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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체육진흥회 스포츠마사지 세미나

    한국사회체육진흥회(회장 송기택)는 19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신촌 연수원에서 ‘증상별 스포츠마사지 기법’에 대한 무료 공개세미나를 개최한다. 체육진흥회는 세미나에서 스포츠마사지의 기본기술을 비롯해 일반인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증상별 스포츠마사지 기법을 시연한 뒤 참석자들이 직접 실습을 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 국내 처음으로 스포츠마사지를 도입한 진흥회는 스포츠마사지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열게 됐다.(02)716-4970∼1@
  • [지구촌의 밀레니엄 공관장 리포트] 사우디

    새 밀레니엄을 맞자 전세계가 요란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펼쳤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초연’했다.전세계 인구의 약 15%에 해당하는 회교도 종주국사우디는 이슬람력으로 1420년이기 때문이다.이슬람의 창시자 모하메드가 메디아로 이주한 해(그레고리력 622년)를 원년으로 한 일종의 음력인 ‘헤지라력’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종교적으로 예수의 탄신을 기점으로 한 새천년과는 전혀 무관한 셈이다. 세계화는 특정 종교·문화 관습마저도 세계화하는 경항이 강한데다 가공할속도의 정보통신의 발달은 밀레니엄 행사를 전세계적으로 축제화시켰다.사우디가 자신의 종교·관습에 집착,다소 시대착오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하지만 세계화가 생활양식과 가치관의 획일화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고 각 문화의정체성을 존중하고 상호 이해와 관용의 정신을 토대로 인류의 진정한 화합을 지향하는 것이라면 사우디인들의 전통고수 태도는 나름대로 평가받을 만하다. 이 나라는 이슬람권 내에서도 가장 보수적 분파인 ‘와하비즘’을 신봉하여 철저한 금주와 남녀유별,하루5차례의 기도시간 엄수 등 이슬람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일체의 우상숭배를 배격하는 가운데 금식월인 라마단과성지순례 기간인 ‘하지’때 갖는 축제 이외에는 국왕의 생일은 물론 모하메드의 탄생일조차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는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의 시각교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이슬람이라고 하면 과격 원리주의자 심지어 테러리스트를 연상하는 사람들에게는 믿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전인구가 독실한 회교도인 사우디는 청소년문제,남녀간의 윤리문제,치안문제 등각종 사회적 문제들의 무풍지대다. 세계 어느 곳보다 가족·친족 유대가 강해 서구사회의 경제 우선적인 가치개념인 능률과 생산성보다 응집력과 일체성이라는 종교·문화 우선 가치개념이 중시되는 나라다. 물론 사우디가 밀레니엄과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사우디에서도 문명의이기인 컴퓨터가 직면할 Y2K 문제 해결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신 밀레니엄을 맞아 국제경제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제의 민간주도 및 해외투자 유치의 중요성을 인식,각종 경제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양국관계를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던 압둘라 왕세자가 지난해 12월 “원유에만 매달려 풍요를 누리던 시대는 지났다. 사우디 국민은 새로운 시대를 맞아 새로운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며산업 다변화를 강조했다.사우디 나름대로 신 밀레니엄 시대를 가꾸어 나가고 있다는 선언과도 같은 것이다. 새 밀레니엄을 맞아 세계적인 축제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는 사우디인을보면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인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金正琪 駐사우디 대사
  • [외언내언] 지식정부

    우리민족의 창의성과 손재주는 남다른 데가 있다.천마총 세공금관이나 세계최초 금속활자·측우기·거북선을 비롯,고려청자와 이조백자 등이 그것이다. 민족의 자랑거리가 한 시대 유물로만 남게 된 것은 노하우를 장인(匠人)만의 기술로 인식해 후대에 전수하지 않은 탓이리라.중세 서양의 ‘마이스터’가 도제(徒弟)제도를 통해 기술을 조직적으로 전수한 것과 비교된다.정보화시대라고는 하지만 우리사회의 정보독점 성향은 과거 기술독점양상 그대로이다. 10년 전 독일통일 후 동독 국영기업 1만여개의 민영화를 맡은 신탁청(Treuhand)직원이 ‘왜 한국사람들은 방문하는 사람마다 브리핑을 요청하는지 모르겠습니다.어제도 몇번 자료를 드렸는데…’라며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의 말로는 한국에서 찾아오는 관리·정치인·기업인·연구원들이 저마다자료를 요청하고 있어 일본의 경우와 대비된다는 것이었다. 몇년 전 세계은행(IBRD)직원이 우리정부 관리들과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을 협의하고 이듬해 다시 찾은 일이 있었다.양쪽 관계자들이 그사이 모두 바뀌었다.세계은행측은 전년도에 무슨 논의가 있었는지 자세히 알고 있었으나 우리측은 무슨 협의가 있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전임자와 후임자가 지식(자료와 정보)을 공유하지 못한 결과이다.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게 된 우리나라 각 기관들이 독일통일관련 자료수집에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하지만 같은 자료를 기관마다 중복 수집한다는 것은정력과 시간·경비의 낭비가 아닐 수 없다.세계은행 경우도 전·후임자간에정보를 교환,공유하지 못한 탓이다.공동체가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은 정보사회의 원동력이자 효율성과 직결된다.정보독점은 정보사회 발전을 저해하는최대 걸림돌로 지적된다. 정부 부처별로 지식창고를 만들고 이를 인터넷으로 연결,각종 정보를 공동이용하는 ‘지식정부’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도로 굴착의 예만 해도 서울시를 비롯,한국전력·가스공사·한국통신·수도사업소 등 10여개 기관이 저마다 사업을 벌이다 보니 도로를 자주 파헤치는 예산낭비와 교통체증등 국가적 낭비가 크다.각 기관이 지식창고의 정보를 공동으로활용,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지식정부’이다. 우리나라도 올안에 지식관리시스템(KMS)을 구축하면 일단 ‘지식정부’의틀은 갖추게 된다.문제는 각 부처가 얼마나 솔직히 정보를 지식창고에 담느냐이다.정보 많은 사람이 평가받기보다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활용하는 사람이 평가받아야 하는 정보화시대이다. ‘나만 알고 있어야 대접 받는다’는 개인주의,보신주의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는 의식전환이 요구된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새세기를새롭게 비전’한국21’](7)통계는 국가경영의 바로미터

    정확한 통계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은 자유시장경제체제의 능률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본조건이다.부정확한 통계,본질을 왜곡하거나 오인케 하는 통계는 정상적인 판단을 어렵게 한다.우리 통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알아본다. 매달 각종 통계가 쏟아져나온다.하지만 막상 필요한 통계를 찾으면 ‘그런통계는 작성하지 않는데요’라는 답변을 듣기 일쑤다.97년 외환위기는 외환관리의 문제가 크지만 외환보유고 등 관련 통계의 미비도 일조했다는 평가가있다. 지난해 한·일,한·중 어업협정 때는 부실한 어획고 통계가 문제로 지적됐었다.지금도 외환위기 이후 양산된 실업자와 빈민층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어 제대로 된 정책을 펴지 못하고 있다.설령 통계가 있어도 구체적이고 세분화되지 못해 효율성이 떨어진다. □현황과 문제점 현재 정부부처 등 총 123개 기관에서 모두 398개의 통계를작성하고 있다.이중 49개를 통계청에서 조사·작성한다.통계청 본청 직원 440명,지방의 1,269명등을 포함해 정부의 통계 인력은 3,600여명.농림부와 한국은행이 대규모 통계조직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중앙부처와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은 소규모 인력으로 제대로 된 통계를 생산·분석하지 못하고 있다.통계행정을 등한시 하는 분위기도 문제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력마저 비효율적으로 분포돼 있다.산업구조의 고도화,개인 욕구의 다양화,삶의 질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이와 관련된 통계수요가확대되고 있다.하지만 우리의 통계자원은 60-70년대식의 농업 및 공업중심사회구조에 맞춰져있다.통계인력의 전문성 부족도 문제다.통계업무 경험이 1년 미만인 담당자가 늘고 있다. □외국사례 미국 일본 영국 대만 등은 우리나라처럼 분산형 통계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부처별로 필요한 통계를 자체 작성한다.때문에 통계조정기관이 필요하다.장점은 업무분야의 전문지식을 통계작성에 활용하고 특화된 통계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반면 통계작성의 중복과 불일치로 예산과 인력의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 캐나다 독일 호주 네덜란드 등은 집중형 통계제도를 채택하고 있다.국가기본통계를 단일 전담기관에서 작성,제공한다.통계의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통계전문인력과 장비의 효율적 활용이 장점이지만 행정분야의 전문지식을 활용하기 어렵고 특화된 통계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가 곤란하다. 미국은 100여개 정부부처가 통계를 작성한다.이중 15개 기관이 협의회를 구성하고 있다.대통령실 행정관리예산처에서 통계예산을 통제,중복조사를 방지한다.조사단계에서 응답자의 무성의로 기초자료가 다소 부실해도 조사·분석기법의 발달로 오차를 줄일 수 있다.임시직 공무원의 신분으로 조사기간동안일하는 일본의 조사공무원은 통계행정의 질과 효용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프랑스는 통계청에서 학교를 운영,전문인력 양성체제를 갖추고 있다. □개선방안 세동경영회계법인과 앤더슨 컨설팅은 지난해 3월 발표한 통계청에 대한 경영진단에서 통계행정체제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주장했다.분산돼있는 통계업무를 통계청으로 이관하고 새로운 통계수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통계인력구조도 조사에서 분석·연구로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정부보다 우위에 있는 민간의 전산개발 및 통계보급 분야의 노하우는 적극활용해야 한다.통계에도 상업성 개념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즉통계청이 가진 정부통계물 판권을 민간기업에 판매,임대해 수요자들의 통계활용도를 높인다.정책부서들은 정책판단에 필요한 보조지표들을 개발,활용할필요가 있다. 통계에 대한 인식전환을 통해 조사 응답자(국민)들이 성의있고솔직하게 조사에 응하는 분위기가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 김균미기자 kmkim@. * * 지수물가·피부물가 차이는 왜. 지수물가(소비자물가)와 피부물가와의 차이는 어디서 비롯될까.한마디로 객관성과 주관성의 차이로 볼 수 있다. 소비자물가는 전국 36개 도시의 1만2,000개 상점을 대상으로 한달에 1∼3번씩 509개 품목에 대해 조사해 발표한다.도시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물건을 비롯해 가구·가전제품처럼 자주 구입하지 않는 제품이 망라돼 있다.반면개인이 느끼는 물가는 직업,나이,소득수준,취향 등에 따라 달라 각자 구입품을 전체 물가변동으로 생각하기 마련인 것이다. 측정대상도 지수물가는 전국 상점의 평균가격변동치를 나타내지만 피부물가는 특정지역 특정상점의 가격변화치를 갖고 판단하게 된다. 특히 소비자물가는 가격이 오르거나 내린 품목(509개)을 대상으로 하는데반해 피부물가는 최근에 값이 많이 오른 품목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있다.예컨대 1포기에 1,000원 하던 배추값이 수해로 인해 갑자기 7,000∼8,000원으로 급등했다가 얼마후 수급안정으로 다시 가격이 내리더라도 개인은환원된 기격보다는 최고가에 대한 기억을 오래 갖고있게 된다. 통계청은 이러한 괴리를 줄이기 위해 보다 피부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를 개발,다달이 발표하고 있다. 509개 조사대상 품목 가운데 국민이 자주 구입하는 생활필수품 15개의 가격변화치이다.쌀 두부 콩나물 쇠고기 과일류 등이며,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소비자단체 노동단체 언론대표 통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물가통계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고 있다. 박선화기자 psh@. *전세값은 상승, 지수는 하락‘기현상'. 최근 전세값은 오르고 있는데 소비자물가의 전세지수는 떨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왜 그럴까.소비자물가의 전세지수 편제가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자는 주택은행이 발표하는 시세변동치를 다달이 반영하는 값인 반면,후자는 통계청이 각세대의 주거비 비용을 계약기간 2년단위로 측정한 것이어서차이를 보이고 있다. 예컨대 A라는 세입자가 98년에 6,000만원에 전세계약을 했으나 1년후 시세는 7,000만원을 웃돌다가 요즘에는 6,500만원이 되었다고 가정하자.소비자물가상의 전세지수는 계약기간 2년동안 500만원이 올라 다달이 상승하는 것으로 집계된다.그러나 주택은행의 전세지수는 되레 500만원이 떨어진 것을 반영,하락추세를 보이게 된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전세값이 크게 하락했다가 요즘 원상회복되는 추세를보이는 상황에서는 소비자물가가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게 된다.전문가들은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세지수 편제를 고쳐야 한다고 지적하고있다.소비자물가의 품목별 전체가중치 1,000 가운데 전세와 월세가 92.5와 35로 높은 탓이다. 이와 반대의 경우에는 막상 전세값이 내림세를 보이는 데도 전세지수는 상승하는 현상을 가져온다.따라서 소비자물가상의 전세값은 계약기간중 월별평균비용의 변동치를 보여주는 것이다.주택은행의 전세지수는 주택경기 흐름을 판단하거나 신규로 전세계약을 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시세를 보여주는좋은 지표이다. 박선화기자 . [인터뷰] 李在亨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통계의 목적은 정확한 통계를 제때 만들어 제공하는데 있습니다.그러려면무엇보다 정부 부처를 포함해 통계 수요자들의 통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양질의 통계 공급이 가능한 인적·재정적 뒷받침이 필수적입니다.” 이재형(李在亨)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46)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비밀로 돼 있던 통계들이 개방되는 등 관리 측면에선 진전이 있었지만 정부가 직접 조사해서 발표하는 조사통계의 질에는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통계는 만드는 절차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사원의질문에 솔직하게 응답하는 문화가 뿌리내리지 못한 우리 현실에서 방법론과집계상 문제점을 잡아내고 중간검토로 통계의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는 통계인력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 정보화에 따른 새로운 통계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도 통계 전문 인력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우리나라의 통계인력은 3,600명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이는 각종 데이터를입력하고 프로그램을 짜는 사람까지 포함한 숫자”라며 “조사를 기획하고결과를 취합,문제점과 기술적 오류를 점검하며 분석력을 갖춘 사람은 300명도 안될 것”이라고 취약한 인력구조를 지적했다. 지난해 정부조직 개편때 각 부처에 분산돼있는 통계인력과 업무를 통계청으로 집중시켜 국무총리 산하로 두는 방법이 제시됐지만 채택되지 못했다. “집중형과 분산형중 어느 것이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하지만 통계 인력을 하루 아침에 두배로 늘릴 수 없는 현실에서 현재의 인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집중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600명이라는 현 인력에는 허수가 반영돼있는 만큼 통계 본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력으로 대체해나가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정책 담당자들도 통계는 필요할 때마다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없다. 또 부처내 통계부서를 ‘찬밥 부서’로 인식하는 공직풍토가 통계에 대한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새로운 통계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선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해야한다.“아직도 우리나라의 통계 인력중 3분의 1이 농업통계를 하고 있다”고이 연구위원은 밝혔다. “농업통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정보화가 진전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복지·노동·보건 등 새로운 통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국가 전체 수요에 맞게 통계조직도 재편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 올 곧은 元老 12人의 인생과 학문

    흔히 우리사회에는 원로가 없다고 한다.왜 없을까마는 배우고 닮을만한 표상이 많지 않다는 뜻일게다.그러나 이 말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학문적 업적은 물론 왜곡된 현실모순 속에서도 올곧은 삶을 살아온 원로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다만 이들은 남앞에 나서기를 자처하지 않았고 더러는 질곡의역사속에서 폄하돼 가려져 왔던 탓이 크다. 역사문제연구소가 발행하는 계간지 ‘역사비평’은 우리사회에서 학문적 성과와 ‘행동하는 양심’으로 존경받고 있는 원로 12명의 인터뷰기사를 묶어‘학문의 길 인생의 길’(역사문제연구소 엮음)을 출간하였다.주요 면면을보면,한국사 전공자로 이우성(민족문회추진회 회장)·임창순(전 태동고전연구소 소장)·강만길(고려대 명예교수)·조동걸(국민대 명예교수),서양사 전공자로 민석홍(서울대 명예교수)·차하순(서강대 명예교수),경제사 전공자로최호진(한국경제학회 명예 회장)·주종환(동국대 명예교수),언론학 전공자로송건호(전 한겨레 신문 회장)·리영희(한양대 명예교수)·이상희(전 서울대교수협의회장),그리고 여성학(사회학)전공자로 이효재(정대협 명예공동대표)등.이들 가운데 임창순 선생은 지난해 작고하였고,송건호 선생은 고문 후유증으로 현재 투병중이다.나머지 인사들도 대개 일선에서는 은퇴하였으나 연구·사회활동의 열정은 아직도 여전하다.정년퇴임 이후 더 바쁘고 노후가 ‘아름다운 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12인은 해방후 척박한 우리 사회·학계를 특별한 관심과열정으로 주도하고 개척해온 선구자들로 우리 ‘지성사의 기록’이나 마찬가지다.특히 개인사적 기록을 넘어 학자로서의 삶,온몸으로 맞서싸운 시대상황과 그 이면사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들도 담고 있어 우리 ‘동시대사의 생생한 기록’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문사철(文史哲)을 겸비한 선비로 불리는 이우성은 식민사학 극복과 민족사학 성립에 기여한 역사학자로,최호진은 1942년 ‘근대조선경제사’출간을 계기로 한국경제학 연구에 이정표를 남긴 한국경제의 산 증인으로 평가받는다. 또 민석홍은 프랑스혁명 연구와 한국민주주의 연구에 큰 성과를 남겼으며,임창순은태동고전연구소를 설립,후학양성에 일생을 바쳤고 4·19 당시 교수단데모를 주동하였다.사재를 모두 재단에 기부하였으며 ‘화장유언’을 남기기도 했다.학자보다는 언론인으로 유명한 송건호는 일생을 반독재 언론투쟁에바쳤으며 한겨레신문 창간의 주역이기도 하다.강만길은 식민사관 극복과 민족해방운동사·분단문제에 천착해온 실천적 지식인으로 ‘분단시대’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다.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주도적으로 창립한이효재는 여성학자이자 사회학자로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타파에 앞장서는등 한국 여성운동의 선구적 활동을 해왔다.언론인 출신이자 언론학자인 리영희는 분단시대의 대표적 지식인으로 ‘전환시대의 논리’‘우상과 이성’ 등사회비평서를 통해 시대를 앞에서 이끌었으며 수 차례 대학에서 쫓겨나 감옥생활을 했다.차하순은 한국의 서양사학을 반석 위에 올린 공로자이며,주종환은 농업경제학자이자 사회운동가로,이상희는 비판적 언론학의 선구자로 언론개혁을 처음 주장했다.끝으로 조동걸은 한국독립운동사와 현대사학사 개척자로,특히 의병연구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남겼다. 이이화 역사문제연구소 고문은 “주로 진보적 학문 분위기를 지닌 인물로현실의 모순에 타협하지 않고 뚜렷한 자기 주견을 내세우며 치열한 삶을 산
  • 검찰 3차례 검거시도 파장

    검찰이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에 대한 체포를 3일째 시도,총선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의원은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 피신중이고,한나라당이 정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15일부터 211회 임시국회를 소집해 놓은 상황이어서 쉽사리 해결될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총선을 앞두고 이를 ‘정치 쟁점화’해 4월 13일 총선일까지 버티기 작전으로 일관한다는 계획이다.득실을 따져 볼때 ‘득’이 많다는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여권으로서는 부담을 질 수 밖에 없게 됐다.정당한 법집행을 힘으로 무력화시키고 방해한 행위와 관련,한나라당이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정면대응할 태세다.정치적 이해와 무관한데도 ‘야당 탄압’으로 비화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각오다. 여권은 ‘해법찾기’에 골몰하고 있다.한 고위관계자는 13일 “야당이 15일부터 정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방탄국회’를 열면 장기 미제가 될 판”이라며 “검찰의 연행에 불응한 정의원은 법 위에 있고,한나라당은 법 파괴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그러면서 총선에서 ‘악재(惡材)’로 작용하지않을까 우려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도 “한나라당이 고문기술자 이근안 사건의 배후조종자이자 인권유린의 장본인인 정의원을 보호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한나라당은 대통령 사과와 검찰총장 해임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정의원을 검찰에 내주지 않는 한 시간을 끌면 끌수록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하순봉(河舜鳳)총장은 “이번 사건은 여당내 공천분란에 대한 분위기 호도와 야당 탄압을 위한 여권의 전형적인 외곽 때리기”라면서 “모든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임시국회에 여당이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마냥 정면대결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다.부산 출신인 정의원을 끝까지 껴안을 경우 ‘지역감정’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피하기어렵고,시민단체로부터도 인권유린 등과 관련해 지탄을 받고 있는 정의원을보호하는 데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오풍연기자 poongynn@. **청와대·與野움직임. 검찰의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 연행 시도와 정의원의 출두 거부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치열하다.정치권은 이 문제가 사안의 본질과는 상관없이 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전날에 이어 13일에도 설전(舌戰)을벌였다. ■여권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흑색선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여기서적극 대응을 하지 않으면 선거운동 기간 내내 한나라당의 폭로전에 시달릴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상태다. 이런 분위기에서 13일 ‘흑색선전 대책위원회’가 긴급 구성,바람막기에 나섰다.유재건(柳在乾)부총재를 위원장으로 율사 출신이 중심이 됐다. 민주당은 우선 검찰의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는 데 논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13차례에 걸친 소환에 불응한 정의원을 국회의원이라고 그대로 둔다면 법의 형평성이 손상된다는 것이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대법관 출신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검사 출신인 정의원이 법의 권위와 형평성을 짓밟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이어 “법관이 서명한 영장마저 거부하는 것은 국회의원 스스로가 입법기관이기를 포기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또 “정의원이 자진출두하겠다고 공권력 앞에 약속한 뒤 당사로 도주한 것은 인격적으로도 당당하지 못하다”고지적했다. 청와대는 공식반응을 일절 하지않고 있다.정의원이 법원에서 정식으로 발부한 체포영장을 거부하고 있는 사태로 의미를 국한시키려는 분위기다. 한 고위관계자는 “검찰이 나름의 판단에 따라 처리한 일”이라며 “첫날과달리 이제는 법원으로부터 공식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만큼 정 의원은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검찰이나 법원에 계류중인 사건 가운데 정치인이 관련된 게 많다”며 “정치와 정치인이 법을 무시하고법 위에 있다고 한다면 국민의 법감정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지적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왔다.다른 고위관계자는 “한나라당이 15일부터 정 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를개회하면 장기 미제가 될 판”이라면서 “총선을 앞둔 여권으로는 뜻하지 않은 악재”라고 곤혹스러워했다. ■한나라당 검찰의 정의원 긴급체포 시도를 비난하는 한나라당의 격앙된 태도는 12일에 이어 13일에도 계속됐다. 일요일인데도 불구,이날 오후 긴급 주요당직자회의를 열어 ‘전의(戰意)’를 불태웠다.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은 “국사범도 아닌 현역의원을 한밤중에 긴급체포하려는 시도는 독재정권에도 없었던 일”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이어 “야당에 의해 폭로될 비리를 미리 막자는 몸부림에서 나온 야당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한나라당은 또 오는 15일 부터 임시국회를 소집한만큼,상임위를 통해 여권의 ‘횡포’를 따지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강경 분위기와는 달리 이날 회의에서는 당초 14일 열기로 했던 ‘김대중(金大中)정권의 만행에 대한 규탄집회’를 총재단·주요당직자 연석회의에서 논의를 한뒤 그 시기를 다시 결정하기로 하는 등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여당의 대응전략를 보고 대여공세의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계산이다. 당지도부는 정의원 사건으로 “민심이 급속히 여권에서 이반되고 있다”며“이제 DJ대 반 DJ구도의 총선구도 정립으로 한나라당이 점점유리한 국면에접어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집회 연기와 관련,“의원들이 몰려오면 당지도부에 공천문제를 갖고 로비를 할 것 아니냐”는 이유를 들었다.하지만 규탄대회에 참가할 의원들의 동원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집회 개최를 주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양승현 최광숙 이지운기자 bori@
  • ‘자료로 보는 한국 근현대 100년사-국사(하)展’

    한국 근현대사의 자취를 시청각 자료로 살펴보는 색다른 전시회가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열린다.‘자료로 보는 한국 근현대 100년사-국사(하)전’.17일부터 4월12일까지 열리는 이 기획전에는 문학·음악·연극·영화·무용등 각 예술장르를 망라하는 시청각자료들이 두루 전시된다. 전시 제목은 고교 국정 국사교과서 상·하에서 따온 것.국사교과서에는 근대사회가 태동한 것을 1600년대로 본다.그러나 이번 ‘국사(하)전’은 추사 김정희가 고증학의 시대를 연 19세기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추사 시대를 근현대로 이행하는 전환점으로 삼은 데는 이유가 있다.추사의문하에는 진경문화를 이끌던 세가자제 보다는 한미한 양반이나 중인 이하 신분 출신들이 많았다.이들은 고증학 이념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의 건설을꿈꿨다.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서원을 철폐하고 성리학 이념을 부정하는 개혁정치를 펼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추사의 제자였기 때문이다. 97년 문민정부까지를 다루는 이번 전시의 특징은 전시자료 대부분이 원본 그대로라는 점.그런만큼 지난 시절의 역사를 보다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다.시각자료는 각 시기의 사건을 신문·잡지·포스터·그림별로 정리해 보여준다. TV와 라디오로 방송된 역사극이나 다큐멘터리 뉴스 드라마의 주요 장면도 시대별로 편집해 모니터로 방영할 예정.영화도 시기별로 나눠 상영한다. 신문의 경우 한국근대신문의 효시인 한성순보(1883년),최초의 일간지 매일신문(1898년),순한글일간지인 제국신문(1898년) 등의 창간호와 처음으로 컬러인쇄가 들어간 조양보(1906년) 등이 전시된다.문학작품으로는 1884년에 나온 ‘충효경집주합벽’과 딱지본 소설인 이해조의 ‘옥중화’(1913년) 남궁준의 ‘학의 성’(1914년) 신소설 ‘탄금대’(1923년) 이광수의 ‘사랑’ 등이 선보인다.미술작품과 달력,포스터 등도 눈길을 끌만 하다.추사 김정희,소치 허련,심전 안중식,춘곡 고희동,청구 이마동,석파 이하응,정월 나혜석 등의그림도판과 1871년에 나온 명시력 등 달력,그리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포스터인 ‘님자업는 나루배’(1932년) 등이 출품된다.음악으로는 ‘경부철도노래’(1908년)와 윤극영의 동요 ‘푸른 하늘 은하수’등이 소개돼 향수를자극한다.한편 가수 패티김 남진 양희은 이선희 이승철이 전시기간중 한차례씩 나와 노래와 함께 가요사 이야기를 들려준다.‘…국사(하)전’의 입장료는 일반 2,500원,학생 2,000원.(02)720-5114. 김종면기자
  • 총선연대 ‘젊은 유권자’ 끌어안기

    ‘젊은 유권자를 잡아라’ 총선연대가 젊은 유권자들의 힘을 결집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역감정과 학연에 휘말리기 쉬운 40대 이상보다 20∼30대가 낙천·낙선 운동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번 총선에서 20∼30대 유권자는 전체의 57%에 이른다.이들이 동참하면 ‘선거 혁명’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총선연대는 특히 젊은층들에게 친숙한 인터넷 사이트(www.ngokorea.org)를통해 공천반대인사 명단 공개,유권자 게시판,사이버 서명 등의 활동을 펴면서 낙천·낙선 운동 열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경숙(李京淑) 총선연대 사이버팀장은 “사이버 활동가 모집에 젊은이들이대단히 많이 몰렸다”면서 “젊은 유권자를 겨냥한 사이버 운동을 강화하기위해 자문교수 등의 도움을 얻어 다음주 안에 사이트를 전면 개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총선연대 사이트를 통해 활동하는 ‘사이버활동가’는 70여명.대부분이 20∼30대다.이들은 사이버기자단으로 총선연대 지지도 등을 사이버 공간에 올리고 전자우편(E-메일)으로 낙천·낙선운동 관련홍보자료를 보내는 등의 활동을 펴고 있다. 총선연대 참여 단체인 서울YMCA가 지난 7일 ‘4·13총선과 한국사회 정치개혁을 위한 청년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연 것도 20∼30대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대학생 봉사단들을 이용해 젊은층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퍼포먼스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서울 종로구 서울YMCA 앞에서 공천 반대 인사를 낙선시키는것을 의미하는 ‘쓰레기 분리수거’ 퍼포먼스를,지난 8일에는 ‘정치권의 구태의연한 쇠사슬’을 끊는 퍼포먼스를 가졌다. 지난 9일 공식사이트(www.netngo.or.kr)를 개설한 인터넷 신문 ‘대자보’와 통신개혁실천연합 등 15개 젊은 네티즌들의 모임 ‘총선정보통신연대’대표단도 10일 총선연대를 방문,낙천·낙선운동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총선연대 김기식(金起式)사무처장은 “젊은층이 동참하면 낙천·낙선운동이활기를 띨 것”이라면서 “20∼30대 유권자를 표적으로 한 사이버상의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랑기자 rangrang@
  • 대우證 새달 매각될듯

    대우증권이 오는 3월중 제한적 경쟁입찰 방식으로 국내외에 매각될 것으로보인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10일 “10개은행 채권단이 갖고 있는 대우증권 지분 32.58%를 다음달 중에 매각할 방침”이라면서 “현재 4∼6개 회사에 입찰참가신청서를 보냈으며,외국사들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예금공사는 제일은행으로부터 넘겨받은 대우증권 지분 3.63%에다 공사 출자회사인 한빛·조흥·서울은행의 지분 각 3.49%를 더해 모두 14%의 지분을 움직일 수 있어 매각 추진단의 주간기관을 맡게 된다. 제한적 경쟁입찰은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췄다고 판단되는 업체에만 입찰 참여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김균미기자
  • 대우車 임직원 “현대車와 궁합 안맞다”

    원교근공(遠交近攻).대우자동차 매각을 앞둔 요즘,대우자동차와 현대자동차의 관계가 그런 모습이다.경쟁적 관계 때문인지 대우차 임직원들은 매각과관련,외국사에는 우호적이면서도 정작 ‘현대’란 말만 나오면 필요 이상으로 예민해진다. 이같은 거부반응은 정주호(鄭周浩) 대우차 사장이 지난달 초 군산공장에서가진 신차 ‘레조’ 발표회에서 한 발언에 잘 나타난다.그는 “대우차의 분리처분은 부적절하다”면서 은근히 현대차가 폴란드 FSO공장만 인수하겠다는 뜻을 겨냥했다.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컨소시엄이든 독자든 현대의입찰참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채권단과 입찰사무국,대우구조조정협의회에서 여러가지를 검토할 것”이라며 직접적인 답을 피했다. 대우의 다른 임원도 “적정한 가격으로 조기에 일괄 처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현대가 투자여력도 없는데다 FSO에만 눈독을 들이는 것은 자동차산업을 아는 사람은 모두 웃는다”고 말했다.현대의 입찰참여 의사를 경쟁상대(대우)의 조기정상화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반면 현대는 가능하면 대우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분위기다.정몽구(鄭夢九) 회장이 지난달 19일 현대·기아차 세미나에서 “자동차산업은 국가기간산업인데 팔이 안으로 굽지 않겠느냐”며 해외매각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을 뿐,외국업체와 컨소시엄이든 지분참여든 구체적으로 밝히기를 꺼린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대우차 입찰참여가 해외매각 반대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한 현대와 중기협의 ‘밀약’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펄쩍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가 대우를 사들이면 종업원들의 고용유지가 외국사 인수 경우보다 더 힘들고,무엇보다 그동안 경쟁관계에 따른 자존심 때문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육철수기자
  • “野, 지원받은 단체·액수 왜곡”

    총선연대가 8일 발표한 ‘한나라당의 근거없는 유착설에 대한 반박’은 한나라당이 기왕에 알고 있던 사실을 고의로 왜곡해 총선연대를 흠집내려는 것으로 요약된다. 총선연대 김기식(金起植)사무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 행정자치부가 국회에 낸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안 심사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한나라당은 행자부가 지난해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와 바르게살기중앙협의회,자유총연맹 등 3개 관변단체를 제외한 120개 단체에 119억2,000만원을 지원,1개 단체당 평균 1억원을 지원했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는 전국사업을 벌이는 123개 단체에 75억원,지역사업을하는 1,517개 단체에 75억원을 배분해 1,640개 단체에 150억원이 지원된 것으로 돼 있다. 더욱이 관변단체 3개에 지원된 30억8,000만원을 빼면 전국단체에는 평균 3,680만원,지역단체에는 평균 494만원이 지원됐다는 것이 총선연대의 설명이다. 김사무처장은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안은 당시 상임위 심사를 거친데다제2건국위원회에 대한 지원문제로 논쟁을 벌였던 만큼 한나라당 의원들이 다 본 자료”라면서 “한나라당이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지원액을 부풀려 발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이중적 잣대’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지난 94년 당시 민자당은 ‘민간운동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할 때 “민간단체운동의 순수성과 자율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따라서 이제 와서 시민단체들이 지원을 받았다는 이유로 정권과의유착설을 제기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정부지원을 받는 비정부기구(NGO)가 없다는 주장도 일축했다.한 예로 “일본 정부는 98년 19조6,501억엔을 시민단체에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김사무처장은 “한나라당이 주장한 유착설은 지역 정서를 자극하려는 지역감정 선동행위”고 주장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윤이상과 통영 아름다운 앙상블

    통영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감싸인 도시와 농촌·어촌의 통합시(市)이다. 과거 충무라고 불리던 통영항은 또 예부터 ‘구라파에 나폴리가 있다면,동양에는 통영이 있다’고 일컬어졌을 만큼의 미항이다. 이순신장군에 얽힌 승전의 역사가 담겨있는 아름다운 항구 통영에서 오는 18∼20일 현대음악제가 열린다.‘통영’과 ‘음악’이라는 얼핏 동떨어져 보이는 두개의 단어를 잇는 가교는 물론 이곳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이다.‘통영 현대음악제 2000’이라 이름붙은 이 음악축제가 ‘윤이상을 기리며’라는 부제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통영문화재단과 마산MBC가 주최하고 국제윤이상협회 한국사무국이 주관하는이 음악제는 오는 2002년에는 글자 그대로의 ‘윤이상 현대음악제’가 될 것이라고 한다. 모차르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와 바그너의 고향인 독일의 바이로이트가 그러하듯 통영도 윤이상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가꾸어가겠다는 생각이다.올해와 내년은 본격적인 국제음악제를 앞둔 리허설에 해당하는 셈이다. 통영 현대음악제는 80년 전통을 가진 독일의 도나우에싱겐 음악축제를 모델로 한다.윤이상이 관현악 작품 ‘예악’을 연주하여 결정적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한 2박3일의 그 음악제다.통영음악제도 국제음악제로 격상되면 기간이 물론 10일 정도로 늘어나고,프로그램도 현대음악뿐 아니라 고전음악도포괄한다.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음악제는 18일 오후7시30분 관현악 작품연주회로 막을 연다.김도기가 지휘하는 창원시립교향악단이 윤이상의 교향곡2번과92년 작곡한 ‘신라’,플루트협주곡을 연주한다.협연은 독일 출신 마톤 베그.연주회가 끝나면 다큐멘터리 필름 ‘윤이상을 찾아서’를 상영한다.19일에는 오후2시에 ‘윤이상의 음악세계’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있다.오후7시30분 ‘독주곡 및 헌정작품 연주회’에서는 윤이상의 피아노 독주곡 ‘다섯개의 소품’을 최희연 서울대교수가,‘연습곡’을 마톤 베그가 연주하고 일본작곡가 조지 유아사와 스위스 작곡가 클라우스 후버가 윤이상에게 헌정한 곡들도 들을 수 있다.20일에는 최희연의 지도를받은 학생들의 워크숍 및 학생작품 연주회가 있다.오후3시에는 윤이상 실내악 연주회가 열린다. 금호현악4중주단 등이 출연하며,윤이상이 1966년 유치환 시에 곡을 붙인 ‘통영시민의노래’도 초연한다.(02)391-9631서동철기자 dcsuh@
  • “외국대학 분교 모두 무허가”

    교육부는 7일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인가없이 학생을 모집하는 ‘불법 대학’에 현혹되지 말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는 정부의 인가를 받지 않고 대학원 명칭을 쓰거나 외국대학의 학위를 받게 해주겠다며 불법 분교 등을 설치,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 97년부터 외국대학도 국내에서 분교를 설치할 수 있으나 현재 분교 및 사무소 가운데 정식 인가신청을 하거나 인가를 받은 곳은 한곳도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서울지검 외사부(부장 朴商玉)는 이날 교육부 인가 없이 외국대학의 한국사무소를 분교처럼 운영해온 고모(43)씨 등 3명을 고등교육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김모(48·여)씨 등 3명을 벌금 3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 98년 9월 서울 상도동에 러시아 유라시아대학한국사무소를 연 뒤 교수 30여명을 채용,미술과 학생 335명을 모집해 입학등록금 명목으로 모두 2억7,800만원을 받아 분교를 운영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이들은 캘리포니아유니언대학,노스웨스트 신학대학,동카자흐스탄 국립대학 등 인가없이 차린 외국 대학의 한국 사무소에 대학 또는 대학원 과정을 개설,학생들에게 한 학기당 500∼1,000달러의 등록금을 받아 왔으며 학점 이수자에게는 졸업장까지 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교육부는 학부모들에게 대학원 현황과 입학요강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moe.go.kr)에서 확인하거나 대학원지원과(02-735-4272),대학행정지원과(02-720-3330)로 인가 여부를 문의해줄 것을 부탁했다. 박홍기 이종락기자 hkpark@
  • 중국에서 사업에 성공하는 비결

    ‘중국인 교섭자들은 외국인의 어떠한 약점도 이용할 수 있는 재능을 지니고 있다’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중국을 상대로 사업을 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만만디’(慢慢的·천천히) ‘차뿌뚜어’(差不多·별 차이없다) ‘미엔쯔’(面子·체면) 등 중국의 문화특성에 부딪혀 ‘백기’를 들고 나오기 일쑤다. 최근 나온 ‘중국사람 바로알면 비즈니스 확 풀린다’는 제목 그대로 이런중국스타일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지난 67년부터 30여년 이상 중국교섭 전문가로 활약하는 호주·중국상공회의소 부회장 캐롤라인 블랙크만이 수많은 사업가의 경험을 토대로 썼다.그는 외국인,특히 서구인이 무작정 중국에 뛰어드는 일의 무모함을 지적한다. 책은 ‘중국인의 틀에 박힌 태도’의 뒤에는 가부장적 문화가 숨어있고,처음에 최대로 요구한 다음 차츰 값을 깎는 것은 ‘혹시 속아 위로부터 문책을 받는 게 아닐까’하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설파한다. 자신을 과장하고,있지도 않은 규제를 내세워 엉뚱한 요구를 하고,시간을 질질 끄는 등의 행동속에도 외국인에 대한 불신과 책임회피 등 전통적인 문화배경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중국인의 이런 교섭특성은 외국인과 같은 아웃사이더에게는 동정심없이 무자비하게 적용된다고 가르친다.따라서 중국에서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택동어록’의 연구와 다른 사람의 경험을 활용하는 일과 함께 ‘히든카드’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알려준다.그러나 무엇보다 아웃사이더에서 인사이더로 파고들어 인맥을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값 9,500원. 박재범기자 jaebum@
  • 내년도 수능 더 쉽게 출제

    오는 11월 치러질 200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교과서 내의 지문과 문제유형이 예년보다 더 많이 출제될 전망이다. 2000학년도 수능시험 출제위원회(위원장 安希洙 서울대교수)는 6일 지난해출제 경험을 바탕으로 ‘2001학년도 수능시험 출제방법 개선연구’ 보고서를 통해 교육부에 이같이 건의했다.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언어영역은 지금까지지문의 수를 10개 정도로 제한했으나 인위적으로 줄이기보다는 수험생들에게 익숙한 지문을 출제,문제풀이나 해결 과정에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수리·탐구Ⅰ영역에서는 학교에서 수학을 성실히 공부한 수험생이 기대 점수를 얻을 수 있도록 교과서 내에서 20문항 정도를 출제하고,주관식은 정답률이 지나치게 낮은 만큼 계산 및 이해능력을 측정하는 문항 등을 출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수리·탐구Ⅱ의 사회탐구에서는 일반사회와 국사의 문항수를 1.5∼2배 늘리고,과학탐구에서는 기출문제를 무조건 배제할 것이 아니라 약간 변형해 출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외국어영역에서는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한다는 취지에 맞춰 듣기·말하기 문항의 비중을 50%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거나 배점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홍기기자
  • 영웅사관·신비주의 허상 비판 ‘현대 한국사회 이해와 전망’

    동국대 강정구(사회학과·학술단체협의홰 상임의장) 교수가 최근 한울아카데미에서 ‘현대한국사회의 이해와 전망’을 출간했다.평소 한국사회의 분단·통일문제,민족문제 등에서 진보적 입장을 견지해온 강 교수 특유의 성향이물씬 풍기는 책이다. 책 머리말격인 ‘총론’에서 엘리티즘과 신비주의에 매료된 일군의 학자들을겨냥해 ‘학문신비주의’라고 비판하고는 “이 세상을 더 진보적이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 만드는데 공헌하지 못하는 학문이 필요 있을까”라고 묻고있다. 강 교수는 “해방후 한국의 현대학문은 지적 과잉서구화에 몰입돼 주체적 모습을 상실했다”면서 민족·민중학문의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인문사회과학의 임무를 탈신비화와 ‘가면벗겨 폭로하기’로 보고 일부언론의 ‘이승만되살리기’와 ‘박정희영웅만들기’ 등 영웅사관을 경계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값 1만8,000원정운현기자
  • [시베리아 대탐방](8)’사슴 공화국’ 고르노알타이

    [고르노알타이스크(러시아 고노노알타이 공화국) 김규환특파원] 시베리아의중심지 노보시비르스크에서 450㎞쯤 떨어진 산간오지의 고르노알타이공화국.세계에서 가장 질 좋은 녹용과 사향 등이 생산되고 있어 ‘사슴 공화국’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알타이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싼 해발 4,000m의 고원지대의 분지인 고르노알타이 공화국은 ‘사슴의 나라’답게 사육하는 사슴의숫자가 주민수보다 많다. 산업 발달이 낙후된 이곳은 사육하는 사슴에서 생산된 녹용을 해외에 수출,국가 재정의 일부를 충당하고 있을 정도다. 수출물량은 매년 20∼25t 정도.수출가격은 품질에 따라 다르지만 1㎏에 1,000달러선.녹용수출로 한해 2,000만∼2,500만달러(약 24억∼30억원)를 벌어들이는 셈이다. 이곳에서 만난 빅토르 로마노프씨(43)는 “우리나라의 최대 산업이자 최고의 외화벌이 사업은 단연 사슴”이라며 “특별한 공산품 제조산업이 열악해조세 수입이 적은 탓에 국가재정의 대부분을 사슴과 관련된 산업의 판매로충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고르노알타이 공화국은그러나 국제사회의 야생동물 보호론자들의 ‘주적(主敵)’으로 거론되고 있다.알타이산맥에서 주로 서식하는 사향노루를 남획하고 있다고 보는 탓이다. 하지만 결코 영리를 목적으로 사향노루를 잡는 법이 없다고 고르노알타이주민들은 주장한다.아나톨리 이바노프 국영 카른 사슴목장 사장(42)은 “사슴목장에 사향노루가 침입해 냄새를 퍼뜨리고 다니면 사슴들이 흥분해 서로싸우는 바람에 이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향노루를 잡을 수 밖에 없다”고 목청을 높인다. 이런 실상을 모르는 극성 동물애호가들이 러시아 정부에 압력을 넣는 바람에 자신들이 괴롭다는 것이다.고르노알타이 공화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압력도 압력이지만,사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한국과 중국에서 진짜와 가짜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진짜 사향을 제값에 팔기 어려운 게 아쉽다”고 털어놓는다. ‘사슴의 나라’ 고르노알타이 공화국은 해발 4,0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탓에 시베리아에서 유일하게 철도망이 없다.시베리아의 철도종점인비스크로부터 250여㎞ 떨어져 있어 자동차로 4∼5시간이나 걸리는 지역이다.국토 면적은 9만2,000㎢.한국과 비슷하지만 인구는 겨우 20만명에 불과하다.인구를늘리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부인을 여러명 두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한다. 민족 분포는 러시아인이 60%로 가장 많고 순수 알타이인은 30%에 불과하다. 종교는 이슬람교·불교·기독교 등이 혼재하고 있으며,12년째 선교활동을 펴고 있는 여성 선교사 한명이 유일한 한국인이다. 고르노알타이 공화국 초입에 들어서면 70년대 고향을 찾은 듯한 정겨움을느낀다.고르노알타이산 녹용의 80% 이상이 ‘보약을 좋아하는’ 한국으로 들어와 유통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사둔(사돈)·삼춘(삼촌)·밥·옷·말·물·닭·마늘 등 한국말을 듣는 게 아니냐는 착각을 들게 하는 낱말들은 물론,거리에서 만나는 주민들의 모습도 우리들과 판박이처럼 닮았다. 시골처럼 때묻지 않고 인심이 좋은 것도 말할 필요도 없다.병이 나면 약재를 달여 먹는 점도 비슷하다.1,850종류의 각종 약초들이 서식하고 있는 덕분이다.그들이 영약으로 꼽는 것은 불로초(?)와 사향,웅담,녹용 등이다.특히불로초와 약초를 캐기 위해 입산하기 전에 산신들에게 제를 올리는 모습은한국의 심마니들이 산삼을 캐기 위해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고르노알타이의 말과 얼굴,전래 풍습 등에서 우리들과 닮은 것은 같은 알타이계통이기 때문이라는 것.그레고리 체쿠라셰프 고르노알타이공화국 경제부장관은 “조상이 같은 알타이계통이어서 외형·언어·문화 등의 부문에서 매우 비슷한 것같다”고 설명한다. 사슴 사육과 함께 주민들은 곰·노루를 사냥하거나 잣을 따 생계를 꾸려 나간다.체쿠라셰프 경제부장관은 “우리 조상은 원래 유목생활을 해 사슴 등동물 사육에 조예가 깊지만,지금은 정착해 사료작물·곡류 재배 등에도 많은사람들이 종사하고 있다”며 “금·아연·철광석 등 광물자원도 풍부하게 매장돼 있지만 돈이 없어 이들 자원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인다. 관광산업도 돈벌이의 주요 수단중의 하나다.단풍나무·자작나무·황철나무등이 온갖 색깔로 아름답게 물들즈음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달력 제작자들이 대거 몰려든다.고르노알타이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담기 위해서다.겨울철이면 고르노알타이의 모든 산들이 자연적인 스키장화돼 미국과 일본,유럽등지에서 스키 휴양지를 찾아오는 사람들로 붐비고,여름철에는 계곡물 타기관광을 즐기려는 카누족들도 몰려들어 문전성시를 이룬다.생업이 곰·노루사냥인만큼 수렵관광도 이들이 자랑하는 주요 관광상품이다. *고르노알타이스크 민속박물관 [고르노알타이스크 김규환특파원] 베틀·맷돌·절구통·곰방대·금줄…. 고르노알타이 공화국의 수도 고르노알타이스크에 있는 민속박물관은 미국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처럼 화려하지도,다양하지도 않다.하지만 이 민속박물관을 찾은 한국사람은 강한 애착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선사시대부터 근대사회에 이르기까지의 우리 조상들의 손때가 묻어난 전래 용품들을 한데 모아놓은 게 아니냐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고르노알타이스크의 중심가에 위치한 민속 박물관은 대지 500여평 위에 지어진 3층짜리 건물.고색창연한 빛을 띤 자그마한 이 박물관 앞은 휴일이면언제나 어머니나 친구들과 삼삼오오 손을 잡고 구경온 어린 학생들로 붐빈다. 박물관 1층에 들어서면 고르노알타이의 어제와 오늘의 생활의 단면이 면면히 담겨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각종 사진들과 그림들이 전시돼 있다.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왔다는 독일인 기데온 라이만(49)씨는 “이곳으로 오는데 빙판길이어서 되돌아갈 생각도 여러번 했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비록 이곳의 생활수준은 낙후돼 있지만 2,000∼3,000년 전에는 매우 높은 문화수준을 누렸음을 새삼 알게 됐다”고 전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2층에 마련된 고르노알타이 문화사 코너.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한국의 선사시대 및 고대·중세·근세사회로 되돌아간 느낌을준다.전시된 물품들이 한국식 베틀에서 절구통·곰방대·맷돌·아이가 태어난 후 부정타는 것을 막기 위해 대문 앞에 걸던 금줄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우리들에게 익숙한 전래용품들이다. 문화사 코너를 돌아가면 고르노알타이의 선사시대의 삶을 담아낸 각종 장비들도 발길을 잡기에 충분하다.특히 돌도끼 등 각종 사냥 도구와 선사시대의토기,기원전 6∼7세기 때의 장례풍습과 물품이 전시돼 있다.친구들과 함께구경온 니콜라이 자바스키군(13)은 “조상들이 이런 물건들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며 “지금 사용하는 것들도 잘 보존해 후손들에게 우리들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이곳에서 와서 느꼈다”고 말한다. 3층으로 올라가면 알타이산맥에서 서식하는 각종 동물들의 박제품들이 전시된 선사시대 동물박제품 코너.곰·독수리·올빼미·여우·노루·오소리·사슴·산양 등의 박제품은 마치 살아움직이는 것 같아 이국(異國)나그네의 눈을 매료시킨다. 특히 최근 시베리아 북부 타이미르반도 하탕가지역의 얼음 속에서 발견된 2만년 이상된 털북숭이 매머드처럼 수천∼수만년전의 매머드뼈와 원시인들의뼈가 조금도 훼손되지 않고 보관돼 있어 인류사나 고고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놓아주지 않고 있다. 선사시대 동물코너를 지나가면 유명작가들이 고르노알타이의 풍물을소재로그린 각종 판화와 그림 등 여러가지 예술작품들이 반긴다. 유명한 러시아 판화작가인 초로소 쿠르겐의 작품 50여점과 쿠르겐의 제자들의 작품과 고르노알타이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소재로 그린 추발코프의 유화 30여점이 그것들이다.
  • [대한시론] 새천년의 화두는 생명

    생명이란 무엇인가? 새천년기의 화두는 특별히 생명과 생명운동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우리는 일상적으로 인간생명,자연생명,도덕생명,정치적 생명,심지어는 민족생명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그러면서도 생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한마디로 대답할 수 없는 이유는 생명이 일회적인 것,역동적인 것,체험에 의해서만 이해될 수 있는 것,따라서 초합리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 문제는 이제 모든 학문의 관심사로서 중요한 연구대상이 돼있다. 산업 선진국은 이미 수십년 전에 생태계위기,공해와 관련해서 이 문제의 연구에 착수했다.국내에서도 미진하긴 하지만 생명에 관한 연구와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시민운동단체도 증가하고 그 활동도 점점 활발해져 가고 있다.생명에 관한 전체적인 이해는 쉽지 않지만,생명현상에 관해서는 특히 생명과학을 비롯한 자연과학에서 이러저러하게 해명하고 있고,‘생명의 본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으로서 여러가지 이론 혹은 학설이 제시되고 있으며 각 종교에서도 나름대로의 해명을 하고 있기는 하다.‘생명’을 한가지 의미로 정의할 수 없다고 해도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사태들은 쉽게 열거할 수 있다.세계적인 현상으로서 빈곤,기아,풍토병,폭력,전쟁을 들 수 있을 것이고,온갖 종류의 살인,집단학살,낙태,안락사 등 인간의 생명 자체를 거역하는 모든 행위,육체와 정신의 고문,심리적 탄압처럼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도 들 수 있다.나아가서 노예화,인신매매,노동의 악조건 등과 같은 반인간적이고 반생명적인 행위와 현상을 들 수 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는 과거 경제 일변도의 정책과 급속한 산업화의 추진으로 인해 자연파괴가 극심하고 공해가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또 전통적인 가치관이 그 효용성을 잃게 되어 결과적으로 물신주의와 인명을 포함한 모든 생명에 대한 경시 풍조가 팽배해 있다.사고와 사건의 종류도 각양각색이고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대형이고 잔인하다.인간생명을 보호하고 돌보아야 할 사명을 지닌 의료종사자들의 무책임하고 반인륜적인 행위도예외가 아니다. 이렇게 인간생명을 위협하는 여러 현상들의 배후에는 근본적인 문화의 위기가 자리잡고 있다.현대 문화에는 일종의 프로메테우스적 태도가 자리잡고 있어서,인간이 기술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도 좋은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병통이다.이러한 사고방식에 의한 행동은 죽임의 문화를 잉태하게 된다. 죽임의 문화에서는 인간끼리의 연대성,나아가서는 자연과의 연대성,타인에대한 열린 태도 따위는 무시되며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나 이기적인 이익추구와 변덕만이 생각과 말과 행위의 기준이 된다. 이렇게 생명존중의 의식이 실종됨으로써 사람들은 실천적 유물론에 빠지게되고,이 유물론은 실용주의,쾌락주의를 낳게 된다.그래서 소유가치가 생명가치의 자리를 차지하고,개인의 물질적 안락만이 삶의 유일하고 중요한 목표로서 간주된다.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른바 ‘삶의 질’도우선 효율성,무절제한 소비주의,쾌락 등으로 해석되어 인간 상호간의 영적,종교적 차원과 같은 실존의 심오한 측면이 무시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사회적 비리와 반생명적 의식은 개인의 양심과도관련되지만 사회윤리의식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사회가 생명에 반하는 행위들을 용인하고 조장하는 죽임의 문화를 고무하지는 않는지 모두가 심각하게 성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죽임의 문화 대신에 생명의 문화를 건설해야 한다.지금은 인간끼리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 모두가 서로 손상하지 않고,만물의 존재의의를 인정함으로써 상생(相生)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생명문화의 드높임에모두가 투신해야 할 때이다.이러한 방안으로는 개인적인 실천뿐만 아니라 생명사상,문화의 공동 연구와 보급,국내외의 생명운동단체,환경단체,문화단체끼리의 연대활동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박종대 서강대교수·철학 생명문화연구원장
  • [여성 선언] 이젠 가정도 ‘확 바꿔’

    공교롭게도 21세기가 문을 열자마자 한국사회,한국사람들이 작정이라도 한듯 한꺼번에 확 바뀌고 있는 느낌이다.변화의 바람은 곳곳에서 심상치 않은기운으로 감지된다.부정부패와 권위주의 등 구악에 절어 있는 정치권을 유권자의 힘으로 바꾸고 말겠다며 소매를 걷어붙인 시민단체들과 기왕의 무관심이 의심스럽게 그들의 활동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시민들,그 불가항력에 몰려 생존의 방도를 찾느라 혼란스런 정치권,벤처기업 인터넷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경제,세계화의 거센 물결,다양성 창의성 존중과 개인주의의 확산 등등.마치 정치혁명 경제혁명 문화혁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가운데 가부장적 권위주의,획일적 가치관,수직적 위계질서,특권과 차별 등이 변화의 급류에 밀려나면서 민주주의와 다원주의,수평적 관계지향,개인의 자유와 인권존중 등의 가치가 비로소 우리사회의 지형도를 바꿔가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역사적인 변화의 흐름에 홀로 저만큼 비켜서 있는 곳이 있다.바로우리의 가정이다.호주제 아래 꾸려지고 있는 우리의 가정은 민주적이지도 평등하지도 자유롭지도 조화롭지도 못하다.가정의 주인은 남자이고 결혼과 함께 시가에 강제적으로 편입되는 여자는 이른바 주부(주인의 아내)로서 남편과 그의 가문의 번영을 위한 도구로 인식된다.아이를 낳아도 남편의 성을 붙여야 하고 남녀유별의 차별적 역할분담 아래서 주부들은 자유를 제한당할 뿐 아니라 남편과도 평등하고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다. 집밖에선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드높은데 주부들은 독립된 개인으로 존재하지조차 못하는 것이다. 우리의 가정은 아직도 ‘가부장제’라는 낡은 탈을 쓰고 효(孝)를 빌미로한 권위주의와 여성차별의 족쇄에 묶인 채 과거의 시간 속에 갇혀 있다.그러나 지금 사회 각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명적인 변화가 제대로 결실을 맺으려면 우선 가정부터 확 바꿔버려야 한다.가정은 사회를 이루는 기본단위이고 인성함양의 일차적인 장이기 때문이다. 흔히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으로 구분되는 가정과 사회는서로에게 무관한별개의 영역이 아니다.양자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사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기도 한 것이다.가정의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사회의 민주화는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가정부터 확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아직도 미약하다.힘을 가진 남자들이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흥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최근들어 이곳저곳에서 여자들의 용감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있다.호주제 폐지운동이 지난해부터 상당한 힘을 얻고 있고 명절 성차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더니 마침내는 ‘나는 제사가 싫다’는 통렬한 부르짖음이 책으로 튀어나왔다. 결혼후 삼십년 동안 가부장제와 맞서 싸워온 ‘나는 제사가 싫다’의 저자이하천씨는 제사를 호주제와 함께 ‘가부장제의 두 귀신’으로 규정했다.그리고 ‘여성들이 한 남자와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몇대 조상까지 제사를 떠맡아 지내며 가부장제를 유지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가’를 묻고 있다. 이어 평등하고 해방적인 새로운 제사양식을 소개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현재 제사의 내용과 형식은 우리의 가정이 새 시대에 맞게 환골탈태하기 위해 한번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다.무엄하다고? 제사는 우리의 미풍양속이라고? 정당보스들의 밀실공천도 그 일당들에겐 아름다운 관행임을 상기하자. 김신명숙 if 편집위원·작가
  • 해직교사 73명 추가 복직

    교육부는 1일 시국사건 등으로 해직된 교사 73명을 추가로 특별채용하기로했다.이로써 지난해 이후 특채된 해직교사 및 교원임용제외자 등은 321명으로 늘어났다. 특채교사 가운데 강구인(姜求仁·56)씨는 30년 만에 다시 교단에 선다. 그는 경북 포항 두마초등학교에 재직하던 72년 10월17일 유신 지지 교원 단합대회에 참석하지 못했다.당일 숙직을 했기 때문이었다. 한달 뒤 강씨는 포고령 위반으로 구속돼 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1년,다음해 육군고등군법회의에서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학교에서는 이미 파면 조치된 상태였다. 강씨는 “그동안 책 외판원 등을 했으나 당국의 감시로 쉽지 않았다”면서“명예가 회복돼 기쁘다”고 말했다. 22년만에 교단으로 돌아오는 이한옥(李翰玉·54)씨는 경북 상주의 하동중학교 기술·농업교사로 근무하던 78년 7월7일 학생질문에 대한 답변이 빌미가돼 해직됐다. 당시 이씨는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이 선출된 것과 관련,수업중 “박대통령은 왜 단독출마했고 1표가 무효처리됐느냐”는 질문을받고 “선거에서 100% 찬성이란 공산주의 사회에서나 가능한 일로 민주국가이기 때문에 1표가 무효처리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대답했다. 이씨는 이 얘기를 전해들은 학부모의 고발로 같은 해 7월12일 경찰서로 연행돼 대통령 긴급조치 9호 위반죄로 구속기소됐다.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자격정지 2년6월을 선고받은 이씨는 80년 2월 사면복권됐다. 고 김남주(金南柱)시인의 부인으로 지난 79년 서울 명성여중 국어교사 시절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산하 교사모임에서 활동한 혐의로 체포돼 해직된박광숙(朴光淑·50)씨는 지난해 복직이 결정됐으나 본인의 희망에 따라 이번새학기부터 다시 교단에 선다. 박홍기기자 h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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