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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김호면(전 국영유리 부회장)씨 별세 한필(미국 거주)한상(경희대 교수)한조(외환은행 부행장)민수(한국수력원자력 차장)씨 부친상 김은경(서울대 교수)씨 시부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02)3010-2631 ●송장헌(대한한의사협회 명예회장)씨 별세 11일 서울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4시 30분 (02)2072-2014 ●권성현(아나기획 대표이사)씨 장인상 11일 일산 동국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30분 (031)961-9402 ●여운혁(원당종합시장 상무이사)씨 별세 인구(미국 거주)상구(스패뉴)선구(미국 조지아유니버시티 교수)은경(굿사마리안호스피탈)씨 부친상 1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2)2227-7584 ●김선중(용보사 대표)광중(제일모직 역삼아울렛 대표)준호(세민씨앤씨 대표)준현(강원대 환경공학과 교수)씨 부친상 1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3일 오전 6시 (02)2227-7550 ●백우현(김앤장법률사무소 회계사)주현(주카자흐스탄 대사)희순(대구 수성도서관 사서)기순(등명초 교사)동현(멕시코 거주)씨 모친상 1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30분 (02)2227-7556 ●현삼식(양주시장)씨 장모상 11일 양주장례식장, 발인 13일 오전 10시 (031)863-4444 ●강진태(경남신문 국장)씨 모친상 11일 진주중앙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055)745-8000 ●김기환(세계일보 차장)지만(OBS 기자)씨 모친상 11일 동수원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31)213-1640 ●정인규(전 현대종합금융 회장)씨 별세 재용(홍익대 건축학과 교수)재연(전 이화여대 전임교수)씨 부친상 이동현(부국증권 이사)씨 장인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2)3010-2232
  • 공릉동에 가면 ‘후루룩 후루룩’

    노원구 공릉동에 가면 국수가게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국수거리’가 있다. 이번 주말에는 이곳을 걸으며 출출함을 달래 보는 건 어떨까. 마침 오는 15일에는 노원구 음식문화 특화거리 조성을 위한 ‘공릉동 국수거리’ 선포식도 열린다. 구는 앞으로 매월 11일을 ‘국수데이’로 정해 사람들이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달 서울시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토지무상사용 양해각서 초안을 마련해 2015년까지 자전거길로 조성하기로 한 경춘선 폐선 부지를 공릉동 국수거리와 연결해 테마관광코스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국수거리에서 가장 먼저 국수집을 시작한 이는 원조멸치국수 이효숙씨로 알려져 있다. 1980년대 후반 세 평 남짓되는 점포에서 인근 벽돌공장 인부들을 상대로 야간에 값싸고 넉넉한 양의 국수를 판매하던 것이 국수가게를 여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대구경북경제구역 “하기는 하능교?”

    대구경북경제구역 “하기는 하능교?”

    경제자유구역 조성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외자 등 기업 유치 실적이 부진한 데다 개발사업도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DGFEZ)은 2008년 출범해 모두 10개 지구에서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대구테크노폴리스 등 8개 지구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에서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제패션디자인지구와 신서첨단의료지구 등 2개 지구는 대구시가 개발을 맡았다. 경제자유구역청이 맡은 8개 지구 중 개발돼 기업을 유치하고 있는 곳은 3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5곳은 사업 시행자들이 자금난 등을 이유로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경북 구미디지털산업지구는 한국수자원공사가 200 9년 사업 시행자로 선정됐다. 구미시 금전동과 산동면 일대 470만여㎡에 첨단 정보기술(IT) 산업과 모바일 특구, 연구·개발(R&D)센터, 국제교육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토지 보상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북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는 2008년 5월 북구 흥해읍 대련리·이인리 일대 375만㎡에 지정됐다. 그러나 지난해 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자금난을 이유로 무기한 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다. 대구 수성의료지구 개발사업은 수성구 대흥동과 고모동, 이천동 178만 9000㎡에 의료, 교육, 문화, IT 기반 지식서비스 산업 등을 유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면적이 121만 9510㎡로 축소되는 등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경북 경산지식산업지구는 하양읍 대학리와 와촌면 소월리 일대 648만 6530㎡에 조성된다. 당초 경산학원연구지구였으나 개발업자들에게 외면받자 지구 명칭을 변경했고 교육·연구시설 용지를 24.35%에서 6.9%로 축소했다. 경북도와 대우건설이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했지만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경북 영천시와 LH가 사업 시행 협약까지 체결한 영천하이테크지구도 LH 측의 사정으로 착공하지 못했다. 조성 중인 3개 지구도 외자 유치 실적이 신통치 않다. 대구 달성군 현풍면·유가면 일대 726만㎡ 규모로 개발되고 있는 대구테크노폴리스는 현재 67개 업체를 유치했으나 외국 기업은 2곳에 불과하다.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의 경우 39개 기업 중 외국 기업은 3곳에 그친다. 대구 남구 대명동 계명대 캠퍼스 내 6만 7000여㎡에 있는 국제문화산업지구는 아직 사업자가 없다. 사업 시행자로 계명대를 지정했으나 학교법인은 자격이 없다는 경제자유구역법 시행령 때문에 주춤한 상태다.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일부 지구가 사업 시행자의 자금난 등으로 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제와 부지, 재정 지원 등에 있어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구역이다. 지식경제부가 지정하며 외국인 투자기업 또는 국내외 기업이 합작해 참여할 수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승객들 빈축 사는 ‘서비스 차별화 전략’

    승객들 빈축 사는 ‘서비스 차별화 전략’

    저비용 항공사의 등장으로 항공서비스가 양극화되는 가운데 대형 항공사 내에서도 좌석 등급에 따라 서비스가 양극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부터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 승객을 대상으로 동치미 국수와 영양밥 등 한식 기내식을 제공한다고 10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일부터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등 3개 노선 일등석 승객들에게 캘리포니아산 고급 와인 ‘고스트 플록 싱글 바인 야드’도 제공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삼계탕과 꼬리곰탕, 한정식, 북어국, 막걸리쌀빵, 간장게장, 곤드레밥 등 다양한 한식 기내식을 서비스하고 있다.”면서 “고급화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차별화 전략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일부터 이코노미석의 수화물을 1인당 1개(23㎏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은 제한을 두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자랑하는 한식 기내식과 고급 와인도 일등석이나 프레스티지석을 타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이코노미석에서는 비빔밥과 곤드레밥, 제육덮밥 등 제한된 서비스만 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의 주요 항공사들이 수화물을 개수로 제한하고 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직장인 김모(46)씨는 “일등석을 고급화하는 것은 좋지만 보통 사람들이 많이 타는 이코노미석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줄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이코노미석의 서비스를 줄이면 가격도 함께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기고] 댐과 같은 사회기반시설 건설은 필수/우효섭 한국수자원학회장

    [기고] 댐과 같은 사회기반시설 건설은 필수/우효섭 한국수자원학회장

    물은 공기, 흙과 같이 인류와 지구상 동식물 생존에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문제는 쓸 수 있는 물은 한정돼 있고 더욱이 지역적, 시간적으로 고르게 분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인류가 5000년 전에 역사를 시작하면서 고안한 것이 댐이다. 댐은 흐르는 강을 가로막아 홍수 때 물을 가두고 가뭄 때 꺼내 쓸 수 있게 하는 ‘물그릇’이다. 그런데 물그릇이 최근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쟁점이 돼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 국토 개발의 기치에 맞춰 댐 개발이 시작됐다. 1973년에 완공된 소양강댐을 시작으로 안동댐·대청댐·충주댐을 비롯, 전국에 크고 작은 댐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댐 개발 덕분에 한강변에 서울과 같은 대도시 개발이 가능해졌다. 댐 개발에 대한 본격적인 사회적 논란은 1990년 말 이른바 영월댐(동강댐) 건설부터다. 당시 대통령이 사견임을 전제로 반대, 결국 동강댐 건설은 무산됐다. 그 이후 지금까지 저수량 1억t 미만의 소형 댐이 몇 개 개발되었을 뿐 대형 댐 개발은 사실상 사라진 듯했다. 댐 건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극단적 대립 양상을 보인다. 한편에서는 댐 개발은 무조건 필요하다는 것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토건족’만 배 채우는 것이라 한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한강 상류에 소양강댐과 충주댐이 없거나, 다른 이유로 지금보다 작은 규모로 존재한다고 가정해 보자. 두 댐이 없었던 1970년대 초 이전에 살았던 서울 시민들은 기억할 것이다. 한강이 한창 가물게 되면 용산 백사장에서 노량진으로 어른 가슴 정도 적시고 건너다녔으며, 한강 유량은 초당 40t 이하로 떨어졌다. 그 경우 한강 물을 모두 시민들에게 보내도 지금 기준으로도 800만명 남짓밖에 이용할 수 없다. 지금 수도권 인구가 2000만명이 훨씬 넘는 점을 고려하면 수도권은 두 댐 때문에 개발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또 1990년 9월 한강 대홍수와 2006년 태풍 에위니아 발생 시 한강대교가 위험 수위에 육박했지만 다행히 상류댐 조절로 수위를 낮출 수 있었다. 두 댐이 없었다면 서울은 물바다가 됐을 것이다. 댐은 현대 문명사회에서 불가결의 ‘사회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최악의 이상기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태국은 국토의 70%가 재난지역으로 선포되는 홍수피해 이후 수자원관리시스템 구축에 117억 달러를 투입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일본은 국가 예산의 3~5%를 방재예산으로 확보하고 이 중 76%를 예방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각국이 시설·예산 부문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치적 이해관계, 지역 이기주의 등에 얽매여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위협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꼭 필요한 댐 개발사업도 발목이 잡혀 있다. 계절적·지형적 특성에 따른 불리한 물 관리 여건을 고려할 때,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정책·제도적 장치 강화와 더불어 댐과 같은 사회기반시설의 확충은 이제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국가는 원자력 발전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더 안전한 원자로를 만들려고 노력하듯, 댐의 경우도 환경피해를 줄이고 이른바 지속가능한 개발이 되게 하는 기술개발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97)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97)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딱히 길 위에 나설 일도 없지만 며칠 만에 한번 길을 나설라치면 집 앞의 큰 나무가 걱정돼 발걸음을 재우쳐 돌아오는 한 노인이 있었다. 서둘러 돌아오는 길에는 반드시 나무 앞에 오래 서서 ‘할배, 잘 있었소?’라고 안부를 물었다. 비가 적어 가뭄이 드는 때면 어김없이 나무의 혼령이 ‘목이 마르다, 물 좀 달라.’고 간절히 하소연하는 꿈에 시달렸다. 나무의 안녕은 곧 할머니의 평안이었고 나무의 영화는 할머니의 명예였다. 경북 안동 길안면 용계리 은행나무 앞 관리사무소에서 살아가는 월로댁 할머니 이야기다. ●‘월로댁’ 할머니 죽는 날까지 나무 곁에 한가위 명절을 지내고 서서히 나무도 가을 채비를 해야 할 즈음 월로댁의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내는 나무 이야기를 듣기 위해 깊은 산골 용계리를 찾았다. ‘은행나무 기념관’이라는 문패가 돋보이는 나무 앞의 아담한 집 한편에 마련된 월로댁의 살림방으로 들어가는 쪽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은행나무를 가족처럼 여기던 월로댁 할머니는 지난봄에 돌아가셨어요. 이제 공식적으로 나무를 관리하는 사람은 없지만 마을 분들 모두가 정성껏 나무를 보살피지요.” 천연기념물 등 안동시의 문화재를 관리하는 문화예술과 이미선(43) 주무관은 마치 제 어머님이 돌아가신 것처럼 서운해하는 목소리로 월로댁 할머니의 부음을 알려줬다. 세상 누구보다 극진하게 나무를 지켜 왔던 나무 지킴이 월로댁 할머니가 그렇게 이승을 떠났다. 어린 시절부터 나무 곁에서 살아왔고 나무가 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1987년부터는 아예 나무 앞 관리소에 보금자리를 잡아 죽는 날까지 나무 곁을 떠나지 않고 홀로 나무를 바라보며 살아온 명실상부한 ‘나무 지킴이’였다. 이태 전 가을에 만났던 월로댁 할머니는 외딴 골짜기에서 홀로 사는 게 무섭지 않으냐며 허투루 던진 질문에 ‘무섭긴 뭐가 무서워! 저리 큰 나무가 지켜주는데!’라고 당당하게 대거리했다. 그때만 해도 건강했건만 세월의 흐름을 따라 월로댁은 나무 곁을 떠나고 말았다. 언제 보아도 크고 융융한 기세의 용계리 은행나무가 사뭇 쓸쓸해 보이는 것도 분명 곁에서 생로병사의 고통을 어루만지며 세월의 흐름을 함께 바라보던 월로댁 할머니의 부재 탓이리라. “어릴 때 제일 재미있었던 놀이가 나무에 기어오르는 일이었죠. 원래 저 나무가 초등학교 운동장에 있었거든요. 제가 그 초등학교 1회 졸업생이에요. 늘어진 굵은 가지에 매달리는 건 물론이고 저 줄기 위쪽에 나 있는 큰 구멍은 숨바꼭질할 때 숨어들기 가장 좋은 명당이었지요.” 월로댁 부재의 아쉬움을 메워 준 건 용계리 이장 권광협(49)씨였다. 수몰된 용계 마을에서 월로댁 할머니와 함께 자라온 그는 월로댁 못지않게 용계리 은행나무의 역사를 고스란히 바라본 산 증인이다. 천연기념물 제175호인 용계리 은행나무는 매우 특별한 나무다. 약간의 호들갑이 허용된다면 ‘세계 어디에서도 이만큼 특별한 나무’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댐 건설 수몰 위기, 마을 청원으로 극복 권씨의 이야기대로 길안초등학교 용계분교장의 운동장 한편에 서 있던 나무는 학교 아이들뿐 아니라 마을 사람 모두의 평안을 지켜준 마을 당산나무이기도 했다. 평화롭게 서 있던 은행나무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1987년, 임하댐 건설 계획이 나오면서부터였다. 댐이 완공되면 창졸간에 마을은 물속에 잠겨야 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지만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댐 근처의 동산 위로 옮겨 갔다. 그러나 고스란히 물속에 갇힐 수밖에 없게 된 나무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마을과 집을 내놓은 사람들은 공사 담당자들에게 나무도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나무는 쉽게 옮겨 심을 수 없을 만큼 컸다. 키 31m에 가슴 높이 줄기 둘레가 14m인 거목으로, 가슴 높이 줄기 둘레만으로는 우리나라 최대의 은행나무다. 끈질기게 이어진 마을 사람들의 간곡한 청원 끝에 공사를 맡은 한국수자원공사는 정부의 지원을 얻어냈고 나무 이식 공사를 결정했다. 정확히 하자면 다른 곳으로 옮겨 가는 이식(利殖)이 아니라 높이만 들어 올리는 상식(上植) 공사라고 해야 한다. ●23억 투입 4년 공사 ‘나무 이식의 표본’ 무모할 정도로 큰 규모의 용계리 은행나무에 대한 상식 공사는 H빔 공법을 이용해 나무를 조금씩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마침내 나무는 원래 있던 자리에서부터 15m 높이까지 들어 올려졌고 나무 주변에는 자연스레 인공 산이 쌓였다. 결코 빠르게 진행할 수 없었던 이 상식 공사는 1990년부터 1993년까지 4년에 걸쳐 이뤄졌고 공사에 들인 비용은 무려 23억원이었다. 단 한 그루의 나무를 살리기 위해 이 정도의 비용을 들인 예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볼 수 없다. 이 공사를 이후 도시 개발 과정에서 나무 이식의 표본으로 삼게 된 건 자연스러운 결과다. “공사 때 뿌리와 가지를 상당 부분 잘라냈어요. 여전히 큰 나무이기는 하지만 옛날에 비하면 무척 왜소해진 겁니다. 그래도 물속에 갇힌 옛 우리 마을을 돌아볼 수 있는 나무가 남아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모릅니다.” 수몰 위기를 이겨내고 우뚝 서 있는 고향의 당산나무를 바라보는 권씨의 선한 눈길에는 세상의 모든 고향, 혹은 이 땅의 모든 사람살이를 향한 지극한 애정이 한가득 담겼다. 글 사진 안동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경북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744. 중앙고속국도의 서안동나들목으로 나가서 안동 시내로 들어선 뒤 반변천을 건너 국도 35호선으로 갈아타고 길안면으로 간다. 길안면사무소 앞에서 지방도로 914호선을 이용해 동쪽으로 3.5㎞ 남짓 가면 오른쪽으로 천지휴게소가 나온다. 고갯길을 2㎞쯤 더 가면 개울가에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좌회전해 마을길로 개울을 끼고 5㎞ 들어가면 임하댐이 나오고 건너편으로 나무가 보인다.
  • [인사]

    ■국토해양부 △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 수석조사관 박장호 ■한국수력원자력 △설비본부장 김범년 △발전본부장 전용갑 △안전기술본부장 조병옥 △건설본부장 김동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본부장△신재생에너지 정헌△기후변화 이시훈△효율소재 서용석◇연구단장△청정연료 문승현△에너지효율 김민성△에너지융합소재 송광섭△에너지저장 신경희◇제주글로벌연구단지△소장 김동국△해양융복합연구센터장 박종수 ■서강대 △융합소프트웨어연구소장 낭종호 ■뉴스1 △세종충북본부 국장 김성식△전북본부 부장 박윤근 ■MBC △보도국 LA특파원 김성우 ■㈜원주기업도시 △대표이사 유재원 ■한국남동발전 ◇1직급(갑) 승진△기획처장 임택△관리〃 이용재△발전〃 류성대△삼천포화력본부 발전기술처장 이용수△〃 경영지원처장 김진규△신영흥화력건설본부 건설처장 황상연△분당복합화력발전처 발전운영실장 양대근
  • 세계 최대 인천만 조력발전 결국 무산

    세계 최대 규모로 건설이 추진돼 온 인천만조력발전사업이 무산됐다. 국토해양부는 9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요청한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을 심의하기 위한 ‘중앙연안관리심의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인천만조력건설소 건설을 위한 핵심 절차인 공유수면 매립안에 대한 연안관리심의회 상정을 국토부가 거부한 것은 사업 자체가 무산된 것을 의미한다. 국토부는 심의회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조만간 한수원에 공식 통보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6월에도 심의회에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을 반영해 줄 것을 국토부에 요청했으나 통과되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수원 측이 인천만조력발전에 대한 관련 부처와 지자체, 주민들의 입장이 달라졌다고 해서 지난 7월 한수원의 요청을 다시 받아들였는데 의견 수렴 결과 달라진 게 없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최근 중앙 부처와 산하기관, 관련 지자체 등 15개 단체로부터 인천만조력발전에 대한 견해서를 접수한 결과 대다수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5일 마지막으로 의견서를 제출한 인천시 역시 “인천만조력발전사업은 과학적·객관적인 사전 검증과 충분한 검토를 통한 주민들의 이해와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다.”며 반대 입장을 확고히 했다. 이처럼 두 차례에 걸쳐 국토부 심의가 무산됨으로써 조력발전은 더 추진할 동력과 명분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천만조력발전은 지식경제부 산하 한수원이 사업비 3조 9000억원을 들여 강화도∼장봉도∼영종도를 잇는 해역 157만㎡에 방조제를 건설하고 시설용량 1320㎿(연간 2414GWh)의 전기를 생산하려 한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사업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물길 못 잡는 ‘인천만 조력발전’ 개발

    물길 못 잡는 ‘인천만 조력발전’ 개발

    정부가 추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천만조력발전에 대한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이 ‘십인십색’이다. 중앙부처 간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물론, 지자체들도 찬반으로 나뉘어 있다. 지방의회 또한 지자체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주민 간에도 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반목이 계속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인천만조력발전사업에 대한 관계 부처들의 의견을 물은 결과, 환경부는 해양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며 반대를 표명했다. 사업 예정지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갯벌을 지닌 습지보호구역인 점을 강조했다. 어업을 보호해야 하는 농림수산식품부도 대동소이한 견해를 밝혔다. 문화재청은 ‘사업부지가 천연기념물이 있는 문화재보호구역이므로 문화재 사전현상 변경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찬반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지만 반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부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인천만조력발전 건설을 위한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 반영을 요청함에 따라 관련 부처와 지자체로부터 의견을 받고 있다. 인천시는 8일 국토부에 인천만조력발전을 반대한다는 공식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역시 환경문제를 주된 이유로 들고 있다. 아울러 조력댐으로 생기는 도로가 현재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인 영종도∼신도∼강화도 간 도로와 중복되고,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유치에도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정작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는 지역인 강화군과 옹진군은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화군은 군사시설보호법·수도권정비법 등으로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강화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내 전체가 섬으로 이뤄져 만성적인 낙후를 겪고 있는 옹진군 역시 지역발전과 연계시키고 있다. 이에 비해 강화군의회는 반대 분위기가 강하고, 옹진군의회는 조건부로 찬성하고 있다. 어업 보상이 충분히 이뤄지고, 조력발전으로 조성되는 인공섬(10만㎡)을 주민들이 활용할 방안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도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옹진군이 주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찬성 19%, 반대 17%, 조건부 찬성 64%으로 나타났다. 옹진군 관계자는 “조건부 찬성은 상황 변화에 따라 입장이 바뀔 수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뭐라 단정 지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조력발전소 건설의 핵심 절차인 ‘중앙연안관리심의회’에의 공유수면 매립안건 통과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인천만조력발전은 2017년까지 사업비 3조 9000억원을 들여 강화도∼장봉도∼영종도를 잇는 17㎞에 방조제를 건설하고 조수간만을 이용하는 3만㎾급 수차발전기 44기를 설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사업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장관 연봉의 2배… ‘알짜 기관장’

    잘 알려지지 않은 공기관들이 ‘기관장의 연봉을 너무 높게 책정한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7일 국토해양부가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2개 국토부 산하기관 중 기관장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곳은 21곳(65.6%)에 달했다. 통상 고액 연봉으로 알려진 금융 기관장보다는 적은 편이지만, 정부 사업조직 기관장으로서는 많은 편에 속한다. 국토부 산하 ‘연봉킹’은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지난해 2억 1000만원을 받았다. 이는 국토부 장관 연봉 1억 600만원의 두 배 수준이다. 해양환경 보전 등을 위해 설립된 이 공단의 이사도 1억 4000만원을 받았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과 감사의 연봉도 각각 1억 8900만원과 1억 3400만원으로 장관보다 많았다. 이어 ▲교통안전공단(1억 5200만원)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1억 4400만원) ▲대한지적공사(1억 4100만원)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1억 3400만원) ▲항로표지기술협회(1억 29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인천과 울산, 여수 등 주요 항만공사 사장들은 1억 1300만원을 받았고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연봉도 이들과 같았다. 반면 비교적 조직과 운영 예산 규모가 큰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의 연봉은 1억원에 못 미치는 9760만원에 그쳤다.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연봉도 각각 9900만원과 9970만원에 불과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기관의 경우 언론 등을 통해 국민에게 노출되는 빈도가 적기 때문에 연봉이 높게 책정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안테나] 불신 키우는 한수원… 정보 전광판 오류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주변 지역에 원전 정보를 정확히 제공하려고 설치한 ‘원전정보 전광판’이 사고 상황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아 원전에 대한 불신을 자초한 시설로 낙인. 한수원은 원전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높이려고 지난 5월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옛 점촌교 지점에 ‘원전정보 전광판’(가로 8.5m, 세로 6.5m, 높이 13.5m)을 설치, 고리·신고리 원전 총 6기의 가동 상태와 환경방사선 수치 등을 표시하도록 했다는 것. 그러나 이 전광판은 지난 2일 신고리 1호기의 제어봉 제어계통 고장으로 인한 발전 정지에도 신고리 1호기의 상황을 ‘빨간등’(정지)이 아닌 ‘노란등’(정비)으로 잘못 표시해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
  • 퇴직 경제관료의 주택금융공사 사랑?

    기획재정부 관료들이 퇴직 후 가장 선호하는 근무지는 주택금융공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들은 재취업하는 데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았다. 4일 재정부가 정성호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2~2012년 사무관 이상 퇴직 공무원 122명 가운데 12명이 주택금융공사에 재취업했다. 이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9명), 신용보증기금(5명) 순이었다. 현재 혹은 과거에 재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은 기관들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2004년 출범 당시 감독기관 위치에 있던 재정부 공무원들이 많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도 많이 나갔다. 삼성생명·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이 각각 3명으로 가장 많았다. 김앤장법률사무소(3명), 법무법인 태평양(1명) 등에도 진출했다.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그룹에도 1명이 근무하고 있다. 같은 당 정호준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공정위 4급 이상 퇴직자 14명 가운데 10명이 대기업·로펌 등으로 취업했다. 재취업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28일에 불과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苦물가’… 5000원의 굴욕

    5000원.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굴욕을 맞고 있다. 큰돈도 아니고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목욕료는 5101원, 김치찌개 백반은 5493원, 칼국수는 5595원, 비빔밥은 5967원, 냉면은 6639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9월의 전국 평균 가격으로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9% 올랐다. 5000원으로 한 끼를 때우려면 짜장면 한 그릇(4101원)이나 김밥 한 줄(2811원)뿐이다. 4일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이 공동으로 조사한 ‘9월 주요 서민생활 물가’에 따르면 지방공공요금 7개 품목의 물가상승률이 평균 6.3%, 농축수산물 10개 품목이 5.6%, 외식비 8개 품목이 2.0%, 개인서비스 요금 5개 품목이 4.1%로 나타나 서민생활 관련 30개 품목의 가격이 1년간 평균 4.6% 올랐다. 교통비 등 공공요금이 높아졌다. 시내버스 요금은 성인 카드 기준으로 1076원, 전철 요금은 1075원으로 각각 7.6%와 10.4% 인상됐다. 도시가스료는 월 1192원, 하수도료는 3980원으로 각각 10.5%와 11% 상승했다. 볼라벤과 산바 등 4개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농축산물 가격도 급등했다. 배추는 1㎏에 1771원으로 71.6% 상승했고, 무는 1090원으로 19.1% 올랐다. 한편 이명박 정부가 집중 관리 대상으로 선정한 52개 생활필수품지수(MB물가지수) 가격변동률을 기획재정부가 조사한 결과 2008년 3월부터 올 6월 사이 쌀·소고기 등 52개 품목 가격이 농축수산물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 30% 이상 올랐다. 마늘과 설탕·돼지고기 등은 50% 이상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석·이두걸기자 ccto@seoul.co.kr
  • 억대 뇌물수수 한수원 간부 징역 10년 선고

    울산지법 형사3부는 4일 뇌물수수, 입찰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국수력원자력 영광원자력본부 계측제어팀장 정모(50)씨에게 징역 10년, 벌금 4억 6000만원, 추징금 2억 4200만원을 선고했다. 지금까지 뇌물을 받은 한수원 간부 가운데 가장 높은 형량이다. 또 뇌물을 준 업체대표 오모(60)씨에 대해서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정 팀장은 지난해 4월 밀봉장치 납품계약을 한 뒤 원전 납품업체 대표로부터 사례와 편의 제공 명목으로 현금 1억원을 받았다. 정 팀장은 또 지난해 5월에는 영광 1, 2호기 주전산기 서버 교체 물품 구매 계약과 서버 프로그램 변환 기술용역 계약 체결 과정에서 납품업체 전무로부터 현금 8000만원을 받고 또 다른 업체들로부터 30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법원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수원 고리원전 기계팀 원자로파트 과장 박모(53)씨에게 징역 9년, 벌금 1억 4000만원, 추징금 4억 5200만원을 선고했다. 박씨는 2008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원전 납품업체 대표로부터 편의 명목으로 자신의 은행 계좌에 30차례에 걸쳐 3억 8200만원을 송금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고리원전 계통기술팀장 허모(55)씨에 대해서도 징역 9년, 벌금 2억 5800만원, 추징금 1억 7900만원을 선고하고 돈을 준 업체 대표 이모(54)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뇌물을 받은 혐의의 고리원전 기계팀 과장 홍모(45)씨에게도 징역 9년, 벌금 1억원, 추징금 4억 3000만원을 선고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사설] 끊이지 않는 원전고장 근본원인부터 밝혀라

    추석연휴 기간에 원전 2기가 연쇄적으로 가동이 중단돼 고향을 찾은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다. 그제 신고리 1호기와 영광 5호기가 불과 2시간 간격으로 제어봉과 주급수 펌프 전력제어장치에 각각 이상을 보이면서 가동을 멈췄다. 올 들어 원전에 고장이나 사고가 발생한 것은 모두 12차례로 이 중 가동을 멈춘 것은 7차례다. 가동 중단이 곧바로 방사능 누출과 같은 사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충격을 받은 우리 국민으로서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다. 왜 이렇게 원전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는 것일까. 이명박 정부 들어 우리 원전정책이 수출진흥 위주로 방향을 틀면서 안전보다는 ‘높은 가동률’과 ‘낮은 정지율’을 강점으로 내세운 것이 원인이다. 원전을 운영하는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안전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잘못 자리를 잡은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태원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원전의 고장으로 말미암은 가동 중단은 모두 86건으로 총 424일 정지됐다. 고장원인으로는 자연 열화가 28%로 가장 많았지만, 나머지 72%가 기기 오작동과 정비불량 등 인적 요인으로 드러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부에서는 이번 가동 중단의 원인을 추석연휴를 맞은 한수원의 기강해이에서 찾기도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원전의 실제적인 위험도가 높아졌다기보다 원전사업자가 신뢰를 잃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한수원은 중고· 불량 부품 납품비리에 이어 뇌물수수, 정전사고 은폐, 마약 투약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 6월 취임한 김균섭 사장은 추석 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인적 쇄신에 나섰지만, 폐쇄적인 조직체계와 허술한 내부감시체계를 일거에 바꾸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한수원에 맡기기보다는 차제에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규제·감독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원전 1기당 0.7명 수준인 현재의 ‘형편없는’ 규제인력으로는 원자력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 항구 부산의 ‘가을이야기’

    항구 부산의 ‘가을이야기’

    5년 전이었습니다. 당시 ‘부산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습니다. 이젠 부산의 아이콘이 된 광안대교의 경관 조명이 전국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야경 크루즈 등 부산의 밤 풍경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하던 때였지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부산의 외모는 줄곧 변화하고 있습니다. 해운대에 국내 가장 높은 건물이 들어섰고, 남항대교가 새 빛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걸음마 단계였던 부산 세계불꽃축제는 ‘폭풍성장’을 거듭해 이제 세계인의 축제로 발돋움했지요. 부산의 밤 풍경이 빼어난 건 여백과 반영 때문일 겁니다. 바다와 육지가 서로의 크기만큼 어우러져 있고, 바다는 뭍의 마천루들이 뿜어내는 빛을 고스란히 비춰 냅니다. 부산에서 건물들로만 빽빽한 여느 대도시와 사뭇 다른 느낌을 갖게 되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겁니다. 해운대 바닷가. 한여름의 열기도, 한가위의 번잡함도 가뭇없이 사라졌다. 이럴 땐 가수 송창식의 ‘철 지난 바닷가’가 제격이다. 파도는 소리 죽여 울고 달빛은 모래 위에 가득하다. 어깨 위로 쌓이는 당신의 손길이 없다 한들 어떠랴. 불어오는 바람은 싱그럽기만 하다. 부산 밤 풍경의 주역은 광안대교다. 부산의 야경을 감상한다는 건 사실상 이 다리를 어디서 볼 거냐는 말과 맥이 통한다. 부산 야경 감상의 ‘고전’은 황령산과 금련산이다. 특히 황령산은 부산의 야경을 즐기며 걷는 야간산행 코스로 유명하다. 이웃한 금련산 또한 야경의 보고여서 부산의 ‘필수 관광코스’로 꼽힌다. 차로 오를 수 있어 야간 데이트를 즐기려는 커플들이 많이 찾는다. 해운대 뒤편의 장산은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광안대교와 마천루가 늘어선 해운대 일대 등 부산 시내가 ‘기막히게’ 펼쳐진다. 다만 높이가 해발 634m나 돼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달맞이 언덕과 동백삼거리 일대는 야경의 주인공이자 유명한 야경 감상 포인트다. 달맞이 언덕은 정상부의 해월정이나 미포 선착장 뒤, 공용주차장 부근이 감상 포인트다. 1.5㎞ 길이의 ‘문탠로드’ 중간쯤에 있는 바다전망대도 좋다. 들머리에서 도보로 20분이면 닿는다. 밤 11시까지 조명을 밝힌다. 동백섬 누리마루 주차장은 ‘센텀시티’ ‘마린시티’ 등의 마천루들이 펼쳐 내는 화려한 야경이 압권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80층짜리 아파트도 이곳에 있다. 특히 바람 잔 날 물에 투영되는 마천루들의 모습은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바다에서 보는 야경도 색다르다. 해운대 동백섬 들머리에서 ‘티파니21호’가 매일 저녁 운항한다. 식사와 라이브 공연이 제공되는 3층짜리 크루즈선이다. 해운대와 광안대교, 광안리해변 등을 돌아본다. 야경 감상에 나서기 전 불꽃축제 일정을 확인해 두는 것도 좋겠다.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가 주최하고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후원하는 행사로, 오는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열린다. 26일 K팝 콘서트에 이어 27일 오후 8시부터 50분 동안 광안대교 1.2㎞ 구간에서 모두 8만발의 불꽃이 쏘아 올려진다. 500m까지 치솟은 후 직경 400m나 퍼지는 ‘대통령 불꽃’과 광안대교를 따라 바다로 떨어지는 ‘나이아가라 불꽃’이 장관이다. 홈페이지(www.bff.or.kr)에 자세한 일정과 이벤트들이 나와 있다.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오래된 풍경들을 찾으려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아진다. 감천동 태극도 마을, 보수동 책방 골목 등 빈티지풍의 부산 여행지들이 각광받는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송도 해수욕장도 그런 경우다. 송도 해수욕장은 근 100년 전인 1913년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이다. 한때 최고의 피서지로 꼽힐 만큼 사람들이 즐겨 찾았다. 그러다 1990년대 대도시 부산의 오폐수들이 밀려들면서 해수욕장으로서의 의미를 잃기 시작했다. 2008년 남항대교가 들어서고,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고래 조형물을 세우는 등 힘겨운 노력이 이어진 끝에 점차 낡은 여행지란 관념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 최근 이곳에 ‘송도해안볼레길’이 조성됐다. 송도 해수욕장에서 암남공원 입구까지의 해안 절벽을 철제 난간으로 이었다. 길이는 불과 1.2㎞. 걷기를 즐기는 사람에겐 성에 차지 않을 거리다. 하지만 축약된 풍광만큼은 일품이다. 송도 해수욕장 중간, 그러니까 볼레길 들머리 어름에 덕성관이 있다. 1940년대에 세워진 숙박 업소다. 이희경 문화해설사에 따르면 “박정희 대통령이 즐겨 찾으며 군사정권을 꿈꿨던 곳”이다. 덕성관을 지나면 볼레길이 시작된다. 해안선을 따라 들려오는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정겹다. 인구 360만명의 대도시에서 해녀를 만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볼레길 풍경은 평화롭다. 갯바위에선 낚시꾼들이 세월을 낚고, 맞은편에는 고층빌딩이 즐비하다. 갯바위 돌 틈 위에 세운 구조물이 아니었다면 엿보지 못했을 풍경들이다. 멀리 부산항 묘박지(배 정박지)에 뜬 거대한 배들과 동행하며 두 개의 흔들다리를 건너고 나면 암남공원이다. 해운대 해변 끝자락의 미포는 작은 어촌 마을이다. 영화 ‘해운대’(2009)를 통해 알려지기 전까지는 부산 사람들에게조차 적잖이 생경한 마을이었다. 미포의 매력은 철도 건널목에 있다. 미포 오거리에서 철길 너머의 바다를 향해 내달리는 짧은 내리막길은 퍽 인상적이다. 동해남부선 철도가 길을 가로지르고, 멀리로는 오륙도가 아스라하다. 영화 ‘해운대’의 포스터를 떠올리면 알기 쉽다. 거대한 쓰나미가 건물과 철길,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덮치는 장면 말이다. 하지만 영화 포스터와 달리 철길 너머 바다는 마치 장판을 깐 듯 잔잔하다. 기차가 지난 뒤 바리케이드가 올라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을 되찾는다. 해가 뜨고 질 무렵 찾으면 한층 서정적인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이런 넉넉한 풍경도 올겨울이면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다. 미포 건널목의 한 철도원은 “동해남부선 복선화 공사가 끝나면 기차는 더 이상 미포 건널목을 오가지 않는다.”고 했다. 올해 말 완공되는 해운대 위쪽의 장산터널을 통해 기차가 오가기 때문이다. 부산 지하철 2호선 중동역 7번 출구에서 미포오거리 방향으로 걸어서 10분이면 닿는다. 글 사진 부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1) 맛집: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BIFF 광장 맞은편의 자갈치어시장에 생선구이집 10군데가 나란히 줄지어 있다. 볼락 등 6종 모둠구이는 1만 7000~3만 5000원. 제일횟집(246-6442)이 이름났다. BIFF 광장에선 해바라기씨 등이 들어간 ‘씨앗호떡’을 맛봐야 한다. KBS ‘1박2일’의 이승기 덕에 유명해졌지만, 현지인들은 그 탓에 가격이 700원에서 900원으로 ‘폭등’했다며 볼멘소리다. BIFF 광장 인근에 부평동 족발골목이 있다. 여러 업소 중에서도 이혼한 아내와 남편이 10m 거리에서 각각 운영하는 업소가 가장 유명하다니 손맛과 애정은 별개인 듯하다. 족발골목에서 한 블록 떨어진 부평시장은 ‘맛의 보고’다. 거인통닭, 미도어묵 등 부산에서 ‘원조’ 소리 듣는 집은 죄다 몰려 있다. 그중 세정한치모밀(241-5216)은 현지인이 ‘강추’하는 맛집이다. 한치를 살짝 얼려 메밀국수와 함께 낸다. 일종의 술안주여서 오후 5시 이후에나 맛볼 수 있다. 주변 관광지:해운대 센텀시티의 마담투소는 밀랍인형 전시관이다. 영화배우 조니 뎁, 니콜 키드먼, 한류스타 송승헌 등 ‘유명 인사’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인형 하나가 무려 2억원가량 된다고. 가발, 수염 등 소품을 이용해 함께 사진을 찍고 다양한 상황도 연출할 수 있다. 입장료 9000원. 745-1519. ‘뚜껑 없는 버스’로 불리는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알짜배기 시내 일주를 즐겨도 좋겠다. 해운대와 태종대를 기점으로 도는 순환형과 역사문화 탐방, 야경 등을 둘러보는 테마형 등 두 종류다. 테마형은 예약을 하는 게 좋다. 어른 1만원, 청소년 5000원. www.citytourbusan.com, 464-9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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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3급 승진△감사담당관 이상인<과장>△인사 김헌주△의료자원정책 고득영△응급의료 정은경△구강생활건강 신승일△노인지원 최영호◇4급 승진△기획조정담당관실 조신행△보건의료정책과 김연숙△복지정책과 조충현△장애인정책과 이행철△고령사회정책과 임은정△국민연금정책과 유보영△식품정책과 권기철△보건복지부 정통령 이능교△복지정보과 홍영숙 ■통계청 ◇국장급 승진△경제통계국장 박성동◇부이사관 승진△통계대행과장 윤석은△경제통계기획〃 최성욱 ■광주광역시 △생태하천수질과장 김승현 ■충남도 ◇서기관 전보△총무과 김영범 ■대한전기협회 ◇신규△전력기술교육원 교학처장 김동현◇보직△KEPIC처 인증심사실장 이동제 ■한국수력원자력 ◇실장△감사 손태경△홍보 김용집△품질보증 이상돈△정보시스템 최승경△발전운영 이재동△정비전략 손도희△설비개선 신선동△신재생사업 전병기◇처장△지역상생협력 심재훈△인사노무 박동원△자재 김기홍△발전 이강덕△설비기술 송호분△건설 봉기형△건설기술 조태형△양수 서영찬◇고리본부△본부장(직무대행) 배한경△경영지원처장(〃) 황현△제1발전소장 전휘수△신고리제2발전〃 석기영△신고리제2건설〃 문진영◇월성본부△경영지원처장 강영모△대외협력실장 김관열△신월성건설소장 이용희◇울진본부△대외협력실장 김재혁△제1발전소장 반재하△제3발전〃 윤청로△신울진건설〃 양승현◇소장△예천양수발전 박경수◇한수원중앙연구원△연구지원실장 설동욱 ■건국대 <서울캠퍼스>△부총장 최규하△학생복지처장 이승호△총무〃 유정세△국제협력〃 정의철△입학홍보처장 염지숙 ■관동대 △산학연구처장 김규한△학생상담센터장 이희현 ■서강대 △사회과학부학장(공공정책대학원장 겸임) 김무경 ■동덕여대 △학생처장 김명애 ■한림대의료원 ◇동탄성심병원 <센터장 겸 과장>△소화기센터 겸 내과 이진△근골격센터 겸 정형외과 장호근△응급의료센터 겸 응급의학과 왕순주△뇌신경센터 겸 신경과 권기한△건강증진센터 겸 가정의학과 김미영<센터장 겸 분과장>△호흡기센터 겸 호흡기내과 현인규△심장·혈관센터 겸 순환기내과 유규형△내분비갑상선센터 겸 내분비내과 홍은경<센터장>△인공관절센터 장준동<과장>△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외과 박성길△안과 한재룡△재활의학과 전아영△마취통증의학과 강진구△진단검사의학과 김현수△병리과 최영희△소아청소년과 김성구△피부과 권인호△흉부외과 이희성△산부인과 장봉림△방사선종양학과 김해영△신경외과 김창현△이비인후과 박일석△비뇨기과 이성호△치과 신미란△영상의학과 황대현<분과장>△소화기내과 계세협△혈액종양내과 정주영△신장내과 구자룡△감염내과 우흥정◇한강성심병원 <과장>△화상외과 허준△내과 한성우(제1과) 박태진(제2과)△소아청소년과 유기양△정신건강의학과 이병철△응급의학과 유기철△진단검사의학과 이규만△산부인과 이용우△영상의학과 이일성 ■스포츠월드 △편집부장 장진찬 ■제주일보 △논설위원(국장대우) 오택진<편집국>△국장대우 김승종△부국장대우 박상섭△편집부장 조문욱△미디어〃 부남철<서울지사>△정치부 국장대우 강영진<영업본부>△판매국장대우 이정유△광고국장대우 진대종△디자인부장 양정열<제작국>△국장대우 김대용△CTP개발실장(부장) 문성철△윤전부장대우 송봉언<총무국>△총무부장 고창현△경리〃 강경돈 ■수출입은행 ◇부행장 승진△자금본부장 최성환 ■미래에셋증권 ◇부장 승진△상계지점 조윤수△미금역지점 황선영△여수지점 홍성원△WM강남파이낸스센터 배준영△구조화상품팀 장성욱△상품운용팀 김태영△자금팀 박인찬△투자심사팀 조홍래
  • 자산관리공사 부사장에 이상연씨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28일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부사장에 이상연(55) 상임이사를 선임했다. 내부 출신이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17년 만이다. 이 부사장은 1999년 캠코에 입사해 미래경영전략실장, 신용회복기금본부장 등을 지냈다. 상임이사에는 한국수출입은행 출신의 김윤영씨가 선임됐다.
  • [서울광장] 자영업, 살아남는 자가 강자/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자영업, 살아남는 자가 강자/임태순 논설위원

    지난 주말 고향에 가 벌초를 끝낸 뒤 칼국수를 잘한다는 집을 찾아 늦은 점심을 때웠다. 콩국물에 호박과 소고기를 듬성듬성 썰어놓은 칼국수는 소문 그대로였다. 70대로 보이는 할머니는 150원 하던 칼국수가 6000원이 됐다며 장사한 지 40년이라고 했다. 광산이 폐광돼 장사가 예전 같지 않지만 자식들도 다 커 지내는 데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식당을 나서다 어린 시절부터 알던 동네 형님과 마주쳤다. 평생 간판업에 종사해 온 그는 내일모레면 일흔인데도 가게문을 열어 놓고 있었다. 건강해 보기 좋다고 하자 일거리가 없으면 낚시도 다니고 산에도 오른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두 사람을 보면서 고령화와 고용불안의 시대에 자영업의 위력, 매력을 새삼 느끼게 된다. 우선 70의 나이에 소일거리가 있고 출근할 공간이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은퇴한 직장인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가게에서 일하면서 손님들과 만나니 노인의 고독, 소외는 먼 나라 얘기다. 정년이 없으니 일터는 평생직장이다. 또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어 변변치 않은 자식의 취업걱정도 덜 수 있다. 기업에 다니다 퇴사한 선배도 이런 생각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헬스장에서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나는데 자영업자들이 전직 기업체 임원들보다 심리적으로 훨씬 안정돼 있고 여유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전직 임원들은 재산이 많은데도 ‘직’(職·자리나 직위)을 떠나서인지 불안해하고 두려워하지만 평생 ‘업’(業·일)에 매달려 온 자영업자들에게선 어떤 난관이 닥쳐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오랜 세월 풍상을 거치면서 자기만의 세상 사는 비법을 터득해 온 ‘생활의 달인’이니만큼 뒷심이 있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자영업이 생각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자영업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오랜 세월을 버티고 견뎌 내는 내공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 같다. 최근 마포상인들이 펴낸 책 ‘강상대고 활’을 보면 도화동, 용강동 일대에 뿌리내린 상인들의 구력은 20년에서 30~40년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들은 긴긴 시간 숱한 시련과 좌절을 이겨내면서 오늘날까지 가게문을 열고 있다. 1966년부터 고깃집을 했다는 서영기(81) 할머니는 “밑천 없이 시작해 손님이 왔다 가면 그 돈으로 다시 고기를 사와 팔았다.”며 “하루 울고 하루 장사하다 보니 누가 먹어도 맛있다는 날이 오더라.”고 했다. 할머니는 또 “맛이 하루아침에 나오는 게 아니야. 솜씨가 있어도 맛이 익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돈 갖고 뚝닥뚝닥할 생각 말고 꾸준히 제맛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불이 나 망했다가 손님들의 격려로 재기했다는 이희옥(70) 할머니도 “장사 잘되는 것만 보지 말고 어른들이 어떻게 장사했는지 그걸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그래야 어려움을 이겨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작가 말콤 글래드웰이 말한 1만 시간의 법칙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그는 책 ‘아웃라이어’에서 어느 분야든 성공하려면 하루 3시간씩 하루도 쉬지 않고 10년간 매달려야 한다고 했다. 베이비부머들이 직장을 그만두면서 너도 나도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으나 결과는 좋지 않다. 경기개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에서 창업했다 폐업한 비율은 78.4%에 이르며 특히 음식업은 10곳 중 9곳이 문을 닫을 정도로 부침이 심했다. 자영업이 베이비부머의 무덤이 되고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 또 준비기간이 1년도 안 된다는 비율이 50대는 86.8%, 60대는 95.4%나 돼 급한 마음에 준비 없이 뛰어들고 있었다. 밑천 없이 시작한 서영기 할머니처럼 가게를 조그만하게 시작하고, 어른들이 어떻게 했는지 보라는 이희옥 할머니처럼 댓바람에 그럴듯한 가게부터 열지 말고 남의 밑에 들어가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고 했다. 추석 차례를 지내고 자식·손자를 뒤로하고 가게로 나갈 이 땅의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들이 새삼 존경스럽다. stslim@seoul.co.kr
  • 한수원 쇄신인사 이번엔 통할까

    고리원자력발전소 직원의 마약 투여 사건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또다시 대대적인 쇄신책을 내놓았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근무기강을 확립하고, 조직을 쇄신하기 위해 본사 처장급 간부 직원 26명 가운데 3분의2가 넘는 17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혁신인사를 단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는 부장급을 본사 처장 직위에 앉히는 등 본사 처장급 주요보직에 젊은 인물을 발탁해 전진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또 감사실장과 자재처장 등 경영관리본부 주요보직을 대대적으로 교체했다. 과거 인사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인사라는 것이 한수원의 설명이다. 또 최근 발생한 고리원자력본부 소방대원 마약투여 사건 관련자는 해임조치하고, 지휘관리 책임을 물어 고리원자력본부장을 비롯한 경영지원처장, 재난안전팀장 등 관련 간부들을 직위해제하는 문책인사도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인사가 과연 한수원에 대한 신뢰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한수원 안팎의 평가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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