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국사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택시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군복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OECD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966
  • ‘세월호’이후 연극계 변화의 바람… 시대 아픔을 보듬다

    ‘세월호’이후 연극계 변화의 바람… 시대 아픔을 보듬다

    “유쾌한 공연들이 너무 많습니다. 물론 사는 게 힘든데 연극을 통해 더 힘든 이야기를 보겠냐 하실 수도 있죠. 하지만 유쾌한 이야기들이 돈이 되니 진지하고 무거운, 돈 안 되는 작품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박장렬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그가 연출한 연극 ‘이혈’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일갈했다. 연극계에 상업화의 파도가 몰아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세월호’ 이후 시대와 사회를 성찰하는 연극에 대한 요구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 28일 막을 내린 연극 ‘먼 데서 오는 여자’는 입소문만으로 관객이 몰려 60여석 소극장에 보조석까지 마련됐다. 한 노부부가 지난 세월을 돌이키며 나누는 대화 속에 한국전쟁과 산업화, 대구지하철 참사까지 현대사의 아픈 상처가 겹겹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와 비수기로 침체를 겪었던 연극계가 사회의 아픔을 보듬고 나섰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남북 분단, 산업화와 도시 빈민, 노사갈등까지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정면으로 들여다보는 연극들이 올가을 줄줄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지난 26일 개막한 ‘이혈(異血):21세기 살인자’(다음달 19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술공간 SM)와 18일 개막한 ‘빨간시’(다음달 5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 다음달 9~26일 대학로 뮤디스홀)는 위안부 피해의 아픔을 반복되는 비극의 악순환 속에서 조명한다. ‘이혈’의 주인공인 만화가 강준은 자신을 ‘괴물’로 묘사한 유작을 남긴 채 자살하는데, 그의 가족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치유되지 못한 위안부 피해의 상처가 있다. 박장렬 연출은 “인류의 역사에 비극이 되풀이되는 근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빨간시’는 여배우 성상납 문제와 위안부 피해와의 연결고리를 찾는다. 성상납을 강요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배우 사건을 목도했던 한 일간지 기자가 저승에서 일제강점기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의 삶과 마주한다. 그가 기억하는 아픈 사건들은 여성에 대한 조직적인 폭력이라는 점에서 동일 선상에 놓인다. 2011년 초연 후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세 번째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극단 작은신화의 ‘우리연극만들기’ 프로젝트에서 선정돼 초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창신동’(다음달 4~19일 대학로 정보소극장)도 다시 찾아온다. 영세한 봉제가게가 빼곡한 창신동을 배경으로, 가난을 대물림해 온 도시 빈민들의 팍팍한 삶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그린다. 단칸방에 살며 희생에 익숙한 삶을 사는 주인공 연주와 그에게 집착하며 폭력을 휘두르는 배다른 오빠, 그의 몸을 탐하는 동네 남자들까지 한국 사회의 불편한 민낯을 가감없이 보여주지만 삶은 계속된다는 희망의 여운을 남긴다. ‘창신동’의 박찬규 작가와 김수희 연출은 ‘공장’(다음달 2~11일 서울 중구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도 호흡을 맞춘다. 원청·하청 간의 차별이 가져오는 노사갈등과 노노갈등, 그 안에서 서로 연대하지 못하고 무기력해지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갈등을 극대화하기보다 노동자 개개인의 삶에 천착한 것이 작품의 특징으로 꼽힌다. 지난해 초연에서 호평을 받은 ‘이인실’(다음달 17~26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은 소극장에서 대극장으로 무대를 옮긴다. 병원 2인실을 함께 쓰다 뇌사상태에 빠진 탈북자 지룡의 비밀을 알고 이를 이용하려는 백수 남녀의 이야기로, 탐욕으로 뒤틀린 인간 본성과 탈북자의 시선에서 포착된 한국 사회의 이면을 꼬집는 블랙코미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오늘의 눈] 대안없는 비판만 넘치는 피케티 논쟁/유영규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대안없는 비판만 넘치는 피케티 논쟁/유영규 산업부 기자

    ‘21세기 자본론’을 쓴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방한하기 이틀 전인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사옥에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과 한국 경제’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린다고 해 현장을 찾았다. 국내 학자들의 성찰을 기대했지만, 토론은 시작부터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은 엉터리라는 결론으로 내달린 반(反) 피케티 세미나에 가까웠다. 모인 이들의 대부분은 피케티가 지적한 소득 불평등 확산에 따른 자본주의 붕괴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부자 증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사회의 불평등 문제는 오히려 해소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그의 저서에 이용된 데이터는 신빙성이 부족하다고도 했다. “40대가 경제를 알면 뭘 알겠냐” “좌파 선거캠프서 일한 정치학자의 이상론” “한국학자의 수준이 프랑스 경제학자보다 뛰어나다”는 기대 이하의 비판도 나왔다. 토론보다 흥미로운 점은 피케티 논쟁에 이례적으로 전경련 등을 필두로 재계가 선제적이고 기민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한 재계인사는 그 배경에 대해 “마이클 샌델의 학습효과”라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샌델이 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서점가를 강타했을 때 재계는 스쳐가는 베스트셀러로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한 권의 책이 경제민주화란 화두로 이어졌고 그로 인해 한동안 대기업이 곤욕을 치렀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류경제학회의 ‘피케티 때리기’에는 피케티 신드롬이 향후 재벌이나 대기업의 부자증세 여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머리는 명료해졌지만, 가슴은 더 먹먹해졌다. 피케티의 이론을 자본주의가 양산해 온 모순을 단박에 해결할 금과옥조처럼 떠받들 생각은 없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피케티의 자본론을 반대하는 목소리 속 그 어디에도 대중이 왜 그가 던진 담론에 열광하고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는 아우성이 높지만 부와 소득이 어떻게 집중됐는지를 정확히 보여줄 만한 적확한 지표조차 없다. 판도라의 상자를 품은 국세청은 분위별 소득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는다. 국세통계연보를 통해 과세 자료를 공개한다고는 하지만 분위(소득 크기에 따라 등분)별이 아닌 임의로 소득규모를 나눠 공개하는 방식이다. 이런 자료가 가장 절실한 건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읽어내 해결점을 모색해야 할 학계지만 이를 검증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현재진행형인 피케티 열풍은 급속히 진행 중인 우리 사회의 양극화에 대해 진지하게 반추해 볼 시간을 준다. 이런 기회를 단순히 ‘그의 이론이 틀렸다는 점을 검증했으니 우린 더 이상 논의할 가치를 못 느낀다’는 식으로 마침표를 찍지 않았으면 한다. 어차피 경제학은 자연과학처럼 하나의 정답이 있는 학문이 아니다. 똑똑한 한국 경제학자들이 사회가 불평등하다고 외치는 대중의 마음만이라도 제대로 읽었으면 한다. whoami@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13) 산성(중)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13) 산성(중)

    ●단 한 번도 뚫린 적 없는 난공불락 요새 18세기 방랑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 “경기도 여주 서쪽은 광주로, 석성산에서 나온 한 가지가 북쪽으로 한강 남쪽에 가서 고을이 형성되었으며 읍(광주부)은 만 길 산꼭대기에 있다. 옛 백제 시조였던 온조왕이 도읍하였던 곳으로, 안쪽은 낮고 얕으나 바깥쪽은 높고 험하다. 청나라 군사들이 처음 왔을 때 병기라고는 날도 대보지 못하였고, 병자호란 때도 성을 끝내 함락시키지 못하였다. 그런데도 인조가 성에서 내려온 것은 양식이 부족하고 강화가 함락되었기 때문이었다. 강화가 결정되고 나서도 국도(한양)를 외적으로부터 막아줄 중요한 성이라 생각해서, 성 안에다 절 아홉을 세워 스님들을 살게 하고 총섭(總攝)한 사람을 두어 승대장으로 삼았다. 해마다 활쏘기를 시험하여 후한 녹을 주는 까닭에 스님들은 오로지 활과 살로써 업을 삼았다. 조정에서는 나라 안에 스님들이 많아서 그들의 힘을 빌려 성을 지키고자 한 것이었다”라고 적었다. 인조가 스스로 성문을 열고 내려온 것이지 남한산성은 함락되지 않았다. 남한산성은 한성백제, 통일신라,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단 한 번도 뚫린 적이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13세기 전 세계를 휩쓴 무적 몽골군의 두 차례 공격과 병자호란 당시 12만 대군을 이끈 청 태종의 파상공세도 47일간 막아냈다. 해발 400m를 넘나드는 험준한 지형을 따라 본성과 외성을 합쳐 11.7㎞가 넘는 성벽을 쌓았는데 내부는 넓고 평평했다. 우물이 80곳, 연못이 45개에 이를 정도로 물이 풍부해 군량미와 소금만 잘 비축하면 수만 명의 병력이 장기농성할 수 있는 철벽의 금성탕지였다. 우리나라에는 평지성과 산성을 다 합쳐 3000여개의 성이 있다. ‘삼천리금수강산’이니 1리마다 1개의 성곽을 쌓은 셈이다. 가히 ‘성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남한산성은 산성 축성기법의 교과서라고 할 만하다. 성곽유산으로는 평지 성인 수원 화성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6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로써 우리는 모두 11건의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문화대국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남한산성이 병자호란 등 국제전쟁을 통해 동아시아 무기발달과 축성술이 상호교류한 탁월한 증거이며 조선의 자주와 독립 수호를 위해 유사시 임시 수도로 계획적으로 축조된 유일한 산성도시이며 자연지형을 활용하여 성곽과 방어시설을 구축함으로써 7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축성술의 시대별 발달단계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평가했다. 한 해 100만명 이상의 등산객과 관광객이 몰려드는 남한산성이 세계적 명소로 자리 잡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종묘와 사직을 갖춘 행궁은 남한산성이 유일 서울에서 동남쪽으로 약 24㎞ 떨어진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에 있는 남한산성은 행정구역상 광주시에 63%, 하남시에 24%, 성남시에 13%가 속해 있다. 광주는 고려 태조가 이름 짓기 이전까지 한강 남쪽의 넓고 오래된 땅 한산(漢山)이었다. 하남이라는 지명은 한강의 남쪽, 성남은 남한산성의 남쪽에 면했다고 해서 붙여졌다. 서울과 한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남한산성의 지리적, 공간적 존재감을 알 만하다. 남한산성은 전란이 일어났을 때 왕의 안전을 담보하는 보장처였다. 왕의 선택지는 대개 강화 섬이 아니면 남한산성이었다. 남한산성에 대한 기록은 주로 광주행궁이라고 남아 있다. 조선시대 전국 각지에는 23곳에 이르는 행궁이 있었다. 별궁 또는 이궁이라고도 했다. 전란에 대비한 광주행궁, 양주행궁(북한산성), 강화행궁, 전주행궁을 비롯해 능행을 목적으로 화성행궁, 이천행궁, 파주행궁, 고양행궁, 풍덕행궁을 지었다. 왕은 질병 치료와 휴양차 온양행궁, 청주행궁, 목천행궁, 고성행궁, 전의행궁 등에 행차했다. 온양행궁 가는 길인 과천행궁과 수원행궁에도 머물렀다. 행궁의 역사는 오래다. 백제본기에 ‘진사왕이 행궁에서 죽었다’라는 최초의 기록이 남았으며 고려사에는 40건의 행궁에 관한 기록이 전해진다. 종묘와 사직을 갖춘 행궁은 남한산성이 유일했다. 국가에 전란이 일어났을 때를 대비한 임시 수도로서의 위상이다. 조선시대 5군영 중 하나인 수어청의 근거지였으며 광주부가 1917년 경안동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290년 동안 광주부 관아가 있던 조선시대 최대의 산악 군사행정 도시였다. 규모도 예사롭지 않았다. 광주행궁은 두 개의 궁으로 나뉘었는데 상궐은 73칸, 하궐은 154칸으로 총 227칸의 당당한 규모였다. 임진왜란 때 불타기 전 경복궁은 7715칸, 창덕궁은 4500칸이었다. 화성행궁은 576칸, 북한산성 행궁은 124칸이었다. 대부분의 행궁은 말이 궁이지 왕이 실제 머문 횟수나 기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에 비해 남한산성 행궁은 인조가 모두 6차례 행차했고 머문 기간도 농성 47일을 비롯해 50일을 넘었다. 이후 숙종과 영조가 서장대를 둘러보았고, 정조는 서성과 남성을 거쳐 북성까지 돌아보고서 서장대에서 군사훈련까지 했다. 이후 철종과 고종 등 모두 6명의 왕이 찾았다. 남한산성이 몽골과 청은 물론 일제에 항거한 외세 저항의 본거지였던 사실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1895년 명성황후시해사건 이후 광주, 이천, 여주 지역 의병 1600명으로 이뤄진 연합의병부대가 주둔하면서 삼남지방 및 강원도 지역 의병 3000명과 합세해 서울로 진격하기로 한 을미의병의 주요 거점이었다. 이후 1905년 을사늑약 체결에 항거한 을사의병과 1907년 고종 강제퇴위와 군대 해산령에 반발한 정미의병도 이곳에서 일어났다. 일제는 산성 안 행궁과 사찰을 불태우고 철저하게 파괴했으며 광주읍성도 성 아래로 옮겨버렸다. 1, 2차 대몽항쟁의 승전지에다가 척화론을 주장하다 청에 끌려가 죽은 윤집, 오달제, 홍익한 세 학사를 모신 현절사가 세워진 항청의 기운이 항일로 옮아붙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만해 한용운 기념관이 여기에 깃든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남한산성에는 백제의 시조 온조를 모신 숭열전이 있다. 정조실록 등에 따르면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군사를 독려하다 앉아서 잠시 조는 사이 꿈에 온조가 나타났다. “적이 사다리를 타고 북성을 오르는데 뭐하고 있는가”라는 말을 듣고 정신이 들어 군사를 보내 격퇴했으며 이에 감읍해 온조왕의 묘를 지어 제사지내게 했다는 것이다. 덧붙여 이서라는 장군이 배향된 이야기도 재미있다. 환궁한 인조의 꿈에 온조가 나타나 “묘를 세워준 것이 고마우나 혼자서는 지내기 외로우니 이서 장군을 보내 달라”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다음날 아침 이서가 죽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인조는 온조가 이서를 데리고 갔다고 생각해 숭열전에 배향했다는 것이다. ●남한산성은 정말 백제의 왕도였을까 남한산성은 과연 백제의 왕도였을까. 택리지뿐 아니라 조선왕조실록, 신증동국여지승람, 대동야승, 연려실기술, 여지도서, 대동지지 등 대부분의 조선시대 지리서들이 남한산성을 백제의 고성(古城)이라고 기술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고고학적으론 입증된 바 없다. 18세기 홍경모가 지은 ‘중정남한지’에는 “남한산성은 온조가 쌓은 것이라고 하는데 한산 위에 성을 쌓았다는 기록도 없고, 문헌에 근거할 것이 없다”면서 “백제의 도읍은 지금의 검단산 아래인 광주의 고읍이며 온조의 고성은 이성산성”이라는 다른 설을 주장했다. 현재까지 하남시 이성산성과 교산동 유적은 물론 남한산성에서도 백제 관련성을 확인할 수 있는 성과는 발굴되지 않았다. 다만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문무왕 12년(672년) “한산주(광주)에 주장성을 쌓았다”는 기록이 있는데 주장성이 남한산성의 원조일 가능성이 크다. 이 시기는 백제를 멸망시킨 당나라 군사 4만명이 평양에 주둔하고 있던 시기와 일치한다. 주장성은 당의 침입에 대비해서 신라가 쌓은 한강 이남의 방어거점이라는 것이다. 실제 2007년 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보이는 군량미 창고 터가 발굴돼 ‘주장성=남한산성’의 신빙성을 높였다. 남한산성이라는 지명은 선조 대에 자주 등장한다. 조선 초기에는 일장산성이라고 불렸다. 한강과 한양의 북쪽에는 북한산과 북한산성이 있고 남쪽에는 남한산과 남한산성이 있다는 논리에 따른 작명으로 보인다. 남한산성은 ‘인조의 성’이라고 할 만하다. 조선 역사상 임진왜란을 겪은 선조와 함께 비운의 임금 1, 2위를 다투는 인조는 자신의 운명을 예감했을까. 반정으로 광해군을 축출하고 즉위했으나 반정공신 이괄의 난 때 공주까지 달아나야 했다. 중립외교를 포기하고 친명배금(親明排) 정책을 내세우다 정묘호란 때는 강화도, 병자호란 때는 남한산성에서 이부자리도 없이 옷을 입고 잠자리에 드는 등 세 번이나 도피행각을 벌였다. 즉위 2년 만인 1624년 남한산성 축성을 명하였고 1626년 성이 완성되자 서부면에 있던 광주부를 옮긴 것도 인조였다. 남한산성은 축성술의 역사를 보여 주는 단순한 세계문화유산이 아니다. 이 땅에는 3000개에 이르는 성이 있었지만, 성의 역할을 제대로 한 성은 평양성과 진주성, 강화성 등 몇 개에 지나지 않았다. 그중 남한산성은 단 한 번도 외세에 빼앗기지 않았던 ‘서울지킴이’ 같은 존재이다. 항몽, 항청, 항일의 구국 혼이 살아 숨 쉰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인재경영 특집] 포스코, ‘역사에세이’ 도입… 인문학 소양 갖춘 인재 발굴

    [인재경영 특집] 포스코, ‘역사에세이’ 도입… 인문학 소양 갖춘 인재 발굴

    포스코는 최근 취업시장에서 지나친 스펙(자격증, 어학 점수 등) 경쟁으로 취업준비생의 부담이 커지자 이를 덜어줄 요량으로 인재 선발 시 평가방식을 개선했다. 일단 해외활동(어학연수, 봉사활동), 제2외국어, 인턴활동, 자격증 등을 갖춘 지원자를 우대하지 않는다. 자격증은 한국사 자격증만 우대하고 사회공헌활동 우수자는 우대하기는 해도 국내와 해외 봉사활동의 차이를 두지 않는다. 또 올해 상반기 채용부터 역사에세이를 도입해 지원자의 인문학적 소양을 평가하고 있다.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포스코 스칼라십’ 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예비 입사 프로그램이다. 대학교 2학년 학생 가운데 우수 학생을 조기 선발해 인문계는 기술에 관한 기초 지식을 쌓도록 공학과목을, 이공계는 본인 전공 외 다른 공학 과목 등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또 올바른 역사관을 지닌 인재를 키우기 위해 역사 과목도 수강하도록 했다. 포스코 신입사원은 신입사원 도입교육 및 3년간 역량개발 프로그램, 멘토링 시스템으로 교육받는다. 이후 지역전문가, 해외주재원, 해외 연구과정, 국내·글로벌 MBA 과정, 포스텍 유학, 어학전략 동아리 운영 등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재육성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지역전문가 제도는 해외 사업 확대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큰 인재를 매년 선발해 1년 동안 중국과 일본 등에 파견하는 제도다. 현지 교육기관에서 유학한 다음 해당 지역 주재원 파견으로 연결해주기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또 치킨집… 사장님은 50대

    ‘50대 치킨집 사장님’이 늘고 있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창업이 지난 한 해에만 14만건 넘게 증가하면서 사업체 수도 1년 전보다 8만개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도·소매업이나 숙박·음식점업 등 영세 사업체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어 은퇴한 50대들이 재취업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사업체 수는 367만 9000개로 1년 전보다 2.1%(7만 6000개)가 늘었다. 대표자 연령대별로는 50대가 2012년 125만 6000명에서 지난해 139만 9000명으로 14만 3000명이나 증가했다. 다른 연령대의 경우 30대는 18.1%나 감소했다. 60대 이상은 4.4%, 40대는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기 침체에 따라 자영업의 몰락이 가속화되는데도 ‘묻지 마 창업’을 선택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전체 사업체 중 50대가 대표자인 비율은 전체의 38.0%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2013년 한 해에만 3.1% 포인트 늘었다. 반면 ▲30대 15.0%→12.0% ▲40대 31.4%→31.1% ▲20대 2.1%→1.8% 등으로 각각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지난해 증가 사업체 중 도소매 업종 비중이 24.2%로 가장 높았다. 제조업(16.9%), 숙박·음식점업(16.3%) 등이 뒤를 이었다. 종사자 규모별로는 직원이 ‘5~99명’인 사업체 수 증가율이 5.4%로 가장 컸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한국사 국정 교과서’ 힘겨루기 팽팽

    ‘한국사 국정 교과서’ 힘겨루기 팽팽

    교육부가 2018학년도에 도입하는 고등학교 통합사회·통합과학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고교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를 현행 검정으로 유지할지, 국정으로 전환할지를 놓고 또다시 격한 토론이 이어졌다. 25일 열린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보수학부모단체 대표는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보 진영은 교육부가 다음달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 고시를 앞두고 국정화 ‘군불 때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위촉한 교과용 도서 구분 정책연구진 주최로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조진형 자율교육학부모연대 대표는 “검정체제하의 한국사 교육은 교과서 내용이 편향적이고 일부 교사들이 이념편향성 교육을 해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면서 “철저히 사실로서 규명된 하나의 정사로 쓰인 국정교과서로의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병택 공주교대 교수는 국정화 움직임에 대해 “오히려 기존 이념 논쟁이 더욱 확산돼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특정 가치관과 역사관을 제시함으로써 역사적 사고력을 제한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에 나선 학부모들도 갑론을박했다. 보수 학부모 단체인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이경자 상임대표는 “현행 검정체제에서는 다양한 교과서를 제대로 검정하지 못해 엄청난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이선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은 “한국사 교과서는 현재의 검정체제를 유지하고 문제가 있다면 보완책을 연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회장 안팎에서도 진보·보수 진영 간 힘겨루기가 치열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진보 진영은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최종 고시가 국정으로의 퇴행이어선 안 되며 편수 기능 강화 등 준국정화 시도도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수 진영은 토론회장에서 진보 진영이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자 욕설과 고함을 질러 토론회가 20분쯤 중단되기도 했다. 교육부는 정책연구진 연구와 이날 토론회를 토대로 ‘2015 문·이과통합형 교육과정’ 개정 추진에 따른 교과용 도서 구분고시 기준안을 다음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국사 교과서의 포함 여부에 대해서는 “국정으로 확정할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착한 테마파크 서울랜드의 사회공헌 행보

    착한 테마파크 서울랜드의 사회공헌 행보

    과천 서울랜드가 사회공헌활동과 지역 이웃들과의 상생 활동에 적극 앞장서 주목 받고 있다. 원내 공익성 매장 지원과 농수산물 온라인 판매, 모금, 기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외계층에게 희망을 전달해오고 있다. ○ 서울랜드 원내 공익성 매장 운영 지원해 서울랜드의 사회공헌활동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번째로 서울랜드는 원내 공익성 매장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원내에 이윤추구가 아닌 공익성 매장을 열어 고객들과 소외된 이웃 모두에게 나눔의 즐거움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광장에 위치한 ‘아름다운 가게’가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랜드는 지난 2012년, ‘아름다운 가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테마파크 최초로 ‘아름다운 가게’매장을 오픈했다. 서울랜드는 무상임대에 매장 수익금 전액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으며 부모와 아이가 생활 속 재료로 재활용가죽팔찌, 단추반지, 티슈케이스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재활용품 체험장을 마련해 이웃과 환경을 생각하는 테마파크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환상의 나라에 위치한 iCOOP생협 ‘자연드림’의 운영도 지원하고 있다. 공정무역과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비영리 매장인 ‘자연드림’은 서울랜드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친환경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랜드는 ‘자연드림’과 함께 친환경 식품 공급을 통해 환경, 농업, 나아가 소비자의 건강을 보호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 다문화•농촌 등 이웃 상생 공익 사업 꾸준히 진행 서울랜드는 다문화, 농촌 이웃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펼치며 이웃 상생 공익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작년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서울시 소재 ‘다문화가정’ 2,500가구를 서울랜드에 무료 초대해 가족 나들이 추억을 선물했다. 서울시와 함께 서울글로벌센터와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23개소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0년부터 2년 간 서울랜드는 ‘지역재단’과 연계하여 농수산물 온라인 쇼핑몰을 자체 운영했다. 전국 각지의 농어촌 지역의 농산물을 판매하여 기업과 농촌의 상생관계를 공고히해왔다. 이외에도 한국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소외계층을 무료 초청하고 학생들의 체험학습을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의 이웃들과 상생하는 공익사업을 꾸준히 전개해 오고 있다. ○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모금•기부 프로그램 마지막으로 서울랜드를 찾는 관람객들이 사회공헌에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서울랜드에서는 ‘사랑의 동전모으기’를 진행, 고객들이 함께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뜻깊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벌이고 있다. 세계의 광장에 위치한 ‘월드비전 세계시민교육관’의 사랑의 동전모으기는 세계적인 국제구호활동 NGO단체인 ‘월드비전’과 ‘서울랜드’가 함께하는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지구촌의 전쟁과 가난,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웃을 이해하고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방법을 배우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삼천리동산 연꽃분수’를 통해서도 구호활동을 지원한다. 관람객들이 소원을 담아 연꽃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참여방식으로 이 곳에 모인 모든 동전은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달돼 관람객들에게 참여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외에도 서울랜드는 독거노인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과천구세군에 성금을 전달하고 과천지역 도서실 발전기금 및 장학금 지원, 사회복지시설 등 소외된 이웃들을 매년 지원해오고 있다. 서울랜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새로운 사회공헌 활동을 기획하고 참여를 확대하여 다양한 계층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을 나누는 착한 테마파크로서의 역할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진곤의 살며 생각하며]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요?

    [정진곤의 살며 생각하며]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요?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을 때 어떤 젊은 부부가 저희 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조심스럽게 집으로 들어오더니 무엇을 도와주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부부는 시간제로 직장을 다니면서 일주일에 3일 정도는 남을 위해서 봉사한다고 하였습니다. “둘이 종일제로 직장을 다니면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턴데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들은 웃으면서 “그렇기는 하겠지만 지금 버는 돈만으로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고, 돈 버는 것 보다 남을 돕는 것이 훨씬 즐겁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미국에는 이 부부와처럼 봉사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떤 통계에 의하면 미국 성인 남녀들이 일주일에 5-6시간을 남을 위해 봉사한다고 합니다. 유럽 사람들은 미국사람들을 ‘돈 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난합니다. 유럽에 살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기는 하지만, 유럽 사람들은 미국사람들보다 봉사를 더 많이 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떨까요? 어느 언론사에서 서울의 강남 아파트주부들에게 “어떻게 살고 싶으십니까?”라는 간단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80%이상이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사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사고, 가고 싶은 곳을 가면서 살고 싶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강남아파트는 대한민국에서 잘 사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그 사람들도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제 친구 아들이 대학병원에서 인턴을 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인정이 많았고, 다른 사람이 어려움과 곤란을 겪을 때는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하고 도와주려 했습니다. 항상 겸손하였고, 성품이 좋았습니다. 그가 의사가 된다면 돈 보다는 환자들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받아들이고 정성껏 치료해줄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며칠 전 그를 만났을 때 나는 너무 놀랐습니다. “실력 있는 의사는 돈 잘 버는 의사”이고 자신도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왜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일까요? 아마도 의대에 들어간 이후 동료 친구들, 선배 그리고 교수님들로부터 듣고, 보고, 경험하게 되면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요? 얼마 전 집 주위를 산책하다 멋있게 새로 지은 치과병원이 눈에 띄었습니다. 병원 구경도 하고 스케일링이나 하기 위해 들어가 보았습니다. 입구에는 교정과, 치주과, 보철과 등 각 전공별로 일류대 치대를 졸업한 젊은 의사들의 사진이 걸려있었습니다. 진료실로 들어온 의사는 엑스레이를 보면서 이쪽 이빨은 보시는 바와 같이 검게 썩어서 빼야만 하고, 금으로 싼 이빨은 오래되어 다시 공사(?)를 해야 된다면서 2주 정도 치료를 받아야하고, 비용은 350만원 정도든다는 것입니다. 놀래서 나와 절친한 치과의사 친구를 찾아갔습니다. 이 곳 저곳을 살펴보던 그 친구는 “전혀 이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양호한 편이야”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왜 그 병원에서는 이빨을 뽑고 2주나 치료를 해야 된다고 했지?” “내 후배들이기는 하지만 요즈음 의사들은 불쌍해. 우리 때와 달리 의사들이 많아져 서로 경쟁도 심하고, 의사와 직원들 월급도 주고 새로 지은 병원의 빚도 갚아야 하지 않겠나?” 기가 막혔습니다. 의사친구가 없었으면 꼼짝없이 생 이빨을 뽑히고,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 2주 동안이나 고생을 할 뻔했습니다. 이름난 대학병원에서도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에게 수술을 권하는 경우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돈 잘 버는 것이 곧 실력이고,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사뿐이겠습니까? 교수들도 프로젝트를 많이 하고, 연구비를 많이 따는 사람이 실력 있는 교수라고 평가받습니다. 세상과 구분되는 삶을 살아가기로 하느님께 맹세한 목사님들마저 돈을 최고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목사님들끼리 모이면 “교회의 신도수가 몇 명이며, 헌금이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 목사님의 등급이 결정된다고도 합니다. 신도가 많고 헌금이 많은 교회 목사님은 훌륭한 목사님으로서 평가되고, 그렇지 않은 목사님은 제대로 대접도 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결혼해서 평생을 함께 살아갈 배우자를 선택할 때에도 그 사람의 사람 됨됨이나 성격보다는 돈이 우선시되는 것 같습니다. 결혼을 할 때도 신랑이나 신부네 집안이 얼마나 부자인가를 중요시 합니다. 얼마 전만 해도 의사나 변호사를 선호하였으나, 최근에는 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우자는 돈 많은 남자라고 하더군요. 그러나 돈은 아무리 많아도 항상 부족한 것 같습니다. 혹시 주위에서 나는 돈이 많아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사람을 본적이 있습니까? 아마도 세계 제일의 재벌도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돈은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나는 바닷물과 같아서 있으면 있을수록 더욱 가지고 싶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회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럼은 그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에서 인간 사회를 ‘존재중심의 사회’와 ‘소유중심의 사회’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존재중심의 사회”에서는 그 사람이 무엇을 소유하고 있느냐보다는 그 사람의 됨됨이가 얼마나 훌륭하느냐가 중요시됩니다. 보다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으며, 인간, 자연, 사회적 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하여 새로운 진리를 깨닫고자 합니다. 비록 돈이 없어 가난하지만 양심적이며 성숙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사회적으로 높이 평가해줍니다. ‘소유’중심의 사회에서는 모든 것의 가치가 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돈, 명예, 권력” 등에 의해 결정됩니다. 돈과 권력을 많이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높은 사람이고, 소중한 사람입니다. 제아무리 똑똑하고, 양심적이고, 착한 사람이라고 하여도 돈과 권력이 없는 사람은 존경을 받지 못합니다. 현대 사회는 소유중심의 사회이며,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모든 인류가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돈? 비싸게 번쩍이는 붉은 돈? 아니 신들이여!  ....검은 것을 희게 만들고,  못생긴 것을 아름답게 만든다.  나쁜 것을 좋게, 낡은 것을 새롭게, 비천한 것을 고귀하게.  이것은 유혹한다...제단의 사제를....  그는 건달을 사랑스럽게 만들고 도둑질을 영광스럽게 만든다....  아들과 아버지를 가르는! 빛나는 모독자,  결혼식을 올리는 가장 순결한 사람을 모독하는 용감한 전사...  보이는 신(神)!   셰익스피어의 ‘아테네의 티몬’에 나오는 글귀입니다. 1500년대 중세시대 영국사회에서도 돈은 ‘검은 것을 희게 만들고, 하루아침에 비천한 인간을 고귀한 인간으로 탈바꿈시키며, 도둑놈을 영웅으로 만들고, 아들과 아버지 사이마저 갈라’놓았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셰익스피어가 묘사한 중세 영국사회가 500여년이 지난 현재의 한국사회모습과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습니다. 인간적으로는 아무리 형편없는 사람도 돈만 많으면 사람들이 그 앞에서 굽실거립니다. 돈 많은 재벌의 힘은 대통령을 능가합니다. 못생긴 여자도 돈만 있으면,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아 아름다운 여인으로 새롭게 만들어진다. 어두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목사님들이 수십억대의 교회 돈을 횡령하였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읽게 됩니다. 서로 많은 돈을 차지하겠다고 형제들끼리는 물론이고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다투고 법정 투쟁을 벌입니다. 불후의 고전작품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파우스트’에서 괴테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이러한 ‘소유 중심 사회’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초라하고 황폐하게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괴테는 인간은 돈, 권력, 명예 등을 소유하는 것만으로 의미 있고, 만족스런 삶을 살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소유에 대한 욕망은 인간의 삶을 더욱 왜소하고, 황폐하게 만들 뿐이라는 것입니다. 소유에 대한 탐욕과 집착에서 벗어날 때, 인간은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며, ‘가진 것이 없기에 오히려 부자로 존재하게 된다’고 괴테는 말합니다. 옛날에 비하여 지금은 훨씬 잘 먹고, 잘 삽니다. 그럼에도 만족할 줄도 모르고 행복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은 나라입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삶에 대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것이 불행하고 힘이 드는 것 같습니다.
  • 王이 한 일을 알고 계십니까

    王이 한 일을 알고 계십니까

    한국사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하 한국사시험)은 공직 입문이나 취업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적으로 치러야 하는 시험으로 자리 잡았다. 교원임용시험 및 행정고시, 입법고시, 법원행정고시, 외교관후보자 시험 등 각종 고시뿐 아니라 기업 입사 시, 공무원 승진 시에 한국사가 필수 조건으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고급(1·2급), 중급(3·4급), 초급(5·6급)으로 나눠 시행되고 있는 한국사시험은 초급이 객관식 40문항, 중·고급은 객관식 50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고급의 경우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70점 미만이면 2급, 70점 이상이면 1급으로 합격한다. 시험 출제유형은 ▲역사 지식 이해 ▲연대기 파악(역사사건 및 상황의 시대순) ▲역사 상황과 쟁점 인식 ▲역사자료 정보해석 및 분석 ▲역사 탐구 설계·수행 ▲결론 도출과 평가 등이 혼합돼 있다. 급수에 상관없이 출제 범위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다. 높아지는 인기를 반영하는 것처럼 해마다 응시생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시행 첫해인 2006년 1회 시험 응시자가 1만 6500여명이었지만 2012년 15만 7000여명, 지난해에는 34만여명으로 급증한데다 2010년까지 연 3회 치르던 시험이 4회로 확대됐다. 올해는 이미 3번의 시험이 치러졌고, 다음달 25일 올해 마지막으로 제25회 한국사시험이 치러진다. 내년도 교원임용시험, 외교관 선발시험, 5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등에 앞서 미리 한국사 1, 2급을 확보하려는 수험생들을 위해 선우빈 박문각 남부고시학원 강사와 함께 시대별 주요 개념을 표로 정리했다. 선 강사는 “한국사시험은 단순 지엽적인 문제보다는 역사적 사실을 중심으로 사고 및 추리력을 요구하는 이해중심의 문제로 출제되고 있다”며 “특히 빈도 높게 출제되는 시대별 왕의 업적이나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학습을 바탕으로 기출문제를 풀어본다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성매매방지법 10년’ 2차 토론회 26일 개최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은 국회성평등정책연구포럼(공동대표 김상희·남윤인순 의원),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공동대표 정미례 손정아)와 함께 성매매방지법 시행 10주년을 맞아 성매매 정책 및 시스템에 대한 평가와 반성매매 여성인권운동 방향 모색’을 주제로 한 제2차 연속토론회를 26일 오후 2시 서울여성프라자 2층 NGO 열린마당에서 개최한다. 박진경 인천대 교수는 ‘성매매방지정책,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정부 정책의지의 중요성을 제기하면서 성매매방지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성매매여성의 성착취 인정과 비범죄화 ▲집결지의 조속한 폐쇄 ▲단속 및 처벌의 강화 ▲성매매예방 정책의 강화를 정책적 대안으로 제시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지원체계의 현황과 발전 방향’이란 주제발표에서 성성매매방지활동의 제도화의 성과와 한계를 지적하면서 그 대안으로 성매매방지활동의 확산과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제대로 하기 위해 성매매방지 지역사회협의체의 과제를 설정해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확장할 것과 가부장적 사회질서와 이중의식 형성에 대한 도전을 요청한다.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공동대표는 ‘반성매매여성인권 운동 10년, 변화와 진전을 위해 새로운 길을 열다’를 통해 그동안 반성매매여성운동의 관점과 법과 제도,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개입해 왔던 과정을 평가하면서 성착취에 대항하고 성매매여성비범죄화, 당사자들의 욕구에 기반한 권리보장과 역량강화, 사회문화적 인식 변화를 위한 활동 등을 통한 한국사회의 탈성매매를 제안한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2018년 통합 사회·과학 ‘국정 교과서’ 도입 논란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생이 되는 2018학년도부터 고교에서 문·이과 구분 없이 국어, 수학, 영어, 통합사회, 통합과학, 한국사를 필수적으로 배운다. 신설되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의 교과서를 교육부가 국정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1학년도부터 시행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은 2017년 발표할 예정이어서 이번 교육과정 개편이 ‘절름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교육부가 24일 확정, 발표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 따르면 고교생이면 누구나 배우는 7개 공통과목 가운데 국어, 수학, 영어, 통합사회, 통합과학 등 5개 과목은 8단위(1, 2학기 주당 4시간씩)로 구성된다. 또 한국사는 6단위로, 과학탐구실험은 2단위로 신설된다. 고교생들은 학교에서 이들 공통과목과 함께 ‘선택과목’을 배우게 된다. 선택과목은 현재의 과목들로 구성된 ‘일반선택’과 교과별 심화학습이나 진로 안내 등을 담은 ‘진로선택’으로 구분된다. 과학탐구실험을 제외한 6개 공통과목은 수능 출제 대상 과목이다. 선택과목은 수능에 어떻게 반영할지 결정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통과목은 1학년 때 배우고 2~3학년 때 선택과목을 배우게 된다”며 “수능 출제는 ‘공통과목+선택과목’ 형태가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현재 교육과정과 크게 다를 바가 없고 오히려 공부 시간만 늘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 관련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중상위권 이상 대학은 입학 전형에서 공통과목뿐만 아니라 선택과목도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융합형 교육과정 개편이라는 애초 취지는 퇴색하고 학생들의 학습 부담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의 교과서가 국정으로 신설되는 점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어떤 과목이든 처음 생기는 과목이 있으면 최초의 교과서는 국정으로 하고 다음에는 검정으로 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측은 “2007년 교육과정 개편 당시 사회와 과학이 신설되면서 검정으로 도입됐다”며 “통합과학, 통합사회 국정화는 한국사 국정화를 위한 전략적 꼼수”라고 말했다. 그동안 수업 단위를 늘려 달라고 주장했던 과학계의 반발도 예상된다. 과학탐구실험이 생긴 것을 제외하고 기존에 비해 이수 단위가 늘지 않았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문·이과 통합을 핑계로 한 사실상의 ‘이과 폐지’”라며 “통합과학을 국정으로 발행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대법 판결 앞둔 어느 해사 교관의 ‘잃어버린 3년’

    대법 판결 앞둔 어느 해사 교관의 ‘잃어버린 3년’

    “민간인도 군인도 아닌 경계인이라 취직은 꿈도 꿀 수 없었어요. 지난 3년이 정말 악몽 같습니다. 잃어버린 세월을 조금이나마 되찾을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합니다.” 25일 대법원 선고를 앞둔 김모(32) 중위의 바람이다. 2009년 6월 학사장교로 입대, 해군사관학교 국사 교관으로 부임했을 때만 해도 그는 희망에 부풀었다. 국사 교사가 될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잠도 줄여 가며 강의노트를 만들었다. 열정은 부메랑이 됐다. 전역이 1년도 남지 않은 2011년 6월 군 검찰은 그를 국가보안법 및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강의노트에 해방 후 북한 역사와 일제강점기 사회주의 세력의 독립운동을 적어 놓은 부분이 문제가 됐다. 입대 전 야간 촛불집회에 참여한 전력도 보태졌다. 그해 11월 1심인 보통군사법원은 국보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자격정지 1년을,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 이듬해 7월 2심인 고등군사법원은 학문의 자유를 인정해 국보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선고하고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형을 유지했다. 진짜 시련은 이때부터였다. 군 검찰이 기소와 함께 군인사법에 따라 ‘기소휴직’을 명령한 게 굴레가 된 것. 확정판결 때까지 군인 신분은 유지한 채 직무에서 배제되는 신세가 됐다. 매달 각종 수당을 제외한 기본급의 절반인 49만 8000원으로 생계를 꾸려야 했다. 군인 신분이라 취직도 못했다. 어머니는 아들의 무죄를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대법원 선고도 기약이 없었다. 김 중위는 무려 3년이 넘게 군인도 민간인도 아닌 채로 살아야 했다. 군대 내 기소휴직 제도는 피의자가 방어권을 행사할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실제로는 상급자 명령에 따라 실행돼 기소된 군인들은 재판을 빨리 끝내기 위해 불이익을 감수하고 상소하지 않는 부작용이 속출했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자정 이전 야간시위 금지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하고 대법원도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려 김 중위는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파기환송을 거쳐 확정되려면 몇 개월을 더 기다려야 하지만 그나마 나은 경우다. 만약 유죄판결이 나오면 이미 예정됐던 전역일을 2년 이상 넘겼음에도 기소휴직 시점부터 남은 복무 일수를 마저 채워야 한다. 그동안 받지 못했던 봉급도 배상받을 길이 없다. 제주도가 고향인 김 중위는 현재 대학원 선배들의 도움으로 학교 근처 연구실에 거주하고 있다. 생활고로 지인들에게 상당한 빚을 지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이 빚은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하지만 스스로 위축되고 수치심마저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원광대 법학연구소 박정일 연구원은 “기소휴직 제도가 자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휴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군대의 특수성을 가장, 기본 인권이 침해되는 경우가 잦아 보완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한수원, 퇴직자 구성의 ‘시니어봉사단’ 발대식 개최

    한수원, 퇴직자 구성의 ‘시니어봉사단’ 발대식 개최

    한국수력원자력(주)(이하 한수원, 사장 조석)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퇴직자들로 구성된 ‘한수원 시니어봉사단’이 9월 24일(수) 오전 한수원 서울 사무소 포니정 홀에서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한수원 조석 사장과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차흥봉 회장, 시니어봉사단(단장 염택수) 봉사대원 등 70여 명이 참석한 이날 발대식에서 시니어봉사단을 대표한 염택수 단장은 “한수원에서 일해 오면서 쌓았던 전문지식과 경험 등을 소외된 이웃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동들을 위해 아낌없이 나눠주겠다”고 다짐했다. 한수원 시니어봉사단은 앞으로 저소득 아동들을 위한 학습지도, 환경정화, 실버 세대를 위한 자원봉사 활동들에 주력할 계획이다. 조석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고령화 사회를 맞아 은퇴한 선배님들에게 사회공헌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자원봉사를 통한 자부심 고양을 위해 시니어봉사단을 발족하게 되었다”고 밝히며, “회사의 발전을 위해 땀 흘려 온 선배들의 노하우가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베풀 수 있는 사랑으로 열매 맺기를 바라며, 봉사자 여러분들이 남을 돕는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이날 시니어봉사단 발대식을 계기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더욱 높임으로써 국민의 신뢰 회복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편, ‘안전․행복’, ‘지역사랑’, ‘인재육성’, ‘환경보존’, ‘글로벌 봉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한수원은 올해로 사회봉사단 창단 10주년을 맞이하였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비전으로 약 9천여 명의 봉사대원이 연간 약 16만여 시간의 봉사활동에 참여(16.2h/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그날의 진실, 두 대사에 주목하라

    그날의 진실, 두 대사에 주목하라

    “제보가 그렇게 쉬운 거면 세상이 이 꼴이겠냐?”(윤민철 PD) “당신은 모든 것을 걸고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지만, 나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여기까지 왔습니다.”(심민호 연구원) 임순례 감독의 새 영화 ‘제보자’(10월 2일 개봉)에서는 “진실이 중요하냐, 국익이 중요하냐”고 거듭 묻는다. 그리고 질문을 받은 모든 이는 답한다. 진실이 중요하다, 진실이 국익이 된다고 대답한다. 영화는 10년 전 초미의 논란이 됐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을 모티프 삼아 진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사건은 국민 다수 정서와 관련이 깊었으면서도, 또 내용상으로는 대단히 복잡하고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영화의 유쾌하면서도 명쾌한 정리는 더욱 놀랍다. 영화의 프레임은 기실 살짝 ‘왜곡’됐다. 진실의 대척점에 있는 것은 ‘국익’이 아니라 ‘진실이라 믿고 싶은 거짓’이었다. 그리고 이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가 이 영화의 진짜 프레임이다. 영화 속 젊고 열정적인 방송사 PD 윤민철(박해일 분)은 스쳐지나갈 법한 사소한 제보를 받는다. 거기에서 불법 난자 매매를 확인하고, 더 캐고 들어가다 당대 한국사회 불가침 성역과 같은 맞춤형 줄기세포 연구자 이장환 박사(이경영 분)와 맞닿는다. 그리고 등장하는 공익제보자인 심민호 연구원(유연석 분). 이 박사의 거짓 행동과 거짓말에 대한 전국민적 환상을 깨뜨린 핵심적 활약은 심 연구원의 몫이다. 그는 윤 PD를 만나 용감하게 이 박사와 그에게 쏟아진 화려한 조명에 대한 진실을 외부에 알린다. 정부와 대다수 언론은 물론 국민 여론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박사를 건드린다는 것은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격이었다. 그는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이 박사에 맞서다가 처절하고 쓸쓸하게 버려진다. 윤 PD 역시 회사 경영진의 반대와 비난을 쏟아붓는 국민 여론 속에서 철저히 고립된 채 벌판에 내던져진다. 이 과정에서 심 연구원과 윤 PD가 내뱉는 두 대사야말로 영화 ‘제보자’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의 핵심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윤 PD라는 인물의 입체적인 내면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그의 캐릭터는 청와대의 외압을 받고, 언론을 탄압하는 경영진에 맞서 직장에서 내침을 당하는 것도 감수하고, 또 감옥에 갈 것까지 각오하는 ‘정의롭고 영웅적인 언론인’으로 박제화됐다. 또한 영화 제목이 말해주듯 가장 중요한 역할이어야 할 내부고발자로서 심 연구원에 대한 캐릭터의 입체성도 다소 밋밋하다. 현실의 삶 곳곳에서 거짓과 늘상 만나고 좌절하며 소시민적인 안위, 현실로부터의 도피 등 세상과 타협하고픈 비겁함 등을 안고 사는 우리 모두에게 더욱 필요한 캐릭터는 윤 PD가 아니라 심 연구원이다. 아예 영화 전면에 ‘영웅적 제보자’를 내세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이 남는다. 이러한 몇몇 아쉬운 대목만 빼면 영화는 대단히 흥미진진하다. 복잡한 실제 사건 속에서 서사적 개연성을 충분히 갖춘 시나리오가 일단 훌륭하다. 이와 함께 다양한 성격의 인물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뒤 이를 군더더기 없이 끌고 나간 임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 능력은 놀라울 정도다. 영화는 재미있는 만큼 가볍게 봐도 좋고, 사회적 울림이 있는 만큼 묵직하게 봐도 좋다. 가까운 한국 현대사 속에서 재벌의 로비를 받은 감사원을 내부고발한 이문옥 감사관, 군부재자투표의 부정선거를 내부고발한 이지문 중위, 군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윤석양 이병 등이 스크린 위로 겹쳐 보이기도 한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자신을 버린 이들의 용기와 삶을 되새겨 보게도 할, 사회적 함의가 제대로 빛을 발하는 영화다. 12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EBS 교재… 사탐은 기출·과탐은 10쪽씩 공부

    EBS 교재… 사탐은 기출·과탐은 10쪽씩 공부

    상위권·중상위권 학생에게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국어·수학·영어 못지않게 중요하다. 상당수 대학이 수시모집의 최저학력 기준에 사회탐구·과학탐구를 포함시키고 있는데다, 사회탐구·과학탐구를 꼭 봐야 지원할 수 있는 학과도 많다. 사회탐구·과학탐구 영역을 총정리하는 마무리단계에서 중요 포인트를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정리했다. ●사회탐구의 포인트 3 ① EBS 교재는 ‘수능 특강’보다 ‘수능 완성’이 중요하다. 수능에서는 EBS 교재를 활용한 문제가 70%가량 출제된다. 하지만 6월, 9월 두 차례의 모의평가를 거치면서 수능특강에 실린 자료는 많이 사용하게 된다. 특히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전국연합 학력평가, 사설 모의고사 등에서도 사용된 수능특강은 활용도가 떨어진다. 이에 따라 수능에서는 수능완성에 실린 문제를 활용한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 ② 기출문제를 통해 수능의 유형에 익숙해지자. 사회탐구는 과목별로 20문항으로, 한 문제를 실수로 틀릴 경우 한두 등급이 바뀔 정도로 타격이 크다. 특히 질문의 요지를 잘못 이해하거나 제시된 자료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관련 내용을 숙지하고 있더라도 오답을 고를 수 있다. 이러한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다양한 자료를 분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③ 교과 개념을 체계화하자. 사회탐구는 외워야 할 내용이 많다 보니 내용이 뒤죽박죽 섞일 수 있다. 교과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개념들이 혼동되지 않도록 해야 할 시기이다. 특히 서로 관련된 개념은 한 문제의 보기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제별로 정리해 두면 유익하다. 시사적인 소재는 항상 출제되는 만큼 남북 관계, 세계적인 이슈, 특별한 판결, 100년 전 사건 등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과목별 핵심포인트 ▲윤리:서양 사상가를 집중적으로 살펴라 윤리 교과는 서양 사상을 다룬 문항이 약간 까다로운 경향이 있다. 생활과 윤리에서는 싱어, 니부어, 롤스, 요나스 등의 사상 등을 깊이 있게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윤리와 사상은 서양 근대 사상가의 입장을 서로 비교하여 파악해 두어야 한다. ▲역사:근대 이후 사건은 구체적인 시기를 파악하라 근대 이후 사건은 약간 구체적으로 다루는 경향이 있으므로 주요 사건은 구체적인 시기도 파악해 두어야 한다. 시기별 특징도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데 한국사는 근대 이후를 대략 10년 단위로 구분하여 파악하고, 세계사와 동아시아사는 큰 사건을 중심으로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지리:도시 및 인구 관련 자료를 분석해보자 지리 교과는 다양한 자료를 분석하는 문항이 출제되는데, 특히 한국 지리는 최근 도시 및 인구 관련 문제가 그래프, 도표 등의 자료를 분석하는 문항으로 어렵게 출제되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는 주제와 관련 있는 각 지역의 특징도 파악하자. ▲일반사회:도표 활용 문항에 대비하라 일반사회 교과군은 도표 자료를 활용한 문항이 어렵게 출제된다. 사회·문화는 세대 간 계층 이동과 계층 구조, 가족 제도의 변화 등에서 도표를 활용한 문항이 출제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자료 분석도 까다롭다. 경제, 법과 정치도 도표를 활용한 문항이 어렵게 출제된다. ●과학탐구의 포인트 3 ① EBS 수능교재를 하루에 10쪽씩만 공부하자. 과학탐구 영역에서 수능과 연계된 EBS 수능교재는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이며, 두 권을 합치면 대략 380쪽 정도다. 앞으로 하루에 10쪽 정도만 살펴보면 완성이 가능하다. ② 하루에 한 문제씩 만들어 보자. 하루에 한 문제씩이라도 EBS 수능교재에 나온 문항을 변형하여 직접 문제를 만들어 보자. 문제가 어떻게 변형되어 출제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문제를 만들어 보면 개념 이해에 대해 스스로 평가를 할 수 있게 된다. ③ 수학이 약한 경우 과감히 과학탐구 영역에 집중하라. 이공계 대학의 경우 과학탐구 영역의 비중이 수학 영역과 동일할 만큼 높다. 만약 자신이 수학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힘들 것이라 예상된다면, 과감히 과학탐구 영역의 학습 시간을 대폭 늘리는 전략을 세워보자. 특히 기본 원리 및 개념 이해에 관한 문항의 경우 적은 시간의 학습으로도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과목별 핵심포인트 ▲물리:힘의 이용 단원은 꼭 정리하자 힘의 이용 단원에서 힘과 돌림힘의 평형에 관련된 문항은 2014학년도 수능, 2014년 6월 모의평가에서 계속 출제됐다. 올해 수능에서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 물리Ⅰ에서는 ‘시공간의 새로운 이해’와 같은 단원에서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 수준을 묻는 문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하위권 학습자의 경우 기존의 기출문제를 활용한다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 ▲화학:중화 반응 단원은 문제 풀이 연습을 충분히 해두자 화학 반응에서의 양적 관계, 중화 반응에서의 양적 관계, 전기 음성도 차를 이용한 문제, 수소 원자의 전자 전이에 따른 스펙트럼의 계열과 에너지와 파장 관계 등은 고난도 문제로 출제된다. 또 원소와 화합물, 원자와 분자의 개념은 가장 기본적인 개념들임에도 불구하고 헷갈려 하는 학생들이 많고, 분자를 구성하고 있는 원소의 종류 수와 원소의 개수에 대해서도 구분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러한 기본적인 개념들은 꼭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생명과학:유전 단원에 집중해 보자 중하위권 학습자의 경우 기출 문제를 파악한 후 개념 이해를 묻는 문항이나 자주 제시됐던 자료를 분석하는 문항을 집중 공략하자. 반면 개념 및 원리 습득이 끝난 상위권 학습자의 경우 고난도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은 유전 단원의 문제 풀이에 집중해야 자신이 원하는 등급을 얻을 수 있다. 과학탐구의 경우 1과목당 30분이라는 짧은 풀이 시간이 주어지므로 계산이 까다로운 유전 문항이나 신유형 및 고난도 문항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지구과학:악기상과 환경오염 등은 실생활과 연관하여 출제된다 지구과학은 기본적인 개념만 잘 정리한다면 충분히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과목이다. 특히 지진 해일, 악기상, 환경오염, 기후 변화, 우주 쓰레기, 외계 행성의 탐사 등의 내용에서는 기본 개념 위주로 묻는 문제가 출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본 개념을 잘 정리해두자.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독자의 소리] 공무원연금, 국민연금으로 일원화해야/김형모 서울 동작구 상도동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사학, 군인)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다. 특수직역연금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공적연금제도 일원화다. 가입자 2074만명(2013년)인 국민연금이 가입자 106만명 공무원, 17만명 군인, 31만명의 사학연금을 통합하는 것이다. 국민연금 통합과 함께 고용보험 가입도 진행해야 한다. 그러려면 첫째, 연금의 통합은 국민의 보편적 노후보장과 사회연대를 실현하기에 꼭 필요하다. 둘째, 연금통합 과정으로 국민연금 지급률 60% 회복과 함께 납부율 인상도 가능하다. 셋째, 현행 월 408만원 수준인 국민연금 납부 소득상한액을 현실화해야 한다. 넷째, 공적연금 수령 상한액의 설정이다. 현재 특수직역연금 퇴직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보험료를 내고 퇴직 직전 기준 소득월액의 75%라는 높은 급여를 보장받다 보니 상당수가 월 300만~400만원이 넘는 고액 연금을 받는다. 이는 현재 공적연금 적자의 주원인이자 노후빈곤인 한국사회에서 심각한 박탈감을 초래하고 있다. 참고로 고용보험은 소득에 비례해 납부한다. 그러나 고용보험의 대표적 현금 급여인 실업급여, 산전산후급여지원, 육아휴직급여 등은 지급 상한이 100만~135만원 수준이며, 건강보험 역시 ‘능력에 따라 납부’하고 ‘필요한 만큼 지원’받는다. 공무원노조가 ‘연금사수’ 틀에서 벗어나 향후 공무원들의 싸움이 전체 국민의 이익과 일치하도록 구조를 바꾸는 데 일조하길 바란다. 김형모 서울 동작구 상도동
  • [서울광장] ‘2014년 가을’이 광장에 묻는다/정기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2014년 가을’이 광장에 묻는다/정기홍 논설위원

    자신의 잘못은 잊은 채 상대방을 탓하는 버릇이 우리에게 있다. 자기 합리화도 잘한다. “담배 좀 작작 피우게. 건강 해치겠어”라는 말에 “잔소리 하지마. 너도 많이 피자나”라고 대꾸한다면 이 범례에 속한다. 나의 주장이나 행동이 잘못됐지만 너도 같은 잘못을 저질렀으니 괜찮다고 여기는 심리적 경향이다. ‘너나 잘해’와 ‘너도 역시’로 정의된다. 논리학에서는 이를 ‘피장파장의 오류’라고 한다. 세월호 사고 5개월에 들어맞는 말이다. 보름 전 퇴근길에 광화문광장 근처에서 보았던 보혁세력 간의 노상 언쟁이 이를 빼닮아 한동안 발길을 떼지 못했다. 길 가던 젊은이가 보수단체의 홍보 문구판을 걷어차 설전이 벌어졌다. 자초지종은 CCTV를 통해 가리기로 하고서 사태는 마무리됐다. 한갓 영상기기의 몇 컷에 굴욕을 당한 모습이 구차하다. 세월호 사태의 본질은 온데간데없이 삐뚠 매의 눈매만 오가는 광화문의 지금이다. 우리 사회의 미성숙함이고 모순덩어리 탓이리라. 광화문광장은 어느샌가 보수와 진보세력의 퇴로 없는 대결의 장이 돼 버렸다. 어줍잖은 ‘좀비 정치인’과 보수단체의 ‘폭식 시위’로 얼룩지고, 한쪽은 ‘꼼수 단식’을 조롱하면 반대쪽은 반인륜적 행위라고 개탄하고 나선다. 발정 난 짐승들의 떼싸움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세월호 해결책마저 헝클어뜨린 느낌이다. 광장이 어떤 곳인가. 굳이 광장의 정의를 끌어오지 않아도 우리의 광장은 ‘열정’이었다. 2002년 서울월드컵 때 영글었던 광장문화는 환희요, 흥겨움이요, 하나됨이었다. 질박하진 않아도 긍정의 힘이 분출한 자리였다. 한민족에 이러한 DNA가 있었던가 반신반의도 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광장 세력은 자정 능력을 잃고서 대안 부족한 ‘언어 회로’만 그린 채 과격해지고 말았다. 팟캐스트 ‘나꼼수’(나는 꼼수다)는 존재 가치가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영향력을 잇지 못하고 대중으로부터 멀어졌다. 우파 인터넷 매체인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가 새겨야 할 사례다. 세월호 유가족의 가슴 후비는 폭식 시위도, 광장의 절반을 가져야 한다는 닫힌 의식을 버려야 한다. 잘못된 다른 사례에서 자신의 정당성을 찾으려는 퇴행적 오류의 전형이다. 보수의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이 될 수도 있다. 광장은 왜 꽉 막혔는가. 좌우 진영의 정치적 프레임에 갖혀 너와 나만 있고 객체가 없기 때문이다. 1980년대 ‘강철서신’이란 책으로 운동권 이론을 이끌었던 김영환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사회의 지나친 정치화를 지적했다. 일리 있는 말이다. 중도 세력의 역할을 찾기 힘든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일 것이다. 방송 토론에선 극단의 양쪽 주장을 수습할 중간자 역할은 없다. 시청자는 토론자의 높은 쇳소리가 거슬리는데도 정작 그들은 모른다. 지상파TV 토론자로 나섰던 한 교수는 “일부 패널의 너무 강한 주장에 제대로 된 논의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사자가 말할 땐 애써 무시하며 자료만 내려다본다”고도 했다. 이렇듯 상황이 예사롭지 않은데도 방송사는 시청률만 바라보는 듯하다. 작금의 사회 현실을 상징하고 있다. 광장이 무너지고 있다. 2014년 가을의 광장은 살풍경(殺風景)이요 엘레지(elegy)다. 좌우 세력들은 저마다의 결핍을 채우려 득달같이 달려든다. 비루(鄙陋)하다. ‘극과 극’이 대립하는 광장은 존재가치를 잃는다. 이로 인해 세월호 사태는 한 발짝을 움직이지 못하고 분란만 양산하고 있다. 억장이 무너지는 건 유가족이다. 정말 ‘세월호 적폐(積弊)’를 뽑아낼 호기마저 놓치는 게 아닌가. 어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세월호 조사위 수사·기소권 부여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승당입실’(升堂入室), 마루를 지나야만 방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다행히 세월호 5개월은 국민에게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알게 했다.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적폐의 문제가 아닌 ‘행위와 언어도단’을 말한다. 이는 선거에서도 확인됐다. 광화문광장의 제모습을 빨리 찾아 줘야 한다. 배려 없는 광장은 까딱 잘못하면 영원히 버림받는다. hong@seoul.co.kr
  • ‘2014 경향하우징페어’ 부산/대구/제주 순회

    ‘2014 경향하우징페어’ 부산/대구/제주 순회

    셀프 인테리어에 이어 셀프 집짓기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에는 셀프 집짓기 관련 서적과 강의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셀프 하우징이 가능하다. 좀 더 적극적으로 발품을 팔아 건축박람회장에서 자재와 소품을 직접 비교 분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가운데 최신 건축자재와 인테리어 제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건축전시회 경향하우징 페어가 부산과 대구, 제주에서 각각 개최된다. ‘2014 부산경향하우징페어’는 9월 25일(목)부터 28일(일)까지 부산 벡스코(BEXCO)에서, ‘2014 대구경향하우징페어’는 10월 2일(목)부터 5일(일)까지 엑스코(EXCO)에서, ‘2014 제주경향하우징페어’는 10월 17일(금)부터 19일(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진행된다. 부산/대주/제주 전시는 지난 2월 KCC, 홈씨씨인테리어, LG전자, 예림 등 국내 대표 건축자재 기업들의 참가 속에 국내 최대 규모로 개최된 경향하우징페어 순회 전시회의 일환이다. 이번 건축 전시회에도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함께 각 지역 대표 업체도 참여할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이번 건축박람회 전시품목은 인테리어 제품과 조명, 가구를 비롯해 전원주택, 구조재, 석재, 바닥재, 내장재, 외장재, 목재, 건축공구, 조경시설물, 방수재 등 건축 자재와 공구, 소품 등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품목 관람 외에도 유익하고 다양한 정보가 공개되는 세미나도 진행된다. 부산에서는 캐나다우드 한국사무소 주최의 ‘2014 부산 우드 페스티벌(Play House 구조 이해)’, ‘2014 부산 우드 페스티벌(기증식 및 수료식)’이 개최된다. 부산건축사회와 부산건축가회, 캐나다우드 한국사무소 주최의 ‘2014 부산 목조건축 설계-구조 워크샵’도 열린다. KCC 주최의 ‘2014/15 KCC 인테리어 디자인 트렌드 세미나’, 한국가상현실의 ‘코비아키3 실습 교육’, 강남쏠라의 ‘히트펌프교육’도 준비되어 있다. 대구에서는 대구실내디자이너협회 주최의 ‘2014 대구실내디자이너협회 세미나’와 대경전원주택협회와 ㈜이상네트웍스 주최의 ‘건축주와 대경전원주택협회의 만남’, KCC 주최의 ‘2014/15 KCC 인테리어 디자인 트렌드 세미나’, 한국가상현실 주최의 ‘2014 코비스쿨 대구 집체 교육’이 치러진다. 제주에서는 국토교통부 주최의 ‘국토교통부로부터 직접 듣는다! 최신 주택 건설 기준/정책 바로 알기’ 세미나가 개최된다. 전시 참가자들에게는 푸짐한 경품의 혜택도 제공된다. 박람회장 입구에서 응모권을 작성하면 부산에서는 고급스탠드, 캔들라이트, 접이식 빨래건조대, 고급목재스툴, 전기레인지, 에드워드권 프리미엄 냄비세트를 경품으로 제공하며 대구와 제주 박람회장에서는 접이식 빨래건조대, 수저세트, 티스푼 세트 등의 행운이 기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경향하우징페어는 제주시내에서 전시장까지 연결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한편 경향하우징페어는 매월 이메일로 발송하는 ‘KH 뉴스레터’를 통해 참가기업들의 다양한 소식과 전시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KH 뉴스레터 무료구독 신청과 전시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khfair.com)또는 사무국 전화(1577-669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시회 개최 1주일 전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참관신청을 하면 전시회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부산경향하우징페어는 9월 23일(화)까지 신청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큰 교회, 큰 교단 되려 해선 곤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큰 교회, 큰 교단 되려 해선 곤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동안 사회 민주화 등에 쏟아왔던 노력 못지않게 교회 안의 문제 해결과 내부 개혁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18일 90주년 기념예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NCCK 김영주 총무는 “교회 안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세속의 권력에서 벗어나 교회가 가져야 할 영성과 신앙의 힘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총무는 “NCCK는 군사독재의 엄혹한 시절에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모여 힘을 얻는 산실 역할을 했으며 사회적 약자들이 기댈 수 있는 둥지 역할을 감당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NCCK 90년 역사를 자평했다. 김 총무는 “다양한 신앙 전통을 가진 교단들이 모여 이해관계를 뒤로하고 교회와 한국사회 발전을 위해 90년 역사를 이어온 것은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활동 과정에서 실수도 하고 미숙하고 지나친 면도 있었지만 한국교회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고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시대적 사명을 다하려고 노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런 기구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한국교회는 사회의 신뢰를 얻지 못한 채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어요. 최근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가 큰 관심을 받은 것은 한국 교회가 그만큼 우리 사회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한국 교회가 위기를 위기로 못 느끼고 있다는 김 총무는 그 큰 원인을 큰 교회 중심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교회가 큰 교회, 큰 교단이 되려고 해선 곤란합니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한국 교회가 지금까지 누려온 성장은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신앙의 선배들이 눈물 나게 노력한 결과였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너무 오랫동안 그 성장에 취해 있었음을 회개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교회세습이며 금권 타락선거를 통한 성직 매매, 대형교회 건축, 불투명한 재정 운영 등이 사회적으로 비판받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가 약자를 위해 써야 할 물질이나 가치를 자신을 살찌우는 데 써버리는 현상을 바로잡는 개혁의 몸부림을 통해 남은 희망의 그루터기를 살려내야 합니다. NCCK가 그 첨병 역할을 할 것입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문화 In&Out] 동북아역사재단 vs 재야 사학계 한국 고대사 논쟁 뜨거운데…

    한국 고대사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재야 사학계는 “기존 학계가 일제 강점기 조선사편수회의 그늘에서 여지껏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연일 불만을 토로한다. 갈등은 동북아역사재단과 재야 사학계의 관계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이 최근 펴낸 ‘우리 안의 식민사관’(만권당)에는 ‘동북아역사재단이 던진 질문’이란 대목이 등장할 정도다. 책 속 재단은 반국가적 조직으로 묘사된다. 한 해 200억원 가까운 국고로 운영되는 조직이 파벌과 개인의 영욕에 휩싸여 제대로 된 좌표를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장이 꼽은 대표적인 사례는 2012년 9월 불거진 경기교육청과 재단 간의 역사교육 오류 논쟁. 당시 재단은 경기지역 역사교사들이 민족적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펴낸 자료집을 놓고 ‘단군신화는 역사적 사실이 아닌 신화’, ‘간도는 간도협약 이전 우리 영토 편입 사실이 없다’, ‘백두산정계비는 국제법적 인식 등장 전이라 적용하기 어렵다’, ‘대조영은 진국왕’ 등의 반박을 내세우며 시정을 권고했다. 고대사 인식을 놓고 학계에서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엇갈린 부분이 ‘실증주의’란 명제 아래 큰 고민 없이 일방적으로 뭉개진 셈이다. 이 소장은 “외교부 출신인 재단 고위 인사가 경기교육청 자료집에 분노해 반박을 지시했고, 서울대 국사학과 출신 연구원이 반박문건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관련국(중국)의 역공을 받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재단은 지난 3월에도 10억원의 국고를 지원해 발간한 ‘하버드대학교 한국학연구소’의 한국 고대사 논문들이 논란을 키운 바 있다. 재단 측이 한나라가 한반도의 옛 고조선 땅에 세웠다는 ‘한사군’을 기정사실화하자 이에 반발한 재야 사학계가 ‘식민사학 해체 국민운동본부’를 발족시켰다. 당시 재단 측은 “상고사 연구를 활성화해 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재단의 상고사 연구인력은 지난 1일에야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충원됐을 뿐이다. 논란은 재단이 한반도를 둘러싼 역사·영토 문제를 화해와 번영을 위한 평화적 관점에서 접근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권위를 세운다며 특수성보다 보편성, 배타성보다 개방성을 내세워 조작이나 다름없는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제 침략사관에 제대로 맞서지 못한다는 인상을 풍겼기 때문이다. 아울러 교육부 산하인 재단의 인적구성이 외교부·교육부·국정원 등 국가기관은 물론 학계 출신까지 다양해 내부적으로 역사문제에 대한 공통된 의견을 추려내기 힘들어 보인다. 감사원은 최근 국가예산 유용 등의 혐의로 재단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재야학계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른 것이다. 재단은 “외부세력의 재단 흔들기가 심하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감사를 재단의 역할과 위상을 제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