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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주군 석남사 스님 20명도 투표, 울산 103세 고령 김말순 할머니도 투표

    울산 울주군 석남사 스님 20여명은 13일 오전 7시쯤 궁근정초등학교에서 투표했다. 스님들은 아침공양 후 2∼3차례 승용차와 승합차에 나눠 타고 투표소를 찾았다. 교무스님은 “나라가 안정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신라 헌덕왕(824년) 때 호국기도를 위해 도의국사에 의해 창건된 석남사는 6·25전쟁 때 폐허가 됐다가 1959년 복원됐다. 또 이날 오전 11시 10분쯤 남구 수암동 롯데캐슬아파트 경로당의 제3투표소에서는 뇌병변 3급 김분례(88) 할머니가 119구급차를 타고 와 투표를 했다. 김 할머니는 이동식 침대에 누운 채 남편(92)의 도움으로 장애인 기표소에서 투표했다. 남편은 “아내가 투표할 의지가 강해 구급차를 타고 투표했다”고 말했다. 북구 강동동 제2투표소에서는 만 103세 김말순 할머니가 투표했다. 울산 최고령 108세 김소윤(중구 병영1동) 할머니는 지난 8∼9일 사전투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제2의 취업 준비 위한 민간자격증 ‘인기’

    제2의 취업 준비 위한 민간자격증 ‘인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민간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제2의 취업을 고려하는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14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민간자격증 수는 2008년 623개에서 2011년 2505개, 2014년 1만 1257개로 급증했다. 민간자격 등록 개수 상위 6개 기관의 자격증 총합은 745개에 달했다. 특히 심리상담사, 방과후지도사, 아동심리상담사 등이 인기가 좋다. 이 자격증은 취득하면 취업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직무능력의 향상을 노리는 직장인들한테도 인기가 좋다. 이러한 가운데 평생교육기관인 한국사이버진흥원이 민간자격증 100% 무료 수강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단기간에 취득이 가능한 민간자격증은 온라인으로 교육 수업을 진행하고 원하는 시간에 수강이 가능한 평생교육기관의 강좌를 통해 취득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사이버진흥원은 서울특별시 성북교육지원청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정식으로 인가를 받은 민간자격증 전문교육원이다. 참여자가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통해 취득하는 심리상담사, 방과후지도사, 아동심리상담사 자격증 등은 모두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정식 등재돼 있다. 한국사이버진흥원은 사회교육분야, 유아교육분야, 취업준비 전문가 과정 등 각 분야별 민간자격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한국사이버진흥원 민간자격증 무료수강 이벤트 참여 방법은 한국사이버진흥원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시 추천인코드에 ‘study‘를 기재하면 별도의 문의 없이 전 강좌 무료수강 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워싱턴DC를 한국학 허브로 만들 겁니다”

    “워싱턴DC를 한국학 허브로 만들 겁니다”

    “워싱턴DC에 제대로 된 한국학연구소를 세워 미국의 수도를 ‘한국학 허브’로 만들고자 합니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간판 대학인 조지워싱턴대에서 만난 김지수(40) 역사학과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르면 올가을쯤 이 대학에 한국학연구소가 처음으로 문을 열 계획이라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조지워싱턴대에서 유일하게 한국사를 가르치는 김 교수는 최근 ‘정의와 감정: 조선시대의 성, 신분 그리고 법적 행위’라는 저서를 발간해 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은 조선시대가 엄격한 신분사회임에도 여성이 독립된 법적 주체로 인정받아 남성의 도움 없이도 법정에 서서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음을 법제사적, 젠더(성)사적, 감정사적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밝혀냈다. 김 교수는 “조선시대 여성은 동시대 중국이나 유럽과 달리 억울함을 호소하는 청원서인 소지(所志)를 직접 써서 관에 제출하는 등 남성과 동등한 법적 주체로 권리를 행사했음을 연구를 통해 알아냈다”며 “연구 자료가 된 150여 점의 고문서 소지 중 30여 점의 언문(한글) 소지는 여성이 주로 쓴 것으로, 한문이 아닌 한글로 소지를 길게 써서 여성성을 부각시켰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중국사나 일본사 연구에도 없는 이 같은 새로운 연구를 인정받아 조지워싱턴대 현직 한국학 교수로는 처음으로 종신 교수직을 받았다. 덕분에 한국 정부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도움을 받아 한국학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국학 석·박사 전공자를 키우는 등 워싱턴에서 한국학 알리기에 앞장설 수 있게 됐다. 김 교수는 “지난해 조지워싱턴대에서 한국학이 정식 전공이 되면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학연구소 개설을 통해 원로·신진 학자들이 연구를 교류할 수 있는 학회 등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12일 오후 조지워싱턴대 국제대학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드로윌슨센터·KF와 함께 한국 영화 ‘국제시장’ 상영회를 열고, 영화의 배경이 된 한국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특강을 할 예정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인사처 턴 공시생, 토익·한국사시험도 부정행위

    대학 성적 문제도 경찰 조사 중 인사혁신처에 침입해 공무원 시험 성적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송모(26)씨가 시험 응시자격 요건인 토익(TOEIC)과 한국사능력시험을 보면서도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12일 “송씨가 지난해 초 토익과 한국사능력시험을 치를 때 병원에서 허위로 발급받은 약시(弱視) 진단서를 제출해 시험시간 연장 혜택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송씨는 지난해 1월 24일 한 대학병원에서 “시력 검사표가 보이지 않는다”고 속여 약시(교정시력 0.16) 판정을 받았다. 이 진단서로 같은 달 말에 치른 한국사능력시험과 2월에 치른 토익시험에서 일반 응시생보다 시험 시간을 20% 더 받았다. 이에 따라 송씨는 한국사능력시험은 80분이 아닌 96분, 토익 독해영역은 100분이 아닌 120분 동안 시험을 치렀다. 경찰 관계자는 “2014년 하반기에 600점 정도이던 토익 점수가 6개월 만에 700점대 후반으로 크게 오른 것이 이상해 추궁하자 송씨가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지역인재 7급 자격 요건인 ▲학과성적 상위 10% 이상 ▲한국사시험 2급 이상 ▲토익 700점 이상을 갖추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송씨의 학과 성적도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송씨가 재학 중인 대학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다. 또 송씨가 문제지를 훔쳤던 공직적격성검사(PSAT) 모의고사를 치른 277명 중 송씨처럼 지역인재 7급 추천을 받은 107명에 대해서도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주먹구구 지역인재 공무원 채용 개선하라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들어가 자신의 시험성적을 조작한 시험준비생이 학교장 추천 과정에서도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 공무원 7급 지역인재 학교장 추천 시스템에도 구멍이 난 셈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역인재 선발 시험은 2005년부터 도입됐다. 지금까지 이 제도를 통해 755명이 국가공무원이 됐다. 보통 7급 공무원시험 경쟁률은 100대1이 넘지만 학교장 추천을 받으면 경쟁률이 크게 떨어진다. 올해는 110명을 뽑는 데 702명이 추천을 받아 6.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국가직은 아니지만 최근 마감한 지방직인 서울시 임용시험 7급 일반행정직 경쟁률이 288.3대1인 것과 비교해도 큰 혜택이 아닐 수 없다. 이 제도의 도입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학교장 추천 과정을 대학 자율에 맡기다 보니 선발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기본적인 자격 요건은 학과 성적 10% 이내, 영어 토익점수 700점 이상, 한국사능력시험 2급 이상 등이다. 상당수 대학이 이러한 자격 요건을 갖춘 학생들이 늘면서 변별력을 높이려고 공직적격성평가(PSAT) 모의시험 점수를 추가해 민간 업체에 위탁했다고 한다. 시험 성적을 조작한 공시생은 대학 측이 모의시험을 위탁한 고시학원에 찾아가 문제지와 답안지를 훔쳐 시험을 치러 교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추천됐다. 비뚤어진 공시생 1명의 범죄 행위로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학교장 추천 과정에 비리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일부 대학은 PSAT 점수를 2회 이상 합산하고 면접을 거치는 등 엄격한 추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대학이 학부 성적이나 면접만으로 선발하는 등 선발 방법이 천차만별이어서 부적격자가 추천을 받을 수 있는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 일정한 자격 기준을 명확히 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제도를 보완하기 바란다. 또한 상당수 국민들은 이 사건을 지켜보면서 과거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공직에 합격한 부정한 사례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따라서 기존 합격자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 학교장 추천 과정뿐만 아니라 성적증명서, 토익점수, 한국사능력시험의 부정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역인재 채용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 전북 옥정호, 환상의 벚꽃 드라이브 코스

    전북 옥정호, 환상의 벚꽃 드라이브 코스

    전북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를 휘감아 도는 벚꽃길이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선정한 옥정호 순환도로변에 심어진 수령 20년생 벚나무들은 지난 주말부터 꽃망울을 터뜨려 장관을 이루고 있다고 전북도는 11일 밝혔다. 서울 윤중로 4월 벚꽃축제가 끝나 아쉬움이 남는다면 전북 옥정호를 방문해볼만하겠다. 산간부로 기온이 낮은 옥정호 순환도로는 서울보다도 벚꽃이 1주일 정도 늦게 핀다. 운암면 소재지부터 국사봉에 이르는 10㎞의 벚꽃길은 옥정호와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운암면에 조성된 7000㎡ 규모의 꽃잔디밭도 사진작가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운암면은 오는 5월 6일부터 8일까지 운암면사무소 앞 호수공원에서 ‘제1회 옥정호 꽃걸음 빛바람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꽃마차 체험, 힐링 자전거대회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순대국밥, 빙어튀김 등 향토 먹거리도 선보인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옥정호 주변 환상의 벚꽃길 드라이브 코스

    옥정호 주변 환상의 벚꽃길 드라이브 코스

    전북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를 휘감아 도는 벚꽃길이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선정한 옥정호 순환도로변에 심어진 수령 20년생 벚나무들은 지난 주말부터 꽃망울을 터뜨려 장관을 이루고 있다고 전북도는 11일 밝혔다. 다른 지역은 벚꽃이 지고 있지만 기온이 낮은 산간부인 옥정호 순환도로는 1주일 정도 늦게 핀다. 운암면 소재지부터 국사봉에 이르는 10㎞의 벚꽃길은 옥정호와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운암면에 조성된 7000㎡ 규모의 꽃잔디밭도 사진작가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운암면은 오는 5월 6일부터 8일까지 운암면사무소 앞 호수공원에서 ‘제1회 옥정호 꽃걸음 빛바람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꽃마차 체험, 힐링 자전거대회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함께 순대국밥, 빙어튀김 등 향토 먹거리도 선보일 계획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In&Out] 횡단보도 설치 갈등, 해법은 있다/이강원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소장

    [In&Out] 횡단보도 설치 갈등, 해법은 있다/이강원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소장

    시민의 ‘보행권’이냐, 상인의 ‘생존권’이냐. ‘갈등공화국’이라고 불리는 우리 사회에서 도로의 횡단보도 설치를 두고 지방정부와 지하도 상인들 간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보행 친화적인 도시를 위해 종로5가 보령약국 앞, 남대문시장 입구 등 주요 도심에 횡단보도를 설치할 계획이지만 지하상가 상인들이 곳곳에서 반발하고 있다. 명동과 인근 백화점을 연결하려는 횡단보도 설치 계획도 주변 상인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인과 장애인 등 교통 약자와 관광객들의 편리 등을 생각하면 횡단보도 설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횡단보도 설치로 지하상가 상인들의 생존권이 위기에 처한다는 목소리를 외면할 수도 없다. 상인들은 “매출 대부분이 ‘계획된 소비’가 아니라 시민들이 지하 통로를 이용하는 과정의 ‘우발적인 소비’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횡단보도로 시민들의 편리해지는 것이 이곳의 상인들에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곳도 상대적으로 노출이 적고 찾는 이도 뜸한 지하상가일 것이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지하상가 상인들의 생존권 호소는 과장만은 아닐 것이다. 횡단보도 설치를 두고 발생하는 갈등은 비단 서울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교통·도로 정책이 최근 ‘보행권’ 중심으로 바뀌면서 표출되는 갈등이다. 그래서 서울시는 시민 보행권뿐 아니라 상인의 생존권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화’를 통해 횡단보도 설치 갈등을 해결한 사례도 있다. 4년 전 서울 동대문 근처 ‘청계6가 횡단보도’ 설치를 두고 주변상가 상인들과 지하상가 상인들은 갈등을 자율적으로 해결했다. 애초 횡단보도를 지하상가 바로 위 도로에 설치하고자 했으나 지하상가 상인들의 반대로 설치는 지연됐고 서로 감정의 골은 깊어 갔다. 갈등이 장기화하자 서울시 갈등조정담당관실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주변상가 상인, 지하상가 상인들에게 제안했고 갈등 당사자들도 빠른 문제 해결을 원했기 때문에 대화를 수용했다. 필자는 중립적인 조력자로서 ‘청계6가 횡단보도’ 갈등 해결 과정을 함께하면서 횡단보도 갈등 해결과 관련해 느낀 점 몇 가지를 나누고 싶다. 우선 얼굴을 맞대고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힘에 의한 문제 해결보다 훨씬 효과적이란 것이다. 또 갈등 당사자들이 서로 협력으로 대안을 모색한다면 상황에 맞는 다양한 해결책을 만들 수 있다. 청계6가 횡단보도 사례처럼 위치를 약간 옮길 수도 있고 횡단보도 설치와 함께 지하상가의 상권을 활성화하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지하상가 상인들의 ‘생존권’과 시민들의 ‘보행권’을 함께 충족할 수 있다. 특히 문제 해결을 위한 갈등 당사자들의 태도가 중요한데, 서울시 등 지자체는 보행권을 고려하되 지하상가 상인들의 영업을 허가한 책임도 있다. 이 때문에 상인들의 생존권 보호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고, 상인들도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범위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의 ‘보행권’과 지하상가 상인들의 ‘생존권’은 동시에 충족해야 할 과제다. 지자체, 지하상가 상인 등 이해 당사자들이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형성하고 협력을 도모한다면 횡단보도 설치와 관련한 상생의 길은 가능하다. 문제는 갈등을 해결하려는 의지이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힘에 의한 해결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란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 “성적조작 공시생, 서류전형 부정도 수사”

    경찰이 인사혁신처에 침입해 공무원시험 성적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한 송모(26)씨가 지역인재 7급 서류 전형에서 제출한 각종 성적표도 위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10일 “송씨가 공무원 지역인재 7급 서류 전형에 필요한 성적 증명서, 토익(TOEIC) 성적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성적표 등을 위조했는지 해당 대학과 인사혁신처에서 관련 서류를 받아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자체 조사 결과 관련 성적표가 조작되지 않았다고 경찰에 알렸다. 하지만 경찰은 송씨의 치밀한 범행 수법 등을 볼 때 위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송씨를 상대로 서류 전형에서 부정이 없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송씨는 지난 8일 대학 자체 선발시험에 사용된 공직적격성평가(PSAT) 모의고사 문제지와 답안지를 지난 1월 10일 M공무원학원에서 훔쳤다고 자백했다. 그는 교직원을 사칭해 학원마다 전화해 출제 학원을 찾아냈다. 또 3일간 현장을 배회하며 문제지와 답안지의 보관 장소를 알아낸 뒤 직원들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훔쳐 냈다. 송씨는 경찰 조사에서 “PSAT에 합격할 자신이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번 주 중으로 사건을 마무리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지역인재 학교장 추천’ 실태파악도 안했다

    해마다 100명 이상의 7급 국가공무원을 선발하는 지역인재 선발 전형의 1차 관문인 ‘학교장 추천’ 과정에 대한 실태 파악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침입해 성적을 조작한 공무원시험 준비생 송모(26)씨가 학교장 추천 과정에서도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진 상황이라 심각성을 더한다. 인사처 관계자는 10일 “각 대학 총장에게 자율성을 100%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인재 전형에 학생을 추천한 전국 128개 대학이 어떤 기준으로 학생들을 추천했는지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지역인재 선발 전형은 일반적인 국가직 7급 선발 필기시험(7과목)을 치르지 않는 대신 학교장 추천을 받은 경우에만 공직적격성평가(PSAT)에 응시하도록 해 선발한다. 단, 학교장 추천은 학부 성적 10% 이내, 토익 750점 이상, 한국사검정시험 2급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학교당 8명까지 추천할 수 있다. 학교장 추천이 이 전형의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관문인데도 지금까지 ‘자율성’이라는 명목하에 사실상 관리 감독이 이뤄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대학은 서울 노량진 등의 민간 학원들이 출제하는 모의 PSAT를 통해 학생들을 추천하고 있다. 5급 공채 준비생들도 대부분 모의 PSAT를 치르지만 실제 공무원 선발 기준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역인재 7급의 경우 모의 PSAT 점수가 실제로 학교장 추천 기준에 반영된다. 인사처 관계자는 “대학마다 100명 이상이 몰리기 때문에 변별력을 가지려면 모의 PSAT를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게 대학 측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임용을 앞둔 지역인재 7급 전형 합격자 A씨는 “학교 입장에서는 추천한 학생들이 최종 합격하길 바라기 때문에 당락에 중요한 PSAT를 모의로 보게 한다”고 말했다. 지역인재 전형 선발 인원은 올해 110명으로 도입 첫해(50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인사처 관계자는 “각 대학 학부 교육 정상화와 지역 우수 인재들의 공직 입문 기회를 늘리고자 도입됐는데 취지가 흐려졌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실태 파악 후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모의 PSAT 2회 이상 성적 합산 후 면접을 진행하는 등 엄격하게 선발하는 곳도 있지만 아예 학부 성적순으로 상위 8명을 자르거나 면접으로 추천하는 등 천차만별이라 일정한 자격 기준을 제시하는 등 제도적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산업의 심장 뛰게 하던 기술자들 경제위기 오자 ‘해고 1순위’로

    산업의 심장 뛰게 하던 기술자들 경제위기 오자 ‘해고 1순위’로

    엔지니어들의 한국사/한경희·게리 리 다우니 지음/김아림 옮김/휴머니스트/288쪽/1만 8000원 역사를 보는 관점과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엔지니어들의 한국사’는 정치와 경제의 관점이 아닌 엔지니어와 기술의 관점에서 한국의 근현대사를 서술했다. 책은 한국 엔지니어의 역사를 들여다보면서 엔지니어들이 무엇을 위해 일해 왔으며, 오늘날 엔지니어들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그리고 한국 엔지니어에 대한 인식은 시대에 따라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돼 왔는지를 살핀다. 조선 후기부터 군사정권과 경제개발, 민주화 운동과 재벌의 성장, 그리고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와 21세기 탈추격 시대에 이르기까지 엔지니어들의 역사를 통해 치열했던 우리의 자화상을 만날 수 있다. 책의 정의에 따르면 엔지니어는 학사 이상의 고등교육을 받고 기업과 연구기관에서 지식을 활용해 업무를 수행하는 모든 사람을 가리킨다. 하지만 실제 우리 사회에서 늘 이런 정의가 통용된 것은 아니었고 정부의 전략과 경제 상황에 따라 그 범주와 의미가 변모해 왔다. 우리 사회에서 엔지니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60~1970년대다. 박정희 정부는 기술인력을 분류해 경제개발을 위한 전략을 세웠고, 모든 기술인력은 국가가 주도하는 사업에 참여했다. (남성)엔지니어의 전성시대였다.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그들이 풀어야 할 기술적 문제들은 명확했다. 엔지니어들은 개발시대 산업 발전을 이끈 주역으로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았지만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1980년대 경제 주도권이 정부에서 대기업으로 넘어간 이후 기술자와 엔지니어들은 이질적인 집단으로 변화했고, 몸을 써서 일하는 활동으로는 사회 엘리트의 지위에 오르기 어려운 현실에 부딪혔다. 1997년 IMF 경제위기로 인한 기술인력의 대규모 실업 사태를 겪은 이후 엔지니어들 스스로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과거와 달리 일과 삶의 균형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개인의 흥미와 열망을 희생시키며 국가와 기업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고귀하게 여기는 태도를 가진 사람은 매우 드물다. 저자는 “한국에서 엔지니어의 등장과 변화는 근대산업국가로서 한국의 탄생 과정, 그리고 엔지니어로서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 분투해 온 개인적·조직적 과정들을 함께 연결할 때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난다”며 “책은 엔지니어에 대한 연구이지만 동시에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불국사 뒤편, 자비심 치솟게 하는 오르막 계단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불국사 뒤편, 자비심 치솟게 하는 오르막 계단

    ‘삼국유사’에 나오는 경주 불국사의 창건 설화는 학창 시절 국사 시간에도 배웠던 것 같다. 잘 알려진 대로 재상 김대성이 경덕왕 10년(751) ‘전세(前世)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 현세(現世)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창건했다’는 내용이다. ‘김대성이 공사를 시작했으나 완성하지 못하고 죽자 국가가 완성을 보았으니 30년 남짓한 세월이 걸렸다’고 적었다. 그런데 ‘불국사 고금창기(古今創記)’에 나타난 창건 시기와 주체는 전혀 다르다. 528년 법흥왕의 어머니 영제부인이 발원해 창건한 뒤 574년 진흥왕의 어머니인 지소부인이 중건했고, 훗날 김대성이 크게 개수했다는 것이다. ‘불국사 사적(事蹟)’에는 눌지왕(417~458) 시대 아도화상이 창건했다는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어느 시점의 창건 이후 여러 차례 중건을 거쳐 경덕왕대 완성된 것으로 이해하면 무리가 없지 않을까 싶다. 불국사는 임진왜란으로 2000칸의 대가람이 모두 불타버리고 만다. 선조 37년(1607)부터 순조 5년(1805)에 이르는 40차례 수리 기록이 남아 있다. 최근 서울대 중앙도서관에서 확인된 ‘불국사 복역공덕기(復役功德記)’는 정조 3년(1779)의 복구 공사 과정을 적은 것이다. 당시 불국사 재건에는 지역 유림과 지방관도 힘을 보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승려 동은이 1740년 지은 ‘불국사 고금창기’는 ‘삼국유사’를 비롯한 몇 가지 사료를 짜깁기한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주 먼 과거의 사실이 아닌 임진왜란 이후 불국사의 변화에 대한 언급만큼은 어느 정도 신뢰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관음전처럼 남아 있는 기록이 없다시피 하다면 더욱 그렇게 하고 싶어진다. ●불국사 유명세에 가려… 대웅전 돌아가면 보여 하기는 유명세를 타는 문화재가 지천인 불국사에서 관음전을 기억하는 사람부터가 많지 않을 것 같다. 다보탑과 석가탑이 있는 대웅전을 지나 뒤로 돌아가면 나타나는 작은 전각이 관음전이다. 우리 절집을 두고 흔히 자연 지형을 거스르지 않고 살려 지은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불국사는 전체적으로 밋밋한 오르막에 지어졌다. 그런데 관음전에 이르면 갑자기 지형이 산처럼 치솟는다. 관음전 계단은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라면 오르기가 망설여질 만큼 매우 가파르다. 자연 지형을 살렸다기보다는 인위적으로 땅을 돋운 듯하다. 급격한 계단의 기울기 또한 의도적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의도적으로 돋운 땅… 3대 관음성지 입지와 같아 하기는 한국의 ‘3대 관음성지’는 모두 섬이나 바닷가의 산에 자리잡고 있다. 양양 낙산사 홍련암, 강화 석모도 보문사, 남해 금산 보리암이 그렇다. ‘4대 관음성지’로 여수 향일암을 추가하면 입지의 공통점은 더욱 도드라진다. 대개 보살은 진리를 구하면서 중생을 제도(上求菩提 下化衆生)하는 것을 본업으로 하지만, 관음은 중생에게 무한한 대자대비(大慈大悲)를 베푸는 존재다. 절대적 자비심으로 중생을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권능을 실행하는 것으로 불교에서는 믿는다. ●‘절대적 자비’ 관음신앙 상징성 가치 새겨보길 관음신앙은 많은 불교 경전에 모습을 보인다. ‘화엄경’의 관음보살은 남쪽 바닷가의 흰꽃이 만발한 산에 머물면서 사랑으로 중생을 제도한다. ‘법화경’의 관음보살은 마음 깊이 그 이름을 간직하고 염불하면 어떤 어려움도 능히 벗어날 수 있게 한다. ‘아미타경’의 관음보살은 아미타불의 뜻을 받들어 중생을 보살피고 극락정토에 왕생하도록 한다. ‘능엄경’의 관음보살도 ‘법화경’에서처럼 현실에서의 고통을 벗어나게 해주는 존재다. ‘고금창기’에는 ‘관음전 주변에 동서 행각과 해안문(海岸門), 낙가교(迦橋), 취죽루(翠竹樓), 연양각(緣楊閣)과 관음보살이 지혜를 밝히던 석등 광명대(光明臺)가 일곽(一廓)을 이루고 있었다’고 묘사했다. ‘화엄경’에 나오는 관음보살 상주처를 상징하는 불사(佛事)와 작명(作名)이 어느 시기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관음신앙의 상징성이 극대화된 관음전의 건축적 가치가 제대로 부각된다면 불국사의 의미는 물론 재미도 더욱 커질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세월호 다큐 ‘업사이드 다운’ 스페셜 포스터 공개

    세월호 다큐 ‘업사이드 다운’ 스페셜 포스터 공개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아빠는 널 기억해”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업사이드 다운’이 공개한 스페셜 포스터의 메인카피다. 8일 ‘업사이드 다운’ 제작사 프로젝트 투게더 측이 아버지의 뒷모습이 전면에 등장하는 스페셜 포스터를 공개했다. 공개된 포스터는 먼 곳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고독하고 외로운 뒷모습을 담았다. 더불어 포스터에 인용된 “세월호 유가족 고발하라”, “세월호 시행령 폐기” 등은 유가족이 그동안 견뎌야 했던 무거운 상황들을 보여준다. 특히 포스터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업사이드 다운’의 영문 타이틀이 뒤집혀 있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제작사 측은 “아버지의 꿈과 뒤집힌 한국사회를 전달하는 영화의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영화 ‘업사이드 다운’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 아버지들과 16인의 전문가가 세월호 참사에 관해 풀어낸 이야기다. 오는 14일 개봉예정. 상영시간 65분. 12세 관람가. 사진 영상=시네마 달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다산이 반한 산영루 끼고 도니 김시습 절개 어린 중흥사 눈앞

    다산이 반한 산영루 끼고 도니 김시습 절개 어린 중흥사 눈앞

    고양시, 道와 세계문화유산 추진 경기도와 고양시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북한산성에 문화유적 답사길이 생겼다. 곳곳에 있는 다양한 문화유적과 북한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고양시는 산을 찾는 사람에게 북한산성의 가치 및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북한산 문화유산 답사길’을 만들었다고 7일 밝혔다. 정동일 고양시 문화재 전문위원은 “연간 1000만명이 북한산을 찾지만, 곳곳에 많은 문화유적과 그 문화유적에 얽힌 이야기 등을 알면서 산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북한산에 있는 문화유적 및 역사, 이야기 등을 적극 활용해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서문에서 시작해 하창~중성문~노적사~산영루~중흥사지를 거쳐 태고사에 이르는 답사길을 걸어 봤다. 북한산성은 백제 때 축조해 고려시대 때 증축했다. 조선 숙종조에 대대적으로 축성했다. 길이가 12.7㎞인 북한산성은 고양시와 서울시 경계에 쌓은 석축산성이다.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사람이 오르는 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북한산에 둘러싸여 있다. 북한산의 주통로이며 정문인 대서문은 북한산성의 여러 출입문 중 가장 먼저 복원한 서쪽 문이다. 현판글씨는 이승만 전 대통령 친필로 알려졌다. 대서문에서 무량사를 거쳐 오르면 만남의 광장이 나타난다. 북한산성의 여러 창고 중 가장 아래에 있어 하창이라고 부른다. 옛 모습을 볼 수 있는 조그만 북한동역사관이 있다. 백운대 가는 길과 대남문 가는 길로 갈라지는 곳이라 늘 탐방객들로 넘쳐 난다. 이곳에서 보는 백운대, 영취봉, 만경봉이 일품이다. 하창에서 대남문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범용사 입구를 지나 400여m를 걷자, 나뭇가지 사이로 또 하나의 문이 나타났다. 중성문이다. 북한산성 안쪽에 있는 내성이다. 이곳에는 일부러 찾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시신을 옮기는 수구문이 있다. 중성문을 통과하자마자 왼쪽으로 돌아가면 보인다. 문루에 올라서면 노적봉, 백운대, 북장대가 멋지게 보인다. 숲길을 따라 300m를 오르면 노적사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고 이를 지키는 석사자상은 고양시 문화재다. 내려와서 대남문 방향으로 5분가량 걷자 왼편에 해서체로 백운동 입구라는 ‘백운동문’(白雲洞門)이라 쓴 암각문이 보인다. 한 글자당 폭은 약 1.5m로, 3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한다. 200여m 더 오르자 용학사 갈림길이 보인다. 가파른 언덕길 앞에 서서 고개를 들어 보니 계곡 가장자리에 북한산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누각인 산영루가 보인다. 누각 위로 떠오른 보름달이 산과 함께 계곡물에 비친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북한산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다산 정약용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문인이 글을 남겼다. 1925년 을축 대홍수 때 유실된 것을 고양시가 2014년 복원했다. 몇 걸음 산속으로 들어가면 이름 모를 들꽃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부근에는 조선시대 북한산성 수비를 맡은 총융청 지휘책임자 총융사들의 선정비 30여기가 남아 있다. 일부 공덕내용은 산영루 뒤편 거대한 암반에 새겨져 있다. 5분가량 더 오르면 산수유가 유난히 많이 피어 있는 중흥사가 나온다. 북한산 사찰을 관리하던 큰절이었다. 일제 강점기 때 홍수와 일본군 탄압 등으로 훼손돼 복원이 추진된다. 생육신 한 분인 김시습 선생이 세조의 왕위찬탈에 항거해 과거를 포기하고 전국 유랑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바로 위 태고사에는 보물로 지정한 조계종의 중시조이며 태고종의 중조인 태고 원증국사 보우의 사리를 안치한 승탑(부도탑)과 승탑비 등이 있다. 이 승탑은 고양시에서 가장 아름답고 크다. 승탑비는 고양시에서 가장 소중한 금석문 중 하나다. 목은 이색 선생이 태고 원증국사의 일생과 업적을 기록했다. 용의 머리를 닮은 거북받침돌을 비롯해 글씨가 비교적 선명하다. 태고사에서는 앞쪽으로 나월봉과 증취봉, 의상봉 등의 빼어난 경관을 볼 수 있다. 승탑 뒤로 이어진 숲길은 가을에 가장 아름다운 북한산 단풍길로 유명하다. 이 길을 따라 산에서 내려올 수 있다. 북한산에는 이처럼 선조들이 치열하게 살아온 흔적들도 남아 있다. 안내판 글을 읽고 산세도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었는데도 1시간 30분가량 걸렸다. 봄을 맞아 가족끼리 찾아가 볼만한 길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봄꽃과 함께하는 북한산 문화유적 답사길

    경기도와 고양시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북한산성에 문화유적 답사길이 생겼다. 절터, 암각문, 보물 등 다양한 문화유적이 산재하고 곳곳에서 북한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는 길이다. 고양시는 산을 찾는 사람에게 북한산의 아름다움과 북한산성의 가치 및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북한산 문화유산 답사길’을 만들었다고 7일 밝혔다. 정동일 고양시 문화재 전문위원은 “연간 1000만평이 북한산을 찾고 있지만, 곳곳에 산재한 많은 문화유적과 그 문화유적에 얽힌 이야기들을 알면서 산행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북한산에 있는 문화유적 및 역사, 이야기 등이 적극 활용돼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 답사길은 많은 옛 이야기를 간직한 다양한 문화유적들을 가장 가까이서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산속에 피는 각종 봄꽃과 북한산의 빼어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역사교육의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날 대서문에서 시작해 하창~중성문~노적사~산영루~중흥사지를 거쳐 태고사에 이르는 답사길을 순서대로 걸어 봤다. 북한산성은 백제 때 축조해 고려시대 때 증축했다. 이후 조선 숙종조에 대대적으로 축성해 오늘에 이른다. 12.7㎞인 북한산성은 고양시와 서울시 경계에 쌓은 석축산성이다. 연간 1000만명 이상의 등산객들이 찾아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사람이 오르는 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북한산에 둘러싸여 있다. 북한산의 주 통로이며 정문인 대서문은 북한산성의 여러 출입문 중 가장 먼저 복원한 서쪽 문이다. 현판글씨는 이승만 전대통령의 친필로 알려졌다. 대서문 부근에는 큰 벚나무가 있어 4월 중순 절경을 이룬다. 대서문에서 무량사를 거쳐 조금 더 오르면 넓은 만남의 광장이 나타난다. 이곳을 하창이라 부른다. 북한산성의 여러 창고 중 가장 아래에 있어 붙여진 지명이다. 과거 불법음식점들이 많았으나 모두 공원 내 민가들과 함께 철거됐다. 옛 모습을 볼 수 있는 조그만 북한동역사관이 있다. 백운대 가는 길과 대남문 가는 길로 갈라지는 곳이라 늘 탐방객들로 넘쳐 난다. 이곳에서 보는 백운대, 영취봉, 만경봉이 일품이다. 하창에서 대남문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범용사 입구를 지나 400여m를 걷자, 나뭇가지 사이로 또 하나의 문이 나타났다. 중성문이다. 북한산성 안쪽에 있는 내성(內城)이다. 이곳에는 일부러 찾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수구문(시신을 옮기던 문)이 감춰져 있다. 중성문을 통과하자마자 왼쪽으로 돌아가면 보인다. 문루에 올라서면 노적봉, 백운대, 북장대가 멋지게 보인다. 본래 민간인 통제구역이었으나 1990년대 중반 일반에 공개됐다. 중성문에서 숲길을 따라 300m를 오르면 노적사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고 이를 지키는 석사자상은 고양시 문화재다. 노적사에서 내려와 다시 대남문 방향으로 5분가량 걷자, 왼편에 해서체로 ‘백운동문(白雲洞門)’이라 쓰인 암각문이 보인다. 한 글자당 폭은 약 1.5m로, 3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이 과거 ‘백운동이란 마을의 입구’였음을 알려준다. 200여m를 더 오르자 용학사 갈림길이 보인다. 가파른 언덕길 앞에 서서 고개를 들어 보니 저만치 높은 계곡 가장자리에 누각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북한산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누각인 산영루다. ‘아름다운 북한산의 모습이 물가에 비친다’ 해 이름 붙여졌다. 누각 위로 떠오른 보름달이 산과 함께 계곡물에 비친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북한산의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다산 정약용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문인들이 글을 남겼다. 1925년 을축대홍수 때 유실된 것을 고양시가 2014년 복원했다. 등산로에서 몇 걸음 산속으로 들어가면 이름 모를 들꽃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산영루 부근에는 조선시대 총융사(북한산성 수비를 맡은 총융청의 지휘책임자)를 지낸 인물들의 선정비 30여기가 남아 있다. 일부 총융사의 공덕내용은 산영루 뒤편 거대한 암반에 암각돼 있다. 산영루에서 5분가량 더 오르면 산수유가 유난히 많이 피어 있는 중흥사가 나온다. 북한산 내 여러 사찰을 관리하던 큰절이었다. 일제 강점기 때 홍수와 일본군의 탄압 등으로 훼손돼 복원이 추진되고 있다. 생육신 한 분인 김시습 선생이 세조의 왕위찬탈에 항거해 과거를 포기하고 전국 유랑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중흥사 바로 위 태고사에는 조계종의 중시조이며 태고종의 중조 이신 태고 원증국사 보우의 승탑(부도탑)과 승탑비 등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승탑비는 태고사 대웅보전 우측에 있다. 고양시에서 가장 소중한 금석문(쇠나 돌에 새겨진 글) 중 하나다. 목은 이색 선생이 태고 원증국사의 일생과 업적을 비문으로 기록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용의 머리를 닮은 거북받침돌을 비롯해 글씨가 비교적 선명하다. 위쪽 옥개석에는 용과 구름이 새겨져 있다. 태고사에서는 앞쪽의 나월봉과 증취봉, 의상봉 등 빼어난 경관을 볼 수 있다. 대웅전에서 뒤로 약 50m 오르면 보물로 지정된 원증국사의 부도 승탑이 있다. 원증국사의 사리가 안치돼 있다. 이 승탑은 고양지역에서 가장 아름답고 크다. 이곳에서 백운대, 노적동, 용암봉이 보인다. 승탑 뒤로 이어진 숲길은 가을에 가장 아름다운 북한산 단풍길로 유명하다. 이 길을 따라 산을 내려올 수 있다. 북한산에는 나무와 암석뿐 아니라, 우리 선조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흔적들도 남아 있다. 그리고 그 각각의 흔적들에는 수많은 옛이야기들이 숨어 있었다. 안내판 글을 읽고 산세도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었더니 대서문에서부터 1시간 30분가량 걸렸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고시 플러스] 9일 소방직 필기시험 국어·영어 당락 갈라

    소방직 필기시험이 국가직 7급 시험이 열리는 9일 함께 실시된다. 소방공무원 시험 준비 전문학원인 ‘소방단기’ 김동준 강사에 따르면 올해는 필기시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지난해에는 필기가 65%, 체력이 25%, 면접이 10%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필기 75%, 체력 15%, 면접 10%로 변경되면서 필기시험 비중이 10%나 증가했다. 특히 통합 소방직 시험에서는 국어와 영어 점수에서 당락이 갈리는 경향이 크다. 공채의 경우 소방학 과목은 조정점수가 반영되지만 국어·영어·한국사 과목은 조정점수가 적용되지 않는 원점수로 평가하기 때문에 합격 성패의 중요한 요소다. 공무원을 직업으로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다른 시험에 비해 비교적 커트라인이 낮은 소방직에 응시하는 수험생이 많다. 더욱이 소방직은 필기점수뿐 아니라 체력과 면접 점수까지 모두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결정한다. 따라서 필기점수가 일반직보다 커트라인이 낮게 형성되는 편이며, 필기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도 체력과 면접 점수가 높다면 합격할 수 있다. 시험 당일에는 수정테이프와 샤프를 필히 지참해 사소한 시간 낭비를 줄여야 한다. 고사장에는 오전 7시 30분부터 들어갈 수 있다.
  •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법무부 서울지방교정청 교정본부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법무부 서울지방교정청 교정본부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 이야기’ 24회에서는 법무부 소속 기관인 서울지방교정청 사회복귀과 교정심리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교정직 공무원을 소개한다. 성폭력을 비롯해 폭력, 알코올, 마약 등 국민 일상을 위협하는 중독성 범죄의 재범을 예방하기 위해 수형자를 교육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교정심리치료센터의 업무를 살펴보고, 2013년 7월 교정직(교도) 9급 임상 특채(경력경쟁채용)로 임용된 박주식(34) 주무관의 업무와 채용과정, 공직 입문 소회 등을 들어봤다. 서울지방교정청 사회복귀과에서는 수형자를 대상으로 교육과 교화활동, 심리치료 등을 실시한다. 출소 후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를 위한 각종 사회복귀 프로그램과 정책이 이곳에서 수립, 입안된다. 일선 교정시설에서 이 프로그램과 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관리, 감독하는 역할이다. 서울지방교정청에는 사회복귀과를 비롯해 총무과, 보안과, 직업훈련과, 의료분류과, 전산관리과 등 모두 6개의 과가 있다. 박 주무관은 2013년 7월 교정직(9급) 임상심리 분야로 입직했다. 교정직(9급) 공무원이 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다른 국가직 9급 공개채용 방식처럼 필기와 면접시험을 치른다. 올해 선발인원은 모두 437명(남 412명, 여 15명, 저소득 10명)이다. 오는 9일 필기시험에서는 필수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와 선택과목인 교정학개론, 형사소송법개론, 사회, 과학, 수학, 행정학개론 가운데 2개 과목을 치른다. 박 주무관이 응시한 경력경쟁채용시험에는 지원 분야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응시할 수 있다. 선발 규모는 모두 215명(남 189명, 여 26명)으로 임상심리, 상담, 간호, 사회복지, 무도 등 5개 분야로 나눠 뽑는다. 경채 응시자는 필기·체력·면접 시험을 봐야 한다. 대신 필기시험 과목은 심리학개론, 교정학으로 공채보다 부담이 적다. 체력시험은 윗몸일으키기, 악력, 10m 2회 왕복달리기, 20m 왕복오래달리기의 4종목으로 구성된다. 박 주무관은 “필기시험은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준비했는데, 교정학의 경우 단순히 법령이나 판례뿐만 아니라 다른 이론 부분도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정직 공무원은 서울, 대구, 대전, 광주 등 4개 지방교정청 산하 교도소와 구치소에서 근무하게 된다. 광운대 산업심리학과와 경기대 대학원 범죄심리학과를 졸업한 박 주무관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인턴(1년 6개월), 법무부 산하 서울남부청소년꿈키움센터(옛 서울남부청소년비행예방센터) 강사(8개월)를 거쳐 공직에 발을 들였다. 박 주무관은 “사회적으로 범죄자 프로파일링 분야가 화두로 떠올랐을 때 범죄를 일으키는 요인을 분석해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의문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범죄심리에 대한 관심은 자격증 준비로 이어졌다. 박 주무관은 청소년꿈키움센터 강사로 일하며 임상심리사 2급, 범죄심리사 1급 자격증을 땄다. 2014년 12월부터 2년째 교정심리치료센터에서 근무 중인 그의 업무는 재범 가능성이 높은 성폭력사범을 대상으로 상담과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다. 인지행동치료 등을 통해 성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성범죄 유발 요인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들이 사회에 출소했을 때 재범을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알코올 관련 사범에 대한 교육도 담당하고 있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교정직 공무원 2명이 수형자 여러 명과 함께 진행하는 집단 상담 방식이다. 교정심리치료센터는 현재 전국에 5곳이 있다. 박 주무관이 일하는 서울지방교정청 교정심리치료센터는 구로구 천왕동 서울남부교도소 안에 있다. 교육 내용은 성범죄의 이해, 성에 대한 인식 변화, 대인관계, 중독의 이해 등이다. 박 주무관은 “수형자들에게 그들이 피해자에게 미친 나쁜 영향을 올바르게 인식시키고 충분히 죄를 뉘우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교정심리치료센터에서 진행되는 상담은 일반 상담과 다른 점이 많다. 박 주무관은 “일반 상담의 경우 정해진 시간도 없고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비교적 적은 데 반해 이곳에서는 각 교육생이 수형 생활을 하는 한정된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것을 전달하고 변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처음에는 교도관에게 반감을 갖고 교육을 거부하는 수형자도 있다. 박 주무관은 업무를 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수형자와의 교감’을 꼽았다. 그는 “수형자가 결국 마음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주무관은 ‘헌신’을 공직자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그는 “국민이 불안에 떨지 않게 하기 위해 사회에 복귀한 수형자가 재범을 저지르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 각각의 사연을 듣고, 그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교도관은 직업으로서 충분히 의미 있고 도전할 만하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지역인재 뽑는데 뛰어든 명문대 졸업생

    지역인재 뽑는데 뛰어든 명문대 졸업생

    정부청사에 침입해 성적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수험생 송모(26)씨가 ‘지역인재 7급’ 공무원시험에 응시했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전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05년부터 시행한 지역인재 7급 전형은 최근 인기를 끌면서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한때는 지방대 학생들이 차지하던 일자리였지만 이제는 이른바 ‘명문대’ 졸업자들까지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6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11년 5.3대1이었던 지역인재 7급의 선발 경쟁률은 올해 6.4대1로 상승했다. 올해 5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국가직 9급 공무원 공개채용시험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역인재 7급의 경우 대학교에서 예선을 거친 후에 시험에 응시할 수 있기 때문에 실질 경쟁률은 수십대1에 달한다. 대학의 추천을 받은 졸업예정자(졸업생 포함)는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시험, 수습근무 등 4단계 과정을 거쳐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대학별 추천 인원은 입학정원에 따라 4~8명으로 제한돼 있다. 또 지역별 인재의 공직 진출을 위해 특정 시·도 소재 대학 출신이 전체 합격자의 10%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대학에서 지역인재로 추천받는 요건은 까다롭다. 4학년 1학기까지 대학 성적이 상위 10% 이내를 유지하고 한국사능력시험 2급 이상, 토익 700점 이상의 성적을 보유해야 한다. 송씨도 이 요건을 충족했고, 이 대학의 지원자 30명 중 7명 안에 들었다. 하지만 대학 추천을 받아도 합격은 쉽지 않다. 그간 지원자가 적었던 상위권 대학생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는 올해 처음으로 학내 경쟁을 거쳤다. 2014~15년에는 해마다 추천 인원인 8명에 크게 못 미치는 3명만 지원했지만 올해는 15명이 지원서를 냈기 때문이다. 고려대도 올해 24명이 지원해 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대를 제외하면 올해 학교별 추천인원을 모두 채우지 않는 대학은 없었다. 지역 소재 대학은 내부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추천 인원이 8명인 경북대의 경우 2014년 14명이었던 지원자가 지난해 21명, 올해 38명까지 늘었다. 부산대 관계자는 “안정된 직업을 선호하는 분위기 때문인지 2014~15년에 30명 정도였던 지원자가 올해는 40명을 넘었다”고 말했다. 일부 지방 사립대는 아예 자체 서류전형과 모의시험을 보고 선발한다. 또 고시반처럼 지역인재 7급 예비반을 운영하기도 한다. 지역인재 7급 시험을 준비하는 한모(25)씨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예비반에서 PSAT(공직적격성평가) 모의시험, 면접시험 대비법 등을 공부하고 있다”며 “학교 내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대학 성적이 상위 3% 이내에는 들어야 하고 토익 점수도 높아야 한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말하는 가장 어려운 단계는 PSAT라는 필기시험이다. 송씨가 청사에 침입해 조작한 성적이기도 하다. PSAT는 공무 수행에 필요한 기본적 지식과 소양, 공직자 자질 등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2004년 외무고시에 처음 도입됐고, 언어논리·자료해석·상황판단 등 3개 영역을 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재입대, 男 최악의 악몽에서 20대 취준생의 꿈으로

    재입대, 男 최악의 악몽에서 20대 취준생의 꿈으로

    병사시절 근무 호봉까지 인정 항공운항 지원은 고졸도 가능 2년새 20대 지원자 두배 늘어최근 6년간 경쟁률 13대1 “청년 실업률이 12.5%라는데 저 같은 지방대생이 제대로 취업이나 하겠어요. 그래서 준사관(준위 계급)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급 같은 게 없어서 재미는 떨어질지 몰라도, 어쨌든 합격만 하면 정년까지 쭉 가는 거잖아요.”(22세 대학생 김모씨) 최근 육군 준사관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경쟁률이 수직으로 치솟고 있다. 상사나 원사에서 진급하는 게 아닌, 일반인 대상 준사관 신규 공채는 육군헬기를 조종하는 ‘항공운항직’과 ‘통·번역직’에서 이뤄지고 있다. 두 직군의 모집정원을 다 합해도 한 해 20명 정도밖에 안 되지만,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업인 데다 초봉이 높다. 항공운항직의 경우 운항 기술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다. 준사관이 알음알음 소문으로 몰리는 ‘틈새 인기직업’이 된 이유다. 5일 국방부에 따르면 항공운항직 준사관 선발 시험의 응시자는 2010년 114명, 2013년 179명에 이어 지난해 430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응시 연령이 만 20~29세에서 만 50세 이하로 완화돼 59명의 30·40대 지원자가 응시한 것을 제외하더라도 20대 응시자가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013년에 새로 생긴 통·번역직 선발시험(만 20~45세 응시 가능)은 지난해까지 총 108명이 지원했다. 이 중 71%(77명)가 20대였다. 20대들이 준사관 시험에 도전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직업의 안정성 때문이다. 준위는 위관·영관급 장교와 달리 계급 정년이 없다. 단일 계급으로 정년까지 장기복무가 가능하다. 초봉이 외려 대위보다 높은 것도 청년들이 선호하는 이유다. 군대를 포함해 이전 군 복무 경험을 호봉으로 산정해 준다. 예를 들어 공군(24개월 복무) 사병 전역자가 육군 준사관에 임용되면 올해 공무원보수규정 기준으로 3호봉(178만 7000원)이 책정된다. 이는 중사 8호봉(175만 2300원), 대위 1호봉(176만 1100원)보다 높은 액수다. 경찰·소방, 국가·지방직 등 다른 공무원 시험보다 응시 과목도 적은 편이다. 민족부사관장교학원 관계자는 “별도의 항공 전문지식이 없어도 군 복무 경험이 있고 고졸 학력 이상이면 항공운항 준사관 시험에 지원할 수 있다”며 “1차 평가에서 지적능력평가, 직무성격검사, 상황판단검사, 국사시험을 보고 영어는 토익, 텝스, 토플 등 공인어학성적를 제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통·번역 준사관 시험도 서류전형에서 영어 공인 어학성적만 제출하면 된다. 하지만 선발 인원이 적다 보니 결코 만만한 시험은 아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육군 항공운항 준사관은 97명을 선발했는데 지원자가 1270명(경쟁률 13대1)이었다. 통·번역 준사관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원자 108명 중 17명이 선발돼 경쟁률이 약 6대1이었다. 군 진로 컨설팅업체인 유학군단 관계자는 “영어 성적이 1등급(토익 850점, 텝스 700점, 토플 99점 이상)이 안 되면 합격하기 힘들다”며 “종합성적을 산정할 때 0.1점 차이로도 당락이 좌우된다”고 전했다. 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유능한 인재들이 공직에 들어오는 일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취업난이 반영돼 있다는 점에서 마냥 좋다고만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회의 다양한 분야를 균형 있게 발전하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해외여행 | 교류交流에 대하여-조선통신사의 흔적을 기록하다

    해외여행 | 교류交流에 대하여-조선통신사의 흔적을 기록하다

    교류交流에 대하여 조선통신사의 흔적을 기록하다 일본의 역사 왜곡이 사실에 의도를 개입시킨 ‘불순한 장난’이라면, 그 장난을 가능케 하는 원인은 역사에 대한 무지無知에 있다고 생각했다. 무지를 지知로 바꾸는 첫 번째 행동은 기록하는 것이다. 한양에서 에도까지 왕복 4,000km를 오갔던 조선통신사, 그 흔적을 기록하기 위한 여정에 나섰다. 나는 잠시 부끄러웠다 강우량 많다는 도시답게 닛코日光에 들어서자 눈발이 날렸다. 눈은 온천마을의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더 도드라지게 해주는 소품 같았다. 기누가와鬼怒川 온천은 소박하면서 깨끗했다. 다음날 아침에도 눈은 그치지 않았다. 조선통신사 숙소 터가 있다는 이마이치今市 객관으로 가는 날이었다. 통신사 300명을 포함해 일본인 경호원까지 약 2,000명이 이틀 동안 머물렀다는 숙소는 지금 유적비 하나만 남아 있다고 했다. 안내원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못 갈 수도 있다며 염려했다. 그러나 고작 기념비 하나 세워져 있는 곳이라니 설령 가지 못한다 해도 크게 낙담할 건 없다 싶었다. 점심 무렵 눈은 멎었고 가이드는 낭보라며 일정대로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버스는 황량한 공터에 취재진을 내려 줬다. 유적비가 있는 풀밭 속까지 누군가 애써 눈을 치운 흔적이 선명했다. ‘닛코 조선통신사 연구회’의 야나기하라 가즈오키씨가 일정이 취소될까 노심초사하며 오전 내내 낸 길이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노신사는 차분하면서도 열정적으로 유적비를 설명했다. 통신사의 최종 목적지는 천황이 있는 에도(江戸, 현재의 도쿄)였지만 1636년 4차 통신사 300명은 도쿄에서 150km 떨어진 닛코까지 갔다.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를 신으로 모신 도쇼구東照宮, 동조궁를 보여 주고 싶은 막부의 강력한 요청 때문이었다. 그것을 위해 일본은 지금의 화폐가치로 약 100억원을 들여 임시 숙소를 지었다. 지금은 그 터에 기념비를 하나 세웠다. 2007년 조선통신사 400주년을 기념해 600만엔의 모금으로 만든 것이다. 나는 조선통신사보다, 기념비보다, 이것 하나를 보여 주기 위해 전날부터 일기예보를 점검하고 오전 내내 홀로 눈을 치웠을 야나기하라씨의 열정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가 더 궁금했다. 직업적 책임감이라기엔 그의 눈빛과 음성과 분위기가 연출 없이 정직했다. 그것은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에게서 나오는 형형함이었다. “당신에게 조선통신사는 어떤 의미냐”고 물었다. 그는 “스승과 대마도를 가서 우연히 조선통신사 관련 자료를 접하게 되었고 스승이 돌아가신 후 깊게 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지금의 한류처럼 당시의 조선통신사는 한시, 서도, 문화, 그림 등을 일본인들에게 전파해 준 공로가 분명히 있다”는 말도 강조했다. 그는 시간을 기록하는 사람이었다. 과거의 사건을 사실 그대로 기록하고 보존해서 타인에게 보여 주려는 것이 눈 속의 길을 만들어 낸 힘이었다. 일본의 역사 왜곡이나 한국의 국사교과서 국정화 쟁점이 사실에 의도를 개입시키면서 발생하는 ‘불순한 장난’이라면 역사에 있어 무지無知는 그 장난을 가능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생각했다. 무지를 지知로 바꾸는 첫 번째 행동은 기록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보존이며 세 번째는 관심이다. 조선통신사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관심이 일천하다는 이유로 나는 기록을 일구는 노인 앞에서 잠시 부끄러웠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 일본을 통일하고 250년 지속된 에도 막부 시대를 연 초대 쇼군將軍.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으로 단절되었던 조선과의 무역을 재개하기 위해 1607년 조선에 먼저 국서를 보냈고, 이후 조선이 제시한 제한적 무역조건 아래 조선통신사의 길이 열렸다. 조선통신사의 장대한 여정 조선시대에 12번의 통신사가 일본을 방문했다. 임진왜란 이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정권을 잡으면서 활성화됐다. 일본은 조선의 앞선 문화를 통신사를 통해 접하고 싶었고 조선은 일본의 재침략 의도를 점검하면서 조선인 포로를 생환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양국이 믿음信으로 소통通하자 해서 통신通信사가 되었다. 정사(당상관급), 부사, 종사관 3사가 인솔하며 군관, 역관, 의원, 화원(화가), 마상재(달리는 말 위에서 무예를 하는 사람), 소동(심부름꾼 아이) 등이 따라갔다. 약 300~500명으로 구성됐다. 한양에서 에도까지 왕복 4,000km 거리를 수로와 육로로 이동했다. 8개월에서 1년이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현해탄 건너기도 쉽지 않았으니 차출된 사람은 유서를 쓰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무사귀환을 빌며 해신제를 지냈다. 행렬은 일본 사무라이 호위무사까지 800명이 넘었다. 도로를 닦고 숙소를 짓고 배를 만들고 하는 준비기간만 반년이었다. 한 번 통신사를 맞이하는 데 일본의 1년 국가 예산을 모두 쏟아 부을 정도(NHK 보도에 따르면 현재 가치로 약 1,000억엔한화 약 1조750억원)였다니 일본 입장에서도 무척 큰 외교행사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고립된 섬나라 일본은 중국의 앞선 문명과 조선 고유의 문명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통신사를 적극 환영했다. 남의 것이라도 좋다면 기꺼이 받아들이는 일본인 특유의 실용주의良いとこ取り, 이이 토고 토리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반면 조선통신사는 그러지 못했다. 침략전쟁을 겪고 얼마 후였으니 마음에 꽃바람이 불었을 리 만무했다. 게다가 유교국가 조선의 눈에 일본 문화는 계통 없는 잡스러움이 아니었을까. 통신사로 참석했던 김인겸과 신유한은 <일동장유기1764년>와 <해유록1719년>에서 오사카를 본 후 도시의 발전된 문명을 놀라워하면서도 오랑캐의 번영을 원망하고 애석해하는 것에 기운을 더 쏟았다. 게다가 대다수 도공 포로는 조선으로 돌아가는 대신 장인 대우를 받는 일본에 남기를 원했다. 돌아가면 죽는다는 흉흉한 소문도 돌았다. 많이 주고 덜 가져온 탓인지 한국에서 조선통신사의 역사적 의의는 많이 노출되지 못했다. 다행히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한일 양국이 조선통신사 관련기록물 111건 333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려 하고 있다. 여기까지가 조선통신사 기록에 대한 핵심적 정리다. 한성(지금의 경기도 광주)-동래(부산)-이즈하라(대마도)-시모노세키-아카시-사카이-교토-나고야-하마마쓰-에도(도쿄)-닛코로 이어지는 통신사의 여정. 그중 이번 취재지였던 도쿄와 닛코 주변의 흥미로운 관광지 몇 개를 더한다. “일본은 중국의 앞선 문명과 조선 고유의 문명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통신사를 적극 환영했다. 남의 것이라도 좋다면 기꺼이 받아들이는 일본 특유의 실용주의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도쇼구를 자랑하고 싶었던 막부와 스토리텔링 한국 여행객에게 일본의 신사神社는 여러모로 불편하다. 역사적으로는 신사참배의 부정적 이미지가 있고 이념적으로는 야스쿠니 신사의 전범자 예우를 기억한다. 그러나 일본 여행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신사이며 사당이다. 신사를 중심으로 한 사당 문화가 일본인의 종교이며 생활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종교, 신도神道는 일본의 토착 신앙에 유교와 불교를 혼합한 것이다. 비록 그 발원의 과정에서 태양신을 덴노(천왕)의 조상신으로 둔갑시키고 태양신의 아들 덴노에게 충성을 다해 섬기라는 정치적 오염의 혐의도 받고 있지만 일본의 신사는 일본의 역사와 문화와 정신과 일상을 응축해 놓은 곳이다. 닛코의 가장 대표적인 신사가 도쇼구東照宮, 동조궁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후 일본을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시신이 이곳에 있다. 그의 손자 도쿠가와 이에미쓰德川家光가 1636년에 금 56만8,000냥이라는 막대한 공사비를 들여 현재의 규모로 호화찬란하게 증축했다. 에도 막부는 이것을 통해 막부의 권위를 통신사에게 과시하고 싶어했다. 4차, 5차, 6차 통신사를 이곳으로 초대한 이유다. 도쇼구에 들어서면 우측에 보이는 종은 5차 통신사의 선물이다. 도쿠가와 무덤 앞에는 통신사가 전달한 삼구족(화병, 향로, 촛대)이 놓여 있다. 이것이 조공이냐 하사냐 하는 것을 두고 양국이 대립했다. 그 첨예한 갈등 때문인지 설명문 하나 붙어 있지 않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도쇼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산이다. 보물도 많고 예술품도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야기가 많다. 울창한 삼나무의 호위를 받으며 점점 좁아지는 계단을 오르면 신사의 입구인 도리이鳥居가 나온다. 도쇼구의 도리이는 일본에서 가장 큰 돌로 만들어졌다. 높이 9m. 기둥둘레 3.6m. 재미있는 것은 도리이 하단부에 조각된 연꽃 문양이다. 신불습합神佛習合, 불교를 믿는 게 신도를 믿는 것이라는 일본의 혼합주의 종교관을 도리와 연꽃 문양에서 본다. 기도할 때 ‘하느님 부처님(카미사마かみさま, 호토케사마ほとけさま)’을 찾는 것도 같은 정서다. 이런 모습 때문에 저들은 도쇼구를 일컬어, 불교의 사원과 일본의 신사 건축양식이 혼합된 건축의 백미라고 말한다. 입구를 지나면 정문인 요메이문陽明門이 나온다. 닛코를 보지 않고 미美를 논하지 말라는 말이 이곳에서 나왔다. 그 화려한 문의 외경과 더불어 흥미로운 것은 원숭이를 거꾸로 조각한 의도다. 완벽함보다는 허술함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라는 일본의 철학을 또 여기서 본다. 원숭이를 통한 스토리텔링은 경내의 마구간에서 절정을 이룬다. 부모가 아들에게 해주는 인생 이야기가 8개의 원숭이 이야기로 마구간에 조각돼 있다. 연애, 결혼, 임신과 희로애락이 그 안에 다 담겨 있다. 그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산자루三猿·さんざる다. 유년기에는 세상의 나쁜 것을 보지 말고(미자루), 듣지 말고(키카자루), 말하지도 말라(이와자루)는 부모의 말에 원숭이는 눈과 입과 귀를 막고 있다. 또 하나 유명한 것이 있다. 잠자는 고양이(네무리네꼬眠り猫) 조각이다. 히다리진 고로 左甚五郞의 작품이며 고양이 뒤의 참새 조각과 더불어 공존과 평화를 상징한다. 그러나 그 명성에 비해 잠자는 고양이의 실체는 벨기에 브뤼셀의 오줌싸개 동상보다 더 작게 숨어 있다. 기대감이 무너지는 의외성도 여행의 즐거움이라면 그 의도는 200% 성공한 셈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무덤과 그 앞의 삼구족을 보기 위해서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 힘이 든다고 생각할 때, 도쿠가와의 유훈 하나를 만난다. “인간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다. 서두르면 안 된다.” 고구려인을 신으로 모신 일본 신사 일본의 야요이 시대BC200~AD300에 한반도에서 사람들이 현해탄을 넘어갔다. 일본은 이들을 도래인渡來人, 도라이진,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도래인은 일본 열도에 농경과 금속기 사용법을 전파하면서 큰 변혁을 선물했다. 두 번째 도래인은 5세기 백제 유민들이다. 일본에 제철기술을 전수했고 바느질과 비단, 소와 말을 보급했다. 7세기에 이르러 도래인 수는 토착 일본인인 조몬인보다 훨씬 많아졌다. <총 균 쇠>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7세기 일본 인구 540만명 중 80% 가량이 한반도에서 이주한 이들이었다”라고 말한다. 668년 고구려가 멸망했다. 이제는 고구려인들이 도래인이 되어 일본으로 갔다. 2년 전 외교사절로 일본에 간 약광若光은 ‘왕’이라는 성性을 받았다. 716년, 7개 지방에 흩어져 살던 고구려인 1,799명이 무사시노 지방으로 이주해 고려군을 창설했다. 일본에서는 고구려인을 고마비토高麗人, 고려인라고 불렀다. 약광은 초대군장이 됐다. 오늘날 가나가와현 오이소에는 고려산이 있고 주소에도 고려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 초기 고구려인이 정착했던 지역이다. 고구려인은 고려사라는 절도 세웠다. 지금 그 절은 다카쿠高來 신사가 되었다. 일본 거리의 표지판에서 문득 고려라는 지명을 만나니 신기하고 반갑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좀 더 선명한 고구려인의 흔적을 찾아보고 싶다면 고마군의 중심지인 사이타마현 히다카日高시를 가면 된다. ‘고려강高麗川, 고마가와’이 있고 ‘고려역高麗驛, 고마에끼’이 있다. 약광을 신으로 모신 고마신사高麗神社도 있다. 산악·하천·호수·늪·민속신·실존인물·전설인물 등이 모두 신이 되는 신도의 나라 일본에서, 고구려인 약광도 신이 되었다. 우수한 문화를 일본에 전하고 무사시 지역을 개척한 공로였다. 고마신사 입구에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서 있다. 한일국교 40주년을 맞아 민단(재일동포)이 기증한 것이다. 고구려인을 신으로 모시고, 그 후손들이 터를 이루고 살고 있으며, 신사 입구엔 한국의 조각물이 서 있으니, 한국 여행객들은 여느 신사와 다른 친숙감을 느낄 수 있다. 한국의 정치인, 연예인 등도 방문 기념으로 나무와 명판 등을 남겼다. 고구려인으로서 신의 반열에 오른 탓일까? 요즘 약광은 출세의 신으로 모셔지고 있다.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 등 6명의 역대 총리가 이곳을 참배한 뒤 총리대신 또는 국무대신에 올랐다고, 관계자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자랑을 한다. 뒤로 돌아가면 400년 전에 지어진 고려씨의 구주택이 있다. 국가지정 중요문화재다. 고마신사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쇼텐인聖天院, 성천원이란 절이 있다. 일본식 정원이 잘 다듬어져 있고 한국의 대웅전을 닮은 사당도 웅장하다. 쇼텐인 뒤쪽 고마산 중턱에는 ‘고구려 성지’도 있다. 성지 우측으로 고구려의 광개토대왕, 신라의 태종무열왕, 백제의 왕인 박사, 고려의 정몽주, 조선의 신사임당 상像이 모셔져 있다. 2차 대전 때 징용되어 돌아가신 무명의 조선인 위령탑이 있어 더 특별하다. 남북한 재일동포들의 성금으로 건립됐다. 에디터 고서령 기자 글 Travie writer 윤용인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일본정부관광국 www.jroute.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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