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국산 AI 반도체
    2026-09-20
    검색기록 지우기
  • 헌법 개정
    2026-09-20
    검색기록 지우기
  • 한국 문화
    2026-09-20
    검색기록 지우기
  • 예약 접수
    2026-09-20
    검색기록 지우기
  • 무상급식
    2026-09-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01
  • 전국 지자체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사활건다

    윤석열 정부가 반도체산업 육성정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하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도체 특화단지’를 유치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기회발전특구특별법’을 제정해 지방주도 특화산업과 투자자 범위를 구체화할 계획이어서 유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7일 지자체와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곳이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다. 이들 자치단체는 광주·전남 상생 1호 공약으로 반도체특화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히고 추진 중이다. 기술력과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 넓은 입지를 들며 자신이 최적지임을 강조하며 총력전을 펴고 있다. 광주시는 인공지능(AI) 분야의 독보적 기술력과 인프라를 내세우고 있다. 오는 2024년까지 첨단3지구에 조성하는 AI집적단지를 통해 각종 인프라와 기업, 인재와 기술을 집약, 반도체 산업과 긴밀하게 연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라남도는 장성군이 자신들과 300만평 규모의 부지 조성 절차를 진행하기로 해 부지 선정과 자원·인력 수급이 원활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나주혁신도시에 들어선 한국전력공사를 통해 전력의 송·배전 등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고,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를 통해 인력을 수급한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경기 북부에선 의정부가 나섰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미군이 철수한 캠프 스탠리 부지를 활용하고, 서울과 접근성을 내세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공장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김진태 강원지사는 초대 경제부지사에 반도체 부문 팀장(전무)을 거친 정광열 전 삼성전자 부사장을 임명하며 공약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부산시는 시스템 반도체 중 하나인 파워반도체 육성 및 클러스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워반도체는 자동차용 반도체로 쓰이는데, 앞으로 중견기업 10여 개를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대전시는 카이스트에서 지난 20년간 축적한 차세대 나노반도체 연구개발 성과를 토대로 나노반도체 산업단지와 종합연구원을 설립하고 기업을 유치하려고 발벗고 나섰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차세대 반도체인 ‘와이드밴드갭(WBG) 반도체 생태계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대구시는 소재·장비 국산화 및 전문인력 양성 허브를 구축하고, 경북도는 부품·모듈·공정 국산화 및 파운드리 생산설비(Foundry Fab)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자체의 열정만으로 반도체 공장이 세워지는 건 아니다. 입지로 선정되긴 위한 조건이 까다롭다. 여기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도 필수적이다. 배선이 끊기거나 배선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시민들의 불편이 생기면 안된다. 반도체는 진동에 매우 예민한 부품인 만큼 지진의 영향이 없는 곳에 공장이 들어서야 한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선 다양한 여건을 따져봐야 한다. 기업 입장에선 균형발전보다 공장이 원활하게 가동될 수 있는 입지를 찾아야 한다. 인재 유치나 협력사 생태계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KT “한국의 엔비디아 육성”… AI 반도체 300억 투자

    KT가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기업 리벨리온에 대해 3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외산 의존도를 줄이고 ‘한국의 엔비디아’를 직접 키워내기 위한 발판이다. 6일 KT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국내 AI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으로, 특히 주문형 반도체(ASIC) 설계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주문형 반도체란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특정 용도를 위한 특수한 기능의 반도체 회로를 직접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리벨리온은 지난해 금융 특화 AI 반도체 ‘아이온’을 공개해 주목받기도 했다. KT의 AI 반도체 관련 투자는 지난해 AI 솔루션 전문기업 ‘모레’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KT는 투자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AI 연산에 활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천 장 규모에 달하는 초대규모 GPU팜을 연내 구축하고, 내년엔 GPU팜에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를 접목할 계획이다. KT가 주축이 돼 개발하는 AI 반도체는 AI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로, GPU 대비 3배가 넘는 에너지 효율과 저렴한 도입 비용이 장점이다. KT가 적극적인 AI 반도체 투자에 나서는 것은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267억 달러(약 35조원)에서 오는 2030년 1179억 달러(154조원)로 10년 새 4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SK그룹 역시 SK텔레콤·SK하이닉스·SK스퀘어 등 SK 정보통신기술(ICT) 연합을 구성해 AI 반도체 ‘사피온’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투자의 배경엔 국산 경쟁력을 키워 미국 엔비디아(NVIDIA)가 장악한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크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 역량은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지만, AI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팹리스 분야 점유율은 고작 1% 수준에 그친다. 현재 대부분의 AI 서비스와 솔루션은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쿠다’(CUDA)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고, 특히 하드웨어 GPU 시장은 엔비디아가 8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전용 AI 반도체와 인프라가 있으면 비용 절감뿐 아니라 전체 AI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AI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는 핵심 영역”이라며 “국내 AI 반도체 분야의 선두주자인 리벨리온이 KT와 협업을 통해 엔비디아나 퀄컴과 같은 글로벌 팹리스 기업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AI반도체 산업 전문 인력 7000명 양성한다

    AI반도체 산업 전문 인력 7000명 양성한다

    정부가 최근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자 향후 5년간 1조 200억원을 투입하고 전문 인력 7000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7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이 같은 내용의 AI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한국은 세계 규모 1245억 달러의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56%로 1위를 달성했지만, 2742억 달러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는 점유율 3%로 열위에 있다. 이에 초기 단계에 있는 AI반도체 시장을 선점해 시스템반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AI반도체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33%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과기정통부는 AI반도체의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고자 첨단 기술 연구 개발에 예타사업을 포함해 향후 5년간 1조 200억원을 투입한다. 예타사업에는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개발, 연산과 저장 기능을 통합한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반도체 개발 등이 포함됐다. 또 기술 선도국인 미국과 올해 10억원 규모의 신규 과제에 착수하고 공동 연구 협력 대상과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국산 AI반도체의 초기 시장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내년에 반도체 최대 수요처 중 하나인 데이터센터를 국산 AI반도체로 구축하는 ‘NPU(신경망처리장치) Farm 구축 및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AI 제품·서비스 개발에 국산 AI반도체를 활용하고 성능을 검증하는 ‘AI+ Chip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대기업이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 생태계도 조성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PIM반도체 개발 정부 사업에 참여하는 연구기관에 대해 기술 자문을 제공하고, 성과가 우수한 연구 결과물에 대해 반도체 생산 공정 적용 여부를 검토한다.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연구 개발 기획 과정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해 유망 기술에 대한 수요를 제기하고 기획결과를 검증한다. 아울러 AI반도체 전문 인력 7000명을 양성하기 위해 서울대, 성균관대, 숭실대 등 3곳에 AI반도체 연합전공(학부)을 개설한다. 또 연구 중심의 석·박사 고급 인재를 양성하고자 내년에 3개 대학에 AI반도체 대학원을 신설한다.
  • 광주 헬스케어 AI반도체 국산화 물꼬

    광주시가 헬스케어 분야에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적용한 서비스 실증 체계 구축에 성공했다. 향후 ‘AI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4일 광주시와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에 따르면 AI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주관한 ‘AI 반도체 실증 지원사업’ 지난해(1차 연도) 과제가 성공적으로 완수됐다. 광주시와 사업단은 이를 위해 지난해 NHN㈜·SK텔레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국산 AI 반도체인 SKT SAPEON X220(87TOPS·초당 87조 번의 정수 연산처리)에 대한 성능 검증 및 3개 상용 서비스(민간 분야 2건, 공공분야 1건)에 대한 응용 실증 과제를 수행했다. 광주 지역 보건소 등에서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인 ‘AI 기반 골 연령 판독 시스템’에 국산 AI 반도체를 처음 적용했다. 안정적 처리 속도, 정확도 등 사용성 평가 지표를 수립하는 데도 성공했다. 광주시 등은 2차 연도인 올해에도 NHN㈜·SK텔레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양한 분야의 민간·공공 서비스를 선정해 실증 사례를 추가해 나간다. 또 국내 기업과 연구소 등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 AI 데이터센터에 클라우드 기반 국산 AI 반도체 실증 테스트 베드 환경 등을 구축한다. 이에 따라 AI 반도체 실증과 생산까지 이어지는 AI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사업도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 전북, 탄소소재 소부장 특화단지 구축 박차

    전북도가 탄소소재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를 본격 육성한다. 도는 탄소 산업의 소재부터 부품, 완성품까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집적화하는 클러스터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17일 밝혔다. 특화단지는 앵커기업, 중소·중견 소부장 기업, 연구 기관, 대학 등 산학연 협력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2월 탄소 소재(전북 전주), 반도체(경기 용인), 이차 전지(충북 청주), 디스플레이(충남 천안·아산), 정밀 기계(경남 창원) 등 5개 분야의 특화단지가 지정됐다. 탄소소재 소부장 특화단지는 2024년에 완공되는 탄소소재 국가산업단지 65만㎡와 친환경 첨단복합산업단지 57만㎡다. 앵커기업은 효성첨단소재, 대표 기관은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다. 특화단지 테스트 베드에는 수소저장용기, 연료전지, 개인용 비행체, 풍력 블레이드 등 국산 탄소섬유의 4대 수요 산업 맞춤형 실증 기반을 만든다. 연구 개발 장비는 3년간 약 1000억원을 투입해 200여종을 구비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약 50억원을 투입해 탄소복합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공정을 현장에 신속하게 적용하기 위한 재직자 전문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정부도 올해부터 2026년까지 950억원을 투입해 탄소섬유, 인공지능(AI) 기반 정밀 기계 등 소부장의 시장 창출·선점을 위한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 연구·개발(R&D) 등을 지원한다. 이 밖에도 공급망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정보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우수·유망 소부장 기술 개발 성과물을 사업화하는 가칭 ‘공급망 안정화 펀드’ 조성도 검토한다.
  • ‘불순물 0’ 물, 돈이 되는 시대… 무려 10조원

    ‘불순물 0’ 물, 돈이 되는 시대… 무려 10조원

    물은 지구에 생명체를 탄생시킨 원천이자 인류가 삶을 이어 갈 수 있도록 하는 필수 자원이다. 물은 단순히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 곳곳에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많은 나라가 생활용수, 공업용수 확보를 위한 물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환경부가 지난달 24일 ‘통합물관리 비전선포식’을 열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물’이란 목표를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산업 원천기술을 국산화하고 관련 인적 자원을 육성함으로써 물 분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시장을 개척하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산업 분야에 투입되는 공업용수의 양은 일상에 쓰이는 생활용수만큼 적지 않다. 금속제조 분야에선 하루 5만㎥, 화학 분야에선 10만㎥, 반도체 분야에선 이보다 많은 20만㎥의 물이 사용된다. 반도체 분야에서 쓰이는 공업용수의 절반 이상은 초순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패널 등 정밀산업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초순수는 물속에 포함된 전해질, 유기물, 미생물, 미립자, 고형 부유물 등의 불순물을 거의 ‘0’에 가깝게 통제해 우리가 알고 있는 수소 분자와 산소 분자만 존재하는 이론상 물에 근접하게 만든 것이다. 초순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20~30개의 다양한 수처리 공정 조합이 필요하다. 이 같은 복잡한 공정이 필요하다 보니 초순수 생산과 관련한 주요 부품과 기술은 미국, 프랑스, 일본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쓰이는 고순도 공업용수 생산 관련 설계·운영은 일본·프랑스 기업이 선점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은 단순 시공에만 참여하고 있다. 초순수 생산을 위한 주요 기자재들도 일본, 미국, 독일, 스위스, 스웨덴 등 외국 제품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2025년까지 반도체용 초순수 설계 및 운영 기술을 100% 국산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초순수 공급과 수질 분석, 기술 개발 등을 수행할 ‘초순수 플랫폼센터’에 대한 기본 구상을 올해 끝내고 내년 설계에 들어가 플랫폼센터를 조성한 뒤 2025년부터 본격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초순수 생산 실증 플랜트를 구축하고 현재 25~30%에 불과한 반도체 폐수 재이용률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3개 대학을 선정해 환경, 토목, 기계 등 전통적 물산업 관련 학과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 디지털 기술 과정을 접목한 과정을 운영하도록 지원해 2025년까지 초순수 공정운영 기술과 문제 해결 역량을 축적한 학사·석사급 전문인력 270명을 배출하는 게 목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연구개발(R&D)과 수출 실적이 우수한 물 관련 중소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혁신형 물기업 지정지원 제도’도 강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이 제도의 지원을 받았던 20개 기업은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매출액 10%, 수출액 4%가량이 증가하고 지속적인 신규 고용 창출까지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5년 초순수 생산 국산화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톱 수준의 소부장 20대 수처리 품목을 육성해 2030년 해외 수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물이 갖고 있는 다양한 잠재력을 극대화시켜 국내 물산업의 미국·유럽 시장 진출과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재·부품·장비 20대 품목을 육성하는 등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물 가치 창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양자·우주·사이버보안… 패권경쟁 주도하는 ‘기술주권’ 키운다

    양자·우주·사이버보안… 패권경쟁 주도하는 ‘기술주권’ 키운다

    2019년 7월 4일 일본은 예고 없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아미드 3개 소재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취했다. 다행히 한국 정부와 기업은 발빠르게 움직여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뿐만 아니라 많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외국 의존도가 높아 일본의 수출규제 같은 문제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글로벌 산업 지형과 공급망을 흔들고 국제질서 재편으로 이어진다. 그 여파로 국가 간 기술 결속 강화와 동맹 외부 국가에 대해서는 접근을 차단하는 기술동맹 경화도 심화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은 패권경쟁의 승패를 ‘과학기술’에서 전망하고 일찌감치 전략기술 육성에 나섰다. 실제로 미국은 ‘끝 없는 최전선법’(Endless Frontier Act)을 만들어 10개 미래 핵심 기술을 육성하고, 중국은 ‘과학기술 자립자강’의 기치를 들고 7대 과학기술, 8대 산업을 선정해 육성하는 등 기술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한국도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우주 등 첨단 전략기술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게 됐다. 더군다나 과학기술과 산업, 공급망·통상, 외교·국방 정책과도 상호 의존성이 증가하고 있어 이전과는 다른 ‘통합적 기술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22일 김부겸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확대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해 과학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국익을 위해 반드시 경쟁력을 갖춰야 할 필수 전략기술을 선별하고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국가 필수전략기술 선정 및 육성·보호전략’을 의결했다. 이날 회의의 중요성 때문에 기존 과기장관회의 참석 부처 이외에 외교부, 국방부, 방위사업청 같은 안보 부처까지 참여했다.정부는 공급망·통상, 외교·국방, 신산업육성 등 3가지 측면에서 반드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할 ‘10대 국가 필수전략기술’을 선정했다. 글로벌 기술패권 확보와 한국의 미래 생존을 위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보호해야 할 기술로 ▲인공지능 ▲5G·6G ▲첨단 바이오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수소 ▲첨단로봇·제조 ▲양자 ▲우주·항공 ▲사이버보안까지 10개를 꼽았다. 10대 기술 중 양자와 우주·항공 분야는 선진국과 비교해 가장 뒤떨어져 있는 기술로 평가됐다. 특히 양자는 슈퍼컴퓨터로 1만년 이상 걸릴 문제를 200초 만에 해결할 정도로 현재 컴퓨터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신약 개발, 금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명을 가져올 기술이다. 이 때문에 주요 국가 모두 국가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분야다. 양자암호통신과 양자컴퓨팅은 보안·암호 기술의 창과 방패로 비유될 만큼 전략적 가치도 크다. 민군 겸용 기술로 알려진 우주 분야는 엄격한 통제가 가해져 오랫동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지속적 발사 시험으로 신뢰성을 확보하고 발사체 액체 엔진과 항공용 엔진 독자 개발에도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교통관리, 자율비행, 통합관제·보안 기술을 확보해 2025년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2021년 기준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27조 4000억원 중 10개 기술 지원 규모는 약 2조 4000억원에 불과하다. 미국의 67조 3000억원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2026년에는 5조원까지 확대하는 한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R&D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간소화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도입하고 민간의 투자를 확대하며 세제 지원을 하는 등 정책적 측면으로 보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정부는 현재 10개 필수전략기술 수준 최고 기술국인 미국 대비 60~90%에 머물고 있지만 2030년까지 모두 90% 이상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는 전략기술 육성이 꾸준히 추진될 수 있도록 ‘국가필수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장관급인 ‘국가필수전략기술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민간 전문가와 관계 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기술별 민관협의회를 구성하게 된다.
  • 빌려 쓰는 AI 개발 인프라…KT, 하이퍼스케일 AI컴퓨팅 출시

    빌려 쓰는 AI 개발 인프라…KT, 하이퍼스케일 AI컴퓨팅 출시

    KT는 클라우드 기반 GPU(그래픽처리장치) 인프라 제공 서비스 ‘하이퍼스케일 AI(인공지능) 컴퓨팅’을 출시했다고 10일 밝혔다.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은 GPU 인프라를 동적 할당 방식으로 제공하는 사용량 기반 종량제 서비스다. AI 서비스 전문기업이나 AI 개발자 등은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만큼만 GPU 자원을 할당받아 사용한 후 반납하면 된다. 이 서비스는 한 개의 서버에서 구동할 수 있는 GPU 수량 이상을 클러스터링해 연산 활용에 제공한다. 대규모의 GPU 자원이 필요할 경우 요청을 자동으로 대기시키고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안정성을 높였다. KT는 2022년 ‘초대규모 GPU팜’을 구축하고 2023년에는 전용 AI 반도체 칩을 제작해 GPU 기술 국산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KT Cloud/IDC사업추진실장 윤동식 부사장은 “앞으로도 AI 전문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대한민국 AI 개발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중기부·삼성 투자기금 300억 추가 조성

    중기부·삼성 투자기금 300억 추가 조성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는 1일 경기 용인 위드웨이브에서 공동투자형 기술개발 투자기금 300억원을 추가 조성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공동투자 기술개발은 중기부와 기업이 공동 출자해 기금을 조성한 뒤 투자기업이 제안한 과제를 중소기업이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이다. 이번 기금 조성에는 중기부와 삼성전자가 150억원씩 투자했다. 이번에 마련된 기금은 시스템반도체, 인공지능(AI)·바이오헬스·로봇 등 차세대 제품 개발 기술과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집중 투입될 계획이다. 중기부와 삼성전자는 2013년에도 200억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이날 협약식이 열린 위드웨이브는 초고속 커넥터 분야의 우수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이다. 공동투자형 기술개발 지원을 받아 삼성전자와 상생협력 관계를 구축한 뒤 수입에 의존했던 5G 밀리미터파급의 초고속 통신장비 부품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 중기부·삼성전자, 300억원 기술개발투자기금 추가 조성

    중기부·삼성전자, 300억원 기술개발투자기금 추가 조성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는 1일 공동투자형 기술개발 투자기금 300억원을 추가 조성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기부와 투자기업이 공동 출자로 기금을 조성한 뒤 투자기업이 제안한 과제를 중소기업이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이다. 중기부와 삼성전자가 각각 150억원씩 조성한다. 중기부와 삼성전자는 2013년에도 200억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이번에 마련된 기금은 시스템반도체, 인공지능(AI)·바이오헬스·로봇 등 차세대 제품 개발 기술과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집중 투입될 계획이다. 이 기금은 2008년 이후 지금까지 96개의 대기업 등과 함께 7698억원이 조성돼 961개 중소기업, 1184개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대기업이 과제 제시 후 해당 과제를 해결할 중소기업에 조성한 기금을 지원하는 콜(call) 방식으로 이뤄진다.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과제 선정 후 중기부와 투자기업이 각각 50%(중견기업은 40%, 중기부 60%)를 출연한다. 이날 협약식이 열린 중소기업 위드웨이브는 초고속 커넥터 분야의 우수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공동투자형 기술개발 지원을 받아 삼성전자와 상생협력 관계를 구축해 수입에 의존했던 5G 밀리미터파급의 초고속 통신장비 부품의 국산화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중소기업은 성장의 기회를 얻고, 대기업은 개방형 혁신을 이루며 상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日도 ‘백신 개발 전쟁’ 합류… 한국보다 많은 5조원 투자

    日도 ‘백신 개발 전쟁’ 합류… 한국보다 많은 5조원 투자

    일본 정부가 자체 백신 개발 기반 강화를 위해 5000억엔(약 5조 16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전량 해외에 의존하며 ‘백신 패전(敗戰)’이라고 할 만큼 굴욕을 겪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최소 5000억엔 규모의 기금도 마련한다. 일본의 미래 먹거리를 백신과 반도체로 삼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조 거점 시설 정해 개발 진두지휘 18일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정부 및 자민당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19일 백신 제조 거점 정비 시설 설치 등을 위해 5000억엔의 예산을 투입하는 내용의 경제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립연구개발법인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에 설치하는 ‘선진적 연구개발 전략센터’(SCARDA)가 백신 제조 거점 시설이 될 예정이다. 이 시설을 중심으로 연구비를 투입해 각종 전염병 유행에 대응하는 백신의 신속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조 거점 지원에는 2300억엔이 투입될 전망이다. 한국보다 더 많은 자본을 투자해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일본의 속내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는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 주재 회의를 통해 2026년까지 2조 2000억원을 투자해 내년 상반기까지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 안보 분야도 5조원 기금 설립 일본 정부가 이처럼 백신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데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백신 개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신종플루와 코로나19 등 각종 전염병 연구에 투자하지 않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9년 기준 미국의 전염병 관련 연구개발 예산은 5300억엔, 중국은 2600억엔에 달했지만 일본은 고작 74억엔에 그쳤다. 일본 정부는 경제 정책 발표에 백신 개발 외에도 경제 안보 분야에 5000억엔 규모의 기금을 설립하는 방안도 포함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과 양자 기술, 우주 개발 등에 지원할 계획이다.
  • ‘TSMC·민주주의’ 양 날개로… 잊혀진 존재에서 부활한 대만

    ‘TSMC·민주주의’ 양 날개로… 잊혀진 존재에서 부활한 대만

    국제사회에서 잊혀진 존재로 간주됐던 대만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에서 모범적인 국가로 부각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대만은 TSMC로 대표되는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을 포함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의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음을 국제사회가 새삼스럽게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대만은 최근 중국과 미국의 대립 격화 과정에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세력으로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인정받고 있으며 조금씩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만의 이러한 변화에 대해 중국은 직접적인 무력침공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불편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대만은 어떻게 고립에서 탈피해서 국제무대에 복귀할 수 있었을까. “대만은 더이상 혼자가 아니다.” 차이잉원 총통이 10월 10일 대만 국가기념일인 국경절 행사에서 한 말이다. 그는 근래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여러 민주국가들이 대만과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차이 총통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미국과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대만을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0월 6일 자크 시라크 정부 국방장관을 지낸 바 있는 알랭 리샤르 의원이 회장을 맡고 있는 프랑스·대만 친선협회 상원의원 4명이 대만을 방문했다. 리샤르 의원은 대만을 “국가”(country)라고 지칭하면서 프랑스는 인도태평양에서 전쟁이 발발하는 걸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행한 올리비에 카디크 의원은 대만은 대륙에 있는 중국인들에게 ‘민주주의 모델’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프랑스 해군은 항행의 자유와 국제법을 수호하기 위해 3600t급 첩보선 뒤퓌 드 롬을 대만 근해에 파견한 바 있음을 이례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대만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유럽에서 대만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나라는 리투아니아, 체코공화국 등을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이다. 리투아니아의 경우 지난 4월 ‘타이베이 대표부’의 명칭을 ‘대만 대표부’로 변경해 중국의 분노를 초래했다. 게다가 리투아니아는 5월 중국과 동유럽 간 인프라 투자 논의 협의체인 ‘17+1 정상회의’를 탈퇴했으며 리투아니아 의회는 중국 정부의 신장위구르 인권 침해를 ‘인종학살’(genocide)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체코 상원의장 中 반발에 “내가 대만인이다” 체코의 사례도 인상적이다. 지난해 9월 체코 의회 상원의장 밀로시 비스트로칠은 문화·산업계 인사 다수를 포함한 89명의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한 바 있다. 물론 중국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럼에도 밀로시 상원의장은 오히려 “내가 대만인이다”라고 응수하면서 대만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동유럽 국가들이 중국에 등을 돌리고 대만과 밀착하는 것은 중국의 탓도 크다. 중국이 동유럽에 약속한 막대한 투자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9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일부 전략 거점을 제외하면 성사되지 않았고, 또 중국산 제품의 대규모 유입으로 동유럽 국가들의 무역적자가 커졌다. 실제로 지난해 17+1 연례회의 당시 친중 성향으로 알려진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마저 중국의 투자 부진을 이유로 불참을 진지하게 고려한 바 있다. ●유럽의회 대만과 관계 강화 ‘580대26’ 가결 중국의 최대 교역국 가운데 하나인 독일은 그동안 중국에 대해 우호적이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독일의 차기 정권은 중국에 대해 보다 단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정을 구성할 사민당(SPD)·자민당(FDP)·녹색당(Gr?e) 연정 합의문 초안에는 외교정책 분야에서 “독일은 민주주의 동맹과 같은 이니셔티브를 지지하며 강화할 것이다. (중략) 독일은 민주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며 이는 권위주의 혹은 독재국가와 맞서 경쟁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연정의 주요 파트너인 녹색당은 과거 중국과의 투자협정을 매섭게 비판한 바 있다. 독일의 변화는 27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식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 10월 21일 유럽 의회는 대만과의 관계 강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580대26이라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가결시켰다.해당 결의안은 대만이 자유, 민주주의, 인권과 법치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대만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세계보건기구(WHO) 참가 지원, 5G·인공지능·반도체 분야 협력 확대, 유럽과 대만 간 투자협정 체결 등을 촉구하고 있다. 비록 구속력이 없는 결의안이지만 유럽 의회의 압도적 다수가 찬성하는 의견이므로 EU 집행위원회와 회원국들도 이와 같은 여론을 무시하기 어렵다. 다른 한편 유럽은 대만에서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진지하게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10월 20일자 논설에서 “대만을 둘러싼 분쟁은 대만이나 중국을 넘어 국제질서 그 자체를 뒤흔드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유력지 르피가로 또한 ‘대만 문제가 제3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무력충돌 시나리오가 허황된 것이 아님을 경고하고 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프랑스와 유럽은 대만과 경제·문화 관계를 강화해 개방된 아시아·태평양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이 방관자로 머무르지 않고, 대만 지지 의사를 표명해야 압도적인 군사력 우위를 가진 중국의 강공 행보를 억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11월 3일 유럽 의회는 대만에 최초의 공식 사절단을 파견했다. 이들은 대만 측과 언론·미디어·교육에 대한 외국 정부의 공작활동 등을 논의했으며 사절단의 단장을 맡은 라파엘 글뤽스만 의원은 “유럽 또한 권위주의 정부로부터의 정보 공작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대만으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는 “대만은 혼자가 아니며 유럽은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대만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이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보다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데에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사실 유럽연합은 대만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큰손이다. 대만에 대한 유럽의 해외직접투자(FDI) 비중은 대만 해외 직접 투자의 31%를 차지한다. 한편 사빈 웨이안드 EU 집행위원회 무역총국장은 지난 10월 14일에 열린 대만·EU 투자포럼에서 “반도체 기술은 안보 문제”라면서 EU 디지털 어젠다를 위해 “가치관을 공유하는” 상대와 협력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대만 TSMC에 유럽에도 현지공장을 세워 달라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며칠 후인 10월 19일, 유럽집행위원 마르그레테 베스타거는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 호세프 보렐을 대신해 “중국이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는 등의 무력시위는 유럽의 안보와 번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언급하면서 대만의 현상유지를 위해 주요 7개국(G7) 등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like-minded countries)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 “대체불가능한 나라 건설” 대만이 이와 같은 국제적 지지를 획득한 비결은 무엇일까. 2018년 차이 총통의 국경절 연설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차이 총통은 당시 대국민 연설에서 대만을 세계에서 필수불가결(Indispensable)하며 대체불가능(Irreplaceable)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가치외교’(Values-based diplomacy)를 강화해 민주주의 모범국으로서의 위상을 드높이고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의 관계를 심화하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대만의 역할을 조정하고 미국, 유럽, 일본과의 연구개발(R&D) 협력을 강화하면서 효율적인 공급망 건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의 선언은 빈말이 아니었다. 실제로 대만은 1990년대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와 인권 관련 각종 포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경없는기자회, 전미민주국제연구소, 국제공화주의연구소, 유럽가치안보정책센터, 프리드리히 나우만 자유재단 등 인권과 민주주의를 다루는 세계 유수 단체들도 대만에 지역 사무소를 설립한 바 있다. 올해도 차이 총통은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이 설립한 ‘체코포럼 2000’에 연사로 초청돼 민주국가 간 협력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또한 대만은 미국, 일본과 함께 설립한 ‘글로벌협력훈련체계’(Global Cooperation and Training Framework)를 통해 보건 문제, 사이버안보, 여성참여 분야 등의 노하우를 유럽, 동남아 국가들과 공유하고 있다. 대만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조하고, 서방세계와 중국 간의 갈등이 격화될수록 대만은 과거 냉전 당시 베를린과 같은 상징성을 획득하게 된다. ●유럽연합 대만에 가장 많이 투자한 큰손 대만은 반도체 기업 TSMC 덕분에 세계 경제에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됐다. 반도체는 4차산업 경제의 석유에 비유될 정도로 중요한 물자인데, 오늘날 TSMC는 세계 반도체의 약 60%를 공급하고 있다. TSMC의 성장은 실로 괄목할 만하다. 차이 총통이 2018년 국경절 연설을 했을 당시 시총 1992억 달러였던 TSMC는 2021년에 시총 5921억 달러를 기록해 세계에서 10번째로 거대한 기업이 됐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 물자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세계 주요 국가들 모두 각종 지원책과 특혜를 내걸고 경쟁적으로 TSMC 공장 유치에 나섰다. 심지어 인도마저 막대한 인센티브를 약속하면서 TSMC 공장 유치전에 참가했을 정도다. 한편 TSMC는 대만과 정치적 관계가 깊은 미국과 일본에 먼저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고 2024년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대만의 부상은 외부적 요인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대만은 민주주의와 더불어 다양성과 인권이라는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진보적인 국가로 변신해 왔다. 동시에 반도체 기술의 강자라는 특징을 활용해 미중 신냉전 한복판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가치외교를 통해 서방 민주국가들과의 정서적·감정적 연대를 강화하고 또 세계경제 공급망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대만의 안보가 서방 민주국가들의 안보와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은 효과적이었으며, 그 결과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이 대만을 자국 외교의 주요 안건으로 삼으면서 대만과의 연대를 표방하는 가시적 성과를 도출했다. 이는 명분과 이익을 적절히 조화시킨 대만 외교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대만의 부상은 동북아 질서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중국과 미국 양쪽에서 어려운 판단을 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변수가 추가됐다고 할 수 있다. 한국 또한 민주주의 국가이자 세계 경제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국가로서 대만의 복귀에 대해 어떠한 입장과 태도를 취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신태환 서울대 외교학과를 다닐 때 한국외교사 수업을 통해 나라 안과 밖의 문제는 항상 연결돼 있다는 점을 배웠다. 한반도의 여러 비극은 국제정치적 맥락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으며 이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다른 나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계속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절감했다. 책을 좋아하며 특히 일본, 프랑스 쪽에서 나오는 국제전략 등에 관한 사항들을 페이스북 등을 통해 소개해 왔다. 현재 민간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 [라이드온] 300억 들인 인포테인먼트… 한국형 AI 비서 탄 수입차

    [라이드온] 300억 들인 인포테인먼트… 한국형 AI 비서 탄 수입차

    한국형 콘텐츠 장착해 고객 취향 저격 음성 인식 티맵 통해 내비 품질 향상시켜 ‘안전한 차’의 대명사 볼보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무서운 속력으로 영토 확장에 나섰다. 지난 9월에는 메르세데스벤츠, BMW에 이어 수입차 판매 3위까지 올랐다. 특히 SK텔레콤과 손잡고 한국형 내비게이션 ‘티맵’까지 장착하면서 앞으로 벤츠와 BMW의 아성을 위협하는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볼보의 판매량을 이끄는 모델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중에서도 중형급인 ‘XC60’이다. 볼보는 티맵 내비게이션과 함께 인공지능(AI) 비서 ‘누구’(NUGU)를 탑재한 신형 XC60을 선보였다. 수입차 브랜드가 한국형 ‘킬러 콘텐츠’를 모두 탑재하고 작심하고 국내 고객의 취향을 저격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지난 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한 시승 행사에서 ‘신형 XC60 B5 AWD 인스크립션’ 모델을 타고 경기 파주의 한 브런치 카페까지 왕복 120㎞를 주행했다. XC60 실내에는 볼보 특유의 인간 중심 친환경 콘셉트가 곳곳에 반영됐다. 공기조절장치 버튼도 간단명료하게 정리돼 깔끔했다. 장시간 운전해도 큰 피로감을 주지 않는 푹신한 시트와 웅장한 소리를 내는 영국의 ‘바워스 앤드 윌킨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도 매력적이었다. 새롭게 추가된 정전기를 발생시켜 항균 작용을 돕는 이오나이저 역시 눈길을 끈다.XC60의 화룡점정은 뭐니 뭐니 해도 볼보코리아와 SK텔레콤이 300억원을 들여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었다. 그동안 국내 지형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부정확한 내비게이션은 수입차의 최대 단점으로 꼽혀 왔다. 볼보는 실시간 교통상황을 반영한 티맵을 장착함으로써 수입차의 고질적 약점을 싹 개선했다. 여기에 AI ‘누구’를 연동해 수입차인데도 한국말을 더 잘 알아듣는 모델을 만들어 냈다. “아리아, 파주 카베아까지 가자”와 같이 음성으로 길 안내 명령을 내리는 것은 물론 “아리아, 무료 도로로 안내해 줘”처럼 길 안내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도 가능했다. “아리아, 가수 ○○○노래 틀어줘”, “아리아, 오늘의 뉴스 알려줘” 등과 같은 음성명령도 척척 이행했다. 전 트림 기본 적용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티맵이 연동돼 내비게이션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주행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고 운전 집중도도 높일 수 있었다. 주행 성능도 탁월했다. 저공해 가솔린 엔진 기술을 적용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보니 부드럽고 조용했다. 급가속을 해도 엔진 소음은 크지 않았다. 고속 주행 시에도 방음이 확실해 창문 틈으로 들려오는 바람소리(풍절음)는 전혀 들을 수 없었다. B5 트림은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7㎏·m로 중형 SUV로선 충분한 힘을 가졌다. 신형 XC60 판매가격은 B5 모멘텀 6190만원, B5 인스크립션 6800만원, B6 R-디자인 6900만원, B6 인스크립션 7200만원, T8 인스크립션 8370만원이다. 볼보는 지난 9월 14일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후 지난달 19일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하지만 출시 2주 만에 사전계약 대수가 2000대를 돌파하면서 지금 주문하면 최소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물론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의 고객 인도가 지연되는 건 국산차도 마찬가지다.
  • 대학처럼 부전공 배우고 현장 체험… “다양한 경험 쌓고 진로 폭도 넓어져”

    대학처럼 부전공 배우고 현장 체험… “다양한 경험 쌓고 진로 폭도 넓어져”

    부전공 통해 소프트·하드웨어 모두 배워“직접 설계한 SW로 HW 제어 더 재밌어”도시과학기술고와 ‘드론 측량’ 과목 개설두 학교 학생들이 서로 학교 오가며 수강외부 기관·기업과 ‘학교 밖 교육 과정’학점 인정해 주며 실무형 인재 육성도‘인터럽트’(interrupt)로 시작하는 복잡한 명령어가 모니터 화면을 가득 채우자 컴퓨터에 연결된 기판 위에 배열된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들이 깜빡깜빡 빛을 밝혔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마이스터고인 서울로봇고등학교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어실습실에서는 2학년 학생들의 전공과목인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어’ 수업이 한창이었다. C언어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래밍으로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니트(MCU) 키트를 제어해, 모터를 구동하거나 LED를 점등하는 등 명령어의 결과 값을 출력하는 기술을 배우는 과목이다. 실습실 한쪽에는 레고의 로봇 교구인 EV3로 만든 로봇들이 진열돼 있었다. 앞서 실습실에서 진행된 2학년 전공과목 ‘로봇 제작’ 수업에서 학생들은 로봇을 직접 만들고 조이스틱으로 제어하며 ‘주행하기’, ‘블록 옮기기’ 같은 과제를 수행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어’와 ‘로봇 제작’은 서울로봇고 첨단로봇제어과 교육과정에 편성된 전공 필수과목이지만 이날 두 과목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 다른 과에 소속돼 있으면서 첨단로봇제어과를 부전공으로 선택한 학생들이다. 2020년 마이스터고에서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서 서울로봇고는 교육과정 다양화의 하나로 올해 ‘부전공제’를 도입했다. 부전공제가 처음 적용되는 2학년 학생들은 2, 3학년 때 다른 과의 전공과목을 24학점 이상 이수하면 부전공으로 인정받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을 남길 수 있다. 학교는 매주 금요일에 학생들이 전공이 아닌 부전공 수업을 듣도록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관심이 있었지만 입학할 때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했어요. 하지만 부전공제도가 포기했던 분야를 공부할 기회가 됐어요.” 이날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어실습실에서 만난 2학년 강민상(17)군은 첨단로봇시스템과 소속이지만 첨단로봇제어과를 부전공으로 선택했다. 첨단로봇시스템과는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프로그래밍 이론과 실무를, 첨단로봇제어과는 전자기기 및 하드웨어의 설계와 제어를 배운다. 강군은 직접 설계한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재미를 깨달아 가고 있다. 강군은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로의 취업을 생각해 왔지만 부전공을 잘 살리면 진로를 넓힐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날 첨단로봇시스템과의 전공과목인 ‘프로그래밍(자바)’ 수업을 들은 2학년 나유민(17)양은 강군과는 반대로 첨단로봇제어과 소속이면서 첨단로봇시스템과 부전공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로봇 및 전자기기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만드는 것이 좋아 첨단로봇제어과에 지원했지만 부전공을 이수하면서 프로그래밍에도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하드웨어를 만드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프로그래밍은 명령어를 입력하면 결과 값이 바로 나온다는 게 재미있어요. 진로를 확정 짓지는 않았지만 더 다양한 고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나유민양)●“융합교육으로 진로 확대” 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는 5년 앞선 2020년 마이스터고에 우선 도입됐다. 산업계의 수요와 학생 저마다의 전공에 따라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하는 마이스터고는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을 토대로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한다는 고교학점제의 취지에 들어맞는다는 게 우선 도입의 배경이다. 일반고보다 교육과정이 탄력적이고 입시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뒷받침됐다. 고교학점제와 맞물려 마이스터고는 교육과정의 유연화와 다양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 이전인 2019년에는 학과별 선택과목이 평균 5.3개에 그쳤지만, 도입 첫해에 12.1과목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학과 내 세부전공 코스를 운영하는 학과는 50개에서 95개로, 부전공을 운영하는 학과는 10개에서 23개로 늘었다. 학생들이 취업 희망 분야에 맞춰 자신의 전공을 심화하거나 다른 전공과의 융합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다양한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 배우는 게 쉽지 않은 건 일반계고 학생이나 직업계고 학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강상욱 서울로봇고 교장은 “일반계고 학생들이 입시에 도움 되는 과목을 선택하듯 직업계고 학생들도 당장 취업에 도움 되는 과목이 아니면 선택을 꺼리게 마련”이라면서 “대다수 학생은 자신의 전공과목을 배우기에도 바쁘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입학한 학생들에게 고교학점제를 설명하고 과목 선택을 안내했지만, 학생들은 한발 물러서 머뭇거렸다고 강 교장은 돌이켰다. 학생들이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도록 이끌기 위해 도입한 게 부전공제도였다. 2학년에 올라가기 전 부전공을 선택할 기회를 주자 ‘다른 전공도 배우고 싶다’며 손을 드는 학생들이 나타났다. 학교는 지난해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2학기에 총 세 차례에 걸쳐 부전공 수요 조사를 했다. 학생들 한 명 한 명이 진로 상담을 받고 학업계획서를 직접 작성하도록 해 부전공을 선택하게 했다. 송윤진 서울로봇고 교무운영부장은 “부전공제도는 학생들에게는 학습 부담이, 교사들에게는 수업 부담이 있다”면서도 “학생들에게 진로의 폭을 넓혀 준다는 의미에서 의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울타리 허물고 대학·기업서 배워 고교생이 인근 학교와 대학, 연구기관 등에 개설된 과목을 이수하는 것도 고교학점제가 가져올 큰 변화다. 산업계의 변화를 교육과정에 빠르게 반영해야 하는 마이스터고는 적극적으로 학교 울타리를 허물고 있다. 서울로봇고와 서울 성북구 서울도시과학기술고가 함께 개설한 ‘드론 측량’ 과목은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의 좋은 사례다. 로봇고의 ‘드론’ 교과와 도시과학기술고의 ‘측량’ 교과를 서로 개방해, 두 학교 학생들이 상대 학교로 가 수업을 듣는다. 산업현장을 한발 앞서 경험하는 ‘학교 밖 교육과정’도 갖춰 나가고 있다. 강남구청과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로봇분야 기업과 손잡고 지난 4월부터 6개월간 진행한 ‘로봇AI 실무형 인재양성 교육’은 학생들이 ‘협동로봇’, ‘소셜로봇’ 등 산업계에서 주목받는 로봇 분야의 실무를 쌓을 기회였다. 올해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부터 이수 학점을 인정받는 고교학점제 정식 교육과정으로 자리잡는다. 반도체 분야의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오는 겨울방학에 학교와 경기 시흥시 한국산업기술대에서 총 8박 9일에 걸쳐 열리는 ‘반도체 교육’에 참여한다. 산업기술대 교수들이 교단에 서고 학생들은 대학의 첨단 실습실을 찾아 반도체 공정을 체험하는 과정이다. 추후 학생들이 ‘일·학습병행제’로 산업기술대에 진학하면 이수 내역을 대학 학점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내년 특성화고에도 도입돼 직업계고는 일반계고보다 3년 앞서 학점제 시대를 맞이한다. 직업계고들이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마이스터고인 미림여자정보과학고는 중앙대와 손잡고 교수들이 직접 ‘AI 데이터 분석’과 ‘3D 모델링’을 가르치는 전공심화 과정을 개설해 중앙대 교수들이 학생들을 가르친다. 학과별로 ‘응용소프트웨어개발자’, ‘웹프로그래머’ 등 직무경로에 따라 학과 내에서 세부전공을 운영하는 동시에 학과 간 부전공제도 시행하는 몇 안 되는 학교다. 부산과학고등학교와 유명 자동차 회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전문 기술인 멘토링 교육’도 학교 밖 교육과정의 우수 사례로 꼽힌다. 강 교장은 “시대와 산업의 흐름에 맞춰 교육과정을 운영해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면서 “개별 학교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대학과 기업,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학교 밖 교육과정의 활성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김양희의 국제경제] 수출규제의 덫에 걸린 일본/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김양희의 국제경제] 수출규제의 덫에 걸린 일본/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2019년 7월 4일 일본이 수출규제 강화를 개시하자 온 나라가 반도체산업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며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그로부터 2년. 돌아보니 이는 한국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의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었다. 수출규제는 한국의 구조적 취약점인 수요·공급 기업 간 단절의 악순환을 끊고 산업 생태계 발전을 추구하는 발판이 됐다. 그간 일본 소부장 기업이 독점했던 국내 수요 기업의 생산라인이 2019년에 처음 국내 기업에 개방된 후 2020년 74건으로 급증했다. 수출규제 품목 중 반도체 제조용 불화수소는 국산화에 힘입어 대일 수입 의존도가 2018년 46%에서 2021년(1~5) 12.5%로 떨어졌다. 첨단 반도체 소재인 EUV 포토레지스트의 대일 의존도는 92.7%에서 2021년(1~5월) 90.9%로 떨어졌다. 2021년 1월 기준 공급망 다각화 대상 100대 품목 생산자 중 23개사가 한국에 생산시설을 구축해 반도체 GVC에서 한국의 위상을 입증했다. 2019년 한국의 소부장 산업 전체의 대일 수입이 감소했고 어부지리는 중국이 취했다. 하지만 지금 물어야 할 더 중요한 질문은 이러한 ‘탈일본화’의 성과보다 그것이 가능했던 배경이 무엇인가다. 사실 일본은 수출규제를 엄격히 적용하지 않았다. 이런 극약처방으로 한국 사법부의 강제 동원 판결 이행을 저지하는 소기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일본은 수출규제를 엄격히 적용하지도 못했다는 점이다. 일본이 변화된 양국 관계의 현주소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런 충격 요법 앞에 한국이 바로 굽힐 줄 알았으나 오히려 거센 저항에 직면하고 자국 수출 기업에 피해를 입히는 부메랑을 맞았다. 반도체의 글로벌가치사슬(GSC)에서 일본이 갑이고 한국이 을인 줄 알았으나, 상호 갑이어서 고강도 수출규제는 양날의 검이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서도, 글로벌 반도체를 위해서도 뽑아든 칼을 마구 휘두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수출규제가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된 연유다. 바이든 정부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주전장인 반도체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한국, 대만, 일본 등과의 동맹가치사슬(Allience Value Chain) 구축에 한창이지만 동맹이라고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이다. 미국반도체협회(SIA)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56%를 점하는 대만의 TSMC 완전 붕괴 시 세계 전자산업의 수입 감소를 4900억 달러로 추산한다. 미국의 해법은 TSMC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미국 유치다. 미국은 AVC상의 삼성에 무한 신뢰와 감사를 표했다. 그런데 일본의 행보는 다르다. 신뢰할 만한 유사국이라며 대만의 TSMC 유치에만 공들일 뿐 최상의 인접국 파트너는 애써 투명국 취급한다. 그런데 정작 2년 전 대한 수출규제를 감행한 일본에 충격받은 대만은 2025년까지 추진할 반도체 공급망 강화 전략에서 DUV 포토레지스트, 성막전구체, 웨이퍼 재료 등 최소 4개 품목의 대만판 탈일본화로 화답한다. 일본의 자업자득이다. 단언컨대 원인이 무엇이었든 일본의 반도체를 겨냥한 수출규제는 전략적 오판이다. 일본이 자신의 분노를 세계적으로 환기시키는 데는 주효했을지 모르나 그 이상은 명분도 실리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를 지속한다면 강제 동원과의 연관성을 시인하는 것이고,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분노보다 강제 동원의 아픈 생채기를 더 자주 환기시키게 될 것이다. 더 많은 일본 반도체산업의 고객이 탈일본화 대열에 합류할 것이다. 일본은 뽑아든 칼을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고 칼집에 넣자니 멋쩍어 딜레마에 빠졌다. 자기 덫에 자기가 걸려들었다. 미중 전략 경쟁에 대응하기에도 버거운 아시아의 근린 유사국이 서로를 세계지도에서 지워 버린다면 이를 반길 나라는 어디일까. 이것이 일본이 바라는 바일까. 각국이 핵심 제조업 내재화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SIA는 반도체 GVC 참여국이 각자 내재화에 나선다면 투자비용이 최소 1조 달러에 달해 반도체 가격의 35~65% 상승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금이야말로 양국이 경제안보를 위해 GVC와 AVC에서 긴밀한 분업 관계에 있는 서로의 손을 맞잡아야 할 때다. 양국은 미래를 내다보고 양자컴퓨터 개발,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대응 등 협력이 시급하다. 그래도 일본이 마다한다면 연연하지 말자. 한일 관계는 지금 지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 고급인력 4만명 필요… 인재 양성 ‘부처 칸막이’부터 걷어내자

    고급인력 4만명 필요… 인재 양성 ‘부처 칸막이’부터 걷어내자

    AI·미래차·반도체 인재 수요 급증대졸자 못 따라가 ‘인력 미스매치’SW·바이오 인력 부족률 1% 이상 교육부 등 11개 부처 인재 육성 투자사업 간 중복·사각지대 필연적 발생대학과 기업 연계할 플랫폼도 미약 부처 아우르는 거버넌스·전략 부재美·獨·中·日 체계적인 인력계획 추진범부처 차원 컨트롤타워 구축 시급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저출산과 초고령화 등은 우리 사회에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과 기업이 손잡고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평생에 걸친 직업교육을 활성화해 급변하는 사회에서 누구나 성장의 기회를 얻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국가 차원의 일관된 비전과 이를 수립하고 추진할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 서울신문은 미래 변화에 대응한 인재 양성 체계의 혁신을 위한 제언을 3회에 걸쳐 싣는다.차세대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 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아임뉴런)는 2019년 4월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 둥지를 틀었다. 아임뉴런은 유한양행에서 근무했던 김한주 대표가 성균관대 김용호 교수, 서민아 교수가 공동 창업한 기업이다. 뇌과학과 신약개발 등 바이오 분야의 교수들로 연구진을 꾸리고, 교수들이 가르치는 대학원생들이 ‘펠로십 프로그램’을 통해 장학금을 받으며 연구에 몰두한다. 전체 연구 인력 50명 중 10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한 학생들이다. ●바이오 분야 학교·기업 상생모델 만들 것 김 대표는 2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바이오 분야에서 기업과 학교가 상생해 성공하는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신생 기업이 대학의 문을 두드려 협업하는 것이 흔치 않은 사례”라면서 “연구와 기업을 겸직하는 교수에 대한 지원과 산학협력단의 마중물 역할, 기업의 위험 부담을 고려한 유연한 잣대 등 개선돼야 할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재가 곧 경쟁력이다. 산업과 기술의 변화를 포착해 대학이 신속하게 대응하고,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확보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도록 하려면 정부 각 부처와 대학, 기업 간 연계가 필수적이나, 우리나라는 이를 체계적으로 조율할 전략과 거버넌스가 미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AI 분야의 인력 수요가 올해 5200명에서 2025년 1만 2300명으로 증가하며, 고급 수준의 인재 역시 올해 1500명에서 2025년 3600명으로 140%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세대 반도체와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이른바 ‘빅3’ 분야에서도 고급 수준의 인재에 대한 수요가 5년 뒤 각각 50%, 29%, 37%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네 분야에서 앞으로 5년간 신규로 필요한 인력은 약 14만 4000명, 고급 인력은 약 4만 1500명에 달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인재 양성 체계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다. AI와 빅3 분야와 관련된 대학 전공을 통해 배출되는 인력은 연간 3만 1000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22년 1년간 이들 분야의 신규 인력 수요(약 2만 6000명)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정부 역시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지만, 산업과 기술의 변화를 교육과정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인력 미스매치’를 낳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2020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분야의 인력 부족률이 4.0%로 12대 주력 산업 중 가장 높았으며 바이오헬스(3.2%), 자동차(2.0%), 반도체(1.6%) 등도 1% 이상의 부족률을 나타냈다. 12대 주력 산업의 평균 인력 부족률은 2.5%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8년 말 기준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인력 부족률이 7.1%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AI 분야를 포함하면 신산업 분야 인재난은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처마다 각각 투자 … 중복·비효율 초래 신산업 인재 양성 체계는 사업을 운영하는 정부부처 간 ‘칸막이’로 인한 한계가 지적된다. AI와 빅3 분야만 보더라도 교육부와 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11개 부처가 올해 기준으로 총 95개 인재 양성 사업을 운영하며 2조 1000억원을 쏟아붓고 있다. 이들 95개 사업 중 부처 간 협력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2개에 그친다. 필연적으로 사업 간 중복과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구조다. 왕태규 창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부처들이 각자 자신들의 관점에서 사업을 설계하고 예산을 투입하면서 지속성이 떨어지고 분절적인 사업에 그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학부와 석·박사를 거친 인력을 배출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예산을 지원받아 3~5년간 운영하다 지원이 끊기면 사업도 흐지부지되는 사례가 적잖다. 대학의 입장에서는 각기 다른 부처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여러 사업을 운영하면서 행정 비효율을 겪는다. 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 민간 위원장인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정부 사업의 관리 방식이 부처마다 달라 대학에 무형의 규제로 작용한다”면서 “사업 참여 조건으로 대학에 새로운 조직 신설 등 다양한 참여 조건을 부과해 대학 내 자원 배분에 비효율을 가져오고 다른 재정지원사업의 효과성을 낮추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대학이 산업계의 동향을 파악하고 기업은 대학으로부터 인재와 신기술을 확보할 통로도 절실하다. 대학의 신산업 학과 신설과 산학협력 활성화, 대학의 창업 등을 뒷받침할 각종 규제 해소와 제도 개선을 위해서도 부처 간 칸막이를 거두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대학과 산업계,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관련 부처를 아우르는 국가경영과 전략이 부재하다”고 지적한다. 왕 교수는 “인재 양성과 관련해 여러 정부 부처가 대학과 과학기술, 산업, 경제정책 등을 제각각 담당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미래를 예측하며 대응하기보다 산업계의 수요에 단기적으로 대응해 ‘찍어내듯’ 인력을 양산한다”고 지적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저마다 국가 차원의 비전을 세워 신기술 분야의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2016년 ‘국가 AI R&D 전략계획’과 ‘AI 미래를 위한 준비’ 등 AI 분야의 인력 양성 정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2월 서명한 ‘AI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을 통해 AI 인재 양성에 우선순위를 둘 것을 강조하는 등 미국 정부는 “혁신 인재를 발판으로 4차 산업혁명의 리더십을 이어 간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2011년 ‘인더스트리 4.0’을 천명한 독일은 산업의 디지털화에 발 맞춰 전통적인 아우스빌둥(일·학습 병행 제도)을 선진화하고 있다. 공장의 자동화로 변화를 맞은 노동환경에 대응한 정책인 ‘노동 4.0’과 연계해 교육과 산업, 노동의 동반 변화를 모색한다. 일본과 중국도 AI 등 신산업의 흐름에 대응해 초·중등교육에서 대학 교육, 산학 연계까지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국가인적자원위 출범 후 흐지부지 반면 우리나라는 신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국가 차원의 추진 체계가 모호하다. 2001년 ‘국가인적자원개발 종합계획’이 수립되고 이듬해 ‘인적자원개발기본법’이 제정되면서 2007년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국가인적자원위원회’가 출범했다. 국가 차원의 인재개발 체계가 자리를 잡는 듯했으나 2008년 정부조직 개편으로 교육부의 국가인적자원개발 정책 총괄·조정 권한이 폐지되면서 인재 양성 정책은 각 부처에서 각자 추진되고 있다. 이후 2017년 국무총리 소속 ‘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 2019년 사회부총리가 주재하는 ‘사람투자·인재양성협의회’가 출범하며 인재 양성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으나 ‘칸막이’ 해소는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전문가들은 인재 양성 정책을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범부처 차원의 추진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승준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17일 한국정책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범부처 인재양성정책 통합관리 강화’ 보고서에서 “범부처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개별 부처에서 예측하는 인재 수요를 취합, 국가 차원의 인재 양성 비전을 설정해야 한다”면서 “이를 구체화하고 실현하려면 교육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현재 작동하지 않는 인적자원개발기본법과 국가인적자원위원회를 시대에 맞게 되살리고, 정부와 대학, 기업을 포괄하는 협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고급인력 4만명 필요… 인재 양성 ‘부처 칸막이’부터 걷어내자

    고급인력 4만명 필요… 인재 양성 ‘부처 칸막이’부터 걷어내자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저출산과 초고령화 등은 우리 사회에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과 기업이 손잡고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평생에 걸친 직업교육을 활성화해 급변하는 사회에서 누구나 성장의 기회를 얻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국가 차원의 일관된 비전과 이를 수립하고 추진할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 서울신문은 미래 변화에 대응한 인재 양성 체계의 혁신을 위한 제언을 3회에 걸쳐 싣는다.차세대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 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아임뉴런)는 2019년 4월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 둥지를 틀었다. 아임뉴런은 유한양행에서 근무했던 김한주 대표가 성균관대 김용호 교수, 서민아 교수가 공동 창업한 기업이다. 뇌과학과 신약개발 등 바이오 분야의 교수들로 연구진을 꾸리고, 교수들이 가르치는 대학원생들이 ‘펠로십 프로그램’을 통해 장학금을 받으며 연구에 몰두한다. 전체 연구 인력 50명 중 10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한 학생들이다. ●바이오 분야 학교·기업 상생모델 만들 것 김 대표는 2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바이오 분야에서 기업과 학교가 상생해 성공하는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신생 기업이 대학의 문을 두드려 협업하는 것이 흔치 않은 사례”라면서 “연구와 기업을 겸직하는 교수에 대한 지원과 산학협력단의 마중물 역할, 기업의 위험 부담을 고려한 유연한 잣대 등 개선돼야 할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재가 곧 경쟁력이다. 산업과 기술의 변화를 포착해 대학이 신속하게 대응하고,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확보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 각 부처와 대학, 기업 간 연계가 필수적이나, 우리나라는 이를 체계적으로 조율할 전략과 거버넌스가 미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AI 분야의 인력 수요가 올해 5200명에서 2025년 1만 2300명으로 증가하며, 고급 수준의 인재 역시 올해 1500명에서 2025년 3600명으로 140%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세대 반도체와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이른바 ‘빅3’ 분야에서도 고급 수준의 인재에 대한 수요가 5년 뒤 각각 50%, 29%, 37%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네 분야에서 향후 5년간 신규로 필요한 인력은 약 14만 4000명, 고급 인력은 약 4만 1500명에 달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인재 양성 체계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다. AI와 빅3 분야와 관련된 대학 전공을 통해 배출되는 인력은 연간 3만 1000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22년 1년간 이들 분야의 신규 인력 수요(약 2만 6000명)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정부 역시 각종 사업으로 적지 않은 인재를 양성하지만, 산업과 기술의 변화를 교육과정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인력 미스매치’를 낳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2020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분야의 인력 부족률이 4.0%로 12대 주력 산업 중 가장 높았으며 바이오헬스(3.2%), 자동차(2.0%), 반도체(1.6%) 등도 1% 이상의 부족률을 나타냈다. 12대 주력 산업의 평균 인력 부족률은 2.5%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8년 말 기준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인력 부족률이 7.1%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AI 분야를 포함하면 신산업 분야 인재난은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처마다 각각 투자… 중복·비효율 초래 신산업 인재 양성 체계는 사업을 운영하는 정부부처 간 ‘칸막이’로 인한 한계가 지적된다. AI와 빅3 분야만 보더라도 교육부와 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11개 부처가 올해 기준으로 총 95개 인재 양성 사업을 운영하며 2조 1000억원을 쏟아붓고 있다. 이들 95개 사업 중 부처 간 협력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2개에 그친다. 필연적으로 사업 간 중복과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구조다. 왕태규 창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부처들이 각자 자신들의 관점에서 사업을 설계하고 예산을 투입하면서 지속성이 떨어지고 분절적인 사업에 그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학부와 석·박사를 거친 인력을 배출하는 데에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예산을 지원받아 3~5년간 운영하다 지원이 끊기면 사업도 흐지부지되는 사례가 적잖다. 대학의 입장에서는 각기 다른 부처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여러 사업을 운영하면서 행정 비효율을 겪는다. 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 민간 위원장인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정부 사업의 관리 방식이 부처마다 달라 대학에 무형의 규제로 작용한다”면서 “사업 참여 조건으로 대학에 새로운 조직 신설 등 다양한 참여 조건을 부과해 대학 내 자원 배분에 비효율을 초래하고 다른 재정지원사업의 효과성을 낮추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대학이 산업계의 동향을 파악하고 기업은 대학으로부터 인재와 신기술을 확보할 통로도 절실하다. 대학의 신산업 학과 신설과 산학협력 활성화, 대학의 창업 등을 뒷받침할 각종 규제 해소와 제도 개선을 위해서도 부처 간 칸막이를 거두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대학과 산업계,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관련 부처를 아우르는 거버넌스와 전략이 부재하다”고 지적한다. 왕 교수는 “인재 양성과 관련해 여러 정부 부처가 대학과 과학기술, 산업, 경제정책 등을 제각각 담당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미래를 예측하며 대응하기보다 산업계의 수요에 단기적으로 대응해 ‘찍어내듯’ 인력을 양산한다”고 지적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저마다 국가 차원의 비전을 세워 신기술 분야의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2016년 ‘국가 AI R&D 전략계획’과 ‘AI 미래를 위한 준비’ 등 AI 분야의 인력 양성 정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2월 서명한 ‘AI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을 통해 AI 인재 양성에 우선순위를 둘 것을 강조하는 등 미국 정부는 “혁신 인재를 발판으로 4차 산업혁명의 리더십을 이어 간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2011년 ‘인더스트리 4.0’을 천명한 독일은 산업의 디지털화에 발맞춰 전통적인 아우스빌둥(일·학습 병행 제도)을 선진화하고 있다. 공장의 자동화로 변화를 맞은 노동환경에 대응한 정책인 ‘노동 4.0’과 연계해 교육과 산업, 노동의 동반 변화를 모색한다. 일본과 중국도 AI 등 신산업의 흐름에 대응해 초·중등교육에서 대학 교육, 산학 연계까지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국가인적자원위’ 출범 후 흐지부지 반면 우리나라는 신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국가 차원의 추진 체계가 모호하다. 2001년 ‘국가인적자원개발 종합계획’이 수립되고 이듬해 ‘인적자원개발기본법’이 제정되면서 2007년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국가인적자원위원회’가 출범했다. 국가 차원의 인재개발 체계가 자리를 잡는 듯했으나 2008년 정부조직 개편으로 교육부의 국가인적자원개발 정책 총괄·조정 권한이 폐지되면서 인재 양성 정책은 각 부처에서 각자 추진되고 있다. 이후 2017년 국무총리 소속 ‘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 2019년 사회부총리가 주재하는 ‘사람투자·인재양성협의회’가 출범하며 인재 양성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으나 ‘칸막이’ 해소는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전문가들은 인재 양성 정책을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범부처 차원의 추진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승준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17일 한국정책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범부처 인재양성정책 통합관리 강화’ 보고서에서 “범부처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개별 부처에서 예측하는 인재 수요를 취합, 국가 차원의 인재 양성 비전을 설정해야 한다”면서 “이를 구체화하고 실현하기 위해 교육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현재 작동하지 않고 있는 인적자원개발기본법과 국가인적자원위원회를 시대에 맞게 되살리고, 정부와 대학, 기업을 포괄하는 협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文 “한미, 최적 비지니스 파트너…반도체·배터리 협력 강화해야”

    文 “한미, 최적 비지니스 파트너…반도체·배터리 협력 강화해야”

    미국을 공식실무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한미 주요 기업인들을 만나 “양국은 코로나 위기를 계기로 중요해진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상호 보완 가능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현지시각) 미 상무부가 주관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해 “한미 양국은 70여년간 이어온 굳건한 동맹을 바탕으로 경제와 산업 분야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최첨단 반도체와 저탄소 경제의 핵심인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 양국이 상호 보완성을 기반으로 투자와 공급망 협력을 강화한다면 함께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 등 바이오산업도 양국 시너지가 큰 분야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첨단·친환경 분야 중심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한국판 뉴딜’ 정책이 유사한 정책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양국이 함께 지혜를 모으고 협력을 논의하면서 성과를 도출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한미 간 경제동맹을 강화하고 기업인들의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된 것으로 특히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핵심산업의 공급망 연계를 통해 복원력과 안전성을 강화하고 양국 간 교역·투자를 확대하는 등 호혜적 경제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행사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이번 방미에 비공식으로 동행한 최태원 SK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참석했다. 미측에서는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과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키퍼 GM 인터내셔널 대표,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CEO, 에드워드 브린 듀퐁 CEO, 르네 제임스 암페어컴퓨팅 CEO가 참석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행사 개최에 제약이 있는 상황이지만 이번 행사는 양국간 경제·통상·투자 분야의 긴밀한 협력 필요성을 감안, 이례적으로 대면으로 개최됐다. 레이몬도 상무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대면 행사다. 양국 기업들은 △최첨단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산업에 대한 상호 투자를 통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배터리 공급 확대, 전기차 생산 및 미래차 인프라 구축 확대 등을 통한 탄소중립과 차세대 기후기술 공동개발 등 그린산업 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미국의 백신 원천기술과 한국의 생산 역량을 활용해 한국을 글로벌 백신 허브화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우리 측은 대미 투자 확대를 위한 미국 정부의 지원과 양국 기업 간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며, 세액공제와 인프라 구축 등 적극적 투자 인센티브 제공, 미국 내 반도체·배터리 신규 수요처 발굴, 국산 의약품의 미국 심사 신속승인 등을 위한 정보공유 활성화 등을 요청했다. 미국 측은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가 한미관계 발전과 양국 공급망의 안전성·회복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며 높이 평가하고, 우수한 제조업을 보유한 한국의 투자가 미국 제조업 부활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서 우리 기업들은 대대적인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신규 파운드리공장 구축에 170억달러(약 19조원)를 투자하고,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 낸드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기업은 약 140억달러(약 15조78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으며,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충전 인프라 확충 등에 74억달러(약 8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시론] 3차 반도체 전쟁과 우리가 나아갈 길

    [시론] 3차 반도체 전쟁과 우리가 나아갈 길

    우리가 반도체 칩 없이 생활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에는 약 40개, 컴퓨터에는 약 60개, 올레드 TV에는 약 120개, 자동차에는 약 300개의 반도체 칩을 사용한다. 어느 나라의 어떤 반도체 회사가 어떠한 반도체를 생산 판매하느냐가 그 나라의 산업 경제를 좌우한다. 지난해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중국 화웨이가 수급할 수 없어 스마트폰 사업이 어려워지고 올해 자동차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으로 독일 폭스바겐, 미국 포드, 일본 도요타 등 자동차 회사들은 감산을 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반도체산업은 세계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나라 간, 기업 간에는 치열한 반도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1980년 IBM과 애플의 컴퓨터가 상용화되면서 컴퓨터를 동작시키는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반도체의 기술과 시장의 주도권 쟁탈에 미일 간의 1차 세계 반도체 전쟁이 발생했다. CPU는 미국이 주도하고 메모리반도체는 한국으로 이전됐다. 2009년 애플 아이폰이 출시되며 모바일 시대를 열고,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연결을 통해 세계 인터넷산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면서 2차 세계 반도체 전쟁이 시작됐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의 설계는 미국 애플과 퀄컴, 삼성전자, 대만 미디어텍이 주도하고, 인터넷 데이터 센터용 CPU는 미국의 인텔과 AMD가 독주한다. 메모리반도체는 한국이 주도하고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산업은 대만이 이끄는 것이 최근까지의 형세다. 4차 산업혁명의 촉발로 5세대(5G)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드론 등 새 산업이 열리며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시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분야에 필요한 반도체의 기술과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는 ‘3차 세계 반도체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중국은 2016년부터 반도체 굴기 선언인 ‘제조2025’라는 국가 프로젝트로 이 전쟁에 먼저 뛰어들었다. 미국은 무역전쟁을 통해 중국 화웨이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를 제재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인터넷 회사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도 반도체 설계 시장에 진입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이런 3차 세계 반도체 전쟁에서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첫째, 메모리반도체산업의 경우 최근 미국의 제재로 중국의 시장 진입이 지연되긴 했지만 국가적으로 반드시 추격할 것이기 때문에 자만하지 말고 메모리반도체의 초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선도적인 기술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둘째, 올해는 반도체 칩의 위탁생산 요구가 크게 증가해 국내 파운드리산업의 커다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초미세 반도체 공정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역시 대만의 TSMC가 주도할 것이다. 최근 TSMC와 일본의 AIST가 공동으로 2nm의 초미세 반도체 공정을 한국보다 먼저 개발했다고 한다. 혼신을 기울이는 초미세 공정 기술 자체 개발과 과감한 기술 인수합병(M&A), TSMC에 버금가는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셋째,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우리는 반도체 설계 생태계가 미국, 대만과 같이 잘 육성돼 있지 않아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 정말 어려운 숙제이나 도전해야 한다. 국내 반도체 설계 생태계의 재도약을 위한 대기업, 중소·벤처기업, 금융권, 정부의 피나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2019년 7월에 시작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우리나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취약한 현실이 그대로 노출됐다. 지난 10년간 국내 반도체 회사의 매출액이 약 3배 성장했으나, 반도체 소재·장비의 국산화율은 50%, 18%로 정체돼 왔다. 특히 아직도 고난이도의 기술로 생산되는 소재·부품·장비는 거의 100% 미국, 일본 및 유럽으로부터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의 소재·부품 특별법 제정을 통한 중장기적인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제2의 도약이 발을 뗀 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그리고 대학과 출연연의 기술 지원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특히 AMAT, 신에쓰케미컬과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중견, 중소기업의 도전 정신이 절실히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3차 세계 반도체 전쟁에서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지원과 규제 완화에 대한 정부의 깊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 KEIT-IITP, 대한민국 미래전략 ‘디지털 뉴딜과 R&D’ 지면좌담회 공동 개최

    KEIT-IITP, 대한민국 미래전략 ‘디지털 뉴딜과 R&D’ 지면좌담회 공동 개최

    국가 산업기술-정보통신(ICT) 연구개발(R&D)을 선도하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지난 17일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 핵심축인 ‘디지털 뉴딜’을 통해 달라질 미래 산업의 비전을 제시하는 지면좌담회를 공동 진행했다. ‘대한민국 미래전략, 디지털 뉴딜의 조건’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날 지면좌담회에선 ▲디지털 뉴딜과 R&D ▲디지털 뉴딜 전략과 효과 ▲디지털 뉴딜의 비전 등 3가지 발제를 토대로 디지털 뉴딜의 성공적·선도적 추진을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좌담회에는 정양호 KEIT 원장과 석제범 IITP 원장, 김영삼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원장,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방역로봇사업단장, 홍성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 등이 참여했다.첫 번째 발제인 ‘디지털 뉴딜과 R&D’에서는 R&D의 역할 및 필요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정양호 KEIT 원장은 “디지털 뉴딜의 핵심은 D.N.A, 즉 Data, Network, AI 기술을 전 산업분야에 접목시켜 우리 기술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라며 “DNA 기술을 주력산업에 접목해 웨어러블, 돌봄로봇과 같은 산업을 재도약 시키고, 신산업 분야에도 접목해 자율주행과 전기수소차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석제범 IITP 원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2021년도 디지털 뉴딜 분야 ICT R&D사업 예산을 올해 대비 38% 증액한 5100억원을 확보해 디지털 뉴딜 소관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은 “한국의 R&D 규모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개발 과제에서 성공률도 98%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우리나라는 평균 3.05% 정도로 연구생산성이 저조해 미국 공공연구소의 10%에 비교해 크게 낮다. 이에 따라 국가 연구개발 총괄 및 기획 기능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 조직이 필요하다”고 했다. 두 번째 발제인 ‘디지털 뉴딜 전략과 효과’에선 각 기관의 뉴딜 관련 주요 추진전략 및 경제·일자리 효과 등이 다뤄졌다. 정양호 원장은 “KEIT는 두 가지 측면에서 디지털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첫째로 업무 추진과정에서 데이터 댐을 구축해 R&D 과제의 기획 및 평가관리 업무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둘째는 기존산업에 DNA기술을 접목한 산업기술 R&D 과제를 발굴하고 지원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제범 원장은 “IITP는 비대면 핵심기술 R&D와 사업화를 돕는 비대면 비즈니스 디지털 혁신 기술개발(175.1억원) 사업을 추진한다”며 “SW 인재 양성을 위해 이노베이션 아카데미(267.37억원) 등 2개 사업(442.47억원)을 추진 중에 있다”고 했다. 김영삼 원장은 “KETI는 D.N.A.를 활용해 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있다“며 ”KETI가 운영하는 안산 스마트제조혁신센터 내 데모공장은 5G 기반의 세계 최초 스마트제조 테스트베드로서, 작년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선포식이 개최된 곳”이라고 전했다. 서울대학교 홍성수 교수는 정부의 디지털 뉴딜 투자 전략에 따른 일자리 효과에 대해 “디지털 뉴딜 대전환 착수기인 2020년 위기극복 및 즉시추진 가능한 사업 투자로 총사업비 6조 3000억 원이 투자되고, 디딤돌 마련기인 2021~2022년 새로운 성장경로 창출을 위한 투자 확대에 누적 총사업비 67조 7000억 원이 투자돼 일자리 88만 7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대전환 착근기인 2023년~2025년 새로운 성장경로 안착을 위한 보완·완성에 누적 총사업비 160조 원의 예산 투자로 19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 전망했다. 오상록 KIST 방역로봇사업단장은 로봇산업 육성을 강조하며 “2023년까지 글로벌 4대 로봇강국으로 부상하겠다는 정부 목표에 따라 국내 로봇 시장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마지막 세 번째 발제인 ‘디지털 뉴딜의 비전’에선 뉴딜 정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제언과 디지털 뉴딜의 미래가 제시됐다. 정양호 원장은 “디지털 뉴딜의 핵심은 데이터 댐(Data Dam)인데, 댐의 물이 흘러서 식수, 농업용수, 공공용수, 발전원 등으로 활용될 때 의미가 커지는 것처럼 데이터 댐을 통한 관련정보의 개방과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전환이 어렵거나 느린 부문에 대한 따뜻한 정책적 배려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석제범 원장은 “디지털혁신의 파급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기술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원격교육, 근무, 의료 등 비대면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비대면 핵심기술 개발을 본격 추진하는 한편 6G, 차세대 AI, 지능형반도체, 양자정보통신 등 미래 핵심 기술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김영삼 원장은 “D.N.A.와 함께 소재·부품 기술개발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데이터가 뇌의 ‘기능’을 수행한다면, 소재·부품 기술은 기능이 잘 구현되도록 하는 ‘기관’에 해당하는데, D.N.A. 기술과 관련 소재·부품 기술 간 유기적인 연계개발을 통해 디지털 뉴딜의 성공적인 추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상록 단장은 “디지털 뉴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정부와 민간이 같이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문제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규제 혁파와 개선 등의 제도개혁은 물론 비대면을 통한 신산업 출현과 기존 산업 간 이해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절차의 정립이 시급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디지털 댐 건설 외에 디지털 거버넌스 재정비(데이터청 신설, 디지털 차르 임명 등), 자유데이터무역협정 추진(FDTA), 데이터금융회사+데이터 거래소 신설 등 추가적인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끝으로 홍성수 교수는 “디지털 뉴딜 정책은 새로운 시장의 창출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쫓는 매우 혁신적이고 효과적인 미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디지털 뉴딜의 미래를 전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