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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0만원 세금 안 내려면 200만원만 주세요”…‘국세 소멸시효 브로커’ 활개

    “5000만원 세금 안 내려면 200만원만 주세요”…‘국세 소멸시효 브로커’ 활개

    서울에 사는 자영업자 A씨는 최근 전 거래처 사장 B씨로부터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폐업하고 세금 5000만원가량을 체납해 골치를 썩는데 B씨가 “비슷한 처지였다가 벗어났다”며 휴대전화번호 하나를 건넸다. A씨가 이 번호로 연락하니 상대방은 “200만원만 주면 해결해 주겠다”고 말했다. A씨가 못 믿자 상대방은 “국세청이 압류한 계좌에 있는 돈을 세금으로 내고 계좌를 해지하면 5년 뒤 세금이 싹 사라진다”며 “알아서 처리해 주겠다”고 장담했다. 22일 세무사들과 자영업자들에 따르면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폐업했거나 사정이 어려워 세금을 체납한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한 ‘국세 소멸시효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세무사는 “경기가 나빠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가 많은데 동종업계 네트워크를 타고 브로커를 소개받는다”며 “많게는 1억~2억원, 대부분 5000만원 미만 체납자에게 세금을 없애주는 대가로 약 200만원을 요구한다”고 귀띔했다. 브로커의 수법은 국세징수권 소멸시효를 악용하는 방식이다. 세금 5억원 이상이면 납부 기한으로부터 10년, 5억원 미만이면 5년이 지나면 국세청이 세금을 걷을 수 없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다만 국세청이 압류한 재산이 있으면 소멸시효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압류된 재산이 없는 날로부터 5년 또는 10년이 지나야 세금이 사라진다. 브로커들은 체납자 상당수가 압류된 재산이 적다는 점을 노렸다. 서울 여의도의 한 세무사는 “체납액은 수천만원인데 압류 재산은 기껏해야 수백만원의 예금이나 보험인 체납자가 많다”며 “몇백만원만 내면 수천만원의 세금을 안 낼 수 있다는 말에 넘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수법인 데다 알음알음 음성적으로 퍼져 국세청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체납징수가 고액 체납자 중심의 은닉 재산을 추적하는 방식이어서 이런 브로커들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새로운 편법 세무 컨설팅이라 현재로서는 처벌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재산을 일부러 숨긴 악성 체납자들이 이 수법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리 배우자나 자녀 명의로 재산을 빼돌린 체납자에게는 합법적으로 세금을 안 낼 면죄부가 된다. 한 세무사는 “국세행정 시스템에서 소멸시효가 다 돼가는 체납자를 추려 소멸시효가 끝나지 않게 조치할 수 있는데 국세청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은 체납액 5000만원 이상 체납자를 지방국세청에서 따로 관리할 수 있지만 행정력의 한계 때문에 고액 체납자부터 조사하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국세청 관계자는 “체납자 대부분은 진짜로 돈이 없어 어려운 사람들인데 이들의 명단을 다 뽑아 소멸시효가 끝나지 못하게 하는 건 정상적인 국세행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멸시효가 납세자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이를 악용해 체납자로부터 돈을 받고, 정부가 정상적으로 징수할 세금까지 못 걷게 만드는 행위는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기용(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악의적으로 소멸시효를 이용해 세금을 안 내는 편법을 쓴 납세자에게는 소멸시효를 중단시키거나 더 연장하도록 세법을 바꿔야 한다”며 “브로커에 대한 처벌을 비롯해 국세행정의 보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지방정부, ‘통화’ 발행해 지역 경제 살린다/김승훈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지방정부, ‘통화’ 발행해 지역 경제 살린다/김승훈 사회2부 차장

    서울에서 20년 넘게 식당을 해 오던 A씨는 최근 문을 닫았다. 점심시간이면 손님들로 시끌벅적했던 ‘맛집 명성’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2년 전부터 손님이 줄더니 올 들어선 적막만이 맴돌았다. 인근 중소상인들의 줄도산이 치명타였다. 오랜 세월 정든 가게를 정리해야 했을 땐 밤새 울었다. 자영업자들의 곡소리가 천지를 뒤흔들고 있다. 살기 힘들다는 비명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지역 경제를 살려 달라는 호소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이런 위기 국면 타개를 전적으로 중앙정부에만 맡겨도 될까. 서민들의 목숨 줄이 달린 경제 위기 상황을 접하며 든 생각이다. 지방자치단체 사무 범위를 규정한 지방자치법 제9조엔 산업 진흥·지역 개발 등에 대한 내용이 나열돼 있다. 지방정부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책임을 갖고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자치단체에 대한 지역민들의 가장 큰 요구도 지역 경제 활성화다. 자치단체장과 지역 경제 활성화는 떼려야 뗄 수 없다. 문제는 자치단체장에게 경제를 살릴 정책 수단이 없다는 것. 자치단체장의 대표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은 도로·교통 인프라 확충을 통한 사람 유입, 관광개발을 통한 관광객 유치, 산업단지 개발을 통한 기업 유치, 공공일자리 창출이다. 이마저도 지방정부가 주도하지 못한다. 세금이 대부분 국세로 편성된 탓이다. 중앙정부에서 보조금이나 교부세를 받아야 그나마 지역민들에게 면피용 생색을 낼 수 있다. ‘앵벌이’로 얻은 돈으로 추진하는 지역 경제 살리기가 모범 사례로 굳어져 있다. 책임만 있고 수단이 없다. 자치단체장의 역할과 비중은 과소평가될 수밖에 없고, 성난 민심의 화풀이 대상에 머물 수밖에 없다. 경제는 거시적인 통화·금융·산업·외환 등 국가 차원의 정책을 통해서만 활성화할 수 있다는 ‘도그마’에 빠져 있으니,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르겠다. 이 판도를 확 바꾸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고유권한으로 인식돼 온 ‘통화·금융’ 수단을 들고 지역 경제 살리기 전면에 나선 것이다. 올해 기준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 177곳에서 2조 9300억원에 달하는 지역화폐를 발행했다. 인천 지역화폐인 ‘인천e음’은 지역민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며 1조 1000억원을 돌파했다. 서울시도 내년 1월 소상공인 간편 결제 시스템인 ‘제로페이’와 결합한 모바일 지역화폐 2000억원을 발행한다. 지역화폐는 자치단체장이 발행하고, 그 지역에서만 쓸 수 있다. 소상공인 매출 증대가 목표인 만큼 대형 마트·프랜차이즈나 백화점, 대기업 계열사 등에선 사용할 수 없다. 자본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 경제 풀뿌리인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지방자치제 시행의 근본 이유는 경쟁이다. 지방정부 간 경쟁을 통해 더 좋은 정책을 만들고, 최고의 정책들이 모여 나라의 행정 수준을 끌어올리는 게 지방자치제의 핵심이다. 지방정부 간 경쟁을 통해 지역화폐도 질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 종이 상품권에서 카드로, 카드에서 모바일로, 기술 발전과 함께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세금 지원을 받아 관광·산업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서 벗어나 직접 화폐 발행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건 지방자치사에 한 획을 긋는 일대 혁신이다. 지방자치가 법과 사무, 행정을 넘어 주민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체감 분야로 확대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경제 활성화는 중앙정부만의 몫이 아니다. 지방정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 경제를 살려 달라는 지역민들 읍소에 지역 경제 활성화 ‘플레이어’로 나선 지방정부들이 있기에, 지방자치의 앞날은 밝다. hunnam@seoul.co.kr
  • 국민권익위 시정권고 상습 묵살한 국세청

    국민권익위 시정권고 상습 묵살한 국세청

    민원인 A씨는 2017년 국세청으로부터 어머니가 증여한 토지에 대해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내라는 통지를 받고서 어이가 없었다.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으니 가산세를 내라는 것인데, 6년 전 A씨가 이 토지를 직접 경작하고 있음을 확인하고서 세금을 감면해 준 곳이 바로 국세청이었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당시 국세청이 마을 주민을 상대로 현지 조사까지 해 감면 결정을 내렸는데도 이제서야 스스로 내린 과세처분이 잘못됐다며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시정 권고를 했다. 국세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익위는 시정권고나 의견표명을 번번이 무시해 온 8개 행정기관 명단을 19일 공개됐다. 1위는 역시나 국세청이었다. 최근 5년간 행정기관이 권익위의 권고 또는 의견표명을 수용하지 않아 해결되지 않은 고충 민원 274건 가운데 64건이 국세청 소관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3건, 국토교통부가 11건으로 뒤를 이었다. 고용노동부는 10건, 한국도로공사 7건, 서울주택도시공사(SH) 6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산림청은 각각 5건을 수용하지 않았다. 8개 기관이 수용하지 않아 해결하지 못한 민원(131건)이 전체의 절반에 달한다. 권익위는 행정기관의 처분이 위법·부당하다고 판단되면 시정권고를, 민원인의 주장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의견 표명을 하고 있다. 권태성 권익위 부위원장은 “국민권익위 권고와 의견표명은 불합리한 행정처분이나 제도에 대해 행정기관 등에 적극 행정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세청은 권익위에 “수용률 제고를 위한 고충민원 전략회의를 권익위와 함께한 지난해 4월부터는 수용률이 88%에 달하는 등 고충민원 해소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수제맥주 키트 개발’ 스타트업 주류면허 발급

    새로운 수제맥주 키트를 개발했지만 규제 때문에 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려던 스타트업 ‘인더케그’가 적극행정을 통해 국세청으로부터 면허를 발급받았다.<본지 12월 4일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창의적인 수제맥주 제조법을 개발했던 중소기업 ‘인더케그’가 국세청으로부터 주류제조 면허를 받았다”고 밝혔다. 인더케그가 개발한 수제맥주 키트는 판매할 때는 알코올이 없어 물이나 다름없지만 소비자가 병뚜껑의 갭슐을 터트려 효모를 넣으면 발효돼 맥주가 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행법상 ‘알코올 1도 이상’이라는 규제에 발이 묶여 영업을 할 수 없어 미국으로 공장 이전을 검토하기로 해 논란을 빚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가전제품 소매업 등 8개 업종 내년부터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가전제품 소매업 등 8개 업종 내년부터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약국, 컴퓨터학원, 미용학원 등 포함위반시 거래대금의 20% 가산세 부과내년부터 가전제품 소매업 등 8개 업종이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업종에 추가된다. 국세청은 가전제품 소매업, 의약품 및 의료용품 소매업, 기타 기술 및 직업훈련학원, 컴퓨터 학원, 기타 교육기관, 체력단련시설 운영업, 묘지분양 관리업, 장의차량 운영업 등 8개 업종을 내년 1월 1일부터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에 추가한다고 19일 밝혔다.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업종은 69개에서 77개로 늘어나게 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노래방기기나 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 소매업, 약국을 비롯해 드링크제, 가축약품을 파는 곳 등이 포함된다. 또 자동차정비학원, 미용학원, 속기학원, 컴퓨터학원 등 각종 교육기관과 헬스클럽, 납골당, 장의차량을 운영하는 사업자도 현금영수증을 의무 발행해야 한다. 의무발행업종 사업자는 거래 건당 10만원 이상의 현금 거래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요구하지 않더라도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거래대금의 20%에 해당하는 가산세가 부과된다.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사업자가 발급 의무를 하면 소비자는 계약서, 영수증, 무통장 입금증 등 거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해 거래일로부터 5년 이내에 국세청에 신고할 수 있다.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미발급 금액의 20%를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동지팥죽과 새알심은 ‘불’과 ‘빛’의 상징이니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동지팥죽과 새알심은 ‘불’과 ‘빛’의 상징이니

    며칠만 지나면 12월 22일, 동짓날이다. 동지(冬至)가 되면 사람들은 하얀 새알심이 들어간 붉은색의 팥죽을 먹으며 나쁜 기운이 물러갈 것을 기원한다. 물론 요즘은 동지라고 팥죽을 먹는 사람도 드물기에, 이제는 사라져 가는 습속이 되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동지는 참으로 기쁜 날이다. 길고 어두운 밤이 드디어 짧아지기 시작하는 날이니까. 요즘이야 일 년 내 불빛이 환한 세상에서 살아가니까 ‘빛’의 중요성을 잘 모르지만, 고대 사회에서 ‘불’과 ‘빛’은 ‘선’(善)과 동일시될 정도였다. 많은 신화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동짓날을 설로 여기는 곳이 많았다. 성탄절도 오래된 동지 의례에서 기원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고 보면, 밤의 길이가 짧아지기 시작하는 동지야말로 한 해의 시작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나뭇잎이 떨어지고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면, 사람들은 해가 빛을 잃어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공연히 우울해졌다. 빛을 잃은 해가 춥고 긴 겨울의 시작을 알려 주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런데 동지가 되면 낮의 길이가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한다. 빛을 잃고 시들시들했던 해가 드디어 부활하는 것이니, 그야말로 즐거운 일 아닌가. 그래서 고대 사회에서 동지 의례는 언제나 생명이나 부활과 관련돼 있었다. 그런데 중국에서 동짓날이 되면 먹는 것이 있었으니, 붉은 팥죽이 그것이었다. 6세기 무렵의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라는 책에 보면 팥죽을 먹게 된 유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물의 신이 ‘공공’(共工)인데, 공공에게 성격이 고약한 아들이 있었다. 그 아들이 동짓날 죽어 역귀(疫鬼)가 됐는데, 붉은 팥을 싫어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동지가 되면 붉은 팥죽을 쑤어 나쁜 귀신을 쫓아냈다고 한다. 물론 지금 중국에서는 팥죽을 먹지 않고 만두나 탕원(湯圓)을 먹는다. 북부지역에서는 만두를, 남부지역에서는 탕원을 주로 먹는데, 탕원은 소를 넣어 찹쌀로 동그랗게 만든 새알심 같은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팥죽을 먹는 것은 상당히 오래된 습속인 셈이다. 조선 시대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동짓날에 붉은 팥죽 국물을 문에 뿌려 액을 막았다는 기록이 나오는 것을 보면, 붉은 팥죽에 사악한 기운을 쫓아내는 힘이 있다고 믿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왜 하필 ‘붉은색’이 귀신을 쫓아내는 힘이 있다고 말하는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면 아마도 붉은색이 ‘불’의 상징이기 때문일 것이다. 동지팥죽의 기원을 말해 주는 앞의 신화에서 ‘공공’이 ‘물의 신’이라고 했다. 문헌 기록을 보면 공공은 대부분 좋지 않은 이미지로 등장한다. 공공은 사람의 얼굴에 뱀의 몸을 하고 있으며 머리 색깔이 붉다. 공공의 부하인 상류(相柳)도 붉은 머리에 푸른색 몸을 하고 있는데, 성품이 포악하고 사납다. 다른 부하인 부유(浮游) 역시 나쁜 짓만 골라 가면서 하는 신으로 묘사된다. 물의 신들이 이렇게 부정적 이미지로 묘사되는데, 그런 수신(水神) 공공의 아들을 ‘팥죽’으로 물리친다. 그것은 뜨거운 ‘불’의 기운으로 차가운 ‘물’의 기운을 누르는 것이며, 붉은 ‘불’의 기운으로 안과 밖의 경계를 이루는 ‘문’을 막아 사악한 기운의 도래를 차단하는 것이다. 그것은 붉은 ‘불’의 힘으로 어둡고 긴 밤을 물리치면서 환한 ‘빛’의 시간이 도래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붉은 팥죽 안에 하얀 새알심을 넣는 것이 아닐까. 하얀 새알심은 네모가 아니라 둥근 형태이다. 하얗고 둥근 새알심은 아마도 환하게 다시 떠오르는 태양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그러니 동짓날 먹는 팥죽은 붉은 불과 하얀 빛의 힘으로 어둠의 기운을 몰아내는 강력한 음식인 셈이다. 그러니 어떠한가, 이번 동지에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따끈한 붉은 팥죽 한 그릇 먹어 봄이.
  • ‘저승사자’ 같아 너무 무서워! 또다시 쫓겨난 세종 조형물

    ‘저승사자’ 같아 너무 무서워! 또다시 쫓겨난 세종 조형물

    시민들 “밤엔 더 섬뜩”… 이전 민원지난 7일 행정안전부·소방청 등이 있는 세종시 나성동 정부세종2청사(17동) 남서측 대로변에 있던 조형물 하나가 철거됐습니다. ‘흥겨운 우리 가락’이라는 이름의 금속 조형물인데요. 한복 차림에 갓을 쓴 남성이 ‘한량무’ 춤사위를 펼치듯 양팔을 벌려 날아오르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작품 설명에도 ‘한국무용의 한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했다’고 적혀 있죠. 그런데 2015년 인근 건물 국세청(16동) 앞에 세워졌다가 몇 달 뒤 현재 위치로 보내졌는데 약 4년 만에 떠돌이 신세가 된 겁니다.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사실 작품 취지와 달리 그간 이 조형물은 시민과 공무원들의 골칫덩이였습니다. “무섭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죠. 만화 ‘각시탈’ 속 가면처럼 기괴한 웃는 얼굴과 날카로운 눈매 그리고 차가운 금속재질까지 더해져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습니다. 특히 밤이나 날씨가 궂을 때 조명이 조형물에 비치면 더욱 섬뜩하게 보였다는 겁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조형물이 행안부와 소방청 옆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재난 안전 관련 부처 옆에 ‘저승사자’가 버티고 선 모양새가 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소방청에서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나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독도 헬기 추락사고 등 대형화재·사고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볼 때마다 꺼림칙하다’는 불만이 있었다고 하네요. 정부 관계자는 “작품 취지는 알겠지만 얼굴 표정이 너무 무섭고 재질까지 차가운 느낌이라 동료 직원들과 ‘다른 데로 옮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면서 “실제로 시민들이 세종시청에 민원을 많이 넣었고 KTV국민방송 쪽으로 옮기려다가 협의가 잘 안 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조형물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곳에 자리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사전에 여론을 충분히 파악하고 지역 특성에 맞게 추진해야겠죠. 각 중앙부처와 지자체에서 이러한 과정 없이 세금을 축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는 작은 조형물이라도 심사숙고한 뒤 설치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글 사진 세종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고액·상습 관세체납자 257명 공개…총 9104억원

    고액·상습 관세체납자 257명 공개…총 9104억원

    관세청이 13일 2019년 고액·상승 체납자 257명(개인 172명·법인 85개)의 명단을 13일 홈페이지(www.customs.go.kr)와 세관 게시판에 공개했다. 대상은 관세 및 내국세 2억원 이상을 1년 이상 납부하지 않은 개인과 법인이다. 62명이 신규 체납자, 195명은 195명이다. 개인이 172명, 법인은 85개 업체다.체납액은 총 9104억원으로 평균 체납액은 35억원이다. 개인은 장모씨(66)가 4505억원을 체납해 가장 많았다. 법인 최고액은 ㈜엠무역으로 125억을 내지 않고 있다. 100억원 이상 체납자는 6명에 불과하지만 금액으로는 6098억원에 달했다. 체납기간이 5년 이상인 체납자는 59.1%인 152명, 체납액은 84.8%인 7720억원을 차지해 악성 체납으로 분석됐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이 670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가구 등 소비재(1167억원), 주류(590억원), 자동차(99억원) 등이다. 올해 체납자 및 체납액이 전년(221명·3166억원)대비 급증한 것은 지난 7월 중국산 참깨 관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판결에 따라 개인 최다 체납자가 된 장씨를 포함한 5명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들 체납액만 5690억원이다. 관세청은 이의신청·심사청구 등 불복청구가 진행 중이거나 체납액의 30% 이상 납부자, 회생계획에 따라 징수유예를 받은 체납자나 법인 등은 명단 공개에서 제외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체납자는 명단을 공개하고 악의적 고액체납자에 대해서는 가택수색 등 추적 조사도 벌인다”면서 “출국 금지와 수입품 검사 등 다른 행정 제재도 엄하게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용산구, 행안부 주관 ‘2019년 국민행복민원실’에 선정

    용산구, 행안부 주관 ‘2019년 국민행복민원실’에 선정

    서울 용산구가 행정안전부 주관 ‘2019년 국민행복민원실’에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국민행복민원실이란 행안부가 민원서비스 수준향상을 위해 전국 지자체, 시도교육청, 국세청 등 민원실을 갖춘 행정기관 대상으로 서비스·시설·환경 등을 심사하고 우수기관을 선정해 그 지위를 3년간 인정해 주는 제도다. 행안부는 1차 서면심사와 2차 현장점검을 실시, 2019 국민행복민원실 29개 기관을 선정했다. 용산구는 2013년 민원서비스 우수기관 최초 인증, 2015년 민원서비스 우수기관 재인증에 이어 올해는 국민행복민원실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용산구는 올해 유니버설 디자인(나이·장애·언어 등으로 제약을 받지 않도록 설계) 도입, 민원창구 안내판 개선, 지능형 순번대기시스템 도입, 좌식 서식대, 온열의자 구매 등 민원서비스 환경을 대폭 개선했다. 이번 평가에서 사회적 약자를 포함, 누구나 한 눈에 찾아갈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과 외국인 안내서비스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외국인 방문이 잦은 지역 특성에 맞게 안내판에 영어를 병행 표기하고 외국어 홍보물 게시대 비치, 정보검색용 컴퓨터 설치 등 외국인 안내서비스도 대폭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소상공인 세무조사 내년 말까지 유예

    국세청이 연말에 끝나는 소상공인에 대한 세무조사 유예 혜택을 내년까지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김현준 국세청장은 12일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전통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세정 지원 간담회에서 “경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경영상 어려움도 이어지는 상황 등을 고려해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세무 검증 부담 없이 생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무조사 유예 대상은 연수입이 도·소매업 6억원, 제조·음식·숙박업 3억원, 서비스업 1억 5000만원 미만인 소규모 자영업자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유예와 함께 내년 말까지 소득세·부가가치세 신고 내용 확인도 면제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 중 업종별 매출액이 10억~120억원인 소기업과 고용원이 5~10명인 소상공인은 내년까지 법인세 등 신고 내용 확인을 면제한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공공·금융부문 차세대 SW 수주전 뜨거워진다

    공공·금융부문 차세대 SW 수주전 뜨거워진다

    민원24·내부 결재 시스템 등 시장 확대 AI 등 적용 신사업 패권다툼 본격화공공·금융 분야 차세대 소프트웨어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LG CNS가 주름잡던 공공·금융 분야에 삼성SDS가 6년 만에 다시 뛰어들면서 첨예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에 복귀한 삼성SDS가 곧바로 3개의 굵직한 사업을 따내자 업계에서는 ‘왕의 귀환’이란 평가까지 나왔다. 올 하반기 탐색전을 끝낸 두 회사는 새해에 대거 풀리는 신사업을 놓고 패권을 잡기 위한 ‘본 게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가 공공·금융 분야에 복귀한 것은 주로 삼성그룹사를 대상으로 했던 매출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14%에 그쳤던 대외사업 비율을 올해 19%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2013년에는 소프트웨어 진흥법이 개정되며 대기업의 사업 수주가 쉽지 않게 되자 내부사업에 몰두했는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통합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민원24’나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다가 공공기관 내부의 결재 시스템까지 외부 용역을 주는 등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한 배경이다. 또한 2015년 11월부터 예외적으로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했던 신산업(클라우드·사물인터넷·빅데이터) 분야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진흥원이 함께 내놓은 ‘2020 공공부문 SW사업 수요 예보 결과’를 살펴보면 2016년 3조 6827억원 수준이던 공공 부문 소프트웨어 사업 예산은 매년 조금씩 상승해 올해는 4조 814억원에 이르렀다. 내년에는 4조 7890억원에 달한다. 이를 둘러싼 삼성SDS와 LG CNS의 전초전은 치열했다. 삼성SDS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의 차세대 지방세정보시스템 1단계(약 170억원 규모)를 시작으로 기획재정부 차세대 예산회계시스템 디브레인사업(약 1200억원 규모), ABL생명 데이터센터 이전 사업(약 500억원 규모)을 가져갔다. LG CNS도 NH농협캐피탈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약 300억원 규모),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주한 스마트시티 컨설팅 용역(약 14억원 규모)을 차지했다. 내년 상반기에도 굵직한 사업들이 예고돼 있다. 보건복지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3000억원 규모), 우체국금융 차세대 시스템(2000억원 규모),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정보기술(IT) 통합(1000억원 규모), 한화생명 차세대 시스템(1000억원 규모) 등을 놓고 수주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달아오른 삼성·LG 공공·금융 SW 수주 경쟁…‘내년이 더 뜨겁다’

    달아오른 삼성·LG 공공·금융 SW 수주 경쟁…‘내년이 더 뜨겁다’

    공공·금융 분야 차세대 소프트웨어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LG CNS가 주름잡던 공공·금융 분야에 삼성SDS가 6년 만에 다시 뛰어들면서 첨예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에 복귀한 삼성SDS가 곧바로 3개의 굵직한 사업을 따내자 업계에서는 ‘왕의 귀환’이란 평가까지 나왔다. 올 하반기 탐색전을 끝낸 두 회사는 새해에 대거 풀리는 신사업을 놓고 패권을 잡기 위한 ‘본 게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가 공공·금융 분야에 복귀한 것은 주로 삼성그룹사를 대상으로 했던 매출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14%에 그쳤던 대외사업 비율을 올해 19%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2013년에는 소프트웨어 진흥법이 개정되며 대기업의 사업 수주가 쉽지 않게 되자 내부사업에 몰두했는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통합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민원24’나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다가 공공기관 내부의 결재 시스템까지 외부 용역을 주는 등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한 배경이다. 또한 2015년 11월부터 예외적으로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했던 신산업(클라우드·사물인터넷·빅데이터) 분야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진흥원이 함께 내놓은 ‘2020 공공부문 SW사업 수요 예보 결과’를 살펴보면 2016년 3조 6827억원 수준이던 공공 부문 소프트웨어 사업 예산은 매년 조금씩 상승해 올해는 4조 814억원에 이르렀다. 내년에는 4조 7890억원에 달한다. 이를 둘러싼 삼성SDS와 LG CNS의 전초전은 치열했다. 삼성SDS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의 차세대 지방세정보시스템 1단계(약 170억원 규모)를 시작으로 기획재정부 차세대 예산회계시스템 디브레인사업(약 1200억원 규모), ABL생명 데이터센터 이전 사업(약 500억원 규모)을 가져갔다. LG CNS도 NH농협캐피탈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약 300억원 규모),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주한 스마트시티 컨설팅 용역(약 14억원 규모)을 차지했다. 내년 상반기에도 굵직한 사업들이 예고돼 있다. 보건복지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3000억원 규모), 우체국금융 차세대 시스템(2000억원 규모),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정보기술(IT) 통합(1000억원 규모), 한화생명 차세대 시스템(1000억원 규모) 등을 놓고 수주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시스템들이 많이 노후화됐다. 예전에는 수리·보수만 하면 됐는데 이젠 전면 리모델링이 필요한 지경”이라면서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의 높은 기술력이 적용된 소프트웨어 수요도 늘어나 앞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1~10월 순재정적자 45.5조… 내년 적자 더 커질 듯

    1~10월 순재정적자 45.5조… 내년 적자 더 커질 듯

    올해 국세 수입 3조 덜 걷혀 260.4조원 통합재정 11.4조 적자… 19년 만에 최대 국회예산처 내년 국세 1.9조 감소 전망올 1~10월 관리재정수지가 45조 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로 나타났다. 지난 10월까지 걷힌 올해 국세 수입은 1년 전보다 3조원 줄었다. 수출 감소와 투자 부진 등으로 세수 감소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내년 재정 적자 규모는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12월호’에 따르면 올 1~10월 관리재정수지는 45조 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조 7000억원 적자)보다 39조 8000억원 늘었다. 관리재정수지는 정부 총지출에서 총수입을 뺀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것이다. 정부의 순(純)재정 상황을 보여 준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누계 기준)은 지난 9월 57조원으로 커졌다가 10월에 좀 줄었다. 지난 8~9월 근로·자녀장려금 지급이 완료되고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세수 호조의 영향으로 10월에 관리재정수지가 11조 5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올 1~10월 통합재정수지는 11조 4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2000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폭 적자 규모다. 나랏돈을 쓰는 속도보다 들어오는 속도가 더딘 것도 재정 적자의 원인이 되고 있다. 올 1~10월 국세 수입은 260조 4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조원 덜 걷혔다. 1년치 목표 대비 실제로 걷은 돈을 뜻하는 세수진도율은 88.3%로 전년(89.7%) 대비 1.4% 포인트 하락했다. 10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698조 6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조 2000억원 증가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 국세 수입 전망치를 올해 전망치(290조 6000억원)보다 1조 9000억원 감소한 288조 8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수출 감소와 투자 부진 등에 따른 법인세수 감소를 반영한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가 안 좋아 내년에 세수가 늘어날 유인이 없다”면서 “내년 예산을 40조원가량 늘린 상황에서 통합재정수지 적자가 40조~5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유명 연예인 탈세사건 사라진 이유?… 세금 더 낸다

    유명 연예인 탈세사건 사라진 이유?… 세금 더 낸다

    국세청 정한 업종 ‘기준경비율’ 적용 일부러 소득세 더 내고 가산세까지 연예인들, 세금 많고 손해 불구 선호 일부 소득 누락·차명계좌 탈세 여전인기 아이돌 A걸그룹(20대)과 10년 이상 정상을 지키는 방송인 B(40대)씨는 분야와 나이, 성별이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원래 낼 소득세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낸다는 점이다. 코디네이터를 비롯한 스태프들의 인건비뿐 아니라 차량 유지비, 옷값, 밥값 등을 일일이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소득 신고를 한다. 소득에서 비용을 빼면 세금을 덜 낼 수 있지만 이를 마다하는 것이다. 또 수입과 지출 목록을 장부에 빽빽이 적어 놓았음에도 이 장부를 국세청에 제출하지 않는다. 사업자는 장부가 없으면 소득세액의 20%를 ‘무기장 가산세’로 내야 하는데, A그룹과 B씨는 일부러 가산세까지 물고 있다. 10일 연예계와 연예인 담당 세무사들에 따르면 최근 일부 고소득 연예인들이 이런 방법으로 소득세를 더 내고, 가산세도 납부하고 있다. 연예계 관계자는 “요즘 최정상급 연예인의 탈세 사건이 터지지 않는 이유”라면서 “탈세 의혹에 휩쓸리면 연예인 생명이 끝나거나 어렵게 쌓은 깨끗한 이미지가 한순간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일부 연예인들이 쓰는 이 방법은 장부를 기준으로 소득세를 신고하지 않고 국세청이 업종에 따라 정한 ‘기준경비율’을 적용해 세금을 내는 방식이다. 기준경비율이란 장부를 적지 않은 사업자의 소득 중 일부만 사업 관련 비용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연예인 기준경비율을 보면 가수는 14.4%, 배우 12.1%, 모델은 9.9% 등이다. 서울 강남에 사무실이 있는 한 세무사는 “예를 들어 가수 C가 연 10억원을 벌어 5억원을 관련 비용으로 썼다면 원래 소득에서 비용을 뺀 5억원에 대해서만 소득세를 내면 된다”며 “하지만 기준경비율을 적용하면 1억 4400만원만 비용으로 인정돼 소득이 8억 5600만원이 된다. 소득세도 많아지고 세액의 20%를 가산세로 내야 해 상당한 손해”라고 설명했다. 이런 손해까지 감수하는 이유는 ‘탈세 리스크’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서다. 연예계 관계자는 “장부를 적어 비용을 다 인정받으면 당장은 세금을 덜 낼 수 있지만, 문제는 세무조사에서 국세청이 사업 관련 비용 입증을 요구할 때 제대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면 탈세 의혹이 일 수 있다”면서 “연예인 인기는 한철인데 탈세 사건이 터지면 몇 년간 활동을 못 하게 된다. 이렇게 돈을 못 버느니 세금을 더 내더라도 안전하게 활동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기획사가 관리하는 최정상급 연예인들은 보통 이렇게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여전히 소득을 누락하고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수법으로 탈세를 하는 연예인들도 적지 않다. 국세청이 지난 10월 고소득 탈세자 122명을 대상으로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는데 연예인도 상당수 포함됐다. 해외 업체로부터 받은 공연 수입을 신고하지 않거나 외제차 리스료와 호텔 이용료 등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 연예인들이 국세청 레이더망에 걸렸다. 국세청 관계자는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국민에게는 세무조사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일부 연예인을 비롯한 고소득 탈세자에게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무역 주춧돌 된 열혈 기업가” “차입 경영 무리수, 안타까워”

    “무역 주춧돌 된 열혈 기업가” “차입 경영 무리수, 안타까워”

    지난 9일 타계한 기업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1970~1980년대 ‘압축성장’을 겪은 만큼 그의 삶은 명과 암이 뚜렷하다.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는 “정주영, 이병철 회장처럼 상속 없이 기업을 일구고 초창기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가 정신을 보여 준 개척자”라고 그를 평가한다. 반면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박정희 시대, 정경유착 성장과 과잉투자의 부작용으로 추락한 안타까운 기업인”이라고 그를 말한다. 실제로 국가 주도의 개발독재 시대에서 한국산업 발전을 이끌기도, 또는 후퇴시키기도 한 게 사실이다. ●31세 때 대우 창업… ‘세계 경영’ 신화 1967년 서울 충무로에 첫 사업체인 대우실업을 세웠을 때 그의 나이는 31세였다. 자본금은 500만원이었다. 그는 직원 5명으로 10평 남짓한 이 사무실을 자산 규모 76조원, 재계 순위 2위(1998년)의 대우그룹으로 키워 냈다. 섬유·의류사업으로 시작해 창업 5년 만에 수출 1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전자제품 무역업을 위해 만든 대우전자는 금성(현 LG)·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3대 가전사로 성장했다. 새한자동차를 인수해 만든 대우자동차는 아프리카에서까지 팔리는 한국의 효자 수출 품목이 됐다. 김 전 회장을 설명할 때 공격적 경영스타일과 열혈 기업가 정신이 빠지지 않는다. “사업은 빌린 돈으로 하고 벌어서 갚으면 된다”는 그의 말처럼 경영 스타일도 과감했다. 기업을 세운 지 20년 만에 그는 삼성, 현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재벌 반열에 올라섰다. ●IMF 때 국가 경제에 큰 상처 흠집도 하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는 김 전 회장의 경영 방식 속 ‘그림자’도 여실히 드러냈다. 모두가 부채를 줄일 때 대우는 오히려 빚을 더 늘렸고 사업을 무리하게 키웠다. 대우의 차입금은 1997년 말 29조원에서 1998년 말 44조원으로 오히려 15조원이 늘었다. 여기에 분식회계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1999년 대우그룹은 결국 공중분해됐다. 수많은 실업자가 쏟아져 나왔고, 30조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대우그룹의 몰락은 국가 경제 전체에 큰 상처를 남겼다. 결국 그는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2006년 징역 8년 6개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 9253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중 892억원을 낸 뒤 국세 368억원을 체납했다. 복역 중 2008년 특별사면됐다. ●추징금 17조원… 892억 환수 그쳐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김 전 회장은 경영능력 부족과 일탈로 창업 3·4세의 ‘오너리스크’가 거론되는 최근 상황에서 한국 무역의 주춧돌이 된 기업가 정신을 대변하는 인물인 동시에 산업화 시대에 개발·재벌 위주의 무리한 구태 경영을 상징하는 양날의 검 같은 존재”라고 분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유명 연예인 탈세 사건 사라진 이유…“일부러 세금 더 내고, 20% 가산세까지”

    유명 연예인 탈세 사건 사라진 이유…“일부러 세금 더 내고, 20% 가산세까지”

    인기 아이돌 A걸그룹(20대)과 10년 이상 정상을 지키는 방송인 B(40대)씨는 분야와 나이, 성별이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원래 낼 소득세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낸다는 점이다. 코디네이터를 비롯한 스텝들의 인건비뿐 아니라 차량 유지비, 옷값, 밥값 등을 일일이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소득 신고를 한다. 소득에서 비용을 빼면 세금을 덜 낼 수 있지만 이를 마다하는 것이다. 또 수입과 지출 목록을 장부에 빽빽이 적어 놓았음에도 이 장부를 국세청에 제출하지 않는다. 사업자는 장부가 없으면 소득세액의 20%를 ‘무기장 가산세’로 내야 하는데, A그룹과 B씨는 일부러 가산세까지 물고 있다. 10일 연예계와 연예인 담당 세무사들에 따르면 최근 일부 고소득 연예인들이 이런 방법으로 소득세를 더 내고, 가산세도 납부하고 있다. 연예계 관계자는 “요즘 최정상급 연예인의 탈세 사건이 터지지 않는 이유”라면서 “탈세 의혹에 휩쓸리면 연예인 생명이 끝나거나 어렵게 쌓은 깨끗한 이미지가 한 순간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일부 연예인들이 쓰는 이 방법은 장부를 기준으로 소득세를 신고하지 않고, 국세청이 업종에 따라 정한 ‘기준경비율’을 적용해 세금을 내는 방식이다. 기준경비율이란 장부를 적지 않은 사업자의 소득 중 일부만 사업 관련 비용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연예인 기준경비율을 보면 가수는 14.4%, 배우 12.1%, 모델은 9.9% 등이다. 서울 강남에 사무실이 있는 한 세무사는 “예를 들어 가수 C가 연 10억원을 벌어 5억원을 관련 비용으로 썼다면 원래 소득에서 비용을 뺀 5억원에 대해서만 소득세를 내면 된다”며 “하지만 기준경비율을 적용하면 1억 4400만원만 비용으로 인정돼 소득이 8억 5600만원이 된다. 소득세도 많아지고 세액의 20%를 가산세로 내야 해 상당한 손해”라고 설명했다. 이런 손해까지 감수하는 이유는 ‘탈세 리스크’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서다. 연예계 관계자는 “장부를 적어 비용을 다 인정받으면 당장은 세금을 덜 낼 수 있지만, 문제는 세무조사에서 국세청이 사업 관련 비용 입증을 요구할 때 제대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면 탈세 의혹이 일 수 있다”면서 “연예인 인기는 한철인데 탈세 사건이 터지면 몇년간 활동을 못해 돈을 못 버느니 세금을 더 내더라도 안전하게 활동하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기획사가 관리하는 최정상급 연예인들은 보통 이렇게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여전히 소득을 누락하고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수법으로 탈세를 하는 연예인들도 적지 않다. 국세청이 지난 10월 고소득 탈세자 122명을 대상으로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는데 연예인도 상당수 포함됐다. 해외 업체로부터 받은 공연 수입을 신고하지 않거나, 외제차 리스료와 호텔 이용료 등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 연예인들이 국세청 레이더망에 걸렸다. 국세청 관계자는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국민에게는 세무조사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일부 연예인을 비롯한 고소득 탈세자에게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김우중 추징금 17조원…‘분식회계 공범’ 대우 前임원들 연대책임

    김우중 추징금 17조원…‘분식회계 공범’ 대우 前임원들 연대책임

    추징금 17조, 신고 않고 해외 도피한 자산 강병호 前사장 등 7명에 추징금 23조 선고김 전 회장에 직접 추징은 불가능해져김 전 회장 세금 403억원도 체납 중1990년대 대우그룹을 자산규모 기준 재계 서열 2위 반열에 올려놨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9일 별세함에 따라 17조원 넘는 추징금도 환수가 어려워졌다. 다만 이 추징금은 분식회계 사건 당시 공범으로 유죄 판결을 확정받은 전직 대우그룹 임원들이 연대해 내도록 돼 있어 미납 추징금 자체가 소멸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2006년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8년 6개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 9253만원을 선고받았다. 한국은행과 당시 재경부 장관에게 신고하지 않고 해외로 송금한 돈과 해외에 도피시킨 재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김 전 회장과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김 전 회장은 이후 14년 동안 추징금 미납 순위 1위를 지켜왔다. 김 전 회장은 이듬해 연말 특별사면을 받았지만 추징금은 사라지지 않았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재산을 일부 찾아 추징하면서 3년마다 돌아오는 시효를 연장해왔다. 그러나 전날 김 전 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그에게 직접 추징금을 거둬들이는 방법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검찰은 이 추징금을 함께 물도록 판결받은 전직 대우그룹 임원들로부터 남은 추징금을 집행할 수는 있지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대법원은 김 전 회장이 해외도피 생활을 하던 2005년 5월 강병호 대우 전 사장 등 임원 7명에게 추징금 23조 358억원을 선고했다. 김 전 회장은 이들과 공범으로 묶여 있어 추징금을 연대해 부담하게 돼 있다. 각자 범죄 혐의와 환율 등 차이로 선고된 금액은 다르지만 사실상 같은 추징금인 셈이다. 김 전 회장은 지방세 35억 1000만원, 양도소득세 등 국세 368억 7300만원도 체납했다. 자신의 차명주식 공매대금을 세금 납부에 먼저 써야 한다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다. 추징금과 달리 세금에는 연체료가 붙는다는 이유였다. 대법원은 2017년 캠코 손을 들어줬다. 김 전 회장은 지난 9일 오후 11시 50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건강이 악화돼 귀국한 뒤 올 하반기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알츠하이머를 앓았던 김 전 회장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만 30세인 1967년 대우를 설립한 뒤 1999년 그룹이 부도를 맞아 해체되기 직전까지 자산규모 기준 현대에 이어 국내 2위 기업을 이끌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영란법’도 못 꺾는 공직 부정부패

    ‘김영란법’도 못 꺾는 공직 부정부패

    146곳 376건… 행정기관 ‘금품 수수’ 42% 종합청렴도 올랐지만 내부평가점수 하락 국세청·대한체육회·대한적십자사 최하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3년이 됐지만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9일 ‘2019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하며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46개 기관에서 모두 376건의 부패 사건이 발생해 징계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부패 유형을 보면 행정기관은 금품 수수(41.7%), 공금 횡령·유용(21.9%), 향응 수수(12.8%), 직권 남용(11.1%)이, 공직유관단체는 금품 수수(38.6%), 향응 수수(31.8%), 채용 비리(11.45)가 많았다. 종합청렴도는 공직유관단체(8.46점), 교육청(8.07점), 중앙행정기관(8.06점), 기초자치단체(7.99점), 광역자치단체(7.74점) 순으로 높았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지난해보다 점수가 올랐는데도 여전히 다른 유형에 비해 청렴도가 낮았고, 중앙행정기관은 전체 공공기관을 통틀어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점수가 하락했다. 공직사회 청렴을 제도화하고 끌고 가야 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제 몫을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공공기관의 종합청렴도는 지난해보다 0.07점 오른 8.19점으로 3년 연속 올랐다. 문제는 조직을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공직자들이 내린 내부평가점수가 지난해보다 하락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과 업무 경험이 있는 국민이 평가하는 외부청렴도는 8.47점으로 지난해보다 0.12점 오른 반면 내부평가청렴도는 7.64점으로 0.08점 하락했고 전문가·정책 관련자가 평가하는 정책고객평가(7.45점, 0.16점 하락) 점수도 내려갔다. 특히 중앙행정기관은 3개 영역의 평가 점수가 모두 하락했다. 종합청렴도 조사에서 1등급을 받은 기관은 통계청,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원도 교육청 등이다. 가장 낮은 5등급은 국세청, 조세심판원, 대한적십자사, 대한체육회 등이다. 이 중에서도 대한체육회는 체육계에 잇따라 발생한 폭력·성폭력 사건으로 3년 연속 5등급을 기록했다. 국세청은 내부 청렴도 평가에서는 1등급을 받았으나 외부청렴도와 정책고객평가에서는 5등급을 받아 청렴도 수준에 대한 내·외부의 시각차가 컸다. 최근 3년간 1~2등급을 유지한 상위 기관은 금융위원회, 법제처, 통계청, 울산시, 강원도 교육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58개 기관이다. 외부청렴도 설문에 응답한 국민의 0.5%는 공공서비스 과정에서 금품·향응 편의를 제공하거나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내부청렴도 설문에서는 공직자 중 6.3%가 예산 집행 과정에서, 5.8%는 부당한 업무 지시, 0.6%는 인사 업무와 관련해 부패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호화 해외여행하며 고액·상습 체납, 강력히 처벌하라

    국세청이 그제 고액·상습 체납자 6838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1년 넘게 2억원 이상의 국세를 내지 않아 올해 처음 명단이 공개된 체납자들로 개인 4739명, 법인 2099곳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공개 인원은 320명 줄었지만, 100억원 이상 체납자가 늘어 이들의 체납액은 5조 4073억원에 이른다. 국세청은 명단이 공개된 체납자의 상당수는 재산을 은닉한 뒤 호화생활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은닉재산 추적을 강화하고 있다. 국세청이 지난달까지 고액·상습 체납자를 추적, 징수한 금액은 1조 7000억원에 이른다. 이들의 재산 은닉 실태는 성실히 세금을 내는 대다수 국민을 허탈하게 한다. 양도소득세 수억원을 체납하고 위장전입 등으로 3년간 잠적해 온 한 체납자의 여행용 가방에서는 5만원권으로 현금 5억 5000만원이 발견되기도 했다. 44억원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체납자는 수십억원대의 분재를 취미로 키워 오다 적발돼 모두 압류됐다. 모럴해저드에 빠진 체납자들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추적 조사와 제재는 한층 강화됐다. 5000만원 이상 체납자는 배우자와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까지 금융조회가 가능토록 했다. 매년 고액·상습 체납자의 명단을 공개하고 민사소송과 형사고발 등을 강화했다. 내년부터는 압류·공매 등 통상적 체납 관리뿐 아니라 악의적 체납자에 대한 추적조사를 전담하는 조직을 전국 세무서에 설치, 운영한다. 체납자 관리는 여전히 허점도 있다.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가 5년으로 비교적 짧아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흔하다. 최근 5년간 시효소멸로 2000여명이 출국금지를 해제받았다. 자칫 ‘버티면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 이래선 조세정의가 바로 서기 어렵다. 미국처럼 고액 체납자들의 여권 발급 및 갱신을 원천봉쇄하고 악의적인 체납자는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 주민센터서 3시간 걸리던 국세증명 즉시 발급

    통보·확인 절차 최소화… 年 239억 절감 주민센터에서 신청하면 최대 3시간은 걸리던 각종 국세증명을 이제는 신청 즉시 받을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와 국세청은 6일부터 주민센터에서 발급하는 국세증명 14종을 신청 즉시 발급하도록 개선했다고 5일 밝혔다. 행안부에 따르면 납세증명서, 사업자등록증명, 휴업사실증명, 납부내역증명 등 14종은 지난해 발급 건수가 3635만건이나 될 정도로 사용 빈도가 높다. 특히 읍·면·동 주민센터 등을 통해 직접 신청·발급받은 게 116만건이나 됐지만 주민센터와 세무서가 팩스로 민원 내용을 보내고 확인하느라 발급까지 1∼3시간이 걸려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두 부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포털 ‘정부24’와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을 연계하고 업무담당자끼리 팩스로 주고받는 과정을 없애는 등 통보·확인 절차를 최소화해 즉시 발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행안부는 국세증명 즉시 발급으로 민원인들이 절감하는 시간·비용이 연간 239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재영 행안부 정부혁신조직실장은 “이번 국세증명 발급 절차 개선으로 자영업자 등의 불편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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