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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목식당’ 팥칼국수집, 3개월 뒤에는 바뀌어 있을까 [종합]

    ‘골목식당’ 팥칼국수집, 3개월 뒤에는 바뀌어 있을까 [종합]

    ‘골목식당’ 팥칼국수집 사장이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려는 모습에 백종원이 결국 분노했다. 지난 5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홍제동 문화촌 편의 마지막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날 팥칼국수집은 옹심이를 삶은 물에 팥 베이스를 넣는 등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모습으로 백종원을 답답하게 했다. 백종원은 중국산 팥에서 국산 팥으로 바꾼 팥 옹심이를 맡보며 “확실히 쓴 맛은 잡혀서 맛있어졌지만, 진한 팥 맛은 부족하다”며 아쉬워했다. 이에 사장님은 옹심이 이야기만 반복했다. 백종원은 기존 방식대로 조리하는 사장님에게 “이렇게 하시면 손님들이 아쉬운 평가를 할 수 밖에 없다. 3개월 안에 다시 돌아갈 확률이 80%”라고 말했다. 그러자 사장님은 오히려 “돌아가지 않으면 뭐 해줄 거냐”고 반문했다.백종원은 이 외에도 시제품 옹심이를 쓰는 것을 고집하는 사장님에게 쓴소리를 했다. 백종원은 “팥 전문점인데 직접 옹심이를 빚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이에 사장님은 “빚은 시간도 없고 공간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백종원은 “다른 식당들은 돈을 거저 버는 것 아니다. 그렇게 편하게 장사하는 사람이 어딨냐”고 분노했다. 팥옹심이를 시식해 본 김성주도 “시대가 변했다. 과거의 어머니께서 가르쳐준 맛은 그 시대에 맞는 맛이고, 별미 음식으로 먹게 된 지금 시대에선 팥 음식은 진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고, 사장님 부부는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골목식당’ 팥칼국수집에 분노한 백종원 “이건 망하자는 것”

    ‘골목식당’ 팥칼국수집에 분노한 백종원 “이건 망하자는 것”

    ‘백종원의 골목식당’ 백종원이 변화하지 않는 홍제동 팥칼국수집에 분노한다. 5일 방송되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홍제동 ‘문화촌 골목’의 마지막 이야기가 공개된다. 지난주 방송에서 동남아식 갈비탕 ‘바쿠테’를 한국식으로 응용한 신메뉴 ‘돼지등뼈갈비탕’을 제안 받은 ‘감자탕집’ 아들 사장님은 백대표의 조언을 토대로 신메뉴 연습에 매진했다. 하지만 사장님은 “내놓기가 부끄럽다”며 연신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였고, 이를 지켜보던 백종원은 ‘감자탕집’에 방문해 ‘돼지등뼈갈비탕’을 맛보았다. 직접 시식한 백종원은 크게 놀랐다고. 아들표 ‘돼지등뼈갈비탕’의 맛은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 ‘감자탕집’에는 레트로 듀오 가수 ‘육중완 밴드’가 미리투어단으로 방문했다. 평소 ‘해장국 마니아’로 소문난 육중완은 ‘돼지등뼈갈비탕’ 시식 후 “우리나라에 이런 맛이 있나?”라며 감탄하기도 했다. 백종원에게 불맛 입힌 ‘갈비치킨’ 메뉴를 전수받았던 ‘레트로 치킨집’ 부부 사장님은 일주일 동안 갈비 소스 대량 조리 연습에 몰두했지만, 맛을 잡지 못해 고민에 빠졌는데 그 와중에 ‘천재 프로듀서’ 그레이와 ‘괴물 래퍼’ 우원재가 미리투어단으로 등장했다. 신메뉴 ‘갈비치킨’을 주문한 두 사람은 “거짓말 안 해야겠다”며 솔직한 시식 평으로 모두를 긴장시켰다. 기존의 조리 스타일을 두고 백종원과 신경전을 벌였던 팥칼국수집은 마지막까지 고집을 굽히지 않고. 말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백종원은 사장님 내외에게 “촬영이 끝난 뒤 원래대로 돌아갈 확률 98%”라고 덧붙였지만 아내 사장님은 “내기할까요?”라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백종원을 당황시켰다. 또한, 아내 사장님은 기존 중국산 팥에서 국내산 팥으로 ‘팥’을 변경해 원가가 달라졌다며 “가격을 변경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내 사장님의 말에 백종원은 결국 참지 못하고 “이건 망하자는 거다. 죄악”이라며 분노했다. 한편,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5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당당한 아빠로 살고싶다” 쿨 이재훈, 결혼+두 아이 고백

    “당당한 아빠로 살고싶다” 쿨 이재훈, 결혼+두 아이 고백

    혼성그룹 쿨 이재훈(46)이 두 아이의 아빠라는 사실을 고백했다. 5일 이재훈 측 관계자는 “이재훈이 지난 2009년 여자친구와 결혼을 했고, 2010년 득녀, 2013년 득남했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훈은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오랜 시간 교제한 여자친구와 부부의 연을 맺고 자연스럽게 가정을 이룬 뒤, 자녀들과 가정생활을 하고 있다. 이재훈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숨기려고 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이 사실을 고백할 마땅한 자리나 기회도 없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공개적으로 결혼한 사실과 예쁜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재훈의 아내는 7살 연하 비연예인으로 지인의 소개로 만났다. 장기간 교제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정을 꾸리게 됐다고. 이재훈은 5일 팬카페에 “오늘 그동안 숨겨왔던 사실을 고백하려한다”며 직접 글을 남겼다. 그는 “오랜 세월 한결같은 애정을 보내주신 여러분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지 못했던 건 아마도 제 마음속에 죄책감이 저를 막아 섰던거 같습니다. 이제서야 공개하게 된 저의 가정 이야기에 실망하거나 당혹해 하실 모든 분들에게, 거두절미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먼저 입을 열었다. 이어 “함께 있는 것이 좋았고 미래를 같이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이었다. 특수한 저의 환경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며 기쁜 일과 슬픈 일 모두를 함께 나누고 저를 위해 기도해주는 소중한 사람이었다. 정상적인 과정이라면 그 사람과 함께 할 미래에 대해 많은 분들과 나누고 축복을 구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아이가 생기면서 몇 번이나 고백을 결심했지만 일반인으로서 타인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는 아내를 생각하다 저희 양가 가족 친인척 지인분들만 모시고 아주 작은 결혼식을 조촐히 치뤘다”고 고백했다. 이재훈은 “일반인 아내와 가족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상처를 주고 있는 건 아닌지 많은 생각이 들었고 하루라도 빨리 모든 사실을 고백하고 남편으로, 아빠로 당당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지는 못했지만 한결같이 저를 위해 무한한 크기의 배려와 양보를 해준 아내에게 감사하고, 제 아내가 이 고백으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994년 쿨의 메인보컬로 가요계에 데뷔한 이재훈은 ‘해변의 연인’, ‘애상’, ‘올 포 유’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사랑받았다. 2013년 제주도로 거처를 옮긴 뒤 연예계 활동이 뜸했다. 제주도에서 식당 운영, ‘제주도 고기국수’ 론칭 등 요식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외식업체 ‘서빙 로봇’ 도입 열풍

    외식업체 ‘서빙 로봇’ 도입 열풍

    국내 외식업체들이 매장에 ‘서빙 로봇’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점주들은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소비자들은 사람과의 접촉 없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레스토랑에서 로봇의 활약은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롯데GRS, ‘페니’ 잠실월드몰·광복점 배치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빙 로봇, 키오스크(무인 주문기계) 등 사람의 손길을 최소화한 미래형 음식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8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전년 대비 16.3% 급등한 이후 무인 주문 바람이 거세지더니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앉은 자리에서 점원을 부를 필요 없이 주문·결제를 마치고 음식까지 받을 수 있는 ‘서빙 로봇’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롯데GRS는 지난해 서빙 로봇 ‘페니’를 ‘빌라드샬롯 잠실월드몰점’에 도입한 데 이어 최근 TGI 프라이데이스 광복점에도 등장시켰다. 지난달 31일에는 CJ푸드빌이 LG전자와 공동개발한 ‘LG 클로이 서브봇’을 제일제면소 서울역사점에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클로이 서브봇은 지능형 자율주행 기능이 있어 최적의 동선을 파악해 주문한 음식을 싣고 테이블에 도착한다. 주방까지 침투해 요리를 하는 로봇도 있다. 빕스 등촌점에선 고객이 원하는 식재료를 그릇에 담기만 하면 ‘클로이 셰프봇’이 알아서 국수를 말아 준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끓는물 앞에서 단순 노동을 하는 국수 담당자들의 화상 위험을 로봇이 덜어 주었다”고 말했다. ●배민, 자율주행형 서빙 로봇 전국 18대 운영 이런 추세에 따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1월 자율주행형 서빙 로봇 ‘딜리플레이트’ 렌털 사업을 시작했다. 론칭 두 달여 만에 전국 12곳 식당에서 18대가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서빙 로봇이 사람이 하는 일을 다 대체하지는 못한다”면서 “시범 도입 과정에서 현장의 부족한 점들을 채워 주는 로봇이 계속 개발된다면 단순하고 힘이 드는 작업은 로봇에게 모두 맡기고 사람은 복잡한 조리와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세븐일레븐 ‘푸드드림’ 식품 매출 2배↑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7월 처음 선보인 푸드드림이 ‘종합 생활 쇼핑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14개 푸드드림 점포 매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상품군별 매출 현황에서 평균 40%가 넘던 담배 비율이 21.7%로 줄어든 반면 푸드(도시락·김밥 등), 즉석(고구마·치킨 등), 신선식품 비율은 20.5%로 일반 점포(10.1%)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푸드드림은 21~22평인 일반 점포보다 두 배 큰 약 40평 규모의 넓고 쾌적한 매장에서 즉석식품, 차별화 음료, 신선HMR, 와인 스페셜, 생필품 등 5대 핵심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다양하고 차별화한 상품을 구현한 프리미엄 편의점 모델이다. 고객은 이곳에서 국수와 우동에 육수를 부어 즉석에서 즐길 수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취중생]중국 여성의 일기가 보여준 봉쇄된 우한 일주일

    [취중생]중국 여성의 일기가 보여준 봉쇄된 우한 일주일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 전쟁에서 대부분의 개인은 자기 자신 밖에 의지할 곳이 없다. 국가 체제의 보호는 없다. 나는 다행히 어린 편이지만,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은 이번 전쟁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궈징(29)은 봉쇄된 우한에서 홀로 사는 여성입니다. 그는 중국의 미투 운동에 참여했고, 직장에서 성차별을 겪는 여성들을 위한 법률 지원을 도왔습니다. 우한이 봉쇄된 지난 23일부터는 일기를 써서 페이스북 등에 올리고 있습니다. 우한 사람들에게 보낼 마스크를 전달받는 일도 했습니다. 2019년 11월부터 우한에서 지낸 그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도시가 봉쇄되는 일은 전례가 없고, 누구나 흔히 겪는 일이 아니다”라면서 “사회활동가로서 봉쇄된 도시를 기록하고 싶었고, 나의 삶의 일부분도 담았다”고 밝혔습니다. 우한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그의 일기 일부를 소개합니다. ● 1월 23일 나는 꽤 침착하고 냉정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1월 20일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가 100명이 넘고, 다른 성에서도 확진자가 생겨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그전까지 공표된 내용에서 은폐된 정황이 엿보였다. 그리고 그날부터 우한 거리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여러 약국의 의료용 마스크는 몽땅 팔렸으며, 많은 사람은 감기약을 사들였다. 마침 이때 조금 감기 기운이 있었다. 평소였으면 약 없이 그냥 지나갔겠지만,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섰다. 앞 사람이 감기약 4통 사서 나도 1통을 샀다. 1통에 62위안(약 1만원). 조금 비쌌다. 요 며칠 새 나는 계속 마음을 졸인다. 각지에서 들리는 확진 소식을 보면 대부분 15일 전에 우한을 방문했던 사람이었다. 우한은 전국에서 대학생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다. 1월 중순이면 대학생들이 방학을 맞는다. 게다가 지금은 춘제를 앞두고 역을 오가는 인원이 많다. 그런데도 우한기차역은 엄격히 관리·감독 되지 않았다. 나는 춘절에 집에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지내던 곳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오늘 아침 우한이 봉쇄된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이게 무슨 뜻일까. 봉쇄를 얼마나 이어질까. 무슨 준비를 해야 할까. 모두 알 수 없었다. 최근 화가 나는 소식을 많이 들었다. 많은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입원할 병원은 모자랐다. 열이 나는 환자들은 치료를 받지 못했다. 후베이성의 고위 관료들은 1월 21일 함께 춘제 공연을 관람했다. 친구들은 내게 빨리 물건을 쟁여두라고 했다. 집 밖으로 나가기 싫기도 했고 아직 배달 주문을 할 수 있었다. 배달이 언제 갑자기 끊길지 모른다는 겁도 들었다. 밖이 어떤지 한번 보자는 마음을 안고 문을 나섰다. 거리에는 대부분 중장년층이 있었고, 젊은 사람들은 드물었다. 근처 마트에 가니 계산대 줄이 길었다. 쌀은 이미 거의 동나있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나도 집어 들었다. 어떤 남자는 소금을 많이 샀다. 누군가 왜 그렇게 소금을 많이 사냐고 물었다. 그는 말했다. 혹시 1년 가까이 도시를 폐쇄하면 어떡하냐고. 난 별생각 없이 가방도 없이 나와서 물건을 많이 사지 못했다. 다시 집 밖으로 나오자 조금 전 물건를 사기 위해 경쟁할 때 웃음과 좌절이 떠올랐다. 조금 두려워졌다. 길거리에 보이는 노인들은 이런 상황에서 더 힘겹지 않을까 싶어졌다. 일상용품은 도시가 봉쇄돼도 공급이 되겠지 싶기도 했다. 두 번째로 마트에 가서는 요구르트나 꿀을 사는 약간의 사치를 부렸다. 집에 가는 길에서는 약국에 들렀다. 약국은 출입 인원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약국에서 마스크와 알코올은 이미 다 팔린 뒤였다. 감기약도 부족했다. 내가 약국에서 나갈 때가 되자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기 시작했다. 한 중년여성은 나를 붙잡고 알코올을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의 말투에는 생명줄을 찾는 것 같은 절박함이 묻어있었다. 길거리에서 차와 행인은 점점 더 줄었다. 도시 전체가 멈춘 듯했다. 이 도시는 언제쯤 살아날까. ● 1월 24일온 세상이 무서울 정도로 고요하다. 혼자 사는 나는 이따금 건물 복도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며 다른 사람의 존재를 확인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오랜 시간을 고민했다. 나는 별다른 돈도 인맥도 없다. 나는 아파도 보통 사람과 마찬가지로 치료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내 목표 중 하나는 내가 아프지 않도록 하는 게 됐다. 꾸준히 운동해야 했다. 살기 위해 음식도 필요했다. 생활필수품이 잘 공급되는지 알아야 했다. 정부는 도시 봉쇄가 오래가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러나 봉쇄한 뒤 도시가 어떻게 정상적으로 작동할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봉쇄가 5월까지 갈 거라고 예상했다. 생존을 위해서나는 내가 생활하는 주변을 익혀야 했다. 그래서 오늘은 외출을 했는데, 근처 약국과 편의점은 문을 모두 닫았다. 1km 거리의 마트까지 걸어가는 동안 아직 음식을 배달하는 오토바이를 봤다. 조금 위안이 됐다. 마트에는 여전히 음식 쟁탈전이 벌어졌다. 거의 모든 게 팔렸다. 쌀은 조금 남아 있었다. 야채는 무게를 재기 위해 20, 30명씩 줄을 서 있었다. 소시지나 만두, 고기만 샀다. 약국에는 여전히 마스크와 알코올이 없었다. 대신 비타민과 요오드 소독약을 샀다. 평소에 아픈 적이 거의 없어서 집에는 상비약을 두지 않았다. 비타민을 꼬박꼬박 먹기로 했다. 계산하는 줄에서 보니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두 겹으로 쓰고 있었다. 다음에 나도 두 겹으로 마스크를 쓰겠다고 결심했다. 앞에 선 부부는 뭘 더 사야 할지 한참 얘기를 하더니 일회용 의료용 장갑을 샀다. 외출할 때 끼겠다고 한다. 좋은 아이디어 같아서 나도 한 상자 샀다. 조금 뒤에 의료용 마스크 재고가 왔다. 1상자에 100개. 2상자를 집었다가 1상자에 198위안(약 3만 5천원)이라는 말에 조용히 1상자를 내려놓았다. 계산할 때 보니 1상자에 99위안(1만 7천원)이어서 조금 후회가 됐다. 그래도 더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조금 솟았다. 결핍은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특히 이렇게 생사가 갈리는 순간에서 말이다. 시장에 또 가니 매대가 절반으로 줄어있었다. 파는 야채도 줄었다. 몇몇 채소와 계란을 샀다. 가게는 드문드문 열었는데, 국숫집은 오늘 안에 문을 닫겠다 했다. 꽃집이 문을 열어서 의아했다. 다음에도 꽃집이 문을 열면 화분을 사기로 했다. 집에 와서는 입었던 옷을 몽땅 빨고, 목욕했다. 깨끗이 생활하는 게 지금은 너무도 중요하다. 하루에 손을 20, 30번씩 씻는다. 반나절이 이렇게 지나갔고 점심밥을 지었다. 한번 외출을 하니 그래도 혼자가 아니란 기분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의 생존 팁도 배웠다. 이 전쟁에서 대부분 개인은 자기 자신 밖에 의지할 곳이 없다. 시스템의 보호는 없다. 나는 다행히 어린 편이다.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개인들은 이번 전쟁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 1월 25일우한의 날씨는 지금의 우한처럼 음울하다. 오늘은 춘제다. 원래 명절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지금 명절은 나와 더 상관없는 일이 됐다. 어제 이틀 동안의 경험과 느낌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예상외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다. 내가 아직 세상과 연결돼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친구에게서 우한에서 경험을 기록하라는 제안을 들었을 때 조금 망설였다. 나는 비극의 피해자로 여겨지고 싶지 않았다. ‘그 사람 너무 안됐다’라는 인상만 남기고 싶지도 않았다. 많은 사람은 내가 우한에 지난해 11월에 이사 왔다는 걸 몰랐다. 너무 많은 질문을 듣고 싶지도 않았다. 어쩌면 더 근본적인 이유는 내가 비참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성평등을 외쳐온 사회운동가인 나는 잘 알고 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들이 나서서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 기록을 시작하고 많은 도움과 지지를 받았다. 매일 발포 비타민을 먹지 말라는 조언을 받았다.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끼는 방법부터 감기약을 아무 때나 먹지 말라는 조언도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마스크와 알코올을 보내줬고, 친구들은 돈을 보내줬다. 최근 이틀부터 나는 식사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평소의 절반 정도 양만 요리한다. 저녁을 먹으면서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우리는 신종 코로나라는 화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른 지역 사람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우한 근처 도시에 사는 친구도 있다.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는 신종 코로나 때문에 고향에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어떤 친구는 ‘죽음을 무릅쓰고’ 가족과 만났다. 어떤 친구가 통화 중에 기침을 하자, ‘나가라’고 농담을 나누기도 했다. 거의 3시간 동안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나니 밤 11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행복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눈을 감으니 최근 일들이 뇌를 스쳤다. “나는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생각을 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눈물이 쏟아졌다. 무기력했고, 화가 났고, 슬펐다. 죽음도 떠올랐다.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삶에 큰 미련은 없다. 페미니스트로서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서로 도왔다. 인생에서 가장 운이 좋았던 일이다. 그래도 내 삶이 끝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도시 봉쇄가 풀리면 무슨 일을 하지 생각했다. 그건 어떤 행복일까. 이 시기가 지나면 내 인생도 한 단계 나아갈 것이다. 아침 7시에 잠이 깼다. 병에 대한 공포가 나를 짓누른다. 아침에 코를 풀었는데 약간 피가 나왔다. 무서웠다. 휴지는 버렸지만, 병에 대한 걱정은 지워지지 않았다. 12월 말에 있던 일들이 떠올랐다. 나는 12월 30일에 안과에 가서 검사를 받았고, 1월 9일에 구이린으로 여행을 갔다. 그때 친구에게 감기가 옮았다. 1월 13일에 우한에 돌아왔다. 약은 먹지 않았지만, 감기는 호전되고 있었다. 그리고 몇몇 친구가 내 집에 며칠 머물렀고, 친구들은 아직 다 괜찮다. 집에서 나가야 하나 고민했다. 열은 나지 않았고 배가 고팠다. 운동을 하고 집 밖을 나섰다. 밖은 조용했다. 마스크를 두 겹으로 썼다. 소용이 없다고 하지만 마스크가 가짜일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국수집이 문을 열었는데, 들어가려고 하자 사장님은 손을 흔들며 영업이 끝났다고 알렸다. 꽃집은 문을 열었는데, 문밖에 국화가 있었다. 조의를 표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꽃집과 5m 떨어진 골목 어귀에도 똑같은 국화가 놓여 있었다. 시장에는 야채는 거의 떨어졌고 만두와 국수도 얼마 없었다. 줄 선 사람도 적었다. 가게에 갈 때마다 물건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집에 쌀이 7kg이나 있는데 2.5kg을 더 샀다. 참지 못하고 만두, 고구마, 소시지, 녹두, 팥을 샀다. 소금에 절인 오리알은 좋아하지 않지만, 만일을 대비해 샀다. 봉쇄가 풀리고도 오리알이 남으면 다른 사람에게 줄 생각이다. 문득 병적으로 먹을 거리를 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있는 음식만으로 한 달은 족히 먹을 수 있다.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 자책할 수 없었다. 똑같은 약국에 갔다. 알코올은 없다고 했다. 직원은 내게 어제 오지 않았냐고 물었다. “맞아요.” 나는 어쩌면 매일 올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강가를 걸었다. 내 생활은 너무 단조로워지고 있었다. 길에는 개와 산책하는 사람도 보였고, 강가에도 산책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갇혀있기 싫었을 것이다. 매일 마트에만 갈 수는 없다. 해가 나면 강가를 걸어야겠다.   ● 1월 26일갇힌 것은 도시만이 아니다. 사람들의 목소리도 갇혀있다. 첫날 웨이보에 일기를 올릴 때 사진이 올라가지 않았다. 글도 쓸 수 없었다. 어제는 글을 사진으로 찍은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내려고 하는데, 이것도 보낼 수 없었다. 1월 24일 쓴 일기는 웨이보에서 5000명이 공유했는데 어제는 45명만 공유했다. 잠깐 나는 내가 글을 잘 못 썼나 고민했다. 인터넷 검열과 제한은 그전에도 있었지만, 지금은 더욱 잔인하다. 많은 사람은 도시가 봉쇄된 뒤 집에 갇혀 있다. 사람들은 인터넷에 의지해 정보를 얻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연락을 한다. 스스로가 고립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일상을 유지하는 일 자체가 큰 도전인 나날이다. 운동을 하면서도 집중할 수 없었다. 오늘도 날이 추웠다. 길 양쪽의 가게는 모두 닫았다. 길에서 3명만 보였다. 1명은 환경미화원, 1명은 수위, 1명은 행인이었다. 국수 가게 앞까지 걸어가면서 8명을 만났다. ● 1월 27일 어제 저녁에는 국수를 먹고, 친구들과 3시간 동안 영상 통화를 했다. 다른 도시에 사는 친구는 아버지가 덤덤하다고 했다. 어쩌면 그가 많은 일을 겪었기 때문인 것 같다. 재난은 인류가 피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2003년에 우리는 사스를 겪었고, 2008년에는 쓰촨 원촨 지진을 겪었다. 어떤 친구는 내년 춘제는 사람들이 별로 모이지 않고, 잘 모르는 친척들과 어색하게 얘기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냐고 했다. 다들 그렇지 않을 거라고 했다. 어쩌면 한을 풀듯이 사람들을 만나고, 결혼도 재촉할 거라고. 올해는 신종 코로나 때문에 친척들과 만나지 못할 테니 내년에는 더 많이 만날 거라고. 오늘 우한 날씨는 조금 풀렸지만, 여전히 흐렸다. 마트의 야채나 쌀은 거의 텅텅 비었고, 소금도 없었다. 줄 선 사람도 많았다. 나는 그동안 너무 많은 물건을 샀고, 오늘은 잘 참아냈다.  약국에는 여전히 마스크와 알코올이 없었다. 정부청사 앞까지 걸어갔는데 자전거를 탄 중년 여성이 문 앞에서 크게 외치는 걸 봤다. 우한 말이어서 나는 “지도자를 만나게 해 달라”, “20년이다” 정도만 알아들었다. 그는 여러 번 반복해서 외쳤다. 차 몇 대가 들어갔고, 경찰도 있었지만 아무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동안 그는 계속 외쳤다. 아마 이날이 처음도,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마음이 무거워졌다. 100m 이상 떨어져도 내 뒤에서는 여전히 “지도자를 만나게 해달라”라는 외침이 들려왔다. 경찰서 앞에서는 “힘을 합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과 방역 전쟁을 이겨낼 수 있다”는 방송이 울려퍼졌다.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방송은 계속됐다. ● 1월 28일봉쇄는 공포를 가져왔고, 사람 사이의 거리도 벌어졌다. 많은 도시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요구한다. 이 조치는 폐렴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였지만, 권력 남용도 가져왔다. 어제 광저우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이 지하철에서 끌어내려졌고, 최루액을 맞았다. 그들이 왜 마스크를 쓰지 않았는지 우리는 모른다. 어쩌면 살 수 없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는 안내를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어떤 이유더라도 외출할 권리까지 빼앗아서는 안 된다. 정부에게는 사람들이 외출을 삼가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독려할 수 있는 많은 다른 선택지가 있다. 예를 들면 모든 시민에게 마스크를 줄 수도 있다. 인터넷에서 자가격리된 사람의 집 문을 막는 영상을 봤다. 후베이성 사람들은 외지에서 쫓겨나 갈 곳이 없다. 끔찍한 일이다. 폐렴 예방이 사람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외지에 있는 후베이성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살 곳을 마련해준다. 봉쇄된 상황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연대하는 일은 쉽지 않다. 어제 어떤 기자는 내게 다른 사람들과 만날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나는 모르겠다고 했다. 도시 전체는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나도 모르게 조심스러워지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봉쇄는 사람들의 삶을 원자 상태로 만들었다. 다른 사람과 관계는 사라진다. 그러나 사람들은 지금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어젯밤 8시쯤 창문 밖으로 고함이 터져 나왔다. 모두가 함께 “우한 힘내라”를 외쳤다. 함께 외치는 일은 개인에게 힘을 준다. 사람들은 연대를 갈망하고, 그 속에서 힘을 얻는다. 생존에 대한 불안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매일 더 멀리 걷고 있지만, 이곳 사람들과 연락을 하지 않는다면 많이 걷는다고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회적 참여는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다. 사회적 역할을 맡으며 자신의 가치를 실현해야 삶은 의미가 있다. 오늘의 우한은 마침내 해가 보였다. 마치 나의 마음처럼. 길가에는 사람들이 좀 늘었는데, 2, 3명의 지역 사회복지사가 조사를 하는 듯 했다. 여성 복지사에게 마스크가 있는지 묻자, 없다고 했다. 다른 남자가 급하게 와서 마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8명의 환경미화원을 인터뷰했다. 6명은 여성이고 2명은 남성이었다. 그들은 매일 6, 7시간을 일한다. 월급은 2300, 2400위안이다. 세금을 떼면 2000위안(약 35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나는 폐렴이 퍼진 뒤 월급은 그대로인지 물었다. 누군가는 춘제 3일 동안은 두 배를 받았다고 했고, 어떤 사람은 모르겠다고 했다. 그들은 매일 소독약을 받고, 보호장갑을 계속 쓴다. 일회용 장갑은 없고, 대부분 마스크가 부족했다. 사정이 나으면 마스크 20개를 받고, 다 쓰면 다시 받을 수 있었다. 봉쇄 이후 2개의 마스크만 받은 최악의 경우도 있었다. 그들은 모두 친절했다. 어떤 사람은 일회용 의료용 마스크가 없어서 스카프로 입을 감쌌다. 나는 가지고 나온 3개의 의료용 마스크를 건넸다. 억양 때문에 내가 잘 알아듣지 못하자, 어떤 이는 잠시 마스크를 뗐다가 곧바로 다시 썼다. 어떤 이는 스스로 마스크를 준비한다. 가족과 다른 이들, 국가를 위해서. 가족들이 걱정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어떤 여성은 걱정이 돼서 아들과 며느리는 따로 산다고 했다. 그들은 집 밖을 나가지 않고, 대신 그가 물건을 사서 문 앞으로 가져다준다. 자신도 두렵고 마음이 무겁다고 한다. 그들은 적은 월급을 받고, 기본적인 보호 장구도 받지 못한다. 그런데도 아직 일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노력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나는 3명의 남성 배달원도 만났다. 그들의 근무 시간은 유동적이었지만 대부분 마스크를 받았다. 적어도 하루에 1, 2개를 받았고, 매일 배달 상자를 소독했다. 손 세정제를 받는 업체도 있었다. 월급이 늘었냐고 묻자, 배달업체나 배달량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어떤 곳은 배달 1건에 평소보다 3.5위안(약 600원)을 더 주고, 어떤 곳은 평소보다 1건당 4위안(약 700원)을 더 준다. 다른 배달 업체는 그대로였다. 편의점 한 곳은 오전 5시에 열고 밤 11시에 닫는데, N95 마스크를 하나 준다고 했다. 알코올은 부족한 편이라고 했다. 내가 사람들을 연결하는 포인트가 되기로 했다. 내 위챗 코드를 공개했다. 연락을 환영한다. 당신이 우한에 있고 봉쇄를 끝내는 데 힘을 보내고 싶다면, 함께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다. 외지에 있다면 마스크나 필요한 물건을 보내줘도 된다. 받으면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겠다. ● 1월 29일2017년 말, 나는 직장에서 성차별을 당한 여성에게 법률지원을 하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어제 오후 임신으로 인해 받는 차별에 대한 전화 문의를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남성이었고, 그의 부인은 국가기업의 행정직원이었다. 임신 3개월째인 부인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의사가 휴식을 권했다. 휴가를 몇 번 쓰니 회사는 그에게 이 일과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가 직접 휴직을 권하지는 않아서, 나는 그에게 일을 계속하면서 증거를 모으라고만 말했다. 마침 그들은 우한에 있는데 먹을거리를 쌓아뒀다고 했다. 봉쇄가 풀린 뒤 그들을 만날지도 모른다. 일자리는 많은 사람에게 걱정거리가 됐다. 춘제 연휴가 2월 2일까지로 늘어났지만, 만약 병이 계속 확산한다면 어떻게 안심하고 출근을 할 수 있을까. 큰 기업은 계속 운영할 여력이 있지만, 작은 기업이나 개인 사업자는 휴일이 길어지면 입는 타격이 심각하다. 남는 이익은 많지 않고, 월세나 월급의 부담도 있다. 그럼 해고를 택할 수 있다. 여성은 보통 가장 먼저 해고된다. 개인들도 위험을 감수하고 출근을 해야 할지 다들 고민 중이다. 집세를 내야 하고, 돌봐야 할 가정이 있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까. 궁극적으로는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감세 정책을 펴고, 개인들에게 기본적인 생계 지원을 할 수 있다. 어제는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던 고등학교 친구의 연락을 받았다. 그녀는 간호사다. 그는 “너의 일기를 모두 보고 있어. 어떤 말로 너를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 마음이 무거워. 나는 오늘 (발병지역에 가겠다는) 신청서를 냈어. 갈 수 있다면 네가 있는 곳으로 가서 함께 싸우고 싶다. 네가 외롭지 않게. 국가의 지원이 부족한 지역도 있지만,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 네가 희망과 사랑을 잃지 않길 바라. 네가 무사히 돌아올 거라 믿는다.” 다 읽고 나니 눈물이 쏟아졌다. 어젯밤에도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어떤 친구는 광저우나 북경에서 식료품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했다. 우리는 환경미화원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토론했다. 마스크를 쓰는 법을 소개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어떤 사람들은 글을 읽지 못할 수도 있었다. 인터넷에서 어떤 이들은 내게 돈을 환경미화원에게 보내 달라며 돈을 부쳐왔다. 환경미화원을 위한 기부를 받을지 의견을 나눴다. 나는 개인일 뿐이고, 투명성과 공신력을 보장하기 쉽지 않다. 기부를 관리할 시스템도 갖추지 않았다. 일단 이미 받은 돈은 기부하겠지만, 더는 환경미화원을 위한 기부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기부가 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기부는 상대적으로 쉽지만 그들의 삶에 진정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 더 어려운 일이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환경미화원들과 더 많이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아들과 며느리에게 물건을 사다 준다는 여성을 다시 만났다. 그는 이 일을 한 지는 1년이 넘었다. 이전에 일하던 공장에서 45살에 퇴직했다. 남편은 몇 년 전 세상을 떠났고 아들은 심장병으로 2년 전 수술을 받았다. 아들은 아직 몸이 좋지 않아서 며칠 일하면 며칠은 쉬어야 한다. 그녀는 월급으로 자신의 생계를 유지하면서 아들도 돌봐야 한다. 우한이 봉쇄된 뒤에도 그는 생계를 위해 계속 일을 한다. 아침 11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을 한다. 그는 198위안(약 3만 4000원)을 주고 마스크 100개를 샀는데, 쉬는 시간에 도둑맞았다. 나는 지나가면서 마스크 몇 개를 그에게 건넸다. 그는 내게 고맙다 했지만, 나는 감사 인사를 받을 자격이 없었다. ● 2월 1일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데 닫힌 국수 가게 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 ‘2월 13일 자정까지 후베이성 각 기업은 영업을 재개하지 않는다’는 공고도 붙어 있었다. 믿을 수 없어 한참을 서성였다. 옆 가게는 ‘한 달 동안 쉽니다’는 안내가 붙었다. 마트가 오늘부터 입구에서 사람들의 체온을 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많았고, 야채가 조금 늘었다. 약국 2곳을 갔는데, 마스크와 알코올은 없었다. 약국에서 사람들은 어떤 감기약을 찾았다. 약은 다 팔린 뒤였다. 어떤 사람들은 대중들이 판단력 없이 감기약을 찾는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인민일보도 웨이보에서 이 약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고 썼다. 사람들은 매일 끊임없이 늘어가는 확진 환자 수를 본다. 만약 특정 약물이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물론 인민일보는 나중에 억제가 예방이나 치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우한 정부도 치료된 환자가 있다고 하면서, 어떻게 완치됐는지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결국 이는 대중들이 특정 약이 있으면 치료가 된다고 믿게 했다. 알고 보니 완치됐다는 환자들은 대부분 자연스레 나아진 것이었다. 어쩌면 그 사람들의 면역력이 강했을 수도 있다. 마음이 복잡해져서 강가로 갔다. 날이 흐렸다. 어제의 햇빛이 그리웠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이 그래픽과 12번째와 5번째 확진자 동선 눈여겨 볼 이유

    이 그래픽과 12번째와 5번째 확진자 동선 눈여겨 볼 이유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1일 오전 9시 현재 12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특히 입국 후 열이틀이 넘어서야 양성 판정을 받은 12번째 확진자와 닷새 동안 서울과 수도권을 분주히 돌아다닌 5번째 확진자의 동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일 경기도 부천시와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2번째 확진자는 49세 중국인 남성으로 아내, 초등학생 딸과 부천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광가이드 일로 일본에 체류하다가 지난달 19일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이날 양성 판정을 받을 때까지 열이틀 넘게 국내에 머무른 것이다.조사 결과 이 확진자는 입국하기 전 접촉한 일본 내 확진자가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유해 병원을 방문, 이날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 입원 중이다. 입국 후 열이틀이 흘러 동선과 접촉자 수가 많을 수 있어 지역사회에 미칠 파장이 다른 확진자들과 확연히 다를 수 있다. 보건당국과 행정당국이 긴장하는 이유다. 부천 시는 역학조사관을 투입해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는 한편 그가 다녔던 장소 가운데 밀접접촉자가 있는 곳은 폐쇄해 소독하고 있다. 확진자가 다닌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접촉자들에게도 이 사실을 통보하고, 밀접 접촉자들은 격리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 현재 부천 내 신종코로나 관련 자가 격리자는 4명이며 능동 감시 대상은 44명이다. 유증상자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번째 확진자는 33세 한국인 남성으로 증상 발현 후 닷새 동안 29명을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지인 한 명이 9번째 확진 판정을 받아 서울의료원에 입원 중이며 나머지 접촉자는 자가 격리 중이다. 증상 발현 후에도 버스 등을 이용해 음식점, 슈퍼마켓, 웨딩숍 등을 방문해 오랜 시간 체류한 버스, 음식점, 슈퍼마켓 등에 대한 환경 소독을 완료했다. 이 환자는 지난 26일 서울시 성동구 소재 역술인(선녀보살) 방문 후 성북구 소재 숙소로 이동한 뒤엔 숙소에 머물며 인근 편의점(이마트24, GS25), 슈퍼마켓(두꺼비마트)을 방문했다. 다음날 오전에는 성북구의 잡화점(다이소)과 마사지숍(선호케어), 오후에는 음식점(돈암동떡볶이), 슈퍼마켓(두꺼비마트, 럭키마트)을 이용했다. 28일에도 성북구의 미용시설을 이용한 뒤 버스를 타고 중랑구로 이동했다. 중랑구 일대 슈퍼마켓(가락홀마트), 음식점(이가네바지락칼국수) 등을 이용한 뒤 지하철을 타고 서울시 강남구 소재 웨딩숍(와이즈웨딩) 방문 후 지하철을 통해 귀가했다. 다음날에는 아버지의 차량을 이용해 중랑구 보건소에 간 뒤 검사를 받았다. 30일까지 자택에 머무르다 확진 통보를 받고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됐다.이 밖에 6번째 확진자(55세 한국인 남성)는 26일 종로구 명륜교회 새벽 및 오전 예배를 보고 교회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뒤 오후 예배에 참석한 뒤 종로구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등 25명과 접촉했다. 27일 3번째 확진 환자 접촉자로 통보받은 뒤 30일까지 자가 격리 상태에 있다가 확진 판정과 함께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그의 아내와 아들은 각각 10번째(52), 11번째(25세) 확진자다. 10번째 확진자는 지난달 29일 두통 증상이, 11번째 확진자는 지난달 30일 몸살 기운이 생겼다고 진술했다. 두 환자는 10번째 환자의 증상 발현 이후 함께 지인의 집과 점심 때 자차를 이용해 경기도 일산 소재 미용실(메종드아이디헤어 백석벨라시타점)을 찾았다가 귀가했다. 6번째 확진자의 접촉자로 통보 받고 자택에 머무르다 31일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7번째 확진자(28세 한국인 남성)와 8번째 확진자(62세 한국인 여성)는 우한에서 청도를 거쳐 23일 오후 10시20분 청도항공 QW9901 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는데 바로 옆좌석에 앉아 있었다. 7번째 확진자의 접촉자는 21명으로 현재까지 확인돼 모두 자가 격리 등 조치 중이다. 환자는 26~28일 기침 증상이 발현한 이후 주로 자택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보건소 구급차량을 이용해 보건소에 가 검사를 받고 보건소 구급차량으로 귀가했다. 자택에 머무르다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됐다. 8번째 확진자는 21일 우한 체류할 때부터 근육통 증상이 있었다. 증상 발현 후 방문한 장소 및 접촉자에 대해선 전북도 등과 조사 중이다. 9번째 확진자(28세 한국인 여성)는 지난달 30일 5번째 확진자의 접촉자로 통보받았고, 증상 발현 이후 자택에 머물렀다고 했다. 이렇게 확진자의 동선과 접촉자 수가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이들 동선과 겹치는 이들의 자발적이고 민감하다싶을 정도로 엄격한 자기 관리와 신고가 요구돼서다. 손씻기나 기침 예절을 지키고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선별진료소가 있는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관할 보건소, 지역 콜센터(지역번호+120), 질병관리본부 상담센터(1339)로 상담해줄 것을 질병관리본부는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모두 371명의 유증상자에 대해 진단검사를 시행해 12명이 확진 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289명은 음성 판정이 나와 격리 해제됐으며 70명은 격리 상태로 검사가 진행 중이다. 확진자가 접촉한 465명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며 이 중 3명(3번째 관련 6번째, 5번째 관련 9번째, 6번째 관련 10·11번째)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2차 감염과 3차 감염이 나란히 두 명 씩이다. 8번째부터 12번째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전체 접촉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조국 전 장관, 재산 53억4000만원 신고···1억여원 감소 왜?

    조국 전 장관, 재산 53억4000만원 신고···1억여원 감소 왜?

    토지·건물 가액 1억2849만원 증가예금인출과 펀드매각 2억5636만원 감소재산공개 퇴직자 가운데 재산 가장 많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작년 3월 재산공개 때보다 1억2786만원 줄어든 53억4859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작년 10월 2일부터 11월 1일까지 인사 변동이 발생한 전·현직 고위공직자 25명의 재산등록사항을 31일 관보에 게재했다. 조 전 장관은 작년 10월 법무부 장관직을 사퇴했다. 조 전 장관 재산은 작년 3월 정기 공직자 재산공개 때와 비교해 보유한 토지·건물 가액이 공시지가 상승으로 1억2849만원 증가했지만, 예금 인출과 펀드 매각 등으로 예금 재산이 2억5636만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관보에 게재된 조 전 장관의 재산은 퇴직일인 지난해 10월 15일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작년 3월 공개된 재산은 2018년 12월 31일을 당시의 재산이다. 따라서 조 장관의 재산은 약 10개월 만에 1억2000여만원이 감소한 셈이다. 우선 조 전 장관이 보유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는 1억2800만원 오른 10억5600만원,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명의의 강원도 강릉시 임야는 49만원 오른 374만원으로 신고됐다. 본인의 예금 재산은 1억6259만원이 증가한 7억6993만원이었지만, 정 교수의 예금 재산은 4억2105만원이 줄어든 22억8307만원이었다. 특히 정 교수의 펀드(한국투자증권) 보유 금액이 3억8942만원가량 줄었다. 조 전 장관은 재산 신고를 하면서 예금 보유액 감소 사유에 대해 변호사 수임료와 병원비, 생활비 등에 지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윤제 전 주미대사는 지난해 10월 귀임하면서 2018년 12월 31일 기준 자신의 재산을 이전보다 3억5713만원 증가한 58억214만원으로 신고했다.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서대문구 단독주택과 모친의 강남구 아파트 등 보유 건물 가액이 2억5492만원가량 증가했다. 이번 재산공개에서 현직자 기준 재산 상위자는 조 전 대사(58억214만원),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51억1681만원), 박흥경 주캄보디아 대사(24억6764만원) 등이었다. 조 전 대사는 퇴임했지만 재외공관 근무로 인해 보류했던 2018년도 재산을 신고한 것이어서 현직자에 포함됐다. 퇴직자 가운데서는 조 전 장관(53억4859만원)의 재산이 가장 많았고, 박준성 전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36억4977만원), 이병훈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25억1089만원) 등이 뒤따랐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여기는 중국] 쓰촨성 첫 신종코로나 확진자, 첫 완치 판정 후 퇴원

    중국 쓰촨성(四川)에서 첫 확진 판명을 받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완치됐다는 소식이다. 쓰촨성 충칭 완저우에 소재한 ‘싼샤중심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이었던 30대 남성이 29일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올해 35세의 청두(成都) 출신의 양 모씨로 알려진 이 남성은 이달 초 첫 고열이 발생한 이후 지난 11일 청두시 중의약 병원을 찾았다가 신종코로나 의심 환자로 격리됐다. 이후 청두시 질병통제센터는 양 씨의 시료를 채취, 신종코로나 양성 반응을 확인한 후 곧장 인근 충칭 시 거점병원 격리 병동에서 양 씨의 치료를 시작했다. 현재 충칭시 전역에는 총 48곳의 신종코로나 거점 병원이 마련돼 있다. 각 거점 병원에는 각각 300개의 격리 병실과 2000곳의 병상에서 중증 환자의 격리 치료 및 전염 방지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발열로 고통을 호소한 이후 무려 20일 동안 38도에 달하는 고열, 호흡 불안 증세를 호소했던 양 씨는 이날 시질병관리센터로부터 완치 판정을 받고, 평범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 특히 이날 양 씨의 퇴원은 쓰촨성 내의 신종코로나 ‘첫 감염자’이자, 동시에 ‘첫 완치자’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앞서, 시 위생건강위원회와 2곳의 시 인민종합병원 의료진은 지난 26일, 28일 두 차례에 걸친 양 씨의 호전 상태 조사 결과 신종코로나 ‘음성’ 반응을 확인, 이날 격리 치료 병동 퇴원 수속을 허가한 바 있다. 현재 중국 당국은 신종코로나 확진 후 격리 치료 대상으로 분류된 환자 중 호흡기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되는 등 병세 개선 환자에게 총 두 차례에 걸진 임상 조사 후 퇴원 여부를 검토해오고 있다. 단, 이때 환자에 대한 모든 조사 과정 및 격리 치료 해제 여부 등은 각 지역 시에서 직접 관리하는 질변통제센터 감독 하에 진행된다. 이와관련, 양 씨의 완치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언론과 주민들의 관심이 그에게 쏠렸다. 양 씨는 20일 동안 치료를 도운 의료진들에게 직접 손 편지를 전달, “퇴원 후 가장 먼저 먹곳 싶은 음식은 어머니가 만들어주는 얼큰한 소고기 칼국수 한 그릇”이라면서 “가족들과 춘제 기간을 함께 보낼 수 없었다는 것이 몹시 아쉽지만, 가족처럼 곁에서 보살펴주고 응원해준 의료진들이 있었기에 어려운 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격리 치료 기간 중 종종 신선한 과일이 자주 생각났었다”면서도 “병원 근처에서 신선한 과일을 구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그런데 어느 날 간호사 한 분이 격리 병동 환자들을 위해 과일을 나누어 주었던 것이 기억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격리 병동에서 의료 활동 중인 대부분의 의료진은 의료팀에 자원한 이들이라고 들었다”면서 “부족한 일손 탓에 잠까지 줄여가며 진료하는 의료팀에게 신선한 식재료로 요리한 먹거리를 만들어 가져다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병원을 나서는 양 씨는 격리 병동 의료진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이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느냐고 묻는 현지 언론인들에게 “힘내라! 우한(武汉加油)”이라는 말을 전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포토] ‘마스크 박스째 쓸어가기’…중국여행자들 쇼핑 필수품

    [포토] ‘마스크 박스째 쓸어가기’…중국여행자들 쇼핑 필수품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주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중국여행자들이 한국에서 구입한 마스크를 비닐봉투에 가득담아 출국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독자 제공/뉴스1·연합뉴스
  • [안도현의 꽃차례] 흰수마자의 고향 내성천

    [안도현의 꽃차례] 흰수마자의 고향 내성천

    나는 맑은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강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모래를 성처럼 쌓았다가 무너뜨리는 일은 내가 세상을 직접 경영하고 통치하는 일이었다. 모래로 몸을 덮고 강변을 달리는 경북선 기차 소리를 들었다. 목이 마르면 손으로 모래를 팠고 그러면 거기에 청아한 물이 고였다. 나는 스스럼없이 그 물을 손으로 떠서 마셨다. 겨울에는 할머니와 사촌 누나들이 허벅지까지 치마를 걷어 올리고 강을 건넜다. 이른 봄, 날이 풀릴 때쯤 깨진 얼음장들이 고평교 교각을 때리던 소리를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내성천은 백두대간 소백산 남쪽에서 발원해서 봉화, 영주, 예천을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은모래 하천이다. 내 상상력의 시원지 내성천은 요 몇 년 사이 처참하게 망가졌다. 나는 망했다. 지율 스님이 맨손으로 막으려고 나섰던 영주댐은 2016년에 거대한 공룡처럼 내성천 상류에 들어섰다. 4대강 사업의 하나였다. 영주댐 건설에 이명박 정부는 1조 1030억원을 쏟아부었다. 미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낙동강 수질 개선을 명분으로 세워진 영주댐이 내성천 물길을 막자마자 댐에 고인 물에 녹조가 창궐했다. 수질 모니터링 결과 유해남조류 개체수가 최악을 기록했다. 영주댐은 ‘녹조 제조 공장’이 된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댐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부랴부랴 2019년에 1099억원의 수질관리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조류제거물질을 몇 차례 살포했으나 뚜렷하게 효과를 거두지도 못했다. 영주댐이 내성천의 숨통을 조이면서 내성천으로 흘러야 할 물의 유입량이 대폭 줄어들었다. 모래를 공급받지 못한 강의 일부는 자갈밭으로 변해 가고 있고, 내성천 곳곳에 하루가 다르게 진흙 퇴적물이 쌓이고 있다. 여뀌, 억새, 버드나무가 진을 치고 세력을 넓히는 중이다. 명승으로 지정된 예천 회룡포와 선몽대 일대의 백사장은 자치단체에서 풀과 나무를 인위적으로 걷어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국회 이상돈 의원의 정책보고서 ‘내성천 생물 다양성 보전’에 따르면 영주댐 건설 이후 멸종위기 생물들이 급격히 사라졌다고 한다. 매년 겨울 내성천을 찾던 먹황새는 2018년 이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내성천은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흰수마자의 국내 최대 서식지였다. 새끼손가락만 한 흰수마자는 고운 모래톱 사이를 흐르는 물을 좋아하는 물고기다. 영주댐 수몰지 안의 골재채취로 2013년 이후 상류의 흰수마자는 사라졌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흰수마자의 개체수를 늘리겠다는 계획으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회에 걸쳐 1만 마리의 치어를 방류했다. 이 사업으로 인한 개체수 증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식처 복원에 대한 고려가 없는 땜질 대책이었다. 흰수마자가 사라지면 모래무지, 쉬리, 참마자, 동사리마저 내성천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다. 보고서는 멸종위기종의 ‘절멸’을 우려하면서 마무리된다. 절멸이라는 표현은 무섭다.원래 강둑이란 건 없었다. 인간이 경작지로 강물이 흘러들지 못하게 하려고 둑을 쌓았을 뿐이다. 둑은 강과 사람의 마을을 분리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홍수의 기억을 잃어버렸다. 홍수는 인간에게는 재난이지만 강의 입장에서는 물길의 자연스러운 흐름의 하나다. 이제는 그것마저도 모자라 댐을 세웠다. 댐은 강의 숨결을 차단함으로써 강에 심각한 동맥경화증을 선물했다. 영주댐은 우리나라 최고의 모래강 내성천에 대한 국가의 폭력이다. 그 분탕질을 이제라도 멈추게 해야 한다. 영주댐을 즉시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댐을 철거하는 데 따르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이들이 없는 건 아니다. 영주댐 해체는 협의하고 선택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할 필수사항이다. 환경부는 2019년 9월에 2차 시험담수를 통해 영주댐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생태환경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나섰다. 내성천은 이미 죽어가고 있는데 뒤늦게 청진기를 갖다 대는 꼴이다. 내성천, 내 고향의 강이어서 애착을 갖는 게 아니다. 국내에 은모래가 이렇게 아름답게 펼쳐진 강을 본 적이 없다. 지구의 어디에도 이런 모래강이 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흰수마자의 고향을 살려야 한다.
  • [엄상일의 수학자의 시선] 미국 수학계에서 배운 좋은 연구자 뽑는 비결

    [엄상일의 수학자의 시선] 미국 수학계에서 배운 좋은 연구자 뽑는 비결

    수학에는 국경이 없다. 수학자는 전 세계 어디서든, 같은 문제에 관심을 가진 전 세계 연구자와 함께 일할 수 있다. 국경이 없다는 장점은 때로 단점이 되기도 한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수학자는 박사후연구원(포닥)이나 교수에 지원할 때 전 세계 대학과 연구소에 지원할 수 있다는 ‘넓은 기회’와 ‘피곤함’이란 두 마리 토끼를 얻게 되니 말이다. 필자 역시 미국, 캐나다에서 포닥으로 있던 시절, 가을이 되면 틈틈이 채용 공고를 찾아보곤 했다. 미국의 경우 각 주의 대학 한 곳만 지원한다 하더라도 50개 대학에 원서를 쓰는 꼴이 된다. 수십 개의 공고를 확인하고 자기소개서, 이력서, 연구계획서 등을 빠뜨리지 않고 마감을 지켜 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대부분 적어도 세 장의 추천서도 요구한다. 추천서는 피추천자가 내용을 보면 안 되므로 추천자가 직접 대학이나 연구소로 보내야 하는 만큼 수십 개의 추천서를 작성해 송부까지 해 달라고 부탁하는 상황도 몹시 곤혹스럽다. 해외에서는 지원자들의 이런 수고를 획기적으로 줄여 주는 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했다. 미국 듀크대 수학과의 유윤량 박사가 만든 ‘매스잡스’라는 웹사이트다. 2001년 미국수학회가 후원하기 시작하면서 매스잡스는 수학계의 대표적인 구인구직 사이트가 됐다. 이 사이트는 채용 공고가 올라오는 것은 물론 이력서와 연구계획서 등을 미리 올려두고 클릭만 하면 여러 대학과 연구소에 같은 내용의 지원서를 제출할 수 있게 해준다. 심지어 추천서조차 여러 곳에 한번에 발송할 수 있게 해 편의도 높였다. 채용기관 입장에서는 매스잡스를 사용하면 지원자들의 목록을 쉽게 정리할 수 있고, 추가로 비용만 지불하면 온라인에서 평가까지 할 수 있어 시간이 절약된다. 수학자들의 소중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덜 뺏도록 돕는 서비스에 투자하고, 적극 활용하는 미국 학계의 합리성이 부러워지는 대목이다.한국은 어떨까. 지원서라는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양식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일이 작성하는 것도 큰일이다. 또 졸업증명서, 경력증명서 등 각종 증명서의 원본을 요구하기도 하고, 심지어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는 논문 원본을 출력해서 보내라는 곳도 있다. 온갖 증명서는 요청하면서도 정작 추천서는 요청하지 않아 의아한 경우도 있다. 게다가 접수 기간을 1~2주 정도로 정해 놓는 경우가 많아 깜빡하면 반년을 기다려야만 다시 기회가 온다. 과연 이런 식으로 좋은 연구자를 뽑을 수 있을까. 미국 수학계의 사례처럼 한국도 연구자를 뽑을 때 평가에 필요한 최소한의 서류만 요구한다면 어떨까. 수많은 곳에 지원해야 할 지원자를 배려해 기관별로 별도의 지원서 양식을 제공하는 일도 없어지면 좋겠다. 해외처럼 그저 자유롭게 작성하도록 두면 충분하다. 모든 지원자들의 시간을 뺏는 대신 뽑힌 사람에게만 필요한 서류를 더 받아서 검증하면 충분하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이나 카이스트 수리과학과는 이미 해외에 지원하는 것과 차이가 없는 과정을 통해 우수한 수학자들을 채용하고 있다.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방향성 때문에 연구직 채용에 국제 표준과 거리가 먼 방식으로 연구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원자들이 최소한의 시간과 노력으로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더 우수한 연구자들을 채용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30대, 수입차 시장 ‘큰손’

    집값 상승·1인 가구 확대로 수요 커져 30대가 국내 수입차 시장 ‘큰손’으로 떠올랐다. 새 수입차 3대 중 한 대는 30대가 모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치솟고 1인 가구가 확대되는 사회 분위기가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2019 브랜드별 연령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24만 4780대 가운데 5만 645대(33.0%)를 30대가 구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40대 4만 8709대(31.7%), 50대 3만 161대(19.6%), 60대 1만 2345대(8.0%), 20대 8970대(5.8%), 70대 이상 2827대(1.8%) 순이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결혼은 했는데 집값이 너무 비싸 집 대신 좋은 차를 사려는 30대, 중견기업 이상의 직장에 다니면서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30대가 수입차의 주요 고객”이라고 말했다. 세대별로 선호하는 수입차 브랜드도 확연히 갈렸다. 20대와 30대에서는 BMW가 메스세데스벤츠보다 더 많이 팔렸다. 하지만 40대 이상에서는 벤츠 구매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수입차 시장에서 젊은층은 BMW를, 중장년층은 벤츠를 더 선호한다는 통설이 통계로 입증된 것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트럼피즘·중국몽·보통국가… 한국 균형 외교 ‘선택의 딜레마’

    트럼피즘·중국몽·보통국가… 한국 균형 외교 ‘선택의 딜레마’

    우호적인 외교 환경은 없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2020년 한국 외교는 “진짜 힘들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트럼피즘, 중국몽, 보통국가 등 미중일을 이끄는 소위 스트롱맨들이 국수주의를 심화하면서 갈등이슈가 증가하고 외교문제는 지리·경제·군사·사이버 등 영역을 넘나든다. 북핵 문제는 답보 상태다. 결과적으로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고, 한국은 ‘더욱 절묘한 균형추 찾기’라는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숙제를 앞두고 있다.당장의 한미 간 현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다. 방위비는 세금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국내 찬반 여론의 흐름이 중요한 난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부터 약 1년간 “한국은 5억 달러(약 5000억원)를 줬고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지속하며 압박 중이다. 양국은 주한미군 철수설까지 불거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전시작전권 전환 시점에 대한 양국의 견해차도 현안으로 불거질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조속한 전환을 원하고 있지만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능력 및 북핵·미사일 초기 대응능력이라는 전작권 전환 충족요건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올해 초 한중 관계는 훈풍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상반기 방한이 예상되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지속됐던 ‘여행 한한령(한류제한령)’이 풀릴 조짐이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들은 한국 여행 상품을 다시 선보였고, 중국 기업 ‘이융탕’의 임직원 5000명이 인천을 찾으면서 인센티브 관광이 부활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복병 ‘우한 폐렴’이 관광산업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중장기적으로 한한령의 해제 기류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중 갈등이 관리되더라도 미중 패권 경쟁은 여전히 한국에 ‘선택의 딜레마’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참해 줄 것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으며, 중국 화웨이 제품의 사용 금지, 중거리미사일 배치 협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자신들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동참하기를 원한다. 또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해 9월 “중거리미사일 배치 현실화 땐 양국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국과 일본에 경고한 바 있다. 지난해 한국 정부는 우리나라 기업의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을 제한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정할 문제라며 모호하게 입장을 전하며 버텨 냈다. 하지만 올해 선택의 딜레마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미국은 2018년까지 남중국해에서 단독으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지만 지난해부터 다국적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 등이 동참 의사를 밝힌 가운데 올해 한국에도 참여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또 미국이 홍콩, 신장위구르, 티베트, 대만의 인권 및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가운데 중국은 이를 내정간섭이라며 불괘한 반응을 보였다. 양국은 한국에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 실제 지난달 중국 언론들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홍콩·신장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고 발언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해 논란이 빚어졌다. 이후 한국 외교부는 단지 ‘중국의 입장을 잘 들었다는 취지였다’며 바로잡았지만 이런 압박은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미중의 수장이 지난 15일 1차 무역협상안에 서명을 했고, 이에 앞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해제하는 등 그간의 무역갈등이 봉합되는 분위기도 읽히지만 일시적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본질적인 분야를 다룰 2차 무역협상에서 미중이 더 세게 충돌할 경우 한국은 무역상대 1·2위 사이에서 곤욕을 치를 수 있다. 게다가 미중 패권 경쟁은 100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거대한 판의 이동이다. 한국에는 상존하는 위협이라는 의미다. 미중 패권 경쟁에서 한국의 균형 외교 구사를 더 어렵게 만드는 건 북한 변수다.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으로 현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주변 여건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생일축하메시지 및 친서를 전달한 데 이어 북미 실무협상 재개 의사도 전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를 계기로 북미 간 협상이 제 궤도로 복귀한다면 미국에 힘이 쏠릴 수 있다. 하지만 북미 간 정체가 지속된다면 중국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미중 사이에서 무게추를 시시각각 옮겨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복합갈등 양상을 보이는 한일 관계는 한국의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으로 일본 역시 수출규제를 암묵적으로 철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출 문제나 위안부·독도 등 과거사 문제는 여전히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는 뇌관이다. 특히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압류한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할 경우 잠시 봉합됐던 양국 관계는 더 큰 파국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2일 일본 기업 자산이 현금화될 경우 “나라 대 나라로 교제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고, 일본 고위 관리들은 이미 비자 발급 제한, 송금 규제 등 최고 수준의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러시아와는 수교 30주년이다. 양국이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미국의 중거리미사일 한국 배치는 러시아에도 민감한 사항이다.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방공식별구역) 침입 등 돌발적인 리스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주변 강대국 중 어떤 나라와도 관계가 편하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택할 수 있는 기본적 자세는 역시 ‘균형외교’다. 일본처럼 미국에만 밀착하는 정책을 구사하기도 힘들고 북한처럼 핵개발에 나서 소위 ‘고슴도치전략’을 쓰는 것도 비현실적이니 말이다.실제 지난해 한국은 ‘전략적 모호성’으로 미중 사이에서 한쪽에 쏠리지 않고 나름 적절하게 중립을 지켰다. 그 결과 미국에서 신뢰를 잃지 않고 대중국 관계를 개선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있다. 또 신남방 정책, 신북방 정책과 같은 외교다변화 노력도 이어 갔다. 올해는 한국이 의장국인 중견국 협의체 ‘믹타’(MIKTA)를 중심으로 외교다변화 행보를 이어 갈 전망이다. 2013년 출범한 믹타에는 한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 호주 등 5개국이 속해 있다. 다만 외교다변화가 강대국에 대한 저항력으로 발현되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에 반해 선택의 딜레마는 바로 눈앞에 놓여 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향후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면 ‘전략적 모호성’은 일시적인 문제 회피 방법밖에 될 수 없다”며 “이런 기조를 유지할 경우 외려 미중 모두에게서 전략적 불신을 당할 수 있으니 우리만의 외교전략 원칙을 수립하고 이 원칙에 기반해 현안별로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현재로서는 미중 가운데 승기는 미국 측에 있는 듯 보인다”며 “한미 동맹을 안전판으로 움직일 때 급변하는 신지정학 시대를 준비할 수 있고 반대로 미국에도 한국이 원하는 바를 명확히 요구하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한국 스스로 미국·이란, 미중에 낀 프레임을 만들기보다 우리의 가치를 분명히 하는 게 필요하다”며 “호르무즈 파병 문제도 애초에 한국 원유의 70%를 의존하는 지역에 관여하겠다는 관점에서 보면 한쪽 편을 드는 게 아니라 한국을 위한 행보를 결정하는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정 담은 뜨끈한 한입… 입 안에서 터지는 겨울 진미

    정 담은 뜨끈한 한입… 입 안에서 터지는 겨울 진미

    지역색이 강한 음식에는 주민들의 오랜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기 마련이다. 투박한 메밀국수 한 그릇, 막 지져 낸 수수부꾸미를 먹는다는 건 만든 이의 인생을 맛보는 것과 같다. 한국관광공사가 ‘이야기가 있는 겨울 음식’을 테마로 2월에 가볼 만한 곳들을 추천했다. 식재료에 담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여정이다.겨울 시장의 맛… 강원 영월·정선 재래시장 강원도의 재래시장을 찾으면 지역 고유의 먹거리가 많아 여행이 한층 행복해진다. 정선아리랑시장이나 영월서부시장이 대표적이다. 정선아리랑시장이 오늘처럼 유명해진 데는 정선아리랑이 주는 정서의 공감대 못지않게 먹거리가 한몫했다. 척박한 땅에 뿌리 내린 메밀과 옥수수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만들어 먹던 음식이 여행자의 별미가 됐다. 콧등치기, 올챙이국수 등 음식에 숨은 이야기도 재밌다. 콧등치기는 장국에 말아 먹는 메밀국수다. 막국수와 달리 면이 굵고 투박하다. 후루룩 빨아들이면 면이 콧등을 친다. 올챙이국수는 옥수수 녹말을 묽게 반죽해서 구멍 뚫린 바가지에 내려 만든다. 찰기가 적으니 반죽이 툭툭 끊어져 내렸고, 이 모양이 꼭 올챙이처럼 생겼다. 콧등치기나 올챙이국수는 술술 넘어간다. 시장 골목 안쪽에 ‘청아랑몰’이 있다. 3층짜리 컨테이너 건물로 각종 분식을 비롯해 마카롱, 과실주, 수제 맥주까지 맛볼 수 있다. 1959년 문을 연 영월 서부시장은 여행자에게 ‘메밀전병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서부시장에는 메밀전병 골목이 있다. 다닥다닥 붙은 메밀전집이 조금씩 다른 맛을 낸다. ‘오픈 키친’에서 전 부치는 모습을 보며 먹는 맛이 특별하다. 영월서부시장은 근래 닭강정도 입소문이 나, 찾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었다. 정선과 영월은 강원도 겨울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아리힐스-스카이워크나 동강사진박물관은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아리랑브루어리와 젊은달와이파크는 젊은이가 좋아할 만한 여행지다.칼칼한 추억 한 그릇… 충남 예산 어죽 충남 예산 예당호 인근은 어죽으로 유명하다. 1964년 둘레 40㎞에 이르는 관개용 저수지를 준공하자 동네 사람들이 농사짓는 틈틈이 모여서 솥단지를 걸고 고기를 잡았다. 붕어, 메기, 가물치, 동자개(빠가사리) 등 잡히는 대로 푹푹 끓이다가 고춧가루 풀고 갖은 양념에 민물새우 넣어 시원한 국물을 만들었다. 불린 쌀에 국수와 수제비까지 넣어 죽을 끓인 뒤 다진 고추와 들깻가루, 참기름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 먹었다. 이른바 ‘충남식 어죽’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민물고기로 만든 음식은 어죽만이 아니다. 제법 큰 붕어나 메기는 무와 시래기 잔뜩 넣어 찜으로, 동자개나 잡어는 칼칼한 매운탕으로, 살이 향긋한 민물새우와 미꾸라지는 튀김으로 먹었다. 지금도 예당호 일대에는 어죽과 붕어찜, 민물새우튀김 등을 파는 식당 10여곳이 있다.어죽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웠다면 아름다운 예당호를 걸어 보시길. 지난해 국내 최장 길이(402m)를 자랑하는 예당호출렁다리가 완공되고, 5.2㎞에 이르는 ‘느린호수길’도 개통했다. 예산의 대표 사찰인 수덕사는 대웅전(국보 49호), 삼층석탑과 부도전 등 볼거리가 많다. 우리 고건축의 정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고건축박물관과 예산 윤봉길 의사 유적(사적 229호)도 둘러볼 만하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등장하는 덕산온천에는 최근 새로 단장한 무료 족욕장이 있어 쉬었다 가기 좋다.사르르 녹는 생선… 경남 거제 대구·통영 물메기 거제 대구와 통영 물메기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대의 겨울 별미다. 대구를 제대로 맛보려면 거제 외포항으로 가야 한다. 전국 대구 출하량의 30%를 차지하던 포구에는 대구 조형물과 좌판이 늘어섰고, 겨울 볕에 몸을 맡긴 대구가 줄지어 분위기를 돋운다. 외포항 식당에서는 대구탕, 대구튀김, 대구찜등이 코스로 나온다. 생대구와 곤이가 담뿍 들어간 대구탕은 담백하고 고소하다. 대구 요리는 2월 중순까지가 제철이다. 생대구로 만든 음식은 말린 대구로 끓인 탕이나 찜과는 또 다른 품격이 있다.거제에 ‘입 큰’ 대구가 있다면, 이웃 도시 통영에는 ‘못난’ 물메기가 있다. 이른 오전에 통영 서호시장을 방문하면 살아 헤엄치는 물메기를 만날 수 있다. 못생겨서 한때 그물에 잡히면 버렸다는 물메기는 최근에 ‘금메기’로 불리며 귀한 생선이 됐다. 남해안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물메기 어획량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중앙시장 횟집에서도 물메기탕을 맛볼 수 있으며, 살이 연해 후루룩 마시면 몽실몽실한 살이 한입에 넘어간다. 외포항에서 해안도로로 이어지는 두모몽돌해변은 호젓한 어촌과 자그마한 몽돌 해변을 간직한 곳으로, 거가대교를 감상하는 포인트다. 가조도는 연륙교 옆에 조성된 수협효시공원 전망대와 ‘노을이물드는언덕’의 해 질 녘 풍경이 아름답다. 통영 봉평동의 봉수골은 미술관과 책방, 찻집, 게스트하우스 30여곳이 옹기종기 들어선 곳으로, 사색을 겸한 겨울 산책에 좋다.겨울 바다의 선물…전남 벌교 꼬막·장흥 매생이 지금이 아니면 맛보지 못할 바다의 겨울 진미가 있으니, 바로 꼬막과 매생이다. 꼬막 하면 떠오르는 곳이 보성 벌교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인 꼬막은 지금이 가장 맛 좋고 많이 날 시기다. 우리가 흔히 먹는 새꼬막은 쫄깃하고, 참꼬막은 고급 꼬막으로 즙이 풍부하다. 벌교 읍내에는 데친 참꼬막과 꼬막전, 꼬막회무침, 꼬막탕수육 등으로 푸짐한 꼬막정식을 내는 식당이 많다. 벌교는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이 된 곳이다. 벌교역 앞으로 ‘소설태백산맥문학기행길’이 조성됐다. 구 보성여관(등록문화재 132호), 보성 구 벌교금융조합(등록문화재 226호), 소화의집, 현부자네집 등 ‘태백산맥’의 무대를 답사해도 의미 있을 듯하다.벌교 옆 장흥에서는 매생이가 한창이다. 올이 가늘고 부드러우며 바다 향이 진한 내전마을 매생이를 최고로 친다. 매생이는 주로 탕으로 끓인다. 장흥 토박이들은 “매생이탕에 나무젓가락을 꽂았을 때 서 있어야 매생이가 적당히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한다. 뜨끈한 매생이탕을 한술 떠서 입에 넣는 순간, 바다 내음이 가득 퍼진다. 안도현 시인은 매생이를 “남도의 싱그러운 내음이, 그 바닷가의 바람이, 그 물결 소리가 거기에 다 담겨 있었던 바로 그 맛”이라고 표현했다. 억불산에 자리한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는 숙박 시설과 산책로 등을 갖춰 고즈넉한 겨울 숲 산책을 즐기기 좋다. 우리나라에 선종이 제일 먼저 들어온 보림사에도 가 보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한국관광공사 제공
  • 세배하고 떡국 먹지만 귀성문화는 없어, 같고도 다른 북녘 설

    세배하고 떡국 먹지만 귀성문화는 없어, 같고도 다른 북녘 설

    “쇼핑몰마다 설 선물세트가 가득 진열돼 있고, 사람들 또한 설레는 마음 안고 설 연휴 계획을 구상합니다. 아이들도 웃어른들에게 할 세배 연습을 하느라 여념이 없죠.” 북한 매체에 소개된 북한 주민들의 설맞이 풍경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에 어울리게 우리와 비슷한 모습이다. 북한 주민들도 설날 아침이 되면 주변에 사는 가족들과 한자리에 모여 설 음식을 먹고 덕담을 주고받는다. 설날 차례 문화가 일반적이지 않지만, 일부 가정에서는 지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뿐 아니라 친지나 이웃, 은사를 찾아 설 인사를 하고 음식이나 선물을 주고받으며 정을 나눈다. 어린이들은 색동저고리 등 설빔을 차려 입고 웃어른들에게 세배를 올리고 세뱃돈도 받는다. 간부를 비롯해 일부 주민들이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하거나 거주 지역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참배하지만, 의무적이지 않다. 남한에서는 즐기는 사람이 줄었지만, 북한에서는 명절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광장과 공원에서 연날리기와 윷놀이, 줄넘기, 제기차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와 체육 경기를 하는 주민들도 있다. 대표적인 설 음식은 떡, 떡국, 만두다. 남쪽의 일반적인 설 음식인 찰떡과 설기떡(백설기), 절편 등 떡의 종류도 다양한 편이다. 만둣국도 즐겨 먹으며, 전통 개성 음식인 허리가 잘록한 모양의 조랭이떡국을 만들어 먹는 집도 적지 않다. 특히 ‘맛집 탐방’은 빼놓을 수 없는 설 풍경이다. 남쪽에서는 설 연휴 대이동으로 많은 식당이 휴업하지만, 설 귀성 문화가 없는 북한에서는 연휴 내내 일제히 문을 열고 ‘특식’으로 불리는 설 음식을 판다. 평양 옥류관과 청류관을 비롯한 여러 식당에서 평양냉면과 쟁반 국수, 전골 등을 맛보고, 인민봉사총국에서 마련한 설 명절 음식 품평회와 시식회도 즐길 수 있다. 지방 식당들도 마찬가지다. 설맞이 술로는 도라지를 비롯한 여러 약재를 넣어 만든 ‘도소주’(屠蘇酒)가 있는데, 젊은 사람이 한 살 더 먹는 것을 축하한다는 의미로 젊은 사람부터 마신다. 남쪽과 달리 북한에서 음력 설을 민족의 전통 명절로 제정하고 지위를 인정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과거 음력 설은 중국 역법에 따른 봉건 잔재로 여겨져 김일성 주석의 지시에 따라 명절로 취급되지 않았다가 1989년에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우수한 전통을 계승하자고 강조하면서 음력 설을 인정하고 즐기기 시작했다. 북한은 2003년 설 당일부터 사흘간을 공식 휴일로 지정했으며 2006년부터는 ‘설 명절’을 음력 설의 공식 명칭으로 삼고 있다. 올해는 설 당일인 25일부터 27일까지 쉴 수 있다. 대체 공휴일을 인정해 설 하루 전인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을 쉬는 남한과는 조금 다르다. 설 명절의 부활에도 북한에서 설과 추석을 비롯한 민속 명절은 민족 최대의 명절로 통하는 김일성(4월 15일·태양절)·김정일(2월 16일·광명성절) 생일보다 중요성이 떨어진다. 연합뉴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우리를 닮은 너, 스페인 요리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우리를 닮은 너, 스페인 요리

    “아, 스페인으로 올걸.” 난생처음 스페인에 도착해 음식을 한 입 먹어 보고 내뱉은 탄식이다. 이탈리아에서 요리 유학을 갓 마친 뒤 견문을 넓히고자 스페인을 찾은 터였다. 언뜻 보기에 이탈리아 음식과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차원의 매력을 가진 스페인의 음식 스타일이 꽤 마음에 들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남들은 농담인 줄 알지만 나름 진심이 담긴 말이다. 보름이 조금 넘는 기간 한국에서 온 이탈리아 요리 유학생은 바르셀로나를 기점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스페인을 한 바퀴 돌며 각지의 대표적인 음식을 맛보고 다녔다. 스페인을 알아 가면 갈수록 강한 확신이 들었다.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맞는 유럽 음식은 스페인 음식이겠노라고. 흔히 이탈리아 요리를 두고 한국 음식과 비슷하다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그건 이탈리아에서 딱 사흘만 지내 봐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한국 음식과 공통점이라면 기다란 면 국수가 존재한다는 것뿐. 조리 방식과 조미료, 맛을 내는 기법 등에서 닮은 구석이라곤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반면 스페인 요리는 꽤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국 요리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조미료가 스페인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대표적인 게 마늘과 고춧가루다.어떤 음식의 국가성 또는 지역성을 대표하는 요소는 향미다. 향신료나 조미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향미가 결정되며 곧 그것은 음식의 정체성으로 귀결된다. ‘익숙한 입맛’도 향미로 갈린다. 다른 나라에 가더라도 자국의 향미와 유사한 음식이 있다면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이유다. 한국 음식의 주된 향미는 마늘, 고추, 참기름, 간장 등이다. 남부 이탈리아엔 엔초비·토마토·올리브유·고추·파슬리가, 북부 이탈리아엔 여기에 버터와 허브를 더한 향미가 있다. 동남아의 경우 넓게 보면 고수·라임·피시 소스일 테고, 일본은 가쓰오와 다시마로 만든 다시, 미소 된장과 간장 등이 지배적인 향미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마늘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도 마늘을 쓰긴 하지만 대부분 조리 도중에 잠깐 넣고 빼 향만 입힌다든가 하는 식이다. 마늘 자체의 향을 그리 즐기진 않기 때문이다. 마늘향에 둔감한 한국 사람은 마늘이 들어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소량 사용한다. 스페인에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 빵과 토마토, 피망 등과 함께 생마늘을 그대로 갈아 수프처럼 먹는 ‘가스파초’라든지, 토마토를 잘게 썰어 올리브유에 버무린 후 빵에다 펴 발라 먹는 ‘판 콘 토마테’는 토마토를 바르기 전에 빵에 마늘을 비벼 진한 마늘향을 입히는 게 순서다. 마늘을 넣은 마요네즈로 알려진 알리올리 소스의 고향도 다름 아닌 스페인이다. 스페인 요리에서 빠지지 않는 향신료인 피멘톤 가루는 한국에 파프리카 가루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단맛이 나는 알록달록한 파프리카로 만든 게 아니라 고추로 만든 것이다. 파프리카나 피망이나 모두 고추를 부르는 용어다. 단지 헝가리 말이냐, 프랑스 말이냐의 차이일 뿐이다. 스페인에서 고추는 피멘톤이라고 하고, 이것은 곧 훈연해서 말린 뒤 곱게 빻은 피멘톤 가루와 동의어로 쓰인다. 피멘톤 가루는 맛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된다. 매운맛이 나는 것과 단맛이 나는 것, 그리고 그 중간 맛이나 약간의 신맛이 나는 것도 있다. 대부분 맵지 않은 걸 사용하는데 특히 국물 요리나 볶음 요리에 많이 쓰인다. 서양의 스튜나 수프가 다소 느끼하고 어색했다면 스페인식 국물 요리가 답이 될 수 있다. 물론 훈연 향은 익숙지 않을 수 있지만 크게 어색할 정도는 아니다.스페인식 스튜 요리인 ‘카수엘라’나 국물 요리를 뜻하는 ‘칼도’, 조림에 가까운 ‘귀사도’에 피멘톤이 들어가 있는지 물어보자. 만약 그렇다면 느끼함에 지친 한국인의 위장을 얼큰하게 달래 줄 수 있는 훌륭한 해장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스페인에서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건 향미뿐만이 아니다. 전통적인 중세 조리법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스페인 전통 요리 중에서는 한국적인 조리 형태와 기법을 갖고 있는 것들도 있다. 돼지 창자에 돼지 피와 쌀, 양파 등을 넣고 익힌 후 건조한 스페인식 순대 ‘모르시야’는 한국인이 보기에 영락없는 피순대다. 머리 고기와 각종 내장 부산물을 넣고 삶아 낸 ‘코시도’, 계란에 각종 재료를 넣고 익힌 스페인식 계란 요리 ‘토르티야’, 문어를 부드럽게 익혀 듬성듬성 썰어 낸 ‘풀포 아페이라’, 쌀과 해산물을 한 냄비에 넣고 피멘톤 가루와 함께 끓여 낸 일종의 매운탕 국밥과 같은 풍미의 ‘아로즈 콘 칼도소’는 한식당이 없는 한적한 스페인 시골에서도 여정을 버티게 해 주는 감사한 음식들이다. 스페인에는 하몽과 파에야만 있는 게 아니다.
  • [인사]

    ■한국에너지공단 △지역협력이사 차재호 ■예금보험공사 ◇부서장급 전보 △기획조정부장 장진영△착오송금구제TF실장 이상우△홍보실장 유형철△구조개선총괄부장 홍준모△보험관리실장 송성명△회수총괄부장 김경관△채권관리부장 김봉환△기금정책부장 유대일△기금관리실장 신두식△감사실장 지창우△비서실장 이상조△외부 파견(파산재단) 김근석△외부 파견(파산재단) 박인식△외부 파견(국방대학교) 김경록△외부 파견(경찰대학교) 양건승 ◇부서장급 보임 △기금운용실장 김동석△외부 파견(통일교육원) 남성모△외부 파견(국립외교원) 신재민△외부 파견(한국은행) 진주태△외부 파견(파산재단) 임상옥△외부 파견(금융감독원) 윤재호 ■한국수자원공사 ◇본부장급 △물관리계획본부장 이준근△물순환사업본부장 김만재△통합물관리본부장 박태현△한강유역본부장 박도수△금강유역본부장 이범우△영·섬유역본부장 최등호△낙동강유역본부장임병민△K-water연구원장 채효석 ◇부서장 △물산업플랫폼센터장 김대근△기술계획처장 황영진△정보관리처장 옥희철△K-water연구원 연구지원처장 이병근△〃물정책연구소장 김병기△〃통합물관리연구소장 정용배△〃물인프라·에너지연구소장 김진훈△〃수질안전센터장 오은정△대체수자원처장 조영식△물종합진단처장 김성호△스마트에코시티처장 김지헌△부산스마트시티추진단장 이상현△시화사업처장 노희수△MTV사업단장 이동주△송산사업단장 강승주△시화조력관리단장 김인수△맑은물관리처장 양강승△통합물관리처장 김현식△경기동북권지사 동두천수도관리단장 박진훈△팔당권지사장 박정수△팔당권지사 광주수도관리단장 박세훈△경기동남권지사 화성권관리단장 정재안△SK하이닉스산업용수관리단장 남윤환△수도권지역협력단장 정환삼△소양강지사장 강기호△태백권지사장 윤이중△강원지역협력단장 권형준△금강경영계획처장 양동규△금강수도지원센터장 이상철△아산권지사장 류광식△청주권지사장 정영래△충북지역협력단장 나유진△금강북부권수도사업단장 김종신△충남지역협력단장 구기항△정읍권지사장 김철한△영·섬경영계획처장 심과학△영·섬물관리처장 이종진△동화권지사장 김도균△전남북부권지사장 이형묵△전남중부권지사장 류재면△전남서남권지사장 정찬△전남서남권지사 장흥수도관리단장 김동룡△영산강보관리단장 신창수△전남지역협력단장 서광석△낙동강사업계획처장 박노혁△낙동강수도지원센터장 김현일△봉화권지사장 임동진△군위지사장 박건웅△포항권지사장 김우용△김천부항지사장 황선민△고령권지사장 황기성△운문권지사장 김기돈△경북지역협력단장 박세출△울산권지사장 길준표△남강지사장 박명기 ■한겨레신문 △매거진랩사업단장 직무대행 겸 매거진랩부 편집장 김연기 ■삼성벤처투자 ◇임원 승진 △전무 김정호△상무 양성훈 ◇전문위원 승진 △부사장급 김민수
  • ‘붉은 수돗물’ 막는 4대강 유역수도지원센터

    지난해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로 대두된 지방 상수도 시설 관리 및 체계적인 사고 대응을 위해 4대강 유역수도지원센터가 설치된다. 환경부는 22일 경기 과천 한국수자원공사 한강권역본부에서 유역수도지원센터 출범 및 한강유역수도지원센터를 개소한다고 21일 밝혔다. 센터는 수도 시설을 관리하는 지자체 대부분이 열악한 재정 여건 및 인력·전문성 부족으로 평시 시설 운영과 유사시 사고 대응력이 미흡하다는 분석에 따라 상시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직이다. 센터는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섬진강 유역에 1개소씩 총 4개소가 설치되며 센터별로 약 40명씩 총 160여명의 전문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센터는 피해 규모가 100세대 이상인 수돗물 사고가 발생해 지자체가 요청하면 기술적·인적 지원을 한다. 특히 300세대 이상 대규모로 확대되면 ‘현장수습조정관’을 파견하게 된다. 환경부의 현장수습조정관은 신속한 대응을 위해 센터의 전문 인력을 투입해 사고 원인 분석부터 사고 수습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지원하도록 했다. 센터는 평상시에는 수도계획 수립과 시설 진단, 유수율 제고, 수계 전환 등 상수도 전반에 걸친 기술을 지자체에 자문한다. 특히 올해부터 전국에 구축하는 ‘스마트 상수도 관리체계’와 연계해 수돗물 사고 감시에 나설 계획이다. 환경부는 2022년까지 수질·수량·수압 감시 장치와 자동배수설비, 정밀여과장치 등을 관망에 설치해 실시간 현황 감시 및 자동 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상수도 관리시스템을 전국에 구축할 계획이다. 김영훈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수돗물 사고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인력과 기술력이 부족한 지자체 기술 지원을 통해 지방상수도 운영을 선진화하는 등 체감할 수 있는 수돗물 정책을 제공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인사] 해양수산부, 예금보험공사,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수자원공사

    ■ 해양수산부 ◇ 과장급 전보 △ 평택지방해양수산청장 김종인 △ 대산지방해양수산청장 김성수 ■ 예금보험공사 ◇ 부서장급 전보 △ 기획조정부장 장진영 △ 착오송금구제TF 실장 이상우 △ 홍보실장 유형철 △ 구조개선총괄부장 홍준모 △ 보험관리실장 송성명 △ 회수총괄부장 김경관 △ 채권관리부장 김봉환 △ 기금정책부장 유대일 △ 기금관리실장 신두식 △ 감사실장 지창우 △ 비서실장 이상조 △ 외부 파견(파산재단) 김근석 △ 외부 파견(파산재단) 박인식 △ 외부 파견(국방대학교) 김경록 △ 외부 파견(경찰대학교) 양건승 ◇ 부서장급 보임 △ 기금운용실장 김동석 △ 외부 파견(통일교육원) 남성모 △ 외부 파견(국립외교원) 신재민 △ 외부 파견(한국은행) 진주태 △ 외부 파견(파산재단) 임상옥 △ 외부 파견(금융감독원) 윤재호 ■ 한국에너지공단 △ 지역협력이사 차재호 ■ 한국수자원공사 ◇ 본부장 △ 물관리계획본부장 이준근 △ 물순환사업본부장 김만재 △ 통합물관리본부장 박태현 △ 한강유역본부장 박도수 △ 금강유역본부장 이범우 △ 영·섬유역본부장 최등호 △ 낙동강유역본부장 임병민 △ K-water연구원장 채효석 ◇ 부서장 △ 물산업플랫폼센터장 김대근 △ 기술계획처장 황영진 △ 정보관리처장 옥희철 △ K-water연구원 연구지원처장 이병근 △ “ 물정책연구소장 김병기 △ ” 통합물관리연구소장 정용배 △ “ 물인프라·에너지연구소장 김진훈 △ ” 수질안전센터장 오은정 △ 대체수자원처장 조영식 △ 물종합진단처장 김성호 △ 스마트에코시티처장 김지헌 △ 부산스마트시티추진단장 이상현 △ 시화사업처장 노희수 △ MTV사업단장 이동주 △ 송산사업단장 강승주 △ 시화조력관리단장 김인수 △ 맑은물관리처장 양강승 △ 통합물관리처장 김현식 △ 경기동북권지사 동두천수도관리단장 박진훈 △ 팔당권지사장 박정수 △ 팔당권지사 광주수도관리단장 박세훈 △ 경기동남권지사 화성권관리단장 정재안 △ SK하이닉스산업용수관리단장 남윤환 △ 수도권지역협력단장 정환삼 △ 소양강지사장 강기호 △ 태백권지사장 윤이중 △ 강원지역협력단장 권형준 △ 금강경영계획처장 양동규 △ 금강수도지원센터장 이상철 △ 아산권지사장 류광식 △ 청주권지사장 정영래 △ 충북지역협력단장 나유진 △ 금강북부권수도사업단장 김종신 △ 충남지역협력단장 구기항 △ 정읍권지사장 김철한 △ 영·섬경영계획처장 심과학 △ 영·섬물관리처장 이종진 △ 동화권지사장 김도균 △ 전남북부권지사장 이형묵 △ 전남중부권지사장 류재면 △ 전남서남권지사장 정찬 △ 전남서남권지사 장흥수도관리단장 김동룡 △ 영산강보관리단장 신창수 △ 전남지역협력단장 서광석 △ 낙동강사업계획처장 박노혁 △ 낙동강수도지원센터장 김현일 △ 봉화권지사장 임동진 △ 군위지사장 박건웅 △ 포항권지사장 김우용 △ 김천부항지사장 황선민 △ 고령권지사장 황기성 △ 운문권지사장 김기돈 △ 경북지역협력단장 박세출 △ 울산권지사장 길준표 △ 남강지사장 박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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