잔반 처리 음식” 조롱... 서경덕 “꼼수에 휘말리지 말자”

    최근 tvN 드라마 ‘빈센조’에 중국산 비빔밥 PPL(Product Placement)이 들어간 장면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중국 네티즌들이 “비빔밥은 잔반 처리 음식”이라고 조롱했다. 이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의 꼼수에 휘말리지 말자”며 “오히려 전투력이 상승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서 교수는 17일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가 게재한 드라마 ‘빈센조’의 중국산 비빔밥 PPL 관련 기사를 캡처해 공개했다. 서 교수는 “이 보도 이후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 등을 통해 ‘비빔밥은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것’ ‘식문화가 부족해서 비빔밥으로 흥분하는 한국’ 등의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의 이같은 문화공정은 관영매체 환구시보에서 기사화를 한 뒤 중국 누리꾼들이 온라인에서 퍼트리는 전형적인 수법을 펼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환구시보에서는 지난 2월 중국의 문화도발에 대응하는 제게 ‘한·중 문화 갈등을 조장한다’며 연일 비판을 했다”며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다. 한중 문화갈등을 조장하는 게 환구시보”라고 했다. 서 교수는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 아시아권 문화 트렌드를 한국이 주도하자 (중국이) 많은 위기감을 느낀 것 같다”며 “이럴수록 환구시보의 꼼수에 휘말리지 말고 중국의 동북 공정 및 문화 공정에 더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4일 방송된 tvN 드라마 ‘빈센조’에는 중국 브랜드의 비빔밥 제품이 PPL로 등장했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불쾌하다”는 의견을 냈고, 서 교수 또한 16일 “안타까운 결정”이라며 “중국어로 적힌 일회용 용기에 담긴 비빔밥이 자칫 해외 시청자들에게 중국 음식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부모님 이름 한자로 못 쓰면 심각한 문제인가요?”[이슈톡]

    “부모님 이름 한자로 못 쓰면 심각한 문제인가요?”[이슈톡]

    “본인이나 부모님 이름 한자로 못쓰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족의 이름을 한자로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글이 온라인상에 올라왔다. 우리말의 60%가 한자로 구성된 만큼 자기 이름 정도는 한자로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의견과 우리말에서 한자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만큼 굳이 한자를 쓰지 못한다고 죄악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뉘었다. 이 문제를 상견례에서 경험했다는 30대 여성 A씨는 “3년 사귄 남자친구 부모님을 처음 보는 날, 남자친구 아버지께서 종이랑 펜을 주시더니 내 이름과 부모님, 형제가 있으면 형제 이름까지 한자로 써보라고 했다”는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속으로 ‘이거 테스트구나’라는 생각했다는 A씨는 “군말하지 않고 내 이름만 썼고, 남자친구에게 ‘자기도 써보라’며 바로 종이와 펜을 넘겼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이름도 쓰지 못했고 당황한 남자친구 아버지는 당신 아들 역시 쓰지 못하다 보니 아무 말 안 하시고 ‘다음부터는 외우고 다녀라’는 말씀만 하고 끝이 났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이름의 의미만 알면 된다” “중화권 나라도 아닌데…” “내 이름만 쓸 수 있으면 되는 것 같다”며 가족의 이름을 한자로 쓰지 못한다고 해서 큰 문제는 아니라는 데 더 많은 의견을 냈다.‘어려운 한자어’ 쉬운 우리말로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단어 약 51만개 중 한자어가 58.5%다. 고유어는 25.5%로 한자어의 절반 이하다. 한글만으로 한국어를 온전히 표기할 수 없다는 근거로 활용된다. 한자가 많이 포함된 행정용어를 사용하는 공직사회에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한자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은 ‘국어기본법이 한글전용·한자배척의 언어생활을 강요하고 있다’고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2016년 공문서 한글전용 작성을 규정한 국어기본법 제14조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국민들은 공문서를 통해 공적 생활에 관한 정보를 습득하고 자신의 권리 의무와 관련된 사항을 알게 되므로 국민 대부분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한글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한자어를 굳이 한자로 쓰지 않더라도 앞뒤 문맥으로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전문용어나 신조어의 경우에는 괄호 안에 한자나 외국어를 병기할 수 있으므로 의미 전달력이나 가독성이 낮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초·중등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선택적으로 받도록 한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고시도 재판관 5(합헌) 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한자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충분히 그 부족함을 보충할 수 있으므로 한자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글문화연대는 당시 성명을 통해 “국민 전체의 ‘알 권리’를 보호하는 말글살이가 중요하다는 ‘언어 인권’ 정신이 뿌리내린다는 의미”라면서 “지나친 한자 숭상론이 더는 우리 교육을 망가뜨려선 안된다는 주장이 올바르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환영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주말 극장가 ‘미나리’ 박스오피스 1위 속 ‘반지의 제왕’ 급부상

    주말 극장가 ‘미나리’ 박스오피스 1위 속 ‘반지의 제왕’ 급부상

    아카데미(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영화 ‘미나리’가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는 가운데 재개봉한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상위권을 차지해 주말 극장가가 주목된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미나리’는 지난 3일 개봉 이후 전날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57만 1000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미나리’는 지난달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에 이어 지난 15일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조연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 지명 소식을 전했다. 지난주 20년 만에 재개봉한 ‘반지의 제왕’ 1편 ‘반지 원정대’에 이어 18일에는 2·3편 ‘두 개의 탑’과 ‘왕의 귀환’이 재개봉해 3∼4위에 나란히 올랐다. 18일 일일 관객 수는 ‘미나리’가 1만 9336명이고 2위인 ‘귀멸의 칼날’이 1만 5886명인 가운데, ‘두 개의 탑’이 7577명, ‘왕의 귀환’이 5512명으로 나타났다.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2001∼2003년 차례로 개봉해 3년 연속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고, 3편인 ‘왕의 귀환’이 작품상을 받은 바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이 여전히 2위 자리를 지키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누적 관객 수는 125만명을 넘어섰다. 미국의 관타나모 수용소의 처참한 실태를 고발하는 영화로, 조디 포스터에게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안긴 ‘모리타니안’이 17일 개봉해 3위로 출발했지만, 둘째 날 5위로 밀려났다. 독립영화 ‘정말 먼 곳’이 10위권 안에 든 유일한 한국 영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샌프란시스코 백인, 75세 중국 할머니 얼굴에 주먹 날렸다가 입가에 피가

    샌프란시스코 백인, 75세 중국 할머니 얼굴에 주먹 날렸다가 입가에 피가

    “너쯤이야, 왜 날 때린 거냐?” 75세 중국계 할머니가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10시쯤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 다짜고짜 자신의 눈가에 주먹을 날린 39세 백인 용의자를 작대기로 응수해 혼쭐을 냈다. 영어가 서투른 할머니는 중국어로 용의자에게 쏘아붙였다. 시 샤오젠 할머니의 한쪽 눈덩이가 보기 흉하게 부어올랐지만 백인 용의자는 입 주변에 피가 낭자한 채로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할머니는 CBS 샌프란시스코에 “아주 끔찍했고 무서웠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한결 심각한 상태로 발전할 수 있었지만 마침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전으로 아시아계를 겨냥한 인종증오 범죄가 잇따를까봐 샌프란시스코 경찰이 순찰 빈도를 높여 경찰이 재빨리 끼어들 수 있었다. 할머니의 딸 리 동메이는 시 할머니의 왼쪽 눈덩이가 부어올라 앞을 볼 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며 서 있었는데 갑자기 용의자가 다가와 주먹을 날렸다. 할머니는 작대기를 들어 그를 때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다른 손에는 얼음주머니가 들려 있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증오범죄로 보고 수사 중인데 백인 용의자는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83세 아시아계 남성을 상대로도 비슷한 공격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아침에 조깅을 하다 할머니가 봉변을 당하는 것을 지켜본 지역방송 KPIX의 스포츠 국장인 데니스 오도넬은 “내가 봤을 때 할머니는 들것에 누워 있는 남자를 더 혼내고 싶어했는데 경찰이 뜯어 말려” 그 정도에서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청은 지난달 시내 차이나타운 세탁방 안에서 67세 남성을 공격한 남성 용의자 셋을 체포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식당 감염 막아라”… 중구, 2주간 방역 총력전

    “식당 감염 막아라”… 중구, 2주간 방역 총력전

    하루 신규 300∼400명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줄지 않자 자치구 중심으로 거점 방역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 중구는 강화된 정부 특별방역 지침에 맞춰 앞으로 2주간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집중 점검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우선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관리 강화와 감염에 취약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방역 조치를 위해 대대적인 현장점검을 강화한다. 봉제업을 비롯한 소규모 과밀작업장과 대표적인 관리시설인 PC방, 노래방, 영화관, 복지관, 체육시설 등 시설 특성에 맞는 방역관리 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한다. 특히 개강에 따라 이용 증가가 예상되는 학교 주변 식당과 카페, 주·야간 이용자가 많은 대형 음식점을 중심으로 방역상황을 살핀다. 구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황학동 돈부산물거리, 신당동 아리랑고개, 광희동 중앙아시아거리를 찾아 방역의 고삐를 죈다. 불법 체류 외국인도 안심하고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하도록 적극 홍보한다. 러시아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쓰인 현수막을 게재해 빈틈없이 챙긴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4차 대유행을 반드시 막기 위해 유증상자의 다중이용시설 이용억제를 통한 감염확산 방지가 필요하다”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식문화 부족해 비빔밥으로 흥분하는 한국인”…中조롱 [이슈픽]

    “식문화 부족해 비빔밥으로 흥분하는 한국인”…中조롱 [이슈픽]

    tvN 주말드라마 ‘빈센조’에 등장한 ‘중국산 비빔밥’을 두고 과도한 중국 PPL(제품간접광고)이란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 네티즌들이 식문화 폄하까지 나서 논란이다. 18일 화제 된 내용에 따르면 최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빈센조’ 드라마에서 주인공 송중기가 중국산 비빔밥을 먹는 장면을 올리고 “주인공이 중국의 ‘자열식 비빔밥’을 먹은 것에 한국 네티즌이 폭발했다”고 전했다. 중국 네티즌은 비빔밥 폄하에 나서고 있다. SNS와 기사 댓글을 통해 “비빔밥은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방법”, “한국에 먹을 것이 별로 없어서 남은 재료를 모아 넣다가 비빔밥이 나온 것”, “한국인은 식문화가 부족해서 비빔밥으로 흥분” 등 반응을 보였다. 중국산 비빔밥 논란은 지난 14일 방송된 ‘빈센조’에서 남자주인공 빈센조(송중기)가 즉석 비빔밥을 건네받는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시작됐다. 3초 남짓 짧은 영상이었지만 해당 브랜드는 중국 브랜드고, 특히 한국 전통 음식인 비빔밥이라는 점에서 화를 키웠다. 또 해당 제품에는 중국어로 ‘한국식 파오차이(중국식 절임채소)’라고 표기된 점을 두고 ‘중국의 입장을 반영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서경덕 “요즘 시기엔 안타깝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드라마 ‘빈센조’의 중국산 비빔밥 PPL 논란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라마 빈센조에서 중국산 비빔밥이 PPL로 등장했음을 알게 됐다며 “드라마 제작비 충당을 위해 선택한 상황이겠지만 요즘 같은 시기엔 정말로 안타까운 결정”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중국은 김치, 한복, 판소리 등을 ‘자국의 문화’라고 어이없는 주장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다”며 “이번 PPL은 한국을 타켓팅한 것이라기보다는 한국 드라마의 전 세계 영향력을 통해 수많은 나라에 제품 홍보를 노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중국 자본 없으면 드라마 제작이 불가능한 나라” 중국의 한국 콘텐츠에 대한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업계는 늘어난 제작비 충당을 위해 중국 PPL은 외면하기도 여려운 실정이라고 말한다. 미니시리즈 기준 회당 평균 제작비는 6억원 수준까지 올랐다. 2010년대 초반 2억원에 비해 3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빈센조’에 앞서 tvN 드라마 ‘여신강림’에서는 극중 여고생이 중국 유명 즉석식품 브랜드 ‘즈하이궈’의 인스턴트 훠궈를 먹는 장면이 나왔다. 또 버스정류장 배경에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의 로고가 간접광고 되기도 했다. 한국 드라마영화로 퍼지고 있는 ‘차이나 머니’에 대한 조롱도 이어지고 있다. 차이나머니 PPL을 두고 중국 네티즌은 “중국 자본이 없으면 드라마 제작이 불가능한 나라”, “중국 영향력 무시하지 말길”, “한국 드라마는 중국 영향력에 지배”, “그냥 중국에서 제작하자”등 조롱도 이어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속보] 국정원 지원받고 관제시위… 추선희 실형 확정

    [속보] 국정원 지원받고 관제시위… 추선희 실형 확정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이른바 ‘관제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추선희 전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에게 징역 10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추씨의 상고심에서 정치 관여 혐의에 징역 10개월, 공갈 등 나머지 혐의에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추씨는 2010∼2013년 국정원의 지원을 받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그는 시위를 통해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을 가진 인사들을 비난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 10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국정원의 정치 관여를 도운 행위는 불법성이 크다”며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그를 법정구속했다. 추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문소영 칼럼] 확신할 때 의심하라

    [문소영 칼럼] 확신할 때 의심하라

    74세의 배우 윤여정이 출연한 영화 ‘미나리’를 재밌게 봤다. 감독상,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6개 부문의 아카데미상 후보에 지명된 영화치고는 스펙터클한 장면이 없으니 다소 밋밋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러나 자극적인 한국 정치와 사회 갈등 속에서 늘 지지고 볶는 직업을 가진 자로서 증폭된 갈등이 노출되지 않았다 해서 밋밋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정보 처리와 관련해 “앗!” 하게 하는 대목이 있었다. 이민 1세대인 제이컵(스티븐 연)이 한밤중에 홀로 일어나 플래시 불빛 밑에서 봉인한 상수도를 열고 자신의 농업용 급수관에 연결하는 장면이다. 자신이 직접 관정한 농업용 용수가 고갈되자 수확물을 포기할 수 없었던 농부로서의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수돗물을 훔치려는구나”라고 판단한 한국 관람객들이 있었다. 1980년대 TV 드라마나 현실에서는 공짜 전기나 수돗물을 쓴 사람들이 적지 않았으니 그 경험이 소환된 것이다. 잠깐! 우리의 그 직관적 판단은 잘못됐다. 그 장면은 공짜 수돗물 장면이 아니다. 감독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은 한국인 DNA를 가졌으나, 영어를 모국어로 하며 ‘정직한 워싱턴 대통령의 벚꽃나무 신화’ 속에서 자란 사람이다. 그런 미국인 감독이 1970~80년대 한국식 수돗물 훔쳐 쓰기를 영상으로 그려 낼 수가 없다. 그 장면은 제이컵 가족이 겪어야 할 혹독한 경제적 시련을 암시하는 장면이다. 다만 한국 관객들은 그 장면에서 경험에 근거한 고정관념을 작동시킨 것이다. 뇌과학에 따르면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다. 인간의 뇌는 반복하는 일은 기억하지 않음으로써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문제 해결에서도 사람들은 뇌 에너지를 적게 쓰는 방식을 선호하는데, 그것은 인간이 게을러서가 아니다. 그 방식이 더 효율적이고 진화에 더 유리했던 덕분이다. 호모에렉투스에서 호모사피엔스로 진화할 때 적대적 자연환경에 노출된 인류는 직관적으로 빠르게 판단할수록 훨씬 더 오래, 더 잘 살아남을 수 있었단다. 폭우가 오면 산 위로 도피한다든지, 고약한 냄새가 나는 음식을 기피한다든지, 맹수가 보이면 무조건 뛴다든지, 피부색이 다른 부족을 적대한다든지, 태양이 지구를 돈다든지, 지구가 평평하다든지, 일식( 日蝕)이나 혜성이 나타나면 정권이 무너진다 등등. 직관적 사고나 편견은 현대에서는 진영적 사고나 프레임을 짜서 판단하는 것과 같다. 문제는 문명이 고도화한 현대 인류가 진화에 최적화했던 과거의 생각하는 방식, 즉 직관적 판단, 고정관념과 과거의 경험에 의존해 사고를 계속한다면 더는 함께 번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 시스템이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해진 탓이고, 소셜미디어로 세상이 연결된 뒤로는 인간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자극하고 선동해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들이 끊임없이 커지면서 공동체에 위협을 가하는 탓이다. 그러니 정확하게 판단한 뒤 행동하려면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사실에 근거해 정보를 탐색·수집하고 추론해 결정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그저 인터넷 검색 기능과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정보만 활용한다면 인류는 필터버블에 갇혀 확증편향만을 강화하다가 우물 속 개구리로 전락할 수 있다.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되면 더 훌륭한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던 인류의 믿음은 더는 유효하지 않은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진실 추구 의지는 인간의 본성이겠으나, 과도하게 진실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오리무중에 빠지게 할 수 있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정보가 과잉 공급되면 오히려 시시비비를 엄격하게 가리려는 인간의 눈을 가릴 수 있다.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된 요즘 더 많은 음모론과 더 많은 가짜뉴스가 인류를 둘러싸고 있고,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해진 것이 그 증거다. 인류의 인식 도구가 더는 유효하지 않은 시대에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인가 확신할 때마다 그 생각이 고정관념이나 어떤 편견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지 ‘나’를 점검해야 한다. ‘인지적 구두쇠’적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뇌는 불완전하고 분노가 있을 때는 더 쉽게 선동되며, 직관적 사고 탓에 오류에 빠지기 십상이라는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정치인과 권력자들이 인간 뇌의 이 특질을 더 잘 이해한다면 한국 사회의 갈등이 다소 줄어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 [똑똑 우리말] 음운의 축약/오명숙 어문부장

    축약은 두 음운이 하나로 합쳐지거나 두 음절이 한 음절로 줄어드는 것으로 국어의 4가지 음운 변동 중 하나이다. ‘자음 축약’은 예사소리인 ‘ㄱ, ㄷ, ㅂ, ㅈ’이 ‘ㅎ’을 만나 거센소리인 ‘ㅋ, ㅌ, ㅍ, ㅊ’으로 바뀌는 현상으로 ‘좋+고→조코’, ‘잡+히다→자피다’ 등에서 일어난다. 자음 축약은 발음상으로만 나타날 뿐 표기가 변하는 건 아니다. ‘모음 축약’은 두 개의 모음이 만나 하나의 모음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사이→새’처럼 두 개의 단모음이 합쳐져 단모음이 되거나(간음화) ‘그리어→그려’처럼 단모음 둘이 줄어 이중모음이 되는 것 등이다. 모음 축약은 표기로도 나타난다. 한데 이 모음 축약에서의 잘못된 쓰임을 종종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뀌다’이다. ‘바뀌다’는 ‘바꾸이다’의 준말로 더이상 줄어들지 않는다. 얼핏 ‘바뀌+어→바껴’, ‘바뀌+었다→바꼈다’로 줄어들 것 같지만 ‘바뀌어’, ‘바뀌었다’ 형태 그대로 써야 한다. 한글맞춤법엔 여러 가지 준말 규정이 있으나 모음 ‘ㅟ’ 다음에 ‘ㅓ’가 올 때 줄이는 방식은 나와 있지 않다. 이를 표기할 수 있는 모음이 없기 때문이다. 모음끼리 어울려 ‘ㅕ’로 바뀌는 것은 ‘ㅣ’ 뒤에 ‘-어’가 결합할 때다. ‘견디어→견뎌’, ‘다니어→다녀’, ‘막히어→막혀’와 같은 경우다. 바뀌다와 비슷한 예로 ‘사귀다’, ‘할퀴다’, ‘뀌다’도 ‘사겨/사겼다’, ‘할켜/할켰다’, ‘껴/꼈다’로 줄여 쓰는 경우가 많다. ‘사귀어/사귀었다’, ‘할퀴어/할퀴었다’, ‘뀌어/뀌었다’가 올바른 활용이다. oms30@seoul.co.kr
  • 北 보란 듯… ‘심판의 날’ 타고 온 美국방

    北 보란 듯… ‘심판의 날’ 타고 온 美국방

    17일 한국에 도착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심판의 날 항공기’로 불리는 핵공중지휘통제기 E4B 나이트워치를 타고 와 눈길을 끈다. 미 국방장관이 핵전쟁 시 공중지휘본부 역할을 하며 핵공격 명령을 내릴 수 있는 E4B를 타고 한국을 찾은 것은 2017년 2월 제임스 매티스 당시 장관 이후 처음이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정오쯤 E4B 나이트워치를 타고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E4B는 핵전쟁 시 대통령,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을 태우고 이들이 공중에서 전쟁을 지휘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E4B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략폭격기, 잠수함 등 모든 핵전력에 공격 명령을 내릴 수 있고, 모든 육해공군 사령부 및 부대를 지휘할 수 있다. 이에 오스틴 장관이 E4B를 타고 온 것은 한반도에 주요 전략자산을 전개함으로써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7년 2월 매티스 당시 장관이 E4B를 타고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북핵 위협이 고조되던 시기였다. 오스틴 장관은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국방부 연내 연병장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과 함께 의장행사에 참석했다.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의 첫 공식 방한이라는 의미 등을 고려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의장행사를 180여명의 의장대가 참여한 정식 행사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틴 장관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의장대 장병에게 개인적인 감사를 전해 주시기를 부탁한다”며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모두발언 말미에는 한국어로 한미 동맹의 캐치프레이즈인 “같이 갑시다”라고 했다. 오스틴 장관은 국방부 방문을 기념해 남긴 방명록에 “굳건한 동반자 관계와 보다 더 강력한 동맹으로 나아가길 고대한다”고 적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수능 11월 18일 시행… 수학영역, 문·이과 구분 없어진다

    수능 11월 18일 시행… 수학영역, 문·이과 구분 없어진다

    오는 11월 18일 치러지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연기 없이 예정대로 시행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수험생들의 학습 결손 우려에도 ‘쉬운 수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16일 이 같은 내용의 ‘2022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는 학사일정이 정상 운영되면서 수능도 예정된 날짜에 치러진다. 올해 고3은 지난해 수업 일수가 부족해 학습 결손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평가원은 이를 고려한 난이도 조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코로나19가 학생들의 학습에 미친 영향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난이도를 조정하는 시도 자체가 무리”라며 “기존 출제 기조와 난이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사장 내 ‘거리두기’를 위해 고사장당 응시 인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4명으로 하향 조정된다. 이번 수능에서는 2015 개정교육과정의 취지에 맞춘 ‘선택형 수능’과 ‘문·이과 통합 수능’이 도입된다. 국어영역과 수학영역은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체제로 바뀌며, 수학영역의 가형(이과)·나형(문과) 구분이 사라진다. 수험생들은 계열 구분 없이 수학영역과 사회·과학영역에서 선택과목에 응시한다. 수험생 한 명이 선택 가능한 과목의 조합은 816개에 달한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평가원은 개별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 집단의 공통과목 평균 성적을 반영해 선택과목 점수를 보정한다. 강 평가원장은 “6·7차 교육과정 당시의 수능에서 장기간 검증한 점수 산출 방식”이라며 “유불리 문제보다 자신의 지망 학과와 전공을 고려해 과목을 선택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로 전환돼 점수 따기 쉬운 과목으로의 쏠림 현상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EBS 연계율은 기존 70%에서 50%로 하향 조정되며, 영어영역에서는 교재의 지문이 그대로 실리지 않는 ‘간접 연계’ 방식으로 반영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중국 비빔밥 먹는 송중기…‘빈센조’ 독이 된 PPL [이슈픽]

    중국 비빔밥 먹는 송중기…‘빈센조’ 독이 된 PPL [이슈픽]

    중국 기업 ‘즈하이궈’와 약 3억~4억 원가량의 PPL 계약을 체결한 tvN 드라마 ‘빈센조’가 남은 광고 분량을 취소하는 것을 놓고 논의 중이다. 계약상 주인공인 송중기가 2차례 비빔밥을 먹고, 나머지 2번은 브랜드를 단순 노출시키는 것이 조건이었지만 여론 악화에 남은 노출 분량을 취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제의 발단이 된 ‘빈센조’ 8화에서는 홍차영(전여빈)이 빈센조(송중기)에게 비빔밥 도시락을 건네는 장면이 그려졌다. 해당 도시락은 중국 기업의 제품으로, 해당 장면에서 중국어로 된 기업의 로고가 선명하게 보였다. 해당 제품은 중국 브랜드 즈하이궈가 ‘내수용’으로 내놓은 상품이지만 일부 언론매체가 해당 제품 PPL을 한국 기업 청정원이 합작사로 참여했다고 보도하며 비판 여론이 옮겨갔다. 청정원은 16일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띄우고 “최근 방영되고 있는 ‘빈센조’에 삽입된 중국 브랜드 ‘즈하이궈’ PPL과 관련해 청정원 브랜드와의 합작 내용이 언급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청정원은 “중국 현지 공장에서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생산한 김치 원료를 즈하이궈에 단순 납품할 뿐이며 합작의 형태가 아니다. 해당 제품은 즈하이궈에서 독자적으로 생산, 유통하는 제품이며 당사는 즈하이궈의 국내 마케팅 활동이나 PPL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며 “제품 공동 개발 등의 협업 활동 또한 없다”고 강조했다.서경덕 교수 “정말로 안타까운 결정” 한국 문화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SNS를 통해 “드라마 제작비 충당을 위해 선택한 상황이겠지만, 요즘 같은 시기엔 정말로 안타까운 결정인 것 같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중국으로 되어 있는 윤동주 시인의 국적을 정정해달라는 항의 메일을 중국 포털 바이두 측에 보내거나, 중국의 ‘김치 공정’에 항의해 뉴욕타임즈에 광고를 게재하는 등 방법으로 중국의 문화 공정에 대응해왔다. 서 교수는 “최근 중국이 김치, 한복, 판소리 등을 ‘자국의 문화’라고 어이없는 주장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PPL은 한국을 타겟팅 한 것이라기 보다는, 한국 드라마의 전 세계 영향력을 통해 수많은 나라에 제품 홍보를 노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중국어로 적힌 비빔밥이 자칫 해외 시청자들에게 중국 음식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대구대, 2021년 국·공립 교원 임용합격자 전국 사립대 최다 합격

    대구대, 2021년 국·공립 교원 임용합격자 전국 사립대 최다 합격

    대구대가 2021학년도 국·공립 교사 임용시험에서 전국 사립대학 중 가장 많은 269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대구대는 2018년 302명, 2020년 293명으로 전국 사립대학 최다 국·공립 교사를 배출한 바 있다. 대구대는 전국 시·도교육청의 최종 합격자 자료를 지역별로 확인한 결과, 대구·경북 지역이 가장 많은 105명(대구 51명, 경북 54명)이었고, 경기 31명, 경남 29명, 울산 25명 순이었다. 특히, 다수의 지역별 수석과 차석을 차지해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유아특수교육과의 경우 대구광역시 수석(이상현), 경상북도 수석(김예은), 경상남도 수석(김윤정), 제주특별자치도 수석(김의정) 및 차석(박소연) 등 다수의 수석·차석 합격자를 배출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와 함께 초등특수교육과도 제주특별자치도 수석(남지수) 및 차석(양진한)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또 과목별로는 특수(유아특수, 초등특수, 중등특수) 160명, 과학교육학부 25명, 전문상담 24명, 유아교육 18명, 일반사회 11명, 국어교육 10명 순이었다. 특히 사립교사 및 각종 공무원 시험에서도 다수의 임용 합격자를 배출한 것은 다양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 결과였다. 유아특수교사 대구광역시 수석을 차지한 이상현 졸업생과 제주특별자치도 수석을 차지한 김의정 졸업생은 “수석 합격이라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께서 기뻐하셔서 너무 좋았다”라면서 “이 모든 것이 기도해주고 도와준 선배, 동기, 그리고 교수님들 덕분이라 자신도 앞으로 후배들을 많이 돕고 싶다”라고 말했다. 장희흥 대구대 사범대학장은 “4년 동안 힘들게 공부하여 합격한 학생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앞으로 좋은 교사가 되기를 바라며,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쳐 주신 교수님들의 노고, 대학의 적극적인 지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라면서 “대구대 사범대학은 앞으로도 전국 최고 수준의 교원양성기관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미나리’ 감독 “상상도 못했다”…윤여정 “이미 승자 된 기분”(종합)

    ‘미나리’ 감독 “상상도 못했다”…윤여정 “이미 승자 된 기분”(종합)

    ‘미나리’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 올라정이삭 감독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에 감사”윤여정 “꿈에도 생각 못해…멍해지는 느낌이 정도면 충분…샴페인 한잔으로 자축했다”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미국명 리 아이작 정) 감독이 영화 ‘미나리’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해 “상상도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이삭 감독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를 통해 “이 영광을 주신 아카데미에 감사드린다”며 “우리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여정에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스카의 순간들이 왜 끝없는 감사로 가득 차 있었는지 이제 그 이유를 이해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끈기 있게 노력 해주신 ‘미나리’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 특히 우리가 시작한 아칸소 주의 작은 집을 채운 어머니, 아버지, 누이, 그리고 무엇보다 내게 더 큰 의미가 있는 아내와 딸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할머니께서 물가에 심으신 미나리가 계속 자라는 축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 미국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기점으로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까지 미국 여러 영화제 및 협회 시상식에서 78관왕을 기록, 미국 아카데미 유력 후보로도 이미 예측됐다. ‘미나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 발표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달 26일 오전에 열린다.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은 “전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후보 지명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윤여정은 오스카 후보 지명에 대해 “나에게 단지 다른 세계 이야기였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AP통신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이날 전했다. 윤여정은 “이 정도면 충분하고, 나는 이미 승자가 된 기분”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윤여정은 캐나다 밴쿠버 촬영 일정을 끝내고 한국에 도착해 매니저로부터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 지명 소식을 들었다. 그는 공항에 내리고 한 시간 뒤에 오스카 후보에 오른 것을 알게 됐다면서 “매니저는 저보다 더 감정적으로 됐고, 나도 멍해지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또 캐나다에서 막 귀국했고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기 때문에 2주 격리 기간을 가져야 한다며 “모든 사람이 (축하하기 위해) 이곳에 오고 싶겠지만, 여기에 올 방법은 없다”고 ‘윤여정 표 농담’도 잊지 않았다. 그는 그러면서 “매니저는 술을 전혀 마실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저는 일흔 살이 넘었기 때문에 집에서 제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를 섞어가며 샴페인 한잔으로 자축했다는 소식을 팬들에게 전했다. 한편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된 한국계 스티븐 연은 “정말 멋진 일이고 흥분된다”며 “축복을 받았다”고 기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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