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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방병원·안과서 ‘골수 줄기세포 주사’, 6개월 만에 실손보험금 33억 불어나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의 실손보험금 지급액 규모가 반년 만에 38배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4일 드러났다. 허위 도수 치료에 대한 금융당국과 보험사의 단속이 강화됨에 따라 실손보험금을 노린 또 다른 변칙 의료 행위가 등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인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4개 손해보험사의 골수 줄기세포 주사 관련 실손보험 청구 건수는 지난해 7월 32건에서 12월 856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실손보험금 지급액도 9000만원에서 33억 9900만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총 누적 보험금 청구 건수는 1801건, 보험금 지급액은 82억 100만원이다. 골수 줄기세포 주사는 환자의 엉덩이뼈에서 골수를 채취해 무릎에 주사하는 관절염 치료법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이 치료법의 효과를 인정해 ‘신의료기술’로 지난해 7월 지정했다. 문제는 정형외과뿐 아니라 일부 한방병원, 안과 등에서 무분별하게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반기 골수 줄기세포 주사와 관련된 실손보험 청구 건수가 많은 상위 5개 병원 가운데 3곳이 한방병원이었다. 부산, 경남의 백내장 수술 전문 안과 2곳도 정형외과 의사를 고용해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를 했다. 이들 한방병원과 안과는 환자에게 입원을 권유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주사 치료 시술 시간은 30분 안팎인 데다 시술 1시간 뒤부터 거동할 수 있어 입원이 필요하지 않다. 보험업계는 병원이 고액의 비급여 의료비를 발생시키려고 입원을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를 받으려고 전국 각지에서 특정 병원으로 몰리거나 같은 보험설계사의 소개로 병원을 찾는 등 브로커 개입이 의심되는 정황도 발견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골수 줄기세포 주사 보험금 지급액 규모가 연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험업계는 보고 있다. 이는 2022년 10대 비급여 항목인 하이푸 시술 등 생식기 질환(741억원·9위)과 비슷한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금 청구 건수, 지급 액수의 증가 속도가 이례적으로 빨라 석연치 않다. 증가세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 美 공군, AI 기반 무인 전투기 개발 박차

    B-21 등 전략 폭격기와 함께 공중 합동작전으로 적을 효율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무인 전투기를 미군이 개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협동전투기(CCA)로 불리는 무인 전투기는 기존 드론(무인항공기)보다 진화한 미니 전투기다. 조종사가 탑승한 F-35 전투기와 B-21 폭격기를 호위하고, 탑재 무기로 목표물을 공격하면서 정찰·통신 거점 역할을 하는 ‘윙맨’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CCA 개발은 중국보다 공중 전력 우위를 모색하고, F-35 스텔스 전투기 등 기존 전력 대비 예산 효율성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 국방부는 CCA 제작 업체 두 곳을 올여름까지 선정할 계획이다. 이미 보잉, 록히드마틴, 노스럽그루먼, 제너럴 어타믹스, 안두릴 등 미 군수업체들이 수주 경쟁 중이다. 미 공군은 향후 5년간 60억 달러(약 80조원) 예산을 투입해 무인 CCA 1000대를 보유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방산업계는 향후 AI 무인전투기 목표 생산가를 1000만 달러(130억원)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데, 이는 1억 달러(1300억원)에 이르는 F-35 전투기 등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가격이다.
  • 봄꽃피는 3월은 ‘여행가는 달’…꽃 향기 물씬 나는 남도의 봄 명소 3곳 [두시기행문]

    봄꽃피는 3월은 ‘여행가는 달’…꽃 향기 물씬 나는 남도의 봄 명소 3곳 [두시기행문]

    산들산들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봄.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꽃망울들이 활짝 피는 시기가 되면 많은 지역에서 연이어 봄꽃 축제를 준비한다. 제주 유채꽃 축제를 제외하면 제일 빠른 꽃 축제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전남 광양에서 열리는 매화축제이다. 매화축제를 시작으로 구례의 산수유 축제, 여수 영취산과 대구 비슬산의 진달래 축제도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로 꼽힌다. 최근 문화체육부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여행가는 달’캠페인을 추진한다. 비수도권 지역 여행 위주로 교통과 숙박, 여행상품에 대한 대규모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3만원으로 즐기는 당일 기차여행의 특별한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방방곡곡 숨겨져 있는 로컬 여행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로컬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지역 여행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행가는 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행가기 좋은 3월 꽃 향기 가득한 남도의 봄을 느낄 수 있는 명소 3곳을 소개 한다 광양 매화축제 주소 :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399-1 행사기간 : 2024년 3월 8일(금) ~ 3월 17일(일)지리산 자락을 수놓으며 굽이굽이 흘러가는 섬진강을 따라가면 매화나무가 줄지어 있는 섬진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맑고 온화한 강바람과 알맞게 피어 오르는 물안개가 매실 농사에 적합하여 곡식 대신 매화나무를 심어 매년 3월이 되면 70년 이상 된 매실 고목 수백 그루가 만들어내는 장관을 느낄 수 있고 하얗게 만개한 매화꽃이 눈꽃과도 같다. 중간중간 붉게 물든 홍매화들은 강렬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섬진강변과 청매실농원 중심으로 33㎡ 매화군락이 환상적인 장관을 이루며 해마다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이다. 올해로 제 23회를 맞이하는 매화축제는 ‘광양 매화, K-문화를 담다’라는 주제와 ‘매화가 오니 봄이 피었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차별화된 매력적인 콘텐츠가 준비 되어있다.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교통상황 실시간 안내, 화장실 추가설치, 불법 노점상,야시장 단속 강화, 휠체어와 유모차 대여 등을 정비했다. 올해는 특별한 행사로 ‘섬진강 맨발걷기’ 이벤트도 진행한다. 축제 기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2시간 운영되며 응모한 참여자들 중 추첨을 통해 매일 1명에게 10만원권 상품권도 제공 한다. 섬진강의 대지를 걸으면서 인고의 꽃을 피우는 매화의 고결한 정신을 생각하고 건강과 특별한 행운도 챙기는 기회를 누릴 수 있다. 주차장은 전체 무료로 운영되며 교통량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차면을 대폭 확충하고 셔틀버스 운행구간을 축제장까지 연장한다. 새벽녘에 방문하면 아름다운 일출과 함께 한적하게 매화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축제장에는 지역주민들이 운영하는 시장에서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별미인 섬진강 재첩국과 이 시즌에만 먹을 수 있는 벚굴의 맛도 느껴보는 것도 좋다. 구례 산수유 꽃 축제주소 : 전남 구례군 산동면 상관1길 45행사기간 : 2024년 3월 9일(토) ~ 3월 17일(일)산수유 마을이라 불리는 구례 산동면에는 11만 7000그루가 넘는 산수유나무가 있다. 우리나라 최대 산수유 생산지인 곳으로 꽃망울이 터지는 3월 중순부터 4월 초순까지 마을마다 노란 물결로 뒤덮인다. 옛 구례 산동면 처녀들은 입에 산수유 열매를 넣고 앞니로 씨와 과육을 분리하였는데 작업을 반복해서 인지 앞니가 많이 닳아 있어 다른 지역에서도 산동 처녀는 쉽게 알아본다고 했다. 산수유는 예부터 몸에 좋아 입으로 씨를 불리해온 산동 처녀와 입 맞추는 것이 보약을 먹는 것보다 이롭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구례 젊은 사람들은 변치 않은 사랑을 맹세하기 위해 산수유 꽃과 열매를 연인에게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지리산 노고단 아래 자리한 마을은 산비탈에 잘 자라는 산수유나무가 살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주차장인 산수유사랑공원을 시작으로 대평마을, 반곡마을, 하위마을 그리고 상위마을까지 마을 곳곳 몽실몽실한 산수유 꽃들이 피어난다. 특히 마을 가장 위에 자리 잡은 상위마을은 3만여 그루의 산수유가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고 산수유 꽃과 돌담길의 서정적인 멋이 그윽하다. 커다란 산수유 꽃 조형물이 있는 공원에 오르면 샛노란 마을 풍경을 볼 수 있다. 올해 마을에서는 산수유의 꽃말인 ‘영원 불변의 사랑’을 주제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음악회가 개최된다. 개막일에 열리는 풍년기원제를 시작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산수유 열매 까기 대회, 어린이 활쏘기 체험, 산수유 꽃 길 걷기, 농악 한마당 등을 즐기며 특별한 상품도 받을 수 있다. 축제와 함께 산수유수제비, 쑥부쟁이비빔밥, 수구레국밥 등 향토음식을 맛보는 재미도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 보길 바란다. 구례 화엄사 주소 : 전라남도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12지리산 노고단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의 초입에 위치한 큰 사찰로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화엄사는 사찰의 고즈넉한 정취와 홍매화의 황홀한 색과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는 명소이다. 천년 고찰로 544년(백제 성왕22년)에 연기조사가 창건하였다고 해서 절의 이름을 화엄경(華嚴經)의 화엄 두 글자를 따서 붙였다고 한다. 각황전 앞 석등(石燈)과 4사자 삼층석탑(四獅子 三層石塔),노주(露珠), 동서오층석탑(東西五層石塔), 석경 등 중요한 유물이 전해 오고있다. 국보인 각황전 앞의 6.36m나 되는 거대한 석등은 8각의 하대석이 병 모양의 간석을 받치고 있고, 중간에 띠를 둘러 꽃무늬를 연이어 새긴 것으로 현존하는 국내 석등 중 가장 큰 것이며 통일신라시대 웅건한 조각미를 간직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화엄사 내 원통전과 각황전 사이에는 매화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각황전 옆 장륙전이 있던 자리에 조선시대 숙종 때 각황전을 중건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계파선사가 홍매화를 심었다. 그래서 이 나무를 장륙화(丈六花)라고 하며, 다른 홍매화보다 꽃 색깔이 검붉어서 흑매화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가지가지 가득히 진홍색 매화를 피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으며 2024년 2월 천년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홍매화의 아름다운 자태와 사찰과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화엄사 경내의 작은 암자인 길상암에는 수령 450년, 나무높이 8.2m의 매화나무인 ‘화엄매’ 또한 2007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 되어있다. 이 매화나무는 꽃과 열매가 다른 재래종 매화보다 작지만 꽃향기는 그보다 더 강한 것이 특징이다. 원래 네 그루 있었다고 하지만 세 그루는 고사하였고 지금은 한 그루만 남아 있고 안내도에 표시가 되어있지 않아 홍매화를 촬영하러 방문하는 관광객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구례 화엄사는 올해 홍매화 국가유산 천연기념물 지정을 기념하여 ‘색을 듣고 소리를 보는 홍매화’라는 주제로 프로사진 및 휴테폰 사진 콘테스트도 진행한다. 2월 25일(일)을 시작으로 29일간 진행하는 이벤트로 홍매화 명소 화엄사에서의 아름다운 사진 콘테스트에 동참하여 상품도 받고 홍매화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져 보기를 바란다.
  • 137만명 홀린 이건희 컬렉션… 4월 제주서 신드롬 다시 일으키나

    137만명 홀린 이건희 컬렉션… 4월 제주서 신드롬 다시 일으키나

    지난해 광풍을 몰고 왔던 ‘이건희 컬렉션’이 오는 4월부터 제주에서 열려 또 한번 신드롬을 불러 일으킬지 주목받고 있다. 4일 제주도립미술관 등에 따르면 다음달 23일부터 7월 21일까지 90일동안 제주도립미술관 1층 전시실에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개최하며, 국립제주박물관에서는 6월4일부터 8월 18일까지 기증 1주년 기념으로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을 연다. 2020년 故 이 회장 유족 측은 지난해 4월 국보·보물을 비롯한 문화재와 거장의 명작 등 시대와 분야를 망라한 수집품 약 2만 3000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귀한 작품을 국민과 공유하고자 했던 이 회장의 뜻을 기려 전국 순회전을 결정했다. 지금까지 서울 경기 과천 청주 대전 부산 대구 광주 등 11개 지역서 137만여명이 관람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올해에는 4월 제주에 이어 하반기 강원 춘천, 전북을 끝으로 전국투어를 마무리한다”면서 “지역특색에 맞게 그 지역에 별도로 기증된 작품들과 지역출신 작가들의 미술작품을 함께 구성해 전시하는 만큼 제주 특별전도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립제주박물관에서는 도자기나 조선시대 고미술을 중심으로, 도립미술관에서는 근·현대미술 작품을 차별화해 선보일 예정”이라며 “이건희 컬렉션 작품 50여점과 이인성 김기창 등 근현대화가들의 대표작 20여점 등 총 7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제주출신 강유배, 고영훈 작가 2명이 이건희컬렉션에 포함돼 지역 특색을 살릴 예정이다. 그는 이어 “도의회의 지적처럼 관광객 N차 관람을 유도하기 위한 ‘컬렉션’에 방점을 찍는 서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면서 “1층은 이건희 컬렉션, 2층은 3년간 도립미술관이 수집한 작품을 중심으로 한 신소장전을 열어 미술관 본래 기능인 수집의 의미를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부대 프로그램으로 청소년 시민교양강좌를 비롯, 야외 콘서트장에선 가정의 달과 맞물려 공연을 다채롭게 준비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번 컬렉션 흥행을 어느 정도 기대하는 눈치다. 현재 관람료가 다소 비싼 앙리 마티스와 라울 뒤피 전시가 2만여명이 관람한 것에 비춰 상대적으로 관람료(도민 1000원) 부담이 적어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특히 6월 4일 개막하는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유물 중 서화, 청자, 백자, 불교미술 등 300여 점이 전시된다. 이중 국보 지정 문화유산인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고려불화를 도내 최초 공개한다. 또한 조선 명품 서화, 고려사경 등 평소 만나기 힘든 작품들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 국보급 작품들이 물 건너오는 만큼 작품에 흠집이 안나도록 철통 보안·특급 운송 ‘제주상륙작전’을 펼친다. 이재호 극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서울서 포장한 대규모 유물들은 육로를 통해 완도 혹은 목포를 거쳐 카페리호로 제주에 상륙하기까지 최소 일주일 정도 소요된다”면서 “흔들림없는 문화재 운송을 위해 대형 무진동차량(5t트럭 2대 이상)을 동원할 정도로 철통보안을 유지하게 된다”고 전했다.
  • [정재정의 독사만평] 쿠바 수교와 아바나의 추억

    [정재정의 독사만평] 쿠바 수교와 아바나의 추억

    지난달 13일 정부는 쿠바와의 국교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쿠바가 1949년 한국을 승인했다가 1959년 사회주의 혁명으로 단교한 이래 65년 만에 이루어진 외교 성과다. 반면에 북한은 형제국가라 자랑하던 쿠바가 한국과 수교했으니 외교 실패라 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국가로 매도한 직후여서 그 타격은 더 클 것이다. 한국과 쿠바의 수교 소식을 듣는 순간 불현듯 27년 전 아바나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1997년 2월 중순 쿠바를 여행하고 있었다. 2월 12일 날짜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날 호텔 텔레비전에서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황장엽(1923∼2010)이 수행원 김덕홍과 함께 베이징의 한국대사관에 망명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깜짝 놀랐다. 황장엽은 이른바 주체사상을 체계화하고 김정일의 스승으로서 후계 작업을 주도하던 인물이다. 북한 권력 서열 13위에 오른 핵심 인물이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주체사상연구회 국제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베이징으로 왔다고 했다. 그런 황장엽이 한국에 망명하다니 북한이 정말 위기에 빠진 것이 아닌가, 그런 놀라움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그 며칠 전 서울에서 만났던 연변대학의 김모 교수는 은밀하게 말했었다. 기차로 북한을 오가다 보니 산기슭에 엎어져 죽은 시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는 것이다. 기차는 시속 20㎞로 느린 데다 정전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겨울산은 헐벗어 주변을 잘 볼 수 있었단다. 그는 중국 국적을 가진 공산당원으로서 북한을 자주 왕래하며 현지 사정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다. 고난의 행군 3년여 동안 200만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는 게 헛소문이 아니라고 했다. 황장엽 망명과 그 교수의 말이 겹쳐 묘한 긴장감과 기대감이 발동했다. 일행 몇 명이 고급 지역에 위치한 북한 대사관을 찾아갔다. 굳게 닫힌 대문 틈으로 대사관 안을 들여다보니 의외로 내부는 태연했다. 그렇겠지. 수만 리 떨어진 쿠바와는 상관없는 일 아닌가. ‘꾸바 공화국 주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사관’이라는 동판이 부착된 높은 담벼락에는 김정일의 동정을 보여 주는 큰 사진이 즐비하게 걸려 있었다. 아름다운 아바나 구시가지는 역사의 향기를 물씬 풍겼다. 고색창연한 콜럼버스 묘지는 쿠바가 400년 동안 스페인의 식민지였음을 웅변했다. 혁명광장 건물 벽면을 가득 채운 체 게바라의 얼굴은 쿠바가 사회주의 혁명을 계승하고 있음을 일깨웠다. 그러나 아바나 거리의 아름다움은 50m쯤 떨어져 봤을 때까지였다. 가까이 가 보면 건물은 낡아 무너질 듯했고 페인트가 벗겨져 곰팡이가 끼어 있었다. 50년 동안 물자 부족으로 보수와 색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들도 한 세대 전의 모델이었다. 관광객들 눈에 낭만적이었을 뿐 현지인들은 불편하기 짝이 없는 생활이었다. 바라데로 해변은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과 코발트빛 해수욕장을 낀 천혜의 휴양지였다. 모래는 밀가루처럼 곱고 바다는 유리창처럼 맑았다. 그러나 손님은 프랑스인 몇뿐이었다. 미국 휴양객들로 붐비던 멕시코 칸쿤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예약 없이 식당에 들렀더니 간단한 점심을 준비하는 데 두 시간 걸렸다. 종업원이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식재료를 조달했다. 미국의 제재 때문이라고 말끝마다 불만을 터트리던 안내원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럼에도 쿠바의 가능성은 크다. 한국보다 1만 5000㎢나 넓은 국토의 대부분이 기름진 평지인 데다 북회귀선에 걸쳐 있어 1년에 2·3모작이 가능하다. 쿠바가 노선을 바꿔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활용하면 1000만명 가량의 쿠바인은 곧 잘 먹고 잘 살게 될 것이다. 늦게나마 한국과의 수교가 시발점이 되기를 기원한다.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 “이천시민 신체활동실천율 우수·흡연과 스트레스는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

    “이천시민 신체활동실천율 우수·흡연과 스트레스는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

    경기 이천시 건강행태 분야에서는 신체활동 영역의 실천율은 전년보다 향상되었고 경기도와 전국보다 매우 높은 수준으로 우수 건강지표로 나타났다. 이천시는 2023년 이천시 지역사회건강조사 주요 결과에 대한 통계를 발표했다. 지역사회건강조사는 ‘지역보건법’ 제4조에 따라 매년 전국 보건소가 지역주민의 건강실태를 파악하고 그 결과를 지역보건의료계획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2일 이천시에 따르면 2023년도 조사 결과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이천시 만 19세이상 성인 912명의 표본가구를 방문해 건강행태, 만성질환 이환 등 17개 영역 146개 문항에 대해 1대1 면접조사를 실시하여 분석한 자료다. 그에 비해, 흡연과 음주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인‘20년과‘21년에 다소 감소하였으나‘22년 이후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도와 비교하였을 때 현재 흡연율은 22.3%로 4.4%p, 남자 현재 흡연율은 37.5%로 6.0%p 증가하였으며 전국 평균보다 높아 취약 건강지표로 나타났고, 월간 음주율은 54.2%로 전년보다 1.9%p 증가하였다. 또한, 정신건강지표인 스트레스인지율은 28.7%로 전년보다 7.4%p 증가, 전국의 25.7%보다 높은 수준이며, 우울감경험률은 7.7%로 전년보다 0.4%p 감소하였으나 전국의 7.3%보다는 다소 높게 나타났다. 만성질환 이환 분야에서는 고혈압과 당뇨병 진단경험자의 치료율은 각각 95.9%, 95.0%로 전국의 93.6%, 92.8%보다 높았고, 연간 당뇨성 안질환과 신장질환 합병증검사 수진율은 각각 37.1%, 40.9%로 전년과 비교하였을 때 각각 7.8%p, 8.3%p 증가하여 만성질환 관리를 잘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보건소 관계자는 ‘매년 생산되는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는 이천시의 건강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보건정책 및 사업 방향을 설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이며, 이를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건강지표의 개선과 악화의 추이를 살펴보고 각각의 특성에 따른 전략을 마련하여 시민들의 건강수준과 삶의 질을 높여 건강도시 이천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한 총리, 중앙보훈병원 찾아 “환자 곁 지킨 의료진 덕에 차질 없이 운영” 격려

    한 총리, 중앙보훈병원 찾아 “환자 곁 지킨 의료진 덕에 차질 없이 운영” 격려

    한덕수 국무총리는 3·1절을 맞아 중앙보훈병원을 찾아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등으로 어려움이 커진 의료 현장의 비상 대응체계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유공자와 가족들을 격려했다. 한 총리는 서울 강동구에 있는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비상 진료 대응상황을 보고받고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희완 국가보훈부 차관, 하유성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직무대행, 노상익 중앙보훈병원 병원장 직무대행 등이 동석했다. 중앙보훈병원은 의료계 집단행동에 따른 비상 진료계획에 따라 전문의 중심의 당직 근무와 위탁병원 전원 등 진료 협력체계를 활성화해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운영되고 있다. 한 총리는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병원에 남아 환자 곁을 지켜주고 계시는 의료진, 중증·응급환자에게 선뜻 응급실을 양보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 덕택에 큰 사고 없이 진료 현장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1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유공자와 그 가족분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데에는 한 치의 소홀함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또 “정부는 보훈병원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인력과 재정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방문하시는 모든 보훈 가족이 응급환자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치료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보훈병원 입원 환자 가운데 고 박의열 애국지사의 손녀인 박금옥씨와 제2연평해전에서 산화한 고 윤영하 소령의 부친인 윤두호 씨를 만나 깊은 존경심을 표하며 위로했다. 이어 “나라를 지켜주신 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 [세종로의 아침] 의대 정원과 피크 코리아

    [세종로의 아침] 의대 정원과 피크 코리아

    10년 전쯤 미국에서 일하는 고등학교 친구가 한국에 왔다. 오랜만에 얼굴을 보고 같이 저녁을 먹었다. 소주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 그 친구가 물었다. “요즘 한국에서 공부 잘하는 애들은 어디로 가냐?”고 말이다. 나는 별다른 망설임 없이 “의대 가지.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다 의대에 가지”라고 답했다. 그리고 되물었다. “미국에서 공부 잘하는 애들은 어디로 가는데?”라고 말이다. 그 친구는 “예전에는 금융을 많이 갔는데, 요즘에는 정보기술(IT)이랑 바이오 쪽으로 많이 가는 것 같아”라고 답했다. 그리고 이 대화가 있은 지 10년이 지난 지금 한국과 미국은 전혀 다른 경제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5%를 기록하며 2022년 1.9%를 넘어섰다. 심지어 지난해 4분기엔 3.2%를, 3분기엔 4.9%를 기록했다. 어지간한 중진국보다 성장률이 더 높다. 반면 한국 GDP 성장률은 1.4%로 일본의 1.9%보다도 0.5% 포인트 낮았다. ‘피크 코리아’(한국 경제가 정점에 도달해 더이상 성장이 어렵다)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면 왜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이 어지간한 중진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일 수 있었을까. 기술 혁신을 통해 새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이 많아서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는 물론 신약 개발 등에서도 미국 기업들은 차원이 다른 경쟁력을 선보이고 있다. 10년 전 ‘미국의 똑식이’들이 선택한 분야가 미국의 새 먹거리가 되고,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거의 모든 인재가 의대로 쏠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인재들은 서울대 의대를 시작으로 지방 의대까지 길게 줄을 선 뒤 이후 다른 분야를 살펴본다. 아니 다른 대학에 들어간 뒤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다시 의대로 간다. 2024년도 서울대 자연계열 정시모집에서 합격생 769명 중 164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이는 전체의 21.3%로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이다. 특히 정시모집에서 컴퓨터공학부는 합격자의 33%가, 첨단융합학부는 16.4%가 1차 정규 입학에 등록하지 않았다. 반면 서울대 의과대학 진학을 포기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의대가 인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것이다. 우리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1994학년도 이과 전국 수석은 서울대 전기전자제어공학부를 갔다. 당시는 로봇을 만드는 제어계측학과와 반도체학과,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과에 사람이 몰렸다. 그리고 이 분야에 진출한 인재들은 반도체, 자동차, 로봇 등 지금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산업의 핵심이 됐다. 한국이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선진국 초입까지 올 수 있었던 힘이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인재가 의대로 간다. 의대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는 의사가 안정적이면서도 ‘좋은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직업이라서다. 그리고 다른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의사가 높은 소득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의사의 절대 수가 부족한 것도 한 이유다. 때문에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은 의료계 내의 적절한 인적 자원 분배 문제를 해결하는 것임과 동시에 장기적으로 미래 한국의 먹거리가 될 산업에 인재가 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만약 이대로 모든 인재가 의대로 가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더이상 한국은 반도체와 IT 등 우리를 먹여 살리는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의대 정원 확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김동현 전국부 차장
  • “지방 소멸 막는 ‘고향기부제’… 세액공제 한도 늘려 촉진시켜야”

    지방자치단체들이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모인 기금을 영유아 지원과 청년잡기 등에 투입하고 있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한 푼이 아쉬운 지자체들에 고향사랑기부제가 작은 힘을 보태고 있는 셈이다. 충북 옥천군은 ‘엄마·아빠 힘내세요. 영유아 의료비 지원사업’을 기금 사용처 1호사업으로 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옥천에 거주하는 7세 이하 모든 아이의 병원 진료비와 약값 일부를 지원하는 시책이다. 군은 관련 조례 개정과 보건복지부 협의 등을 거쳐 오는 6월쯤 시행할 계획이다. 지원금은 1인당 연간 최대 50만원으로 가닥을 잡았다. 옥천군이 영유아 의료비 지원을 첫 사업으로 결정한 것은 인구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월 530명의 기부자와 군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영유아 의료비 지원이 212명(40%)으로 가장 많았다. 군 관계자는 “병에 걸려 종합병원에 가면 부모가 내야 할 돈이 적지 않다”며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인구유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남 곡성군은 ‘곡성에 소아과를 선물하세요’라는 지정기부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고향사랑기금을 활용해 소아과 전문의의 곡성군 방문진료, 소아과 진료실 구축과 진료장비 구입, 주민들의 소아과 진료비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곡성군에는 연간 40여명이 태어나고, 0~15세 아이가 1800명이지만 소아과 병원이 없다. 울산 동구는 고향사랑기금으로 청년노동자 공유주택 사업에 나선다. 2026년까지 1~2인 가구용 주택(전용면적 36~50㎡) 57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동구는 공유주택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 일부를 지원할 예정이다. 고향사랑기금으로 지역문화 지키기에 나서는 곳도 있다. 지난해 첫 기금사업으로 ‘제주남방큰돌고래와 함께하는 플로깅’ 사업을 진행한 제주도는 올해 ‘제주어 보존과 이미지 제고 지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제주어 기반 홍보영상 제작과 기획상품 개발 등을 검토한다. 전남 광양시는 쌍사자석등 제자리찾기를 1호 기금 사업으로 결정하고 학술세미나와 서명운동을 지원키로 했다. 광양지역 출토 문화유산 중 유일한 국보인 쌍사자석등은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반출돼 경복궁 등으로 떠돌다 국립광주박물관에 전시된 이후 광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효율의 극대화를 위해 고향사랑기부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충남도는 지난 20일 행정안전부에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 개정을 제안하는 건의문에 서명했다. 수도권 지방정부 등을 모금 주체에서 제외하고 세액공제 한도를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게 골자다. 충남도 관계자는 “현행법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재정력 격차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지방정부가 기부금을 모집하도록 규정한다”며 “지역균형발전 취지에 맞게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고 했다.
  • 한국 과학기술, 중국에 처음 추월당했다

    한국 과학기술, 중국에 처음 추월당했다

    국가 중요 과학기술 11대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 중국에 처음으로 추월당한 것으로 평가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57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이 담긴 ‘2022년도 기술 수준 평가 결과안’을 보고했다. 결과안을 보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미국을 100%로 봤을 때 유럽연합(EU)이 94.7%, 일본이 86.4%, 중국이 82.6%, 한국이 81.5% 순이었다. 2020년 평가에서 미국 대비 한국이 80.1%, 중국이 80.0%를 기록해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점했는데 2년 만에 순위가 뒤집힌 것이다. 기술 격차도 2020년 한국과 중국은 미국보다 3.3년 뒤처진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번 평가에서는 중국(3년)이 한국(3.2년)보다 격차를 더 좁혔다. 분야별로 보면 한국의 기술 수준은 2년 전과 비교해 우주·항공·해양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SW)가 하락했다. 나머지 분야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우주 분야에서는 대형 다단 연소 사이클 엔진·우주 관측 센싱 등의 기술이 국가전략 기술로 변경됐고, ICT와 SW에서는 양자컴퓨팅·양자 센싱, 인공지능(AI) 인프라 고도화, 전력반도체 등이 국가전략 기술로 변경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136개 가운데 국가전략 기술 50개를 대상으로 한 세부 평가에서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더욱 커졌다. 미국을 최고 수준으로 봤을 때 EU는 92.3%, 중국은 86.5%, 일본은 85.2%, 한국은 81.7% 순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차전지 분야에서 다른 국가와 비교해 최고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우주·항공·해양은 미국과 비교해 55%, 양자는 65.8%로 기술 수준이 상당히 낮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 전문가들은 초격차 유지와 필수 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기술별 강점과 약점, 분야별 정책 수요를 파악해 기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미국과 비교해 11.8년 뒤진 것으로 평가받은 우주·항공과 해양 분야는 중장기적 관점 개발 계획을 이어 나가라고 제언했다. 국제 연구개발 참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자문회의 운영위는 현존 위협과 미래 전장에 대비한 첨단기술 집중 투자 계획과 제도 기반 및 거버넌스 마련 등을 담은 방위사업청의 ‘2024년 국방과학기술혁신 시행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 기술 수준 평가는 ▲건설·교통 ▲재난 안전 ▲우주·항공·해양 ▲국방 ▲기계·제조 ▲소재·나노 ▲농림수산·식품 ▲생명·보건의료 ▲에너지·자원 ▲환경·기상 ▲ICT·SW 등 11대 분야 중점과학기술을 대상으로 2년마다 실시한다. 이번 평가는 11개 분야 136개 국가적 핵심 기술에 대해 주요 5개국의 논문과 특허를 분석한 정량평가와 전문가 1360명의 조사를 거친 정성평가를 종합한 결과다.
  • 국보·명소 위상 걸맞게… 지자체 “이름 바꿉니다”

    천전리 각석→천전리 명문·암각화신불산 습지→능걸산 산지습지0.9㎞ 길이 비나리길→분저재 옛길 자치단체들이 국보급 문화재와 습지보호지역, 명소 등의 이름을 전통과 위상에 맞게 변경하고 나섰다. 울산시는 국보 147호인 ‘천전리 각석’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학술 가치를 제대로 담아내고 ‘반구대 암각화’와 통일성을 확보하기 위해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이름을 변경한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묶어 ‘반구천의 암각화’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1970년 12월 발견된 천전리 각석은 울주군 대곡천 중류의 바위 면(너비 9.5m·높이 2.7m)에 기하학적 무늬, 사슴, 반인반수, 배, 기마행렬도 등을 새긴 국보다. 또 신라 왕과 왕비가 다녀간 것을 기념하는 내용의 글자도 남아 있다. 국보 지정 당시에는 기하학적 문양 등의 암각화보다 제작 시기와 내용이 명확한 신라 명문이 학술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각석’으로 이름을 붙였다. 이후 학계 등은 각석보다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암각화’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또 경남 양산시는 최근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신불산 고산습지’의 이름을 ‘양산 능걸산 산지습지’로 변경했다. 명칭 변경은 양산시 원동면의 습지를 울산 신불산의 고산습지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 양산시와 환경단체가 관련 부처에 건의해 이뤄졌다. 능걸산 해발 735m에 형성된 이 습지(0.124㎢)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삵과 담비 등이 서식하고, 이탄층도 발달해 있다. 충북 증평군은 좌구산휴양랜드 좌구정~삼기저수지 0.9㎞ 구간의 ‘비나리길’을 ‘분저재 옛길’로 명칭을 변경한다. 이 길은 2009년 길섶에 3대 종교를 의미하는 쉼터와 1008개의 나무 계단으로 단장돼 비나리길로 불린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은 분저재 옛길로 부르고 있다. 이에 증평군은 역사적 의미를 부여해 이름으로 분저재 옛길로 바꾼다. 지자체 관계자는 “문화유산이나 명소의 명칭 변경은 본래의 전통과 의미를 제대로 알리고, 의미가 왜곡되지 않게 하려고 추진한다”고 밝혔다.
  • 저출산 쇼크… 0.7명마저 무너졌다

    저출산 쇼크… 0.7명마저 무너졌다

    날개 없는 추락이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 모두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은 처음 0.6명대로 떨어졌고 올해는 연간 기준 ‘0.7명 선’ 붕괴가 확실시된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사망자가 줄었는데도 기록적인 저출산 여파에 인구는 2년 연속 10만명 이상 감소했다. 정부의 저출산 대책 컨트롤타워인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는 28일 “유례없이 심각한 초저출산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수요자 중심 저출산 대응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마다 저출산 대응에 50조원 안팎을 쏟아붓고도 점점 나빠진 성적표를 받아 든 까닭에 정책 대응만으론 추세를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통계청의 ‘2023년 출생·사망 통계’와 ‘2023년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인 23만명을 기록했다. 2022년 24만 9200명에서 1년 새 1만 9200명(7.7%) 줄었다. 1974년 연 92만명이 출생한 이후 50년 만에 정확히 4분의1 토막이 났다.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4분기 0.65명으로 집계됐다. 합계출산율 0.7명이 무너진 건 처음이다. 연간 기준으론 2022년 0.78명에서 1년 새 0.72명까지 내려갔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0.55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저조했다. 2022년 1.12명으로 유일하게 1명대를 지켰던 세종마저 지난해 0.97명으로 주저앉았다. 시도별 합계출산율 1명대 지역은 대한민국에서 소멸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국가는 우리가 유일하다. 2013년부터 11년째 꼴찌다. OECD 평균 합계출산율(2021년 기준)은 1.58명으로 우리나라 0.72명의 2배를 웃돈다. 엄마가 되는 나이도 점점 늦춰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이 첫째를 낳은 평균 나이는 33.0세로 1년 전보다 0.1세 높아졌다. OECD 평균 29.7세와는 3.3세 차이가 난다. 합계출산율 추락 원인이 다둥이 출산을 꺼리기 때문이란 분석도 통계로 확인됐다. 지난해 전체 출생아(23만명) 가운데 첫째아 비중은 60.1%(13만 8300명)로 전년보다 1.9% 포인트 커졌다. 반면 둘째아 비중(32.3%)은 1.4% 포인트, 셋째아 이상 비중(7.5%)은 0.6% 포인트씩 감소했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인식이 저출산을 심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 감소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0.68명, 내년은 0.65명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출생아 수는 올해와 내년에 23만명, 22만명 선이 동시에 무너지며 21만 8000명까지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됐다. ‘저출산 쇼크’에 인구소멸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35만 2700명으로 전년보다 2만 200명(5.4%) 줄었다. 사망자 수가 감소로 전환한 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전체 인구는 12만 2800명 줄었다. 사망자 수가 줄었지만 출생아 수가 더 큰 폭으로 줄면서 인구 자연증가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 소멸 규모는 ‘데드크로스’(사망자 수>출생아 수)가 처음 일어났던 2020년 -3만 2600명으로 시작해 2022년(-12만 3800명)부터 10만명대로 확대됐다. 통계청은 우리나라 인구가 올해는 13만명, 내년은 14만명 자연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합계출산율 ‘0.65명’이란 충격적 결과가 나오자 저출산위는 “기존 저출산 정책 과제를 평가해 정책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대책을 중심으로 재구조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실질적 양육 부담을 완화하고 일·가정 양립을 정착하고 일자리·주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발굴·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야는 저출산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일·가정 양립에 초점을 맞춘 국민의힘은 ▲아빠 출산휴가 10일→1개월 ▲육아휴직 월 급여 상한 150만→210만원 ▲근로시간 단축근무 급여 상한 200만→250만원 ▲육아휴직 동료 업무 대행 수당 신설 등을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주택·자산 형성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신혼가구 10년 만기 1억원 대출 ▲8~17세 월 20만원 아동수당 ▲18세까지 매달 10만원 자립펀드 조성 등을 내걸었다. 정부는 2006년부터 15년간 저출산 해결에 약 380조원을 투입했다. 2021년 46조 7000억원, 2022년 51조 7000억원, 지난해 48조 2000억원 등 매년 50조원의 예산을 퍼부었다. 그러고도 ‘합계출산율 0.72명’이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평가모니터링센터장은 “저출산 문제는 정책 차원이 아니라 정치 영역에서 결단을 내려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 [사설] 간호사 진료보조 허용 맞춰 병원 인력도 손질을

    [사설] 간호사 진료보조 허용 맞춰 병원 인력도 손질을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공백을 줄이기 위해 어제부터 간호사에게 의사 업무 중 일부가 ‘합법적으로’ 맡겨졌다. 2000년 초부터 대형병원에서 암묵적으로 이뤄져 온 간호사의 약물처방, 검사, 봉합 등 진료보조(PA) 업무를 양성화한 것이다. PA 간호사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는 국가 면허로 관리되지만 국내에선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전국에 약 1만명의 PA 간호사가 있다. 앞으로 의료기관장이 간호부서장과 협의해 간호사 업무 범위를 설정하되 협의 밖 업무는 간호사에게 전가·지시할 수 없다. 협의된 의료행위는 민형사적, 행정적 책임으로부터 법적 보호를 받게 된다. 정부는 보건의료기본법에 근거, PA 간호사 시범사업을 보건의료 재난경보 심각 단계 발령 때부터 종료 시점을 공지할 때까지 하기로 했다. 보건의료 재난경보는 지난 23일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됐다. PA 간호사를 시범사업이 아니라 보건의료인력 구조 개편 차원에서 접근하기 바란다. 당장 만성적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간호사들 업무가 더 가중될 것이다. 국내 상급종합병원 간호사 1명당 평균 환자수는 16.3명으로 미국(5.3명), 일본(7명)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많다. 당연히 간호사 1명당 환자수가 많을수록 사망률이 올라간다. 신규 간호사의 절반 이상이 1년 이내에 병원을 떠나고 있다. 간호학과 정원 확대는 물론 이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현장에 남는 것도 필요하다. 전공의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대형병원 의사 인력 구조도 손봐야 한다. 주당 88시간 근무가 가능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가 대형병원 의사의 40%를 웃돈다. 의사수가 13만명인데 전공의 1만명이 병원을 떠나면 의료 시스템이 흔들리는 상황은 비정상 그 자체다. 중환자를 돌보는 대형병원이 전문의 고용을 늘리고, 전공의 근무시간을 줄이도록 건강보험 등을 통해 유도해야 한다. 정부가 내일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에 관한 공청회를 연다. 책임·종합보험과 공제에 가입한 의료인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를 적용하는 방안이다. 필수의료 기피의 원인인 소송 위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의사는 물론 간호사에 대한 보호장치도 포함돼야 한다. 정부가 입법을 서두르는 만큼 전공의는 반드시 내일까지 의료 현장에 돌아오기 바란다. 의사 혼자 환자를 살릴 수 없듯이 의사만을 위해 의료정책을 펼 수는 없다.
  • 부처의 일생 담은 ‘팔상도’ 국보 된다

    부처의 일생 담은 ‘팔상도’ 국보 된다

    석가모니의 일생을 담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팔상도가 국보가 된다. 문화재청은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를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27일 밝혔다. 2003년 보물이 된 지 21년 만이다. 영산회상도 1폭과 팔상도 8폭으로 구성된 불화는 송광사 영산전에 봉안하기 위해 함께 제작된 것이다. 팔상도는 석가모니 생애의 주요 사건을 8개의 주제로 표현한 불화로 주제와 도상, 표현 방식은 나라마다 다채로운데 ‘석씨원류응화사적’의 도상을 활용한 송광사 팔상도는 조선 후기 팔상도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여겨진다. 화기(그림 제작과 관련된 발원자, 작가 등을 담은 기록)를 통해 조선 영조 대인 1725년에 그려졌고 화승이 의겸이라는 정보 등도 명확히 알 수 있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조선 후기 영산회상도의 다양성과 팔상도의 새 전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인물들을 섬세한 필치로 묘사하고 전각, 소나무 등으로 공간성과 사건에 따른 시공간 전환을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등 구성과 표현 면에서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조선의 천재 화가 김홍도(1745~ 1806?)가 서른네살 때 그린 ‘서원아집도 병풍’은 이날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조선 정조 시대인 1778년에 수묵 담채로 그려진 6폭 병풍은 17세기 조선에 유입된 중국 명대 4대 화가 중 한 명인 구영(1498~1552)의 작품에서 차용한 것이다. 하지만 과감한 필치로 그린 암벽, 소나무, 버드나무 등은 생동감이 넘치며 길상을 의미하는 동물인 사슴과 학 등을 그림에 들여보냈다. 이에 중국에서 유래한 화풍을 재창조해 발전시키며 조선시대 회화사의 독자성, 창조성을 드러낸 중요한 기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5폭에서 6폭 사이 상단에는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이 그림 완성 3개월 뒤 적은 제발(그림의 제작 배경, 감상평 등을 기록한 것)이 14행가량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는 스승이 제자를 ‘신필’(神筆)이라고 상찬하는 내용이 담겨 그의 예술적 기량을 재확인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1635년 제작된 남원 대복사 동종도 이날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 석가모니 일생 담은 조선 후기 대표 팔상도 ‘국보’ 된다…김홍도 병풍은 ‘보물’로

    석가모니 일생 담은 조선 후기 대표 팔상도 ‘국보’ 된다…김홍도 병풍은 ‘보물’로

    석가모니의 일생을 담은 조선 후기 대표 팔상도가 국보가 된다. 문화재청은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를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27일 밝혔다. 2003년 보물이 된지 21년만이다. 영산회상도 1폭과 팔상도 8폭으로 구성된 불화는 송광사 영산전에 봉안하기 위해 함께 제작된 것이다. 팔상도는 석가모니 생애의 주요 사건을 8개의 주제로 표현한 불화로 주제와 도상, 표현 방식은 나라마다 다채로운데 ‘석씨원류응화사적’의 도상을 활용한 송광사 팔상도는 조선 후기 팔상도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여겨진다. 화기(그림 제작과 관련된 발원자, 작가 등을 담은 기록)를 통해 조선 영조 시대인 1725년에 그려졌고, 화승이 의겸이라는 정보 등도 명확히 알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조선 후기 영산회상도의 다양성과 팔상도의 새 전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인물들을 섬세한 필치로 묘사하고 전각, 소나무 등으로 공간성과 사건에 따른 시공간 전환을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등 구성과 표현 면에서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말했다.조선의 천재 화가 김홍도(1745~1806?)가 서른 네 살 때 그린 ‘서원아집도 병풍’은 이날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조선 정조 시대인 1778년에 수묵 담채로 그려진 6폭 병풍은 17세기 조선에 유입된 중국 명대 4대 화가 중 한 명인 구영(1498∼1552)의 작품에서 차용한 것이다. 하지만 과감한 필치로 그린 암벽, 소나무, 버드나무 등은 생동감이 넘치고, 길상적 의미를 지닌 사슴과 학 등을 그림에 들여보냈다. 이에 중국에서 유래한 화풍을 재창조해 발전시키며 조선시대 회화사의 독자성, 창조성을 드러낸 중요한 기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5폭에서 6폭 상단에는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이 그림 완성 3개월 뒤 적은 제발(그림의 제작 배경, 감상평 등을 기록한 것)이 14행가량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는 스승이 제자를 ‘신필’(神筆)이라고 상찬하는 내용이 담겨 그의 예술적 기량을 재확인할 수 있다.문화재청은 1635년 제작된 남원 대복사 동종도 이날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조선 인조 시대인 1635년 제작된 동종은 종의 어깨 부문을 장식하는 입상연판문대(종의 꼭대기 천판과 어깨 부분 경계에 둘러지는 장식)과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보살입상 등 고려의 동종 양식을 이어받았다. 이와 함께 불법의 전파, 국가의 융성을 기원하는 원패(기원하는 내용을 적어 만든 패)를 도입하는 등 조선 후기라는 시대성과 작가의 개성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들 유물을 각각 국보,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 [최광숙 칼럼] 중대재해법에 웃는 고용부와 노조, 로펌

    [최광숙 칼럼] 중대재해법에 웃는 고용부와 노조, 로펌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시행된 지 한 달이 됐다. 여권은 29일 임시국회에서 이 법의 유예를 재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는 야당 탓에 통과는 어려워 보인다. 중대재해법은 50인 이상 사업장은 2022년,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지난 1월 말부터 적용됐다. 중대재해법은 과연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를 위한 법일까. 현재 사고 통계 등을 종합하면 ‘아니다’다. 법 시행 2년이 지났지만 산업 현장의 사고 사망자는 줄지 않고 있다. 그럼 중대재해법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인가. 실제 이득을 본 곳은 고용노동부, 노조, 로펌 세 그룹이다. 고용부는 이 법 덕분에 조직과 위상이 강화됐다. 산재사고 예방 강화를 내세워 기존 산재예방보상정책국(47명)을 산업안전보건본부(82명)로 대폭 격상·확대했다. 지방 조직도 늘렸다. 특별사법경찰관 신분으로 기업 현장을 관리감독하며 산재사고를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근로감독관은 350명에서 810명으로 증가했다. 관련 예산은 8000억원 늘었다. 노동자 수에 견주면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약 3배, 일본보다 2.4배 더 많다. 하지만 전문성이 떨어져 실질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산재사고에 대해 기업 오너까지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고용부에 있다 보니 관련 업무를 맡았던 관료들의 퇴임 후 ‘꽃길’도 보장됐다. 고위직은 물론 과장까지 로펌, 대기업 등에서 모셔 갈 정도다. 사업주 등의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대관(對官) 업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과거 인기 없던 부서의 몸값이 치솟고 퇴직 후에도 귀한 대접을 받다 보니 고용부 공무원들은 내심 이 법이 약화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노조는 근로자 안전과 권익 보호를 위한 조직인데, 법 시행 이후 과연 얼마나 적극적으로 산재 예방에 나섰는지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다. 독일 등 선진국 노조에는 안전 분야 박사 학위를 가진 전문가들이 포진돼 노동자 안전을 챙긴다. 기업주와 노조가 머리를 함께 맞대고 산재 예방 방안을 논의한다. 반면 우리나라 노조는 안전 문제를 임금 문제 등을 압박하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누굴 처벌해야 할지도 모르는 모호한 규정 등으로 지키려야 지킬 수 없는 부실한 중대재해법의 약점이 노조에는 협상력을 키우는 좋은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사업주의 ‘엄벌’을 규정하고 있으니 노조 입장에서는 ‘명분’과 ‘협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꽃놀이패’로 활용되는 셈이다. 로펌 역시 중대재해법 법률 시장이 새로 열리면서 호시절을 맞았다. 기업은 경영주의 감옥행을 막아야 하는 절박한 입장이라 산업안전 진단 컨설팅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안전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면책용’ 근거를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한 정밀 컨설팅이 절실한 것이다. 주요 대기업은 20억원, 알 만한 기업은 10억원, 공공기관은 3억원의 고액 컨설팅을 받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산재 사고로 소송까지 이어지면 그 비용은 몇 배로 늘어난다. 중대재해법을 집중 다뤘던 한 로펌은 과거 10년간 매출액을 법 시행 첫해인 2022년 1년간 쓸어 담으면서 바닥을 기던 로펌 매출 순위가 수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편이 어려운 영세기업은 로펌 대신 민간 컨설팅회사를 찾으면서 관련 회사들도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정부 조직과 예산이 늘고, 기업들도 엄청난 돈과 노력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산재 예방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법이 엉뚱한 사람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간 꼴이다. 약자를 위한 중대재해법이 거꾸로 기득권자들에게 혜택이 가는 법으로 전락한 아이러니. 보여주기식 안전 조치에 매달리게 하고 실효성도 없는 이 법을 다음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는 이유다. 최광숙 대기자
  • 병원에 남은 의료진 “의사 집단행동 멈춰야”

    병원에 남은 의료진 “의사 집단행동 멈춰야”

    전공의 수련을 포기하는 의대생이 늘어나는 등 의사 집단행동이 이번 주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병원에 남은 의료진들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의료노련)은 2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형태로도 환자 생명을 볼모로 의료행위를 중단하는 건 정당화될 수 없다”며 “환자의 생명권·건강권을 위해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 중단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남아있는 의료진들은 현재 대학병원에서 신규 환자를 받지 않고, 최상위 중증 환자를 제외하면 모두 퇴원 조치하고, 수술을 연기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승일 의료노련 위원장은 “중증 환자에게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동안 응급 처치가 대부분 전공의 몫이었는데 신속한 처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의사 빈자리를 채우는 간호사가 불법 진료에 내몰리거나, 환자를 받지 못해 오히려 ‘고요한 위기’에 휩싸인 병원의 현장 증언도 뒤따랐다. 윤수미 인하대병원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항암치료용 삽입관 제거, 소변관 삽입, 응급환자 심전도 검사와 진료기록 작성 등 수많은 전공의 업무를 진료 지원(PA) 간호사들이 맡아 하고 있다”면서 “전문성을 가진 간호사라도 의사 업무를 대리하는 건 의료법 위반이고, 의료 사고 가능성과 고발에 따른 책임 부담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와 정부에 대치 국면을 끝내고 대화를 통해 진료 정상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수도권 대학병원 간호사는 “수술이 절반으로 줄었고 응급실 입원이 불가능해 환자를 돌려보내고 있다”며 “PA 간호사뿐 아니라 응급구조사 등 다른 직업군도 흉부압박, 혈액배양검사 및 사후처치 등 의사의 의료업무를 불법으로 떠맡고 있다”고 토로했다.
  • 남은 의료진들 “집단행동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남은 의료진들 “집단행동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전공의 수련을 포기하는 의대생이 늘어나는 등 의사 집단행동이 이번 주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병원에 남은 의료진들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의료노련)은 2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형태로도 환자 생명을 볼모로 의료행위를 중단하는 건 정당화될 수 없다”며 “환자의 생명권·건강권을 위해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 중단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남아있는 의료진들은 현재 대학병원에서 신규 환자를 받지 않고, 최상위 중증 환자를 제외하면 모두 퇴원 조치하고, 수술을 연기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승일 의료노련 위원장은 “중증 환자에게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동안 응급 처치가 대부분 전공의 몫이었는데 신속한 처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의사 빈자리를 채우는 간호사가 불법 진료에 내몰리거나, 환자를 받지 못해 오히려 ‘고요한 위기’에 휩싸인 병원의 현장 증언도 뒤따랐다. 윤수미 인하대병원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항암치료용 삽입관 제거, 소변관 삽입, 응급환자 심전도 검사와 진료기록 작성 등 수많은 전공의 업무를 진료 지원(PA) 간호사들이 맡아 하고 있다”면서 “전문성을 가진 간호사라도 의사 업무를 대리하는 건 의료법 위반이고, 의료 사고 가능성과 고발에 따른 책임 부담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와 정부에 대치 국면을 끝내고 대화를 통해 진료 정상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수도권 대학병원 간호사는 “수술이 절반으로 줄었고 응급실 입원이 불가능해 환자를 돌려보내고 있다”며 “PA 간호사뿐 아니라 응급구조사 등 다른 직업군도 흉부압박, 혈액배양검사 및 사후처치 등 의사의 의료업무를 불법으로 떠맡고 있다”고 토로했다.
  • 국보 ‘울주 천전리 각석’ 50년만에 ‘울주 명문과 암각화’로 명칭 변경

    국보 ‘울주 천전리 각석’ 50년만에 ‘울주 명문과 암각화’로 명칭 변경

    1973년 5월 국보 147호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각석’의 명칭이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변경된다. 울산시는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생활상을 모두 엿볼 수 있는 문화유적의 학술 가치를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종교계와 학계,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명칭을 변경한다고 26일 밝혔다. 천전리 각석은 태화강의 물줄기인 대곡천 중류 기슭에 각종 도형과 글, 그림이 새겨진 암석이다. 1970년 12월 동국대박물관 학술 조사단에 의해 발견됐다. 너비 9.5m, 높이 2.7m 크기의 바위 면에는 기하학적 무늬를 비롯해 사슴, 반인반수(머리는 사람, 몸은 동물인 형상), 배, 기마행렬도 등이 새겨져 있다. 당시 왕과 왕비가 다녀간 것을 기념하는 내용의 글자도 남아 있다. 800자가 넘는 글자는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 대에 두 차례에 걸쳐 새긴 것으로 추정되고, 신라의 관직명과 조직 체계에 관한 언급도 있다. 국보 지정 당시에는 기하학적 문양 등이 표현된 암각화보다 제작 시기와 내용이 명확한 신라 시대 명문이 학술 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면서 ‘각석’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후 다양한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학계에서도 ‘각석’ 보다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명칭인 ‘암각화’가 더 적절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국내의 약 30곳 암각화 유적 중 암각화가 아닌 각석으로 불리는 유적은 천전리가 유일하다. 울산시는 현재 추진 중인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명칭인 ‘반구천의 암각화’로 두 유산의 명칭을 통일해 동일 유산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세계유산 등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 지니는 의미를 정확하게 알리는 알려 울산을 진정한 문화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반구천의 암각화 등재 신청서는 올해 3월부터 2025년까지 세계유산 등재 심의와 보존 관리·평가 등을 담당하는 심사 기구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평가를 받는다. 등재 심의 대상에 오르면 2025년 열리는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 울주 천전리 각석,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이름 변경…“유산 가치 담으려”

    울주 천전리 각석,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이름 변경…“유산 가치 담으려”

    국보 제147호인 ‘울주 천전리 각석’의 이름이 바뀐다. 문화재청은 28일부터 울주 천전리 각석의 명칭을 ‘울주 천전리 명문(銘文)과 암각화’로 바꾼다고 26일 밝혔다.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가 1973년 국보로 지정 당시에는 돌에 글과 그림을 새겼다는 의미로 ‘각석’(刻石)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 명칭이 유산의 특징과 가치를 온전히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명문(금속이나 돌 등에 새긴 글)의 학술적 가치와 암각화의 중요성을 모두 담은 이름으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1970년 태화강의 물줄기인 대곡천 중류 기슭에서 발견된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총 625점의 각종 도형과 글, 그림이 새겨진 암석이다. 너비 9.5m, 높이 2.7m 바위에 용, 고래, 사슴, 말, 반인반수(半人半獸·머리는 사람, 몸은 동물인 형상), 선사 시대 사냥 모습, 신라 시대 기마행렬도 등이 새겨져 있다. 신라 왕족이 다녀간 것을 기념하는 내용의 글자, 신라 관직명과 조직 체계에 대한 내용도 남아 있다. 문화재청은 이름을 바꾼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지난달 말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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