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국사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창동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논평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서사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여운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027
  • [저자와의 대화]’한국열국사 연구’출간 윤내현교수

    고조선 분열 이후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이 정립되기전까지 한민족은 고대국가 틀을 갖춘 열국(列國)으로 나뉘어 한반도와 만주지역을 지배했다는학설이 나왔다.이는 이 시기에 고대국가의 틀을 갖추지 못한 부족사회들이난립하고 있었다는 기존의 학설을 깨는 것으로,학계의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단국대 사학과 윤내현교수(尹乃鉉·60)가 최근 내놓은 ‘한국열국사연구’(지식산업사·3만원)는 이러한 사실을 방대한 중국과 일본,한국 사료(史料)를 바탕으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고조선 분열 이후 부터 삼국이 정립되기까지(기원전 1∼4세기)의 역사이다.이 연구는 지난 82년부터 시작한 한국고대사 연구의 완결판인 셈이다. 윤교수는 80년대 이후 ‘한국고대사신론’‘고조선사’등을 저술,한국 고대사에 대한 기존 학계의 통설을 깨왔다.윤교수로부터 기존 고대사 연구의 문제점과 새로운 연구의 의미,기존 학계와의 논란가능성 등을 들어본다. ▒열국시대의 성격과 중요성은 다른 학자들은 이 시기(기원전 1세기∼4세기)를 ‘원(原)삼국시대’로 보고 있다.이는 이 때 있었던 나라들이 고대국가의 틀을 갖추지 못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하지만 이미 국가의 틀을 갖춘 고조선의 뒤를 이은 나라들이 국가 이전의 사회로 후퇴했다는 것은 논리가 안맞는다.고구려 백제 신라 동부여 읍루 동옥저 동예 최씨낙랑국 대방국 삼한가야 등 열국은 왕이 통치하는 고대국가 틀을 갖추고 있었다.또 이들은 중국 요서지역까지 포함한 고조선 고토(古土)를 완전히 수복했고,백제는 중국 동부 해안과 왜열도 일부지역에 진출,지배권을 행사하기도 했다.바로 열국시대때 한민족은 역사상 가장 넓은 지역에 위력을 떨친 것이다. ▒‘삼국시대’란 용어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현재의 한국사 개설서들은 고구려 신라 백제와 동시대에 가야가 있었음에도 이를 외면한채 ‘삼국시대’라고 부른다.정확히 말해 ‘사국시대’라야 맞고 그 이전은 ‘열국시대’라야 맞는다.가야를 뺀 ‘삼국시대’는 큰 오류다.이는 일본 학계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일본인들은 4세기 중기 가야지역에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를 설치해 그 지역을지배했다고 주장한다.따라서 가야를 일본사에 넣어야 한다며 이 시기를 삼국시대로 부르고 있다.하지만 임나일본부는 한반도가 아닌 일본 망산현 지역에 설치돼 있었다. ▒서한(西漢)의 한민족 지배를 부정하는가 한국 고대사 왜곡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이 대목이다.서한이 한사군을 한반도와 그 이북에 설치해 한민족을 수백년간 지배했다고 하지만 한사군은 위만조선이 멸망한 요서지역에 설치됐을 뿐이다. ▒자신의 연구가 객관적이라는 근거는 모든 역사는 사료가 바탕이 돼야 한다.나는 본래 중국 고대사가 전공이다.따라서 중국 사료들을 두루 섭렵할 수있었다.한민족 관련 기록이 있는 ‘후한서’‘삼국지’‘진서’‘송서’‘남제서’ 등 방대한 중국 사료 및 고고학 자료,‘삼국사기’‘삼국유사’‘제왕운기’등 우리 고대사 자료 등을 비교,분석한 결과이다. ▒북한 사학자 ‘리지린’의 연구를 베꼈다는 혹평도 있다 연구 결과가 비슷하다고 베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조선 중심이 평양이 아닌 만주에 있었다는 리지린 학설은 이미 정인보·신채호선생이 주장했던 바이다.정인보·신채호 선생은 1940년대에 ‘조선사연구’‘조선상고사’등을 통해 그런 주장을 폈다.이는 내 연구의 일부에 불과하다.다른 점이 더 많다.
  • 오부치총리 訪韓 이모저모

    오부치총리는 20일과 21일 고려대 강연과 해인사 방문을 통해 역대 일본총리 방한과의 차별화를 시도,주목을 끌었다.일본으로서는 다소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민족사학’과 ‘호국사찰’에 대한 그의 과감한 접근은 아키히토(明仁)일황의 방한에 앞서 ‘정지작업’ 차원이 아닌가 풀이된다. 오부치총리는 21일 오후 2박3일의 방한일정을 마치고 서울공항에서 간단한환송행사후 도쿄로 떠났다. ▒해인사 방문 오부치총리는 21일 오전 10시30분 경남 합천 해인사에 도착,일주문을 거쳐 경내 대적광전을 참배한 뒤 팔만대장경판고를 돌아봤다.오부치총리는 청화당(淸和堂)에서 ‘구명불견암(求明不見暗)’이란 기념휘호를써 해인사에 전달했다.송월스님은 답례로 ‘일주무영수(一株無影樹)’로 시작되는 서산대사의 ‘오도송(悟道頌)’을 적어 건넸다.오부치총리는 오후 1시 해인사를 떠났다. ▒고려대 강연 이에 앞서 20일 오후 열린 오부치총리의 고려대 강연은 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큰 불상사 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오부치총리는 강연 20분 전인 오후 2시10분 경호당국의 삼엄한 보호 아래 검은색 리무진을 타고 고려대 정문을 통과했다.고대생 150여명이 ‘과거사 청산’과 ‘어업협정 즉각 파기’를 주장하며 교문 진입 저지와 대강당 시위를시도했으나 실패하자 정문 앞에서 1시간 가량 연좌시위를 벌였다.오부치총리는 “안녕하십니까.소개받은 오부치입니다”라고 유창한 한국말로 인사를 해 600여 청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오부치총리는 고려대와 연대,와세다와 게이오대 등 네 학교간의 교류시합을 제안하기도 했다.오부치총리는 강연후 金炳琯이사장과 金貞培총장으로부터 고려청자 1점과 여초 김응현선생의 ‘천하위공(天下爲公)’이란 대형서품을 선물받았다.
  • 금단구역 종교비리 정면 고발

    지난 20일 방송된 SBS ‘문성근의 다큐세상,그것이 알고싶다’의 ‘구원의문인가,타락의 덫인가-JMS’편은 한국사회의 금단구역 중 하나인 종교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보기드문 시사고발프로였다.더욱이 충남 금산에 있는 신흥종교집단 JMS(국제크리스천연합)가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내는 등 방영저지에 안간힘을 썼던 프로여서 한층 주목을 끌었다. 제작진은 JMS의 정명석 총재가 구원을 빌미로 수많은 여성신도와 모종의 관계를 맺고,금전을 착취하고 있다는 의혹을 이탈자들의 생생한 진술을 통해제기했다.지난 1월 충남 금산에서 납치·폭행당한 황모양은 자신이 그곳에서 정총재와 관계를 맺었으며,비슷한 처지의 여신도가 100명가량 있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성전을 짓는다는 명목으로 땅콩이나 껌 등을 파는,앵벌이 짓을 강요당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제작진은 무엇보다 JMS가 전국의 대학캠퍼스를 전도의 무대로 삼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여러 이름으로 동아리를 만들어 젊은 여대생들에게 접근한 뒤‘하늘의 섭리’라며 정총재에게 이들을 제물로바치는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고 고발했다.만일 이같은 일이 사실이라면 이는 종교의 범위를 벗어나 사회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많은 것으로 지적된다. 남상문PD는 “방송 직후 수십건의 제보전화가 걸려왔다”며 “조만간 후속편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번에 다루지 못한 금전비리를 집중적으로 취재하고,해외체류 중인 정총재를 직접 인터뷰해, 보다 심층적으로 실체를 파헤칠 예정이다
  • 제주출신 작가 2인 나란히 장편 출간

    제주출신 작가 현길언(59)·현기영씨(58)가 나란히 ‘벌거벗은 순례자’(지식산업사)·‘지상에 숟가락 하나’(실천문학사)란 장편소설을 냈다.현길언씨는 지난해 ‘보이지 않은 얼굴’ 이후 1년만에,현기영씨는 89년 ‘바람 타는 섬’ 이후 10년만이다.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제주도토박이인 두 작가는모두 제주가 안고 있는 아픔을 다뤄왔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현길언씨의 소설은 제주도 특유의 역사적 비극에서 출발,이를 한국사의 전영역으로 확산시킨다.제주출신 작가로서의 당연한 몫인 4·3사건을 다룬 장편 ‘한라산’은 그 대표적인 예다. 현기영씨 또한 제주 현대사의 심장부를 정면으로 건드린다.‘순이 삼촌’과‘아스팔트’는 4·3의 비극을,‘변방에 우짖는 새’는 80년전 이재수의 난을,‘바람 타는 섬’은 60년전 잠녀들의 항일투쟁을 그린 작품이며 ‘마지막 테우리’도 제주도가 배경이다. 그러나 두 작가의 이번 소설은 그 성격이 사뭇 다르다.‘벌거벗은…’는 이성과 감성이 과연 하나일 수 있는가라는 물음 속에 용서와 사랑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라면,‘지상에 숟가락…’은 제주를 배경으로 숨막히는 현대사와유년의 기억을 더듬어가는 자전소설이다. ‘벌거벗은…’는 제목이 암시하듯 인간실존의 겉옷을 송두리째 벗겨 그 내면을 들여다 본다.도덕적 완전주의자인 주인공을 통해 모든 것을 잃어 버린벌거숭이가 되어야만 비로소 진정한 자아로 돌아올 수 있다는 고통스런 역설을 전한다. ‘지상에 숟가락…’은 제주의 대자연이 뿜어내는 서정을 한편의 수필처럼가볍게 풀어낸다.여기엔 4·3사건이나 한국전쟁 등 서사적 요소도 섞인다.하지만 작가는 “소설의 무게중심은 ‘이념’보다는 그 시대의 ‘현상’에 있다”고 밝힌다.
  • 「공기업 ‘內實경영’ 이렇게」李啓徹 한국통신사장

    3∼4년 전만해도 공기업의 폐해를 이야기하면 한국통신이 거론됐다.거대한몸집과 힘을 갖고도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해 간 공룡처럼….그러나 지금 한국통신에서 과거의 흔적들을 찾기는 어렵다.발탁인사,연봉제,세대교체,팀별 책임경영,슬림화 등은 한국통신에선 아주 흔해진 표현이다.지난해 말국내 단일기업으로 최대규모인 1만 5,000명의 인력감축 계획을 발표,정부와다른 공기업,국민들마저 놀라게 했던 李啓徹한국통신사장을 15일 대한매일金柄憲 경제과학팀차장이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만나봤다. ▒다른 공기업보다 경영혁신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는 데 어떻습니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전인 3∼4년전부터 일찌감치 사업의 수익성 제고와 조직의 슬림화에 중점을 두고 내부 혁신에 주력해왔습니다.1단계를 마무리를 짓고 2단계 계획이 진행 중입니다.2002년이면 세계적인 통신사업자로 우뚝서게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1단계가 사장과 실·본부장간의 경영계약제 도입,부장급 이상 연봉제 및 전직원의 성과급제 도입 등을 통한 선진기업형 틀갖추기 였다면 2단계는 본격적인 운용계획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2단계는 정부의 구조조정 계획과 연계해 진행 중인데 내년까지 1만5,000명을 감축,내년까지 전국 260개 전화국을88개 광역전화국 체제로 재편하는 것 등 보다 혁신적입니다. ▒그렇다면 올해 경영목표도 과거와는 다를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올해는 고객만족 원년의 해로 정했습니다.값싼 서비스와 상품개발은 물론이고 요금제도도 선택요금제,종량요금제같은 고객 지향적인 방향으로 개편할 방침입니다.사업구조도 재편,데이터통신 인터넷 전자상거래 무선사업과 같이 미래지향적이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입니다. ▒무선 사업분야의 육성을 무척 강조하시는데. 현재 서비스 중인 무선사업은 CT-2,선박무선,공항무선 등 비수익성·공익성 사업과 자회사를 통한 PCS(한국통신프리텔) TRS(한국TRS) 등을 서비스하고있으나,모두가 초기 단계입니다.서비스 시작 1년여 만에 이동통신업계 2위로 도약한한국통신 프리텔의 PCS사업은 전략적 제휴 및 외자유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차세대이동통신인 IMT-2000사업은 독자적인 기술로 시험시스템을 온벽하게 개발해놓은 상태로 정부의 정책방향이 가시화되는 대로 추진계획을 강구할 생각입니다. ▒한국통신의 민영화와 전략적 제휴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데요. 민영화에 필요한 경영여건이 마련됐고 정보통신시장도 완전경쟁 상황에 돌입한 만큼 경쟁력 향상과 경영효율성 측면에서도 소유구조의 민영화가 가장시급합니다.우선 정부가 보유한 71.2%의 지분 중 13%를 해외 DR(주식예탁증서)발행을 통해서,그리고 15%는 유수한 외국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서 매각할 계획입니다.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Y2K 대비는 잘되고 있습니까. 총 1,730억원을 투자해 올 상반기에 문제해결을 끝내고 하반기에는 문제가해결된 시스템으로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입니다.2차례에 걸쳐 전국에 산재한 많은 종류의 시스템을 대상으로 확인 작업을 한 결과 약 30%정도가 문제발생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돼 지난해 5월부터 문제해결 작업에 착수했습니다.Y2K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시장 관계자들로 구성된 단체인 G2K (Global2000 Co-ordinating Group)의 대비상황 평가에서 Amber(양호)등급 가운데서도 최상위인 Green(우수)으로 가고 있다는 Up-Green 판정을 받았습니다.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정부로부터 정보대국 건설을 위한 정보화과제가 주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우선 원활한 통신망과 플랫폼 등 선진 통신인프라를 구축,인터넷 정보제공등 관련 사업자들이 별도의 네트워크 구축없이 서비스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특히 올해 통신망구축 투자비 중 약 33%인 6,900억원을 데이터통신 분야에 집중 투자해 전국 3만여 주요 공공기관에 초고속서비스를 제공하고 250만 인터넷 이용자 및 450만 PC통신 가입자 등 일반 국민들도 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겠습니다. [대담 金柄憲 경제과학팀 차장]- 한국통신 경영혁신 '문서 98% 전자결재' 서류철을 들고 상사의 결재를 받으러다니는 직원을 한국통신에서 찾아보기는 극히 힘들다.문서의 97.8%를 전자결재로 해결하기 때문이다.문서 특성상전자결재가 불가능한 것들을 빼면 사실상 100%.국내기업 가운데최고수준이다. 전국 650여개 사업장을 거미줄처럼 촘촘히 전산망으로 연결,결재에 걸리는평균시간이 이전의 9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었다.연간 문서우송료 4억5,000만원,복사지 3억8,000만원,컴퓨터 디스켓 1억4,000만원 등 돈으로만 10억원이넘게 절약되지만,여기서 생긴 일의 능률을 돈으로 따져보면 1,700억원이 넘는다. 한국통신이 숨가쁘게 밟아온 변화와 혁신의 단면이다.경영혁신의 바람은 조직·인력 축소와 사업구조 합리화에만 한정되지 않고 일선 업무현장까지 바꾸고 있다.지난 1월 한국신용평가와 한국신용정보로부터 받은 최고의 신용등급 ‘AAA’는 그냥 얻어진 게 아니다. 한국통신은 곧 전국 176개 전화국장실을 영업창구로 옮긴다.고객의 눈높이와 맞추는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를 위해서다.또 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사업실명제’를 도입했다.현재 시행 중이거나 시행예정인 모든 서비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사업책임자를 명확히 지정해 관리하는 제도다.사업추진 과정을 상세히 기록,경영과 고객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데 활용하게 된다. 독특한 사원포상제도인 ‘마케팅 레인보우카드제’도 도입했다.심사제도를없애고,실적이 뛰어난 직원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여러 사람이 보는 가운데아낌없이 칭찬하는 제도.포상 결재 등의 과정이 필요없어 높은 동기유발 효과를 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최근 들어서는 114 안내전화를 중심으로 여성과 장애자들을 고용,재택근무제를 활성화함으로써 인력활용에도 효율성을 기하고 있다. [金泰均]
  • [경제프리즘]老회장의 訪北 소회

    ‘북한의 밤’은 왜 길까. 현대 鄭周永 명예회장이 지난 11일 북한을 다녀온 뒤 기자회견에서 또 다시 “북한의 밤이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고 말했다.북한을 다녀올 때마다 말하는 소감으로 이번이 세번째 발언이다. 북한의 밤이 우리보다 길 리는 없다.해가 똑같이 뜨고 진다.이를 모를 리없는 鄭회장이 누누이 이같이 말하는 데에는 곡절이 있는 것 같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이 말은 북한의 전력사정이 좋지 않은 것을 빗댄 말”이라고 설명한다.방북하면 평양에 머무는 鄭회장이 해가 지면 꼭 필요한 곳만 불이 켜지는 평양의 거리를 보며 숙소에서 느끼는 소회라고 덧붙인다.휘황찬란한 불빛으로 밤낮이 따로 없는 우리와 달리 평양의 밤은 무려 12시간에 이르기 때문이다. 금강산 장전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밤이 되면 현대가 건설한 출입국사무소 주변만 로마풍의 가로등이 내뿜는 불빛으로 눈이 시릴 뿐 도시 전체가 어둠에 휩싸인다. 그러다 보니 금강산주유소 건설 당시의 작은 일화가 가슴을 저미게도 한다. 공사에 참여한 북한 근로자들은 주유소에서 기름 한병 얻어가는 걸 무척 보람으로 여겼을 정도란다.鄭회장의 말에는 북한에 전력을 공급하고 싶다는 큰 뜻이 숨어 있다. 현대는 이미 장전항 출입국사무소나 금강산 공연장에 필요한 전력을 자체발전기로 공급하고 있다.온정리에는 북한 주민을 위해 소형 발전기 3대를 기증할 계획이다. 2,000만평의 부지에 들어설 서해안 공업단지를 조성하는 데 드는 전력은 발전소를 짓거나 우리쪽에서 공급하는 걸 전제로 하고 있다.한국전력측도 당장 10만㎾ 정도는 북한에 줄 수 있다고 장담한다.老회장은 북한의 밤이 언제짧아지리라고 생각할까. 박선화
  • 토종-외국산 ‘할인점’ 상권다툼 가열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는 유통업체 주도권을 백화점에서 할인점으로넘겨줬다.소비자도 질과 가격을 따지는 실용소비로 바뀌면서 할인점을 즐겨찾고 있다.지난 93년 서울 창동에 이마트가 문을 열면서 국내에 도입된 할인점은 96년 1월 국내 유통시장의 전면 개방과 맞물리면서 폭발적으로 팽창했다.98년 말 현재 전국의 할인점은 97개로 매출만 6조원에 이른다.시장이 커지면서 토종할인점과 외국산 할인점들의 상권다툼도 한층 치열해 지고 있다. ▒속속 참여하는 국내 대형유통업체 국산 할인점의 시초는 신세계백화점의이마트.현재 매출액이 1조원을 넘고 시장점유율이 20%에 달한다.점포수는 일산,분당,제주,중국 상해(97년 개점),남원,청주,부천역사점 등 14개다.2003년까지 5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농수축산물에 역점을 두는 뉴코아의 킴스클럽은 95년 10월1일부터 24시간연중무휴 영업을 선언해 ‘심야 쇼핑족’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서울 강동,화정,일산,수원,평택 등 총 20개 점포가 있다.회원제로 출발했으나 지난해 5월1일자로 폐지,서민형 할인점으로 탈바꿈했다. 롯데도 지난해 4월 서울 구의동 ‘마그넷’강변점을 시작으로 할인점에 뛰어들었다.현재 서울 잠실과 관악점 등 3개 점포가 있다.뉴코아 부도 뒤 법원 경매를 통해 얻은 킴스클럽 서현점을 마그넷 4호점으로 바꿔 올 4월 문을연다.활발한 부지확보에 나서고 있는 롯데측은 2001년까지 30개 이상의 할인점을 열 계획이다. 삼성물산 유통부문 할인점인 ‘홈플러스’는 대구점과 서부산점 등을 열면서 영남권에서 먼저 영업을 시작했다.대구점은 단일 점포만으로는 매출액 5위안에 든다.홈플러스는 백화점 수준의 장식과 서비스로 할인점의 고급화 전략을 펴고 있다.올해 안에 수도권에 들어오고 2005년까지 41개점을 운영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랜드마트는 95년 1월 서울 화곡점을 시작으로 서울 신촌점,인천 계양점,수원 영통점 등 4개 점포가 있다.화곡점은 생식품,신촌점은 패션아웃렛,나머지 두 점은 다양한 편의시설 구비 등 상권에 따라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외국 할인점의 공습 96년 1월 국내 유통시장 개방이후 매장면적이나 점포수와 상관없이 국내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월마트 까르푸 코스트코홀세일(구 프라이스클럽)등이 의욕적으로 들어왔지만 토종 할인업체를 이기지는 못했다.한국사람들은 공산품은 외제를 좋아해도 1차 신선식품만은 꼭 국산을 찾는 신토불이(身土不二)를 당해내지 못한것이다. 월마트는 지난해 7월 한국 마크로 4개 매장과 6개 미개발부지를 인수하면서 한국에 들어왔다.그동안의 운영 결과 한국에는 비회원제에 개별포장이 많은 슈퍼센터(할인점과 슈퍼마켓의 혼합형태)가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인천 일산 분당 대전 4개점 모두가 지난 3일부터 1차식품의 매장내 비율을높이면서 슈퍼센터로 변했다. 96년 7월 국내에 처음 들어온 한국까르푸는 일산,분당,중동,안양,인천 계산,울산 등 7개 점포를 갖고 있다.기본 경영방침은 철저한 ‘현지화’와 ‘자율경영정책’.지난 1월 문을 연 분당점은 성남시와 ‘고용할당 제휴협약’을 맺기도 했다.한국까르푸는 모든 상품을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국내에서 조달한다.2월 안양점 오픈에 이어 앞으로 6개점을 더 열계획이다.최근 현금결제만을 고집하다가 신용카드결제 허용으로 방향을 바꿨다. 현재 유일한 회원제인 코스트코홀세일은 94년 신세계와 기술제휴형태로 국내에 들어온 프라이스클럽이 올 1월 이름을 바꾼 것이다.서울 양평,대구,대전 3개 점이 있는데 5년 안에 12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이밖에도 유럽 3대할인업체인 프로모데스가 국내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내년 초에 1호점이 열릴 전망이다.
  • [특별기고]연고주의문화의 省察

    한국사회는 지난 40여년 동안 줄기찬 근대화 과정을 통해 가치관과 의식구조에 폭넓은 변화가 있어 왔음에도 불구하고,아직도 생활 세계에는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 전승돼 내려온 전근대적 요소들과 근대적 요소들이 혼재돼 작용하고 있다. 탈근대성의 담론이 활발히 전개되고,21세기는 ‘세계화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실시되고 있는 현재도 한국사회는 전통사회의 폐습과 관행의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대표적인 것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혈연·지연·학연의 연고의식과 이를 매개로 해 형성돼 있는 연고주의 문화다. 연고주의 문화는 단순한 친화적인 생활양식이라기보다도 하나의 행동규범으로 정착돼 있는 생활유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여기에는 유교적인 철저한 위계체계가 확립돼 있고,강한 내집단(內集團)의식으로 결집돼 있다. 혈연을 매개로 조직된 각종 종친회,지연을 근거로 한 향우회,학연을 중심으로 결성된 동창회 등은 연고주의 문화를 배태한 온상이 돼 왔다.세계 어느나라에서도 한국처럼 연고성에 근거한 각종 조직이 성행하고 있는 사회는 드물다. 한국사회의 연고주의 문화는 과거지향적인 정의성(情誼性)과 귀속성이 깔려 있어서 일상생활의 삶을 부드럽게 하고,때로는 호혜성의 보람을 안겨주기도 한다.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측면에 반해서 이 문화의 속성으로 내재돼 있는 강한 편향성(偏向性)은 우리 사회의 전반적 발전을 저해하는 부정적이고 병리적인 요소들로 작용하고 있다. 첫째,편향성은 폐쇄적이고 배타지향적인 특성을 수반하고 있기 때문에 내집단 중심으로 결집되게 마련이다.이러한 현상은 파당성을 조장하고,사회내 다양한 집단간의 선의의 경쟁과 다원적인 문화 창출을 억제하고 있다.또한 합리적인 사고와 행위양식의 확산마저 방해하고 있다.편향성이 지역연고성 내집단의 형태로 구조화돼 표출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지역간 대립과 갈등 양상이라고 볼 수 있다.이렇듯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연고주의 문화는 특수주의적이고 집합주의적인 가치관에 입각해 있기때문에 보편주의적 규범이 시민사회로 제대로 확산되는 것을 억제하고 능률성을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다.친척과 고향사람,그리고 학교 선후배 관계라는 이유 때문에 능력판단의 보편적 기준을 무시하고 호의를 베푸는 경우가 많다.또한 이렇게 형성된 인맥은 자기들만의 이익추구와 보호막이 되기에 급급한 나머지 조직 전체의 생산성과 능률향상에 기여하지 못한 사례가 빈번히발생하고 있다.끼리끼리 주고 받고,보호하는 풍토는 경쟁의 원칙과 형평성에 위배되는 반사회적인 사고와 행위임에 틀림없다. 셋째,토론문화와 의사소통의 합리성이 사적 친밀성에 의해 압도당하고 있다는 점이다.사회의 진보를 위해서는 비판과 토론의 공론적 합리성이 보장되고 공적인 관계가 사적인 친밀성에 우선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연고주의 문화가 지배하는 한국사회는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그렇기 때문에 언어적 상호작용 속에 내장돼 있는 의사소통의 합리성이 제대로 동원될 수 있는 통로가 극히 제한돼 있으며,이러한 부정적인 속성은 사회체계 전반에 침투해 인재 등용의 편파성과 산업입지 정의 특혜성처럼 목적합리성 자체의 효율적 조절기능마저 훼손하고 있다. 이렇듯 연고주의 문화는 우리 사회의 여러 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있다.이 문화가 지니고 있는 속성들은 세계화시대의 보편적 세계주의에 역행하는 요소들이기 때문에 현세대는 물론 차세대를 위해서도 과감히 청산해야한다.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편향성을 극복할 수 있는 관용적 공동체 문화조성이 시급하고도 절실한 과제다.그리고 이의 추진은 범국민적 차원의 의식개혁 운동으로 전개돼야 한다. 문석남 전남대 교수·사회학
  • [대한광장]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지난 연말을 전후해 ‘한반도 위기설’이 분분하더니,현재 뉴욕에서는 금창리 문제로 북·미간 회담이 진행되고 있고,서울에서는 윌리엄 페리 미국 대북정책조정관이 한·미의 대북정책을 이른바 ‘포용정책’으로 조율했다.일본에서도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설’과 더불어 ‘국교수립’이 검토되고 있다.전쟁과 평화,봉쇄와 수교 양 극단에서 어느 것이 진실인가.아니면 이러한 상극이 진실의 두 측면인가. 지난해 11월17일 전쟁시나리오(Op Plan 5027)가 언론에 공개되고 난 뒤 12월 초 북·미간 대립은 극히 첨예하게 전개됐다. 12월2일 북한 중앙방송은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이름으로 미국의 대북전쟁계획을 맹비난하는 성명서를 하루 동안 10회나 방송했다.다음날 북한 인민무력부 정창렬 부상은 “만약 미국이 끝끝내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단다면 우리 인민군대는 미국 본토를 통째로 날려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문제의 핵심은 북한의 인민무력부와 총참모부가 표명한 ‘미국 본토공격 주장’이다.이것은 단순한 과장인가,아니면 김정일 주도아래 북한이오랫동안 준비한 군사노선의 귀결인가. 먼저 북한측의 주장을 면밀히 살펴보면 1996년에 이미 대륙간 탄도미사일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예컨대 그해 12월 노동신문은 “조선에는 군사적인 기적이 일어났다”고 흥분했으며,다음해 1월1일 사설에서도“적이 지구상 어디에 있더라도 타격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름 아닌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다. 한편 미국에선 1997년 7월 전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가 이끄는 탄도미사일위협평가위원회가 “북한이 조만간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미중앙정보국(CIA)은 그것을 ‘십수년 후에나 가능한 일’로 간단히 부인했다.그런데 한 달도 되지 않아 북한이 인공위성을발사하자 CIA의 대북 관련자들은 엉망이 돼버렸다. 이후 북한의 미국 본토 공격 가능성에 대한 CIA의 태도는 전환되기 시작했다.지난해 12월 조지 테닛 CIA 국장이 한국을 방문했고 CIA 요원들을 대북전문가들로 대폭 교체·강화했다.그리고 올 2월3일 미국 상·하원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테닛 국장은 북한이 러시아·중국에 이어 3대 미사일 수출국이며 “북한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또한 패트릭 휴즈 미국방정보국(DIA) 국장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믿기 어려울 만큼 폭력적이며 파괴적일 것”이라고 증언했다. 저간의 이러한 군사적 대립이 한편으론 전쟁위기설,다른 한편으론 북·미,북·일 수교 논의를 움직이는 실질적인 축이 되고 있다. 즉 ‘전쟁위기설’은 한반도의 대립관계를 해소하는 데 기존 방식으로는 별다른 카드가 없다는 고민의 표현이며,‘국교수립’은 이제 새로운 차원으로문제를 정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모색의 표현인 것이다.‘전쟁위기’와 ‘평화 수교’의 동시적 출현은 기존 방식의 끝과 새로운 방식의 처음이 겹치는,과도기 특유의 화전 양면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페리의 방문으로 한·미의 대북정책은 이른바 ‘포용정책’을 기조로하면서 우리 정부의 ‘일괄타결’을 단계적으로 흡수하는 ‘포괄적 접근’으로 조정된 듯하다.레드라인(한계선) 이후 단계의 대북 강경책에 대해서는 아직 조정의 여지가 남아 있지만 한반도의 주변 정세는 일단 새로운 차원의 평화적 해결 방식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데 북·미,북·일 수교는 우리와 옛소련,또는 중국의 수교와는 비견할수 없는,분단 반세기 한반도 정치 지형의 대변동을 예고할 것이다.그것은 동북아 국제정세뿐만 아니라 국내의 광범위한 정치사회적인 변동과 밀접히 연관되기 때문이다.코 앞에 다가온 본격적인 변동에 비하면 ‘금강산 관광’은 차라리 군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여기에서 우리의 선택은 다가올 세기적변동에 이니셔티브를 쥐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남북정상회담은 그런 변화의 한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진순 창원대 교수·한국사
  • [특별기고]금강호 선상토론에 다녀와서

    200여명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원들이 지난달 20일부터 3박4일로 금강산을 다녀왔는데,그 첫날밤에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선상토론회가 열렸다.이미 알려진 것과 같이 ‘민화협’은 지난해 9월 이른바 진보세력과 보수세력을 막론한 민간단체들이 모여 조직한 민간통일운동단체이다. 우리 민간운동단체를 진보적 단체니 보수적 단체니 하고 서슴없이 구분하고 명명할 수 있게 된 일에도 격세지감이 있지만,어쨌든 그 때문에 선상토론장에도 이른바 진보적 인사와 보수적 인사가 자리를 함께하여 옛날에는 감히토론으로는 할 수 없는 말들을 얼굴 하나 붉히지 않고 예사롭게 하게 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어느 고령의 토론 참가자가 북쪽 김일성주석이 사망했을 때 있던 일을 이렇게 회고했다.회담을 약속했던 상대방 정상이 사망하여 성사되지 못하게 되었으니 ‘유감스럽다’ 정도의 의사표시를 남쪽정부가 해야 한다는 말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가 날마다 걸려온 항의전화 때문에 온가족이 신경쇠약에 걸릴 정도였다는 것이었다. 아마 이 토론 참석자는 일반적으로 진보적 인사라는 말을 듣지 않을까 하는데,정작 당사자는 언젠가 필자를 보고 “내가 진보적 인사인가요”하며 자문처럼 물은 적이 있었다. 또 다른 고령의 토론 참가자는 김주석이 사망했을 때 ‘백번 죽어 마땅하다’는 글을 썼는데 얼마나 많은 항의 협박전화를 받았는지 모른다고 했다.이토론 참석자는 6 25전쟁 때의 반공 전사의 한 사람이었다고 알려졌는데,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보수적 인사의 한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민족의 험난했던 근·현대사에 비추어 김주석의 죽음에 유감을 표시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반대로 유감 표시는 천부당만부당할 뿐 아니라 백번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다만 이들 두 유형의 사람들이 금강산 가는 배를 같이 타고 한자리에 앉아서 얼굴 붉히거나 삿대질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거리낌없이 말할 수 있게 된 시대적 변화,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누가 무어라 해도 시대는 변하고 만다는 사실을실감한 일이라 할 것이다.분단 이후 오랫동안,특히 군사독재시대를 통해 백번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민주정권이 정착하면 할수록 유감을 표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점점 일반화해 가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백번 죽어 마땅하다는 생각은 무력통일론이나 흡수통일론의 소산물이라 할 수 있는데 반해 유감을 표시해야 한다는 생각은 비흡수 평화통일론의 소산물이라 할 수 있으며,세상은 어쩔 수 없이 무력통일·흡수통일 지향의 시대로부터 비흡수 평화통일 지향의 시대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역사를 다시 군사독재시대로 되돌려놓지 않는 한 우리 역사는 이제 무력통일·흡수통일 지향시대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설령 군사쿠데타 같은 것으로또다시 되돌려놓는다 해도 그것은 잠시 동안일 뿐이며 역사는 결코 영영 되돌아가지는 않는다.이제 무력통일론이 하나의 유물이 된 것처럼 백번 죽어마땅하다는 생각도 유물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선상토론의 한쪽 자리에 참가했던 필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의 금강산행은 관광여행이 아니라 거대한 비흡수 평화통일 민간운동이다. 7·4공동성명이나 남북합의서 체결 과정에서는 몇사람의 정부쪽 통일교섭 요원이 북쪽을 다녀왔을 뿐이었다.그러나 금강호나 봉래호를 타고 금강산에 가서 북쪽땅을 밟고 그 안내원들과 자연스럽게 만나는 하루 1,000명이 넘는 평범한 남쪽 시민들이야말로 비흡수 평화통일 운동원들이다. 강만길 前고려대 교수·한국사학
  • [제2공화국과 張勉](4)경제개발 5개년 계획(中)/아이젠하워

    張勉정부는 집권 직후인 1960년 9월 제1차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곧바로 미국에 재정지원을 요청하는 외교문서를 보낸다. 그것이 ‘한국의 경제개혁 비망록’(Aide Memoire on Economic Reform Measures in Korea)이다. 25쪽 분량인 이 문서는 구성상 통상적인 외교문서와는 큰 차이가 있다.張勉정부는 단순히 원조를 요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사회의 실정과 이에 따른 경제개발 필요성,5개년계획의 윤곽,그리고 張勉정부의 개혁의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예컨대 한국은 지금 ▒노동가능 인구 940만명 가운데 130만명이 실업자이고 ▒농촌인구의 65%는 가난과 저생산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3년간(1957∼1959년) 무역적자는 연평균 3억4,800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장기적인 경제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미국이 원조를 해준다면장면정부도 국군 5만명 감축,일본과의 국교정상화,환율 정상화 등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말하자면 ‘우리가 이러저러하게 개혁을 해나갈 터이니 대신경제 지원을 해달라’는 식이었다. 실무자로서 비망록을 작성한 李起鴻(당시 부흥부 기획국장)은 “외교문서에 공무원 봉급을 현실화해 공직사회 부패를 없애겠다는 다짐까지 했으니 자주독립 정부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버린 문서였다”고 회고했다.그는 張총리에게 결재받으러 갔더니 힘없이 그러나 인자한 표정으로 몇마디 묻고는 사인하더라면서 “張총리가 그 내용에 공감했다기보다는 金永善재무장관을 믿고 결재하는 듯했다”고 기억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굴욕적이기까지 한 ‘경제개혁 비망록’이 꼭 필요했을까.그 무렵은 국가재정의 절반 가까이를 미국원조에 의존하는 상태였고 게다가 李承晩정권의 실정(失政)으로 국고는 텅 비어 있었다.60년 8월6일 許政과도정부가 발표한 李정권의 ‘외화 낭비’규모를 보면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낭비액’은 미화 3억3,000만달러,영국돈 286만4,000파운드,일화 1억4,600만엔 등이었다. 이 비망록은 당시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필요악이었을 것이다. 金永善장관과 車均禧부흥부 사무차관은 미국을 방문,10월4일 비망록을 허터 국무장관에게 수교한다.이 문서는 국제사회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유력한 경제지인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의 윌슨 편집국장이 직접 한국에와 金永善장관과 李起鴻국장·李漢彬재무부 예산국장 등을 인터뷰해 그 내용을 10월27일자 커버스토리로 싣는다. ‘도약을 위한 한국의 탄원’이란 이 기사에서 윌슨은 “일단의 젊은 관료들이 체면불구하고 미국에 매달려 경제적 도약을 하겠다고 공개 탄원했다”고 보도했다.아울러 한국의 사회상이 한심스럽지만 희망을 가지고 경제발전을 지켜볼 만하다고 기대를 걸었다. 나라의 체면마저 저버린,그래서 도리어 張勉정부의 경제개발 의지를 더욱분명하게 보여주는 이 비망록은 1983년 11월에야 외교문서로 정부에 정식등록된다.부흥부에서 작성해 총리의 결재를 받고 재무장관이 미국에 전달할 때까지 외무부의 손을 전혀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만큼 파격적인 외교문서였다고 할 수 있다. 경제지원에 관한 張勉정부와 미 행정부간의 협의는 순조롭게,그리고 바삐돌아간다.60년 10월13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경제회담에서 한국은 4억2,100만달러를 61∼65년에 걸쳐 원조해 달라고 미국에 정식 요청한다.이 액수는‘경제개혁 비망록’에서 한국이 밝힌 5개년계획의 미국측 지원규모 그대로다. 이 회담에서는 또 환과 미국의 달러화 환율을 61년부터 1,000대1로 끌어올리기로 합의한다.11월26일에는 매카나기 주한 미국대사가 張총리를 방문,비망록에서 밝힌 요청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는 허터 미 국무장관의 공한을 전달한다. 미국의 적극적인 지지는 친한파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관심에도 크게 힘입었다는 사실이 최근 발굴된 미국 외교문서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별도기사 참조] 張勉정부는 미국의 경제지원을 얻느라 부단히 애쓰는 한편 국내에서도 기업인과 국민에게 장기 경제개발의 당위성을 알리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대표적인 예가 60년 12월5일부터 닷새 동안 열린 ‘종합경제회의’다. 정부가 경제정책에 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자 마련한 이 회의에는 경제·기술·언론·학계 인사들과 각 지방 독농가까지,당대의 오피니언리더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의에서 張총리는 “4월혁명의 진정한 과업은 민생안정을 바탕으로 한줄기찬 경제발전 없이 실효를 거둘 수 없다”고 강조하고 “새해부터는 실업과 민생문제에 적극 대응해 나갈테니 온국민이 자조자립의 정신으로 동참할수 있게끔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나온 金永善장관의 발언은 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金장관은 한국이 경제면에서 북한보다 3∼5년 뒤져 있음을 산업별 수치를들어 솔직히 밝히고 “북한과의 경제전쟁에서 뒤떨어진 현실을 극복하려면땀과 피,희생과 인내,그리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불과 몇달 전까지 ‘반공’을 국시로 내건 李承晩정권 하에서 언제라도 ‘북진통일’이 가능하다고 믿던 국민에게는 이보다 더한 충격이 없었을 것이다.이와 함께 ‘金永善 발언’은 ‘국민에게 사실을 알리고 대화를 통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張勉정부의 기본방침을 명확하게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종합경제회의에서 간사로 일한 金立三(77·전경련 고문)은 지금도 “張勉정부는 경제발전에 관한 뚜렷한 청사진을 가지고 있었다”고 회고하면서 “그점에서는 張勉정부가 자유당정권은 물론 5·16 군사정부보다도 월등히 앞섰다”고 평가했다. 1961년으로 해가 바뀌면 민간 경제계도 한국경제협의회를발족하는 등 경제개발에 동참할 채비를 갖춘다.아울러 산업개발위원회가 준비하는 제1차경제개발 5개년계획 안이 완성 단계에 이른다. 李容遠 ywyi@ - 아이젠하워 한국경제 큰 관심… 개발 적극 독려 1960년 9월은 張勉정부가 경제개발계획을 공표하고 ‘경제개혁 비망록’을준비하는 등 숨가쁘게 돌아가던 때다.이 무렵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일시 귀국한 매카나기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한국문제,특히 경제개발에 관해깊이 상의한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 정부문서간행처(USGPO)가 발행한 FRUS 18권 691쪽에 수록된 자료 ‘아이젠하워 대통령과의 회의록’(A)에서 확인할 수 있다.아이젠하워는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1952년 12월과 두번째 임기중인 60년 6월 등 두 차례 방한한 친한(親韓)인사다. 9월14일오전 9시 아이젠하워를 만난 매카나기는 “한국에서 많은 진전이있었고,張勉정부는 잘 해나가고 있다”고 보고한다.또 “파벌싸움이 있기는하지만 이는 동양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이어 본인이 이번 방문에서 확실하게 추가원조를 얻어올 것이라고 한국인들이 기대한다고도 보고한다. 이에 대해 아이젠하워는 자신이 한국인들에게 얼마나 탄복하고 있는가를 설명하면서 “그들 스스로 경제 단계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아이젠하워는 한국인들이 듣기 싫어하겠지만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않는 한 주권국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한국의경제발전이 시급함을 재차 강조했다. 그 무렵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1960년 8월12일 파슨스 국무부 극동담당차관보가 매카나기에게 보낸 편지(B)에 잘 나타나 있다. 파슨스는 “한국사회와 경제를 자유롭고 안정되게 유지한다는 미국의 기본입장은 적어도 공산주의자들이 줄 수 있는 것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며,크게는 한국에서 사회정의와 경제발전을 실현함으로써 아시아에 자유세계의 이념이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시장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밝힌다. 따라서 미국은 한국사회에 늘 존재하는 불화와 반목,광범위한 혁명적잔재의 위협을 극복하고 미국 경제학자 로스토가 제시한 ‘도약단계’로 전환하도록 지도와 격려,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우리의 공산주의 경쟁자들에게 그들의 방식을 시도할 기회를 주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파슨스의 관점에서도 엿보이듯 미국의 대한(對韓)정책 기조는 냉전논리에서 비롯된 것이다.그러나 張勉정부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까닭은 ‘李承晩독재’를 무너뜨리고 들어선 張勉정부야말로 미국이 자유세계의 모범생으로서 키울 만한 가치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전상숙(梨大강사·정치학박사)
  • 정부조직개편 공청회 지상중계/쟁점/경영진단 조정위란

    8일 서울 반포동 조달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정부개혁 공청회의 토론내용을정리한다. ◇운영시스템 혁신▒朴乃會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우리 정부에는 관료주의의 병폐가 매우 많았다.안정성은 높지만 무사안일,업무회피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그런 관점에서 개방적인 채용방안을 도입,행정의 질을 높이려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다. ▒李亨模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성과관리제와 복식부기의 성공을 위해 경영분석과 진단에 관한 자료 확보가 중요하다.단순히 대차대조표를 작성하는 게 아니라 현금흐름표와 원가분석표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시민과 소비자를 행정의 협조대상으로 인식하고 소비자를 조직화,정부의 업무를 분담토록 해야한다. ▒李榮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전문직종을 모두 개방형으로 할 필요가 있다.이를 위해 보수체계가 개선돼야 한다.기존 공무원들과 지나치게 차이가 많이 나면 마찰이 생긴다.공무원 성과주의 도입에 필요한 성과측정 지표 설정은 자의적으로 될 수 있으며 고객보호헌장은 선언에만 그칠 수 있다. ▒河泰權 서울산업대 행정학과교수 외무고시와 행정고시를 통합하는 데 반대한다.외무고시에 국제통상직을 신설하거나 산자부와 교류를 활성화는 것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1년에 불과한 공무원의 한 분야 평균근속기간을 최소 3년으로 늘려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 ▒池萬元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 발상의 전환이 미흡하다.정부조직을 기능조직으로 전환한다고 하는데 지금 상황과 맞지 않는다.복식부기도 중요하지만 관리회계가 더 필요하며 공무원들에게 성과에 따른 금전적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李弼商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이번 시안은 수요자보다 공급자 위주라는 생각이다.모든 공무원의 재산내역이 공개돼야 하며 국세청 등에서 무작위 재산 실사를 벌여 적발되면 철저히 처벌해야 한다.고객헌장도 선언에만 그칠 게아니라 인사와 연계시켜야 한다. ▒李龍煥 전경련 상무 공무원 성과제는 직원간 협력 저하와 갈등 유발의 후유증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대책이 필요하다.외무·행정고시를 통합하기보다는 부처별 채용시험 분리실시가 우선돼야 한다.부패방지는 규제개혁부터 시작해야 하며 감사도 처벌보다 포상위주로 해야 한다. ▒姜榮哲 매일경제신문 경제부장 정부조직개편은 자율·창의·전문성 확보,지속적 혁신,부처간 정책협조,세계화 대비,지식·정보 부재 문제 해결 등 5개 테마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의사결정의 민주화와 간소화가 필요하며 장관결재사항을 하부조직으로 대폭 이관해야 한다. ◇조직구조 개편▒李銀榮 한국외대 법학과 교수 민감한 사안을 복수안으로 만들어 결론을 흐려놓았다.정부는 논점을 흐리지 말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민간의 구조조정을 이끌어야 한다.중앙인사위원회 신설은 필요하나 위원장 임기를 보장하고,임용때 국회동의를 받도록 해 공정한 인사를 기해야 한다. ▒朴鍾圭 한국특수선 회장 중소기업청을 처나 부로 만들어 장관급으로 격상,내각에 보내야 한다.조직을 슬림화해야 하는게 중요하다.패션,포장 등은 문화부로 모두 넘기고 유통은 지자체에 맡기고,석탄·석유 등 기초자원관리를위해서는 자원관리청을 만들어야 한다.예산청은 현재대로 유지해야 하고 기획예산위원회는경제기획위원회로 바꿔 국민경제자문회의 사무국 기능을 맡겨야 한다. ▒趙昌鉉 한양대 부총장 정부부처에서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보다는 일을 어떻게 하느냐이다.획일적인 정부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이번 개편에서 가장 큰 일은 공무원 인력을 최대한 가동할 수 있는 인사전담기구의 설치다.중앙인사위를 설치하되 3급이상 공무원의 적격성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임용 이후 퇴직 때까지 관리해야 한다.또 통계를 반드시 강화해야 한다.신뢰할 수 있는 통계가 없다. ▒金容正 동아일보 논설위원 지난해 1차 개편때처럼 조직의 효율성과 작은정부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수요자 입장을 고려한 기능조정이 미흡하다.민주성과 형평성의 고려가 부족하다.책임운영기관화를 통해 자율과 경쟁,성과의원리를 도입하는 것은 옳으나 그 대상기관이 17개 부처,28개 기관에 이르고집행기관이 아닌 정책,준사법적 기능을 갖고 있는 곳도 있어 문제가 될 것같다.어떤 조직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은 부처 내에서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므로 개혁의 기본방향과 원칙만 제시하는것도 필요하다. 정리┑金泰均windsea@ 경영진단조정위원회는 이번 정부조직 개편 시안 마련의 주체다. ‘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 20조에 의거,기획예산위원회 위원장이 원활한 업무수행을 위해 설치한 임시 자문기구이다.조정위는 자체 규정(10개조)을 두고 있다. 조정위는 한마디로 정부조직에 대한 경영진단을 하며 19개 민간진단팀의 직무분석 등 조직개편안을 만드는 데 지휘부 역할을 한 기구이다.구체적인 업무는 경영진단의 원칙과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진단과정의 주요문제에 대한자문,진단결과에 대한 평가,조정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구성은 중립적인 민간 전문가 11명으로 이뤄졌다.위원장은 깐깐한 吳錫泓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맡았다.당연직 위원으로는 정부의 실무책임자인李啓植 기획예산위 정부개혁실장,金範鎰 행정자치부 기획관리실장이 있다.나머지 위원은 행정개혁위원인 全成彬 서강대 교수(경영학)와 金判錫 연세대교수(행정학),그리고 鄭用德 서울대 교수(행정대학원),曺尤鉉 숭실대 교수(노사관계대학원장),金連泰 고려대 교수(법학),安重鎬 서울대 교수(경영학),李在亨 앤더슨컨설팅 대표,姜錫珍 GE한국사장 등이다.실무간사는 기획예산위 金泰謙 행정개혁단장이 맡고 있다. 기획예산위는 이같은 근거와 기능에 따라 이번 시안은 조정위가 당연히 마련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시안의 우선순위는 현행 조직과 비슷한 대안을 1안,변화가 많은 개편안을 2,3안으로 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기획예산위는 공청회와 여당,각 부처 의견을 종합해 빠르면 16일쯤 정부 단일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朴先和 psh@- 쟁점-'개방형 채용' 행정효율성 제고 도움 8일 정부조직 개편 공청회의 ‘운영시스템 토론’에서는 단연 ‘개방형 임용제도’ 시행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국장급 이상의 30%를 민간인과 공무원의 공개경쟁을 통해 선발하는 이 제도에 대해 토론자들은 대체로 바람직스럽다고 평가했으나 공청회장에 나온 공무원들은 형평성과 불투명한 효과 등을 들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李弼商 고려대 교수는 “민간인 국장에게 인사권을 포함한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권한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河泰權 서울산업대 교수는 “3∼5년간 점진적으로 시행해 공직사회의 동요를 줄이고,3년으로 돼 있는 계약기간 제한도 없애 민간전문가들의 신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특허청에서 나온 직원은 “현재 공무원은 1년 단위로 보직이 바뀌어전문성을 갖출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특정분야에만 종사한 민간인과 경쟁을한다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면서 “전면적인 도입보다는 개방형 임용 정원에 결원이 생겼을 때에만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기업의 한 직원은 “외부에서 채용된 사람이 자기의 생각을 관철시킬 수있을 것인지 의문이며,인사나 조직에 대한 권리 부여가 거의 안 될 것이므로 시책이 성공을 거두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金泰均 - 쟁점-'예산기능 통합' 찬·반의견 팽팽 예산기능의 통합문제에 대한 토론자들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부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찬반론이 팽팽히 맞섰다. 경제정책조정기능의 주체와 관련해서는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데 토론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朴鍾圭 한국특수선 회장은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민경제자문회의를 활성화해 거시경제,실업,예산기능을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金日秀 고려대 법대 교수는 경제정책조정회의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이를 법제화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金교수는 예산기능과 관련,위기관리에 대한 효율적인 대처를 위해 경제정책 조정기능과 통합해야 한다며 재정경제부에 귀속시키는 2안에 대한 찬성의사를 밝혔다.金교수는 모두에 토론회 참석 전 관계부처로부터 많은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놔 이를 둘러싼 부처별 로비가 극심함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趙昌鉉 한양대 부총장은 예산기능을 경제정책 조정기능과 분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경제 민주화를 위해 한곳에 권력이 집중되면부작용을 낳게 된다고 우려했다.그는 예산집행의 감시,평가를 전담할 기능보완이 필요하다며 재정관리국 신설에 찬성했다.이밖에 산업자원부와 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의 통합은 외교통상부의 사례를 감안할 때 시너지효과가 적어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金容正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예산기능이 어디에 속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며 편성과 집행의 공정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金위원과 朴회장은 중소기업청의 조직개편과 관련,한결같이 부나 처로 승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제시해 이목을 끌었다. 朴先和
  • [특별기고] 뇌물퇴치의 사회적 접근/文石南 전남대 교수·사회학

    한국사회는 부정부패로 얼룩져 투명하지 못하다.새 정권이 출범할 때마다부정부패 척결은 예외없는 개혁과제로 대두돼 왔다.그러나 부정부패의 상징인 뇌물거래의 퇴치는 아직도 요원한 실정이다.뇌물문화는 깊이 뿌리내려져있는 반면,시민의식인 고발정신은 이에 필적할 만큼 성숙되지 못하고 윗물역시 맑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일찍이 우리역사에 탐관오리(貪官汚吏)라는 말이 있듯이 뇌물의 시작은 받는 쪽인 관리에서 비롯됐다.뇌물은 항상 권력,돈,이권이라는 세가지 요소가대가성을 매개로 공생적 연결고리를 형성하여 음성적으로 거래되기 때문에좀처럼 그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뇌물거래는 사회 성원들 사이에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이다.공정한경쟁이 보장되지 않은 불투명한 국가는 결코 건전하고 성숙한 사회가 될 수없다는 것이 사회학자들의 집약된 견해이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청렴도를 나타내는 투명지수는 대단히 낮다.지난해 말 국제투명성협회(TI)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한국의 투명지수는 10점만점에겨우 4.2점으로 조사대상 85개국 가운데 43위를 차지했고,아프리카의 후발개도국인 짐바브웨와 같은 수준이었다.한국사회가 뇌물 등 부정부패로 얼룩져그만큼 맑고 투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도로 공무원에 대한 뇌물공여방지를 목적으로 ‘해외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협약’이 발효되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이 국제협약의 발효로 한국의 해외공사 수주의 상거래에 미칠 파장이 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다.한국이 국내외적으로 투명성이 담보된 성숙한 사회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부정부패의 상징인 뇌물거래를발본색원하는 것이 시급한 국가적 과제이다. 뇌물은 대부분의 경우,권력층이 힘없는 시민을 대상으로 편익을 볼모로 한거래행위이다.한 연구기관의 뇌물관련 조사에 의하면,응답자의 54%가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적이 있다고 답하고 있다. 뇌물연구가 ‘누난’의 말을 빌리자면,공복으로서 사명과 의무를 망각하고‘돈에 영혼을 판 사람들’이 대단히 많다는 뜻이다.이들 공무원에게는뇌물의 환수와 실형의 선고 등 법적 제재도 필요하지만,‘영혼을 파는 파렴치한행위’라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게끔 일깨워 주는 것이 더 시급한 치유법이다.그리고 이들의 행위가 평생동안‘사회적 낙인’을 수반하게끔 돼야 한다. 법률은 도덕의 최소한의 축소판에 불과하기 때문에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현대인에게는 자각에 의한 규범의식의 내재화가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다. 뇌물의 제공자들은 이권을 얻거나 자기의 약점이나 위법행위를 돈으로 사보려는 이기심에서 출발한다.그리고 적극적으로 이권을 취득하려는 사례보다는 소극적으로 약점이나 탈법행위를 모면하려는 경우가 더 많다.그러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준법정신과 규범의식으로 철저히 무장돼 있을 때 이기심의 침투는 차단될 수 있다. 편익이나 위법행위는 결코 뇌물로 맞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모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뇌물제공자는 철저히 공개되고,그 몇배의 정신적·물질적 불이익을 그들에게 안겨주어야 한다.그리하여 뇌물의 죄책감과 법의 준엄성을올바로 인식케 하고,뇌물의 제공은 사약을 마시는 자살행위와 같다는 것을모든 국민이 자명한 사실로 받아들이게끔 보편화돼야 한다. 뇌물거래 없는 맑고 청렴한 사회는 우리 모두의 바람이다.이를 위해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규범문화의 정착을 통해 뇌물거래를 기필코 퇴치해야 할 시대적 사명을 안고 있다.
  • 경주 남산·강화 고인돌…세계문화유산 등록 추진

    문화재관리국은 2일 경주 남산 신라유적과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을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사적 311호인 경주 남산은 신라미술을 대표할 만한 불상과 불탑이 산재해있는 노천박물관이며 고창·화순·강화 고인돌은 밀집분포도,다양한 형식의 공존 등으로 세계 거석문화의 발생·분포 및 전파과정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역사적 가치가 뛰어나다. 문화재관리국은 7월1일까지 세계유산 등록신청서 등 관련 서류를 유네스코세계유산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현재 우리나라는 불국사 등 5건의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국제회의-주요참석자 회견

    金大中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기념해 열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주제의국제회의가 이틀간 일정을 끝내고 지난달 27일 폐막됐다.金鍾泌총리는 롯데호텔에서 열린 폐회식에서 “이번 국제회의를 통해 여러분이 개진한 의견들은 앞으로 한국 정부가 정책을 펴나가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말했다. ■스티글리츠 세계은행부총재 조셉 스티글리츠 세계은행(IBRD)부총재는 지난달 27일 ‘참여와 발전’이라는 주제강연에서 “햇볕은 최고의 소독제”라며 정치와 행정에서 정보공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이어 “경제위기를 촉발한 사람들과 구조조정의 고통을감수해야 하는 사람들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현 아시아 경제위기에서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다음은 강연요지. 참여나 개방성,투명성은 개발도상국에서 더 중요하다.개발을 하면 경제가개방되고 사람들의 인식이나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진다.기존 방식에서 새 방식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이런 참여는 정보의흐름을 원활하게 해준다. 광범위한 의미에서 참여는 의사결정에서나 법을 시행하는 데서 중요하다. 경제발전은 사회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경제발전은 사회의 기본적인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구성원들의 인식이나 행태에도 영향을 준다.이런사회와 경제체제간의 긴장은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정부는 따라서 실업을 최소화하는,완전고용에 가까운 정책을 취해야 한다. 실업률이 높을수록 그 대가를 치르는 사람들은 늘 가장 가난한 계층이다. 실업률이 높아질수록 빈곤율도 높아지고 이로 인한 상처도 오래 간다.실업이 늘면 영양실조의 문제가 생기며 다시 실업률이 낮아지더라도 상처는 금방 치유되지 않는다.우리는 종종 실업률을 하나의 수치로만 보지만 그 뒤에는얼굴이 있고 사람이 있다.파괴된 가정과 개인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와 경제발전간에 어느 정도 상반된 측면은 있지만 참여 절차가 있으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참여를 통해 정책을 수립하면 사회적 지표나 국내총생산 등의 경제지표도 상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비밀리에 정책을수립하는 것은 도움이 안되며 이제는 그 악영향을 인식해야 한다.신뢰의 정도가 높고 낮음에 따라 다른 경제체제가 구축될 수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과거 고도성장을 가능하게 한 고(高)신뢰체제의 장·단점을 철저히 분석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정리 李商一 bruce@■센 英케임브리지대 교수 9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아마티야 센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지난달27일 국내외 언론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시장경제에 개입하는 것은생산적인지,아닌지 여부로 판단할 문제이며 정부가 반드시 배제되어야 하는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아시아의 경제위기가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또는 준비되지않은 개방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있는데. 경제현상은 매우 복잡한 것으로 어느 한 요인만 강조하는 것은 위험하다.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나름대로 맞는 말이지만 한국 경제가 잘 나갈 때는 누구도 그런 요인을 지적하지 않았다.한국 경제가 높은 성장을 이룩한 것은 한국의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 한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등 정부 주도모델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개방경제 체제에서 정부의 개입은 국가적 경험에 의해 판단할 문제이며 선언적으로 진단할 문제가 아니다.정부 개입 자체를 금기시할 것은 못된다.동아시아지역에서는 과거 1세기 동안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왔다. ▒ 유교가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영국이나 독일의 경제가 발전할 때는 신교의 연구가 많았고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발전속도가 빠를 때는 구교의 연구가 있었다.일본이 발전할 때는 일본의 가치구조를,아시아의 4마리 용이 등장했을 때는 아시아적 가치구조를연구한 결과가 많았다.그때그때의 경제적 성공과 사회문화적 구조를 연결하려는 노력이지만 예측력이 높다고 평가하기 힘들다. 李商一 bruce@ ■오버도퍼 前WP특파원 “金大中대통령이 지난 1년 동안 경제위기와 북한이라는 어려운 문제들을잘 처리해왔다고 봅니다.아마도 李承晩대통령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한국의 대통령이라는 생각이듭니다” 돈 오버도퍼 전 워싱턴포스트지 도쿄 특파원.38년간 기자생활을 정리하고존스 홉킨스대 겸임교수로 있는 그는 레이건 행정부 시절 미국의 대한(對韓)정책에 영향을 끼쳤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한국 전문가다. 그는 “金대통령은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한국사람들의 사고방식,수십년간 내려온 생각의 틀을 바꾸는 쉽지 않은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金대통령이 1년 전 취임사에서 북한과 흡수통일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것은 정말 잘한 것이며 햇볕정책 역시 아직까지는 성공적이라고 봅니다” 그는 “한국과 미국 정부간 특히 미국 의회와의 이견 폭이 최근 몇달 사이 많이좁혀진 것으로 안다”면서 진행중인 북·미회담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낙관했다.오버도퍼씨는 金대통령이 지난 1년간 이뤄낸 성과 못지않게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내각제 개헌문제와 경제회복,노사안정 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특히 올해엔 내각제 개헌문제가 현안이 될것으로 전망했다. 방한기간 동안 金대통령과의 단독회견 외에 盧泰愚·金泳三 두 전직대통령과도 만난 그는 “2년 전에 나온 ‘두 개의 한국’이란 책을 쓰는 데 도움을 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고 방문목적을 밝혔다.두 전직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오간 얘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金均美 kmkim@
  • 3·1항쟁 80돌 아침에/김삼웅 대한매일 주필

    3·1항쟁 80주년이다. 1세기에 가까운 세월의 더께와는 달리 갈수록 엷어지는 항쟁의 정신을 아쉬워하면서 다시 그날을 맞는다. 해마다 3월이면 3·1정신을 계승하자는 구호는 요란하지만 정작 우리 주변은 일제 잔재로 가득차 있다. 여기서는 지식인들까지 부지불식간에 쓰고 있는 일제가 남긴 ‘역사용어’에 대해 살펴본다. 일제는 한국침략과 지배를정당화시키고자 관학자들을 동원하여 각종 용어를 만들었다. 그런 용어를 우리는 해방 반세기가 지나도록 부끄러움을 모른채 그대로 쓰고 있다. ▲정한론(征韓論)― 중·고등학교 국사책이나 역사학자들의 저서에 ‘정한론’이란 용어가 수록돼 있다. 1860년대 이후부터 일본 정부내에서는 조선을정벌하여 식민지로 만들어야 일본이 대륙에 진출할 수 있고 아시아의 패권을 누리게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일본은 이미 강호(江戶)시대의 해방론(海防論)에 이어 막부(幕府) 말기의정한론,다시 명치 이후에는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일한일역론(日韓一域論)으로 한국침략의 정당성을 내세웠다. 먼저 정(征)자의의미를 살펴보면,두인변과 바를 정(正)자가 합쳐서 생긴 회의문자다. 아버지와 아들 관계 또는스승과 제자 즉,올바른 웃어른이 어린아이의 잘못을 꾸짖어 훈계한다는 뜻이다(여씨춘추). 또 다른 의미에는 정(征)이란 천자(天子)가 죄인을 호되게 꾸짖음을 의미한다. 우리가 ‘여진정벌’이나 ‘대마도정벌’의 경우,도발하는 외적을 응징할때 주체적 의미로 쓴다. 그런데 일본이 우리를 침략하는 의미의 ‘정한론’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일제의 침략론’으로써야 옳다. ▲이조(李朝)― 우리 역사에 ‘이조’란 나라는 없다. 일본이 조선을 침략·합병하면서 한국민에게 조선왕조를 격하,한 씨족사회를 합방했다는 점을 인식시키고자 만든 용어다. 즉,일본은 ‘조선’이란 국가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씨족 대표가 지배하는 사회를 해체하고 대신 자기들이 다스리게 되었으니독립운동이나 애국심 따위를 갖지 말도록 조작한 용어다. 이런 것도 모르고 우리는 ‘이조 500년’,‘이조백자’,‘이조시대’ 어쩌고 하면서 역사를 말한다. 정식국호는 ‘대조선왕국’(1894),‘대조선제국’(1895),‘대한제국’(1897)이고 통칭 ‘조선왕조’또는 ‘조선’이라 써야 옳다. ▲의병토벌― 일제의 침략에 맞서 전국 각지에서 의병이 봉기하자 일본군이한국의병을 토벌했다는 기록이 많다. ‘토벌’은 관군이 반란군을 진압하는것인데,왜병은 관군이고 우리 의병은 반란군이란 말인가? ‘의병학살’로 써야 한다. ▲당쟁― 흔히 조선왕조가 ‘당쟁’으로 망했다고 말한다. 당쟁이란 용어는일본인들이 만들었다. 대한제국의 학정참여관을 지낸 幣原단이 1907년에 쓴‘한국정쟁지(韓國政爭志)’에서 처음으로 ‘당쟁(黨爭)’이란 용어를 쓰면서 조선시대를 당쟁시대로 부정적으로 규정했다. 細井이란 자는 “조선사람의 혈액에 특이한 검푸른 피가 섞여 있어서” 당쟁이 여러 대에 걸쳐 계속되고,결국 고칠 수 없는 것이라고 체질론을 폈다. 조선시대에 파쟁이 심했던것은 사실이지만 일본을 비롯,어느 나라든 정도의 차이일 뿐 정치적 파쟁은 있기 마련이다. 조선시대에는 ‘붕당’이란 용어가 사용됐다. ▲민비― 고종의 왕비 민황후를 일제는 민비로 비칭했다. 1895년 일본공사미우라가 일본군대와 정치낭인들을 내세워 왕궁을 습격하고 황후를 시해한뒤 정권을 탈취하는 을미사변의 만행을 저질렀다. 대한제국 정부는 1897년명성황후로 추책하고 국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일제는 한국의 황후를 시해한 만행이 세계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민비’라 부른 것을 우리가 그대로호칭한다. ▲모의(謀議)― 항일독립운동가들의 모임을 ‘모의’라고 표기하는 경우가흔하다. 모의는 “옳지 않은 일을 하기 위한 음모”를 말하는데,독립운동이옳지 않은 일인가. 일본 경찰이나 헌병이 쓴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협의’나 ‘논의’로 써야 한다. ▲징용(徵用)― 일제시대 많은 한국인이 전쟁터나 탄광으로 강제로 끌려가노역에 시달렸다. 이를 ‘징용’이라 부르는데,원래 징용은 국가가 사람을불러 일을 시키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징용’당한 것이 아니라 ‘강제노역’당한 것이다. ‘징병’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신대― 정신대란 몸을 던져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일제에 끌려가 성노예 노릇을 한 여성을 어찌 정신대라 부를까. ‘일본군 강제 위안부’라 표기하자. 3·1항쟁 80주기를 맞아 일제의 용어 한가지라도 바로 잡으면서 선열들의구국정신을 기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kimsu@
  • 3·1절에 보는 베델의 한국사랑

    1904년 창간된 순수 민족정론지 대한매일신보의 사장 베델(裵說)과 신채호등 항일언론인들이 펼친 구국운동이 TV영상을 통해 조명된다.3·1절 80주년을 맞아 KBS 1TV ‘역사스페셜’(토 오후 8시10분)은 ‘3일간의 재판-영국인 베델을 추방하라’를 특집으로 내보낸다.재판은 AP통신에서 특파원을 보낼정도로 국제적 화제를 모았다.이 프로는 90여년 전 서울 정동 주한 영국총영사관에서 3일동안 계속된 공판장면을 재현함으로써 시작된다.‘국내 최초의국제재판’이었던 당시 재판의 피고는 베델이었고 죄목은 ‘한국민 선동죄’였다. 이에 앞서 대한매일신보는 1905년 11월20일 을사보호조약이 강압적으로 체결된 직후 황성신문에 장지연의 명논설 ‘시일야방성대곡’이 실리자 같은달 27일 이를 영문으로 번역,호외를 발행하는 등 민족의 소리를 대변했다.당시 1만 3,256부로 최대의 발행부수를 자랑했고 영문판까지 있어 국내는 물론 국제여론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베델은 영국인이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신문의 치외법권적 지위를 확보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베델이 한국에 온 것은 1904년 2월.영국 데일리 크로니클지의 특별통신원자격이었다.‘경운궁의 화재’를 특종보도했던 그는 양기탁 신채호 박은식등 지사적 언론인들과 자주 접촉하다 스스로도 항일 정신을 갖게 됐다. 이런 사실은 일본과 영국의 외교문서에 기록된 베델의 흔적을 추적한 결과확인됐다.자료들은 베델의 ‘처리’를 놓고 영·일 간에 빚어진 외교적 마찰과 베델의 한국 밖 추방결정 과정 등을 알려준다. 담당연출자 김형석PD는 취재과정에서 베델의 한국사랑과 선각자들의 활동에 “감탄했다”면서 “프로그램의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프로제작 때 가장 신경을 기울인 부분은 법정의 재현 장면.법정에서 시작해 법정에서 끝나기 때문에 자칫 ‘재미’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였다. 이를 위해 버츄얼 스튜디오(가상공간)에서 진행자가 3자적 관점으로 재판을지켜보는 연극적 방식을 채택,시청자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피고석의베델은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연기자 대신 확대한 사진을 활용했다. 베델의 후손이 소장하고 있는 귀중한 자료도 공개된다.1909년 베델이 서울에서 숨지자 한국인들이 보낸 조문편지 묶음 등이 그 것.편지에는 유림과 농부,동경유학생 등 각계각층의 애통해 하는 마음이 절절이 배어있다. 취재 뒷이야기도 많다.베델의 며느리 도로시여사(82)는 시아버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도로시여사는 당초 ‘촬영 절대불가’를 조건으로 취재에응했다. 이에 따라 김PD는 카메라 뚜껑도 열지 못했으나 이튿날 도로시여사의 자녀들이 찾아와 “할아버지를 많이 알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도로시여사를 설득해 비로소 촬영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PD는 “베델은 ‘한국의 쉰들러’라는 표현외에 달리 형언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許南周yukyung@
  • 美 백인우월주의 기승

    ┑워싱턴 崔哲昊 특파원┑흑인을 트럭에 매단채 끌고 다니다 숨지게한 백인우월주의자 존 윌리엄 킹(24)이 23일 유죄평결을 받자 미국내 인터넷망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백인 우월주의를 지지하는 측과 그렇지않은 쪽 간의 설전이 인터넷 토론장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인종차별로 인한 범죄가 증가추세이며 특히 인종차별 감정이 극단화되는 추세라고 인권단체들이 지적했다. 증오범죄에 대처하는 시민단체 ‘시민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인종차별이나 특정종교 등과 관련,차별주의를 부르짓는 집단의 숫자가 537개로 97년보다 13%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 건수로는 95년의 경우 7,947건,하루평균 약 22건이 전체 미국에서 발생했고 다시 늘고 있다는 것이 시민권위원회의 분석이다. 증오범죄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흑인에 대한 차별 범죄(37%)이며 그 다음이 유태인들에 대한 범죄로 13%를 기록하고 있어 인종차별이 여전히 미국사회 주요문제임을 반영했다. 증오집단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역시 유명한 KKK(Ku Klux Klan)로 돈을 대는 고정 인원만 15만명을 헤아린다. 또 최근들어서는 4년동안 37건의 살인사건을 일으킨 스킨헤드족이 극성을부리며 백인아리안우월과 함께 유색인종,동성연애자 차별에 나서고 있다. hay@
  • 우리구 역점사업-서대문구

    ‘서대문구에 가면 역사가 보인다’ 마치 한 편의 연극 제목같은 이 말은 서대문구(구청장 李政奎)에 직접 가보면 금세 실감이 난다.서대문형무소를 역사전시관으로 조성,고통스러웠던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을 생생하게 재구성해 역사의 산교육장으로 만들었던 서대문구가 이번에는 자연사전시관과 사진박물관을 건립하기 위한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자연사전시관이 서울 부도심권에 천연 녹지공간을 가진 지역적 특성을 살려 지어지는 자연친화적 건축물이라면,사진박물관은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지닌 사진자료들을 통해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보게 하는 기념비적 공간.둘 다연희동 안산(鞍山)자락에 나란히 들어설 예정이다. 2000년 말 준공예정인 자연사전시관은 136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대지 1,808평에 지상3층 지하1층 규모로 건립된다.3월중 건립부지 매입을 마친 뒤 5월에 실시설계를 끝내고 9월에는 착공에 들어갈 계획. 주요시설로는 1층에 공룡을 전시할 중앙홀과 기획전시실·시청각실·자료실·인간과자연관 등이 들어선다.2층에는 생명의기원과 탄생,공룡의 세계를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생명진화관이 만들어지고 3층 지구환경관은 지구 및한반도 30억년의 역사를 살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사진박물관 역시 2000년 말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중이다.834평 넓이에 지상3층 지하1층 규모로 지어져 자연사전시관과 연계,자연 속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현재 기본설계는 끝난 상태이며 5월중 실시설계를 마치고 9월에 착공할 계획이다.구에서 터를 제공하고 56억원의 사업비는 한국사진기자회와 공동으로 구성한 사진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가 자체 조달하도록 할 방침이다.정부지원금 20억원,사진관련 업체 후원금 20억원,기금 및 후원금 16억원 등 재원확보 방법도 마련됐다. 뮤지엄숍·영상전시실·자료실 등을 만들어 격동의 현대사를 담은 소중한사진자료를 전시하는 것은 물론,사진아카데미·데이터베이스실 등을 갖춰 교육효과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자연사전시관과 사진박물관이 완공되면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지는 지역문화의 중심지로 거듭나는 것은 물론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화여대 주변 상가 등과 연결하는 관광코스로도 큰 몫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金宰淳 fidelis@
  • 인터뷰-사립대총장협의회장 張裳이대총장

    “대학간 이해관계가 많이 얽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한 대화와 합의를 통해 교육개혁을 뒷받침하겠습니다” 전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제6대 회장으로 선출된 張裳 이화여대 총장은 23일 “사립대학과 교육부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통해 교육개혁을 이루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사립대총장협의회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산하 전국 144개 사립대 총장들의 협의체이며 여성 회장은 張총장이 처음이다. 張총장은 “사립대 총장들이 교육부의 교육개혁에는 원칙적으로 공감하고있다”고 전하고 “다만 교육개혁이 큰 대학과 국·공립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특히 지방의 사립대가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張총장은 국·공립대와 사립대간의 편차가 심한 재정 지원을 예로 들었다.우리나라 고등교육의 75% 이상을 담당해온 사립대가 그동안 사회에 기여한 것만큼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세제 문제도 거론했다.사립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대학 행정이 국·공립대에 주어지는 만큼의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설명했다. 협의회는 연구위원회를 설치,구체적인 연구를 마친 뒤 교육부에 건의안을제출할 계획이다. 대학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현재 사립대 총장들 사이에서 기여입학제에대한 논의는 중단된 상태”라면서 “사회적 정서가 먼저 형성돼야 가능해질것”이라고 말했다. 張총장은 “대학 사회에서 ‘낭만의 시대’는 끝났다”면서 “경쟁과 적자생존의 시대에서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21세기 대학의 모델을 과거로부터 구하지 말고 새로운 상상력을 통해 창조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李志運 jj@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