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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북 양국의 역사” 강변/북서 보는 경수로 사업

    ◎남한 마개한 사업비부담 알바아니다/“흑연감속로 동결로 경제손실” 항변 북한은 이제 더이상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다. 공존과 개방이라는 세계사의 흐름이 드디어 북녘땅에도 불기 시작했다.분단이후 최초로 한국 정부대표 및 근로자들이 북한땅에 상주하면서 경수로 건설이라는 남북 최대의 역사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경수로사업이 남한의 주도적 역할로 건설되고 있다는 사실을 잘알고 있으면서도 미북간의 구도로만 몰아가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불어닥칠 변화의 바람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허종 북한외교부 순회대사는 “핵문제는 조(북한)­미 사이의 역사적 불신과 비정상적인 관계로 생긴 냉전의 산물”이라고 말했다.경수로사업을 철저하게 북한과 미국사이의 관계에서 이뤄진 것으로 규정하려는 의도가 역력했다.김병기 북한 경수로대상사업국장은 “이 사업은 미국이 주도하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사업이므로 어느 나라가 돈을 많이 내든지 우리가 알 바 아니다”라며 “그것은 단지 KEDO내부의문제”라고 한국의 역할을 애써 축소하려고 했다.김국장은 또 “경수로건설은 미국과 KEDO가 우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다”며 “우리는 흑연감속로 동결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허세를 부렸다. 하지만 이러한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달리 신포 금호지구에서 만난 북한 일반 주민들은 남한이 경수로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기자단과 동행한 북측안내원은 “경수로를 남한이 지어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은밀하게 말했다.뿐만 아니라 그는 “남조선이 우리보다 잘 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렇게 많은 돈을 내면 나라가 망하지 않겠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이제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수천명의 우리 근로자들이 북적거리게 되면 북한의 이중적인 태도도 곧 무너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1만3천여명 중국 배우기/한국유학생 실태

    ◎북경학원로 상가는 사랑방 역할 북경 서북쪽 해정구의 학원로.북경어언문화대학(어언학원),북경대,청화대,화공대,지질대 등 중국의 주요대학이 반경10㎞내에 집결해 있는 대학가촌이다. 넓다란 도로엔 20대초반의 남녀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흥겹게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이들 가운데 적잖은 수는 한국학생들이고 그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주중대사관이 집계하고 있는 유학생만도 8천5백여명.단기 언어연수 4천4백여명,박사과정 3백명,석사5백명 등,일본유학생을 밀어내고 중국에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낸 나라가 됐다. 학원로 주위의 ‘우따오코우’(오도구)로 불리는 지역은 한국학생들을 위한 식당,카페,노래방 등으로 한국유학생의 거리가 됐다.5백여곳의 점포의 대부분이 한국학생들을 주고객으로 한다.간판도 한국어로 돼 있다.발랄한 학생들이 몰리다 보니 북경시내에 찌든 상사원이나 대사관 직원 등 기성세대까지 원정으로 합세,갈수록 물이 오르고 있다.먹는 장사뿐 아니라 안경점,편의점,비디오방,복덕방,미용실 등도 70여곳이나 된다. 식당에 들어가면 조선족과 한국인들이 현지에서 제작하는 소식지를 얻어볼수 있고 학생들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사랑방이 되기도 한다.카페에 들어서면 이곳이 중국인지 한국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수입 포도주 한병에 5만∼7만원을 받기도 하니 가격이 헐한 편도 아니다.밤이면 비디오방과 노래방은 늘 한국유학생들로 초만원이다. 이같은 유학생들의 급증은 한·중 교류의 심화와 쌓여가는 연륜을 상징한다.유학생중 절반가량은 북경지역에 몰려있고 길림성에 7백50여명,천진에 7백30여명등 전국 각지에 퍼져 있다.그러나 유학생의 증가는 부작용과 부정적인 측면도 따라 온다.북경대의 한 관계자는 한국 유학생들은 성실하지 못하다는 정평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외문출판사에 근무하는 조선족 김광렬씨는 “한국유학생들은 중국사람들사이에서 좋은 평판을 얻고 있지 못하다”며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술마시고 노는데 정신팔려 있는 학생들이 적잖다고 꼬집는다.그러나 북경대의 양통방한국학연구센터 주임은 “유학생문제를 한·중 교류 확대과정에 거쳐야할 하나의 과정으로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한국유학생 사회도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북경의 학원로와 오도구는 한·중 수교의 연륜이 싸여감에 따라 그 규모도 커가고 화려해질 것이고,한국유학생들도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 YMCA/창립 75주년 기념행사 및 전국대회 개최

    ◎음식쓰레기 줄이기 중점 추진/전국 54곳 대표 800명 참석 건의·결의문 채택/생명운동으로 환경·절제·바른문화 운동 펼쳐 한국 여성운동에서 굵은 줄기를 이어온 한국YWCA가 창립 75년을 맞아 지난 18일 기념행사를 가진데 이어 제33회 전국대회를 열었다.YWCA전국대회는 3년마다 지방Y 54곳의 대표들이 모여 향후 3년동안 한국Y가 벌일 주요 사업을 결정하는 최대의 행사. ‘21세기를 세계와 함께 이웃과 함께’라는 주제로 18∼20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각지역 Y대표 800여명이 참석,내년부터 2000년까지 집중적으로 추진할 프로그램들과 이와관련된 각종 건의문·결의문을 채택했다. 한국Y는 이 대회에서 그동안 벌여온 ‘생명운동’과 ‘공동체운동’을 더욱 강화하기로 결정했다.아울러 생명운동의 추진방안으로는 ▲환경살리기·생활협동·쓰레기줄이기에 초점을 둔 환경운동 ▲아나바나(아껴쓰고,나눠쓰고,바꿔쓰고,다시쓰기)운동과 소비자운동에 주력하는 절제운동 ▲바람직한 청소년문화와 바른 결혼문화,건전한 가정문화를 추구하는 바른문화운동 등 세 방향을 설정했다. 또 공동체운동에서는 ▲자원봉사를 생활화하고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하자는 책임공동체 ▲노인·장애인·어린이 등 대상별로 복지사업을 벌이고 북한돕기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보살림공동체 ▲여성 정치참여·인권보호·폭력 방지·평화운동에 목적을 둔 정의공동체 등을 실현하기로 했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YWCA가 전국적으로 벌여나갈 사업으로 음식쓰레기 줄이기 운동,폭력추방운동,여성의 정치참여운동 등 3가지를 선정했다. ◎YMCA 역사/1992년 ‘조선여자 기독교 청년회 연합회’ 창립/60년 소비자운동 큰 업적/95년 IWS 서울로 유치 한국YWCA(Young Women’s Christian Association)는 1922년 4월20일 ‘조선 여자 기독교 청년회 연합회’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당시 김활란 김필례 유각경 등 선구자적인 청년여성 3명이 시작해 그동안 청년운동·기독교운동과 특히 여성운동에서 우리 사회를 이끌어왔다. 일제강점기인 창립 초기에는 기독교사상을 바탕으로 애국사상과 계몽운동을 펼쳤고,광복이후에는여성 직업훈련·청소년 활동에 꾸준히 힘써왔다.60년대 시작한 소비자운동,60년대 말 첫발을 내디딘 환경운동들도 한국YWCA의 큰 업적으로 꼽힌다. 지난 95년 7월에는 세계YWCA 100주년 기념대회 및 세계여성지도자회의(IWS)를 서울로 유치,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국제사회에서 한국여성의 위상을 높이는데도 기여했다.현재 회원수는 어린이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3백50만명이다.
  • 치욕의 역사 되새겨 일본을 이기자/광복의 달 ‘의식있는 책’봇물

    ◎‘백범일지’ 이땅이 뉘 땅인데’ 등 잇단 출간/‘일본은 살아있다’선 제국주의의 음모 고발 광복절과 국치일이 들어 있는 8월.올해도 조국과 민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의식있는’ 책들이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백범 김구 선생의 자서전인 ‘백범일지’(돌베개)를 비롯,전후 일본부활의 상징적 인물인 세지마 류조(뢰도용삼)라는 인물의 행적을 통해 한일관계사를 조명한 ‘일본은 살아 있다’(프리미엄북스),독도의용수비대 홍순칠 대장의 수기 ‘이 땅이 뉘 땅인데!’(혜안) 등이 우선 눈에 띄는 책들.이밖에 종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책도 일본 사진작가 이토 다카시(이등효사)가 펴낸 증언록 ‘종군위안부’(눈빛),한국계 미국작가 노라 옥자 켈러가 쓴 소설 ‘종군위안부’(밀알),조계종 혜진 스님이 지은 감동실화 ‘나,내일 데모간데이’(대원사) 등 3권이 나와있다. 광복의 달에 더욱 그 진가가 빛나는 ‘백범일지’는 27년동안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끌어온 민족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이 자신의 파란만장한 조국광복투쟁사를 진솔하게기록한 책.53∼54세와 67세에 각각 쓴 상·하권과 정치논문 ‘나의 소원’ 등으로 이루어진 ‘백범일지’는 지금까지 20여종이 출간되었지만 정본이 없다는게 학계의 정설이다.이번에 나온 ‘백범일지’는 첫 출간본인 ‘국사원본’을 기점으로 올해로 출간 50주년을 맞는 이 책의 ‘결정본’임을 내세우고 있어 주목된다.주해를 맡은 창원대 도진순 교수는 ‘백범일지’의 정본화 작업을 위해 지난 4년간 본격적인 원전비평과 교감작업을 거쳤다.‘백범일지’의 경우 완벽한 의미의 원본은 없다.원본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는 지난 6월 보물 제1245호로 지정된,백범의 영식 김신 장군이 소장하고 있는 친필본을 꼽을수 있다.그러나 여기에는 42년 이후의 추가본과 ‘나의 소원’은 담겨 있지 않다.도교수는 원본을 중심으로 추가본을 발굴,그 내용을 누락없이 실었으며 기존 출간본들의 오류는 물론 원본의 잘못된 사항도 바로 잡았다. 일본 교토통신사 다나카 아키라(전중장)기자 등이 엮은 ‘일본은 살아 있다’(양억관 옮김)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음모의 역사를그대로 보여준다.이 책의 주인공 세지마 류조는 서른살의 나이에 일본 대본영의 참모로 태평양전쟁을 입안,수행했으며 종전 뒤에는 11년간의 시베리아 유형생활을 하기도 한 악성 제국주의자.귀국 후 이토추 상사에 입사해 20년만에 회장에 오르는 등 경제계의 실력자로 부상한 그는 ‘역대 수상의 산파역’‘정계 배후의 키 맨’ 등으로 불리며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나카소네 정권을 탄생시킨 막후인물도 바로 그다.소설 ‘불모지대’의 주인공으로도 잘 알려진 세지마는 60년대 대한 배상 비즈니스와 70∼80년대 한일 정상회담 등에도 깊숙히 관여했다.일본 제국주의의 음모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그 배후에는 전범 출신으로 이뤄진 ‘일본 우익’이 도사리고 있다.이는 종전 직후 승려 행세를 하며 태국 현지에 남아 권토중래의 날을 꿈꾸었던,태평양전쟁 당시의 일본군 참모 츠지 마사노부의 광신적 행태와도 맥이 통한다.“일본은 자존 자위를 위해 일어섰다.대동아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었다”고 강변하는 86세의 노인 세지마.이 책의 지은이들을 비롯한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들은 이같은 그릇된 역사인식은 ‘심각한 자기기만’이며 지킬과 하이드 같은 ‘인격분열’일 뿐이라고 꼬집는다.이 책은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진정한 사죄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신적 분열’부터 극복해야 한다는 따끔한 충고로 끝을 맺는다. ‘이 땅이 뉘 땅인데!’는 ‘독도 역사의 산 증인’인 고 홍순철 대장과 울릉도 청년들의 진솔한 나라사랑 이야기를 다룬 실화.최근 독도에 대한 주권선언 내용을 담은 ‘독도 등 도서지역의 생태계 보존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또 지난 8일에는 울릉도에 우리나라 최초의 영토박물관인 독도박물관이 문을 열었다.이러한 시점에서 나온 이 책은 단순한 활자기록 이상의 실감을 안겨준다.독도를 지키고 가꾸는데는 무엇보다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다.
  • 통일 한국과 세계/로버트 오닐 영 옥스퍼드대 교수(지구촌 칼럼)

    ◎미·중·일과 새 공존의 틀 모색 필요 최근 한국에 머물렀을때 한국사람들이 남북통일이라는 당면과제에 대해 철저한 목적의식과 헌신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감명을 받았다.모든 사람들이 통일에 대한 부담 비용이 클 것이란 사실을 이해하고 있었고 오래 동안 이를 짊어질 각오도 돼 있는 것같았다.따라서 지금이 통일된 한국이 세계의 다른국가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볼 시점이라고 본다. 통일한국에는 새로운 가능성들과 기회들이 주어질 것이다.우선 통일이 되면 남북한간의 정치·군사적 대치 상태로 인해 불필요하게 낭비됐던 수많은 인적 및 물적 자원을 보다 생산적인데로 돌릴수 있게 된다.이는 가공할 만한 수준으로 외부세계로 분출될 것이며 한국국민들에게는 새로운 민족적 동질성과 성취욕으로 충만한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면서 갈수록 확대 재생산이 되리라고 믿는다.지금의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새 안보협약 불가피 그러나 새 잠재력의 분출은 새로운 도전을 부르기 마련이다.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에서부터 그렇다.지금보다는 훨씬 독자적이고 강력한 국가로서의 위치와 역할을 갖겠지만 쉬운 일 만은 아니다.미국과도 새로운 형태의 관계 구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북한에 대한 한국의 안보를 위해 미국의 방위가 필요했던 시대는 지나간 만큼 미국에 있어서도 과거의 한국이 아니기 때문이다.미국은 종전처럼 한국을 지원하기 위해 긴급한 정책을 추진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더이상 한국 안보가 미국 국가안보위원회와 국무성및 국방성에게 최우선의 책임이 되지 않는다. 한국이 미국정부에 보다 중요한 국가로 남아 있기 위해서는 민간차원의 접촉을 활성화하고 성숙된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수준높은 차원에서 무역과 경제관계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물론 오래동안 이어져왔던 미국의 지도자들이나 그들의 참모들과의 개인적인 친분관계로 워싱턴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는지,그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계속 알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양국관계는 매우 달라진다고 봐야 한다.우선 공동의 적이 사라졌기 때문에 양국간의 목적도 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 될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한국과 밀접한 공동안보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다.1950년 이후 지속돼온 한·미 혈맹관계나 중국·러시아와 안보관계를 구축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일본과의 안보관계가 이미 양국의 국가이익과 국내정책이 허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수준에 달해 한국이 보다 절실한 존재가 됐기 때문이다.미국은 한국에 대해 보다 공고한 안보협력과 합동훈련 그리고 안보시설 설치 등을 포함한 새로운 차원의 안보협약체결에 관심을 기울일게 확실하다.그러나 새로운 한미 관계는 양국 국내정책간의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정치적 상충 희석을 북한이 붕괴된 이후 중국과의 관계 또한 새로운 과제다.중국은 자국과의 국경에 한국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데 대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중국에 사는 조선족들,특히 만주의 조선족들의 중국에 대한 애국심이 양국간에 문제가 될 것이다.한국기업들의 사업지역이나 그 성격도 거대한 땅의 균형발전을 원하는 중국정부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따라서 중국은 만주지역에 한국경제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막으려들 것이다.특히 중국은 주변국가들이 좋게던 나쁘게던 상관없이 카운터파트가 되려하는 시도를 중국내부 문제와 연결시켜 아주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고 앞으로도 그럴 전망이어서 한국과도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많다. 이는 정치적 상이점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한국은 민주주의가 더욱 발전하는 반면 중국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여론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계속 국가를 이끌어가려는 할 것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양국 관계는 주로 기업 학술교류 등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질 것 같다.한국은 중국과 긴장관계를 야기시키지 않는 범위내에서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중국정부는 그들의 국토 규모와 증가하는 국력을 고려,자신들이 우위에 선 입장이라는 사실을 느끼고 싶어할 뿐아니라 국제무대에서도 노련하고 경험많은 국가로 평가받고싶어할 것이 확실해 한국의 입장에서는 더욱 조심스럽게 한중관계를 이끌어야 한다. ○경제분야 마찰 클듯 일본과의 관계는 동해를 사이에 둔 새로운 공존관계를 모색하는데 집중되어야 한다고 본다.통일한국은 먼저 동북아에서 중요한 위치를 구축하면서 1905년부터 1950년 사이에 일본이나 일본의 이름으로 행해진 만행에 대한 그들의 시인을 받아내는 한편 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게 되리라고 믿는다.일본은 과거의 만행을 끝없이 사죄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중국,러시아,미국처럼 일본도 한국이 동북아지역에서 지금보단 훨씬 강력하고도 중요한 국가라는 사실을 인정할 것이기 때문이다.이는 특히 경제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설사 한국이 통일 후 세계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데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 해도 일본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이며 이로 인한 마찰의 가능성도 있다. 한국의 통일을 향한 진행과정은 상당기간이 걸릴 전망이다.그러나 과거 독일에서의 사건들은 어느날 예고없이 통일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을보여주고 있다.따라서 한국도 갑자기 외교정책의 새로운 틀이 필요한 시기가 올게 틀림없다.따라서 지금이 통일로 가는 대전환의 계획을 준비할 시점이라고 본다.이를 준비하는 것은 청와대와 외무부 국회뿐 아니라 대학에서 한국외교정책에 대해 여론을 주도하는 교수들,관련 연구기관과 언론 모두의 몫이다.이러한 전략적 계획의 수립은 한국에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새로운 기회들과 과제는 한국에게 지금까지 있어온 어떤 것들보다 흥미로운 임무다.
  • 이집트 룩소르(세계 문화유산 순례:40)

    ◎고대 애 최대신전 ‘아몬라’ 우뚝/길이 260m 탑문너비 65m ‘거대한 궁전’/1천개의 스핑크스 좌우로 3㎞ 행렬 ‘장관’ 고대 이집트의 부와 영화는 기원전 1600년부터 기원전 1100년 사이의 신왕조때 절정에 이르렀다.이 번영기때 이집트의 영토는 북으로 유프라테스강에서 남으로는 지금의 북수단에 이르렀다.그리고 람세스왕조 때처럼 걸물의 파라오들이 등장해 태평성대를 구가했다.불세출의 파라오 람세스 2세도 이 기간중인 기원전 1279년부터 기원전 1212년까지 67년을 재위했다.그래서 아부 심벨 신전을 비롯한 숱한 신전과 기념물들을 남길수 있었다. 이 1천여년동안 왕조의 수도는 바로 나일강 상류에 위치한 테베이다.그리스의 작가 호머도 람세스 2세의 배려로 이집트에 머물렀다.호머는 대서사시 ‘일리야드’에서 테베를 ‘1천개의 출입문을 가진 도시’라고 묘사했다.파라오들은 공들여 신전을 지었다.외부의 적으로부터 왕국을 지키고 왕권을 넘보며 끊임없이 음모를 꾸미는 내부의 적들로부터 왕권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그래서 파라오들은 신전건축을 가장 중요한 국사중 하나로 삼았던 것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해가 솟는 동쪽은 생명과 번영의 땅이었다.대신 해가 지는 서쪽은 죽음의 땅으로 여겼다.풍요와 재생의 상징인 신들의 거처를 나일강 동쪽에 세웠던 까닭도 여기 있다.파라오들의 최후의 안식처인 ‘왕들의 계곡’,‘왕비들의 계곡’,피라미드는 나일강 서안에 세웠다.수도 카이로에서 나일강 동안을 따라 남쪽으로 700㎞에 위치한 테베는 운하로 양분돼 있다.그 운하 북쪽에 신전들의 도시 룩소르가,남쪽에는 역시 신전들로 들어찬 카르낙이 자리했다. 오늘의 현대 도시 룩소르에서도 지난날 영광의 흔적을 볼 수 있다.가장 대표적인 곳은 ‘신들의 왕’인 태양신 아몬 라의 신전이다.고대 이집트인들이 ‘아몬신의 남쪽 궁전’이라고 불렀던 곳이다.출입문에서 뒷편 끝까지의 길이가 260m에 달하는 고대 이집트의 최대 신전인 것이다. 신전 출입문은 필론이라는 탑문으로 장식됐다.탑문 좌우의 너비는 65m에 달한다.탑문에는 람세스 2세를 기리는 그림과 글씨가 들어 있다.히타이트인들을물리친 유명한 카데슈 전투장면을 릴리프로 처리하면서 그의 전공을 상형문자로 새겼다.출입구 좌우에는 높이 25m의 쌍동이 오벨리스크를 나란히 세웠는데 지금은 왼편 것 하나만 남았다.1833년 나폴레옹군대가 뺏아간 오른쪽 오벨리스크는 지금 파리의 콩코드광장 중앙에 서있다.탑문 앞쪽에는 역시 람세스 2세의 거대한 대리석 석상을 세웠다.왕비 네페르타리와 공주 메리타몬의 석상도 세웠으나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오벨리스크가 서있는 신전 입구에서 북쪽 카르낙의 신전에 이르는 3㎞는 ‘스핑크스의 길’이다.사자의 몸에 양의 머리를 한 1천개의 스핑크스들이 좌우로 늘어섰다.양은 신들의 왕인 아몬신을 상징하는 신성한 동물이었다.지금 이 스핑크스 거리에 나온 유물은 먼저 출토한 일부 출토품에 지나지 않는다. 카르낙의 신전도 태양신 아몬 라에 바쳐진 것이다.테베에 있는 신전들 중 가장 오래된 신전이다.거대한 돌기둥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카르낙 신전은 모두 3부분으로 구분됐다.주신전은 신들의 왕인 아몬 라의 신전,왼편으로 그의 아들 혼슈,맞은편 것은 아몬의 부인 무트신의 신전이다.고대 이집트의 주신들은 이후 탄생한 기독교 교리의 성부·성자·성신처럼 성가족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카르낙 대신전은 기둥의 숲이다.세계 최대의 기둥 신전이기도 한 카르낙 대신전은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보다도 더 큰 규모다.그 위용을 짐작할 만하다.길이 102m,너비 53m에 달하는 홀에는 높이 23m에 이르는 사암 돌기둥 134개가 서있다.활짝 핀 파피루스 꽃모양의 기둥머리 장식을 한 돌기둥들인데 기둥머리 위쪽에는 대형 돌 원판을 얹어놓았다.기둥의 웅장함과 기둥 사이를 통해 간간히 들어오는 햇빛,그리고 그 햇빛이 만들어내는 돌기둥의 그늘이 신비스런 분위기를 연출해낸다.파라오 세티 1세때 증축을 시작해 그의 아들 람세스 2세때 완성한 신전으로 8만여명이 넘는 석공들이 동원됐다고 한다. 신전의 돌기둥과 벽면을 장식한 그림들은 매우 독특한 기법으로 처리됐다.신체를 그릴때 이집트 화가들은 상형문자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신체 각부분을 하나의 독립된 상형문자처럼 그렸다.그리고신체 각부분은 화가 자신들 눈에 가장 잘 들어오는 쪽에서 그렸다.머리는 측면,어깨와 상반신은 전면,신체는 허리에서 약간 틀어져 배꼽이 보이도록 했다.다리와 발은 측면에서 바라본 행태로 그렸다.신체 각부분을 여러 면에서 보이는대로 그렸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매우 신비스런 인상을 안겨주었다. 돌기둥의 숲 옆에는 신들의 호수를 만들었다.한변의 길이가 120m에 달하는 인공호수는 창조주 아몬신이 소유한 ‘영원의 대양’을 상징한 것이다.매일 아침 신관들은 이 신들의 호수에 몸을 담그고 제의를 올렸다.신전을 축성하는데도 이 호수물을 썼다.이집트는 신들이 다스리는 왕국이었고 파라오는 신의 대리인이자 살아있는 신이었다. ◎여행 가이드/나일강변 유적 즐비… ‘왕들·왕비들의 계곡’ 볼만 나일강 상류 일대에는 ‘살아있는 역사’라고 할 정도로 수많은 유적들이 산재돼 있다.수도 카이로에서 아부 심벨사원이나 카르낙·룩소르로의 여행은 항공편을 이용하는 게 좋다.카이로 공항에서 카르낙을 왕복하는 항공편이 수시로 있다. 소요시간은카이로 공항에서 아스완까지 약 1시간 30분.다시 남으로 30분쯤 내려가면 아부 심벨이다.아부 심벨 공항에서는 약 1시간 정도 기착하는데 이 시간을 이용해 아부 심벨 신전을 구경한다.기다리는 비행기를 타고 다시 40분 정도 올라가면 룩소르 공항에 도착한다.룩소르에서는 각자의 여행 사정에 따라 주변에 산재한 유적들을 돌아보면 된다.카르낙에서 나일강 건너편 사막지대로 들어가면 ‘왕들의 계곡’ ‘왕비들의 계곡’등 수많은 무덤들이 있다.투탄카멘왕의 무덤,네페르타리 왕비의 무덤 등이 도처에 분포됐다. 여유가 있으면 아스완 하이댐과,이 댐으로 생겨난 인공호수 낫세르호의 위용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 극광이 뜨는 북극촌(흑룡강 7천리:2)

    ◎중 최북단 북위55도 막하현엔 백야가…/짧은여름 긴겨울… 새벽3시면 해가 뜨고/조선족 250여명 거주 임업·광산업 종사 흑룡강 상류인 흑룡강성 막하현의 북쪽 끝은 중국대륙 전국토의 북단이기도 했다.신강성 북쪽 끝자락인 우의산보다 위도상으로 훨씬 더 북쪽에 있다.북위 55도 가까이 다가간 흑룡강성 막하현 막하향 북극촌이 바로 중국의 맨 북쪽 마을이다.말 그대로 중국 북쪽의 극지인 것이다.북극촌은 내몽골 어연구나하시 언연하다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북으로 굽어든 지점에 자리했다. 북극촌은 발원지에서 그리 멀지않은 거리다.그러나 강을 따라 내려갈 수 없기 때문에 90㎞를 우회했다.오던 길을 되돌아 남쪽으로 나와 다른 가지길을 찾아 북쪽으로 올라갔다.얼마쯤을 달리다가 이내 초병의 제지를 받았다.북극촌 주민들 말고는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국경경비대 대대본부를 찾아 조선족 장교의 소개장을 보여주고 대대장을 면담한 끝에 겨우 통행이 허용되어 어렵사리 북극촌에 도착했다. 이 국경마을의 여름은 늦게 찾아 왔다가 총총히 사라진다.5월 하순에야 봄 기운이 돈다니 여름은 짧을수 밖에 없다.여름에는 밤이 있으나마나 해서 9시에 해가 떨어지고 새벽 3시면 해가 떠올랐다.밤이라야 새벽녘처럼 희끄무레할뿐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 아니었다.이를 ‘막하의 백야’라 했다.이 지역에서는 극광인 오로라도 더러 볼 수 있다.오로라지대는 아니지만 그만큼 북극이 가까웠다. 그런 신비스러운 북변에도 조선족이 살았다. 북극촌의 유일한 조선족 최태건씨(32)는 그런대로 북극촌에 뿌리를 내린 사람이다.‘조선식당’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7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개장국과 냉면,붕어찜이 전문인 식당 단골손님은 물론 한족이 주류다.마을 사람들도 더러 찾아오고 국경경비대 군인들 가운데도 단골이 많다.생선을 주로 튀겨서 먹는 한족들에게 붕어찜은 별미라는 것이다. ○오로라 현상도 간간이 그만하면 조선음식도 국제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오늘날 중국사회에서 한국의 위치가 높아지는 것과 때를 같이 하여 조선음식 인기가 올라가는지도 모른다.어떻든 변방에 들어와서 조선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그리 싫지는 않았다.그보다도 젊은 사람이 혈혈단신 변방에서 터를 잡게된 동기가 퍽 궁금했다.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네 보았다.순진하기 짝이 없는 그는 장가를 든 사연부터 술술 털어놓기 시작했다. “내래 태어난 곳은 요령성이우다.군대에 들어와서리 북극촌에서 복무한 것이 인연이 되어 주저 앉았디요.부모곁으로 돌아갔댔자 농사나 질거이고해서리 객지에서 살길을 찾았다 이겁네다.내 안사람은 본래 북극촌 사람이디요.군복무때 사귀어서리 결혼도 여기서 했디요.한족처녀였습네다” 그는 군복무 당시 한족처녀인 지금의 아내와 눈이 맞아 결혼했다는 것이다.처음에는 처가에서 반대도 했으나,아기가 먼저 들어서는 바람에 결국 처가에서 혼례를 올려주었다고 한다.사랑에는 국경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국경지대에 사는 그는 아들 둘을 일찍 두어 모두 소학교에 다니고 있다. 한족 아내의 소원은 남편이 한국에 나가 돈을 벌어와서 하얼빈과 같은 대도시로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그래서 동행한 서울신문 기자에게 별별 말을 다물어보았다.한국 바람은 흑룡강유역 변방까지도 예외없이 불었다. 흑룡강성 막하현에 터를 잡은 조선족은 그리 흔치않다.최근 통계에 따르면 현내에 사는 조선족은 모두 250여명으로 집계되었다.농사를 지어 생계를 꾸리는 조선족은 한 사람도 없다.대부분이 공공기관에 근무하거나 임업·광산업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모두가 조선족집거구로 갈 요량을 대고 막하를 임시 거처지로 여기는 사람들인 것이다.본래 상지 태생의 조선족인 막하현기술감독국 박청천 국장(51)도 그런 사람의 하나다. “막하에 온디 그럭저럭 27년이 다 됐수다.조선족집거지로 가는 발판을 삼기위해 막하로 온 것이디요.나가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수다.여기 들어올때 을씨년스러웠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네다.봄인데도 어찌나 추웠는지….아이들 만큼은 여기서 못살게 할 작정이디요.기래서리 목단강시에서 위생학교 졸업하고 실습중인 딸아이에게는 절대 막하로 들어올 생각을 말라고 했수다” ○12월엔 영하 40∼50도 그의 말대로 흑룡강 상류의 기후는 사람이 살아가기에 너무 가혹했다.그가 27년전 4월1일 발령을 받고 떠날때 하얼빈의 기온은 영상 2도였는데,막하의 낮기온은 영하 28도로 떨어져 있더라는 것이다.그도 그럴 것이 9월 중순부터 시작한 겨울은 이듬해 5월 중순에야 끝나기 때문이다.4월이라야 한 겨울일 수 밖에 없다.여름이 총총걸음으로 떠나고 나서 8월이 저물면 벌써 가을의 냉기가 돈다.그리고 10월1일을 앞뒤로 해서 큰 눈이 내린다.동지 무렵의 기온은 영하 40도에서 54도까지 떨어졌다. 지금은 여름이라 해가 길지만 겨울해는 쥐꼬리보다 짧았다.아침 10시에 해가 떠서 하오4시면 저버린다.그 짧은 해에 기온마저 50도로 떨어지면 대낮에도 5m 이상을 볼수가 없다.그래서 차량은 밤이 아닌데도 헤드라이트를 켜고 다닌다.여기 사람들은 그런 겨울을 일러 ‘모백연’의 계절이라 했다.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계절이라는 뜻이다.사람들은 그 길고 긴 겨울을 거의 집안에 갇혀 살아야 했다. 그렇듯 혹독한 추위를 견디다 보면 극한지지의 겨울을 살아남을수 있는 면역도 생겼다.추운 바깥 기온에 쉽사리 노출되는 손과 얼굴은늘 동상이 걸리게 마련이다.그러나 동상에 걸리고 또 낫기를 거듭하는 동안 피부가 두꺼워져 피부 자체가 보호막이 되었다.북극촌 ‘조선식당’주인 최태건씨는 일부러 손을 내밀어 보여주었다.소댕 같은 손이 무척 거칠었다.북극촌을 떠나고 싶다는 그는 이유를 대강 이렇게 설명했다. “북극촌 경기가 예전만 못하디요.본래 막하지역 경기는 목재가 좌지우지했다 말입네다.그런데 지금은 임업국이 베어내는 목재가 다 거덜나서리 벌채할 나무가 별로 없디요.나무에 매달리는 막하 경제가 좋을 턱이 있겠습네까.기리고 강상류에 금을 캔답시고 몰려든 채금꾼들이 마구 땅을 파헤쳐 강물까지 버려놓았디요.기러니 물고기도 전에 만큼 안잡힙네다.떠날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디요”
  • 김 대통령 KAL기 부상자 위문

    ◎병실 일일이 들러 “용기 잃지말라” 격려 김영삼 대통령은 12일 상오 대한항공 여객기 사고부상자 6명이 입원해 있는 중구 을지로 국립의료원을 방문,환자들을 격려하고 쾌유를 기원했다. 무거운 표정으로 국립의료원 별관에 도착한 김대통령은 이환균 건설교통·최 보건복지장관 및 의료원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골절상으로 6주 진단을 받은 이판석씨(55) 등 6명의 병실에 일일이 들러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었다.김대통령은 “불행한 상황에서도 절대 용기를 잃지 말라”고 당부한뒤 환자들의 손과 이마를 번갈아 짚으며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부모를 모시고 효도관광에 나섰다가 화를 당한 이씨는 이번 사고의 구조과정을 설명하며 “모든 나라 국민들이 마치 한국사람처럼 헌신적으로 노력해주는 것을 보고 감동을 느꼈다”며 “우리 국민도 이렇게 남의 일에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늑골골절로 치료중인 박성봉씨(26)가 김대통령이 손을 잡으며 환하게 웃자 박씨의 어머니 등 보호자들은 “처음으로 웃는다”며 기뻐하기도 했다. 문병을 마친 김대통령은 부상자들의 치료를 맡고 있는 간호사들과도 일일이 악수하며 “각별한 정성으로 치료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 한국 주제 글짓기 최우수상 미 머초스키양 내한

    ◎“노인공경 전통문화에 감명”/이기적 미국사회 한국은 좋은 본보기 “우리가 한국에 가르칠 수 있는 것 만큼 많은 것을 한국은 우리에게 가르칠 수 있다” 미국 실바니아 노스뷰 고교 3년생인 리 앤 머초스키양의 ‘내가 아는 한국’이라는 글의 결론 부분이다. 이 글은 공보처 해외공보관이 미국에서 실시한 한국을 주제로 한 글짓기대회에서 3천100편의 응모작 가운데 최우수작으로 뽑혔다. 머초스키양과 교사부문 최우수상 수상자인 오스틴고교 교사 랠프 글렌 콜슨씨는 해외공보관 초청으로 10일 우리나라에 왔다. 지난해 러시아에서 열린 글짓기대회에서 수상한 2명과 베트남에서 수상한 3명도 이날 함께 한국에 왔다. 머초스키양은 ‘내가 아는 한국’에서 “젊은 세대가 이기적이고 세속적인 정신상태로 멀어져가는 세상에 한국은 본보기가 된다”고 말했다.한국이 현대기술과 산업의 시대에 진입했으면서도,대부분의 현대산업사회가 갖지못한 나이많은 사람에 대한 공경과 신중한 도덕성,그리고 전통적인 문화에 대한 중요성 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머초스키양은 “한국말의 웃어른에 대한 존댓말 사용법이나 연장자와 물건을 주고받을때 한국인들의 공손한 태도는 훌륭한 자산”이라면서 “조상에 대한 공경은 전통문화에 대한 존중에서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오늘날 미국사회는 대단히 많은 경우 이런 관습으로 부터 멀어져 커다란 폐해를 입고 있다”고 개탄하면서 “미국인들이 고난의 시기를 헤쳐나갈수 있도록 했던 조상들의 관습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과거 공업력에서는 피후견국이었던 한국을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머초스키양 일행은 17일까지 7박8일 동안 국립박물관과 민속박물관,민속촌,이천도자기 마을,경주 등 우리문화와 울산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한국종합전시장 등 우리산업을 두루 둘러보면서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게 된다. 해외공보관의 한국 글짓기사업은 각국 청소년들에게 한국을 바로 알리고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확산시킨다는 취지에서 지난 88년 미국에서 처음 실시한 이래 매년 대상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 해외성공사례(G7으로 가는 길:78)

    ◎인젝션 몰딩 컴퓨터설계 호 몰드플로우사/제품 기획∼생산 모든기술 독자개발/직원 총 60명… 70%가 연구개발인력/세계시장 60% 점유 47개국에 수출 60명의 직원으로 한해에 1천5백만달러(약 135억원)를 벌어들인다.1인당 연간 매출액은 2억2천5백만원.종업원의 70%가 연구개발 인력이며,전체 매출액의 25%를 연구개발 분야에 투자한다.세계시장 점유율은 60%.전세계에 아직까지 경쟁업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인젝션 몰딩(Injection Molding:사출성형) 분야의 컴퓨터 설계 전문회사인 몰드플로우는 호주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벤처기업이다. ○1인 연매출 2억2천만원 호주의 산업중심지인 빅토리아주 멜번시에서 외곽으로 30분정도 달리면 아담한 2층건물이 눈에 들어온다.공장이라기 보다는 연구소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이 회사는 인젝션 몰딩(각종 플래스틱 부품을 주조해내는 거푸집의 설계 및 제조공정)에 관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이다.자동차,가전,항공기에서 정보통신 분야에 이르기까지 플랙스틱 부품을 사용하는 업체들은 모두 이 회사의 가상고객이다. 몰드플로우의 마케팅 담당 책임자인 니키 하우저는 “현재 전세계 47개국 1천400여개 업체가 우리 회사의 고객명단에 올라있다”며 “플래스틱 부품을 사용하는 회사 가운데 세계적으로 이름있는 회사들은 모두 우리 고객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고객관리를 위해 일본과 유럽 등 주요 10개국에 14개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그밖의 지역에는 25개 대리점을 통해 영업을 하고 있다.한국사무소도 90년에 설립했다. 플래스틱 부품은 고온의 플래스틱 용액을 각종 형태의 거푸집(몰드) 안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부품의 품질과 성능은 거푸집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거푸집의 설계방식은 크게 세가지.과거에는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손으로 그리는 기계적 시뮬레이션 방법을 사용했다.요즘에는 플래스틱의 특성에 관계 없이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컴퓨터로 대체하는 단순 컴퓨터 설계방식(CAD:Computer Aided Design)이 주로 사용된다.이외에 플래스틱의 구조,액체상태에서의 분자운동 등 주입하는재질의 화학적,물리적 특성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한 컴퓨터 설계방식(CAE:Computer Aided Engineering)이 도입되고 있다.세번째 방식이 첨단기술 영역으로 부가가치가 가장 높다.몰드플로우가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CAE분야는 이제 막 시장이 커지기 시작한 미래산업 분야로 몰드플로우사가 이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절대적이다.세계시장 규모는 아직 연간 2천500만달러에 불과하지만 그 60%인 1천5백만달러를 이 회사가 혼자 차지하고 있다.CAE분야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다.세계적으로 이 회사만 보유하고 있는 CAE 관련 기술이 10여가지나 된다. ○한국에도 사무소 설립 시장 구성은 유럽과 일본이 각각 28%이고,아시아(일본 제외)가 21%,미국이 23%이다.이중 한국도 전체 아시아시장의 절반인 10%나 된다.삼성 코오롱 대우 미원 현대 한라그룹 등이 이 회사의 고객이다. 이 회사에 거푸집 개발을 의뢰하는 업체들이 많은 이유는 간단하다.세계 최첨단의 기술과 연구진을 활용해 최적의 설계 및 공정 개발이 가능하기때문이다.예컨대 독일 지멘스사가 만드는 이동 전화기 내장부품을 감싸는 플래스틱 박스의 경우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채용한후 원가 20%와,설계에서 최종제품 생산까지의 전체공정 소요시간 25%를 각각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프랑스 르노 자동차 미등을 감싸는 렌즈를 납품하는 발레오사도 불량률이 종전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우리나라의 한라그룹도 라디에이터(자동차 비행기 등의 냉각장치) 뚜겅이 열을 받으면 구부러지는 단점을 극복해 품질향상이 가능해졌다. 몰드플로우는 지난 76년 엔지니어이자 교수출신인 콜린 오스틴이 벤처기업으로 창업했다.플래스틱 분야의 엔지니어인 그는 RMIT(Royal Melbourne Institute of Technology)대학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세계최초로 컴퓨터 공학(CAE)을 이용한 플래스틱 부품 설계방식을 개발했다.자신의 독자적인 기술을 사업화 하기 위해 직접 이 회사를 설립했다. 몰드플로우는 지난 94년 미국의 벤처기업가에게 인수되면서 새로운 도전의 계기를 맞고 있다.세계적인 회사로 키우기 위해 본사를 미국보스톤으로 옮겼다.마케팅은 미국에서,연구개발은 멜번에서 각각 분담,보다 적극적인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1,400여개 업체가 고객 이를 위해 새로운 경영전략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전략적 제휴,신제품 개발,기존 유통망의 확대 등이 그것이다.전략적 제휴란 프랑스의 다소,마트라,미국의 SDRC사 등 세계적 컴퓨터 설계전문 회사들과 손잡은 것이다.이 회사들은 현재 CAE보다 구식기술이지만 시장규모가 훨씬 큰 CAD분야의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다.재무담당 전무인 토니 셔번씨는 “우리는 기술을 가지고 있고,우리와 제휴를 맺은 CAD업체들은 넓은 시장과 많은 고객들을 갖고 있어 전략적 제휴의 이점이 크다”며 “그들에게 우리의 특수기술을 제공하고,각종 신제품개발 프로그램에 우리 기술진을 참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그 대가로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로열티로 받는 조건이다. ○76년 벤처기업으로 창업 몰드플로우가 가장 힘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신제품 개발이다.최근에는 거푸집 제작공정을 컴퓨터로 제어·관리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인스마트몰드라는 제품을 선보였다.“우리가 팔고 있는 기존 프로그램들이 플래스틱 분야의 전문가들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데 비해 이 제품은 비전문가들도 쓸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인터뷰/재무담당 전무 토너 셔번/“매출액 25% 제품개발 투자/한국 등 아주시장 주요 고객” ­당신들의 경쟁상대는 누구인가. ▲현재로는 경쟁자가 없다.앞으로도 상당기간은 그럴 것이다.다른 업체들은 대부분 기존 설계방식(CAD)에 의존하고 있는데 비해 이보다 한발 앞서는 CAE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굳이 경쟁자를 꼽는다면 미국의 SDRC를 들 수 있겠지만 이 회사는 우리 회사와의 경쟁을 포기했다.우리와 제휴관계를 맺고 우리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그처럼 강력한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남이 흉내내지 못하는 제품을 만들수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이 시장에 관한 한 우리는 제품기획에서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냈다.우리가 창출해낸 시장이다.누구도 경쟁자로 나서지 못한다.이런 제품을 누구나 만들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우리는 이를 위해 매년 매출액의 25%를 신제품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기술잠재력에 비해 현재의 CAE 시장규모는 너무 작지 않은가. ▲그렇다.신시장 개척의 필요성을 절감한다.CAE시장은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타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기존 CAD시장 진입과 우리의 신제품 스마트몰드의 시장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직원수는 몇명인가. 60명이다.이중 40명 정도가 연구개발 인력이다.컴퓨터공학 수학 물리학분야의 전문가들이다.나머지 20명은 판매를 담당한다. ­아시아 시장을 특별히 중시하는 이유는. ▲현재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규모는 세계 시장규모의 절반을 차지한다.이 지역은 급성장하고 있어 앞으로 시장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일본 시장은 선도시장으로서 특히 중요하다.일본 고객들이 신기술 채용에 매우 적극적이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신기술 보유업체에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한국도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신기술 채용은 다소 더디지만 일단 신기술을 채용하면 기술인력의 숙련도는 매우 우수하다.인도와 말레이지아 싱가포르 태국 등도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는 있는가. ▲없다.해당분야에서 세계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모여 있다.자신의 능력이나 현재 받고 있는 대우면에서 그렇다고 믿는다.노조가 있을수 없다.러시아 중국 폴랜드 독일 등에서 세계최고 수준의 인력을 뽑아 세계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준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다.
  • 재일 사회과학자 강상중 교수 저서 번역출간

    ◎‘오리엔탈리즘의 담론’ 총체적 비판/일 시민사회파의 근대주의 논리적 반박/반년만에 4쇄발행… 일 지식인 사회 충격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 한국인 2세인 나는 학생시절부터 늘 한가지 질문을 던져왔다.그것은 왜 나의 조국은 식민지로 전락해 근대화의 낙오자로서 엄청난 희생을 강요받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재일 한국인 2세로 일본 사회과학계의 주목을 받고있는 도쿄대 강상중 교수(47)의 저서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이경덕 등 옮김,이산)가 번역돼 나왔다.조국의 식민지 지배역사를 해명하는 열쇠로서 근대화론을 집중 탐구하고 있는 이 책은 지난해 일본에서 간행돼 초판발행 6개월만에 4쇄를 펴낼만큼 지식인사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책은 전후 일본 사회과학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경제사가 오오츠카 히사오(대총구웅)의 ‘생산력론’으로 대표되는 일본 시민사회파의 근대주의 논리를 반박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나아가 푸코의 권력과 지식의 담론을 원용해 서구정신의 이성존중과 합리성을 해부한다.막스 베버에서정점을 이루는 서구의 이성과 합리주의에 바탕을 둔 근대화=서구화라는 도식은 결코 보편적인 가치가 될 수 없다는게 지은이의 결론이다. 강교수는 이 책에서 팔레스타인 출신의 문학비평가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비판을 받아들여 서양­동양,남성­여성,식민지­피지배지,다수집단­소수집단 등의 이항대립적인 세계사적 현상을 분석한다.재일 한국인 2세라는 자신의 특수한 위치를 자각하고 있는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이른바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의 실체까지 낱낱이 해부한다.일본 제국주의의 정신적 기초를 이루는 식민정책학자들의 정신세계가 일본 제국주의와 천황제의 발현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일본문화를 비판하는 가운데 한국문화론적인 문화전략의 역기능을 지적한 대목.강교수는 “일본문화론이 타자로서 미국 혹은 구미를 의식하면서 일본사회특수론으로 나아가고 있듯이 한국문화론 역시 타자로서 일본을 의식하며 한국사회특수론으로 나아갈 위험성이 있다”고 말한다.다시말해 미일관계와 한일관계의 구조는 문화본질주의적인 ‘반발과 모방의 구조’로서 유사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한편 강교수는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은 근대화론이나 오리엔탈리즘을 교묘히 탈색시키고 변형시킨 주장에 불과하다는 비판적 견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중국 현대미술의 단면/박경미 국제화랑 디렉터(굄돌)

    지금 경주의 선재미술관에서는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한 4년 만에 가족과 함께 다시 찾은 아름다운 고도 경주에서 이번에 감상할 수 있었던 ‘중국 현대미술의 단면’전은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전환의 시대상을 또 다른 각도에서 느끼게 해준 인상적인 전시였다. 자유경제 체제의 도입과 문호개방 이후 엄청난 속도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 속에 나타나는 사회적·문화적 비전이 몹시 궁금했던 나는 이번에 소개된 작품을 통해 앞으로의 중국이 꿈꾸는 미래를 읽을수 있을 것만 같았다.10인의 젊은 중국작가들이 펼쳐보이는 이 전시회 작품들은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설치·회화·비디오 작업 등 모두가 서구 현대미술 어법의 직접적인 차용이라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지만 이에 담긴 목소리는 서구의 그것이 결코 아닌 중국인 특유의 여유로움과 자신감에 바탕한 것이었다.대륙적 기질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들의 스케일 큰 설치 작업이나 거침없는붓질의 회화작업들 속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앞으로 열릴 세계를 향한 발걸음의 깊이 있고도 속도감 있는 내디딤인데,전통한자들을 모두 틀리게 작가 손수 각인하여 프린트한 책들을 대규모로 늘어놓은 작업이라든가 세계인의 머리카락들을 무수하게 섞어놓은 설치 작업등은 기존 가치관에 대한 부정및 새 질서에 입각한 세계 문화의 구축과 화합을 꿈꾸는 그들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즉 회의와 불안의 그림자를 감추지 않으면서도 매우 적절한 직설과 은유를 바탕으로,이들이 작품을 통해 군더더기 없이 제시하는 세계관은 전통의 붕괴를 재빨리 딛고 일어서서 범세계인들의 문화를 새로운 형태로 품에 껴안으려는 긍정적 의지와 일치하는 것이다.문호의 개방과 자본주의 경제의 활성화로 불불기 시작한 중국사회의 힘찬 미래 지향적 에너지가 지금 대륙 동쪽의 아주 조용하고 아름다운 한국의 옛도시에 위치한 한 현대적 미술관내에도 넘쳐흐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맥게이 괌 대학교수/“괌 주민도 한국과 아픔 함께”

    ◎대책본부서 유족의 입과 귀로 자원봉사 “지금 한국 국민보다 더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겠습니까.한국사람들에게 가장 우선적인 배려가 이루어져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괌대학 스탠 맥게이 교수(48·국제관경경영학과)는 지난 6일 대한항공기 추락참사가 일어난 뒤 줄곧 퍼시픽스타호텔에 마련된 사고수습대책본부와 분향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있다. 자원봉사자인 그는 유족과 보도진의 ‘입과 귀’ 역할을 하고 있다. 시신수습작업 등에 대한 유족들의 질문에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관계자 등이 무성의하게 답변하면 곧바로 따지고 들며 정확한 답변을 요구하기도 한다. 분향소의 각종 편의시설도 그의 ‘작품’이다.유가족들이 좁은 식당에서 서서 식사하는 것을 보고 괌정부에 요청,식탁과 의자를 마련했다. 임시 기자실에 전원과 전화선을 끌어다 준 사람도 맥게이 교수였다.또 현장 접근을 막는 군당국에 항의,한국 기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맥게이 교수는 84년부터 93년까지 한국에서 살았다.한양대에서박사학위를 받았고 경희대와 세종대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부인 문윤임씨(37)는 충북 청주출신으로 외국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모든 괌 주민들도 한국 국민들과 함께 울고 있다”면서 “사고 직후 수많은 괌 주민들이 자원봉사를 위해 현장에 몰리는 바람에 ‘인력이 충분하니 그만 오시라’는 라디오 안내방송을 했을 정도라는 말을 꼭 한국 국민들에게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 문화재 도굴 대책세워야(사설)

    경주에 있는 신라왕릉 36기중 11기가 도굴당한바 있다 한다.지난 4일 도굴된 진덕여왕릉도 사실은 65년 이미 도굴꾼들에게 훼손됐고 원성왕릉 효소왕릉 신덕왕릉 성덕왕릉 선덕여왕릉 법흥왕릉 흥덕왕릉 경덕왕릉 헌강왕릉 민애왕릉등이 모두 22차례에 걸쳐 도굴당했다는 것이다.어처구니없는 일이다.이대로 가다가는 모든 신라왕릉이 도굴당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르겠다. 경주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석굴암과 불국사가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문화유적지다.게다가 도굴된 왕릉들은 대부분 사적으로 지정돼 있어 특별보호를 받아야 하는 유적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처럼 도굴꾼들에게 농락당했다면 우리 문화재는 모두 무방비상태로 방치돼 있다는 이야기다.이는 당국의 문화재 보호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영남지방의 고분중 2∼3%만이 도굴되지 않았으며 호남지방에서도 도굴꾼의 손이 닿지 않은 이른바 「처녀분」은 거의 없다는 것이 문화재 전문가들의 얘기다.이 지경에 이르도록 당국은 무얼 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지금이라도 문화재 당국과 지방자치단체는 도굴방지와 문화재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혹시 관계자들 사이에서 쉬쉬하며 도굴사실을 덮어온 것은 아닌지 책임추궁도 있어야 할 것이다. 차제에 문화재보호법의 처벌규정 강화,문화재관리국의 문화재관리청 승격과 문화재 행정요원의 전문가 대체등 문화계의 요구사항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서 타당성이 있다면 당장 실행해야 할것이다.문화재 사범들이 일반 절도범처럼 집행유예나 몇백만원의 벌금형으로 가볍게 처벌받는 한 그들의 재범을 막기 어렵다.돈에 눈이 어두워 문화재를 파괴하는 행위는 반민족적 범죄자로 엄중 처벌해야 한다.또 문화재 보호가 지역개발에 밀리고 그나마 비전문가들에 의한 행정의 시행착오가 일어나는 파행도 계속돼서는 안될 것이다.
  • 상반기 외국사 투자계약/중,작년보다 49.6% 감소

    【북경 AFP 연합】 중국 대외무역경제합작부는 30일 올상반기 외국의 투자계약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50%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대외무역부의 후 자오킹 대변인은 지난 1∼6월 외국 투자계약이 2백29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49.6% 감축됐다고 밝혔다. 후대변인은 그러나 올 상반기 실제 이행된 투자는 전년동기에 비해 5.3% 증가한 57억달러였다며 계약고의 현격한 감축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후대변인은 투자계약 감축이 주로 업무적인 조정 때문에 발생한 것이며 장기적 투자성장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1∼6월 9천7백63건의 외국투자회사의 설립을 승인했으며 이중 8건은 1억달러를 넘는다.최대 투자국은 최근 주권이 중국으로 돌아온 홍콩이었으며 일본과 대만이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 “조선족 등 1만여명 밀입국 준비”/이달∼새달중

    ◎중 새형법 발효 앞서 한국행 혈안/정부,북 공작원 등 위장침투 우려… 단속 강화 조선족을 비롯한 중국인 1만여명이 8월∼9월 사이에 대거 밀입국 할 것이라는 첩보가 입수돼 정부가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북한 공작원이 밀입국자로 위장,우회 침투할 가능성도 있어 검찰 등 공안 기관에 비상이 걸렸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10월1일부터 시행되는 중국의 새로운 형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중국 대련항 등에서 1만여명이 밀입국을 준비하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고 밝혔다. 중국 사법 당국은 10월1일부터 밀항을 알선하다 적발되면 무기징역으로 엄하게 처벌할 것으로 알려졌다.현재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따라 검찰 안기부 경찰청 해양경찰청 출입국관리사무소 등으로 구성된 ‘유관기관 합동수사반’을 편성,오는 9월말까지 출입국 관련사범을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서울지검과 광주지검 목포지청 등 8개 지검과 7개 지청에 설치된 합동수사반은 밀입국과 국내취업 알선사범,여권 위·변조 사범과 배후조직,집단 해상 밀입국사범,북한 공작원과 연계된 밀입국 사범을 중점 단속한다. 그러나 섬이 많은 서해안의 특성상 검문 검색이 쉽지 않은데다 해안경계와 검문검색 체제가 해군과 경찰·해양경찰로 이원화되어 있어 효율적인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다.
  • 대중문화에 대한 우리 견해(사설)

    우리 사회의 문화수준이 갑자기 중세의 암흑속으로 뒷걸음질 하는듯 싶다.검찰이 지난주 3개 스포츠신문의 연재만화와 소설의 일부분이 미성년자에게 좋지않은 영향을 줄수 있다는 이유로 작가 및 전·현직 편집국장 등 10여명을 불구속 기소했다.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우리는 본다. ○표현자유 침해하는것 우선 만화나 소설이 창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작가에 대한 검찰 기소의 위험성을 지적하고자 한다.자유로운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한 창작행위에 제동이 걸릴때 그 사회의 문화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우리 헌법이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특히 국가간의 경쟁력이 문화력으로 판가름나는 오늘의 문화전쟁시대에 작가들의 창작의욕을 꺾는 것은 국가경쟁력을 스스로 깎아 내리는 일이다. 전문작가의 창작분야에 속하는 소설과 만화의 내용과 관련해서 신문제작의 책임자인 편집국장을 기소한 것도 매우 위험한 처사다.작가의 이름을 밝히고 게재하는 창작물은 어느 누구도 저자의 동의없이 그 내용을 수정 변경할 수 없는 것이다.편집국장에 대한 기소는 기자의 취재 보도분야와 관련된 것이라도 신중히 처리하는 것이 언론자유를 존중하는 나라의 기본적 관행이다.하물며 작가의 이름을 밝히고 게재하는 창작과 관련된 사항으로 편집국장을 법적으로 제재하겠다는 것은 검찰의 과잉대응이자 언론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하지않을 수 없다.이는 나중 국제언론기구에서 한국의 언론자유 문제를 제기하는 부끄러운 사태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저 엄혹했던 권위주의 시대에도 3개 신문사의 편집국장이 한꺼번에 기소된 일은 없었다.문민정부의 검찰이 불행한 전례를 만들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편집국장 기소는 과잉대응 검찰의 이번 기소와 관련해서 차제에 스포츠신문에 대한 일반의 인식도 바뀌어야 할것이다.스포츠신문은 스포츠·연예·오락 전문지로서 대중문화 전달매체로서의 특성을 갖고 있다.그러나 도덕적 엄숙주의자들은 교과서적인 잣대로 스포츠신문을 비판하고 매도한다.그런 잣대로라면공중파 방송을 비롯한 대중매체들은 모두 검찰의 기소대상이 될수 밖에 없다. 대중매체는 현대인의 여가의 핵심이다.따라서 대중매체와 대중문화를 불길한 것으로 보는 시각은 시대착오적이라고 할 수 있다.귀족적인 고급문화만을 옹호하고 대중문화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극단적인 편협성은 이미 학문적으로도 지적된 바 있으나 우리사회 일부 시민운동가들의 편협성은 너무 지나치다. ○대중문화 시각 편협성 노출 한국 신문사상 유례없는 3개 신문 편집국장 기소는 바로 그 편협성에서 기인한 것이다.물론 농경사회에서 현대사회로의 이행을 한세대안에 이룩해낸 우리는 엄청난 사회·문화적 변화를 소화해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그렇더라도 대중문화와 매체에 대한 중세적 마녀사냥식 비판은 곤란하다. 설혹 스포츠신문에 실린 소설이나 만화의 특정내용이 우리사회의 보편적 윤리규범의 잣대로 잴때 문제가 있다면 이는 창작행위와 관련,원칙적으로 자율규제에 맡길 일이지 사법적 잣대로 다룰 문제가 아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경제선진대국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의 대외이미지가 자칫 문화후진국으로 낙인 찍혀 손상을 입을까 염려스럽다.우리나라의 스포츠신문은 모두 한국의 대표적 종합일간지들이 발행하는 신문이다.따라서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되 보편적 윤리규범을 지키는 일을 소홀히 여기지 않는다.검찰이 기소한 것처럼 음란·폭력성의 문제가 제기되기는 본질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문화후진국’ 낙인 우려돼 검찰의 이번 기소는 법률적용에도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미성년자 보호법이 적용됐는데 성인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신문에 미성년자 보호법을 적용하는 것은 넌센스다.설사 스포츠신문에 게재중인 만화·소설의 어느 내용이 미성년자에게 유해하다는 견해가 옳다고 가정하더라도 미성년자 보호법이 스포츠신문을 처벌하는 법규로 적용될 수는 없다.스포츠신문의 주요 독자층은 20∼30대로 미성년자를 염두에 두고 신문제작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이것을 미성년자가 볼 수 있다는 개연성만으로 처벌한다고 하면 담배가게에서 미성년자가 담배를 샀다고 해서 담배를 제조한 담배인삼공사를 처벌하는 것과 다름없다.미성년자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이유로 스포츠신문을 처벌하려는 것은 사회 전체의 수준을 미성년자의 수준에 맞추려는 것과 같은 억지다. ○검찰공소 취소해야 마땅 지금 한국사회는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둔 성숙한 사회다.다른 선진국들이 그러하듯 모든 다양성이 존중되는 복합사회이자,열린 사회이다.창작분야까지 사법처리 대상으로 삼는 것은 폐쇄사회나 문화후진국에서나 가능한 일이다.우리는 이를 개방된 사회흐름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며 우리사회 발전에 위험스런 역작용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바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스포츠신문 편집국장에 대한 검찰의 공소제기를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동시에 만화와 소설작가에 대해서도 자율적인 규제에 맡길 것을 촉구한다.최근 청소년문제의 주범으로 대중매체나 만화를 지목하는 마녀사냥식 분위기에 휩쓸려 스포츠신문과 작가들을 법적으로 제재하는것은 매우 위험한 일로 청소년문제 해결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오늘의우리사회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더 큰 발전을 기할수 있다.
  • 중공군(외언내언)

    1950년 겨울은 참으로 혹독했다.그래서 미국에서 한국전에 참전했던 참전용사들을 만나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물으면 하나같이 “추운나라”라고 말한다.한국전쟁이 발발했던 50년 그해 겨울만이 아니라 전쟁이 계속됐던 51,52년 겨울도 매섭기는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참전용사들에게 또하나 잊혀지지 않는대목이 있다.중공군이다.추운 겨울밤 전선에서 잠시 눈을 붙일라치면 징을 치고 피리를 불어대며 개미떼처럼 중공군이 고지를 향해 달려들었다.죽여도 죽여도 밀려드는 인해전술앞에 미군은 물론 한국군도 진저리를 쳤던 것이다. 당시의 한국군중에 아직까지 피리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다.그들은 지금도 피리소리를 들으면 몸서리가 쳐진다는 것이다.중공군이 얼마나 전근대적 전술을 구사했는지는 전사자 수에서도 명백히 드러난다.3년동안 중공군 전사자가 약90만명.북한군 전사자 52만명의 거의 두배,유엔군 전체전사자 9만5천800명(한국군 5만9천명 포함)의 9배를 넘는 희생자 숫자다. 중국인민해방군이 1일로 창군 70돌을 맞았다.북경 창군기념행사장에 나타난 중국군의 모습은 아주 산뜻해 보인다.50대 이상의 한국사람들에게 각인된(각인)된 중공군에 대한 인상과는 사뭇 다르다. 그러나 아직도 중공군은 서구 선진국 군대에 비교되지는 않는다.병력수에서는 세계 최대지만 장비나 현대전의 전반적인 훈련도에서 처진다.그래서 중국에는 병력규모가 오히려 짐이 되고 있다.오는 2000년까지 병력수를 2백만(현재2백93만)으로 줄이는것이 급선무다. 대신 장비의 현대화에 주력하고 있다.핵무기에 미사일을 갖췄으나 전체적으로 중국군은 아직도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세계는 지금 성장하는 중국의 군사력에 적지않이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중국군의 잠재력때문이다.중국이 열정적으로 추진중인 중국군현대화 계획이 2020년 일단 마무리됐을 때가 문제인 것이다.
  • 실업문제 직시하자/양해영 논설위원(서울논단)

    요즘 기아그룹의 좌초위기로 인해 그 성가가 덩달아서 올라간 기업이 엉뚱하게도 미국의 크라이슬러 자동차회사다.아이아코카 회장이 연봉으로 1달러만 받고 35명의 부사장중 33명을 해고했으며 근로자도 1만여명 축소하는 뼈깎는 노력끝에 망할뻔했던 회사를 기적처럼 살려냈다는 20여년전의 얘기가 지금은 한낱 흥미본위로 받아들여지기 쉽다.그러나 이 무용담같은 크라이슬러 재건 스토리중 그 후속얘기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사실 아이아코카회장의 공은 크라이슬러를 살려냈다는 그 자체보다도 미국의 기업을 오늘처럼 구조조정을 거쳐 슬림화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부여돼야 한다. 미국기업들은 크라이슬러가 계기가 되어 80년대 중반부터 엄청난 감량경영을 단행했다.GM,포드 등 자동차회사는 물론이고 IBM,필립모리스 등도 최저 10%에서 30%에 이르는 군살빼기 작업을 치러냈다. 미국기업 전체로 감량규모는 1천만명에 이르렀다. ○감량경영과 미의 호황 80년대 중반 10%대에 육박한 미국의 실업률은 지금 5%대에 있다.증권시장은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데바쁘고 미국사상 최장호황기를 맞고 있다.이는 다름 아닌 크라이슬러의 교훈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감량경영과 구조조정이 노동생산성과 이익률을 높이고 그돈은 곧 신기술개발과 투자촉진으로 이뤄진 것이다. 지금 일본은 경기침체에 빠져있고 거품경제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스페인,독일,이탈리아 등은 10%대가 넘는 실업률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한때 경제우등생과 열등생의 자리가 완전히 바뀌었다. 요즘 국내에서는 대기업 연쇄부도등의 여파로 대량실업이 가장 큰 걱정거리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월평균 퇴직 해고자수는 13만명에 이르는데 새로이 일자리를 찾아 취업한 사람은 12만여명이라는 통계가 나왔다.이같은 현상은 5년만의 일이라고 한다.대랑실업의 위기감은 앞을 내다볼수록 더 커진다.대기업들은 올해 신규채용수를 예년보다 대폭축소하고 있다.연쇄부도에 놀란 기업들은 감량의 강도를 높일 움직임이다.지난 95년5월의 국내실업률은 1.9%로 33년래의 최저수준이었다.지금은 3.4%에 이르렀고 이 수치는 높아갈 공산이 크다. 이제우리는 불가피하게 취업과 실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시대에 접어들지 않으면 안된다.우리기업의 감량경영은 사실 지금이 시작단계고 싫든 좋든 이같은 흐름은 우리기업이 상당수준의 경쟁력을 갖출때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감량의 강도에 따라 그 기간이 단축될수 있고 늘어날수 있는 문제다.근로자들에게는 냉혹한 얘기지만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더 큰 실업을 막아보자 왜 우리가 이같은 혹한기를 맞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부·기업·근로자가 각각 대답해야 할 대목들이 따로 있다.문제는 그들이 각자의 답변을 상대에 전가한다면 우리는 더 큰 실업시대를 맞게 될것이라는 점이다.노사문제에 대한 개념,평생직장에 대한 관습,직업에 대한 인식등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 ○취업에 대한 인식 전환 우리 노사문제의 대종은 월급올리기였는데 앞으로는 실업과 월급깎기로 변할지도 모른다.독일과 프랑스등 유럽 대다수 국가들은 해고자수를 줄이는 조건으로 임금을 줄이거나 근로시간을 단축(이것도 결과적으로 임금축소)하는 합의들이 대량실업해결방식의 하나로 쓰이고 있다.우리의 경우 이같은 방식은 회사가 벼랑끝에 서고 나서야 가능한 것으로 되어있다.실업문제해결을 위한 많은 새로운 시도들이 있어야 하지만 종전과 같은 인식하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수 없고 또 그것이 상호 용인될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산업연수생 명목으로 국내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21만명에 이른다.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한쪽에서는 대량실업이 일어나고 다른쪽에서는 일할사람이 없다해서 외국인근로자가 와야만하고,결국 이것을 해결하는 것은 정부의 노동정책이 아니라 근로자들의 인식전환이다.직종간·직급간 이동이 너무나 경직되어 있는 것이 문제다.일본처럼 하향취업도 받아들일수 있는 그런의식과 구조가 돼야 한다.
  • 재일교포작가 김달수씨 ‘일본속의 한국문화 유적을 찾아서2’ 출간

    ◎일 고대사 주역 ‘도래인’의 자취/고분 등에 감춰진 한국문화의 유적 규명/민족감정·경직된 논리 배제… 호소력 더해 지난 5월 작고한 재일교포 작가이자 고대사연구가인 김달수씨.민족차별이 심한 일본에서 ‘김달수’라는 한국이름을 사용하며 한일고대사 연구에 몰두해온 그는 한반도에서 일본에 건너간 고대인을 ‘귀화인’에서 ‘도래인’으로 바꿔 부르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정부는 지난 16일 한일 고대사 정립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그에게 은관문화훈장을 추서하기도 했다.‘일본 고대사의 주역’인 도래인의 자취를 꼼꼼히 살핀 그의 저서 ‘일본속의 한국문화 유적을 찾아서2’(배석주 옮김,대원사)가 최근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인들의 고대사에 대한 관심은 유별나다.일본 큰 도시의 대형서점 어디를 가도 고대사 관련 책들을 수십종씩 볼 수 있다.최근 후지노키고분 등의 발굴은 고대전설속의 인물이나 고대국가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을 한층 높여줬다.그러나 일본인들의 그러한 관심은 유감스럽게도 역사에 대한 왜곡을초래해 문제를 남긴다.일본에 문화를 전해준 우리 조상들을 ‘도래인’이라고 부르기보다는 ‘귀화인’으로 낮춰 부르고 싶어하는 그들의 자세는 그 대표적인 예다. 이 책은 먼저 나라현(나양현) 사쿠라이시(앵정시) 하시나카(저중)에 있는 하시바카(저묘)고분의 내력부터 살핀다.일본은 이 고분이 고대 능묘의 축조나 장례의식에 관여했던 씨족인 하지씨(토사씨)의 조상이 만들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지은이는 하시바카 고분의 측량과 설계,그리고 시공은 도래인에 의한 것임이 틀림없다고 반박한다. 아메노히보코(천일창)는 신라계 도래인들이 태양신을 받드는 제사를 지내기 위한 제구를 인격화한 것이다.이런 연유에서 신라계 도래인들은 ‘아메노히보코 집단’으로 불린다.이들은 신라·가야계로 여겨지는 하타(진)씨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나라현 야마토타카하라(대화고원)의 츠게촌(도기촌)에 남아있는 전숭과 유적 등에서도 이러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이와 관련,지은이는 “옛 츠게국에서 발굴된 유물과 산료보(삼능묘)고분이 전방후원분이라는 사실을미루어 볼때 이 지역이 도래인과 밀접한 지역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한다.일본 특유의 분묘형식으로 알려진 전방후원분은 이미 한반도 남부 해안이나 낙동강 유역에서 축조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더욱이 전방후원분의 원류는 고구려의 적석총이라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일본고대사는 고구려계의 기마민족에 의해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책에서는 텐리시(천리시)와 나라시의 한국문화 유적을 중점적으로 다룬다.텐리시 중부에 위치한 후루정(포유정)에는 이소노카미(석상)라고 불리는 중요한 신궁이 있다.이 신궁에 소장된 보물 가운데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백제에서 전래된 칠지도다.일본 학자들은 아직도 이 칼이 백제왕이 일본 왜왕에게 헌상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황국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라시대의 귀족들은 대륙에서 수입한 무궁화를 관상용으로 재배하고 이국정서를 즐겼다고 한다.이는 헤이죠(평성)궁터에서 발견된 화분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일본문화에 끼친 한국의 영향은 그만큼 절대적이었다.일본의 유명사찰인 도다이샤(동대사)는 신라계와 백제계의 합작품이며,하쿠호(백봉)사원에서 출토된 막새는 경주 황룡사터에서 출토된 것과 매우 흡사해 고신라계 양식을 그대로 좇은 것으로 평가된다.이밖에 일본이 자랑하는 아스카시대의 대표적인 공예품인 옥충주자와 백제관음,몽전의 구세관음상이 도래인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이미 일본의 저명한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유종열)에 의해 인정된 바 있다. 지은이는 사학자로서 교육을 받거나 전공을 한 적이 없다.그러나 그의 연구는 학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그것은 무엇보다 그가 고대 한일관계사를 연구하는데 있어 막연한 민족감정에 호소하거나 경직된 논리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그는 실증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인용,역사의 날줄과 씨줄을 교직한다.그 결은 완벽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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