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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업 정부지원 빼면 가스·석유公 투기등급

    공기업 정부지원 빼면 가스·석유公 투기등급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국내 대표적인 공기업들의 독자신용등급이 국가신용등급과 달리 뒷걸음질치고 있다. 독자신용등급이란 정부의 지원 요소를 배제한 채 해당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 자체를 평가한 등급이다. 투자하면 떼일 확률이 높다는 의미인 ‘투기등급’으로 전락한 공기업도 상당수다. 4대강 사업, 에너지 자원 개발 등 현 정부의 핵심 국책사업을 도맡아 한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1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4일 한국가스공사의 독자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한 단계 낮췄다. 국가 지원을 전제로 한 최종(일반) 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지만 가스공사 자체의 재정 건전성에는 상당한 의문을 표한 것이다. S&P 등급은 BBB-까지가 투자등급, BB+부터는 투기등급이다. 물론 회사채 발행 등은 최종 등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당장 타격은 없지만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독자등급도 점점 공개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어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른 공기업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한국석유공사의 독자신용등급은 ‘BB+’에서 ‘BB’로, 한국수자원공사는 BB에서 BB-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BB-에서 B+로 하락했다. BB-는 베트남과 같은 수준이다. 가장 우량하다는 한국전력공사와 6개 발전 자회사도 기존 ‘BBB’에서 투기등급 바로 위인 ‘BBB-’로 하향 조정됐다. 독자신용등급이 강등된 공기업의 공통점은 현 정권 들어 정부 대신 국책사업을 무리하게 주도했다는 데 있다. 수자원공사는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07년 말 부채 1조 5756억원, 부채 비율 16.0%의 우량 회사였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을 끝낸 지난해 말에는 부채 12조 5809억원, 부채 비율 122.4%의 부실 회사로 전락했다. LH도 저소득층 주택 임대 사업 등에 따라 2009년 출범 이후 24조원 이상의 부채가 더 발생했다.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는 과도한 해외 자원 개발 투자, 한전 등은 공공요금 인상 억제가 부채 증가를 불러왔다.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지난 8월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도 비금융 공기업들의 신용등급은 올리지 않았다. 올해 286개 전체 공공기관의 총부채 추정치는 505조 6000억원에 이른다. 2007년 249조 3000억원에서 5년 만에 두배 넘게 불어났다. 28개 대형 공기업의 평균 부채 비율 역시 2003년 99%에서 2011년 208%로 늘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공기업의 독자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최종 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중장기 재무 관리 계획 등을 통해 리스크를 줄여 나가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수의계약 남발이 원전 비리 불렀다

    발전 회사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수의계약을 남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납품 비리가 이런 계약 관행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높다. 17일 국민권익위원회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등 7개사를 대상으로 최근 실태를 조사한 결과 발전 회사들은 품질관리나 계약과정이 편하다는 이유로 수의계약을 마구 맺었다. 지난해 발전사들은 1000만원 이상의 계약 10건 중 평균 3건 이상을 이 방식으로 해결했다. 한전은 35.99%, 한수원과 발전사는 35.68%를 수의계약했다. 수의계약 사유로는 부품 호환성(33.9%), 단독 응찰에 따른 유찰(48.6%)이 주를 이뤘다. 업체는 업체대로 로비를 통해 부풀린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수의계약을 선호했다. 한 번 수의계약을 맺으면 수년씩 이어지는 관행도 뿌리깊었다. 권익위는 “기술 국산화 등을 위해 발전회사와 협력개발한 제품이 개발 선정품으로 지정되면 3년의 우선구매 혜택이 주어지는데, 이 기간이 지나도 수의계약을 장기 유지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사업발주 시 규격서(설계서)에 공급자재를 복수제품이 아닌 특정 제품만 표기하는 관행 탓에 공개경쟁입찰을 하더라도 형식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설비담당자에게 계약 재량권이 집중된 것도 문제였다. 담당자가 마음만 먹으면 특정 업체의 로비를 받고 설비 납품을 결정하거나 수의계약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한수원의 납품 비리 관련자 27명 가운데 설비담당자는 23명(85.2%)이나 됐다. 계약 규격에 맞지 않아도 검사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납품이 가능하게 돼 있는 엉성한 내부 규정도 비리를 부추겼다. 권익위는 “납품 검사가 형식적인 데다 성능검사도 계약 업체가 제출한 시험성적서에 의존하고 있어 객관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전의 경우 납품 자재를 자체 시험기관에서 검사해야 하는 원칙이 있는데도 대부분 업체를 직접 방문하는 공장검사로 대신했다. 이에 권익위는 발전 회사들이 수의계약 입찰을 할 때는 사유를 미리 공개하고 외부검증을 거치는 개선안을 마련할 것을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등에 권고했다. 권고안에는 ▲개발 선정품 지정 결과 공개 및 보호기간(3년) 경과 후 공개입찰 실시 ▲납품 검사는 설비담당자 이외의 제3자에게 맡길 것 ▲공인 기관을 통한 시험성적서 진위 확인 등이 포함됐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설] 日 정권교체 국수주의 강화 계기 안 되길

    일본의 급속한 우경화는 매우 우려스러울 정도다. 어제 실시된 중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이 집권당 자리를 내주고 자민당이 3년여 만에 재집권에 성공했다. 이는 단순히 정권이 교체됐다는 의미를 넘어 일본 내 국수주의 분위기가 팽배해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민당이 과반을 훌쩍 넘는 의석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극우파 일본유신회도 약진했다. 보수 대연합을 이뤄내면 개헌 추진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듯싶다. 배타적 자민족중심주의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본다. 앞으로 총리가 될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일본 정계에서도 손꼽히는 극우파 정치인이다.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용의자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자인 그는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을 개정하겠다고 공언해온 인물이다. 시곗바늘을 2차 세계대전 시절로 되돌리겠다는 그의 발상은 21세기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착오적인 망상 아닌가. 그런데도 핵무장을 주장하는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 도지사가 이끄는 정당 일본유신회는 개헌을 전제로 자민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제의한 놓은 상태다. 여차하면 보수 대연합으로 일본의 재무장이 실현될 소지가 없지 않다. 자민당은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을 일본 정부 차원의 행사로 격상하고,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 수정까지 벼르고 있다. 영해침범죄를 신설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공약들은 한국·중국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갈등을 빚을 사안들투성이인데다, 최근 북한의 로켓 발사와 중국 항공기의 센카쿠 상공 진입은 일본의 우경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공산이 커 동북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일본 자민당은 재무장을 하겠다는 시대착오적 인식에서 한시바삐 벗어나야 한다.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 내세운 공약들은 거둬들이는 게 현명하다. 자민당은 윤전기를 돌려서 엔화를 무제한으로 찍어내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자민당이 이웃나라와의 협력을 외면하고 쇼비니즘에 매몰되어서는 일본의 경제 회복도 국제적 위상 제고도 기대하기 어렵다. 일본은 동북아의 트러블 메이커가 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 SK건설, 터키 터널 1조 자금조달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초대형 해저터널 프로젝트가 내년 1월 본격화된다. SK건설은 12일 터키 ‘유라시아 터널’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을 위한 금융약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유라시아 터널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의 경계가 되는 보스포로스 해협 5.4㎞를 잇는 복층 해저터널로, 공사 구간은 14.6㎞에 이르고 사업비는 12억 4000만 달러에 이른다. 이 프로젝트에는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를 비롯해 유럽투자은행(EI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국내외 10여곳이 참여했다. 자금 조달 규모는 총 9억 6000만 달러로 이 중 수출입은행이 2억 8000만 달러, 무역보험공사가 1억 8000만 달러를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투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고노 “日 천박한 민족주의 매우 걱정”

    일본 군의 위안부 동원 강제성을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의 당사자 고노 요헤이(76) 일본 전 중의원 의장이 정치권의 우경화 경쟁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고노 전 의장은 12일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의 우경화와 관련, “동서 냉전이 끝나 공산당과 사회당 등 좌파 주장의 근거가 약해지면서 보수가 좌파를 개의치 않고, 자유롭게 발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민주당 정권에서도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무기 수출 3원칙을 완화하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검토하는 등 여당과 제1야당인 자민당이 같은 방향을 향해 우경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고노 담화 수정을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전후 일본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보수가 아니라 국수주의로, 천박한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발언이 국제적으로 통용될지 매우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과거 자민당은 의원의 30% 정도가 온건파였고, 국회 전체로는 사회당과 공명당을 합할 경우 50% 정도가 온건파여서 정치의 밸런스(균형)가 유지됐다.”면서 “그러나 소선거구 제도가 도입되면서 온건파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지금처럼 우경화가 진행될 경우 진보 세력은 절멸할지도 모른다.”며 “우경화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 후 정계 재편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신뢰를 잃어 가는 정당보다 주장을 굽히지 않고 소신 있게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춘천·水公 ‘18년 물값 전쟁’ 끝내나

    강원 춘천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가 18년 동안 끌어오던 물값 논쟁에 마침표를 찍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춘천시는 11일 수자원공사 측으로부터 해묵은 물값 해소방안으로 수위가 높은 소양강댐(190m)에서 자연 낙하 방식으로 물을 취수하면 전력비 8억원이 절약되면서 물값 상쇄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시는 수위가 낮은 소양강댐 하류의 세월교 인근 소양취수장(높이 75m)에서 전력비를 내고 동면 소양정수장(170m)으로 물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동안 춘천시는 소양강댐 하류 세월교(일명 콧구멍다리) 인근 소양취수장에서 하루 평균 7만 5000t의 생활용수를 끌어올려 시민들에게 공급해 왔다. 이에 드는 연간 비용은 전력비 8억원과 수자원공사에 지급해야 할 물값 9억여원 등 모두 17억원에 이른다. 시는 전력비를 지급하지만 기득수리권 등을 이유로 물값을 내지 않으면서 분쟁이 계속됐다. 이번 수자원공사의 제안이 성사되면 전력비 8억원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물값을 상쇄시키면서 18년 동안 끌어오고 있는 춘천시와 수자원공사 간 물값 논쟁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시는 내년 생태하천이 복원되는 약사천에 환경유지용수를 하루 최대 12만 4000t씩 흘려보낼 예정이어서 예전 방식을 고수하면 전력비 15억여원이 추가돼 연간 전력비만 23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취수방법을 변경하면 물값을 주더라도 예산절감 효과가 클 전망이다. 박장완 시 수도과 담당은 “내년부터 약사천에 환경유지용수를 공급할 경우 전력비가 크게 상승하게 되기 때문에 수자원공사의 취수방식 변경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댐까지의 관로 설치에 소요되는 130억원을 분담하는 것에 대해서도 수자원공사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건설중인 신고리 3·4호기에도 가짜부품

    건설중인 신고리 3·4호기에도 가짜부품

    품질검증서와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원자력발전소에 납품한 사건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이 진행 중인 원전에서도 짝퉁 부품이 발견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품질검증서 위조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원전부품 민관 합동조사단’ 조사과정에서 신고리 3·4호기의 소화수펌프용 제어 패널의 내진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신고리 3·4호기는 6종 4800억원을 투입, 2007년 9월 착공했다. 3호기는 내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현재 시험운전 중이며, 4호기는 2014년 준공 예정이다. 원안위 측은 “이번에 적발된 부품은 원전 운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비안전등급 부품”이라며 “한국수력원자력에 해당 설비를 내진 검증품으로 조속히 교체토록 했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때 예비전력 332만㎾… 전력수급 ‘살얼음판’

    한때 예비전력 332만㎾… 전력수급 ‘살얼음판’

    7일 오전 10시 20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전력거래소의 ‘겨울철 전력수급 비상대책상황실’ 상황판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국적인 기습 한파와 폭설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순간 예비전력이 400만㎾ 이하인 380만㎾로 떨어졌다. 상황실 직원들의 얼굴이 굳어지면서 몸놀림이 빨라졌다. 조종만 중앙전력관제센터장이 다급한 목소리로 “한전에 배전시설 전압을 무조건 낮추고 민간 발전소에 출력 증대를 요청하세요.”라고 지시했다. 조 센터장의 지시에 따라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날 전력공급량은 한전의 배전시설 전압 조정으로 105만㎾와 민간 발전소의 57만㎾를 더했다. 하지만 급격하게 증가하는 전력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전력 조치 1단계인 ‘관심단계’를 발령하라는 센터장의 지시에 따라 전력 사용의 자제를 요청하는 TV 자막 방송 등 조치가 취해졌다. 오전 11시 40분 예비전력이 332만㎾까지 떨어지면서 300만㎾선마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상황실에 감돌았다. 오전 11시 50분을 넘어서면서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때문인지 전력수요가 줄면서 점차 안정을 찾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12월에 관심단계가 발령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오전 10~낮 12시에 불필요한 전력 사용을 자제해야 올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원자력발전소 5기가 멈춘 최악의 상황에서 때 이른 폭설과 한파에 겨울철 전력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여기에 원전 부품 품질검증서 위조 사건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전력 관련 위기를 더하고 있다. 이날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최근 고리 2호기와 영광 1·2·3·4호기 등 5개 원전에 납품된 보증서 위조 부품이 180개 품목 1552개 적발됐다. 따라서 이제까지 밝혀진 보증서 위조 부품은 517개 품목, 9234개, 9개 원전에 납품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5일 위조 보증서가 적발되면서 영광 5, 6호기가 멈춘 것을 비롯해 현재 원전 5기, 총 468만㎾가 가동 중단된 상태다. 전체 원전 23기(2072만㎾) 가운데 4분의 1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에 밝혀진 위조 부품 사용 원전들은 교체 대상 부품이 적어서 가동을 멈추지 않고 교체 작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위조 부품 장착 원전들은 1기당 교체 대상 부품이 30~40여개에 불과해 추가로 가동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 원전 가동 정지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 수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위조 부품 교체 작업 중 실수 등으로 원전 한 기라도 멈춘다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경부는 이달 말 준공되는 83만㎾급 경기 평택 오성화력발전소와 영광 원전 5·6호기가 가동돼야 전력수급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영광 5, 6호기는 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 설득이라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따라서 얼마나 빨리 영광 5, 6호기가 재가동에 돌입할 수 있느냐가 올겨울 전력대란 해결의 열쇠인 셈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친수구역 확정… ‘부산에코델타시티’ 궤도 올랐다

    친수구역 확정… ‘부산에코델타시티’ 궤도 올랐다

    부산시의 숙원 사업인 강서구 일대 ‘부산에코델타시티’ 조성 사업이 본격화된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해양부가 이날 강서구 강동동 일대 부산에코델타시티 부지(11.88㎢)를 친수구역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허 시장은 “이에 따라 앞으로 첨단산업 국제 물류 및 연구 개발 기능이 도입된 복합형 자족도시와 하천 생태계 친수공간을 활용한 친환경 수변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허 시장은 환경 파괴 등 난개발에 대한 환경단체의 우려와 관련해 “자연 환경과 생태계를 철저하게 보호해 친환경 생태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수질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철새 서식지에 대한 충분한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달 29일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에코델타시티 부지의 친수구역 지정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안건을 승인했다. 부산에코델타시티는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 한국수자원공사가 공동으로 추진한다. 이 사업은 ‘친수구역특별법’을 적용해 추진하는 국내 첫 대규모 사업이다. 부지가 친수구역으로 지정되면 신속하면서도 효율적인 개발이 가능해지고 각종 혜택도 받게 된다. 시는 내년에 친수구역 실시계획 승인 신청 및 허가를 완료하고 하반기쯤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가 2017년 완공할 예정이다. 총 5조 438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수자원공사가 사업비의 80% 이상을 지원한다. 친수구역 조성 사업은 4대 강 등 국가 하천 2㎞ 이내 지역에 하천과 조화를 이루는 주거, 상업, 산업, 문화, 관광, 레저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하천 수질 개선을 위한 오염원 관리를 강화하고 맥도수문, 대저수문을 활용한 물 순환 촉진을 통해 수질을 개선할 방침이다. 에코델타시티는 2008년 현 정부 100대 국정과제와 동남광역경제권 선도프로젝트로 선정된 바 있다. 국제산업 물류도시의 2단계 사업(23㎢) 지역인 강서구 강동동, 대저2동, 명지동 일원에 들어선다. 시는 동남권 산업벨트와 연계한 자동차, 조선, 항공 등의 첨단 산업과 김해국제공항 및 신항만 배후 국제 물류 허브로 조성하고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 부산의 미래 성장을 선도하는 첨단 물류 복합 자족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국제 해운 비즈니스 클러스터 중심의 국제업무지구와 연구·개발(R&D) 단지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부지 면적의 20.3%를 차지하는 주거용지에는 주택 2만 9000가구가 들어선다. 시는 에코델타시티가 조성되면 국가경쟁력 강화와 부산 지역 경제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7조 8000원, 고용 창출 효과는 4만 3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허 시장은 “에코델타시티 조성 사업으로 그동안 동부산권에 비해 낙후된 서부산권 개발이 본격화돼 동서 간 균형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커버스토리] 1000원 흥정 넘치는 인정 ‘소통’ 1번지

    [커버스토리] 1000원 흥정 넘치는 인정 ‘소통’ 1번지

    지난 6일 찾은 충남 공주시 공산성. 유유히 흐르는 금강에 둘러싸인 산성은 전날 내린 눈이 쌓여 하얗게 변했다. 매서운 강바람이 몰아쳤고 잎을 떨궈낸 산성의 나무들은 바람에 간간이 흔들리다 얼어붙은 듯 꼼짝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그 아래에 장이 섰다. 코끝이 시린 날씨였지만 산성장은 사람들로 북적댔다. 양손에 비닐봉투를 바리바리 들고 시장통을 바쁘게 오가는 인파로 동장군은 슬그머니 꽁무니를 뺐다. “여기 나오면 재미있어. 사람들 얼굴 보며 웃고, 말 한마디 건네고 웃고.” 30여년간 산성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김정애(70) 할머니는 “집에 틀어박혀 있으면 세상 물정 모르지.”라며 활짝 웃었다. 공주에서 버스로 30분 거리인 정안에 사는 김 할머니 옆에는 손수 가꾼 토란, 호박 등이 놓여 있었다. ●할인점·SSM 골목상권 점령 시대서 ‘명맥’ 유지 대형 할인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농어촌 골목까지 점령한 시대에 ‘5일장’이란 말이 등잔불처럼 희미해지고 있지만 농어촌 주민에게는 여전히 인정을 나누고 세상 물정을 알아가는 소통의 장소다. 고드름 추위에 갖고 나온 푸성귀들이 금세 얼었지만 김 할머니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정담을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김 할머니는 “장날 때마다 저 친구를 만나. 저 집 신랑도 종종 와 점심을 사 주기도 하고.”라고 은근히 자랑했다. 둘은 얼마 후 바로 옆 정육점에서 콩 자루 무게를 쟀다. 친구가 김 할머니 콩을 샀다. “1000원 빼 줄게. 차비 혀.”, “고마워.” 둘이 나누는 말이 정겹다. ●농촌 주민 세상물정 알아가는 창구로 봉황동 손기채(76) 할아버지는 “친구들 만나 술 마시려고 나왔어. 장날 아니면 장터에 사람이 하나도 없어.”라며 피식 웃었다. 더러 젊은 주부도 보였다. 아이를 둘러업고 가던 윤모(29)씨는 “내가 원하는 만큼, 1000원어치도 살 수 있어 좋다. 흥정도 할 수 있고.”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은 손님이 평소의 3분의1밖에 안 됐다. 눈이 오면 길이 미끄러워 농촌 주민들이 장터에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게 상인들 얘기다. 장터에는 동태 등 생선 좌판이 늘어섰고 산 가물치도 물 채운 고무대야에서 몸을 꼬았다. 80대 할머니는 “이웃이 장에 가자고 해서 따라 왔어. 나오니까 기분이 좋아.”라며 직접 기른 콩나물을 시루째 갖고 왔다. 노인 10여명은 나무 난로를 피우고 둘러앉아 윷놀이를 했다. 대선 선거운동 차량의 확성기 소리가 고막을 찌른다. 빨간색, 노란색 옷을 입은 운동원들은 물건을 사 주며 지지를 부탁했고 장터 할머니들은 “○○○? 알았어.”를 연발했다. 좌판에서 순대를 파는 할머니는 “사람들은 옛날처럼 다 착해. 장터는 많이 변했지.”라고 했다. 장터 분위기를 달구던 국밥집과 뻥튀기 장수는 보이지 않았다. 철공소, 포목점, 국수집도 사라졌다. ‘메밀꽃 필 무렵’의 허 생원 같은 장돌뱅이도 이젠 찾기 어렵다. 해방 후 이곳에 5일장이 서면 논산, 강경의 황포돛배들이 금강 물길을 타고 올라와 생선을 한짐 풀어 놓았다. 공주 시내 제민천 둑에 조기 등이 지천이었다. 6·25전쟁 때 폭격을 맞아 장터가 통째로 날아갔지만 민초들이 하나둘 난전을 펴 또다시 5일장이 열렸다. 그러나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대부분 노인이다. 윤여헌(85) 전 공주향토문화연구회장은 “5일장도 점차 버틸 재간이 없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글 사진 공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경제 브리핑] “공적개발원조 사업에 정보관리 중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 한 단계 발전하려면 체계적인 정보 관리가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이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수은 본점에서 기획재정부와 함께 개최한 ‘대외원조 사업 성과관리’ 국제세미나에서다. 발표자로 나선 조성기 수은 책임심사역은 “모든 ODA 정보의 실시간 관리가 가능한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은 국제 원조사회에서 유례가 없는 획기적인 시도”라며 “특히 이 정보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모이고 있는 만큼 한국 원조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데 있어서 EDCF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수뢰’ 한수원 간부 징역 5년

    울산지법은 2일 납품업체 등록과 납품 수주 과정의 편의 제공 등 대가로 원전 납품업체로부터 7000만원을 챙겨 구속기소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김모(55·1급) 처장에 대해 징역 5년, 추징금 70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울산지검 특수부는 김씨에게 징역 7년, 추징금 700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사적 욕망을 채운 만큼 원자력발전소를 관리, 운영하는 한수원의 고위 임원으로서 잘못이 크다.”며 “원자력발전소의 설비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면 후손들이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벌써 6년…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1’ 촬영장에 가다

    벌써 6년…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1’ 촬영장에 가다

    배우가 한 캐릭터로 6년 가까이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케이블채널 tvN의 리얼 다큐멘터리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막영애)의 주인공 김현숙(34) 얘기다. 그는 “이제 촬영장이나 길에서 ‘영애’가 아닌 현숙이라고 불리면 어색하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예전 개그콘서트에서 ‘출산드라’로 떴을 때는 가끔 그런 이름으로 불렸는데, 요즘은 열에 아홉은 영애라고 부른다고 했다. ‘막영애’ 출연을 결정했을 때는 한 지상파 방송의 CP가 불러 “왜 케이블에 나가느냐.”고 다그치기도 했다. 그는 “판타지 드라마만 판치던 시절, 시청자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을 것 같아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입 재수생 시절부터 고깃집과 분식집, 칼국수집 등 생업 전선에 뛰어든 그였기에 퇴근길 치킨과 맥주 한 잔에 위안을 찾는 직장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2007년 4월 첫 방영된 드라마 ‘막영애’는 지난달 29일 열한 번째 시즌을 맞았다. 16회로 구성된 시즌마다 케이블채널로선 보기 드물게 시청률이 3%를 넘나들었다. 시즌을 마무리하고 2개월 정도 휴식을 취할 때면 우울증에 시달리는 건 시청자가 아닌 제작진과 출연배우라고 한다. 그만큼 ‘막영애’에 녹아들어 출연진이 가족이고, 이들의 일은 연기가 아니라 직장생활이다. 지난달 27일 찾아간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의 한 건물 5층. ○○제록스, ○○토건 등 실제 사업장 사이에 영애의 직장인 광고기획사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 마주 본 책상, 그 위 서류뭉치까지 여느 사무실과 비슷하다. 책상 앞에 몸을 움츠리고 앉아 잡담에 열중하고, 한쪽 탕비실에선 새 사장에 대한 신랄한 뒷담화가 오갔다. 촬영팀은 남자 화장실까지 카메라를 들이민다. ‘리얼 다큐’다. 대리사장 역으로 합류한 배우 성지루(44)는 “척 하면 탁, 할 만큼 호흡이 잘 맞고 분위기가 좋다.”고 전했다. 화기애애해도 녹화 신호가 떨어져 성지루가 ‘새 사장’으로 변하는 순간,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 온 극중 커플 김현숙과 김산호(31)의 삶은 쪼들리고 직장생활은 더 팍팍해진다. “매 시즌 시대상을 반영하며 삶의 애환을 치유하려 했는데 최근 극중 러브라인이 강조되며 긴장감이 다소 떨어졌다. 이번 시즌에는 회사에 치이고 불경기에 울상이 된 직장인과 그 가족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담으려 한다.” 박준화 CJ E&M PD가 말하는 이번 시즌의 기획 의도다. 촬영장에서 만난 김현숙은 5년 전 접한 제작진의 첫인상에 대해 “진짜 막돼 먹었다.”고 떠올렸다. “라디오DJ로 활동할 때 (tvN 쪽에서) 전화가 왔는데, ‘당신을 위해 쓴 대본이 있으니 만나자’고 다짜고짜 통보하더라고요. 어떤 사람인지 얼굴이나 보자면서 갔는데 정한석 PD와 ‘막돼먹은’ 작가들이 ‘우리나라 여배우들은 왜 잘 때도 눈썹을 붙이는가, 우린 그런 것 다 타파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거예요.” 말인즉, 주인공이긴 한데, 절세미인이 아니다. 제목도 ‘막돼먹은 고소영, 심은하, 이영애’ 마구 늘어놓더니 이영애가 가장 예쁘다며 ‘막돼먹은 이영애씨’로 낙점했다가 방송 직전 영애씨로 바뀌었다고 했다. 장르는 또 어떤가. 다큐 드라마라는 생소한 장르였지만 촬영 전까지 마땅한 설명도 없었다. 담당 PD조차 “찍어 봐야 알겠다.”고 했고, 작가들은 “대본 좀 보여 달라.”는 김현숙에게 허구한 날 술만 먹였다. 배우의 특징을 세심하게 관찰한 뒤 그에 맞춰 대본을 쓰겠다는 뜻이다. 이런 제작진의 성향은 지금도 여전한지 이번 시즌에 투입된 강예빈(29)이 맞장구를 놓는다. 그도 “하루 종일 여성 작가들과 어울려 술잔을 기울인 뒤에야 캐릭터가 정해졌다.”고 말한다. 시즌11까지 오면서 직장인의 애환을 보여줄 만큼 보여준 김현숙은 “이제 커리어우먼이 아닌 결혼하고 애 낳아 키우는 ‘생활밀착형’ 영애가 돼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은근 기대하는 것이 있는 듯 되물었다. 극중 애인인 김산호는 “영애와 산호를 시즌11에선 기어코 결혼시킬 것이란 얘기가 촬영장에 돌고 있다.”면서 “영애 입장에선 가장 행복한 선택 아니겠느냐.”고 거들었다. 뮤지컬 스타로, 지상파 방송의 아침드라마 주인공으로 맹활약 중인 그에게 “젊고 늘씬한 미녀들과 연기하다가 ‘막영애’에 오면 분위기가 섬뜩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갑자기 조용해졌다. 유독 영애 앞에서는 풀이 죽는 그가 “이곳이 더 좋다.”며 피식 웃었다. ‘절대 영애에게 대들거나, 영애를 괴롭히면 안 된다.’는 ‘막영애’의 불문율이 있다던데, 온몸에 각인된 듯하다. “시즌 초반 한참 영애를 괴롭힐 때는 미니홈피에 ‘길 가다 나 만나면 다친다’, ‘게이처럼 생겼다’는 쪽지가 쇄도했어요. 영애를 괴롭히던 비호감 캐릭터에서 호감형으로 돌아섰더니 오래 가네요.” 시즌6부터 ‘막영애’에 출연한 김산호가 말하는 ‘장수 비결’이다. 그러자 김현숙이 으레 그 당당한 표정으로 농을 던졌다. “그동안 극중 남자친구가 수없이 갈렸는데, 이제 산호도 만날 만큼 만났으니 싫증날 때가 됐죠.” 우리 사회가 말하는 미의 기준과 다른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막영애’는 외모지상주의의 그림자를 얼마나 걷어내려고 노력했을까. 김현숙의 대답이 걸작이다. “나는 (살과) 더불어 사는 게 더 자연스럽다. 평범해 보이려고 코디네이터도 두지 않고 가방도 늘 같은 걸 든다. 다른 영화 촬영 때 몸무게를 6㎏ 줄이고 복귀했더니, 제작진에 비상이 걸렸다. ‘매일 고기를 먹여서라도 살을 찌워야 한다’고 입을 모으더니, 두 달 만에 몸무게를 돌려놨다.” 잠자코 있던 강예빈은 고민이 많은 듯 보였다. 이종격투기 UFC의 ‘옥타곤걸’로 섹시한 이미지가 굳어진 탓이다. 두 번째 드라마인 ‘막영애’에 출연하면서 “내 모습 그대로 연기만 하면 되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섹시함에 가려진 다른 모습을 ‘막영애’에서 드러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직장인들의 힐링 드라마로 자리 잡은 ‘막영애’가 얼마나 생생한 이야기와 색다른 모습을 풀어낼지 기대감이 커진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무리한 국책사업 공공기관 눈덩이 부채 내년부터 종합관리

    무리한 국책사업 공공기관 눈덩이 부채 내년부터 종합관리

    정부가 내년부터 공공기관의 부채와 임금, 경영현황 등을 종합 관리할 수 있는 중장기 운영 시스템을 시행한다. 현 정부 들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공공기관 부채의 지나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가칭 ‘공공기관 중장기 운영·관리 시스템’을 이번 달 말까지 마무리한 뒤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기관별 매출 등 목표치 제시 재정부는 지금까지 자산 2조원 이상 41개 주요 공공기관의 부채와 임금 등을 중장기재무관리계획(5년)과 인력운용계획(3년) 등으로 별도 관리해 왔다. 앞으로는 이를 확대하고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은 뒤 크게 부채와 운영, 고용 등 세 가지 항목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공공기관들에 매년 부채와 금융비용, 매출, 고용 등 주요 지표 전망치를 제시하고 이를 강제한다는 복안이다. 기관별 목표치 달성 여부를 기관장, 기관 평가 등과 연계해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41개 주요 공공기관이 우선 대상이다. 올해 286개 공공기관의 총부채는 505조 6000억원(추정치)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인 2007년 249조 3000억원에서 5년 사이 두 배 넘게 늘었다. 올해 정부부채 추정치 445조 2000억원보다 60조원 이상 많다. 공공기관 부채는 최악의 경우 국가 예산으로 메워 줘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국가 부채’다. 공공기관 부채에 정부·가계부채 등을 더한 국가 총부채는 지난 6월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234%까지 치솟았다. 정부가 공공기관들에 무리한 국책 사업을 떠맡긴 것이 부채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4대강 사업을 주도하면서 2007년 1조 5700억원이었던 부채가 지난 6월 말 13조 1900억원으로 불어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저소득층 주택임대 사업 등에 따라 2009년 출범 이후 24조원 이상의 부채가 더 발생했다. 공공요금 인상 억제도 부채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자산 2조원 넘는 41곳 대상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단편적으로 흩어져 있던 중요 지표에 대해 5년 단위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부채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다음 정부와 세대가 짊어질 부담을 줄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대선 후보들이 모두 공공부문 부채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만큼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차기 정부에서 공공기관 관리 시스템이 채택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전력은 누적적자가 7조원인데 자구 노력만으로 이를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정치적 결정에 따라 부채가 늘어난 측면이 강해 공공기관들 역시 중장기 운영 시스템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시스템 마련 못지않게 공공기관 부채를 과도하게 늘리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공기관 부채 자체보다는 정권이 쌈짓돈 쓰듯 공공기관을 움직여 대규모 부채를 야기할 수 있는 사업을 벌이는 게 문제”라면서 “공공기관 부채 관리와 더불어 (사업을 진행하기 전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도 “차기 대통령과 정권이 인기영합적인 정책에 공공기관을 동원하지 않고 공공기관 부채 줄이기에 나서겠다는 의지 표명이 선거 이후에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수출입銀, 해외진출 기업 1조 지원

    수출입銀, 해외진출 기업 1조 지원

    한국수출입은행은 29일 자체 상생 프로그램인 ‘글로벌 패스’(Global PaSS)를 통해 올해 해외진출 중소·중견기업 지원목표인 1조원 금융 제공을 조기 달성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패스’ 프로그램이란 해외에 대기업과 함께 진출하거나 독자적으로 진출하는 중소·중견기업에 우대금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김용환(왼쪽 세 번째) 수출입은행장은 지난해 12월 프로그램 도입 이후 현대차·삼성물산·두산중공업 등 31개 주요 수출 대기업 및 9개 대기업 1차 협력사와 상생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 행장은 “1조원 조기 달성은 수출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금융 제공에 나선 결과”라면서 “연말까지 1000억원 이상 추가 지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블랙아웃 冬… 冬… 冬…

    블랙아웃 冬… 冬… 冬…

    보증서 위조 부품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올겨울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대 6기에 이르는 원자력발전이 가동을 멈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당국은 다음 달 3일부터 대형 건물의 난방온도를 20도 이하로 제한하고 이를 어길 경우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등 긴급 조치에 나섰다. 28일 전력당국에 따르면 내년 1월에 영광 5·6호기 재가동을 가정하면 최대 공급능력은 8040만㎾인데, 최대수요가 7913만㎾에 이르러, 수치상 예비전력은 127만㎾까지 떨어질 수 있다. 현재 23기 원전 중 6기가 가동을 멈춘 상태다. 모두 580만㎾ 정도 발전을 못하고 있다. 울진 6호기는 30일까지 예방정비기간으로 다음 달 1일부터 재가동에 돌입한다. 나머지 5기는 올겨울 전력수급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광 5·6호기는 위조 부품 교체로 연내 재가동이 불투명한 상태다. 또 울진 4호기는 전열관 결합으로 인해 내년 6월에 재가동이 이뤄질 예정이다. 안내관 균열로 보수 중인 영광 3호기도 땜질식 처방으로 연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또 다른 원전의 가동 정지 여부. 지난 27일 울진 원전과 영광 원전에 53개 품목, 919개 부품이 위조 품질검증서로 납품된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는 등 위조보증서 부품 납품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품질검증서가 위조된 부품이 실제로 설치된 원전은 영광 3~6호기, 울진 3·4호기 등 총 6기다. 고리 원전 등의 경우 납품은 됐으나 실제 설치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30여개의 보증서 위조 부품이 사용된 울진 3호기는 발전을 멈추지 않고 부품을 교체하기로 했다. 2600여개가 사용된 영광 5·6호기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계전기와 퓨즈 등은 원전을 컨트롤하는 핵심 부품을 제어하는 부품”이라면서 “이를 가볍게 여겼다가 사고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전력당국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해외 인증업체에 이어 국내 인증 업체가 발행한 품질검증서의 위조 여부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할 방침이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서도 위조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가짜 식파라치’ 들끓는 팔당 유명음식점

    나들이객들에게 인기 있는 팔당 근처 유명 음식점들이 식중독에 걸렸다거나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등의 거짓말로 돈을 뜯는 식파라치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28일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일대 음식점 관계자들에 따르면 팔당 지역은 대부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라 건축법 등에 저촉되는 음식점들이 많다. 이 같은 약점을 악용해 음식점을 상대로 돈을 뜯거나 돈을 받지 못하면 허위 신고로 수천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하는 식파라치들이 들끓고 있다. A카페의 경우 지난해 7월 경기 구리시 교문동에 사는 40대 남성이 육개장을 먹고 식중독에 걸렸다며 병원에 입원, 보험회사가 13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 남성은 음식점을 직접 찾아가 추가 배상을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시 감사과에 신고해 2000여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했다. 이 업소 관계자는 “입원했다는 병원에 찾아갔더니 환자는 없고, 빈 침대만 있었다. 나도 같은 날 육개장을 먹었는데 나는 왜 멀쩡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업소에는 지난 3월에도 서울 강남에 사는 50대 남성이 찾아와 “1년 전 수제비를 먹다가 치아를 다쳤으나 미국을 다녀오는 바람에 치료를 못 받았다.”며 배상을 요구했다. 지난 6월에는 50대 여성 4명이 비빔밥을 먹은 뒤 음식에서 종이가 나왔다며 시 위생과에 신고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으나 확인해 보니 숟가락 포장지(위생수저집) 4개중 1개를 둘둘 말아 음식에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여름 인근 다른 마을 B국수집에서도 4명의 50대 여성이 음식에 들어간 계란을 먹고 식중독에 걸렸다며 돈을 요구해 수십만원을 입금했다. 국수집 관계자는 “아침에 삶은 계란이 상했을 리 없지만 소문을 내거나 시 위생과에 신고할 것 같아 돈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후 이 국수집은 국수에 계란을 넣지 않고 있다. 이 밖에 다산 유적지 부근 C음식점에서도 최근 40대 남녀가 음식에 이물질이 들어갔다며 배상을 요구하다 종업원들과 언쟁을 벌이는 등 큰 음식점에서는 매월 2~3건씩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업소 관계자들은 “시에서 무조건 과태료 처분을 할 것이 아니라 정말 음식에 문제가 있는지, 신고 내용에 거짓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영업정지 처분을 할 경우 업소당 수십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만큼 행정처분을 신중히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日 우경화, 국력 약화의 증거”

    “日 우경화, 국력 약화의 증거”

    최근 일본 사회의 우경화 현상은 약화된 국력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안보 전문가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진정한 문제는 일본이 지나치게 강력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약해지고 국내 지향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나이 교수는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가 정확하다면 총선에서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 것이라며 “일본의 대중 정서가 점점 더 국수주의적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일본은 1930년대의 군국주의 사회와는 전혀 다르다.”면서 “문제는 일본이 강대국으로서의 입지를 지킬지, 아니면 2군으로 밀리는 것에 만족할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세계 2위 경제국 자리를 중국에 빼앗긴 데다 200%를 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과 인구 노령화, 출산율 하락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바라봤다. 또 정치가 지난 20년간 정체 양상을 보이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더욱 편협한 태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 교수는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대신 국내로 몸을 돌려 반동적·대중영합적 국수주의를 추구한다면 이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도 더 나쁜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온건한 민족주의가 제어를 통해 정치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국수주의적 분위기가 상징적이고 대중영합적인 입장으로 귀결되면서 주변국들의 적대감만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또한 자국 내에서 국수주의의 부활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양국의 극단적 민족주의자들이 서로를 먹여 살리면서 번영을 저해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짝퉁 원전부품 919개 추가 확인

    품질검증서를 위조해 원자력발전소에 납품된 미검증 부품이 919개나 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울진 4호기에도 짝퉁 부품이 사용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위조 품질검증서 사건을 조사 중인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 과정에서 위조 품질검증서로 납품된 계전기, 퓨즈, 스위치 등 53개 품목, 919개 부품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중 34개 품목 587개 부품은 현재 울진 3·4호기와 영광 3·4·5·6호기에 설치돼 있다. 울진 4호기는 이달 초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짝퉁부품 조사결과 발표 당시 포함되지 않았던 곳이지만 증기발생기 결함으로 1년 가까이 가동이 정지된 상태다. 이에 따라 추가로 정지되는 원전은 없을 전망이다. 이로써 위조 품질검증서로 납품된 원전 부품은 지금껏 290개 품목 8601개로 늘어났다. 실제 원전에 설치된 부품도 170개 품목 5820개 부품에 달했다. 품질검증서 위조와 관련된 국내 업체도 납품업체 9개와 브로커 업체 1곳 등 10개 업체가 드러난 상태다. 원안위는 “이번 조사 결과는 한수원에 등록돼 있는 12개 해외 품질인증기관 모두로부터 받은 회신 결과를 바탕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관 합동조사단은 2003~2012년 한수원에 납품된 일반 규격품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한수원의 구매 계약 시스템과 하청업체 관리 시스템에 대한 점검작업을 벌이고 있다. 원안위 관계자는 “위조검증서와 관련된 모든 부품을 교체하도록 한수원에 지시했다.”면서 “추가 조사 과정에서 짝퉁 부품과 업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귀국선은 오지 않았다…조국은 사할린을 버렸다

    귀국선은 오지 않았다…조국은 사할린을 버렸다

    “귀국선은 오지 않았다. 1945년 전쟁이 끝난 뒤 사할린에는 ‘이제 곧 귀국한다’, ‘조선인이 먼저 떠난다’는 소문이 퍼져 있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속임수에 지나지 않았다. 1949년 7월 23일 마지막 일본인들을 태우고 간 귀국선 ‘운센마루’는 돌아오지 않았다.” 파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 귀국선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열여덟 살 청년. 그는 이제 팔순의 노인이 됐다. 경기 안산시 고향마을 영주귀국노인회의 고문 성점모(81)씨는 “일본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러시아 사할린(당시 일본령)으로 끌려간 강제동원 피해자 1세대의 후손이었다. 2010년 12월 가까스로 아버지의 나라에 돌아왔지만 망향의 설움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일본은 “1965년 한·일 협정에 따라 사할린 동원자의 재산권은 소멸했다.”며 보상을 거부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버티기에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참다 못한 사할린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2295명은 지난 23일 “국가가 사할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성씨는 이 자리에서 사할린 동포들의 수난사를 기록한 수기 ‘망향의 반세기, 사할린 동포의 눈물 젖은 과거’를 서울신문에 제공했다. 성씨의 아버지는 하루 12시간 넘게 도로 건설에 노동력을 착취당했지만 우편저금 등의 명목으로 빼앗긴 임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수기에는 한인들의 고통과 분노가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하루 한 줌도 안 되는 콩밥과 간한 청어 한 토막으로 2년을 버텼다. 분노를 참지 못해 반항하면 아이구… 때리고 또 때리고 죽도록 얻어맞았다.”(사할린 탄광에서 일했던 이기복) “어렸을 때 그물로 멸치를 잡던 일이 어제 같다. 그 멸치를 삶은 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으면 왜 그렇게 맛이 있던지.… 한 번이라도 가봤으면 한다.”(노동에 시달리다 현지에서 사망한 울산 출신 김길용) 광복 이후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황국신민화정책’을 통해 일왕에 충성을 강요했던 일제는 전쟁이 끝나자 사할린 동포들의 국적을 박탈한 뒤 모르쇠로 일관했다. 소련은 노동력 확보를 위해 이들을 억류했다. 그들의 모국은 힘이 없었다. 동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소련 국적을 취득하거나 무국적자로 남았다.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배상의 길이 열리는가 했지만 사할린 문제는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성씨는 “그때 ‘조선이라는 것은 잊어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제서야 모국에 대한 그리움을 잠시 접고 러시아어를 배워 모스크바 법과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모국 대신 생존을 택한 이들을 새롭게 가로막은 것은 이념 갈등이었다. 북한과 소련은 한국 정부와 교류가 없었다. 사할린 동포들은 일본과 소련에서 귀향 운동을 시작했다. 경기도 출신 도만삼씨는 1977년 소련 공산당위원회 앞에 가서 “한국으로 보내 달라.”고 외쳤다. 소련은 어쩐 일인지 “귀국 준비를 하라.”고 답했다. 그러나 배를 타고 도착한 곳은 두만강 기슭이었다. 북한 장교가 ‘환영 인사’를 건넸을 때 도씨는 충격에 휩싸여 기절했다. 성씨는 “도씨 등 조선인 40명이 북한으로 추방된 뒤 한인사회는 공포에 휩싸여 귀향에 대한 말은 입 밖에도 낼 수 없었다.”고 적었다. 귀향의 꿈은 1980년대 고르바초프가 소련 사회를 개방한 뒤에야 찾아왔다. 1990년 6월 제주도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과 소련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있었다. 그해 한국 가수들이 찾아와 사할린에서 위문 공연을 가졌다. 성씨는 “너무 늦었지만 드디어 잃었던 모국을 찾았다.”면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눈시울을 적셨다.”고 회고했다. 1992년부터 영주귀국 사업이 시작돼 지난 3월까지 4000여명의 동포 및 배우자, 장애 자녀가 귀국했지만 망향의 한은 지워지지 않았다. “남한 노인들이 말하더군요. ‘사할린 동포들은 사할린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나랏돈을 받는다’고. 나라를 잃고 설움 속에 헤맨 우리들의 고통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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