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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정조 독살설/이용원 수석논설위원

    1993년 나온 ‘영원한 제국’은 요즘 유행하는 팩션소설의 원조격인 작품이다. 조선 22대 임금인 정조가 세상을 뜨기 직전 24시간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절대왕권을 추구하는 정조와 이에 맞서 ‘사대부의 나라’를 지키려는 노론 벽파 사이의 음모·갈등을 스릴 넘치게 묘사해 큰 인기를 모았다. 작가 이인화씨(현 이화여대 교수)는 책 후기에서 소설을 쓰게 된 계기를 고향인 영남 일대에서 어려서부터 들어온 정조 독살설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책은 허구”라고 강조하고 “허구화를 위해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등 여러 추리소설의 모티프를 응용했다.”고 공개했다. 허구에 불과한 정조 암살설에 치밀한 논증을 가해 역사 영역으로 끌어들이려 한 이는 역사평론가 이덕일씨이다. 이씨는 2005년 내놓은 책 ‘조선 왕 독살사건’에서 조선왕조실록 등 사서를 동원해 벽파가 정조를 제거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를 열거했다. 특히 정조가 ‘급서(急逝)’할 즈음 약을 처방한 심인이 벽파의 영수 심환지의 친척이고, 임종할 때 유일하게 곁을 지킨 이가 최대의 정적인 정순왕후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어쨌거나 이인화·이덕일 두 사람이 지목한 독살의 주범은 심환지였다. 그러나 정조 연구의 대가인 정옥자 국사편찬위원장을 비롯한 역사학자들은 그동안 정조 독살설을 전면 부정해 왔다. 학계가 추정하는 정조의 사인은 일종의 과로사이며 그 직접적인 원인은 종기 때문이었다는 것. 정 위원장은 서울대 규장각 관장 시절에 한 인터뷰에서 정조는 “암살을 피하고자 새벽 닭이 울 때까지 잠을 자지 못하며 공부했고” 그러다 보니 “옷을 입은 채 잠자리에 드는 버릇이 생겨” 이에 따라 생긴 지병인 “피부병으로 돌아가셨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조의 어찰 299통을 분석한 결과 심환지는 정조의 대척점에 섰다기보다 심복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붕어(崩御) 열사흘 전 편지에서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했다. 또 정조는 의서 ‘수민묘전(壽民妙詮)’을 편찬할 만큼 의학에 조예가 깊어 제 병에 대한 처방과 약 조제를 직접 관장했다. 독살당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들이다. 정조 독살설은 정사(正史)의 영역에는 아직 비껴나 있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월드 이슈] 검은 링컨, 링컨을 부활시켰다

    [월드 이슈] 검은 링컨, 링컨을 부활시켰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라는 미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가운데 오는 12일 맞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탄생 200주년은 미국인들에게 남다르다. 대공황 이후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는 미국인은 오바마 대통령에게서 링컨식의 국민통합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식 준비과정에서부터 취임선서 때 링컨 대통령의 성서를 사용한 것은 물론 정치적 라이벌들을 내각에 기용한 것에 이르기까지 가장 존경한다는 링컨 대통령을 벤치마킹했다. 12일 링컨의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를 방문,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링컨 탄생 200주년 위원회’ 의장인 딕 더빈(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은 “경제적 도전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링컨 대통령과 같은 리더십과 용기를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며 링컨 탄생 200주년의 시대적 의미를 강조했다 이날을 전후해 미 전역에서는 링컨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와 특별전시회가 열린다. 워싱턴의 링컨기념관에서는 로드아일랜드주 대법원장을 지낸 프랭크 윌리엄이 워싱턴 지역 출신 학생들과 함께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낭송한다. 일리노이주에서도 학생들이 게티즈버그 연설을 집단 낭송할 예정이다. 1865년 링컨이 저격당한 장소인 포드극장은 보수공사를 마치고 링컨 탄생일에 맞춰 11일 재개관, 16일부터는 일반에 공개된다. 포드극장은 1862년 노예해방 선언을 앞두고 5개월 동안 링컨의 개인적, 정치적, 역사적 고민과 결단을 그린 연극을 재개관 기념작으로 공연한다. 워싱턴에서는 링컨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4월 말까지 스미스소니언 미국사박물관 등에서 각종 전시회와 강연, 공연 등이 마련된다. 링컨 탄생 200주년 기념 1달러짜리 은화와 우표도 이미 나와 판매되고 있다. 링컨에 대한 출판계와 언론계의 재조명 열기도 뜨겁다. 지금까지 발간된 링컨 대통령에 관한 책만 1만 5000권 이상이다. 이달 중 10여권의 책이 이 목록에 더해질 예정이다. 공영방송인 PBS는 ‘링컨 탐구’와 ‘링컨의 암살’을 12일 방영한다. 링컨 탐구는 흑인 노예를 해방시킨 위대한 지도자라는 기존의 1차원적 평가에 도전장을 던진다. 헨리 루이스 게이츠 주니어 하버드대 교수는 위대한 해방자이면서 백인 지상주의자였고, 전사이자 평화주의자였던 복합적인 링컨의 다른 면모들을 부각시켜 논란이 예상된다. 히스토리채널은 대통령의 날인 16일 ‘링컨의 시신을 훔치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할 계획이다. 링컨이 암살된 지 11년 후 시카고 갱단이 그의 시신을 훔쳐 20만달러의 돈을 요구하려 했다는 음모가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처럼 링컨이 사망한 지 150년 가깝지만 링컨에 대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링컨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해 내고, 새로운 관점에서 링컨을 재조명하는 것은 커다란 도전이다. 12일 미 전역에서는 “이 나라는 새로운 자유의 탄생을 맞이하게 될 것이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영원히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이 울려퍼질 것이다. kmkim@seoul.co.kr
  • [로컬플러스] 日 ‘경북의 맛’에 끌리다

    경북의 별미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동해안으로 몰리고 있어 경북도가 기대에 차있다. 10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시작돼 다음달 초까지 10여차례 계속될 예정인 ‘경북 미식(美食) 기행’에 일본인 관광객 200여명이 참가한다. 매차례 20명씩 경북을 찾는 일본 관광객들의 미식 기행코스는 첫날 영덕 강구항 일대에서 대게 미식 투어를 하고 이튿날 포항에서 과메기를 맛본 뒤 구룡포 일대의 일본인 적산가옥 거리를 둘러본다. 마지막 날 경주 불국사 등을 관광하는 일정으로 구성된다. 경북도는 앞서 일본 관광객의 미식 기행 등 이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일본의 여행사와 함께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내 주요도시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마케팅을 펼쳐 왔다. 도 관계자는 “영덕·울진 대게와 포항 과메기, 경주 참전복 등 지역 특산물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만큼 이번 관광코스는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울산과학대 신입생 25% 특목고 출신

    국내 첫 국립대학 법인인 울산과기대의 출발이 순조롭다. 신입생 4명 가운데 한 명이 특목고 출신으로 파악됐다. 교수진도 평균연령 39.2세로 젊다. 9일 이 대학에 따르면 전체 신입생 500명 가운데 25%인 126명이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 출신이다. 나머지 신입생들도 특목고에 버금가는 전국 상위 5% 이내 수준이라고 학교측은 밝혔다. 신입생의 출신학교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 인천 경기권 학생이 29.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산 경남 25.1%, 대구 경북 12.6%, 울산 12.4% 등의 순이었다. 학생들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한다. 학교 관계자는 “이공계 특성화 대학에 대한 기대감에다 국어와 국사 등을 제외한 모든 강의를 영어로 하고 전액 장학금에다 1년에 200만원씩 생활비까지 지원해 주는 등 조건이 좋았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49명의 교수진도 실력파로 구성됐다. 평균연령이 39.2세로 만 40세가 채 안 된다. 학부별 출신학교를 보면 서울대가 17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경북대 6명, 포스텍 5명, 고려대· 카이스트· 연세대· 한양대 각 3명 등의 순이다.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의 서의성 교수는 31세로 최연소다. 최고령 교수는 기초과학(화학) 분야의 박수문 석좌교수로 67세다. 서울대 화학과 학사와 텍사스 오스틴대 화학과 박사를 거쳐 뉴멕시코대와 포스텍에서 일했으며 국제저널 269편과 특허 8건 등의 연구실적으로 ‘전기화학분야의 노벨상에 근접한 한국과학자’로 선정된 바 있다. 저장분야의 세계적 과학자인 한양대 응용 화학과 조재필(42) 교수는 정년보장(테뉴어)의 정교수로 위촉됐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경북도 교육감 보선 열기 ‘후끈’

    경북도 교육감 보선 열기 ‘후끈’

    4월29일 주민직선으로 치러지는 경북도교육감 보궐선거의 예비후보자 면모가 속속 드러나면서 선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일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유진선(49) 대경대 총장이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에 따라 앞서 등록을 한 이영우(62) 전 경북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과 김철(59) 전 경북도교육청 부교육감 등 3명이 예비후보자가 됐다. 이들은 대학 인사-경북대사범대 출신-대구교대 출신이라는 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 역대 경북도교육감 선거에서는 경북대 사범대 출신 후보가 강세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경북도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직접 선거로 바뀐데다 대구교대 출신들의 교육감 만들기 바람과 40대 젊은 대학총장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유 총장은 1993년 30대 초반에 대경대를 설립, 16년만에 취업률과 학생 충원율 면에서 선두를 달리는 대학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월간 뉴스피플의 ‘2008년 대한민국을 빛낸 10대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경산이 고향이며 영남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영남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땄다. 이 전 국장은 경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경주 계림고 교장, 김천고 교장, 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등을 역임했다. 포항시 대잠동에 선거사무실을 내고 경북 각 시·군의 시정보고회나 행사에 참석해 명함을 돌리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대구교대 출신인 김 전 부교육감은 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교육과학기술부 공보관 등을 지냈다. 이번 선거는 조병인 전 교육감이 뇌물수수 혐의로 사법 처리되면서 지난해 10월 사퇴해 치러지게 됐다. 당선자는 조 전 교육감의 남은 임기인 2010년 8월17일까지 경북교육계를 이끌게 된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목조문화재 화재 대책 ‘공염불’

    목조문화재 화재 대책 ‘공염불’

    국보·보물급 목조문화재에 대한 방재 대책이 여전히 허술하다. 지난해 2월10일 숭례문이 70대 노인의 방화로 전소된 뒤 불에 취약한 목조문화재에 대한 소방시설이 부분적으로 보강됐지만 방재 대책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해당 문화재에 적합한 ‘맞춤식 소화도구’는 물론 소방인력 관리도 허점으로 지적된다. ●화재경보기 없는 곳 72% 서울신문이 최근 1주일 동안 쌍계사 대웅전, 마곡사, 안동 충효당, 해인사 장경판전, 송광사 국사전 등 전국의 주요 20개 국보·보물급 문화재에 대한 소방대책을 확인한 결과, 화재 때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상수도가 없는 곳이 14곳이나 됐다. 앞으로 설치할 계획도 없었다. 스프링클러 설치 계획이 없는 곳도 17곳이었다. 개인이 작동할 수 있는 방수총이 없는 곳은 5곳이었으며, 이곳에는 목조문화재를 방염처리할 계획조차 안 돼 있었다. 이번 확인 작업은 낙산사 화재 이듬해인 2006년 문화재청의 의뢰로 전국 124개 목조문화재에 대한 안전실태를 조사한 전문기관 ‘건국ENI’가 펴낸 당시 보고서를 토대로 이뤄졌다. ●경비·진화 매뉴얼 일선에선 몰라 특히 문화재청이 지난해 12월 전국의 목조문화재의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도 비슷하다. 화재경보기가 없는 곳은 88곳(71.5%),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은 72곳(58.5%)이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개정된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지난 6일에야 공포돼 이제부터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내에 보물 1434호 계단(戒壇·계율을 받는 단상)을 소장하고 있는 전북 완주군 안심사 관계자는 “CC TV는 고장났고 소화전도 없다.”고 말했다. 숭례문 화재 직후 소방당국이 중요대책으로 제시한 ‘다굴절 파괴 방수차’ 는 서울과 제주에만 1대씩 도입된 게 고작이었다. 이 장비는 리모컨으로 지상 16m까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파괴용 장비 및 호스를 탑재해 방재 대책에 효과적이다. 대당 16억원짜리인데 국가와 지자체가 비용을 절반씩 부담하도록 돼 있어 정작 중요 목조문화재가 많은 지역의 지자체들은 도입할 엄두를 못낸다. 소방당국은 목조문화재가 있는 지역의 모든 소방서에 문화재 맞춤 화재진압 매뉴얼을 지난해 5월 배포하고 훈련도 마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등사(대웅전 보물 178호)를 관할하는 강화소방서 관계자는 “경비·진화 매뉴얼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수서원(보물1402호) 관계자도 “경내에서 소방훈련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설 확충보다 더 중요한 게 유사시 장비를 사용할 인력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지자체가 사찰에 파견한 경비인력은 대부분 60~70대 노인이었다. 경기 안성 청룡사(대웅전 보물 824호) 주지는 “소방관끼리만 훈련할 게 아니라 감시요원이나 스님에게도 사용법 등을 가르쳐 줘야 한다.”고 말했다. 화재 책임자도 불분명하다. 사찰측은 시·군청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이지만, 시·군청은 관리책임자는 사찰 주지라고 답했다. 이경주 강병철 최재헌기자 kdlrudwn@seoul.co.kr
  • [기고] 두 갈래 길/조효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기고] 두 갈래 길/조효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1년. 이명박 정부가 걸어온 여정이다. ‘선진화’를 내세우며 출범한 정부가 1년도 못돼 휘청거리고 있다. 세계적 경제위기가 몰고 온 외풍은 정부의 잘못만이 아니다. 하지만 상식적 소통을 거부한 역주행은 고스란히 정부의 몫이다. 국민정서와 어긋난 ‘강부자 내각’이 그랬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그랬다. 국방부가 대체복무제 도입론을 묵살하고, 법무부가 이주노동자에 대한 토끼몰이식 단속을 재개하고, 경찰이 용역직원과 함께 시위를 진압하는 기막힌 현실도 정부의 책임을 비켜가지 않는다. 새 정부 들어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말이 ‘법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치의 목적은 당연히 국민의 권익 보호다. 그래서 법치와 인권은 동전의 양면이다. 그럼에도 마치 법치만이 중요하고, 인권은 무시해도 좋다는 위험한 논리가 경찰·검찰·국회의원의 입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8년. 한국사회가 비로소 인권의 관점으로 해석돼온 기간이다.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을 계기로 인권은 중요한 사회적 판단기준이 됐다. 교도소 수용자들의 비인간적 실태가 낱낱이 공개되고, 억울해 하면서도 감수해야 했던 각종 차별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나아가 한국사회의 반인권적 법령들이 국제인권기준의 잣대로 도마 위에 올랐고, 사회 각 분야에서 인권교육이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놀라운 변화만큼 ‘후유증’도 컸다. 타 국가기관을 향해 쓴 소리를 멈추지 않는 인권위에 대한 견제가 줄을 이었다. 드러내놓고 인권위를 비판하는가 하면, 인권위 권고에 법적 강제성이 없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악용했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 인권위 권고 수용률이 8년간 90%라는 사실이 기이하게 느껴질 정도다. 후발 국가 중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룬 보기 드문 나라. 전쟁의 잿더미에서 반세기 만에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멋쩍은 평가다. 이따금씩 제3세계의 모델로까지 추켜세워지는 한국에서, 민주주의의 상징이라 할 인권이 위협받고 있다. ‘선진화’를 국가시책으로 내세운 이명박 정부 1년 동안 인권위는 벼랑 위에 섰다.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인권기구의 생명이라 할 독립성에 흠집을 냈고, 대통령 취임 1년도 되기 전에 조직의 대폭 축소를 밀어붙이고 있다. ‘방만한 조직의 정리’라는 행정안전부의 논리가 언론에 보도됐다. 한국의 인권 현실에 비춰 보면 아귀가 맞지 않는다. 인권위 출범 이후 진정사건은 해마나 증가해 오히려 인력 부족을 지적해야 할 판이다. 지난해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도 인권위의 업무 공백을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혹자는 법무부나 국민권익위원회가 일을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권위 진정사건의 80% 이상이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임을 아는 사람이라면,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라고 부추기지는 못할 것이다. 16년. 유엔이 회원국들에 독립적 국가인권기구를 만들라고 권고한 때로부터 열여섯 해가 지났다. 당시 인권기구를 가진 나라는 10여개국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120개국에 달한다. 한국 인권위는 출범할 때부터 국제적으로 주목받아 현재 세계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부의장국을 맡고 있다. 독립성을 지키지 못했다면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을 일이다. 나아가 국제사회는 2010년 한국이 ICC 의장국을 맡아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선진화를 꿈꾸는 이명박 정부에 두 갈래 길이 있다. 인권위를 압박해 인권 후진국의 멍에를 뒤집어쓸 것이냐, 아니면 인권위 권고를 경청해 인권 선진국의 길로 나갈 것이냐. 선진화를 꿈꾸는 이명박 정부에 두 갈래 길이 있다. 인권위를 압박해 인권 후진국의 멍에를 뒤집어쓸 것이냐, 아니면 인권위 권고를 경청해 인권 선진국의 길로 나갈 것이냐. 조효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 인각사서 발굴된 통일신라 국보급 불교공예품 왜 무더기로 묻혔을까?

    인각사서 발굴된 통일신라 국보급 불교공예품 왜 무더기로 묻혔을까?

    고려시대에 일연이 ‘삼국유사’를 쓴 곳으로 잘 알려진 경북 군위군 인각사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의 국보급 불교 공예품(서울신문 2월6일자 3면 보도)들은 어떻게 땅속에 무더기로 파묻혔을까. 매장의 방식이나 장소 등이 전례가 없는 만큼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매장 방식·장소 전례없어 관심 증폭 앞서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범하)는 “지난해 말 인각사 5차 발굴조사에서 금동병향로, 청동정병 2점, 청동향합, 청동이중합, 청동반자 등 통일신라시대 불교의식구 10여점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유물이 무더기로 발굴된 지점은 인각사의 오른쪽으로 통일신라시대 회랑과 담장, 탑 등의 터가 드러났다. 그리고 부도로 추정되는 탑터 2~3m 지점에서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가장 큰 의문점은 왜 묻었을까이다. 묻힌 장소가 지표층에서 5㎝밖에 되지 않는데다, 묻는 방식이 그리 정교하거나 치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더욱 의문을 남긴다. 유물들은 둥그렇게 땅을 파서 바닥에 기와를 깔고 벽과 위쪽에 기와로 칸막이를 삼은 뒤 흙을 덮어 묻었다. 일부에서는 몽고 침입 당시 약탈이나 훼손을 막으려 급하게 묻은 것이거나, 새로운 건물이나 탑을 지을 때 땅의 신을 위로하고자 묻는 지진구(地鎭具)가 아니겠느냐는 가설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동반 유물인 기와가 통일신라시대의 것이 확실한 만큼 몽고가 침입한 고려나 임진왜란 때 묻어놓았을 가능성은 낮다. 지진구라는 가설 역시, 매납 방식이 정교하지 않은 데다 유물이 의식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되었던 것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은 높지 않다. ●생전의 공양구 함께 묻은 것으로 추정금속공예전문가인 안귀숙 인천공항 문화재감정관은 “일단은 통일신라시대에 국사(國師)급의 고승이 열반하자 묘탑을 짓고 생전의 공양구를 함께 묻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불교사 연구 전문가들이 더욱 연구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발굴된 유물 가운데 길이 40㎝, 높이 10㎝의 금동병향로(銅柄香爐·금박이 입혀진 손잡이 달린 향로)는 중국, 일본에서는 몇 차례 발견된 사례가 있으나 국내에서는 두 점(삼성미술관 소장 병향로, 말흘리 출토 병향로)만이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출토 지역과 성격이 명확한 것으로는 사실상 이번 것이 처음이다. 손잡이에는 사자가 조각돼 있어 765년 세워진 당나라 고승 신회선사의 신탑(身塔) 지하석실에서 나온 병향로와 유사하지만 세밀한 아름다움은 더욱 뛰어나다는 평가다. 또한 청동정병(靑銅淨甁) 2점은 그동안 고려시대의 것만 알려져 있었으나 통일신라시대 것은 처음으로 확인됐다. 한 점은 완벽하게 형태를 보존하고 있고, 또 한 점은 목 부분이 파손됐다. 작은 뚜껑으로 여닫을 수 있는 주구와 첨대가 달린 정병으로 유일한 통일신라시대 출토물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영화 ‘작전’은 한국사회·속물근성 유쾌한 풍자

    고만고만한 인생에서 궤도를 갈아 타고픈 강현수(박용하)는 주식에 도전한다. 마침내 프로 개미가 돼 수천만원을 손에 쥐지만, 아뿔싸! 그가 건드린 것은 조폭 출신 황종구(박희순)의 작전주였다. 반강요로 황종구 세력에 합류하게 된 현수. 이내 나라를 뒤흔들 만한 600억원 헤비급 작전에 휘말리게 된다. 이 와중에 상류층 자산관리자이자 자금책인 유서연(김민정), 엘리트 출신 증권브로커이자 작전계의 에이스인 조민형(김무열) 등이 등장해 쫓고 쫓기는 작전 레이스를 펼쳐 나간다. ‘작전’은 한국에서는 드물게 주식을 소재로 한 영화다. 이 미덕이 아깝지 않게 영화에는 현대 사회, 속물 근성에 대한 통쾌한 풍자가 가득하다. 이호재 감독이 “2년여의 취재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힌 데서 드러나듯, 주가조작과 관련, 실제로 있을 법한 사건을 촘촘히 엮어 지루할 새가 없다. 주식을 잘 몰라도 흐름을 따라 가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럭셔리’ 조폭이 폭력적 면모를 드러낼 때의 전형성이 눈에 거슬린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없는 건 사실이지만, 많은 부분을 한번에 종결하려다 보니 깊이 있는 묘사가 아쉽다. 짧고 굵은 역할을 맡은 김민정의 연기도 흡입력이 부족하다. 18세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EBS플러스]

    ●EBS플러스1 07:00 특별한 영문법 즐겨찾기,국사,도덕 09:40 2010 대입 가이드 10:30 희망풍경 11:10 석학과 함께 하는 인문강좌 12:00 고1 예비과정 국어, 수학 13:40 특별한 국사,도덕,영어독해유형(재) 17:00 수능 고3 국사(재) 18:00 영어구문투어(재) 20:00 고교 Voca(재) 21:00 고1 예비과정 영어 ●EBS플러스2 08:00 중1 기술·가정, 사회 09:20 중1 예비과정 국어 14:00 중학영어 독해 레벨3 15:00 드라마 깡순이(재) 15:30 중개사시험 강좌(재) 16:30 동그라미 가족 17:00 춤추는 소녀 와와 18:20 한자지존 도로롱(재) 19:00 중1 기술·가정, 사회(재)
  • 비정규직 사용기간 2년→4년 연장 왜 논란인가

    비정규직법 개정을 둘러싸고 정부·여당과 노동계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어느쪽 주장이 설득력이 있고 그 근거는 무엇일까? ●7월 2년기한 대상 100만명 노동부는 현재의 경제위기, 즉 고용위기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해고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는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법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올 상반기 성장률과 취업자 수가 모두 마이너스가 되면 기업들이 비정규직 근로자부터 정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 가운데 오는 7월1일로 사용기간 2년이 넘는 비정규직 근로자 100만명 정도가 1차 해고대상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그 근거로 수차례의 사업장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정규직화기업 22% 불과” 지난해 5월 한국리서치가 100인 이상 사업장 1465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화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64.9%로 나타났다. 9월 한국사회서비스정책연구원이 100인 미만 사업장 98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6.5%가 정규직화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10월 인쿠르트가 197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정규직화하겠다는 응답이 22.4%에 불과했다. 반면 외주(36.7%), 교체사용(35.7%), 일자리 감축(13.3%) 등을 하겠다고 답했다. 경제사정이 악화되면 기업들이 비정규직 근로자의 일자리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특히 올 1월 대한상의와 언론기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계약만료가 되면 단 한 명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40% 내외로 나왔다고 노동부는 주장한다. 반면 노동계는 정부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민주노총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기한 연장으로 경제위기에 따른 고용불안을 해결할 수 없고 대안이 아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양대 노총은 비정규직이 39만명이나 줄었고, 정규직 근로자가 76만명이 늘어난 지난해 8월의 정부 통계를 제시하고 있다. 비정규직법이 당초의 법 취지대로 차별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의 대량해고 우려에 대해서도 민주노총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고용총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경기요인이지 비정규직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해 12월 한길리서치의 설문조사에서도 바람직한 고용기간에 대해 응답자의 45.8%가 2년을 꼽았다는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계는 정부가 경제난을 이유로 저임금, 고용불안, 차별 등의 고통에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희생만 더 강요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존법 유지… 개정 필요없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고용현장의 실태를 반영하지 못하는 비정규직법은 당연히 손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용기한 연장보다는 폐지를 원하고 있다. 경총은 지난해 6월 300인 이상 대기업 104곳과 300인 미만 중소기업 181곳 등 모두 285곳의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39.7%가 비정규직법으로 비정규직 채용규모를 줄였고 20.4%는 비정규직 채용을 줄이면서 정규직을 채용하지 않는 등 전체 고용규모 자체를 줄였다고 답했다.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조사대상의 37.8%가 비정규직 채용규모를 줄였다고 응답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삼국유사 설화 군위서 재현된다

    700여년 전 보각국사 일연(1206~1289년) 스님이 삼국유사를 편찬한 경북 군위에 삼국유사 문화 콘텐츠를 집대성한 문화 단지가 조성된다. 군위군은 오는 2014년까지 삼국유사의 산실인 고로면 화북리 인각사(隣角寺) 일원에 ‘삼국유사 문화랜드’를 만들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군은 이 사업에 총 3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국유사 문화랜드에는 우선 삼국유사에 전해지는 각종 신화·향가·설화 등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창극화해 공연하는 마당놀이 상설 공연장이 들어선다. 공연으로는 선화공주와 서동, 선덕과 지귀의 사랑, 원왕생가(願往生歌·사랑의 갈등과 깨달음)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또 단군·박혁거세·김수로·고주몽 등 각종 신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신화 체험관, 도솔가·찬기파랑가 등 향가, 왕력·흥법 등 설화를 감상하는 문예촌이 세워진다. 삼국유사를 주제로 한 영화·만화·연극·게임·캐릭터 등의 문화 콘텐츠 창작마을과 삼국유사를 한눈에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문화역사 박물관도 조성된다. 이와 함께 관광객 등이 문화랜드에 머물면서 불교와 삼국유사를 경험하게 하는 템플스테이 시설 및 자연 치유(治癒)·효(孝)·명상 체험장 등의 설치도 구상하고 있다. 또 삼국유사 문화연구소 및 국제교류관을 설립해 문화콘텐츠 등을 지속 발굴해 관광 상품화하고, 한자·불교 문화권과의 교류도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군은 이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이달 중 각계각층의 삼국유사 권위자 20여명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또 주민들의 문화 마인드 향상을 위해 9일을 시작으로 매월 2차례씩 지속적으로 ‘삼국유사 아카데미’를 연다. 군은 삼국유사 문화랜드 조성 사업을 정부의 100대 국책 선도사업의 하나인 3대(신라·가야·유교) 문화권 개발 계획에 적극 반영해 줄 것을 문화체육관광부에 건의키로 했다. 한편 고려 후기의 고승으로 경북 경산에서 출생한 일연은 노년에 어머니를 모시고 군위 인각사에 머물면서 역사서인 삼국유사를 편찬(충렬왕 7년·1281년)하고 그곳에서 입적했다. 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정신나간 美국회도서관 홈피

    정신나간 美국회도서관 홈피

    울릉도와 독도,심지어는 제주도가 미국 국회도서관 사이트(www.loc.gov)에 일본 땅으로 소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이 사이트의 한국판 지도에는 울릉도와 독도는 물론 동해가 없었다. 도리어 일본판에 울릉도와 독도, 심지어 제주도까지 일본과 같은 색깔로 묶어놓았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하고,미국 법률을 제정하는 국회도서관에서 이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미국 정부에 대한 우리의 적극적인 한국 바로 알리기와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노력이 부족했음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반크는 미국 정부기관인 에너지정보관리국이 한국의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으로 바뀐 지 1년이 지났다며 지난해 말 시정을 요구했음에도 여전히 ‘노무현 대통령’으로 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04년 12월 미국의 육군본부, 국방부, 국무부 웹사이트에 한국사가 왜곡돼 있음을 발견하고 시정을 촉구했으나 5년이 지난 지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백제, 中광시성까지 지배한 해양대국”

    “백제, 中광시성까지 지배한 해양대국”

    한국 고대사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라면 한·일관계, 그 중에서도 특히 백제와 왜(倭)의 관계일 것이다. 한국 사학계는 백제를 비롯한 한반도 세력이 건너가 일본 고대국가를 형성했다고 보는 반면 일본 사학계는 왜가 사국(四國-고구려·백제·신라·가야)보다 우위에 있었으며, 심지어 한반도 남부를 일정기간 통치했다고까지 주장한다. 이처럼 양국의 학설이 평행선을 달리는 현실에서 백제가 왜를 제후국으로 거느렸다는 역사적 사실을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한 학술서가 새로 나왔다. 소진철 원광대 객원교수가 20년 가까이 발표해온 논문을 모은 ‘백제 무령왕의 세계’(주류성출판사 펴냄)가 그것이다. 소 교수의 논지 전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남다르다. 자칫 왜곡의 산물이기 쉬운 역사서가 아니라 당대의 기록인 금석문(石文) 중심으로 논리를 전개한 점이 하나이고, 그 금석문조차 현재 일본에 남아 있는 유물을 주로 동원했다는 점이 다른 하나이다. 그래서 이소노가미신궁이 소장한 칠지도(七支刀), 스다하치만신사에 있는 인물화상경(人物畵像鏡), 후나야마고분에서 출토된 대도(大刀), 규슈 남향촌(南鄕村)의 말방울 등에 새겨진 명문이 소 교수 논리 구성에 씨줄이자 날줄로 기능한다. 물론 1971년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묘지석, 중국의 역사유산인 흑치상지 묘지명과 양직공도(梁職貢圖)도 주자료로 활용한다. 소 교수는 특히 스다하치만 화상경 연구에서 선구적인 업적을 내놓았다. 소 교수는 백제 무령왕의 세상이 동아시아 바다를 지배한 해양대국이었다는 결론의 단초를 스다하치만 화상경에 새겨진 ‘사마(斯麻)’와 ‘대왕년(大王年)’ 다섯 글자에서 찾아냈다. 그는 명문의 내용을 백제 대왕인 ‘사마’(무령왕의 이름)가 일본에 있는 ‘남제왕(男弟王)’의 장수를 기원하며 하사했다고 풀이했다. 이 해석은 ‘백자왕(百慈王=백제왕)’과 ‘후왕(侯王)’이 등장하는 칠지도 명문과도 직결된다. 화상경과 칠지도를 하사한 백제왕은 ‘왕 중의 왕’인 대왕이요, 이것들을 받은 일본 왕-남제왕 또는 후왕이다-은 제후인 것이다. 소 교수는 또 ‘대왕’인 무령왕 시대를 전후한 백제의 영역이 익히 알려진 한반도 내부는 물론 일본열도 곳곳과 타이완, 중국 광시성 일대라고 주장한다. 특히 광시성 지역은 백제 부흥운동에 앞장선 흑치상지 장군의 고향임을 ‘흑치상지 묘지석’과 현지 방문으로 확인하고 있다. 소 교수가 2002년 광시성 옹령현을 찾아가니 그곳에는 ‘백제(百濟)’라는 지명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더욱이 마을 이름이 한자로 ‘백제허(百濟墟=백제의 옛터)’인데도 현지의 장족 주민들은 이를 중국어 발음인 ‘바이지허’가 아니라 우리말 발음인 ‘대백제(daejbakcae)’로 불렀다. 이는 일본인들이 ‘百濟’라고 쓰고 ‘구다라(=큰 나라)’라고 읽는 것과 마찬가지로 옛 백제 통치의 흔적이 주민들의 기억에 길이 남아 전승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소 교수는 “스다하치만신사의 인물화상경을 두고 일본학계는 여전히 사마왕 당시에는 이미 타계하고 없는 인현(仁賢) 천황을 등장시켜 그를 ‘대왕년’의 주인으로 추대하는 초명문적 해석을 하고 있다.”면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던져진 역사의 소명이라면 스다하치만 인물화상경의 명문을 둘러싼 이른바 황국사관의 베일을 벗겨 명문에 나온 진실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논문집에 거론된 모든 이론이 다 완성된 것은 아니다. 타이완 섬을 백제 영역으로 본 것이나 신라를 백제의 방소국(속국)으로 해석한 부분 등은 정교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올해 팔순이 된 노교수가 후학들에게 던진 숙제이기도 하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진보에 길을 묻다](4) 이상이 교수 “복지 외면하는 정치세력 미래 없다”

    [진보에 길을 묻다](4) 이상이 교수 “복지 외면하는 정치세력 미래 없다”

    ”복지국가에 대한 전국민의 욕구가 커지고 있는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정치세력은 앞으로 선택받지 못할 것입니다.”  이상이(45) 제주대 의대 교수는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 출범의 주역으로 1998년 전문위원으로 새정치국민회의에 들어가 의료보험 통폐합,의약분업,노령연금 등을 설계하고 오늘의 토대 를 만들었다.2007년 출범한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 교수는 현재 정당과 학교 강연 등을 통해 ‘역동적 복지국가’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지난해 이명박 정부와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추진했던 영리병원 도입을 저지시킨 ‘제주대첩’의 주역인 이 교수를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사무실에서 만났다.  ●토착 의료·복지 시스템 정착에 큰 자부심  이 교수는 건강보험 시스템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에 소속된,전국민의 8.8%만을 대상으로 시작된 의료보험이 12년 만인 1989년에 전국민 의료보험으로 확대됐고 또 수백개로 나뉘었던 조합을 2000년에 건강보험공단으로 통합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국내총생산(GDP)의 6%를 의료비로 지출하면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성과평가에서 5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제적 인정까지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미국은 GDP의 12%를 지출하면서도 자본의 논리에 휘둘려 가계 파산의 주범이 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새해 들어 제주도가 영리병원 도입에 다시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다 이명박 정부도 계속 의료민영화 정책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여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이 교수의 판단이다.따라서 진보진영은 삼성생명 등 보험자본이 앞장선 공략으로부터 기존 성과를 지켜내면서 동시에 신자유주의 붕괴로 인해 파탄난 국가발전모델,예를 들어 ‘토건(土建)국가’를 대체하는 복지국가 모델을 널리 알려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아울러 의료비의 85%를 공적 제도에 의해 보장받는 스웨덴 등을 따라잡기 위해 현재 64%에 불과한 우리의 보장성을 더 높이기 위해 정부가 재정과 조세 지출을 과감하게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현재 25조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10조원 더 추가하기 위해 정부가 재정 지출로 절반을 책임지고 그 가운데 절반을 기업이,나머지 절반을 보험료 인상으로 메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서비스 확충으로 복지국가 정치연합 형성  하지만 이런 주장이 이명박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질리 없다.이 교수는 “스스로 복지국가 정치세력으로서 독자성을 갖지 않고선 더 이상 복지국가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를 만들어 정치세력화의 텃밭을 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주창한 복지국가 정치연합을 위한 전술은 사회적 서비스의 확충에 있다.사회적 서비스란 삶의 생애주기 내내 주어져야할 공적 서비스를 의미하는 것으로 출생수당이나 육아와 교육 지원,취업,나아가 실업자에게 재교육 등 적극적 노동시장정책,건강보험 보장,국민연금으로 노후소득 보장,노인장기요양의 혜택을 받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스웨덴은 전액 정부 예산으로 사회적 서비스 일자리를 제공하고 독일은 이들 노동자를 고용하는 비영리단체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런 일자리가 충분히 제공되면 수많은 이들이 복지국가 건설에 우군,정치적 동맹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다음은 이상이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공동대표와의 인터뷰 전문.  ->살아온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름이 특이해서 검색 잘 안 된다.늘 나서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이기도 하다.지연 학연 절대 밝히지 않는다.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 출신인데 의료정책 보건정책 사회정책 분야를 전공하는 사람이라고만 늘 소개한다.  의과대학 다닐 때 학생운동 뒤에서 묵묵히 챙겨주고 열심히 뒤따라가는 일꾼이었다.의대 학생운동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역할을 쭉 했다.총학생회 간부를 한 적도 없고 민주당에 새 피로 수혈돼 입신양명하신 386 세대와도 많이 달랐다.그분들이 앞에서 주도할 때 전 선진 학생대중의 한 사람으로 성실하게 운동했다.강의를 거의 듣지 못했고 희한하게 대학은 졸업했다.의사고시 준비할 즈음 보건의료운동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해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아래 인의협) 만드는 데 참여했다.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 주도로 한국 의료의 미래상,조합주의적 방식이었던 의료조합을 지금의 국민건강보험 시스템으로 만들고 공공 의료를 사회적 통제 아래 두는,한국적 특색을 지닌 의료제도를 만들자는 담론을 형성하기 시작했다.그 분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의대를 졸업하자마자 민주화 운동의 요구에 따라 노동현장과 연대하는 작업을 했다.파업 현장에 나가 장기파업으로 건강이 훼손된 노동자들을 돌보고 진료하는 조직을 꾸려 예방과 계몽을 했다.1990년대를 그렇게 활동해왔다.  의료 등 부문운동도 사회의 진보운동과 맥을 같이하고 연대해야 한다는 반성 속에 노동운동,사회 변혁운동와의 연계를 모색했다.1990년대 초중반 들어서면서 전체 사회운동은 몰락했다.1987년 민주화운동의 핵심 세력은 제도권으로 흡수됐고 노동운동은 대기업 중심으로 가면서 한계를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고 양대 운동이 서서히 소멸되거나 퇴조하거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는 힘겨운 과정에 등장한 것이 시민운동이었다.  보건의료운동은 김용익 교수의 걸출한 리더십에 의해 상당히 조직화돼 있었다.김대중 정부의 출범으로 50년 만에 정권교체가 되면서 1998년 초에 김용익 교수가 새정치국민회의에 전문위원으로 들어가라고 권했다.’김대중 정부가 권력을 잡았는데 50년 야당만 하던 세력이라 전문성도 없고 능력도 없기 때문에 우리 중의 누군가가 김대중 당에 들어가야 하겠다.이성재 의원을 지렛대로 삼아 복지 확대를 해놓지 않으면 안 된다.’고 김 교수가 말했다.  난 “교수 하려는데 신세 망치라는 것 아닙니까.운동권 출신인 제 온 몸에 이물질을 바르는 건데.”라고 얘기를 했으나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결국 뜻에 따랐다.  집권 초기에 당 전문위원이고 제왕적 권한을 지닌 김대중 정부 시절이라 당에 엄청난 힘이 실렸고 당론 정치가 가능했다.보건의료 분야에서 제 책임이 중요해졌다.이성재 의원과 호흡을 맞춰 당론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고 의원들을 쉽게 설득할 수 있었다.제 뒤에는 시민단체인 의료연대회의가 뒤를 떠받치고 있었다.  의료보험 통합은 세계 각국 학자들이 신기해하는 대목이다.종전 이후 신생독립국 가운데 한국과 같은 산업화 성공 국가가 유례를 찾기 힘든 데다 전국민 의료 보장을 성공시킨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그것도 아주 특별한 모델이었다.처음 출범한 1977년에는 8.8%만 포괄하던 의료보험이 12년 뒤인 1989년 전국민에 의료보험증을 나눠주게 됐다.그리고 2000년에 수백개 조합을 단일 보험자 모델로 만든 것은 세계사적 연구과제다.  경제위기와 전제적 권력의 집중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김대중 정부의 성격이 일반민주주의자 면모가 있는 데다 대통령이 되기까지 시민사회,노동계와 연대해왔기 때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가 복지를 확대할 수밖에 없었다.사회적 요구도 있었다.사실상 완전 고용 ,3저 호황으로 매년 10%씩 폭발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니까 복지에 대한 필요가 절박하지 않았다.그런데 외환위기 때 서민과 중산층이 하강 분해되니까 복지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는 객관적 환경이 있었다.  민주화세력의 과제는 달성됐고 노동운동세력은 딜레마에 갇혀 있어 사회경제 대안 세력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민주당은 약체이고 대안세력으로 부실한 상태에 빠져있고 한나라당은 독주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국가 세력이 등장하고 있고 등장이 요구받고 있다.복지국가 세력이 어느날 솟구치게 아니고 1980년대 학생운동부터 25년 동안 면면하게 존재해왔다.보조적 축으로 존재해온 것이 이제 서서히 주축으로 등장한 것이다.잘 훈련돼 있다고 생각한다.  국정을 일부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시민사회적 연대를 통해 일정하게 따낸 게 있다.국민건강보험,전국민 연금(1998년),고용보험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되면서 안착됐다.산재보험까지 4대 사회보험이 완성된 것이다.유럽 선진국,케인즈주의 복지국가를 빼고 우리만큼 갖춘 나라가 없다.  ->실질적으로 여기에 기여했다?  김대중 정부 말기에 입법화한 것은 김대중 정부가 노선을 갖고 있어서 그런 것이아니라 호남 중심의 취약한 정치세력이 시민 사회세력의 운동성과 전문성을 등에 업은 것이다.사회정책 분야는 시민단체가 주도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국민기초생활법은 생활보호법을 대체한 개혁입법이었다.경제관료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내외의 저항을 뚫었다.모든 국민의 기초생활을,사회적 기본권을 기초한 것이었다.김대중 대통령이 이제는 4인가족 기준 월 100만원의 수입을 보장하겠다라고 약속한 적이 있다.시혜가 아니라 국민의 복지권 수급권을 인정한 것이다.생활보호법은 국가의 시혜를 규정하는 구빈법인 반면,기초생활보장법은 국민들이 정부나 국가에 요구하는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한 것이다.시민사회가 주도해 이룬 것이다.  의약분업도 반발 엄청났다.의사들인 저희로서는 사실상 의료계로부터 파문당한 것이나 다름없다.지금도 우리를 정상적인 눈으로 보지 않는다.’의료사회주의자’로 비난하곤 한다.   점잖게 말해 그렇고 ‘의료 빨갱이’란 얘기죠.  그럼에도 했던 것은 의료질서가 진짜로 무질서한 나라가 없었다.경쟁적으로 약을 퍼먹이니까 이득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도 모르고 쌓여있었다.이렇게 해선 의료질서를 바로잡을 수 없었다.무질서와 야만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의약분업이었다.그 난관을 뚫고 의약분업을 정착시켰는데 유럽을 빼고 일본과 대만도 못한 일이었다.  그 세가지는 시민사회 세력이 연대하고 압박해 정치적 연대의 지분으로 따낸 것이다.이 제도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이다.노무현 정권 5년 중 4년을 건강보험 관련 일을 했다.건강보험연구원장을 하면서 참여정부를 이용하려 했다.참여정부가 시작해 어느 정도 성과를 본 유일한 정책이 보육정책인데 전국민의 50% 가정에서 시작해 80% 정도까지 보육비를 지원한 게 고작이었다.  우리(의료운동세력)가 제도권 바깥에서 주의주장이 선명한 세력도 아니고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나서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노무현 대통령 당선 때 자문교수단 일원이었는데 우리쪽은 배제됐다.  민주정부 10년 동안 엄청난 공부를 했다.건강보험이란 메카니즘을 이해하고 정책을 집행하고 간여했다.감히 자랑하건대 수권능력을 갖고 있다.행정능력을 갖고 있다.주대환 선생도 그걸 높이 평가하더라.공명심이 없고 특정 분야에서 영역을 확대하면서 실력을 쌓아왔고 그건 우리도 자랑하고 싶다.민주정부 10년을 외곽에서 도우면서 줄다리기 하면서 일면 긴장,일면 협력하면서 해왔다.  권력의 변방에서 시민사회세력으로 얻을 건 다 얻었다.이제는 복지국가 세력이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도달한 것이다.그래서 만든 것이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다.텃밭 역할을 하려고 한다.온갖 야채와 채소가 자라도록 텃밭 역할을 하겠다.이 텃밭을 토대로 복지국가를 앞당겨놓으면,집권하면 제대로 된 복지국가를 만들 수 있겠다,노무현 정부때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조세 재정체계를 안 바꾸는 거다.  노 대통령은 뭐라고 했나.권력은 시장에 넘어갔다고 했고 세금을 늘리면 국민이 반대한다 했고 적자재정이라도 해야 한다고 하면 균형재정이 목표라고 했는데 이게 노무현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얘기지만 기실 우리 사회의 지배계층과 관료들의 얘기가 그대로 나온 것이다.  민주정권 아래 얻을 수 있는 제도화는 다 얻었다.우리의 콘텐츠를 정책으로 만들려면 우리가 주체세력이 되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거다.  주대환 선생이 쓴 ‘대한민국을 사색하다’에 보면 토종좌파란 말을 썼는데 왜 그랬을까 생각해봤다.잘 생각해보니 내가,우리(보건운동세력)가 정말 토종이더라.보건운동세력은 건강연대,건강세상 네트워크,인의협,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을 보면 결과적으로는 토종인 거다.  한국사회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나서 스스로의 길을 모색해왔다.누가 이식한 게 아니란 의미에서 토종이고 1987년을 통해 우리가 부문운동의 길을 찾았고 북유럽이나 사회주의권,영국에서 이식해오자고 주장하는 사람도 없었다.한국의 토양에 맞아 한국에 토착화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자 해서 만든 것이었다.스웨덴 모델도 아니고 독일형 모델도 미국형 모델도 아닌,굳이 표현하자면 독일이나 스웨덴 모델의 중간 어디쯤에 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전후 케인즈주의 국가들의 복지국가 모델이 3가지 중 어느 하나에 수렴되지 않는,우리 만의 모델을 만든 것이다.  이게 토종이다.진보개혁세력의 새로운 토종이 맞구나.지난 20년 이러한 노력의 성과를 국가모델 자체로 발전시킬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스웨덴처럼 의료제도 발전의 목표,예를 들어 모든 국민에게 의료헤택을 주어야 겠다(보편적 접근성),양질의 의료서비스로 만족을 높여야 겠다.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를 우리 모델이 달성한다면 똑같은 거다.모델은 다르지만 목적은 달성할 수 있었다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국제적으로도 개도국,후발산업국가의 모범 케이스로 알려져 있다.한국형 복지국가 시스템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진짜 토종 진보주의자들이 만들고자 하는 복지국가는 외국의 것을 베껴오는 것이 아니고 한국적 상황에 가장 맞는,원칙을 지키는 한국형 복지국가 모델을 만들어 가려고 하는 것이다.  ->한번도 해외에서 공부를 한 적이 없나.  완전 토종이다.예방의학 전문의를 하니까 인천 남동공단 이런데 굴러다니느라 해외 나갈 기회가 없었다.  2007년 초부터 정치세력으로 자리해야겠다 이렇게 결심해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를 설립했다.  ->이명박 정부와 연은 없었나.  노무현 정부의 사회정책과 연대를 했지만 노 정부는 경제정책에선 신자유주의자였고 의료 서비스를 산업화하고 영리병원을 설립하겠다고 나섰고 난 최전선에서 싸워왔다.이성재 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제가 건강보험연구원장으로 일하면서 노무현 정부와 하루도 안 싸운 날이 없다.정말 안 쫓겨난 게 신기할 정도다.  건강보험제도를 이만큼 발전시켜온 건 기적이다.보장성이란 개념이 있는데 1997년 48% 였는데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8년에는 64 %로 됐다.이걸 선진국 수준인 80%로 높이기 위해 돈을 좀 쏟아붓자는 거다.  지난해 말 건강보험 재정이 25조원 되는데 여기에 10조원만 재정을 더 늘리면 보장성을 80%로 늘릴 수 있다.그러려면 중앙정부에서 5조원만 부담하고 나머지 5조원은 보험료 올리면 된다.그 가운데 절반은 회사가 부담하고 국민들은 반을 부담하면 된다.그걸 지금까지 안 한거다.  노무현 정부 때는 매년 보험료가 10~15 %씩 올라 결국 보장성도 그만큼 꾸준히 높아졌다.  하지만 이 정도 성과로는 안 되겠다.대폭적인 조세와 재정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새로운 길로 가야 한다.  개인적으로 홀로 계신 친척 어르신을 찾아 뵜는데 시골에 혼자 계시는 노인들을 순회하면서 돌보는 서비스가 있던데.  노인 장기요양보험제도인데 노무현 정부때 시작해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됐다.잘한 일이다.문제는 65세 이상의 노인 가운데 4%만 대상이다.너무 중증인 사람만 해당하도록 소극적으로 설계돼 있다.일본이나 유럽은 13% 수준이다.갈 길이 멀다.제도 자체는 보편주의 원칙에 따라 설계돼 있어 확대하면 된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 때문에 타격 받지는 않겠나.  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다.함부로 없애지 못한다.복지제도는 의존성이 강해 혜택 빼앗아버리면 지방자치단체들이 하고 있는 출산수당,육아수당,경로연금들이 끊어질 것이다.   *12일자에 게재될 5회에선 장진호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으로부터 글로벌 금융질서의 대안에 대해 들어본다.
  • 장성군 ‘전국사진 공모전’ 개최

    전남 장성군이 축령산, 백양사 등 지역 문화유적지와 관광지를 주제로 ‘전국사진 공모전’을 연다. 접수기간은 11월11~25일. 장성의 자연경관과 각종 축제 풍경 등을 담은 미발표작이면 된다. 1인당 3점까지 출품할 수 있다. 장성군 문화관광과 (061-390-7224).
  • [박재규 통일산책] 통일교육은 균형있는 시각으로

    [박재규 통일산책] 통일교육은 균형있는 시각으로

    최근 정부는 남북 상호이해 증진과 평화교육에 중점을 두었던 통일교육을 통일·안보역사 교육 중심으로 개선해 실시하기로 하였다. 통일교육의 내용 변화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변하면 통일교육 또한 변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과거 냉전시대의 통일교육은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고조하는 반공교육에 초점을 맞추었다. 1980년대 탈냉전을 맞아 반공교육이 쇠퇴하고 통일 방안에 대한 내용이 보강된 통일·안보 교육으로 전환하였다. 김대중 정부 이후 지난 10년은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을 강조하는 통일교육에 중점을 두었다. 현 정부는 통일교육에 안보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 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지난 10년간의 통일교육은 통일교육의 양대축이라고 할 수 있는 평화교육과 안보교육이 균형을 잃고 안보교육을 지나치게 소홀히 함으로써 현존하는 안보 위협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였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정부의 통일교육에 문제가 있고 미진했던 부분이 있다면 이를 수정하고 보완하여 보다 내실있고 균형감있는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정부로서의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다른 분야의 교육과 마찬가지로 통일교육도 지나치게 현실 정치와 연관하여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10년의 통일교육이 비판을 받는 것도 지나치게 정치적이었다는 점일 것이다. 통일교육의 내용과 방법에 대내외적인 환경의 변화를 수용하더라도 장기적 전망 하에서 우리 민족의 미래를 조망하면서 균형있는 시각을 가지고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문제는 통일교육은 다른 교과목과 달리 정치적 환경변화에 좌우되기 쉽다는 점이다. 즉 남북관계의 변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환경의 변화, 북한체제의 내부변화와 같은 요인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내부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통일교육의 방향과 내용이 결정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당장 군사적으로 대치하여 긴장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남북의 분단구조적 여건 속에서 통일교육이 생각만큼 현실정치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통일교육을 정치적 현안 다루듯이 할 수는 없다. 그럴수록 우리는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통일교육은 정부의 대북정책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과거 정부의 대북정책과 차별성을 강조하는 것 못지않게 공통점과 연속성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의 대북정책은 특정정권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전 정부들의 정책을 바탕으로 시대적 변화를 수용해온 결과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통일교육도 마치 김대중 정부 때에 새롭게 만들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노태우·김영삼 정부 때부터 이미 변화하고 또 축적되어 온 것이었다. 지난 10년의 통일교육이 지나치게 평화교육에 편향되어 현실의 안보위협을 무시하였다면 이를 수정하여 보완하는 것이 중요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과거 안보교육이 무시되었던 것처럼 평화교육을 무시한다면 이 또한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평화는 민주와 더불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이번 통일·안보역사 교육 개편은 지난 정부의 통일교육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한 차원 더 성숙된 변증법적인 발전과정의 일환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동서독 통일에 보이지 않는 밑거름이 된 서독의 통일교육은 오히려 통일을 지향하기보다는 상호공존을 교육하되 공산주의에 대한 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교육하여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게 하는 민주시민교육을 강조하였다. 무엇보다도 정권적 차원을 넘어 장기적 전망 하에서 이러한 방향으로 일관성 있는 교육을 수행하였다는 점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박재규 경남대 총장·전 통일부 장관
  • [인사]

    ■국회사무처 ◇부이사관 전보 △법제실 행정법제과장 임재주△의사국 의안〃 조기열△국제국 아주〃 이민섭△의정연수원 의정연수〃 임석순△총무〃 이승재△국회기록보존소장 이수용△정무위 입법조서관 조의섭△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 김양건△지식경제위 〃 남원희△예산결산특위 〃 박창현 전영복 최시억◇부이사관 파견△국방대 이용준◇서기관 전보 <기획조정실>△입법정보화담당관 신항진△비상계획〃 박창희<법제실>△법제총괄과장 박종희△건설환경법제〃 박철호<관리국>△관리과장 유상조<국제국>△미주과장 오창석△구주〃 최용훈<감사관실>△감사담당관실 윤광식<법제실>△사회법제과 법제관 임석기△건설환경법제과 〃 홍성현<국제국>△의전과 정승환<입법조사관>△법제사법위 조대현 한석현△정무위 오정두△기획재정위 상지원 조신국△행정안전위 강정식 김영일△교육과학기술위 박규찬△농림수산식품위 이신우 홍진성△지식경제위 김성완 심정희 진필근△보건복지가족위 정영진△국토해양위 정연호△여성위 송주아△예산결산특위 이재철 최상진△특별위 배종학 ◇서기관 파견△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곽흥식△전라남도 김대형△세종연구소 김용관 이상규△강원도 이재우△한국법제연구원 채동식 ■국회예산정책처 ◇서기관 전보 △기획협력팀장 김건오△총무〃 최순만 ■국회입법조사처 ◇부이사관 전보 △기획협력관 기획팀장 고상근◇서기관 전보△기획협력관 총무팀장 김혜숙△정치행정조사실 법사행정〃 최석림 ■방송통신위원회 ◇과장급 파견 △국가브랜드위원회 사업지원단 정석균△녹색성장위원회 녹색성장기획단 홍진배 ■자산관리공사 ◇부·점장 보임 △비서실장 이승찬△감사부장 권영대△부실채권정리기금〃 이우승△종합기획〃 이종진△경영지원〃 서용석△정보시스템실장 이상연△자산인수부장 신충태△금융구조조정지원1〃 오병균△금융구조조정지원2〃 김은태△신용회복기금〃 권기선△희망모아관리〃 이승희△국유정책실장 송유성△국유재산관리1부장 김승수△국유재산관리2부 이경재△국유증권부장 백덕현△조세정리〃 김양택△온비드사업실장 정재훈△부산지사장 한상희△광주전남〃 김태규△대전충남〃 류재천△대구경북〃 이재용△경남〃 이인석△강원〃 서종덕△충북〃 김종언◇교육파견△국방대 김기신 ■신문유통원 <경영기획실> △경영기획실장 기세민△총무팀장 김병현<운영본부>△운영본부장 전우영△운영지원팀장 김진현△수도권1〃 이문희△수도권2〃 배성용△지방〃 서종훈△사업〃 허을구<감사팀>△감사팀장 권선준 ■건설기술연구원 ◇본부장 △기반시설연구 조삼덕△수자원·환경연구 이삼희△건축도시연구 이승언△건설시스템혁신연구 조문영◇처장△기획조정 이현동△경영지원 정남진△대외협력정보 유해운◇실장△건설코스트연구 이유섭△화재안전연구 신현준△건설품질평가 김운수△도로연구 성정곤△첨단교통연구 강원의△구조교량연구 황윤국△지반연구 구호본△수자원연구 김남원△하천·해안항만연구 김창완△건설환경연구 오현제△건축계획·환경연구 양관섭△건축구조·자원연구 배규웅△설비플랜트연구 황인주△건설관리·경제연구 이교선△건설정보연구 김진욱△U-국토연구 최현상△연구전략 정준화◇팀장△대외협력 최영희 ■서울대 △경영대학 교무부학장 및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이동기△〃 학생부학장 송재용 ■광운대 △대학원장 김기영△경영〃 윤윤석△정보복지〃 박종구△경영대학장 송영출△사회과학〃 김현주△교양학부장 탁진국△정보통신처장 홍진웅△중앙도서관장 유황빈△정보과학교육원장 겸 원격평생교육원장 김인태 ■KT&G ◇2급 승진 △글로벌본부 해외개발실 중국사무소장 권순택△R&D본부 제품개발실 개발기획부장 김대영△북서울본부 총무부장 전형순△부산본부 영업2〃 김대근△대구본부 영업1〃 도학영△대구본부 고령지점장 최민진△대구본부 성주〃 이선우△경기본부 영업2부장 유원식△충남본부 공주지점장 강민서△강원본부 고성〃 윤종빈△강원본부 양구〃 이병태△제주본부 제주〃 양상범△김천원료공장 경북원료사업소장 문호은◇임원대우 전보△전략부문 지속경영실장 최정원◇1급 전보△글로벌본부 해외개발실장 이진희△원료본부 SCM〃 신현록△김천원료공장 원료생산〃 노선호◇부·팀장 및 지점장 전보 <마케팅실>△법인마케팅부장 왕승재△마케팅개발〃 이흥주△마케팅지원〃 강지형<브랜드실>△브랜드개발부장 박성식<해외사업실>△법인관리부장 신성식<해외개발실>△투자기획부장 허병철△아태개발〃 이흥범△해외브랜드관리〃 최재영△해외건설팀장 신상섭<법인장>△터키 백복인△이란 윤한△러시아 황석윤<터키법인>△관리팀장 최승윤△영업〃 유완균△생산〃 민웅기△물류〃 오경래<이란법인>△영업팀장 백종호△생산〃 단영배<생산관리실>△제조기획부장 문성열<품질관리실>△제품품질부장 권순철△재료품질〃 강훈구<원료관리실>△원료기획부장 박영배△국내원료〃 계동식△해외원료〃 김영기△SCM기획부장 권영민△구매1〃 이정상△구매2〃 이곤수<제품개발실>△개발1부장 곽재진△개발2〃 이영택△개발3〃 정락훈<기술개발실>△기술2부장 이승수△기술3〃 조종철<연구기획실>△담배기술기획부장 김도훈△연구관리지원〃 김영석<인재개발원>△기술교육부장 곽익원<인사실>△총무부장 박진영<정보실>△정보관리부장 김삼수<부장>△영업2 박창현△총무 백종화△강남지사 시장관리 정연국△영등포지사 〃 주우섭△강동지사 〃 장운수<지점장>△성동 이승신△남양주 박찬성△파주 강동수△총무부장 문왕열△부산진지사 시장관리부장 장정식△중부산 이승휘△남부산 황광진△김해 신기현△양산 권의정△영업2부장 박정환△대구 최부영△달성 홍영식△경산 김태중△영천 김득수△영업1부장 남기주△영업2〃 고경찬△총무〃 이동길△부천 김계수△광명 김호연△성남 복진만△평택 최규산△화성 이병수△이천 강용철△총무부장 김재원△광주 류종주△서광주 정성교△순천 송영하△화순 이돈길△나주 송경란△영암 송외찬△무안 김금희△완도 김성주△광양 황의향△총무부장 이양범△천안 최한수△아산 신문우△서대전 한문철△홍성 강선구△당진 이승우△논산 김회홍△연기 김선태△금산 김형수△예산 김용옥△진주 정석순△진해 심상권△사천 서재동△합천 류형찬△남해 김광종△영업부장 박복수△춘천 김영해△원주 김영대△강릉 민흥식△삼척 이규철△홍천 이문권△인제 정명환△철원 강덕원△평창 서형선△영월 주신하△정선 박종기△태백 백승완△양양 최종철△익산 장원식△영업부장 이영철△안동 라군섭△서귀포 문영찬<부장>△생산관리 박봉용△원료가공 심재식△총무 서병식△물류 강호익△생산관리 민경화△원료가공 이병수△제품 권수근△생산관리 한성환△제품 최달옥△총무 백세흠△물류 나임섭△제품 김봉섭△총무 최건호△물류 오세권△기술 이윤희△총무 지창현△물류 김영제△원료생산 백병조<사업소장>△서영남원료 박이락△호남원료 신송호<부장>△지원 이창순 ■하이투자증권 ◇승진 <본사 부서장>△신사업팀장 박재기△영업제도개선팀장 이광재<지점장>△금융센터도곡드림 한진녕△금융센터영업부장 송재근◇전보 <본사 부서장>△감사팀장 송경섭<지점장>△이촌 이재열△인천 이인식△보라매 박상구△센텀 서배수△영업부장 정근택△동래 김승한△진주 박종찬△창원 김삼무열△서면 신상수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부사장보 승진 △CS/마케팅담당 CBO 유인상△품질/생산담당 〃 박상돈 ■서울경제 ◇승진 <편집국> △부국장(국제부장) 김형기△부국장대우(뉴미디어부장) 양정록△정보산업부 부장직대 오철수△기획취재팀장 이효영<파견>△서울경제TV 해설위원 홍현종◇전보 <편집국>△정치담당 선임기자 황인선△생활산업부장 남문현△정치〃 박민수△사회〃 채수종△부동산〃 이용택△증권〃 정문재△문화레저〃 우현석△금융부 부장직대 고진갑
  • 서울대 국사학과 첫 외국인교수 美 히트매넥 종신 교원으로 임명

    서울대가 개교 6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학 분야에 외국인 교수를 임용한다. 서울대는 1일 “미국 국적 마일란 히트매넥(57) 현 성균관대 교수를 인문대 국사학과의 정년 트랙(Tenure track) 교원으로 임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년 트랙은 연구성과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종신재직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서울대는 국사학과에 외국인 교수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낸 뒤 지원자 7명을 상대로 서류심사와 면접 등을 실시해 히트매넥 교수를 후보자로 선정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1만(萬)원권(券) 미리 좀 구경합시다

    1만(萬)원권(券) 미리 좀 구경합시다

    오는 6월1일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쌀 1가마를 지갑 속에 넣고 다닐 수 있게 된다. 2천9백년전 기자조선때 자모전(子母錢)이 생겨난 이래 가장 고액권인 1만원짜리 화폐가 생겨나기 때문. 석굴암 부처님의 인자스러운 모습이 담긴 새 1만원권은 전등불에 비추어 보거나 자외선 아래서만 보이는 색깔들이 들어 있어 위조는 1백% 불가능. 가로 17.1cm,세로 8.1cm인 1만원권은 지금의 5백원짜리 보다 조금 큰편. 흑갈색을 주색(主色)으로 하고 앞면에 10가지 색깔, 뒷면에 4가지 색깔이 들어 있으며 앞면엔 무궁화꽃과 석굴암 부처님 그림이, 뒷면엔 불국사 전경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특이한 것은 1만원권 종이의 질. 영국에 특별히 주문해서 만들어온 용지는 면 80%, 아마 20%를 섞은 최고급지로 위조화폐를 막기 위해 오른쪽 중앙부에는 세로로 은선(가능 쇠줄로 종이 속에 묻혀 잘 보이지 않음)이 들어있고 왼쪽 중앙에는 희게 비어 있는 자리가 있는데 이곳을 전등불이나 햇볕에 비추어 보거나 물속에 넣어보면 또 다른 부처님 모습이 보인다(석굴암 12여래상중 오른쪽 2번째 불상). 게다가 자외선 아래서만 보이는 가는 색실이 종이 속에 들어있어 가짜 1만원권을 만들어 내기란 불가능하다. 김성환(金聖煥) 한국은행 총재는 『우선 올해안에 연말 회폐 발행고 1천억원(추산)의 15%에 해당하는 3백억원 어치의 1만원권을 찍어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1만원권이 생겨나면 물가를 자극하지 않나 걱정하고 있으나 한국은행측은 1천원이나 5천원권이면 몰라도 1만원권은 물가를 자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화폐가 처음 생겨난 것은 기자조선 흥평왕 9년(서기전957년)으로 되어있다. 기록상엔 자모전(子母錢)을 만들어냈다고 되어 있으나 이 자체가 돈 이름이 아니고 큰돈(母錢) 작은돈(子錢)의 두 종류가 있었던 듯. 이보다 앞서 삼한시대에는 조개껍질이 화폐의 기능을 대신하기도 했다. 기자조선때 첫화폐 등장…지폐 나온건 불과 80년전 이후 철, 구리, 은, 금등으로 동전이 계속 통용되어 오다가 종이로 된 돈이 처음 생겨난 것은 이조 고종3년인 1893년 이니까 고작 80년전. 태환서(兌換署)에서 만들어낸 우리나라 첫 지폐는 호조태환권으로 지폐 한가운데 두 마리의 용이 들어있고 두 용이 끌어안은 여의주속에 『이 환표는 통용하는 돈으로 교환할 것이라』(此券以通用正貨交換也)고 쓰여있다. 엄격히 말하면 화폐라기보다는 정부발행의 보증수표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조 광무6년(1902년) 우리나라에 들어온 일본의 「다이이치」은행이 남의 나라에서 「부기명식 일람출급 어음」즉, 화폐를 만들어냈다. 이 돈은 우리정부의 인가를 받은 것이 아니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돈을 받지 않았다. 이러자 일본측은 군함을 인천항에 몰고 와 이의 통용을 우리나라 정부에 강요, 결국 공식허가 되었으니 이것이 우리나라 은행권의 시조. 우리나라의 1만원은 미화로 28$에 해당한다. 그럼 세계에서 가장 최고액의 지폐는 얼마짜리일까? 현재까지로는 미국에서 발행된 10만$짜리가 최고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3천9백만원이나 된다. 미국 제28대 대통령인 「윌슨」의 얼굴이 새겨져 있으나 현재 통용되지는 않고 일부 애호가들의 「컬렉션」용으로만 쓰이고 있을 뿐. 미국에서도 1만$ 짜리가 통용되고 있는데 1944년부터 찍어냈으나 해마다 사용량은 줄어들어 65년까지 3백76장이 시중에 나돌았을 뿐.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에 『이 행운을 찾아가십시오』란 팻말과 함께 장식용으로 걸려 있기도 하다. 액면가치와는 상관없이 실제로 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돈은 서기 303년에 만들어진 10「아우레이」금화. 단 1개밖에 없는 이 금화는 경매에서 7만5천$에 팔렸다. 지폐를 처음 만들어낸 것은 중국 사람들로 기원전 119년에 만들어냈다고. 그러나 지폐로서 형태를 갖춘 것은 7세기 당(唐)나라 시대 때부터 라고. 그러나 세계에서 처음으로 은행권이 발행된 것은「스톡홀름」은행권. 지금까지 1662년 12월에 찍어낸 5「다렐」짜리 지폐가 남아있는데 이 지폐는 3백여년을 전해와 지폐로선 최고령자. 가장 큰 지폐는 중국 명(明)나라 때의 1관(貫)짜리로 가로33cm, 세로 23cm로 어린이들 책가방만한 크기. 가장 크기가 작은 지폐 역시 중국 것으로「저장」지방 은행이 1908년에 만들어낸 5푼(分) 짜리로 세로 3cm, 가로5.5cm로 성냥갑보다도 작다. 화폐는 아니지만 1961년 1월 24일 1억1천9백59만5천6백46「파운드」의 액면 값이 적힌 수표가 「라자드·브러더스」회사에서 발행되었다. 이 수표는 영국「포드」자동차판매에 관계된 거래에서 쓰인 것으로 종이에 적힌 가치로는 지금까지 사상 최고. 사람들이 지페를 널리 쓰기 시작한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으나 경화(硬貨)의 역사는 꽤 오래다. 기원전 700년께 옛 「터키」에서 금과 은을 섞어 경화를 만들어낸 게 동전의 할아버지. 1659년「스웨덴」에서 만들어진 10「다렐」짜리 동전은 무게가 17.5kg이나 되었다니 많은 돈을 갖고 다니려면 꽤나 무거웠을 듯. 또 「야포」섬의 토인이 쓰던 「후에」라는 석화(石貨)도 꽤 커서 직경이 3.7m나 되었다고. 이쯤 되면 돈이 아니라 바위를 굴리고 다니는 기분이었을 듯. 이 돌돈 1개로 아내 2명을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800년께 인도의 남부「콜파타」지방에는「바늘머리」라고 불리던 동전이 이었는데 1개의 무게가 불과 6.5g.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1654년에 만들어진 인도「무갈」제국의 2백「물」금화는 명목가치로나 실질가치로나 금화로선 세계 최고. 금2.2kg이 들어 있었다니 돈으로 쓰지 않고 금으로 쪼개 팔아도 본전을 뽑았다고. 가장 가치가 없던 금화는 남「아프리카」에서 만들어진「쿠루가」금화. 값은 3「펜스」. 인류의 역사만큼 돈의 역사도 오래여서 세계에서 단 1개밖에 남아 있지 않은 동전도 모두 1백여종이나 있다고. <창(昌)> [선데이서울 72년 4월 23일호 제5권 17호 통권 제 1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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