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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전 사장 조환익씨 유력

    한전 사장 조환익씨 유력

    조환익(왼쪽·62) 전 코트라 사장과 문호(오른쪽·60) 전 한전 부사장이 한국전력 사장 후보로 추천됐다. 하지만 조 전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는 26일 회의를 열고 한전 신임 사장 후보로 조 전 사장과 문 전 부사장 등 2명을 확정했다. 따라서 다음 달 17일 한전 주총에서 이들 중 한 명을 결정한 뒤 지경부 장관의 제청을 통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지경부와 한전 안팎에선 조 전 사장의 내정설이 파다하다. 그동안 민간 출신인 김쌍수·김중겸 전 사장이 전기요금 인상 등을 놓고 정부와 갈등을 빚은 데다 한전 개혁을 위해선 내부 출신보다 지경부 출신이 적임이란 판단 때문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아직 공운위 단계라서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한전의 내부 개혁과 전력의 공공성 인식 등을 고려했을 때 민간이나 한전 내부 출신보다는 비중 있는 인사가 내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사장은 1950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상공부 미주통상과장, 대통령경제비서실 부이사관, 통상산업부 산업정책국장,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을 거쳐 지경부의 전신인 산자부 차관을 지냈다. 2006년 공직을 떠난 이후에는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현 무역보험공사 사장·2007년 5월~2008년 5월)과 코트라 사장(2008년 7월~2011년 6월)을 역임했다. 공기업 사장을 두루 거친 조 전 사장에 대해 한전 안팎에서는 한전을 무리 없이 이끌어갈 적임자라는 평과 함께 한전 개혁에는 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교차한다. 조 전 사장은 2008년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시절에 SLS 조선과 C&중공업에 대한 부실 보증심사로 8877억원의 손실을 입혀 감사원의 문책을 받았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상수도관망 미래기술’ 28일 발표회

    최승일(고려대 부총장) 지능형 상수관망 사업단 단장은 28일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본부에서 상수도관로연구회와 공동으로 물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상수도관망의 최적관리 시스템 미래기술과 전망 발표회’를 갖는다. 발표회에는 상수관망 분야 산업계·학계·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참석해 상수관망 기술과 시장동향, 내년도 상수도 사업에 대한 정책방향 등을 제시한다.
  • 검찰청·경찰청·법무부 청렴도 ‘꼴찌’

    검찰청·경찰청·법무부 청렴도 ‘꼴찌’

    뇌물, 성추문 등에 휩싸여 명예가 땅에 떨어진 검찰이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도 최하위 기관으로 꼽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6일 627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청렴도 조사에서 검찰청, 경찰청, 법무부가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청렴도 최하위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반면 병무청, 금융위원회, 법제처, 여성가족부 등은 종합청렴도 상위기관으로 평가됐다. ●대전시·영등포구 등 ‘으뜸’ 권익위가 2002년부터 해마다 실시하고 있는 청렴도 조사는 각 공공기관의 민원인 16만 854명과 소속직원 6만 6552명을 대상으로 부패 경험과 부패 위험성을 설문조사한 뒤 부패 사건이 발생하거나 평가과정에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행위가 드러나면 감점을 적용해 종합적으로 결과를 낸다.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제주도, 시·도 교육청에선 서울시교육청, 공기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금융단체에서는 금융감독원이 각각 청렴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반면 대전시와 시·군·구 가운데 경기 군포시, 충북 증평군, 서울 영등포구가 청렴도 최고 점수를 받았다. 시·도 교육청에서는 제주도교육청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공직유관단체에서는 한국남부발전, 축산물품질평가원, 한국수출입은행, 부산환경공단,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최고 점수를 받았다. ●금품·향응 6만~15만원이 평균 조사에 참여한 민원인들이 지난 1년간 공공기관에 금품, 향응, 편의를 제공한 경험은 1.0%로 지난해 0.8%보다 소폭 증가했다. 민원인이 제공한 금품과 향응은 6만~15만원이 평균이었으며, 제공비율은 금품이 20.1%, 향응이 29.3%를 차지했다. 제공 빈도는 금품은 1회, 향응은 2회가 각각 29.5%와 25.0%로 가장 많았다. 민원인이 1000만원 이상의 고액을 공공기관에 준 경험도 전체 제공자의 2%(27명)로, 제공 이유는 관행상·인사차가 44.6%, 신속한 업무처리를 위해서가 27.1%였다. 민원인이 직접적으로 제공하지 않고 보고 들은 간접적인 금품·향응·편의 제공경험률은 3.2%로 나타났다. 이는 권익위가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부패 경험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나타난 공공기관에 대한 금품·향응·편의 제공 경험률 3.0%와 유사하다. 금품·향응·편의를 제공한 경험률은 교육청 정책고객인 학부모가 28.5%에 이르러 평균치를 30배 가까이 웃돌았다. 교육청은 업무 가운데 특히 고등학교 야구부나 축구부와 같은 운동부 운영의 청렴도가 10점 만점에서 6.67점으로 가장 낮았다. ●유관단체 임직원비리 보도 110건 선거 당선 또는 국회 동의를 얻어야 될 수 있는 정무직 공무원의 부패 사건은 지난해부터 9월 말까지 모두 14건이 언론에 보도되어 조사됐는데 기초자치단체장(78.6%)이 평균 1억 4000만원을 받았다.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의 부패 사건은 110건이 보도됐으며,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된 금융감독원과 원전 납품비리에 연루된 한국수력원자력이 가장 많이 감점됐다. 권익위 관계자는 “검찰, 경찰, 교육청 등이 10년 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계속 청렴도 하위”라고 설명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주식9단 서울맛집 유랑’ 펴낸 이영승씨

    [저자와 차 한 잔] ‘주식9단 서울맛집 유랑’ 펴낸 이영승씨

    ‘개화의 짜장면이 조자룡이 휘두르는 군더더기 없이 모범적인 청홍검의 칼날이라면 신승관의 짜장면은 묵직하게 바람을 가르는 관운장의 청룡도와 같달까.’ 짜장면 맛이 이렇게 비유된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이틀에 걸쳐 점심에 두 곳을 다녀왔다. 개화는 서울 중구 명동 중앙우체국 쪽에, 신승관은 북창동 깊은 골목에 있다. 직선 거리로 400m쯤 떨어진 두 집의 짜장 맛이란, 당대를 호령한 두 호걸의 범상치 않은 기상을 빼닮았다. 신승관이 조금 깔끔했고 개화가 여러 맛이 반짝이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신문과 방송을 타거나 대형 문고의 베스트셀러 추천 없이도 일주일 만에 재판에 들어간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출판사 올)을 쓴 이영승(38)씨를 2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로비에서 만났다. 책에 쓴 대로 약간 무서움이 느껴지는 첫 인상. 지면에 실릴 사진부터 급하게 찍은 뒤 한 식당으로 옮겨 보리굴비로 점심을 들었다. 한창 때 친구와 10시간 동안 소주 스무 병을 비웠다고 책에서 털어 놓았던 술꾼과 2시간 동안 꾸덕한 굴비를 뜯어 안주삼아 술잔을 털었다.   -(기자보다 열한 살 아래라 별로 그렇다고 느끼지 않으면서도) 실례지만 정말 나이들어 보이네요. 좋아하는 음식으로나 그걸 표현하는 문체로 보나 마흔쯤은 됐을 것이라 짐작했는데요. 네. (남들이) 애늙은이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어릴 적부터 서울에서 사신 분이 어떻게 꾸덕하다는 표현도 알고 그래요. 2006년 무렵 식도락동호회 다인포유와 인연을 맺게 됐는데요. 처음엔 낯도 가리고 해서 피하기도 했는데 술은 워낙 좋아했으니까 술자리 있다고 하면 어울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분들이 하나둘 블로그를 시작하길래 구경하곤 했죠. 마침(? 6년동안 사랑했던 여인도 떠나고 해서) 나도 한번 해보자 시작하게 된 거죠. 연배가 한참 위인 사부들이나 형님, 누님들과 어울려 음식먹는 법을 배우게 됐지요. 그때야 술먹는 재미가 거진 다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있어지고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해서 ‘사진 참 못 찍네’ 이렇게 구박맞기도 하면서 열심히 블로그 질 했어요. 이게 뭐가 맛있어요, 제가 그러면 그분들은 씩 웃으면서 너도 나중에 알게 돼, 이러시더라고요. 정말 그대로 됐고요. 그런 분들과 어울리면서 그런 말과 표현도 배우고, -주식9단이란 블로그 명(名)은 어떻게. 당시 모임의 한 누님이 제 이력을 보고 술 주에 음식 식, 주식 9단이라 하지 그러냐고 하세요. 음 괜찮네, 하고 쓰게 됐죠. -책 제목을 검색해보니 신문 등에선 전혀 소개되지 않았는데도 인터넷에선 상당히 많이 소개됐더군요. 상당히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맛이라고. 그런 건 아니고. 정반대로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입맛에 맞는 음식을 솔직하게 글로 풀어내려 하는 것뿐이지요. 이제 블로그는 그만 둘 생각인데 그동안 제가 7년 동안 발품팔아 돌아다니며 느꼈던 것들을 정리했다는 생각에 고맙고 그렇더라고요. -블로그는 왜 정리하는데요. 처음엔 많은 이들이 몰려와 글 읽고 댓글 달고 그러면 신나서 또 카메라 챙겨 떠나곤 했지요. 뭣도 모르고 그랬어요. 한없이 교만해지고. 입맛도 간사해지고. 다른 블로거들이 공짜로 밥 먹거나 터무니없는 대가를 원하는 경우도 봤어요. 저도 제안을 받기도 했는데 그런 게 싫어 손사래를 치곤 했어요. 그런데 하루 오천명씩 들어와 제 글 읽고 그러니 제가 뭐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게 되는 것도 싫고. 제가 자꾸 그런 남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이제 그만 두려고 하지요. -책은 잘 나가나요. 전 관심없어요. 2년 전쯤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책을 내보지 않겠느냐고 하더군요. 내 주제에, 하는 생각에 몇 차례 고사하다 지난해 초 시작해 올해 초 책을 낼 수 있는 준비를 마쳤어요. 그런데 출판사 쪽에서 다른 책 일정도 있고 맛집 얘기를 다뤘으니 봄과 여름보다는 가을에 내는 게 좋겠다고 해서 이번에 나오게 된 겁니다. -그런데 관심없다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 제가 7년 가까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했고 그 성과를 한 데 모아 정리했으니 그걸로 된 겁니다. 출판사가 제 책 때문에 돈 많이 벌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얼마 전 재판 들어간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어요.   증권사 펀드매니저, 투자자문사 대표를 거친 그는 지금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일을 하고 있다. 승부근성이 있어 보였다. 주위에선 한번 빠져든 일에는 무섭게 빠져드는 그의 성격대로 책이 나왔다는 평을 한다고 했다. 서른다섯 가지 음식의 역사나 식재료의 유래로 글머리를 열고 서울의 맛집 다섯 곳을 꼽은 뒤 음식에 얽힌 개인사를 풀어냈다. 어릴 적부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그가 중학교 2학년 가을, 청계천 들러 ‘빽판’ 사들고 간절히 구하던 Keith Jarret의 앨범이 폐점하는 음악카페 가면 있을 것이라는 말 듣고 난생 처음 찾아간 명동에서 난생 처음 명동칼국수를 먹고 행복했던 추억 등이 동시대를 산 이들에게 즐거운 삽화로 다가온다. 술친구와 해장술 푼 사연, ‘빠돌이’로 한창 놀 때 순대해장국 먹은 사연 등 쿡쿡 거리고 읽을 객담도 빠뜨릴 수 없다. 혼자 지내는 이들을 위한 레시피를 곁들인 것도 눈에 띈다.   -어느 정도로 열심이었나요. 블로그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서울 안의 화상(華商)이 하는 중국집 서른다섯 곳을 모두 돌아보겠다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석달을 중국 음식만 먹으니 입에서 느끼한 맛이 떠나질 않았던 적도 있지요. 동호회에서나 누군가 어디가 맛있더라, 하면 거리를 따지지 않고 다녔어요. 그러다보니 어느 달은 신용카드 청구서가 천만원을 넘은 적도 있었고요. -출간 시기가 늦춰지면서 가격이 올랐다든지, 재개발로 문을 닫거나 이전했다든지 해서 다시 점검했을 것 같은데요. 음식별로 다섯 집씩 골랐으니 모두 175곳이 소개됐는데 맨 앞의 TOP PICK은 한 번씩 다 돌았어요. 그리고 나머지 집들의 절반 정도도 다시 확인했어요. 값뿐만아니라 내가 표현한 내용이 진짜로 맞나 의심스러워 다시 찾기도 했고요. 사진을 다시 찍은 곳도 여러 곳인데 음식 사진이란 게 차라리 옛것이 좋은 경우도 적지 않았어요. -그렇게 다섯 곳씩 고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어느 메뉴를 가장 고민했나요. 짜장이었습니다. 이품(서대문구 연희동)이냐 개화냐를 놓고 한참 고민했어요.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메뉴이고 모두들 ‘거기에서 거기 아냐’ 생각하기 쉬워서요. 골라놓고 보니까 동전던지기 아니었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멏 갈피만 들춰보면 그의 몸피에 어울리지 않게 참 꼼꼼한 성품을 알 수 있다. 6000원 남짓으로 포만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김치찌개집부터 정말 소중한 이에게 대접하고 싶은 값비싼 코스 요리까지 망라했다. 기자도 가끔 찾는 하동관 주인의 면면이 바뀐 사연, 을지면옥과 필동면옥 주인 가계도 등등 “아는 척 좀 할 수 있게” 두루 꾸며 놓았다.   -결국 책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뭘까요. 사람이 음식 맛의 절반을 넘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전라도 구례의 허름한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켰더니 갓김치 등 여염집에서 먹는 반찬을 내주시더라고요. 죄송하기도 하고 해서 탕수육을 시켜 소줏잔을 부딪히고 있자니까 이번엔 홍어회를 내오시더라고요. 중국집에서 홍어회 먹어본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푸하하. 그런데 몇 년 뒤 그 집을 찾았더니 없어졌더라고요. 요 뒤 배춧국을 잘 끓이던 ‘내강’도 주인 부부가 나이 들어 도저히 못하겠다고 두손 들어 버렸어요. 저도 책에 담지 못했는데 얼마 전 들렀더니 주인도 바뀌고 메뉴도 여러 가지로 늘었는데 너저분하기만 하더라고요. -그런 집 중에 인사동 ‘할머니 칼국수’와 ‘유진식당’도 있어요. 책에 써놓은 것을 보니 반갑더라고요. 유진식당 어르신은 저희들 가면 뭐 하나라도 더 주시려고 했어요. 가끔 큰아들이 말 안 듣는다고 푸념도 늘어놓으셨지요. -그래도 요즘은 마음잡고 가게를 보는 것 같던데요. 그런데 얼마나 드나들면 그렇게 주인과 대화가 통하게 돼요. 아, 저희가 워낙 시끄러워서요. 그냥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보면 그런 얘기도 주고받게 돼요. 그건 그렇고 하여간 그런 식당들이 개발 논리에 떠밀려 사라진다는 게 안타깝죠. 인사동 칼국수집만 해도 체인점을 낸다 하면서 예전같지 않은 것 같고요. -에필로그로 왕십리 해장국집 ‘대중옥’에서 느낀 소회를 풀어냈어요. 그런데 왜 날짜가 그렇게 한참 전인 거지요. 2010년 12월 31일이라고 돼 있죠. 블로그에 썼던 글인데 느낌이 좋아 그대로 책에 옮겼어요. 대중옥은 강남으로 옮겼는데 그 집도 한 번 가봤어요. 아무래도 그 때 맛이 살아나지 않더라고요. 깔끔하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맛집을 좋아하는 세상의 흐름에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어쩌다 한번, 이런저런 이유로 고급스럽게 접대할 일이 있을 때 찾아갈 만한 집을 소개하긴 했지만 그보다 사람 냄새 나는 맛집, 노포(老鋪·대를 이어 내려온 가게)를 좋아하는 거지요.   그는 에필로그에 이렇게 적었다. ‘긴 세월 국밥을 끓여내 묵은 때가 진하게 묻은 타일, 하루에 수십 수백 그릇의 국밥을 잉태하던 듬직한 무쇠솥, 요새 웰빙족들이 알면 난리가 날 귀여운 퍼런색 플라스틱 국장, 이젠 어떤 것 위에 올려져도 진이 다 빠져 초연할 것만 같은 나무 솥뚜껑, 오로지 국물맛과 토렴에만 집중하시는 아주머니까지 모든 게 사라져간다.’ 좋은 요리란 뭘까. 그런 맛을 부르는 서늘하고도 알싸한 가을바람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강화발전소 건립 무산… 조력사업 사실상 종지부

    인천만조력발전소에 이어 강화조력발전소 건립 사업도 무산됐다. 충남 태안반도의 가로림만 조력발전사업도 중단 상태인 데다 국회에서 대규모 방조제 건설을 통한 조력발전사업을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 조력발전사업은 사실상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사업자 측은 조력발전이 청정에너지이자 고갈되지 않는 무한 에너지라고 강조하지만, 갯벌 파괴로 인한 환경훼손과 미흡한 경제적 타당성 등으로 무늬만 녹색사업이지 결국 토목공사라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23일 강화조력발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에 2차로 제출한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 반영 요청을 철회했다. 강화조력발전은 지난해 6월 사전환경성 검토서를 환경부에 제출했지만 반려된 이후 2차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국토해양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환경 피해에 대한 대안을 내지 못해 결국 스스로 사업을 철회한 것이다. 강화조력발전은 인천시, 강화군, 한국중부발전, 대우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강화도와 석모도를 4.5㎞의 조력댐 방조제로 연결해 30㎿짜리 수차발전기 14기를 설치하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국토부가 한국수력원자력이 요청한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을 심의하기 위한 중앙연안관리심의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인천만 사업이 무산됐다. 인천만조력발전은 수력원자력이 3조 9000억원을 들여 강화도∼장봉도∼영종도를 잇는 해역 157만㎡에 방조제를 건설하고 1320㎿의 전기를 생산하려 한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 사업이다. 이처럼 인천 앞바다를 막는 2개의 조력발전 사업이 중단됨에 따라 지난 5년여간 지역사회를 갈등으로 휘몰았던 논란이 마무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갯벌 보호에 무게를 둔 강화갯벌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갯벌 보호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룰 수 있는 대안이 없을 경우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건설회사가 ‘강화갯벌 태양광발전소 건립 의견서’를 강화군에 제출하는 등 또 다른 개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충남 가로림만 조력사업도 중단 상태임을 감안하면 바다를 막는 조력댐 사업 논란은 사실상 종료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내년 공기업 취업문 더 좁아진다

    내년 공기업 취업문 더 좁아진다

    공기업 ‘취업 문’이 내년에 더 좁아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신규 채용을 아예 포기하는 등 주요 공기업들은 올해보다 채용 규모를 20%정도 줄였다. 대신, 대학병원 등 기타공공기관이 채용 확대에 나서면서 공공기관 전체 채용규모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22일 잠정집계한 ‘2013년 공공기관 신규채용 계획’에 따르면 한국전력·철도공사 등 공기업들은 내년에 3675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올해(4551명)보다 19.2%(876명) 줄어든 규모다. 올해 501명을 신규채용했던 LH는 내년에 한 명도 뽑지 않는다. 철도공사도 115명만 뽑을 예정이다. 올해(412명)보다 70%를 줄였다. 한전·가스공사·수자원공사 등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힌 공기업들도 10~50명 증원에 그쳤다. 김현수 재정부 인재경영과장은 “LH와 철도공사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어서 신규채용이 어렵다.”면서 “다른 공기업들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늘려 뽑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준정부기관(3727명)과 서울대병원 등 기타공공기관(7970명)을 합한 전체 공공기관 채용 규모는 1만 5372명이다. 올해보다 103명 많다. 서울대병원(1251명→1454명), 부산대병원(549명→746명), 전남대병원(225명→464명) 등 대학병원들의 채용 확대가 눈에 띈다. 연구개발, 에너지·산업, 사회간접자본(SOC), 금융쪽 공공기관들이 올해보다 6.1~13.8% 채용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밝힌 것과 대조된다. 전체 공공기관의 고졸 신규채용 규모는 올해(2508명)와 비슷한 2512명이다. 한전(265명), 한국수력원자력(241명) 등의 고졸 채용 계획이 많다. 재정부는 고졸자가 급여와 승진 등에서 대졸자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인사·보수체계 개편안’을 내년부터 시범운영할 방침이다. 공공기관별 자세한 채용정보는 23일부터 이틀간 서울무역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리는 공공기관 채용 박람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발언대] 국가안전보장 없이 평화 없다/오일환 보훈교육연구원장

    [발언대] 국가안전보장 없이 평화 없다/오일환 보훈교육연구원장

    2년 전 오늘 오후 2시 34분, 170여발의 포탄이 연평도에 무차별적으로 떨어졌다.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민간인이 거주하는 영토에 북한이 기습공격을 가했다. 반인도적인 도발이다. 쏟아지는 포탄들, 눈앞에서 내리치는 공포 앞에서 해병 장병들은 흔들림 없이 목숨을 바쳐 싸웠다. 휴가를 떠나던 발길을 돌려 포연 속을 가로지르던 고 서정우 하사, 누구보다도 먼저 달려 나가 전투 준비를 하던 고 문광욱 일병…. 이들의 죽음 앞에 우리나라의 안보상황이 안전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이들의 희생과 헌신은 우리가 누리는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었으며, 우리나라 영토는 단 한뼘도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6·25전쟁의 교훈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었다. 장병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목숨을 바치면서 지켜낸 대한민국을 잘 지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나라를 지키고 유지하는 일은 군인들의 힘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며, 온 국민이 호국의식과 나라사랑정신으로 하나가 될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안보는 공기와도 같다. 공기는 몇 초만 없어도 생명을 위협받지만, 우리는 흔히 공기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잊고 살아간다. 국가안보 역시 단 몇 초만 무너져도 우리가 몇 십년간 이룩한 기적의 성과물을 앗아갈 수도 있다. 국가의 존립 위에 비로소 성장과 발전을 논할 수 있다. 튼튼한 안보만이 평화와 번영의 땅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리의 안보 여건은 더 나아졌는지 성찰해 볼 시점이다. 연평도 도발 2주기 추모식은 우리의 다짐과 각오를 새롭게 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다시는 꽃다운 나이의 대한의 아들들이 목숨을 잃는 일이 없도록 북한의 그 어떤 도발도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생명을 담보해야 하는 안보에는 그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 슬픔을 넘어 조국수호의 결연한 의지를 다짐해 본다.
  • [사설] 日 자민당, 역사의 수레바퀴 뒤로 돌릴텐가

    일본 차기정권을 담당할 것으로 보이는 자민당이 마치 제국주의 시대로 돌아간 듯한 내용의 선거 공약을 발표해 주변국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12월 총선을 앞둔 자민당은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의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도입, 국방비 확충과 같은 극우적이면서 자극적인 공약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 자민당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기)의 날’ 행사를 정부 행사로 열기로 하고,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담은 역사 교과서를 ‘자학 사관’으로 규정해 전면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당이 이처럼 국수주의적인 공약을 쏟아내는 것은 장기화된 경제침체 등의 영향으로 우경화된 유권자들의 분위기에 적극 편승한 탓으로 보인다. A급 전범의 외손자인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물론이고 ‘자민당의 2중대’로 불리는 민주당 출신 노다 요시히코 총리와 제3세력의 중심이라는 일본유신회의 이시하라 신타로 대표,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등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대부분 극우 성향이다. 따라서 일본은 차기 정부에서 자민당의 공약들을 현실화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중심축 이동 정책으로 동북아시아는 글로벌 정치·경제의 중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동북아 지역의 모든 국가들이 올해 선거 등을 통해 지도부를 교체하거나 개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북아의 정세는 매우 유동적이고, 그만큼 지역 내 국가들 간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북아의 중요한 일원인 일본이 주변국과의 갈등을 유발하는 방향으로 외교정책 기조를 잡는다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자민당이 발표한 공약집의 제목은 ‘일본을 되찾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행태를 보면 외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 분야까지 전이될 것으로 우려된다.
  • [저자와의 차 한잔]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 작가 이영승씨

    [저자와의 차 한잔]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 작가 이영승씨

     ‘개화의 짜장면이 조자룡이 휘두르는 군더더기 없이 모범적인 청홍검의 칼날이라면 신승관의 짜장면은 묵직하게 바람을 가르는 관운장의 청룡도와 같달까.’  짜장면 맛이 이렇게 비유된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이틀에 걸쳐 점심에 두 곳을 다녀왔다. 개화는 서울 중구 명동 중앙우체국 쪽에, 신승관은 북창동 깊은 골목에 있다. 직선 거리로 400m쯤 떨어진 두 집의 짜장 맛이란, 당대를 호령한 두 호걸의 범상치 않은 기상을 빼닮았다. 신승관이 조금 깔끔했고 개화가 여러 맛이 반짝이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신문과 방송을 타거나 대형 문고의 베스트셀러 추천 없이도 일주일 만에 재판에 들어간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출판사 올)을 쓴 이영승(38)씨를 2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로비에서 만났다. 책에 쓴 대로 약간 무서움이 느껴지는 첫 인상.  지면에 실릴 사진부터 급하게 찍은 뒤 한 식당으로 옮겨 보리굴비로 점심을 들었다. 한창 때 친구와 10시간 동안 소주 스무 병을 비웠다고 책에서 털어 놓았던 술꾼과 2시간 동안 꾸덕한 굴비를 뜯어 안주삼아 술잔을 털었다.    Q. (기자보다 열한 살 아래라 별로 그렇다고 느끼지 않으면서도) 실례지만 정말 나이들어 보이네요. 좋아하는 음식으로나 그걸 표현하는 문체로 보나 마흔쯤은 됐을 것이라 짐작했는데요.  A. 네. (남들이) 애늙은이라고들 합니다.  Q. 그런데 어릴 적부터 서울에서 사신 분이 어떻게 꾸덕하다는 표현도 알고 그래요.  A. 2006년 무렵 식도락동호회 다인포유와 인연을 맺게 됐는데요. 처음엔 낯도 가리고 해서 피하기도 했는데 술은 워낙 좋아했으니까 술자리 있다고 하면 어울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분들이 하나둘 블로그를 시작하길래 구경하곤 했죠. 마침(? 6년동안 사랑했던 여인도 떠나고 해서) 나도 한번 해보자 시작하게 된 거죠.  연배가 한참 위인 사부들이나 형님, 누님들과 어울려 음식먹는 법을 배우게 됐지요. 그때야 술먹는 재미가 거진 다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있어지고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해서 ‘사진 참 못 찍네’ 이렇게 구박맞기도 하면서 열심히 블로그 질 했어요. 이게 뭐가 맛있어요, 제가 그러면 그분들은 씩 웃으면서 너도 나중에 알게 돼, 이러시더라고요. 정말 그대로 됐고요. 그런 분들과 어울리면서 그런 말과 표현도 배우고,  Q. 주식9단이란 블로그 명(名)은 어떻게.  A. 당시 모임의 한 누님이 제 이력을 보고 술 주에 음식 식, 주식 9단이라 하지 그러냐고 하세요. 음 괜찮네, 하고 쓰게 됐죠.  Q. 책 제목을 검색해보니 신문 등에선 전혀 소개되지 않았는데도 인터넷에선 상당히 많이 소개됐더군요. 상당히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맛이라고.  A. 그런 건 아니고. 정반대로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입맛에 맞는 음식을 솔직하게 글로 풀어내려 하는 것뿐이지요. 이제 블로그는 그만 둘 생각인데 그동안 제가 7년 동안 발품팔아 돌아다니며 느꼈던 것들을 정리했다는 생각에 고맙고 그렇더라고요.  Q. 블로그는 왜 정리하는데요.  A. 처음엔 많은 이들이 몰려와 글 읽고 댓글 달고 그러면 신나서 또 카메라 챙겨 떠나곤 했지요. 뭣도 모르고 그랬어요. 한없이 교만해지고. 입맛도 간사해지고.  다른 블로거들이 공짜로 밥 먹거나 터무니없는 대가를 원하는 경우도 봤어요. 저도 제안을 받기도 했는데 그런 게 싫어 손사래를 치곤 했어요.  그런데 하루 오천명씩 들어와 제 글 읽고 그러니 제가 뭐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게 되는 것도 싫고. 제가 자꾸 그런 남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이제 그만 두려고 하지요.  Q. 책은 잘 나가나요.  A 전 관심없어요. 2년 전쯤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책을 내보지 않겠느냐고 하더군요. 내 주제에, 하는 생각에 몇 차례 고사하다 지난해 초 시작해 올해 초 책을 낼 수 있는 준비를 마쳤어요. 그런데 출판사 쪽에서 다른 책 일정도 있고 맛집 얘기를 다뤘으니 봄과 여름보다는 가을에 내는 게 좋겠다고 해서 이번에 나오게 된 겁니다.  Q. 그런데 관심없다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  A. 제가 7년 가까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했고 그 성과를 한 데 모아 정리했으니 그걸로 된 겁니다. 출판사가 제 책 때문에 돈 많이 벌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얼마 전 재판 들어간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어요.    증권사 펀드매니저, 투자자문사 대표를 거친 그는 지금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일을 하고 있다. 승부근성이 있어 보였다. 주위에선 한번 빠져든 일에는 무섭게 빠져드는 그의 성격대로 책이 나왔다는 평을 한다고 했다. 서른다섯 가지 음식의 역사나 식재료의 유래로 글머리를 열고 서울의 맛집 다섯 곳을 꼽은 뒤 음식에 얽힌 개인사를 풀어냈다. 어릴 적부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그가 중학교 2학년 가을, 청계천 들러 ‘빽판’ 사들고 간절히 구하던 Keith Jarret의 앨범이 폐점하는 음악카페 가면 있을 것이라는 말 듣고 난생 처음 찾아간 명동에서 난생 처음 명동칼국수를 먹고 행복했던 추억 등이 동시대를 산 이들에게 즐거운 삽화로 다가온다. 술친구와 해장술 푼 사연, ‘빠돌이’로 한창 놀 때 순대해장국 먹은 사연 등 쿡쿡 거리고 읽을 객담도 빠뜨릴 수 없다. 혼자 지내는 이들을 위한 레시피를 곁들인 것도 눈에 띈다.    Q. 어느 정도로 열심이었나요.  A. 블로그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서울 안의 화상(華商)이 하는 중국집 서른다섯 곳을 모두 돌아보겠다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석달을 중국 음식만 먹으니 입에서 느끼한 맛이 떠나질 않았던 적도 있지요. 동호회에서나 누군가 어디가 맛있더라, 하면 거리를 따지지 않고 다녔어요. 그러다보니 어느 달은 신용카드 청구서가 천만원을 넘은 적도 있었고요.  Q. 출간 시기가 늦춰지면서 가격이 올랐다든지, 재개발로 문을 닫거나 이전했다든지 해서 다시 점검했을 것 같은데요.  A. 음식별로 다섯 집씩 골랐으니 모두 175곳이 소개됐는데 맨 앞의 TOP PICK은 한 번씩 다 돌았어요. 그리고 나머지 집들의 절반 정도도 다시 확인했어요. 값뿐만아니라 내가 표현한 내용이 진짜로 맞나 의심스러워 다시 찾기도 했고요. 사진을 다시 찍은 곳도 여러 곳인데 음식 사진이란 게 차라리 옛것이 좋은 경우도 적지 않았어요.  Q. 그렇게 다섯 곳씩 고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어느 메뉴를 가장 고민했나요.  A. 짜장이었습니다. 이품(서대문구 연희동)이냐 개화냐를 놓고 한참 고민했어요.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메뉴이고 모두들 ‘거기에서 거기 아냐’ 생각하기 쉬워서요. 골라놓고 보니까 동전던지기 아니었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멏 갈피만 들춰보면 그의 몸피에 어울리지 않게 참 꼼꼼한 성품을 알 수 있다. 6000원 남짓으로 포만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김치찌개집부터 정말 소중한 이에게 대접하고 싶은 값비싼 코스 요리까지 망라했다. 기자도 가끔 찾는 하동관 주인의 면면이 바뀐 사연, 을지면옥과 필동면옥 주인 가계도 등등 “아는 척 좀 할 수 있게” 두루 꾸며 놓았다.    Q. 결국 책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뭘까요.  A. 사람이 음식 맛의 절반을 넘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전라도 구례의 허름한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켰더니 갓김치 등 여염집에서 먹는 반찬을 내주시더라고요. 죄송하기도 하고 해서 탕수육을 시켜 소줏잔을 부딪히고 있자니까 이번엔 홍어회를 내오시더라고요. 중국집에서 홍어회 먹어본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푸하하.  그런데 몇 년 뒤 그 집을 찾았더니 없어졌더라고요.  요 뒤 배춧국을 잘 끓이던 ‘내강’도 주인 부부가 나이 들어 도저히 못하겠다고 두손 들어 버렸어요. 저도 책에 담지 못했는데 얼마 전 들렀더니 주인도 바뀌고 메뉴도 여러 가지로 늘었는데 너저분하기만 하더라고요.  Q. 그런 집 중에 인사동 ‘할머니 칼국수’와 ‘유진식당’도 있어요. 책에 써놓은 것을 보니 반갑더라고요.  A. 유진식당 어르신은 저희들 가면 뭐 하나라도 더 주시려고 했어요. 가끔 큰아들이 말 안 듣는다고 푸념도 늘어놓으셨지요.  Q. 그래도 요즘은 마음잡고 가게를 보는 것 같던데요. 그런데 얼마나 드나들면 그렇게 주인과 대화가 통하게 돼요.  A. 아, 저희가 워낙 시끄러워서요. 그냥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보면 그런 얘기도 주고받게 돼요. 그건 그렇고 하여간 그런 식당들이 개발 논리에 떠밀려 사라진다는 게 안타깝죠. 인사동 칼국수집만 해도 체인점을 낸다 하면서 예전같지 않은 것 같고요.  Q. 에필로그로 왕십리 해장국집 ‘대중옥’에서 느낀 소회를 풀어냈어요. 그런데 왜 날짜가 그렇게 한참 전인 거지요.  A. 2010년 12월 31일이라고 돼 있죠. 블로그에 썼던 글인데 느낌이 좋아 그대로 책에 옮겼어요. 대중옥은 강남으로 옮겼는데 그 집도 한 번 가봤어요. 아무래도 그 때 맛이 살아나지 않더라고요. 깔끔하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맛집을 좋아하는 세상의 흐름에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어쩌다 한번, 이런저런 이유로 고급스럽게 접대할 일이 있을 때 찾아갈 만한 집을 소개하긴 했지만 그보다 사람 냄새 나는 맛집, 노포(老鋪·대를 이어 내려온 가게)를 좋아하는 거지요.    그는 에필로그에 이렇게 적었다.  ‘긴 세월 국밥을 끓여내 묵은 때가 진하게 묻은 타일, 하루에 수십 수백 그릇의 국밥을 잉태하던 듬직한 무쇠솥, 요새 웰빙족들이 알면 난리가 날 귀여운 퍼런색 플라스틱 국장, 이젠 어떤 것 위에 올려져도 진이 다 빠져 초연할 것만 같은 나무 솥뚜껑, 오로지 국물맛과 토렴에만 집중하시는 아주머니까지 모든 게 사라져간다.’  좋은 요리란 뭘까.  그런 맛을 부르는 서늘하고도 알싸한 가을바람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수명 논란’ 월성 원전 1호기 해체계획서 처음부터 없었다

    ‘수명 논란’ 월성 원전 1호기 해체계획서 처음부터 없었다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지난 20일로 30년의 설계 수명을 다한 가운데 영구 가동 정지를 요구하는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서만 3차례나 고장을 일으킨 월성 1호기는 전 세계적으로 사양화된 ‘가압 중수로형’ 원전으로, 원자력계 안에서도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계속 운전을 불허하더라도 월성 1호기 해체까지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으로 21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나타났다. 안전위는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월성 1호기를 계속 운전할지 여부는 결정해야 한다. 계속 운전 허가를 받으면 월성 1호기는 앞으로 10년간 추가로 가동할 수 있다. 문제는 계속 운전 허가가 나지 않을 경우다. 안전위는 물리적으로 보완이 불가능할 정도의 안전상 결함이 있다면 불허 결정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의 원자력 관련 법에는 안전위가 계속 운전 불허 방침을 내릴 경우에 대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없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계획서를 제출한다’는 것이 전부다. 기술적인 절차나 의무, 조치 등에 대한 내용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전위 측은 “현재 구체적인 폐쇄 관련 법안에 대한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내년 정도는 돼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국내 원자력 정책 자체가 원전을 세우고 운영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원전의 수명이 속속 만료되는 상황에서도 건설보다 더 중요한 폐쇄 및 원자로 해체(폐로)에 대해서는 준비를 해 오지 않은 것이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국장은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전 건설 당시에 처음부터 해체계획서도 같이 내는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23개 원전 중 계획서가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안전위와 한수원은 원전 폐쇄 및 폐로에 들어가는 비용조차 정확하게 추정하지 못하고 있다. 원전 폐쇄 비용은 한수원이 자체 기금으로 적립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실제 폐로 비용인 기당 1조~2조원에 크게 못 미치는 5000억원을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출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 원자력계 관계자는 “정부와 한수원은 폐쇄 및 폐로 비용을 단순한 해체 수준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실제 원전 해체에는 수십년간 땅을 사용하지 못하고 부품 하나까지 추적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비용이 포함돼 산출 기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 원자로의 처리도 문제다. 한수원 측은 “연구용 원자로인 트리가 마크 시리즈의 폐로를 통해 경험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연구용 원자로와 상용 원전인 월성 1호기는 규모나 부속 시설물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학계 관계자는 “원자로의 열을 식히는 데만 최소 5년 이상이 소요되는데 지금부터라도 폐로 연구에 매달릴 필요가 있다.”면서 “계속 운전을 하려는 사업 당사자에게 폐로의 계획과 집행을 모두 맡겨 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영광 4호기 안내관도 ‘이상 징후’

    제어봉 안내관에 균열이 발견돼 발전이 정지된 영광원전 3호기에 이어 4호기 안내관 4개에서도 이상징후가 발견됐지만 숨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강창순 위원장,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박윤원 원장, 지식경제부 이관섭 에너지자원실장 등이 21일 전남 영광군청을 방문해 민간환경감시위원, 주민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민간감시위원들은 지난 6월 실시한 계획예방 정비 중 영광 4호기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된 사실에 대해 따져 물었다. 이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철저한 안전성 점검 뒤 재가동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해명을 불신하고 있는 민간환경감시위원과 주민들은 주민 참여와 감시기구 권한 강화, 원전 투명 운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영광군과 주민들은 민관합동조사단과 별도로 주민들이 참여하는 대책위원회 구성과 4호기 가동 중단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6월 실시한 계획예방 정비 중 원자로 상단 관통관을 비파괴검사(초음파검사)한 결과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면서도 “추가로 정밀 검사를 한 결과 결함이나 균열은 발견되지 않아 내년 12월 실시되는 계획예방 정비까지 상황을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영광원전 범군민대책위는 1~6호기 모두 국제적 수준의 안전성 확보 후 재가동할 것을 정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측에 요구하고 있다. 영광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국내 5개기관 세계물위원회 이사로 뽑혀

    정부를 포함해 국내 물 관련 5개 기관이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물위원회’(WWC)의 이사진에 올랐다. 국토해양부는 21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WWC 총회에서 국토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물포럼, 한국수자원학회,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가 이사 기관으로 뽑혔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00년 3월 WWC 2차 세계물포럼에 처음 참가한 뒤 12년 만에 프랑스·브라질과 함께 WWC 최다 이사기관 보유국에 올랐다. 특히 이번 이사기관 선거에서 국토부·수공·한국물포럼은 각 분야 1위를 차지했고, 수자원학회는 2위에 올랐다. 김형렬 국토부 수자원정책관은 “5개 이사기관이 선출된 것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기쁜 일은 그중 3개 기관이 압도적인 1위로 선출돼 한국의 물 관련 정책과 기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이라며 “2015년 개최되는 7차 세계물포럼 준비 과정에서 국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WC는 1997년부터 3년마다 세계물포럼을 개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2015년에 열리는 7차 세계물포럼 개최국이다. 국토부는 공동 개최지인 대구, 경상북도와 공조해 올해 말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가칭 ‘2015년 세계물포럼지원특별법(안)’의 연내 통과를 목표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성균 언론인상’ 3명 선정

    성균관대 출신 언론인들의 모임인 성언회(회장 이남기 SBS 미디어홀딩스 사장)는 19일 ‘2012 자랑스러운 성균언론인상’ 수상자로 언론 부문에서 박의준 중앙일보 경영지원실장과 김세용 MBC 부국장을, 대외 부문에서 김용환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26일 오후 7시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2012 성언회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 행사와 함께 열린다.
  • ‘퇴역’ 월성1호기 수명연장 논란

    월성 원전 1호기(67만 9000㎾급) 수명 연장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월성원전 1호기는 20일 설계수명 30년을 마친다. 1982년 11월 20일 원전 운영허가를 받았고 다음 해 4월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했었다. 19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단위) 등에 따르면 설계수명을 마친 월성 1호기에 대한 정밀한 점검을 거쳐 앞으로 6개월 내에 설계수명 연장의 가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과 반핵시민단체 등은 폐로 조치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원자력전문가들은 안전에 이상이 없다면 수명을 연장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산하 월성원자력본부는 지난달 29일 고장으로 발전이 정지된 월성 원전 1호기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내세우며 “계속운전이 안 되면 7000여억원을 들인 새 시설을 폐기하는 꼴”이라면서 수명연장을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국내 최초의 중수로형 원전인 월성 1호기는 현재 10년간의 2차 운영 허가를 얻기 위해 원안위로부터 안전성 평가를 받고 있다. 월성 1호기는 2008년부터 대규모 설비 개선 공사를 통해 압력관 등 9000여건의 핵심설비를 새 제품으로 교체했다. 김무환 포항공대 교수는 “정밀한 점검이 필요하겠지만 자동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압력관 등을 새로 교체한 월성 1호기는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옳다.”면서 “새로 교체한 부품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 최근 1~2년간 고장이 잦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날 반핵단체와 화상전화 통화를 한 캐나다의 원전 전문가 숀 패트릭 스텐실은 “월성 1호기 원전의 캔두(CANDU)형 원자로는 설계 결함과 높은 수명연장 비용 등으로 본산지인 캐나다를 포함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외면당하고 있다.”면서 “월성 1호기를 폐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탈핵희망버스기획단 등은 월성 원전 앞에서 기자회견과 장례식 퍼포먼스를 통해 월성 원전 1호기의 영구 폐쇄를 촉구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글로벌 시대] 스코틀랜드와 카탈루냐/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글로벌 시대] 스코틀랜드와 카탈루냐/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지난 10월 15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알렉스 샐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제1장관은 2014년에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이 합의는 당사자인 영국뿐 아니라 스페인에서도 특히 높은 관심을 끌었고,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 기자들이 몰려와 열띤 취재를 벌인 것으로 보도됐다. 현재 카탈루냐 지방 주민들도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라고 거세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스페인 북동부 프랑스 접경 지역에 있는 카탈루냐의 중심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르셀로나다. 리오넬 메시 등 유명 프로축구 선수가 즐비한 FC 바르셀로나 팀이 있는 곳이고, 건축가 가우디가 곡선미를 살려 설계한 건축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수도인 마드리드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이 몰려 들고 있기도 하다. 스페인에서 가장 먼저 산업화가 이뤄져 상당한 부를 축적하고 있는 곳으로, 고유 언어와 독자적인 역사·문화를 지니고 있다. 이런 이유로 주민들의 독립국가 의식이 높아 스페인 북부의 바스크 지방과 함께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분리독립을 요구해 온 곳이다. 20세기 중반을 철권 통치한 프랑코 총통이 죽은 뒤 스페인은 1978년 신헌법을 제정하면서 카탈루냐와 바스크의 분리독립 요구를 무마하기 위해 두 지역을 포함한 17개 지역에 자치권을 부여하는 대신 단일 국가의 정체성 유지를 위해 각 자치정부의 분리독립 주민투표 실시를 금지했다. 그 뒤로 30년간 분리독립 요구는 비교적 잠잠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재정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2010년 스페인 헌법재판소가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입법 조치에 대해 무효 결정을 내리자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요구는 다시 거세졌다. 지난 9월 아르투르 마스 자치정부 수반이 부채문제 해결을 위해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에게 재정독립권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절당하자 11월 25일 카탈루냐 지방의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카탈루냐 집권당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임기 내에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이번 선거는 분리독립에 대한 예비 주민투표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스페인 중앙정부와 의회는 카탈루냐의 주민투표가 불법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요구가 경제적 불안을 가중시키고 프랑코 총통 사후 이룩한 민주적 헌정 질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영국인들은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 간 대립을 지켜보면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에 대한 찬반 투표 실시를 허용한 영국의 성숙한 정치문화를 은근히 자랑하고 있다. 사실 분리독립 주장이 이미 초법률적인 고도의 정치적 행위인데 이를 헌법 위반이라는 법률 논리로 대응하는 것은 옹색해 보인다. 그러나 카탈루냐는 스페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 수준을 차지하고 독립 찬성 여론도 50%를 웃돌고 있어 주민투표를 인정한다면 분리독립이 실제 상황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스코틀랜드의 경우와 현격한 차이가 있다. 분리독립 분위기와 파괴력이 서로 다르니 대응 방안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분리독립 움직임은 가뜩이나 불안정한 유럽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해 주면서 내정 문제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더구나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간 재정·은행 통합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불거진 분리독립 운동은 시대적 흐름과 모순된 느낌을 준다. 최근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의장도 분리운동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밝혔다. 영국의 주요 언론은 스코틀랜드 주민투표 시행계획 발표 후 유권자들이 ‘뜨거운 가슴’이 아니라 ‘냉철한 머리’로 판단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스페인도 당국자들이 강행과 반대의 충돌 궤도에서 벗어나 타협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주민들은 막연한 감정론에 젖기보다는 분리독립 시 어떠한 위험과 어려움에 부닥칠지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 [전국플러스] 캠프페이지 부지 축제장 개발

    강원 춘천시는 옛 미군기지 캠프페이지 부지를 향토 축제인 닭갈비·막국수축제 등 대규모 행사 개최 장소로 활용 또는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부지가 경춘선 전철 춘천역 앞에 있어 시민과 관광객의 접근성이 좋을 뿐 아니라 넓은 부지에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다. 이에 따라 시는 대규모 행사를 위해 캠프페이지 부지를 정비하면서 5만㎡를 축제장 부지로 계획하고 새해 막국수·닭갈비축제부터 캠프페이지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 원전부품 짝퉁 납품업체 1곳 추가 확인

    원자력발전소 엉터리 부품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민·관 합동조사단은 품질검증서를 위조해서 원전부품을 납품한 업체 한 곳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해당 업체는 퓨즈, 계전기 등 3개 품목 46개 부품을 영광 5호기에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위 관계자는 “품질검증서를 제출해야 하는 모든 종류의 부품에 대해 검증 업체들에 공문을 보내 검증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면서 “추가로 새로운 미검증 부품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부품 납품업체 8곳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해외 품질검증기관의 품질보증서 60건을 위조해 237개 품목, 7682건의 제품을 납품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 부품 납품이 집중된 영광 5, 6호기는 안전성 검증을 위해 현재 가동이 중지된 상태다. 안전위 관계자는 “한수원 보고와 다른 내용이 있는 만큼 가동보다는 안전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민간에 맡겼던 공공업무 직영전환 바람

    민간에 맡겼던 공공업무 직영전환 바람

    지방자치단체들이 업무 효율을 내세워 민간업체에 위탁했던 청소용역 등 시민생활과 밀접한 공공업무를 잇따라 직영으로 전환하고 있다. 15일 지자체들에 따르면 직영 전환은 고용승계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기도 하지만 수익구조와 서비스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어 앞으로 더 확산할 전망이다. ●성남·용인 車번호판 업무… 수익 5억 경기 성남시와 용인시는 지난 1월부터 자동차 등록번호판 발급 대행업무를 시 직영으로 전환했다. 성남시는 이와 함께 번호판 발급수수료를 국내 최저인 10~28% 수준까지 내렸고, 용인시도 차종별 발급수수료를 1000원씩 내렸으나 5억여원의 세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민간업체에 맡겼더니 발급수수료가 비싸졌다는 등의 이유로 민원이 여러 차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진주·거제 수영장 8600만원 절감 경남 진주시와 거제시는 실내수영장을 시 직영으로 바꿨다. 지난해 7월 직영으로 전환한 진주시는 운영 인원을 소수 정예화했고, 시민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정규 회원 등록을 줄였더니 연간 이용자 수가 2470여명, 수입은 1388만원 늘고, 지출은 8600만원이 감소했다. 대전 중구는 7월부터 재활용품 수집운반사업을 직영으로 전환했다. 직영 2년차부터 3억 3000만원의 예산 절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경기 포천시와 경북 구미시 등도 시설관리공단 직영 등을 검토한다. 전남도의회 강성휘(목포1) 의원은 “도청 모 직속기관 미화원의 월평균 급여가 217만 5000원인 반면 용역회사 소속은 134만 6000원에 불과하다.”며 “고용형태 차별을 바로잡기 위해 직영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설 투자했던 업체들 반발 2006년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학교급식의 직영도 완결돼 가고 있다. 전북과 경북지역 학교들은 8월과 7월 급식을 100% 가깝게 직영으로 전환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윤을 추구하지 않아 질 좋은 급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555개 초등학교에 배치돼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하는 학교보안관을 지난 3월부터 학교 직접 고용으로 전환하고 급여도 25%씩 인상했다. 교장이 학교 상황을 잘 아는 만큼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 밖에 전북 남원의료원장례식장과 충북 제천시립화장장이 지난달부터 직영으로 바뀌었고, 고양시가 한국환경공단에 위탁한 고양환경에너지시설을, 양주시가 한국수자원공사에 맡긴 상수도공급사업을 직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반면 포천시 관계자는 “직영으로 전환하면 그동안 시설투자를 해 왔던 민간위탁업체들의 반발과 선별적인 고용 승계, 일부 시설의 전문인력 부족 등의 문제점을 불러오기도 해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기업 임원들 ‘문책성 수시 인사’에 떤다

    기업 임원들 ‘문책성 수시 인사’에 떤다

    “승진은 고사하고 연말에 자리 보전이나 제대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대기업 임원들이 떨고 있다. 연말 들어 애플과의 특허 전쟁이나 품질 결함 등 ‘글로벌 이슈’와 실적 부진 등에 따른 ‘문책성’ 인사가 기업에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은 문책이 아닌 인력 재배치 차원의 ‘수시 인사’라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 같은 인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임원들의 소신 경영을 막고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자와 자동차 등 제조업은 물론 건설업체와 유통업에 이르기까지 인사철이 아닌데도 실적이나 돌발사안에 대한 대응 미숙 등을 이유로 회사를 떠나는 임원들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정기인사를 한 달가량 앞두고 홍완훈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을 보직 해임했다. 홍 부사장은 기업 간(B2B) 거래 마케팅 전문가로 그간 애플에 공급하는 반도체 가격과 물량 등을 조절하는 일을 맡아왔다. 따라서 애플의 공급처 다변화 정책에 대한 대응 미숙의 책임을 물은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달에도 모바일 솔루션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모바일솔루션센터(MSC)의 수장을 홍원표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연비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지난달 말부터 전격적인 임원급 인사를 이어오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5박6일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12일 자동차 품질 전문가로 알려진 신명기 현대기아차 품질본부장(부사장)을 현대차 러시아공장 법인장으로 발령하는 등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측근이었던 기옥 금호산업 대표이사의 사표를 수리하며 조직을 재정비했다. 부천 중동 리첸시아 공사대금 관할권을 둘러싼 채권단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문책성을 띠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불황의 장기침체에 놓인 대형 건설사 임원은 좌불안석이다. 동부건설의 마케팅 담당 임원도 실적 부진 때문에 얼마 전 옷을 벗었다. 또 많은 해외건설 프로젝트를 따낸 대형 건설사의 해외수주 담당 임원 자리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저가 수주로 인해 발생한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기업이 적지 않아서다. 유통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침체와 대형마트 주말 강제 휴무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영업조직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전국 지역본부를 총괄하는 영업운영부문장 9명 가운데 5명을 교체하고, 지역본부 9개를 8개로 줄이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각종 고장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한국수력원자력도 지난 9월 창사 이래 가장 큰 폭의 인사를 단행했다. 비리와 고리를 끊기 위해 본사 처장급 이상 27개 보직 중 17개 자리(70%) 이상을 바꾸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2001년 한수원이 설립된 이후 최대 규모의 인사였다. 한준규기자·산업부 종합 hihi@seoul.co.kr
  • 영광3호기 ‘땜질 재가동’ 논란

    영광3호기 ‘땜질 재가동’ 논란

    영광 원전 3호기의 제어봉 안내봉(관통관) 균열을 용접해서 재가동하기로 하면서 전력 당국의 ‘원전 안전 불감증’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균열이 발견된 영광 원전 3호기의 핵심 부품인 제어봉 관통관을 교체하지 않고 용접해 가동하기로 했다. 이는 겨울철 전력난을 앞두고 재가동이 시급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관통관은 원자로 헤드에 용접되어 있기 때문에 부분 교체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보강 용접’이 최선이라는 주장이다. 원자로 헤드를 교체하려면 주문부터 교체까지 2~3년이 걸린다. 한수원 관계자는 “2015년에 영광 원전 3호기의 원자로 헤드 교체가 예정되어 있다.”면서 “그때까지는 관통관 균열을 용접해서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비파괴검사를 통과한다면 재가동을 허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제무성 한양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관통관 균열을 용접으로 보강하는 사례는 미국과 일본 등에 있지만 원자로 헤드를 교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기본적인 방법”이라면서 “특히 국민의 원전 불안감이 커지는 현재 상황 등을 고려한다면 관통관 용접은 그렇게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원전의 핵심 부품을 용접해서 재가동하려는 발상 자체가 원전 불감증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면서 “국민의 안전은 전력난 해소뿐 아니라 어떠한 경제적 이득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가치임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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