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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사논문은 ‘홍경래 난’… 高大 한국사 강의 마치고 출국 앞둔 앤더스 칼슨 런던대 교수

    박사논문은 ‘홍경래 난’… 高大 한국사 강의 마치고 출국 앞둔 앤더스 칼슨 런던대 교수

    앤더스 칼슨(46)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학(SOAS) 교수는 박사논문으로 19세기 초 홍경래의 난을 연구했다. 덕분에 한국사 연구가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특이하게 평가된다. ‘홍경래 난’(1811년) 연구자는 칼슨 교수를 포함해 오수창 서울대 교수 등 국내외로 3명밖에 없다. 한국사에서 순조-헌종-철종으로 이어지는 1860년까지 세도정치와 민란 등 19세기 연구는 거의 중세의 암흑과 가까운 수준으로, 18세기 영·정조 시대에 대한 화려한 조명과 비교하면 더욱더 척박하다. 20일 서울 효자동에서 만난 칼슨 교수는 “원래 근대 한국에 관심이 있는데, 먼저 19세기 한국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19세기는 ‘민란의 세기’로 관심이 많았다. 지도교수인 유럽 한국학의 대모인 마르티나 도이힐러 런던대 교수가 홍경래의 난을 연구해 보라고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초 방한해 고려대 국제하계대학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강의한 그는 27일 출국하기에 앞서 한국의 역사학자들과 막걸리 파티로 사랑방 좌담회를 열고 있었다. “19세기 초 민란이 많았던 이유는 국가가 쇠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중앙정부와 상업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지방사회 사이에 사회·경제적 갈등이 불거져 홍경래 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19세기에 조선 왕조의 국력은 어디서부터 약해졌나? 칼슨 교수는 1809~1815년의 대흉년을 이유로 들었다. 6~7년간의 가뭄과 흉작은 조선의 국부, 경제력을 바닥에서부터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그는 “20세기 초 식민지배의 아픈 경험 때문에 19세기 조선을 비판적으로 보는데, 너무 비판적으로 보면 안 된다. 긍정적으로 보라.”고 덧붙였다. 칼슨 교수는 “19세기 세도정치와 어린 왕들의 리더십 부재를 자꾸 비판하는데, 부적절하다. 조선에는 500년 전통의 관료제도가 버티고 있었기에 리더십에 대한 문제제기는 적절하지 않다. 또한, 세도정치도 관료제도하에서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 사람의 리더십이 중요한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의 결정과 행동이 중요하고, 사회 변화는 개인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으로 봐야 한다. 국고가 탕진돼 세금을 더 거두려고 제도를 바꾸자 1860년대에 다시 민란이 일어난 것에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의 식민지화는 내부로부터의 붕괴가 아니라 외부 변수 즉, 일본의 야심과 서양국가들의 조선에 대한 무관심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만약 홍경래의 난이 성공했더라도 성공적인 근대화로 가기보다는 제국주의적 압력으로 조선은 훨씬 더 약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9세기 말 동학혁명 역시 제국주의적 압력으로 성공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고 덧붙였다. 한류가 유럽의 한국학 연구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한 평가도 하였다. “K팝과 한류가 유럽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를 끌자, 최근 런던대 한국학 신입생이 30여명으로 늘었다.”고 했다. 10년 전에는 5명에 불과해 폐강될까 조마조마했다며 방긋 웃는다. 그는 “런던대는 학비도 있고, 입학 조건도 까다로워서 적지만, 학비가 없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한국학과에는 100여명씩 몰린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했다. 스톡홀름대학을 마치고 그저 한국에 매료돼 1991~1993년 2년 6개월 한국에서 살았다는 그는 “런던대 한국학과에서 1학년을 마치고 나면 고려대의 교환학생으로 오는데, 학생들이 완전히 한국에 넘어간다.”고 했다. 홍대, 이대, 명동, 대학로 등 24시간 다이내믹하게 재밌고 즐겁게 놀 수 있기 때문이란다. 한류 덕분에 신입생이 늘어난 것은 좋은 일이지만, ‘한국학의 정체성은 무엇인가.’가 유럽 학계에서는 새로운 고민거리다. 한국을 알고 싶어하고 한국어를 배우는 유럽의 젊은이들이 늘어났지만, 한국학에 대한 학문적 관심을 끌어내는 것이 과제이기 때문이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5)경북 영양 지훈길·두들마을길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5)경북 영양 지훈길·두들마을길

    면적은 서울의 1.3배이지만, 인구는 1만 8000명. 경북 영양은 중부고속도로 입구에서 차로 1시간 30분을 더 가야 닿을 수 있는 두메산골이다. 흔한 4차선 도로나 신호등조차 이곳에선 사치다. 하지만 영양은 오일도·조지훈·이문열 등 내로라하는 대가들을 연거푸 배출한 넉넉한 ‘문향’(文鄕)이다. 옛 이름 고은(古隱)처럼 수백 년 된 고택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밤이면 마구잡이로 쏟아져 내리는 별 무리에 없던 감수성도 살포시 샘솟는 곳. 권오승 영양군 부군수는 “영양의 이런 특이점이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문인을 배출하게 한 원인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조지훈의 주실마을과 이문열의 두들마을을 찾았다. 지난 9일 정오 영양 북단 일월면에 있는 주실마을. 노()신사가 발길을 멈추고 울컥, “선생님….” 외마디만 던지고 눈물을 훔쳤다. “고려대에서 문학을 가르친 조동탁(호 지훈) 선생의 흔적을 찾아 1960년대 학번 제자들이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양희 조지훈문학관 해설사가 말했다. 어디 제자들뿐이랴. 조지훈을 기억하고 그와 같은 시인이 되기를 꿈꿨던 이들에게 이 마을을 다녀간다는 건, 곧 성지순례다. 문학을 좋아하건 그렇지 않건,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네라(승무)’ 한 구절쯤은 읊는다. 시인의 생전 모습과 그가 남긴 작품에 흠뻑 취해 걷는 길. 1017m 지훈길엔 시인이 나고 자란 고택(호은종택·壺隱宗宅)과 문학 공원의 20여개의 시비가 길 따라 놓여 있다. 호은종택은 겹겹이 쌓아올린 담에 口자 모양이다. 폐쇄적인 가옥 형태다. 이에 대해 김민자 문화해설사는 “당시 경상도 양반가는 자신을 꽁꽁 감춰 남을 배려하고 체통을 지켰다.”면서 “삼불차(三不借·빌리지 않는 세 가지)는 조선중기 환란을 피해 주실마을에 온 한양 조씨의 가훈”이라고 말했다. 재(財)불차·문(文)불차·인(人)불차로 재물·문장·양자를 빌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수백 년을 이어져 온 이 원칙 때문에 주실마을 조씨를 ‘칼 같은 남인(南人)’이라 하여 검남(劍南)이라 불렀다. 퇴계학풍을 계승한 남인은 지금으로 치면 수백 년간 정권을 잡은 적이 없는 ‘만년야당’이라고 할 수 있다. 호은종택 뒤로는 시인이 17세까지 지냈던 ‘방우산장’(放牛山莊)이 있다. 시인은 이곳과 서울 성북동 자택은 물론 자신이 기거했던 곳은 모두 방우산장이라고 불렀다. 위치가 산도 아닐뿐더러 소를 키우지도 않아 이런 이름을 지은 까닭이 궁금하다. 그는 1953년 신천지에 기고한 ‘방우산장기’에 “설핏한 저녁 햇살 아래 내가 올라타고 풀피리를 희롱할 한 마리 소만 있으면 그 소가 지금 어디에 가 있든지 내가 아랑곳할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월산 전설이 조지훈의 ‘석문’ 소재 그 옆 지훈 문학관. 시인의 손때 묻은 자필 원고와 담배파이프·안경·모자 등 소품들이 눈에 띈다.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닥아서다(낙화의 한 부분)”. 생전에 여동생과 함께 육성으로 녹음한 시낭송도 들을 수 있다. 이 시는 창작 의도와 상관없이 한 정치인에 의해 더 널리 알려졌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2003년 구속될 때 자신의 심경을 이 시를 인용해 표현했다. 문인에게 고향이란 창작 소재이기도 하다. 일월산을 배경으로 전승되고 있는 황씨부인당 전설은 첫날밤도 치르지 않고 떠나버린 남편을 기다리다 죽은 한 규수의 안타까운 이야기다. 이 이야기가 바로 조지훈의 ‘석문’(石門)의 모티브다. 이문열의 대표 소설인 ‘젊은 날의 초상’에도 영양에서 영덕으로 넘어가는 창수령이 등장한다. 영양군 남단 석보면 두들마을은 이문열이 나고 자란 곳이다. 이 마을을 관통하는 1787m 두들마을길은 석천서당·석계고택·유우당 등 ‘문화재투성이’다. 작가가 집필하고 후학양성을 위해 지은 한옥집 광산문우(匡山文宇) 담 아래에는 백일홍이 심어져 있다. 그의 문중인 재령이씨 사람들이 대대로 좋아하는 꽃이다. “내가 이만큼 글을 쓰는 것도 고향을 잘 만났기 때문”이라는 작가의 고향사랑이 묻어난다. 이르면 올해 말 이문열이 이곳으로 영구이주할 것이라고 군의 한 관계자가 귀띔했다. 지금도 잘 보존되고 있는 재령이씨의 두들마을 전통 중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음식디미방이다. 조선조 대학자 석계 이시명의 정부인 장계향이 380여년 전 지은 동아시아 최초의 조리서다. 종부 조귀분(63)씨가 이 조리서에 담긴 146가지 음식을 재현했다. 꿩·해삼·전복은 물론 곰바닥까지 이용해 화려하다. 특이한 점은 조리법의 51가지가 술 빚는 법이라는 점이다. 이 중 감향주(甘香酒)는 걸쭉해서 숟가락으로 떠먹는 술이다. 찹쌀·멥쌀·누룩·물 등 4가지 재료로만 만드는데, 도수는 13~14도 정도로 적포도주와 비슷하다. 박승길 군 전통음식육성담당은 “당시 재령이씨 문중을 찾아온 손님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또 그들에게 정성껏 술상을 차려 대접하는 것이 아녀자들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문향’에 술이 발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지훈도 소문난 애주가였다. 1958년 ‘신태양’에 기고한 ‘삼도주’(三道酒)라는 글에서 그는 “술의 진미를 완미(玩味·음식을 잘 씹어서 맛봄)하는 심경이면 탁주·소주·약주 할 것 없이 가위 도주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재령이씨 음식디미방 술 빚는 법이 30% 장계향은 이문열의 소설 ‘선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가부장사회인 조선시대, 시문에 뛰어났던 그가 아녀자로서 자식 양육과 집안일에 충실했던 것이 ‘강요’가 아닌 ‘선택’이었다는 것을 일생을 짚어가며 설명한다. 이 때문에 1997년 연재 당시 ‘반페미니즘 소설’로 낙인 찍혀 공격을 받았다. 작가 자신도 인정하듯 “페미니즘에 저항할 논리는 이 세상에 없다.” 하지만 작가는 “선입견 없이 읽어 보면 거기서 비판되고 있는 것은 저속하게 이해되고 천박하게 추구되는 페미니즘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논쟁에서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런 고집스러움은 1960년 4월 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큰일을 위해 죽음을 공부하라.”고 한 조지훈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당시 대학교수였던 시인은 학생들에게 “내가 죽음을 공부하라는 것은 군중 속에 휩싸여서 군중과 함께 여러 사람에 싸여서 죽는 공부가 아니라 혼자서라도 죽을 공부를 하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오탁번 고려대 명예교수는 “(4월 혁명이) 무질서화되고 소인배들의 명리로 전락할 기미가 보이자 강경한 어조로 그들을 깨우쳤던 것”이라면서 “선생의 위치에서 떳떳이 설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지훈의 이와 같은 꾸짖음은 더욱 빛났다.”고 평가했다. 겹겹이 쌓아올린 경상도 양반가 담벼락 안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대가의 속마음을 정확히 알 순 없다. 하지만 껍질이 두꺼워 고춧가루가 많이 나오는 영양고추처럼 이곳 출신 작가들의 작품이 유난히 실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글 사진 영양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16회는 대전시 대덕구 동춘당로를 소개합니다.
  • “퍼즐 맞추듯…한국에서의 경험 새 작품 만들것”

    “퍼즐 맞추듯…한국에서의 경험 새 작품 만들것”

    “예술은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을 반영하고, 어떤 주제에 대해 여러 가지 측면과 다양한 해석을 이야기해 어떤 현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미국의 문화 교류를 위해 방한한 미국의 현대무용 안무가 트레이 매킨타이어(43)는 예술의 기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일 서울신문과 만난 그는 전날 충남 계룡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국립현대무용단의 ‘수상한 파라다이스’를 보고 “(한반도의) 비무장지대에 대해 건조한 역사적 사실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것을 흑백 논리가 아닌 다면적으로 해석해 미국인인 내게도 어떤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을 보고 예술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의 방한은 미 국무부와 브루클린음악원(BAM)이 2009년부터 추진한 ‘댄스모션USA’의 하나로 이루어졌다. 댄스모션USA는 미국의 대표적 안무가를 각국에 파견해 마스터클래스와 워크숍 등을 진행하고, 현지에서 무용수를 선발해 미국 현대무용단과 공연하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미국 워싱턴발레단의 안무가 출신인 매킨타이어는 자신의 이름을 딴 무용단체를 이끌면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등 해외 무용단과 80개가 넘는 작품을 만드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초청됐다. 지난 5월 그는 처음 한국을 찾아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을 보고, 홍승엽 예술감독과 의견을 나누며 무용수 3명을 선발했다. “한국적인 인상을 반영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지난 사흘 동안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는 그는 첫날 경북 경주 양동마을과 불국사·석굴암 등을 돌고, 이튿날은 안동 하회마을에서 하회탈 장인을 만나고 한지공예를 체험했다면서 자신이 경험한 한국문화를 술술 읊었다. 매킨타이어는 “한국에서 얻은 경험을 퍼즐 조각 맞추듯 꿰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면서 “특히 다른 문화권(한국)에서 온 무용수들과 하는 작업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면서 진짜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매킨타이어의 새 작품은 그의 단체가 있는 아이다호주의 주도 보이시에서 첫선을 보인 뒤 11월 뉴욕에서 열리는 ‘넥스트 웨이브 페스티벌’에서 공연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CEO 칼럼] 다문화가정, 글로벌시대의 동반자/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CEO 칼럼] 다문화가정, 글로벌시대의 동반자/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어릴 때 추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는다면 어머니 손을 잡고 외갓집에 가는 일일 것이다. 시골 외갓집을 다니면서 소꿉놀이하던 것이 즐거워 외갓집 가는 것을 손꼽아 기다리곤 하였다. 그러나 외갓집을 자주 가기 어려운 사람도 많다. 특히 외국인을 어머니로 둔 자녀들은 외갓집을 자주 방문할 수 없어 이런 추억을 쌓기 어려울 것이다. 올해 한·베트남 수교 20주년을 맞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주 다문화가정의 친정이나 외가 방문을 지원하는 행사를 가졌다. 먼 이국땅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여성들이 친정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다. 잠시나마 그리운 친정에 다녀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부모님과 정을 나누고, 어린 자녀들도 외가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40만명에 이른다. 우리나라로 온 결혼이민 여성의 숫자도 12만 5000명을 넘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남성의 약 38%가 외국여성과 혼인했고, 결혼이민 여성의 69%가 농어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민 여성이 늘면서 농촌의 출생률이 증가하고 인구 고령화가 늦춰지는 등 ‘젊은 농촌’으로 변화하는 효과도 있다. 2020년에는 전체 농가인구에서 이주여성 농업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3.2%에 이르고, 19세 미만 농가인구의 49%가 다문화 자녀로 구성될 전망이다. 그만큼 농어촌에서 이주여성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향후 결혼이민 여성을 중심으로 한 다문화 가정이 우리 농어촌의 중심세력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이주여성이나 다문화 가정에 대해 우리 국민이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생활 정착, 영농교육, 언어학습 등 많은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나름대로 성과를 내고 있다. 다문화 가정이 우리 농어촌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현 시점에서 다문화 가정 정책이나 제도의 재조명이 필요하다. 그동안의 다문화 정책은 언어, 음식, 관습, 농촌생활 등 여러 분야의 교육과 지원에 치중됐다. 결혼이민 여성들은 자신들에 대한 편견이나 냉대가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데 가장 견디기 어렵다고 한다. 본인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말이 서툰 어머니의 영향으로 언어 부진, 학습 부진을 겪기도 하고, 따돌림에 의한 정서불안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제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교육이나 지원을 넘어 정서적 일체감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문화 가정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 자녀육아, 교육, 의료, 문화 등 다양한 복지혜택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소속감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다문화 가정을 대하는 우리의 인식이 변해야 정서적 일체감을 가질 수 있다. 차이와 차별은 다르다. 다양성의 장점을 인정해야 한다. 한국 남편들이 결혼이민 여성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다가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같은 나라, 비슷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도 결혼 후 화목하게 살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다문화 가정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필자가 농림부 농어촌복지담당 과장으로 재임할 때, 중국 옌볜 처녀와 한국 농촌총각의 결혼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양측 모두 호응이 매우 높았으나, 막상 옌볜 지역을 방문해 보니 현지 총각들의 불만이 매우 높은 것도 알게 됐다.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필리핀 등 결혼이민 여성이 많은 동남아 국가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남녀의 결혼은 단순하지 않고,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여러 문제가 걸려 있다. 다문화 가정의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이기도 하나 국가적 이슈가 될 수도 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정책은 포용과 배려의 자세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다문화 가정은 글로벌시대 우리 사회의 소중한 일원이자 우리 농어촌 발전을 이끌어갈 미래인력이다.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이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글로벌 시대 우리의 사명이기도 하다.
  • 곽노현 대법 판결 9월 넘기나

    곽노현 대법 판결 9월 넘기나

    지난 4월 항소심 판결이 내려진 뒤 이달 말로 예상됐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대법원 선고기일이 또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법원이 지난 2일 신임 대법관을 임명하고 3개 소부 구성을 마치면서 이번달 마지막 대법원 소부 선고가 예정된 23일 최종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통상 선고 1~2주 전까지 당사자에게 선고기일을 통보해온 것과 달리 19일 현재까지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선고기일을 다음 달 말 이후로 점치기도 한다. 곽 교육감에 대한 판결이 늦어지는 것은 이 사건이 공직선거법상 사후매수죄가 적용된 첫 사례인 데다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사후매수죄와 관련한 헌법소원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곽 교육감은 1심 판결 직후인 지난 1월 27일 사후매수죄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지난 16일 ‘정치검찰규탄·곽노현·서울교육지키기를 위한 범국민공동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헌재에서 심리 중인 사안에 대한 판결은 부적절하다.”면서 대법원의 판결 유보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이지만 이미 교육감 재선거에 대비한 20여명의 예비후보들이 각축전에 돌입했다. 교육시민단체 주축으로 단일후보 추대 준비위원회를 꾸린 보수진영에서는 ▲김걸 전 용산고 교장 ▲김경회 전 서울시부교육감 ▲김영숙 전 덕성여중 교장 ▲김진성 공교육살리기국민연합 공동대표 ▲남승희 전 서울시 교육기획관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 ▲서정화 홍익대사범대부속고 교장 ▲송광용 전 서울교대 총장 ▲송하성 경기대 교수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이규석 전 교육과학기술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 ▲이영만 전 경기고 교장 ▲이원희 한국사학진흥재단 회장 ▲이준순 서울교총 회장 등 14명이 경쟁 중이다. 진보진영에서는 ▲송순재 서울교육연수원장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이수일 전 전교조 위원장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부영 전 서울시 교육위원 ▲조국 서울법대 교수 ▲최홍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등 7명이 예비후보로 거론된다. 대법원이 대선 한 달 전인 오는 11월 19일 이전에 곽 교육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항소심의 판결을 확정할 경우 서울교육감 재선거는 대선과 함께 치러진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서울대 수시 8.07대 1… 역대최고 경쟁률 기록

    서울대가 17일 2013학년도 신입생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2496명 모집에 2만 137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8.07대1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대 수시모집 역대 최고 경쟁률로 지난해 평균 경쟁률 7.09대1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일반전형은 1744명 모집에 1만 7738명이 몰려 경쟁률 10.17대1로 지난해 경쟁률 9.31대1을 웃돌았다. 지역균형선발 전형에는 752명 모집에 2399명이 지원해 3.19대1의 경쟁률을 보여 지난해 경쟁률 3.45대1에 약간 못 미쳤다. 지역균형선발 전형에서는 사범대학 교육학과(9.25대1)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부터 전공예약제를 도입해 계열별 모집에서 학과별 모집으로 전환한 사회과학대학 사회계열 심리학과(8.2대1), 언론정보학과(6.8대1), 인문대학 인문계열 국사학과(6.8대1)가 뒤를 이었다. 일반전형에서는 29명을 뽑는 미술대학 디자인학부 디자인전공에 1991명이 몰려 68.66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16명 모집에 706명이 지원한 디자인학부 공예전공이 44.13대1로 다음으로 높았다. 정원 외 모집인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은 208명 모집에 999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4.8대1로 나타났다. 수시모집 지원율이 크게 상승한 데에는 서울대가 지역균형선발 전형에 2년째 적용한 입학사정관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줄거리 탄탄 영화화에 안성맞춤… 오래된 소설 재조명에 더 잘팔려

    줄거리 탄탄 영화화에 안성맞춤… 오래된 소설 재조명에 더 잘팔려

    밀고 당기고. 문학과 영화의 관계가 그렇다.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하고, 영화가 개봉되면 다시 원작소설이 더 팔린다. 어쨌든 요즘 소설은 영화와 불가분의 관계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다. 문학은 영화에 마르지 않는 우물 같은 영감의 원천이 된다. 올해 문학-영화의 스타트는 ‘은교’로 시작했던 것 같다. 연초에 김탁환의 ‘노서아 가비’(2009년 살림 펴냄)를 원작소설로 영화 ‘가비’가 제작됐지만 원작이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반면 2년 동안 5만부 정도 팔렸던 소설 ‘은교’(2009년 문학동네 펴냄)는 영화 개봉 전후로 15만부를 더 팔았다. 70대 노인의 10대 소녀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노년에 대한 성찰을 그려 비교적 유교적 전통이 강한 한국사회에서 파장을 일으킨 탓에 더욱 관심을 끌었었다. 멕시코 출신의 노벨문학수상자인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원작소설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2005년 민음사 펴냄)은 동명의 영화가 지난 7월 한국에서 개봉되자 원작소설 판매가 5배 이상 늘었다고 복합상영관 CGV는 밝혔다. 민음사 측은 16일 “영화 개봉 전에 월평균 100부 미만으로 판매되다가 7, 8월에 500~600권이 팔렸다.”고 밝혔다.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은 90세 노인의 사랑과 인생에 대한 고독과 성찰을 다뤘다는 점에서 ‘멕시코판 은교’이다. 영화는 15개 개봉관에서 1만 751명이 들었다. 출판사 RHK는 에드거 앨런 포 탄생 200주년을 맞아 2009년 미국 미스터리작가협회장 출신인 마이클 코넬리가 편집한 포의 단편소설집 ‘더 레이븐’(RHK 펴냄)을 7월 말 영화 ‘더 레이븐’ 개봉에 맞춰 일부러 내놓았다. 동명의 영화 이름 덕 좀 볼 작정이었다. 그러나 영화에 에드거 앨런 포가 나온다는 것 말고는 이 단편소설집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탓에 RHK는 크게 재미를 못 보고 있다. 관객이나 독자들이 똑똑하게 무(無)상관을 읽은 것이다. 최종 관객은 15만명이었다. 영화 ‘케빈에 대하여’ 7월 말 국내 개봉 시기에 맞춰 RHK가 펴낸 ‘케빈에 대하여’는 출간 1개월 만에 1만부를 파는 등 판매실적이 좋은 편이다. 영화 ‘케빈에 대하여’는 개봉 후 2만 2000여명의 관객이 들었으니, 단순히 산술적으로 따져 보면 영화를 본 절반이 책을 사서 읽었거나, 책을 읽은 사람들 전부가 영화를 관람한 것처럼 보인다. 라이오넬 슈라이버가 2003년 출간한 책으로, 대학살을 저지른 반사회적 인격장애자인 아들을 낳은 가족 이야기다.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았던 엄마와 작은 괴물이 된 아들이 실패한 애착관계로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비극을 낳는다는 내용이다. RHK 측은 “영미소설은 많이 팔리면 5000권 정도인데 한 달여 만에 1만권을 팔았으니 베스트셀러 수준”이라고 말했다. RHK는 내년 2월에 국내 개봉할 영화 ‘호스트’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소설 ‘호스트’는 ‘트와일라잇’의 저자 스테프니 메이어의 또 다른 장편소설로 2009년 1월에 번역 출판됐다. 출판 무렵 같은 작가의 영화 ‘트와일라잇’이 개봉되면서 관심이 형성돼 3만 5000부 정도 판매했다. 동명의 영화 ‘호스트’가 내년 초 개봉되면 더 날개 돋친 듯 팔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에미야 다카유키가 쓴 ‘백자의 사람: 조선의 흙이 되다’(만물상자 펴냄)는 임업 기술자인 아사카와 다쿠미가 1914년부터 조선총독부 임업사업소에서 근무하면서 조선의 청자, 백자, 분청사기 등을 수집하고 조선민족미술관을 건립해 도자기를 기증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원작소설은 1990년대 후반 일본에서 출판돼 200만부 넘게 팔렸고, 국내에서는 7월 영화 개봉에 맞춰 책이 출간됐다. 미국 순문학 출판사인 랜덤하우스 빈티지는 지난 7월 ‘50가지 그림자 시리즈’(시공사 펴냄)가 출간 석 달 만에 2100만부가 판매되었다고 발표했다.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가 미국에서 2000만부 이상 팔리기까지 3년이 걸린 것을 떠올리면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영국에서도 J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를 제치고 영국 역사상 가장 빠른 시간에 100만부 판매를 달성한 소설로 이름을 남겼다고 한다. 인터넷서점 YES24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출판 1주 만에 종합순위 2위를 차지하는 등 놀라운 속도로 판매되고 있다. 그 덕분인지 저자는 영화 판권으로 500만 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다 빈치 코드’가 300만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원작료가 아닐 수 없다. ‘주부용 할리퀸 로맨스’라 불리는 여성 취향의 성인소설인데, 영문과 졸업생이자 가난한 아나스타샤와 완벽하게 잘생긴 27살의 성공한 CEO 그레이의 밀고당기는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청소년 시절에 하이틴로맨스류를 좋아한 독자라면 1권 50쪽을 넘기기도 전에 심장에서 반응을 할 것이다. ‘간질간질 너무 재밌다.’는 소리 없는 외침과 함께. 그렇다면 대박나는 영화의 원작소설들은 과연 원작료를 얼마나 받을까. 외국의 경우 작가의 지명도에 따라 원작료가 천차만별인 모양인데, 한국은 그와 상관없이 대체적으로 5000만원 수준이다.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은 너도 나도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달려드는 바람에 원작료가 1억원으로 껑충 뛰고, 러닝개런티 5%까지 받기로 했다. 문소영·최여경기자 symun@seoul.co.kr
  • [대한민국은 힐링중] 버티던 삶, 집착 비우고 행복 채우다

    [대한민국은 힐링중] 버티던 삶, 집착 비우고 행복 채우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첫 여성 사무총장을 역임한 정연순(46) 변호사는 지난 6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14일간 다녀왔다. 가장 유명한 코스는 프랑스 남부 국경 마을 생장피드포르에서 시작해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야고보(스페인식 이름 산티아고)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800㎞에 이른다. 정 변호사는 그 중 후반부에 해당하는 400㎞가량을 걸었다. 1980년대 변호사가 된 이후 정 변호사는 ‘늘 자신이 잘해야 한다, 사명의식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했다. 삶이 힘들어도 견뎠다. 아니, 그래야 한다고 믿었다. 정 변호사는 “어느 순간 지나온 인생을 돌아 보니 강박관념을 지닌 채 너무 아등바등 살아왔다는 반성이 들었다.”고 말했다. 순례에 나선 뒤 8일 정도 묵언 수행을 했다. 비행기 표 값 300만원에 150만원쯤 더 들었지만, 돈보다 값진 것을 얻었다고 했다. 순례에서 얻은 가장 큰 가르침은 자신이 맨 배낭의 무게가 곧 인생의 무게라는 점. 그는 “배낭 안에 각종 생필품이 담겨 있었는데 그것이 나의 욕심이더라. 배낭의 무게와 가야 할 거리를 생각하니 몸이 반응하더라. 길을 가다 어떤 마을을 지나면 그 마을이 소개된 안내 책자를 찢어버린다든지 짐을 하나씩 버리며 욕심을 버리게 됐다.”고 말했다. ●걷고 기도하고 침묵하는 ‘나만의 힐링’ 종교의 힘을 빌리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뿐 아니라 오로지 힐링을 목적으로 하는 무신론자의 참여도 부쩍 늘었다. 외국계 컴퓨터 회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회중(35)씨는 인간관계에서 큰 상처를 입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본래 가톨릭신자인 그는 지친 마음을 달래고자 지난 6월부터 가톨릭 피정(避靜·일상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묵상과 침묵기도를 하는 종교적 수련)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마음의 상처와 시련에 아파하는 사람들이 모여 상담을 하고, 아픔을 경청하면서 치유를 받았다.”고 말했다. 피정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려면 자신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피정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로 매일 에세이를 쓰고 있다. 단순한 일기가 아닌 하루에 대한 반성과 위로, 격려가 주된 내용이다. 그는 “매일 스스로 힐링을 하며 치유와 성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피정보다 대중화된 종교의 힐링프로그램으로는 불교의 ‘템플스테이’(전통사찰에 머물며 몸과 마음을 치유)가 있다. 카네기연구소에서 리더십 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김은주(40)씨는 지난 4일 1박 2일 일정으로 쌍둥이 아들, 남편과 함께 전북 김제 금산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했다. 벌써 여섯 번째다. 김씨는 “도시에서 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 힘든 상황도 많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특히 리더십 강의를 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지나친 욕심을 부리거나 집착을 한 시간도 있었다. 절 체험을 통해 나 자신을 찾고,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10년 전, 한국사회는 ‘웰빙’(심신의 행복 추구)을 꿈꿨다. 미디어, 광고, 산업계 등은 발 빠르게 웰빙을 강요했다. 각종 서적과 관광상품에 웰빙이 범람했고, 우리는 자의 반, 타의 반 웰빙라이프를 위해 노력했다. 강산이 변했다. 한국사회에서 웰빙은 실패한 결과물로 남았다. 몸과 마음의 행복은 차치하고, 너도나도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겠다고 난리다. 대세는 10년 만에 웰빙에서 ‘힐링’(몸과 마음의 치유)으로 옮겨졌다. 10년 전처럼 모든 분야에서 힐링을 강요하는 모양새다. 사람들도 과거와 달리 공공연히 아픔을 드러낸다. 한때 국민드라마로 사랑받았던 ‘다모’의 명대사처럼 우리는 서로에게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고 묻고 고백하기를 반복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소통의 부재를 한국 사회의 고질병으로 거론했건만,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에 힘입어 ‘소통 과부하’란 말이 나올 정도로 정보 공유의 속도와 규모가 커졌다. 인터넷에 ‘힐링’이란 미끼를 던져 ‘검색’이라는 낚싯줄만 당기면 월척 수준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무한하다. ●경제성장 따른 심리적 피폐가 힐링 불러 사람들은 왜 힐링을 필요로 할까.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힐링 열풍의 근간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사회가 ‘이스털린의 역설’(경제성장이 낮은 수준에서는 소득이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지만, 소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고 기본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이론)의 단계에 진입한 점에 주목했다. 신 교수는 “청년 실업자라든가 비정규직, 명예퇴직자 등 삶에 불안을 겪는 계층이 늘면서 위안과 희망, 위로와 격려를 원하는 사회집단이 대규모로 형성돼 힐링 문화가 급속도로 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국민건강공단이 발표한 ‘2007~2011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심한 스트레스 반응 및 적응장애로 의료기관을 찾은 진료환자의 수는 2007년 9만 8083명에서 2011년 11만 5942명으로 4년 새 18.2% 증가했다. 분당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하규섭 교수는 “해마다 스트레스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람은 100만~200만 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는 분들이 호소하는 고통이 개인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지만 대개 젊은 세대들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으로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가 많고, 중·장년층은 조기 실직에 따른 사회·경제 스트레스를, 연세가 드신 분들은 건강상의 이유에 따른 고통 및 외로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치유에 집중하는 데에는 급격한 경제 성장에 따른 심리적 피폐함이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인터넷 발달로 세계적으로 성공한 1% 사람들의 삶의 정보가 쉽게 노출됐고, 이를 접한 많은 사람의 꿈과 이상이 커지면서 현실에서 오는 괴리감이 깊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한 때 젊은 세대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말이 큰 위로가 됐다. 하지만 그만 아픈 척해야 할 시점이 왔다. 어느 세대나 힘들고 시련은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힐링이 키워드로 부각되면서 이를 주제로 한 상품도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다. ‘힐링 산업’의 등장이다. 힐링 전문여행사를 표방한 일부 업체에서는 가이드 대신 심리치료사를 동행시켜 명상·걷기 등을 주 프로그램으로 하는 상품을 내놓았다. 공연계는 지난해부터 아티스트의 이름이 아닌 ‘힐링 콘서트’ 등의 공연까지 내놓고 있다. 강원 평창, 충북 청원·제천, 경북 경주 등에서는 ‘힐링랜드’ 등의 이름을 붙여 치유의 숲, 상담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하지만, 힐링의 지나친 상업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요가 커지면서 여러 형태의 힐링 상업주의가 판치고 있다.”면서 “저마다 각자의 고민과 욕구가 있고, 또한 각자의 치유 방식이 있다. 그것을 같은 방식으로 다룬다는 발상의 힐링 산업은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18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대비법

    18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대비법

    15일 국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18일 치러지는 제16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한국사시험) 지원자가 6만 484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실시된 제15회 시험 지원자 수(3만 3993명)의 약 두 배다. 특히 중급 시험 지원자는 모두 2만 6942명으로, 지난번 시험(1만 2056명)보다 2.2배 늘어났다. 내년부터 교원임용시험에 응시하려면 한국사 시험 3급 이상(중급) 자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5급 공채와 법원행정고시에는 한국사 시험 2급 이상(고급)이 응시 요건으로 적용되고 있다. ●중급 지원자 지난 5월 시험보다 2.2배↑ 고급 지원자도 3만 266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시험(1만 8530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초급시험 지원자는 5235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사 시험의 ‘널뛰기 난이도’는 올 4월 교육과학기술부 감사 이후 안정화되는 추세다. 고급 시험 합격자는 14회에서는 69%, 15회에서는 63%로 각각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출제 측이 이 정도 수준의 난이도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한국사시험은 구석기~고려·조선 전기~후기·근현대사가 3분의1씩 같은 비율로 출제되고 있다. 분야별로는 정치·문화사의 비율이 경제·사회사보다 높았다. 직전 15회 시험에서도 고대 국가의 혼인풍속(7번), 강강술래(22번) 등 문화사에 관한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이 같은 문화사 중심의 출제에 대해 이운우 에듀스파 한국사 강사는 “수험서 중심에서 답사나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 중심으로 출제함으로써 한국사 공부법을 바꾸려는 의도가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난이도 중급 중심으로 기출문제 풀어봐야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우선 기출문제 중심으로 공부하되 상급 이상의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는 다시 출제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특히 합격률이 4~5%대에 불과했던 7회와 10회 기출 문제를 놓고 씨름하기보다는 다른 회차의 문제를 많이 풀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최근 사료제시형 문제나 문화재에 대한 문제들이 자주 출제되고 있다. 중요한 사료는 따로 챙겨 보고 문화재 사진도 어느 시대, 어떤 문화재인지 확실하게 기억해야 한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순경 필기시험 D-9 마무리 정리법

    순경 필기시험 D-9 마무리 정리법

    올 하반기 순경 공채 필기시험이 오는 25일 치러진다. 일반순경, 전의경 특채, 101경비단 등을 모집하는 이번 채용에는 모두 558명을 최종 선발한다. 여기에 3만 1480명이 지원해 56.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영어·한국사(비전공 과목)와 형사소송법·경찰학·형법(전공 과목)으로 나눠 2회에 걸쳐 최근 출제 경향을 짚어 본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경찰 영어시험에서는 생활영어가 전과 달리 3문제 이상 출제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영신 김재규경찰학원 영어 강사는 “기출 문제를 중심으로 자주 쓰이는 표현을 따로 정리하고 시간을 정해 규칙적으로 복습하라.”면서 “무리하게 두꺼운 생활영어 책을 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영어 기출 문제 중요… 가끔 그대로 출제되기도 이번에도 앞뒤 대화를 바탕으로 빈칸을 채우는 문제 등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테면 A, B의 대화에서 A가 “Can I give you a hand?”(제가 도와드릴까요?)라고 B의 대답을 들은 뒤 ‘No, not at all.”(아뇨. 전혀요)라고 대답했을 때 B가 한 말을 고르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 “If you don’t mind.”(괜찮으시다면요)라는 ‘부정을 통한 긍정 대답’이 답이다. 또 ‘Don’t bother’(괜찮다. 그럴 필요없다), ‘Your party’(너의 일행·동료), ‘Don’t bite off more than you can chew’(분수를 지키자) 등의 표현도 알아 둬야 한다. 문법은 지난해 하반기 3문제, 올 상반기에는 4문제가 출제됐다. 문법은 기초 실력부터 쌓아 올려야 하는 부분이라 공부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렇더라도 순경 채용시험의 경쟁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어 고득점이 필수다. 특히 문법의 경우 문제를 푸는 것뿐만 아니라 영어의 전반적인 부분에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무조건 암기만 하기보다는 좀 쉬운 교재부터 자기 수준에 맞게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편이 낫다. 어휘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에 각각 4~5문제가 출제됐다. 최근에는 어려운 어휘보다는 중·하급 난이도의 어휘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 ‘take down’(철수하다), ‘hang around’(돌아다니다), ‘turn a deaf ear to’(~에 조금도 귀 기울이지 않다), ‘make up for’(보상하다, 보충하다), ‘turn down’(거절하다), ‘look after’(돌보다) 등의 어휘가 출제될 수 있다. 또 ‘locate’(~을 찾다, 발견하다), ‘violation’(위반, 침해), ‘tendency’(경향, 추세), ‘esteem’(존경), ‘preface’(서문), ‘prelude’(전조, 전주곡) 등의 어휘도 헷갈릴 수 있으므로 꼼꼼히 챙겨 둬야 한다. 독해 문제는 매년 9문제씩 가장 큰 비중으로 출제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3문제가 독해에서 출제되기도 했다. 주로 주제, 요지, 제목을 찾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으며 빈칸, 글의 흐름, 일치, 순서, 지칭추론 등이 최근 집중적으로 출제되는 경향이다. 이 강사는 마무리 공부법으로 우선 지금까지 자신이 봐 왔던 교재를 꾸준히 반복학습할 것을 강조했다. “자신의 손때가 묻은 교재로 차분히 마음을 가다듬고 전체 목차를 잡아 보는 방식 등으로 최종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기출 문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경찰 영어는 기출 문제가 거의 비슷하게 출제되거나, 심지어 그대로 반복 출제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한국사 개념 문제는 주로 경제사·사회사에 집중 올 상반기 처음 실시된 한국사에서는 자료 제시형 문제가 10문제, 개념이나 지식을 묻는 일반적인 단답형 문제가 10문제 각각 출제됐다. 단원별로는 부여의 풍습 등 초기 국가에서 1문항, 고대에서 5문항(왕들의 업적, 삼국시대의 문화, 통일신라 시기 유학, 농민 안정책, 발해사), 중세 고려에서 3문항(정치기구, 사회시책, 사회조직), 근대 태동기 조선에서 4문항(조선 후기 국학연구, 사회구조의 변동, 조세제도, 성리학의 변화), 근·현대사에서 6문항(흥선대원군의 업적, 갑신정변, 독립협회와 대한제국, 3·1운동, 신간회, 근대 사학사), 그리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 1문항이 출제됐다. 신명섭 강사는 “상반기에는 첫 출제라 조금 쉽게 출제됐지만, 이번부터 난이도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선 조선정치사 부문은 상반기에 전혀 출제되지 않아 이번 출제 가능성이 점쳐진다. 조선 전기 체제정비 과정에서 주요 왕들의 업적, 사림의 대두와 붕당 정치, 조선의 통치체제는 반드시 정리해 둬야 한다. 또 선사시대 관련 내용은 꼭 암기해야 한다. 석기시대의 유적지와 청동기, 철기시대의 주요 주제와 특히 고조선과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고, 석기시대 유적지는 단순히 암기만 하지 말고 지도를 통해 위치를 파악해야 하며, 고조선은 청동기·철기 시대와 관련지어 공부해야 한다. 또 신라와 발해의 관계, 고려와 조선의 대외관계 변화, 대청 관계의 변화 등 시대별 대외 상황도 정리해야 한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독립운동은 국내·만주·중국 본토로 나눠 내용을 잘 정리해 둬야 한다. 또 해방과 분단과정 그리고 민주주의의 발전과정 전체도 중요하다. 한국사 시험에서 개념 문제는 주로 경제사와 사회사에 집중된다. 수취체제의 변화과정을 시대별로 비교해 알아 둬야 한다. 고대에서는 민정문서, 조선 수취체제의 변화 등이 출제 빈도가 높다. 영정법, 대동법, 군역의 변화과정과 결과, 영향도 꼼꼼히 챙겨 두자. 토지제도의 시대별 변화 역시 전체적으로 살필 부분이다. 특히 조선에서 과전법, 직전법, 관수관급제, 녹봉제로의 변화와 그 결과 국가의 토지 지배력 강화와 지주전호제의 확산은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사회사에서는 여성의 지위와 가족, 혼인제도의 변화와 관련해 고려와 조선을 비교하는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강사는 마무리 공부법으로 ▲단원별 개요로 빠른 시간에 내용을 정리해 볼 것 ▲기본서의 단원별 큰 제목과 소제목을 중심으로 다시 읽어 볼 것 ▲주제·단원별 문제집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것 등을 강조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11·6 선택 2012] 美대선 정부통령 후보, 세 가지 다른 점

    지난 11일 폴 라이언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 지명에 따라 확정된 2012년 대선 공화, 민주 양당의 정부통령 후보 4명의 면면은 과거 대선과 뚜렷이 다른 특징들을 갖고 있다. 첫째, 남부 출신 후보가 없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은 각각 하와이와 펜실베이니아주, 공화당의 밋 롬니 대통령 후보와 라이언은 각각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 출신이다. CNN은 12일 “4명의 정부통령 후보 가운데 남부 출신이 한 명도 없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공화당으로서는 유망주였던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등이 고배를 들면서 ‘남부 출신 대통령’의 꿈은 물 건너갔고, 부통령은 부동표 흡수를 위해 ‘부동층주’(스윙 스테이트) 출신을 지명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위스콘신 출신의 라이언이 선택된 것이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남부 지역의 표심은 공화당에 대한 몰표로 인식되기 때문에 걸출한 대통령 후보가 나오지 않는 한 부통령 후보는 부동층주 출신을 선택하는 경향이 갈수록 강해지는 추세다. 둘째, 보수적 개신교 후보가 없다. 바이든과 라이언은 가톨릭, 롬니는 모르몬교다. 오바마는 스스로 개신교도라고 밝히고 있지만, 공화당 지지자들은 그의 중간이름(미들 네임)이 ‘후세인’이라는 점을 들어 무슬림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런 의심이 사실무근이라 하더라도, 적어도 오바마는 로널드 레이건이나 조지 부시 부자(父子)만큼 독실한 개신교도 대통령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50여년 전 가톨릭 신자인 존 F 케네디가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 개신교 일각에서 그의 종교가 이단이라며 반대한 과거에 비춰볼 때 올해 선거에서 가톨릭은 물론 모르몬교 신자까지 후보에 오른 것은 미국사회가 그만큼 달라졌다는 방증이다. 셋째, 40대(라이언), 50대(오바마), 60대(롬니), 70대(바이든)가 골고루 포진, 세대별 다양성을 나타내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뻘이 후보로 각축하는 셈이다. 실제 라이언은 롬니의 장남과 동갑이다. 라이언은 케네디가 대통령 후보가 됐을 때(43세)보다 1살 어린 나이에 부통령 후보를 거머쥐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지방시대] 지역현안과 대선공약/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지방시대] 지역현안과 대선공약/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대선 국면이 시작됐지만 정책은 큰 관심사가 아니다. 안철수 교수의 행보가 보다 흡인력을 발휘하면서 이슈의 중심이 되고 있다. 또 후보들 간의 네거티브가 기승을 부리다 보니 후보의 공약이 진짜 좋은 건지 한번 따져보자는 매니페스토 운동이 빛이 바래고 있다. 후보들은 정책을 강조하기보다는 각 지역을 순회하면서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가십성 멘트나 이벤트성 행사에 더 관심을 쏟는 후보도 있다. 너나없이 “내가 최고의 대통령 자질을 갖췄다.”고 낯 간지러울 정도로 자신을 내세우지만, 정작 비전 제시와 어젠다 개발에는 미흡하다. 대통령이 되면 정책이나 전략을 연습할 여유가 없다. 주요 정책과 국제관계, 안보는 실시간으로 결단해야 한다.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과 정책의 깊이를 더 알아야 하는 이유다. 지역사회는 현안을 유력 후보들의 공약에 어떻게 반영시킬 것인가를 고민 중이다. 공수표가 될 수도 있지만 새 정부의 정책이 된다면 현안 해결에 지름길이 되기 때문이다. 인천의 경우 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 2호선, 미지급 예산 등 재정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물론 지방분권과 세제 등 구조적 차원의 개선 과제는 19대 국회에 기대한다. 그러나 현안을 해결하는 것은 무엇보다 새 정부와 대통령에게 달렸다. 지자체의 정책 관련 부서나 싱크탱크의 연구원들은 지역 현안을 국가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인천발전연구원은 ‘시민의 선택, 2012 어젠다’를, 전북발전연구원은 ‘전북지역 10대 어젠다’를, 경기개발연구원은 ‘19대 국회에 바란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울산, 충북, 전남, 제주 등의 연구원 등도 이달 말 발표를 위해 유사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각 정당의 후보들이 발표 또는 준비한 정책을 보면 색깔이 나타난다. 국가의 중요한 정책인 일자리, 성장, 복지, 교육, 문화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지역 현안들 가운데 국가적 과제가 많다. 인천국제공항의 허브화와 동남권신공항 건설, 제주해군기지 건설, 경북지역의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과 대체에너지 문제 등이 그것이다. 지역 내에 오래된 갈등과 해결돼야 할 과제도 많다. 수도권과 타지역 간의 갈등구조, 과학벨트를 둘러싼 경쟁, 남북 문제와 연계된 서해 5도와 강원도의 현안, 구도심과 신도시 문제 등이 있다. 대통령 후보들이 이처럼 산적한 과제들을 어떤 시각에서, 어떻게 정책으로 반영할 것인가. 이 중에는 국가 어젠다와 상충되는 요인도 있다. 좁은 나라에서 대립적, 갈등적 요인을 안고 있는 지역 현안을 보노라면 한국사회가 참으로 복잡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새 정부와 대통령에게 힘든 5년을 예고하는 징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통령이나 정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산의 범위 내에서만 공약을 국가적 사업과 정책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준비된 대통령이라면 헛된 공약보다는 세입과 예산의 순환구조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곳간이 비어 있다면 제대로 된 정책이나 사업을 집행할 수 없다는 것을 인천의 재정위기가 실증하고 있다. 현명한 대통령과 효율적인 정부를 꿈꾸는 후보라면 국가 세입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서 정책과 공약 개발을 시작해야 한다.
  • 조선 엘리트 65명, 학도병 거부했다 징용

    일제의 학도병 지원을 거부했다가 강제 징용된 조선인 학생이 4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에는 경성제국대학과 도쿄제국대, 연희·보성전문학교 등에 다니던 엘리트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는 일본의 학도병 지원 요구를 거부해 강제 징용된 학생이 400여명에 이른다고 13일 밝혔다. 1943년 11월 조선총독부는 학도병 지원을 거부한 조선인 학생에 대해 산업체 징용령을 내려 국내 사업장에서 근무하게 했다. 1944년 일본 제국의회 자료에는 징용 학도가 125명이라고 기록돼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한번에 150~200명씩 최소 2차례 실시돼 400여명 이상이 피해를 당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가 신원을 확인한 125명 중 65명은 대학생이었다. 경성제국대(현 서울대), 연희전문(현 연세대), 보성전문(현 고려대), 일본 와세다대, 메이지대, 도쿄제국대 등에 다니던 엘리트도 많았다. 국사학자인 한우근 전 서울대 교수, 영문학자 여석기 고려대 명예교수, 계훈제 전 민주통일국민회의 부의장, 서명원 전 문교부 차관 등도 학도병 지원을 거부했다 강제 징용된 피해자들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징용 학도들은 당시 최고 수준의 엘리트들로 나라 밖 소식도 많이 알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강한 민족의식 때문에 징용 현장에서 더 많은 고초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일제 징집을 거부해 고초를 겪었지만 동원 장소가 국내 작업장이라 지원법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MB, 독도 전격방문 대신 휴가차 갔더라면…”

    “MB, 독도 전격방문 대신 휴가차 갔더라면…”

    “대통령이 독도에서 휴가를 보냈다면 어땠을까요? 꼭 ‘전격 방문’을 하지 않아도 우리 땅이란 걸 알릴 수 있었을 텐데….”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지난 10일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38) 성신여대 객원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소식으로 전국이 들썩이던 터라 자연스레 독도가 대화의 주제로 떠올랐다. 2005년부터 독도 홍보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서 교수는 “대통령이 독도에 거주하는 김성도 할아버지와 낚시를 하며 휴가를 보내면 좋을 것 같다.”는 제안을 내놨다. 외신의 관심을 끌어 독도를 분쟁지역화하기보다 실효지배의 현실을 자연스럽게 부각시키자는 것이다. ●‘힘자랑’ 아닌 ‘보다 세련된 방식’ 요구 독도뿐 아니라 동해 표기와 위안부 문제 등 외교적으로 민감한 주제들까지 다뤄 온 서 교수는 인터뷰 내내 홍보의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핏대 높여 싸우거나 ‘힘 자랑’을 하는 대신 보다 세련된 방식으로 정치적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복절을 맞아 가수 김장훈씨 등과 함께 독도까지 헤엄쳐 가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우리 땅이니 당연히 수영해서 갈 수도 있잖아요. 꼭 정색하고 우리 땅이라는 걸 주장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서 교수는 지난 3월 뉴욕타임스의 한국 홍보 광고에도 “한국에는 아름다운 섬들이 많다.”며 독도를 ‘슬쩍’ 집어넣었다. 서 교수는 그러면서도 “자연스러움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교과서에 ‘다케시마’(독도)에 대한 영유권까지 기술하는 마당에 방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서 교수는 동해 표기 문제를 예로 들었다. 지도상 ‘일본해’(Sea of Japan)를 일본의 영해로 생각하는 외국인들이 “독도가 일본해에 있는데 왜 한국 땅이냐.”고 반문한다면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역사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지적에 “정말 중요한 문제”라며 반색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국사가 선택과목인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서 교수는 “우리 역사를 등한시하면서 세계를 상대로 어떻게 우리 역사를 지키겠느냐.”고 지적했다. ●정색하고 ‘우리땅’ 주장할 필요 없어 서 교수는 최근 정치외교적 문제 외에 세계에 우리의 문화를 알리는 일에도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경제력·군사력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건 문화”라는 서 교수는 “런던올림픽에서도 스포츠라는 문화를 통해 한국이 세계에 더욱 잘 알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7~8일 영국 런던에서 소녀시대를 모델로 내세운 한국 홍보 책자 1만부를 배포한 것도 문화를 알리기 위한 전략이었다. 내년 광복절까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24시간 한국 문화를 홍보하는 전광판을 설치하고 싶다는 서 교수는 “우리가 마이클 잭슨을 즐기듯 외국인들도 소녀시대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커버스토리] 멕시코 한인후손 33명 모국체험 현장 가보니…

    [커버스토리] 멕시코 한인후손 33명 모국체험 현장 가보니…

    1905년 5월 12일, 한인 1031명이 낯선 멕시코 남단 살리나 크루스항에 내렸다. 인천 제물포항을 떠나 한 달여의 항해 끝에 닿은 곳이었다. 19세기 말 열강의 식민지 침탈로 해운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선박 로프의 원료가 되는 ‘에네켄’(Henequen·용설란의 일종)을 대량 재배하는 멕시코의 농장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이민 노동자를 대거 모집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무렵 멕시코 유카탄 주(州)의 에네켄 농장주들이 파견한 이민 브로커인 영국인 존 마이어스는 신문에 광고를 낸다. 4년 계약에 이동 경비 지원, 거주가옥 임대 및 연료 무료 제공, 파격적인 임금, 자녀교육 등을 제시했다. 지독한 가난과 열강의 핍박에 시달리던 한국인들은 꿈 같은 기회로 여겨 머나먼 땅으로의 이민을 결행한다. 그러나 모두 사기였다. 당시 회사 측은 가족 단위 이민을 권유했는데 알고 보니 이민 노동자들의 현지 이탈을 막으려는 악랄한 책략이었다. 살리나 크루즈항에 도착한 한인들은 곧바로 기차와 배를 타고 에네켄을 재배하는 농장 여러 곳에 10~50명씩 분산 배치됐다. 농장생활은 노예와 다를 바 없었다. 새벽 4시부터 날이 저물 때까지 땡볕 아래서 에네켄 잎을 자르고 섬유질을 벗기는 일에 매달려야 했다. 하루 1만개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채찍질이 가해졌다. 약속된 임금은 나오지 않았고 무상 지원하겠다던 집과 식량도 거액을 주고 사야 했다. 이들은 결국 일 할수록 빚만 쌓여갔다. 이들의 참상을 듣고 고종은 눈물을 흘렸다. 고종은 이들의 송환을 위해 외부협판(차관급) 윤치호를 멕시코 현지로 보내려 했지만 일본이 가로막았다. . 1909년 5월 계약노동이 끝나 한인들은 자유의 몸이 됐다. 하지만 이듬해 대한제국이 일제의 식민지가 되면서 돌아갈 곳을 잃었다. 언어 장벽 때문에 다른 일자리를 찾기도 어려웠다. 살 길을 찾아 많은 한인들이 유카탄 주를 떠났지만 대부분은 이듬해 다시 돌아왔다. 멕시코 혁명의 여파로 동양계 이민자들에 대한 적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1920년대 인조섬유의 등장으로 에네켄 산업이 몰락하자 한인들은 또다시 멕시코 전역으로 흩어졌다. 지난 8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 로즈마리홀. 신정환 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 통번역학과 교수가 한국 모국체험에 나선 한인 후손 33명에게 들려준 ‘멕시코 한인 이민사’ 일부다. 신 교수가 강의 참고자료로 이민 1세대 사진을 보여주자, 한인 후손들이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한인 4세인 엘윈 박 사바라(16)가 사진 속에서 현조 할머니를 발견한 것. 엘윈은 “할머니 사진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면서 “가족 구성원들이 강연 내용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감동적이었고 나의 역사에 대해 더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190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선조들의 멕시코 이주사에 대해 약 두 시간 동안 강의를 들었다. 졸거나 딴청을 피우는 이들은 거의 찾아 보기 어려웠다. 멕시코 유카탄 지역의 에네켄 농장에서 일하는 선조들의 사진이 스크린에 뜨자 디지털 카메라로 강의 내용을 담는 이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그들에게 한국은 이미 자신의 ‘일부’라는 인식이 뚜렷했다. 얼빙 노에 리 구티에레스(35)는 “나의 뿌리가 한국이라는 것을 알기 시작하면서 한국 역사에 많은 관심이 있었는데 오늘 강의로 더 많은 것을 알게 됐다.”면서 “오늘 강의한 신정환 교수의 논문을 2편 정도 미리 읽은 적이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내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우리 아이들에게 내가 아는 모든 한국의 문화를 그대로 전수해 주겠다.”고 덧붙였다. 얼빙은 또 “내가 온 캄페체에서는 한인 후손들 사이에 한국 이름을 짓는 게 하나의 유행”이라고 전하면서 “과거 2, 3세대 선조들은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4, 5세대는 이름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각해 놓은 한국 이름이 있느냐는 물음에 “‘이한빛’이라는 이름을 갖고 싶다.”며 주저없이 운을 뗐다. 그는 “한국 이름이 예쁘다.”면서 밝게 웃었다. 같은 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아파트 단지 태권도 학원에서는 한국문화체험 행사가 열렸다. 이들은 ‘KOREA’라는 검은 글씨가 등에 새겨진 하얀 도복을 갖춰 입고 맨발로 파란색 고무 매트 위에 섰다. 태권도 체험은 영어로 이뤄졌다. 멕시코 한인 후손들은 박철웅(40) 국기원 외국인 지도사범의 지도에 따라 서툴고 엉성하지만 활기찬 움직임으로 제각기 발차기 실력을 뽐냈다. 이들의 기합에 체육관이 쩌렁쩌렁 울렸다. ‘태, 권, 도’라고 하나하나 끊어 읽으며 한 동작 한 동작 따라 하는 이들의 눈에는 늠름함이 배어 있었다. 박 사범이 “아이 러브 코리아(I love Korea)!, 아이 러브 멕시코(I love Mexico)!” 하면 이들은 더 큰 소리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흐르는 땀을 연신 소매로 훔쳐내던 세사르 안토니오 로사드 총(30)은 “태권도를 배우는 게 내 꿈이었다.”면서 “멕시코에 있을 때부터 태권도를 꼭 배워보고 싶었는데 가르치는 곳이 없었다. 한국에 와서 실제로 태권도를 해 보니까 정말 기쁘다.”면서 감격해했다. 태권도가 한국 운동인지 몰랐다는 안순 구 로만(19·여)은 “직접 옷을 입고 체험해 보니 재미있고 태권도가 한국 운동이라니 정말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태권도의 매력은 운동 전 ‘안녕하세요’라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것처럼 예의범절을 준수하는 것”이라는 설명까지 해줬다. 엘윈은 “오늘 나의 문화 가운데 새로운 한 가지를 추가해서 무척 기쁘다.”고 웃음지으며 말했다. 이들은 9일에는 한국인들과 2대1로 짝을 이뤄 서울을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멕시코 한인 후손에게 인사동을 소개한 강신영(26) 한국외대 스페인어과 학생은 “멕시코 한인 후손들이 모국을 방문한다는 학교 홈페이지 공고를 보고 통역 봉사를 신청했다.”면서 “멕시코에서 1년 1개월 동안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멕시코 사람을 많이 만나봤지만 이들은 느낌이 뭔가 다르다. 한국사람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와 함께 인사동을 둘러 본 세사르는 “언어 문제가 가장 걱정이 됐는데 신영이가 스페인어를 잘해서 지금은 모든 게 완벽하다.”면서 “인사동에 처음 와봤는데 신기한 것투성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세사르는 “날이 더우니 맥주 한 잔 하자.”는 강씨의 제안에 “좋다. 그렇다면 소주와 맥주를 섞어서 마시자.”라고 말하며 시원한 웃음을 터뜨렸다. 생김새는 달랐지만 한민족으로서의 ‘무엇’인가가 통하는 순간이었다. 한국 가정에서 일일 홈스테이 체험도 가졌다. 9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아파트. 박범용(51)씨 집에서 일일 홈스테이를 하게 된 아브라함 박 딥(17)과 루이스다니엘 메디나 김(28)은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집안을 둘러봤다.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그동안 중국, 스페인 등 외국인 여행객을 맞아 왔던 박씨와 그의 아내 박영미(50)씨, 그리고 네 딸 미선(24), 소영(15), 쌍둥이 소진·소미(14)양이 따뜻하게 그들을 맞았다. 미영씨는 이들을 위해 잡채, 통닭, 불고기, 마파두부 그리고 흰 쌀밥을 수북하게 담아 식탁에 올렸다. 모두가 둘러앉아 ‘와’ 하고 탄성을 터뜨렸다. 아브라함은 따뜻한 잡채를 입에 넣으며 연신 “맛있다.”를 연발했다. 루이스다니엘은 미영씨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아브라함은 “한국에서 따뜻하게 우리를 맞아줘서 친척 집에 온 것 같다.”면서 “남자 형제밖에 없는데 누나와 여동생들이 생긴 게 특히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스페인어를 모르는 둘째딸 소영양도 말을 걸고 싶은 눈치였다. 소영양이 더듬더듬 “하우 올드 알유?(How old are you)”라고 묻자 아브라함이 “세븐틴(seven teen). 내가 오빠.”라고 한국말로 답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소진양은 한국 가정에 대한 첫 인상이 궁금했다. 루이스다니엘은 ‘바닥재’가 인상 깊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은 나무모양의 느낌인 장판이 깔려 있는데 멕시코 가정집의 대부분은 시멘트 바닥으로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한인 후손들에게 불고기, 잡채 같은 한국 음식을 대접하고 모국의 따뜻함과 좋은 이미지를 전해 주고 싶어 일일 홈스테이를 자처했다.”면서 “한국 핏줄 아니냐. 한국인이 이렇게 살아간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모국에 와서 보고 느끼면서 한인 후손들이 한국과 연결고리를 갖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희진·신진호기자 mhj46@seoul.co.kr
  • “일사불란한 정당정치 지향하는 사회에 지적성찰 줄 것”

    “일사불란한 정당정치 지향하는 사회에 지적성찰 줄 것”

    “1989년 전세계적으로 냉전이 종식됐지만, 2012년 한국은 여전히 북한과 체제경쟁을 벌여야 하는 냉전이 지속되고 있다. 한반도의 냉전을 끝내는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1949~89년 냉전 속에서 서구의 정치사상가들은 이를 끝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를 학문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함재봉(54) 아산정책연구원 원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연구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오는 14일부터 ‘아산 냉전자유주의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국제학술대회를 내년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진행하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함 원장은 “냉전시대를 관통해 온 서구의 자유주의 철학자들은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낯설게 느낄 수도 있지만, 개개인의 이성의 힘과 자유에 대한 무한한 믿음이 민주주의를 위협해 온 전체주의를 깼다는 점에서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철학이 어렵기 때문에 그 인물의 전생애를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사상에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냉전자유주의 프로젝트는 14일 오전 10시 러시아 출신의 영국정치철학자 이사야 벌린 평전을 쓴 마이클 이그나티예프의 강연회부터 시작된다. 2개월 간격으로 영국의 마이클 오크숏,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 오스트리아 출신의 영국 철학자 칼 포퍼, 프랑스의 레이몽 아롱, 일본의 마루야마 마사오 등의 사상을 소개할 예정이다. 함 원장은 “1948년 건국을 했으나 자유주의의 맛을 한번도 보지 못했고, 여전히 일사불란한 정당정치를 지향하는 한국사회에 새로운 지적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옛 동양 선현들의 恥철학… 내 마음이 ‘부끄러움’을 따르다

    ‘치(恥) 철학’을 아시나요. ‘치’란 다름 아닌 부끄러움이다.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살아가는 요즘 세상 사람들은 얼마나 부끄러워하고 있을까. 정의의 실종으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말이 화두가 됐고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로 젊은 세대 간 소통을 이뤄 내기도 했다. 만약 부끄러움이 없다면 우리는 정의를 묻지도 못했을 것이며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부끄러움은 진화론 법칙을 따르기보다는 변하지 않는 마음의 물리학이다. 다시 말해 부끄러움이 없다면 정의도 없고 양심도 없을 것이다. 마음의 구조물은 물론 사회의 구조물 또한 허물어지고 만다. 따라서 부끄러움을 기반으로 기적을 이루려는 사람은 큰 이상을 전망하게 된다는 말도 있다. 옛 동양의 선현들도 이 부끄러움으로 사실상 큰 뜻을 이루었다. 신간 ‘부끄러워야 사람이다’(윤천근 지음, 글항아리 펴냄)는 바로 동양의 선현들이 자신을 향해 수없이 던졌던 ‘치’라는 질문, 즉 부끄러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권모술수가 일종의 경쟁 논리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후흑학’(厚黑學)이 자기 합리화의 보루로 여겨지는 요즘 ‘부끄러움’이라는 오래된 단어를 꺼내 들어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비록 부끄러움이 배면으로 밀려난 시대이긴 하지만 다시 한번 그것을 개인과 사회의 윤리로 제대로 시도해 보려 하고 있다. 저자는 ‘서시’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서 부끄러움에 대한 철학적 사색을 펼친다. ‘논어’와 ‘맹자’, ‘대학·중용’부터 ‘근사록’과 ‘주자어류’, ‘삼국사기’ 그리고 매월당과 퇴계 등으로 이어지는 유가(儒家)의 치(恥) 철학을 계보적으로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다시 질문을 던진다. 오늘날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저자는 책에서 “부끄러움은 잘못을 범한 자리에서만 기능하는 자기반성의 소극적인 기제가 아니라 아무 잘못을 범하지 않을 때에도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하는 적극적인 기제”라고 말한다. 마음에는 완성된 마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자는 ‘강성한 의지’와 ‘나약한 실천’ 사이의 부끄러움을 화두로 제시한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 중에 ‘앎이 실천이 되고 먹고살 길이 되며 백성을 교화하는 것이 됨은 바로 부끄러움과 관련 있다. 마음이 부끄러움의 노선에 순응한다면 모든 행위가 적절하게 바람을 갖출 것이다.’라는 대목에 눈길이 쏠린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2회 벽사학술상에 이성무씨

    재단법인 실시학사(이사장 이종훈)는 8일 ‘제2회 벽사학술상’ 수상자로 이성무 한국역사문화연구원장을 선정했다. 이 원장은 조선시대 연구의 권위자로 국민대와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를 거치며 후진을 양성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한국사 편찬과 자료수집, 연구를 위한 국가적 사업을 이끌어 왔다. 실학연구 분야의 신진학자를 격려하는 ‘제2회 모하실학논문상’은 서울대 국문과 김대중씨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10일 오후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다.
  • 영어 어렵고, 전공 쉽고… 서울시 7~9급 공채 ‘불편한 진실’

    영어 어렵고, 전공 쉽고… 서울시 7~9급 공채 ‘불편한 진실’

    공무원시험에서 영어의 중요성이 또다시 확인됐다. 올해 서울시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영어가 가장 어렵게 출제되면서 당락을 좌우하는 과목 구실을 했다. 반면 전공과목 대부분은 필기시험 합격자 평균점수가 90점 안팎으로 쉽게 출제됐다. “‘쉽게 출제해야 수험생들의 선택을 많이 받고, 그래야 전공 영향력이 커진다’고 생각하는 출제위원들의 이해 계산 때문”이라는 게 고시촌의 지적이다. 8일 서울신문이 올 서울시 공무원 7~9급 공채시험에서 채용규모가 큰 8개 직렬의 과목별 합격자 평균점수를 정보공개 청구·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서울시가 직급·직렬별 과목 평균점수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청구대상 직렬은 9급 일반행정·지방세·보건·일반토목·건축직과 7급 일반행정·일반토목·건축직 등이다.이들 직렬 합격자의 전과목 평균는 77.22(7급 건축)~88.08점(9급 보건)으로 직렬별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과목별 점수는 사정이 달랐다. ●7급 일반토목 영어 vs 토목설계 30점차 특히 영어과목은 거의 대부분의 직렬에서 점수가 가장 낮았다. 7급 일반토목직 필기합격자의 점수는 60.22점, 9급 일반토목직 60.82점, 9급 건축직 66.28점으로 대학학점의 ‘D’정도다. 또 7급 건축직(70.8점), 9급 지방세직(71.17점), 9급 일반행정직(72.56점), 7급 일반행정직(73.28점)도 70점을 간신히 넘긴 수준이다. 영어 성적이 가장 높은 9급 보건직도 74.53점에 불과했다. 반면 직렬 전공 과목은 매우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7급 일반행정직의 행정학 과목 필기합격자 평균은 93.44점, 경제학원론 93.5점 등이다. 한 문제당 5점인 시험이라서, 필기시험 합격자들이 대부분 1문제 정도만 틀렸다는 결론이 나온다. 7급 일반토목직의 전공 과목격인 물리학개론 과목의 평균도 92.44점, 응용역학 85.78점, 토질역학 80.22점 등으로 나타났다. 또 9급 일반행정직 행정학개론 과목의 평균점수는 85.72점, 9급 지방세직의 지방세법은 89.33점, 9급 보건직 보건행정 93.78점, 9급 일반토목직 토목설계 90.82점, 9급 건축직 90.85점 등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다만 7급 건축직의 건축시공학 과목의 필기합격자 평균은 63.8점으로 이 직렬 7과목 중 가장 낮았다. ●9급 보건 보건행정 93.78점 가장 높아 이렇게 전공과목이 쉽게 출제되는 것에 대해 한 전문가는 “문제를 출제하는 교수들의 복잡한 셈법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교수들이 자기 전공과목을 어렵게 출제하면 그 과목 지원자가 줄어들 수 있고, 그러면 그 과목 수험생이나 영향력이 줄고 심지어 그 전공학과 입학생도 줄어 결국 교수들에게도 손해로 돌아올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어렵게 출제하는 것을 꺼린다.”고 이 전문가는 설명했다. 과목별 난이도에 따른 수험생들 선호도는 선택과목이 있는 이번 필기 합격자들의 7급 일반행정직 선택과목 평균점수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평균이 93.5점인데다 7급 국가직 필수과목인, 경제학원론을 선택한 올해 응시자는 8427명이다. 하지만 평균이 80.5점에 불과한 지방자치론을 선택한 응시자는 30% 수준인 2555명에 불과하다. 또 지역개발론을 선택한 응시자 가운데 필기시험 합격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한국사도 쉽게 내 시험 계속 유지할 듯 한국사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매년 쉽게 출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올해 5급 공채 한국사시험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됐다. 이 때문에 7~9급 공무원 시험의 한국사도 이렇게 대체될 것이라는 일부 수험생의 전망이 나온다. ‘한국사 출제 교수들이 문제를 쉽게 출제해 ‘한국사시험유지 여론’을 형성하려고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올 서울시 7~9급 필기합격자의 한국사 평균점수는 84.8(7급 건축)~94.53점(9급 보건)으로 매우 높다. 90점을 넘은 직렬도 이번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8개 직렬 가운데 7급 일반토목직, 9급 건축·보건·지방세직 등 4개에 달한다. 이번 서울시 공무원 채용시험은 이달 27일~9월 3일 면접시험을 거쳐 같은 달 20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문화마당] 순환의 ‘회(回)’와 단절의 ‘기(期)’/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순환의 ‘회(回)’와 단절의 ‘기(期)’/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연락이 닿은 고등학교 제자 몇 명을 2주 전에 만나 새벽까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20대 철없던 교사 때 만난 학생들이라 나이 차가 10년도 채 안 되니, 이제는 중년티를 제법 풍기는 어엿한 엄마·아빠이자 이 땅의 책임감 있는 시민들이다. 그런데도 서로들 마냥 즐거워 4반 세기 전으로 시간여행을 함께했다. 새벽 4시가 거의 다 돼 집에 들어가고도 아내의 웃는 얼굴을 본 것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일 게다. 그런데 SNS를 통해 처음 대면할 때 좀 이상한 점을 하나 느꼈다. “저는 2기(期) 아무개입니다.”라는 식의 소개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저는 3회(回) 졸업생 아무개입니다.”라고 소개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다. SNS로 친구를 신청해 온 70여명 모두 자기를 몇 회가 아니라 몇 기 졸업생으로 소개했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몇 ‘회’ 졸업이라는 표현이 이미 거의 소멸해 몇 ‘기’로 대체되었음을 잘 보여준다. 1980년대 전반 내가 대학생일 때였다. 동문회 신입생 환영회 때 한 신입생이 자기를 “저는 21기 아무개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걸 듣고, 내가 “야. 우리가 군인이냐?”고 품평을 한 적이 있다. 그때 함께 있던 선배들도 다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그 후배는 멋쩍어하면서 “저는 21회 아무개입니다.”라고 다시 소개하고, 다들 함께 웃으며 건배한 기억이 난다. 그렇다. 1980년대만 해도 대개 동문회에서는 다들 몇 회 졸업이라고 말했지, 몇 기 졸업이라는 말을 듣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데 4반 세기가 지난 지금은 기가 거의 평정을 해버렸는지, 오히려 회라는 말을 듣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국어사전의 풀이만으로는 졸업이나 연차와 관련해 회와 기를 명쾌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듯하다. 둘 다 문법과 표현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기는 주로 군대나 사관학교에서 썼다. 또는 내부 조직이 매우 강한 특정 그룹에서만 썼다. 반면에, 일반 교육 기관인 학교에서는 거의 모두 회를 썼다. 이게 바로 자기를 21기라고 소개한 후배에게 내가 “우리가 군인이냐.”고 뼈 있는 농을 할 수 있었던 까닭이자, 실제로 그 자리에 있던 선후배들이 하나같이 수긍했던 이유이다. 실제로, 회와 기는 그 쓰임에서 차이가 있다. 어느 시인의 설명에 따르면, 회(回)는 돈다는 개념으로 단절의 의미가 약한 데 비해, 기(期)는 말 그대로 단절의 의미가 강하다. 따라서 몇 회 졸업생이라고 하면, 졸업 연도에 따른 위계질서를 거의 강조하지 않는, 그래서 나이를 초월해서도 서로 동등하게 어울리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반면에, 몇 기 졸업이라고 하면, 졸업 연도에 따른 단절과 서열을 강조하는 의미가 있다. 1970~80년대를 살아온 어떤 학자에 따르면, 1년마다 배출되는 학교 졸업생이면 주로 회를, 수시로 배출되는 직업훈련소 수료생이나 여타 특수한 기관이나 조직의 연수생이면 기를 선호했다고 한다. 듣고 보니 그런 것 같다. 실제로, 1980년대에 내가 경험한 대학생활에서도 오직 기만 고집하고 강제하던 조직은 ROTC뿐이었던 것 같다. 주변 동료에게 물어보니, 몇 회 졸업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언제 있었느냐는 식의 의아한 표정을 짓는 분도 있고, 이미 오래전에 회에서 기로 바뀌었다는 분도 있다. 아마도 냉전 종식 무렵, 즉 1990년을 전후해 큰 전환이 있었던 것 같다. 사회의 하드웨어가 민주화되던 시기에, 소프트웨어에서는 왜 이런 역행이 일어났을까? 그러고 보니 ‘왕따’ 같은 말도 1990년대부터 부쩍 늘어난 것 같다. 지금은 북극곰만이 아니라 회(回)도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위계질서에 깊이 물든 사람들이 과연 민주시민사회를 제대로 건설하고 가꿀 수 있을까? ‘백마 타고 오는 초인’만 기다리는 것은 ‘시민’이 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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