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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원자력·방사선 엑스포 개최

    세계 원자력·방사선 엑스포 개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16일 열린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에서 한국수력원자력 직원(왼쪽)이 참가자에게 원자력 발전소 설비를 설명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2015 공직박람회-우리 부처, 이런 일 합니다] 전기·가스료 결정하고 수출길 넓혀 주는 산업통상자원부

    [2015 공직박람회-우리 부처, 이런 일 합니다] 전기·가스료 결정하고 수출길 넓혀 주는 산업통상자원부

    내가 내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어디서 결정할까. 세계 각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우리 제품의 수출길을 넓혀 주는 곳은? 해외에서 기업들에 애로 사항이 생기면 어디로 가야 할까. 노후화된 공장을 정보통신기술과 결합해 지능형공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자율 주행 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등 에너지 신사업에 투자해 자원 빈국 한국의 안정적인 성장과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곳은 어디일까. 이 모든 게 ‘실물경제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 통한다. 1948년 상공부로 시작해 가난한 나라 한국을 ‘수출 강국’으로 이끈 경제 발전 핵심 부처다. 산업부는 2013년 3월 기존 지식경제부에 통상교섭과 FTA 업무가 추가되면서 산업·무역·통상·에너지정책을 기획, 총괄하는 주무 부처가 됐다. FTA정책은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비롯해 뉴질랜드, 베트남 등과 FTA를 체결해 세계 경제 영토를 73.5%(총 52개국)까지 넓혔다. FTA 체결은 관세 절감 등을 통해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비관세장벽을 없애 신흥 시장을 개척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산업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메가 FTA’와 중남미 6개국, 중동 등 신흥 유망 시장에 대한 신규 FTA를 적극 추진해 우리 기업의 수출 시장을 다변화시키고 외국인 투자를 적극 끌어낼 계획이다. 산업부는 신성장 동력 확충을 위해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 혁신(3.0)을 주도하고 있다. 2020년까지 정보기술(IT)을 융합해 생산성을 극대화한 스마트공장 1만개를 보급하고 무인 항공기와 자율 주행차 등 융합 신제품의 조기 시장 선점을 위해 내년까지 융합실증특구를 도입할 예정이다. 사물인터넷 등 8대 제조 기술에는 2017년까지 민관 공동으로 연구·개발(R&D) 자금 1조원을 투자한다. 블루오션인 에너지 신사업 정책도 진두지휘한다. 원자력, 화력 등 기존 에너지 발전에 대한 지역 민원과 환경오염, 에너지 수급 우려를 없애고 내년에 에너지 신사업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 발전소에서 버려지는 온배수열을 활용해 작물 재배에 활용하고 전기차와 태양광 대여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산업부는 정책의 스펙트럼이 다양한 만큼 업무 시야를 넓히는 데 매우 유리하다. 일맥상통하는 정책을 같은 업무라도 다른 시각에서 볼 기회가 많다는 뜻이다. 한 국장급 공무원은 “전통적인 공무원 업무와 달리 산업부는 수출 첨병 역할을 했던 ‘상사맨’처럼 기업, 국민 등 정책 수요자들과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위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뛰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조직 문화도 격이 없고 개방적이다. 무역 통상 업무를 하다 보니 세계 각지 50개 대사관의 주재관(상무관)으로 근무할 기회도 많다. 통상 업무는 특히 여성 공무원들의 선호도가 높다. 강경성 산업부 운영지원과장은 “고도의 전문성과 세심함이 필요한 통상 업무에는 여성 인력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해마다 사무관 20여명을 포함해 40여명을 새롭게 채용한다. 통상(FTA)·에너지·전산 분야에서는 석·박사급 민간 경력직 비율도 높이고 있다. 산업부 ‘터줏대감’인 산업정책실과 산업기반실은 업계의 애로 사항과 규제 완화를 위한 진취적이고 ‘열린 마음’이 필수다. 이해 당사자가 많은 원전, 전기 정책 등을 기획하는 에너지자원실은 갈등 조정 능력과 소통이 최우선 덕목이다. 산업부 인원은 총 1291명, 올해 예산 규모는 8조 2981억원이다. 표준정책을 만들고 제품 안전 관리를 담당하는 국가기술표준원, 불공정 무역 행위를 조사하는 무역위원회, 경제자유구역기획단 등 7개 소속 기관이 있다. 산하기관은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등의 에너지 공기업 12개와 코트라 등 준정부기관 15개, 강원랜드 등 기타공공기관 13개 등 총 40개로 정부 부처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국원자력산업회의, 이희수교수 초청 “중동 정세와 원전시장 확대 이슬람 문화 이해” 강연회

    한국원자력산업회의(회장 조석,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 사장)는 제182차 원자력계 조찬강연회를 오는 22일 오전 7시30분 팔래스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다. 한국형 대형 원자력발전소의 UAE 해외 최초 수출에 이어 금년 사우디아라비아와 SMART 상용화를 위한 파트너십 추진 등으로 중동 국가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움직임을 반영하여 이날 조찬강연회에서 이희수(사진)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중동 국가의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최근 중동 정세와 원전 시장 확대를 위한 이슬람 문화 이해”를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한국원자력산업회의는 국내외 원자력산업 관련 현안문제나 관심사항 에 대해 원자력계 관계자간의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원자력계 조찬 강연회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8] 곰탕과 설렁탕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8] 곰탕과 설렁탕

    한국인은 국물에 주식인 밥을 말아 먹는 특징을 지녔다. 뜨거운 뚝배기의 국밥을 후후 불며 한 그릇 비워야 뭐를 먹은 것 같다. 그 대표적인 국밥에 곰탕과 설렁탕이 있다. 비슷한 맛의 고깃국인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는 무엇일까. 또 나주곰탕은 일반 곰탕과 무슨 차이가 있나. 곰탕은 우리말 ‘고다’에서 나온 말이다. 곰국이라고도 하는 곰탕은 가마솥에 물을 붓고 소고기의 사태, 곱창, 양, 곤자소니와 무, 다시마 등을 넣고 푹 끓인다. 곤자소니는 소의 대장 끝으로 기름기가 많은 부위다. 반면 설렁탕은 도가니, 양지머리를 기본으로 우설, 허파, 지라 등과 함께 사골과 소머리뼈 등 잡뼈를 넣어 허연 국물이 나올 때까지 곤다. 국물 찌꺼기를 걷어내며 몇 번씩 끓인다. 둘 다 살코기보다 주로 잡육을 많이 쓰기는 하는데, 곰탕이 비교적 누런 국물이라면 설렁탕에는 소뼈가 들어가 뽀얗다. 본래 곰탕은 간장으로 간을 하고 설렁탕은 소금으로 입맛에 맞췄다. 둘 다 먹을 때 파를 넣어 맛을 더하고 반찬은 깍두기만 있으면 된다. 설렁탕에는 밥과 함께 국수를 넣기도 한다. 소는 고조선 시대에도 키우기는 했지만, 풀이 많지 않은 우리 땅에선 귀한 고기였다. 곰탕이나 설렁탕 역시 조선 시대에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양을 먹기 위해 국물을 이용한 일종의 장국밥이다. 설렁탕은 조선 때 매년 경칩이 지난 첫 번째 해(亥)일, 축(丑)시에 동대문 밖에서 임금과 신하들이 백성들과 함께하는 신농제를 지내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임금이 먼저 쟁기를 세 번 민 다음 정승 등도 뒤따라 농사짓는 시범을 보인 뒤 소와 돼지 등을 잡아서 백성과 함께 국밥을 먹었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소 사육 정책에 따라 소고기를 싸고 쉽게 접했다. 그 덕분에 서울 무교동과 청계천 수표교를 중심으로 가마솥을 걸어 놓은 곰탕집과 설렁탕집이 늘었다. 따라서 곰탕과 설렁탕은 흔치 않은 서울 음식 중 하나다. 그때는 사대문 인근 밭에서 나는 조선무가 꽤 맛있었다고 전해진다. 깍두기의 무는 한양의 것을 제일로 치고 김장용 배추인 호배추는 중국과 가까운 개성의 것을 으뜸으로 여긴다. 곰탕은 6·25전쟁 이후 전국적으로 퍼졌다. 다만 만드는 방법은 지역의 입맛에 따라 조금 달랐다. 전남의 나주곰탕, 경북의 현풍곰탕, 경남의 마산 곰탕, 황해도의 해주 곰탕 등이 유명하다. 함경도에는 독특한 가리국이 있다. 현풍곰탕과 마산 곰탕은 고기를 넣기 전에 설렁탕처럼 사골로 깊은 맛의 육수를 내는 게 특징이다. 또 소의 잡육도 듬뿍 넣는다. 소고기 곰탕과는 다르지만, 또 다른 장국밥으로 대구의 육개장, 부산의 순대국밥도 있다. 영산강을 끼고 있는 나주에는 사연도 많다. 일제강점기 때 나주에는 군납용 통조림 공장이 있었다. 일제는 고기는 통조림에 쓰고 가죽으로 군용 벨트와 신발, 가방 등을 만들었다. 통조림 공장에서 식용할 수 없는 내장 등 부산물은 버려졌는데, 이를 마을 사람들이 주어 고깃국을 만든 게 나주곰탕의 효시다. 탕을 끓이며 부산물의 비릿한 노린내를 잡기 위해 국물 위에 뜨는 누런 기름기를 밤새 걷어냈다. 그 결과 영양이 더 뛰어나면서도 단백한 나주곰탕이 탄생했다. 어머니의 놀라운 지혜가 아닐 수 없다. 영산강과 나주 일대에는 청동기 후기부터 1000년 가까이 존속했던 신비의 집단이 거주했다. 많지 않은 유물과 유적을 보면 선진적 문명을 영위했던 사람들이었다. 장례에 쓰인 분묘의 경우 한반도나 만주 일대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옹관묘를 사용했다. 옹관묘는 대형 항아리 2개를 서로 붙여 시신을 담은 묘를 말한다. 그때는 고열에서 항아리를 굽는 것만 해도 어려운 기술인데, 큰 항아리를 상용했다는 게 신기한 일이다. 당시 영산강은 지금보다 강폭이 훨씬 넓고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가 마치 지중해와 비슷했다. 따라서 강과 바다, (나주)평야를 모두 끼고 있던 만큼 물산이 넘쳐났을 것이다. 더구나 이들은 남중국과 일본 규슈, 오키나와, 동남아 등과 해상교역을 했다. 나주인은 비슷한 시기인 그리스 문명기의 지중해인처럼 풍요로운 해상 세력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6세기 한성백제(서울 송파·경기 하남)가 사비(충남 부여)로 천도할 때 역사 속에서 지워진다. 300여년 후 영산강과 나주는 다시 역사에 등장한다. 왕건이 고려를 창건하기 전 후백제의 견훤과 세력을 다툴 때 나주를 공략하기로 했다. 나주는 후백제 도읍인 완산주(전주)의 배후 지역이다. 왕건의 밀사는 나주의 토착 귀족을 몰래 찾았고, 후백제를 치는 데 협조를 구한다. 군주의 뒤통수에서 배신하라는 것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나주인들은 왕건을 순순히 따른다. 야사에서는 개성의 해상 세력인 왕건이 “오랜 인연을 지닌 해상인들끼리 뭉쳐야지, 왜 조상의 원수인 북방계 부여인(백제)을 따르느냐”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직전의 해상 세력인 (통일)신라기의 장보고도 개성과 나주를 잇는 정신적 지주였다. 왕건을 도운 귀족은 나주 오씨의 시조가 되고, 그 딸이 장화왕후가 된다. 곰탕 한 그릇에 진한 얘기가 배어 있다.   <눈물은 왜 짠가> 시인 한민복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 둬라.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소비자의 선택] 사과

    [소비자의 선택] 사과

    사과는 과일의 대명사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과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정도다. 한가위 선물로 사과상자가 오가는 것은 우리 민족의 오랜 미풍양속이다. 4000년 전부터 재배해 온 것으로 알려진 사과가 우리나라에는 1901년 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보급됐다. 북위 30~50도 지대에서 자라는 한대성 식물이어서 일교차가 큰 고랭지에서 많이 재배된다. 각 지역마다 최고 명품 사과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각종 품평회 휩쓴 당도 높은 청송사과 경북은 전국 최대 사과 주산지이다. 재배면적과 생산량 모두 전국의 60%를 넘는다. 이 중에서도 ‘청송사과’는 전국 사과 가운데 최고의 브랜드를 자랑한다.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품평회에서 최고상을 휩쓸었다.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청송사과’는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좋으며 육질 또한 단단해 씹는 맛이 일품이다. 평균 당도가 16브릭스로 타지산보다 월등히 높다. 빛깔이 곱고 과즙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농약이나 화학비료 대신 산야초와 농업부산물 등 유기질 비료 등을 사용해 친환경적으로 재배되는 것도 고품질 사과 생산에 한몫한다. 청송사과에는 ‘꿀맛 사과’ 또는 ‘명품 사과’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다른 지역산 사과보다 10~20% 더 높게 값이 형성되고 있다. 청송군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1994년 청송의 지명과 사과를 합성한 ‘청송사과’를 특허청에 상표 등록했고 2007년에는 지리적표시제 등록까지 마쳤다. 또 매년 서울광장에서 청송사과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청송 꿀맛사과 전국산악마라톤대회도 열고 있다. 청송에서 생산되는 기능성 사과인 폴리페놀사과와 비타칼슘사과 등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러시아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추석사과의 대표 선수 장수사과 장수사과는 대한민국 대표 추석사과로 유명하다. 전국 추석사과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9월에 출하되는 품종인 ‘홍로’가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를 제공한 것도 장수사과다. 해발 400m가 넘는 고랭지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타 지역보다 빨리 시장에 출하된다. 장수사과는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사과 재배기술을 배워 와 타 지역보다 5년 이상 앞선 재배기술을 자랑한다. 물 맑고 공기 좋은 청정 고랭지의 지역 특색을 살려 당도 높고 과즙이 풍부하며 아삭거림이 뛰어난 고품질 사과를 생산한다. 가락동 농산물시장 등에서 ‘특별대접’을 받는다. 강서구 장수농업기술센터 과수연구팀장은 “장수사과는 출발은 타 지역보다 늦었지만 앞선 재배기술로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시장에서 인정받은 상품”이라며 “특별히 배합한 유기질 비료와 타 지역보다 월등히 적은 병충해 소독으로 고품질 저공해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토밭서 생산하는 국가대표 예산사과 충남 ‘예산사과’는 전통적으로 유명하다. 국내 사과 재배 초기인 1920년대 초 고덕면에서 처음 재배됐다. 예산사과는 맛이 좋고 당도가 뛰어나며 향이 진하다. 수분이 많고 식감이 아삭아삭하다. 예산은 국내 최대 예당저수지가 있고 토질이 대부분 황토여서 질 좋은 사과를 생산하는 데 적격이다. 고산지대에서 생산되는 사과들보다 색깔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이 흠이다. 대부분 추석 전에 출하하는 조생종 ‘홍로’와 나중에 따는 ‘부사’를 재배한다. 올해 1월부터 태릉선수촌에 들어가 ‘국가대표’ 사과가 됐다. 러시아에 수출도 한다. 2008년에는 예산농산물유통센터를 설립해 ‘애플리나’라는 브랜드로 출시하고 있다. 박주석 센터장은 “예산은 오랜 역사만큼 재배 노하우가 뛰어나 질 좋은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면서 “외국인이 더 좋아하고 수출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달착지근한 뉴질랜드산 ‘엔비’와 속까지 빨간 스위스산 ‘레드러브’를 들여와 재배했고 올해 출하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 출신인 탤런트 정준호 부부가 예산사과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맛, 향, 빛깔 고루 갖춘 명품 충주사과 충북 충주사과는 명품사과로 불린다. 맛과 향, 빛깔 등 3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어서다. 과육이 단단해 저장성이 좋은 것도 장점이다. 충주사과의 품질이 뛰어난 것은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은 충주 지역 날씨 때문이다. 농산물파워브랜드 대상, 자랑스러운 명품대상, 세계명품브랜드 대상 등 잇단 수상기록이 충주사과의 품질을 보증한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2003년 충주시 동량면 대전리에 사과과학관을 건립했다. 1912년 재배를 시작한 충주사과의 정통성과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세워졌다. 사과와인, 사과국수, 사과막걸리, 사과순대 등 사과를 응용한 식품 80여점도 개발했다. 충주에는 1997년 조성된 5.8㎞의 사과나무 가로수도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사과는 지역 복지시설에 전달된다. ●신맛 없고 큰 밀양 얼음골 꿀사과 밀양 얼음골사과는 영남의 알프스로 불리는 천황산·가지산 자락에 위치한 경남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 일대에서 생산된다. 다른 평지 지역에서 생산되는 사과보다 당도가 높고 산도는 낮아 달고 신맛이 없으며 크기가 크다. 일명 꿀사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기후·지형·토양이 사과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덕분이다. 성분 분석 결과 밀양 얼음골 사과의 당도는 14.06으로 전국 평균 13.3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밀양 얼음골사과가 생산되는 산내면 지역은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형태로 해발 1000m가 넘는 높은 산 아래 15~30%의 경사가 진 구릉지여서 주·야간 일교차가 크다. 개화는 빠르고 수확은 늦게 할 수 있어 경쟁력 있는 고품질 사과를 생산할 수 있는 조건이다. 밀양 얼음골사과는 2006년 정부에서 인증하는 지리적 표시 등록 제24호로 등록된 데 이어 지리적 단체포장 등록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얼음골 일대의 자연환경 때문에 사과맛이 우수하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다. ●기온차 커 꿀이 가득 밴 양구 펀치볼 사과 휴전선을 지척에 둔 최북단 강원 양구 해안면 ‘펀치볼 사과’는 꿀사과로 유명하다. 밤낮의 기온차가 12~13도에 이르다 보니 당도가 다른 지역 사과보다 월등히 높다. 펀치볼 사과는 서리를 맞추어 육질에 꿀을 바른 것 같은 ‘홍로’와 과일 세포마다 고르게 당도를 유지시키는 ‘부사’ 두 가지 품종이 주로 생산된다. 육질이 아삭하면서 단단해 저장성도 최고로 꼽힌다. 이듬해 4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결실기인 가을철 강한 햇빛으로 색깔도 선명하다. 지난해에는 전국 과수 품질평가 사과 부문(홍로) 우수상을 수상하며 공식 명품사과로 인정받았다. 주변에는 공장지대 등이 없고 무공해, 유기농으로 재배된다. 위도가 높아 한겨울 모든 것이 얼어붙지만 작은 분지로 이뤄진 펀치볼 지역은 사과나무가 얼지 않고 생존이 가능해 5~6년 전부터 대량 사과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아내의 나라’ 우즈베키스탄 찾은 그 남자의 결혼기

    ‘아내의 나라’ 우즈베키스탄 찾은 그 남자의 결혼기

    14일부터 전파를 타는 KBS 1TV ‘인간극장-닐루, 너는 내 운명’은 연극배우 황건(37)씨와 우즈베키스탄 바이올리니스트 닐루파르 무히디노바(21·이하 닐루)씨의 국경과 나이를 초월한 결혼 이야기를 담았다. 황씨는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17년차 베테랑 배우다. 대학로 연습실에서 무대에 올릴 작품을 준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닐루씨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바이올린 영재로 촉망받던 여인이다. 둘은 2년 전, 우즈베키스탄 오케스트라와의 합동 공연에서 처음 만났다. 알 수 없는 운명에 이끌린 두 사람의 사랑은 무대에서 시작돼 국경을 넘고, 열여섯 나이 차도 극복했다. 지난해 겨울, 혼인 신고를 마쳐 법적으로 부부가 됐지만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다. 황씨는 올여름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아름다운 그녀와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러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했다. 그를 기다리고 있을 아내를 만나기 위해 7시간 반 비행기를 타고 타슈켄트에 도착했다. 고려인인 장모는 사위 왔다고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국수를 내왔다. 장인도 아들처럼 맞아주고, 특별 하객으로 함께한 지인들도 따뜻하게 환대해 줬다. 비로소 부부가 된 두 사람은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다. 황씨가 주연을 맡은 뮤지컬 공연에 닐루씨도 바이올린 연주자로 참여하면서 단 하루도 떨어져 있지 않게 됐다. 황씨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우연히 만난 닐루는 운명처럼 내 인생에 들어왔다. 나 하나 믿고 한국 땅에 온 신부를 위해 더 힘을 내 달릴 거다. 나의 사랑 닐루, 너는 내 운명”이라고 말했다. 14~18일 오전 7시 50분 방영.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공공기관 환경영향평가 미이행 심각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공기업 등 공공기관이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토교통부 소속 및 산하 공기업의 미이행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 미이행 적발 건수를 분석한 결과 전체 731건 중 공공기관이 60.6%인 443건을 차지했다. 정부·지자체가 268건, 공기업이 175건이었다. 이 중 국토부 소속 기관인 국토관리청의 적발 건수가 129건으로 전체 적발 건수의 17.6%, 공공기관 위반 건수의 29.1%를 차지했다. 빈번하게 적발된 사업자로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5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익산지방국토관리청(44건), 한국수자원공사(34건), 한국도로공사(30건), 한국토지주택공사(28건) 등의 순이었다. 상위 5개 업체가 국토부 소속 또는 산하기관으로 이들의 위반 건수(193건)가 전체의 26.4%에 이르렀다. 환경영향평가 시 사업자는 환경부와 협의를 거쳐 환경 보전 방안 등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적발 시 조치 명령이 내려지고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2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최근 5년간 미이행으로 과태료가 부과된 공공기관도 21곳이나 됐다. 민 의원은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최소화하고자 했던 환경 훼손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선제적인 환경 훼손 방지 조치를 공공기관에서조차 소홀히 여기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한국수출입은행, 케냐 초중등학교 건립 후원금 8천만원 전달

    한국수출입은행, 케냐 초중등학교 건립 후원금 8천만원 전달

    글로벌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 www.childfund.or.kr)은 지난 9일 SBS대회의실에서 한국수출입은행(은행장 이덕훈)으로부터 아프리카 희망학교 건립을 위한 총 80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받았다. 이번 후원금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 국내 NPO 단체들과 ‘희망TV SBS’가 함께 진행하는 ‘아프리카 희망학교100개 짓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달됐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케냐 타카라 지역의 카마란디 초중등학교의 건물을 개보수하고 증축하는 등 현지 아동들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카마란디 초중등학교가 위치한 케냐 타카라는 전체 인구의 3분의 2가 빈곤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역으로 아동들이 양질의 교육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마란디 초중등학교 학생들은 먼지 가득한 흙벽 교실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책상과 교재 또한 부족해 학교 건물의 개보수 작업과 함께 교보재 제공이 시급한 상황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번 학교 증축 사업을 통해 더 많은 아동들이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타카라 지역내 교육 소외계층 아동들의 진학률 및 이수율을 높일 계획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원조사업을 연계해 개발도상국 지역사회개발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으며, 향후 아프리카 지역의 구호개발사업에 지속적으로 후원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외여행 | 몽골-여자들만의 캠핑 7 Days in Mongolia⑤후이 덜렁 후닥 Hui Doloon Hudag

    해외여행 | 몽골-여자들만의 캠핑 7 Days in Mongolia⑤후이 덜렁 후닥 Hui Doloon Hudag

    ●후이 덜렁 후닥 Hui Doloon Hudag Хуй долоон худа 마지막 만찬은 풍성하게 여행의 끝자락. 원래 계획은 울란바토르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마음 가는 대로 아무 곳에서나 캠핑을 하기로 했었는데 밤새 이야기를 나누느라 잠도 부족했고 짐에 가득 묻은 모래의 흔적도 털어내고 싶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몽골에 왔으니 말을 타 봐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다. 우리는 여행사에 문의를 하고 멀지 않은 위치의 게르 캠프를 추천 받았다. 후이 덜렁 후닥의 바얀척드 캠프였다. 후이 덜렁 후닥은 몽골 최고의 축제인 나담축제와 더불어 말경주가 펼쳐지는 지역이다. 말경주는 놀랍게도 4~5살짜리 아이가 같은 나이의 말을 타고 20km의 초원을 달려 결승점으로 들어오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작고 어린 아이들이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린다니! 다 큰 한국의 어른들은 과연 말을 타고 달릴 수 있을까. 어느새 도착한 바얀척드 캠프는 환호성이 나올 정도로 시설이 좋았다. 샤워시설과 식당 또한 훌륭했다. 미소가 환하던 직원은 매우 친절하고 상냥하게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고 텐트와 옷가지에 남은 모래를 털고, 지친 발을 쉬게 했다. 어려 보이는 몽골 아가씨가 다가와 따뜻한 차를 내주었다. 게르가 마치 포근한 나의 집처럼 느껴졌다. 샤워를 하는 동안 그동안 먹고 남았던 마지막 식재료들을 모두 모아 마지막 만찬을 준비했다. 그동안 주로 고기가 많이 들어간 몽골 음식을 먹었던 터라 채소가 먹고 싶었다. 양배추와 오이로 샐러드를 만들고 밥을 하고 라면을 끓였다. 몽골의 마트와 작은 휴게소, 동네 구멍가게 등 어딜 가도 한국 라면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바얀척드 캠프에서는 주방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최소한의 것들만 사용하고 깨끗히 설거지해 두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몽골에 왔으니 말을 타 봐야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고 게르에 돌아와 얼마 안 되어 어느새 해가 졌다. 이동시간이 많아 조금 지쳤지만 게르의 아늑함과 초원의 고요함이 이러저런 고생스러움을 잊게 한다. 게르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몽골의 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하늘을 수놓는 은하수의 끝을 따라 별똥별이 떨어지고 달빛을 넘어 하나하나의 별들이 빛나고 있다. 게르 캠프의 불이 모두 꺼지고 사위가 고요한 어둠 속에 잠기자 별들은 더욱 찬란히 빛나기 시작했다. 고요한 밤을 보내고 컨디션을 회복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몇 마리의 말이었다. 안전 수칙을 꼼꼼히 숙지하고 헬멧과 보호장비를 착용했다. 각자 조심스럽게 말에 올라타 보니 며칠 동안 지겹게 본 초원이 다시 한 번 다르게 느껴졌다. 말 주인이 이끄는 대로 천천히 말을 타고 초원을 거닐었다. 아주 잠깐, 아주 조금 속도를 내어 달려 보긴 했지만 상상했던 것처럼 멋지게 초원을 달릴 수는 없었다. 무엇이든 안전이 제일이고 이곳의 사람과 동물들에서 폐가 되지 않도록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말들은 순했다. 따각따각 나를 태우고 걷는 말을 쓰다듬으며 ‘고마워’ 하고 인사를 건넸다. 우리의 여정을 함께했던 예쁜 빈티지 차에 조심스레 올라타 기념사진을 찍고, 게르의 사람들과도 기념사진을 나누어 가졌다. 몽골 사람들은 때로 무뚝뚝해 보이기도 하는데 조금 가까워질 타이밍이 있다면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해보자. 무뚝뚝함은 사라지고 환하게 웃는 얼굴의 몽골 친구를 카메라에 담게 될 것이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 Travie writer 봉현, 최윤정 큐레이터 일러스트 봉현 사진 Travie photographer 이승무 취재협조 몽골리아 세븐데이즈 www.mongolia7days.com, 미야트 몽골항공 www.miat.com, 02 756 9761 동경의 이유를 헤아리다 최윤정 어린 시절부터 나에게는 막연하게나마 대륙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바다가 없으되 하늘과 마주한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이 있고, 행성의 일부 같은 사막과 작지만 거친 수풀로 뒤덮인 초원, 이러한 풍경이 선사하는 바는 먼 옛날 저 초원을 따라 실크로드가 생기고 서로 다른 문화, 이질적인 문화들이 결집한 국제적인 도시들이 생성되고 또한 이후 소멸되는 과정들을 상상하게 하였다. 반도의 땅, 또한 분단으로 인해 섬과도 다를 바 없는 한반도의 좁은 지형에 살면서, 나에게 중앙아시아는 사통팔달의 행로에서 일어났음직한 무수한 서사들에 대한 동경을 갖게 하여 문학적인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더욱이 좋은 신비적 장소가 되었던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초원 한복판, 아련하게 전설의 증거들을 담은 유적지들을 탐사하면서 나의 ‘막연한 동경’의 이유를 헤아려 볼 수 있었다. 우리의 여정에는 과거 몽골제국의 수도였던 카라코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튀르크(돌궐)제국의 유적지와 에르덴주의 불교 사원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도착했던 그곳들은 그야말로 과거의 환영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몇날 며칠이고 망부석처럼 지새면서 교감하고 싶은 심정을 자아내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그 첫 심경을 나는 잊지 못한다. 지나고 보니 아쉬운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몽골을 다녀온 나에게 새로 붙여진 별명이 있다. ‘몽골유학생 캠퍼, 최큐’, 낯선 이들과 동행한 사막에서의 트레킹이며 호수에서의 캠핑, 그 와중에 우정도 발견하고 의리도 발견하고 친구도 생겼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몽골역사 및 유적, 문화에 대한 많은 공부를 선행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기는 하였지만, 이번 여행 덕분으로 다시금 대학시절 읽었던 중앙아시아의 역사책을 다시 펼쳐 들었고, 더불어 그들의 현재, 그리고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다. 그 정도는 되어야 새로 생긴 별명이 보다 막역해지지 않겠는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시간 봉현 몽골에서 보낸 일주일은 짧았다. 하지만 긴 시간 꿈을 꾼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뜨거운 햇살만큼 강렬했으며 하늘만큼 푸르렀고 초원만큼 아득한 시간이었다. 마냥 편안하기보다는 조금은 고되고 어려웠기에 함께했던 사람들과도 서로를 더욱 배려하며 여행할 수 있었고 뻔하고 흔한 관광코스가 아니었기에 우리들만의 특별한 일정표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여행을 떠나오기 전 몽골에 대한 이미지는 단순했다. 말과 유목민, 초원 그리고 빛나는 별 정도였다. 그러나 몽골을 여행하고 난 후에 기억되는 순간들은 사뭇 다르다. 볼이 빨간 유목민 아이의 웃음, 초원을 달리는 말과 양의 건강한 움직임, 손에 잡힐 듯이 구름을 비추는 햇빛, 게르의 따뜻한 온기 그리고 그 위로 펼쳐진 별을 보며 우리가 함께 나누었던 시간들. 몽골 여행이 어땠냐고 물어 오는 친구들에게 쉽게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마냥 좋다고 할 수는 없는 불편함도 있었지만 마냥 힘들었다고만 할 수 없을 만큼 즐거움 또한 컸기에. 그들에게 결국 이렇게 말했다.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마음이 답답하고 일상이 지루한 사람들에게 몽골로 떠나 보라고 말하고 싶다. 탁 트인 초원과 하늘 아래에서 친구의 웃음과 함께 바람을 맞고 별을 보면서 조금은 쑥스럽고 솔직한 마음을 담은 기도를 하고 싶다면 친구들 서너 명과 함께 몽골로 떠나 보라고 말하고 싶다. 배낭에는 내 한 몸 누일 텐트와 침낭, 나만의 밥그릇과 수저를 넣고, 친구들과 함께 나눌 것들은 푸짐하게 꾹꾹 눌러 담아서. 무겁지만 가뿐한 걸음으로 몽골로 떠나는 바로 그 순간, 꿈을 꾼 것만 같은 아름다운 기억들을 현실에서 맞이하게 될 것이다. ▶travel info 몽골 캠핑을 위한 소소하고 중요한 TIP ! 미야트 몽골항공 미야트 몽골항공MIAT Mongolian Airlines이 인천에서 울란바타르로 가는 직항편을 매일 두 편씩 운행하고 있다. 성수기에는 목, 금, 일요일에 밤늦은 시간대 항공편이 추가되기도 한다. 비행시간은 3시간 남짓. 기내식이 입맛에 잘 맞고 항공기 내부도 깨끗하고 아늑하다. 02 756 9761 www.miat.com 푸르공 차량 구하기 몽골의 대중교통은 러시아, 중국을 잇는 기차 외에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무조건 차를 대절해야 한다. 몽골은 가는 곳이 길이고 차량에 네비게이션이 없기 때문에 행여 직접 렌트할 오기는 부리지 말자. 소수 여행이라면 여행사나 현지 게스트 하우스에 미리 메일로 요청해 러시아제 승합차인 푸르공Furgon을 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몽골인 운전사와 함께 6~7명이 함께 타므로 조금 불편하지만 푸르공 타고 달리는 여행이 진정한 몽골로드투어란 찬사를 받는다. 몽골, 테마로 즐기기 몽골전문 여행사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몽골리아 세븐데이즈는 단연 눈에 띄는 여행사다. 문화 사업을 겸하고 있는 독특한 배경의 여행사 ‘이안재트래블앤컬쳐’의 여행브랜드로 승마, 캠핑, 에코음악여행, 출사여행, 고비기차 여행 등 다양한 몽골 테마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02 6237 3770 www.mongolia7days.com 자외선 차단제 파란 하늘,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몽골은 자외선지수가 매우 높고 건조해 피부와 입술, 머리카락까지 바스러질 정도다. 자외선 차단지수가 제일 높은 걸로 준비하고 입술에도 발라 줘야 한다. 선크림용 미스트도 준비해서 수시로 뿌려 주면 좋다. 천연 벌레 퇴치제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400km 정도 달려 도착한 어기 호수에서의 캠핑은 사진만큼이나 멋지지만 호수 근처의 하루살이떼는 벌레 기둥이 생길 만큼 엄청났다. 호수 가까이보다 한 50m 이상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으면 벌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 마른 말똥을 피우면 천연 벌레 퇴치제가 된다. 생각보다 냄새도 별로 나지 않는다. 충전 몽골은 백야에 가까워서 밤 10시 반이 지나야 해가 지기 시작한다. 게르에 가지 않는 이상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이 없으니 태양열충전기가 있으면 매우 유용하다. 한밤에는 달빛 이외에는 빛이 없다. 헤드랜턴은 필수. 침낭과 에어매트 몽골의 밤은 낮과는 정반대로 기온이 낮고 바람이 거세져서 체감온도는 영하로 뚝 떨어진다. 에어매트는 동계용으로 알벨류가 높은 것으로 준비하고 침낭 또한 간절기용을, 추위를 많이 탄다면 동계용을 준비하는 게 좋다. 화장실 몽골 사막이나 오지에서 캠핑을 할 때는 화장실이 따로 없기에 백패킹용 에코삽을 꼭 챙겨 가야 한다. 자기 용변은 자기가 흔적 없이 처리할 것! 가스 어댑터 몽골에서는 스틱형 부탄가스만 팔기 때문에 이소가스용 버너를 쓰기 위해선 몽골에 올 때 가스 어댑터를 꼭 챙겨야 한다. 부시크래프트 몽골에서는 모든 캠퍼들의 로망인 대자연 속에서의 부시크래프트가 가능하다. 남자들 없이 여자들이 부시크래프트를 하려면 직접 사막에서 죽은 나무를 가져와 불을 때고 음식을 하고 하기 위한 소토 같은 캠핑용 라이터, 착화제가 될 고체 연료, 나무 손질용 작은 칼 등이 필요하다. 캠핑기어들 헬리녹스 같은 조립식 의자가 좋고 의자 발에 볼핏 같은 걸 껴야 사막같이 모래로 된 바닥에서 의자가 파고 들어가는 걸 막을 수 있다. 의자가 없다면 가볍고 접기 편한 등산용 방석이나 지라이트솔 같은 일인용 매트도 좋다. 테이블은 롤테이블이 여러모로 사용하기 편리하다. 전체를 밝게 비쳐 줄 큰 랜턴도 하나 있는 것이 좋은데 가스가 스틱형만 팔다 보니 LED 충전식 랜턴이 더 요긴하다. 생활용품 물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물티슈가 필수품이다. 손을 닦거나 그릇들을 정리하는 데 사용했다. 라이터를 잃어버리거나 고장났을 때는 준비했던 성냥으로 불을 땠다. 텐트 칠 때 바닥에 가시가 있는 풀이 많으므로 장갑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음식 사막 등 외곽으로 나갈수록 파는 품목도 적고 구멍가게조차 없는 곳이 많다. 길가에 있는 햄 하나만 달랑 들어 있는 김밥을 파는 작은 가게도 있었다. 출발 전 울란바토르 도심의 마트에서 물과 필요한 식료품들을 사는 것이 좋다. 중심가 마트는 한국의 대형마트와 같기 때문에 쌀, 라면, 고추장, 김치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물은 5리터짜리 페트병으로 넉넉하게 사용하고 바로 먹을 수 있는 500mm 사이즈도 여러 통 샀다. 냉장고가 없기 때문에 쉽게 상하지 않는 양파나 감자, 당근 같은 식재료 위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고기가 필요하다면 진공팩으로 포장된 것을 사거나 근처 게르에서 현지인들에게 소량 구입할 수 있다. 작은 통에 든 고추장이나 조미료들과 함께, 라면이나 스프 같은 인스턴트식품도 구입하자. 양고기 초이반(볶음국수), 호쇼르(몽골식 만두튀김), 보츠(찐 만두), 허르헉(몽골식 양갈비찜) 등의 몽골 음식들이 있는데 거의 모든 음식에 양고기를 쓴다. 양고기가 부담스럽다면 쇠고기로 만든 것들도 있다. 향신료는 거부감이 없는 편이라 괜찮지만 양고기 특유의 냄새나 기름기 많은 음식이 힘든 경우를 대비할 것. 옷+신발 낮에는 덥고 밤에 춥다. 낮에는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을 정도의 얇은 바람막이와 챙 달린 모자가, 밤엔 패딩이 필수! 겨울용 외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추위를 대비해 가져온 스카프를 여행 내내 애용했다. 가시 풀들이 많아 신발은 샌들과 트레킹화 모두 챙기는 것이 좋다. 비가 한번 오면 거세게 퍼붓기 때문에 우산보다는 우비가 더 유용하다. 안전 아무것도 없는 초원에서 여자들끼리 여행하는 것에 걱정스러울 수 있지만 몽골 현지인 가이드와 운전기사가 여행 내내 톡톡히 안내자이자 보호자 역할을 해준다. 한국어를 잘 하는 현지인 가이드는 이번 여행 내내 특별한 친구가 되어 주었다. 에티켓 지켜보는 사람이 없는 초원이라고 해도 캠핑 에티켓은 기본이다. 쓰레기는 종이 한 장까지 거두어 오고, 모닥불을 피우면 불씨 하나까지 둘러보며, 풀을 뜯는 양떼들과 소들이 놀라지 않도록 거리를 두고 바라보자. 아름답고 좋아 보인다면 소중히 지켜 주자. 정리 주안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외여행 | 몽골-여자들만의 캠핑 7 Days in Mongolia①울란바토르 Ulaanbaatar

    해외여행 | 몽골-여자들만의 캠핑 7 Days in Mongolia①울란바토르 Ulaanbaatar

    Mongolia camping 얼마 전에 <천재 유교수의 생활>이라는 만화책을 읽고 기록해 둔 글이 있다. 몽골 유목민들은 여정 중에 ‘어워Ovoo, 일종의 성황당’를 만나면 세 바퀴를 빙글빙글 돌며 기도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만난 몽골 소녀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기도를 하는 이유는 신이 이루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간절하게 꿈을 향해 내가 노력하겠다는 다짐이라고.’ 그 에피소드를 보며 꼭 몽골에 가 보리라 다짐했었다. 몽골로 캠핑 가실래요? 끝없이 넓고 푸른 하늘과 풀과 흙이 펼쳐진 초원, 그 사이를 달리는 우리. 어워에서 빌었던 소박하고도 간절한 소원만큼이나 몽골은 특별한 곳이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세계 곳곳을 여행해 왔지만, 언젠가는 꼭 가 보리라 맘에 담아 두었던 여행지가 몇 군데 있다. 그중 하나가 몽골이었다. 몽골을 떠올리면 막연히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 유목민과 게르가 생각난다. 이런저런 단순하고 당연한 고정관념 덕에 몽골 여행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은 없었다. 마냥 아름다운 하늘과 초원, 말을 타고 바람을 가르는 멋진 나를 상상하며 비행기에 올랐다. 세 시간 남짓의 길지 않은 비행을 하고 도착한 울란바토르 칭기스칸 국제공항은 생각보다 작았다. 공항 밖에서 만난 현지 가이드와 운전사가 안내한 곳에는 빈티지한 디자인의 러시아제 차량 푸르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캠핑 전문가 주안나다 언니와 미술큐레이터 최윤정 언니, 여행작가인 나(봉현)까지 여자 셋이 함께하는 몽골에서의 ‘세븐데이즈’. 몽골에서의 첫 순간부터 우리들은 새로움과 설렘에 떨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어워에 허락을 구하다 사방에 지평선을 끼고 있는 초원을 다니다 보면 그 거리조차 가늠하기 힘든 곳, 곳곳에 오색 천으로 장식된 돌탑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몽골에서는 이를 ‘어워’라고 부르는데, 우리의 서낭당과도 같은 곳으로 이정표 역할도 한다. 그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삶과 자손의 안녕을 기도하는 장소이고, 낯선 자들에게는 그 땅을 지배하는 신령에게 ‘내가 이 땅을 지나가도 되겠습니까’ 공손히 허락을 구하는 장소다. 돌탑을 구성하는 돌무더기뿐만 아니라, 짐승의 두개골, 종교적 장식품, 아끼는 물건들, 미처 다 녹지 않은 초, 사진 등이 ‘어워’ 주변을 장식하기도 한다. 행여나 장난 삼아 재미 삼아 오는, 무작위 다수의 사람들이 어지럽히는 기운 때문에, 신성한 ‘어워’ 주변이 악령으로 덮히기도 한다고. ●울란바토르 Ulaanbaatar Улаанбаатар 캠퍼들의 전초기지 도심에 자리한 선진그랜드 호텔. 낯선 도시의 아늑한 호텔 방에 모여 다음날 일정을 이야기한 후 잠자리에 들었다.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밤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거렸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한국식과 서양식을 모두 맛볼 수 있는 호텔 조식을 든든히 먹고, 마트에 들러 생필품과 먹거리를 구입해 잔뜩 차에 싣고 울란바토르를 떠났다. 인구수보다 차가 더 많다는 울란바토르의 교통정체를 힘겹게 벗어나는 동안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순간 눈을 떠 보니 거짓말처럼 사진으로만 접해 왔던 몽골의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차에 에어컨이 없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왔다. 햇빛은 뜨거웠지만 습도가 높지 않아 끈적임이 없어 더위도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곳곳에 말이 있고 말을 탄 사람이 있고 양떼와 소가 있고 어워와 게르가 보였다. 잠시 멈춰 서서 발을 디딘 몽골의 땅 위에서, 펼쳐진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여자 셋이 두 팔 벌려 뛰기 시작했다. 난감한 문제에 봉착하다 우리의 첫 목적지는 울란바토르에서 350km, 차를 타고 약 대여섯 시간 떨어진 어기호수였다. 비포장도로로 달리는 길은 아름다운 초원의 풍경에도 불구하고 길고 피로했다. 차 안에서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관즈’가 나타났다. 한국의 휴게소 같은 개념이지만 제대로 된 휴게시설이라기보다는 몽골인들의 집 겸 식당이다. 그곳에서 양고기 덮밥과 고기완자 그리고 당근과 감자로 만든 샐러드, 양고기를 넣은 국수 등 몽골의 음식을 맛보았다. 도시의 레스토랑에서 먹은 잘 구워진 양고기 스테이크와는 다르지만 투박하고 짭짤한 것이 꽤나 맛있었다. 음식과 함께 수테차소젖을 넣은 몽골식 밀크티를 끓여 만든 전통차를 주전자 가득 내준다. 몽골을 여행하다 보면, 제일 난감할 때가 화장실을 가야 할 때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초원을 달리던 중에 차를 멈추고 볼일을 봐야 할 때는 우산이 필수다. 긴 치마를 위에 입는 것도 좋다. 땡볕 아래에 나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 부끄러워 관즈에서 해결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금물. 관즈의 화장실은 아래를 차마 내려다볼 수 없을 정도로 깊고 어두운 구멍에 널판지 몇 개를 올려놓은 것이 전부다. 우리는 차라리 초원의 풀들에게 실례를 범하겠노라며 그렇게 몽골에 적응해 가기 시작했다. 음양이 조화된 몽골의 국기 몽골의 국기를 보면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잇는 무구의 형상과 음양의 조화를 상징하는 문양이 그려져 있다. 여러 종교의 유입에도 불구하고 몽골의 풍토에는 샤머니즘과 불교 등이 가장 적합하여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종교는 삶의 방식과 다르지 않다. 바람도 물도 하늘도 땅도 그리고 초원에 함께 살아가는 동식물 모두 하나하나 의미를 지닌 신이자 신의 자손이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 Travie writer 봉현, 최윤정 큐레이터 일러스트 봉현 사진 Travie photographer 이승무 취재협조 몽골리아 세븐데이즈 www.mongolia7days.com, 미야트 몽골항공 www.miat.com, 02 756 9761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서울광장] 과실이 잘 영근 가을을 기다리며/이동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과실이 잘 영근 가을을 기다리며/이동구 논설위원

    무덥고 지겨웠던 여름이 한 발짝 물러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가을 냄새가 묻어난다. 릴케는 ‘가을날’이란 시에서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라고 했다. 대한민국의 2015년 여름도 그랬다. 참으로 길게 느껴졌다. 더위야 여느 때와 별반 차이가 없었겠지만, 지난여름이 유난히 길게 느껴진 것은 우리를 화나게 한 일들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죄할 줄 모르는 아베 일본 총리는 우리가 광복 70년의 축제를 즐길 때에도 “일본의 젊은 세대에게 더는 사죄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우리의 부아를 돋웠다. 8월의 마지막 날에는 극우 신문 산케이가 우리 국민들을 다시 화나게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못 마땅히 여기며 명성황후의 비극을 거론하는 등 국수주의적인 망언을 쏟아냈다. 같은 민족인 북한은 잊을 만하면 느닷없이 우리의 뒤통수를 치며 국민들을 분노케 해 왔다. 이번 여름엔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북한은 한여름 복더위에 목함지뢰로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준 것도 모자라 접경 지역에 포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고도 일주일가량을 전쟁의 공포 분위기로 몰아넣었다. 원칙을 지키며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우리의 기세에 눌려 고위급 회담에 응할 때까지 온 국민의 심리적 체감온도를 2~3도쯤은 족히 올렸을 것으로 짐작된다. 여기에 심심찮게 등장한 국회의원과 교사들의 성추문 등 사회 지도층의 잇따른 일탈 행위도 지난여름을 길고도 무덥게 느끼게 했다. 무엇보다 국민들을 지치게 만든 것은 노동개혁을 둘러싸고 벌였던 정부와 노동계의 지루한 줄다리기가 아니었나 싶다. 노동개혁은 ‘정부 4대 부문 개혁’의 첫 번째 과제로 꼽힌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 청년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일반해고 기준 완화 등을 노사정 대타협으로 일궈 내겠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이는 내년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이 일반화되면 청년들의 일자리 구하기가 현재보다 훨씬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고용절벽’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에 따른 것이다. 현재 청년 실업률이 10.2%에 달한다고 한다. 전체 실업률 4.1%의 2배가 넘는다. 마지못해 학업을 연장하는 등 억지로 실업자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청년들까지 포함한다면 체감실업률은 무려 23%에 이를 것이라는 게 현실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와 노동계는 지난여름 내내 입씨름만 거듭하다 8월 중순 이후에야 겨우 노사정위원회의 대화를 복원하는 등 온 국민의 애를 한껏 태웠다. 여름의 햇살이 뜨거우면 과일과 곡식은 잘 익는다고 했던가. 무더위로 지쳐 갈 때쯤 가을바람 같은 시원한 소식들이 이어졌다. 남북 고위급회담이 타결돼 남북한 긴장감은 한순간에 녹아내렸고 이산가족 상봉이란 뜻밖의 과실도 얻었다. 실로 오랜만에 남북 화해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 70주년 기념식 참석으로 한·중·일 정상회담의 물꼬를 트고 덩달아 통일 논의에 대한 기대감마저 부풀어 올랐다. 이제 마지막 남은 더위의 끝자락만 보내면 된다.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위의 대타협이 더위를 가시게 하는 가을바람이 돼야 한다. 노동계는 설사 정부와 해결 방법이 다르다 해도 타협을 위한 노력을 보여 줘야 한다. 대기업들의 참여 또한 현재보다는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상당수 대기업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신규 채용 인원을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한 것은 노동개혁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우리의 미래이자 자식들인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자는 명분에 노사정은 반대할 이유가 없다. 방법의 차이만 극복하면 될 것이다. 가을엔 곡식과 과실을 거둬들이는 게 순리다. 다음달 20일부터 시작되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정례화되고, 한·중·일 정상회담도 남북 통일의 기운을 상승시키는 가을바람이 돼야 한다. 가을이 가기 전에 노동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으로 온 국민이 기다리는 ‘단맛이 짙은 포도주’를 만들어 내야 한다. 릴케가 주문했던 ‘들판의 과실을 익게 하는 남국의 햇살’은 정부의 몫이 아니겠는가. yidonggu@seoul.co.kr
  • 해외여행 | [CRUISE] JAPAN | TAIWAN-짱우의 크루즈 여행

    해외여행 | [CRUISE] JAPAN | TAIWAN-짱우의 크루즈 여행

    둥근 바다 높은 구름 내 꿈도 둥실둥실 사실…아빠도 우리가 타는 크루즈가 얼마나 큰지 잘 몰랐나 보다. 18층 높이, 290m 길이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63빌딩보다 크다. 이렇게 큰 배를 처음 본 아이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짱우가 아빠, 엄마, 누나와 손잡고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다. 일본 고베항에서 출발해 오키나와-타이완 화련, 까오슝, 기륭을 돌고 온 8박9일 프린세스 크루즈 여행. “아빠~! 크루즈가 뭐야?” “음… 아주 커다란 배야.” “얼마나 큰 배야?” “음… 아파트만큼?” 짱우 가족회의 끝에 프라이버시가 뭔지 모르는 막내가 애칭 ‘짱우’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사진모델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막 유치원에서 어린이 입문을 준비하고 있는 6살 짱우는 레고를 제일 좋아하고 생야채를 기피하는 애교 많은 막내다. ●Family Cruise 크루즈는 가족여행에 안성맞춤 물론 어르신들이 여유롭고 편안한 크루즈 여행을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가족여행을 간다면, 아이들과 함께 다녀야 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이처럼 편하고 여유로운 여행도 없을 것이다. 편하다. 배를 타는 순간 체크인하는 선실은 끝까지 변하지 않는다. 일정이 길어도 중간에 짐을 다시 풀고 챙기는 수고가 없다. 먼 바다로 항해는 계속되지만 배는 집과 같은 안식처가 된다. 여유롭다. 다음 여행지로 가기 위해 시간 맞춰 터미널이나 공항을 찾아가거나, 버스 안 좁은 좌석에 앉아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 배 위에서 먹고 놀고 쉬다가 아침에 잠에서 깨어 창밖을 보면 이미 다음 항구에 도착해 있다. 오랜만에 가족들끼리 똘똘 뭉치기에도 최고다. 하선하기 전에는 멀리 가봤자 배 안이다. 훈련 잘된 선원까지는 아니더라도, 넓은 배 안에서 시간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려면 가족의 화합이 우선이다. 둥근 수평선이나 멋진 석양을 보고 있노라면 평소에 나누지 못했던 얘기들도 오간다. 항구를 벗어나면 인터넷도 따라오질 못한다. 스마트폰 청정지역이다. 유료 선내 와이파이가 있지만 오랜만에 핸드폰을 손에서 놓으니 마음이 넉넉해진다. 흡연 공간이 없진 않지만 대부분 금연구역이니 가족건강에도 좋다. 크루즈는 비싸다는 인식이 많다. 물론 유럽과 같은 장거리 크루즈의 경우 비싼 항공료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일본 중국 동남아 등지를 둘러보는 실속형 크루즈를 검색해 보면 생각보다 가격대가 합리적이다. 크루즈 여행은 선내의 푸짐한 식사와 볼거리, 놀거리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수영장, 극장, 뷔페식당, 키즈클럽까지 승객과 승무원 포함 최대 3,700명까지 탑승이 가능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정말 크다. 길치라면 배 안에서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처음 배를 타면 어디가 앞이고 뒤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모든 층이 앞뒤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어떤 층은 중간에 막혀 있기도 하다. 짱우와 함께 즐긴 크루즈 안은 어땠을까? ●FOOD & DINING 뷔페, 코스요리… 아이스크림도 공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안에는 다양하고 훌륭한 식사가 차고 넘친다. 룸서비스도 시킬 수 있다. 가장 편안한 곳은 아침부터 늦은 시간까지 자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호라이즌 코트 뷔페식당(14층)이다. 수석요리사가 진두지휘하는 주방에선 전 세계의 음식과 달콤한 디저트의 유혹이 끊이질 않는다. 뷔페식당을 나오면 아이스크림 숍이나 그릴 바에서 무료로 아이스크림, 피자, 핫도그, 팝콘 등을 주문할 수 있다. 바로 옆에 노천극장과 수영장까지 있어 아이, 어른 모두에게 인기가 최고다. 자리에 앉아 종업원의 서빙을 받으며 우아하게 정찬 코스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5개의 다이닝룸(사보이·비발디·인터내셔널·산타페·퍼시픽문, 5~6층)을 이용하면 된다. 디너는 선상카드에 표기되어 있는 대로 지정된 시간대에 지정된 다이닝룸에서 먹을 수 있다. 런치도 정찬식사가 가능한데, 주로 인터내셔널 다이닝룸에서 선착순으로 제공된다. 이곳에서는 애프터눈티타임(3시30분~4시30분)에 차와 쿠키, 간단한 케이크도 준다. 추가요금을 내면 좀 더 업그레이드된 식사도 가능하다. 사바티니(7층), 스터링 스테이크하우스(14층), 카이스시(7층) 등이 선내 고급레스토랑인데 1인당 25달러(어린이는 12.5달러) 정도의 입장료가 붙는다. 대신 입장만 하면 요리 개수에 상관없이 맘껏 주문할 수 있다. 카이스시는 초밥 주문량에 따라 별도의 요금이 계산된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스터링에서 두툼한 스테이크를 양껏 먹을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레스토랑은 사바티니인데, 이탈리아 본점은 미슐랭 가이드에도 소개됐다고 한다. 세련된 인테리어 속에서 오징어 튀김, 로브스터 등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예약은 필수다. 이밖에도 무료는 아니지만 개성 있는 바와 카페가 여러 곳 있어 한잔의 여유를 가질 수도 있다. ●ENTERTAINMENT & HEALING 별빛 아래 즐기는 야외 영화관 넓은 크루즈 안에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들이 지천이다. 짱우에게 크루즈 안에서 가장 즐거웠던 기억을 물으니 첫 번째로 꼽은 곳이 유스 센터다. 어린이를 돌봐 주는 유스 & 틴센터(15층)는 가족여행객에겐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이곳을 발견했을 때 아이는 반색을 하고 부모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유스 센터 덕분에 어른들도 나름대로 여유로운 크루즈 여행을 누릴 수 있었다. 3~7세, 8~12세를 위한 프로그램이 있고 옆에는 18세 이하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따로 준비되어 있다. 점심, 저녁 한 시간씩을 제외하고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아이들과 놀아 주고 가르쳐 주고 간식도 준다. 부모가 기항지 관광을 나가면 하루 종일 봐 주기도 한다. 흥미로운 만들기 교재도 갖추고 있으며 각종 체험교육과 이벤트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친절한 선생님들이 열심히 놀아 주는데 무료라서 미안할 지경이다. 이만한 외국어 교육도 없다. 선생님이나 같이 노는 아이들의 국적도 다 달라서, 아이들은 놀면서 외국어 몇 마디는 배워서 온다. 안전도 철저하다. 벨을 누르고 확인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각종 알레르기 여부, 선상에서 옥외 활동시 선크림을 발라 줘도 되는지, 사고시 바로 병원에 데리고 가도 되는지 등 엄격하고 자상한 규정을 갖추고 있다. 아이를 맡기면, 부모에게 삐삐를 주고 비상시엔 연락이 온다. 두 번째로 짱우의 사랑을 받은 곳은 야외 영화관 무비 언더 더 스타스(15층)다. 바다 한복판에서, 바람 솔솔 부는 밤하늘 별빛 아래 편안한 선베드에 앉아서 담요를 덮고 팝콘이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대형 스크린의 최신 영화를 보는 저녁은 좋은 추억이 된다. 프린세스 극장(6~7층)도 빼놓을 수 없다. 하루 두 번 무료공연이 열리는데 뮤지컬, 매직 쇼부터 팝 바이올리니스트, 댄스대회 수상자, 팝페라 가수의 공연 등 프로그램이 다채롭고 수준급이다. 낮에는 셰프의 쿠킹 쇼와 주방견학, 백스테이지 투어 등 이색 이벤트도 있다.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는 멋진 로비와 3개 층을 연결하는 우아한 계단이 일품인 아트리움(5~7층)은 크루즈의 다운타운 같은 곳이다. 선장 환영 칵테일 쇼부터 각종 연주회와 이벤트행사가 항상 열리는 만남의 광장이다.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모든 쇼핑센터도 밀집해 있으며 수시로 깜짝 할인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어른들을 위한 공간으로는 카지노와 나이트클럽이 있다. 카지노(6층)는 공해 상에서만 운영이 되고 낮 시간에는 1,000달러 상당의 상금이 걸린 빙고게임이 열리기도 한다. 밤에 절정인 나이트클럽(17층)은 배 뒤편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낮에도 손꼽히는 전망을 자랑한다. ●POOLS, SPORTS & SPA 배 위에서 여유로운 수영을 승객이 많아서 수영장에 자리나 있을까 했는데 배 위에서 즐기는 물놀이는 생각보다 붐비지 않고 여유롭다. 배 안에 워낙 다양한 시설도 많고 기항지 관광이 있는 날은 한산하기까지 하다. 풀도 여러 곳이다. 배 중앙에 실외 풀과 실내 풀(14층) 두 곳이 있고, 배 뒤쪽에 하얀 물거품이 이는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멋진 풀이 있으며, 피트니스 센터(15층)에 작은 수영장이 하나 더 있다. 배 앞에 위치한 풀(9층)은 승무원 전용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이나 조깅이 하고 싶다면 7층 데크가 제격이다. 한 바퀴 반을 돌면 1km니 제법 운동이 된다. 특히 7층 데크는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야외이면서 그늘도 넉넉하고 편안한 의자도 충분하다. 항해를 만끽하며 독서와 사색이 가능한 망중한의 장소다. 한쪽 편에는 흡연구역도 마련되어 있다. 좀 더 본격적인 운동을 하고 싶다면 피트니스 센터(15층)를 가보자. 전용수영장과 자쿠지, 무료사우나와 샤워시설도 있어서 가족이 많다면 좁은 객실 샤워실보다 이곳이 낫다. 단, 아이들은 입장이 제한된다. 스피닝, 필라테스 등 유료 프로그램도 있다. 운동화 대여는 하지 않는다. 옆에 자리한 뷰티숍은 유료지만, 바다를 바라보며 머리를 할 수도 있다. 시설이 좀 더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VIP용 사우나가 따로 있는데 기간제 회원권을 사야 한다. 이밖에도 일본식 노천탕이 일품인 이즈미(15층)가 있는데 90분 이용에 15달러를 받는다. 성인전용 휴식공간인 센츄어리도 유료다. 또한 영화관 스크린 뒤에 숨은 미니골프장(16층), 농구코트(18층), 탁구대(14층) 등 배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레저공간들을 만날 수 있다. 항구에서 시작되는 또 다른 여행, 기항지 관광 밤새 바다를 항해한 크루즈는 아침이 되면 새로운 여행지로 승객들을 안내한다. 이른바 기항지 관광. 이번 크루즈의 경우 일본의 고베항에서 출발해 오키나와, 타이완의 화련, 까오슝, 기륭 등지에 닻을 내렸다. 기항지 관광 안내데스크에 가면 선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가격대의 관광프로그램을 살펴볼 수 있다. 가격이 부담스럽거나 자유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각 지자체에서 크루즈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시내에 다녀올 수도 있다. 단 하나, 흠이라면 크루즈 여행의 기항지 관광은 낮 시간대에만 투어가 가능하다. 저녁이 되면 배는 다음 항구로 향하고 승객은 최소한 출발 1시간 전에는 승선을 해야 한다. 물론 승객은 내려도 되고 안 내려도 된다. 배 안에만 있더라도 출입국 수속은 챙겨야 한다. 예를 들어서 고베에서 오키나와로 이동할 때는 같은 일본이라 상관이 없지만, 오키나와에서 타이완으로 출발을 할 때는 배에서 내리지 않고 쉬던 승객들도 선사의 안내에 따라 출국수속을 마쳐야 한다. 다시 일본 고베항으로 돌아오면 입국신고서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 프린세스 크루즈에서는 타이완 입국시 승객들의 여권을 받아서 보관하고 여권카피와 선상카드로 간소화된 출입국 절차를 제공한다. 관광을 위한 환전은 미리 해가는 편이 좋다. 크루즈 안의 환율은 좋은 편이 아니다. ▶travel info CRUISE Inside 짐 태그 항구에 도착하면 2,000명 이상이 수속을 하기 때문에 정신이 없을 수 있다. 선사에서 보내 주는 짐 태그를 가방 손잡이에 미리 붙여 놓으면 항구에서 크루즈 수속과 함께 방까지 배달 서비스를 해준다. 여행이 끝나고 하선할 때도 마찬가지. 항구 도착 전날 밤 11시까지 방문 앞에 짐 태그가 붙은 큰 가방들을 내놓으면 항구에 미리 짐을 내려 준다. 환영만찬 보통 승선 둘째 날 저녁엔 선장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이 열린다. 남자는 정장을, 여자는 드레스를 입어야 한다. 이런 격식을 차리는 행사를 귀찮게 생각하는 승객들도 있겠지만 매일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뷔페식당만 가는 것도 지겹다. 크루즈를 탔으면 한 번쯤 멋 부리고 파티를 즐겨 보자. 칵테일도 주고 주방장이 특별히 공들인 코스 요리도 나온다. 정장이 부담스러우면 재킷 정도만 걸쳐도 좋고, 드레스가 없으면 원피스도 무방하다. 오히려 잔뜩 멋 부리고 파티를 즐기는 외국인들을 보면 나도 좀 신경 쓸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안전교육 배를 타면 저녁식사 전에 뱃고동이 짧게 7번, 길게 1번 울린다. 배를 타면 한 번은 꼭 받아야 하는 안전교육 시간이다. 비상시 집결해야 하는 객실별 지정 장소와 구명조끼의 사용법을 알려 준다. 각자 타야 하는 구명선도 정해져 있다. 출석체크 후 미 참석 승객은 나중에 꼭 호출하므로 타자마자 참석해야 맘이 편하다. 선상카드와 신용카드 등록 프린세스 크루즈사의 정책상, 탑승객은 객실당 1개의 신용카드를 등록해야 한다. 배 안에서 쇼핑을 하거나 유료시설을 이용할 때 선상카드로 결제하면 등록한 신용카드로 청구가 이뤄진다. 선상카드는 크루즈의 객실 키이자 신용카드이자 신분증이다. 각 객실마다 담당 승무원이 있어서 수시로 청소해 주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묻기도 한다. 팁을 따로 줄 필요가 없다. 1인당 11.5달러의 팁이 하선 전날까지 매일 자동으로 결제된다. 어린이도 똑같이 11.5달러다. 가족여행객이라면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 타자마자 휴대폰으로 100달러 결제문자가 와도 놀라지 말 것. 선사에서 일종의 가결제로 카드를 오픈하는 것이며 나중에 정산할 때 취소된다. 하선하기 전 6층 안내데스크 옆에 있는 무인시스템에 선상카드를 넣으면 총결산내역을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다. 포함과 불포함 포함 | 식당에서 제공하는 대부분의 음식, 물, 커피, 차, 피자, 아이스크림, 아침식사 때 주는 주스, 수영장, 극장, 피트니스센터, 유스 센터 등 각종 시설. 방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최신영화 VOD. (추가비용 없음) 불포함 | 고급식당 몇 곳, 고급 스파, 기항지 투어, 객실 냉장고에 준비된 음료수, 따로 주문해야 하는 술과 탄산음료. 식사 때 미네랄 워터를 주문하면 유료, 레귤러 워터를 달라고 하면 무료. 유료음료를 시키면 웨이터들이 매우 친절하게 서비스해 주는데, 나중에 계산서를 보면 15%의 팁이 추가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추가 비용 있음) * 승선할 때 술을 가지고 탈 수도 있다. 750ml 이하의 와인이나 샴페인은 한 병까지 무료 반입. 그 이상은 병당 15달러의 요금이 부과된다. 선상신문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이 가득한 크루즈 여행을 만끽하기 위해선 정보가 필요하다. 크루즈에서 승객들을 위한 소식지를 매일 아침 각 객실로 배달한다. 프린세스 크루즈는 선상신문 ‘PRINCESS PATTER’를 발행한다. 매일의 특별공연과 레스토랑 운영시간, 기항지 도착 및 출항시간, 각종 댄스 교습과 악기 배우기 등 이벤트, 싱글들을 위한 모임 공지까지 있다. 메디컬 센터 선내에 메디컬 센터(4층)가 있기는 하지만 증상에 따라서 의료비를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외국의 의료비는 비싸다. 감기약, 멀미약 등 간단한 상비약은 미리 준비해 가는 편이 좋다. 글·사진 한정훈 기자 취재협조 프린세스 크루즈 www.princesscruises.co.kr 피치항공 www.flypeach.com/kr, 세양여행사 www.seyangtours.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외여행 | 몽골-여자들만의 캠핑 7 Days in Mongolia②어기 호수 Ugii lake

    해외여행 | 몽골-여자들만의 캠핑 7 Days in Mongolia②어기 호수 Ugii lake

    ●어기 호수 Ugii lake Өгий нуур 오아시스의 반전 도로와 초원을 덜컹거리는 차에 몸을 맡기고 얼마나 달렸을까. 지나온 게르들과는 사뭇 다른 큰 규모의 게르 캠프가 보이고 푸른 호수도 함께 시야에 들어왔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듯 아르항가이 아이막의 호수는 한낮의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게르의 주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게르 근처에 차를 대고 호숫가에 자리를 잡았다. 아르항가이 아이막은 울란바토르와도 가깝고 호수와 산, 초원 등이 어우러져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몽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이자 몽골 사람들도 휴가로 많이 찾는 곳으로 호수에는 이미 열댓 명의 몽골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물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가운데 터를 비워 두고 빙 둘러 각각 하나씩 자신의 텐트를 치고 의자와 테이블을 꺼내 식사를 준비했다. 우리는 몽골에서 산 재료들을 요리해 몽골식 볶음국수를 해 보기로 했다. 몽골인 가이드와 운전사 친구의 조언을 얻어가며 작은 도마 위에서 양파와 당근을 썰고, 버너에 불을 켜고, 냄비를 달그락거리며 몽골에서의 첫 캠핑을 시작했다. 수제비와 칼국수의 중간쯤 되는 가늘고 짧은 몽골식 면과 쇠고기, 야채를 달달 볶아 만든 음식 앞에 각자의 밥그릇과 수저를 꺼내 들고 모여 앉았다. 내 경우는 이번 몽골 여행이 첫 캠핑이었는데, 캠핑 전문가인 언니들이 나에게 한 첫 조언은 ‘캠핑의 시작은 자기 밥그릇과 수저를 챙기는 것부터’라고 했다. 나무젓가락에 일회용 접시가 아니라, 코펠과 가벼운 포크로 맛보는 몽골의 음식으로 인해 여행 기분이 배가 되었다. 술 한 잔을 곁들여 둘러앉아 밥을 먹는, 이 완벽할 뻔한 순간을 방해한 것은 다름 아닌 호숫가에 서식하는 하루살이 벌레들이었다. 이상하게도 음식과 물에는 접근하지 않았지만 셀 수 없이 많은 작은 벌레들에 둘러싸여 있자니 여간 찝찝한 게 아니었다. 말린 풀 덩어리 같은 바짝 마른 말똥을 한데 모아 바람이 부는 방향을 향해 불을 지피니 천연 벌레 퇴치제가 된다. 시원한 물에 발도 담그고 호숫가 근처에 사이트를 구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더라도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잡는 것이 낫다. 텐트 위로 가득한 하루살이들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하루살이들의 역습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해 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호수 위에 낮게 펼쳐진 구름은 분홍빛에 가까운 천국의 색을 보여 주었고 물 위에 그대로 비치는 풍경을 배경으로 우리의 베이스캠프는 더욱 아름다워졌다. 각각의 개성이 드러나는 장비들을 자랑하며 캠핑의 즐거움을 이야기하다 보니 사위가 어두워졌다. 놀랍게도 그때가 밤 10시45분쯤. 그날은 몽골에서 일 년 중 세 번째로 가장 낮이 길다는 날이었다. 호수 위로 낮게 깔린 구름을 아래에 두고 달이 떠올랐다. 마치 손에 닿을 듯 가까이에서 환한 빛을 발했다. 그 달빛 아래서 우리는 초원 위에 매트를 깔고 누워 앞으로의 여행이 더욱 즐겁기를 바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초원에서 지표를 찾다 하염없이 펼쳐진 초원을 달려 목적지를 찾아가는 몽골 사람들을 보며 궁금해진다. 무엇을 이정표로 해서, 무엇을 표식으로 삼고 나아가는 것일까? 앞에는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구름 그리고 땅뿐이다. 몽골을 여행하는 동안 발견한 표지판이라고는 한두 개 정도뿐이었다. 길을 떠나며 마주하는 어워에 기원한 사람들의 흔적을 읽어내는 것일까, 수십수백의 양떼를 몰며 가는 양치기의 발걸음을 찾는 것일까, 혹은 말을 타고 먼 곳을 바라보며 달리는 누군가의 휘파람 소리를 듣는 것일까. 정착하기보다는 자연의 흐름을 따라 살아가는 유목민의 삶. 이들이 이 땅덩이 위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정확한 방향을 설정하고 끌려가기보다는 삶이 자유롭게 이끄는 대로 사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도, 나를 이끌어 주는 표지판 하나가 없을 지언정, 그저 한 걸음, 두 걸음 앞으로 열심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할 때가 있다. 길이 어디 있는지 묻지 않는다. 내 앞에 펼쳐진 드넓은 초원과 하늘이 모두 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한다. 초원의 늑대를 숭배하는 유목민족 과거 몽골제국의 기마군대가 서구를 점령할 때, 서구 사람들의 눈에는 다만 말들이 떼거지로 달려오고 있는데, 그 말들이 좀더 가까운 시야에 들어왔을 무렵, 활을 조준하는 무사들이 말의 허리에서 갑작스레 우뚝우뚝 솟으며 활시위를 당기는 것이었다. 몽골 전사들의 그 용맹함에 가히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경외감과 숭고함과 공포의 세 축이 이 기마민족에 대한 유럽인들의 심경이지 않았을까?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 Travie writer 봉현, 최윤정 큐레이터 일러스트 봉현 사진 Travie photographer 이승무 취재협조 몽골리아 세븐데이즈 www.mongolia7days.com, 미야트 몽골항공 www.miat.com, 02 756 9761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자살 도구’ 번개탄 살때 용도 밝혀야

    경기도와 번개탄 제조업체, 번개탄 유통업체가 ‘자살 도구’로 사용이 급증하는 번개탄 판매 방법을 개선하는 캠페인을 추진한다. 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는 8일 이봉수 ㈜대명챠콜 대표, 강갑봉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과 ‘경기도 생명사랑 번개탄 판매개선 캠페인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경기도 유일의 번개탄 제조업체인 대명챠콜은 번개탄 포장지에 자살예방 문구와 상담번호를 표시하고,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소속 판매 업주는 구매자에게 용도를 묻고 번개탄을 판매하게 된다. 도는 캠페인에 참여하는 가게에 ‘생명사랑 실천가게’ 현판을 부착하고 경기도자살예방센터를 통해 캠페인 가이드라인 제공과 간담회 개최 등을 추진하는 등 캠페인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도는 우선 수원, 안산, 화성, 의정부, 시흥, 안성, 포천 등 7곳을 중심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내년에 31개 모든 시·군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른바 ‘번개탄 자살’은 2008년 한 유명 연예인의 자살 이후 급증하는 추세로 2007년 전국 87명이었던 번개탄 자살 사망자가 2013년에는 1825명으로 21배 증가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한수원 “삼척에 원자력발전소 유치 어려울 듯”

    주민투표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원자력발전소 예정 부지 철회를 요구해 왔던 강원 삼척시가 원전 신규 건설 예정 지역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원전 부지 선정에 대한 정부 결정이 번복될 경우 향후 국가 정책 수립에 관한 지역 갈등 확산과 사회적 비용 낭비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삼척에는 원전 유치가 어려울 것 같다”면서 “지방자치단체(삼척시)에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원전 유치에 따른) 지원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토지보상공고를 하지 않은 상태다. 이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결정된 원전 예정 부지가 철회 논란 등 난항을 겪는 데 대해 “(원전 부지 선정에 관한) 정책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삼척은 2010년 12월 경북 영덕군과 함께 원전 유치를 신청해 한수원 부지선정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2011년 12월 후보 부지로 선정됐으며 2012년 9월 원전 신규 건설 예정 지역으로 지정 고시됐다. 한수원은 영덕에 남은 원전이 유치될 것으로 봤다. 삼척시가 진행한 지난해 10월 주민투표에서 삼척 주민 85.6%는 원전 유치에 반대표를 던졌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한수원은 오는 10월 아랍에미리트(UAE)와 2009년 12월 수주한 20조원 규모의 원전 4기 운영을 위한 인력 공급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한국이 해외 원전을 짓고 운영까지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인당 연봉은 체재비 등을 포함해 최소 2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운영될 원전 1기의 지원 인력은 200명으로 총 800명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한수원은 설명했다. 이번 원전 운영지원 계약(OSSA) 규모는 최소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건설비 20조원 수주외에도 인력 지원 등 일자리 창출을 포함한 직간접적 경제 효과는 수백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어르신 평생교육·청소년 적성 멘토링… “마을 공동체 되살릴 것”

    [자치단체장 25시] 어르신 평생교육·청소년 적성 멘토링… “마을 공동체 되살릴 것”

    대전 유성구 하면 으레 온천과 환락을 떠올린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고 휘황찬란한 밤의 불빛은 여전하지만 요즘에는 신흥 교육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노은·도안신도시 조성으로 젊은 세대가 대거 유입되면서 교육은 이곳의 핵심적인 화두가 됐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교육 또한 초석을 어떻게 잘 다지는지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를 지휘하는 사람이 허태정(50) 구청장이다. 복지도 그의 중요 관심사다. 유성구에는 대덕연구단지는 물론 KAIST, 충남대, 한밭대 등 대전의 3개 국립대가 모두 몰려 있다. 이곳에서 일하다 퇴직한 이들이 적잖고 식자층이 많아 복지를 소홀히 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교육과 복지는 허 구청장이 젊었을 적 고민했던 문제와 맞닿아 있다. 그는 이른바 ‘386’, 아니 지금은 ‘586’이다. 그 세대의 많은 학생이 그렇듯 충남대 철학과에 다니던 허 구청장도 학생운동의 한복판에 있었다. 1988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며 검찰청을 점거해 구속되기도 했다. 그가 당시에 고민했던 사회 모순을 줄이는 방법의 하나가 교육이었다. 허 구청장은 “좋은 교육을 통해 자라나는 세대에게 건강하고 합리적인 생각을 길러 주면 사회의 불합리한 모습도 끝내는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분야로 봤다.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일은 좋은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고 그들이 행복할 때 사회 갈등도 줄 것으로 판단했다. 이 때문에 초선 구청장 때부터 교육과 복지에 매달렸다. 재선이지만 두 분야는 완벽할 수 없는 문제다. 다만 허 구청장은 완벽에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할 뿐이다. 지난달 31일 기자가 동행한 허 구청장의 행선지는 노인들의 교육과 복지가 한데 어우러진 현장이었다. 유성구 노인복지관에서 열리는 평생교육원 2학기 개강식이다. 허 구청장은 “주민들이 평생교육에 관심이 많아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며 “지식인이 많은 지역 특성 때문에 경로당을 찾을 때면 늘 말을 조심한다”고 말했다. 그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할머니·할아버지들의 풍물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복지관에서 배운 것을 개강식 축하 공연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징과 꽹과리 소리가 조화를 이뤘고 중간중간 ‘얼쑤’ 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노인 200여명이 의자에 앉아 이를 지켜봤다. 공연이 끝나자 사회자가 “잠자는 시간 빼고 늘 움직이는 것 같은 구청장입니다”라고 말하자 박수가 연달아 터졌다. 허 구청장은 마이크를 잡고 “내 아들놈이 공부를 징그럽게 안 해서 ‘야, 노인복지관 어르신들한테 (향학열을) 배우라’고 한다”며 노인들의 뜨거운 학구열을 치켜세웠다. 이 복지관 평생교육원에서는 노인들에게 풍물뿐 아니라 컴퓨터, 요가, 노래도 가르친다. 개강식에 참석한 유흥휘(75·구암동)씨는 “허 구청장이 자주 찾아와 고칠 게 있으면 메모했다가 고쳐 주고 친구처럼 어울려 노인뿐 아니라 젊은이들도 좋아한다”면서 “얼굴이 선하고 말을 잘하는 것도 노인들이 맘에 들어 한다”고 귀띔했다. 허 구청장은 개강식이 끝나자 복지관 구내식당을 찾았다. 할머니들이 한창 점심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할머니가 “청장님이 오늘 배식 당번인데”라고 하자 허 구청장은 “생채에 밥 비벼 먹으면 맛있겠다. 요리사 모자 줘 봐요”라고 맞장구치며 친구처럼 어울렸다. 학생운동을 하던 ‘전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할머니들은 “버스 정거장에 캐노피 만들어 줘서 고마워”라고 합창했다. 복지관 앞 승강장에 캐노피를 설치해 비를 피하게 해 준 일을 칭찬한 것이다. 일을 거들던 허 구청장은 “오늘은 바빠서, 다음에 또 올게요”라고 말하며 모자를 돌려줬다. 그는 복지관을 찾으면 배식뿐 아니라 노인들과 탁구도 하며 어울린다. 못하는 운동이 없다. 충남 예산군 고향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 핸드볼 선수로 소년체전에 나가기도 했다. 성격이 소탈하다. 유성시장에서 손으로 밀어 만든 칼국수를 틈틈이 즐긴다. 그는 “어릴 때 어머니가 많이 해 주던 칼국수 맛을 잊지 못해서”라고 말했다. 구청장 관용차는 카니발 승합차다. 동승한 기자가 “왜 이래?”라며 정치적 쇼를 의심하자 “안에서 옷 갈아입기 편하고 동승자 많이 태울 수 있고… 좋지 않으냐”고 오히려 타박한다. 2012년 오피러스 고급 승용차를 구청에서 사용하던 카니발로 바꿔 탔다고 한다. 이후 상당수 대전 구청장들도 차를 카니발로 바꿨다고 자랑했다. 허 구청장의 학생·청소년 대상 교육사업은 노인보다 더 다양하다. 오는 17~18일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청소년 진로직업체험박람회 ‘나Be 한마당’이 열린다. 나비효과처럼 청소년의 작은 날갯짓이 지역과 국가를 변화시키는 토네이도가 되라는 뜻에서 ‘나Be’라는 용어를 행사명에 끼워 넣었다. 이것 말고도 청소년의 적성과 진로를 찾아 주는 드림터치, 평생학습센터 직업체험교실 등 프로그램은 많다. 관세청, 삼성중공업 등을 직접 방문해 직업을 체험하는 행사도 계속되고 있다. KAIST 학생들이 청소년을 가르치는 ‘드림 멘토링’도 운영 중이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자치단체 최초로 대학입시박람회를 열었다. 허 구청장은 학교협동조합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교사, 학부모, 학생, 주민이 모여 학교폭력, 왕따, 교복·수학여행 공동구매 등 교육을 고민하는 협동체다. 허 구청장은 이날 노인회 등과 쓰레기 투기를 막을 수 있도록 골목길 등에 화단을 가꾸는 ‘행복홀씨 입양사업’ 협약을 체결했고 다음달 국화꽃축제에 쓸 국화를 키우고 있는 외삼동 양묘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한 뒤 점심을 함께했다. 마을 기업인 ‘초원미래나눔’도 찾았다. 주부들이 차를 팔고 수예 등 수공예와 로컬푸드를 만들어 운영하는 마을카페다. 김은희(56) 대표는 “어느덧 마을 주민의 사랑방이 됐다”며 “청장님이 설립 초기에 많은 도움을 줬고 지금도 수시로 찾아와 관심을 가져 줘 다른 구 마을 기업에서 부러워한다”고 귀띔했다. 허 구청장은 “교육과 복지뿐 아니라 마을 기업과 같은 것이 사라지는 공동체 의식을 되살리는 역할을 해 관심을 쏟고 있다”며 “유성구 면적이 대전의 3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넓어 바쁠 때는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한다. 다행히 호남과 당진~대전 간 고속도로가 지나고 드나들 수 있는 톨게이트가 많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글 사진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왜곡·오류 넘치는 검인정 역사교과서

    왜곡·오류 넘치는 검인정 역사교과서

    위험한 역사시간/이주한 지음/인문서원/416쪽/1만 8000원 역사 교과서가 위태롭다. 정부여당 대표는 최근 국회 대표연설에서 “중립적인 시각을 갖춘 국정 역사 교과서 도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황우여 교육부총리는 “교실에서부터 역사에 의해 국민이 분열되지 않도록 역사를 하나로 가르쳐야 한다”고 맞장구쳤다. 지난 7월 22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동에서 이미 국정교과서 문제를 의제로 다뤘다. 반면 서울대 역사 관련 교수들은 “똑같은 역사 교재로 전국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우리 사회의 역사적 상상력과 문화 창조 역량을 크게 위축시키고 민주주의는 물론, 경제발전에도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교과서 국정화는 유신시대인 1973년 시작해 2001년에 사라졌다.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전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역사에 대한 접근 및 사유의 방법을 획일화하려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역사 왜곡을 초래한다. 이 책은 국정교과서 이전 현재 검인정 역사교과서조차 역사적 사실과 고고학적 증거를 외면하는 등 역사 왜곡과 폄훼가 심각하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고대사를 중심으로 역사의 시간과 공간을 나눠 검인정 교과서, 그리고 교과서 지은이들이 쓴 다른 책까지 낱낱이 해부하며 사관(史觀)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책이 대표적으로 이야기하는 역사 왜곡의 대표적 사례는 한반도 청동기의 시기 규정이다. 기원전 15~30세기까지 올라가는 수많은 고고학 유물과 유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과서들은 일률적으로 기원전 10세기 무렵으로 서술한다. 또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가 고조선이 아니고 위만국(교과서는 위만조선으로 표기)인 이유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제왕운기’ 등의 기록 자체를 부정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 바탕에는 일본의 사서와 ‘삼국사기’ 등의 기록이 불일치하면 일본의 사료에 더 신뢰를 보내면서 나타난 결과이고, ‘단군조선 부정하기’, ‘임나일본부설 조작’ 등을 위한 식민사학의 영향이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자칫 ‘국수주의’, ‘재야사학’ 프레임으로 읽히기 십상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사료에 근거한 역사적 사실 관계조차 외면당하는 현실에 대해 주장이 아닌, 더욱 구체적인 사료들로 대응한다. 단재 신채호는 1908년 대한매일신보에 연재했던 ‘독사신론’에서 “현재 각 학교의 교과용 역사책을 살펴보니 가치가 있는 역사책은 거의 없다”고 일갈했다. 2015년 9월 100년 남짓 전의 한탄이 더 심각하게 반복될 위기에 놓여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허강 중부대 교수 대전서 설치미술전

    ‘금강에서 러시아·유럽까지 달빛으로.’ 대전시립미술관은 다음달 4일까지 설치미술가인 허강 중부대 교수의 ‘달빛드로잉’ 전시회를 연다고 3일 밝혔다. 전시회에는 허 작가의 작품 50여점이 전시된다. 이 작품들은 허 작가가 지난 7월 금강 출발점인 용담댐에서 금강하굿둑까지 뱃길 400㎞ 여정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독일 베를린까지 1만 4400㎞를 열차로 이동하면서 자연 속에 설치했던 모형 달과 설치 장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한 것이다. 허 작가는 “사람은 원래 유목민”이라면서 “먹이를 찾아 다시 떠도는 신유목민의 현실을 거대한 대륙의 자연 속에 아름답고 풍부한 인문학적 이야기와 유토피아 이미지를 담은 달빛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허 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한국수채화협회 공모전 등 심사위원으로 활동했고 2007년 모스크바 자연미술공원 조성, 2010년 한강 난지 생태설치미술 갤러리 등에 참여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호날두, 축구 유망주로 성장한 ‘쓰나미 소년’과 재회

    호날두, 축구 유망주로 성장한 ‘쓰나미 소년’과 재회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가 지난 2004년 동남아 쓰나미 참사 때 어머니와 형제 둘을 잃고도 살아남아 축구 유망주로 성장한 17세 소년과 재회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반다 아체 출신으로 규모 9.3의 지진 여파로 발생한 쓰나미(지진해일)에 가족들을 잃은 마르투니스. 그는 소파를 붙잡은 채 물에 젖은 국수로 허기를 달래고 웅덩이에 고인 물로 갈증을 달래며 21일이나 버틴 끝에 구조됐다. 23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참사가 덮쳤을 때 여섯 살이었던 그는 등번호 10번과 루이 코스타의 이름이 새겨진 포르투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는 “쓰나미가 두렵지 않았다. 가족과 만나고 싶고,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해 세계인의 눈시울을 적셨다. 포르투갈 축구협회는 4만 유로(약 5000만원)를 지원해 마르투니스와 아버지가 살 집을 마련했고 호날두는 성금 모금에 앞장서 그가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참사 3년 뒤에는 인도네시아를 찾아 마르투니스를 만나 격려하고 끝까지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르투니스는 고향의 축구학교에 다니면서 일주일에 사흘씩 영어를 익히는 교습을 받았다. 마르투니스가 지난달 호날두가 프로 초년 시절을 보낸 포르투갈 프로축구 스포르팅 리스본의 유스 아카데미에 입단한 것도 그의 배려 덕분이었다. 호날두는 4일 프랑스와의 친선경기에 앞서 포르투갈 대표팀이 합숙하고 있는 카스카이스의 한 호텔에서 최근 마르투니스와 8년 만에 다시 감격적인 만남을 가졌다며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3일 전했다. 마르투니스는 트위터에 ‘호날두에게 감사. 그가 경기 마치고 다시 만나자고 했다’라고 적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6] 국수와 파스타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6] 국수와 파스타

    국수(면)만큼 거의 세계 전역에서 즐기는 음식도 흔치 않다. 국수의 모양이나 요리법, 곁들이는 고명은 지역의 특징에 맞게 변천했지만, 그 원형은 유라시아 문명 교류의 중요한 상징이다. ●국수, 기원전 5000년 중앙아시아 유목민 음식서 유래 면(麵)은 중앙아시아로부터 전해진 밀가루를 이르는 말이다. 진나라 때 서역인이 ‘밀’이라고 부르는 말을 한자로 음차한 것으로 보인다. 또 국수라는 말은 삶은 면을 물에 헹궈 건져 올린 것을 뜻하는 한자어다. 따라서 밀가루를 반죽해 물에 넣고 삶은 게 면이자 국수다. 국수는 기원전 5000~6000년쯤 중앙아시아 유목민의 음식이었다. 반면 서양인은 기원전 3000년쯤부터 밀가루로 음식을 만들었다. 그들의 주식인 고기에 부족한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위해서다. 국수가 빵보다 역사가 깊은 셈이다. 국수의 유래에 대해 많은 학설이 있지만, 국수가 유목민의 음식인 까닭은 우선 남방의 쌀과 달리 밀은 북방의 건조한 지역에서 자라는 작물이기 때문이다. 반죽한 밀가루를 굳이 수고스럽게 손바닥으로 비벼서 가는 국수 형태로 만든 것은 잠시 머문 정착촌에서 국수를 물에 삶을 때 되도록 빨리 익히기 위해서다. 가느다란 국수가 식감이 좋고 소화도 잘 됐을 것이다. 또 양고기나 마른 야채 등을 넣고 함께 끓여도 잘 어울린다. 다시 이동할 때에는 반죽한 국수만 잘 보관하면 그만이다. 오히려 숙성의 맛을 더할 수 있다. 국수는 기원전 1~2세기 후한 때 실크로드 상인에 의해 동쪽으로 전파된다. 국수는 진과 당을 거쳐 송나라 때 꽃을 피운다. 송의 수도 카이펑에서는 높은 성벽이 사라지고 개방된 국제도시답게 노점이 성행했다. 이 노점에서 국수에 국물을 붓고 고기 절편 등 고명을 얹어 먹었다. ●통일신라~고려초 한반도 유입... 밀가루 귀해 잔치때만 맛 봐 이 시기인 (통일)신라 또는 고려 초 한반도에도 국수가 전해진다. 그러나 우리 땅에선 밀가루가 귀한 식재료였다. 따라서 조선 시대 때까지도 결혼식, 회갑연, 제례일 등 특별한 날에만 국수를 맛볼 수 있었다. 이는 요즘 결혼식장에서 잔치국수를 내놓고 또 일부 지역에선 제사상에 삶은 국수를 올리는 전통으로 이어진다. 우리의 국수 요리는 크게 냉면, 비빔국수, 국수장국(온면), 제물칼국수로 나뉜다. 이 4종에서 무려 60여 가지의 국수 음식이 탄생한다. 우리는 메밀이나 녹두 가루도 국수 재료로 썼다. 함경도와 평안도에는 비빔국수와 냉면이 있다. 황해도 개성은 예부터 부유한 상인이 많이 살던 곳인 만큼 귀한 밀국수를 즐겼다. 지금 밀국수의 본고장은 옛 개성처럼 국제적 항만 도시인 부산이다. 6·25전쟁 이후 미군 원조로 받은 밀가루 덕분이다. 이어 한양에서는 각종 국수 음식이 다 있었지만 특히 전통식 온면을 으뜸으로 여겼다. 온면의 국수는 밀가루 외에도 메밀가루 등을 썼다. 경기도에선 국물이 걸쭉하고 구수한 칼국수를 먹었다. 온면은 삶은 국수를 먼저 그릇에 담은 뒤 맑은 형태의 육수를 부어 깔끔한 맛을 낸다. 반면 제물칼국수는 각종 식재료가 들어간 육수에 국수를 함께 넣고 푹 끓인다. 전라도와 경상도도 만들기 편한 칼국수를 즐겼는데 다만 서해 지역은 조개, 동해나 남해 지역은 멸치, 육수 등 지역 특산물로 맛을 더했다. 까다로운 선비의 고장이라는 안동의 건진국수는 일종의 칼국수이긴 한데, 이를 다시 온면 방식으로 국수를 건져 육수를 붓는 정성을 더 들였다. ●9세기 이슬람 시칠리아 지배하며 국수 유럽에 전파 동양에선 국물과 함께 먹는 국수 음식이 발달된 반면 서양에선 국물 없이 소스를 이용한 국수를 선호했다. 로마 제국이 멸망한 뒤 게르만족, 바이킹족 등이 유럽에서 득세하는 동안 중동에선 신흥 이슬람 세력이 힘을 확장하고 있었다. 이슬람 세력은 중앙아시아도 손에 넣으며 현지 음식인 국수를 받아들인다. 그들은 북아프리카와 스페인을 굴복시킨 뒤 오래전부터 지정학적으로 유럽의 교두보 역할을 하던 시칠리아마저 정복한다. 827년 이슬람군 1만명이 시칠리아 섬에 상륙해 200여년 동안 지배하면서 중앙아시아에서 배운 국수 요리를 처음 유럽 땅에 전파한다. 유럽 남부의 지중해 근처에는 흰 경질밀보다 노란 듀럼밀이 흔했다. 듀럼밀은 단단하고 거칠지만 접착력과 탄력성이 좋다. 우리가 아는 파스타의 노란색 국수 원료다. 스파게티는 300여종에 이른다는 파스타의 한 종류일 뿐이다. 이슬람인들은 듀럼밀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고, 이게 이탈리아 본토인 나폴리 등을 거쳐 오늘날 세상에 퍼진 파스타가 된다. 토마토소스는 남미의 작물인 토마토가 유럽에 전해진 것이 16세기, 식재료가 된 게 19세기 중반인 만큼 나폴리 등에서 소스로 사용하다가 이탈리아계 미국 이주민이 늘면서 확산된 것이다. 그전엔 치즈 가루 등만 뿌려 맛을 냈다. ●흰 경질밀아닌 노란 듀럼밀 사용... 포크 사용문화로 면 길이 짧아져 그럼 왜 긴 가닥의 국수가 마카로니 등처럼 짧고 도톰한 모양의 파스타(쇼트 파스타)로 바뀐 것일까. 또 이슬람권에서는 왜 국수가 거의 사라졌을까. 국수를 먹는 방법의 차이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동양에서는 고대 시절부터 젓가락과 숟가락을 사용했다. 젓가락은 길고 미끌미끌한 국수 가닥 한 올까지 잘 잡을 수 있다. 반면 서양인은 포크를 쓴다. 우리 상식과 다르게 유럽 귀족이 지금과 같은 모양의 포크를 사용한 것은 베네치아 공국 이후였고, 백성은 대부분 손이나 작은 칼을 썼다. 그러니 가느다란 국수 가닥을 잡기에는 불편했다. 따라서 더 굵거나 또는 나사 모양으로 돌돌 감은 국수를 파스타의 재료로 사용했다. 아울러 이슬람인은 손으로 음식을 집어서 먹는 게 전통인데, 끈적끈적한 육즙을 묻혀 미끈거리는 국수는 더 이상 환영받지 못했을 것이다. 옛 이란 원주민은 국수를 이르는 말을 가느다란 ‘실’이라는 뜻과 함께 썼다. 음식은 언어처럼 더 나은 진화를 향해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래서 음식의 원형을 찾는 노력을 하면 인류 문명의 긴 역사가 보일 것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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