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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 20대인데…“결혼? 출산? 둘 다 안 해요” 절반 이상 ‘포기’

    아직 20대인데…“결혼? 출산? 둘 다 안 해요” 절반 이상 ‘포기’

    갓 성인이 된 20대 초반 청년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미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학계에 따르면 이화여대 이승진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박사 수료생과 정익중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은 최근 학술지 한국사회복지학에 ‘청년들은 무엇을 포기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논문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연구 결과를 밝혔다. 연구팀은 월드비전이 주관한 ‘2022년 한국 미래세대 꿈 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해 전국 6개 권역 소재 만 19∼23세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 자기계발 등 10가지 항목에 대한 미래 계획 여부를 물었다. 조사 결과 청년들은 ‘결혼·출산 포기형’, ‘미래계획형’, ‘N포형’ 등 세 유형으로 분류됐다. 먼저 다른 분야의 계획은 있지만 결혼과 출산은 거의 계획하지 않는 ‘결혼·출산 포기형’이 50.4%로 절반을 차지했다. 결혼·출산포기형 가운데 결혼과 출산 계획을 가진 청년은 각각 0%, 0.3%에 그쳤다. 연애 계획이 있는 경우는 35.8%였다. 다만 대인관계, 취미생활, 건강관리, 자기계발 등 항목에서 80% 이상의 청년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내집마련에 대한 계획도 절반이 넘는 66.1%가 세우고 있었다. 모든 미래계획 문항에서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미래계획형’은 31.2%였다. 이 경우 출산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97% 이상이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출산 계획을 가진 청년은 76.2% 수준이었다. 다수 항목의 계획을 포기한 ‘N포형’은 18.4%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결혼과 출산 계획이 있는 경우는 각각 13.2%, 11.5%로 가장 적었다. 또 각 문항에서 계획이 있다고 답한 경우가 최대 45.7%(취업·창업)에 불과해 절반 이상이 미래를 계획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한국의 ‘N포세대’는 결혼·출산포기형과 N포형으로 전체 68.8%의 매우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결혼과 출산만을 포기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의 대다수가 N개의 미래 계획을 포기했고, 포기가 청년들의 우울·불안과 행복감에 영향을 미친 만큼 청년의 희망 고취를 위한 집중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20대 초·중반 청년들이 결혼하지 않으려는 이유로 ‘결혼비용’, ‘개인 삶·여가 중요’ 등을, 출산 계획이 없는 이유로 ‘육아 부담’, ‘개인 생활 부족’ 등을 꼽은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청년들의 결혼, 출산과 관련한 심리적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지속해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조계종, 환수 ‘도암당 대사 진영’ 공개…장성 백양사로 이송 뒤 봉안

    조계종, 환수 ‘도암당 대사 진영’ 공개…장성 백양사로 이송 뒤 봉안

    해외로 유출됐던 전남 장성 백양사의 ‘도암당 대사 진영’이 공개됐다. 대한불교조계종은 “국외로 유출됐던 ‘도암당 대사 진영’을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원 봉안처인 전남 장성 백양사의 협력으로 ‘환지본처’(還至本處)했다”고 13일 밝혔다. 환지본처는 ‘본래의 처소로 돌아온다’는 뜻이다. ‘도암당 대사 진영’은 한국전쟁 등 국내 혼란기에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화재다. 존재가 처음 확인된 건 지난해 11월이다. 당시 미국의 한 경매시장에 출품된 걸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발견했고, 이를 전달받은 백양사가 현지에서 12월 2일(현지시간) 열린 경매에 참여해 환수했다. 국내로 돌아온 건 지난 2월 16일이다. 진영의 주인공인 도암 인정(1805~1883)은 19세기 백양사에 주석했던 스님이다. 1864년 수해로 큰 피해를 입은 백양사를 복구해 사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영의 조성년대에 대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조계종은 “도암당 대사와 찬자(작가) 이면상(1846~?)의 생몰년 등을 고려할 때 19세기 후반 혹은 20세기 초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진영은 화문석에 정좌한 도암당 대사의 모습을 그렸다. 화면 왼쪽 상단에 이면상의 영찬(직접 남긴 글)이 남아 있어 조성 시기 추정의 단서가 됐다. 조계종 측은 “19세기 진영의 일반적인 화면 구성”이라며 “각진국사진영(1825년) 이외에 오래된 진영이 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백양사의 역사를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암당 대사 진영은 이날 공개식을 마친 뒤 곧바로 장성 백양사로 이송, 봉안됐다. 백양사 측은 “오는 4월 19일 성보박물관 재개관 시 공개 예정”이라고 밝혔다.
  •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日우익 쓴소리도 들을 것…젊은 세대에 恨 강요 말아야”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日우익 쓴소리도 들을 것…젊은 세대에 恨 강요 말아야”

    “우리는 옳고, 저들은 틀렸다는 식의 주장만 해서는 국제 사회에서 제3자를 설득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12일 열린 취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역사에 대한 객관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시각”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이사장은 특히 한일 관계를 두고 “그간 대립·갈등의 역사만 주목했다면, 이제는 교류의 역사에도 눈 돌릴 때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학술 행사에도 ‘친한파’로 분류되는 학자만 부를 게 아니라, 우리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불러 쓴소리를 듣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에서는 제3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일본 우익의 주장을 대표하는 사람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의견을 들을 것이다. 제3자가 우리의 말에 동의할 수 있게 토론을 전개하면 된다”고 박 이사장은 말했다. 일본 내에서 역사를 왜곡하려거나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으려는 시도가 계속되는데 너무 ‘희망찬 기대’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일본도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이사장은 “기존의 기성세대는 자기 연민과 한(恨)의 역사가 있었으나, 미래를 위해서는 이러한 역사 인식을 젊은 세대에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내년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광복 80주년을 주제로 한 학술 행사가 예정돼 있다며 “연구 정책 기관으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싱크탱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만약 우리가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싸움을 시작한다면 우리는 미래를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처칠의 말입니다.” 박 이사장은 영국의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1874∼1965)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 역사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태도와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올해 추진할 주요 사업으로 재단이 쌓아온 학술 성과를 널리 알리는 일을 꼽았다. 그 일환으로 젊은 세대가 이용하는 동영상 콘텐츠도 강화할 계획이다. 13일에는 중국이 주장하는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를 설명하는 동영상을 공개한다. 또 역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잘못 알려진 부분을 바로잡는 일도 앞장설 계획이다. 지난해 말 취임한 박 이사장은 영국사를 전공한 사학자다. 1992년부터 서울대 서양사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그는 영국사학회 회장,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서울대 중앙도서관장 등을 지낸 뒤 재단의 제7대 이사장에 선임됐다.
  • ‘해안 절벽 트레킹’ 여수 금오도 비렁길을 걷다 [두시기행문]

    ‘해안 절벽 트레킹’ 여수 금오도 비렁길을 걷다 [두시기행문]

    365개의 섬을 거느린 ‘섬의 도시’ 전남 여수에 금오열도(金鰲列島)는 전남 여수 돌산의 남쪽으로 쭉 뻗어 있는 섬 군락을 말한다. 유인도, 무인도를 합쳐 30여개의 섬이 남해를 아름답게 수 놓고 있으며 그 중 가장 큰 섬 금오도는 섬의 생김새가 큰 자라를 닮았다 하여 자라 오(鰲)자를 써 금오도(金鰲島)라 불렸다. 금오도는 조선시대 황장봉산(黃腸封山)으로 지정되어 일반인의 나무 벌채와 입산이 금지되었다가 1885년 왕이 금오도에 사람의 입도하여 살 수 있도록 허락하며 수면 위로로 나올 수 있었다. 주변 섬에 비해 넓은 면적과 아름다운 경관을 갖고 있고 설화와 전설, 민요와 민속놀이 등이 전해져 오고 있으며 숲이 울창하고 우리나라 최대 감성돔 산란처 중의 한 곳으로도 유명하여 낚시 애호가들에게 각광받았다. 시간이 흘러 2010년 주민들이 땔감을 구하고 낚시를 하러 다니던 해안길을 금오도 비렁길이라는 걷기 코스를 개발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았고 매년 30~4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남해안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비렁’은 순 우리말인 ‘벼랑’의 여수 사투리로 해안절벽과 단구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을 뜻하며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사업 공모에 당선되어 조성되기 시작하였기에 최대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 내고 있다. 빼어난 바다 풍광과 아찔한 절벽이 있는 비렁길은 총 5개의 코스로 구성돼 있다. 함구미에서 두포(초포)까지 향하는 5㎞의 1코스는 발끝으로 내려다보이는 미역널방의 숨막힐 정도로 웅장한 비경과 경치가 뛰어나 ‘신선이 살았다’ 라는 말이 전해오는 신선대, 보조국사 지눌 스님 전설이 살아있는 송광사 절터를 볼 수 있다. 두포에서 직포까지 향하는 3.5㎞의 2코스는 금오도에 처음으로 사람이 들어와 살아서 첫개 혹은 초포라 불리던 두포마을과 바다전망이 아름다운 굴등전망대와 촛대바위가 대표적인 명소이며 청량한 대나무 숲 또한 매력적인 곳이다. 직포에서 학동까지 향하는 3.5㎞의 3코스는 300년 넘은 해안 노송이 멋진 직포를 지나 붉은 동백숲과 벼랑을 에워싼 천연목재 길이 인상적이다. 괴암괴석 그리고 해안단구와 아름다운 해안길이 잘 어우러져 있고 아찔한 비렁출렁다리도 지나친다. 대표명소인 갈바람통전망대의 절벽은 비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우며 운이 좋다면 우리나라 토종 고래인 상괭이도 만나볼 수 있다. 학동에서 심포까지 향하는 3.2㎞의 4코스는 천혜의 해안 둘레길을 걸으며 스트레스와 힐링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코스 중 제일 짧게 이어지는 길이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절경과 남해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마음으로 느낄 수 있고 사다리통전망대와 온금동전망대에 올라서면 절벽의 절경과 바다의 조화로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심포에서 장지까지 향하는 3.3㎞의 5코스는 안도의 비경과 아찔한 절벽을 느끼며 우거진 숲길에 동백나무 군락을 볼 수 있고 이곳의 일몰은 환상 그 자체이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망산 봉수대에 올라 금오도의 최고의 경치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전체 비렁길 트레킹 소요시간 8시간 30분이 걸리는 18.5㎞의 비렁길은 명실상부 천혜 절경 해안 절벽길로 금오도의 특산물인 방풍나물과 머위가 지천에 널려 있고 보기만해도 시원한 대나무 숲과 빽빽한 동백나무 숲길과 숲속에서 자라는 다양한 식생을 만나 볼 수 있다. 비렁길을 방문하기 위한 방법은 여수 연안 여객터미널에서 개도를 지나 금오도(함구미)로 향하는 배편과 돌산 신기항에서 금오도(여천)으로 입도하여 차량으로 이동 후 비렁길을 걸을 수 있다. 그저 걷기만해도 즐겁고 매력 넘치는 벼랑 끝 트레킹, 사시사철 푸른 숲과 바다를 볼 수 있는 곳 금오도로 떠나보자.
  • 파묘① 친일파 귀신, 조선총독부와 대한매일신보 (feat. 며느리와 탱고를)

    파묘① 친일파 귀신, 조선총독부와 대한매일신보 (feat. 며느리와 탱고를)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가 ‘곡성’(감독 나홍진)을 뛰어넘어 한국 오컬트 장르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이 됐습니다. 마니아 장르로 분류되는 오컬트물 파묘가 대중적 인기를 끈 데는 역사적 상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자극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파묘는 일본이 우리 땅에 쇠말뚝을 박아 풍수지리적 맥을 끊으려 했다는 ‘풍수침략’ 가설을 모티브로 합니다. 각본을 겸한 장 감독은 “풍수사들과 땅의 가치를 얘기하다 보면 매번 ‘쇠침’에 다다랐다. 외세에 당한 역사와 그 잔재가 곪아 지금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과거를 들춰 잘못된 걸 꺼내 없애는 정서가 담긴 파묘처럼, 잔재를 파묘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우리 땅에 상처와 트라우마가 많은데 발톱의 티눈을 뽑듯 파묘해버리고 싶었다”고 영화 제작 의도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런 메시지를 담아내기 위해 감독은 다양한 ‘메타포’를 활용했습니다. 곳곳에 사실과 풍문이 혼재된 ‘트리비아’(사소한 정보)도 무수히 펼쳐놓았습니다. 그 수가 너무 많아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래서 감독의 의도가 명확하게 읽히는, 꼭 짚어봐야 할 설정과 상징적 장면 몇 가지만 소개하려 합니다. 총 3회 관람을 마친 평범한 관객으로서의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 또 다른 관객들의 역시 주관적인 풀이에 장 감독이 언론에 직접 밝힌 해설을 곁들여 봅니다.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1. 이름 없는 애국자들 (feat. 번호판)극중 김상덕(최민식), 이화림(김고은), 고영근(유해진), 윤봉길(이도현), 무당 오광심(김선영), 박자혜(김지안)은 모두 실제 독립운동가의 이름입니다. 영근의 ‘의열 장의사’ 간판은 비밀항일운동단체 ‘의열단’을, ‘나라를 지킨다’는 뜻의 보국사 주지스님 이름 ‘원봉’은 의열단 단장이었던 김원봉 선생을 떠오르게 합니다. 과거와 현재의 애국자들을 하나로 잇는 철혈단(1920년대 상해에서 활동한 실제 독립운동단체)의 나무 곡괭이에 김정복, 전태환, 임충신 등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독립운동가의 이름이 적힌 것 역시 우연이 아닙니다. 장 감독은 “독립기념관에 갔는데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들이 너무 많더라. 그분들의 이름을 어감을 고려해 되살리려 했다”고 했습니다. 특히 이화림은 실제 윤봉길 의사가 1932년 홍커우공원 거사를 치를 때 삼엄한 검문검색을 통과하도록 도운 여성 독립운동가입니다. 원래 윤봉길과 이화림은 부부로 변장해 식장에 들어 가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은 사전답사를 하며 거사 지점까지 잡아 놓았죠.​ 거사 직전 이화림은 세 살 어린 윤봉길, 김구 앞에서 애국단 단원으로서 선서를 하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신문 한인애국단 핵심 3인방 중 ‘여전사’… 윤봉길·이봉창 의거 숨은 조력 참고 https://www.seoul.co.kr/news/plan/ssj_history/2021/02/23/20210223027001) 감독은 등장인물의 차 번호판에도 애국 코드를 심어놨습니다. 상덕의 차는 0815, 화림과 봉길의 차는 0301, 영근의 운구차는 1945 번호판을 달고 나옵니다. 각각 광복절, 3·1절, 광복된 해를 의미합니다. 풍수사 상덕이 파묘 후 ‘이순신 장군’이 새겨진 100원짜리 동전을 던지는 장면 역시 의미심장합니다. 배우 최민식이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을 연기했던 것도 떠오르고요. 이에 대해 장 감독은 “실제 풍수사들은 묘를 꺼낸 후 돈을 던진다. 보통 10원짜리를 던지는데 그날은 100원짜리를 꺼내 던졌다. 스태프들도 ‘너무 이순신을 상징하는 거 아니냐’라고 했는데 그때는 그러려니 했다. 얻어걸린 거다”라고 해명(?)했습니다. 2. 친일파와 그 후손 (feat. 며느리 배정자)영화에는 친일파와 그 후손 박씨 집안도 등장합니다. “그냥 부자” 박씨 집안의 미국 캘리포니아 LA 대저택은 동티한 인부의 달동네 집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대대손손 부를 누리는 친일파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영화 속 친일파 설정은 을사오적에서 가져온 듯합니다. 친일파 귀신 박근현은 군부대신 이근택과 농상공부대신 권중현, 아들 박종순은 외부대신 박제순, 파묘를 의뢰한 손자 박지용은 내부대신 이지용을 상징한다는 풀이가 많습니다. 후손이 파묘를 의뢰한다는 설정이나, 의뢰인의 형이 정신병원에서 자살했다는 설정, 관에서 나온 친일파 귀신이 미국 집에서 며느리 배정자와 정열과 사랑의 춤 탱고를 추는 장면은 학부대신 이완용을 떠오르게 합니다. 실제로 이완용의 증손자 이석형은 1979년 여산 미륵산에 있던 이완용의 묘를 매장 53년 만에 파묘하고 유골을 화장했습니다. 또 과거 이완용의 장남 이승구가 26세 어린 나이에 요절했을 때, 항간에는 이완용이 며느리와 간통해 아들이 극단 선택을 했다는 소문이 퍼진 바 있습니다. 대한매일신보와 황성신문에도 사통을 암시하는 기사가 몇 차례 등장했다고 하고요. 다만 ‘이완용 평전’의 저자 윤덕한은 “당시 신문기사들은 시대 상황과 민중의 정서를 짐작케 하는 사료일 뿐, 그 자체를 사실로 받아들일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친일파에 대한 민중적 감정의 표출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평전에 따르면 이완용은 술과 여자를 멀리하고 독서와 서예를 즐기는 등 사생활이 상당히 건전한 편이었다고 하네요. 한편 영화에선 직계 장손이 아닌 의뢰인의 어머니, 즉 친일파 귀신의 며느리도 화를 입는데요. 아마도 이름이 ‘배정자’인 것과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조선의 비구니였던 배정자(다야마 사다코)는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밀정입니다. 일본의 철저한 첩보원 교육을 받은 뒤 신분을 숨기고 고종에게 접근, 총애를 받으며 고급 정보를 캐냈다고 해요. 이토 히로부미의 양녀로 살았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장 감독은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면서도 “작가의 개입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밝혔습니다. 영화에서 배정자가 연신 들이키는 위스키가 일본산인 것도 우연은 아닌가 봅니다. 3. 대한매일신보와 조선총독부 (feat. 호텔뷰) 영화 초반 등장하는 호텔신에도 여러 상징이 숨어 있습니다. 장 감독에 따르면 호텔 내부는 세트, 창문에 아른거리는 광화문 정경은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촬영한 소스를 활용했는데요. 이 장면에서 의뢰인 박지용과 만난 풍수사 상덕이 창밖을 바라볼 때마다 이순신 장군 동상, 광화문과 경복궁, 청와대 등이 아른거립니다. 이 역시 상징하는 바가 분명합니다. 특히 상덕이 등장하는 장면마다 서울신문 간판이 눈에 띄는데요. 서울신문은 일제가 대한제국을 강점하던 암흑기에 겨레의 독립자존을 일깨운 민족의 횃불 ‘대한매일신보’를 뿌리로 합니다. ● ‘구국운동의 횃불’ 대한매일신보대한매일신보는 러일전쟁이 한창이던 1904년 7월 18일 영국인 배설(본명 어니스트 토마스 베델)과 양기탁 등 민족진영 인사들이 합심해 탄생시킨 당시 유일의 한글 매체입니다. 신문은 1905년 11월 17일 을사늑약 체결 후 그 진상을 파헤친 특집 기사와 함께 황성신문 사장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을 그대로 실어 일제의 만행을 폭로했습니다. 1906년 1월에는 ‘을사늑약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고종의 밀서를 대서특필하고, 1907년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하며 항일운동에 불을 당겼습니다. 단재 신채호, 도산 안창호 선생이 대한매일신보 기자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일제는 이런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배설과 양기탁을 쫓아내기 위해 논설 내용 등 온갖 트집을 잡아 두 사람을 고발했습니다. 결국 1909년 5월 배설이 사망하면서 사세는 기울었고, 통감부는 1910년 비밀리에 대한매일신보의 경영권을 사들인 뒤 총독부 기관지 ‘경성일보’에 흡수시켜버렸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신문 역사관’ 참고 https://www.seoul.co.kr/news/life/2024/01/16/20240116500082) 올해는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인데요. 독립운동가를 상징하는 풍수사 상덕과 구국운동의 횃불 대한매일신보를 상징하는 서울신문 간판이 한 화면에 들어간 것이 반갑기도 합니다. ● 일제 잔재의 상징 조선총독부이 장면에선 창문에 아른거리는 조선총독부도 놓쳐선 안 되는데요. 죽어서도 매국노 기질을 못 버린 친일파 귀신 박근현은 손자인 박지용 몸에 빙의한 후 ‘황군’, ‘대동아전쟁’ 등을 외치며 어딘가를 향해 경례합니다. 그리고 그의 시선 끝에는 조선총독부가 있습니다. 일제는 남산 왜성대의 통감부 청사를 조선총독부 청사로 전용하다가 1926년에 경복궁 흥례문 구역을 철거하고 청사를 신축했습니다. 일제 잔재의 상징인 조선총독부 청사는 1995년 김영삼 정부 때 철거됐는데요. 일각에는 조선총독부 청사가 ‘풍수침략’의 일종이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는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일제는 풍수지리에 근거하여 서울을 점령했다. 서울은 사방으로 현무, 청룡, 백호, 주작의 풍수에 맞춰 설계한 도시였다. 일제는 현무 위치에 있는 북악산 앞에 조선총독부를 세워서 경복궁을 눌러버렸고, 주작의 위치인 남산에 조선신궁을 건립했다. 청룡과 백호에 해당하는 인왕산과 낙산에는 그 정상에 쇠말뚝을 박았다”고 했습니다. 감독도 풍수지리에 입각한 일제의 한반도 점령을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요. 장 감독은 네명의 주인공 의상 설정 때부터 파란색(청룡), 검은색(현무), 빨간색(주작), 하얀색(백호)을 섞어 사방신의 의미를 담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영화는 친일파 귀신의 입을 통해 가장 중요한 메타포를 던집니다.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고 말입니다.다른 한편에는 풍수침략의 허구성에 대한 지적이 존재합니다. 경복궁 근정전 앞을 조선총독부 자리로 꿰찬 것은 조선 왕조의 정궁을 가려 조선 왕조의 상징물을 훼손하기 위한 목표였을 뿐이라는 반론입니다. 풍수지리와는 무관하다는 해석이죠.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쇠말뚝’ 역시 풍수지리적 배경이 아닌 토지측량적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쇠말뚝이 발견된 지점이 ‘삼각측량’을 위해 표시목으로 박은 위치와 대부분 일치한다는 주장입니다. 한 시사잡지엔 “측량을 위해 산 정상 등에 삼각점을 설치했다”는 당시 측량 기사의 증언도 나옵니다. 그래서 장 감독도 영화에 이런 대사를 삽입했습니다. “(쇠말뚝은) 토지측량용이라고 했잖아. 99%가 가짜잖아.” “그럼 1%는?” 장 감독은 “쇠말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 대사를 넣었다. 영화 속에 실제 쇠말뚝을 안 넣은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내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니까”라고 밝혔습니다. 또 “쇠말뚝을 넣으면 너무 ‘국뽕’일 듯 했다. 그래서 쇠말뚝을 대체할 수 있는 상징성이 있는 걸 넣어보자고 마음먹었다. 그걸 오컬트 장르에 붙여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파묘②에서 계속 https://www.seoul.co.kr/news/life/2024/03/12/20240312500238)
  • 왕권을 강화시킨 ‘의회 정치’… 국가를 무너뜨린 ‘의회 패싱’[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왕권을 강화시킨 ‘의회 정치’… 국가를 무너뜨린 ‘의회 패싱’[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대헌장으로 불리는 마그나카르타는 1215년 영국의 존 왕이 귀족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귀족들이 왕에게 대항해 왕에게서 받아 낸 문서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왕의 독주와 전횡을 막고 백성의 권리와 자유를 쟁취한 문서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러한 기존의 해석에는 놓친 부분이 있다. 존 왕이 헌장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귀족들과 오랜 시간 토의함으로써 그들에게서 화해를 끌어낼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즉 대헌장은 통치자와 귀족들이 긴 시간 협상한 결과물로, 결국에는 통치자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도운 모범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존 왕은 귀족들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음으로써 이들이 더는 국정 운영에 방해꾼이 아니라 동반자이자 책임자로 참여하게 했다. 이렇게 해서 대헌장은 훗날 영국에서 왕과 귀족들이 국사를 걱정하고 논의하던 의회를 탄생시키고 대의민주주의가 발전하는 초석을 놓았다.대헌장 제정을 계기로 왕과 귀족의 신뢰가 회복되고 양측이 협치함으로써 정책 의제를 수월하게 입법화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왕들은 의회의 동의를 얻으면 세금을 징수하거나 법률을 제정하고자 할 때 일을 좀더 쉽게 추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점차 깨달았다. 의회를 이용한 통치는 결국 왕권 안정은 물론 국가 재정 수입 증가와 건실한 재정으로도 이어졌다. ●왕이 만든 의회, 왕의 국정 파트너 영국 이외의 유럽 국가들도 의회와 더불어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통치자에게 유리함을 인식하게 됐다. 왕들은 의회를 국가 운영에 매우 유용하고 편리한 장치이자 교두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필리프 4세는 1302년 삼부회로 알려진 신분제 회의를 소집했다. 전국의 성직자, 귀족, 시민의 대표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프랑스 역사상 최초의 의회를 연 것이다. 필리프 4세는 당시 대외적으로 교황 보니파키우스 8세와 대립하면서 위기감을 느끼자 프랑스가 왕권을 중심으로 통합됐음을 과시하려고 의회를 소집했다. 그의 이러한 정치적 실험은 의회가 왕의 정책에 거국적인 지지를 표명함으로써 성공을 거두었다. 영국의 왕이 과세를 하려고 의회의 힘에 의존했듯이 프랑스의 통치자도 의회의 지지를 등에 업고 강력한 군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필리프 4세는 신민의 대표 기구인 의회의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교황과 벌인 권력 다툼에서 승리했다. 이렇듯 통치자의 위용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고 왕국의 대표자들을 소집해 의회라는 기구를 만든 당사자는 바로 통치자 자신이었고, 왕은 의회라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았다. 하지만 아름다운 음악은 지휘자와 악단의 호흡이 잘 맞을 때 가능한 법이다.성공한 군주는 ‘의회 정치’ 활용의회와의 협상 결과물 英 대헌장 佛 삼부회 지지 얻은 필리프 4세다수결로 왕 선출했던 獨 ‘선제후’의회가 왕권 안정의 교두보 역할의회 협력 없인 왕권도 위험루이 16세 의회제 활용할 줄 몰라佛절대왕정이 대혁명 배경 되기도의회의 힘 무시했던 일부 통치자정치적 역풍 맞아 국정 혼란 초래의회 정치의 또 다른 선진국인 독일에서는 통치자와 신민 대표자가 주종 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관계였다. 전통적으로 지방분권적 성향이 유난히 강해서 토착 세력이 중앙정부로부터 독립적이었던 독일에서는 통수권자인 왕조차 지방 호족들 손에 선출됐다. 특정 가문에서 왕위가 세습되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때도 왕위 계승에 대한 귀족들의 동의 절차가 필요했고 왕권의 정통성은 귀족들의 선출로 보장됐다. 이러한 역사적 이유로 선제후들이 왕을 선출하는 금인칙서가 반포(1356)되기도 했다. 왕이 죽으면 왕국을 대표하는 선제후 7명이 모여 다수결로 새로운 통치자를 뽑는 것을 명문화한 것이다. 신임 왕은 자신을 선출해 준 데 대한 답례로 귀족들과 일종의 선거 계약을 해야 했다. 이는 독일어로 ‘발카피툴라티온’(Wahlkapitulation)이라고 하는데 ‘카피툴라티온’(Kapitulation)은 사실 항복이라는 뜻이니 왕권은 귀족권, 즉 통치자는 신민의 대표자들과 타협·협상·협력적 태도를 보여야 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통치자·선제후단은 합의제적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1356년의 ‘선거법 개정’ 과정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왕과 선제후들이 1년 이상 협의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양측이 서로 합의해 선거법을 만들었으므로 왕위 계승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줄어들었고, 동시에 선제후단은 왕국을 대표하는 대의 기구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흑사병이라는 사상 초유의 감염병에 직면하자 왕과 선제후단은 합심해서 국가의 통일성과 안정성을 확보해 위기를 타개하고자 했다. 양측은 공공선을 지상 목표로 삼아 인내심을 갖고 정치적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안정화할 수 있었다.●혁명까지 불러일으킨 슬로건 중세 독일에서 가장 강력한 군주로 평가받는 프리드리히 2세는 대귀족들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면서 그들의 영지에 동의 없이 과세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러한 의회주의적 전통은 훗날 “대표 없이 조세 없다”는 슬로건에서도 잘 드러난다. 18세기 중반 영국이 북미 식민지에 세금을 부과하자 신대륙에 정착한 영국인은 “국민이 자신들의 대표자를 뽑아 의회에 보내지 않으면 세금을 부과당할 수 없다”며 저항했다. 자신들을 대표할 의회 의원을 선출할 투표권이 없으니 영국 정부에 세금을 낼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기는커녕 군대를 보내 진압하면서 식민지 주민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결국 미국 독립전쟁(1775~1783)이 벌어졌고 영국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식민지를 잃었다. 마그나카르타의 협상자들이 과세를 둘러싼 팽팽한 기 싸움을 현명하게 해결했지만, 후대의 영국인은 그러지 못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회를 거치지 않고 국민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려던 영국 왕실의 정책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식민지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은 자신들의 의견을 대변할 대표, 즉 의회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당시 영국 왕인 조지 3세에게 희망을 품고 기다렸으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자 통치자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점차 분노로 바뀌었다. 결국 이들은 1774년 ‘대륙 의회’를 구성하고 영국 왕실에서 독립하면서 직접 대안을 찾으려고 했다. 의회와의 관계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는 바람에 정부가 붕괴한 역사적 사례는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1789년의 프랑스 대혁명을 들 수 있다. 1789년 5월 5일 프랑스 절대왕정을 상징하는 베르사유궁전에서 루이 16세는 신분제 회의를 소집했다. 절대왕정이 확립되면서 1614년 이후 단 한 번도 개최되지 않다가 무려 175년 만에 의회가 열렸으니 제대로 운영될 리 없었다. 의회가 열리기 전부터 사람들은 인권·자유와 평등·민주주의적 국가 운영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했기에 이들의 정치의식은 크게 성장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의회를 소집하라고 요구했으나 왕은 전혀 들으려 하지 않았다.왕이 백성들의 목소리를 직접 경청할 수 있는 ‘민생 행보’를 펼치기 어려웠던 시대였기에 의회를 통해 우회적으로나마 이런 급격한 변화를 읽어 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터이다. 하지만 자신의 막강한 공권력에만 의존했던 왕은 신민의 대표 기구인 의회라는 좋은 제도를 활용할 줄 몰랐다. 이처럼 꽉 막힌 정치 상황에서 스스로 주권자로서 인식하기 시작한 국민은 새로운 국회(국민의회)를 구성하고 혁명을 일으켰다. 루이 16세는 몰래 도망치다가 붙잡히는 수모를 당했고, 결국 의회가 내린 사형 결정에 따라 단두대에서 처형됐다. 한 달 뒤면 대한민국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그 결과가 여소야대이든 여대야소이든 대통령은 의회를 국정 파트너로 존중하고 의회와 때로는 타협하고 때로는 협치하며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의회를 뜻하는 ‘팔러먼트’(parliament)라는 단어가 13세기부터 사용됐는데, 어원은 중세 프랑스어의 ‘파를레’(parler·말하다)에서 파생됐다. 이처럼 본래 의회는 왕과 신민의 대표자들이 협상을 벌이는 기구였음을 잊지 말자. 영국·프랑스·독일·미국 등 의회민주주의가 발전한 선진국의 역사적 사례가 보여 주듯이 성공한 통치자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의 정치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상응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격상된 의회는 공동체의 번영을 이루려고 통치자와 기꺼이 협력했다. 하지만 의회를 무시하거나 존중하지 않은 통치자들은 정치적 역풍을 맞아 목숨을 잃거나 심지어 국가에 손해를 입혔다. 역사는 성공한 통치자가 되려면 의회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함을 말해 준다. 중앙대 교수·작가
  • 옥재은 서울시의원 “치매환자 생명 위해 배회기 적극 보급 필요”

    옥재은 서울시의원 “치매환자 생명 위해 배회기 적극 보급 필요”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옥재은 의원(국민의힘·중구2)이 치매환자에게 지원되고 있는 배회감지기의 부족한 지원 현실과 치매환자 가족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앙치매센터에 의하면 지난 2022년 서울시 65세 이상 추정 치매 환자 수가 약 15만명이며, 30년이 되면 약 24만명, 40년에는 37만여명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이는 전체 65세 이상 인구 대비(40년 예상 노인 인구 약 3백만명) 14%에 달하는 수치로 치매 인구의 증가세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이미 국가에서는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해 치매환자 지원 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표하고 있으나, 실제 치매환자 가족이 체감하는 정도는 미미하며,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이 가장 힘겨워하는 치매환자 배회 행동은 치매환자와 이를 제지하는 가족 간의 갈등 심화 및 실종으로 인한 생명의 위험을 수반하고 있으나,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배회감지기 보급은 상당히 소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의 배회감지기 보급 지원 현황을 보면 2023년 기준 서울시에서 1865대, 보건복지부에서 189대가 보급됐다. 서울의 65세 이상 추정 치매 환자 수가 15만명을 넘는 것을 고려해 보았을 때 치매 환자의 안전에 대해 무관심해 보인다고 옥 의원은 지적했다. 또한 옥 의원은 “치매환자 가족이 짊어져야 하는 비용과 가족을 기억하지 못하는 환자를 돌보는 고통은 감히 헤아릴 수 없다”라며 치매 환자 가족을 지원하는 정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해 현재 ‘서울시 치매환자 가족 지원을 위한 조례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하며 “조례안으로 지원 근거를 확고히 배회감지기를 적극적으로 보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려서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옥 의원은 “대부분의 치매환자가 고령층이다. 지금의 고령층은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쳐 한강의 기적을 이룬 세대로 우리나라를 이만큼 끌어 올려준 너무나 고맙고 고생한 세대”라며 “지금 그분들 중 많은 분이 기억을 잃고 길을 잃고 계신다”고 한국사회의 아픈 부분을 집었다. 그러면서 옥 의원은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을 지원하는 것은 곧 치매환자에게 곧바로 연결되는 것으로 우리가 이분들의 고통을 보살피고 위로하고 함께 나눠야 한다”고 치매환자 가족을 위한 지원에 힘을 합쳐줄 것을 호소했다.
  • 구로구 “최태성 강사의 추사 김정희 이야기 들어보세요”

    구로구 “최태성 강사의 추사 김정희 이야기 들어보세요”

    서울 구로구가 다음달 평생학습 활성화의 일환으로 명사를 초청해 특별한 강의를 마련한다고 7일 밝혔다. 오는 4월 19일 열리는 특강은 별별한국사 연구소 최태성 소장이 강사로 나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역사적 장면’을 주제로 인생 풍파를 겪은 추사 김정희의 삶을 통한 인생학에 대해 들려준다. 최 소장은 이비에스 인터넷 강의 사이트의 한국사 강사이기도 하고 많은 방송에 출연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강의는 다음달 19일 오전 11시 구로구민회관에서 진행된다. 수강료는 무료다. 오는 11일부터 선착순으로 400명을 모집한다. 신청은 구로평생학습관 홈페이지를을 통해 온라인으로 하거나 구청 교육지원과로 전화 또는 방문하면 된다. 구로구 관계자는 “역사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에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다.
  • 이봉준 서울시의원, 상도15구역 신속통합기획 확정, 가속페달 밟아

    이봉준 서울시의원, 상도15구역 신속통합기획 확정, 가속페달 밟아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이봉준 의원(국민의힘·동작구 제1선거구)은 동작구 상도동 279일대 재개발사업(이하 상도15구역)의 신속통합기획 확정을 환영하며, 국사봉을 품은 친환경 숲세권 대단지로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상도15구역은 영등포·여의도 및 강남 도심 사이에 있는 배후주거지역인 동시에 국사봉을 품은 천혜의 입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열악한 도로여건과 구릉지형으로 인해 개발이 어려웠다. 이에 서울시는 열악한 기반시설 및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경사지형의 특성을 살린 상도15구역 신속통합기획(14만 1286㎡, 최고 35층 내외, 약 3200세대 규모)을 마련했으며 기획안에는 ▲지역에 필요한 공공시설 확보로 편리하고 살기 좋은 주거타운 ▲국사봉과 지역 풍경에 어울리는 경관이 아름다운 단지 ▲지형의 단차를 활용한 보행 친화단지 등 3가지 계획원칙이 담겨 있다.먼저 지역교통의 중심이 될 성대로를 연결·확폭하고, 주변 저층주거지를 지원하는 문화공원, 체육시설, 공영주차장 등 다양한 주민 공공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어 국사봉으로의 열린 조망과 바람길을 확보하고, 주변 저층 주거지와 국사봉에 대응한 리듬감 있는 스카이라인 및 저층부 디자인 특화계획을 통해 지역 풍경에 어울리는 경관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급경사지에 있는 특성을 고려해 지형의 단차를 활용, 단지 내에서 편리하게 보행을 할 수 있도록 입체적 보행 및 대지조성 계획을 마련했다. 또한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절차 간소화에 따라 올해 중 상도15구역의 정비구역 및 계획 결정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도시계획위원회 수권소위, 사업시행계획 통합심의 등을 적용받아 전반적인 사업기간 또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의원은 이번 상도15구역 신속통합기획 확정으로 상도동 일대가 서남권의 친환경 대표 주거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며, 동작구 내 다른 재개발 구역들도 신속통합기획이 확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600만 돌파 ‘파묘’…이게 왜 좌파? ‘건국전쟁’ 감독 향한 질문

    600만 돌파 ‘파묘’…이게 왜 좌파? ‘건국전쟁’ 감독 향한 질문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가 개봉 11일 만에 600만 관객을 모으며 천만 영화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파묘’는 지난 3일 현재 누적 관객수 603만명을 기록했다. 3·1절 연휴 사흘 동안에만 233만명을 동원했다. ‘검은 사제들’(2015) ‘사바하’(2019) 등을 만든 장재현 감독은 ‘파묘’에서 전통적인 풍수지리와 무속신앙을 다루면서 그 안에 고난에 찬 민족사를 녹였다. 거액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해 화장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이 이 작업을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에게 함께하자고 제안하고, 네 사람이 이 묘를 파헤친 뒤 기이한 일에 직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이승만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을 만든 김덕영 감독은 ‘파묘’의 흥행에 대해 “반일주의를 부추기는 ‘파묘’에 좌파들이 몰리고 있다”라며 “‘건국전쟁’에 위협을 느낀 자들이 ‘건국전쟁’을 덮어버리기 위해 ‘파묘’로 분풀이를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덕영 감독은 ‘건국전쟁’이 100만 관객을 돌파하자 “편 가르기식 민족주의를 떨쳐버리고, 무엇이 사실인지 찾아볼 수 있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자 대한민국이 선진 사회로 나아가는 징표라고 생각한다”라며 진영 논리를 비판하는 듯했지만 ‘파묘’의 흥행에 또다시 진영 논리를 들고나오는 모순을 보였다.이를 두고 역사강사 황현필은 3일 ‘파묘’를 보고왔다며 김덕영 감독에게 “독립운동가를 존경하지 않느냐”라고 물었다. 황현필은 주인공들 이름에 독립운동가 이름을 차용한 것, 차량번호에 여러 독립 운동 관련 날짜가 들어간 것, 일제 쇠말뚝 등을 언급하며 “항일적인 영화인데 이게 왜 좌파영화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을 좌파가 아닌 진보주의자라고 소개하며 “저는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싫어하기 때문에 좌파라는 단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독립운동을 존경하는 게 좌파고 일제의 조선 침략과 일제강점기 식민지 수탈에 대해 분노하는 게 좌파라면 좌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좌파의 반대인 우파는 우리 독립운동가를 존경하지 않는가? 김덕영 감독께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파묘’ 숨겨진 항일코드 찾기 극 중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의 이름은 상덕, 영근, 화림, 봉길이다. 상덕은 임시정부 국무위원, 광복 이후 반민특위 위원장을 지낸 김상덕에게서 따온 것으로보인다. 영근은 독립협회에서 활동한 고영근, 화림은 조선의용군에서 활동한 이화림, 봉길은 윤봉길 의사의 이름을 사용했다. 무당 광심(김선영)은 광복군의 오광심, 무당 자혜(김지안)는 신채호의 부인이자 독립운동가 박자혜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외세에 당하기만 하고, 잔재가 곪은 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발톱의 티눈을 뽑아내듯 우리 과거의 아픈 상처와 두려움을 ‘파묘’해버리고 싶었다.”장재현 감독은 “많은 독립운동가가 계신데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의 이름을 알리고 싶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주인공들이 타는 차량의 번호판은 0301, 1945, 0815이다. 3.1운동과 광복절을 가리킨다. 영근의 사무실 이름은 ‘의열 장의사’이며 험한 것과 사투를 벌이는 절 ‘보국사’는 ‘나라를 지킨다’라는 뜻이다. 이 절을 만든 주지는 원봉 스님인데 의열단장인 김원봉을 연상케 한다. 쇠말뚝을 뽑으러 다닌 ‘철혈단’도 1920년대 상해에서 활동한 독립운동 단체의 이름이다. 풍수사 김상덕(최민식)이 묫자리를 볼 때 100원짜리 동전을 던지는 것 또한 관객들의 예리한 눈을 피하지 못했다. 100원짜리 동전엔 이순신 장군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김상덕의 딸이 독일인과 결혼하는 장면은 사죄와 반성없는 일본에 비해 통철한 자기비판을 가졌던 독일과는 서로 화해하고 하나가 될수 있음을 보여주는 엔딩이었다는 평가다.
  • “옛 서대문형무소 일대를 3·1정신, 미래 서대문 경제 중심지로”

    “옛 서대문형무소 일대를 3·1정신, 미래 서대문 경제 중심지로”

    “우리는 대한민국의 큰 나무 아래서 살고 있습니다. 그 나무의 뿌리가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 생각해보면, 저는 3·1운동이 그 시작이라고 봅니다.”(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임시정부기념관에서는 ‘옛 서대문형무소 일대의 역사성과 발전 방안’을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에는 전문가와 시민 300여명이 참석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104세의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3·1운동으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뿌리가 자라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기조발표로 시작한 심포지엄은 ▲박경목 충남대 국사학과 교수의 ‘경성감옥에서 서대문형무소역사관까지, 한국 근현대를 투영하다’ ▲황선익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의 ‘독립공원, 임시정부기념관과 마주하다’ ▲윤인석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의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독립공원의 미래를 디자인하다’ 등의 주제 발표로 진행됐다. 심포지엄은 3·1운동의 의미를 학술적으로 정립하고, 서대문형무소역사박물관 일대의 공간적 변화를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서대문형무소 일대의 역사성을 돌아보면서 미래 우리 후손들에게 어떤 공간이 돼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서대문형무소역사박물관 일대가 3·1운동 정신을 이어가면서도, 지역 발전의 중심이 되게 하기 위한 준비”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주제발표는 서대문형무소 일대의 역사성에 집중했고, 종합토론은 미래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야 하는가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현재 서대문구 천연동에는 대통령 경호를 위해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사단이 있는데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기능이 크게 축소됐다. 구는 제1경비사단을 이전하고, 이곳에 반도체와 바이오 등 미래첨단산업단지의 연구소, 유스호스텔, 컨벤션센터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유스호스텔은 청소년들에게 역사공부의 공간이 될 것이고, 반도체·바이오 연구소는 미래 서대문 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연구단지는 서대문구의 9개 대학과 연계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대문구는 제105주년 삼일절을 기념해 1일과 2일 서대문독립공원 일대에서 ‘서대문, 1919 그날의 함성’을 개최했다. 행사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내 기념무대에서 배우들의 독립운동 재현 퍼포먼스, 역사어린이합창단의 공연, 3·1독립선언서 낭독과 만세삼창 등으로 채워졌다.
  • 분신 시도, 항의 삭발, 과거 전력…국민의힘 공천도 ‘조마조마’

    분신 시도, 항의 삭발, 과거 전력…국민의힘 공천도 ‘조마조마’

    공천 파동을 겪는 더불어민주당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조용한 공천이라는 평가를 받던 국민의힘에서 공천 탈락자의 ‘분신 시도’와 공천 확정자의 ‘과거 발언 논란’ 등으로 잡음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장일 전 국민의힘 서울 노원을 당협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공천심사 결과에 반발해 전날에 이어 분신 재시도를 벌였고, 경찰이 그를 제압했다. 앞서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장 전 위원장을 서울 노원갑에서 컷오프(공천 배제)하고 김광수 전 서울시의원, 김선규 한국사이버보안협회 회장, 현경병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등 3자 경선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여당 당사 앞에서는 장 전 위원장뿐 아니라 다른 공천 탈락자들의 항의 방문과 농성도 끊이지 않는다. 부산 사상구에 공천 신청을 했던 송숙희 전 사상구청장은 김대식 후보의 단수 공천에 반발해 삭발을 했다. 그는 이날도 “한 위원장님, 면담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당사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부산 사상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친윤(친윤석열) 장제원 의원이 자신의 최측근인 김 후보를 밀었다는 것이다. 경기 수원을에 공천 신청을 했던 한규택 전 당협위원장도 이날 당사를 찾아 홍윤오 후보의 우선 추천 결정에 반발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낙천자들의 반발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연한 시스템 공천의 결과로, 이의를 제기하는 것도 역시 시스템 안에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장 전 위원장의 분신 시도 등을 겨냥해 “다른 시민을 위험에 빠지게 하는 행동은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공천이 확정된 인사의 과거 행적과 관련한 논란도 있다. 대구 중·남구 경선에서 임병헌 의원을 꺾고 후보로 결정된 도태우 변호사의 경우 탄핵 정국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일원으로 줄곧 탄핵 결정의 부당함을 주장해 온 강성 인사로 알려졌다. 그는 2020년 총선에서 부정투표 가능성을 주장하고,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 사인이 ‘물대포’가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던 전력 등이 있으며, 이는 야당의 공세 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與 공천탈락자, 당사 앞에서 분신시도…“난장판 공천했다”

    與 공천탈락자, 당사 앞에서 분신시도…“난장판 공천했다”

    국민의힘 장일 전 서울 노원을당협위원장이 공천 탈락에 반발해 분신을 시도했다. 장 전 위원장은 2일 오후 여의도 당사 앞에서 시너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리고 15분가량 경찰과 대치한 뒤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경찰은 장 전 위원장 옷에 붙은 불을 즉각 소화기로 진화했다. 경찰에 제압된 장 전 위원장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장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그동안 깨끗한 공천을 한다고 믿고 있었는데 막판에 이런 난장판 공천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노원갑 공천을 보면서 더는 피해자가 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당사에 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노원갑에서 김광수 전 서울시 의원, 김선규 한국사이버보안협회 회장, 현경병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의 3자 경선 방침을 발표했다. 노원을에는 김준호 전 서울대 국가재정연구센터 연구원이 우선추천(전략공천)됐다. 장 전 위원장은 노원갑 공천을 신청했지만, 경선 명단과 우선 공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 지역의 현역 의원 3명이 경선에서 탈락했다. 당내 최다선 의원 중 한명인 김영선 의원(5선·경남 창원의창)은 컷오프(공천배제)를 당했다.
  • 외신이 본 ‘한국인 멸종위기’…“사교육비·긴 노동시간 등 총체적 난국”

    외신이 본 ‘한국인 멸종위기’…“사교육비·긴 노동시간 등 총체적 난국”

    지난해 4분기 한국의 합계 출산율(한 여자가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6명대로 떨어지는 등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저출산 현상이 이어지자 외신들이 앞다퉈 원인과 배경을 조명하고 있다. 이들의 분석은 ‘과도한 집값과 사교육비’, ‘출산·육아에 비우호적인 사회 분위기’, ‘이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부 정책’으로 요약된다. 쉽게 말해서 총체적 난국이라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한국 통계청의 출산율 발표에 맞춰 ‘한국 여성들은 왜 아이를 낳지 않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TV 프로듀서 A(30)씨는 “집안일과 육아를 분담할 남자를 찾기 어렵고, 혼자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여성에 대한 (한국사회의) 평가도 부정적”이라면서 “늘 저녁 8시는 돼야 퇴근한다. 주말마다 월요일 출근을 위해 링거를 맞아야 할 만큼 힘이 들어 아이를 키울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영어학원 강사인 기혼자 B(39)씨도 “지금의 생활 방식으로는 출산·육아가 불가능하다”면서 “서울 집값도 너무 비싸 (부부의 급여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BBC는 한국의 저출산 현상이 유독 심각해진 이유로 사교육비를 꼽았다. B씨는 “아이 한 명당 매달 120만원을 쓰는 가족도 봤다. 돈이 아깝다고 안 시키면 아이들이 뒤처진다“고 덧붙였다. 더타임스도 한국의 다양한 사례를 전하며 “이 추세가 지속되면 한국인의 잠재적 멸종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논평했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은 한국의 일중독 문화와 경쟁적 압박, 성별 임금격차를 지적했다. 알자지라는 “한국 여성은 극도로 경쟁적인 직장 내 압박에 시달린다”면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국가 가운데 하나다. (여성이) 아기를 갖기 위해 시간을 내는 것 자체가 너무 큰 위험”이라고 해석했다. 유제품 업체 직원 C(34)씨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아이를 갖고 싶지만 그렇다고 (직장 내) 승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원자력발전소를 휴직하고 네 쌍둥이를 키우는 D씨는 “(휴직 전) 육아 도우미 2명을 고용하는데 매달 700만원 넘는 돈을 썼다”면서 “이 정도 비용을 지불하며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가족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토로했다. 저출산에 있어서 ‘동병상련’ 처지인 일본도 한국의 상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지난해 일본 출생아 수는 역대 최소인 75만 8631명을 기록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장시간 근로로 ‘일과 육아 간 균형 찾기’가 어렵고 육아 부담이 대부분 여성에 치우쳐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절반이 서울 등 수도권에 살고 있어 주택 가격이 지나치게 폭등했다. 일본 이상으로 교육열도 높아 저출산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물가 상승이나 육아 부담, 장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줘 결혼과 출산을 망설이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면서 “역대 한국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반영해 저출산 대책을 내놨지만 출산율 하락을 막지 못했다.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 성북구, 미취업 청년 어학·자격시험 응시료 지원

    성북구, 미취업 청년 어학·자격시험 응시료 지원

    서울 성북구가 다음 달부터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구직활동에 필요한 자격증 시험 응시료를 지원하는 미취업 자격증 및 어학시험 응시료 지원사업 신청을 받는다고 28일 밝혔다. 구직활동에 나선 미취업 청년의 구직활동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자기개발을 통한 취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응시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대상은 1월 1일 이전부터 성북구에 거주하는 19세~39세(1985~2005년 출생자) 미취업 청년이다. 1인 최대 10만원까지 실비 지원한다.지원 가능한 시험은 올해 실제 응시한 어학(토익, 오픽, HSK 등), 한국사, 국가공인자격시험(국가기술, 국가전문, 국가공인민간 등) 등의 시험이다. 신청기간은 다음달 1일부터다. 매월 1~10일마다 성북구청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지원 규모는 1000명이며 매월 초 신청접수 후 말일까지 순서대로 서류 검토 등 심사를 거쳐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미취업 청년 자격증 및 어학시험 응시료 지원사업을 통해 관내 청년들이 취업 경쟁력을 갖추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여 청년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한 수원의 독립운동가…필동 임면수 선생을 기억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한 수원의 독립운동가…필동 임면수 선생을 기억하다

    수원시청 맞은편 올림픽공원에는 한 독립운동가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수원 출신 독립운동가 필동(必東) 임면수(林冕洙, 1874~1930) 선생이다. 동상 옆에 임면수 선생의 삶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있다. “근대 수원을 대표하는 교육자이자 독립운동가이다. 대한제국기 삼일학교를 설립하고 국채보상운동 등 수원지역 애국계몽운동을 이끌었다… 신흥무관학교 분교인 양성중학교 교장으로 독립군을 양성하고 부민단 결사대로 독립항쟁의 최전선에서 싸웠다…” 임면수 선생은 독립군을 양성한 독립운동가이자 수원의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하고, 독립운동을 위해 전 재산을 희사한 애국계몽운동가였다. 또 인재 양성을 위해 수원에 삼일학교를 설립한 교육자였다. 제105주년 삼일절을 맞아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수원 출신 독립운동가 임면수 선생의 삶을 소개한다.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임면수는 1874년 6월 10일 수원군 수원면 북수리(현 북수동)에서 태어났다. 북수동 팔부자 거리의 한 집이었을 정도로 부유한 가정이었다. 1892년 전현석(1871~1932) 여사와 결혼했다. 임면수가 만주에서 독립운동할 때 전현석 여사는 다친 독립군을 치료해 주고, 그들의 식사를 하루에 몇 번씩 준비하는 등 헌신적인 내조로 남편을 지원했다. 1905년 4월 수원화성학교를 졸업하고, 상동청년학원에서 민족교육을 받았다. 1907년 대구에서 ‘대한제국 정부가 일본에 진 빚을 백성들이 나서서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되자 임면수는 김제구, 이하영 등과 함께 수원의 국채보상운동을 이끌었다. 국채보상운동 취지서를 작성해 수원뿐 아니라 경기도 각 군에 배포해 의연금을 모았다.일찍이 근대 사상을 깨치고 애국계몽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임면수는 나중석, 이하영 등 수원지역 유지들과 힘을 합쳐 삼일남학교와 삼일여학교를 설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1909년에는 삼일학교 교장을 역임하며 사립학교 설치 운동을 주도했고, 삼일여학교 건물을 지을 때는 토지를 희사했다. 삼일학교는 1909년 고등과 제1회 졸업생 20명을, 삼일여학교(현 매향중학교)는 1910년 제1회 졸업생 4명을 배출했다. 1910년 국권피탈로 대한제국이 일제에 강점되자 독립운동 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1912년 만주 서간도 환인현 횡도천으로 망명해 독립운동에 나섰다. 임면수는 수원에서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한 유일한 인물이었다. 만주 지역 상황이 열악해지자 신흥무관학교 유지비와 군사 훈련비를 조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1912년 임면수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은 한인자치기구인 부민단(扶民團)을 조직했고, 임면수는 부민단 결사대로 활동했다. 1910년대 중반에는 만주 통화현 합니하에 설립된 민족학교인 양성중학교 교장으로 활동하며 독립군 양성에 힘썼다. 양성중학교는 학생들에게 한글, 한국사, 한국지리 등을 가르치며 민족의식을 고취했다. 1919년 3.1운동 이후 일제가 간도 출병을 하자 해룡현으로 근거지를 옮겨 항일투쟁을 전개했던 임면수는 일본군 토벌대에 체포돼 중국에서 추방됐다. 1921년 길림 시내에 잠입해 활동하던 중 밀정의 고발로 체포됐고, 평양감옥에 압송돼 모진 고문을 당했다. 반신불수가 돼 고향 수원으로 돌아왔지만, 거처할 방조차 없었다. 몸은 망가졌지만, 교육에 대한 열정은 여전했다. 건강이 다소 회복돼 거동할 수 있게 되자 1923년 건립된 아담스기념관 건축 공사감독을 맡았다. 현재 삼일중학교 교정 안에 있는 아담스기념관은 미국 아담스교회의 도움을 받아 지은 것이다. 임면수는 그토록 꿈꿨던 광복을 보지 못하고 1930년 11월 29일 순국했다. 56세 되던 해였다. 세류동 공동묘지에 안장됐던 임면수의 유골은 1964년 삼일상고 동산으로 옮겨졌고, 그를 기리는 ‘필동 임면수 선생 묘비’도 세웠다. 1990년에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고, 현충원에 안장됐다. 묘비는 2015년 수원박물관 야외전시 공간으로 옮겨졌다. 임면수 선생의 손자 임병무(69)씨는 “부유했지만 교육과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모든 걸 다 바치고, 독립운동에 헌신한 할아버지를 존경한다”며 “할아버지뿐 아니라 오로지 나라의 독립만을 생각하며 행동한 독립운동가들을 국민들이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할아버지가 태어난 곳과 가까운 팔달로1가에 살고 있는 임병무씨는 종종 올림픽공원을 찾아 할아버지를 만난다. 얼굴이 무척이나 닮았다. 시인인 그는 최근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시를 담은 시집 ‘세상살이 한 마디’를 펴냈다. 2015년 2월 학계와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독립운동가 임면수 선생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발족했고, 시민들이 모은 성금으로 광복 70주년이었던 2015년 8월 15일 올림픽공원에 임면수 선생의 동상을 세웠다. 제105주년 삼일절을 앞두고 임면수 선생 동상을 참배한 이재준 수원시장은 “후손들에게 독립운동가들의 철학과 정신을 알리기 위해 힘쓰겠다”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그분들이 바라던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시민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한국지방자치학회 “읍면동 민주화, 직접민주주의 위한 공론장 마련에서 시작”

    한국지방자치학회 “읍면동 민주화, 직접민주주의 위한 공론장 마련에서 시작”

    2024년 동계학술대회 주민자치 기획세션 한나 아렌트의 민주주의론으로 한국 지방자치와 주민자치를 진단하는 자리가 22일 한국지방자치학회 2024년 동계학술대회 주민자치 기획세션에서 펼쳐졌다. 하호수 한림성심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날 기획세션에서는 신충식 경희대 교수가 ‘한나 아렌트가 본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전상직 한국주민자치학회장(중앙대 특임교수)가 ‘읍면동은 아직도 식민지다’를 주제로 각각 발표를 하고 안효성 대구대 교수, 배귀희 숭실대 교수(한국지방자치학회장)가 지정토론자로 나섰다. 미국 민주주의 발전, 자유정신 향한 마음의 습속에 기인 신충식 교수는 ‘한나 아렌트가 본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라는 발제를 통해 “미국에서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측면은 정치제도라기보다는 미국인이 습득한 자유의 정신과 마음의 습속에 기인하는 현상”이라며 “어떤 나라에서나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자유와 평등은 특정 집단이나 계층의 소유가 아니라 정치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자리 잡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렌트에 따르면 타운의 자치에 바탕을 둔 미국 민주주의의 결정적인 힘은 새로운 세계에 새로운 질서와 새로운 정치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또 “미국의 타운 공회당 민주주의의 위대성은 새 질서가 완벽한 모형으로써 외부세계와 대결하거나 단절을 원하지도 않으며 제국으로서 특정 요구를 강요하거나 복음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설교하는 방식으로 수립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아렌트와 토크빌은 연방 공화제가 타운의 체계를 갖춘 이른바 기초공화제로 분할돼야 하는 이유를 제시했다. “우리가 평의회(councils)라고 부르는 체제를 수립하지 않고서는 어떤 공화제도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지방자치가 민주주의의 본령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한국사회 압축성장, 압축갈등 낳아...사회자본 고갈은 위험사회로 이어져 전상직 회장은 ‘읍면동은 아직도 식민지다’라는 발제를 통해 “한국의 급격한 산업화, 압축성장의 결과는 압축갈등으로 나타났고 도시화, 아파트화로 사회적 자본이 고갈되고 새로운 사회적 자본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또 “아파트는 개인 주거공간으로는 성공했지만 지역 사회공간으로는 실패했다”며 “그렇다고 행정의 대비는 전혀 없었고 그대로 방치해 시장에 맡겨 버렸고 결국 이웃사촌이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적 신뢰, 사적 신뢰 모두 다 떨어졌고 결국 우리 사회는 위험-피로-감시-격차-하류사회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읍면동 상황은 매우 심각하며 헌법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되어 있지만 읍면동은 민주주의 사각지대”라고 말했다. 또 “민주주의를 잘하려면 최대공약수가 확보돼야 하고 공화를 잘하려면 최소공배수를 잘 찾아야 하는데 과연 우리사회에 이런 고민이 있는지, 이 고민을 하는 지자체가 있는 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지방의원 등은 국민이 직선으로 뽑는데 국민 삶과 밀접한 읍면동장, 주민자치위원들은 직접 뽑지 못한다”며 “시도, 시군구에는 직접민주제도가 일부 있지만 읍면동에는 없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각지대이자 식민지인 셈”이라고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박제된 지자체에 박제된 주민 권력으로 행정이 주민을 지배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 회장은 또 “한나 아렌트의 ‘노동(labor)’ ‘작업(work)’ ‘행위(action)’ 개념을 빌리자면 ‘주민의 마을화’가 필요하다”며 “주민성은 공론장에서의 ‘자유’ ‘소통’ ‘성찰’을 통해 공공성으로 발현될 수 있다”고 봤다. 그리고 “직접민주주의에서 특히 ‘공론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 공론장을 읍면동에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가 큰 고민이자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주민들의 자발성, 자율성, 주체적 참여를 위한 ‘동기부여’도 중요하고 주민자치의 논의 확대를 위해서는 학제 간 연구가 활발해져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행정학이 주도하여 주민자치가 아니라 주민관치가 되고 말았다”고 진단했다. 또 “주민자치를 과업 수행의 방편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며 “학제 간 연구가 매우 절실하다”라고 전했다. 공론장-동기부여 등의 변화가 직접민주제 이끌 수 있어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안효성 교수는 “현재의 대의민주제를 직접민주제로 바꾸어야 하고 이를 주민자치 단위에서, 지방자치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해야 한다면 주민들의 에너지가 자발적, 자율적, 주체적으로 행해져야 한다”며 “문제는 현재의 시스템이 정치적인 것에 집중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어떻게 노동에서 해방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인가, 삶의 조건을 바꾸는 것들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배귀희 교수는 “타운홀 미팅 수준에서의 기초공화제 개념을 우리 사회에 가져오면 좋을 것 같다”며 “주민들이 지역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들은 되살려야 하고 이런 논의들이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리더라도 많은 학자들이 노력하다보면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 [숫자로 읽는 세상]국민 신뢰도 ‘1등’ 의료계 였는데…기관·사람 신뢰 낮아지는 한국사회

    [숫자로 읽는 세상]국민 신뢰도 ‘1등’ 의료계 였는데…기관·사람 신뢰 낮아지는 한국사회

    정부의 의대 입학 정원 증원 정책에 대한 의사단체의 반발이 한창입니다. 전공의 이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의료 현장 곳곳에서도 혼란이 발생하자 환자를 뒤로 하고 정부와의 싸움에 나선 의사단체를 향한 국민 여론도 좋지 않습니다. 이 가운데 2022년 국민 신뢰도 1위 기관이 의료계였다는 조사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사회 신뢰도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각 분야 별 지표를 통해 짚어보겠습니다. 통계청은 22일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국민 삶의 질 보고서는 11개(가족·공동체, 건강, 교육, 고용·임금, 소득·소비·자산, 여가, 주거, 환경, 안전, 시민참여, 주관적 웰빙) 분야에 걸친 71개 통계 지표로 국민의 삶의 질 수준을 가늠해보는 보고서입니다. 국민이 느끼는 우리 사회의 장점과 취약점을 파악하고 영역별로 사회상의 변화 추이를 진단해볼 수 있습니다. 11개 분야 중 지표가 최근 들어 대체적으로 악화된 분야는 ‘시민참여’ 부문입니다. 사회적인 격차와 불평등 문제, 시민사회의 역동성 등을 판단하는 지표인데요. 시민참여 분야의 7개 지표 중 선거투표율, 정치적 역량감, 기관신뢰도, 대인신뢰도 4개 지표과 최근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사회의 여러 제도 및 기관들이 얼마나 잘 운영되고 국민 전체의 이해를 대변하는지 보여주는 기관신뢰도는 2022년 52.8%로 나타났습니다. 기관신뢰도는 2013년 44.7에서 2016년 39.7%까지 낮아졌다가 2021년 55.4%까지 꾸준히 증가했는데요. 2022년 52.8%로 2016년 이후 7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습니다. 세부 기관별로 보면 의료계에 대한 기관 신뢰도가 76.4%로 가장 높았습니다. 2021년 72.2%에서 4.2% 포인트 증가한 수치입니다. 그 다음으로 교육계(67.7%), 금융기관(67.1%), 지방자치단체(58.8%) 순으로 많았습니다. 신뢰도가 가장 낮은 기관은 국회(24.1%), 노동조합(43.1%), 경찰(45.1%) 순이었습니다. 친밀하지 않은 일반 사람들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보여주는 대인신뢰도도 2022년 54.6%로 전년 대비 4.7% 포인트 낮아졌는데요. 2018년 69.2%, 2019년 66.2%를 기록했던 대인신뢰도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2020년 50.6%로 대폭 하락했습니다.총선이 약 한 달 반 앞으로 다가온 상황, 정치적 역량감의 변화 추이는 어떨까요? 정치적 역량감은 시민들이 자신의 행동이 정치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정도를 뜻하는데요. 시민들이 정치적 역량감을 가질수록 정치 참여가 높아지고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2022년 정치적 역량감은 15.2%로 2021년 21.2%에서 대폭 감소했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정치적 역량감은 ‘나 같은 사람들은 정부가 하는 일에 어떠한 영향도 미칠 수 없다’, ‘정부는 나와 같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에 관심이 없다’는 항목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응답자의 비율로 측정하는데, 2022년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10년 새 가장 많았다는 뜻입니다. 2013년 26.7%였던 정치적 역량감은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가 2020년 17.6%, 2021년 21.2%를 기록한 데 이어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성별에 따라 편차가 컸는데요, 남성의 정치적 역량감은 17.2%로 평균치보다 높았던 반면 여성의 정치적 역량감은 13.3%로 현저히 3.9% 포인트나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선거 투표율은 2022년 77.1%로 5년 전 2017년 77.2%보다 0.1% 포인트 줄어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문제는 연령대별로 젊은 층에서 선거투표율이 줄고 고령으로 갈수록 투표율이 늘었다는 점입니다. 2017년과 비교했을 때 20~30대 청년에선 투표율이 감소했고 50대 이상 중장년 층은 투표율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2022년 20대 전반 세대는 71.6%, 20대 후반은 70.4%, 30대 전반은 70.9%, 30대 후반은 70.6%인 반면 50대는 81.4%, 60대는 87.6%, 70대는 86.2% 등 중장년층의 투표율 역시 두드러졌습니다.
  • [생생우동]두근두근 새 학기 맞이, 동네 도서관·교육센터와 함께

    [생생우동]두근두근 새 학기 맞이, 동네 도서관·교육센터와 함께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우리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쉽게 접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딱딱한 행정 뉴스는 매일 같이 쏟아지지만 그 안에 숨겨진 알짜배기 생활 정보는 묻혀버리기 십상입니다. 서울신문 시청팀은 서울시와 자치구가 내놓은 행정 소식 중 우리 일상의 허기를 채우고 입맛을 돋워줄 뉴스들을 모은 ‘생생우동’(생생한 우리 동네 정보)을 매주 전합니다. 겨울의 끝자락이 보이는 2월 말, 새 학기의 설렘도 다가온다. 새로운 선생님, 새 친구와 또 다른 공간에서 보낼 한 해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라면 우리 동네 주변에 있는 도서관과 학습 지원센터 등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시와 서울 25개 자치구에선 초등학생부터 진로와 진학을 고민하는 중고등학생까지 다양한 고민을 도와 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있다.엄마표 영어부터 진로 체험까지 ‘중랑구 방정환교육지원센터’ 서울시 최대 규모의 교육지원센터인 중랑구 방정환교육지원센터는 진로·진학부터 전공탐구, 전인교육, 평생교육 등 새학기를 맞아 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다음달을 꽉 채운다. 진로와 진학에 고민이 큰 중고등학생들을 위해선 자율주행 자동차 메이킹, 경찰·승무원 체험, 애니메이터 체험 등 다양한 진로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엄마표 수학·영어 등 학부모 전용 프로그램도 열리고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4차산업·한국사·세계사를 배우는 수업도 있다. 중랑구민 또는 중랑구 소재의 학교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오는 26일 오후 2시부터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아이의 유튜브 게임으로 싸우지 않으려면? 학부모 특강 서울 중구 구립도서관은 새 학기를 맞아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녀교육 특강을 연다. 자기 주도적인 학습 습관을 위한 ‘새로운 시작 그리고 계획’, 뉴미디어 시대 가장 큰 고민인 매체 활용법을 담은 ‘유튜브 게임으로 싸우지 않으려면’ 등이 열린다. 중구 관계자는 “뉴미디어 특강은 자녀가 사용하는 앱과 유튜브의 활용법을 직접 배우면서 아이의 학습에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익힐 수 있다”고 소개했다. 21일부터 중구 구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고 있다. 중구 남산타운어린이도서관은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나의 독서계획 챌린지’ 프로그램도 연다. 올해의 독서계획을 세우면 도서관 큐레이션 부스에 전시된다. 계획을 달성한 아동은 연말에 시상할 예정이다. 가온도서관은 초등학교 2~3학년을 대상으로 영어 그림책 일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중구 관계자는 “우리 동네 도서관 프로그램과 함께 새 학기를 알차게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자치구 유일 ‘강남인강’ 새 학기 맞이 가입 이벤트 자치구가 운영하는 유일한 인터넷강의 서비스인 ‘강남인강’은 새 학기를 맞아 특별 가입 이벤트를 연다. 오는 26일까지 가입할 경우 전 과목 수강권에 수강 기간을 1개월 더 추가해 총 13개월을 이용할 수 있다.강남인강은 현직 교사, EBS 대표강사, 대치동 학원 스타강사 등 국내 최고 강사진 68명이 참여하며, 연회원권으로 2만여개의 강의를 횟수 제한 없이 수강할 수 있다. 전국 수강생 수는 누적 200만명에 달한다. 연회비는 5만원이며, 강남구민의 경우 3만원이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전국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무료수강권을 발급하고 있다. 대상자는 재학 중인 학교 혹은 거주 지역의 시·군·구청 또는 동 주민센터에서 무료수강권을 신청할 수 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새 학기를 앞둔 학생들이 이번 이벤트를 통해 강남인강을 부담 없이 이용해보고, 학업 성취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길 바란다”고 했다.
  • “배우 오만석·서지석과 종로모던 길 걷자” 종로구, 사운드 워크 제작

    “배우 오만석·서지석과 종로모던 길 걷자” 종로구, 사운드 워크 제작

    청와대 습격 지령을 받은 북한 무장 게릴라들이 서울을 침범한 지난 1968년 1월 21일, 이들을 상대로 작전을 지휘하던 당시 종로경찰서장 최규식 경무관이 걸었던 길은 어디였을까. 종로구 ‘사운드 워크’를 이용하면 1·21 사태에 대한 생생한 해설에 나선 배우 오만석의 목소리와 함께 산책할 수 있다. 서울 종로구는 종로의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정한 10개 관광 코스를 안내하는 오디오가이드 프로그램 ‘종로 모던 길 사운드워크(Sound Walk)’를 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종로구 관계자는 “종로와 연이 깊은 지역 명사 10명의 실감 나는 연기와 해설을 들으며 관내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다”며 “종로구는 1876년 초기 개화기부터 현재까지의 변화 과정을 조사하고 종로 모던 길 10코스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길이는 총 30.2㎞로 코스별 약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소요된다. 10개 코스가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져 있다. 코스별 주제와 관련된 역사 속 인물이나 가상의 인물이 오디오 해설사로 등장해 길을 걷는 내내 흥미진진하고 특별한 얘기를 들려준다. 1코스는 배우 오만석, 2코스는 가수 송민경, 3코스는 성우 김보민, 4코스는 배우 배해선, 5코스는 배우 서지석, 6코스는 배우 박형준, 7코스는 방송인·역사학자 정재환, 8코스는 한국사 강사 최태성, 9코스는 배우 강애심, 10코스는 역사 작가 박광일이 맡았다. 먼저 1코스 ‘1.21길’은 ‘서울의 중심 종로에 큰 변화를 일으킨 1968년 1.21 사건 뒷이야기’를 다룬다. 당시 종로경찰서장 최규식 경무관 역을 맡은 배우 오만석의 생생한 해설과 함께 사건의 현장을 걷게 된다. 2코스 ‘독립과 매국의 길’은 배화여학교 학생 김경화 역을 맡은 가수 송민경이 ‘독립에 나선 인물과 친일매국의 길로 들어선 인물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3코스 ‘이방인의 은행나무 길’은 ‘근대 우리나라에 살았던 외국인 이야기’이다. 성우 김보민이 딜쿠샤의 주인이던 남편 앨버트 테일러와 메리 린리 테일러 역할을 맡아 생동감 넘치는 연기를 펼친다. 4코스 ‘모더니스트, 문학의 길’은 근대문학을 공부하는 가상의 여성 염인영이 된 배우 배해선이 ‘문학의 향기를 통해 만나는 종로의 문학가 이야기’를 소개한다. 염인영이라는 이름은 문학가 ‘염상섭’, ‘박인환’, 그리고 ‘김수영’을 조합해 지었다. 5코스 ‘개화를 향한 길’은 ‘교육과 산업 진흥, 근대화로 뜨거웠던 개화기 이야기’로 젊은 개화파이자 갑신정변 주역이던 홍영식 역할을 배우 서지석이 맡았다. 6코스 ‘3.1운동길’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민주주의의 시작 3.1운동 이야기’를 다룬다.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국내에 전한 유학생 송계백 역할을 배우 박형준이 맡았다. 7코스 ‘혁명의 길’은 ‘종로에서 만나는 새로운 세상을 위한 움직임, 혁명의 길 이야기’이다. 영화제작자이자 단성사 대표인 박승필 배역을 역사학자 정재환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8코스 ‘배움의 길’은 ‘세상을 바꾸는 교육과 연구의 공간, ‘싱크 탱크’ 종로 이야기’로 한국사 강사이자 방송인 최태성이 고종 때 문신 성균관 대사성이었던 김학수 배역을 맡았다. 조선의 역사를 지탱한 지식의 중심이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9코스 ‘인생의 길’은 봉제사이자 의류 사업가 노태영이라는 가상의 배역을 배우 강애심이 맡아 ‘위대한 일상을 살아냈던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태영은 ‘노동’, ‘전태일’, 그리고 전태일 평전을 쓴 ‘조영래’ 변호사를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10코스 ‘역사의 길’은 역사 작가이자 방송인 박광일이 안내한다. ‘종로라는 역사책, 마지막 페이지의 이야기’를 주제로 오랜 역사가 쌓인 두꺼운 책과 같은 종로 곳곳을 그의 해설을 들으며 걷는다. ‘종로 모던길 사운드워크’는 별도의 기기나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정보무늬(QR코드)를 스캔해 이용할 수 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해설 기능도 제공한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개별 관광객 증가, 스마트기기 보급 확대 등 여행패턴 변화를 반영해 개발한 종로 모던길 사운드워크를 들으며 종로의 근현대사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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