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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R,개도국 사정 고려해야”/정 재무,IMF­세은총회 연설

    【워싱턴=권혁찬특파원】 정영의 재무부장관은 27일 『세계 각국은 자국의 이익만을 도모하는 소아적 국수주의에서 벗어나 세계주의 정신을 가지고 세계 전체의 공동번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통화기금ㆍ세계은행(IMFㆍIBRD) 제45차 연차총회에 참석,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역설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우루과이라운드 다자간협상은 모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타결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국제금융기구 또한 다자간 규범의 체계 아래에서 협력관계가 확고히 구축될 수 있도록 세계경제내에서 그들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남북공존」으로 체제유지 모색(평양의 변화 이렇게 본다:4)

    ◎비현실적 「대남혁명」 보류,노선전환 꾀할 듯 최근 북한은 대남·대외 관계에서 전례없이 유연한 자세를 보여 북한은 정말 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북한은 남북고위급회담 예비회담에서,회담외적인 문제로 회담자체를 공전시켜오던 종래의 상투적인 태도를 바꿔 본회담 개최에 완전 합의를 하였다. 북한은 서울에서 개최된 1차 본회담에서 과거에는 보기드문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를 보였고 2차 회담을 평양에서 개최할 것에도 합의했다. 그후 북한은 남한음악인들을 대거 초청하는 한편 북경에서는 남북공동 응원단 구성이 논의되었고,양측 선수들의 여느 때보다 다정한 소식들이 연일 들어오고 있다. 또 북한은 일본의 적극적인 대북한접근을 뜻밖에도 수용해버리는 대외전략 변화를 보였고,미국과의 정부간 접촉 촉진 등 대외관계의 모든 부문에서 유연성을 동시다발적으로 보였다. 폐쇄체제 속에서 제한된 변화만 해오던 북한이 동구를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이러한 변화의 조짐을 한꺼번에 보이는 것은무슨 까닭인가. 한마디로 말해 그것은 소련·중국 등 북한의 전통적 우방의 동요에 따른 고립의 심화,내부경제의 핍박 등 국가적 난경을 타개하고 「하나의 조선」을 가시적으로 실증시켜,이른바 분단고정화를 추구하는 한·소 수교와 한국의 유엔단독가입 추진의 부당성을 나타내려는 종합적인 처방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그러한 태도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한 일시적인 방편이라면 북한의 대외적인 상황이 바뀌면 또다시 굳어진 자세로 바뀔 것은 정해진 이치다. 우리의 관심사는 그것이 북한의 대남전략의 근본적인 변화로 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한적인 북한의 태도 변화조짐에 그러한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한 일이며,그러한 판단을 내리기에는 아직 충분한 증거가 없다. 북한의 1인 독재 체제는 폐쇄사회의 기초와 대남혁명 완성이라는 과업을 가지고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북한을 개방함으로써 기존체제의 기초를 동요시키거나 대남혁명을 공공연하게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대남 적화전략도주변상황이 불리하게 변하면 어쩔 수 없이 일시 보류를 시키거나 크게 수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북한의 변화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회전반에 걸쳐 시작이 되었고,앞으로도 그러한 변화는 지속될 것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북한의 변화는 폐쇄사회의 특수한 성격상 급격한 변화를 수용할 수는 없으며,점진적인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이해될 수 있다. 북한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들 중 우리에게 관심있는 분야를 몇가지만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점진적인 개방을 통한 변화이다. 북한은 지금 폐쇄와 개방의 기로에 서있지만,개방을 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숙명적인 것이다. 체제와해의 위기를 최소한으로 피해가면서 서방국가들에 경제를 개방시켜,신속한 체제보강을 겨냥하는 것이다. 미·일을 비롯한 서방선진국가들로부터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여 침체된 경제(89년도 2.4% 성장)를 활성화시키지 않고서는 체제의 유지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한국의 성공적인 북방외교로 심화된 북한의 고립을 모면할 길도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서울올림픽이 끝난 직후 88년 12월 연형묵 총리를 기용하면서 종래의 자력갱생을 앞세운 폐쇄적인 주체경제 스타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제정책 주력방향을 제시하는가 하면 합영공업부 전자자동화공업위원회 및 도시경영부 등 새로운 경제부서를 증설하는 등의 변화를 보였던 것은 주목할 만한 것이다. 둘째는 북한주민들의 의식구조의 변화다. 세계적 추세인 개혁·개방·자유화·민주화의 영향이 북한사회에 점진적으로 침습됨에 따라 북한주민들이 인권회복과 민주화를 위한 독재권력에 항거하는 의식의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사노청 국제부위원장 김창영은 당의 지속적인 이데올로기 교육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비롯한 젊은 층의 당으로부터의 일탈현상은 점증되고 있다고 솔직하게 인정한 바 있고 로동신문(9월21일)은 「제국주의자들이 썩어빠진 부르주아문화와 생활양식을 퍼뜨려 새세대 청년들을 정신적 불구자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 산케이신문(2월15일)은 도쿄의 관계소식통을 인용,최근 평양시내에서 「민주화요구 데모」가 발생했다는 미확인보도가 나돌고 있다고 했으며 통일일보(3월13일)는 김일성 독재를 타도,「북」과 그에 추종하는 조총련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재일동포 사이에서 처음 표면화되었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은 북한의 중앙집권체제가 한번 흔들리게 되면 주민들의 조직적인 자유화·민주화운동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셋째 북한의 대남전략의 변화이다. 김일성이 생존하는 한 가까운 장래에 북한의 기존 대남전략이 획기적인 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공산권의 본질적 변화 및 대한국수교,남북한 국력격차의 확대,한국의 민주화 발전을 통한 정치적 안정과 남북한 군사력의 균형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북한은 남북평화공존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앞으로 대남 「인민민주주의혁명」의 기대를 포기하자마자 비현실적인 대남혁명노선을 일단 보류하고 남북공존으로 노선전환을 하게 될 전망이다. 김일성도 그동안남북공존에 반대했었으나 88년 신년사를 통해서 「남북한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했으며 9월8일 40주년 9·9절 행사 연설에서는 「통일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공존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태도를 바꾼 바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러한 태도변화는 통일을 외면하고 체제유지를 위한 자기적응이기 때문에 결국 조국의 통일은 그만큼 지연되는 것이다. 한반도의 북쪽에 다른 체제가 공존하는 한 남북한간의 경쟁과 대결은 불가피하게 될 것이며 평화공존의 기초위에서 통일을 성취하는 일은 앞으로 우리 민족의 큰 과제가 될 것이다.〈유석렬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한ㆍ소 외무,30일 수교일정 발표/유엔서 첫 회담 확정

    ◎양국 정상 교환방문도 논의/노대통령,최 외무에 지침 시달 노태우대통령은 21일 하오 청와대에서 최호중외무장관으로부터 오는 30일 뉴욕에서 한소외무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고를 받고 『한소 양국관계에 외교적 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지침』을 시달했다고 이수정청와대대변인이 발표했다. 노 대통령이 시달한 「지침」내용에 대해 이 대변인은 『외교정책에 관한 최고 결정권자의 결단이 담긴 것』이라고만 말하고 더이상의 언급을 회피했으나 한소 수교시기 및 한국의 대소 경협규모ㆍ양국정상의 교환방문추진시기 등에 대한 노 대통령의 결심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소 경협은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상품차관형식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그 규모는 30억달러선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은 이와 관련,『이번 최 외무장관과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간의 사상 첫 한소 외무장관회담에서는 그동안 양국간의 협의를 바탕으로 양국수교 일정이 공동성명 형식으로 발표될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오는 11월쯤 한소 수교의정서가 정식 서명되는 것을 계기로 노 대통령이 연말이나 내년초 모스크바를 먼저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방한은 내년 봄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에 곁들여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당국자는 노 대통령의 지침과 관련,『한소 양국이 그동안 공동관심사에 대한 협의를 원만히 진행해왔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말하고 『양국간의 경제협력ㆍ수교시기ㆍ양국정상의 교환방문 등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 걸쳐 지침이 내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무부의 고위 당국자는 이날 한소외무장관회담 날짜에 대해 『소련측에서 최근 양국장관간 회담을 26일에 갖는 것은 셰바르드나제장관의 일정상 불가능하다는 뜻을 주소 영사처를 통해 우리측에 알려왔다』고 밝히고 『이에 따라 양국은 셰바르드나제장관이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는 30일에 역사적인 양국 외무장관회담을 갖기로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또 양국 외무장관회담 장소와 관련,『양국은아직까지 회담장소를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최 장관이 뉴욕체류중 이 문제는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자는 그러나 회담장소가 최 장관의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제3의 장소를 물색중에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최 외무장관은 유엔총회 참석과 함께 한소외무장관회담을 위해 오는 23일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다.
  • “충주댐 최대방류 불구 상류 침수”

    ◎건설ㆍ보사위 답변 한강둑 붕괴 원인 등 추궁/“일산 신도시 지반 5m 높여 건설” 국회는 18일 하오 민자당의원만으로 건설위와 보사위를 열어 수재대책 및 이재민 구호대책 등을 다뤘다. 권영각건설부장관은 이날 건설위에서 충주댐 상류지역 침수와 관련,『당시 충주댐 상류지역과 한강 중ㆍ하류지역이 모두 만수상태였기 때문에 수도권이 위치한 한강 중ㆍ하류지역의 보다 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충주댐의 방류를 억제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특히 지난 11일 자정무렵 충주댐 상류지역에는 4백10㎜의 집중호우가 내렸기 때문에 설계상 예상 최대유입량인 초당 1만6천t을 초과,2만2천t이 유입됐다』고 말하고 『이에 따라 방류량을 최대방류량인 초당 1만4천t까지 증가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댐수위는 계획홍수위인 1백45m를 1m 초과,상류지역의 수몰선(1백45m) 위 지역까지 침수되게 됐다』고 답변했다. 권 장관은 답변에서 『단양지역 침수 등으로 인한 시멘트 등 건자재의 수급차질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주택복구용 시멘트는 재해발생지역의 시장ㆍ군수가 수요를 파악해 양회회사에서 직접 구매,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또 이번 홍수로 유실된 일산지역 제방을 대체키 위해 『신주∼문산간 자유로를 오는 10월까지 조기착공하고 일산 신도시 건설에서는 지반 자체를 5m 가량 성토,계획홍수위보다 높게 하겠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인천 송림5동 산사태와 관련,『폭우와 하수관 균열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앞으로 정밀조사를 실시해 시공주인 선인학원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면 응분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와 함께 정부는 감사원ㆍ경제기획원ㆍ건설부 등 10개 부처 공무원으로 중앙합동조사반을 구성,오는 23일까지 수해지역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며 특히 충주댐 상류 침수지역에 대해서는 건설부ㆍ수자원공사ㆍ한국수문학회 전문가로 별도의 조사반을 구성하여 실태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김정수보사부장관은 보사위에서 수해지역 주택복구지원금 지급과 관련,『현재 15평 이상 전파된 가옥의 경우 총지원액 8백46만원중 보조금이 1백88만원이고 융자금이 6백58만원인 것은 천재인 경우로 산정한 액수이며 합동조사반의 조사결과 인재성 피해가 나타나면 별도의 기준으로 마련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 정국정상화의 실마리 풀릴까

    ◎“선등원”ㆍ“선명분”… 여야 팽팽한 줄다리기/수해ㆍUR대책 등 현안 외압으로 작용/여 보궐선거 계기로 대화압력 가중/야 공개대좌 기피… 막후절충을 선호 경색정국 타개를 위한 여야의 대화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가운데 민자당이 15일 민자ㆍ평민 양당 사무총장회담을 제의하는 등 본격적인 대화의지를 거듭 천명하고 나선 데다 평민당 역시 협상에 나서야 할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어떤 형태로든 이번주부터 대화의 통로가 열릴 전망이다. 평민당은 그러나 함평ㆍ영광 보궐선거일정협상 등을 빌미로 공식적인 여야 대화에 나서기에는 아직 「모양」이 좋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이달 하순까지는 막후대화채널을 활발하게 가동한 뒤 명분축적이 어느 정도 됐다고 인정할 때 장외투쟁의 고리를 풀 것으로 보여 여야간 장외 힘겨루기의 모습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중부지방의 수해,우루과이라운드협상 대책 등 당면 민생현안 등을 평민당의 등원유인의 외압으로 활용하려는 민자당은 15일 함평ㆍ영광 보궐선거 실시일정 등을 협의하기 위해 여야사무총장회담을 갖자고 제의한 데서 알 수 있듯 눈앞에 닥친 보궐선거의 일정조정 및 수해대책 마련 등 여야간 의견접근이 용이한 부분부터 대화를 시도,파행정국을 복원시킨 뒤 복합적인 정치성 현안절충에 나서자는 입장. 민자당은 따라서 이번주초 민자ㆍ평민 양당 사무총장의 접촉 및 총무간 대화 등을 시도하면서 내각제 포기선언 및 지자제 조기실시 등 야권이 내세우고 있는 등원전제조건 등을 포함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3역회담 및 중진회담 가동 등을 야권에 적극 설득할 예정. 민자당이 지자제 등에 대한 당의 입장을 어느 정도 정리했음에도 불구 평민당에 대해 지자제에 대한 직접적인 절충방식대신 야권의 국회동원 이후 모든 문제를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우회적 접근방법을 쓰는 데는 평민당이 일단 국회로 들어오면 평민ㆍ민주 양당의 갈등표출로 민자ㆍ평민 양당체제의 보다 용이한 분위기 속에서 정국운영의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유력. 민자당은 이같은 기조 위에서이번주부터 본격화될 여야 접촉 등을 통해 평민당이 정국정상화에 나설 의지의 「깊이」를 확인하는 한편 여야 관계가 복원될 경우 여권이 양보해야 할 「수준」을 어느 정도 정리해 놓겠다는 생각이다. 다시 말해 평민당이 한때 주춤했던 야권통합문제를 주도적으로 처리해나가기 위해 민주당에 대한 압력용으로 민자ㆍ평민 양당체제 복원이 임박한 것처럼 위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만큼 섣불리 여권의 카드를 미리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 박태준최고위원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야권의 요구조건이 명확해진 상황에서 우리측이 제시할 협상안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야권도 조건부 등원보다는 보다 차원높게 결단을 내려 일단 국회에 복귀부터 해야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민자당은 이번주부터 당3역간의 대화 등을 통해 정국정상화를 시도하면서 야권의 원내복귀의지가 여전히 미흡할 경우 수해대책과 관련한 각종 상위활동을 여 단독으로 강행함으로써 대야 등원압력을 가중시켜나간다는 전략. ○…정국경색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평민당측은 등원협상론이 점차 세를 얻어가는 형국이지만 아직은 공개적인 등원협상에는 반대기류가 우세. 나름대로 현실감각이 있는 몇몇 중진의원들은 남북문제ㆍ중동사태ㆍ수해 등 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산적한 현안들로 인해 「장외투쟁」이 별로 큰 실효를 거둘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국회복귀의 불가피성을 내심 인정하고 있는 반면 상당수 초ㆍ재선의원들은 여전히 『명분없는 등원협상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 김태식대변인은 15일 확대간부회의를 마친 뒤 『수해복구ㆍ남북회담ㆍ물가ㆍ증권시장문제를 비롯한 민생현안 등 국민이 시급히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상황이 겹쳐 있다』고 전제,『우리 당은 어떻게든 교착상태에 있는 정국을 돌파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김대중총재가 어제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각제개헌 포기선언 및 지자제 전면실시 등 2개항으로 시국수습의 전제조건을 압축한 것』이라며 당내 분위기를 전달. 그러나 김 대변인은 여권이 당3역회담을 제의한 데 대해 『2가지 등원전제조건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없는 한 응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등원전제조건을 2개로 압축했다 해서 법안날치기 처리에 대한 인책ㆍ사과 등 나머지 3개 조건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평민당이 인책대상으로 요구하고 있는 민자당내 민주계인 김동영총무 등 공식대화채널보다는 민정계의 김윤환정무1장관 등 비공식 막후대화 채널을 선호하는 인상. 영광ㆍ함평보선 참여방침을 굳혔음에도 신순범사무총장이 이 문제 논의를 위한 여권의 총장회담 제의에 대해 『정국을 풀려는 여권의 성의표시도 없이 보선날짜나 정하기 위한 회담은 무의미하다』며 거부의사를 분명히한 것은 같은 맥락. 즉 공식대화보다 막후접촉이 사퇴명분을 퇴색시키지 않은 채 평민당측이 차기 총선이나 대선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중시하고 있는 정당추천제ㆍ단체장선거 실시여부 등 지자제문제에서 여권의 양보선을 타진하는 동시 민자당내 민주계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데 유리하다는 계산. 이같은 막후접촉을 통해 지자제문제 등에 대한 여권의 가시적인 양보방침을 얻어낼 경우 평민당은 9월 말이나 10월 초쯤 의원총회 등에서 김대중총재에게 등원여부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는 형식으로,공개협상 또는 「독자적 등원명분」을 찾는 형식 중 택일할 것이라는 관측.
  • 소 외무 「평양행」 분석/이즈베스티야지

    ◎“한ㆍ소 해빙은 「한반도」 해결의 열쇠”/“북의 태도 상관않고 「수교」 일방통고”/26일 뉴욕 회담서 공식발표 가능성 외국 언론들의 보도에 의하면 소련과 남한은 외교관계 수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소련 외무부 대변인은 오프 더 레코드를 조건으로 양국수교 문제는 실제로 현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고 시사하고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가 곧 중대한 사건을 예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식 발언은 이 문제에 관한 그 어떤 계획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극동 방문중 외교 대표가 교환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은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소련의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남한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본기자가 만나본 외교관들은 모스크바와 서울간의 해빙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긴장을 완화시킬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문제의 해결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는 소련과 남한의 이익이 됨은 물론 북한의인민들에도 이익이 될 것이다. 셰바르드나제 장관의 극동 방문을 위한 출국을 하루 앞두고 소련 외무부 대변인은 그가 중도에 평양에 들르는데 언급,그곳에서의 회담은 북한의 지도부를 놀라게 만든 양국간의 관계개선,즉 수교문제에 초점이 맞춰지게 될 것이라고 시사했었다. 모스크바가 진정으로 서울과 대사를 교환할 생각이 있다면 셰바르드나제가 바로 북한에 이를 통보해 주기 위해 평양에 갔다고 생각하는 것이 전적으로 논리적이다. 중국의 하얼빈에서 북한의 수도로 가는 도중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평양에서의 회담은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이러한 평가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한가지 매우 첨예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24시간 가량 북한에 머물렀다. 그를 태운 일류신 62기는 9월2일 정오쯤 평양의 공항에 착륙했고 다음날 하오 2시(당초 예정보다 거의 3시간이 앞당겨진 것이다)에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났다. 이미 보도된 것처럼 셰바르드나제 장관과 북한의 김영남외교부장은 우선 두사람만의 단독 회담에 90분을 할애하고 나중에 가서 소수의 소련 및 북한 외교관들을 동석시키면서 장시간의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담후에 나온 공식 코뮈니케는 어떠한 이견이나 까다로운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셰바르드나제 자신은 출발을 1시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회담이 극히 어려웠다고 실토했다. 북한측과의 회담에 참가했던 한 소련 외교관은 이번 회담이 셰바르드나제의 장관재직기간을 통틀어 가장 곤란한 만남이었을 것이며 그에게 엄청난 압력을 가했을 것으로 믿어진다고 말했다. 북한이 소련과 남한간의 관계개선을 냉정히 바라보리라고 상정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최근에 나온 일부 조짐은 되새길만하다. 동구 국가들이 서울과 대사관을 교환하기로 한 결정은 평양으로부터 이들 국가와의 외교관계를 격하시키게 만든 거센비판을 초래했다. 사실상 이들 가운데 한 나라도 마음을 바꿔달라는 설득을 당하지 않았다. 소련이 선례를 따른다면 마찬가지 사태가 발생할 것인가. 지금으로서는 말하기 힘들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만일 그렇게 된다면 소련이야말로 북한이 정상적 관계를 누리는 소수의 국가중 하나이기 때문에 북한은 매우 고통스러우리라는 점이다. 소련 외무부 대변인은 오프 더 레코드를 조건으로 이 문제에 대한 모스크바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소련은 주권국가이며 독립적으로 외교정책을 수립하고 자체적으로 어느 나라와 외교관계를 수립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서울에 대사관을 개설하길 원한다면 북한의 허락은 모색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평양을 포함한 이해당사자에 대해 통보해주는 것은 이와는 다른 문제로 이는 셰바르드나제 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목적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 소련 외교관들에 의하면 소련은 북한과의 정상적 관계가 유익한 것으로 믿고 있으며 이 나라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이와 동시에(북한으로부터의) 최후통첩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평양 회담의 영향은 어떤 것이 될 것인가. 현재의 움직임은 모스크바가(잘알려진) 북한의 입장에 주목할 것이나 남한과 관련된 그 계획을 변경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기자의 의견으로 볼때 평양의 반응을 소련 대표단의 방문중 셰바르드나제 장관이 김일성이나 그의 아들 김정일로부터 영접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이는 양국 수교사상 전례없는 일이다. 서울과의 외교관계 수립은 셰바르드나제 장관과 남한의 최호중 외무장관이 유엔 총회 참석의 일환으로 뉴욕에서 회담을 갖게 되는 오는 9월26일에 공식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적어도 정통한 소식통들에게서 시사된 날짜이다. 한편으로 남한의 외교관들도 국내 보도진에 정보를 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관계가 수립되리라는 것을 처음으로 발표한 것은 남한의 통신사였다. 또 국영 KBS방송은 며칠전 이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날짜까지 거론,양국 외무장관이 올해 11월을 선택했다고 주장했을 뿐만 아니라 소련 정부 사절단이 대사 교환에 관한 모든 세부사항과 함께 경협 확대 가능성도 논의하기 위해 10월중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었다.
  • 팔당댐 이물제거/18동 3시간 단수

    한국수자원공사는 13일 이번 홍수로인해 팔당댐 취수장이 더러워짐에 따라 팔당취수구의 이물질제거작업을 하기위해 14일 상오10시부터 하오1시까지 성동구ㆍ양천구ㆍ강서구 등 서울시내 18개동의 급수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 「등원명분」 싸고 여야 신경전/수해계기로 물밑대화… 양측의 계산

    ◎“정치실종” 따가운 여론을 정상화 압력으로/예결위구성 서둘러 야 적극 유인 민자/파행운영 인책ㆍ지자제양보 고수 평민 예기치 못했던 엄청난 수재는 정기국회를 공전시키고 있는 여야 정치권에도 정국정상화 압력을 가하고 있는등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가적 재난을 당한 가운데서도 정치실종의 상황을 지속할거냐는 따가운 국민시선속에 여야는 야당의 등원명분찾기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여야 막후대화를 통해 지난 임시국회의 파행운영 책임자인책,지자제절충 등으로 야권의 등원명분이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수재가 정국의 풍향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할지 주목된다. ○…민자당은 중부권을 강타한 수해가 야당측에 상당한 등원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이를 정국정상화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는 갖가지 방안을 강구중. 민자당의 전략은 크게 두가지 방향에서 추진되고 있는데 첫째는 우선 야당측을 수재관련 국회활동에 부분적으로나마 동참케 함으로써 서서히 전면등원을 유도해보자는 것. 둘째는 적절한 선에서 등원명분을 제공,야당측이 극적으로 등원을 선언케 하는 것이며 이를위해 김윤환정무1장관­김원기평민당의원(국회문교ㆍ체육위원장),김윤환정무1장관­김영배 평민당총무,김용환 민자당정책위의장­조세형 평민당정책위의장간의 물밑 대화라인이 활발히 가동중이란 관측. 민자당이 수재지원을 위한 국회차원의 활동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긴급추경편성과 관련 상임위활동등. 민자당은 당초 정부측이 구상했던 2차 추경편성은 뒤로 미루고 우선 수재관련 추경을 짜겠다며 이를위한 예결위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민자당은 또 다음주초 국회내무ㆍ건설ㆍ행정ㆍ농림수산ㆍ보사위 등 수재관련 5개 상임위를 소집키로 하는등 야당측에 계속 등원압력을 가하는 다양한 카드를 개발중. 민자당은 그러나 야당이 궁극적으로 전면등원키 위해서는 여측에서 적절한 명분을 제공해야 한다고 보고 야당에 줄 「선물」을 고르고 있으나 선택이 쉽지않은 상황. 여야 막후대화를 통해 여당측으로부터 내각제포기등은 얻어내기 힘들다는 것을 감지한 야당 특히 평민당은 지방자치단체장선거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 하지만 민자당측으로 볼 때 자치단체장선거는 차기총선은 물론 대권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선뜻 조기실시에 응할 수 없는 입장. 이에따라 지자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지난 임시국회 파행운영의 책임자인책문제. 여권의 한 고위소식통은 『지자제문제를 많이 양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원내총무 경질로 야권에 등원명분을 주는 방안이 있을 수 있으며 평민당으로부터도 김재광국회부의장 인책까지는 요구치 않겠다는 느낌을 전달받고 있다』고 소개. ○…평민당은 의원직 사퇴서 제출이후 체중을 실었던 야권 통합협상이 사실상 무산된데다 남북 고위급회담에 이어 엄청난 수해등 등원유인 요인이 속출하자 곤혹스런 표정이 역연. 아직은 『어차피 등원하려면 지금이 적기』 『시퇴서제출 당시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등원은 절대 불가』라는 등 찬반양론이 혼재하고 있으나 점차 국회복귀론이 세를 얻어가는 형국. 김영배총무등 대야협상채널 일각에서는 『민자당측이 언론을통해서만 협상안을 흘릴 뿐 지자제등 현안문제에 대해서 전혀 구체적인 제의가 없다』며 여권에 야당의 국회복귀를 위한 명분제공을 우회적으로 촉구하고 있는 실정. 물론 평민당은 지난 1일 김대중총재가 밝힌 ▲내각제 포기선언 ▲지자제 전면실시 ▲국회해산 및 조기총선 ▲「날치기」통과법안에 대한 시정조치 ▲민생문제 해결 등 이른바 시국수습 5개항을 등원명분으로 짐짓 고수하고 있지만 내심 날치기법안 처리에 대한 사과와 인책,그리고 내년 상반기까지 정당공천을 보장하는 지방의회및 단체장선거실시 보장에 대한 여권의 양보를 기대. 이들 5개항중 내각제 포기선언은 여권내부의 혼선이 수습되어 김영삼민자당대표의 후계체제가 확고해진다는 견지에서 평민당으로선 굳이 기를 쓰고 관철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자제문제에 대해서는 평민당측은 여권이 광역 지방의회에 한해 정당추천제를 허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 그러나 평민당측은 한발 더 나아가 차기총선이나 대선에서 유리한 선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내심 지방자치단체장선거의 정당추천허용에 막후협상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관측. 날치기통과법안에 대한 사과와 인책,그리고 지자제문제 등에 대해 막후접촉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는다면 평민당측은 남북문제,함평ㆍ영광 보선,수해대책을 포함한 민생문제해결을 명분삼아 「독자적 등원」을 모색할 가능성이 유력.
  • 4백47개공장 가동중단/대홍수 따른 생산차질 2백89억원

    중부지방의 집중호우로 서울ㆍ경기 및 강원ㆍ충청지역 주요공업단지의 4백47개 공장이 침수돼 가동이 중단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홍수로 인한 생산차질액은 2백89억3천3백만원,수출차질액은 1천8백64만달러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현재 통신두절등으로 피해파악이 안되고 있는 지역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12일 상공부가 잠정집계한 공장피해현황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업체수와 규모는 경기지역이 3백35개에 49억1백만원을 비롯,인천이 80개업체에 8억7천4백만원,서울이 27개업체에 20억3천6백만원,강원 및 충청이 5개 업체에 3억3천7백만원 등 모두 4백47개업체에 81억4천8백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피해업체중 피해규모가 큰 28개업체에 대해 표본조사한 결과 생산차질액은 2백89억3천3백만원,수출차질액은 1천8백64만달러로 추산됐다. 지역별로는 한국수출산업공단의 구로3단지가 침수돼 1백52개업체가 조업을 중단했으며 반월공단은 열병합발전소의 배관망이 침수돼 1백22개업체에 대한 열공급중단으로 대부분의 공장들이 정상가동을 못하고 있다.
  • 평민,민생 공대위 제의 번복/하룻 만에… 민자서 긍정태도 보이자

    평민당의 민생 「공대위」 제안에 민자당이 긍정적 입장을 표명,이의 구성과 운영문제를 논의키 위한 여야 당3역 회의 재개를 제시했으나 평민당이 이를 거부함으로써 여야대화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민자당은 11일 당3역 회의를 열어 전날 평민당이 제안한 민생문제 해결등을 위한 여야 공동대책위 구성문제를 논의키 위해 여야 당3역 회의를 먼저 열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평민당은 이날 당무회의를 열고 ▲지난 임시국회에서 법안 날치기처리에 대한 여권의 사과및 인책 ▲내각제 포기선언 ▲지자제 전면실시 ▲국회해산및 조기총선 ▲민생문제 해결 등 시국수습 5개항이 일괄타결되지 않을 경우 여야 공동대책위 구성에 참여치 않기로 했다.
  • “개점 휴업” 정기국회… 양측 속사정과 전략

    ◎“선등원”ㆍ“선양보”… 팽팽한 여야 신경전/갖가지 「카드」로 야에 협상을 재촉 여/「전제」 고수… 복귀명분 극대화 작전 야 여야는 10일 제151회 정기국회 개회에 앞서 각각 의총을 열어 정국정상화방안 및 정기국회대책등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접근점을 찾지 못한 채 서로의 기존입장만 되풀이 확인해 정기국회 전망을 어둡게 했다. 민자당은 이날 상오 원내대책회의와 의총을 잇달아 열어 소속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했음에도 야권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지자제 전면실시등 5개항에 대한 토론없이 「야권의 무조건 등원」을 촉구하는 선에서 머물렀다. 평민당도 이날 의총 성명서에서 내각제 포기선언,지자제전면실시 등 5개 요구사항에 대해 여권이 구체적이고 성의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정기국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에따라 여야 협상에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이날 개회된 정기국회는 상당기간동안 공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은 이날 상오 서울 여의도 맨하턴호텔에서김영삼대표최고위원 주재로 총무단과 국회상임위원장및 간사등이 참석한 가운데 원내대책회의를 연데 이어 국회에서 의총을 소집했으나 대책논의보다는 국회정상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모양새를 갖추는데 치중한 느낌. 이날 두차례에 걸쳐 열린 회의에서 민자당은 야권의 등원거부를 미리 의식한 듯 등원거부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책 논의는 13일의 의원세미나로 미루고 지금까지 되풀이 해온 「야권의 무조건 등원」을 다시한번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하는 것으로 매듭. 민자당이 이처럼 소극적인 자세로 야권의 공세에 맞서고 있는 것은 야권의 요구조건중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이 없는데다 자칫 미리 대안을 제시했을 경우 협상카드로서 효용가치를 상실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 또 야권은 협상보다는 독자적인 등원명분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간파,시간을 끌수록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풀이. 이에따라 이날 비공개로 열린 의총에서도 당지도부는 『야권이 등원만하면 여권으로부터 상당한 양보를 얻어 낼 수 있다』는 「냄새」 정도만 피우면서 『인내를 갖고 대화와 협상을 하자』고 유도. 자유토론에서도 국회정상화문제와 관련,『무작정 정기국회를 공전시킬 것이 아니라 야당이 등원할 때까지 당특위및 분과위등을 전면 가동하여 나름대로 국정을 심도있게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박태권의원),『국회를 단독 운영하더라도 옳은 일만하면 국민들도 지지를 보내게 될 것』(박경수의원)이라는 의견 정도만 개진됐을 뿐 대부분 지역구내의 계파간 갈등,지역구 사업,선거법 개정문제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소모. ○…이날 열린 평민당의원총회는 「사퇴정국」의 원인과 그 타개책에 대한 여권의 책임과 우루과이라운드ㆍ중동사태 등과 관련한 민생문제 및 남북문제 등 급변하는 내외 정세에 대한 여야 공동책임을 주조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 이는 야당의 국회복귀를 위한 적정선의 등원명분을 여권에 촉구하는 「시그널」일 수도 있고 「유사시」 독자적 등원결단을 위한 평민당 나름의 명분 축적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듯. 물론 평민당은 이날 의총에서 지난 임시국회의 파행과 관련,민자당 김동영원내총무와 김재광국회부의장의 인책을 요구하는 한편 이른바 시국수습을 위한 5개항을 여권이 수용하지 않으면 국회복귀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 그러나 여권의 전면굴복을 뜻하는 이같은 요구가 전부 수용되리라곤 평민당지도부도 내심 기대하지 않고 있는 실정. 또 사퇴정국의 장기화는 그 자체로 평민당으로서도 엄청난 부담인 것도 사실. 왜냐하면 사퇴정국이 장기화될 경우 평민당으로서는 장외집회 이외에는 별다른 대여투쟁수단이 없는데다 장외투쟁이라는 대여 전면전을 펴기에는 명분도 약할 뿐만 아니라 야권통합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의 군중집회는 지역성을 토대로 한 기존 지지기반을 재확인 하는 「소모전」에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 따라서 평민당은 당분간 계속 원외에 머물면서 「시국타개 5개항」 가운데 어느 정도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지자제문제와 지난 임시국회에서의 법안 여당 단독처리에 대한 시정조치 등을 「물밑대화」를 통해서 촉구하면서 민생문제ㆍ남북문제ㆍ함평 영광 보선참여 등을 명분으로 국회복귀의 타이밍을 저울질 할 전망.
  • 석유사업기금 정부서 관리/내년부터

    ◎정유사 60일분 물량 비축 의무화/주유소 타사제품 판매금지/개정안 입법예고 내년부터 전국의 주유소는 간판으로 내건 상표(폴사인)외에 다른 정유사의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되고 민간관리기금인 석유사업기금이 정부기금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5조원 규모의 석유사업기금은 동력자원부가 직접 관리하되 국무회의 등의 의결을 거쳐 쓸 수 있으며 국회의 예산ㆍ결산심의를 받아야 한다. 또 정유사들은 석유수급안정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저장시설뿐 아니라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는 재고물량(60일분)을 항상 비축해야 하며 석유시장의 대외개방으로 앞으로 국내에 진출할 외국수입업자들에 대해서도 비축이 의무화된다. 동력자원부는 30일 국내석유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석유산업의 대외개방에 대비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석유사업법 개정안을 마련,입법예고하고 이를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석유제품의 상표표시제를 도입,주유소가 내건 상표외에 다른 정유사의 제품을 팔지 못하도록 유통구조를 대폭 개선한다는 것이다.
  • 대통령의 인내와 결단/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노태우 대통령은 임기 5년의 꼭 절반을 보내고 집권 후반기에 들어섰다. 대통령은 88년 2월25일 취임하면서 「위대한 보통사람」의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보통사람의 이미지를 강조함은 권위주의의 타파를 겨냥한 것이고 실제로 많은 부문에서 권위주의가 사라지고 자유와 자율이 눈에 띄게 신장됐다. 대외적으로 동구권국가들과의 수교와 적극적인 대북정책도 큰 진전을 보였다. 그러나 집권 전반기의 이같은 부분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의 현실은 정부ㆍ여당 스스로 표현한바 있듯이 총체적 난국으로 진단되고 있다. 국내외 상황이 한창 어지러울 무렵인 지난 5월이었다. 집권계층이 과연 어떤 기준을 근거로 총체적 난국임을 인식했는지 확실치 않다. 무언가 위기의식을 느꼈을 터이고 국면대응의 절실한 각오를 갖기도 했을 것이다. 노대통령 자신도 당시 어느때보다 예리한 현실인식과 자기비판,그리고 난국수습을 위한 일련의 정책을 담은 특별담화를 발표하기까지 했었다. 돌이켜보면 당시 대통령의 특별담화는 위기극복책의 효과보장이라는시각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결과론적으로 본다면 6공화국 출범이래 경제적부침을 증폭시켜온 부동산 투기ㆍ증시불안ㆍ노사분규ㆍ수출부진과 치안불안 등에 정부 여당은 항상 너무 안일하게 대응해왔다는 국민의 인식을 불식시키지 못했다. 그것은 위기관리와 관련한 대통령의 리더십과 국정운영 노하우의 능력까지도 회의케하는데로 확산됐던게 사실이었다. 공통체집단의 경제사회적 현상을 설명하는 것에 임계량이론이 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한 인간중심의 경제학자 슈마허가 그의 경제학 이론에서 제시한 명제이다. 즉 어떤 인간이나 조직사회는 일정한 크기의 용량이 있어 그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서면 그것을 운용하는 인간 또는 조직사회의 의도와는 달리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갈 수 있다는 논리이다. 경제사회 또는 정치적 국면의 한계상황을 지적하는 경고도 될 것이고 정확한 진단과 처방없이는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위기국면이 초래될 수 있다는 난국극복의 지혜를 일깨워주는 지적도 될 것이다. 노대통령 절반임기가 그런 상황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대통령은 그 자신이 자평하듯 결단하고 행동하기보다 먼저 정관하고 인내하는 사람이다. 89년 연두기자회견때 기자들이 대통령으로서의 리더십과 관련,「인내」의 성격과 한계가 무엇이냐고 질문한 적이 있다. 대통령은 지체없이 『여러분 내가 약하게 보이느냐』고 반문하고는 세간의 평가를 의식한 듯 『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덕천가강)도,장면도 아닌 노태우 일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얘기한다. 나는 천천히 착실하게 가되 앞으로 나가지 절대로 뒤로 후퇴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절대로 강권을 휘두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무질서 또한 용납하지 않는다. 참으로 많이 인내한다. 그러나 인내하되 나와 이 나라에 주어진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가면 민주적인 리더십이 얼마나 강한 것인가를 알게 될 것이다』 노대통령의 리더십 성향과 관련하여 「물대통령론」도 있다. 그 자신 이런 표현에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 스스로 물 예찬론도 전개한다. 『나보고 물태우라고 한다는데 나는 그것을 좋아한다. 소크라테스의 지도자론을 보면 가장 바람직한 지도자상은 물과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너그러운가하면 인색도 하고 소름끼치도록 무서우면서도 부드럽고 고정된 형태가 없는 사람이 지도자로서 가장 바람직한 것이다』 당당하고 꾸밈이 없는 물 예찬이다. 여기서 우리는 문득 노자 도덕경에 이르게 된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물은 온갖 것을 잘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는다. 뭇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가기를 좋아한다. 그러므로 길(도)에 가깝다』(상선약수ㆍ수선리만물이부쟁ㆍ처중인지소오ㆍ고기어도) 임기 3년을 지내고 2년여 남겨놓은 노대통령이다. 인내도 많이 했고 정관도 해보았다. 이제 인내의 한계와 정관의 이치를 알아 행동할때에 이른 것이다. 그의 경륜과 개성과 품성과 리더십과 통치력을 어떤 형태로든 극대화하여 위기국면을 돌파해내는 실천력을 보일법도 한 시점에 이르렀다. 그가 구사하는 물 예찬론처럼 뭇사람(국민)을 이롭게 하되 다투지 않고 다투게도 하지 않으며 낮은 곳에 위치해서도 민을 위할 수만 있다면 지도자로서 도통하는 것이다. 최고 정치지도자는 아울러 격과 신뢰를 가져야 한다. 한번 잃으면 다시 회복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덕목이다. 생명과 같은 것이다. 지난날 전두환씨가 지도자로서 갖지 못했던 것은 정통성과 정체성뿐이 아니었다. 이 격과 신뢰를 그는 결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가질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없이 그는 대권을 움켜쥐었던 것이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다르다. 그가 인내와 정관을 앞세우고 저돌적이고 돌파적 행동력이 아닌 우회적 방법론을 구사하는 대통령이라면 앞으로도 계속 위험부담을 될수록 피하고 확실하게 가는 쪽을 택할지 모른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많지가 않은 것이다. 대통령은 그것을 알아야 한다.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고 누가 얘기했다. 끝내 행동없는 인내는 인내로만 그칠 뿐이다. 어느것 하나 해결하고 남겨놓는 일 없이 「인내한 대통령」으로만 그친다면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도 안쓰러운 일일 것이다. 위험부담도 시행착오도 각오하고 난국에 당해 「나를 따르라」며 정면 돌파력을 보여야 한다. 요컨대 인내뒤의 결단과 실천력이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최악의 위기위에 더 이상의 위기는 없고 위기는 극복되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국민을 설득하고 납득시키며 참으로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지도자라면 더욱 좋다.
  • 제2차 아ㆍ태 검찰총장회의 3일 개막

    ◎「아ㆍ태검찰협의체」 기반구축 모색/일ㆍ소등 21개국수뇌 1백여명 서울에/마약범죄퇴치등 협력방안 열띤 토론 제2차 아시아ㆍ태평양지역 검찰총장회의가 오는 9월3일부터 6일까지 나흘동안 우리나라를 비롯,미국ㆍ일본ㆍ소련 등 21개국의 검찰총장 등 검찰수뇌부 1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에는 특히 소련의 알렉산더 수카레프 검찰총장이 각료급인사로는 처음으로 31일 아에로플로트항공편으로 방한하고 일본의 가케이 에이치 검찰총장도 해방이후 최초로 우리나라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회의기간중 우리나라는 지난88년 「범죄인 인도법」을 제정한뒤 처음으로 오스트레일리아와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외국과의 수사공조에 첫발을 내딛는다. 지난84년 8월 스리랑카에서 열린 첫회의 이후 6년만에 열리는 이번 검찰총장회의에서는 ▲각국 검찰총장의 역할과 책임 ▲수사ㆍ소추 및 범죄인 인도에 있어서의 국제협력과 조직ㆍ마약범죄의 효율적 대처방안 등 각국 검찰의 상호협력증진방안 ▲각국 검찰운영의 개선방안 등을 의제로 채택,열띤 토론을 벌이게 된다. 참가국들은 또 회의가 끝난뒤 날로 국제화ㆍ조직화되고 있는 범죄에 공동대처하고 한반도의 평화정착 등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선언문도 채택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준비해온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 회의의 궁극적 목적은 범죄인 인도 등 국가간에 문제가 생겼을때 상호협력할 수 있는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의 상설검찰협의체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앞으로 2년마다 회의를 여는 등 회의의 주기적인 개최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ㆍ태지역 검찰총장회의는 스리랑카의 검찰기구 창설 1백주년을 기념해 한국ㆍ일본ㆍ중국 등 13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스리랑카에서 처음 열렸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아시아지역의 사회발전을 위한 문화재단인 「아시아재단」에서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차회의에서 다음 개최지로 결정된뒤 그동안 대검에 기획부 등 3개부와 의전반 등 7개반을 둔 준비사무국을 차리고 대회를 준비해 왔다. 이번 회의에 참가하는 각국 검찰총장은 소련과 일본 검찰총장 외에도 미국의 딕손버그 법무장관겸 검찰총장,파키스탄의 문시 검찰총장,말레이시아의 오트만 검찰총장 등 비수교국과 공산권ㆍ동남아지역국가의 검찰총장들이 총망라돼 있어 수사공조뿐 아니라 외교적 협력측면에서도 큰 결실을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련의 수카레프총장은 올해 67세로 지난87년 법무장관을 지낸뒤 인민대표회의 의원도 겸하고 있는데 고르바초프대통령의 개혁 지지파로 공식서열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방한 기간동안 김기춘검찰총장을 따로 만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 중국은 대만과의 관계로 참가하지 않고 홍콩ㆍ뉴질랜드도 참가여부를 회신하지 않았으나 일본과 브루나이ㆍ인도네시아ㆍ태국 등 동남아국가들은 같은 기간동안 쿠바의 아바나에서 열리는 UN범죄방지회의와 아세안검찰총장회의 참가를 모두 취소하고 이번 회의에 참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1차회의때와는 달리 많은 나라들이 자발적으로 참가의사를 밝혀왔을 뿐 아니라 검찰총장들이 직접 참가해 회의의비중이 크게 높아짐은 물론 유대관계의 강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나라의 국력이 크게 신장돼 국제사회에서의 역할과 발언권이 높아진 결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요르단서 서울까지… 본사 육철수특파원 교민철수 동승기

    ◎“사지 벗어났다”… KAL기 이륙하자 환호/암만공항 대합실 출국자로 북새통/“총소리에 뜬 눈 밤샘”전쟁악몽 회상/일부 교민,“피땀 흘려 모은 재산 잃었다”한숨 쿠웨이트와 이라크 교민 3백21명을 태운 대한항공 특별기 보잉747 점보기가 21일 상오 4시23분(한국시간) 암만국제공항활주로를 이륙하자 한국교민들은 마침내 사지에서 벗어난다는 안도로 환호를 지르며 옆사람의 손을 잡고 서울의 가족ㆍ친지들을 만날 기쁨에 들떴다. 1천8백여㎞의 사막길을 횡단,전쟁터를 빠져나온 교민들은 대부분 암만국제공항부근 호텔과 공항대합실등에서 3∼4일간 초조하게 특별기도착을 기다리며 불안에 떨었으나 무사히 출국수속을 마치고 태극마크가 선명한 대한항공 특별기에 탑승하자 「한국의 영토」에 발을 들여 놓은 듯 안도감에 젖었다. 교민들은 『전쟁중인 사막에서 손가락하나 다치지 않고 무사히 고국에 살아 돌아가니 기쁘기 한량없다』고 입을 모으고 『쿠웨이트 등에 버리고 온 재산이야 다시 벌면 되지 않느냐』고 서로 위로하는 분위기였다. 요르단 대피교민 귀국을 위한 대한항공 특별전세기 제1편이 20일 상오 7시24분 김포공항을 이륙,바레인을 거쳐 암만의 퀸 알리아공항에 도착한 것은 14시간만인 하오 9시28분(현지시간 하오 3시28분)이었다. 공항대합실에는 한국교민을 비롯,쿠웨이트와 이라크에서 빠져나온 아시아ㆍ아랍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부모를 따라 이곳에 온 어린이들은 전쟁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공항대합실을 이리뛰고 저리뛰며 마냥 즐거워했다. 대림산업 쿠웨이트 지점장 김진서씨(33)는 『전쟁이 일어나던 날 새벽내내 대포와 총소리에 놀라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아침에 공관에서 「전쟁이 났으니 지하실로 대피하라」는 전화연락을 받고서야 일이 터진 줄 알았다』면서 당시의 급박하고 불안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김씨가 살고 있던 안달로스의 옆동네 리카이에는 쿠웨이트 육군본부가 있었다. 2,3일이 지나자 상가는 모두 문을 닫고 국제전화가 불통됐다. 식량부족현상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라크 당국에서 주는 배급은 가족당 하루 쌀 1∼2㎏,담배 1갑정도였고 식수는 아예 없었다. 시내에는 온통 이라크군인들이 지키고 있고 일반인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라크군인들은 필리핀이나 인도계 여성들에는 폭행을 하기도 했으나 한국인에 대해서는 좋은 대우를 해주었다. 김씨 가족은 17일 이웃교민의 도움으로 「시보레」자동차를 타고 피난행렬에 낄 수 있었다. 쿠웨이트시에서 이라크국경쪽으로 통하는 포스링로드와 식스링로드는 유럽ㆍ아시아 아랍인 등 피난민의 차량행렬로 가득 메워졌다. 국경부근 검문소에 이르렀을 때 한국교민들은 다행히 철저한 검문을 피할 수 있었다. 이라크 군인들은 한국인을 보면 『꼬레』를 연발하며 어린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손까지 흔들어 줄 정도로 우호적이었다. 식량과 식수는 다행히 떠날 때 충분히 준비해 어려움이 없었으나 열이 나고 설사를 해 애를 먹었다. 교민들은 한국인들이 무사히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근로자들이 성실하게 일해와 그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준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라크에서 온 김정원씨(35ㆍ여)는 전쟁당일 바그다드시는 매우 조용했다고 말했다. 이곳 사람들은 언론통제가 심해 외국에서 보도되고 있는 사실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의 6백여 교민들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이라크에 대한 응징조치가 임박했다는 소문에 귀국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의 한국교민들은 건설회사를 통해 식량을 공급받아 사정이 괜찮았으나 현지인들은 생필품수준이 쿠웨이트 보다 오히려 못하다는 것.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이처럼 한국교민들의 생명에는 위협이 되지 않았으나 이역만리 타국까지와 애써 가꾼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삼켜버렸다. 특히 쿠웨이트에서 개인사업을 했던 20여 교민들은 참담한 모습이었다. 좌석에 앉아 넋을 잃은 듯 멍하니 창쪽을 바라보는 이홍식씨(60). 그는 11년전부터 쿠웨이트에서 개인주택공사를 만들어 사업을 벌이면서 모은 5억원 재산을 몽땅 잃었다고 했다.
  • 구로공단 근로자 격감추세/1년새 9천8백명 이직 정상가동ㆍ수출차질

    ◎섬유ㆍ전자업종 극심한 인력난 구로공단의 근로자수가 계속 줄고 있다. 20일 한국수출산업공단(구로공단)에 따르면 7월말 현재 공단 고용인력은 9만3천6백79명으로 1년전에 비해 9천8백89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입주업체들은 기능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정상가동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수출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 인력난은 특히 섬유ㆍ전자업종에서 심해 섬유업종의 경우 7월말 현재 고용인력은 2만2천97명으로 1년동안 2천9백36명이 줄었고 전자업종도 같은 기간동안 8백30명이 감소했다. 공단의 한 관계자는 『근로자들 사이에 힘든 일을 기피하는 풍조가 널리 퍼져 서비스업종 등으로 옮기는 일이 많기 때문이며 특히 섬유ㆍ전자업종은 불황을 겪으면서 이같은 현상이 심화됐다』고 풀이했다. 한편 7월말 현재 공단 수출실적은 29억3백41만7천달러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97.3% 수준에 머물렀다.
  • 기술향상만이 시장 넓힌다/홍성웅 국토개발연 연구위원

    ◎“중동역풍” 대응,해외건설업의 전략〈기고〉/고부가가치 기술투자로 경쟁력 확보를 격변하는 중동사태가 초래할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다만 일시적인 유가급등은 진정된다 하더라도 배럴당 23∼25달러로 상승된 현재의 유가가 중동사태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된다는 것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우며 유가앙등에 따른 산업활동,물가,수출과 일반 경기 등에 미치는 효과는 비산유국인 우리에게는 대부분 부정적인 측면에서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동사태는 건설부문에서 더욱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우선 현지에 나가 있는 9백40여명에 달하는 우리 건설인력의 신변안전은 물론이고 공사의 차질과 현장에 보관중인 장비의 손실과 그리고 이라크와 쿠웨이트 건설의 총채권액 약 10억달러의 정상적인 지급이 어려울 경우 우리 업계는 격심한 자금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중동사태가 우리 건설업에 준 충격은 해외건설활동이 중동에 편중하여 왔다는 데서 더욱 심각하게 인식된다. 그동안 우리 업체가 중동에서 수주한총액은 해외공사 주주액 9백20억4천5백만달러중의 89.1%를 차지하였고 금년에도 리비아 대수로 공사계약으로 중동지방의 수주액이 금년도 해외공사 계약실적 54억7천1백만달러의 92.7%에 달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 해외공사 수주는 중동의 크고 작은 사정에 따라 민감하게 변화하여 왔다. 80년대 중반의 유가폭락은 중동수주를 위축시켰으며 이에따라 해외건설도 침체되었다. 유가하락에 의한 건설투자 감퇴와 더불어 자국수주율의 증가추세로 말미암아 중동지역의 해외발주액은 80년대초에 비하여 89년 현재 5분의1이하로 축소돼었으며우리의 중동수주액은 같은 기간에 약 10분의1 수준으로 격감하였다. 이에따라 건설업계에서도 동남아시장과 미주 태평양연안,동구제국 등 시장다변화의 노력을 시도하여 왔으나 수주결과는 아직 미흡하여 중동건설 호황기의 수준에는 절반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금년말 종결될 것으로 예정된 우루과이라운드의 서비스교역 일반협정(GATS)에 따르면 협약서명국은 법제와 관행의 수정을 통하여 교역장벽을 점진적으로 제거하되 교역조건을 모든 서명국에게 무차별하게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협정이 발효될 92년 이후에는 해외건설은 국제적인 경쟁력에 기반을 둔 보다 첨예화된 각축장으로 진전되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긴박한 중동사태에 대비하여 정부와 업계에서는 신속하고 신축성있는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추진하여 오던 건설시장의 다변화를 위한 노력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비스개방에 따른 국내건설시장의 보호와 해외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향상을 통한 국제경쟁력의 제고가 요체이다. 해외시장 다변화의 노력도 이러한 대외경쟁력에 바탕을 두지 않고서는 실효를 거둘 수 없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건설업계는 자재난과 함께 심각한 건설인력부족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건설기능인력의 부족은 신도시건설등으로 인한 건설수요의 폭등에서 온 단기적인 수급불균형이라기 보다는 소득증대에 따른 건설노동의 기피현상에서 오는 구조적인 요인에 의한 현상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해외건설사업에 투입된우리 인력의 비중은 급격히 감소되고 있다. 건설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인력중 15∼30%의 관리직및 기술인력만이 우리 근로자로 충원되고 나머지 인력은 현지 또는 제3국의 저임금인력으로 충원되고 있다. 지금까지 단순시공을 위주로 하던 해외건설업은 우리 경제의 성장을 앞지르는 건설노임의 상승으로 인하여 국제경쟁에서의 상대적 우위를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 업계와 정부는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건설부문인 엔지니어링 서비스에서 국제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과감한 전략의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취약한 설계감리등 엔지니어링부문의 기술개발을 위하여는 지속적인 투자확대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향상을 위한 인내가 없이는 우리 업계가 국내외의 건설시장 특히 고부가가치 건설부문에서 경쟁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기술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다른 묘책은 없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경쟁력의 제고는 미 일 등의 선진국시장 뿐만 아니라 체제변화에 따라 사회기반시설등의 투자확충이 기대되는 동구권 국가에 진출하기 위하여 반드시갖추어야 하며 시장개방에 따라 잠식될 수 있는 국내건설시장의 보호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우리 건설업계의 최선의 해외진출 전략은 최선의 국내건설 보호전략과 일치한다. 이러한 기술개발을 위하여는 무엇보다 경쟁과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환경을 유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수주와 금융지원제도를 비롯한 제반 건설관련 법규와 관행은 우선 국내건설활동에서 생산효율에 바탕을 둔 경쟁을 통하여 기술향상을 이룰 수 있도록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88년이후 해외건설 발주는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나 가열되는 국제경쟁에서 금융능력의 중요성은 가중되고 있다. 수주업체가 소요비용을 조달하는 방법이나 구상거래의 방식,그리고 지분투자와 프로젝트운영을 통하여 투자자금 회수를 하는 여러가지 금융제공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금융지원제도의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끝으로 해외공사의 관리능력을 갖추기 위하여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현지건설관리 전문가를 육성하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현지 관리능력의 축척을 위해 단계적으로 건설부문을 현지에서 익히는 기술의 다양화가 「늦으나마 견실한」 시장다변화의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젊은 일손」달리는 중기,채용경쟁 치열/“「주부사원」을 모셔라”

    ◎구로공단 2백20곳 “기혼 환영”/“탁아시설 완비” 이색홍보전도/대기업서도 영업분야에 확산 조짐 「주부사원을 잡아라」. 중소기업 또는 영세생산업체들이 주부사원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최근 구인난이 심각해지면서 달리는 일손을 메우기 위해 주부사원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봉제공장 등과 같이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전문적인 기능을 덜 필요로 하는 2백인이하의 영세업체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대기업에서도 판매ㆍ영업 등 한정된 분야이기는 하지만 점차 주부사원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미혼여성을 비롯한 많은 젊은 근로자들이 일이 비교적 힘든 생산기능직이나 판매ㆍ영업직 등을 기피하고 쉽게 돈을 벌수 있는 서비스직 등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소업체들의 밀집지역인 서울 구로구 한국수출산업공단본부에서는 최근 입주업체들의 요구에 따라 매주 금요일을 「기혼여성취업의 날」로 정해 주마다 15명이상의 주부근로자들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각업체들도 소속 사원들을 상대로 주부사원의 월급 근로조건 및 환경 교통편 등에 대해 홍보활동을 펴고 있으며 아이들을 맡아주는 탁아시설까지 갖추고 주부사원들을 모으려는 업체까지 있다. 서울 관악지방노동사무소가 조사한 「구로공단내 주부근로자 현황」에 따르면 총 3백90개 입주업체 가운데 절반을 훨씬 넘는 2백20개업체가 주부사원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로1공단의 성도섬유 총무계장 이창현씨(32)는 『올들어 생산라인에 있던 6백50명의 사원 가운데 미혼여성 1백50여명이 작업환경이 조금 나은 전자업체 등과 서비스업종으로 이직을 해 주부사원 1백여명을 모집했다』면서 『주부사원들은 미혼사원에 비해 이직률이 휠씬 낮은데다 맡은 일도 성의를 다해 앞으로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악지방노동사무소 직업안정과 박지호씨(29)는 『1년전만 해도 거의 모든 업체들이 20세안팎의 근로자들을 요구했는데 요즈음은 자격을 제한하는 경우가 드물다』면서 『앞으로 임금이 오르고 구인난이 심화되면서 주부사원들의 채용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 1백53개 「핵심기술」집중육성/정부/내년부터 5년동안 3조원 투입

    정부는 전반적으로 낙후돼 있는 우리나라의 생산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내년부터 95년까지 5년동안 모두 3조4백억원을 들여 취약기술,핵심요소기술,첨단기술등 3대 핵심생산기술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생산기반기술부문등 20개 기술분야에서 기업,출연연구소,대학을 망라한 산ㆍ학ㆍ연 합동의 생산기술개발사업단을 설치,1백53개 세부과제를 뽑아 생산기술발전을 위한 지원을 대폭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상공부는 16일 하오 과천청사에서 산업기술발전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생산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심의,관련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시행키로 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기술선진국진입을 위해서는 ▲재래형 제조가공 기반기술향상을 위한 취약기술 ▲고부가가치제품창출을 위한 핵심요소기술 ▲차세대 선도형 기술의 우위선점을 위한 첨단기술개발등 3대 핵심생산기술분야의 집중육성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이를 기본목표로 삼아 2000년대에는 생산기술을 선진국수준으로 이끌어 올리기로 했다. 상공부는 또 전략기술개발과제를 추출,이번 5개년 계획기간중에 단계별로 추진하며 오는 2000년까지의 중장기계획도 마련,선진국기술수준을 따라 잡기로 했다. 기술개발세부과제는 생산기반기술부문등 20개 기술부문의 취약기술 32개,핵심요소기술 74개,첨단기술 47개등 모두 1백53개다. 이에 필요한 인력은 박사 1천2백55명등 기술인력과 기능인력 2만95명을 재외 과학기술자 국내유치와 외국인기술자 채용등으로 확보하고 기술개발비 1조5천3백억원,기반조성비 5천1백억원,기업화지원자금 1조원등 모두 3조4백억원의 자금을 정부 예산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이밖에 90년 현재 GNP(국민총생산) 대비 2.2%에 불과한 과학기술투자를 94년에는 3.0%,제조업의 매출액대비연구개발비는 1.5%에서 3.0%,정부예산중 과학기술관련예산은 2.9%에서 4.0%로 확대하는 한편 각종 조세지원과 생산현장에 필요한 기술정보의 보급체계를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
  • 페만사태로 「정치대국」 꿈 깬 일본/엉거주춤 대응의 속사정

    ◎함선 파견못해 「선언적대응」일관/“우린 어차피 마이너리그”자조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불법점령한 직후 부시 미국대통령과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일본총리사이에 오간 전화협의 내용은 중동사태에 대한 일본측의 대응자세와 입장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부시 미대통령=일본이 페르시아만연안의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일본ㆍ이라크사이에 채권ㆍ채무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일로 일본의 행동이 제약받지 않기를 희망한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용서하면 또다른 행동을 취할 것이다. ▲가이후 일본총리=일본으로서도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서방제국이 취하고 있는 조치와 같은 입장에 서서 가능한 수단을 강구하려하고 있다. ▲부시=총리의 말을 듣고 큰 힘을 얻었다. 후세인을 용서해서는 안된다. 일본이 유엔 안보리결의를 기다리지 않고 이라크ㆍ쿠웨이트로부터의 석유수입금지를 포함한 4대 경제제재를 결정하게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지난 4일의 이같은 미일 수뇌전화회담의 결과였다. 지난 79년 테헤란에서 미대사관원 인질사건이 발생했을 때 일본이 대 이란 비난성명을 발표하는데만 1개월이 걸렸던 것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일본의 대응은 재빨랐다. 일본정부가 취한 제재의 내용은 ▲이라크ㆍ쿠웨이트로부터의 석유수입의 금지 ▲양국에의 수출금지 ▲양국에의 투ㆍ융자 기타 자본거래를 정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 ▲이라크에의 차관공여등 경제협력의 동결의 4가지였다. 일본은 이라크ㆍ쿠웨이트의 석유에 전석유수입량의 12%정도를 의존하고 있다. 이라크에는 재벌급 상사를 중심으로 약 6천억엔의 채권도 갖고 있다. 석유공급이 핍박되고 대 이라크채권을 회수 못하게 될 염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으로는 유럽공동체(EC)를 능가하는 대이라크 경제제재를,그것도 유엔안보리결의를 기다리지 않고 결정한 것은 파격적인 것이었다. 부시 미대통령도 그후 가이후총리가 전화를 걸었을 때 『일본의 조치는 세계전체에 고무적인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순조로웠던 것은 여기까지였다. 미국을 위시한 영국ㆍ프랑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맹국 및 나토에 가맹치 않고 있는 오스트리아 마저 함정ㆍ항공기 등의 군사력을 페르시아만에 투입했으며,이라크가 국내주재 외국인의 출국을 인정치 않고 「인질작전」을 펴기 시작하자 일본정부의 대응은 엉거주춤 하게 되어 버렸다. 거기에는 「경제대국」은 될지언정 「정치대국」은 될 수 없는 일본의 「현실」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첫째로 일본은 국제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자위대를 해외에 파견할 수 없다. 기껏 재정지원의 형식을 취하게 되지만 유엔의 평화유지활동(PKO)이외의 다국적군에의 재정지원은 야당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이 역시 힘들다. 둘째로 일본은 중동지역에서 「손이 더럽혀지지 않은」(외무성간부의 표현) 대신 외교적인 축적도 없다. 아랍제국자체가 분열돼 있는 현상에서는 조정국의 역할을 맡거나 화평에 공헌하는 것 등 실제문제에서 불가능하다. 『중동문제에서는 어차피 일본은 마이너리그의 멤버일 뿐』이라고 외무성간부는 자조적으로 말한다. 취임이래 외교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또 그 때문에 공전의 지지율을 받고 있는 가이후 일본총리가 15일부터 예정되었던 사우디아라비아ㆍ이집트 등 중동5개국 순방을 10월중순으로 연기하고 대신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랑)외상을 특사로 17일부터 파견키로 결정하고 상대국에 통지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고육책이었다. 급변하는 중동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공헌책을 내놓을 수가 없으며 오히려 미지의 위험부담만 크다는 판단이 섰던 때문이다. 일본총리의 외유가 이처럼 각의 결정후 취소된 것은 처음이며,이로인한 가이후 총리자신의 이미지 해손은 불가피하게 되었다. 거기에는 방문예정국 뿐만 아니라 미국등 서방제국으로부터의 기대,휴스턴 서미트(선진국수뇌회의)에서 「세계에 공헌하는 일본」을 제창했던 외교적 입장도 포함된다. 이번 가이후총리의 중동순방을 놓고 『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적극론도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역시 실제로 방문했을 경우 구미와 중동제국이 이미 군대를 파견하고 있는 가운데 「다국적군」에의 지원등 구체적협력을 요청받게 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럴경우 일본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만으로 과연 이해를 얻을 수 있는가. 구제책을 내놓지 못하고 대신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컸다. 일본은 현재 중동지역의 평화와 질서 회복에 대한 구체적인 공헌을 위해 정부의 기본방침을 마련하고 있다. 그 내용은 헌법상의 제약에 따라 군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대 이라크 제재의 영향으로 경제적 타격을 받은 중동 각국에 경제지원을 행하며,기타 국가에도 경제면 이외의 지원책을 검토한다 ▲다국적군에의 자금원조에는 신중히 대처하며 함선의 파견은 해상자위대는 물론 해상보안청도 포함해 행하지 않는다 ▲인원 파견은 의료관계를 중심으로 검토한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세계평화에 공헌하는 구체책일 수는 없다. 이번처럼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의 한복판에서 무엇을 이루어야 할 것인가라는 상황은 일본에 있어서는 이례의 시련이다. 경제대국 답게 유류파동에 대처하기 위해 관공서의 냉방을 28도로 유지하고 전등의 3분의 1을 소등하며 고속도로는 80㎞주행,이같은에너지절감책을 민간에도 유도하는 것(13일 에너지절약대책추진회의 결정)만이 일본의 대책일 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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